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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연금 개혁안 때문에 종교인 과세 유예?…일부 기독교계 반대에 여당 항복

    공무원연금 개혁안 때문에 종교인 과세 유예?…일부 기독교계 반대에 여당 항복

    ‘종교인 과세 유예’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무원연금 개혁안 때문에 종교인 과세 유예? 종교인 과세가 1년간 유예되면서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에서 무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예정 시점인 2016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그 다음 해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행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개정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교인 소득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사례금)으로 과세하기로 했던 것을 1년간 유예해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종교단체 원천징수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감안해 종교인소득 신설, 종교단체의 원천징수 의무 삭제 및 종교인 자진신고·납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 대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종교인 과세 1년 유예는 과세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여당에서 유예를 요청한 영향이 크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9월 종교인에게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일부 개신교 대형 교회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두달 뒤 시행령을 개정, 종교인의 소득을 사례금에 포함시켜 4%를 원천징수하는 내용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종교계 일각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는 올해 2월 원천징수를 자진신고·납부 방식으로 바꾸고 세무조사나 가산세 규정도 제외한 수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개신교계 일각의 반대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자 정치권은 올해 정기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 관련 수정안을 예산 부수 법안에서 제외시켰다. 정부는 수정안이 무산돼 원천징수 등이 담긴 기존 시행령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과세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난감해진 새누리당은 정부에 종교인 과세 시행 시기를 2년간 유예하자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공기관 개혁 문제만 해도 벅찬데, 종교인 과세까지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배경이었다. 하지만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등이 연이어 있어 종교인 과세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여의도 주변에서는 나오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특정 종교단체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종교인 과세를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표심만 의식하는 정치권 못지않게 신앙적 이유를 내세워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종교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에서 종교인만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종교계가 과세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가톨릭계는 1994년부터 소득세 원천징수를 하고 있고 불교계는 찬성 쪽으로 돌아섰으며, 개신교계에서도 반대는 일부의 목소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방한·세번째 추기경 탄생 ‘경사’… 조계종 분열 ‘눈살’

    교황 방한·세번째 추기경 탄생 ‘경사’… 조계종 분열 ‘눈살’

    2014 갑오년은 종교계에도 굵은 일이 다발한 해였다. 세 번째 추기경 탄생과 교황 방한이란 겹경사로 천주교계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불교계에선 탈종과 분리의 메가톤급 불협화음이 잇따랐고 개신교계 역시 연합과 일치보다는 분열과 일탈이 우세했다. 그런 한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반성, 회개하자는 참회의 움직임이 종교계 곳곳에서 잇따랐다. ●겹경사로 주목받고 큰 과제 안은 천주교 ‘한국천주교의 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천주교계엔 경사가 이어졌다. 8월 4박 5일간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은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 ‘아시아청년대회와 125위 한국순교자 시복식 참가’를 위한 사목방문에서 교황이 보여준 낮은 사목과 소통 행보는 감동의 물결을 자아냈다. 세월호 유족들이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장애인 등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만나 눈을 맞춰 위로하고 전한 사랑의 메시지는 ‘지도자 부재’의 한국에 교황신드롬까지 일게 했다. 방한 마지막 날 출국 직전 집전한 명동성당 ‘화해와 평화를 위한 미사’에선 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위해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굵은 메시지를 만방에 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월 염수정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서임은 한국 세 번째 추기경 탄생으로 관심이 쏠렸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19명의 추기경 중 한 명으로 교황 선출권을 갖는다. 교황청을 비롯한 세계 천주교의 개혁에 앞장서고 있는 교황이 첫 아시아 단독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고 오랫동안 세 번째 추기경을 기다려왔던 한국에 큰 선물을 안긴 만큼 한국 천주교계도 개혁과 역할 측면에서 화답해야 하는 적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고 고민 중이다. ●탈종과 이탈로 이타의 보살행 가려진 불교 천주교와는 달리 불교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재의 연속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중에서도 한국불교 선지식인 송담 스님(법보선원 이사장)의 조계종 탈종과 선학원의 조계종 이탈은 불교계 전체를 뒤흔들 만큼 여파가 큰 사태이다. 특히 조계종의 정신적 지주라는 송담 스님 탈종은 종단 초유의 일. ‘법보선원과 조계종의 수행전통이 맞지 않아 승려로서 의무와 권한을 내려놓는다’는 충격 선언을 한 스님의 탈종은 공양(시주)거부와 부패·도박·은처승·정치승을 스님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재가불자 선언까지 부르는 등 논란이 계속 중이다. 법인관리법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선학원은 결국 조계종이 선학원 이사장인 법진 스님을 승적 박탈하는 멸빈 조치해 파국을 맞았다. 선학원은 ‘제2의 정화운동’을 선포하며 맞서 선학원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자승 총무원장 체제의 조계종은 ‘승려 도박사건’이후 종단 차원에서 추진해온 자성과 쇄신의 한편에서 ‘10·27법난 기념관’이 포함된 조계사 성역화를 강하게 밀어붙여 눈길을 끌었다. ●일치와 연합 구호만 무성했던 개신교 김영주 목사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재임과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취임, 양병희 목사의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취임…. 연합기관 대표들의 연임과 경질을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았다. 특히 연초부터 교회연합과 일치에의 기대가 컸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NCCK는 김영주 총무의 재선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 최대교단 예장통합의 반발로 정의와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에 바탕한 진보적 연합기구 위상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동안 NCCK에 속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기하성)의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옮긴 것도 관심 사안. 이 목사는 한기총에서 분리된 한교연의 새 대표회장과 긴밀한 접촉을 갖고 교회연합을 거듭 천명했지만 좀처럼 감정의 골을 메우지 못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이후 ‘나 부터 반성해 종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회개 운동이 잇따랐고 NCCK와 진보 성향 목회자 단체들은 ‘세월호 백서’ 발간사업 등 재발방지와 사태해결 측면의 목소리를 높였다. ●차분히 내실 닦기에 매진한 민족종교 천도교·원불교·유교 등 민족종교는 종단 자체의 기념사업에 충실한 채 조용히 한 해를 보냈다. 천도교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사업을 다양하게 벌였다. 특히 동학농민혁명유족회와 손잡고 농민혁명 정신선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원불교는 3대 종법사 대산 종산의 탄생 100주년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원불교 창교 100주년을 맞기 위한 준비를 차분히 벌였다. 유교는 최근덕 관장 구속 이후 취임한 서정기 관장이 유림사회의 화합과 친목에 바탕한 개혁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서 관장이 행사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비상 체제에 돌입한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인 과세 유예, 사실상 무산…일부 기독교계 반대에 여당 항복

    종교인 과세 유예, 사실상 무산…일부 기독교계 반대에 여당 항복

    ‘종교인 과세 유예’ 종교인 과세가 1년간 유예되면서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에서 무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예정 시점인 2016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그 다음 해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행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개정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교인 소득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사례금)으로 과세하기로 했던 것을 1년간 유예해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종교단체 원천징수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감안해 종교인소득 신설, 종교단체의 원천징수 의무 삭제 및 종교인 자진신고·납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 대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종교인 과세 1년 유예는 과세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여당에서 유예를 요청한 영향이 크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9월 종교인에게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일부 개신교 대형 교회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두달 뒤 시행령을 개정, 종교인의 소득을 사례금에 포함시켜 4%를 원천징수하는 내용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종교계 일각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는 올해 2월 원천징수를 자진신고·납부 방식으로 바꾸고 세무조사나 가산세 규정도 제외한 수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개신교계 일각의 반대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자 정치권은 올해 정기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 관련 수정안을 예산 부수 법안에서 제외시켰다. 정부는 수정안이 무산돼 원천징수 등이 담긴 기존 시행령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과세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난감해진 새누리당은 정부에 종교인 과세 시행 시기를 2년간 유예하자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공기관 개혁 문제만 해도 벅찬데, 종교인 과세까지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배경이었다. 하지만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등이 연이어 있어 종교인 과세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여의도 주변에서는 나오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특정 종교단체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종교인 과세를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표심만 의식하는 정치권 못지않게 신앙적 이유를 내세워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종교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에서 종교인만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종교계가 과세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가톨릭계는 1994년부터 소득세 원천징수를 하고 있고 불교계는 찬성 쪽으로 돌아섰으며, 개신교계에서도 반대는 일부의 목소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교인 과세 유예, 현 정부 내 사실상 무산…일부 기독교계 반대에 여당 ‘백기’

    종교인 과세 유예, 현 정부 내 사실상 무산…일부 기독교계 반대에 여당 ‘백기’

    ‘종교인 과세 유예’ 종교인 과세가 1년간 유예되면서 사실상 현 정부 임기 내에서 무산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예정 시점인 2016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그 다음 해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행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개정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교인 소득에 대해 내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사례금)으로 과세하기로 했던 것을 1년간 유예해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종교단체 원천징수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감안해 종교인소득 신설, 종교단체의 원천징수 의무 삭제 및 종교인 자진신고·납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 대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종교인 과세 1년 유예는 과세에 대한 종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여당에서 유예를 요청한 영향이 크다. 애초 정부는 지난해 9월 종교인에게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일부 개신교 대형 교회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두달 뒤 시행령을 개정, 종교인의 소득을 사례금에 포함시켜 4%를 원천징수하는 내용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종교계 일각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자 정부는 올해 2월 원천징수를 자진신고·납부 방식으로 바꾸고 세무조사나 가산세 규정도 제외한 수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개신교계 일각의 반대 목소리가 작아지지 않자 정치권은 올해 정기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 관련 수정안을 예산 부수 법안에서 제외시켰다. 정부는 수정안이 무산돼 원천징수 등이 담긴 기존 시행령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과세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난감해진 새누리당은 정부에 종교인 과세 시행 시기를 2년간 유예하자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공기관 개혁 문제만 해도 벅찬데, 종교인 과세까지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배경이었다. 하지만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등이 연이어 있어 종교인 과세는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여의도 주변에서는 나오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특정 종교단체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종교인 과세를 밀어붙이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표심만 의식하는 정치권 못지않게 신앙적 이유를 내세워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종교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원칙에서 종교인만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교인에 대한 과세는 세수 증대보다 조세정의 실현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종교계가 과세에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가톨릭계는 1994년부터 소득세 원천징수를 하고 있고 불교계는 찬성 쪽으로 돌아섰으며, 개신교계에서도 반대는 일부의 목소리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光州, 예술의 빛을 따르리

    光州, 예술의 빛을 따르리

    하얗게 어둠이 내리던 날, 광주를 찾았다. 오월의 잔영이 겹겹이 에워싸고 있을 듯한 곳. 폭설은 세상의 허물을 덮고 별세계 하나를 남겼다. 음악에 흐느적대고, 커피 향에도 취해 보고, 술에 비틀거리기도 하는 그 ‘모던한’ 세계는 어두워지고서야 비로소 또렷해졌다. 덮어뒀던 예향(藝鄕), 우리는 여전히 광주를 잘 모르는 듯하다.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생들의 초대에 이끌려 광주를 찾았다. 그들은 외지인들이 알지 못하는 사뭇 다른 광주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예술을 걷는 도시여행’이라는 번듯한 이름도 지었다. 자신들이 만든 여행업체 ‘예술 더하기 여행’의 마수걸이 상품으로,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창조관광사업에도 선정됐다. 여정은 ‘예향’ 광주의 문화와 예술을 엿보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첫걸음은 옛 전남도청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성지와도 같은 곳. 옛 도청 건물은 음울했다. 희디흰 벽은 잔뜩 찌푸린 하늘과 겹쳐져 도드라지게 창백해 보였다. 한데 뜻밖의 반전이 건물 뒤에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업으로 세워지고 있는 여러 건물이 도청 아래 납작 엎드려 있다. 보통의 건물처럼 평지에서 위를 향해 솟은 게 아니라 땅 아래로 넓게 펼쳐져 있다. 뒤쪽에서 보면 최신 건축물들이 한껏 몸을 낮춰 도청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건물 형태가 말하려는 게 뭔지, 건축에 문외한이더라도 단박에 알 수 있다. 도청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면 독특한 모양새의 조형물들이 눈에 띈다. 버스정류장 형태의 ‘광주사랑방’(프란시스코 산인 작)이 그 예다. 이른바 ‘어번 폴리’(Urban Folly)로, 세계 여러 작가가 다양한 의미를 담아 광주 곳곳에 조성한 설치미술 작품들이다.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때 시작돼 현재 3차 조성작업이 진행 중이다. 옛 도청에서 광주천을 향해 두 블록쯤 지나면 양림동이다. 이번 광주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동네다. 양림동은 과거와 현재가 단단하게 맞물린 곳이다. 골목마다 수백년 너머의 세계가 꿈틀대고 있다. 동네를 이루는 큰 축은 종교와 예술이다. 양림동은 광주에서 가장 먼저 개신교 선교사들이 발을 디딘 곳이다. 평지부터 높은 언덕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역사가 서리지 않은 곳이 없다. 언덕 여기저기엔 예술가들이 산다. 이들은 저마다의 예술적 색깔로 주변을 덧칠한다. 그렇게 둘은 따로, 또 같이 서로를 보완하며 마을 풍경을 이끌어간다. 양림동은 한자로 버드나무 양(楊)에 수풀 림(林)자를 쓴다. 예전에 버드나무가 많았대서 지어진 이름이다. 한데 주민들은 버드나무보다 볕 양(陽)자를 선호한다. 광주가 빛고을이니, 양림동 또한 볕이 잘 드는 동네라고 해야 운율이 맞을 법도 하다. 한데 요즘 양림동에서 버드나무는 찾기 어렵고 호랑가시나무가 훨씬 더 잘 눈에 띈다. 양림동 일대를 ‘호랑가시나무 언덕’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 호랑가시나무가 양림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호랑가시나무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던 날 썼던 면류관의 재료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때도 이 나무의 붉은 열매가 빠지지 않는다. 요즘엔 이웃돕기의 상징인 ‘사랑의 열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마을 곳곳엔 수령 400년이 넘는 호랑가시나무가 자라고 있다. 나무들이 싹을 틔웠을 400년 전은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오지 않았을 때다. 그렇다면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는 나무가 기독교 선교사의 첫 방문을 이끈 건 아닐까. 주민들은 이처럼 두 요소가 운명적으로 얽혀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의 흔적은 마을 곳곳에 선연하다. 양림교회 뜨락의 오웬 기념각, 호랑가시나무 언덕의 우일선(Wilson) 선교사 사택, 연세대 창립자 언더우드 박사의 손자가 살았던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선교사 묘역 등 볼거리가 많다. 언덕 너머 수피아여중·고 쪽에도 커티스 메모리얼 홀, 윈스브로우 홀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남아 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건축미가 빼어나다. 빠짐없이 돌아보길 권한다. 양림동을 ‘광주의 서촌’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작가 이상, 시인 노천명 등을 배출한 서울의 ‘서촌’에 빗댄 표현이다. 시인 김현승과 영화감독 임권택, 극작가 조소혜, 화가 한희원 등 문화예술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이 양림동에서 볕을 받고 자랐으니 그 비유가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골목 한쪽에 터를 잡은 다형다방은 시인 김현승을 기리는 공간이다. 다형(茶兄)은 커피를 몹시 즐겼던 김현승의 호다. 실제 커피를 파는 다방은 아니고, 잠시 쉬어 가는 곳이다. 일회용 커피와 차도 준비돼 있다. 오랜 한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장우 가옥은 소문난 갑부였던 정병호가 1899년 지은 저택이다.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사랑채에선 윤회매(輪廻梅)의 계보를 이어 가고 있는 김창덕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윤회매는 밀랍으로 그린 매화 작품을 일컫는다. 벌이 꽃에 있는 꿀로 벌집을 만들고, 벌집이 다시 꽃으로 되살아난다 해서 윤회매다. 최승효 가옥은 최근 개방된 고택이다. 집 뒤 언덕에 서면 무등산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선다. 방문에 앞서 예약을 해야 한다. 양림동에서 산 하나 넘으면 사직동 포크음악거리다. 현지인들은 ‘사직골’이라 부른다. 가벼운 술과 음료를 파는 카페들이 늘어선 곳이다. 사직골은 밤에 찾아야 제격이다. 사람에 부대끼고 경쟁에 지친 이들이 낡은 불빛 찾아 하나둘 모여든다. 카페 문틈으로 통기타 소리가 흘러나오고, 노래는 어둠 사이를 떠돈다. 모르는 이와 가벼운 눈인사로 친구가 되고, 울대 쉬도록 함께 노래도 부른다. 디지털이 완전하게 득세한 세상에서 이런 아날로그적 감성을 만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문화예술기행은 무등산 입구의 의재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남종화로 일가를 이룬 허백련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된 작품 수가 많지 않아 다소 아쉽지만, 증심사 등 무등산의 명소들과 묶어 돌아볼 만하다. 글 사진 광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2) →가는 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을 찾아가는 게 관건이다. 양림동은 옛 전남도청에서 십여분 거리, 사직동 포크음악거리는 양림동에서 또 십여분 거리다. 어반 폴리 작품은 광주 곳곳에 분산돼 있다. 이들만 둘러봐도 좋은 테마여행이 된다. 예술더하기여행(story.kakao.com/ch/artsumtrip, blog.naver.com/artsumtrip)에서 광주 지역 예술문화의 핵심을 돌아보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꿈이 자라는 예술여행’ 사진동호인을 위한 ‘뷰파인더에 담은 나의 도시’ 등 다양한 상품도 준비했다. (070)8715-1462. →맛집 충장로의 장독대(223-5630)는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백반으로 이름났다. 2인 기준 1만 6000원.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잦은 옛 시청 쪽 백수간재미(232-7993)는 간재미 요리 하나만 내는 집이다. 매콤달콤한 간재미 무침을 안주 삼아 ‘딱 한 잔’하려는 단골들이 자주 찾는다. ‘싱건지’(물김치의 사투리)도 맛있다. 동명동 황톳길(226-1550)은 정갈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허름한 기와집 안에서 도토리묵 잡채, 매생이떡굴 등 참살이 음식을 먹는 재미가 각별하다. →잘 곳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 언덕(070-4240-0976)은 100여 년 전 세워진 선교사 사택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곳이다. 건물 안 일부를 현대적인 시설로 바꿨지만 오래된 집에서 우러나오는 기품은 여전하다. 집은 2층 양옥이다. 1층 거실엔 따뜻한 벽난로가 있고, 지하에 간단한 회의나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됐다. 일반 가정집처럼 부엌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방 하나만 쓰거나 1, 2층을 통째 이용할 수도 있다.
  • [사설] 목사는 세금 내지 않을 특권 어디서 받았나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 헌법 제38조에 명시된 국민개세(皆稅)주의 원칙이다. 실제로 일정 소득 이상의 거의 모든 국민이 세금을 낸다. 한데 유일하게 직업적 특성을 바탕으로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면서도 납세의 의무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종교인들이다. 헌법이 부여한 국민의 4대 의무 가운데 국방과 교육, 근로의 의무는 이행하면서도 납세에서만은 종교라는 특수성을 앞세워 지금껏 의무 이행을 외면하거나 거부, 기피해 왔다.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민 다수의 여론에 힘입어 정부가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소득세법 개정에 나섰으나 개신교 일부 교단의 거센 반발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그제 개신교 4개 교단과 천주교, 불교 등 3대 종단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마련한 간담회에서도 개신교 일부 교단 측 인사들이 종교인 과세 문제에 극력 반발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간담회에서 개신교 측 몇몇 인사들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종교전쟁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총선에서 여론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등등의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딱한 노릇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종교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미국은 사회보장기금 형태로 성직자들에게 연방세를 물리고 있고, 독일은 신도들의 소득세에 8~9%의 종교세를 물려 이 재원을 성직자의 임금으로 직접 지급하는 납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캐나다와 일본은 아예 일반 국민과 똑같이 근로소득세를 물린다. 정부는 교계의 거부감을 감안해 ‘근로소득’ 대신 ‘기타소득’이라는 이름으로 극히 제한적 범위에서 세금을 물릴 계획이건만 이마저 일부 목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의 성직자 38만여명 가운데 면세점을 넘는 과세 대상이 8만명에 불과하고, 이들도 필요경비 80% 공제 등으로 인해 세금이 일반 근로자 소득세의 10~20%에 그칠 상황이건만 이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납세 거부는 특권 요구와 다를 바 없다. 황차 종단의 재산 등에도 세금을 물릴 것을 우려해 미리 방어벽을 쌓는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는 종교의 본분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자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만 안겨 주는 일이다.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처음 종교인 과세 문제를 제기한 뒤로 46년 된 이 논쟁을 이젠 끝내야 한다.
  • NCCK 단합이냐 파국이냐… 24일이 분수령

    ‘새 도약을 위한 단합대회? 아니면 분열의 파국 현장?’ 최근 개신교계의 이목이 오는 2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에서 열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3차 정기총회에 쏠리고 있다. 제63차 총회는 NCCK가 창립 90주년을 맞아 전기의 계기로 삼자고 단단히 별러 온 자리. 하지만 차기 총무 인선을 둘러싼 내홍의 파고가 높아 총회가 어떻게 치러질지 알 수 없는 안갯속 형국이다. NCCK는 일찍부터 이번 정기총회의 주제를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로 정해 “참생명의 가치로 견인해 낼 구원의 방주로서의 사명을 다짐한다”는 선언문까지 미리 밝혔다. 총회 당일에는 “금번 총회를 통해서 다시 한번 이 땅에 하나님의 저의와 평화 생명의 터전을 확장해 나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길을 가고자 한다”며 다짐을 선포할 예정이다. 그런데 예장통합 측은 지난 18일 ‘NCCK 제63차 총회에 즈음하여’란 성명을 내 “NCCK 일부 인사가 최근 총무 인선 과정에서 NCCK의 신앙적 유산과 전통, 공공성에 심각한 손상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선언은 “일부 인사가 김영주 현 총무의 연임을 위해 NCCK 헌장과 회원 교단 법규를 무시한 채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NCCK 실행위원회 총무제청 결의 무효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입장을 밀어붙이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예장통합 측은 NCCK가 일부 실행위원을 무리하게 교체해 김영주 현 총무의 연임을 성사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NCCK는 이에 대해 “관례와 교단 형편에 따른 실행위원 교체였다”며 인선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24일 총회에서는 교회일치·연합을 위한 예배와 90주년 축하·추모, 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조직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은 정기총회가 열리는 24일 전에 총무제청 결의 무효 가처분신청 소송 결과를 양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새 총무 결정을 위한 선거가 치러질 수도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소문은 역사 현장… 천주교 성지화는 문제”

    “서소문은 역사 현장… 천주교 성지화는 문제”

    ‘정부의 종교문화재 지원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종교계 문화재 지원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논란이 종교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등 종전과는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부의 종교문화재 지원 문제를 공론화해 원칙을 세우는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서울서소문공원의 ‘천주교성지화’를 놓고 천도교를 비롯한 민족종교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서소문공원 바로 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선 건 정부·지자체의 종교문화재 지원과 관련한 논란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종교에 기운 정부·지자체의 지원에 문제를 제기한 첫 조직적 대응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범대위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중앙대교당 앞에서 발족식을 갖고 서울 중구청이 시행 중인 ‘서소문밖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한국 근대사의 역사를 바로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범대위가 문제 삼은 서소문공원은 천주교에선 빼놓을 수 없는 성지다. 1984년 시성(諡聖)된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가 순교한 곳이자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해 열린 시복식을 통해 복자 반열에 든 27위의 순교터다. 그런 차원에서 천주교는 오래전부터 단독 성지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5월 서울시와 함께 지정해 발표한 ‘서울 천주교순례길’ 코스 중 서울에서 가장 전통적인 천주교 역사를 간직한 코스인 제2코스에 들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앞서 먼저 찾았을 만큼 의미가 큰 곳이다. 하지만 천도교를 비롯한 범대위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 형장 중 하나였던 서소문의 역사를 바로 봐야 한다고 강변한다. 서소문은 사육신을 비롯한 홍경래·전봉준 등이 처형된 장소이자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김개남 장군의 수급이 효시된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의 사형장이자 한국 근현대사의 수난과 아픔을 간직한 서소문공원을 왜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서울 중구가 공동으로 천주교 색채가 강한 순교성지로 바꾸려 드느냐는 지적이다. 대신 국민이 인정하고 함께할 수 있는 역사공원을 만들자고 한다. 문체부와 서울 중구는 이런 움직임에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지만 “세계의 유명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사업 중 하나인데 특정 종교를 너무 의식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지자체 사업인 만큼 천주교가 깊이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오해의 측면이 강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오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학술토론회를 연다고 밝혀 주목된다. ‘정부의 종교문화재 예산 지원 어디까지 해야 하나’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선 천주교, 개신교, 불교, 민족종교 등 관계자가 참여해 종교 간 특혜 논란을 없앨 수 있는 합리적 예산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0·27법난기념관 건립 논란… 개신교·불교계 ‘엇박자’

    10·27법난기념관 건립 논란… 개신교·불교계 ‘엇박자’

    ‘특혜인가, 정당한 위로의 보상인가.’ 조계종의 ‘총본산 조계사 성역화’에 개신교계가 반발하고 나서 불교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조계사 일원을 성역화한다’는 불교계 계획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10·27법난 교육기념관 건립의 특혜 시비와 날 선 공방으로 번져 귀추가 주목된다. 문제의 발단은 한 인터넷 매체가 지난달 29일 게재한 기사. 이 매체는 “국가 예산으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 수백억원대 땅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정부가 국고를 지원해 민간에 토지를 매입해 준 전례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특히 10·27법난 교육기념관 건립과 관련, “민간이 소유권을 가지는 기념관 건립에 정부가 세금을 들여 땅을 사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계종과 천태종 등 불교계와 10·27법난피해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법난심의위)가 일제히 강력 대응하자 개신교계가 응사하고 나선 것이다. 먼저 조계종 총무원은 “10·27법난의 역사적 의미와 기념관 건립 취지를 호도해 종단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정정 기사 보도를 요청했다. 국무총리실 소속인 법난심의위도 불편한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법난심의위는 기념관 건립을 “법난 피해자와 불교계 명예회복을 위해 법령에 근거해 추진하는 공공 성격의 사업”이라고 밝혔다. 기념관 건립 부지를 조계사 일원으로 정한 데 대해선 “법난 때 신군부의 작전명이 조계사 위치 ‘견지동 45번지’에서 착안한 ‘작계 45’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10·27법난의 상징적 공간이자 한국 불교의 중심적 위치”라고 밝혔다. 특히 국가가 세금으로 전례 없이 특정 종교에 땅을 사 줬다는 주장에 대해선 “단순한 종교단체 지원 사업이 아니라 특별법에 근거해 과거사 정리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천태종도 입장문을 발표, “10·27법난 기념관은 법난의 역사적 실체를 밝히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 사업”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개신교계는 한발 더 나아가 일제히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종교 간 마찰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먼저 보수교단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연합은 논평을 내고 “국민 세금으로 특정 종교의 기념관을 건립하고 그 재산권 일체를 해당 종교에 귀속시키는 게 특혜 아니냐”면서 기념관 건립의 국고 지원을 재고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국민 세금으로 불교 기념관을 건립하고 불교에 귀속시키는 것은 결국 정부가 막대한 국민의 혈세로 불교 재산을 파격적으로 늘려 주는 일”이라며 “이는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종교 편법’이 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4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예방을 받고 “10·27법난으로 인한 명예회복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차관은 “충분히 논의하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 플러스]

    천주교 세월호 참사 동영상 제작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천주교 교회의 입장에서 정리한 동영상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십자가입니다’(http://youtu.be/qvw9iuXJH24)를 제작, 발표했다. 동영상은 8분 40초 분량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어져 온 천주교 안팎의 흐름을 그리스도적 시각으로 바라본 점이 특징이다. 한편 천주교는 전 교구가 참여하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절터 조사 성과·활용 학술세미나 불교문화재연구소가 3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사지(절터) 조사의 성과와 보존 활용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한국의 사지, 그 유구한 역사와 오늘’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사지 조사의 성과와 중요성 ▲사지 보존 관리와 활용 방안 ▲사지에 대한 불교계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발표가 끝난 뒤 참석자 전원이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열린 토론을 진행한다. 4대 종교 성직자 축구대회 국내 4대 종교의 성직자들이 한데 모이는 축구대회가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다음달 3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는 성직자 축구대회’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축구대회에는 천주교, 불교(조계종), 개신교(NCCK),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성직자들이 참여한다. ‘4대 종단 축구대회’는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공 기원을 위해 처음 열린 이후 2005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 개신교 진보 교단 연합 NCCK 분열 위기?

    개신교 진보 교단 연합 NCCK 분열 위기?

    한국 개신교의 진보적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NCCK)가 위기 상황에 빠졌다. 지난 23일 실행위원회에서 재임이 결정된 현 총무 김영주 목사의 인선을 둘러싼 내홍 탓이다. 교회협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총회장 정영택)이 선출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재선 논의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교회협 에큐메니컬 진영의 반발 기류도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예장통합 측이 김 총무의 재임 결정에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재임을 결정한 실행위원회의 실행위원이 14명(예장통합 2명 포함)이나 전격적으로 교체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김 총무의 재임을 위한 무더기 위원 교체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실행위에서 김 총무는 재적 80명 중 44표를 얻어 선출됐다. 또 하나는 김 총무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다. 김 총무는 1952년 12월생으로 임기 중 65세 정년퇴임을 맞아 다음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 측은 정년을 채울 수 없는 자는 임원 지원을 할 수 없도록 명기한 가입 교단들의 규정을 교회협이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 측은 김 총무의 연임 인선 과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지난 27일 교회협에 공문을 보내 긴급 임원회의 개최를 요청했다. 선출과 관련한 재논의를 하기 위한 임시 실행위원회 개최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이와 함께 총무 연임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회협은 선거에 앞선 실행위원 무더기 교체라는 통합 측 주장은 교회협의 관례와 가입 교단 입장에 따른 적법한 조치를 외면한 억지에 가깝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총무의 자격에 대한 논란 역시 교회협 헌장에 정년과 관련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일축했다. 교회협은 예장통합과 교회협 간 갈등이 확산되자 일단 다음달 7~12일쯤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통합 측 요구인 실행위 개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교회협 내부에서 찬송가 편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한국기독교연합(한교연) 분열 과정에 얽힌 반(反)예장통합 기류가 적지 않은 만큼 총무 선출과 관련한 재논의를 위한 실행위 개최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총무후보추천인선위원회에서 김 총무와 경합을 벌였다가 탈락한 류태선 목사가 예장통합 소속이란 점도 그런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김 총무는 2010년 총무 연임에 도전한 권오성 목사를 제치고 총무에 당선된 인물이다. 중임에 성공할 경우 2017년 12월 정년을 맞아 총무 4년 임기 중 11개월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 김 총무는 다음달 24일 교회협 총회에서 재적 과반수 출석과 출석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차기 총무 선출이 확정된다. 총회 관례상 실행위에서 선출한 신임 총무를 박수로 추대하지만 예장통합 등의 반발이 지속될 경우 김 총무의 재임 여부가 투표로 결정지어질 수도 있다. 특히 교회협의 이념적 지주인 에큐메니컬 진영 12개 단체의 모임인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기사연)도 선거를 둘러싼 계파 간 세 대결 양상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반발 움직임이 적지않아 다음달 총회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 실천 운동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 실천 운동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실천으로’ 지난 8월 중순 방한해 ‘낮은 사목’으로 온 나라에 울림을 주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실천으로 옮기자는 운동이 천주교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천주교 신자들을 위한 강좌가 잇따라 열리는 데 이어 개신교계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한 성찰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평화나눔연구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중 여러 차례 강조한 평화의 메시지를 우선 실천하기 위한 ‘평화나눔학교’를 다음달 6일 서울 명동 서울교구청 신관에서 문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평화나눔학교’ 참가자들은 6주간 입문 과정을 시작으로 심화와 체험과정을 거쳐 ‘평화’를 삶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열리는 입문 과정은 ‘한반도 평화, 오늘의 일이며 나에게 주어진 과제’(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를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의 현실, 북한주민 이해 등에 관한 강의로 진행된다. 관련 연구자와 북한 이탈 주민이 함께하는 종합 토의도 오는 12월 11일까지 계속된다. 참가 희망자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누리집(www.caminjok.or.kr)에서 양식을 내려받아 이메일(caminjok@naver.com)로 3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측은 “평화나눔학교는 남북 간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우리가 투신해야 하는 평화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교황 방한의 첫 후속 프로그램인 평화나눔학교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개신교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기교협·회장 채수일)는 이에 앞서 오는 3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정기 심포지엄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한 한국 개신교의 개혁 과제를 짚을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제민 신부(명례성지)와 이정배 교수(감신대)가 발표하고 김은규(성공회대)·신정훈(가톨릭대) 교수가 논찬자로 나선다. 이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천주교의 변화’를, 이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개신교적 응답’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한편 천주교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교회 쇄신의 구체적인 실천과 변화로 잇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천주교계에서 분출하는 가운데 대안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주교회의는 오는 27∼31일 추계 정기총회에서 이에 대한 방안을 공식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교단은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실천 방안에 대해 집중논의하면서 ‘교황 방한 이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주교 연수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소외 이웃 돌보고 회개… 제2의 개혁 계기로”

    “소외 이웃 돌보고 회개… 제2의 개혁 계기로”

    요즘 개신교계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명제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독일 신학자 마르틴 루터(1483~1546)가 1517년 10월 31일 속죄의 효력에 관한 ‘95개 조문’을 발표, 프로테스탄트(개신교) 탄생으로 이어졌던 개혁운동. 종교개혁 500주년을 3년 앞둔 지금 한국 개신교계에 ‘제2의 종교개혁’을 이루자는 목소리가 무성하다. 교단 연합기관과 교회 연합체, 교단들이 500주년 사업들을 앞다퉈 마련해 개혁과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은 연합기관 차원의 대표적 사안. 창립 90주년을 맞은 NCCK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교회의 연합과 갱신에 주력하기로 했다. 교회 개혁의 기치를 걸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일에 집중한다는 계획 아래 ‘한국교회 10대 개혁과제’도 세웠다. 최근 NCCK 차기 총무 단일후보로 확정된 김영주 현 총무는 “한국교회의 개혁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을 준비에 우선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루터의 신앙 정신에 따라 설립된 교단답게 일찌감치 500주년 기념사업에 나섰다. 루터회는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루터 전집 및 관련 도서를 제작하는 한편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 ▲종교개혁지 탐방 ▲500주년 기념교회 설립 ▲500주년 기념 루터연구지 발행 ▲한·일 루터란 연합예배를 포함해 12개 사업을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특히 한국교회의 제2의 종교개혁을 돕기 위해 루터의 저작과 그의 신학과 사상을 다룬 양질의 도서들을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기독교 출판사인 ‘컨콜디아사’를 통해 출판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하디1903성령한국’을 통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면서 성령운동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감리회는 하디 선교사의 회심 110주년 기념과 함께 지난 5년간의 감리회 사태를 회개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원년으로 새로운 감리회의 미래를 열기로 했다. 한편 예장 합동은 최근 총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을 예장고신 등 개혁신앙에 동의하는 교단들과 함께 준비·시행키로 결정했다. 예장 합동은 특히 기념사업을 범교단적 사업으로 진행하기 위해 별도 위원회 구성 없이 임원회에서 주관키로 해 주목된다. 한편 ‘2017 종교개혁 500주년 성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세계성령중앙협의회는 사전 행사로 오는 30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교회 개혁과 갱신 대토론회’를 연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개혁·갱신을 대사회적으로 선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개신교 16개 단체가 모인 월드기독교총연합회(월기총)도 28일 오후 충남 공주 평화의동산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관련한 연합대성회를 열 예정이다. 월기총은 이날 연합성회를 통해 1907년 평양의 대부흥운동을 재조명한 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까지 제2의 종교개혁에 초점을 맞춘 전국 순회 연합성회를 열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대형교회를 지양한 교회 개혁운동을 벌이고 있는 생명평화마당도 ‘작은 교회 박람회’ 행사를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작은 교회 박람회’ 준비위 측은 이와 관련, “500년 전 개혁을 말했던 교회가 이제 개혁의 대상이 됐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 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작은 교회가 개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부고] 개신교 산증인 방지일 목사

    [부고] 개신교 산증인 방지일 목사

    방지일 서울 영등포교회 원로 목사가 10일 오전 0시 20분쯤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노환으로 소천했다. 103세. 국내 최고령 목회자로 한국교회의 산증인이었던 방 목사는 지난 9일 오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10시. (02)2227-7500
  • 국민 3명중 1명 “사회기여 종교 없다”

    국내 종교 가운데 천주교의 신뢰도가 가장 높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8월 만 16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해 9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다. 먼저 1∼5점 척도의 신뢰도 조사에서 천주교 신뢰도가 3.3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은 불교(3.32), 개신교(2.92), 원불교(2.41), 이슬람교(2.17) 순으로 집계됐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크기에서도 천주교가 3.40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개신교(3.32), 불교(3.27), 원불교(2.37), 이슬람교(2.14) 순이었다. 종교별 기여도는 불교(30.2%), 개신교(20.1%), 천주교(15.8%)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 반면 사회 발전에 기여한 종교를 묻는 질문에 ‘없다’는 응답도 31.7%나 됐다. 국민 3명 중 1명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3년 전 같은 조사에 비해 사회발전에 기여한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14.8% 늘어난 반면 각 종교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상당 폭 감소(불교 4.5%, 개신교 6.9%, 천주교 5.1%)하는 등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교 간 갈등 원인을 제공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개신교’가 59.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불교는 15.9%, 천주교는 7.9%였다. 한편 국민들은 종교가 무엇보다 ‘고통과 슬픔, 좌절에 대한 위로’ 역할(42.7%)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공동체 회복을 위해 종교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양심과 도덕성의 강화’(25.6%)라고 응답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개혁 실천’ 뒷걸음질치는 한국 개신교계

    ‘개혁 실천’ 뒷걸음질치는 한국 개신교계

    개신교 주요 교단들이 교회 세습과 종교인 과세 등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사안에서 크게 뒷걸음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일제히 끝난 개신교계 주요 교단 총회 현장을 실사했던 참관단의 보고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대부분 교단이 종교인 과세를 논의하지 않거나 유보했으며 교회세습에 대한 입장도 1년 전보다 퇴보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2014 교단총회 참관 결과’는 이런 추세를 또렷하게 보여줬다.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등 4개 교단 총회에선 교회세습이 가장 뒷걸음질친 분야로 밝혀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교단은 총회에서 지난해 결의를 뒤집고 ‘세습’ 용어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예장 합동은 지난해 ‘직계 자녀에 대한 담임목사직 세습은 불가하다’고 결의하고도 법제화하지 않아 주목돼 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예장 고신)는 올해 총회에서도 세습금지법 제정을 부결시켰다. 지난해 세습방지법 도입을 결의했던 예장 통합만 총회에서 세칙 조항을 마련, 교회 세습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들 교단은 지난해 교회 안팎으로 뜨겁게 떠오른 사안인 종교인 과세에서도 총회 차원의 단일한 입장과 실천 노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종교인 과세가 교회의 공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기본 과제로 제시됐지만, 교단들이 오히려 퇴행하는 자세를 보였다. 예장 고신은 ‘종교적인 자발적 납세 운동’ 요청안을 1년 유보했고, 올해 총회에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도 종교인 과세를 1년간 더 연구키로 결의했다. 예장 통합은 안건이 상정됐는데도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총회에서 ‘자발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바 있다. 예장 합동은 종교인 과세가 불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는 “종교인 과세 문제가 처음 제기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합의할 시간을 요구하는 교단의 태도는 의문”이라며,“교단들이 종교인 과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도 “종교인 과세가 이중과세이며 사회봉사로 과세를 대체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한 한국 교회는 국민들로부터 계속 외면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선 주요 교단들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배제하진 않았지만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그냥 지켜보거나 무관심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참관단의 보고에 따르면 실제로 모든 교단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책 논의는 없었다. 총회 참관단은 “해마다 개회 때 100%에 가까운 참석률을 자랑하던 총대들이 총회 마지막 날 절반의 참석률로 감소하는 현상이 지속됐다”며 총회 운영방식도 지적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할 교회로서는 크게 부족한 모습이었다”고 평가하고 항후 각 교단에 참관결과 보고서를 전달하는 한편 각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전개하기로 했다. 교회연대 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범 헌법 연구위원회’를 구성, 모범 교단헌법도 제시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국민 3명중 1명 “사회기여 종교 없다”

    국내 종교 가운데 천주교의 신뢰도가 가장 높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지난 8월 만 16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해 9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다. 먼저 1∼5점 척도의 신뢰도 조사에서 천주교 신뢰도가 3.3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은 불교(3.32), 개신교(2.92), 원불교(2.41), 이슬람교(2.17) 순으로 집계됐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크기에서도 천주교가 3.40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개신교(3.32), 불교(3.27), 원불교(2.37), 이슬람교(2.14) 순이었다. 종교별 기여도는 불교(30.2%), 개신교(20.1%), 천주교(15.8%)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 반면 사회 발전에 기여한 종교를 묻는 질문에 ‘없다’는 응답도 31.7%나 됐다. 국민 3명 중 1명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3년 전 같은 조사에 비해 사회발전에 기여한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14.8% 늘어난 반면 각 종교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상당 폭 감소(불교 4.5%, 개신교 6.9%, 천주교 5.1%)하는 등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교 간 갈등 원인을 제공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개신교’가 59.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불교는 15.9%, 천주교는 7.9%였다. 한편 국민들은 종교가 무엇보다 ‘고통과 슬픔, 좌절에 대한 위로’ 역할(42.7%)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공동체 회복을 위해 종교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양심과 도덕성의 강화’(25.6%)라고 응답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독일교회, 이슬람 여성 근로자 히잡 착용 금지?

    독일교회, 이슬람 여성 근로자 히잡 착용 금지?

    독일교회는 앞으로 이슬람 신앙을 가진 여인들이 기독교 시설에서 노동을 할 경우 히잡 착용을 금해도 된다는 판결을 독일 연방노동재판소가 지난 25일(현지시간) 내렸다. 이 판결은 지난 1996년부터 개신교단체가 운영하는 보훔시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한 이슬람 여인이 자신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고용주의 지나친 간섭이라는 소송을 제기해 나온 결과로, 교회의 자치권이 노동자의 종교자유보다 우선시된다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 이 이슬람 여인은 지난 2010년부터 간호사 일을 하면서 히잡을 착용해 왔는데, 병원측이 최근 히잡 착용을 금지하였다. 교회의 규정에 의하면 비기독교인일지라도 히잡 착용 금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교회 규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슬람 여인은 이미 이슬람 신앙인으로서 노동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며 병원 측 권고를 거절했고,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병원일지라도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병원업무를 하는 현실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를테면 일반인들과 접촉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 금지규정이 적용될 것인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어 있는 병원이 교회시설로 간주되어질 것인가 하는 것 등이다. 현재 독일의 공공기관에서 히잡 착용 허용여부는 통일되어 있지 않다. 2003년 연방헌법재판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었는데, 당시 헌법재판소는 신앙문제에 관하여 국가가 중립성을 고수하도록 학교에서 교사들의 히잡착용 여부를 각 연방주에 일임하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연방노동재판소는 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미지근하다고 판단하고 이슬람 아이들에게 터키어를 가르치는 교사일지라도 학교에서 히잡착용을 금하라고 권고했었다. 한편 유럽 인권재판소는 여러 차례에 걸쳐 히잡착용이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2002년 연방노동재판소 역시 일반 백화점 등 순수 민간 고용주가 운영하는 곳에서 이슬람 여인들은 히잡을 착용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현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 교사와 사회복지사가 공공직에서의 히잡착용 금지에 대해 연방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올 말쯤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가 준국가적 종교로서 역할하고 있는 독일에서 종교의 자유와 배치되는 이 문제는 앞으로도 주요 사회이슈로 자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rtl.de 최필준 독일 통신원 pjchoe@hanmail.net
  • [종교 플러스]

    美 선교사 알렌 입국 130주년 ‘한국 교회사 특강’ 한국장로교역사학회(회장 임희국 장신대 교수)와 남대문교회(손윤탁 담임목사)는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알렌(1858~1932) 입국 130주년을 맞아 오는 11월 19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10회에 걸쳐 ‘한국 교회사 특강’을 개최한다. 특강은 개신교의 전래와 복음 수용 과정, 첫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과 남대문교회의 관계, 일제강점기 기독교의 발전과 수난, 한국 교회의 사회 참여 등을 주제로 전공 학자와 목회자들이 강의한다. 오는 21일 오후 2시 30분 남대문교회에서 ‘알렌 선교사 입국 130주년 기념 예배’를 드릴 예정이며 25일과 10월 2, 16, 25일 오후 8시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도 연다. (02)753-6434. 조계종 ‘총무원장 직선제’ 주제로 1차 공청회 조계종 종책모임 삼화도량을 주축으로 발족한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 사부대중 연대회의(연대회의)’는 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총무원장 직선제가 왜 이 시대의 종단과제인가’라는 주제로 1차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에서는 주제 발표와 함께 ▲바람직한 총무원장 직선제 ▲현행 간선제의 문제점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도덕적인 종단 지도자 선출방법과 관련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공청회와 관련해 주제 발표자와 토론자 선정을 총무원 집행부와 불교광장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새달 31일까지 가톨릭미술상 후보 접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제19회 가톨릭미술상 후보를 오는 10월 31일까지 공모한다. 본상은 회화, 조각, 공예, 디자인, 건축 등 5개 부문에 걸쳐 모집하며 한국 종교미술 발전에 이바지한 작가들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상도 수여한다. 각 교구 가톨릭미술가회의 추천을 받은 작품에 대해 부문과 관계없이 시상하는 추천작품상도 처음 신설했다. 추천서와 응모서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홈페이지(www.cbck.or.kr) 게시판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02)460-7627.
  • “흔들리는 교회… 안으로부터의 개혁하자”

    “흔들리는 교회… 안으로부터의 개혁하자”

    한국 개신교계의 진보적 교회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창립 90주년을 맞아 ‘안으로부터의 개혁을 통한 재도약’을 사회적으로 선포했다. ‘연합과 일치’라는 NCCK의 창립 근본이념에 충실해 그동안 모아진 힘을 바탕으로 생명과 정의,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력할 것을 약속했다.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에서 90주년 기념예배를 연 데 이어 오는 11월 24일 총회에서 100주년 기념사업을 중심으로 한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18일 90주년 기념예배는 NCCK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향후의 길을 다잡는 회개와 다짐의 자리로 열렸다. 특히 한국 교회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안으로부터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NCCK 관계자를 비롯해 국내외 에큐메니칼(교회일치)운동 인사며 신학대 교수, 기독교학교 교사 등 500명이 참석한 예배의 주제도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였다.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반성하고 하나님의 약속, 광야 시절의 첫 언약을 회복하자는 공의를 모아 택한 주제다. 이들은 기도문에서 “9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년을 힘차게 살아내어 100년을 맞을 희망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은 여전히 아파서 신음하며 정의는 무너졌고 평화는 소실되었을 뿐만 아니라 돌봄도 사라졌고 나눔은 끊어졌다”고 개탄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NCCK에 대해서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어렵더라도 정의의 길에 서야 했지만 스스로 무기력에 빠지고 말았다”며 “이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정의로운 평화를 밝히는 등불이자, 세상이 생명을 키우는 요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예배에는 세월호 유족과 밀양 송전탑 주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시대 고난받는 이들의 대표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특송을 부르고 세월호·밀양송전탑·강정 해군기지 등 현장에서 받은 엽서에 기도화 헌실을 담아 봉헌하는 의식도 있었다. NCCK 강석훈 목사는 “그분들의 현장을 공유해 현장성을 하나님께 드리고 그 응답을 나눠주자는 뜻에서 마련한 행사”였다고 귀띔했다. NCCK는 먼저 교회 안으로부터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약자와 소외된 자들의 편에 더 다가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배 이후 엽서로 답지한 다양한 목소리들을 모아 오는 11월 24일 비전 선포식에 반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 NCCK 김영주 총무는 예배에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교회 연합과 갱신에 노력하고자 한다”며 “교회 안으로는 교회개혁의 기치를 들고 교회 밖으로는 사회를 향해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위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NCCK는 1924년 재한개신교선교부연합공의회와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를 통합해 창설된 조선예수연합공의회(NCC)가 모태. 일제강점기 끝 무렵 10여년 전 해체됐다가 해방과 함께 조선기독교연합회로 다시 태어났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과 1975년 긴급조치 9호에 저항하고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1988년 ‘88선언’으로 불리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내놓으며 한국기독교의 통일운동을 주도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한국정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 9개 교단과 CBS를 비롯한 5개 연합기구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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