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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성교회의 결단’ 개신교 부자 세습 고리 끊을까

    ‘명성교회의 결단’ 개신교 부자 세습 고리 끊을까

    부자 세습 여부를 놓고 관심을 끌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명성교회가 당분간 김삼환 담임목사의 후임을 청빙하지 않고 임시당회장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목회자 세습과 관련해 개신교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는 지난 12일 당회를 열고 이달 말로 정년(만 70세) 은퇴하는 김삼환 목사 후임 청빙 작업을 서두르지 않는 대신 당분간 교회를 임시당회장 체제로 운영하기로 결의했다. 후임은 최대 1년까지 심사숙고해 결정하기로 했다. 명성교회는 이 같은 결의 내용을 지난 13일 주보를 통해 고지하고 오는 20일 주일 찬양예배를 마친 뒤 원로목사 추대를 위한 공동의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김삼환 목사는 18세 이상 세례교인, 입교인이 참석하는 공동의회에서 결의를 거쳐 원로목사로 추대될 예정이다. 명성교회의 이 같은 결정은 그동안 온갖 소문을 부르며 진행해 온 후임 청빙 과정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명성교회는 지난 9월 말 김 목사의 후임 목회자 청빙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한 뒤 회의를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김 목사가 교회 합병 후 아들에게 담임 자리를 물려주려 한다’는 등 추측이 나돌았다. 이와 관련해 장로회신학대 학생들은 학교 게시판에 올린 ‘김삼환 목사님께’라는 글을 통해 “한국 교회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명성교회가 후임 목회자 청빙 유보 결정을 내린 주요인은 아무래도 부자 세습을 향한 사회의 따가운 눈총 때문으로 보인다. 명성교회는 지난 35년 동안 한국 교회에 특별새벽기도회(특새) 바람을 일으키며 등록 교인 6만여명의 교세를 이뤄 세계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로 꼽힌다. 가뜩이나 교회·목회자 세습에 대한 사회적 지탄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한국 최대 장로교회의 세습에 쏟아지는 비난을 감내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김삼환 목사도 그 같은 상황을 인식해 최근 들어 ‘총회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자주 비쳐 온 것으로 전해진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 통합 총회는 2013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에 이어 두 번째로 교회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청빙위원회는 결국 후임 목회자 청빙을 위해 1년 동안 더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치고 그 기간 동안 노회에 임시 당회장 파송을 요청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새노래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를 후임 목회자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회의 결정대로라면 명성교회는 예장통합 교회법상의 행정 절차를 따라 서울 동남노회를 통해 임시당회장을 추천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당회장 체제로 1년여 동안 숨을 고르면서 후임 청빙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삼환 목사는 은퇴 후에도 교회 내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게 개신교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당장 부자 세습 같은 조치는 없겠지만 후임 청빙을 둘러싼 작업은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습과 관련해 눈길을 끌고 있는 대형 교회들이 조심스럽게 명성교회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잔뜩 찌푸린 하늘. 오락가락하는 안개비. 습기에 묻어 온 냉랭한 기운이 몸 구석구석에 스민다. 유럽의 겨울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날씨다. 하긴 고풍스러운 건물, 고통과 번뇌를 그린 조각들이 즐비한 곳에 모래알이 반짝일 정도로 햇볕이 쨍쨍하다면 그것도 좀 어색한 풍경이지 싶다. 도시에 스멀스멀 어둠이 내리면 파리한 낯빛의 사람들이 가로등 아래를 유령처럼 흘러간다. 발걸음의 방향은 대개 같다. 밝고 화사하고 왁자한 웃음이 있는 곳,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잿빛 도시의 탈출구와 같은 곳이다. 독일은 지금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옛 음식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자리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먼저 시작됐다는 옛 동독의 고도(古都) 드레스덴, ‘음악의 도시’이자 장벽 붕괴의 발원지였던 라이프치히 등을 돌아봤다. 독일은 맥주가 유명한 나라.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맥주를 볼 수 없다.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지인들과 정을 나누며 조용하게 한 해를 갈무리하려는 뜻일 터다. 유럽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설날과 같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그 매개체 노릇을 하는 게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는 장터다. 성당, 광장 등의 명소를 끼고 열려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11월 말쯤 시작돼 12월 23일께 끝난다. 독일어로는 바이나흐츠마르크트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독일 드레스덴과 뉘른베르크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것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드레스덴은 동화 같은 도시다. 아름다운 엘베 강을 중심으로 구시가와 신시가로 나뉘는데 드레스덴 성, 츠빙거 궁, 대성당 등 고풍스럽고 화려한 건물들은 대부분 구시가에 몰려 있다. 대가의 작품들로 치장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을 몇 백년쯤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이 풍경을 두고 드레스덴 사람들은 흔히 ‘엘베 강 위의 플로렌스(피렌체)’라 부른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리는 지역별로 이름을 달리한다. 드레스덴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은 구시가 초입의 슈트리첼마르크트다. 1434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581번째 장터가 열린 셈이다. 크기는 달라도 마켓의 형태는 비슷하다.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주변으로 빨간 지붕을 인 상점들이 들어섰다. 가게에서 파는 건 주로 호두까기 인형 등의 장난감과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 수공예품, 양초 등이다. 독일의 명물 소시지와 케이크, 구운 견과류 등 다양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지역과 규모는 달라도 모든 마켓에서 빠짐없이 파는 게 있다. 글뤼바인이다. 와인에 계피 등을 넣고 데운 전통 음료다. 저물녘이면 사람들이 글뤼바인 가게 앞으로 모여든다. 우리가 포장마차에서 어묵 국물을 홀짝이듯 독일 사람들은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글뤼바인을 마신다. 글뤼바인의 알코올 도수는 그리 높지 않다. 덥히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글뤼바인을 담아 주는 컵은 도시마다 형태와 문양이 다르다고 한다. 차곡차곡 모아 두면 썩 괜찮은 기념품이 될 듯하다. 글뤼바인 한 잔 마셨으면 드레스덴의 숱한 명소들을 둘러볼 차례다. 들머리는 당연히 구시가다. 바로크 시대 건축과 미술의 중심지라는 상찬을 받는 곳이다. 한데 ‘영원한 공사장’이란 마뜩잖은 별칭으로도 불린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2차대전 끝자락이던 1945년 2월, 1250대가 넘는 미국과 영국의 폭격기들이 드레스덴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건물의 높낮이는 사라졌고 도시는 잿빛으로 변했다. 당시 무시무시한 폭격은 이후 ‘융단폭격’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됐다. 종전 후 독일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 벽돌 하나하나를 찾아내 복원했다. 건물 외벽에 검은빛의 옛 벽돌과 흰빛의 새 벽돌이 섞여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복원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영원한 공사장’이다. 하지만 별명 이면엔 드레스덴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역설도 담겨 있다. 구시가에서 첫 번째로 맞는 드레스덴 성이 웅장하다. ‘르네상스 시대의 진주’라 불리는 건축물이다. 흰 벽돌 못지않게 많은 수의 검은 벽돌이 섞여 있다. 융단폭격의 와중에도 완파되는 비극만큼은 피했던 모양이다. 성 안의 보석박물관은 꼭 둘러보는 게 좋겠다. 여러 개의 방에 서로 다른 보물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알려진 건 보석방의 녹색 다이아몬드다. 크기가 무려 41캐럿에 달한다. 무굴제국 왕의 생일잔치를 묘사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5000개의 다이아몬드와 각각 500개의 루비, 에메랄드가 쓰였다고 한다. 전시된 보물들은 진품이다. 2차대전 동안 드레스덴 외곽 ‘작센의 스위스’ 국립공원에 보관된 덕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드레스덴 궁에서 대성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슈탈호프다. 교통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 외벽엔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의 벽화가 조성돼 있다. 2만 4000여개의 마이센 자기 타일로 만든 벽화 ‘군주의 행렬’이다. 길이가 무려 101m에 이른다. 아우구스트 2세 등 35명의 작센 군주들이 말을 타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행렬 마지막 부분에는 작가가 몰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니 한번 찾아보시길. 도로 건너는 츠빙거 궁전이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축제의 장소’라는 이름처럼 각종 연회가 열렸던 건물이다. 1710~1729년 지어졌으나 2차대전 때 완파됐고, 이후 20년 간 복원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루벤스, 렘브란트 등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도자기 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이 입주해 있다. 아우구스트 왕의 심장이 묻혀 있다는 대성당, 독일에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젬퍼 오페라 하우스 등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게 좋겠다. 프라우엔(성모) 교회 앞 마켓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프라우엔 교회는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2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의 흔적이 깃든 루터파 개신교회로, 96m짜리 초대형 돔 건물이 인상적이다. 구시가의 여러 명소들 사이를 느릿느릿 걷다 마켓에 들러 독일식 주전부리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마켓은 엘베 강 위에 놓인 아우구스트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 노이슈타트에서도 열린다. 글 사진 드레스덴(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인천에서 라이프치히나 드레스덴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어느 지역에선가 한 번은 경유해야 하는데, 요즘 여행가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 터키 이스탄불이다.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ko-KR)이 이스탄불을 ‘유럽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유럽의 소도시에까지 항공편을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항공은 전 세계 110개국 278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럽에서만 107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미줄이다. 독일에선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이스탄불에서 라이프치히까지는 매일 운항한다. 3시간 30분 소요된다. 인천~이스탄불 구간은 매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여행 정보:독일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무려 150여개에 이른다. 독일관광청 홈페이지(www.germany.travel/kr/specials/christmas/christmas.html)에서 각각의 운영 시간과 링크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엘베 강을 따라 유람선이 오간다. 드레스덴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넉넉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아우구스트 다리 옆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어른 16유로.
  • [3보] ‘2차 민중총궐기 대회’ 평화집회 실현했다

    [3보] ‘2차 민중총궐기 대회’ 평화집회 실현했다

    5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5시간여만에 평화롭게 끝났다. 당초 경찰에 의해 금지됐다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이날 ‘2차 민중총궐기 대회’는 폭력 시위로 얼룩졌던 지난달 14일 ‘1차 대회’와 달리 집회와 거리행진으로 평화롭게 진행됐다. 대회 주최 측이 2주 후 주말인 19일 다시 ‘3차 대회’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이번 ‘2차 대회’가 집회 및 시위 문화 선진화의 선례가 될 지 주목된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15분 서울광장에서 경찰 추산 1만 4000명(주최측 목표 5만명)이 모인 가운데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참가 인원은 1차 대회(경찰 추산 6만 8000명)의 4분의1 규모로 줄었다. 경찰은 집회 장소 인근에 기동대와 의경부대 등 225개 중대 2만여명을 배치하고 살수차도 18대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별다른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1차 대회’ 당시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맞은 뒤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9)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정부의 ‘노동 개악 추진’ 등을 규탄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의 퇴진을 주장하며 “오는 12월 19일 전국에서 동시다발 3차 민중총궐기 등 국민행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사에 피신해 있는 한상균(53)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 5분가량 발언을 했다. 그는 “폭력으로 공안 광풍으로 민중의 요구를 묵살하는 정권에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모였다”며 “허가받을 필요도 없는 집회자유를 국가 권력이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쯤 대회를 마친 뒤 서울광장을 출발, 무교로-모전교-청계남로-광교-보신각-종로2∼5가-대학로를 거쳐 백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3.5㎞를 행진했다. 이어 인근 대학로에서 마무리 집회를 갖고 오후 8시 30분쯤 해산했다.  집회에 앞서 불교, 개신교, 성공회, 원불교, 천도교 등 5개 종단 성직자와 신도로 구성된 ‘종교인평화연대’는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평화로운 집회를 염원하는 ‘평화의 꽃길 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5명도 ‘평화 지킴이’로 집회에 참가했다.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행사에서 ‘평화 메시지’를 담은 배지와 머플러를 착용한 채 경찰과 시위 참석자 간 충돌을 차단하기 위한 현장 캠페인을 벌였다.  한편 보수단체들도 진보세력의 집회에 맞서 곳곳에서 반대집회를 가졌다. 오후 3시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퇴직 경찰관들의 단체인 경우회가 회원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어 백남기대책위 등을 비난했다. 고엽제전우회, 전의경 어머니회 등도 나왔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2보]‘2차 민중총궐기 대회’ 종료…오후 4시 35분 행진 시작

    [2보]‘2차 민중총궐기 대회’ 종료…오후 4시 35분 행진 시작

    진보 진영이 주최한 ‘2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5일 오후 4시 35분 종료됐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모전교-광교-종로1가-종로5가-서울대병원의 3.5km 구간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2만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폭력시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나 주최 측은 평화적인 행진을 거듭 약속하고 있다. 특히 청년좌파 등 단체는 행진 중 배포할 유인물을 준비하기도 했으나 평화 기조에 따라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백남기대책위)는 이날 오후 3시 15분 서울광장에서 경찰 추산 1만 5000명(주최측 목표 5만명)이 모인 가운데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낮 12시부터 서울 종로구 북인사마당과 영풍빌딩 남측 인도 등에서 학생·청년 등의 사전집회가 열렸다. 불교, 개신교, 성공회, 원불교, 천도교 등 5개 종단 성직자와 신도로 구성된 ㈎종교인평화연대는 대회에 앞서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평화로운 집회를 염원하는 ‘평화의 꽃길 기도회’를 개최했다.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등 색색의 꽃을 든 이들은 ‘위헌적 차벽 설치와 안전한 집회 및 행진 보장’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종단별로 평화를 위한 기도를 했다. 종교인들은 “우리가 먼저 평화의 도구가 되겠다”면서 “자비심으로 평화의 씨앗을 심는 우리의 호소와 작은 몸짓이 사회갈등을 녹여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남기대책위는 집회에서 지난달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맞은 이후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69)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경찰의 진압 행태를 비판하고 정부의 ‘노동개악’ 추진을 규탄했다. 이들은 집회 후 오후 4시30분쯤 서울광장을 출발해 무교로-모전교-청계남로-광교-보신각-종로2∼5가-대학로를 거쳐 백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3.5㎞를 행진할 예정이다. 주변 도로의 혼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풍물-탈춤-바람개비-총궐기 대표단-종교계-시민사회원로-시민참가자-농민-빈민-노동자-청년,학생 등) 순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집회에는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5명이 ‘평화 지킴이’로 참가했다.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행사에서 ‘평화 메시지’를 담은 배지와 머플러를 착용한 채 경찰과 시위 참석자 간 충돌을 차단하기 위한 현장 캠페인을 벌였다. 집회를 독려하는 내용의 스티커를 배포하기도 했다. 보수단체들도 곳곳에서 이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다. 오후 3시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퇴직 경찰관들의 단체인 경우회가 회원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어 백남기대책위 등을 비난했다. 또 고엽제전우회가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집회를 갖는 것을 비롯해 전의경 어머니회, 진리대한당 등도 도심으로 진출했다. 경찰은 백남기대책위와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이 여러 차례 평화적 집회·시위를 하겠다고 밝힌 점을 주목하고 준법 집회가 유지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는 등 행위는 불법으로 판단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참가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은신처인 조계사 쪽으로 행진하거나 청와대 방면으로 이동을 시도할 경우 차벽을 설치하는 등 곧바로 차단할 방침이다. 폭력 시위 등 불법행위자는 현장에서 적극 검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집회 장소 인근에 경찰관기동대·의경부대 225개 중대 2만여명을 배치하고 살수차도 18대 대기시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주최측 “밧줄로 경찰버스 견인 없을 것” 경찰 “처음부터 차벽·물대포 설치 안 해”

    서울 도심 주말 대규모 집회를 하루 앞둔 4일 주최 측은 “더 많은 국민이 평화롭고 자유롭게 참여하는 집회와 행진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집회를 평화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한선범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언론국장은 “지난달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대회’ 때 차벽을 만든 경찰 버스에 밧줄을 걸어 끌어당겼는데 이번 ‘2차 대회’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염형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물리적 충돌을 유발할 만한 행동을 하는 참가자에 대해서는 손가락질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충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5개 종단 종교인들은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간 완충 역할을 자처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등 신고된 집회·행진 구간에는 인력 1만여명을 배치하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차벽과 물대포 등은 처음부터 설치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신고되지 않은 광화문광장 방향으로의 불법 행진 시도나 경찰관 폭행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유색 물감을 살포해 검거하고, 차벽으로 적극 차단한다는 입장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감리교단 선거 파행 되새긴 백서 발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전용재 목사)가 교단 감독회장 선거 파행의 역사를 총정리한 백서를 펴내 개신교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감리교 개혁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백서는 7권, 총 5500여쪽에 달한다. 선거를 둘러싸고 교단 안팎에서 벌어진 사건·사고를 집대성했으며 감독회장 선거로 빚어진 각종 소송전의 내용과 관련 판결문을 비롯해 회의록, 언론기사까지 담았다. 기감은 2008년과 2013년 감독회장 선거가 혼탁하게 치러지면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이른바 ‘감리교 사태’가 벌어진 8년에 걸쳐 감독회장 당선 무효판결이 세 번이나 나왔다. 이에 따라 임시감독회장·직무대행 체제가 등장하는가 하면 ‘총회 무효 사태’가 무려 다섯 차례 발생하는 등 개신교계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 기간 동안 교회 재판 6건, 사회재판 58건 등 총 106건의 재판이 진행돼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편 백서 발간을 기념해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감리교 사태’에 대한 진단과 함께 감리교단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민용 협성대 총장은 “역사적 사실들을 무시하거나 과거와 끊임없이 대화하지 않는다면 감리교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형석 남서울대 교수는 “한국 감리교회는 경쟁과 갈등의 공동체가 아니라 평화와 공생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고, 고성은 목원대 교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감독회장’이라는 호칭을 없애고 섬김과 봉사의 의미가 담긴 새로운 호칭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2012∼2013년 기감 임시감독회장을 지낸 김기택(서울 성천교회 원로) 목사는 특히 “감리교단은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마땅하다”면서 “감리회 사태로 상처 입은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위로, 화합하는 통합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지적설계로 삼엽충 출현” 다윈 한 방 먹인 新창조론

    “지적설계로 삼엽충 출현” 다윈 한 방 먹인 新창조론

    다윈의 의문/스티븐 C 마이어 지음/이재신 등 옮김/겨울나무/703쪽/2만 5000원 그러니까, 이 골치 아픈 논쟁은 삼엽충에서 비롯됐다. 무수히 많은 다리로 여기저기 스멀스멀 기어 다녔을 것 같은 모양새는 꼭 바닷가 갯강구 같기도 하고 바퀴벌레 같기도 하다. 좀 징그럽게 생긴 절지동물이지만 360도 시야를 확보한 겹눈을 갖는 등 원시 상태를 훌쩍 벗어난 이 삼엽충은 5억 4000만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의 대표 생명체였다. 찰스 다윈(1809~1882)은 혁명적인 저서 ‘종의 기원’을 통해 진화론을 체계화시켰지만 삼엽충은 진화론에 있어 곤혹스러움의 대상으로 남았다. 캄브리아기 이전의 화석 기록에 식별할 수 있는 조상 동물 형태가 보이지 않은 채, 즉 진화적 전 단계의 형태 없이 갑자기 삼엽충을 비롯한 동물 생명체들이 나온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이 사건을 곤란한 예외로 봤으며 미래에 후대 학자들의 화석 발견을 통해 궁극적으로 그 의문과 예외는 제거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후대의 과학자들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진화론이 맞다면 같은 속이나 과에 속하는 다수의 종들이 이렇듯 갑자기 한꺼번에 등장할 수는 없다는 의문이었다. 과학철학자로서 미국 시애틀 디스커버리연구소 책임연구원인 저자 역시 여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생명의 역사에서 캄브리아기 삼엽충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동물들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그 과정에 압도적인 지적 존재가 관여했음을 나타내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이른바 ‘지적설계론’이다. 성경에 기초한 ‘창조론’과 비슷해 보이지만 과학의 외피를 정교하게 짜 나간다는 점에서 궤를 약간 달리한다. 그럼에도 개신교계에서 지적설계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신의 존재와 역할로 이를 설명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외계 존재의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저자는 다윈이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방법인, 표준역사과학적 논증 방법을 사용해 다윈의 ‘자연선택’이 아닌 지적설계가 캄브리아기 폭발적인 생명의 출현에 대한 최선의 설명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낸다. 그는 방법론적인 자연주의가 초자연적인 것을 포함하지 않아서 오히려 과학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설계론은 과학에 있어서 여전히 변방의 주장이다. 저자는 진화론, 신다윈주의의 젊은 논객인 통합생물학자 니컬러스 매츠키 UC버클리대 교수와 날 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매츠키는 2013년 책을 펴내자마자 비판적인 논평을 써 지적설계론을 조목조목 비평했다. 저자는 두 번째 판의 ‘에필로그’(후기)에서 ‘1판의 비판자들에 대한 대답’이라는 제목을 달아 재반박했다. 그는 “출판된 지 하루 만에 이런 크기의 책을 읽고 그 정도의 긴 글(9400개 단어)을 단박에 쓰는 것은 대단한 업적이며 나로서는 기꺼이 그에게 ‘영재’라는 호칭을 부여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그간의 논쟁의 요지와 흐름을 인내심 있게 담고 자신의 논거를 다시 설명했다. 여전히 대세는 진화론에 축을 두고 있지만 서구사회에서 관련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리처드 웨이카트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남긴 짧은 서평은 다소 무책임한 어감을 주지만 설득력이 있다. “지적설계의 가능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람들은 그 견해를 지지하는 증거가 담겨 있는 보물단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지적설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이어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의 주장과 싸우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고생물학, 분자생물학, 생화학 등의 과학 이론을 그대로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지적 호기심 충족 차원이라면 이 책과 더불어 그의 전작 ‘세포 속의 시그니처’ 그리고 진화론에 대한 반박과 비판을 담은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 ‘만들어진 신’ 등을 함께 읽어도 좋을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떠난 YS 통합정신 후세대가 이어받아야

    김영삼(YS) 전 대통령 영결식이 어제 국가장으로 엄수됐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 각계 대표, 주한 외국 대사를 포함한 해외 조문 사절까지 1만여명이 넘는 조문객이 참석했다. YS의 운구는 광화문과 세종로를 지나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하면서 대통령과 9선 의원으로서 이승에서의 마지막 삶의 궤적을 반추했다. 추도사를 맡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온몸으로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김 전 대통령의 삶을 추모했고 국가장인 만큼 김 전 대통령의 신앙인 개신교 의식을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까지 4대 종교의식을 통해 넋을 기렸다. YS의 육신은 어제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 안장됐지만 그의 철학과 정신은 후세들의 가슴속에 오롯이 살아남았다. 그가 2년 전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남긴 ‘통합과 화합’이란 유지가 대표적이다. 첫 국가장으로 거행된 YS 장례식의 장례위원회도 지역과 이념을 초월한 ‘통합형 장례위원회’였다. 장례위원 2222명의 명단에는 YS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물론 YS가 감옥에 보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이 총망라돼 있다. 분열과 갈등으로 찢긴 현 정치권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통합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인의 뜻을 되새겨 새로운 화합의 시대를 여는 것이 남아 있는 우리의 책임이다. 이를 위해서는 30여 년 동안 한국 정치를 지배했던 ‘양김(兩)시대’의 종언 이후 지역주의와 계파주의로 대표되는 후진적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급하다. 정치권은 새로운 시대에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갈등을 조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정치 시스템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하고 이를 국민의 지지 속에서 실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시기다. 대한민국은 지금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기 침체가 가중되면서 중산층들이 무너지고 있고 서민층의 생활고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고질적인 지역주의는 물론 첨예한 이념 대립의 악순환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국가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들은 여야를 떠나 국력을 총결집해도 해결하기에 벅찬 과제들이다. 당장 19대 정기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비롯해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은 물론 내년도 국가예산 심의 등 현안들이 쌓여 있다. 지역과 이념의 대립으로 정치 자체가 갈등과 반목의 온상이 된 지 오래다. YS의 유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각성과 쇄신이 전제가 돼야 한다. 여야는 우선 경쟁적 협력 관계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정책 경쟁이 가능한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힘으로 상대방을 밀어붙여 굴복시키는 ‘패권의 정치’가 아니라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상생의 정치가 절실하다. 화합과 통합은 국민적 염원이자 시대적 요구다. 동서의 지역 갈등과 좌우 이념의 간극을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고 상생과 공존의 길을 여는 길이기도 하다. 동과 서, 좌우를 아우르는 사회 통합과,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 고인이 남긴 뜻이자 우리 세대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책무다.
  • YS ‘차분한 영결식’… 노제·추모제 생략

    YS ‘차분한 영결식’… 노제·추모제 생략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정은 26일 오후 1시 25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2시에 열리는 영결식을 마친 뒤 46년간 보금자리를 틀었던 동작구 상도동 사저(私邸)를 한 바퀴 둘러본다. 행정자치부는 25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계획을 밝혔다. 영결식엔 1만여명이 초대됐다.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영구차는 서울대병원을 떠나 경복궁~광화문~세종대로~충정로~공덕오거리~서강대교를 거쳐 국회 영결식장에 도착한다. 영구차가 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며 입장하면 조악대 연주와 함께 영결식에 들어간다. 김동건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다. 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자부 장관의 고인 약력 보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조사,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추도사가 이어진다. 4대 종단이 참여하는 종교의식은 고인과 유족의 종교인 개신교에 이어 불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엄수된다. 고인과 가까웠던 김장환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 목사가 개신교 의식을 치른다. 이어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자료를 상영하며 차분히 넋을 기린다. 노제와 추모제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지내지 않기로 했다. 영결식을 마친 영구차는 상도동 사저에서 15분간 머문 뒤 인근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 앞을 서행하며 고인의 넋을 다시 한 번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 오후 4시 안장식이 열리는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장군 3묘역 우측 능선에 도착해 헌화 및 분향, 하관, 예배, 허토(許土·장례를 치를 때 봉분하기에 앞서 상주들이 흙 한줌씩을 관 위에 뿌리는 의식)로 국가장 절차를 모두 마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韓 교회, 유·불·무속 세계관 섞인 ‘비빔밥’”

    “韓 교회, 유·불·무속 세계관 섞인 ‘비빔밥’”

    개신교 신학자가 한국교회를 ‘비빔밥’에 빗댄 쓴소리를 내 화제다. 주인공은 이승구 합신대 교수(조직신학). 이 교수는 지난 16일 100주년기념교회에서 열린 ‘2015년 하반기 세계관동역회 세미나’를 통해 “성경엔 없는 종교 형식이 샤머니즘, 불교, 유교와 섞여 있다”며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비빔밥 종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를테면 비신자들이 새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큰일을 앞두고 지내는 고사를 기독교인들은 형식만 바꾼 예배로 대체해 드린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면서도 담임목사가 바빠 부목사나 전도사가 예배를 인도하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형식만 다를 뿐 비신자의 고사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남편, 아내에게 다시 태어나도 자신과 결혼하겠느냐고 묻는 불교적 사고나 돌아가신 부모님이 하늘에서 기도하심으로 우리가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 유교적 사고 등 비슷한 사례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구약, 신약이 뒤섞인 신앙생활도 지적했다. 구약 의식과 제사는 신약시대엔 하면 안 되는 것인데도 예배를 제사와 동일시하는 등 성전 개념과 사제의식이 뿌리박혀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목사들이 스스로 제사장적·선지자적 기능을 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신학교를 ‘선지 동산’이라며 신학교 졸업생들이 자신을 선지자로 생각하는 것이나 예배당 내 십자가며 촛대 형상들이 모두 성경적 유산이 아님에도 무분별하게 수용된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적 세계관은 성경에 따라 철저히 살아가는 것”이라면서 “기독교 세계관에 철저하다는 것은 성경에 철저하다는 것이고,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외쳤던 종교개혁적 정신에 철저하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도입을”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도입을”

    한국 개신교계가 일반 사회의 눈총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물질에의 지나친 예속이다. 실제로 대형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에서 돈과 관련한 비리와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교회, 목회자의 과도한 지출이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과 맞물려 지탄의 으뜸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정부의 ‘종교인 과세’ 추진을 앞두고 개신교계 내에서 사례비(교회에서 교역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나 보수) 책정, 교회 지출 등과 관련한 논의가 무성하다. 최근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서울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마련한 교회 재정 세미나는 비뚤어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한국교회의 재정건강성 증진을 통한 신뢰회복을 목표로 2005년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재단법인 한빛누리’가 힘을 모아 결성한 연대단체다.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목회자 사례비의 성격과 운영방식, 그리고 대안적 기준 마련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가운데 감리교신학대 유경동 기독교윤리학 교수와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의 주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유경동 교수는 “목회자 사례비는 성직수행의 노동이나 교회 재정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단지 하나님이 부탁하신 거룩한 소명을 감당할 때 주어지는 선물임을 먼저 각성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교회별로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를 지적하고 목회자 간 빈부격차 해소방법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유교수는 “교회별로 들쭉날쭉한 목회자 사례비는 기준 설정이 안 된 탓이 크다”면서 과도한 사례비의 오명을 벗기 위한 방편으로 일반 사회의 호봉제를 참고해 교단별 호봉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목회 기간과 교회재정, 학력,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재무와 회계법을 기반으로 기준을 세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호윤 회계사는 “목회자 처우를 교회가 감당하는 게 잘못이 아니라 일반적 상식을 초월한 지출이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는 “목회자가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재정 집행과정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목회자가 당초 교회가 책정한 사례비를 초과해 집행한 금액은 목회자 개인의 지출인데 이를 교회의 공적인 지출에 포함시킨다면 신도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계사는 따라서 “청지기 역할을 수행하는 교회가 사회의 모델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더 엄격한 기준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합창·도예·공부… 교도소에 울려 퍼진 ‘희망 하모니’

    합창·도예·공부… 교도소에 울려 퍼진 ‘희망 하모니’

    여성 재소자들이 합창단을 만들어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한다는 내용의 영화 ‘하모니’. 음대 교수 출신 재소자의 열정적인 지휘가 극을 이끌어 가는 이 영화와 비슷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교정 당국에 따르면 강원 영월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던 A씨는 교도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했다. 입소 전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실제로 합창단 생활을 했던 경험을 살려 재능 기부를 한 것이다. 그는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쳐 주면서 발성과 화성을 직접 가르쳤다. A씨의 지도를 받은 재소자 합창단은 매주 한 차례씩 교도소 내 개신교 예배가 열릴 때마다 무대에 섰다. A씨의 활약 덕분에 종교 집회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고 재소자들의 예배 참여율도 높아졌다. A씨는 동료 재소자들의 교정 교화에 도움을 준 점 등을 인정받아 ‘제70회 교정의 날’인 지난달 28일 가석방됐다. 경기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인 B씨는 전문 도공(陶工) 출신이다. 전국 기능경기대회나 교정작품전시회 등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B씨 역시 동료 재소자들에게 재능을 전수했다. B씨의 ‘제자’가 된 재소자들도 교정기관 내 각종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도예가로 성장하고 있다. 교정 당국 관계자는 “소년교도소에서는 학창 시절 성적이 우수했던 청소년들이 자율학습 시간에 검정고시를 함께 준비하는 동료에게 종종 영어나 수학을 가르쳐 준다”고 귀띔했다. 입소 전의 사회적 직위를 잊고 헌신적인 자세로 자원봉사를 하는 재소자들도 모범적인 교정 사례로 꼽힌다. 각 교도소에는 사회적 약자 수용시설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하는 ‘보라미 봉사단’이 있다. 정기적으로 보육원을 찾아 청소와 도배 등을 대신 해 주거나 노인들에게 이발이나 안마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5월 강릉교도소로 이감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최 부회장은 중증 수형자를 수발하는 일을 1년 4개월째 자원해서 맡고 있다. 중증 수형자 수발은 대소변을 받거나 목욕, 간병을 하는 등 고된 업무에 속한다. SK 관계자는 “교도소에 출몰하는 쥐를 잡는 것도 그의 몫”이라고 소개했다.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최 부회장은 이달 말이면 수형 기간의 75% 가까이를 채운다. 교도소 관계자는 “교도소도 사람들이 사람 냄새를 풍기며 사는 곳”이라며 “죄를 뉘우치는 데서 더 나아가 서로 의지하고 돕는 모습은 교정기관 내의 일상적인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바람직”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 교단별 호봉제 바람직”

     한국 개신교계가 일반 사회의 눈총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물질에의 지나친 예속이다. 실제로 대형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에서 돈과 관련한 비리와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교회, 목회자의 과도한 지출이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과 맞물려 지탄의 으뜸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정부의 ‘종교인 과세’ 추진을 앞두고 개신교계 내에서 사례비(교회에서 교역자에게 지급하는 급여나 보수) 책정, 교회 지출 등과 관련한 논의가 무성하다. 최근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서울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마련한 교회 재정 세미나는 비뚤어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한국교회의 재정건강성 증진을 통한 신뢰회복을 목표로 2005년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바른교회아카데미’, ‘재단법인 한빛누리’가 힘을 모아 결성한 연대단체다.  ‘목회자 처우, 공과 사의 구분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목회자 사례비의 성격과 운영방식, 그리고 대안적 기준 마련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가운데 감리교신학대 유경동 기독교윤리학 교수와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의 주장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유경동 교수는 “목회자 사례비는 성직수행의 노동이나 교회 재정에 비례하는 게 아니라 단지 하나님이 부탁하신 거룩한 소명을 감당할 때 주어지는 선물임을 먼저 각성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교회별로 천차만별인 목회자 사례비를 지적하고 목회자 간 빈부격차 해소방법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유교수는 “교회별로 들쭉날쭉한 목회자 사례비는 기준 설정이 안 된 탓이 크다”면서 과도한 사례비의 오명을 벗기 위한 방편으로 일반 사회의 호봉제를 참고해 교단별 호봉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목회 기간과 교회재정, 학력, 가족관계 등을 고려해 재무와 회계법을 기반으로 기준을 세우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호윤 회계사는 “목회자 처우를 교회가 감당하는 게 잘못이 아니라 일반적 상식을 초월한 지출이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는 “목회자가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면서도 재정 집행과정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목회자가 당초 교회가 책정한 사례비를 초과해 집행한 금액은 목회자 개인의 지출인데 이를 교회의 공적인 지출에 포함시킨다면 신도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계사는 따라서 “청지기 역할을 수행하는 교회가 사회의 모델이 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더 엄격한 기준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1] 징검다리 세습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1] 징검다리 세습

     우리 개신교계에서 세습은 가장 고질적이고 부작용을 양산하는 악습의 병폐로 꼽힌다. 그 승계의 방법도 종전 직계 자녀에게 담임 목사직을 곧바로 물려주는 직접 세습과는 달리 다양한 변칙의 승계가 횡행한다. 얼핏 열거해도 그 변종의 세습 양상은 천차만별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정도 다른 사람에게 담임을 하게 한 다음 아들에게 물려주는 ‘징검다리 세습’을 비롯해 지교회를 세워 아들을 담임목사로 가게 하는 ‘지교회 세습’, 비슷한 규모의 교회 목회자끼리 아들 목사의 목회지를 교환하는 ‘교차 세습’, 여러 교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다자간 세습’, 아버지 목사가 개척한 여러 교회 중 하나를 아들 목사에게 맡기는 ‘분리 세습’. 그런가 하면 아들이 개척한 교회에 아버지 교회가 통합한 후 그 교회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통합 세습’이며 아버지 목사가 자신과 가까운 목사에게 교회를 형식적으로 이양한 다음 이를 다시 아들 목사에게 물려주는 ‘쿠션 세습’까지 등장했다. ● 2013년 6월 이후 122개 교회 ‘세습’... 85개가 아들에 직접 세습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이 지난 5월 공개한 ‘변칙 세습 현황조사’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세습 방식의 다양한 사례는 차치하고라도 그 규모가 충격적이다. 2013년 6월 29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세습 사례를 수집한 결과 총 122개 교회가 세습했으며 그중 85개 교회가 담임목사 직을 아들에게 직접 물려주는 직계 세습을, 37개 교회가 법망을 피한 변칙 세습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유지도 하기 어렵다는 소수의 개척 교회를 빼면 세습을 하지 않는 교회가 어느 교회인 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다.  어떤 형식을 띠건 교회의 세습이 일반의 지탄을 받는 이유는 극명해보인다. 무엇보다 복음이 있는 ‘하느님의 집’이 물질과 권력의 공간으로 변질되는 세속화에 대한 경계일 것이다. 담임목사직과 교회의 자본을 대물림하는 ‘교회 사유화’와 ‘목사의 귀족화’는 교회가 공익적 종교기관이 아니라 일개 가족과 특정 개인을 위한 사기업임을 공인하는 격이라는 게 보편적인 견해로 통한다. ● 교단들 잇단 방지법에도 변칙세습 이어져... 식지않는 세습 욕망  그 세습을 향한 경계와 지탄의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교회 안과 바깥에서 높아져왔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자성과 개선의 몸짓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이른바 ‘대형교회 세습 원조’로 낙인된 충현교회의 고(故) 김창인 원로목사가 작고하기 몇 달 전인 2012년 6월 세습을 회개해 세상을 놀라게 한 게 대표적인 예이다. “아들 김성관 목사를 후임목사로 세운 게 일생일대의 가장 큰 실수”라면서 하나님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 여파인지 일부 교단에서 세습 반대의 목소리와 바꾸자는 작은 노력들이 이어졌다. 2012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개신교사상 처음으로 담임목사직 세습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한데 이어 이듬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예장통합)와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이 정기총회에서 잇따라 세습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문제는 변칙의 세습이 교단들의 순차적인 세습금지법 마련 이후에 더 기승을 부렸다는 데 있다. 실제로 세반연측은 세습방지법 논의가 본격화한 이후 변칙 세습의 비율이 매우 높아졌다고 개탄한다.  개신교 교단중 처음으로 지난 2012년 세습 방지를 결의했던 기감이 변칙세습에도 제동을 걸고 나서 화제가 되고있다. 지난달 29일 총회 입법의회에서 이른바 ‘징검다리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2012년 세습방지법을 통해 ‘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를 연속해 동일교회의 담임자로 파송할 수 없다’고 명시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부모가 담임자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나 자녀의 배우자를 10년간 담임목사로 파송할 수 없다’고 정한 것이다. 500명 정원의 총대 중 411명이 투표해 찬성 212표, 반대 189표, 기권 10표가 나와 23표 차로 결의됐다고 한다. 그런데 법안에 대한 총대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역차별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교회에서 담임자를 결정하는 교회 의회제도의 결정권까지 박탈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지금 이땅 목회자들의 보편적인 의중을 대변하는 입장들로 비쳐져 안타깝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0] 추락하는 종교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20] 추락하는 종교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종교를 우려한다’ 이제 더 이상 충격적이지도, 새삼스럽지도 않은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종교를 보는 사회 일반의 공감 차원에서 자주 쓰이지만 그 비아냥의 주 표적인 종교계는 각성의 기미를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죽하면 ‘종교 무용론’까지 등장할까. 악화하는 민심을 보면서 종교의 추락을 거듭 곱씹게 된다.  최근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의 조사는 그 ‘추락의 종교’를 또 한 번 들춰내 민망하다. 신뢰도는 여전히 떨어지는 추세인 가운데 종교계며 성직자의 호감도 역시 별반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 만 16세 이상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한국의 사회·정치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였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았던 종교계에 대한 신뢰도는 고작 11.8%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2%나 급락한 수준이다. 종교별, 성직자별 신뢰도는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여전히 천주교(39.8%)가 가장 높았고, 다음은 불교(32.8%), 개신교(10.2%)였다.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는 종교계에 대한 호감도와 비례했다. 신부가 51.3%로 가장 높았고, 스님 38.7%, 목사 17% 순이었다.  신뢰도가 폭락한 것과 달리 종교의 영향력에 대해선 40.4%가 증가했다고 응답해, 감소했다(19.4%)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영향력은 늘어나는데 신뢰도는 급속히 떨어진다고? 아이러니가 아닌가. 바로 기대에 못미치는 ‘한심한 종교’에 대한 냉정한 성적표 쯤으로 풀이된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종교별 영향력의 크기이다. 개신교가 ‘영향력이 크다’는 응답이 42.3%로 가장 높았고, 천주교는 36.3%, 불교는 26.7%였다. 여타 종교에 비해 피부로 느끼는 사회적 접촉과 공감의 잣대는 개신교 쪽으로 많이 기울어있는 셈이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모두 ‘약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위로한다’는 항목에 대한 긍정 평가가 가장 높았던 반면 3대 종교 모두 재정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부정 평가가 가장 높았다고 한다. ‘믿지 못할’ 종교에 대한 기대. 종교의 가치를 여전히 인정하면서도 세속에 물든 오염과 타락을 비판하는 경계의 민심이 날카롭다.  지금 세상에는 과학과 종교의 가치와 역할을 저울질하는 시비가 적지않다. 원리와 법칙에 충실한 믿음의 공공 영역인 과학이 바로 종교라는 입장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 이유 탐색과 인류 공동선(善)을 추구하는 종교가 우월하다는 주장이 극명하게 대립한다. 현실적인 효용 가치를 높이 사는 과학의 추종자들은 그래서 자주 ‘종교 무용론’을 들먹인다. 머지않아 종교는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 이에대해 종교 옹호론자들은 부작용과 인간 존엄의 훼손을 들어 과학 위에 종교를 놓는다. 그런데 따져보면 과학이나 종교나 더 높은 삶의 지향을 목표로 하는 공공의 영역 아닌가. 그래서 종교가 더 청정하고 세속의 그늘에서 떳떳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게 아닐까.  ‘인류가 지닌 최고의 도덕률’ 종교를 높이는 이 명제가 갈수록 빛을 잃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 땅의 많은 사찰이며 성당, 교회들엔 ‘참 나’(眞我)를 찾는 구도와 기도의 행렬이 넘쳐난다. 나치에 추방당한 최초의 비(非)유대인 교수라는 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1886-1965)의 말 마따나 정말 “종교는 인류의 최고의 영예이며 또한 가장 깊은 치욕”일까.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카·스, 美 대선 경선판 흔들다

    카·스, 美 대선 경선판 흔들다

    ‘벤 카슨과 버니 샌더스를 주목하라.’ 미국 차기 대선 경선 후보인 공화당 벤 카슨과 민주당 버니 샌더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외과의사 출신인 카슨은 지지율 1위를 지켜 온 도널드 트럼프를 처음으로 눌렀고, 샌더스는 안보 관련 파격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BS와 뉴욕타임스가 발표한 공화당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슨은 26%의 지지를 얻어 22%에 그친 트럼프를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카슨이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카슨은 지지 기반인 보수적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를 20% 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럼프가 자신이 정통 개신교도임을 부각하며 카슨의 신앙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로써 지난 7월 이후 100일 이상 몰아친 ‘트럼프 대세론’이 꺾이고 또 다른 아웃사이더인 ‘카슨 돌풍’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이번 여론조사는 28일 공화당 3차 TV 토론을 앞두고 아이오와주 몇몇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누른 카슨에게 더욱 가속도가 붙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맞서고 있는 샌더스는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외 미군 주둔과 무기시스템 판매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회계감사”라며 “특히 우리에게 5000개의 핵무기가 필요한지, 경우에 따라 우리보다 부유한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전 세계적 차원에서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한국의 경우처럼 말이냐’고 묻자 그는 “한국이나 유럽을 말하려는 게 아니지만 이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국방부와 계약한 업자 대부분이 대규모 비용 초과가 이뤄지는 곳에 무기시스템을 들여다 놓고 있다”며 “이는 엄청난 손실”이라고 말했다. 샌더스의 발언은 주한 미군이나 무기시스템 도입을 특정하지 않으면서도 국외 미군 주둔 자체에 부정적인 개인적 소신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법인세 인상은 뇌관… 경제활성화 7개법안은 올해 넘기면 자동 폐기

    국회가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법안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특히 경제 관련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세법개정안, 노동 개혁 5개 법안 등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심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은 올해 통과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25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경제 법안 중 최대 쟁점은 세법개정안이다. ‘법인세 인상’ 논란은 올해도 계속된다. 야당은 법인세 실효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여당은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라며 맞서고 있다.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강화하고 복지 지출 효율화 등으로 재정의 누수를 막는 방법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종교인 과세도 ‘뜨거운 감자’다. 여야와 정부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내년 총선이 부담이다. 일부 개신교 교단의 반대가 심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눈치만 살피는 상황이다. 야당은 서민·중산층 재테크를 위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에 대해 실효성이 없고 고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을 준다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5년간 수익 중 200만원까지만 비과세하고 은퇴자나 주부, 농어민 등은 가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당도 야당의 문제 제기에 수긍하는 편이어서 서민층의 비과세 혜택과 가입 대상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늬만 회사 차(車)’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업무용 차량을 개인 용도로 쓰면 차값, 리스료, 기름값, 보험료 등을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담았다. 임직원 전용 보험에 가입하고 운행일지를 쓰면 비용을 인정하기로 했지만 비용 인정액에 상한선을 두지 않았다. 여야 모두 상한액을 둬 고가 수입차에 대한 특혜를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 개혁 5대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도 관심이다. 통상임금 개념과 근로시간 단축이 핵심인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을 2년 연장하는 기간제 근로자법 개정안 등이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 개혁의 핵심 과제로 무조건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야당은 비정규직만 늘릴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3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 등 경제 활성화 관련 7개 법안도 이번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자동 폐기된다. 내년 4월 총선 이후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의료 민영화 등에 반대하는 야당에 번번이 막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16] 수능 삼천배 철야기도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16] 수능 삼천배 철야기도

     대학입시 철을 앞두고 종교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전국의 이름 난 사찰이며 교회, 성당들이 수험생과 학부모 모실 채비를 하느라 부산하다. 해마다 이 때 쯤이면 어김없이 목도할 수 있는 연례 행사.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자 연례의 ‘당연한’(?) 풍속도 쯤으로 다가온다.  서울 강남의 고찰 봉은사는 올해 가장 먼저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정진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다음달 13일 있을 수능시험을 앞두고 25일 대웅전, 법왕루, 임시법당 등에서 3000배 철야정진 기도를 진행한다고 한다. 도심 속 천년 고찰 봉은사가 또 한 차례 야단법석을 이룰 전망이다. 봉은사에 이어 대구 팔공산의 갓바위며 이른바 ‘기도 발’ 잘 받는다는 영험한 종교 명소들에서도 비슷한 기원의 종교 행사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개신교의 예배당이나 천주교의 성당에서도 설교, 미사 때마다 ‘수능 시험 잘보게 해달라’는 기도며 강론의 말씀들은 이미 넘쳐난다.  시험 당일 외국어 듣기평가 시간이면 비행기 이착륙도 멈추는 나라, 새벽부터 수험장 앞에서 수험생을 격려하는 후배·동문들의 응원전이 전쟁터 못지않은 나라, 시험 시간에 늦은 수험생을 경찰이 차량이며 오토바이로 부랴부랴 수송하는 나라…. 경쟁의 열기가 뜨거운 입시 당일의 수험장에 들어가보면 ‘왜 입시 제도가 이 모양인 지’,‘꼭 이래야만 하는 지’ 같은 의심과 불평은 묻히기 일쑤이다.  그 살풍경의 뒷 전엔 늘상 ‘우리 아들 딸, 실수없이 시험 잘 보라’는 염원과 바람의 신심이 넘쳐난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내내 수험장 문 밖에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학부모며 가족들의 행렬이 아주 익숙하게 펼쳐진다. 그 뿐인가, 시험 시간에 맞춘 정숙한 기도와 간절한 신심의 몸짓들은 사찰과 교회, 성당에서도 하루종일 이어진다.  ‘학업 원만성취’‘부처님 가피’‘하느님의 보우하사’같은 입시 철 단골 축원이며 설교, 강론엔 ‘지나치다’는 여론이 쏠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지나치다’는 기도와 축원의 열기며 행렬이야 어찌 학부모들 만의 탓일까. ‘기복 신앙’의 절실한 단면이라지만 신앙이 있고 없고를 떠나 너도 나도 그 행렬에 동참하게 되는 것을. 그리고 3000배 같은 힘겹고 피곤한 몸짓들도 ‘자식 잘되라’는 생각 앞에선 터럭처럼 하찮기만 한 것을?.  기복 신앙이면 어떨까. 어차피 종교는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나의 행복과 남의 평안을 함께 비는 기원의 문화 영역이다. 위로는 깨달음(菩提)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들의 바른 삶을 추구하는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높은 경지라면 더 좋겠지만, 일반의 신행에선 ‘나의 절박함’이 우선 아닌가. 기복의 신행을 탓 하기 앞서 세상의 모순된 허물이 더 큰 ‘눈엣 가시’가 아닐까.  올해 봉은사 ‘3000배 철야정진’엔 또 얼마나 많은 신심이 모일까. 밤을 새워 몸을 굽히고 펴는 용맹의 정진 마디마디에엔 얼마나 많은 간절함이 담길까. 철야정진을 알리는 봉은사 안내문의 문구가 눈에 쏙 든다. ‘삶을 돌이켜 참회하고 청정한 삶을 살아갈 계기’ 그 청정한 문구 대로 내 절박함이 남의 안녕과 평화로 곧장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그 절박한 기도에 얄팍한 ‘종교 상술’들만 얹히지 않는다면….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⑮ 종교인은 내겠다는데?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⑮ 종교인은 내겠다는데?

     ‘종교인은 내겠다는데 정치권은 왜 눈치를 보나’ 요즘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돌아가는 추세가 참 희한하다. 종교계는 대부분 과세에 찬성하는데 정작 정치권은 미적미적 딴 청이다. 주인과 객이 뒤바뀐,우스운 양상이 아닐 수 없다.●정치권 ‘성스러운(?) 종교 행위 근로 개념으로 보는게...’ 과세에 미온적  종교계는 원래 자신들에 대한 정부의 과세 방침을 썩 내켜하지 않았다. 일단 성직자와 교직자들의 성스러운(?) 종교 행위를 근로의 개념으로 본다는게 영 마뜩치 않았던 것이다.스님이나 목사, 신부의 법회며 예배, 미사까지 정부가 근로의 영역에 포함시켜 세금을 매긴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세금을 매긴다면 어떤 부분, 어느 정도를 대상으로 삼아야할 지의 구분이 막막했던 사정도 종교인 과세 반대의 적지않은 요인이었다. 실제 종교계에서 과세 대상에 포함될 성직자는 그닥 많지 않다는 게 종교계의 공통된 견해이다. 개신교의 경우 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준의 사례비를 받는 목회자가 전체 목회자 가운데 얼마나 될까. 천주교 신부나 절집의 스님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계가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찬성 쪽으로 돌아선 건 예외없는 과세라는 ‘조세 평등주의’의 요구가 컸던 때문이다. 더이상 종교계를 향한 사회 일반의 과세 요구를 ‘남의 집 일’마냥 모른 체하고 물러설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대부분 수 년 전부터 공식적으로 과세 찬성의 입장을 밝혀왔고 개신교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 성향의 교단들이 과세 찬성 입장을 앞다투어 천명하는 한편 교회와 목사들 사이에 ‘자발적 납세운동’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천주교 사제들이야 이미 오래 전부터 원천징수를 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일부 보수 교단이 종교인의 고유 종교행위에 대한 과세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종교인 과세’는 대세라는 여론이 형성돼있는 게 분명하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한 포털사이트에서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합니다’ 제하로 전국민 서명운동에 앞선 예비서명운동을 진행중이다. 500명을 목표로 지난달 24일부터 진행된 서명은 벌써 목표치의 80% 이상을 넘겼다고 한다. 네티즌들의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은 ‘확고한 찬성’이고 모든 종교인들이 과세에 동참하라는 압력으로 비쳐진다. 한편으로는 종교인 보다 정치권을 염두에 둔 우회적 캠페인의 성격도 엿보인다.●조세소위 의원 9명중 2명만 ‘과세’ 찬성... 또 무산되려나 정부는 지난 2013년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국회의 법률 제정 없이도 종교인 과세가 가능하도록 만들었고 2016년 1월부터 과세 추진 방침을 정했다. 지난 8월 6일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종교소득에 대한 과세를 법률에 명시하겠다고 밝힌 터이다. 그런데 네티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종자연은 “정부가 종교인 과세의 책임을 국회로 떠넘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종교인 과세 시행에 꼭 필요한 사전 절차인 법률 명시에 국회의원들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항간에는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여야의원 9명 중 종교인 과세에 찬성한 의원은 단 2명 뿐이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 설문 결과가 사실이라면 이번에도 ‘종교인 과세’는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일반의 ‘조세 평등주의’에 대한 요구와 종교인들에 대한 기대가 크고, 그에따른 종교인들의 과세 동참 천명이 확산되는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다. 국회의원들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말할 나위 없이 내년 총선을 의식한 눈치보기임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공연히 종교계를 건드려 표심을 잃지 않겠다는 속내가 빤히 읽힌다. 정작 종교계는 내겠다는데….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우너 kimus@seoul.co.kr  
  •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⒁ 종교 수장들의 사형 폐지 공동성명

    [김성호기자의 종교만화경] ⒁ 종교 수장들의 사형 폐지 공동성명

     사형제(死刑制)에 대한 일반의 심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인권 침해와 경솔한 생명의 경시를 우려한 반대 입장이 있는가 하면 극악 죄를 지은 인권까지 보호할 필요가 없으며 재발 차단을 위해 영구격리해야 한다는 찬성의 입장 또한 만만치 않다. 사형집행을 둘러싼 각국 추세도 그 법 심리와 크게 동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인권 침해나 오판 위험성, 권력유지 수단의 악용 등 부작용을 근거로 많은 나라들이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없애는 흐름이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분의 2 이상이 법적, 또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198개국 중 140개국이 사형을 폐지했고 사형이 존치하고 있는 나라는 58개국 정도이다. ●사형은 스스로 참회할 기회 마저 박탈... 종교계, 일반사회보다 부정적 종교에서 사형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회 일반에 비해 훨씬 부정적이다. 생명 존엄의 훼손과 인위적 멸실에의 강한 거부감 때문이다. 자비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불교는 살생을 근본으로 여겨 특히 반대입장을 공고히 한다. 죽음이란 단멸의 끝이 아니라 생명의 연속선상에 있는 하나의 과정인 만큼 사형제는 제 잘못을 스스로 참회하여 새롭게 태어날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하는 것으로, 다음생인 내생까지 이어져서 한 생명의 새로운 탄생을 처음부터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여긴다. 기독교는 천부의 생명·인권설과 심판론에 기울어있긴 하지만 인위적이고 법적인 죽임에 대한 인식은 불교 못지않게 부정적이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국내 7대 종단이 20일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의 국회통과를 호소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원불교 교정원장, 천도교 교령, 유교 성균관장, 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이른바 7대 종단의 수장이 뜻을 모았다. 성명에는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꿔 생명존중의 세상을 만들자’는 종교인들의 간곡한 호소가 담겼다. 모처럼 종교계 대표들이 한 데 모은 연대의 호소가 절절하다.  그런데 사형제에 대한 사회의 심리가 갈리는 것 못지않게 종교계에서도 그 논란은 어수선하다. 이를테면 사회에서 사형이나 다름없는 성직자 신변에 대한 극단의 조치를 둘러싼 갈등과 마찰이다. 무거운 죄를 저지른 수행승을 승단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불교의 멸빈(승적박탈)과 개신교의 출교(黜敎)는 사형에 해당하는 종교계의 대표적 극단 처형이다. 지금 조계종의 큰 이슈가 되고있는 서의현 전 총무원장의 멸빈(1994년) 조치는 종단을 휘청거리게 만들 만큼 뜨거운 사안으로 떠올랐다. 개신교에선 ‘교회 바깥에도 구원이 있을 수 있다’는 종교 다원주의 발언으로 유명한 감리교의 고(故) 변선환 감리교신학대 학장의 출교가 여전히 회자된다. ●비정성적인 종교계의 멸빈-출교도 돌이킬수 없는 희생 불러올수도 서의현 원장의 경우 지금 개혁종단이 있게 한 1994년 정화운동의 소산이란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범법과 범계 행위에 대한 종단 대중들의 벼랑끝 조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멸빈 조치의 절차와 동기 소멸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감리교 변선환 학장의 경우 1992년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부인했다’는 죄목으로 감리교회법상 최고형인 ‘출교’ 형을 받아 23년이 흘렀지만 교단 차원의 공식 복권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법으로 사람을 정죄하고 목숨을 끊어 거세하는 사형 선언과 집행은 백 번의 걸러내기와 재확인도 모자랄 것이다. 정의와 절차를 도외시한 비정상의 정죄와 집행은 돌이킬 수 없는 희생과 원망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어느 한쪽의 폭력에 의한 격리와 단명은 더욱 심각한 불협화음과 충돌로 이어지기 일쑤이다. 종교계의 멸빈과 출교에 세속의 잣대가 자주 겹쳐보이는 까닭이 무엇일까. 7대 종단 수장들의 사형제 폐지 공동성명에 종교계의 속 사정을 조심스럽게 얹어본다.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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