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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 분쟁·갈등 최대 요인 ‘재정 전횡’

    한국 개신교 교회 분쟁·갈등의 가장 큰 요인은 재정 전횡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지난 한 해 동안 대면, 전화, 이메일을 통해 진행한 162회의 교회 분쟁 상담 분석결과이다. 교회문제상담소가 12일 발표한 ‘2016년 상담 통계 및 분석’에 따르면 재정 전횡이 20.7%(53건·중복응답 허용)로 가장 많았다. 재정 전횡에는 회계 처리의 불투명성, 배임·횡령 혐의 등 재정 운용·관리의 전반적인 부분이 포함된다. 이어서 목회 부실과 표적 설교·이단 매도가 15.2%(39건), 독단적 운영 11.3%(29건), 목회자 성폭력과 성적 비행 9.3%(24건), 교회 세습 8.2%(21건)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 규모에선 100명 이하 교회의 상담이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100~500명 이하 28건, 1000명 이하 11건 등으로 소규모 교회일수록 갈등, 분쟁이 심했다. 또 교회 문제로 인한 상담도 증가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107건이던 상담횟수가 2013년 117건, 2014년 131건, 2015년 144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엔 162건으로 가장 많았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의 의사결정 권한이 여전히 소수 목회자에 집중됐고, 불투명한 교회운영과 남성 중심적이고 강압적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분쟁을 겪고 있는 개별 교회를 돕기 위해 교회문제상담소를 세워 2003년부터 13년간 교회상담을 진행해왔다. 한편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최근 발표한 ‘한국교회에 대한 언론인 인식조사’도 이와 맞물려 비슷한 경향을 보여 눈길을 끈다. 중앙·교계 일간지 및 방송사, 인터넷 언론사 기자 225명 대상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한국 교회의 최대 선결과제로 세속화·물질주의(44.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목회자 자질 부족(34.2%), 양적 팽창(33.8%), 지나친 개교회 중심(16.9%) 순으로 응답했다. 한국 사회 속 교회의 긍정적 역할 수행과 관련해선 ‘잘 못하고 있다’가 64.9%를 차지한 반면, ‘잘하고 있다’는 34.7%에 그쳤다. 교회의 긍정적 역할 부분에 대해선 ‘사회봉사·구제’(73.3%)와 ‘개인신앙 차원의 위로와 평안’(71.1%)이라는 중복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배화여고 본관·과학관 문화재 등록

    배화여고 본관·과학관 문화재 등록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 본관과 과학관이 등록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배화여고 과학관을 등록문화재 제672호 ‘서울 배화학원 캐롤라이나관’, 배화여고 본관을 등록문화재 제673호 ‘서울 배화여자고등학교 캠벨기념관’으로 각각 등록했다고 6일 밝혔다. 두 건물은 근대 여성 교육시설로의 보존·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배화여고는 미국인 선교사 캠벨(1852~1920)이 1898년 여성 교육과 개신교 전파를 목적으로 종로구 내자동에 설립했다가 1915년 지금의 필운동 자리로 이전했다. 1898년 배화학당 설립 당시 이름인 ‘캐롤라이나 학당’에서 이름을 딴 ‘서울 배화학원 캐롤라이나관’은 1915년 2층 규모로 건립됐고, 1922년 3층과 4층(지붕층)을 증축했다. 1926년 건립된 ‘서울 배화여자고등학교 캠벨기념관’은 4층(지붕층 포함) 건물로 1977년 대규모 보수를 거쳤으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철근 콘크리트 상인방(上引枋·입구 위에 수평으로 가로질러 놓는 석재)을 사용해 커다란 창호를 설치한 점이 특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국 교회 통합’ 선언했지만… 마침표 없는 갈등

    ‘한국 교회 통합’ 선언했지만… 마침표 없는 갈등

    ‘한국 개신교 통합인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인가.’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추진위)가 지난 연말 출범을 전격 결의해 오는 9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창립예배를 갖는 새 연합기관 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한교총)의 운항이 순탄치 않을 조짐이다. 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사실상의 한기총 확대 개편이란 시선과 한기총과 한기총·한교연에 속하지 않은 교단들이 섞인 제3의 연합기관이란 평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교총 출범 이후에도 교단들의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추진위가 밝힌 대로라면 한교총은 한국 개신교 최고의 단일 연합기관 성격을 갖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이성희 총회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대신 이종승 총회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여성삼 총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 이영훈 총회장,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유관재 총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정명구 감독회장이 출범에 이름을 올렸고 전체 23개 교단중 16개 교단이 출범에 동의한 상태이다. 이 교단들의 교세는 한국교회의 95%를 차지한다. 추진위 결의대로 한교총이 출범할 경우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개신교 최대의 연합기관이 생겨나는 셈이다. 하지만 한교총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우선 한기총에서 분리한 한교연이 새 연합기관 출범에 마뜩지 않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교연은 새 대표회장을 선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새 연합기관 탄생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기총·한교연 분열의 큰 이유 중 하나인 일부 교단의 이단해제 문제도 완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여기에 추진위가 출범을 결의하는 과정에서 각 교단이 정지작업을 선결하지 않았다는 점도 갈등의 원인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기감의 경우 최근 총회 실행부위원회에서 ‘한교총 가입 인준의 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지만 일부 목회자 그룹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기감처럼 가입에 동의한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실제로 얼마나 한교총에 참여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일단 추진위 측은 9일 창립예배를 놓고 “발기식 정도의 선언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며 통합을 위한 세밀한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임원회와 총회를 비롯해 각 교단의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만큼 한동안 개신교계의 완전한 통합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추진위는 지난 연말 모임을 통해 예장통합과 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3개 교단의 현직 총회장들이 공동대표를 맡고 여기에 기성과 기침, 기하성, 대신을 더한 7개 교단의 총회장들로 상임회장단을 구성키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유현목의 오발탄·춘몽… 예술은 이렇게 잉태됐다

    유현목의 오발탄·춘몽… 예술은 이렇게 잉태됐다

    한국 영화의 거목 유현목(1925~2009) 감독의 특별전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유 감독은 데뷔작 ‘교차로’(1956)부터 유작 ‘말미잘’(1994)까지 약 40년 동안 극영화 43편, 실험영화 및 기록영화 3편 등 모두 46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이 중 전후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과 시대상을 담은 ‘오발탄’(1961)은 한국 영화와 관련된 각종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실향민이자 개신교도였던 유 감독은 개개인의 삶을 억압하는 전쟁과 분단의 역사적 현실, 그로 인한 실존적 고뇌 등을 작품에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리얼리즘 작가이면서도 표현 양식 측면에서는 실험성이 강해 영화를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인 박근자씨가 지난해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위탁한 유품들을 통해 유 감독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훑어볼 수 있다. 각종 영상물과 수상 트로피, 메모가 빼곡한 시나리오와 콘티 등 수백점에 달하는 자료와 영상자료원이 보유하고 있는 영화 스틸 사진 및 포스터 등이 실존(분단), 구원, 실험의 세 가지 키워드로 나뉘어 전시된다. 유 감독의 작품들을 다시 감상하는 기회도 곁들여진다.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오는 10일부터 엿새 동안 ‘사회 묘파의 리얼리스트: 유현목 감독 특별전’이라는 이름으로 ‘오발탄’과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양식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춘몽’(1965), 한국 문예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김약국의 딸들’(1963), 민족 분단의 비애를 그린 ‘장마’(1979) 등 13편이 상영된다. 전시와 영화 관람 모두 무료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 (02)3153-2053.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변화와 개혁의 새해가 되기를”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민족종교 등 종교계 지도자들이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앞두고 29일 일제히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지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격랑이 몰아칠 정유년이 변화와 개혁의 새해가 되기를 한결같이 기원했다. 낡은 것 버리고 새로운 것 창조 ●염수정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암흑이 우리를 감싸도 아침의 해는 떠오른다. 끊임없이 발전과 성숙을 위해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덕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위해 희망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모두가 나사렛 성가정(聖家庭)을 본받아 사랑과 나눔 안에서 큰 기적을 이뤄 내기를 바란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가득하기를 빈다. 특별히 가장 가까운 이에게 주님 은총의 기쁨을 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사회문제 하나하나 해결하자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국 교회와 대한민국, 그리고 온 세계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기를 기도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암울했던 2016년을 보내면서 한국 사회는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정치권력 구조의 불균형과 사회의 어둠과 문제들을 이제는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자세로 2017년을 열어 나갈 때 새 희망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특별히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다. 변화의 시작은 회개이며 반성이다. 죄의 길에서 돌아설 때 비로소 진정한 회복이 일어날 것이다. 세상의 주인공으로 위기 극복을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불교에서 닭은 중생의 고통을 덜어 주는 군다리보살(軍茶利菩薩)의 화신이며 약사여래를 수호하는 12나한 가운데 진달라(眞達羅)를 상징한다. 그 기운과 복덕이 모두에게 두루 가득한 정유년이 되기를 발원한다. 언제 어디서나 주인공으로 살아간다면 그 자리가 곧 가장 진실하고 행복한 자리가 될 것이다. 우리가 내 삶과 세상의 주인공으로서 지혜로운 판단과 선택으로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건설한다면 역사는 정유년을 희망과 행복의 해로 기록할 것이다. 한 해의 행복과 불행이 우리의 마음가짐과 실천에 있음을 깨달아 새해를 밝고 희망차게 열어 가자. 화해와 화합으로 새 세상 열자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 묵은 어둠을 밀어내며 정유년 새해가 밝아 온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혼란과 변혁의 중심에는 자기중심을 잃어버린 심법(心法)의 문제가 있다. 자신에게 내재된 신성(神性)과 광명을 되찾은 온전한 인간, 큰마음을 쓰는 대인이야말로 묵은 세상을 떨쳐 내고 홍익인간의 위대한 이념을 온 세상에 펼쳐 나가는 역사의 주역이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대자연과 소통하고 수행을 생활화해 마침내 천지와 하나되는 참인간인 태일이 되고, 인생과 역사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기를 기도한다. 화해와 화합으로, 상처받은 이들이 다 해원(解寃)하고 모두 함께 상생(相生)의 새 세상을 열어 나가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사상 처음으로 뒤바뀐 일상들] 개신교 > 불교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사상 처음으로 뒤바뀐 일상들] 개신교 > 불교

    개신교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불교 인구를 추월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종교가 있는 인구는 직전 조사 때인 2005년보다 297만 2000명 감소한 2155만 4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인구의 43.9%로 10년 전에 비해 9% 포인트 감소했고, 종교가 없는 인구 비율은 2005년 47.1%에서 56.1%로 늘어 종교가 있는 인구 비율을 앞질렀다. 종교별로는 개신교 인구가 967만 6000명(19.7%)으로 가장 많았고 불교 761만 9000명(15.5%), 천주교 389만명(7.9%) 순이었다. 198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종교를 조사한 이후 처음으로 개신교 인구가 불교를 추월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태백·소백산맥 서쪽 지역인 전북(26.9%), 서울(24.2%), 전남(23.2%)에서 개신교 신자 비율이 높았다. 반면 동쪽인 울산(29.8%)과 경남(29.4%), 부산(28.5%)에선 불교 신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천주교 신자 비율은 서울(10.7%), 인천(9.5%), 경기(9.0%) 순으로 주로 수도권 지역에서 높았다. 이런 결과에 대해 불교계는 10년 사이에 신도가 300만명 가까이 줄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라는 점과 현장 조사원들의 종교 편향이 영향을 미쳐 결과의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종교 조사는 조사표 설계, 조사원 교육 등 모든 조사 과정에서 편파 시비가 발생하지 않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라면서 “이번 결과는 지난해 갤럽 조사나 한국종합사회조사,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와 흐름상 대체로 일치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최초 한글 신약성서 문화재 됐다

    최초 한글 신약성서 문화재 됐다

    1882년 3월 24일 중국 선양의 문광서원에서 발행된 최초의 한글 신약성서인 ‘예수성교 누가복음전서’ 등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시절의 개신교 서적 4건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은 아울러 1959년 서울 용산구에 건립된 ‘해병대사령부 초대교회’ 등 3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예수성교 누가복음전서’는 스코틀랜드 연합장로회 소속 존 로스 선교사와 이응찬·백홍준 등이 번역한 한글로 된 첫 신약성서다. 한국 교회의 성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성경 번역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조선시대 천주교 신자인 이수정이 1885년 일본에서 국한문으로 번역한 ‘신약 마가전 복음서언해’, 최초의 한글 구약성서인 ‘구약전서’, ‘예수성교전서’가 문화재가 됐다. 이날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해병대사령부 초대교회는 해병대 기독교 신앙의 근거지로서 군종사(軍宗史)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병대는 진해, 부산에서 임시 건물을 교회로 사용하다 사령부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250㎡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지었다. 이 교회는 1973년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면서 오랫동안 방치됐으나 2003년 보수공사를 거쳐 교회로서의 기능을 회복했다. 이와 함께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자이크 제단화’와 1908년 간행된 ‘찬송가’(Union Hymnal)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자이크 제단화’는 높이가 8.6m에 이르는 커다란 그림으로, 상단과 기단 부분은 1927~1928년 제작됐고 하단은 1938년에 만들어졌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찬송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파 연합 찬송가로 악보 없이 가사만 수록된 점이 특징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개신교계 신사참배 거부 독립운동가 서훈 청원 운동 돌입

    개신교계에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한 개신교 인사들에 대한 독립운동가 서훈 (재)청원 운동이 일고 있다. 15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아침과 김한표, 이주영, 이혜훈 의원 등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술토론회를 통해 ‘’주요 교회나 단체, 개인을 대상으로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국가보훈처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 당시 ‘신사참배거부 항거투쟁’은 기독교 신앙행위 곧 종교 활동을 넘어, 잃어버린 조국을 되찾으려는 민족저항운동이었고, 애국항일독립운동이었다”고 청원 추진 배경을 밝혔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독립운동가 추서를 요청할 신사참배 거부운동가 중 1차로 △한상동 목사 등 장기간 투옥된 11명 △조수옥 권사 등 여성 거부운동가 6명 △최봉석 목사 등 순교자 3명 △한부선(Bruce F. Hunt) 등 선교사 5명 △기타 항일독립운동가 3명 등 28명이 선정됐고 이들에 대한 ‘10만 명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주교 군종 신부 사상 처음 100명 시대

    천주교 군종신부가 2017년 6월 처음으로 100명 수준에 이르게 된다. 15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내년 충원되는 천주교 군종신부는 육군 13명, 해군 4명, 공군 3명 등 모두 20명이다. 올해 해군 3명에 이어 내년 공군 1명이 증원되면 정원이 100명으로 늘어난다. 군종신부의 세 자릿수 기록은 6.25전쟁기인 1951년 2월 28일 육군 군종요원 1기로 조인원 신부 등 11명의 신부 입대이후 66년 만의 일이다. 한편 현재 종교계에서 군종장교를 파견하고 있는 종단은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개 종단. 이가운데 군종 목사가 250명대로 가장 많고 군종 법사가 130명대, 군종신부 100명, 원불교 군종 장교 3명 순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응답하라 국회” 촛불 5000개 여의도로…박사모, 탄핵안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종교계 등은 차질 없는 탄핵 표결을 주장하며 국회를 압박했다. 촛불집회를 이끌어 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국회 인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시국토론회를 가졌다. 비가 내렸지만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국회는 응답하라”, “국회는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는 정의당,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참여해 시민자유발언대, 탄핵 릴레이 토크쇼 등을 열기도 했다. 5살, 2살짜리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수정(37)씨는 “광화문광장 집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늦었지만 힘을 보태고 싶어서 나왔다”며 “평일 저녁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면 국회도 민심을 받아들여 올바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6)씨는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 지금까지 나서지 않았던 국민들까지 광장에 쏟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퇴진행동은 지난 7일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8~9일 국회 본관 앞 광장을 집회 장소로 개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정 의장은 “자유로운 의정활동과 의사표현이 제한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국회 정문 앞 무대 설치와 집회를 허용하고 차벽은 설치하지 않도록 경찰에 요청했지만, 이날 주최 측이 준비한 ‘국회 포위 인간띠 행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도 이날 경기 평택시청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2차 상경투쟁을 시작했다. 농민 200여명은 트랙터 6대, 화물차 30여대를 끌고 수원을 거쳐 9일 오후 2시 국회에 도착한다. 이외 퇴진행동은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하고 인증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등 탄핵안 가결 촉구 시위를 이어갔다. 문화예술인 단체인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전국언론노조와 공공운수노조 등 노동계도 이날 국회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탄핵안 가결을 압박했다. 서울대 교수 796명은 이날 오전 학교 4·19 기념탑 앞에서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2차 시국선언을 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 차례에 걸친 담화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할 때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즉시 탄핵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탄핵 이후 검찰과 언론, 재벌의 개혁도 촉구했다. 시국선언문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팩스로 전달됐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졸업생과 학생 1121명도 시국선언을 통해 “이미 드러난 진실만으로도 박근혜는 대통령일 수 없다”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개신교, 천주교, 조계종 등 종교계도 잇따라 시국선언문을 내고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박 대통령의 팬클럽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를 비롯해 보수진영 시민단체들은 성명 발표와 시위 등을 통해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박사모는 박 대통령 탄핵안 집행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성추행 등 강력범죄자, 목사 못 된다

    ‘앞으로 목사가 되려면 범죄경력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국내 보수 개신교 교단 중 최고 교세를 자랑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가 2017년 강도사고시부터 범죄자와 조현병 환자 등을 걸러 내기로 했다. 강도사란 장로교에서 총회의 인허를 받아 종사하는 일종의 준목사나 수련 중인 목사 후보자를 말한다. 1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예장 합동총회는 최근 실행위원회에서 2017년도 강도사고시 일정을 논의하면서 지원자들의 정신감정서와 범죄경력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예장 합동 교단 목회자가 되기 위해 강도사고시에 지원하는 이는 ‘자기소개서’와 ‘신경정신과 정신감정서’, ‘범죄경력증명서’ 등을 포함한 10가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성추행이나 특수절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예장 합동총회 소속 교단의 목사가 될 수 없게 된 것이다. 예장 합동의 이 같은 조치는 향후 타 교단의 목회자 선발 과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장 합동총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강도사고시 지원자는 노회장 추천서와 졸업증명서 등 7가지 항목을 제출해야 했다. 예장 합동 고시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목사가 벌인 끔찍한 범죄가 대내외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정신분열과 같은 정신병력이 강력범죄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출되는 정신감정서는 각종 정신병력을 일차적으로 걸러 내는 장치로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자는 고시를 치른 후에도 논문 작성이나 성경 본문 주해, 설교문 작성, 신학시험,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개신교계에서는 감리교가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예장 합동 2017년 강도사고시는 내년 6월 27일 총신대 양지캠퍼스에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예장 합동 홈페이지에 공고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탈북민을 품어라” 종교계 포교 경쟁

    “탈북민을 품어라” 종교계 포교 경쟁

    개신교 44%·불교 11%·천주교 10% 각 종교, 교재 발간 등 지원 대폭 확대 ‘탈북민을 품어라.’ 탈북민 포교에 종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일부가 지난달 11일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3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한 데 이어 북한인권정보센터가 탈북민의 종교 성향을 조사한 백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각 종교가 탈북민 신앙생활 연구에 들어가는가 하면 앞다퉈 포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2007년~2016년 4월 입국한 탈북민 1만 1730명을 대상으로 설문, 면접조사를 실시해 최근 발표한 ‘2016 북한 종교자유 백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개신교가 44.2%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불교(10.7%), 천주교(10.2%) 순이었다. 탈북민 중 개신교 비율이 높은 까닭은 탈북 전부터 입국 과정까지 개신교 선교사, 선교단체의 역할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 비밀리에 보급이 늘고 있는 성경 탐독과 라디오 청취를 통한 종교적 지식 습득 확대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백서에서 종교계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탈북민들의 종교 활동 개시 시점이다. 종교 활동을 하는 탈북민들은 대부분 하나원 입소 이전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에서부터(33.3%)가 가장 많았고 중국에서부터(30.6%), 하나원에서부터(29.5%), 중국 외 제3국에서부터(4.2%), 북한에서부터(1.9%)가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94%가 하나원에서 퇴소하기 전 종교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개신교 측은 조사 결과를 반기며 낙관하는 눈치다. 개신교계는 특히 북한에서 생활할 당시 성경책을 본 탈북민이 늘고 있는 상황에 고무돼 있다. 조사에 따르면 1997~2015년 북한에서 성경책을 본 적이 있다는 472명 중 2000년 이전 탈북민은 단 9명에 불과했지만 2000년 이후 탈북민은 463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천주교와 불교계는 상대적으로 조급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천주교는 현재 서울대교구장이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북한에 파견할 사제를 양성하는 등 통일 이후에 대비하고 있지만 당장의 포교와 선교에선 개신교 측에 뒤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대교구의 한 사제는 “조사 결과를 볼 때 남한 입국 이후 신앙을 받아들인 비율이 63.4%에 달한다”며 “천주교회가 개신교회와 비교할 때 탈북민 선교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불교계의 사정은 더 심각해 보인다. 불교계는 2010년부터 최근 사이 타 종교에 비해 불교 신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는 사실에 주목해 다양한 포교전략을 마련할 태세다. 조계종 포교원은 12월 중 ‘새터민 전법단’을 꾸리고 조사시설과 하나원에 대한 포교 지원 확대계획을 세웠다. 내년 2월 중 하나원과 조사시설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탈북민을 위한 포교교재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이번 백서에는 북한의 종교 박해 사건도 공개돼 눈길을 끈다. 2007년 이후 총 1247건의 박해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종교 활동에 의한 경우가 51.7%(645건)로 가장 많았고 종교 물품 소지 23.7%(295건), 종교 전파 10.7%(133건), 종교인 접촉 5%(62건) 등이 뒤를 이었다. 북한에서 비밀 종교 활동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137명)였다. 종교 활동 적발로 처벌되는 수위는 북한에서 가장 높은 처벌인 정치범수용소행이 51.8%(5539명)나 됐고, 교화소(한국의 교도소)행은 11.4%(1217명)였다. 종교 활동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기독교교회協 신임 회장에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 선임

    한국기독교교회協 신임 회장에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 선임

    진보 성향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신임 회장에 조성암(56·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조그라포스) 한국정교회 대주교가 선임됐다. NCCK는 28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주교좌 성당에서 총회를 열어 조 대주교를 임기 1년의 회장으로 선출했다. 한국정교회 대주교가 NCCK 회장을 맡는 것은 NCCK 92년 역사상 처음이다. 조 신임 회장은 “전 세계 수많은 지역별 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정교회가 회장직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개인적으로 그리고 정교회에도 큰 영광이고 큰 책임을 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태생인 조 회장은 1991년에 사제품을 받고 2008년 5월 대주교로 선출됐다. 한국외국어대 그리스어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18년 동안 한국에 거주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이삭 줍는 여인들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이삭 줍는 여인들

    지난달 말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展)’이 열리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프랑스 정부에서 좀처럼 해외 반출을 허락하지 않는 국보급 작품이지만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과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특별히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게 됐다. 오르세미술관을 떠나 한번 외부에 전시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빛이 완전히 차단된 창고에 보관할 만큼 프랑스 정부가 무척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작품들이다. 장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기’를 포함해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 등 오르세미술관을 대표하는 회화, 데생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폴 세잔, 에드가르 드가, 외젠 들라크루아 등 19세기 서양 미술을 빛낸 거장들의 작품이 예술사조별로 다섯 주제로 묶여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 대해 자비에 레 오르세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19세기 펼쳐졌던 아름다움의 세계가 예술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여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아카데미즘과 후기 인상파 작품까지를 소개하면서 19세기에서 20세기로 연결되는 미(美)의 세계에 대한 전반적 흐름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역시 프랑스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시골 이발소나 미장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이 그림은 한국 사람들에게 무척 큰 사랑을 받았다. 추수가 끝난 가을 저녁 무렵 들판을 배경으로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이 우리네 농경생활과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한 사람인 박수근은 밀레의 그림을 보며 열두 살 때 화가의 꿈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얼핏 보면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이 목가적이고 평화스럽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좀더 찬찬히 뜯어보면 가난한 농민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이 짙게 배어 있다. 농장 주인이 곡식을 거두고 난 뒤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기 위해 등을 굽히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여간 안쓰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밀레의 이 그림에서는 19세기 중엽 먹을 것이 없어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 모아야 했던 소작농들의 고단하고 피폐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림 속에서는 저 멀리 이미 거둬들인 곡식더미가 언덕을 이루며 높이 쌓여 있고 추수단을 쌓느라 바쁜 사람들, 추수한 곡식 일부를 마차에 실어 나르는 모습은 등을 굽혀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과는 자못 큰 대조를 이룬다. 그런 모습과 비교해 보면 아낙네들의 모습은 한없이 초라해 보일지 모른다. 옷에서는 땀 냄새가 나고 입에서는 한숨 소리마저 들리는 듯하다. 모든 것이 궁핍하던 일제강점기 정지용이 ‘향수’에서 노래한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과 그리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몇몇 비평가들은 밀레의 이 그림에서 저마다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가령 힘들게 이삭을 줍는 여인을 두고 ‘빈곤을 주재하는 운명의 세 여인’이라고 비아냥거렸는가 하면, ‘마치 프랑스 혁명군을 닮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삭 줍는 여인들’에서 밀레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운명도 혁명도 아니다. 고단한 삶일망정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건강한 농부의 모습이다. 이 여인들을 일부러 지평선 아래에 배치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대지는 정직하고 노동은 신성하며 농부들의 삶은 지평선처럼 영원무궁하다. 인간이 비루해지는 것은 땀 흘려 노동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땀을 흘리지 않고서 노동의 대가를 얻으려 할 때다. 그러고 보니 17세기 초엽 유럽을 떠나 신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왜 밀레의 ‘만종’과 함께 ‘이삭 줍는 여인들’을 좋아했는지 알 만하다. 노동과 근면 그리고 성실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생각한 개신교 윤리에서 보면 그들의 태도가 쉽게 이해가 간다. 청교도들은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에 옮기며 살아가지 않았던가. 문학평론가·UNIST 초빙교수
  • 개신교 신자가 그 교회 다니는 까닭은

    개신교 신자가 그 교회 다니는 까닭은

    ●한국교회탐구센터·21세기교회연구소, 교인 500명 설문 개신교 신자들은 교회를 선택할 때 ‘집과의 거리’를 우선 고려하며, 다니는 교회에 대한 만족의 요인으로 예배 분위기를 가장 많이 꼽는다. 다른 교회로 옮겨 가는 큰 이유는 종교적인 것보다는 종교 외적인 것에 좌우된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교회탐구센터와 21세기교회연구소가 지난 9월 30일~10월 5일 만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 선택과 교회생활’ 조사 결과 확인된 것으로,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조사에 따르면 교회에 나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20.1%가 ‘집과의 거리’라고 응답했다. 다음은 ‘모태신앙 또는 어려서부터 다녀서’(17.7%), ‘담임 목회자의 설교’(17.4%) 순으로 꼽았다. 지금의 교회에 정착한 이유 역시 가장 많은 22.4%가 ‘거리가 가까워서’를 꼽았고 다음은 목회자의 설교(20.8%), 예배 분위기(16.4%) 순으로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는 거리 요인, 40~50대는 목회자 설교, 60대 이상에서는 목회자 인격을 중요하게 여겼다. ●평균 주 1.84회 교회 출석… 교회 만족도 58%, 4년 전보다 20%P 하락 교회 출석 횟수는 평균 주 1.84회로 확인됐다. 여성과 50대 이상, 전업주부, 기혼, 농어촌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연령에서 나타난 현상이 도드라진다. 한 교회를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비율이 6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다. 교회에 나오게 된 계기로는 모태신앙과 가족 권유가 많고 교회나 목회자 요인은 상대적으로 가장 적게 영향을 미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출석 교회 만족도는 ‘예배 분위기’(65.2%)가 가장 높았고 다음은 담임목사(62.2%), 교회시설(59.2%) 순이었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58.4%로, 절반 조금 넘는 신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한국목회자협의회 조사 때(77.5%)보다 20% 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신자들의 교회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보여 준다. ●‘교인 돌봄’ ‘교회 행정’ 만족도 낮아… “작은 교회 장점 살려야” 담임목사 만족도에선 다른 항목들은 60%대의 긍정률을 나타냈으나 ‘교인 돌봄’과 ‘교회 행정’이 5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목회자들의 기본 사역 중 하나인 목양의 측면에서 불만스럽고 리더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함을 나타낸다. 특히 20대는 교회와 목회자 만족도에서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교회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에서 긍정은 평균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은 44.7%에 불과했다. 이들은 특히 사회봉사와 구제, 지역사회와의 관계에서 낙제점을 줬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교회 이동과 관련해선 39.1%만이 처음 다니던 교회를 계속 다니는 반면 60% 이상이 교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옮긴 이유로는 이사·결혼을 가장 많이 들었고 그다음은 거리가 가까워서라고 응답해 교회 이동현상의 심화 이유가 주로 종교 외적인 것임을 보여 준다. 특히 작은 교회의 교인 감소 이유로 헌금, 봉사, 전도의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아 개인생활 노출이나 체계적 교육 부족, 시설 불편 등의 요인보다는 개인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지목됐다. 특히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작은 교회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이와 관련해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종교사회학)는 “현실상 한국교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작은 교회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장점들을 살려야 한다”면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들이 상생하고 공교회성을 향상시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노숙인 웹툰 ‘길리언’ 28일 북콘서트 연다

    노숙인 웹툰 ‘길리언’ 28일 북콘서트 연다

    대한불교 조계종,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4대 종교 단체들이 노숙인 인식 개선을 위한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종민협)는 오는 28일 오후 6시 50분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 2층 바스락홀에서 웹툰 ‘길리언’의 단행본 출판을 기념해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웹툰 ‘길리언’은 5년 동안 여수역과 서울역 일대 거리에서 실제 노숙생활을 한 김태현씨가 스토리 작가로 참여하고 만화가 신웅 화백이 그림을 그려 제작됐다.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모바일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지난 5~10월 총 23화 분량으로 연재돼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부터는 김씨의 해설 글과 함께 다음 스토리펀딩에 재연재되고 있다. 김씨는 ‘날 사랑했던 여인, 길리언’이란 제목으로 내년 3월까지 연재되는 해설 글을 통해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중 지금의 연인을 만난 사연과, 어떻게 노숙생활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 공개한다. 웹툰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의 스토리를 통해 노숙인들이 겪는 차별, 노동, 가족 이별, 우정, 사랑, 죽음의 주제를 차례로 다룰 계획이다. 이번 북콘서트는 스토리펀딩 독자 및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 ‘김태현 작가와의 대화’를 비롯해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각 종단 노숙인 시설에서 자활을 꿈꾸는 홈리스 공연팀(보현 윈드 오케스트라, 우리 이야기밴드, 채움 합창단)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다시서기센터에서 노숙인들과 함께하는 놀이콘서트를 진행해 온 배우 겸 개그맨 이정수가 사회를 맡고 여성듀오 풋풋이 토크에 맞춘 음악으로 힘을 보탠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In&Out] 차별금지법 조속히 제정해야/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In&Out] 차별금지법 조속히 제정해야/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트럼프 현상이 화제다. 미국 중하층 서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불만을 트럼프가 아주 저급하고 직설적으로 대신 배설해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한편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사회에서 이민자, 유색인, 동성애자, 여성을 상대로 한 차별과 혐오가 분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있지만,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믿고 싶다. 1980년대 이후 세계화·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국경의 벽이 낮아지고, 인종과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섞이게 되면서 발생하는 충돌을 막기 위해 선진국들은 20~30년 전부터 차별과 증오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장애·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우리나라도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후 2007년 처음 입법예고됐지만 개신교계의 반대로 회기 만료 폐기됐다. 2013년 의원입법 3건이 재발의됐으나 개신교계가 동성애 불가, 이슬람 확산 등을 이유로 반발해 발의자 스스로 법안을 철회한 후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찬성하는 의견(59.8%)이 반대하는 의견(17.6%)보다 3.4배나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폐기되는 결과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과연 다수 국민의 의견이 존중되는 민주 국가인지 자괴감마저 들었다. 종교 과잉의 후유증이자 정치권이 종교권력에 밀려 우왕좌왕한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도 동성애 관련 개신교의 정치권 압박은 집요했다.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국회에서 희한한 광경이 연출됐다. 개신교 단체들의 기도회에 참석한 당시 여야 대표급 인사들의 어설픈 발언은 권력화된 종교에 짓눌린 정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인권 관련법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방침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도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법 다 반대한다. 누가 찬성하겠습니까. 특히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법”이라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또 지난달에는 국감 도중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성낙인 서울대 총장에게 뜬금없이 “동성애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질문해 논란이 인 적이 있다. 세상사가 나와 생각이 다르면 당연히 못마땅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이상 의견이나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곧바로 옳지 않다, 틀리다고 단정하거나 심지어 사회에서 배제하고 단죄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칭기즈칸이 세계적인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종교사상적 차별을 포함, 일체의 차별을 인정하지 않았던 포용성에 있었다고 한다. 소통과 융합이 대세가 된 현대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배타와 불관용의 논리는 그것이 정치든 종교든 억지스럽고 불편하다. 종교 앞에만 서면 왜 정치는 작아지는가, 정교분리의 헌법 정신은 과연 살아 있는가 국민은 묻고 있다. 정치·종교 지도자들의 의식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권감수성과 제도화 수준은 그 사회의 품격을 가늠하는 잣대다. 의식이 제도를 만들기도 하지만, 역으로 제도를 먼저 만들어 의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종교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며,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기대한다.
  • 한기총·한교연 “이달 말까지 통합 마무리”

    한기총·한교연 “이달 말까지 통합 마무리”

    시일 촉박·세부적 문제에 반응 엇갈려 “첫술에 배부를 수 있나요.”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마음 같지 않아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교회 연합 추진위원회’(추진위) 모임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전했다. 한국 개신교계의 숙제인 연합기관, 즉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통합을 위해 어렵게 마련한 첫 모임. 이달 말까지 통합을 완성한다는 데 대체적인 뜻을 모았지만 성사가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개신교계의 해묵은 난제인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양보와 타협의 자리였던 만큼 이날 모임에선 일단 큰 틀의 합의를 만들어 낸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결정의 다수결 원칙과 결정된 사항의 이행 ▲교단 대표는 교단에서 파송 ▲2016년 11월 30일까지 통합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최근 9명으로 정했던 추진위원 수를 한교연 측 1명을 더해 10명으로 늘린 것도 긍정적인 합의로 꼽힌다. 지난 8월 추진위 발족 때 추진위원을 7명으로 정했지만 “군소 교단에도 참여 기회를 주자”는 여론에 따라 한기총과 한교연에서 각각 1명씩 더 받기로 했다가 이날 한교연 인사 1명을 추가해 최종 10명으로 확정한 것이다. 일단 이런 대승적 전제 합의는 큰 성과로 여길 만하다는 게 개신교계의 중론으로 들린다. 하지만 촉박한 시일과 세부적인 문제를 둘러싼 이견 탓에 이달 말 통합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이제 시작”이라며 서로를 위로했지만 견해 차이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한 위원은 “조직을 갖춘 뒤 위원들끼리 상호 논의해야 할 것들이 이미 안건으로 올라와 있었다”며 절차에 불만을 드러냈다. ‘교단 대표는 교단에서 파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결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발족 당시의 선언문 때문이다. 선언문에 따르면 추진위는 한교연에서 3인, 한기총에서 2인, 예장 합동과 기감에서 각 1인의 위원을 파송하기로 했었다. 한편 추진위는 이날 모임에 앞서 ▲추진위가 (통합된 기구의) 규칙과 조직을 논의하고, 가입을 심의할 것과 ▲한기총, 한교연 직원은 통합 후에도 그대로 승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구원·희망의 종교 위한 ‘내부자’들의 진단

    구원·희망의 종교 위한 ‘내부자’들의 진단

    지금, 한국의 종교/김근수, 김진호, 조성택, 박병기 성해영, 정경일 지음/메디치미디어/348쪽/1만 8000원 오늘날 종교는 믿음보다 불신을 자아내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뉴스에는 종교와 관련해 눈살 찌푸려지거나 귀를 막고 싶은, 때로는 욕을 하게 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넘쳐난다. 길을 가다 이따금 맞닥뜨리던 ‘불신지옥’의 구호는 혐오·극우 집회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온 세상의 전쟁의 70~80%가 종교 전쟁이라는 말이 나온다. 바야흐로 종교의 위기다. 화쟁아카데미 대표인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종교의 현주소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종교가 사람들에게 구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교 자체가 사회적 정의의 실현과 화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교회와 사찰의 대형화, 신앙의 상업화, 종교적 권위를 빙자한 권력의 사유화는 오늘날 한국 종교의 민낯이다. 세습과 파벌, 그로 인한 갈등과 분쟁은 종교계의 일상이다. 보시와 헌금은 세상과 공동체를 위한 나눔이 아니라 개인적 욕망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부추겨지고 있다.” 이 책은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열렸던 포럼 ‘종교를 걱정하는 불자와 그리스도인의 대화’의 결과물이다. 중견 학자들이 자신의 종교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내부자 시선’으로 진단한다. 조 교수는 지나친 깨달음 지상주의를 오늘날 한국 불교의 큰 문제로 지적한다. 불교가 사회 문제에 대해 방관자나 관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한국 불교는 도인 불교가 아니라 사회적 실천의 불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은 개신교가 사랑의 종교가 아닌 증오의 종교로 퇴행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해방 정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개신교의 배타적 공격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미시적 영역에서 여러 적그리스도(악마)를 만들어내 공격을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 소장은 일부 사제와 신자들의 공헌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난한 민중들의 삶이나 고통과 별로 관계없는 길을 걸어온 한국 가톨릭 교회가 잘못된 권위주의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각 종교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저마다의 옳음이 있다. 서로의 경계를 넘어 각자의 옳음을 모아서 전체를 이루려는 화쟁(和諍)적 대화가 방법으로 제시된다. 이에 대해 김경재 목사는 함석헌 선생의 말을 빌려 “현대 사회에선 언론이 옛날의 종교 제사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화쟁론으로 갈등적 사회 문제를 풀려면 바른 언론과 열린 광장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총평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박 대통령 퇴진하라”… 정부에 등돌린 보수 개신교

    “박 대통령 퇴진하라”… 정부에 등돌린 보수 개신교

    한기총 “관련자 엄중 처벌하라” “최태민 목사 호칭 부당” 선 긋기 보수 개신교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통적인 친정부, 정권 지지층이었던 보수 개신교계가 ‘대통령 하야’와 ‘정권 퇴진’ 같은 수위 높은 발언을 연일 내고 있다. 보수 정부, 여당에 협조적이고 지지의 목소리로 일관했던 흐름과는 딴판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놓고 개신교계에선 현 정권과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헌법 개정 제안을 할 때만 해도 보수 개신교계는 박 대통령과 현 정권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보수 개신교계의 양대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곧바로 지지 성명을 발표한 게 대표적인 예다.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용단을 환영하며 적극 지지한다.’(한기총), ‘어느 정파의 유불리와 정략적 손익 계산을 떠나 우리 사회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개헌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할 시점이 됐다.’(한교연) 이처럼 지지 일색이던 보수 개신교계가 입장을 바꾼 건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가 발견된 이후 최씨와 관련자들의 국정 개입 단초들이 속속 불거지면서였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건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였다. 이 목사는 지난 1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대’ 창립총회와 포럼에 참석해 현 정부의 통일 정책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 말기에 평양 조용기 심장병원을 짓기 시작했다. 6개월이면 끝났을 병원 공사가 이명박 대통령 이후 중단돼 8년 동안 짓지 못하고 있다. 여러 차례 정부나 대통령에게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의 이념 편향 때문에 통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날 이 목사의 발언은 이른바 ‘통일 대박’이란 용어까지 사용했던 박 대통령과 현 정부를 향한 노골적 비판인 만큼 참석자들을 긴장하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공교롭게도 한기총과 한교연이 나란히 정색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한기총은 1일 ‘우리의 결의’라는 글을 통해 “특검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한교연도 2일 성명을 통해 “최씨가 청와대를 무시로 드나들며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허용했기 때문”이라며 “먼저 대통령이 나서서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보여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보수 단체인 한국교회언론회와 한국 개신교계의 맏형 격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이례적 시국논평도 눈길을 끈다. “무한권력은 무한책임까지 져야 한다.”(4일 대통령 대국민 사과에 대한 교회언론회 논평), “사안의 심각성은 대통령에 있다… 국민들은 문제의 책임을 대통령으로부터 찾고 있다.”(7일 예장합동 담화문) 이 같은 보수 개신교계의 변화는 아무래도 최태민과 그를 둘러싼 사교 행각에 깊숙이 맞물린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보수 개신교계의 모든 연합기관과 단체, 교단들은 최태민과 관련해 ‘목사 호칭’을 쓰지 말아 달라며 철저하게 선을 긋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국민들의 여론 악화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보수 단체들이 12일과 오는 19일 잇따라 열겠다고 선언한 보수 총결집 집회나 시위에도 한기총과 한교연은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기총 관계자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예정된 보수 집회, 시위에 전혀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교연도 최근 임원회의를 열어 현 시국에 관한 시국기도문을 다시 발표하는 한편 39개 회원 교단에 공문을 보내 현 시국과 관련해 합심기도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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