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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주 사드 철회 ‘인간 띠 잇기’ 행사 개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철회를 요구하는 경북 성주군 주민 등 800여명이 지난 13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불법 사드 원천무효 제3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소성리 마을회관∼진밭교 삼거리∼평화계곡(가톨릭교 피정의 집) 1.6㎞ 구간에서 손에 손을 잡는 ‘인간 띠 잇기’를 했다. 이들은 띠를 이은 채 파도타기를 하면서 “사드를 몰아 내자”고 외쳤다. 파도타기 후에는 양쪽 끝에서 돌을 전달, 진밭교 삼거리(성주골프장 진입로)에 1.8m 높이의 ‘평화의 돌탑’을 쌓았다. 또 진밭교 삼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집결해 제3차 범국민평화행동 집회를 열고 사드배치 중지, 사드배치 불법진행 진상 파악 및 책임자 처벌, 경찰 철수, 사드장비 철거 등 4개항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 교인들은 ‘사드 철회를 위한 종교인 평화연대’를 구성한 뒤 “지난 정권의 대표 적폐인 사드 불법 배치를 즉각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로 자주주권 국가의 면모를 세워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6일 사드 배치 때 원불교 교무와 신도를 강제로 끌어내고 천주교 미사를 방해하며 제기를 탈취한 데 항의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7일 넘게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원불교 강해윤·양명일 교무의 단식 중단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주민 발언과 성주·김천 어린이들로 구성된 ‘율동 천사’들의 춤 공연도 펼쳐졌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골프장에 불법적으로 설치된 사드를 철거하고 평화공원을 조성할 것을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당 윤소하 의원, 무소속 김종훈 의원, 노동당 이갑용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성주지역 주민들이 평화로운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행사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김천시민대책위원회·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6개 단체가 공동주최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 관련 행위 즉각 중단과 관련자 업무 배제, 사드 배치 과정 불법 여부에 대한 국정조사와 책임자 문책,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 등을 요구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종교계, 차별금지법 ‘전운’

    종교계, 차별금지법 ‘전운’

    불교계 ‘차별 없는 세상’ 적극 추진 뜻 개신교는 ‘절대 반대’ 입장 고수할 듯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맞아 종교계에 차별금지법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불교계와 보수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계가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종단, 교단별로 입장 정리에 나서 주목된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장애·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관측된다. 선진국들은 20~30년 전부터 차별과 증오를 금지하는 법을 앞다투어 만들어왔다. 한국의 경우도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뒤 2007년 처음 입법예고됐지만 보수 개신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일각의 반대로 폐기됐다. 2013년 의원입법 3건이 재발의됐지만 역시 일부 종교계의 반발에 막혀 발의자 스스로 법안을 철회해 답보상태에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표류하는 이유는 종교계의 첨예한 입장 차와 그에 휘둘린 정치권의 눈치 보기 탓이 크다. 불교계는 인권존중과 평등의 가치를 들어 차별금지법 제정에 주도적으로 앞장서왔다. 2013년 의원입법 발의 때도 불교계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특권과 차별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교계는 그 일환으로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를 ‘차별 없는 세상’으로 정했다. 이에 비해 개신교, 특히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계는 절대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는 형편이다. 보수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을 성경적 가치관에 위배되고 창조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신앙 양심을 침해하고 이단 및 동성애 문제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차단하는 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진보적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제외한 보수 개신교 주요 교단들은 신년 교례회와 가을 총회에서 어김없이 결사 반대를 다짐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종교계는 문재인 대통령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 강화와 사회통합 차원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종교계는 관측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대통령 후보 정책질의서’ 답변을 통해 “차별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이를 예방하고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19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발의안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문재인 정부의 10대 인권과제 중 하나로 제시해놓고 있다. 불교계는 이와 관련해 현 정부의 적극적인 입장 표명과 실천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주경 스님은 “사회통합과 인권 강화의 의지가 강한 문 대통령이 특정 분파, 집단의 입장과 상관없이 차별 없는 나라를 세우는 방편으로 국민과 국회를 설득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수 개신교계는 ‘절대 불가’의 종전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보수 개신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이영훈 대표회장이 지난 4일 전격 사임하면서 “한국교회는 하나 돼 사이비, 이단,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의 물결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게 그 대표적인 징후로 읽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천주교·개신교의 특별한 사귐

    천주교·개신교의 특별한 사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천주교와 루터교가 함께 펴낸 ‘갈등에서 사귐으로’가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한국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직제협의회·공동대표 김희중 대주교, 김영주 목사)는 지난 1년여간 한국천주교와 개신교계가 공동 번역 작업을 벌여온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출간, 11일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직제협의회는 기독교인 일치운동 활성화를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가 2014년 세운 단체이다.‘갈등에서 사귐으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와 루터교 세계연맹이 2013년 공동으로 발간한 문헌. 이번 우리말 번역 출간은 직제협의회 창립 이후 산하 신학위원회를 중심으로 천주교와 개신교 신학자들의 첫 공동 번역 작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천주교와 개신교 용어 중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하느님(천주교)과 하나님(개신교) 표기를 하느님으로 통일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천주교, 개신교계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1977년) 표기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번 발간은 1977년 발행된 ‘공동번역성서’ 이후 천주교와 개신교가 40년 만에 결실을 거둔 첫 공동 작업이기도 하다. 직제협의회는 “‘갈등에서 사귐으로’가 500년의 갈등을 넘어서 기독교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문서로 한국 기독교의 갱신과 대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발전적 대화를 학습하고 한국 교회에도 소개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의 저변 확장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편 직제협의회는 ‘의화’(義化)와 ‘칭의’(稱義), ‘성사’와 ‘성전례’ 등 천주교와 개신교가 각각 다르게 쓰는 용어 사전을 만들어 이해를 증진키로 했다. 특히 천주교, 개신교 각 교단 신학자 20여명으로 구성된 직제협의회 신학위원회는 각자 전공 분야별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주제로 쓴 논문을 모아 내년 상반기 중 기념 논문집도 낼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주한미군 차량 저지 등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주한미군 차량 저지 등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전국 7개 단체의 집회가 30일 사드 배치지역인 경북 성주골프장 입구에서 열렸다.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회원과 지역 주민 등 8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가진 ‘사드 불법 반입 규탄 평화행동’ 집회에서 “한·미 정부가 지난 26일 8000여명의 경찰 인력을 동원해 폭력적·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했다”고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또 “환경영향평가·시설공사 등을 거치지 않는 등 불·탈법적으로 배치한 사드 장비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주골프장 사드 공사 차량 및 장비 반입을 막아내겠다고 결의했다. 참가자들은 30도를 웃도는 때 이른 더위 속에서도 ‘사드 반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방송인 김제동씨 등도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700여m 떨어진 성주골프장 입구 진밭교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앞서 오후 12시 30분부터는 소성리 마을회관 앞 등에서 개신교 평화예배, 원불교 평화법회, 천주교 평화미사가 잇따라 열렸다.사드 배치 반대 주민, 원불교 교무·신도 등 3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승용차 10여 대를 소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에 세워두고 주한미군 유조차 2대의 성주골프장 진입을 막았다. 경찰은 인력 800여명을 동원해 주민을 도로에서 끌어내고 도로에 있던 일부 차를 견인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거센 저항 등으로 주한미군 유조차들은 3시간 30여 분만인 오전 11시 10분쯤 되돌아갔다. 경찰과 주민 간의 몸싸움 과정에서 주민 3∼4명이 다치거나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군 관계자는 “미군 유조차 2대는 성주골프장 내 주한미군 차량에 사용할 유류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洪 “영남·충청 총리” 劉 “흔들리지 않아” 沈 “나라 당당하게”

    劉, 탈당 이은재 겨냥 “자기 당 후보 팔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28일 차기 내각 구성과 관련, “국무총리는 충청 인사 한 분과 영남 인사 한 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이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초청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홍 후보는 “청와대 안보실장은 한미연합사 대장 출신을 영입해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법무부 장관은 정치색이 없는 호남 출신 강력부 검사에게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총리는 전교조를 제압할 수 있는 보수 우파 인사 중에 교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또 이날 보수 성향의 개신교 교단협의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인사들을 만나 “목사님들이 좀 나서 주시면 판을 한번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구애했다. 오후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방문했다. 보수층이 재결집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날 유승민 후보에게 ‘후보 단일화’를 거듭 압박했다. 전체 소속 의원 33명 중 20명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3자(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후보 단일화는 중도·보수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마지막 길”이라고 단일화 논의 착수를 촉구했다. 특히 이은재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좌파 집권을 저지하려면 분열된 보수가 다시 하나로 합쳐야 한다”며 바른정당 의원 중 처음으로 탈당을 선언하며 홍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른 의원들의 동요가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유 후보는 완주 의지를 다졌다. 그는 “대선 후보를 뽑아 놓고 자기 당 후보를 어디에 팔아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분명히 제가 말씀드리지만 아무리 저를 흔들어 대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전국철도노조와 정책 협약식을 가진 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청년 표심 얻기에 나섰다. 심 후보는 유세에서 “이번 대선은 촛불의 선두에 섰던 청년들이 결정한다”면서 “대한민국 사회를 당당하게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예배 공간 빌려 쓰는 ‘건강한 작은교회연합’ 아시나요

    예배 공간 빌려 쓰는 ‘건강한 작은교회연합’ 아시나요

    ‘건강한 작은교회연합’은 새맘교회처럼 그야말로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들의 연합체이다. 2005년 10월 30일 종교개혁기념주간을 맞아 비슷한 뜻을 가진 목회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 새맘교회를 비롯해 현재 8개 교회가 가입해 활동 중이다. 언덕교회(김태완·박창훈·최종원 목사), 너머서교회(이헌주 목사), 더작은교회(전영준 목사), 예인교회(정성규 목사), 징검다리교회(유인환 목사), 아름다운양지교회(조석장 목사), 새숨교회(평신도 중심)가 그 교회들이다.이 교회들은 모두 독립된 예배 전용 공간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사무실만 갖추고 예배드릴 공간을 빌려 쓰거나 사무실도 없이 예배당을 빌려 쓴다. 그런가 하면 작은 예배당이 있어도 예배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지역주민들의 공동공간으로 활용한다. 예배당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 작은 교회들이 한결같이 내세우는 큰 가치는 교회의 건강성과 작음의 지향이다. 교회 운영의 민주적 방식 고수와 재정의 투명성 강조로 개신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교회의 의사결정을 담(전)임 목사나 장로 등 소수의 권력층에 치우치지 않도록 모든 신도들이 모인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다. 5~7년마다 목사와 장로, 집사들의 재신임 절차를 거쳐 재임명한다. 고정 출석 신도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새 교회로 분립시킨다. 신도들에게 헌금이나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고 교회재산도 회보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 작음의 큰 뜻을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공동 노력은 이미 많은 교회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정작 신도들이 고민하는 문제들과 교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들을 함께 모여 풀고 찾아보는 세미나는 가장 주목받는 행사. ‘교회민주화는 가능한가’ ‘성도가 꿈꾸는 교회’ ‘그리스도인임을 밝히길 꺼리는 이유’ ‘교회를 떠나는 이유’ 등을 놓고 지금까지 11차례의 모임을 가졌다. 건전한 교회를 위한 심포지엄과 체육대회, 음악회, 화합마당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성탄절에는 모든 교회가 참여하는 연합예배를 드린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목사와 평신도들이 함께 회원 교회를 찾아다니며 토론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건강한 작은교회연합’ 사무국장 김태완(39·언덕교회) 목사는 “사회적 고난 앞에서 방관하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무조건 작음을 지향하는 차원이 아니라 성경에서 가르치는 사회적 공의를 철저하게 중시하고 그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교회들이 늘어난다면 지금처럼 교회가 사회의 질시를 받거나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교회 크게 세우려면 돈 필요해 신도 모으려 달콤한 설교하죠… 이 편법이 진리를 왜곡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교회 크게 세우려면 돈 필요해 신도 모으려 달콤한 설교하죠… 이 편법이 진리를 왜곡합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장애인 특수학교 교남학교. 이 학교 1층 강당은 매주 일요일이면 학교가 아닌 예배당으로 변신한다.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새맘교회의 주일 예배 장소. 예배당 없는 이 교회가 1주일에 한 번씩 빌려쓰는 특수한 공간이 되는 셈이다. 강당 맞은편 장애인 시설 3층이 교회 사무실 겸 전임 박득훈(65) 목사의 집무실. 사무실에서 만난 박득훈 목사는 “작은 교회야말로 지금 목회자들이 진지하게 새겨야 할 목회 터”라고 힘주어 말했다.이 땅에는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사실상 작은 교회의 시초격인 새맘교회는 특이하다.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교회에서 흔한 담임 대신 전임 목사가 교회를 이끈다. 아니 ‘이끈다’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 90여명의 신도들이 모두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 교회 행정의 방향을 정해 실천한다. 전임 목사나 장로도 3년에 한번씩 재신임 절차를 거쳐 유임시키거나 다시 뽑는다. 예배 시간에 헌금을 걷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대신 예배당 앞에 헌금함을 마련해 신도들이 임의껏 보탠다. 예배 전용 공간으로서의 예배당을 결코 갖지 않는다는 그 작은 교회는 무엇을 지향할까. 박 목사의 말대로라면 지금 이 땅에 흔한 대형교회들은 전부 악일까. “교회는 차를 오래 세워놓는 주차장보다는 에너지를 채우는 주유소의 개념이 강한 곳입니다. 힘을 얻은 뒤 세상에 흩어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신성한 공간이지요.” 예배당은 교회의 다양한 사역활동을 위한 편의시설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은 예배당을 건물 중심의 교회로 착각하기 일쑤이다.“교회의 머리는 당연히 예수님입니다. 담임목사나 특정인이 권력을 행사한다면 예수님 자리를 찬탈하는 셈이지요.” 교회가 작아져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풀어낸다. “교회를 크게 세우려면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의 헌금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겠지요. 그들의 힘과 부에 편승해 교회 건물과 시설을 비롯한 으리으리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교회가 손쉽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신도를 많이 모으려면 즐겁고 달콤한 설교가 필요하고 그 편법이 기복신앙을 부추겨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한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을, 더램대학교에서 기독교 경제윤리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고 1997년 귀국한 독특한 신학자이다. “한국 개신교에 두 번 놀랐다. 하나는 교회의 눈부신 급성장이고 또 하나는 유례없이 빨리 전락하는 부패상이다.” 바이블칼리지 유학시절 신학을 배웠던 교수에게 들은 이 한 마디가 가슴에 콕 박혔다고 한다. 귀국 후 4년간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성터교회에서 공동목회를 했던 박 목사가 2011년 장충동에서 소수의 교인들과 함께 시작한 게 새맘교회의 시초. 불교계가 운영하는 우리함께빌딩의 한 층을 빌려 예배를 드리다가 영등포구 당산동의 시민단체 사무실로 옮긴 뒤 2015년 6월부터 교남학교의 강당을 빌려 쓰고 있다. “교종과 추기경 등 집중된 부패권력에 대항해 일어선 종교개혁의 빛이 소멸했어요. 중세교회의 교황처럼, 지금 한국에는 교회마다 교황이 1명씩 있는 것 같아요.” “구원은 한 사람의 영혼을 건져내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하나님 나라의 뜻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 구원론의 끝에 예수님이 실천했던 작음의 의미를 털어놓는다. “예수님의 가장 핵심적인 사건은 아주 작은 존재로 사셨고 가장 작은 존재로 십자가에서 마무리했다는 점입니다.” 마구간의 말 밥통(구유)에서 아주 작은 존재로 오셨고 십자가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모욕당하고 조롱당한 채 처절하게 처형됐다는 예수의 작음은 다름 아닌 큰 것에 대한 저항이자 약한 이들을 향한 사랑이다. 그 작음의 뜻을 가꾸는 실천은 요즘 종교계에 흔한 기복 개념을 바꿔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라 한다. “눈물 흘리는 약자 곁에 가서 움직이고 숨 쉴 때 하나님을 가장 뜨겁게 만날 수 있습니다. 붐비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사람이 더 들어설 수 있도록 한걸음 뒷걸음질치는 배려의 실천이지요.” 박 목사는 오는 8월쯤 은퇴를 앞당길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새맘교회는 새 전임목사를 청빙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65세면 많이 했지요. 요즘 일반인들은 50대 중반이면 일을 그만두기 일쑤잖아요. 목사랍시고 오래 자리 보전하는 것도 미안하고….” 후임을 위해 조기 퇴진하겠다는 목사는 평생의 지론으로 기자를 배웅했다. “작아지려 할 때 이웃과 자연, 세상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지금까지 교회 개혁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살아낼까 합니다. 저술이나 강의, 후배 양성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kimus@seoul.co.kr
  • 김중업 산부인과 건물 문화재 된다

    김중업 산부인과 건물 문화재 된다

    조선요리제법·천로역정 등도 국가 지정 문화재 등록 예고 “둥근 면에 뚫린 구멍들이, 살짝 붙여 돌아가는 발코니들이, 삶에의 희열을 또는 태어나는 새 삶에의 찬가를 부른다.”국내 1세대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이 생전 남다른 애정을 쏟았던 ① 옛 서산부인과 건물(현 아리움 사옥)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1965년 김중업이 설계한 서울 중구의 옛 서산부인과 건물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 문하에서 현대 건축의 문법을 익히고 귀국한 김중업은 1960년대 이 건물의 건축 의뢰를 받고 ‘파격’에 가까운 백색 건물을 지어올린다. 그는 아이가 탄생하는 공간임을 고려해 자궁과 남근을 모티브로,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을 건물에 오롯이 재현했다. 이번 문화재 등록에는 독특한 조형미, 노출 콘트리트 구조, 설계·시공 당시의 초기 형태가 온전히 보존돼 있다는 점 등이 인정받았다.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 도면과 건축허가통지서, 공사 명세서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도 건축사적 가치를 더했다.함께 등록 예고된 동산 문화재는 이화여대 가사과 교수였던 방신영(1890~1977)이 1917년 쓴 ② ‘조선요리제법’이다. 꼭 100년 전 쓰인 이 책은 구전으로 이어지던 우리 전통 음식의 조리법을 계량화해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때문에 우리 음식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으며, 조선을 지나 근대기로 넘어가면서 조리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료적 가치도 지닌다. 영국 종교학자 존 버니언의 종교적 우의소설을 선교사 제임스 스카스 게일과 그의 부인 깁슨이 공동 번역한 ③ ‘천로역정’(합질본)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1895년 출간된 ‘천로역정’은 개화기 번역 문학의 첫발을 뗀 작품이다. 당시 한글 문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국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책자로 평가된다. 당시 유명한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삽도(揷畵)에서 우리 토착 전통이 배어 있는 한국 개신교 미술의 초기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이 밖에 1892년 그려진 고령 관음사 칠성도,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옛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신해박해의 발상지가 된 천주교 진산 성지성당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난치병 어린이·장애인·독거노인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하는 ‘희망’

    난치병 어린이·장애인·독거노인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하는 ‘희망’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자승 스님)이 오는 2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마련하는 ‘더 나눔’ 행사가 그것으로 정치, 경제, 종교계가 함께하는 범사회적 나눔행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며 “난치병 어린이들과 장애인, 다문화 가정, 노숙인, 새터민, 독거노인 등 소외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한 나눔의 장으로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종교계 복지법인 가운데 개신교 장로교를 빼놓곤 가장 규모가 큰 법인이다. 전국에 걸쳐 193개의 각종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 종사자 6000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가 10만명에 달한다. 2001년부터 17년간 난치병 어린이들의 치료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으며 특히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각국의 난치병 돕기 운동에 앞장서 온 복지재단으로 종교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나눔 행사는 이 사회복지재단 산하기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정진대회 겸 나눔의 자리로 마련된 점이 특이하다. 사회복지재단이 2001년부터 해마다 열어 온 ‘난치병 어린이 지원을 위한 3000배 철야 정진’을 확대한 행사로 일반 신도와 자원봉사자,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후원자 등 5000명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도 다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서는 난치병 치료비 지원을 받아 건강이 호전된 어린이가 참석해 감사 편지를 낭독하며 국내 및 라오스에서 난치병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영상 소개와 치료비 전달식 등을 통해 지속적인 나눔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홍보대사인 연극인 김성녀와 가수 장윤정·박완규 등도 육성을 통해 나눔 한마당 만들기에 동참한다. 난치병 어린이와 소외이웃을 위한 모금행사는 행사 현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우리은행 1005-003-175922, 하나은행 162-910021-37504) 참여도 가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의 생애’ 연작 독일역사박물관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전에 전시

     서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의 생애’ 연작이 독일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종교개혁 500년: 루터 이팩트’ 기획전에 초대돼 독일 현지의 비상한 관심을 받으며 전시 중이다. 14일 서울미술관에 따르면 독일연방정부가 국가행사로 기획한 이번 전시 중 ‘부흥의 땅’ 섹션에 한국의 개신교 전파과정과 함께 소개됐다. 서울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이자 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 연작은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들을 점의 화폭에 압축적으로 담은 한국적 성화다. 갓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예수를 비롯해 조선시대의 복장을 갖춘 등장인물들과 우리 전통 가옥이 유연한 세필로 묘사돼 있다. 이 작품은 독일역사박물관과 작품 소장자이자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보험금액 100억원에 작품 대여를 계약해 오는 11월 5일까지 약 7개월간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11일 마틴그로피우스바우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 대통령과 모니카 그루에테 독일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독일 정재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서울미술관 서유진 이사장에게 한국 기독교의 전파와 한국 미술의 저력을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 데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서울미술관 측은 전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세월호와 함께 맞는 부활절

    세월호와 함께 맞는 부활절

    세월호 참사 3주년인 오는 16일 기독교계가 미사와 예배를 드리며 추모에 적극 동참한다. 부활절과 겹치는 날인 만큼 천주교계와 개신교계는 희생자를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한다는 방침을 세워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진행하는 부활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한다. 세월호 유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온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오전 11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주재로 별도의 미사가 봉헌된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목포신항에서 오후 3시 미사를 봉헌한다.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미사에는 광주와 전남 가톨릭 신자들이 함께한다. 광주대교구는 세월호 참사 1·2주년 미사를 진도 팽목항에서 봉헌했으며 올해는 세월호가 목포신항만에 안치돼 장소를 옮겼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오후 4시 경기 안산 분향소 야외공연장에서 ‘4·16가족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연다. 당초 NCCK는 이번 부활절맞이 주제를 ‘예수는 여기 계시지 않다’로 삼고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금식기도회를 여는 등 사순절(四旬節·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교회력 절기)을 고난의 현장에서 보냈다. 이날 연합예배에서 신자들은 “3년이 지나도록 진실은 저 너머에 있고 아직 세월호와 아홉 분의 미수습자는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연대를 다짐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있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도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연합예배 대표 대회장인 이성희 예장통합 총회장은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메시지가 눈물 흘리는 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도록 예배의 각 순서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염수정 추기경은 13일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과 유가족들에게 끝없는 위로와 기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이영훈 대표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미수습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고,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하나’되는 한기총·한교연

    ‘하나’되는 한기총·한교연

    “동성애·이슬람·종교인 과세 반대” 5월 9일 이전 실무 완료 목표로 이단 논란 A교단 문제가 분수령 “한국 교회가 조국 발전과 근대화 역할을 해 왔으나 사분오열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양대 연합기관이 (하나로) 거듭나야 한다.”(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 “교회의 하나 됨은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이다. 연합기관이 하나 됨은 복음주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하고, 영적 리더십을 회복하고, 대사회적 통합을 위해 양 기관이 통합을 추진한다.”(정서영 한교연 대표회장)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양대 연합기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통합을 선언했다. 양측은 일단 대통령 선거(5월 9일) 전까지 통합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나 이단 교회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 실제 통합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이 합의한 향후 통합을 위한 절차를 전격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한기총·한교연 관계자를 포함해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대신(구 백석) 이종승 총회장, 기감 전명구 총회장, 기독교한국침례회 유관재 총회장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통합을 선언한 두 단체는 통합추진위원장 엄기호 목사(한기총)와 고시영 목사(한교연)에게 이후의 진행 상황을 위임하기로 했다. 양측은 특히 양대 기구의 분열 이전 7·7정관을 따르기로 결정해 주목받았다. 2011년 제정한 7·7정관에 따르면 한기총 대표회장은 교단 대표만 할 수 있고 각 교단 대표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두 단체는 7·7정관을 만들기 전 가입한 기존 교단과 단체는 인정하되 이후 가입한 교단과 단체는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심하기로 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이날 통합 선언을 한 뒤 향후 양 기구의 공동 목표까지 발표했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연합기구를 하나로 만든 뒤 정부를 상대로 ‘동성애’, ‘이슬람’, ‘종교인 과세’ 반대를 제시할 것”이라는 선언까지 했다. 양측이 ‘선통합’을 공식 선언했지만 한기총 내 특정 교단(A교단)의 처리를 놓고 견해차를 노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교연은 A교단의 모 인사를 중심으로 한 일부 세력이 다른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만큼 한기총이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통합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교단 모 인사와 관련, “그가 한국 교회 하나됨을 위해 연합단체와 교단에서 활동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도 회원권 정지와 같은 분명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교연 측은 활동 자제만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마뜩지 않게 여기고 있다. 개신교에서는 “한기총이 해당 A교단에 대한 회원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통합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그동안 통합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돼 왔던 특정 교단의 처리에 따라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통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주골프장 입구서 5000명 사드반대 집회

    성주골프장 입구서 5000명 사드반대 집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평화집회가 지난 8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렸다. 소성리 마을은 사드 배치 예정지 성주골프장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골프장 입구까지 거리가 2㎞ 정도다.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7개 단체가 주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성주·김천 주민뿐 아니라 서울·부산·광주·제주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 회원 5000여명(경찰 측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불법사드 원천무효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 집회에서 “한·미 간 사드배치 합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원천무효”라고 밝혔다. 또 4월을 사드장비 반입 저지를 위한 ‘평화의 달’, 소성리 마을을 ‘평화의 마을’로 선포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뒤 700여m 떨어진 성주골프장 입구 진밭교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대구지법은 지난 7일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가 성주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신고제한 통고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평화대회 참가자들이 성주골프장 정문에서 100m 밖까지 접근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20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평화행동 집회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원불교·개신교·불교·천도교·천주교 등 5대 종단은 평화기도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방부의 일방적인 사드배치에 반대한다는 ‘평화 선언문’을 발표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재용 부회장 성실히 수감생활”

    교도관 “절도 있는 생활” 칭찬 지난 2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돼 7일 첫 재판을 앞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 안에서 ‘모범수용자’로 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대 기업 총수인 그가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식사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는 덕분이다. 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어릴 적부터 ‘황태자’로 자란 ‘범털’(사회 고위층을 일컫는 은어)답지 않게 안정적이면서도 절도 있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TV 1대와 매트리스 등이 비치돼 있는 6.56㎡(약 1.9평) 크기의 독거실(독방)에서도 책이나 침구류 등을 잘 정돈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구치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불교, 개신교 관련 서적 등을 외부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관들은 각 방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시로 재소자들의 생활을 관찰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밖에서는 한 번도 접하지 못했을 한 끼당 1440원 정도의 식사를 하면서도 음식물을 남기는 법이 거의 없다”면서 “매일 배달되는 신문들을 꼼꼼히 읽으면서 천천히 식사를 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은 하루 한 번 45분씩 주어지는 운동 시간엔 좁은 부채꼴 모양의 운동 공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등 몸 관리에도 철저하다는 게 구치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독방에 수용된 거물급 인사들의 경우 일반 재소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따로 운동 시간을 배정받는다. 그가 조사받는 자세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안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검팀 고위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상당히 점잖고 가정교육이 잘된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반면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구치소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독방에서 종종 식사를 제대로 비우지 않는 데다 계속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평생 서슬 퍼런 권력을 휘둘렀던 김 전 실장이 만년의 자신의 처지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朴에게 전달된 책 8권…성경·영어 원서도

    朴에게 전달된 책 8권…성경·영어 원서도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일 자신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로부터 성경책과 영어 원서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문화일보가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유 변호사가 최근 박 전 대통령에게 영치품으로 책 8권을 전달했는데 이 중엔 성경과 영어 원서, 영어 사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적들이 박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반입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이 읽고 싶어하는 책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경은 개신교 서적이며, 영어 원서의 종류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천주교 계열의 성심여고와 서강대를 졸업해 재학시절 ‘율리아나’라는 천주교 세례명을 받은 바 있지만 천주교를 자신의 종교로 밝힌 바는 없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가주의·개신교가 미국 정체성” 문화·종교적 고찰 시도한 헌팅턴

    “국가주의·개신교가 미국 정체성” 문화·종교적 고찰 시도한 헌팅턴

    새뮤얼 헌팅턴의 미국, 우리는 누구인가/새뮤얼 헌팅턴 지음/형선호 옮김/김영사/528쪽/1만 8000원반이민 정책, 국경 장벽 설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펼치고 있는 정책으로 미국이 급속도로 분열되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재조명받고 있는 책. 미국 내에서 정통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저자는 앵글로 대 히스패닉 등 미국 내 문화 갈등을 통해 미국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집중 조명했으며, 전 세계 언론과 학계에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미국의 국가 정체성 요소들을 민족, 인종, 이념, 문화로 나눠 살펴보고 그중에서도 특히 종교의 측면에서 역사적 고찰을 시도한다. 저자는 미국의 정체성 요소들로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신조로 대표되는 정치적 이념과 ‘앵글로-개신교도 문화’로 표현되는 핵심 문화, 기독교로 대변되는 종교성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범세계주의 제국주의, 국가주의 중 미국이 가야 할 길은 국가주의라는 암묵적인 결론을 내린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어떤 이유로든 병역면제자는 장관으로 임명 안 할 것”

    “어떤 이유로든 병역면제자는 장관으로 임명 안 할 것”

    “어떤 이유로든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정의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심상정(58)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안보’를 강조하며 집권 시 병역 기피는 물론 민주화운동 등으로 수감됐던 병역면제자까지도 장관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국민 불신을 씻으려면 “책임 있고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평범한 교사지망생(서울대 역사교육과 78학번)에서 구로공단 미싱사로 위장 취업한 순간부터 10년 가까운 수배 생활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를 거쳐 3선의 진보정당 대표가 되기까지 마음속에 품어 온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5월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왜 지금 ‘노동 있는 민주주의’가 시대정신인가. -두 번의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결국 친재벌 정부였다. 경제 살리기에 밀려 노동은 늘 뒷전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양극화다.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않고서는 촛불이 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극단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최초의 친노동 정부를 구성하고자 한다. →노동 부총리를 세우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재계 노무사 역할을 해 왔다. 노동부 장관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권력의 힘이 노동에 실려야 개혁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분야를 ‘국민건강부’로 떼어내고 노동과 복지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래야 노동 부처 장관이 의제를 주도할 수 있다. →연립정부는 상수라고들 말하는데. -이번 대선에서 선거 연대는 없다. 단일화나 사퇴도 없다. 우리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개혁이 연립 정부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지가 연정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연정 조건을 구체적으로 구상하진 않았다. 대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보 정당의 안보관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정의당이야말로 진짜 안보를 할 수 있다. 보수는 안보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안보를 이용해 왔다. 저는 집권 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분들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다. 저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고위직 가운데 병역 회피 또는 면제자가 많고, 신성한 국방 의무에 국민이 의문과 불신을 갖고 있어 책임 있고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인지도에 비해 지지율이 좀처럼 안 오르는데. -지난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선거 공고가 나기 전까지 언론에서 심상정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우선 후보를 알아야 지지율이 오를 텐데, 심상정은 알아도 대선 후보인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다. 각 당 경선이 끝날 때까지 지지율 5%를 돌파하려고 한다. 본격적으로 촛불 대선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권자가 주목할 것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에서 인지도가 낮은 걸로 나오는데. -아픈 대목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30~50대는 사회운동이나 진보 정치를 경험해 본 분들이 많다. 하지만 20대는 진보 정당이 실패를 거듭하던 시기에 진보 정당을 접했다. 진보 정당에 대해 긍정적인 체험을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호감도가 낮다. 하지만 현재 정의당 당원의 80%가 40대 이하이고 그중 절반이 20~30대다. 대학 강연에도 좌석이 부족할 정도다. 빠른 속도로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안은. -청년 실업은 정책이 없어 안 풀리는 게 아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상위 1%의 사회적 책임을 이끌어 내야 해결할 수 있다. 19대 국회 때부터 긴급조치 차원에서 청년고용특별법을 제정,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업이 전체 고용인의 5%에 해당하는 수만큼 청년을 고용하도록 ‘한국형 로제타 플랜’(1990년대 후반 벨기에의 혁신적 청년실업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금 대선 주자들이 내놓은 해법은 단편적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가족 있는 노동’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오후 6시에 퇴근해선 저녁 시간을 온전하게 쓸 수 없다. 4시나 5시에 퇴근하면 밥을 지어 가족과 먹을 수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별을 없애고, 일상을 누리는 가족 있는 노동이 제가 구상한 노동 시간 단축 공약의 핵심이다. →무엇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나. -원전 해체 기술과 재생에너지, 바로 녹색성장이다. 4차 산업혁명도, 정보통신기술(ICT)도 전략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비중을 두고,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해체 기술 등 생태 환경 에너지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대선 공약 1호인 ‘슈퍼우먼방지법’이 화제다. -여성들은 일도 하고 싶고 좋은 엄마도 되고 싶어 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육아휴직 3년’을 공약했는데, 실제 3년 휴직하면 영원히 퇴출당할 수 있다. 휴직 기간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슈퍼우먼방지법은 아빠들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육아휴직자가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기업에 페널티와 어드밴티지를 적용해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성소수자 보호 등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견해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당연하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차별금지법을 냈다가 일부 개신교계의 압박으로 철회했는데, 이 법은 종교, 직업, 성별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담고 있다.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와는 또 다르다. 동반자등록법도 제정해 혼인하지 않고 사는 동거 노인, 동성 커플, 비혼 커플 등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촛불·태극기 뜨거운 애국심, 화합의 불길로 승화해야”

    종교계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일제히 성명을 내고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요한복음 17장을 인용한 메시지를 발표하고 “이제는 탄핵을 지지했든 반대했든, 정치권과 국민들이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 통합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모두가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국가의 공동선 추구와 국론 통합”이라면서 “상호 비방과 분열을 뒤로 하고 화해와 일치를 통한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신교 교단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김영주 총무 명의의 입장문에서 “우리는 이 시간이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주권시대’라는 새로운 가치를 실현해 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명의의 성명서에서 “국민 모두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며 “정치, 이념, 지역, 세대 등의 모든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불교계도 한목소리로 국민 통합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제 나라 사랑의 큰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화합하여 국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촛불’과 ‘태극기’로 나타난 뜨거운 애국심을 대한민국이라는 큰 용광로에서 함께 마음을 모아 화합의 불길로 승화되도록 해야 한다”며 “화쟁(和爭)의 시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원불교는 한은숙 교정원장 명의의 성명에서 “헌재는 이번 결정을 통해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고 어둠은 빛을 물리칠 수 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역사 앞에 입증했다”면서 “다소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헌재의 이번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 건설에 모두 함께해 나가는 길뿐”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승복의 날이 밝았다

    승복의 날이 밝았다

    안보·경제·리더십 ‘3각 위기’ 분열 끝내고 지혜 모아야 한국 더 성숙해지는 계기로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10일 오전 11시 발표된다. 이제는 국론 분열로 인한 ‘승자의 저주’와 ‘패자의 불복’ 모두를 경계해야 할 때다. 정치권과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국정 공백과 정국 혼란을 뒤로하고 안보와 경제, 리더십의 ‘3각 위기’를 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9일 여야 중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갖고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통합된 마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또 “헌재 선고가 되면 혹시 있을 수 있는 이런저런 집회에 대해 정치인이 참여를 자제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시위보다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치권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오찬 회동에는 더불어민주당 문희상·박병석·이종걸·원혜영·박영선, 자유한국당 심재철·나경원, 국민의당 박주선·조배숙,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등이 자리했다. 종교계도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국민 화합을 이루자는 호소문을 잇달아 발표했다. 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와 다른 견해를 존중하면서 분노하고 허탈해하는 상대편 의견도 경청할 수 있다면 탄핵심판은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천주교는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명의의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헌재의 공정한 판결 수용은 진정한 민주주의 성숙의 출발점”이라며 “헌재의 판결을 화해와 일치의 자세로 수용하자”고 당부했다.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는 호소문에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사회적 거룩함을 이루고 하나되는 성숙한 국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야는 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탄핵심판 선고 이후의 정국 구상에 돌입했다. 각 당 지도부는 “헌재 결정 승복”을 내세우면서 탄핵 찬반을 둘러싼 막판 여론전에도 주력했다. 한국당은 탄핵 기각 또는 각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고, 야권은 탄핵 인용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뒤 박 대통령의 승복을 촉구했다. 여야는 선고 직후 의원총회 등을 열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불상 훼손’ 대신 사과했다가 파면… “기독교 정신은 사랑·평화 아닌가요”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불상 훼손’ 대신 사과했다가 파면… “기독교 정신은 사랑·평화 아닌가요”

    “이렇게 모교 언더우드 동상 앞에 서 본 지도 꽤 오랜만입니다. 왠지 낯선 느낌입니다.” 서울 신촌 연세대 교정 언더우드 동상 앞에서 만난 손원영(51) 서울기독대 신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확히 말하자면 전 서울기독대 교수. “파장이 생각보다 커서 마음이 무겁다”며 기자에게 내미는 손이 차갑다. 지난해 1월 경북 김천 개운사 법당 훼손 사건으로 최근 서울기독대 이사회로부터 파면 조치당한 손 교수. 한 개신교 신자가 법당에 난입해 불상이며 법구들을 심하게 훼손한 사건을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신 사과의 글을 올리고 법당 복구 모금운동에 나서 학교 측으로부터 결국 파면이라는 극단의 조치를 받았다. 이후 연세대 신학과 동문을 비롯한 신학자와 목회자들의 파면 철회 서명운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에서도 동조의 움직임이 번지는 등 종교계에 파문이 확산되는 추세다. 그 동향을 지켜보자니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이제는 내 종교가 아니라는 이유로 남의 종교를 공격하는 행위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손 교수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아름다운 하나님’의 예술 가치도 중요 연세대 앞 독수리다방으로 자리를 옮겨 찻잔 옆에 내려놓는 명함의 타이틀이 독특하다. ‘예술목회연구원 원장’. 단체의 성격을 묻자 “실은 제가 치중하는 분야”라는 말과 함께 지난 일을 털어놓는다. 연세대 신학과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보스턴칼리지 대학원과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GTU(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신학자. 1996년 감리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서울기독대 안에 대학교회를 개척해 학생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목회 활동을 폈던 목회자이기도 하다. 한국기독교교육정보학회 회장을 맡아 일하다가 2013년 예술목회연구원을 창립해 지금까지 원장으로 이 단체를 이끌어 오고 있다. 자신의 이력을 소개한 끝에 느닷없이 ‘예술신학’으로 말을 옮긴다. 예술신학이라니 생소하다. “예술체험과 종교체험은 멀지 않습니다. 종교와 예술은 인류역사상 늘 같이해 왔지요. 그런데 종교개혁 이후로 기독교계에선 음악을 빼놓곤 예술 분야를 도외시한 경향이 짙습니다.” 진선미의 근원이 되신 하나님에 대한 이해 측면에서 아름다운 하나님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요즘 신학계에선 진선미의 가치를 역전시켜 잃어버렸던 균형을 추구하자는 차원에서 아름다움을 강조한 미선진의 신학을 다시 보자는 신학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손 교수는 그 예술 신학을 토착화로 이어 가자고 말한다. 기독교가 진정 한국인의 종교가 되려면 한국적 신학이 서야 하고 그 신학에 바탕을 둔 기독교 예술과 예술인을 만들어야 한단다.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100년 만에 원효와 의상 같은 인물들에 의해 불교철학이 구축됐고 그 이후 100년이 지난 뒤 석굴암이라는 걸출한 예술작품이 만들어졌지 않습니까.” 한국의 기독교 신학은 미국의 신학이 그대로 들어와 크고 작은 갈등과 모순이 팽배해 있다는 손 교수. 미국의 신학이 품은 가치도 중요하지만 한국적 사상과 정서를 담아 내는 신학이 바로 서고 목회로 이어질 때 기독교가 한국의 종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 말마따나 손 교수가 벌여 온 작업의 두께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매 학기 신학자들을 초청해 불교와 기독교 간 대화며 문화신학, 예술신학 등으로 꾸며진 한국신학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고 기독교에 관심 있는 예술인들이 주도하는 예술목회 특강도 매월 한 차례씩 끊임없이 주선하고 있다. 현재 예술목회연구원에는 대학교수 50명과 예술인 50명이 소속돼 있으며 함께 활동 중인 사이버 회원도 1240명에 달한다. 이들을 중심으로 매년 4~6월 경기 양평 열두광주리영성센터에서 ‘예술영성 하루 피정’을 열고 있고 매월 한 차례씩 경기 부천 실존치료연구소에서는 성공회 주교가 이끄는 ‘영성수련’을 개최해 오고 있다. ‘예술영성 하루 피정’이나 ‘영성수련’에는 개신교, 천주교 등 기독교와 비신자를 가리지 않는 참가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달 말쯤 예술목회연구원 소속 교수들이 함께 쓴 책 ‘예술신학 톺아보기’(신앙과지성사)도 펴낼 예정이다. 그 말끝에 개운사 사건으로 화제를 옮긴다. “기독교의 정신은 자유의 정신입니다. 억압으로부터의 자유와 함께 사랑을 실천하려는 자유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한국 개신교는 이 중요한 두 가지의 자유를 회피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종교는 늘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과 자기 부정의 속성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기를 부정하는 십자가의 신학을 포기한 채 영광의 신학만 추구하다 보니 종교의 부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신교 신자의 법당 훼손 사건에 적극 나서 불교계에 사과했고 지인인 교수들을 대상으로 법당 복구를 위한 모금운동을 벌여 267만원을 모았다. 개운사 측에 모금액을 전달하려 했으나 “대신 종교 평화에 써 달라”는 사찰 측의 간곡한 부탁으로 종교 평화를 위한 대화모임 ‘레페스포럼’에 전액 기부했다.●“무례한 선교 대신 사랑의 실천을” “예수님은 이교도보다 더 천한 취급을 받던 혼혈 사마리아인을 먼저 사랑했습니다. 기독교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 아닙니까. 개운사 법당을 훼손한 그분은 기독교를 잘못 이해했던 것 같아요. 교회는 어렵고 상처받고 힘든 사람의 편에 서야 하는데….” 특히 학교 측은 자신의 파면과 관련해 서울기독대 측이 속한 교단 그리스도의교회 협의회와 신학적 관점이 다르다는 이유를 든다지만 우상숭배의 관점이 주효했다고 지적한다. 그 부분에서 손 교수는 딱 잘라 말한다. “예수님의 사랑 실천을 강조하는 기독교에서 폭력 행사를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요.” 특히 기독교 안에서 적용하는 ‘상을 만들지 말라’는 우상숭배 거부의 잣대를 다른 종교에까지 강요하는 입장은 모순이라고 말한다. “불교 신자나 스님들이 불상을 부처로 여깁니까. 하나의 상징물일 뿐이지요. 그보다는 돈과 권력을 떠받치는 신앙 행태야말로 우상의 숭배 아닐까요.” “나는 환원주의자”라고 명쾌하게 밝힌 손 교수는 학교와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측의 입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환원주의’(Restoration)는 교회의 부패상에 맞서 미국에서 일었던 교회개혁운동을 말한다. 초대 교회의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교리보다는 성경에 치중해 예수에게로 돌아가자는 기독교 본래성 회복을 강조하는 운동. 교파의 분열을 지양해 교단을 만들지 않는다는 입장에 충실했지만 2000년쯤 환원주의를 강조하던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가 교단으로 발전하면서 문제들이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기독교에서 선교는 구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원칙입니다. 하지만 선교는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는 성경적 방법을 써야지요. 비인간적, 비성서적인 특히 폭력적인 방법은 결코 있어선 안 될 악입니다.” 가장 높이 계셨던 하나님은 낮은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고 가장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사랑을 실천하셨던 분이다. 그래서 교회가 선택해야 할 복음의 방법은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곳으로 들어가 아픔을 어루만지는 사랑의 실천이라고 한다. “가족과 사회의 평화를 위해 종교가 평화롭게 어우러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손 교수는 이제 교회와 학교에서 이웃 종교와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적극 가르쳐야 한단다. 무례한 선교 대신 사랑의 실천을 우선 교육해야 한다는 손 교수는 교육부에 징계 재고를 위한 소청심사를 제기하면서 민사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랑과 평화의 종교인 기독교가 제 모습을 회복하고 다른 종교를 훼손하는 폭력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ki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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