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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 이름 고운 동네에서 이름 모를 그대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도서관 닮은 이 곳에서, 당신에게 엽서를 씁니다[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봄날, 이름 고운 동네에서 이름 모를 그대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도서관 닮은 이 곳에서, 당신에게 엽서를 씁니다[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서울의 옛 정취 고스란히 남은 골목주택 사이 작은 카페·책방 등 빼곡사러가·빵집 돌며 먹거리 보는 재미 빵 굽는 냄새 반기는 건물 들어서면직접 디자인한 편지지·카드 등 가득낯선 이와 친해질 ‘펜팔 서비스’ 마련동쪽 창가에 앉아 편지 쓰며 힐링을승강기 없는 건물 계단 오르면도서관처럼 엽서 진열한 포셋3200장 저마다 다른 작품 구경100개 사서함에 기록 남겨볼까밖으로 나와 안산 봉수대 올라한양 배후로 좋았을 전경 즐겨더딜지언정 봄은 오고 있으니발끝에 아지랑이가 피어납니다. 계절이 바뀌는 걸 몸이 먼저 아는가 봐요. 꽃이 피기도 전에 봄 마중을 나갑니다. 숲이어도 좋겠습니다만 우선은 가까운 동네를 산책합니다. 오늘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습니다. 골목골목 작은 공간의 봄 내음을 탐하다 편지가게 ‘글월’에 다다랐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펜팔을 할 겁니다. 이름 모를 당신과 편지로 벗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똑똑똑, 봄봄봄, 꼬무락꼬무락, 한 번에 한 줄 만큼 손가락을 움직여 당신에게 다가섭니다. ●연희동의 연서 서울에는 여러 동네가 있습니다. 연희동은 연세대 북서쪽 일대입니다. 왠지 연인의 이름 같지요. 예전에 연희궁이 있어 그리 불러요. 조선 정종이 왕위에서 물러나 머물렀고 세종이 태종을 위해 고쳐 지은 궁궐이라지요. 궁궐의 지위는 연산군이 연회장으로 쓰다 왕위에서 내려오며 상실됐습니다. 버스를 타고 연희동을 오가는 이들은 연희104고지라는 버스정류장이 익숙하겠습니다. 104고지는 일제강점기 훈련장이었고 천연의 요새라 6·25전쟁 당시 서울 수복의 격전지이기도 했습니다. 또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도 떠오릅니다.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전두환씨의 집이 연희동이라 뉴스에 자주 등장하던 시절이 있었네요. 지금은 서울의 동네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 여행지의 하나입니다. 연희로 큰길에서 서편 안쪽으로 비켜서자 한결 평화롭습니다. 사람 사는 집과 집 사이로 작은 카페와 가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갑니다. 그렇다고 프랜차이즈에 정복당한 카페 골목은 아니에요. 씨앗을 매개로 가드닝을 제안하는 ‘씨드키퍼’, 연필의 진심을 전하는 작은연필가게 ‘흑심’이라거나 독립 출판 축제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개최하는 책방 ‘유어마인드 서울’ 등은 저마다의 개성과 철학이 있어 반가운 장소이기도 하지요. 연희동 이름 끝에 변함없이 ‘사러가’(쇼핑센터)가 등장하는 것 역시 ‘여기는 생활이 있는 마을입니다’라는 선언 같아 좋습니다. 오래되거나 새로 생긴 유명한 빵집이 많은 것도 그러하고요. 저는 지금 고운 이름에 이끌려 연희동 편지가게 ‘글월’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봄 햇살이 좋아 부러 빙글빙글 골목을 산책합니다. 편지를 쓰기 전 손가락 끝으로 펜을 돌리며 첫 문장을 고심하듯이요. ‘글월’은 가게 이름 이전에 편지의 우리말이기도 합니다. 어떤 말들은 혀끝의 울림부터 그 이름의 뜻 같아서 말할 때마다 뜻이 한층 깊어지기도 하지요. 글월의 ‘글’은 글자를 뜻합니다. ‘월’은 접미사 ‘-발’의 변형일 텐데 편지의 의미를 두고 보니 자꾸만 달(月)에 가까워 보입니다. 기어이 ‘달에게 띄우는 글’이라고 멋대로 정의해 봅니다. 또 글과 그리움은 ‘긁다’라는 같은 단어에서 태동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리운 마음 그러모아 글로 쓰는 게 편지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연희라는 지명과 자리하니 연인의 이름 위에 고이 얹은 연서 같기도 합니다. ●인터뷰에서 시작한 편지가게 글월은 연희삼거리 근처에 있습니다. 서울 연희동우체국 옆, 반세기를 살아온 빵집 ‘피터팬1978’ 건물 4층입니다. 승강기가 없는 낡은 건물은 프랑스 파리의 오래된 아파트를 떠올리게 해요. 밖에서 볼 때는 평범한 사무동의 건물 같더니 2층을 지날 때는 빵 굽는 냄새가 납니다. 계단참 곁에는 몬스테라가 화분 밖으로 가지를 뻗어 환영하네요. 곧 3층의 머그잔을 파는 가게 문을 지나 4층에 이르면 글월의 입구가 나옵니다. 대문 옆에는 포스터 2장이 붙어 있습니다. 편지 쓰는 손과 문을 열고 들어서는 발걸음. 편지가 마음 문을 열고 다가가는 행위라 말합니다. 자그마하게 적은 ‘l’esprit’(에스프리)라는 글씨도 보입니다. 프랑스어로 마음, 정신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글월의 내부는 23㎡(7평) 남짓입니다. 가장자리에 서랍장이 단정하게 자리해요. 서랍장의 윗면은 쇼케이스 역할을 겸하는데 글월에서 디자인한 편지지, 편지봉투, 메시지 카드 등이 놓여 있습니다. 저는 자그마한 공간에 잠깐 놀라지만 이내 살구색의 포근함과 치장하지 않은 편안함에 녹아들어요. 동쪽과 북쪽으로 난 창으로 나른한 햇살이 스미네요. 창틀의 그림자를 밟으며 천천히 맴을 돕니다. 원래 이곳은 레터 서비스의 인터뷰를 위한 공간으로 꾸렸다고 합니다. 문주희 대표는 잡지사 기자로 일했다지요. 특별한 사람만이 아닌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담아 전하고 싶었답니다. 레터 서비스는 한 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한 후 인터뷰이의 일상을, 일생의 한 장면을 편지 형식의 기록으로 담아 전하는 서비스였습니다. 한 편의 글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은 바람이, 꼭 집어 사랑은 아닐지라도 건네 닿아 잇고 싶은 말들이 우리에겐 있지 않나요. 그 소망을 온전하며 친밀한 글로 전하기에 편지만큼 따스한 수단은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제게는 글월이 편지와 관련된 제품을 사는 곳이라기보다 편지를 쓰는 작은 방에 가깝습니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어서 글월에는 편지를 쓰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펜팔이 있는 글월 글월은 편지 좋아하는 이들의 ‘우체국’이기도 합니다. 편지 문구를 사러 오기도 하지만 못지않게 펜팔서비스를 이용하는 이가 많습니다. 펜팔은 낯선 이와 편지로 사귀는 일이지요. 1970~80년대에는 잡지 뒷면에 애독자 펜팔 코너가 있을 만큼 인기였고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펜팔이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이메일과 카톡과 소셜미디어(SNS) 그리고 인공지능(AI)의 시대에 펜팔이 뜻밖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편지 써주는 사람’이었지요. 편지는 분명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것만 같습니다. 계산대에서 펜팔 키트를 구매해서는 동쪽 창가에 앉습니다. 공간을 구분 짓는 패브릭과 자그마한 액자 하나가 글월 안에 편지 쓰기 좋은 자리를 만듭니다. 펜팔 키트는 글월의 편지지와 편지 봉투, 우표를 대신하는 스티커 등으로 이뤄집니다. 이 편지가 누구에게 전해질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나의 고민일 수도, 일기일 수도 있는 말들이 누군가에게 읽힐 거라는 사실만은 확실하지요. 편지를 쓴 후에는 마지막으로 편지 봉투에 나를 표현하는 형용사를 찾아 표시합니다. 글월의 펜팔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하고 편지는 글월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오가요. 대신 편지 봉투에는 편지 쓴 이를 알아챌 수 있는 ‘명랑한’, ‘느긋한’, ‘시간을 잘 쓰는’, ‘반려동물이 있는’ 같은 힌트가 있습니다. 편지를 접수시키고 나서는 타인이 쓰고 간 펜팔 편지를 고르게 되는데, 그럴 때도 편지에 표시된 단서들은 도움이 됩니다. 저는 봄에 관해 편지를 씁니다. 이 편지가 혹여 길어진 당신의 겨울 끝에 따스한 봄뜻이길 바란다고 적습니다. 편지 봉투를 닫은 후에는 ‘느긋한’, ‘그리움이 많은’, ‘얼빠진’에 동그라미를 칩니다. 이렇게 익명의 상태로 떠난 편지는 답장으로 이어지고, 또 답장의 답장이 한 해를 넘겨 오가기도 한다고 해요. 서로의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거지요. 느슨하지만 친밀한 연대, 그 편지가 귀하게 여겨진다면 아마도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여 오가는 안부이기 때문일 겁니다. 기다려 맞이하는 것만이 줄 수 있는 위안이라 그럴 겁니다. 편지를 건넨 후에는 앞서 쓰고 간 이의 편지 한 통을 받아 듭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유쾌한’, ‘달리기를 좋아하는’ 당신의 편지는 조금 미뤄 두었다 아껴 읽기로 합니다. ●포셋에서 책 한 권 고르듯 엽서 고르고 글월 가까이 또 하나의 편지 공간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엽서가 맞겠네요. 엽서는 봉투 없이 건네는 짤막한 편지입니다. 엿보아도 무방한, 가볍고 편하게 안부를 묻는 글이지요. ‘종이의 한 귀퉁이에 잊지 않도록 써놓는 단서’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편지가 은밀한 귓속말을 떠올리게 한다면 엽서는 다정한 메모를 연상케 합니다. ‘포셋’은 엽서 편집숍입니다. 글월과 마찬가지로 승강기 없는 건물의 계단을 오르지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무려 3200장의 색색 엽서들이 도열해 있어요. 엽서를 진열하는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선반 위에 한 줄씩, 마치 도서관의 서가처럼 오밀조밀하게 자리해요. 책 한 권을 고르듯 낱낱의 엽서를 눈여겨봅니다. 포토그래피와 실크스크린, 모션그래픽과 타이포그래피 등 다채로운 이미지가 눈길을 끕니다. 그 모양 또한 네모나고 동그랗고 나뭇잎을 닮기도 한 것이 어느 하나 탐나지 않는 게 없어요. 엽서 전시회에 온 듯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장 한 장의 엽서는 작가들의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각각의 엽서 곁에는 엽서를 제작한 150여개 브랜드와 작가의 이름이 적혀 있어요. 김건주, 그럼사라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해서, 저는 그들이 만든 엽서 몇 장을 집어 듭니다. 그러고는 창가에 있는 책상에 앉습니다. 조금은 다정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당신에게 봄날의 연둣빛 같은 엽서를 써나갑니다. 반대편에는 기록 보관함도 있어요. 100개로 이뤄진 사서함(개인을 위한 대여 우편함)입니다. 자신만의 기록을 보관하거나 친구와 연인이 서로를 향해 엽서나 편지, 선물을 주고받는 용도로 쓸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봄이 왔다며 여린 진달래 꽃잎 하나를 서로에게 건넬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러도 안산은 봄이어서 포셋을 나와서는 기어이 안산을 향하고 맙니다. 아직 봄꽃이 피지 않았을 거라는 걸, 새순은 굼뜨게 올라오고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편지 한 줄, 엽서 한 장에 더딘 봄을 눌러쓰다 보니 숲이 그리워집니다. 서울의 산은 북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의 내사산이 먼저 떠오를 테지요. 안산은 그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못지않게 아름다운 산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한양의 주산이 될 뻔한 산이기도 하지요. 그럼 북악산의 지위는 안산의 것이었을 테고, 안산 남쪽 연희동은 한양의 중심인 종로가 됐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시간 남짓 걸려 정상의 모악동 봉수대에 다다르면 왜 이곳을 한양의 배후로 삼으려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지지요. 봉수대까지는 서대문구청, 서대문형무소, 연세대나 이화여대 쪽의 봉원사 등 여러 갈래에서 오를 수 있습니다. 천년고찰 봉원사에서 느슨한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오늘은 서대문구청 쪽을 택합니다. 연희숲속쉼터와 안산자락길을 지나는 경로는 서울의 숨은 벚꽃 명소지요. 4월 초에는 꽃놀이 나온 이들이 가득하겠습니다. 그러다 안산 초입에서 또 마음이 살랑거려 홍제천을 걷고, 결국에는 홍제천인공폭포가 보이는 수변 테라스에 앉아 천변의 햇살을 누립니다. 변심이 변심을 거듭하는 봄날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글월에서 읽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어떻게 대답하든 오답처럼 보일 테니까요.” 아직은 성긴, 봄에 대해 말하는 건 어떻든 서두른 오답처럼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봄은 더딜지언정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지요. 저만치 봄이 오고 있습니다. ■ 여행수첩 글월(Letter Shop) 연희점 -오후 1 ~ 6시, 연중무휴 www.geulwoll.kr 포셋 연희 - 낮 12시 ~ 오후 8시 월요일 휴무 www.poset.co.kr
  • 대한민국에 솟은 포워드 농구 희망… 화려함 보다 헌신이 빚은 진주[스포츠 라운지]

    대한민국에 솟은 포워드 농구 희망… 화려함 보다 헌신이 빚은 진주[스포츠 라운지]

    프로농구 서울 SK의 ‘대체 불가 포워드’ 안영준(30)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원한다.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선수가 트로피를 받았던 관행을 깨고 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던 MVP로 새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 기록을 우선했으면 제 성적이 훨씬 높았겠지만, 지금처럼 팀이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드 중심 K 농구, 포워드 중심으로 12일 경기 용인 SK체육관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안영준이 꼽은 SK의 독주 비결은 ‘욕심 내려놓기’였다. 그는 “신인 때부터 팀에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아서 저까지 욕심내면 균형이 깨질 수 있었다. 그래서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했다”면서 “MVP를 받는다면 화려하지 않아도 팀을 위해 희생한 저를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한편으론 완전하게 주연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꿈꾼다. 안영준은 “국내 리그는 가드와 빅맨의 2대2 공격 비중이 높다. 그래서 저 같은 포워드는 코너에서 공을 받아 슛 던지는 역할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도 공을 다룰 줄 아는 포워드가 많다. 제가 앞장서서 가드 중심으로 공격하는 한국 농구의 흐름을 바꾸고 싶다. 스텝 백 등 1대1 능력을 더 기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SK는 2024~25 정규시즌 1위(36승8패)를 달리고 있다. 10경기를 남긴 시점에 공동 2위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에 8경기 반 차로 앞섰다. 14일부터 이어지는 원주 DB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면 역대 최소 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한다. 이에 국내 MVP는 안영준과 김선형 간 집안싸움이 됐다. 현재 리그에서 국내 득점 2위(14.5점), 리바운드 3위(6개)에 오른 안영준은 지난 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토종 선수로는 함지훈(현대모비스) 이후 3년 만에 트리플더블(11점 10리바운드 10도움)을 달성하면서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SK의 주무기는 알고도 못 막는 ‘속공’이다. SK는 경기당 평균 8개의 속공을 펼치는데 이는 2위 현대모비스(4.8개)보다 3개 이상 많은 수치다. 그런데 안영준은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다. 그냥 미친 듯이 뛸 뿐”이라며 웃었다. 속공의 바탕엔 리그 최소 실점(평균 72.7점)을 자랑하는 수비력이 깔려있고, 그 중심엔 가드부터 빅맨까지 모두 막을 수 있는 안영준이 있다. 그는 “스스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수비적인 이미지가 강한 선수들에 가려 과소평가 되는 것 같다. 억울하다(웃음)”면서도 “어린 시절부터 수비에 신경 썼기 때문에 (오)재현이, (최)원혁이 형, (최)부경이 형 등 동료들이 팀에 얼마나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SK에 입성한 안영준은 2021~22시즌 팀의 주축으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고난의 시기가 찾아왔다. 2022년 5월, 생후 8개월의 딸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상무가 아닌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하면서 구단과 대한농구협회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군 복무 1년 6개월이 농구를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던 날들”이라며 당시를 돌아본 안영준은 “퇴근하고 구단 훈련장에서 따로 연습할 때 슛을 던지면 다시 혼자 공을 주워야 하는 현실에 서러웠다. 우승 멤버였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협회는 부대에 공문을 보내는 간단한 절차도 수행하지 않고 저를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했다”면서 “분한 마음에 혼자만의 싸움으로 독하게 운동했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준은 이번 시즌이 농구 인생에서 거대한 변곡점이다. 정규리그 최강팀의 자격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SK 잔류부터 일본 무대 도전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안영준은 “시즌 초엔 생각이 많았는데 일단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몸값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결론 내렸다. ●선수에 불리한 FA… 선수협 방안 고민 다만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에 해외 진출을 망설이고 있다. KBL FA 관리 규정을 보면 선수가 국내 구단으로부터 영입의향서를 받고 계약하지 않으면 5년간 리그에서 뛸 수 없다. 해외 리그로 나간 뒤 국내 복귀할 길이 막히는 셈이다. 안영준은 “1라운드 신인은 5년 계약에 첫 시즌이 빠지고 군 복무 기간까지 더하면 8, 9년이 지나야 FA가 된다. 이런 조항들로 인해 많은 선수가 도전을 포기한다”면서 “선수들이 의견을 낼 창구가 없다. 저희 세대가 주도해서 선수협회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창작 원천은 이별… 통제할 수 없어서 상실은 아름답다

    창작 원천은 이별… 통제할 수 없어서 상실은 아름답다

    첫 단편집 국내 출간 만화가 오시로존재의 일부가 상실되는 슬픔두렵지만 언젠간 겪어야 할 일반복된 상상으로 대비하려 해그게 내 작품 근원 되었을지도 차가운 일상과 따스한 환상을 절묘하게 뒤섞는다. 그리고 중요한 순간에 내면의 깊숙한 곳을 찌른다. 일본 만화가 오시로 고가니(31)의 작품은 구도자의 시(詩)처럼 읽힌다. ‘원나블’(원피스·나루토·블리치)에서 최근 ‘귀주톱’(귀멸의 칼날·주술회전·체인소맨)까지 화끈한 소년 만화가 여전히 대세인 일본 만화계에서 오시로는 도도한 학(鶴)처럼 자기만의 강한 개성을 내뿜는다.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은 오시로의 첫 단편집 ‘해변의 스토브’가 최근 한국어로 번역됐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지만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단다. 펜을 쥐고 만화를 그리고 있는 ‘게’가 작가의 캐릭터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출판사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질문지를 만들어 작가에게 보냈다. 답변은 일주일 뒤 도착했다. “나 평균 체온이 삼십칠도거든.” “정말? 나는 삼십오도 정도인데.” “그럼 스미오군이랑 나의 체온을 더했다가 둘로 나누면 딱 적당하겠다.” (‘해변의 스토브’ 중) 사랑은 쿵 하고 다가와서는 휙 하고 떠나가는 것이다. 이토록 달콤하게 시작한 스미오와 엣짱의 사랑은 이내 끝난다. 평소 사랑을 표현하는 데 서툴렀던 스미오는 엣짱을 놓치고 좌절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옆에서 묵묵히 스미오를 덥혀 주던 스토브(난로)가 그에게 말을 건다. 방에서 울지만 말고 바다로 가라고. 아직 사랑이 유효했던 시절 엣짱은 스미오에게 바다에 가자고 자주 말했다. 바다에 가서 엣짱을 기다려 보자고. 그렇게 스미오와 스토브는 바다로 향한다. 엣짱에게 “엣짱이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릴게”라는 메시지를 남기고서. 그렇게 먼바다를 보며 엣짱을 기다리지만 결국 그녀는 오지 않는다. 표제작 ‘해변의 스토브’는 미숙한 청춘의 사랑을 절묘하게 그려 낸 수작이다. “엣짱이 돌아오는 쪽으로도 생각했지만 편집자와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바꿨다. 엣짱은 스미오와의 미래를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 더는 만날 일이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당신이 투명해지기 전에’도 기묘하다. 어느 날 광학연구소로 향하던 차량이 교통사고로 폭발한다. 길을 지나던 스가와라는 거기서 흘러나온 특수한 약품을 온몸에 뒤집어쓰고 투명인간이 된다. 아내 이즈미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육체와 정신 그리고 존재와 사랑에 관한 철학적 우화다. 처음에 이즈미는 조금 편했을지도 모른다. 지긋지긋했던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까. 하지만 점점 자신이 무엇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왜 사랑했는지 깨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마음과 몸 어느 한쪽만 사랑하는 게 아니다. 존재의 일부가 상실됐을 때의 슬픔을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앞으로도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잃어버린 것의 크기를 받아들이면서.” 따스한 상상이 돋보이는 만화 7편이 단편집에 실렸다. 각각 나름의 독특한 매력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개성이 뚜렷하지만 지난해 일본에서 출판 만화의 상업성을 보여 주는 지표인 출판사 다카라지마샤의 ‘이 만화가 대단하다’ 순위에서 1위(여성편)를 차지했다. 오시로에게 일상과 사랑 그리고 이별을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일상은 가장 소중한 것이지만 깨지기 쉬운 것”이라며 “사랑을 그리는 것은 사실 잘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이어 갔다. “실연당해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이 매우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거기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이별을 항상 두려워한다. 가족이나 파트너를 잃는 상상을 반복한다. 이별은 두려운 것이지만 언젠가 찾아오고 말 것이기에 상상으로나마 그때를 대비하려는 거다. 어쩌면 그 상상의 반복에 내 창작의 근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 우리은하를 향해 ‘폭주하는 별’, 괴물 블랙홀 존재의 증거일까 [아하! 우주]

    우리은하를 향해 ‘폭주하는 별’, 괴물 블랙홀 존재의 증거일까 [아하! 우주]

    우리은하는 지름 10만 광년에 이르는 대형 은하로 주변에 수십 개의 위성 은하가 있다. 이 중 가장 큰 것은 대마젤란은하로 지름 3만 광년에 달하는 중형 은하다. 대마젤란은하는 외부 은하 가운데서 비교적 가까운 16.4만 광년 거리에 있어 많은 관측이 이뤄졌다. 과학자들은 대마젤란은하에서 태양 질량의 100배가 넘는 초거성과 수많은 구상성단, 산개성단을 발견했다. 하지만 대마젤란은하의 중심부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을 포착하지는 못했다. 은하계 중심은 은하계에서 가장 많은 물질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 달하는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탄생한다. 우리은하도 예외가 아니라서 태양 질량의 400만 배에 달하는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 따라서 대마젤란은하 중심에도 이보다 작더라도 분명히 거대한 질량을 지닌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최근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제시 한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 우주국의 가이아 데이터를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초고속별(hypervelocity star·HVS)을 연구하다 우연히 대마젤란은하 중심 블랙홀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초고속별은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은하계의 중력을 이기고 탈출할 수 있는 별로 속도가 1초에 1000㎞를 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연구팀이 조사한 초고속 별 21개 가운데 절반 정도는 우리은하를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대마젤란은하에서 우리 쪽으로 진입하는 은하였다. 그것도 모두 같은 방향에서 날아오는 중이었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한 끝에 연구팀은 대마젤란은하 중심에 태양 질량의 60만 배 정도 되는 거대 블랙홀이 쌍성계 중 하나를 집어삼키는 과정에서 나머지 하나를 우리은하계 방향으로 튕겨 낸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초고속 별은 두 개의 별이 서로를 공전하다가 다른 하나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면서 나머지가 튕겨 나가거나, 거대 질량 블랙홀에 동반성이 잡아 먹히는 과정에서 쌍성계의 나머지 별이 튕겨 나가면서 생긴다. 한 방향에서 초신성이 여러 개 생기긴 어렵기 때문에 블랙홀 쪽이 더 가능성 높은 설명이 되는 것이다. 대마젤란은하는 앞으로 20억년 후에 우리은하와 완전히 충돌해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은하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우리은하 안으로 진입한 거대 질량 블랙홀은 우리은하의 미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과 합체되어 더 거대한 은하 중심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은하와 대마젤란은하의 미래를 알아내기 위해 새로 발견된 대마젤란은하 중심 블랙홀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다.
  • 송은이, ‘샤넬백’ 15만원에 샀다…주우재 “180만원에 되파는 꿀팁” 전수

    송은이, ‘샤넬백’ 15만원에 샀다…주우재 “180만원에 되파는 꿀팁” 전수

    코미디언 송은이가 빈티지 샤넬백을 15만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유튜브 ‘비보티비’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송은이는 코미디언 김숙과 함께 고민 상담 코너 ‘비밀보장’을 진행했다. 한 시청자는 “최근 개성 있는 옷을 입고 싶은 마음에 빈티지 가게 투어를 다녔는데, 어떤 옷이 좋은지 모르겠다. 주우재 님을 보면 귀하고 비싼 아이템만 쏙쏙 골라서 잘 사시던데 빈티지 쇼핑 비결 좀 알려주세요”라는 고민을 보내왔다. 이에 김숙은 “패션 쪽에서는 주우재가 거의 우상이더구먼”이라며 “주우재가 사라고 한 옷, 신발, 시계는 품절”이라고 말했다. 송은이는 고민 해결을 위해 모델 주우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주우재가 언급하면 다음 날 동이 난다’는 소문을 언급하며 “사실이냐”고 물었다. 주우재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송은이는 “우재야, 네가 잘된다는 소식을 들으니까 너무 배가 아프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우재는 빈티지 쇼핑 팁으로 “겨드랑이 밑이나 등판 맨 밑부분, 팔 안쪽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빈티지는 사이즈가 안 맞아도 고집을 부린다”라며 “치수를 맞게 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숙이 “빈티지로 어떤 브랜드를 사야 하냐”고 묻자 주우재는 “명품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샤넬 같은 브랜드는 빈티지가 더 비싸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송은이는 “나 얼마 전에 샤넬 빈티지 가방을 샀는데 잘 산 거냐”고 물었다. 송은이는 “천으로 된 샤넬 가방인데 15만원에 샀다”며 “가수 황보가 30년 전쯤 산 가방”이라고 설명했다. 주우재는 “더스트백 사신 거 아니에요?”라며 “가방을 담기 위한 가방”이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샤넬백 15만원이면 잘 산 거죠”라고 덧붙였다. 주우재는 “팁 하나 드릴까요”라면서 “잘 얘기해서 세호 형한테 넘기면 1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이어 “이거 다른 분이 노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하면 180만원까지 받겠다”고 덧붙였다.
  • 화려함보단 헌신, ‘대체 불가’ SK 안영준…“희생하는 MVP로 새 이정표, 포워드 농구 이끌 것”

    화려함보단 헌신, ‘대체 불가’ SK 안영준…“희생하는 MVP로 새 이정표, 포워드 농구 이끌 것”

    프로농구 서울 SK의 ‘대체 불가 포워드’ 안영준(30)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원한다. 화려한 플레이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선수가 트로피를 받았던 관행을 깨고 팀을 위해 묵묵히 헌신했던 MVP로 새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 기록을 우선했으면 제 성적이 훨씬 높았겠지만, 지금처럼 팀이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일 경기 용인 SK체육관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안영준이 꼽은 SK의 독주 비결은 ‘욕심 내려놓기’였다. 그는 “신인 때부터 팀에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아서 저까지 욕심내면 균형이 깨질 수 있었다. 그래서 수비,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집중했다”면서 “MVP를 받는다면 화려하지 않아도 팀을 위해 희생한 저를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한편으론 완전하게 주연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꿈꾼다. 안영준은 “국내 리그는 가드와 빅맨의 2대2 공격 비중이 높다. 그래서 저 같은 포워드는 코너에서 공을 받아 슛 던지는 역할에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도 공을 다룰 줄 아는 포워드가 많다. 제가 앞장서서 가드 중심으로 공격하는 한국 농구의 흐름을 바꾸고 싶다. 스텝 백 등 1대1 능력을 더 기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최강 속공? 그냥 미친 듯이 뛸 뿐”SK는 2024~25 정규시즌 1위(36승8패)를 달리고 있다. 10경기를 남긴 시점에 공동 2위 울산 현대모비스, 창원 LG에 8경기 반 차로 앞섰다. 14일부터 이어지는 원주 DB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면 역대 최소 46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한다. 이에 국내 MVP는 안영준과 김선형 간 집안싸움이 됐다. 현재 리그에서 국내 득점 2위(14.5점), 리바운드 3위(6개)에 오른 안영준은 지난 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토종 선수로는 함지훈(현대모비스) 이후 3년 만에 트리플더블(11점 10리바운드 10도움)을 달성하면서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SK의 주무기는 알고도 못 막는 ‘속공’이다. SK는 경기당 평균 8개의 속공을 펼치는데 이는 2위 현대모비스(4.8개)보다 3개 이상 많은 수치다. 그런데 안영준은 “약속된 플레이가 아니다. 그냥 미친 듯이 뛸 뿐”이라며 웃었다. 그는 “팀의 외곽슛 확률이 낮아 보완할 방법은 속공뿐이다. 근데 그렇다고 훈련을 따로 하진 않는다”면서 “(전희철) 감독님도 경기 전 수비만 짚어주고 공격은 알아서 하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속공의 바탕엔 리그 최소 실점(평균 72.7점)을 자랑하는 수비력이 깔려있고, 그 중심엔 가드부터 빅맨까지 모두 막을 수 있는 안영준이 있다. 그는 “스스로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수비적인 이미지가 강한 선수들에 가려 과소평가 되는 것 같다. 억울하다(웃음)”면서도 “어린 시절부터 수비에 신경 썼기 때문에 (오)재현이, (최)원혁이 형, (최)부경이 형 등 동료들이 팀에 얼마나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군 복무 기간 마음고생으로 성장”2017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SK에 입성한 안영준은 2021~22시즌 팀의 주축으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고난의 시기가 찾아왔다. 2022년 5월, 생후 8개월의 딸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상무가 아닌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하면서 구단과 대한농구협회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군 복무 1년 6개월이 농구를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던 날들”이라며 당시를 돌아본 안영준은 “퇴근하고 구단 훈련장에서 따로 연습할 때 슛을 던지면 다시 혼자 공을 주워야 하는 현실에 서러웠다. 우승 멤버였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협회는 부대에 공문을 보내는 간단한 절차도 수행하지 않고 저를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했다”면서 “분한 마음에 혼자만의 싸움으로 독하게 운동했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준은 이번 시즌이 농구 인생에서 거대한 변곡점이다. 정규리그 최강팀의 자격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SK 잔류부터 일본 무대 도전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안영준은 “시즌 초엔 생각이 많았는데 일단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몸값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에 해외 진출을 망설이고 있다. KBL FA 관리 규정을 보면 선수가 국내 구단으로부터 영입의향서를 받고 계약하지 않으면 5년간 리그에서 뛸 수 없다. 해외 리그로 나간 뒤 국내 복귀할 길이 막히는 셈이다. 안영준은 “1라운드 신인은 5년 계약에 첫 시즌이 빠지고 군 복무 기간까지 더하면 8, 9년이 지나야 FA가 된다. 이런 조항들로 인해 많은 선수가 도전을 포기한다”면서 “선수들이 의견을 낼 창구가 없다. 저희 세대가 주도해서 선수협회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이글이글 눈동자, 발 달린 첼로가 날 향해 걸어와”…유명 패션이라는데

    “이글이글 눈동자, 발 달린 첼로가 날 향해 걸어와”…유명 패션이라는데

    “누구도 말을 잇지 못한 순간, 모델이 속이 빈 첼로를 몸에 두르고 나와서 쇼를 마쳤다. 그렇다, 진짜 첼로다.” 최근 파리에서 개최된 패션위크에서 스웨덴의 디자이너 엘렌 호다코바 라르손이 선보인 독특한 컬렉션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의 패션잡지 i-D와 유로뉴스 등이 전했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젊은 패션 디자이너를 발굴해 지원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권위 있는 국제 패션 경연 대회인 ‘LVMH 프라이즈’의 지난해 우승자인 라르손이 수상 이후 처음으로 참가한 주요 패션쇼였다. 헝클어진 머리의 모델들은 버려진 의류나 물건을 재활용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런웨이를 걸었다. 특히 현이 없는 속 빈 첼로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첼로 드레스’는 이브닝 드레스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모델은 갑옷처럼 몸을 제약하는 이 의상 때문에 손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라르손의 상징인 ‘호다코바-이즘’은 바지를 드레스로 변형하고, 벨트를 예상치 못한 소매와 밑단에 꽂는 독특한 스타일이다. 이번 쇼에서는 더 과감하게 악기를 활용했다. 모델의 머리 위에 바이올린을 올리거나, 드럼을 미니스커트로 재활용하고, 바이올린 현을 옷에 뒤죽박죽 꿰어 넣는 식이다. 라르손은 스웨덴 직물 학교에서 미술과 조각을 공부했다. 그녀는 패션 산업의 ‘낭비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많은 팬과 지지자를 얻고 있다. 블랙핑크의 로제, 배우 줄리아 폭스, 인플루언서 카일리 제너도 그녀의 예술적이고 재치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고 알려졌다. 라르손은 ‘패션계의 그레타 툰베리’로 불린다. 그레타 툰베리는 환경 보호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변화를 촉구해 국제적인 관심을 받은 젊은 환경 운동가다. 라르손의 재활용 철학은 가족에게서 비롯됐다. 재봉사였던 그녀의 어머니는 새 옷을 거의 사지 않고 헌 옷을 활용해 다시 옷으로 만들어 입거나 집안 장식으로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어머니는 수공예를 좋아하는 분이셨어요. 저는 항상 다락방에 올라가 어머니의 80년대 스타일 옷을 입어보곤 했어요. 큰 드레스와 큰 어깨 패드가 있었죠!” 라르손은 오빠와 함께 그림 그리기, 만들기, 공예를 즐기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 2021년 졸업을 앞두고 패션지 보그에서 ‘주목해야 할 미래의 인재’로 선정되며 빠르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브랜드를 출시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소규모 팀을 이끄는 라르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드스톡 의류를 분류해 등급을 매기고, 활용 가능한 용도를 신속하게 분석한다. 옷을 무조건 대량 생산하기보다는 개성 있는 디자인의 의류를 적당량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외계인인가?” 이 남녀에 파리·베이징 뒤집어져…‘배설물’ 창립했다는데

    “외계인인가?” 이 남녀에 파리·베이징 뒤집어져…‘배설물’ 창립했다는데

    ‘외계인처럼 생긴 하얀색 민둥 머리에 눈썹 없는 시커먼 눈, 새빨간 입술.’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 위크에서 ‘마티에르 페칼’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브랜드가 첫 패션쇼를 선보이며 큰 화제를 모았다고 더스탠다드 등 외신들이 전했다. 마티에르 페칼은 프랑스어로 ‘배설물’이라는 뜻이다. 이 자리에서 마티에르 페칼의 공동 창업자 한나 로즈 달튼과 스티븐 라즈 바스카란은 “10년 전 브랜드를 만든 이후 아무도 우리의 디자인 철학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들은 “사람들이 우리 디자인을 받아들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큰 변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번 패션쇼의 의상 제작 의도와 관련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아무도 원하지 않더라도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남들과 다르더라도 당당하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브랜드명인 마티에르 페칼 역시 이런 철학을 반영한다. 사람들이 단순히 유명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오직 디자인의 가치만으로 옷을 구매하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창업자들은 설명했다. 달튼은 “자신감을 갖고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는데 집중할 뿐, 패션계에서도 누가 선두인지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명 인사들의 관심보다는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을 지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이 브랜드는 2019년 런던의 유명 백화점 ‘셀프리지’에서 소규모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이번에는 편집숍 ‘도버 스트리트 마켓’과 협력해 파리 패션 위크에서 컬렉션을 공개하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의 기괴한 외모와 옷차림이 해외에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인 자금성을 방문했을 때, 이들은 옷차림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관계자로부터 입장을 거부당했다. 당시 마티에르 페칼 공동 창립자들은 패션쇼에서 선보인 것과 같은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자금성 관계자는 “화장을 지우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으면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이들 일행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마티에르 페칼 측은 이 일에 대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굴욕적이고 비인간적인 사건이었다”면서도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우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우리의 가치를 타협하지 않고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치르는 대가”라며 “우리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이들에 맞서 경계를 넓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365일 화장 안 지우는 女, 남편 “맨얼굴 못 봐”…무슨 일 있었길래

    365일 화장 안 지우는 女, 남편 “맨얼굴 못 봐”…무슨 일 있었길래

    “화장을 시작하고 뭐든지 할 수 있게 됐어요.” 28년째 덤프트럭 기사로 일하면서 진한 화장과 불편한 복장을 고집하는 5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28년 차 덤프트럭 기사 고영선(58)씨의 일상이 공개됐다. 스모키 화장을 한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등장한 고씨는 직장 동료는 물론, 남편에게도 화장을 안 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그는 촬영 중 모두가 잠든 새벽 3시에 일어나 아무도 모르게 씻은 뒤 화장을 했다. “강하게 보여야 할 일이 있어 남들보다 (화장을) 좀 강하게 하고 있다”는 고씨는 2시간 넘게 화장을 한 뒤 점프슈트에 통굽 롱부츠까지 신고 집을 나섰다. 25톤 덤프트럭 운전대를 잡을 때도 통굽 부츠를 벗지 않은 그는 “통굽 부츠가 오히려 (운전하기에) 더 편하다”며 “낮은 신발 신고는 운전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트럭 기사로 일하면서 짙은 화장과 불편해 보이는 복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지 않고 강하게 보이기 위해서다. 고씨는 덤프트럭을 운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남편이 사고로 팔을 다치면서 남편 대신 트럭을 몰기 시작했다. 먹고살아야 해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한다. 고씨는 남편 앞에서도 맨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퇴근 후 귀가해서도 화장을 지우지 않았고, 심지어는 화장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 고씨 남편은 “맨얼굴 보기가 힘들다. (화장 지운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남편에게조차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사정은 따로 있었다. 5살 때 아버지의 실수로 턱 한쪽 피부에 화상 흉터가 생겼기 때문이다. 고씨는 “피부가 많이 파였다”고 설명했다. 흉터 때문에 상처뿐인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화장을 하면서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고씨는 “화장 안 할 때는 자신감이 완전히 다운된다. 바깥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며 “화장하고 나서는 사람이 180도로 바뀌어버린다. 뭐든지 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사람들이) 아예 흉터에 대해 안 물어본다”며 “(흉터가) 없는 줄 안다. 얼굴 흉터보다는 다른 곳에 완전히 시선이 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씨의 사연에 시청자들은 “자기 일을 사랑하며 자기만의 색깔로 열심히 사는 게 멋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열정 있는 모습이 아름답고 존경심이 든다”, “개성 있어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를 응원했다.
  • K팝 틈 파고든 J팝… 다채로움에 설렌다

    K팝 틈 파고든 J팝… 다채로움에 설렌다

    J팝 열풍 선두주자 요네즈 겐시와 아이묭독특한 자신만의 음악세계로 국내 인기몰이‘눈의 꽃’ 나카시마 미카도 데뷔 첫 단독 콘서트게임·애니로 접하며 다양한 J팝 장르 입성국내 음악 시장에 J팝 열풍이 거세다. 대규모 내한 공연이 줄을 잇는가 하면 처음 한국을 찾는 J팝 스타도 부쩍 늘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개성 있는 J팝 가수들의 음악이 인기를 끌면서 아이돌 위주 K팝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상반기 굵직한 J팝 가수들이 대거 내한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펼치는 요네즈 겐시가 대표적이다. 그는 J팝과 일렉트로닉, 록의 요소를 혼합한 독특한 사운드와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영상까지 직접 제작하는 다재다능한 뮤지션이다.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의 주제곡 ‘레몬’과 애니메이션 ‘체인소 맨’의 주제곡 ‘킥 백’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오는 22~23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대세 싱어송라이터 아이묭도 4월 19~2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첫 단독 공연을 갖는다. 공감을 자아내는 자전적인 가사와 감각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아이묭은 히트곡 ‘너는 록을 듣지 않아’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독특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사랑을 전하고 싶다든가’와 유튜브 조회수 2억회를 돌파한 ‘마리골드’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K팝 아이돌 성지에 입성하는 사례도 있다. 싱어송라이터 유우리는 5월 3~4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일본 솔로 가수가 국내 정상급 뮤지션이 공연하는 KSPO돔 무대에 서는 것은 아무로 나미에 이후 21년 만이다. 2016년 데뷔한 유우리는 지난해 상반기 ‘베텔기우스’로 빌보드 재팬 ‘재팬 송즈’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J팝 역사를 새로 쓴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한국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수 겸 배우 나카시마 미카는 5월 10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데뷔 24년 만에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박효신이 리메이크한 그의 대표곡 ‘눈의 꽃’은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주제곡으로 사용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펑크 록밴드 엘르가든도 오는 21~22일 서울 예스24라이브홀에서 한국 팬들과 만난다. 국내 J팝 열풍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을 중심으로 한 J컬처의 인기와 무관치 않다. ‘너의 이름은’,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한국 극장가에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며 일본 대중문화에 관한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J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이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혼성 듀오 ‘요아소비’는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로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요아소비’의 결성 5주년 기념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초현실’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봉하기도 했다. 음악 전문가들은 2022년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가 J팝 최초로 국내 음원 차트에 진입하면서 열풍이 본격화했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일본 가수로는 처음으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 후지이 가제의 콘서트 티켓은 매진을 기록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는 “세계 2위 일본 음악 시장은 록밴드부터 R&B, 힙합, 아이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주류를 차지한다”며 “젊은 세대는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장년층은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일본 가수들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점도 J팝 인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 건물 내 녹지·미래 체험 공간… 도쿄 도심 ‘100년 후의 삶’을 담다[글로벌 인사이트]

    건물 내 녹지·미래 체험 공간… 도쿄 도심 ‘100년 후의 삶’을 담다[글로벌 인사이트]

    철도사 JR동일본 5.8조원 투입일렬로 선 빌딩 4개 차례로 개장 주거·뮤지엄 등 실험적 공간으로교통망 활용 ‘지역 특산물’ 거점도주민 소통으로 재개발 방향 잡아도쿄만의 ‘타운 비즈니스’ 차별화“코로나 이후 삶의 방식 다양해져단순 상업지구 넘어 사람에 초점”최근 서울시가 300%에 묶인 용적률 제한을 풀어 도심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민간 주도 도심 복합 개발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일본 도쿄에서는 오는 27일 시나가와 일대에 첫선을 보이는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시티)를 비롯해 약 55개의 민간 도심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규제 완화·稅혜택으로 민간 개발 독려 일본은 1990년대 거품 경제가 무너져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자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지원을 통해 민간이 주도하는 도심 개발을 독려해 왔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제정된 ‘도시재생특별조치법’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제 도쿄에서는 사무실과 주거, 교육, 상업, 문화 기능을 한데 모은 ‘타운 비즈니스’가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자리잡았다. 도쿄의 상징이 된 모리 빌딩의 ‘아자부다이힐스’, 옛 거리를 새롭게 부흥시킨 미쓰비시지쇼의 ‘마루노우치 마루빌딩’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일본의 사례가 서울 도심 재개발의 대안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서울신문은 4일 JR동일본 본사에서 시티 프로젝트의 실무 총책임자인 아마나이 요시야 매니저를 만나 도쿄 도심 개발 ‘현주소’를 살펴봤다. “이곳에서 선보일 미래 생활양식은 단순히 정보기술(IT)이나 로봇의 진화가 아닙니다. 전혀 다른 사람들이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죠. 일본의 미래를 이끌 창작자들을 지원하며, 시민들이 자신의 소비 행위가 지구와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으로 꾸며집니다.” 아마나이 매니저는 일본의 민영 철도회사 JR동일본의 시티 프로젝트 개요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티는 축구장 10개 크기를 넘는 부지에 총사업비 6000억엔(약 5조 8366억원)이 투입되는 매머드 사업이다. JR동일본은 철도 차량 기지였던 이곳을 단순 상업지구가 아닌 ‘100년 후 미래의 풍요로운 삶’을 체험할 실험 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시티는 건물 4개가 일렬로 늘어선 형태로 개발됐다. 2020년 개통된 야마노테선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과 직결되는 지상 29층·30층짜리 쌍둥이 빌딩 ‘더 링크필러 1’이 이달 중 개업하고 상업 시설인 ‘뉴우먼 다카나와’ 일부도 문을 연다. 내년 봄에는 지상 44층의 고층 주택(840가구)과 오피스가 입주할 ‘더 링크필러 2’(지상 31층)와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구마 겐고가 디자인한 ‘몬 다카나와: 더 뮤지엄 오브 내러티브’가 차례로 완공된다. JR동일본은 이곳에서 여러 가지 실험적 사업을 진행한다. 건물 안에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고 식물과 미생물, 물고기 등을 직접 키우며 연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미래’를 만들어 갈 스타트업을 유치한다. 몬 다카나와에서는 전통과 문화에 현대적 가치관과 기술을 융합한 전람회, 라이브 퍼포먼스 등 일본 문화를 창조적으로 해석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주민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반발 최소화 시티가 자리잡은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에서는 하네다공항(17분)과 도쿄역(8분), 나고야(42분) 등이 모두 가깝다. 덕분에 교통망을 활용해 도쿄뿐 아니라 각 지역과 연결되는 특산물 거점 공간도 기획했다. 고베제강과 KDDI 등 대기업 본사가 이전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 흔히 대규모 개발 사업에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생겨나지만 시티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주민들과의 접점을 강화해 갈등을 최소화했다. 2020년 시작된 ‘지역 맥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JR동일본은 역 인근 자투리땅에 주민들과 함께 홉 묘목을 길러 맥주를 생산해 왔다. 주변 신사와 초중고교, 미나토 구청 등이 홉 묘목을 함께 키웠다. 아마나이 매니저는 “처음에는 10명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지금은 200명 이상 참여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며 “지역 주민들과 정성스럽게 관계를 형성한 덕분에 (도심 재개발) 반대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고 했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 만들기’ 방향도 설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획일적 개발서 벗어나 미래의 삶 고민” 도쿄의 도심 개발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나이 매니저는 “도쿄는 지역마다 역사와 개성이 뚜렷해 거리마다 독특한 표정이 생긴다”며 “각각의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자)가 이런 요소를 잘 살려내 도쿄만의 매력을 만든다”고 했다. 도쿄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각자 보유한 ‘주력 지구’ 주민들과 소통하며 책임감을 갖고 지역을 특색 있게 키워 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점 간판을 떼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획일적으로 신도시가 지어지는 한국식 재개발과는 천양지차다. “저출생 고령화와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사람은 도시로 모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도심 복합 개발은 단순한 상업지구 개발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미래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고민하는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 별처럼 바라보는 도넛… 달콤한 인생 즐기세요

    별처럼 바라보는 도넛… 달콤한 인생 즐기세요

    도넛은 바쁜 현대인의 허기를 달래는 음식이자 빈자의 음식이다. 간편하게 열량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세계 대공황 시기 실업자와 빈민층에게 구호식으로 나눠줬던 음식이 바로 도넛과 커피였다.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에서는 도넛을 주제로 독특한 도자와 조각 작품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김재용(52) 작가의 개인전 ‘런 도넛 런’을 열고 있다. 밀가루가 아닌 흙으로 빚어낸 그의 도넛은 발랄하고 화려하지만 따뜻한 정서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적록색약’ 딛고 빚어낸 유쾌함 전시 현장에서 만난 김 작가는 “적록색약이라 어린 시절 그림 그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며 “대학은커녕 미술학원 세 곳에서 오지 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에서 조각과 도자를 전공했지만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할까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작업실에 평소 좋아하던 도넛을 빚어 벽에 걸어 두고 자신을 위로했는데 작업실에 들른 갤러리 관계자들이 그 작품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며 도넛을 주제로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노란 도넛이 어디론가 뛰어가는 듯한 전시명과 같은 제목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리 떡에 고물이 있다면 서양의 도넛 위에는 스프링클이 있다. 노란 도넛 옆으로 흩날리고 있는 빨강, 파랑, 분홍의 스프링클은 마치 땀방울처럼 보인다. 뛰는 도넛을 따라 들어가면 다양한 도넛의 세계가 펼쳐진다. 구멍이 뚫린 원 모양, 하트, 곰, 악마 모양 도넛 위에서 화려한 스프링클의 세계가 구현된다. 갤러리의 가장 깊숙한 공간에 들어서면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도넛 페인팅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사람 얼굴보다 큰 95개의 도넛이 빼곡히 걸렸다. 도자기 혹은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들어진 도넛 면을 갈고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색과 장식을 한다. ‘색약검사지’에서 착안한 작품부터 한국의 민화적 요소, 서양 신화 속 유니콘, 중동의 아라베스크 문양을 넣은 작품까지 다양하다. ●도넛마다 다른 문양·색채의 조화 김 작가는 “유약 같은 것은 가마에서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제 약점들이 가려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도자기 면을 캔버스 삼아 그리는 건 너무 현실적이었다”며 “첫 작업물이 나오기까지 1년이 걸렸을 정도로 엄청난 실패를 거쳐 완성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어떻게 하면 도자기에서 달콤한 느낌을 낼 수 있을까’라는 그의 고민이 각각의 도넛에 반영돼 있다. 각 도넛이 가진 개별적인 문양과 색채는 조화를 이루면서도 개성을 발산한다.행과 열을 맞춰 제각각 반짝이는 도넛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달콤함과 안락함에 위안을 받게 된다. “달콤한 음식을 마구 먹는 게 아니라 걸어 놓고 꿈처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바라보고 별처럼 쫓아가자는 생각에 여러 도넛을 만들었어요. 모두의 인생이 달콤했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다음달 5일까지.
  • [서울광장] 90년대 학번계급론

    [서울광장] 90년대 학번계급론

    서태지가 열고 IMF가 닫은 1990년대. 선진국 진입을 기대하며 파격 패션을 한 채 “기분이 조크든요”라고 인터뷰하던 신세대의 시대였다. 문화혁명의 서막, 자유와 개성의 시대로 기억되는 시기인데 정작 90년대 학번들의 감상은 조금 다르다. 철들기 시작했으나 어른이 되기 전의 눈높이로 본 90년대는 창조의 가짓수만큼 소멸이 잦은 시대였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참사, 1997년 IMF 외환위기까지. “난 알아요”라는 선언이 무색하게 알던 것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586으로 통칭되는 60년대생, 80년대 학번들에게 ‘86’이란 숫자는 그 자체로 특권이었다. 대학 진학률이 낮고 남학생이 다수였기에 대졸자란 지위가 엘리트 배지가 됐다. 그러나 90년대를 거치며 대학은 지위재 기능을 잃어 갔다. 대학 진학률은 1990년 33.2%에서 1999년 66.6%로 급증했다. ‘잘 살아보세’의 개발도상 시대를 지나 ‘다 바꿔보자’는 필요가 분출하며 진학률 외 다른 사회변화도 빨랐다. 그래서 90년대는 해마다 달랐고, 학번은 나이 지표를 넘어 시대적 좌표가 됐다. 한 해 수능을 두 번 본 94학번, IMF 때 졸업한 95학번, 비정규직 시대 초입에 섰던 99학번까지 스스로를 시대의 실험대상이자 희생양으로 여기는 정서가 90년대 대학생들의 특징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하자면 이전 세대보다 풍요롭게 성장했고 이후 세대보다 취업과 자산 증식은 수월했다. 위처럼 비비기엔 자존심이, 아래처럼 개기기엔 현실이 용납하지 않는 전형적인 낀 세대의 모습이 그래서 형성됐다. 출생 연도나 학번이 나뉘는 1년 사이에도 변화는 대단했다. 서태지, 박진영, 방시혁으로 대표되는 72년생은 X세대란 호칭에 가장 자부심을 보일 만한 이들이다. K팝의 기틀을 다지며 대중음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재해석해 한국 음악을 세계 보편 문화로 승화시켰다. 기존 가요의 정서를 지배하던 ‘뽕’의 종언이기도 했다. 비디오 대여점, 공중전화, 디스켓처럼 장르의 종식이 드물지 않았던 90년대. 한 시대의 끝물 현상과 맞물리는 학번들이 유독 많다. 이를테면 서장훈 나이인 74년생, 93학번은 IMF 직후 저렴해진 부동산으로 ‘건물주의 꿈’이 가능했던 자산버블의 마지막을 경험했다. ‘응답하라 1997’의 주인공인 78년생, 97학번은 평생직장이란 개념을 마지막으로 목격했다. 신입생 때 IMF를 겪은 그들은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개인적 성취를 중시하는 새 시대의 첫 주자가 됐다. 졸업하면서 IMF를 겪은 76년생, 연예계 용띠클럽을 구성하기도 한 이들에게선 성실함이 덕목인 시대를 살아가는 태도가 보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이로 주목받는 73년생, 92학번은 어떨까. ‘투머치 토커’ 박찬호가 이 나이대 가장 유명인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이들이 훈계를 할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훈계가 가능한 건 92학번의 선험적 자질보다는 후천적 환경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IMF 직격탄을 맞기 이전 후배들은 아직 선배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의 경로를 모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IMF 이후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면서 선후배 간 위계질서는 흐릿해졌고, 요즘 시대 훈계는 꼰대질로 폄하되며 자제해야 할 일이 된 지 오래다. 그렇게 아주 많은 일을 경험하면서도 90년대 학번은 정치권에선 이방인이었고, 이는 한국 정치 의제의 빈곤으로 이어졌다. 80년대를 그린 영화에서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시위 참여와 구류살이가 연인들의 이별로 이어지는 장면들은 오랜 기간 정치 의제와 연결됐다. 하지만 영화 ‘건축학개론’이나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그려낸 취업 걱정과 연애의 어려움, 전통적 가족관으로 인한 고민과 같은 90년대 청춘들의 일상 속 고민들은 정치적으로 의제화되지 못했다. 그래서 92학번 한동훈이 정치에서도 성공하려면 수많은 변화에 응전해야 했던 90년대 젊은 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을 복기해야 할 것이다. ‘586은 거르고’식의 갈등 정치에만 머문다면, 결국 X세대도 그저 그렇게 늙었음을 확인시키는 데 그칠 것이다. 한 시대의 끝과 시작,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는 정치를 보고 싶다. 홍희경 논설위원
  • ‘일베 논란’에 눈물 흘린 전효성 “실수 뼈저리게 느꼈다”

    ‘일베 논란’에 눈물 흘린 전효성 “실수 뼈저리게 느꼈다”

    그룹 ‘시크릿’ 출신 가수 전효성이 과거 자신의 말실수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예능 ‘아는 형님’에는 삼일절을 맞아 한국사 일타강사 최태성을 비롯해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능검) 자격증을 취득한 이상엽, 전효성이 출연했다. 이상엽은 1급, 전효성은 3급을 취득한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이상엽은 한능검을 취득한 배경에 대해 “사람들이 날 너무 바보로 생각해서 공부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동이 “취득하고 나서 바보 이미지가 없어졌느냐”고 묻자, 이상엽은 “아닌 거 같다”고 답했다. 전효성은 “12년 전에 말실수한 적이 있다”며 “스스로 ‘나 미친 거 아니냐’라고 충격을 받았고, 창피해서 공부를 결심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댓글에 ‘그럼 한능검을 따든지’라는 글이 있었다”며 “나에겐 동아줄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부하면서 내가 진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를 접한 강호동이 “역사에 관심 있는 방송인들이 진짜 많다”고 묻자, 최태성은 “효성이는 연예인 중에서도 초창기에 한능검을 도전한 사례”라며 “사실 요즘 연예인들이 세상 가장 무서운 말 할 때가 언제냐면 역사 이야기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왜냐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 아무 감이 없는 것”이라며 “이찬원, 파비앙, 조나단, 김동현도 함께 공부했다. 최근에는 NCT가 감사 인사 영상을 보내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효성은 지난 2013년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출연해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라서 민주화시키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민주화한다’는 표현은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의미로 사용되며, 획일화·하향평준화 등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전효성은 눈물을 흘리며 두 차례 사과했고, 이후 한능검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편, 전효성은 삼일절을 맞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금의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평화는 이름 모를 수많은 분들의 희생 끝에 얻어진 것이라는 소중함”이라며 “우리는 모두 역사에 빚을 지고 있다. 무임승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큰별샘(역사강사 최태성) 메시지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독립 만세”라고 전했다.
  • “아내 시신 미라화…반려견은 벽장서 숨져있어”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미궁’

    “아내 시신 미라화…반려견은 벽장서 숨져있어”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미궁’

    할리우드 명배우 진 해크먼(95)이 아내이자 피아니스트 벳시 아라카와(63)와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현장을 조사한 경찰이 “충분히 의심스러운 성격의 사건”이라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현재 수사당국이 해크먼 부부의 사망 원인을 수사하고 있으며 일단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해크먼과 아라카와는 26일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외신에 따르면 해크먼의 시신은 자택 현관에서 발견됐고, 당시 회색 트레이닝복과 긴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있었다. 경찰은 일단 그가 갑자기 쓰러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부인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다. 그 옆에는 소형 실내 난방기가 있었는데, 아라카와가 쓰러졌을 때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 욕실 옆에는 부엌 조리대가 있는데,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고 한다. 수색영장에 따르면 발견 당시 아라카와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어 얼굴이 부풀어 있었고, 손과 발은 미라화되어 있었다. 부부가 기르던 반려견 한 마리도 아라카와로부터 3~4m 떨어진 욕실 벽장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일산화탄소 누출 징후도 찾지 못해”…부검 요청일단 사망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은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다. 그러나 피플지는 “산타페 소방서는 일산화탄소 누출 또는 중독 테스트를 실시했으나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사에 참여한 가스 공급업체 역시 “거주지 안팎의 가스 배관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일산화탄소 중독과 독성 검사를 요청했으며 현재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폭행이나 외부 침입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범죄 징후가 없다”고 밝혔으나, 경찰은 타살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부부의 자택을 관리하는 직원 중 한 명이 전날 일상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해크먼의 집에 도착했고 시신을 발견해 911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당시 집 현관문이 열려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집에 강제로 침입했거나 물건을 뒤지거나 가져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신에도 외상의 흔적은 없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영장에는 “철저한 수색과 조사가 필요할 정도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타페 카운티 보안관 아단 멘도사는 지역 언론에 “타살의 징후는 없었지만, 아직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예비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해크먼은 액션, 범죄, 스릴러, 역사물,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한 8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맡아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은 배우다. 주요 출연작으로는 ‘슈퍼맨’ 시리즈, ‘포세이돈 어드벤처’, ‘노웨이 아웃’, ‘미시시피 버닝’,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타넨바움’ 등이 있으며 ‘프렌치 커넥션’(1971)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해크먼은 한 차례 이혼 뒤 1991년 32살 연하의 지금의 아내와 재혼했다. 2004년 은퇴한 이후 뉴멕시코에 살았다.
  • ‘말모이, 국어의 씨앗을 열매 맺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 등 공개

    ‘말모이, 국어의 씨앗을 열매 맺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 등 공개

    일제강점기 혹독한 시련 아래 민족어를 지키기 위해 국어 연구와 교육에 매진한 이강래 지사(애족장, 1990) 관련 자료가 처음 공개됐다. 독립기념관이 소장 중인 ‘조선말 큰사전 원고’(보물·국가지정기록물 제4호)도 선보였다. 독립기념관은 제106주년 삼일절을 기념해 27일 밝은누리관에서 조선어학회 33인 중 한 명인 이 지사의 한국 어문 보전 및 교육 활동 관련 자료 8점을 공개했다. 이 지사가 교사로 재직한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 제5회 졸업식’(1924) 사진부터 조선말 큰사전 편찬을 위한 ‘조선어 표준어 사정 제3독회’(1936), 광복 후에도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중심이 돼 개최한 ‘제2회 국어강습회’(1945) 사진 등이다. ‘이강래 졸업증서’(1917)는 일본 사범학회가 주관하는 3년 과정을 마치고 받은 증서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은 통신강좌 과정을 독학으로 마치고 교사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말모이, 국어의 씨앗을 열매 맺다’를 주제로 한 이날 ‘조선말 큰사전 원고 원본’ 등 민족어를 지키기 위한 자료 3점도 함께 공개했다.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에서 1929∼1942년까지 작성한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식민 지배 상황 속에서 독립을 준비했던 뚜렷한 증거물이자 언어생활의 변천을 알려주는 생생한 자료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이번 자료 공개가 일제강점기 민족어를 지키기 위해 국어 연구와 교육에 매진한 지사의 문화투쟁 역사를 살펴보고, 후손들이 이를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강래 지사의 차남 이용익 선생, 손녀 이희영 교수, 손자사위 김양진 교수도 참석했다.
  • 피아바 GABE(가베) 세라믹테이블 출시, 2025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첫선

    피아바 GABE(가베) 세라믹테이블 출시, 2025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첫선

    홈리빙 브랜드 피아바(FIABA)에서 ‘GABE(가베)’ 세라믹테이블을 출시한다. ‘GABE(가베)’는 도형의 3가지 기본 요소인 점/선/면을 피아바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테이블이다. 현대적인 이미지를 위한 미니멀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포멀한 스퀘어 타입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하부에는 피아바 특유의 볼드한 이미지를 더해 아이코닉한 개성을 더했다. 상판에는 고급스러운 트라바티노 비앙카 패턴의 세라믹이 적용되어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이번 GABE 가베 스퀘어 타입의 신상품 출시를 통해서 인테리어 공간 구성시 식탁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가베테이블은 고급감과 실용성을 함께 지닌 제품으로 많은 관심이 기대되는 상품이다.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피아바는 “고요한 스테이(STAY)컨셉의 부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가베 테이블도 감각적인 공간 연출과 함께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해주셔도 좋습니다.” 라고 피아바 디자인팀은 전했다. 참고로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피아바는 A홀 VIP 출입구 정면 301에 위치한다.
  • 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딜리버리 푸드’ 서울 일부 지역 결과 발표

    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딜리버리 푸드’ 서울 일부 지역 결과 발표

    KCA한국소비자평가는 대한소비자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평가가 주관하는 <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딜리버리 푸드’> 서울 마포, 서대문, 서초, 성동, 성북, 송파, 양천, 영등포, 용산, 은평, 종로, 중랑, 중구 지역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본 평가는 표준산업분류에 따른 업종별 소비자평가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소비자기본법 제4조에서 보장하는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될 권리,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선택할 권리 등 소비자의 8대 권리를 실현하고,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소비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5 KCIA 한국소비자산업평가 ‘딜리버리 푸드’는 국내 배달 음식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고품질의 서비스와 차별화된 식문화 경험을 제공하여 이용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우수 배달음식점을 매년 선정한 후 대중에 소개하기 위하여 실시한다. 평가는 2024년 11월~12월 중 배달 플랫폼 등의 리뷰 수 등을 기반으로 사전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상위 32.98% 이내의 평가를 받아 선발된 후보군에게 후보자 안내를 실시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전체 0.17% 이내의 우수 배달음식점이 아래의 평가 기준을 통해 선정됐다. 한국소비자평가는 배달 플랫폼상에서 해당 배달음식점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를 거쳐 ▲음식의 맛 ▲직원 친절도 ▲포장 품질 ▲가격의 적정성 ▲위생 상태 ▲컴플레인에 대한 응대 ▲전반적 평가 총 7가지 최종 평가 기준에 따라 지역 및 음식 부문별 1개에서 최대 3개의 우수 배달음식점을 선정하였으며 발표 명단은 다음과 같다. 한국소비자평가 관계자는 “배달 음식 산업은 이제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건강, 환경, 개성과 같은 다양한 가치를 반영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배달 음식 산업이 변화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소비자산업평가의 취지와 의미를 담아 ‘사랑의 열매’를 통하여 저소득 가정의 가계소비 활성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특히 ‘아동결연후원사업’을 통하여 저소득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해 정기적인 생계비·교육비·의료비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건강한 아동청소년기를 보내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함께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 “살기 좋은 서대문구, 홍보 모델 해볼까?”…내달 7일까지 모집

    “살기 좋은 서대문구, 홍보 모델 해볼까?”…내달 7일까지 모집

    서울 서대문구는 구민과 소통하는 친근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제4기 홍보모델’을 선발한다고 25일 밝혔다. 모집 인원은 유아(5~7세)와 학생(8~19세), 어르신(61세 이상) 등이 각 5명, 성인(20~60세)은 10명으로 총 25명이다. 희망자는 내달 7일까지 구 누리집에서 신청서를 받아 작성한 후,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한 프로필 사진 1장과 개성을 담은 15~30초 분량의 영상파일과 함께 이메일(ddwh88@sdm.go.kr)로 보내면 된다. 신청서는 전문가가 종합 평가를 한 후 내달 중 결과를 발표한다. 서류 전형으로만 진행되며 별도의 대면 심사는 없다. 위촉 기간은 오는 4월 1일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 2년이다. 선발된 이들에게는 위촉장을 수여한다. 구는 주요 정책과 사업, 축제, 명소, 캠페인 등에 관한 홍보물과 구정 소식지 및 SNS 콘텐츠 제작 때, 주제와 연령에 맞는 구민 홍보모델을 선정하고 일정 등을 조율한 뒤 촬영을 진행한다. 여기에 참여한 홍보모델은 소정의 활동비(5만원)를 받는다. 앞서 제3기 모델들은 안산·천연 황톳길, 카페폭포, 반려견 산책로, 서대문이음길, 우리동네키움센터 등을 알리기 위한 사진과 영상 촬영에 참여했다. 이성헌 구청장은 “지역 주민분들의 모델 참여로 보다 친근하고 생동감 넘치는 서대문구 홍보 콘텐츠가 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숙자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2025년 한국건축가협회 신년회 참석

    이숙자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2025년 한국건축가협회 신년회 참석

    서울시의회 이숙자 운영위원장(국민의힘·서초2)은 지난 19일 2025년 한국건축가협회 신년회에 참석했다. 이날 신년회는 이숙자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대한건축사협회(회장 김재록), 한국건축가협회(회장 한영근), 권영걸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장우철 국토부 건축정책관, 김미경 은평구 구청장 및 건축 학계 전문가와 관계자 등이 함께 자리했으며, 참석자들은 2025년 건축 산업의 발전기원과 비전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숙자 위원장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한강 세빛둥둥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이 존재한다”고 소개하며 “앞으로 서울을 넘어 세계적인 건축물이 만들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지난해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은 9로평상, S5215, 디에이치 갤러리 등의 작품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라며 “건축가들이 끊임없이 도전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건축가협회의 헌신을 다시금 실감한다”라며 한국건축가협회의 노고에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2025년 건축계에도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건축가협회가 중심이 되어 건축가들의 창의성과 전문성으로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길 기대한다”며 한국건축가협회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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