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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문점 선언 ‘비핵화’ 첫 명시… 10·4선언 사업 추진 약속

    판문점 선언 ‘비핵화’ 첫 명시… 10·4선언 사업 추진 약속

    ‘수시 만남’ 차기 정상회담 일정 올 가을 평양 방문으로 못 박아종전 선언 위한 3자·4자 회담도남북 정상이 27일 공동 발표한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 명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는 핵 문제를 넣지 못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 간의 2007년 10·4정상선언에서는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표현으로 비핵화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청와대는 “10·4선언보다 진전된 것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남북 정상의 합의문에 ‘비핵화’ 문구 자체를 처음 명시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판문점 선언은 차기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서도 ‘올해 가을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으로 비교적 구체적으로 못을 박았다. 과거 정상회담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에 대해 2000년에는 ‘적절한 시기’로, 참여정부 임기 말이었던 2007년에는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협의’ 정도로 두루뭉술 표현했을 뿐이다. 총리회담 정도의 개최 약속만 있었지만 그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이번 정상회담은 임기 초 열리는 만큼 문 대통령의 올가을 평양 방문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판문점 선언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2007년 10·4정상선언의 ‘업그레이드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두 정상은 이번 선언에서 ‘남북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 번영을 이룩하기 위해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조성은 2007년 선언의 ‘동어로수역 지정과 평화수역 조성’을,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은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과 맥을 같이한다.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 선언 합의를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2007년 정상선언의 4항을 보다 진전시킨 것이다. 정상회담의 단골 의제인 이산가족 상봉도 이번 판문점 선언에 포함됐다. 2000년 6·15공동선언 때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은 같은 해 8·15 광복절을 계기로 역사적인 1차 이산가족 상봉이 서울과 평양에서 성사됐다. 2007년 10·4정상선언 때는 영상편지 교환 사업 등의 추진을 약속했고, 같은 해 10월 17~22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철도·도로 연결 ‘동북아 경협 허브’ 도약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본격화 8·15 이산 상봉 때 활용 가능성 남북이 ‘판문점 선언’ 1조 6항에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도로의 연결·현대화 사업을 적시한 것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을 동해권·서해권·접경지역 등 3개 벨트로 묶어 개발하고 이를 북방경제와 연계해 남북이 동북아 경협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가 이뤄져야 남북 경제의 균형발전과 공동번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적극적으로 설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실현하려면 먼저 남북을 잇는 교통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 남북 간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2007년 10·4 선언 이후 일부 진행됐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일제히 중단됐다. 현재 남북 간 연결이 가능한 철도 중 즉시 운행이 가능한 노선은 경의선(서울∼신의주)이다. 2007~2008년 경의선(도라산~판문)을 이용해 정기 화물열차를 운행하기도 했다. 도라산~개성 구간 유지·보수 작업만 거치면 열차 운행 재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오는 8·15 광복절을 맞아 추진되는 이산가족 상봉에서 철도가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남북은 오는 8월 15일 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금강산 행사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개성에 설치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남북 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한 것도 매우 중요한 합의”라며 “여기서 10·4 정상선언 이행과 경협 추진을 위한 남북 공동조사 연구 작업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상회담 이후에도 각급의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의 동력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판문점 직통전화와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의 비공식 채널이 가동되고는 있지만 당국자가 상주하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상시적 대면 연락이 가능해진다면 한 차원 높은 남북 간 연락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남북은 1992년 기본합의서에서 판문점 연락사무소에 합의한 바 있지만 남북 관계의 부침에 따라 중단과 복원이 반복돼 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남북, 종전 넘어 평화협정 합의… 예상 밖 파격 결실

    남북, 종전 넘어 평화협정 합의… 예상 밖 파격 결실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은 예상 못한 큰 결실을 맺었다. 특히 핵심의제인 비핵화 부문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데 합의했다. 종전선언을 넘어 평화협정에 합의했다는 대목은 미국과 이미 물밑 조율을 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불가침 재확인, 연내 종전 선언, 핵 없는 한반도 실현, 평화협정, 미·중과 함께하는 3자 또는 4자회담 개최 등을 비핵화 합의 사항으로 전했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명문화한다는 청와대의 목표를 크게 뛰어넘은 파격적 결과다. 문 대통령의 제안을 김 위원장이 대담하고 파격적으로 수용한 셈이다. 종전 선언은 정전협정(1953년 7월 27일)으로 시작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만족할 만한 비핵화 로드맵이 타결될 경우 오는 7월 27일에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 모여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비핵화 로드맵 협의를 위해 5월 말과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도 충분히 달성됐다는 평가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합의’는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수용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부문에서는 한국 측이 제안한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를 북한이 수용했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DMZ에서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없지만, 남북은 현재 감시초소(GP)를 구축하고 그 안에 병력 및 중화기를 두면서 정전협정을 사실상 위반하고 있었다. DMZ을 진정한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고, 분단의 상징을 평화의 시발점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군사적 충돌 중단과 어로 활동 보장은 기대 이상의 성과다. 제1연평해전(1999년), 제2연평해전(2002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2010년) 등이 여기서 일어났다. 남북 관계 발전 의제 중에는 8월 15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재개에 합의하면서 빠르게 고령화되는 이산가족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상봉 행사는 2015년 10월 이후 2년 6개월째 중단 상태다. 지속적인 만남의 기회를 만든 것은 3대 의제에서 거둔 성과만큼 중요하다. 판문점이나 서울·평양에 설립할 것으로 예상됐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개성 지역에 설치키로 했다. ‘개성공단’을 살리려는 북측의 제안으로 보인다. 5월 중의 장성급 군사회담 및 향후 국방장관회담에서는 DMZ 비무장화를 실무선에서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경제협력(경협)도 포괄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가 북의 비핵화 이전에 경제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2007년 10·4 선언에서 합의됐던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로 가능성을 남겨 두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남북 손잡고 ‘10초 깜짝 월경’… 친교 산책서 30분 단독회담

    남북 손잡고 ‘10초 깜짝 월경’… 친교 산책서 30분 단독회담

    金 “文대통령 직접 나와서 감동” 文 “여기까지 온 것 아주 큰 용단” 金 “북으로 지금 넘어가 볼까요” 文 “수행원들과 사진 찍을까요” 예정 없던 깜짝 제안 주고받아 北지도자 첫 국군 의장대 사열 소나무 공동식수·표지석 세워 환송공연 ‘하나의 봄’ 영상 상영 金, 밤 9시 28분 北으로 돌아가 “정말 설레는 마음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렇게 판문점 분리선(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험난하고 지난했던 긴 터널을 지나 남북 정상이 27일 오전 9시 29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비로소 손을 맞잡았다. 처음 마주한 상대의 눈을 보며 20여초간 강렬한 첫 인사를 나눴다. 두 정상은 감격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치아가 다 드러나도록 환하게 웃었고, 문 대통령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로 새벽부터 분주했다. 수행원 대기실에는 서울의 시간을 알려 주는 시계와 남측보다 30분 늦은 평양 시간을 보여 주는 시계가 나란히 걸렸다.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T3’ 사잇길에는 무장군인 대신 정장을 입은 남북 경호원들이 마주 섰다.문 대통령은 오전 8시 청와대를 출발해 52㎞를 달려 9시 1분 판문점에 도착했다. 잠시 평화의집에서 휴식을 취하고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9시 27분쯤 김 위원장이 걸어 내려올 ‘T2-T3’ 사잇길로 이동했다. 북측 판문각 직원들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판문각 2층 커튼을 살짝 걷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오전 9시 28분 정적이 흐르던 판문각 문이 열리고 김 위원장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승용차로 개성을 거쳐 내려왔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경호원 12명에게 둘러싸여 내려왔다. 검은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살짝 굳은 표정으로 내려오다 호흡을 가다듬고선 문 대통령을 향해 밝게 웃었다. 김 위원장은 ‘T2-T3’ 사잇길을 가로지르는 높이 10㎝, 너비 50㎝의 콘크리트 경계석 북쪽에 서서 남쪽에 선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경계석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쪽 땅에 최초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세기적 만남의 이벤트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아 끌었다. 두 정상은 ‘금단의 선’ MDL을 가볍게 넘어 10초간 북측 땅을 밟은 뒤 되돌아왔다. ‘10초 깜짝 월경’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김 위원장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개방적이고 호방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의도한 연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10월 2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가는 길에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비슷한 메시지를 남겼다. 평화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환담하며 “(판문각에서 MDL까지)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면서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과 MDL 만남을 가진 뒤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 주위를 호위무사들이 장방형으로 에워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 정식 의장대 사열 의전은 생략했지만 전통의장대와 3군의장대 300여명을 동원, 북측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북한을 국가 대 국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남북 정상은 양측 수행원들과 악수한 뒤 단체 사진 촬영을 했다. ‘10초 깜짝 월경’처럼 이 또한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측 수행원 가운데)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돌발 제안을 했다. 평화의집으로 이동한 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가져다준 만년펜으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란 글을 남겼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 15분부터 11시 55분까지 10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오후에는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일명 ‘소떼길’에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으로 소나무를 심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끌고 방북했던 길이다. 공동 식수한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반송’이다.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줬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를 새긴 표지석도 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동강 물과 흙을 나무함에 넣어 아주 정성스럽게 가져왔다”고 전했다. 공동 식수를 마치고선 수행원을 물리고 군사분계선 표지물이 있는 푸른색 ‘도보다리’까지 산책했다. 두 정상은 오후 4시 42분 다리 끝에 설치된 의자에 단둘이 마주보고 앉아 5시 12분까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잠깐 담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상 ‘단독 회담’이었다. 북측 사진기자가 다가가 근접 촬영을 시도하자 김 위원장은 웃으며 비켜달라고 손짓했다. 김 위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했다. 두 정상만 아는 ‘밀담’이다. 멀리서 촬영 중인 생중계 카메라에는 요란한 새 소리만 담겼다. 양 정상은 이날 3개장 13개 조항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하고 잡은 손을 높이 들어올리고선 부둥켜 안았다. 환송만찬에는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참석했다. 마지막 행사인 환송공연에선 평화의집 벽을 스크린 삼아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표현한 ‘하나의 봄’이란 영상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 말미에는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을 기록한 사진 영상물이 상영됐다. 두 정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았다. 오후 9시 26분 김 위원장 내외는 문 대통령 내외의 전송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 9시 28분 김 위원장의 차량이 MDL을 통과하고서야 문 대통령도 판문점을 떠났다. 오전 9시 29분부터 오후 9시 28분까지 거의 12시간 만에 기적처럼 찾아온 한반도의 봄이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반도 전쟁 없다… 완전한 비핵화·올해 종전”

    “한반도 전쟁 없다… 완전한 비핵화·올해 종전”

    평화협정 전환… 남·북·미·중 회담 적극 추진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 8·15 때 이산상봉 서해 NLL 평화수역화… 文, 가을 평양 방문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이를 위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도 확인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긴 것은 처음이다. 남북 정상은 정상회담 정례화에 합의하고 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한편 모든 공간에서 적대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진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로 송출됐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생중계 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나는 평화를 바라는 8000만 겨레의 염원으로 역사적 만남을 갖고 귀중한 합의를 이뤘다”면서 “한반도에 더는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게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북과 남의 전체 인민들과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표한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언’에서 남북은 “정전 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는 데 합의하고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했다.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 군축을 하기로 했다.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를 이른 시일 안에 가져 정상회담 합의를 실천하기로 했다. 국방부 장관 회담을 비롯한 군사 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다음달 장성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적십자회담을 열어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과 친척 상봉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잇고,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출전에도 뜻을 모았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도 세우기로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29분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 MDL을 걸어서 남쪽 땅을 밟았다. 남북 정상이 활짝 웃으며 “반갑습니다”란 인사와 함께 MDL을 사이에 두고 첫 악수를 나눈 뒤였다.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문 대통령도 ‘월경’해 북쪽 땅을 10여초간 밟았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불신과 대결, 분단의 상징이던 판문점은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존재하지 않았다. MDL도 ‘분단선’이 아닌 ‘평화,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이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6차례 MDL을 오갔다. 두 정상은 100분간의 오전회담에 이어 오후에는 ‘도보다리’를 산책하면서 30여분간 배석자 없이 ‘그들만의 대화’를 나눴다. 역대 정상회담에서 없었던 일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오후 6시 15분쯤 판문점에 도착, 첫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도 성사됐다. 김 위원장 부부는 환영만찬에 이어 환송행사를 끝으로 북으로 돌아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첫 만남부터 작별한 오후 9시 28분까지 11시간 59분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당일치기’ 회담이지만, ‘몇 날 며칠’ 순방 못지않게 긴 시간을 함께함으로써 신뢰를 돈독히 하기에는 충분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남북 정상회담 공동 선언문의 주요 키워드는...?

    남북 정상회담 공동 선언문의 주요 키워드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공동 선언문의 주요 내용을 규정하는 ‘키워드’는 뭘까.이날 발표된 공동선언문에서 가장 눈에 뛰는 것은 ‘종전선언’을 꼽을 수 있다.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 직후 남북은 군사적으로 대립해 왔다. 이 같은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직결된 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남북은 다음달 군사회담을 통해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는 북측 지역인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설치다. 남북 간 공동연락사무소를 사실상 각자의 ‘대사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남북 간 발생할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 창구이자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이산가족·친척상봉’도 실향민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남북이 인도적인 사안인 가족 상봉으로 남북 주민들의 숙원을 해결해 주는 것이 때문이다. 이는 1985년 이뤄졌던 이산가족 고향방문의 부활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시 남북 주민들은 평양과 서울 상호 방문했다. 때문에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남북 주민의 자유왕래로 이어가려는 뜻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불가침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군축 논의도 진일보한 결과물이다. 이날 합의문에는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남북은 국방장관급과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구체적 실행을 이어나가기로 밝혔다. 이와 함께 북방한계선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조성해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도 강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체제를 위한 남·북·미 3자회담과 중국을 포함한 4자회담도 주요 사안이다. 사실상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대리전 양상을 띄었던 한국전쟁이후 당사자들이 모여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포함한 4자회담이 실현될 경우 ‘재팬 패싱’ 논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외톨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대통령의 올 가을 평양 방문도 또 다른 관심거리다. 이것이 실현되면 한국 대통령으로는 세번째 방북이자, 문 대통령의 첫번째 방북이다. 다만 문 대통령의 방북은 이날 발표한 공동 선언문의 구체적 이행이 담보되지 않으면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귀빈 맞이를 위해 남북 공동 합의에 따른 행동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동취재단·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판문점 선언 발표…“개성 연락사무소 설치…문 대통령 가을 평양 방문”

    판문점 선언 발표…“개성 연락사무소 설치…문 대통령 가을 평양 방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남북 정상은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을 천명하며,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등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남북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 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기로 했다. 또 오는 8월 15일 이산가족 및 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해 두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또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그밖에도 남북정상회담 이후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 등 고위급 회담을 비롯해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고, 2018년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 공동 출전, 10·4 선언 합의 사업 이행, 적대 행위 전면 중지 등도 선언문에 포함됐다. 다음은 판문점 선언 전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뜻 깊은 시기에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 양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 양 정상은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열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나갈 것이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이다. ①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빠른 시일안에 개최하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실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ㆍ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⑥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해소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과 관련되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며 우리 겨레의 평화롭고 안정된 삶을 보장하기 위한 관건적인 문제이다. ①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상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이 활성화되는 데 따른 여러 가지 군사적 보장대책을 취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쌍방 사이에 제기되는 군사적 문제를 지체없이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국방부장관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5월중에 먼저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다. ① 남과 북은 그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데 대한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하고 엄격히 준수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18년 4월 27일 판 문 점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영상] 2018 남북정상회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1차 브리핑 전문

    [영상] 2018 남북정상회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1차 브리핑 전문

    오늘 두 정상이 MDL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시작한 이후부터 환담까지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남북 정상이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하면서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나”라고 대화를 하셨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넘어온 뒤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께서 예정에 없던 MDL을, 북측에서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의장대 행렬을 하면서 “외국도 전통의장대를 좋아한다.”고 말씀하셨고, “그런데 오늘 보여준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 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습니다”라고 화답했습니다. 이어 의장대 사열이 있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의장대 사열이 끝나고 양측의 수행원들과 악수를 나눈 뒤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나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서 예정에 없던 포토타임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평화의 집으로 이동을 한 후에 평화의 집 로비 전면에 걸린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보면서, 김 위원장이 “이건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이냐”라고 질문 했고, 문 대통령께서는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정상은 9시 48분경 환담장에 입장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대통령께서 먼저 환담장 뒷 벽에 걸려있는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래는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의 글씨를 작업한 것이다. 여기에 보면 ‘서로 사맛디’는 우리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글자에 미음이 들어가 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라는 뜻이다. 거기에 기역을 특별하게 표시했다. 서로 통하게 만든다는 뜻이고, ‘사맛디’는 ‘미음’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기역’은 김 위원장의 기역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습니다.”라고 화답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느냐”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 하셨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불과 52키로미터 떨어져 있어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라고 답했고,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 고 화답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 불과 200미터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님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습니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오는데 도로변에 많은 주민들이 환송을 해 주었다. 그만큼 오늘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 어깨가 무겁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환담장 앞편에 걸린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리키면서 “왼쪽에는 장백폭포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다” 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영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 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 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느라는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 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배석한 김여정 부부장을 가리키며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되었다”라고 말했고, 큰 웃음이 있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도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차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웃음이 있었고, 임종석 준비위원장은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고 거들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습니다.” 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측에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수습하시느라 고생이 많았겠다. 김 위원장께서 직접 나서 병원에 들러 위로도 하시고, 특별 열차까지 배려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말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윤영찬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개발에 기대감...들뜨는 접경지 주민들

    경기·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은 27일 오전 남북정상이 손을 마주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되자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살얼음판 같은 전쟁의 공포가 해소됐다는 기쁨도 있지만,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접경지역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크다. 경기지역에서는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통일경제특구 지정, 강원지역에서는 금강산관광의 재개와 경원선 복원 등 희망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산역 앞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는 김낙윤(64)씨는 이날 오전 불과 15km 거리 판문점에서 벌이지고 있는 남북간 화기애애한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새정부 들어 문산에 사람들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강(임진강) 건너에는 땅 매물이 없다고 하는데 문산읍내 모습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영부동산 조병욱 공인중개사는 “민통선 지역 토지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을 수 없어 농사만 지을 수 있다”면서 “남북간 평화체제가 확립돼 민통선 안에서도 다시 사람이 살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진강 북쪽 민통선에 위치한 장단군 진동면이 고향인 교하 괸돌수용소마을 윤금순(91) 할머니는 “몇년 전 내가 태어나 자란 마을에 갔더니 전쟁 때 폭격을 맞아 집도, 마을도 흔적이 없더라”면서 “다시 집을 짓고 잠시라도 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접경지역 공무원들의 기대도 크다. 파주시 이동림 정책홍보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통일경제특구 지정이 곧 실현되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통일경제특구는 개성공단 처럼 군사분계선 남쪽에 남한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한 특별구역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관련 법안은 17대 국회인 2006년 부터 지난 19대 국회 까지 10여 건이 발의됐으나 입법에 실패하며 모두 폐기됐다. 남북관계 경색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의정부지역 선거 유세 때 특구 지정에 강한 의지를 보인터라 접경지 지자체들의 기대가 크다. 경기연구원 조사결과 330만㎡규모의 특구를 조성할 경우 9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통일경제특구의 핵심은 경쟁력을 갖춘 산업단지를 만드는 것으로, 법 제정은 정부와 국회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가시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개 지자체가 DMZ와 접하고 있는 강원지역의 기대감도 높다. 이근호 철원군 미래전략기획위원회장은 “강원도에서도 변방이었던 철원지역이 남북교류 물꼬만 트이면 각종 규제가 할꺼번에 해제되고 경원선 복원 등 획기적 발전의 계기를 맞을 것”며 남북정상의 만남을 반겼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폐허처럼 변한 고성군 명파리지역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이종복(63)씨는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10년 동안 명파리의 상점과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한숨속에 살아왔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 주민들 삶이 나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향민들의 가슴은 더 설레인다. 12세 때 함경북도 북청에서 월남해 실향민 마을인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마을에 살고 있는 김진국(78) 청호동노인회장은 “실향민 1세대들은 대부분 세상을 뜨고 이제는 몇명 남지 않았다”며 “남은 사람들만이라도 고향 땅을 밟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아바이마을에 생존해 있는 실향민 1세대는 대략 100여명. 이 가운데 절반은 고령으로 거동이 매우 불편하다. 강원도 역시 남북 관광·경제특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강원도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집중한다는 새로운 노선을 채택한 것은 남북경제협력사업 재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며 “강원도는 최우선으로 설악~금강 국제관광자유지대 형태의 관광·경제특구인 남북통합특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남북 고성특구 조성안도 구상하고 있다. 남북일제(南北一制) 개념의 평화특구로 남고성(663.34㎢)· 북고성(858.657㎢)을 남북공동자치구 성격의 평화특구로 묶겠다는 것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동해축은 북한을 넘어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통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큰 성장 잠재력이 있다”며 “남북경협 합의안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산·파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철원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시론] ‘남북 경제공동체’ 시대를 맞이하려면/이승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

    [시론] ‘남북 경제공동체’ 시대를 맞이하려면/이승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장

    북한의 제7기 3차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는 매우 파격적이다.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선언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북한이 이른바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국가의 모든 사업에서 경제를 우선시하는 ‘경제건설총력집중노선’을 제기한 것이다. 북한 건국 이래 3대에 걸쳐 고수해 왔던 국방·경제 혹은 핵·경제 ‘병진노선’의 폐기는 북한 역사상 가장 큰 노선 변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민경제 활성화, 자립적·현대적 사회주의 경제, 과학기술과 교육 중시 등을 강조한 김정은의 경제총집중노선은 내용과 의미에서 중국 개혁개방의 전환점이 됐던 1978년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4개 현대화 노선’과 능히 비견될 만하다. 북한의 이런 변화에 따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도 현실화되고 관련된 논의들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물론 실질적인 남북 경협 활성화는 국제 대북 제재 시스템의 해제 없이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한·미 양국의 ‘핵 폐기 없이 제재 해제 불가’ 입장도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안전보장 문제가 일정한 진전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빠른 비핵화와 빠른 발전 국가 진입에 대한 한·미와 북 사이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에 핵 폐기와 대북 제재 시스템 해체가 빠르면 2019년 안에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이런 낙관적 전망과 별개로 남북 경협과 관련된 현재 환경은 매우 참혹한 수준이다. 5·24조치와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 경협에 참가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도산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에 놓여 있다.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과 같은 남북 경협 종합 설계도의 구체화도 중요하지만, 남북 경협이 또다시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남북 경협 생태계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법제도적 환경 정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행정 조치 하나만으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환경에서는 남북 경협이 발전하기 어렵다. 대북 제재의 요건과 절차를 법에 의해 엄격하게 규정하고, 만에 하나 남북 경협이 중단될 경우에는 정부가 시혜를 베푸는 방식이 아니라 법률로 손실 보상의 근거를 분명히 해 대북 투자와 경협의 안전성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또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 해결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고려한 남북협력기금 운용 방식의 개선, 자원 개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성공불 융자지원제도 도입 등 투자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남북 경협의 안정적 환경 마련은 정부가, 수익성은 기업이 책임지는 환경을 정착시켜야 남북 경협의 생태계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남북 경협의 비전을 확립하는 일이다. 남북 경협의 방향과 목표에 대한 우리 사회 내부의 합의는 매우 부족하다. 남북 경협을 둘러싼 ‘퍼주기’ 논란도 이런 사회적 합의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단순한 북한 발전이 목표가 되기 어렵고, 또 북한의 자본주의화와 결과적 남한 흡수에 북한이 결코 협력할 리가 없다. 결국 남한 내부의 정부와 기업 및 시민사회, 그리고 남북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은 남북의 경제공동체를 지향하되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평화공존’을 병행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는 이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해 합의돼 있는 사항이기도 하다. 압도적 경제력을 가진 남한의 존재 자체가 북에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는 ‘낮은 수준의 국가연합’을 추구하는 것이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유력한 방안의 하나가 되듯이 경제공동체 형성과 평화 공존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남북 경협을 둘러싼 각 이해관계자 간의 최대공약수다. 이는 향후 미·중·일은 물론 러시아와 유럽 등 세계 각국의 북한 진출 러시가 이뤄질 경우 북한이 남북 경협을 중심으로 각국과의 협력을 추구하도록 하는 확실한 근거가 된다. 이런 합의된 비전이 정착돼야 정권과 무관하게 남북 경협의 안정성과 지속성도 강화될 수 있다.
  • ‘4·27회담 성공’ 땐 北리스크 완화→경제 성장 기대

    ‘4·27회담 성공’ 땐 北리스크 완화→경제 성장 기대

    대외 신인도 상승 긍정적 작용 금융·외환시장 안정화에 도움 소비·투자심리 개선에도 한몫 관광객 늘어 숙박업 등 활성화 남북경협 재개 땐 경공업 활력 4·27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드’가 해소되면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악재로 여겨졌던 ‘북한 리스크’가 걷히면서 국가 신인도 향상은 물론 각종 경제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북·미회담도 성공하면 자본유출 완화 허진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나아지고 경제활동, 소비심리에 좋은 영향을 준다면 모멘텀(성장 동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주요 고려 사항은 군사적 충돌이나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 등 북한 리스크다. 무디스와 피치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시기였던 지난해 10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Aa2, AA-로 유지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등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즉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한국의 신용등급이 오를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원화 강세 부추겨 수출에 악재 우려도 보통 국가 신용등급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가 확대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자본유출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출렁였던 금융·외환시장의 안정화 역시 기대되는 효과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소비 및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남북 간 긴장 관계가 누그러지면서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이 재개된다면 경공업 중심 사업들의 생산이 늘어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기대해 볼 만하다. 이는 도소매, 음식·숙박 등 관련 서비스업 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가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사드 갈등으로 지난해 3월 이후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부담을 주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된다. 허 부총재보는 “남북 정상회담 한 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앞으로 전개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아사히 “北 개성에 김정은 숙소 준비… 회담 연장 대비”

    “北 노동자 500여명 중국 입국” “金위원장 내부통제 강화 지시” 남북 정상회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일본 언론들은 26일 자사의 대북 소식통 등을 동원해 다양한 북한 관련 소식들을 쏟아냈다. 아사히신문은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회담이 다음날인 28일까지 연장될 것에 대비해 개성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박 장소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26일 서울발 기사에서 전했다. 아사히는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이 개성에 있는 전용 별장 ‘특각’(特閣)에서 숙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안전 점검을 마쳤다”며 “호위사령부가 중심이 돼 개성과 판문점을 연결하는 도로를 봉쇄하며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김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크게 호전되면서 국경지대에 부동산, 물류 등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북·중 정상회담 이후 500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가 중국에 새로 입국했다고 단둥의 무역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들이 눈에 띄지 않도록 수십명씩 매일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쿄신문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 자본주의적 현상이 번지거나 한국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지는 것을 우려해 내부 통제 강화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김 위원장이 올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축하 연회에서 ‘한반도의 정세가 긴장완화로 향하는 가운데서도 내부적으로는 비상사태에 준하는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당 지도부에 “대외적인 외교 공세에 구애받지 말고 통제 강화를 치밀하게 계획해 수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비핵화·종전선언·이산상봉… 文 던지고 金 받는다

    비핵화·종전선언·이산상봉… 文 던지고 金 받는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남북 정상이 합의하는 비핵화 수준에 달려 있다. 오뉴월에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라는 점에서 포괄적 합의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처음으로 명문화하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더 나아가 추상적인 의지가 아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까지 보여 줄지가 관건이다.군사 긴장 완화 및 인도적 교류 부문은 종전선언이나 이산가족 상봉 재개와 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김 위원장이 얼마나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 합의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제3차 전원회의에서 선제적으로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중단을 선언했다. 비핵화의 첫 단계인 핵동결로 분석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비핵화 담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이 본무대임을 감안할 때 비핵화 타결·실행 방식, 비핵화 완료 시점 등을 세부적으로 합의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임종석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도 26일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하고 이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은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남북 실무진이 이례적으로 의제, 경호, 의전 등을 세부 수준까지 조율했지만 비핵화 합의 수준은 양 정상의 만남에 달려 있다.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 리명수 인민군 총참모장이, 문 대통령 수행단에 정경두 합참의장이 포함되면서 군사 문제의 가시적 진전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정전 협정에 따르면 DMZ에서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없지만 남북은 현재 감시초소(GP)를 구축하고 그 안에 병력 및 중화기를 두고 있다. 연평해전 및 천안함 폭침으로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리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 정착도 논의될 수 있다. 다만 북이 바로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군 소식통은 “GP를 다 철수하려면 북에 시멘트 등을 지원해야 하는데 국제 제재로 불가능하다”며 “세부 조율은 향후 군사 장관급 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 종전 선언이 담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나 남북 관계 개선이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에 남북 대화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26년 만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군사공동위)의 개최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아예 남북공동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정치·군사·경제 등 분야별로 운영하는 방안이나 큰 틀에서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를 제안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인도적 분야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최우선으로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10월 제20차 상봉 행사 후 2년 6개월째 중단 상태다. 이산가족의 고령화를 감안할 때 정례 상봉 및 화상 상봉 재개 등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의 수행단에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 포함되면서 경평축구 부활, 100회 전국체전 공동개최 등도 회담 의제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북이 바라는 경제협력(경협)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지만 정부는 비핵화 이전에 제재 완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진중한 협상가 문재인 vs 대담한 승부사 김정은

    진중한 협상가 문재인 vs 대담한 승부사 김정은

    치밀함과 신중함, 과감한 추진력으로 무장한 ‘협상가’ 문재인 대통령, 빠른 판단력과 ‘통 큰’ 결단력이 돋보이는 ‘승부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비핵화 담판을 짓는다. 강한 개성을 지닌 두 정상이 만들어 낼 논쟁, 설득, 타협의 드라마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은 신중하고 뚝심 강한 황소”문재인 대통령은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널 만큼 신중한 성격이나 한번 결단하면 뚝심 있게 실천하는 ‘황소’ 스타일이다. 지난 10년간 꽁꽁 얼어붙은 남북 사이의 빙벽을 취임 1년도 안 돼 뚫은 것도 이런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에서 ‘베를린 선언’을 발표, 북한에 새 정부의 한반도 평화구상을 보여 줬다. 그해 8월 광복절 경축사와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재차 제안했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한반도 정세가 전쟁 위기로 치달을 때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모두 회의(懷疑)할 때 뚝심과 집요함으로 문 대통령은 ‘대립과 갈등’에서 ‘평화와 화해’로 국면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6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공통점이 바로 이 과감함과 실용주의”라며 “양 정상의 집중력과 결단력, 실용주의가 시너지를 낸다면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강한 신념, 법조인 출신다운 꼼꼼함과 치밀함도 지녔다. 지난 17일 문 대통령과 남북 정상회담 자문단 차담회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는 “문 대통령이 남북 대화가 진전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10년간 이 순간을 상상하며 구상하고 계획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돌발 발언을 하거나 깜짝 제안을 하더라도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실장은 “리스크를 과감히 돌파하느냐, 특유의 신중함으로 해소하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있다”면서 “돌발 국면에서의 대처 방식이 회담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저돌적 멧돼지 스타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34세로 65세인 문 대통령과 31세 차이 나는 ‘아들뻘’이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보다도 두 살이 적다. 젊고 외교 경험도 일천하지만, 짧은 후계자 수업 기간에도 관록의 당·정·군 노장들을 휘어잡으며 빠르게 안정적 통치 기반을 구축할 정도로 탁월한 장악력을 보이고 있다.거침없이 호방하게 단번에 결정하는 스타일로,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멧돼지와 같은 저돌적 성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승부사 기질 면에선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북한 땅에서 평생을 보낸 ‘은둔의 지도자’ 김정일과 달리 청소년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해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지녔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북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중국에 보낸 위로전문에서 “속죄한다”는 과감한 표현을 써 놀라게도 했다. 이달 초 극비리에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는 김 위원장을 두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이 이번에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실용적 차원에서 한 과감한 결정”이라며 “경험은 적지만 집중력이 뛰어나고 실용적인 것을 중시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은 전 세계적인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호탕한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회담에서도 난관을 만들지 않고 먼저 치고 나가는 이미지를 상당히 강조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어벤저스’에 질렸다면...주목할 만한 작은 영화

    ‘어벤저스’에 질렸다면...주목할 만한 작은 영화

    대부분의 영화들이 ‘어벤저스’의 집중포화를 피해 갔지만 돌올한 개성과 재미로 무장하고 틈새를 파고 드는 신작도 있다. 25일 나란히 개봉한 인도 영화 ‘당갈’과 홍상수 감독의 신작 ‘클레어의 카메라’다.?다 아는데 왜 재미있지??‘당갈’ 인도 최초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여자 레슬링 선수의 실화를 다룬 ‘당갈’은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대개 그렇듯 플롯과 결말이 뻔히 예상된다. 그럼에도 감동과 쾌감을 보장한다. 인도 영화에 대한 편견이나 긴 러닝타임(161분)의 압박도 견뎌낼 만큼. 여성의 역할에 대한 편견이 극심한 인도 사회에서 “딸들에게 미래와 인생을 쥐여 주려고 온 세상과 싸우는” 아버지의 우직한 분투는 영화를 이끄는 동력이다. 땀내가 훅 끼치듯 실감 나는 경기 장면은 몰입도와 긴장을 높이고 상황에 맞게 짠 재치 있는 주제가 가사와 대사들은 수시로 웃음의 잽을 날린다.?동어반복이지만 우연의 서사, 말맛 돋보이는 ‘클레어의 카메라’ 우유부단하고 지질한 남자, 속물근성과 위선을 드러내는 술자리 대화?. 지난해 제70회 칸국제영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이었던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는 이처럼 ‘홍상수표 영화’의 전형들을 재연한다. 돋보이는 건 투톱으로 영화를 이끄는 김민희(만희)와 이자벨 위페르(클레어)의 호흡이다.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자연스러운 교감을 빚어내며 불완전한 관계와 인간의 민낯을 벗겨낸다. 프랑스 칸으로 출장을 간 배급사 직원 만희는 회사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양혜(장미희)에게 ‘부정직하다’는 이유로 해고당한다. 이유는 홍상수의 고백적 자아로 보이는 감독 소완수(정진영), 만희와 각각 우연한 만남을 거듭하는 클레어가 찍은 사진으로 퍼즐이 맞춰지듯 드러난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아는 관객들의 시선으로 보면 “내가 힘이 있겠니. 그만두라면 그만두는 거지”란 만희의 대사가 대중에 대한 김민희의 항변으로도 들린다. 만희 후배로 나오는 여감독이 내뱉는 “살면서 솔직해야 영화도 솔직하다”는 말에는 홍상수 감독의 세계관이 드러난다. 영화 바깥의 사정을 작품 안으로 끌어오면 풀썩 웃음이 나는 순간들이 잦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정상회담 의제에 쏠린 눈... 통 큰 합의 vs 부분 합의

    정상회담 의제에 쏠린 눈... 통 큰 합의 vs 부분 합의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면서 양측이 통 큰 합의에 도달할수 있을지 쏠리고 있다.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진전 등 3가지로 추려진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비핵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달리 처음으로 북핵 문제가 남북 회담 테이블에서 핵심 의제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후 북핵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5월 말이나 6월초 개최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남북 간 비핵화 합의 수준이 더 주목받고 있다. 당장은 북한이 회담 일주일을 앞두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결정으로 비핵화 첫 단추를 꿰면서 전망은 밝은 편이다.다만 여전히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의 간극이 좁지 않은 데다 ‘체제 안전 보장’ ‘대북 군사적 위협 해소’ 등은 남북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은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원칙적 수준의 합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는 비핵화보다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등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쪽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DMZ(비무장지대)에서의 중화기와 경계 초소(GP) 철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는 DMZ 내 중기관총이나 박격포 같은 중화기를 배치할 수 없고 출입 가능한 병력도 천명으로 제한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를 공동 철거하는 것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 구축에 첫걸음이자 남북이 독자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로 평가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복한다고 했던 남북간 ‘종전 논의’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방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남북관계 진전 문제는 핵심 의제였던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깊이 논의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촘촘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회담에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제협력 문제보다는 대북제재와 관련이 적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회담 정례화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이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그간 여러 차례 북측에 제의한 사안으로, 정부는 회담에서 이산가족 신청자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은 물론 상봉 정례화까지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정례화도 정부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공동선언문에는 남북이 수시로 만날 수 있는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담은 물론 군사를 포함한 각급 남북회담 정례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법남녀’ 이이경, 형사로 파격 변신 ‘카리스마 눈빛’

    ‘검법남녀’ 이이경, 형사로 파격 변신 ‘카리스마 눈빛’

    ‘검법남녀’ 이이경이 열혈 형사 ‘차수호’로 변신한 모습이 포착됐다.26일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극본 민지은 원영실/ 연출 노도철/ 제작 HB엔터테인먼트)측은 남성미 가득한 이이경의 모습이 담긴 스틸컷을 공개했다.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는 괴짜 법의학자와 초짜 검사의 특별한 공조수사를 다룬 장르물이다. 이이경은 극 중 완벽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강동경찰서 강력계 열혈 형사이자 마초 기질이 다분한 바람둥이 차수호를 연기한다. 공개된 스틸컷은 형사 차수호의 개성과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는 이이경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사진 속 이이경은 강렬하면서도 예리한 눈빛으로 사건을 쫓는 열혈형사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극중 차수호가 수사하게 될 사건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특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배역을 넘나들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배우 이이경은 ‘검법남녀’에서 자신의 이름처럼 국민을 ‘수호’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이 가득한 인간미 넘치는 형사 차수호 캐릭터를 맡아 자기 옷 입은 듯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검법남녀 제작진은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해온 이이경이 새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라며 “이이경만의 색깔을 입혀 더욱 입체적인 매력을 발산할 형사 차수호의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는 5월 중 첫 방송된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1박2일?…日아사히 “김정은 개성 숙박 가능성”

    남북정상회담 1박2일?…日아사히 “김정은 개성 숙박 가능성”

    “개성 전용별장 안전점검 완료” 보도북한이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날까지로 연장될 경우에 대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박 장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북한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이렇게 전하며 북한 당국이 김 위원장이 개성에 있는 전용 별장 ‘특각(特閣)’에서 숙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안전 점검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판문점으로 이동하는 수단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다만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을 전담하는 호위사령부가 중심이 돼 개성시와 판문점을 연결하는 도로를 봉쇄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부터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한 뒤 저녁에 만찬을 함께 한다. 아사히는 정상회담이 다음날로 이어질 가능성과 관련해 “양측 실무자들이 정상 만찬 중 공동선언과 성명의 내용에 대해 조정할 계획이지만, 그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회담 연장을 준비하는 북한의 움직임과 대해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남북정상회담에서 성공을 거두려는 의욕의 표현”이라는 한국 전문가의 설명을 전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요 기업 절반 “대북사업 계획 있다”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는 현 상황에서 당장 남북 경협이 복원되긴 힘들겠지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이외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5일 남북 경제협력 관련 회원사와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 57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절반(51.0%) 이상이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 투자 및 진출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도로·철도 등 인프라 개발’(33.3%),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33.3%), ‘저렴한 노동력 활용’(15.2%), ‘동북아 해외거점 확보’(9.1%) 등을 이유로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북한 내 에너지 기반 현대화 및 남북 간 에너지망 연계 사업, 경의선 철도·고속도로 개·보수 및 현대화 등 사회 인프라 개발사업 등에 나설 뜻을 보였다. 특히 북한의 낙후된 교통 인프라와 에너지 사정을 감안할 때 이는 새로운 남북 교류협력사업의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대응으로 남북 교역 등을 중단시킨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하고 북한의 비핵화 진전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 등이 필요하다. 때문에 남북 정상 차원에서 논의가 가능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 방안 등이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DMZ 지역을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로 개발하고 ‘DMZ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통해 테마 관광지구로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응답 기업의 대부분(82.5%)은 향후 남북 관계를 희망적으로 전망하면서 남북 경제관계 정상화 시점에 대해서는 ‘2~5년 이내’(49.1%)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1년 이내’라는 응답은 22.8%였고 ‘5년 이후’라는 답변은 19.3%를 차지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실장은 “정치적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어렵다”며 “기업이 안정적으로 남북 경협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평화의 문 여는 남북정상회담] 北 경제집중 선언…한반도 ‘H 경제벨트’ 현실화될 수도

    [평화의 문 여는 남북정상회담] 北 경제집중 선언…한반도 ‘H 경제벨트’ 현실화될 수도

    北 비핵화→평화체제 전환되면 남북 에너지·교통·관광 3각벨트 文대통령 경제구상 실현 가능성 남북 경제협력(경협)은 27일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 주요 의제에서는 제외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수행원(6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협 활성화 등 경제제재 완화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 진행돼야 해서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0일 핵·경제발전의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경제발전에 주력한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 선언이 실제 비핵화로 이어지는 상황을 대비해 한국 정부가 경협과 관련한 제반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분단으로 한국은 (경제적) ‘섬’과 같지만, 정부는 북방으로 철도를 연결해 유라시아의 잠재력과 한반도가 연결되는 구상을 갖고 있고 의욕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구상을 뜻한다.신경제지도는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방안이다. 원산·함흥·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DMZ)·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3개 축이 한반도에 ‘H’자를 그린다. 동서해안과 DMZ를 잇는 이른바 ‘H 경제벨트’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토대로 종전선언(공통입장 표명) 및 평화협정(법적 문서)을 맺고 현재의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됐을 때 추진될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처음 소개된 지난해 8월 공허한 제안으로 보이던 이 경제구상은 현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정부도 차근차근 관련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우선 미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협과 관련한 올해 예산을 2480억원(2017년 1389억원)으로 늘렸다. 여기에는 경원선(서울·원산) 남측 구간 공사비, 경협 재개에 대비한 사전 조사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사인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와 직결된다. 현재는 북한과의 합작사업 또는 협력체 설립·확장 등이 모두 금지돼 있다. 대북 제재 해소와 함께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에 대한 북측의 공식 사과도 필요조건으로 꼽힌다. 다만 문화·스포츠, 보건의료, 산림녹화, 자연재해 예방 분야의 민간교류 확대 및 투자 방안은 유엔 제재와 크게 관련이 없다. 북한이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도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에 따른 경제적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말 북한 마식령스키장을 방문했던 한 정부 관리는 “군사비행장인 갈마비행장을 민간국제공항으로 쓰고 있었는데, 예전엔 극도로 숨겼던 군용기 노출도 개의치 않아 놀랐다”며 “다만 스키장에 해외 관광객이 없어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경협에 대한 민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강산·개성관광 사업권자인 현대그룹은 물론 토목사업이나 대북 송전사업 등도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경제 성장을 위해 한국에만 의존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결정됐던 경협 투자 계획이 이명박 정부에서 사라진 것을 북한도 알기 때문에 협력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며 “일방적 지원보다는 중국, 러시아, 몽골 등과 함께하는 다자사업을 주로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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