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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사남 열풍’ 장항준 감독, 영월 간다…“단종문화제 참석”

    ‘왕사남 열풍’ 장항준 감독, 영월 간다…“단종문화제 참석”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이 작품의 실제 배경지인 강원 영월군을 찾는다. 장 감독은 오는 4월 24일 개막하는 영월군 대표 향토 축제 단종문화제 일정에 맞춰 현지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당일 영월 문화예술회관에서 관객과의 대화 형식의 특강을 진행하고, 개막식에도 참석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등 주요 출연 배우들의 동반 참석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영화의 흥행 성과와 맞물려 성사됐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3·1절 연휴(2월 27일~3월 2일) 나흘간 247만명가량을 추가로 끌어모으며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현재 상영관 수와 예매율 추이를 감안하면 1000만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단 기간 흥행 기록을 경신할지도 관심사다. ‘단종문화제’는 조선 제6대 왕 단종의 생애와 역사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영월군이 매년 개최하는 지역 대표 행사다.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청령포와 장릉 등 주요 사적지를 중심으로 제향, 재현 행사, 학술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영화의 흥행으로 실제 역사 현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제 역시 예년보다 관람객 증가가 예상된다. 한편,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렸다. 장 감독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상상력을 보태는 연출 방식으로 관객의 공감을 끌어냈다. 영화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1000만 관객 고지를 향한 흥행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 “나 장항준이야”…천만 눈앞 ‘왕사남’ 촬영 중 기저귀 보낸 사연

    “나 장항준이야”…천만 눈앞 ‘왕사남’ 촬영 중 기저귀 보낸 사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장항준 감독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극 중 판한성부사 유귀산 역을 맡은 배우 김용석은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에 “‘왕과 사는 남자’ 인생은 장항준처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용석은 촬영 당시 겪은 일화를 전하며 장 감독에게 받은 도움을 공개했다. 김용석에 따르면 촬영 도중 장 감독과 모니터 장소로 이동하던 중 최근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에 장 감독은 “용석아, 휴대전화 줘봐. 내 번호 저장해. 집 주소 알려주면 기저귀 보내줄게. 처음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상 때문에 휴대전화를 바로 꺼내지 못해 연락처를 주고받지 못했지만, 다음날 장 감독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 김용석은 “용석아, 나 장항준이야. 집 주소랑 아기 쓰는 기저귀 종류 찍어줘”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메시지 날짜는 지난해 4월 21일로, 영화 촬영이 한창이던 시점이었다. 이후 실제로 기저귀 두 박스가 집으로 배송됐다. 김용석은 “연기자로서 느끼던 외로움과 가장이 된 뒤 부담감이 이해받는 느낌이었다”며 “그날 이후 감독님을 응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3·1절 연휴 기간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2일 기준 누적 관객수 921만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4일 개봉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르면 주말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만 돌파를 눈앞에 둔 장항준 감독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장 감독은 오는 4일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에 재출연한다. 앞서 내걸었던 ‘논란의 천만 공약’을 다시 언급할 예정으로, 흥행 성과에 대한 소회를 직접 밝힐지 주목된다. 개명·성형·귀화 공약을 어떻게 정리할지, 혹은 또 다른 약속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장 감독은 내달 열리는 ‘제59회 영월 단종문화제’에도 참석한다. 영월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4월 24일 개막에 맞춰 영월을 찾아 지역민들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해외 영화제 일정이 겹쳐 있었지만 이를 조정해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 중 단종 역을 맡은 박지훈 역시 영월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단종문화제 홍보 영상을 제작하며 축제 알리기에 힘을 보탰다.
  • [열린세상] 나는 중도다

    [열린세상] 나는 중도다

    3월이다. 정치의 시즌이 개봉박두다. 청운(출세?)의 꿈을 안은 채 봉사의 길을 걷겠다는 분이 차고 넘친다. 이제 꿀 같은 유혹이 우리 귀를 즐겁게 할 것이다. 그 끝은 미미하겠지만. 이들에겐 당선이 절대 선(善)이다. 이때 중도가 주메뉴로 등장한다. 중도 확장, 중도 공략, 중도 포섭. 왜? 유권자에게 “당신은 좌인가 우인가”라고 묻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답하니까! “나는 좌도 우도 아니고 그냥 중도야.” 이 말은 단순한 회색 선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서 보수는 곧 우(右), 진보는 곧 좌(左)라는 등식이 과도하게 굳어진 현실에 대한 피로의 표현이다. 정책의 내용보다 진영의 색깔이 먼저 규정되는 정치, 사안별 판단이 아니라 편 가르기가 앞서는 정치에 대한 거리 두기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는 점점 좌우라는 이념 대립 구도로 상치돼 왔다. 안보는 우의 상징이 되고, 복지는 좌의 전유물처럼 소비된다. 경제정책조차 이념의 잣대로 재단된다. 그 결과 복합적인 현실은 단순한 프레임 속에 갇힌다. 유권자의 다양한 판단 역시 진영 논리 속에서 왜곡된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중도야”라는 말은 이념적 중립이 아니라 판단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세금 문제에서는 보수적일 수 있고, 복지 정책에서는 진보적일 수 있다. 노동 문제에서는 개혁을 원하면서도 안보 문제에서는 단호함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좌우 구도는 이런 복합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권자는 스스로를 진영으로 규정하지 않고 ‘중도’라 부른다. 정치학적으로 중도는 가운데가 아니다. 중도란 고정된 이념에 충성하지 않고 민주주의, 법치, 시장, 공정이라는 기본 가치를 전제로 해 사안별로 현실적인 해법을 선택하는 태도다. 다시 말해 중도는 위치가 아니라 정책 판단의 기준이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다. 중도는 고정된 집단이 아니다. 정책에 의해 움직이고, 정책에 의해 재구성된다. 말의 온도나 이미지 전략이 아니라 실제 정책 설계와 집행이 중도의 향방을 결정한다. 보수가 구조적으로 중도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핵심 지지층만으로는 집권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수는 중도를 얻어야 한다. 반면 진보, 특히 좌파는 의제 설정 능력이 강하다. 불평등과 정의라는 담론은 중도를 직접 설득하지 않아도 사회적 중심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진보는 굳이 ‘중도 확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아도 일정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착시일 수 있다. 정책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을 때 중도는 조용히 이동한다. 경제가 불안해지면 복지 담론은 재검토되고, 안보가 위협받으면 평화 담론은 흔들린다. 반대로 불평등이 심화되면 시장 중심 정책은 재평가된다. 중도는 이념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체감되는 정책 효과에 반응한다. 그래서 중도를 기술만으로 얻겠다는 발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선거철에만 공정을 말하고, 선거가 끝나면 진영 논리로 회귀하는 정치에 중도는 머물지 않는다. 유권자가 말하는 “나는 그냥 중도야”는 사실상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정책을 보겠다. 작동하는가, 설명 가능한가, 지속 가능한가, 혹시 거짓말인가.” 중도는 무색이 아니다. 명분과 개인적 유불리를 떠올린다. 중도는 결과에 따라 박수 치는 집단이 아니다. 정책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집단이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정치라면, 아무리 중도를 외쳐도 그 말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중도는 잡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정책으로 증명해야 할 영역이다. 정치가 이를 깨닫는 순간 좌와 우의 구도도 비로소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할 것이다. 정치 선전과 선동이 극에 달해도 결국 국민은 중심으로 회귀할 것이다. 이것이 미래를 여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 900만 관객 돌파한 ‘왕사남’… 천만 고지 눈앞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가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 등극을 눈앞에 뒀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27일 만인 2일 누적 관객 수 9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사극 최초로 천만 영화에 올랐던 ‘왕의 남자’(2005년, 감독 이준익)와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 감독 추창민)를 뛰어넘는 속도다. 특히 지난 1일 하루 동안 81만 7000여명을 동원해 개봉 이후 최다 일일 관객수 기록까지 세웠다. 설 연휴와 3·1절 연휴가 이어지는 동안 입소문을 타고 뒷심을 발휘하면서 현재 추이라면 2024년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폐위된 단종이 유배지인 강원 영월군 청령포에서 촌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인생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도전작으로 단종의 죽음과 관련된 두 줄짜리 기록에서 시작해 영화적 상상력으로 역사의 간극을 메웠다. 특히 처연하지만 강단있는 비운의 왕 단종(박지훈 분)과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킨 엄흥도(유해진 분)의 우정과 의리가 감동을 자아냈다. 권력의 핵심인 한명회(유지태 분)가 만들어내는 갈등 속에서 어린 단종이 평범한 사람들과 교감하는 모습이 묵직한 울림을 줬다. 이 작품은 단종의 유배 기간을 상상력을 발휘해 밀도 있게 담아냈고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이 화제를 모으면서 N차 관람으로 이어졌다. 전 세대가 같이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도 흥행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관객들은 작품의 배경이 된 영월군을 직접 방문하거나 단종의 무덤 장릉에 응원 댓글을 남기는 등 영화의 여운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
  • ‘제2의 ‘파일럿’ 작가 찾습니다’…경콘진, 2026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모집

    ‘제2의 ‘파일럿’ 작가 찾습니다’…경콘진, 2026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모집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탁용석, 경콘진)이 ‘2026년 경기 스토리작가 창작소’ 사업에 참여할 도내 시나리오 작가를 오는 12일까지 모집한다. 이 사업은 경기도 영화·영상 산업을 활성화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토리 IP(지식재산권)를 발굴하기 위해 도내 거주 작가를 대상으로 영화 시나리오 및 드라마 대본 창작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총 10명의 작가는 창작 지원금 500만원과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창작 공간을 제공받아 오는 11월까지 작품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약 8개월의 사업 기간 동안 업계 전문가(제작자·프로듀서)의 모니터링과 기획개발 특강,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주요 산업 관계자들과 교류할 기회도 얻는다. 올해는 시리즈 드라마부터 숏폼(Short-form), 영화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KT스튜디오지니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획개발을 함께할 작가를 최대 2명 이내 별도 전형으로 선발한다. 선발된 작가는 KT스튜디오지니의 프로듀서와 함께 작품 개발을 진행하며 개발 결과에 따라 연내 계약 체결 시 50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공모는 상영 시간 60분 이상의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또는 편당 30분 이상, 2부작 이상의 시리즈 대본 중 선택해 지원할 수 있다. 단, 어떠한 형식으로든 영상화되지 않은 촬영 준비 이전의 기획개발 단계 작품이어야 한다. 한편 경콘진은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총 141명의 작가를 지원해 왔다. 대표적으로 영화 ‘파일럿’의 조유진 작가가 있으며, 파주 2기 고은기 감독의 ‘달팽이 농구단’은 영상화돼 2025년 11월 개봉한 바 있다.
  • ‘왕과 사는 남자’ 뜨자 엄흥도 묘소 발길 이어져

    ‘왕과 사는 남자’ 뜨자 엄흥도 묘소 발길 이어져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누적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대구 군위에 있는 엄흥도 묘소를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끈다. 엄흥도는 왕위를 빼앗긴 뒤 강원 영월로 유배된 조선 6대 임금 단종(1441~ 1457)이 숨지자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방치된 단종의 주검을 수습한 인물이다. 그와 후손은 이후 화를 피해 신분을 숨기고 지역을 떠돌며 숨어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긴 ‘왕사남’에서는 배우 유해진이 엄흥도를 연기한다. 25일 군위군에 따르면 지난 4일 ‘왕사남’이 개봉한 이후 군위 산성면 화본리에 엄흥도의 묘가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하루 수십명에 이를 정도다. 전례 없던 일이라 지역 주민들이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군위에 엄흥도의 묘가 있음이 공식 확인된 것은 김광순 택민국학연구원장(경북대 명예교수) 연구팀이 2009년 공동 발표한 국학연구론총 제3집 논문 ‘충의공 엄흥도의 삶과 묘소 진위에 관한 고찰’을 통해서다. 연구팀은 울산, 충북 청주, 경북 문경·안동 등 전국의 영월 엄씨 세거지를 답사하고 탐문 조사한 결과와 여러 기록을 근거로 엄흥도 묘가 장릉(단종의 묘)이 있는 영월이 아니라 군위에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그동안 엄흥도가 은거하여 생을 마치고 묻힌 묘소가 있다고 제시된 곳은 영월과 청주, 군위 세 곳”이라면서 “‘조선왕조실록’, ‘충의공실기’와 ‘영월엄씨파보’, ‘영월엄씨대동보’ 등의 기록을 보면 군위 조림산 신남촌(지금의 화본리)의 묘가 진묘”라고 설명했다. 경북도와 군위군은 이를 근거로 엄흥도 묘 일대를 정비하고 진입로 데크 및 안내 팻말을 설치하는 등 관광자원화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박용덕 군위 향토사위원은 “군위의 엄흥도 묘소는 그의 고향 영월에 가려 사실상 묻혀졌다”며 “국가가 나서 엄흥도 묘소 진위 여부를 명확히 하고 성역화 사업을 통해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대끼며 미워하고 부딪치며 사랑하고 가족이란 우리의 삶[영화 리뷰]

    부대끼며 미워하고 부딪치며 사랑하고 가족이란 우리의 삶[영화 리뷰]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 사랑할 수 없어도 어쩔 수 없다. 부대낄 공간이 있는 한, ‘각자’인 우리는 언젠간 결국 ‘서로’를 향해 나아간다. 노르웨이 출신 영화감독 요아킴 트리에의 작품 ‘센티멘탈 밸류’는 영화라는 예술을 매개체로 삼아 한 가족의 와해와 화합을 아름답게 그린 수작이다. 제78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무려 9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을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1일 개봉 이후 2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요즘 예술가는 하나같이 너무 소시민이야. 종일 보험 비용 따지다가 ‘율리시스’를 어떻게 써? 예술적 자유가 사라졌어. 예술가는 자유가 필요해.” “(그러려면) 아이도 없어야겠죠, 아빠?” 영화는 ‘영화에 관한 영화’다. 주인공 구스타브(스텔란 스카스가드)는 영화감독이다. 바깥에서는 거장으로 칭송받지만, 안에서는 ‘가정을 버린 비정한 가장’일 뿐이다. 구스타브에게는 연극 배우가 된 노라(레나테 레인스베)와 역사학자인 아그네스(잉가 입스도테르 릴레오스) 두 딸이 있다. 구스타브는 어느 날 노라를 찾아와 영화를 한 편 찍자고 한다. 그러나 오래전 가족을 버린 아버지를 여전히 원망하는 노라는 그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다. 주인공은 어쩔 수 없이 ‘할리우드 스타’ 레이첼(엘 패닝)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레이첼은 도저히 작품에 몰입할 수 없다. 영화의 각본은 오로지 ‘노라를 위해’ 쓰인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이 함께 살았던 ‘집’은 매우 중요한 영화적 장치다. 도입부에서 굉장히 오래 집을 비추고 있기도 하며, 구스타브가 자기 작품 속 배경을 이 집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예술을 향한 견해부터 사사건건 어긋나는 구스타브와 노라. 그러나 두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서로에게서 점차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어쩌면 ‘나’가 누구인지 진정으로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 데뷔작에 봉준호·뤼크 베송?… 영화 대부의 특별한 기록들

    데뷔작에 봉준호·뤼크 베송?… 영화 대부의 특별한 기록들

    한국 영화의 위기와 고민 담아개봉날 배우·감독 극장 총출동 지난 19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특별한 상영회가 열렸다. ‘영화계의 대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의 개봉일에 맞춰 국내 영화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배우 김남길·박보검·예지원, 장훈 감독,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 등 영화인들은 김 전 위원장의 첫 번째 장편 연출 데뷔를 축하했다. 김 감독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유서 깊은 단관 극장부터 최신 멀티플렉스까지 각국의 영화관을 누비며 오롯이 영화인의 시선으로 극장과 영화의 현재를 기록했다. 뤼크 베송 등 세계적 거장부터 극장 관계자들까지 100명이 넘는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극장과 영화의 의미를 묻는다. 유명 감독과 배우, 제작자들이 그의 카메라 앞에서 경계를 풀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낸다. 이 작품에는 현재 한국 영화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담겼다. 봉준호 감독은 “여전히 재능있는 영화인들이 많은데 영화 산업이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뻗치지 못하고, 모험을 기피하기 위해 촉각을 세우는 느낌”이라면서 “모험을 통해서 한국 영화의 폭이나 두께가 커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을 공동 제작한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는 “극장에서 체험에 근접하는 영화를 만들어 내면 관객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단성사, 피카디리 극장, 대한극장 등이 있던 자리를 둘러보던 그의 시선은 미래를 향한다. 영화는 김 감독이 신인 감독의 요람인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영화제를 찾아 젊은 영화인들을 만나고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김 감독은 “한국 영화계가 위기를 겪는 것을 보고 극장의 현재와 미래를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었다”면서 “제 영화가 극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작은 출발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500만 돌파 예상 못 해… 모두 관객 덕분이죠”

    “500만 돌파 예상 못 해… 모두 관객 덕분이죠”

    ‘왕의 남자’ 500만보다 빠른 기록‘범죄도시4’ 이후 천만 영화 기대“흥행 안 될 때 농담으로 관객 탓배우 감정에 공감·N차 관람 큰힘한국 영화계 반등에 일조했으면” “500만 돌파는 모두 관객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좋은 결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새해 극장가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은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공을 돌렸다. 장 감독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설 연휴부터 무대 인사를 돌고 있는데 좋은 소식을 연거푸 듣게 돼 기쁘다”면서 “함께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들은 물론 도와주신 분들께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16일 손익분기점인 26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개봉 18일 만인 지난 21일에는 누적 관객수 500만명도 넘겼다. 이는 사극 장르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왕의 남자’의 500만 돌파 시점보다 앞선 기록이다. 위기에 처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범죄도시 4’ 이후 2년 만에 천만 영화가 나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 감독이 각본과 연출까지 도맡은 이 작품은 조선 단종이 폐위된 뒤 유배지인 강원 영월에서 촌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인생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처연하지만 강단있는 비운의 왕 단종(박지훈 분)과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킨 엄흥도(유해진 분)의 우정과 의리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장 감독은 단종의 죽음과 관련된 두 줄짜리 기록에서 시작해 영화적 상상력으로 역사의 간극을 메웠고 코미디 장르와 신파를 걷어낸 정극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추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세속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엄흥도가 단종을 만나서 용기를 가진 인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목숨을 걸고 친구의 시신을 건지는 흥도를 통해 역사와 희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장 감독은 작품의 흥행 비결에 대해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관객들의 반복적인 N차 관람도 큰 힘이 됐다”면서 “영화가 시대를 잘 담아냈고 배우들의 연기가 서사라는 평가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강조했다. “삶에 대한 의지를 완전히 잃었던 단종이 엄흥도와 광천골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시금 새로운 의지를 다지게 되지만 결국 비극으로 가게 되는 과정에서 여운을 느끼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관객들이 배우들 감정을 충실히 따라가며 공감해 주신 점이 흥행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감독으로 데뷔한 장 감독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지만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왕과 사는 남자’로 처음 사극에 도전해 자신의 작품 중 최고 흥행 성적을 올렸다. 장 감독은 “전작들이 흥행이 안됐을 때 농담으로 관객 탓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흥행은 진심으로 관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국을 돌며 무대 인사 중인데 관객들이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힘이 난다”고 밝혔다. 장 감독의 아내이자 ‘장르물의 대가’인 김은희 작가는 누구보다 영화의 흥행을 반기고 있다. 그는 “아내가 처음에 영화를 보고 잘했다고 칭찬해줬는데 같이 관객 수를 확인하며 기뻐했다”면서 “처음에는 아내와 같이 창작을 했지만 서로 머릿속에 다른 것이 있다 보니 5~6년 전부터는 따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처럼 관객이 꽉 들어찬 극장에서 같이 웃고 같이 울면서 영화를 본 보람이 있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왕과 사는 남자’가 2026년 한국 영화계가 반등하고 다시 살아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꼭 받고 싶습니다.”
  • 영화·OTT·뮤지컬 넘어 연애프로 출연까지… 고전의 재발견

    영화·OTT·뮤지컬 넘어 연애프로 출연까지… 고전의 재발견

    문화 콘텐츠의 양적·질적 포화 속에서 분야를 막론하고 ‘고전’을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사와 작품성이 이미 보장된 옛것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움’을 찾아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가장 먼저 주목할 작품은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폭풍의 언덕’(에머랄드 펜넬 감독)이다. 영국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배우 마고 로비가 주연 겸 제작자로도 참여하며 이목을 끌었다. 제작사 워너브러더스가 넷플릭스를 제치기 위해 8000만 달러(1150억원)나 되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가 지난 13일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순수 박물관’은 튀르키예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약혼녀가 있는 부유층 자제 케말과 그의 가난한 친척으로 순수하고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퓌순 사이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영화 ‘햄넷’은 희곡 ‘햄릿’을 탄생시킨 세기의 거장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삶을 다룬 매기 오패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셰익스피어는 1596년 당시 11세에 불과했던 아들 햄넷을 잃는다. 그리고 4년 후 1600년경에 ‘햄릿’을 무대에 올린다. 소설과 영화는 상상력을 발휘해 셰익스피어가 겪었을 상실의 아픔에 주목한다. 다음 달 열리는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올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다. 독자들에게 원작을 새롭게 읽히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구독형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최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책 100권을 새롭게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기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열람한 회원 중 20~30대 여성 독자가 40%를 넘을 정도로 젊은 여성 독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런 현상을 반영해 밀리의서재는 고전 속 주인공이 현대에 환생해 ‘연프’(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콘셉트의 독자 참여형 기획형 ‘환생연애’도 마련했다.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의 엘리자베스, ‘데미안’(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필경사 바틀비’(허먼 멜빌)의 바틀비 등이 연프 출연자가 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고전을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한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다.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지난 5일 진행한 토크 콘서트 ‘페이지&스테이지’도 같은 결이다.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안나 카레리나’를 이야깃거리로 삼았다. 레프 톨스토이가 쓴 동명의 원작 소설과 뮤지컬을 나란히 놓고 다채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日, 中어선 나포하고 선장 체포 [핫이슈]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日, 中어선 나포하고 선장 체포 [핫이슈]

    일본이 나가사키현 앞바다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선장을 체포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외교적 파장이 주목된다. 13일 BBC와 AFP통신, 교도통신·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수산청은 전날 나가사키현 고토시 메시마 등대에서 남서쪽 약 165㎞ 떨어진 EEZ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 수산청은 정지 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한 혐의로 40대 중국인 선장을 체포했다. 당시 어선에는 선장을 포함해 11명이 타고 있었다. 일본 당국은 해당 선박을 고등어와 전갱이 등을 잡는 대형 어선으로 보고, 불법 조업을 목적으로 EEZ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산청이 중국 어선을 억류한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외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다카이치 발언 이후 냉각된 중일 관계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 할 경우 일본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해당 발언을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주일 일본 대사를 초치했다. 중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과 유학을 재검토하라고 경고했다. 그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줄었고 일본 관광·유통 관련 주가도 흔들렸다. 중국은 일본 관련 문화 교류를 축소하고 일부 일본 영화 개봉을 연기했다. 또 일본에 있던 판다 두 마리를 최근 본국으로 돌려보내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 센카쿠 충돌 전례…외교 분쟁 재점화 가능성 중일 양국은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이어왔다. 2010년 일본은 해당 해역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하고 선장을 구금하면서 대규모 외교 충돌을 일으켰다. 당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와 일본 여행 자제 조치 등으로 압박에 나섰다. 결국 일본은 선장을 석방했다. 이번 사건은 영유권 분쟁 해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지만, 양국 관계가 경색된 시점과 맞물려 또 다른 갈등 요인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이념 초월한 사투, 사람도 사랑도 구하라

    이념 초월한 사투, 사람도 사랑도 구하라

    남북 정보요원·北총영사 첩보 액션류 감독의 해외 3부작 마침표 작품박정민 “액션·멜로 구분 않고 표현” 영화 ‘베를린’에서 다음 무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라는 암시를 던졌던 류승완 감독이 13년 만에 약속을 지켰다. 유럽도 아니고 아시아도 아닌 국경도시, 북한과 훨씬 더 가깝지만 정작 남한 관광객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회색 도시에서 벌어지는 남과 북의 첩보전과 액션 느와르에 멜로까지 더한 류승완표 첩보물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11일 개봉한 영화 ‘휴민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펼쳐지는 남북 정보요원과 북한 총영사의 대결을 담은 첩보 액션물이다. 휴민트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수집활동을 뜻한다. 국정원 조 과장(조인성 분)은 작전 도중 자신의 첫 정보원을 잃었던 죄책감에 시달린다. 휴민트가 죽기 전에 털어 놓은 행적을 바탕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조직적인 인신매매 정황을 포착한다. 이에 맞서 북한 여성 실종 사건을 주시하던 북한도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분)을 파견해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분)을 감시하는 등 내부 감찰에 돌입한다. 영화는 사람을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이들의 뜨거운 감정을 조명한다. 그 중심에는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 분)가 있다. 조 과장은 두 번째 휴민트이자 핵심 정보원인 선화에게 가족과 함께 탈북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한다. 박건은 감찰을 빌미로 옛 연인 선화의 행방을 찾아 헤맨다. 선화가 황치성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그녀를 구출하기 위한 두 남자의 공조가 시작된다. 더이상 정보원을 잃을 수 없는 조 과장과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려는 박건. 이념을 초월한 이들의 사투는 황량한 도시 풍광과 대비를 이루며 뜨거운 인류애를 강조한다. ‘휴민트’는 ‘베를린’과 ‘모가디슈’에 이은 류 감독의 해외 3부작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류 감독은 이 영화에서 대사보다는 표정이나 몸짓으로 인물들의 내적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 공을 들였다. 영화는 조인성의 강렬한 오프닝 액션으로 문을 연다. 곧이어 총격전, 육탄전, 자동차 추격전 장면까지 화려한 볼거리로 화면을 장악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멜로 색채가 짙어진다. 특히 조국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냉혈한과 순정파 남자를 오가는 박정민의 눈빛 연기가 돋보인다. 지난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결국 액션도 감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했기 때문에 액션과 멜로의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박건을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처음으로 사랑하는 이성을 목표로 하는 인물을 맡았는데 크게 어색해 보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 ‘엄마표 집밥’ 먹을 날 얼마나 남았나요

    ‘엄마표 집밥’ 먹을 날 얼마나 남았나요

    엄마 음식과 수명 직결된다는 설정日 소설 원작… 관객들의 마음 울려‘기생충’ 장혜진·최우식 모자 호흡 힘들고 지칠 때 엄마가 말없이 내미는 집밥에는 따뜻한 사랑과 위로가 담겨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의 허기가 지면 가장 먼저 엄마표 집밥을 떠올린다. 영화 ‘넘버원’의 주인공 하민(최우식 분)도 몸이 아플 때 엄마가 끓여준 얼큰한 소고깃국을 먹고 기운을 차린다. 그런데 어느 날 하민은 엄마가 해준 음식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의문의 숫자가 보이기 시작한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넘버원’은 엄마의 음식과 숫자를 엮은 독특한 설정으로 진한 가족애를 이야기한다. 남편과 장남을 각각 암과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은실(장혜진 분)은 아들 하민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하민은 엄마의 집밥을 먹을 때 나타나는 숫자가 0이 되면 엄마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결국 그는 엄마의 남은 시간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민은 온갖 핑계를 대며 가장 소중한 엄마의 음식을 일부러 피해 다니고, 은실은 아들이 엄마 마음을 몰라주는 게 야속하기만 하다. 일본 소설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엄마의 음식과 수명이 직결된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밥을 먹는 가장 일상적이고 익숙한 행위가 엄마와의 이별을 기록하는 순간으로 변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엄마의 집밥은 유한한 시간 속 소중한 사람의 존재를 상징한다. 한없이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지만 영화는 담담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가족의 관계를 그려 나간다. 영화 ‘기생충’에 이어 다시 한번 모자 호흡을 맞춘 장혜진과 최우식의 안정적인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정 많고 따뜻한 엄마를 스크린에 녹여낸 장혜진의 연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중반 이후 갑작스러운 전개로 극의 흐름이 다소 끊기는 것은 단점이지만 영화는 엄마의 집밥을 소재로 착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바다와 언덕길 등 부산의 정취와 부산식 소고기뭇국, 콩잎 등 맛깔나는 음식도 눈을 즐겁게 한다.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은 “최근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죽음이나 살인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영화는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최우식과 그의 친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을 비롯해 관객들이 직접 보내준 가족 사진과 영상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말미에 나오는 ‘당신이 엄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얼마나 남았습니까’라는 자막은 이 작품이 내내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한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 아이들의 귀여운 묵언수행… ‘쓸데없는 말’ 어른들 비틀기

    아이들의 귀여운 묵언수행… ‘쓸데없는 말’ 어른들 비틀기

    ‘쓸데없는 말’이라도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그냥 입을 다물고 ‘침묵’을 지키는 게 좋을까. 지루한 일상을 유쾌하게 비틀며 말과 침묵 사이에 있는 ‘마음’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고전영화가 영화팬들을 찾아온다. ●1959년 작품 디지털 복원… 11일 개봉 미조구치 겐지, 나루세 미키오,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일본 영화 4대 거장으로 꼽히는 오즈 야스지로(1903~1963)의 걸작 ‘안녕하세요’가 오는 11일 국내 극장 개봉한다.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1959년 작품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복원한 것이다. 사후 서구 영화계에서 재발견된 오즈 감독은 빔 벤더스, 짐 자무시 등 세계적 거장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쓸데없는 말 아니에요. 텔레비전 사 달라는 거지.” “그게 쓸데없는 거야.” “어른도 쓸데없는 말 하잖아요. ‘안녕하세요, 날씨 좋네요, 예 그러네요, 어디 가세요, 저기 좀, 예 그러세요….’ 어디 가는지 알 게 뭐야. ‘그래요’ 라니, 뭐가 그래.” 텔레비전이 귀했던 1950년대 일본. 미노루와 이사무 형제는 텔레비전을 사달라고 떼를 쓰다가 아버지로부터 “쓸데없는 말을 한다”고 엄하게 꾸중을 듣는다. 여기에 반항하는 미노루의 대사가 퍽 의미심장하다. 왜 어른들은 이 쓸데없는 말로 세상을 채우고 있는 걸까. 그리하여 미노루와 이사무 형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한다. 소년들의 귀여운 ‘묵언수행’은 군더더기로 가득한 어른들의 세계에 의도치 않은 변화를 일으킨다. ●‘다다미 쇼트’ ‘필로우 쇼트’ 기법 눈길 67년이나 된 영화임에도 하나도 낡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일본의 작은 동네 풍경을 담은 미장센, 과하지 않고 절제된 미감을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패션이 ‘레트로’(복고) 감성을 자극한다. 오즈 감독만의 혁신적인 촬영 기법도 엿볼 수 있다. 마치 카메라를 다다미 높이에 고정한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다다미 쇼트’는 절제된 카메라 움직임으로 낮은 각도에서 인물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장면과 장면 사이에 마치 베개처럼 정적인 풍경을 삽입해 시적인 여운을 남기는 ‘필로우 쇼트’도 이 영화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이바지한다.
  • ‘말포이’가 왜 나와?…中서 ‘복덩이’로 인기 폭발하자 본체 등판 [여기는 중국]

    ‘말포이’가 왜 나와?…中서 ‘복덩이’로 인기 폭발하자 본체 등판 [여기는 중국]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주인공인 해리포터와 앙숙 관계로 등장하는 ‘드레이코 말포이’가 중국 춘제(춘절, 중국의 음력 설)의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영국 가디언은 4일 “‘말포이’의 중국식 발음 때문에 말포이 캐릭터가 현지에서 ‘복덩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얼푸의 첫 글자 ‘마(马)’는 ‘말’을, 마지막 글자인 ‘푸(福)’는 ‘복’을 의미해 “말이 가져다주는 복”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6년이 붉은 말의 해인 만큼, 올해와 딱 맞춘 풀이인 셈이다. 극중 말포이의 대사는 아니지만 “입 닥쳐, 말포이!”라는 대사에 포함되어 밈으로도 인기를 모은 말포이 캐릭터는 ‘말의 해’ 의미를 담은 중국식 이름 해석이 확산하면서 더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웨이보와 더우인 등 현지 SNS에는 말포이의 트레이드마크인 비웃는 표정을 담은 사진이나 붉은 배너를 문에 걸어놓은 ‘인증샷’을 쉽게 볼 수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 판매자들도 이러한 열풍에 동참해 말포이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와 자석을 출시했다. 말포이를 향한 열광의 분위기는 해당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인 톰 펠튼에게도 전해졌다. 톰 펠튼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말포이가 중국 설날 마스코트가 됐다”는 내용의 보도를 공유하며 중국 팬들의 관심에 응답했다. 앞서 중국에서는 지난 2020년 당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재개봉했을 때 사흘 만에 9000만 위안(한화 약 191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해리포터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중국 내 해리포터 인기에 힘입어 “2027년 상하이에 최대 규모의 해리 포터 스튜디오 투어를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 “기억력 좋고 빠른 AI 판사 환영” “가치 판단은 사람 판사의 몫”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기억력 좋고 빠른 AI 판사 환영” “가치 판단은 사람 판사의 몫” [AI의 습격-법전 대신 알고리즘]

    객관성·투명성·처리 속도 높일 것 기억력·일 처리 능력 못 따라잡아 인간은 지혜로운 처리 고심 집중보조 도구 이상 역할 못 할 것주어진 규칙·정의 안에서만 기능 인간의 분쟁 해결은 인간이 해야범죄 판단·전문 작성에 일부 활용미국, AI로 재범 위험 예측해 도움페루, 가정사건 대조·초안 작성도 “흉악한 사형수는 길고 긴 재판 대신 인공지능(AI)에게 간편한 재판을 받습니다.” 인간이 아닌 AI 판사가 유무죄를 판결한다면 더 빠르고 합리적일까.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노 머시: 90분’은 AI 사법 시스템에 대한 상상을 구현하면서 극 중 AI 판사 ‘매독스’를 통해 이같은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오류를 보완하는 장치로 AI 재판이 도입된 영화 속 미래 법정에는 재판부, 변호인, 증인, 방청객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AI 스크린 앞에 앉은 살인 용의자 ‘레이븐’만이 홀로 재판 시간 90분 뒤 사형이 자동 집행되기 전에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뒤지며 무죄를 증명하려 고군분투할 뿐이다. AI 사법 시스템이 장악한 법정은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로 우리 눈앞에 펼쳐질지도 모른다.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때면 여론과 정치권에서는 편견 없는 AI 판사 도입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제기하기도 한다. 사법부의 업무 폭증과 인력 부족 문제도 사법 체계에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AI가 법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AI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판결 과정의 객관성·투명성·처리 속도 등을 높일 수 있고, 민감한 사안에 대한 재판부 결단 회피 등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판사 출신 정재민 JM파트너스 변호사는 “기억력이 좋고 일을 빨리 처리하는 유능한 판사도 능력 면에서는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가 없다”면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인간 판사는 지혜로운 사건 처리에 대한 고민처럼 본질적인 핵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재판에서 진 사람들은 종종 판사의 성향이나 기록을 제대로 봤을까 의심을 한다”면서 “인공지능이 보조적 기능을 한다면 이런 재판부 불신의 문제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AI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입장에서는 AI 역시 인간이 만든 것이므로, 보조 도구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김유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AI가 공정하다는 것 역시 AI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주어진 규칙과 정의 안에서 기능하는 AI는 문제를 재정의하거나 비판하는 능력이 없으므로 판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AGI(범용인공지능), ASI(초인공지능) 시대가 된다면 대체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개발자들의 꿈의 목표일 뿐”이라면서 “인간 분쟁의 해결은 결국 인간의 가치 판단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법부가 인공지능위원회를 운영하고 사법인공지능심의관을 신설하며 AI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처럼, 해외 각국의 사법부에서도 AI 사법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해 9월 발간한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거버넌스: 사법행정과 사법 접근성에서의 AI’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국가에서는 재판 관련 문서 요약 및 비실명화, 자동 녹취 등 사법 행정을 보조하는 정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사법 판단에 AI가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존재한다. 미국의 재범 가능성 평가 알고리즘 ‘콤파스’(COMPAS)가 대표적이다. 콤파스는 피고인의 재범 위험을 AI가 예측해 법원이 보석·선고·가석방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페루는 2023년 6월 법원의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에 대한 판단을 돕는 ‘아마우타 프로’(Amauta Pro) 시스템 도입을 본격화했다. 아마우타는 당사자 또는 관련 사건을 대조해 찾고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는 등의 작업을 사람 대신 수행하고, 시간을 기존 3시간에서 40초로 단축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AI 판사’를 도입한다고 해서 이슈를 끌었던 에스토니아는 2022년 정부 공식 발표에서 “인간 판사를 대체할 인공지능 로봇 판사를 개발하지 않는다. 법원의 업무량을 줄일 수 있는 ICT 수단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어쩌면 비장했을… 비운의 왕

    어쩌면 비장했을… 비운의 왕

    장항준이 상상한 ‘단종의 마지막’깨알 재미와 묵직한 질문 동시에유해진 특유 입체적 연기에 몰입조선시대 임금 27명 가운데 단종(1441~1457)만큼 모순과 비극으로 얼룩진 사람은 없었다. 단종은 세종대왕의 큰손자이자 문종의 외아들이었고 왕세손과 왕세자를 거쳐 보위에 올랐다. 정통성 그 자체라고 할만한 존재였지만 정작 즉위(1452년)한 다음해 벌어진 쿠데타(계유정난)로 작은아버지(세조)한테 임금 자리를 빼앗긴 뒤 살해됐다.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오랫동안 공식 역사에서 봉인됐던 단종(박지훈 분)의 유배부터 죽음까지 4개월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팩션 사극이다. 강원 영월군으로 유배되는 단종과 목숨을 걸고 단종의 주검을 수습했다고 전해지는 엄흥도(유해진 분)를 통해 깨알같은 재미와 묵직한 질문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광천골 촌장 엄흥도는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일념으로 유배되는 양반을 마을로 모셔오려고 한다. 하지만 하필 유배지에 양반이 아니라 단종이 오게 되면서 계획이 어긋난다. 해학미와 특유의 페이소스를 살린 유해진의 연기는 극의 중심을 잡으며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돕는다. 유해진은 “후반부에 엄흥도의 존경스러운 면모를 잘 전달하기 위해 초중반에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 선을 잘 지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극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단종은 영화 초반부엔 삶의 의지를 상실한 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존재였지만 엄흥도와 마을 사람들 덕분에 조금씩 임금의 면모를 찾아간다. 점차 생기를 찾아가는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한명회(유지태 분)가 이 눈빛을 목격하면서 영화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박지훈은 “단종의 단절되고 무기력한 감정, 낭떠러지에 있는 듯한 깊은 슬픔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 이후 24년 만에 다시 만난 장항준 감독과 유해진은 이 작품에서 각자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왕의 남자’,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올빼미’ 등 유독 사극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 유해진은 단종에 대한 연민과 존경심, 부모로서의 마음까지 인물의 심리 변화를 다층적으로 표현한다. 장항준 감독은 코미디와 정극의 완급을 조절하며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계유정난을 2024년 12·3 내란에 빗대며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장 감독은 극의 주된 흐름인 엄흥도와 단종의 관계 변화에 대해 “마을의 주인과 귀한 손님으로 만난 두 사람이 애증의 단계를 거쳐 친구 같은 수평적인 관계로 이동했다가 마지막에는 아버지와 아들 같은 모습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극장가 대목인 설 연휴를 겨냥한 이 작품은 동시대의 관객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장 감독은 “영화를 통해 성공한 불의는 인정하고 박수를 보내고 실현되지 못한 정의는 잊혀도 되는지 묻고 싶었다”면서 “조선 최고의 가치인 충효를 지켰지만 권력 때문에 외면당한 엄흥도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가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영화 속에 담긴 우리의 전통문화를 찾아서[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 본 영화]

    연초부터 미국에서 날아든 K컬처 관련 낭보에 많은 이들이 설레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주제가상과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뒤이어 ‘케데헌’이 아카데미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K콘텐츠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케데헌’은 알다시피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K컬처를 담아낸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과 한국의 전통문화 속 신비롭고 해학 넘치는 캐릭터를 잘 버무렸다. 비록 한국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한국계 감독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공개 후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인기를 모았고, 극장에서 ‘싱얼롱 버전’의 상영도 이어지는 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강 감독을 유홍준 관장이 직접 안내했고 유 관장이 “백자 달항아리는 어질고 친숙한 맛이 있고, 불가사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고 설명하자 강 감독은 “설명을 듣고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얘기하며 한국 전통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케데헌’의 여파에 힘입은 듯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인 뮷즈(뮤지엄+굿즈)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또한 박물관에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말이면 주차장에 들어서려는 차들로 박물관 인근이 북새통을 이룬다. 겨울방학을 맞은 지금도 관람객들로 가득하다. 박물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크게 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이 찾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873만명)과 바티칸 박물관(682만명)에 이어 세계 주요 박물관 가운데 관람객 순위 3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케데헌’을 바라보는 눈길도 다양한데 학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한국미술사학교육학회에서는 ‘케데헌의 도상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케데헌’과 한국 전통미술·도상학을 연결해 ‘케데헌과 해태의 도상학’, ‘저승사자의 도상과 그 변천’, ‘케데헌과 경복궁’, ‘케데헌 포스터의 도상학적 접근’ 등 한국 전통의 이미지, 상징의 의미를 해석하고 토론했다. 리움미술관의 ‘까치호랑이 호작(虎鵲)’전도 마찬가지 의미에서 열리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영화 중에는 이런 작품이 없을까 생각해 보니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연출한 ‘취화선’이 떠오른다. 이 영화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단원 김홍도(1745~?), 혜원 신윤복(1758~?)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담았다. 거지소년에서 천재 화가로 거듭나는 장승업의 예술과 당시 사회상을 담아 임 감독은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다. 영화에서는 화가이며 중앙대 교수를 역임한 김선두 작가가 장승업 역 최민식 배우의 손을 대신해 그림을 담아냈고 김근중, 이종목, 조순호 등 소장파 한국화 작가들이 영화 속 도화서 화원 화가로 분장해 스크린 속 화폭을 아름답고도 사실적으로 채워 줬다. 영화가 개봉된 이듬해인 2003년 봄 사간동의 한 미술관에서는 ‘취화선, 그림으로 만나다’라는 전시를 열어 작품에 등장했던 작품들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는 영화와 미술의 만남, 전통과 현대의 접속, 한국 전통문화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개봉 당시 프랑스문화원 주최로 열린 시사회에서 미학자이며 문화평론가인 서경대 이즈미 지하루 교수가 지적했듯이 장승업의 기준작을 비롯해 진작이 한 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많이 아쉬웠다. 영화에 출연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지닌 소장파 작가들의 심혈을 기울인 모작들로 채워졌지만, 영화 속에 진작이 전혀 등장하지 않음은 후대에 이 작품을 통해 장승업을 평가함에 다소 부족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리라. 이후 신윤복을 다룬 전윤수 감독의 영화 ‘미인도’(2008)나 조선 중종 때 기생 황진이의 삶을 다룬 장윤현 감독의 영화 ‘황진이’(2007)와 김철규 피디의 드라마 ‘황진이’(2006) 등 전통문화를 담은 사극 작품이 있었으나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전통문화를 재현하는 것은 막대한 예산뿐 아니라 치밀한 인문학적 해석이 전제돼야 한다는 화두를 다시금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면 설 연휴가 시작된다. 추석과 함께 한국 영화산업에서 가장 큰 관객몰이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올해 설 영화 라인업에 반갑게도 한국 사극 영화가 있다.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임금(단종)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장항준 감독이 연출했다. 설을 맞아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이 작품을 통해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 그것이 애절한 역사적 사실을 담아낸 작품임에도, 영화 속에 재현된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조금이나마 감동해 한 발짝 다가간다면 많은 영화인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국회 특별 상영’까지 하더니…유럽 이어 일본서도 개봉하는 ‘한국 영화’

    ‘국회 특별 상영’까지 하더니…유럽 이어 일본서도 개봉하는 ‘한국 영화’

    제주 4·3 당시 한 모녀의 생존 여정을 그린 영화 ‘한란’이 유럽에 이어 일본에서도 개봉한다 3일 배급사 트리플픽쳐스에 따르면 영화 ‘한란’이 제주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인 오는 4월 3일에 일본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한란’은 1948년 제주 토벌대를 피해 산과 바다를 건너야 했던 엄마 아진(김향기 분)과 여섯 살 딸 해생(김민채 분)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지난해 11월 국내 개봉 당시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개봉 이틀 만에 관객 수 1만명을 돌파했다.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거나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간을 통과해야 했던 제주 여성과 어린이의 삶에 집중해 제주 4·3을 현재의 문제로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박지원, 박균택, 양부남,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국회 특별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다. 국회 특별 상영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란’은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일본에서 열린 제30회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한국영화제, 핀란드 헬싱키시네아시아 등에 공식 초청됐으며, 오는 3월에는 유럽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란’의 일본 배급을 추진한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기마타 준지는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제주에서 건너와 정착한 사람들이 살아온 지역들이 있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서 제주의 역사, 특히 제주 4·3 사건은 충분히 알려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란’은 제주 4·3이라는 비극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다루는 영화”라며 “이 작품을 통해 제주 4·3 자체뿐 아니라 제주와 일본 사이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적 연결을 일본 관객들과 함께 다시 바라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란’의 하명미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며 제주 4·3의 역사가 일본에 정착한 제주 사람들과 깊게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다”며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의 첫 만남이 일본 개봉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특별한 인연처럼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개봉을 통해 제주 4·3의 기억이 국경을 넘어 일본을 비롯한 더 많은 곳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연 배우 김향기는 “일본에서 개봉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 한국의 중요한 역사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일본의 좋은 작품들과 한국의 좋은 작품들이 서로 교류하며 좋은 영향을 주고받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 귀국 전한길 “체포 막으려 라방 켰다”…지지자들 “아멘” [포착]

    귀국 전한길 “체포 막으려 라방 켰다”…지지자들 “아멘” [포착]

    해외에 체류하며 ‘부정선거’와 ‘윤어게인’을 주장해 온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55)씨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8월 출국 이후 162일 만이다. 전씨는 이날 낮 11시 30분쯤 후쿠오카발 항공기(RS724)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공항 앞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 300여명(경찰 추산)이 몰려 ‘자유한길단’ ‘조작된 내란, 감춰진 진실’ ‘이재명 구속’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전씨의 귀국을 기다렸다. 현장에는 꽃다발을 든 지지자들과 삼각대를 세운 유튜브 생중계 장비도 다수 포착됐다.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민경욱 가가호호공명선거대한당 대표와 분식 프랜차이즈 ‘국대떡볶이’ 김상현 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전씨가 입국장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전한길” “아멘”을 외쳤고, 일부는 취재진을 향해 부정보도를 하지 말라며 항의했다.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87명과 경찰 버스 3대 등 1개 중대를 투입했다. 전씨는 입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떠난 지 5개월, 162일 만에 귀국했다”며 “경찰 출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55년간 법 없이 살아왔는데 이재명 정부 들어 벌써 8번이나 고발당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막기 위한 지나친 고발·고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주 우려도, 증거 인멸 우려도 없고 죄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받고 무죄를 증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 출석과 관련해서는 “서울경찰청에서 동작경찰서로 이관됐다”며 “이번 주나 다음 주 목요일쯤 출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귀국 배경으로는 영화 홍보도 함께 언급했다. 전씨는 “2024년 12·3 비상계엄 당시 ‘조작된 내란, 감춰진 진실’을 다룬 영화를 만들었다. 내일 개봉한다”며 “정치적 입장과 상관없이 진실을 알고 싶은 국민들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씨는 귀국에 앞서 유튜브를 통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라이브 방송을 켜겠다”며 “국민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부당하게 체포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귀국 시각에 맞춰 지지자들의 공항 집결을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전씨는 현재 내란 선동 혐의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협박 등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지난해 8월 출국 이후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을 오가며 유튜브 방송 활동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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