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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일만에 2100선… ‘동학개미’ 웃었다

    99일만에 2100선… ‘동학개미’ 웃었다

    하루 거래대금 16조 7754억 ‘역대 최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장주 6% 올라 美증시도 흑인시위·미중 갈등에도 강세 “정부 돈풀기·경기 회복 기대감 반영돼”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지난 3월 급락했다가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3일 2100선을 회복했다. 3개월여 만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대장주의 가파른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미국 증시도 ‘흑인 사망’ 시위와 미중 갈등 등으로 혼란한 정국 속에서도 강세장을 이어 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81포인트(2.87%) 오른 2147.00으로 장을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종가 기준 2100을 넘어선 건 지난 2월 25일(2103.61) 이후 99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16조 775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2포인트(0.80%) 내린 737.6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오름세는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03%(3100원) 오른 5만 4500원을 기록했다. 3월 10일(5만 4600원)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장보다 6.48%(5400원) 오른 8만 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지만 이후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재미를 못 봤다. 지난 4∼5월 코스피가 15.67% 상승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6.18%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 6736억원어치를 순매도(시간외 매매 포함)해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기관은 같은 주식을 5162억원어치 사들였고, 외국인도 178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개인이 판 물량을 받아냈다. 미국 뉴욕증시도 2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67.63포인트(1.05%) 상승한 2만 5742.6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25.09포인트(0.82%) 오른 3080.8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실물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데 증시가 오르는 이유를 정부 정책에 따른 유동성 효과와 영업 재개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서 찾았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주요국 정부가 돈을 풀며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신뢰하면서 주식시장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금방 도산할 것 같던 항공사들의 실적이 화물 수요 덕에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기업 실적 전망이 한두 달 전보다 좋아졌고 소비지표도 바닥을 찍은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지만 남은 변수 탓에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의 괴리가 벌어지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삼성전자 ‘왕의 귀환’에 동학개미 승전보…평균 11.2% 수익 낸 셈

    삼성전자 ‘왕의 귀환’에 동학개미 승전보…평균 11.2% 수익 낸 셈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일 6% 넘게 급등하며 3개월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03% 오른 5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민)으로 확산할 즈음인 3월 10일(종가 5만 4600원) 이후 약 석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SK하이닉스도 전장보다 6.48% 오른 8만 87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역시 지난 3월 10일(8만 9100원) 이후 3개월 만의 최고가를 찍었다. 이에 따라 주가 급락장에서 이들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동학개미’라는 별칭을 얻인 개인 투자자들도 모처럼 수익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부터 이달 2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금액은 5조 8628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금액을 매수 수량으로 나누어 산출한 개인 매수 평균 단가는 약 4만 9000원 정도다. 한 개인 투자자가 이 기간 평균 매수가로 삼성전자를 매수했다고 가정하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11.2%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SK하이닉스의 평균 매수가를 산출하면 8만 1800원, 이날 종가 기준 수익률은 8.4%에 달한다. 실제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순매도 금액은 각각 6821억원, 300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관은 삼성전자를 5267억원, SK하이닉스를 2185억원어치씩 순매수했다. 외국인 역시 삼성전자(1762억원)와 SK하이닉스(818억원)를 동시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하방 국면에서 벗어나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3월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 규모로 확산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함께 급락했다. 이후 코스피가 반등하는 가운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상승장에서 소외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 4∼5월 두 달간 코스피가 15.67% 상승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6.18% 오르는 데 그쳤고, SK하이닉스는 오히려 2.16% 하락했다. 이는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도한 것과 더불어 그 동안 바이오 종목 등 코로나19 수혜주와 성장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와우! 과학] 신기한 초파리의 능력…본능적으로 천적 피하는 비밀

    [와우! 과학] 신기한 초파리의 능력…본능적으로 천적 피하는 비밀

    초파리는 여러모로 신기한 곤충이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과일 썩는 냄새를 기막히게 잘 포착하고 인간에게 쉽게 잡히지 않을 만큼 비행 능력도 뛰어나다. 과학자에게 초파리의 뛰어난 감각 기관과 생각보다 복잡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작은 뇌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쥐 같은 다른 실험동물보다 단순한 뇌를 지니고 있지만, 크기에 비해 복잡한 행동이 가능해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호주 맥쿼리 대학 연구팀은 호주에 서식하는 퀸즐랜드 초파리(Queensland Fruit Fly, 학명·Bactrocera tryoni)이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서 천적을 피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퀸즐랜드 초파리는 실험용으로 자주 사용되는 초파리(학명’Drosophila melanogaster)의 먼 친척으로 호주에서는 과일의 해충이다. 연구팀은 자연 상태의 천적인 거미 3종과 개미 1종, 그리고 천적 관계가 아닌 다른 곤충의 냄새를 자극으로 주고 퀸즐랜드 초파리의 행동을 관찰했다. 초파리의 행동은 단순 움직임, 먹이 찾기, 짝짓기, 알 낳기 등 네 가지 형태로 나눠 그 활동 정도를 세부적으로 기록했다. 연구 결과 흥미롭게도 퀸즐랜드 초파리가 천적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밤에 주로 사냥하는 천적의 냄새가 나면 퀸즐랜드 초파리는 움직임을 줄여 천적에 포착될 가능성을 줄인 반면 낮에 주로 사냥하는 천적을 만나면 빠르게 움직여 자리를 피했다. 어떤 형태의 천적이든 냄새가 나면 퀸즐랜드 초파리는 먹이 구하기, 짝짓기, 알 낳기를 모두 중단하고 생존을 모색했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실험에 사용된 퀸즐랜드 초파리가 모두 실험실 환경에서 키운 것으로 자연 상태에서 천적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퀸즐랜드 초파리의 행동은 학습이 아니라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퀸즐랜드 초파리 입장에서는 본능으로 각인된 천적에 대한 두려움인 셈이다. 연구팀은 유전자가 행동을 조절하는 상세한 기전은 밝히지 못했지만, 학습이 아닌 유전자로 천적에 대한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생존 전략이다. 물론 초파리도 학습은 가능하지만, 짧은 수명을 지닌 작은 곤충이 부모나 동료로부터 생존 기술을 배우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천적에 잡혀보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지 배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연구는 작은 뇌를 지닌 초파리에게도 천적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우리 집에 생물 20만종이 산다

    우리 집에 생물 20만종이 산다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불을 켠 당신. 문득 혼자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외로움이 텅 빈 집을 감싸고, 슬픔이 밀려온다. 그러나 잠깐. 사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미생물과 곰팡이를 포함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집주인을 흠칫 놀라게 하는 각종 절지동물들이 집 여기저기 숨어 있다. ‘집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는 생물학자가 집을 샅샅이 탐사해 어떤 생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지를 밝히고 이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 롭 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응용생태학과 교수는 미국 1000여 가구에서 생물의 샘플을 받고, 조사진을 꾸려 여러 집을 직접 탐색한 결과 무려 20만여종이나 되는 생물이 집에 있다고 설명한다. 각종 세균이 8만여종이 넘고, 곰팡이와 같은 진균은 4만 가지에 달했다. 그나마 파리, 모기, 개미, 바퀴벌레 등은 익숙한 동거인이다. 그러나 이들뿐 아니라 아예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새로운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우리가 기를 쓰고 죽인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집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독일바퀴’는 당분에 약을 섞어 만든 미끼에 당하자 당분을 ‘거부’하며 생존한다. 생물은 ‘취향’을 바꾸거나 내성을 만들어 존재하는 것이다. 외모로만 이들을 판단해도 안 될 것이다. 긴 다리로 껑충껑충 뛰어다니는 꼽등이는 분명 혐오스런 생김이지만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독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유익한 생물이다. 저자는 또 만성적인 질환이 자연과 차단된 채 살아가는 우리의 실내 환경과 관련이 있음을 밝힌 연구들도 차례로 소개한다. 자연과 더 많이 떨어져 지낼수록, 집에만 콕 박혀 살아갈수록 만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커진다. 결국 집에 살고 있는 생물을 모두 몰아내겠다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선택적 동거’를 할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좀더 건강해질 것이라 강조한다. 그래도 바퀴벌레가 튀어나오면 신문지를 돌돌 말게 되겠지만.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현섭 PB의 생활 속 재테크] 포스트 코로나 투자, 5G·언택트·모빌리티 종목에 주목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급락 국면에서 단계적으로 매수하는 선제적 투자,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직접 투자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요즘 개인투자자들을 ‘스마트 개미’라고 부르는 이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무제한 자산 매입 등 각국의 정책 대응으로 유동성 환경이 개선됐고,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 둔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경제활동도 재개되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 선호로 단기 자금시장으로 쏠렸던 글로벌 자금의 흐름 또한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기업 실적과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이러한 정책 기대를 반영해 빠르게 반등했다. 실적은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주가와 실적의 격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재확산 또는 기업 실적 악화로 증시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로 자산, 국가, 업종별 차별화도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정책 대응 여력을 보면 미국과 한국이 유럽이나 신흥시장과 비교해 선전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같은 언택트 관련 종목과 치료제 개발 이슈가 강한 바이오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경제활동의 점진적 정상화를 예상하면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있는 기업,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차별화도 진행될 것이다. 우선 매출과 현금 사정 악화를 극복하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 환원을 지속할 수 있는 우량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또 저성장·저금리의 장기화로 다른 업종 대비 성장 여력을 보유한 5세대(G), 언택트, 모빌리티와 같은 종목의 투자 매력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투자의 중요한 원칙인 분산 투자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자산이나 지역, 업종에 대한 집중 투자를 지양하고 분산형 포트폴리오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 자산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자산과 시점을 분산하고 시점마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을 때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위험 없이 요술 방망이처럼 돈이 뻥튀기되는 투자 방법은 없다. 기대감이 클수록 자산관리의 원칙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려야 한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팀장
  • 초록을 흠향하고

    초록을 흠향하고

      다들 집 밖으로 나가지 말자고 하였으나  문 없는 집은 없어서  나의 집이 먼저 나를 이끌고 외출하였다    집은 송장나무*를 찾아가 송장같이 지내는 법을 묻는다  꽃잎은 왜 아래만 바라보는 걸까?  개미는 왜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되돌아갈까?    나만 이러는 게 아니라서  비오는 날 우산을 챙긴 사람처럼 좋았다  굽 높은 신에도 바짓단이 젖고    얼굴을 들면 세상이 물에 잠겼다    약(藥)이 된다는 말을 좋아했다  서로의 반대쪽 손등을 부딪히며 걷는 일은  나도 아는 걸 너도 안다는 뜻이어서  말하지 않아도 숨이 차올랐다 우리는  기차에서 내려 죽은 노루를 본 우리는  “치워주고 갈까?”  아직 남아있는 온기를 치우며 슬퍼하고 있다고 믿는 우리는  나에게서 너를 구하려고 멀어질 때가 있었다    멀리서 사랑하는 일은  비처럼 그친다지  “빗소리 들려?”    멈추지 못하는 호흡들, 헉, 헉, 발밑의 집들이 보인다  지붕, 지붕, 지붕, 없는 것들이 꿈틀거렸다  우리는 초록을 흠향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상산나무■이소연 시인은 1983년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출간.
  • 개미 투기판 된 ETN·ETF 9월부터 투자 장벽 높인다

    오는 9월부터 일반 개인투자자가 레버리지(±2배)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려면 증권사에 1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내고 사전 온라인교육도 받아야 한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는 금지된다. 충분한 사전 지식 없이 다른 사람들이 사자 덩달아 투자하는 추종 매매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런 내용의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ETF와 ETN은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상품이다. 특히 레버리지(±2배) ETF와 ETN은 기초 지수가 오르면 2배의 수익, 지수가 떨어지면 2배의 손실을 보는 위험 상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한탕을 노린 개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와 ETN에 쏠려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레버리지 상품의 비중은 ETF는 지난 1월 38.1%에서 지난달 63.5%, ETN은 같은 기간 78.3%에서 96.2%로 치솟았다. 금융위는 ETN 상품의 투자 유의 종목을 비롯한 시장관리 대상 요건인 괴리율(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을 기존 30%에서 6%나 12%로 낮추기로 했다. 괴리율이 커지는 걸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근 원유 선물 ETN은 괴리율이 1000%가 넘기도 했다. 투자 유의 종목 지정 땐 매매 체결 방법을 ‘단일가’로 변경하고 괴리율 정상화가 곤란하면 매매거래를 정지할 계획이다. 당국은 레버리지 ETF와 ETN을 일반 주식시장에서 분리해 별도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TF와 ETN의 위험도에 따라 차별화된 상장심사와 투자자 진입 규제 방안을 올 3분기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올해 증시에 개미 자금 47조원 유입…코스피 1930대 하락 마감

    올해 증시에 개미 자금 47조원 유입…코스피 1930대 하락 마감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 투자자 자금이 4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미 투자자’의 순매수 행보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동향에 영향을 받는 국내 증시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6조 9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조 667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양대 증권시장을 통틀어 30조 757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투자자 예탁금도 44조 4689억원으로 지난해 말(27조 3384억원) 대비 17조 1305억원(62.66%) 증가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향후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 성격을 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 순매수 금액과 투자자 예탁금 증가분을 합쳐 올해만 50조원 가량의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된 상황”이라며 “대개 국민연금의 연간 순매수 금액이 10조~20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개인 순매수 금액은 엄청나게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에 맞선 개인의 순매수 행보를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개미들의 순매도 영향으로 코로나19 이후 급락했던 국내 증시는 도리어 거래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 7804억원으로 지난해 12월(9조 1635억원) 보다 2.27배 급증해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은 과거 외국인 수급에만 의존했떤 장세에서 벗어나 개인, 외국인, 기관이라는 수급의 3대 축을 형성했다”며 “코스피의 수급 동력이 견고해졌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을 5조 393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순매도를 한 지난 3월(13조 4500억원)보다는 순매도 규모가 줄었지만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매도 우위가 지속됐다. 지난달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액은 505조원으로 시가총액의 31.5%에 달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왜곡된 정보나 외국인의 일방적인 수급에 의한 주가 변동성을 줄이고 합리적 주식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국인의 투자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42포인트(0.54%) 내린 1935.4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7.69포인트(0.40%) 오른 1953.51로 출발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512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02억원, 364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74포인트(0.40%) 오른 685.04로 마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원유에 1.3조 베팅 한방 노린 개미들 한방에 훅 갈 수도

    원유에 1.3조 베팅 한방 노린 개미들 한방에 훅 갈 수도

    금융당국이 연일 투자 위험 경보를 내리고 있지만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인생은 한 방’식의 사고로 베팅하는 개인투자자의 심리가 ‘개미들의 무덤’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TN 재개 직후 하한가… 또 거래 정지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일부 원유 선물 상장지수채권(ETN)에 대해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한 다음날인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ETN·상장지수펀드(ETF)를 총 1조 36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10거래일 내내 해당 ETN과 ETF 모두에서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였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9일 레버리지(차입 투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ETN 4개 종목의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최대 95%까지 치솟자 위험 경보를 발령했다. 23일에는 이를 모든 WTI 선물 ETN·ETF 상품으로 확대했다. 이들 WTI 선물 ETN 4개 종목은 이날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하한가를 기록했다. 괴리율이 계속 상승하면서 이 종목들은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3거래일간 다시 거래가 정지됐다. ●“극단적 투기 상품에 몰려… 시장 마비”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증시에 유입된 젊은 개인투자자 중 일부는 암호화폐나 스포츠 도박 등 극단적인 투기성 상품에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ETN·ETF의 변동성이 커지자 이들이 ‘인생은 한 방’ 자세로 뛰어들면서 시장가격 기능마저 마비된 상태”라고 우려했다. ●환율 투자 ‘FX마진거래’도 200% 급증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규모 역시 지난달 200% 넘게 급증했다. FX마진거래는 환율 변동성이 높은 국가의 통화를 사고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총 213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1% 늘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약 26조원 규모다. FX마진거래 거래량도 지난해 동기보다 193.9%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한 방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에도 몰렸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하루 40원 폭등했다가 바로 다음날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39원 넘게 폭락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40여일만에 찾은 ‘작은 행복’...밖으로 나온 스페인 아이들

    40여일만에 찾은 ‘작은 행복’...밖으로 나온 스페인 아이들

    26일 코로나19 봉쇄완화 조치로 첫 어린이 외출 허가6주만에 나온 가족들 기쁨 누려...코로나 확산세는 진정“와, 개미 좀 봐!” 40여일만에 집 밖을 나온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 곤충을 본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TV나 인터넷을 통해 아무리 많은 세상을 접했더라도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에는 비교할 수 없었다. 6주전 코로나19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뒤 처음으로 어린이들의 외출이 허용된 26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는 자유롭게 맨땅을 밟을 수 있는 것조차 얼마나 소중할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외출 허가는 스페인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288명으로, 5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외출이 허용된 14세 이하 아동들은 부모 중 한명과 동행하는 경우에만 하루 한 차례, 거주지에서 반경 1㎞까지만 외출을 할 수 있다. 당국은 아이들끼리 서로 놀지 않도록 하고, 또 외출 전후로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스페인 국민들은 ‘절반의 자유’에도 행복을 느꼈다. 바르셀로나에 사는 구스타보 타피아는 AP통신에 “아이들이 예전에 익숙했던 것들을 다시 보고 너무 기뻐했다”면서 “신호등을 보고 ‘녹색이다’라고 외치고, 개미와 다른 곤충들을 보며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타피아의 아내 역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지) 벌써 6주가 지났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소회했다. 하지만 공원과 학교는 여전히 폐쇄돼 아이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10세 소년 알베르토는 “빨리 이동제한령이 풀려서 학교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이날 부모가 함께 나온 가족의 경우 경찰의 단속으로 보호자 한 명은 귀가조치되기도 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경찰은 AP에 “가족끼리 최소 1미터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일부가 지키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와 함께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했던 국가로 꼽혔던 스페인은 다음 주말부터 개인 운동을 목적으로 한 성인의 외출을 허용하는 등 이번 외출 허가를 시작으로 단계적 완화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스페인 당국은 28일쯤 구체적인 완화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애니멀 픽!] 대규모 홍학이 만든 ‘분홍빛 물결’…코로나19의 역설

    [애니멀 픽!] 대규모 홍학이 만든 ‘분홍빛 물결’…코로나19의 역설

    전 세계 19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는 사람에게는 재앙이지만, 일부 야생동물에게는 다소 의미가 다르다. 전염병 창궐로 인간이 숨어든 사이 날아온 수만 마리의 홍학은 지구의 오염원이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는 걸 방증한다.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0일 인도 뭄바이 인근 샛강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홍학이 날아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나비뭄바이 주거지역 네룰의 한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타네강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홍학이 내려앉아 마치 분홍빛 물결이 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현지언론은 이 지역에 매년 홍학이 찾아오긴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그 수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도 최대 비정부기구인 봄베이자연사협회 측은 ‘더프린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비 25% 이상 많은 약 15만 마리의 홍학이 날아왔다고 밝혔다. 타네강에 형성된 홍학 생츄어리(Sanctuary) 관리자는 “홍학은 보통 10월에서 3월 사이 이 지역으로 날아왔다가 6월 다른 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홍학 무리가 날아왔다”며 "코로나19 봉쇄령으로 활동인구가 줄면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개선됐고, 그만큼 먹이군도 풍부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간의 활동이 지금까지 야생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사례”라고 평가했다.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국의 경제활동이 봉쇄되면서 전 세계 공기질은 크게 개선됐다. 특히 대기 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과 인도의 개선 수준이 두드러진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 벵갈루루의 이산화질소 수치는 5년 전보다 35% 떨어졌다. 이달 초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의 잘란다르에서 161㎞ 이상 떨어진 히말라야산맥의 눈 덮인 정상이 수십 년 만에 맨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인간이 사라지고 깨끗해진 도심에는 야생동물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미국 시카고 도심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근처에는 야생 코요테가 나타났으며, 애리조나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돼지처럼 생긴 페커리가 관찰됐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퓨마와 영국의 한 쇼핑가를 배회하는 야생 염소떼도 포착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야생 염소가, 콜롬비아 수도 보코타에는 야생 여우와 주머니쥐,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인간이 잠시 빌려 살던 땅에 원래 주인이 돌아온 것 같은 분위기다. 듀크대 환경보호과학자 스튜어드 핌은 “인간이 침범당한 게 아니다. 야생동물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면서 “사람 옆으로 잘 오지 않던 동물이 인간이 사라지니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대규모 홍학 모여 ‘분홍빛 물결’…인간 활동 줄자 돌아온 동물들

    대규모 홍학 모여 ‘분홍빛 물결’…인간 활동 줄자 돌아온 동물들

    전 세계 19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는 사람에게는 재앙이지만, 일부 야생동물에게는 다소 의미가 다르다. 전염병 창궐로 인간이 숨어든 사이 날아온 수만 마리의 홍학은 지구의 오염원이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는 걸 방증한다.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0일 인도 뭄바이 인근 샛강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홍학이 날아들어 장관을 연출했다. 나비뭄바이 주거지역 네룰의 한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타네강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홍학이 내려앉아 마치 분홍빛 물결이 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현지언론은 이 지역에 매년 홍학이 찾아오긴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그 수가 많았다고 전했다. 인도 최대 비정부기구인 봄베이자연사협회 측은 ‘더프린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비 25% 이상 많은 약 15만 마리의 홍학이 날아왔다고 밝혔다. 타네강에 형성된 홍학 생츄어리(Sanctuary) 관리자는 “홍학은 보통 10월에서 3월 사이 이 지역으로 날아왔다가 6월 다른 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올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홍학 무리가 날아왔다”며 "코로나19 봉쇄령으로 활동인구가 줄면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개선됐고, 그만큼 먹이군도 풍부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간의 활동이 지금까지 야생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사례”라고 평가했다.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국의 경제활동이 봉쇄되면서 전 세계 공기질은 크게 개선됐다. 특히 대기 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과 인도의 개선 수준이 두드러진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 벵갈루루의 이산화질소 수치는 5년 전보다 35% 떨어졌다. 이달 초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의 잘란다르에서 161㎞ 이상 떨어진 히말라야산맥의 눈 덮인 정상이 수십 년 만에 맨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인간이 사라지고 깨끗해진 도심에는 야생동물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미국 시카고 도심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근처에는 야생 코요테가 나타났으며, 애리조나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돼지처럼 생긴 페커리가 관찰됐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퓨마와 영국의 한 쇼핑가를 배회하는 야생 염소떼도 포착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야생 염소가, 콜롬비아 수도 보코타에는 야생 여우와 주머니쥐,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인간이 잠시 빌려 살던 땅에 원래 주인이 돌아온 것 같은 분위기다. 듀크대 환경보호과학자 스튜어드 핌은 “인간이 침범당한 게 아니다. 야생동물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면서 “사람 옆으로 잘 오지 않던 동물이 인간이 사라지니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 여파로 신난 동물들…英 맥도날드 매장 접수한 양떼들  

    코로나 여파로 신난 동물들…英 맥도날드 매장 접수한 양떼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이 사라진 거리에 야생동물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영국의 한 마을에는 평소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양떼가 나타났다. CNN은 21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주의 한 마을 패스트푸드점에 양떼가 출몰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영국 전역에서 봉쇄령이 발동된 이후, 웨일스 남부의 탄광도시에부베일에도 적막감이 감돌았다. 문을 닫은 상점이 늘면서 쇼핑가는 한산해졌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주민이 사라진 거리는 동물 차지가 됐다. 특히 마을 중심에 자리한 패스트푸드 매장을 접수한 양떼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마을 주민 앤드루 토마스 역시 18일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양떼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토마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마을 어르신들을 대신해 생필품을 구입하고 돌아가다 맥도날드까지 접수한 양떼와 마주쳤다”라고 밝혔다. 이어 “마을 외곽에서 양떼를 자주 목격했지만, 쇼핑가와 맥도날드에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 매장을 둘러싼 양떼는 마치 햄버거 주문이라도 하려는 듯 주변을 배회했다. 영국에서는 이달 초에도 사람 없는 놀이터를 접수한 양떼가 화제를 모았다. 당시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 지역의 놀이터를 어슬렁거리던 양떼는 회전 놀이기구, 일명 ‘뱅뱅이’에 올라타 빙글빙글 돌며 여유를 부렸다. 지난달 31일에는 산에서 내려온 야생 염소떼가 영국 북웨일즈의 유명 휴앙지 란두드노 도심을 활보했다. 시의회 앞마당은 물론 성당 내 묘지를 떠돌던 염소떼는 며칠간 마을 광장을 점령하고 주인 행세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을 벌였다. 얼마 전 일본 길거리에는 사슴이 나타났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거리에는 야생 염소와 멧돼지, 늑대가 차례로 등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야생 염소가, 콜롬비아 수도 보코타에서는 야생 여우와 주머니쥐,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목격됐다. 마치 인간이 잠시 빌려 살던 땅에 원래 주인이 돌아온 것 같은 분위기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사람의 터전에서 야생동물이 목격되는 사례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3일 현재 약 77억 9480만 명의 세계 인구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262만6929명, 사망자는 18만3283명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유가 폭락에… 4300억 원유 ETN 휴지조각 될 판

    유가 폭락에… 4300억 원유 ETN 휴지조각 될 판

    WTI 선물 50% 하락 땐 상장 폐지 거래소 “전액 손실 가능성” 경고국제 유가 폭락으로 시가총액 4300억원 이상의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자 한국거래소가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상품 구조상 한번 전액 손실이 확정되면 앞으로 유가가 올라도 손실을 복구할 수 없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유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ETN 8개 종목에 몰린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이 총 585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2종(하락 시 이익을 얻는 인버스 종목은 제외)의 순매수액 1조 8509억원을 더하면 개미 투자금은 총 2조 4366억원으로 불어난다. 문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최근 유가 급락세가 계속돼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점이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시장가격이 각각 91.18%, 88.20% 폭락했다. 이 2개 종목과 괴리율 과다로 현재 거래 정지 상태인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과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이날 종가 기준 4345억원에 이른다. 유가가 다시 폭락하면 이들 4개 종목의 기초지표 가치가 0으로 떨어져 상장폐지돼 시총 4345억원이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들 종목은 WTI 선물 가격이 하루에 50% 하락하면 수익률 -100%가 적용돼 기초지표 가치가 0이 되면서 전액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라며 “개인 투자자가 절대 장기간 투자하면 안 되는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포토] 모델 신재은, 이어폰으로 ‘개미 허리’ 자랑

    [포토] 모델 신재은, 이어폰으로 ‘개미 허리’ 자랑

    맥심 모델 신재은이 이어폰 챌린지에 성공했다. 신재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요즘 이게 유행이야? 이어폰 두 번 감기”라는 글과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그는 비키니 차림으로 이어폰을 허리에 가뿐하게 두 번 감는 모습니다. 잘록한 허리와 넘치는 볼륨과 골반 라인이 마치 콜라병을 연상시킨다. 하늘색 비키니가 흰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이에 네티즌들은 “세상에 허리가 얼마나 얇은 거야”, “완전 워너비 몸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신재은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濠 애들레이드 도로를 겅중거린 “회색 털코트 용의자”

    여하튼 동물들은 제세상을 만난 것처럼 보인다.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애들레이드 도심에서 촬영한 캥거루 모습을 영국 BBC가 20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봉쇄령이 내려져 사람과 자동차 통행이 뜸해지자 전날 아침 텅 빈 거리에 나와 겅중거렸다. 경찰은 장난스럽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회색 털코트를 걸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캥거루는 교차로에서 차량과 부딪칠 뻔하는 아찔한 순간을 넘긴 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어딘가로 사라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이날 낮 12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5개 나라와 지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40만 3963명, 사망자는 16만 5154명인 가운데 호주는 각각 6547명, 67명을 기록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는 신규 확진자가 6명으로 줄자 시드니 주변 해변 세 군데의 개장을 허용했다. 물론 호주 연방정부는 확진자 감소 추세에도 여전히 엄격한 봉쇄령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지난 6일 남부 오악사카주 라벤타닐라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사진을 공개했다. 생태 투어로 관광객들이 찾아와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을 차지한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백사장을 거니는데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 마리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 없이 하루만 더’라고 제목을 달았다. 영국 BBC는 지난 16일 남아공에서도 사파리 관광 명소로 이름 난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는 길인데 봉쇄령 탓에 텅 비자 사자들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라면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랭커셔주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점령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개미핥기까지 출몰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와 여우가 목격되기도 했다. 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인 일이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로 인간 사라지자…악어·사자 등 야생동물은 신났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인류의 움직임이 둔화되자 반대로 야생동물에게는 천국의 시간이 되고있다. 최근 멕시코 언론 우노TV는 현지 남부에 위치한 오악사카 주 라 벤타닐라 해변에서 촬영된 악어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따뜻한 햇빛 아래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는 이 악어들은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처럼 여유로운 휴식 기회를 얻지 못했다. 멕시코 당국이 생태보호지로 지정해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지만 반대로 생태투어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기 때문.그러나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당국이 이 지역을 폐쇄하자 아름다운 해변은 온전히 악어들의 천국이 됐다. 소란스럽고 위협적인 인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이 사진을 촬영한 하니치오 라모스(31)는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해변의 모래밭을 거닐고 있을 때 한가롭게 일광욕 중인 다섯마리의 악어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어떤 삶을 주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인간없이 하루만 더'라는 글을 올렸다.  인간없는 야생의 삶이 어떤 지는 다른 사진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BBC는 1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명 야생공원인 크루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사자들의 모습을 보도했다. 평소같으면 사파리를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가는 길이지만 이 사자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널브러져 한가로운 낮잠을 즐겼다. 공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의 혜택을 동물들이 누리고 있다"면서 "평상시 사자들은 많은 차량들 때문에 숲속에 있을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간이 사라지자 지구촌 곳곳에서는 평소 보지못한 야생동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잉글랜드 랭커셔 지역의 한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양떼가 나타나 일명 ‘뱅뱅이’에 올라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재미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스페인에서는 멧돼지와 염소, 늑대가 잇따라 발견됐으며,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는 야생 여우는 물론 평소 보기 드문 주머니쥐와 심지어 개미핥기까지 나타났다.심지어 태국의 ‘원숭이 도시’ 롭부리에서는 관광객 감소로 먹이가 줄면서 예민해진 원숭이 수백 마리가 패싸움까지 벌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수컷 원숭이가 암컷 유혹하는 비법 알고보니...

    [사이언스 브런치] 수컷 원숭이가 암컷 유혹하는 비법 알고보니...

    개미 같은 곤충들에게서 페로몬은 군집활동을 조정하거나 위험신호를 보내는 등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는 체내 분비 화학물질이다. 일부 동물들에게서는 성적 유인이나 교미를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었다. 그런데 일본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이성을 성적으로 유인할 때 쓰이는 페로몬을 포유류에게서 찾아냈다. 일본 도쿄대 농업생명과학부 응용생화학과, 고등과학연구소 WPI 신경지능국제연구센터,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세포분자생물학과, 진화생물학연구소, 일본학술진흥회, 홋카이도대 환경지구과학부, 아이이치 원숭이센터 공동연구팀은 수컷 알락꼬리 여우원숭이(Lemur catta)가 손목 부위에서 과일과 꽃향기를 내는 화학물질을 분비해 암컷을 유혹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1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번식기에 있는 수컷 알락꼬리 여우원숭이 4마리와 암컷 3마리를 관찰했다. 알락꼬리 여우원숭이는 어깨와 손목 부위에 취선(臭腺, scent gland)이 잘 발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 원숭이들은 번식기가 되면 꼬리를 이용해 손목에 있는 취선을 문지른 뒤 암컷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냄새를 풍기면서 추파를 던지는 행위(stink flirting)를 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수컷 원숭이들의 취선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채취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GC/MS)으로 분석한 결과 도데실알데히드(도데카날, dodecanal), 12-메틸트라이데카날(12-methyltridecanal), 테트라데칸올(테트라데카날, tetradecanal) 세 종류의 화학물질을 얻었다. 이들 물질은 과일과 꽃향기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번식기가 되면 수컷들은 평소보다 이들 물질을 2배 더 많이 분비하고 암컷들은 냄새에 쉽게 끌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나이든 수컷 원숭이들보다 어린 원숭이들이 이들 페로몬 물질을 더 강하고 오래 내뿜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들 물질을 추출해 면수건에 묻힌 뒤 암컷 원숭이들의 행동을 관찰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들 화합물이 따로 묻혀진 면수건에는 암컷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세 종류의 화합물이 모두 섞여있는 면수건에만 모여 서로 얼굴을 문지르거나 냄새를 맡고 심지어 핥는 등의 구애시 하는 행동을 보였다.연구에 참여한 토우하라 카주시게 도쿄대 응용생화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물질이 영장류 공통의 페로몬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땀냄새 같은 체취가 인간의 페로몬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했지만 다른 동물들처럼 성적 유혹을 담당한다기보다는 서로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되는 냄새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시라시 무카 도쿄대 농업생명과학부 박사도 “알락꼬리 여우원숭이가 내뿜는 페로몬이 실제로 짝짓기 성공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페로몬이 암컷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점은 사실”이라며 “페로몬은 남성 호르몬으로 불리는 테스토스테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날의 선택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봄날의 선택

    완연한 봄빛에 마당이 점차 차오른다. 허전한 공간을 채우기 위해 심은 나무들이 자리를 잡아가며 몸집을 키우고 있고 꽃들은 순차로 피어나고 있다. 초봄에 반갑던 냉이와 쑥을 지나고 보니 어느새 마당은 풀천지다. 잡풀은 잔디보다 먼저 마당을 차지하기 시작하고 수선화와 튤립, 할미꽃 사이사이에 별꽃과 꽃다지, 개미자리가 가득하다. 매화가 피고 지고, 살구가 피고 지고, 목련이 피고 지고, 수선화가 피고 지고, 튤립이 피고 지며 계속 얼굴을 바꾸어 가는 화단에 잡풀들은 조용히 자리를 확장하는 중이다.집에 고양이가 많다. 함께 사는 고양이 9마리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매번 들어오는 녀석과 밥만 좀 먹자고 들어오는 녀석, 그리고 지나갈 때마다 으스대며 힘자랑하는 동네 검은고양이. 집에 사는 고양이들은 3년쯤 되니 뛰어다니며 말썽 부리는 일이 줄고, 뭐든 사냥해서 물어 오던 것도 줄어들어 시끄러울 일이 많지 않다. 문제는 집을 배회하며 영역싸움을 하는 3마리 수컷 ‘길냥이’들이다. 서로 보기만 하면 살벌하게 싸우는데 셋 중에서 집에 들어오려는 고양이가 특히 표적이 돼 상처가 심하다. 도와주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약이라도 발라 주려 하면 도망가기 바쁜데 그건 살아가려는 본능이고 의지겠지. 삶과 죽음의 수치를 요즘처럼 많이 본 경우가 있었나 싶다.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것이 변해 간다. 만능이라 믿었던 것이 더이상 만능이 아니고 강한 것이 더이상 강한 것만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당연하던 것을 되돌아보게 하고 거리를 두어 사리게 한다. 시골이 아닌 도시에 살았다면 그 변화가 더 심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처음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동물들과 함께할 때 되도록이면 손대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하지 말자 했는데 살다 보니 그게 그렇게 되지 않았다. 풀 이름을 찾고 그 아름다움을 챙긴다 해도 잡초로 묶여 뽑힐 수밖에 없고, 다 같은 고양이니 다르게 대하지 말자 했는데 공격을 당하고 싸움이 그치지 않으니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선택에는 한계가 있다. 선택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래도 선택하고 새로운 방법을 끝없이 모색하는 것은 늘 옳지 않을 수 있지만 어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징검다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해저서 찾은 ‘6만년 된 나무’ 속에 비밀이…신약 개발 열쇠 있다

    해저서 찾은 ‘6만년 된 나무’ 속에 비밀이…신약 개발 열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앨라배마주 남서부 멕시코만 안에 있는 모빌만의 해저 18m 부근에서 6만 년 된 목재가 발견됐다. 이는 당시 앨라배마 연안에 무성했던 숲에 있던 낙우송(학명 Taxodium distichum) 한 그루의 일부분으로, 몇천 년간 기후변화 탓에 해저 토양 속에 묻혀 있다가 2004년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반에 의해 드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와 서던미시시피대, 노스이스턴대 그리고 유타대 공동연구진은 이 나무를 신약을 개발하는데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신약 개발의 열쇠는 바로 이 나무 속에서 찾아낸 한 고대 생물 사체에 숨겨져 있다.이들 연구자는 이 나무가 살았던 시대의 환경과 기후 조건을 조사하기 위해 채취한 표본을 분석했다. 나무는 해저 토양에 묻혀 있었기에 잘 보존돼 산화와 부식이 방지돼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루이지애나주립대의 크리스틴 들롱 박사는 “나무껍질을 잘라내자 그 밖으로 충분히 많은 양의 수액이 흘러나왔다”면서 “또 나무 섬유나 나이테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이 나무의 나이테는 오늘날 같은 나무의 것보다 간격이 좁고 크기도 고른 것으로 확인돼 당시 기후는 오늘날보다 훨씬 한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또 나무 속에는 무려 300여종에 달하는 고대 생물의 사체가 발견됐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배좀벌레’(shipworm)라는 종을 연구진은 주목한다. 배좀벌레는 이매패류의 일종으로 목선과 같은 목질 구조물에 굴을 뚫고 들어가 사는 작은 조개다. 일반적인 조개와는 달리 패각이 매우 작아서 수관과 내장낭 등의 연체부가 길게 노출돼 있다. 따라서 이들은 바다의 흰개미라고도 불린다.채취된 배좀벌레에서는 100종 정도의 세균주가 추출됐으며, 그중 대부분은 신종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중 12종의 세균주를 골라 DNA 배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의 유전 정보는 기생충 치료제와 진통제, 항암제 그리고 항바이러스제 등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약을 개발하려면 이들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것을 포함해 새로운 표본을 수집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 멕시코만에서의 현장 조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따라서 연구진은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낙우송이 잠들어있는 해저를 계속해서 조사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빨라도 내년에 본격적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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