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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란드 사겠다는 트럼프 농담 아니다” 진지하게 알아본 값어치

    “그린란드 사겠다는 트럼프 농담 아니다” 진지하게 알아본 값어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가 나오자 그린란드가 분명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백악관 고위인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을 한 것이 아니라 진지했다고 재확인해 눈길을 끈다. 미국 의회 전문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매입 검토를 두 차례나 참모들에게 지시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WSJ) 보도와 관련, “그것(구상)은 진전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의 동맹이다. 그린란드는 전략적 장소”라면서 “부동산을 잘 아는 대통령(트럼프)이 살펴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리 트루먼 미국 행정부가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 매입을 위해 1억달러를 제안한 적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연히 덴마크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WSJ의 첫 보도에 그린란드 정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비즈니스에는 열려 있지만,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극우 성향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만약 그가 이 아이디어를 정말로 고려하고 있다면, 미쳤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르스 로케 라스무센 덴마크 전 총리도 “만우절이 지난 지 한참이 됐는데 철 지난 농담이냐”고 비아냥댔다. 하지만 커들로 위원장이 2주 뒤 덴마크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표명함으로써 진지한 협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자리한 그린란드는 약 210만㎢의 면적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섬이다. (호주는 대륙으로 친다.) 인구는 약 5만 6000명이다. 18세기 초반 덴마크 영토로 편입된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2009년부터 자치권 확대를 달성했지만 외교와 국방, 통화 정책 등은 여전히 덴마크에 의존한다. 덴마크는 매년 그린란드 세입의 3분의2에 가까운 5억 6000만 달러(약 6800억원)의 예산을 그린란드에 지원하고 있다. 국토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덮여 있었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녹고 있어 광물자원들에 대한 탐사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냉전 시대 미군 기지 여러 곳에서 묻어둔 핵폐기물들이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석탄, 아연, 구리, 철광석 등 풍부한 광물자원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정학적 이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어한다고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은 두 인사도 있었다. 이곳은 미국이 냉전 시대 공군과 레이더 기지로 활용했던 인연을 갖고 있다. 인구의 90% 가까이는 원주민 이누이트들인데 자살, 알코올 중독, 실업 등 사회 문제가 심각하다.역사적으로도 돈으로 영토를 사들인 적지 않은 선례를 찾을 수 있다. 1803년 미국은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주 210만㎢의 땅을 1500만 달러(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재 가치 3억 4000만달러, 마러라고 리조트를 둘 살 수 있는 돈)에 매입했고, 1848년 캘리포니아와 유타, 네바다, 애리조나주를 멕시코로부터 사들인 가격도 1500만 달러였다. 오늘날 가치로 따지면 4억 8700만 달러나 된다. 67㎞에 걸쳐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데 필요한 돈과 거의 일치한다.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주를 720만 달러(석유 채굴권만 2억 달러 값어치)에 매입했다. 미국은 1917년에는 덴마크령 웨스트 인디스를 사들여 미국령 버진 제도로 개명한 일도 있다. 돈으로 산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1819년 스페인으로부터 통치권을 넘겨 받은 플로리다주도 있다. 두 나라가 합의한 애덤스-오니스 협약에 따른 것인데 미국과 뉴멕시코(지금의 멕시코)의 경계도 이 조약에 의해 그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이 매입한 영토는 1947년 마셜 제도였다. 그린란드의 1만 2000분의 1 밖에 안되는 작은 제도였다.하지만 듀크 대학 법학과 조지프 블로허 교수는 BBC에 그런 관행은 “이제 기본적으로 사라졌다”면서 “국가들은 주권 영토를 확대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또 사람들을 종 부리듯 사고팔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노골적인 매매는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 주민 모두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 확률은 사라질 듯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사실 미국 정부가 그린란드를 사들이려 했던 것은 1860년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 때였다. 1867년 미국 국무부는 그린란드의 전략적 위치, 풍부한 자원등을 고려할 때 굉장히 이상적인 매매가 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리고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억 달러를 부른 것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루먼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영토 얼마를 알래스카 땅과 맞바꾸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비디오스타’ 이병헌 동생 이은희→이지안, 또 개명?

    ‘비디오스타’ 이병헌 동생 이은희→이지안, 또 개명?

    오는 13일 방송되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는 장윤정, 이지안, 권민중, 김세연이 출연하는 ‘미스코리아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96년 미스코리아 진 이지안은 ‘배우 이병헌의 동생’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지안은 항상 본인을 소개할 때 오빠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을 설명하며 “어딜 비벼! 내가 훨씬 선배지”라며 이병헌이 데뷔하기 전, 아역으로 활약했던 과거를 공개했다. 5살 때 광고 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이지안은 어린 시절 찍은 CF만 200여 편이 넘는 원조 아역 스타! 이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오빠의 실체를 폭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이지안은 ‘이은희’에서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지안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사주를 보러 갔는데 가는 곳마다 이름이 안 좋다고 하더라”고 개명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문제는 지금 이름도 안 좋다고 한다”며 즉석에서 좋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요청했고, MC들이 추천한 이름을 마음에 쏙 들어했다. 이은희, 이지안에 이은 새로운 이름은 방송에서 공개된다. 미모는 물론 예능감까지 물오른 그녀들의 화려한 입담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녀들의 매력 발산 무대까지 펼쳐지는 이번 방송은 8월 13일 화요일 저녁 8시 30분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시민들 도쿄서 ‘야스쿠니 반대’ 촛불시위…우익 “때려죽여”

    日시민들 도쿄서 ‘야스쿠니 반대’ 촛불시위…우익 “때려죽여”

    평화지지 일본 시민 등 400여명 ‘아베 퇴진’ 구호2006년부터 14년째…“아베 ‘평화 헌법’ 반대”‘야스쿠니 반대 도쿄 촛불행동’을 지지하는 일본 시민들이 10일 저녁 도쿄 도심에서 전구형 촛불 막대를 들고 거리행진을 하면서 유족들의 뜻에 따라 합사 취소를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재일본 한국YMCA 건물 앞을 출발해 야스쿠니신사 인근의 공원까지 약 1.5㎞ 구간에서 45분 동안 펼쳐진 행진에는 일본 각지에서 모인 400여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합사 취소, 야스쿠니 반대, 전쟁 반대, 인권 회복, 개헌(평화헌법 개헌) 반대, 아베 퇴진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치며 1개 차로를 따라 행진했다. 우익 세력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시위 참가자보다도 많은 경찰관이 시위 행렬 인도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야스쿠니 반대’ 시위에 맞서 우익 세력들은 대형 스피커가 장착된 차량 여러 대를 동원해 소음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때려죽이자’와 같은 섬뜩한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야스쿠니신사로 이어지는 야스쿠니대로 네거리 주변에서 양측 시위 진영이 바싹 근접하면서 잠깐 위험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경찰이 적극적으로 분리 작전을 펼쳐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추진협의회, 촛불행동 일본실행위원회 등 한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촛불행동’ 측이 8월에 야스쿠니 반대 시위를 조직한 것은 2006년 이후 이번이 14번째다.이날 시위에 동참하려고 가와사키시에서 왔다는 사쿠라이 다카오(69) 씨는 “아베 정권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 반대한다”면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쿄 전범재판에서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 당시 총리 등 7명을 포함해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이 1978년 비밀리에 합사돼 있다. 합사된 246만 6000위 중에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으로 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출신 2만 1181위와 대만인 2만 7864위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야스쿠니에 봉안돼 있다. 일부 유족들이 이에 반발해 일본 법원에 합사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여러 건 제기했지만 아직 승소한 사례는 없다. 야스쿠니 합사 취소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이병순씨는 이날 도쿄 지요다구 재일본 한국YMCA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지금의 야스쿠니와 식민지 책임…왜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를 하는가’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일본인 방청객들에게 일제의 침략전쟁에 강제로 끌려가 숨진 뒤 야스쿠니의 영령이 된 아버지를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씨는 “저는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면서 “야스쿠니에 합사된 아버지의 이름을 그곳에서 지워 제가 당당하게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대부분의 다른 조선인 희생자들처럼 일제의 일본식 개명 강요로 이름 석 자가 넉 자가 돼 전범들과 함께 야스쿠니에 합사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민 분노에 공감”...국립극단, 친일 극작가 연극 ‘빙화’ 공연 취소

    “국민 분노에 공감”...국립극단, 친일 극작가 연극 ‘빙화’ 공연 취소

    국립극단이 오는 9월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친일 작가 임선규의 연극 ‘빙화’ 공연을 취소했다.국립극단은 지난 5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일부 연구자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친일 연극의 실체를 드러내고, 비판적 성찰을 통해 부끄러운 역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공연을 기획했다”라면서 “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려에 공감하여 기획 의도를 참작하더라도 해당 작품을 현시점에 무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1940년대 발표된 연극 ‘빙화’는 1937년 9월 소련에 의해 연해주로 강제 이주하게 된 조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일제강점기 연극 통제 정책에 따라 시행된 ‘국민연극제’ 참가작으로 친일적 요소가 강하다. 일제강점기 ‘홍도야 우지 마라’(원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등 인기작을 쓴 임선규는 하야시 나카로(林中郞)로 개명해 활동했다. 그는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5인 명단에도 포함됐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발표한 2019 공연계획에서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열한 번째 순서로 ‘빙화’를 선정,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다. 국립극단은 “대체 작품을 모색 중이며 추후 국립극단 홈페이지를 비롯한 공식 채널을 통해 변경 작품을 안내해 드릴 예정”이라며 “공연 취소에 대한 관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영상 콘텐츠 검열 요지경 공화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은 영상 콘텐츠 검열 요지경 공화국?

    중국에서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 내걸리기 위해서는 참으로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어야 한다. 중국 당국이 ‘기술적 이유’ 등 알쏭달쏭한 이유를 들이대며 상영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國家新聞出版光電總局)이 관리하던 영화 제작과 상영·수입·사전 검열 등 영화관련 업무가 지난해 4월 공산당중앙 선전부 산하 국가전영(電影·영화)국으로 이관되면서 강도가 더 세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디어를 관장하는 국가신문출판전총국은 이달부터 3개월간 애국적 내용의 고전 TV드라마 86편을 방송하는 대신 오락성이 강한 사극 등의 드라마 방송을 금지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금지 대상에는 청춘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다룬 멜로물로 아이돌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앞서 일반 영화에 이어 만화영화도 검열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중국의 미디어·선전 정책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녜천시(聶辰席) 당중앙 선전부 부부장(차관)은 지난달 열린 검열 책임자 회의에서 “만화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을 지지할 수 있도록 매 순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면서 “고결한 정치적 신념을 지니고 모든 TV 와 다큐멘터리, 만화영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모든 대사에 무게가 실리고 모든 순간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희생양은 안후이(安徽)성에 거주하는 만화가 장둥닝(22)이다. 중국 공안은 장둥닝의 만화가 중국인의 감정을 극심하게 훼손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은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돼지 머리를 지닌 중국인을 묘사한 풍자만화를 그려 중국인들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게 공안이 그를 구금한 이유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은 그의 만화에서 모욕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SCMP는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영국 어린이용 TV 애니메이션인 ‘페파피그’도 검열 대상에 올린 바 있다. 페파피그는 2015년 중국에 상륙한 뒤 어린이는 물론 20∼30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중국 당국은 젊은층이 반기성세대 운동의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검열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音·tiktok)은 페파피그 콘텐츠 3만건을 삭제했다. 중국 정부가 영상 콘텐츠 검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오는 10월1일 사회주의중국 70주년을 맞아 사회 전반에 대한 검열 강화를 통해 국가와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녜 부부장은 지난달 “국가와 당의 정책에 부응하고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할 수 있는 수준 높은 TV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도 희생의 제단에 바쳐졌다.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 FIRST 청년영화제 측이 폐막작으로 상영 예정이던 기생충의 상영을 폐막 전날 전격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기술적인 이유’라고 들었다. ‘기술적 이유’는 중국에서 진짜 이유를 밝히지 못할 때 보통 쓰이는 표현이다. 현지 영화계 관계자는 기생충의 주제가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탓에 중국 정부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지만 매우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를 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31개 성시 자치구의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했을 때 베이징과 상하이 1인당 GDP는 세계 10위 안에 들 만한 수준이지만, 간쑤(甘肅)성과 윈난(雲南)성 주민들은 우크라이나, 과테말라와 비슷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기생충’이 중국 정부가 감추고 싶어하는 경제성장의 이면을 건드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영화라는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개봉관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기술적 이유’로 상영하지 못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올들어서만도 지난달 제22회 상하이 국제영화제 개막 작품이었던 중국 전쟁영화 ‘바바이’(八佰·800)의 상영이 취소됐을 때도 사유는 ‘기술적 이유’였다. 영화 ‘바바이’는 1930년대 항일전쟁 때 공산당이 아닌 국민당 군인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다. 국민당을 미화하는 역사관이 문제가 된 셈이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이차오중’(一秒鍾·1초>도 지난 2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으나 역시 ‘기술적 문제’로 막판에 취소됐다. 영화 ‘이차오중’은 ‘사회주의중국의 오명(汚名)’으로 치부되는 1966~1976년 중국 문화혁명 시기 혼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을 바꿔 상영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위대한 소망’(偉大的願望) 제작진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영화 제목을 ‘작은 소망(小小的願望)’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제목 변경을 알리는 영상에는 “작은 소망 역시 위대하다”며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이상을 지켜가는 모든 사람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콩 명보(明報)는 개명의 표면적인 이유는 시장 수요 때문이라고 했지만 제목의 ‘위대한’이라는 표현이 금기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위대한 투쟁’, ‘위대한 꿈’ 등 정치적으로 쓰이는 용어인데 영화 제목에 쓴 것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지난 4월 개봉한 중국 6세대 감독 러우예(婁燁)의 신작 ’바람속에 빗물로 만든 구름이 있다(風中有朶雨做的雲)의 원래 제목은 ‘지옥연인’(地獄戀人)이었다. 2년간의 심사 과정에서 수차례 이름을 바꿨고 결국 노래 가사를 이용해 제목을 지었다는 것이 명보의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 최고흥행작인 ‘나는 약신이 아니다(我不是藥神)’의 원제는 ‘인도약신’(印度藥神)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문제로 제목이 ‘중국약신(中國藥神)’으로 바뀌었다가 결국 ‘나는 약신이 아니다’로 극장에 걸렸다. TV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권력 서열 1,2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공개적으로 ‘광팬’이라고 소개한 ‘왕좌의 게임’도 정작 중국에서는 제대로 된 드라마를 보기 힘들다. 중국에서 ‘왕좌의 게임’을 배급하는 텅쉰(騰訊·Tecent)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상당 부분 삭제한 편집본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다고 SCMP는 꼬집었다. 특히 ‘왕좌의 게임’ 최종회 방영은 불발됐다. ‘왕좌의 게임’ 시즌8의 6회는 지난 5월20일 오전 9시에 독점권을 가진 텅쉰비디오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텅쉰은 1시간 전인 8시에 웨이보 계정에서 전송 문제를 이유로 방영이 연기됐다며 “방영 시간은 추후 통지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감감 무소식이다. 베이징시 공산당 기관지인 북경일보(北京日報)가 궁중 사극의 폐해를 지적하고 나오자 지방 방송사들은 일제히 사극 방영 취소에 나섰다. 북경일보는 사극에 나오는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들이 사치 향락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주의 이념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방영이 중단된 대표적 드라마는 ‘연희공략’(延禧攻略)으로 궁중여인들의 권력암투를 그려 당시 중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였다. 사실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영화를 배급하기 위해서는 당중앙선전부 내 국가영화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곳에서 공식 일련번호가 찍힌 용(龍) 도장을 부여받아야만 중국 내 유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극장에서 상영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최종 허가서가 필요하다. 베이징의 한 영화 배급업체 사장은 SCMP에 “용 도장이 찍힌 영화라도 최종 허가서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고 귀띔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68년생 섬진철교, 하동 랜드마크路

    68년생 섬진철교, 하동 랜드마크路

    ‘하모니철교’ 개명… 편의시설 등 조성 26일 광양·구례 주민 공원 개통식도50년 가까이 경남과 전남을 잇다 폐선된 ‘섬진철교’가 경남 하동의 랜드마크로 개발된다. 하동군은 23일 경전선 복선화 사업에 따라 2016년 폐선된 섬진철교를 국민의 교류·화합 공간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군은 조성의 뜻에 걸맞게 최근 ‘알프스 하모니철교’라는 새 명칭도 붙였다. 정부공모사업으로 내년부터 2022년까지 국·지방비 38억원을 들여 ‘별과 문화가 있는 섬진철교 재생사업’을 추진한다. 섬진강과 하동·광양의 경치를 볼 수 있는 철교 위에 전시·휴게·편의 시설 등을 조성한다. 철교의 철도 시설·구조물은 그대로 두고 활용한다. 남해안을 동서로 잇는 1968년 개통한 경전선 구간으로 섬진강 위를 지나가는 섬진철교는 길이 442.1m, 폭 3.5~4m, 높이 9.14m로 하동읍 광평리와 전남 광양시 다압면 월길리를 연결한다. 군은 앞서 하동역에서 섬진철교까지 2.2㎞ 폐선 구간을 걷는 길로 조성하는 공원화 사업도 정부공모사업으로 추진, 최근 완공했다. 군은 오는 26일 섬진강변에서 열리는 제5회 섬진강문화 재첩축제 첫날 특별행사로 섬진강 이웃사촌 광양시·구례군 주요 인사와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을 한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반세기 동안 동서 주민들의 애환이 서린 추억의 공간 섬진철교를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정신장애 아들 해외에 유기... 40대 부부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을 코피노(필리핀 혼혈아)로 둔갑시켜 해외에 유기한 혐의로 한의사가 구속기소됐다. 부산지검 여성청소년 조사부 (부장 윤경원 검사)는 16일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14)을 코피노로 속이고 필리핀 등지에 수년간 유기한 한의사인 아버지 A(47)씨를 아동 복지법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아내 B씨(48)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소아조현병을 앓던 아들(당시8세 )을 2011년 3월 경남 마산의 한 어린이집에 맡겼다가 원장이 아이의 정신이상을 호소하며 아이를 데려갈것을 요구하자 1년여만에 아이를 되찾아 왔다. 이어 2012년 여름철에 아이를 충북 괴산의 한 사찰에 다시 맡겼다. 그러나 사찰에서도 아이의 이상증세를 알고는 데려갈것을 요구하는 등 아이를 되찾아오는 상황이 반복되자 A씨는 해외에 유기하기로 맘을 먹었다. 이후 2014년 11월 필리핀에 아이를 데려가 친부모를 찾지못하도록 아이 이름을 개명한뒤 자신과 필리핀 여성사이에 난 혼혈아인 코피노라고 속이고 현지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는 한국인 선교사에게 “먹고 살기 어려워 키우기 힘들다”며 양육비 3900만원을 주고 아이를 맡겼다.A 씨는 선교사가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출국 전 미리 아이 이름을 바꿨다.또 아이가 귀국하지 못하게 여권까지 빼앗고 국내에 들어오자 전화번호를 교체했다.당초 가벼운 자폐 수준이었던 아이는 필리핀 고아원에 4년간 있으면서 왼쪽 눈이 실명되고 중증도의 정신분열로 증세가 악화됐었다. 이같은 사실은 A씨와 연락이 끊긴 선교사가 2018년 8월 청와대 국민신문고 게시판에 필리핀에 버려진 한국아이라 글을 올리면서 드러났다. 이어 같은해 11월 필리핀 한국대사관이 아동유기가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한달여뒤 귀국한 아들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A씨 소재를 파악 했다. 지난 5월 경찰은 A씨에 대해서만 검찰에 불구속기소 의견을 올렸으나 검찰은 보강조사를 통해 A씨를 구속기소하고 어머니는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아이가 해외로 버려진 충격으로 아빠가 또 다른 나라로 데려가 버릴것이라며 아빠한테 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현재 아이는 정신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검찰 조사에서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스테이를 보냈고 영어 능통자를 만들고자 필리핀에 데려갔다”며 혐의를 부인한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사회 지도층인 한의사가 장애있는 친자식을 국내외에 유기하는 등 반인륜적인 사건이어서 아버지를 구속기소 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국 16시간 고강도 훈련… 아이돌 못잖은 칼군무 뜬다

    한국 16시간 고강도 훈련… 아이돌 못잖은 칼군무 뜬다

    수면과 수중을 넘나들며 마치 인어공주 같은 현란한 움직임이 계속된다. 발이 수영장 바닥에 닿지 않아야 하는 규정으로 잠시 버티기도 힘든 데 선수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칼군무로 ‘아티스틱 스위밍’을 발레와 같은 예술로 승화시킨다.12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일부터 솔로 테크니컬 루틴 예선이 시작되는 아티스틱 스위밍은 솔로·듀엣·팀·혼성듀엣 각각 테크니컬 루틴과 프리 루틴으로 나눠 8종목, 프리 콤비네이션·하이라이트 루틴 2종목을 더해 총 10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2017년부터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이란 익숙한 이름에서 예술성을 가미한 현 명칭으로 개명했다. 대표적인 ‘금남’의 종목이지만 2015년 카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혼성듀엣이 채택됐다. 한국은 혼성 2종목과 하이라이트 루틴을 제외한 7종목에 11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김효미(36) 대표팀 코치는 “수행력과 예술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해 훈련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솔로와 팀 콤보의 결선 진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기대주 이리영(19·고려대)은 부산체고 시절 출전한 2017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솔로 테크니컬·프리 루틴에서 각각 16위, 19위를 차지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캐나다 오픈에선 솔로 프리 루틴 5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에이스답게 이리영은 솔로 테크니컬·프리, 듀엣 테크니컬, 팀 테크니컬·프리 루틴에 참가하지만 주로 솔로 종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아울러 캐나다 대회에서 첫 호흡을 맞췄던 백서연(19·건국대), 구예모(18·마포스포츠클럽)의 듀엣프리 루틴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대표팀은 현재 하루 16시간을 고강도 체력 훈련과 팀훈련에 투입한다. 대표팀은 지상훈련과 수중훈련으로 나눠 지상에서는 수중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몸을, 수중에서는 수영 기량과 예술 점수를 높이기 위한 연습을 반복한다. 수중 촬영 장비를 동원해 선수들이 펼치는 작품의 완성도도 꼼꼼히 평가된다. 일본 대표팀 코치를 역임하고 2년 전부터 합류한 요시다 미호(47) 코치가 우리 대표팀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듀엣과 팀 종목에서 6위를, 지난 4월 일본오픈과 6월 캐나다오픈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이상 프리 콤비네이션)을 획득했다. 별칭인 ‘수중 발레’가 시사하듯 발레의 나라 러시아가 역대 51개의 금메달로 절대 강자로 군림 중이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아크로바틱 기술과 예술성이 경쟁국인 미국(금메달 14개)과 캐나다(금메달 8개)를 압도한다는 평가다. 아시아에선 일본(역대 44개 메달)과 중국(28개 메달)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개명하면 개인정보 한꺼번에 바꿔주세요”

    “개명하면 개인정보 한꺼번에 바꿔주세요”

    # “한국시설안전공단은 현재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양로원·복지원 등에 안전점검을 하고 있는데요. 이 점검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도 함께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요? 기관마다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통합적인 안전점검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외계층을 향한 대국민 안전복지 서비스도 한층 강화되겠네요.” # “법원에서 개명 허가를 받으면 한 달 안에 주민센터에 개명 신고를 해야 합니다. 주민등록등본에 개명된 이름이 올라가고 임시신분증 발급 신청 확인서가 나오죠. 하지만 이후에는 신분증 갱신 등 모든 절차를 민원인이 알아서 처리해야 합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죠. ‘개명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면 어떨까요? 신고만 하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개인정보를 일괄적으로 바꿔 주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편해질 것 같습니다.” 행정안전부는 국민 불편사항을 해결하고자 ‘협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고 그 결과 10가지 우수한 협업 아이디어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총 535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고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취약계층 복지시설 안전점검 공공기관 협업 강화’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에코머니포인트(한국산업기술원), 탄소포인트(한국환경공단), 그린포인트(국립공원공단) 등 각 공공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포인트 제도를 하나로 묶어서 관리하면 훨씬 편할 거라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임산부가 전용 주차공간에 차를 대려면 보건소를 찾아가 ‘임산부 차량주차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전업주부보다도 직장에 다니는 임산부가 많아서 제도를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에 임산부 차량주차증을 아예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에서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행안부는 이런 아이디어들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행안부는 ‘정부24를 통한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확인서 통합 조회’, ‘치매 환자 실종 예방용 지문 사전등록 서비스’ 등 국민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바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태수 아들 신분 세탁 도운 혐의 고교 동창 소환

    정태수 아들 신분 세탁 도운 혐의 고교 동창 소환

    정한근, 동창 이름으로 加·美 영주권·시민권 취득검찰, 동창 유모씨 소환해 범인도피 혐의 집중조사21년간 해외 도피 끝에 파나마에서 검거돼 국내로 송환된 정한근(55) 전 한보그룹 부회장의 고교 동창이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이 동창은 정 전 부회장의 신분 세탁과 도피를 도운 의혹을 받고 있다.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26일 유모(55)씨를 범인도피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다. 유씨는 정 전 부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캐나다 시민권자다. 검찰은 지난해 정 전 부회장의 소재를 추적하던 중 그의 가족 출입국 기록을 바탕으로 이들이 캐나다에 살고 있으며 가족 후견인으로는 캐나다 시민권자인 유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이 유씨의 한국 주민등록과 출입국 기록 등을 조회한 결과 유씨는 2007년 이후 캐나다를 오간 사실이 없었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어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한국에 있던 유씨 이름으로 2007년과 2008년 캐나다와 미국 영주권을 얻은 뒤, 2011년과 2012년 미국과 캐나다의 시민권을 취득한 사실을 확인했다. 유씨는 원래 성을 ‘류’로 표기했지만, 2010년 개명하면서 ‘유’로 바꿔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정 전 부회장을 돕기 시작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한민국연극제 대상에 경남 극단 예도 ‘꽃을 피게하는 것은’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에 경남 극단 예도의 ‘꽃을 피게하는 것은’이 선정됐다. 대한민국연극제 측은 25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폐막식을 열고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상작인 ‘꽃을 피게하는 것은’은 사립고등학교 교무실을 배경으로 교사들의 고뇌와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예도 김진홍 대표는 “1989년 창단해 올해가 30주년”이라며 “이삼우 연출, 이선경 작가를 비롯한 단원들이 있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금상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경기 극단 한네의 ‘꽃을 받아줘’가, 서울시장상은 강원 극단 파람불의 ‘고래’가 받았다. 은상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장상은 부산 극단 동녘의 ‘썬샤인의 전사들’, 한국연극협회이사장상은 전북 극단 창작극회의 ‘아부조부’가, 서울시의회 의장상은 제주 극단 가람의 ‘후궁박빈’이,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상은 대전 극단 셰익스피어의 ‘백년의 오해’가 차지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동 이후 새 출발을 선언했던 대한민국연극제는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성추문을 일으켰던 극작가 김모씨가 ‘김지훤’으로 개명해 충북 지역 대표로 작품을 낸 것을 1차 심사 단계에서 걸러내지 못했고, 뒤늦게 김 씨를 제명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연극제는 1983년부터 개최해왔던 전국 연극제를 2016년부터 확대한 국내 최대 규모 연극축제로, 내년 대회는 6월 11~30일 전남 4개 지역에서 열린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녹두꽃’ 윤시윤, 상투 자르고 서양옷 입었다 “창씨개명까지..”

    ‘녹두꽃’ 윤시윤, 상투 자르고 서양옷 입었다 “창씨개명까지..”

    ‘녹두꽃’ 윤시윤이 달라졌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그린 민중역사극이다. 단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 분)의 일대기가 아니다.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를 통해 더 강력한 메시지, 몰입도를 선사하고 있다. 사람들의 이야기 ‘녹두꽃’의 극을 풀어내는 중요한 방식이 ‘인물의 변화’이다. 백이강(조정석 분), 백이현(윤시윤 분), 송자인(한예리 분) 허구인물인 세 주인공은 격동의 시대에 휩쓸리며 각자 다른 변화를 겪는다. 이 변화가 시대의 아픔을 보여주기도, 아픔 속에서도 민초들이 꿈꾸는 희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변화를 겪는 인물이 백이현이다. 백이현은 아전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유학까지 다녀왔다. 그곳에서 문명의 힘을 직접 목격한 백이현은 조선에도 문명과 개화의 빛을 밝히고 싶었다. 하지만 폐쇄적인 사회, 여전히 신분제가 지배하는 계급사회는 이 같은 그의 꿈을 짓밟아버렸다. 뿐만 아니라 그를 전쟁터로 내몰았고, 더 큰 좌절과 마주하게 됐다. 결국 백이현은 진흙 위 연꽃 같은 소년에서 핏빛 야수가 되고 말았다. 지난 ‘녹두꽃’ 28~32회는 백이현 캐릭터에 역대급 전환점이 찾아왔다. 고부의 집강이 되어 개혁을 추진하며 마음 속 도채비(도깨비)를 몰아내려 애쓰던 백이현에게 더 강력한 시련이 찾아온 것. 정혼자 황명심(박규영 분)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백이현은 결국 총을 들었고, 순식간에 살인자가 된 채 한양으로 도주했다. 그런 백이현에게 일본에서 인연을 맺은 다케다(이기찬 분)가 손을 내밀었다. 조선의 개화, 계급사회로 인한 좌절을 번갈아 떠올리던 백이현은 결국 다케다의 손을 잡았다. 그는 상투를 스스로 잘랐고, 이름 역시 일본 이름인 ‘오니(도깨비)’를 사용하겠다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6월 20일 ‘녹두꽃’ 제작진이 180도 달라진 백이현의 모습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사진 속 백이현은 길었던 머리를 싹둑 자르고 도포자락을 길게 휘날리던 한복도 벗어 던진 모습. 대신 셔츠와 타이 등 서양의 옷을 착용했으며, 머리에도 갓 대신 서양식 모자를 쓰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백이현의 한층 서늘하고 냉철해진 눈빛이다. 전에 없던 날카로움과 함께 많은 비밀까지 품은 듯 날카롭게 번뜩이는 눈빛이, 외형뿐 아니라 마음까지 달라진 백이현을 암시한다. 대체 그는 어떻게 변화한 것인가. 이 변화로 인해 그는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 이와 관련 ‘녹두꽃’ 제작진은 “내일(21일) 방송되는 ‘녹두꽃’ 33~34회에서는 스스로 변화를 선언한 후 달라진 백이현의 모습이 그려진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격동의 조선. 그 안에서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백이현의 삶과 그로 인해 달라진 그의 운명, 이를 그려낼 배우 윤시윤의 처절한 열연과 막강한 존재감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백이현의 180도 달라진 모습과 운명은 내일(21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33~34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광복회장 “백선엽 예방한 황교안, 국가정체성 부인하는 행위”

    광복회장 “백선엽 예방한 황교안, 국가정체성 부인하는 행위”

    지난 10일 백선엽 장군을 예방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광복회가 “국가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광복회는 16일 김원웅 회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백선엽은 일제의 독립군 토벌에 가장 악명 높은 간도특설대에 헌신한 자이며, 윤봉길 의사가 처단한 일본군 대장의 이름 ‘시라카와 요시노리’로 창씨개명한 철저한 토착왜구”라면서 “한 번도 일제 패망 전 행위에 대해 참회한 바도 없다. 그는 지금도 철저한 황국신민”이라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독립군 말살의 주력부대였던 간도특설대는 잠입, 파괴, 살인, 방화, 여성 독립군의 강간 살해 등 그 활동이 악랄해 대표적인 반인류 범죄조직”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제 간도특설대의 활동 무대였던 연변 지역에서 목숨을 잃은 항일열사는 무려 3125명이나 된다. 그 중 85%가 조선인 독립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순국선열의 독립정신을 되새기는 보훈의 달에 황 대표의 백선엽 예방은 국가정체성을 부인하는 행위이다. 항일독립정신을 외면하는 것은 반역”이라면서 “황 대표는 이런 몰역사적인 행위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광복회는 촉구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0일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하고 백선엽 장군을 예방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리지, 박수아로 개명한 이유 [화보]

    리지, 박수아로 개명한 이유 [화보]

    박수아가 리지에서 개명한 이유를 공개했다. 지난 2009년 걸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해 구수한 사투리로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졌던 리지. 하지만 이제는 아이돌 리지가 아닌 어엿한 배우 박수아로 돌아온 그가 bnt와 화보 촬영을 함께 했다. 이번 화보 촬영은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됐다. 엔틱한 분위기로 시작한 첫 번째 콘셉트에서는 씨스루 커튼 사이 은은하게 들어선 햇빛과 검은 꽃무늬 원피스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스트리트 감성을 살리기 위해 을지로 거리로 나선 두 번째 콘셉트는 연청바지와 크롭티 만으로 멋을 냈고 초록색 풀오버 니트와 올린 머리로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 세 번째 콘셉트를 마쳤다.최근 근황을 묻자 박수아는 “1년 동안 무려 네 개의 드라마를 소화하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금은 쉬면서 오디션을 준비 중이다. 내일모레는 개인적으로 독도에 다녀올 예정이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꼭 울릉도에서 독도로 가는 승선권만 보면 마음이 뭉클하다. 날씨로 인한 변수도 많고 도착하기까지 정말 먼 길을 나서야 하지만 그만큼 뜻깊고 보람 있는 일이다. 마침 회사에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해 독도 수비대분들께 선물해 드리려 한 박스를 준비하기도 했다”라고 전해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지난해 7월 활동명을 바꾸게 된 특별한 이유를 묻자 “리지는 지금의 내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인지도도 많이 끌어올려 준 고마운 이름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예능 캐릭터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에 들어오는 역할이 한정적이라 배우로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박수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신인의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수아는 애프터스쿨 시절부터 시트콤을 비롯해 틈틈이 연기 활동을 이어왔고, 비로소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언제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왔는지 묻자 “가수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있었다. 그래서 애프터스쿨 활동 당시에도 드라마나 시트콤, 영화 등에 여러 차례 도전해왔다. 한 번뿐인 인생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스스로 관대한 편이다”라며 소신을 밝혔다.하고 싶은 일은 기어코 하고야 마는 성격인 그가 가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 물었다. 박수아는 “가수 활동 때는 거의 날것으로 데뷔한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나갔었다. 원래 가수의 꿈은 있었지만, 기회가 없던 중 친구를 따라간 ‘슈퍼스타 k’ 오디션장에서 캐스팅되었다”라며 연예계에 데뷔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더불어 “최근 스승의 날을 맡아 전 소속사 대표님과 부사장님께도 전화를 드려 감사 인사를 전해드렸다.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주신 고마운 분들이다”라며 감사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배우로서 점차 입지를 다져가는 그에게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묻자 “초반에는 실제 내 성격과 비슷한 쾌활하고 당찬 스타일의 캐릭터들 위주로 연기를 해서 어려움은 없었다. 지금은 전보다 꽤 섬세하게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노력한다”라며 사뭇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을 묻자 “아직은 가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저 열심히 오디션에 임하고 있다” 밝히며 “어떤 각도로 보는지에 따라 달라 보이는, 다채로운 색을 지닌 배우로 대중들에게 각인되고 싶다”라는 말도 함께 덧붙였다. 지금까지 해온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이 MBC 드라마 ‘몽땅 내 사랑’ 때의 모습을 기억해 주시는 것 같다. 내 연기 인생의 첫 시작이기도 하며 그때는 사투리 연기를 가장 편하게 구사했던 때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더불어 중학교 때부터 즐겨보던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또한 함께한 것만으로 영광이었다. TV에서 오래 봤던 분들과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촬영했고 끝날 무렵엔 나도 모르게 정이 많이 들어버린 프로그램이다”고 답했다. 여러 작품 활동 중 친해진 동료 배우가 있는지 묻자 “또래 배우 중에서 바로(차선우)와 ‘앵그리 맘’이란 작품을 함께 했었다. 그 친구도 가수에서 배우로 넘어온 친구인데 동갑이라 친하게 잘 지낸다”라며 훈훈한 92라인 친분을 밝혔다. 여배우로서 피부나 몸매 관리는 빠질 수 없는 숙명이다. 역시나 그에게도 특별한 비결이 있으리라 기대해 물었지만 “워낙 마른 체질이라 특별히 운동이나 식단 관리는 하지 않는다”라는 대답에 그저 놀랍기만 했다. 이유는 화보 사진을 봤다면 공감할 것이다. 평소 연애관 또한 남다를 것 같은 그에게 이상형을 묻자 “배울 게 많고 본받을 수 있는 마음이 관대한 사람이면 좋겠다. 그렇다고 너무 관심이 없어서 풀어주는 것과는 다르다. 나이를 떠나서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가 먼저다”라며 솔직하고 성숙한 대답이 돌아왔다. 나아가 가장 욕심나는 배역이나 장르를 묻자 “평소 대만 영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교복을 입을 수 있는 학원물 장르를 해보고 싶다. 혹은 tvN 드라마 ‘또 오혜영’ 속 서현진 선배님이나 전혜빈 선배님 같은 역할도 욕심 난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 묻자 “대학 강단에 서는 게 꿈이다. 학교는 사회에 나오기 위한 발판이고, 그 과정을 밟아가는 분들은 무수히 많다. 이 때문에 현직에서 부딪혀본 사람으로서 그분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며 좋은 멘토로 성장하고 싶다. 내가 배운 걸 나누고 싶은 욕심이 크다”라고 답해 인터뷰 초반 느꼈던 배우 박수아에 대한 생각이 일관되게만 느껴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공항 화장실 바닥에 버려진 뒤 33년 만에 친부모 찾았는데

    공항 화장실 바닥에 버려진 뒤 33년 만에 친부모 찾았는데

    세상에 태어난 지 열흘 만에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의 여자 화장실 바닥에 담요로 싸인 채로 버려졌다. 처음 발견한 이는 면세점 판매원이었다. 손을 씻으러 갔다가 처음엔 카페트가 겹쳐진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파란색과 흰색 체크무늬가 새겨진 담요 안에 사내 아이가 배부른 듯 편안히 잠들어 있었다. 안내 방송을 수 없이 했지만 아무도 아기 부모라고 나서지 않았다. 1986년 런던 도심에서 48㎞ 정도 떨어진 개트윅 공항에서 일어난 일이다. 공항 직원들은 곰 마스코트의 이름을 따 아이 이름을 개리 개트윅이라고 지었다. 나중에 위탁 요양을 받다가 입양됐고 그 뒤 스티브 하이즈란 이름으로 개명했다. 양부모는 아주 좋은 분들이라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금은 조경 관리사로 일하며 자녀를 둘이나 둔 어엿한 가장이 됐다. 2004년부터 자신이 공항 화장실에서 발견된 뒤 며칠 동안의 신문 기사를 오리는 등 친부모를 찾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일간 USA 투데이가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를 토대로 재구성한 그의 뿌리 찾기 과정은 눈물 겨울 정도다. 공항 공보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돌본 모든 사람들을 만나봤다. 젖을 먹였던 여자 경관, 차값을 아껴 모아 새 옷을 사서 입혔던 공항 직원들, 그리고 자신을 발견한 면세점 판매원까지 만났는데 모두 감명 깊은 얘기를 들려줬다. 그 다음 경찰서로 달려가 사건 기록을 찾았는데 이미 보존 기한이 지나 파기돼 있었다. 해서 2010년부터 타블로이드 신문에 자신의 사연을 담은 광고를 게재하고 친어머니가 연락을 취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답이 없었다. 그렇게 낙담하다 과학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유전학적 연구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 처음 친부모를 찾겠다고 나선 지 15년 만의 일이었다. 그는 이달 초 페이스북에 마침내 성공했다고 털어놓았지만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고 자신이 왜 공항 화장실 찬 바닥에 버려져야 했는지 이유를 속시원히 들을 수 없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았다. 친부는 물론, 친부모 가운데 한 쪽과 피가 섞인 형제들과도 연락이 닿았는데 그들은 하이즈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하이즈는 USA 투데이 인터뷰를 통해 “불행하게도 이 순간 나와 내가 태어난 가정에 대해 새롭게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씁쓸해 했다. 다만 그는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이 순간 오랜 세월 날 도운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천변풍경·성북동 비둘기… ‘저항의 아지트’에 깃든 예향

    천변풍경·성북동 비둘기… ‘저항의 아지트’에 깃든 예향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회 성북동 편이 5월의 첫 주말인 지난 4일 성북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작곡가 채동선이 살던 집~시인 김광섭 집터~시인 조지훈 집터를 차례로 돌고 돌아 석가탄신일을 일주일 앞두고 화려한 연등의 숲을 이루는 길상사에서 시인 백석과 자야의 연가를 떠올렸다. 이어 소설가 이태준의 수연산방~시인 한용운의 심우장~소설가 박태원 집터로 이어지는 코스를 2시간여 동안 더듬었다. 송재민 해설사가 서울미래유산 투어에 첫선을 보였다.성북동은 근현대 문학과 예술의 고향 같은 동네다. 수많은 문인, 예술가가 이곳에 깃들였다. 시인 한용운·김일엽·김기진·김광섭·조지훈·백석의 집터와 사랑이 남았고 소설가 염상섭·이태준·박태원·조정래가 살면서 주옥같은 작품을 창작했다. 작곡가 채동선·윤이상과 화가 김용준·김기창·김환기·박래현·변종하·김향안의 예향이 진동한다. 오세창, 이홍근, 전형필, 최순우, 임종국의 생애가 남았다. 어쩌다 이다지 지독한 문예의 혼이 성북동에 깃들었을까.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북쪽 큰 문 숙정문과 동쪽 작은 문 혜화문 구간 밖 첫 동네 성북동은 누에치기의 풍요를 기원하는 선잠단이 있는 엄숙한 공간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선잠단은 종묘와 사직, 선농단과 더불어 왕실의 주요 제례공간이다. 태종 때 단을 쌓았고, 왕비들이 찾아와서 선잠제향을 지내던 곳이다. 선잠단 옛 터는 복원 중이고, 선잠박물관이 이를 기리고 있다.성북동은 영조 때 도성을 지키는 어영청 소속 군사들에게 논과 밭을 나눠준 북둔(북쪽 진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숲이 우거지고 계곡이 깊어서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자 주민들에게 생포목을 삶아 표백하는 일과 메주를 쑤는 일을 줘 생계를 도왔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있는 ‘성북동포백훈조계완문절목’이라는 책자에 포백(베나 비단)과 훈조(메주)를 관아에 바치던 계(조직)의 운영방식과 노동조건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오늘날 마전터와 ‘메주소리가 북적북적 한다’고 해 붙여진 북정마을 지명의 기원이다. 성안 사람들에게 내다 팔 목적으로 복숭아와 자두를 심었는데 18세기 후반 ‘북둔도화’(北屯桃花)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도화가 만발, 시인문객과 상춘객의 발걸음이 들끓었다. 이때부터 조선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성락원(城樂園) 같은 별서가 들어섰다. 성락원이라는 이름은 ‘도성의 풍광을 즐기는 동산’이라는 뜻이다. 대개의 별서가 성 안에서 성 밖을 내다보지만 성락원은 거꾸로 성 밖에서 성 안을 들여다보는 특이한 지역성을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가 절정을 이룬 1930년대 성북동에 근대 문예의 새벽이 활짝 열렸다. 작곡가 채동선이 1931년 가장 먼저 성북동에 자리잡았고, 만해 한용운이 1933년 심우장에 거주했으며, 상허 이태준이 수연산방을 신축하면서 문단의 기린아들로 결성된 구인회의 회동이 잦았다. 성북동에 살던 오성 장승업의 맥을 이은 문인화가 김용준이 노시산방(옛 수향산방, 현 수월암)으로 이사 온 건 1934년의 일이다. 음악가-시인-소설가-화가의 순으로 성북동 예술가마을에 입주한 셈이다. 성북동을 찾은 문인, 예술가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민족주의와 저항성이 유독 강한 게 특징이다. 도성을 등진 성북동의 지형에서 연유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예술가들이 도성을 떠나 도성 밖으로 피신한 격이다. 만해의 심우장은 아예 도성을 등지고 집을 지었는데, 왜놈의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마치 빼앗긴 나라의 수도 밖으로 망명한 사람들 같았다.성북동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3·1만세 당시 한용운은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썼고, 오세창은 독립선언서 인쇄·배포의 총책임자였다. 성락원을 별궁으로 쓴 의친왕 이강도 끝까지 항일의지를 버리지 않은 왕조의 자존심이었다. 임시정부가 이강을 중국으로 망명시키려고 여러 차례 시도할 정도였다. 일본 게이오대학 유학생 염상섭은 비록 불발에 그쳤지만 오사카 독립선언대회의 독립선언서 작성자였다. 1924년 5월 4일자 시대일보에는 ‘성북동에 둔 의열단 근거’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릴 정도로 ‘불령선인’(不逞鮮人)들이 집결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사건의 주인공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도 한용운, 전형필, 이태준과 교류한 뼛속까지 성북사람이었다. 만해가 만년을 보낸 심우장은 ‘조선 유일의 조선 땅’이라고 일컬어졌다. 성북동은 저항의 아지트였다. 이 중 오세창-전형필-최순우는 문화보국의 기치 아래 성북동에 모인 삼총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보화각, 북단장)을 선잠단이 있던 북단에 세워 일본과 외국으로 팔려 나가는 우리 문화재 5000여점을 지켰다. 국립박물관에 버금가는 소장목록을 자랑한다. 간송미술관 길 건너 간송의 스승 오세창 집터와 간송의 평생 동지였던 미술사학자 최순우의 옛집이 지척이었다. 오세창의 소장품을 보관했고 사후 부인이 살았던 성북동 128번지 옛집은 허물어 사라졌지만, 바로 옆 최순우 옛집은 2002년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제1호로 보존되고 있다. 민족문학의 주류를 형성한 ‘구인회’와 문예지 ‘문장’ 그리고 청록파가 성북동에서 탄생했다. 저항의식을 품은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성북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성북동이 식민지문학을 벗어나 한국적인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대안 문화공간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933년 결성된 구인회는 이태준을 좌장으로 정지용, 이효석, 김기림, 김유정, 이상, 박태원 등 이름 그대로 아홉 명의 예술가가 이태준의 집 수연산방을 근거지로 활동한 순수문학 단체였다. 구인회 주도로 발간된 문장을 통해 청록파’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이 등단했는데 해방 후 조지훈의 성북동 집 방우산장에 모여 발간한 시집 ‘청록집’에서 딴 이름이다. 조지훈은 수필 ‘방우산장기’에서 자신이 기거했던 모든 집을 방우산장이라고 지칭하면서 “마음속으로 소를 한 마리 키우면 직접 키우지 않아도 소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는 뜻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조정래는 덕수교회 옆에 살면서 장편 대하소설 ‘한강’을 썼다. 우리나라의 선구적 작곡가 중 한 명인 채동선은 성북동에서 살면서 모두 12편의 가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8편이 정지용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다. 가곡 ‘고향’은 당대 지식인들의 최고 인기곡이었다. 월북한 정지용의 고향이 금지곡이 되면서 채동선의 곡은 이은상의 ‘그리워’, 박화목의 ‘망향’이라는 다른 가사가 붙여져 불렸다. 세계적인 음악가의 반열에 오른 윤이상도 1953년부터 4년여 조지훈의 집 개울 건너편에 살았다. 조지훈의 시 ‘고풍의상’과 박목월의 ‘나그네’에 곡을 붙였다. 김기창과 김환기, 국내 동양화와 서양화의 양대 거두 모두 성북동 사람이었다. 1913년 동년배인 두 사람은 나란히 성북동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운보 김기창은 동반자 우향 박래현과 함께 살던 집 이름을 운보의 ‘운’과 우향의 ‘우’를 각각 따서 지었다. 운우미술관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화 김환기가 이상의 전 부인 변동림(김향안으로 개명)과 살림을 차린 곳이 수향산방이다. 수화의 ‘수’와 향안의 ‘향’을 따 수향산방이라고 불렀다. 본래 문인화가 김용준의 집이었는데 늙은 감나무가 있다고 해 이태준이 노시산방이라고 명명했던 바로 그곳이다. 집터는 흔적도 없고 수월암으로 변했다. 또 한 명의 서양화단의 거목 변종하도 말년을 성북동에서 보냈다. 그의 작업실은 석은 변종하기념미술관이 됐다. 김환기는 친구 김광섭의 ‘저녁에’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을 인용한 동명의 그림을 남겼다. ‘성북동 비둘기’를 발표한 시인 김광섭은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라고 터전을 잃은 성북동 비둘기의 상실을 노래했다. 이 작품으로 성북동을 대표하게 된 시인이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살았던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집은 빌라로 변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남긴 시인 백석은 연인 자야(김영한)와의 사랑을 맺지 못했고 성북동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자야가 ‘무소유’의 법정 스님에게 시주한 길상사를 통해 영겁의 인연과 불멸의 사랑을 이어 갔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다음 일정: 제3회 창신동 ■ 일시 및 집결장소: 5월 11일(토) 오전 10시 동대문역 7번 출구 앞 ■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기고] 세상이 똑때이 비지예?/강신욱 통계청장

    [기고] 세상이 똑때이 비지예?/강신욱 통계청장

    얼마 전 본 ‘칠곡 가시나들’은 글을 읽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뒤늦게 한글을 배워 시까지 쓰게 된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우체국 한 번도 안 가봤어예. 부끄럽기도 하고, 쓰지도 못하는디 뭐할라카는고 할까봐.” 영화를 보면 무릎이 아파 걷는 것도 힘겨운 할머니들이 책가방 들고 지팡이 짚으며 한글을 배우러 다닌다. ‘돌아서면 이자뿐다’면서도 몇 년 동안 꾸준히 공부해서 이름과 주소도 쓸 줄 알게 됐다. “글자를 아니까 사는 기 더 재미지다”고 할머니들은 말한다. 영화에 나오는 7명의 주인공 할머니들의 평균연령은 86세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다. 공부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1930년 조선총독부의 ‘조선국세조사보고’에 따르면 전 인구의 78%가 문맹이었다. 창씨개명과 조선말 사용금지 정책 때문에 해방이 될 때까지 문맹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해방 후 대대적인 문맹퇴치 캠페인, 자신들은 못 배웠지만 자식들만은 공부를 시키고자 했던 부모 세대의 교육열로 이제는 문맹률이 거의 제로인 세상이 됐다. 문맹이 사라진 지금은 데이터와 통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사회와 경제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리분별, 이성적 설득과 판단의 도구인 통계를 모르면 날마다 쏟아지는 수많은 데이터와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통계학회장을 지낸 새뮤얼 윌크스는 우리가 문맹퇴치에 열을 올리고 있던 1950년에 벌써 “미래의 시민은 통계적 사고가 읽고 쓰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윌크스가 말한 미래가 바로 지금이다. 통계가 낯설고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통계와 숫자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통계가 어렵다고 외면해서는 복잡한 세상을 바로 보고 제대로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이다. 통계를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면 가짜뉴스와 정보에 속지 않고 중심을 잡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린 그 많은 데이터를 지식과 지혜로 전환해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칠곡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워 온 세상이 새롭게 열린 걸 경험한 것처럼 통계 까막눈에서 벗어나기 위해 통계적 사고와 방법론을 배우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할머니들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통계를 아니까 세상이 더 똑때이(제대로) 비지예(보이지요)?”
  • ‘프로듀스X101’ 윤서빈, 일진설 논란에 JYP 곤혹 “확인 중”

    ‘프로듀스X101’ 윤서빈, 일진설 논란에 JYP 곤혹 “확인 중”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 윤서빈(JYP 소속)의 과거 일진설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서빈 연습생의 과거 폭로 글이 빠르게 퍼졌다. 게시자는 졸업앨범 사진을 공개하는가 하면, 윤서빈의 개명 전 이름이 ‘윤병휘’였으며 학창시절 지역 일진으로 ’학폭’(학교 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교복을 입은 채 담배를 피우는 사진도 공개했다. 글쓴이는 “일단 사진부터 올려야 믿어주실 것 같아서 초등학교 때와 중학교 때 사진을 올린다”는 글을 남겼다. 더불어 “윤서빈은 광주에서 지금 제 나이 또래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왜냐하면 중학생 때부터 학폭이 일상인 일진이었다”라고 부연했다. 해당 글은 6일 현재 삭제됐지만, 사진은 순식간에 퍼졌다. 반박글도 올라왔다. 자신을 윤서빈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윤서빈은 운동부 출신이다. 이미지가 강해 보였지만 일진은 아니었고 친구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6일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Mnet 관계자 역시 “윤서빈 본인에게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소속사에 문의한 상황이며 제작진도 별도로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윤서빈은 앞서 3일 첫 방송된 ‘프로듀스X101’에 유일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습생으로 참가했다. 그는 기획사별 레벨 테스트에 앞서 1등 자리를 차지하면서 단독으로 ‘1분 PR 영상’ 베네핏을 받았다. 윤서빈의 레벨 테스트는 2회에 공개될 예정이지만 일진설의 사실 확인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듀스X101’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7년 만에 英경찰에 체포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7년 만에 英경찰에 체포

    에콰도르 “망명 규정 어겨” 보호 철회 러 “민주주의 손, 자유의 목 졸라” 비판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8)가 미국의 요청으로 영국 경찰에 의해 11일 전격 체포되자 국제사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돼 기밀문서 폭로 혐의로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영국 경찰은 이날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더불어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 대한 보호조치를 철회함에 따라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어산지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7년간 은신처를 제공한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날 어산지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어산지가) 망명과 관련한 국제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해 그에 대한 외교적 보호 조치를 철회했다”면서 “다만 영국 정부로부터 어산지가 사형을 선고받거나 고문을 당할 위험이 있는 나라로 송환하지는 않을 거라는 확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에콰도르 정부와 어산지의 불화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는 이날 어산지가 2010년 첼시(개명 전 브래들리) 매닝이 이라크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며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와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 등을 건네받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당시 어산지에 대해 1급 수배를 내렸다가 2013년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3월 8일 다시 어산지를 기소하며 미국 내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을 확보했다. 이번 체포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키리크스 측은 트위터를 통해 에콰도르 정부가 국제법을 어기고 어산지의 정치적 망명을 불법적으로 종료했다고 비난했다. 어산지의 변호인은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될 시 최소 45년형을 구형받을 수 있다”며 이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소위 ‘민주주의’의 손이 자유의 목을 조르고 있다”며 영국의 어산지 체포를 비난했으며 러시아에 망명 중인 전 미국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도 “언론의 자유에 있어 어두운 순간”이라고 꼬집었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중 스웨덴에서 2건의 성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영국 대법원에서 스웨덴 송환 판결을 받자 2012년 6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7년째 망명자 신분으로 건물 안에서 생활했다. 스웨덴 당국은 2017년 5월 어산지의 성범죄 혐의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으나 어산지는 2012년 법원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런던 경찰은 이날 어산지의 체포가 법원의 출석 요구 거부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계명대 동산병원 15일 성서시대 연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대구 중구 동산동에서 달서구 신당동으로 이전해 이달 15일부터 진료를 개시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1899년 제중원을 시작으로 120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제중원 초대원장을 맡은 의료선교사인 존슨(1869~1951)은 대구 약령시 골목 옛 제일교회 터에 있던 작은 초가에 마련된‘제중원’에서 1902년까지 200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제중원 이전 치료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그는 ‘미국약방’이라는 간판을 걸고 약품을 나눠줬다. 당시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은 민간요법과 무속신앙에 의존 할 만큼 의료 불모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선교사들은 나눔과 봉사,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인술을 펼쳤다. 1906년 현재 대구 중구 동산의료원 터에 제중원을 신축한 뒤에는 환자수가 급증해 1907년에서 1908년 에는 5000여명이 넘었다. 기록에 의하면 1909년 6월 27일 존슨 선교사가 제왕절개 수술을 성공해 산모와 아기의 생명을 구했다고 한다. 이는 대구에서 최초 제왕절개 수술이다. 이후, 제중원의 명성이 높아졌다. 제중원은 나병 환자 치료에도 소문이 나 많은 나병환자가 몰려 1909년 제중원 근처에 나환자 보호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1911년에는 제중원을 동산기독병원으로 개명해 1914년 연간 1000명의 입원환자와 5000명의 외래환자를 치료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908년부터 1909년까지 존슨 박사는 7명의 학생을 선발해 처음으로 서양 의학을 가르쳤다. 교과목은 해부학, 생리학, 약품학, 치료학, 내과학, 신과학, 영어 등이었다. 그 중 일부 학생은 왕진을 하면서 환자를 돌보기도 했다. 미국 선교사들은 한국에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며 환자를 진료했다. 선교사들의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냄새, 연기, 소리였다. 당시 앞산의 큰 골에서 계산동과 동산동 쪽으로 달서천이 흘렀는데,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로 악취가 숨쉬기 힘들 정도였다. 연기는 당시 나무 뗄 감을 사용했기 때문에 대구 읍성으로 둘러싸인 연기가 견디기 힘들었다. 또, 그들에게는 생소한 개 짓는 소리, 다듬이질 소리, 무당들의 굿 소리 등 밤에 잠을 자기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심했다. 이런 힘든 환경 속에서 의료선교사들은 과로로 쓰러지고 수차례 고국으로 돌아가 요양을 하면서도 다시 대구를 찾아 의료봉사를 이어나갔다. 계명대 동산병원이 120년을 이어온 배경에는 선교사들의 개척정신과 희생정신이 깊이 흐른다. “계명대 동산병원의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부인암 수술이 대구를 대표하는 의료기술로 자리 잡았다.”지난달 22일 대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다. 동산병원 부인암 로봇수술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1000례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구멍 하나로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부인암의 단일공 로봇수술은 독보적이다. 2015년 ‘자궁경부암 단일공 로봇수술’성공은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아시아 최초 기록이다. 2016년 세계 첫 ‘자궁내막암 단일공 로봇수술’의 성공은 의료계를 들썩이게 했다. 이외에도 단일공 로봇수술 적용이 어려웠던 대장암 분야에도 기존 한계를 뛰어 넘었다. 기존에 5~6개의 구멍을 뚫어 진행된 대장암 로봇수술에서 2개의 구멍만 내어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2016년에는 직장암� ?騈構� 로봇수술을 이용한 직장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시행하기도 했다. 최근 동산병원은 대장암 로봇수술 250례를 달성하면서 국내 대장암 로봇수술 분야도 선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입안을 절개해 로봇팔로 갑상선암을 떼어 내는 수술인 TONS-R(Trans oral Neck surgery-Robot)에 성공했다. 계명대 성서캠퍼스에 새로 개원하는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는 수술실이 24개인데, 이 가운데 3개가 로봇수술실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단독으로 치료가 힘든 복합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외과수술과 중재시술을 동시에 시행하며, 마취와 환자관리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수술실)도 갖췄다. 국내 최초로 수술실에 음성인식 시스템을 갖춰 의사가 수술실에서 손과 발을 쓰지 않고 음성으로 수술 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또, 방사선량과 소리를 크게 줄이고 속도는 빨라진 국내 최고 사양의 MRI와 CT가 설치되고 암진단에 특화된 디지털 PET-CT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60여 종 2,000여 개 최신 의료장비도 갖췄다. 국내 최초로 주사약 자동조제시스템도 도입했으며, 중환자실은 감염방지를 위한 1인실을 강화했다. 환자마다 개인냉장고를 비치하는 등 곳곳에 환자중심의 환경을 마련했다. 병원건물 안팎은 환경 친화 재료를 사용했으며, 에너지 절감과 녹지 공간 등 모든 면에서 국제 수준의 친환경 디자인을 적용했다. 성서캠퍼스에 동산병원이 개원하는 것은 대학병원의 의료환경을 균형적으로 구축하는 의미도 있다. 대구에는 대학병원이 4곳이지만 성서를 중심으로 한 서쪽 지역은 의료환경이 부족한 편이다. 80만 명이 넘는 서쪽의 지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이 없어 큰 불편을 겪어왔다. 이제 지하 5층 지상 20층 1,041병상의 대규모 대학병원이 들어서 제중원 120년 역사를 계승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의료환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구 중구 동산동에 있는 동산의료원은 ‘대구동산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한다. 김권배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의무부총장)은 “계명대 동산병원은 2020년까지 최적의 진료와 첨단연구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내 TOP10 의료원 만들기 비전을 세웠다”며, “이를 위해 헌신, 고객만족, 탁월함, 도전정신을 핵심가치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지금까지 120년의 의료선교역사를 이끌어 왔듯이 앞으로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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