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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블 하이라이트]

    ■막돼먹은 영애씨 12(tvN 밤 11시 10분) 서현과 승준의 제보로 예빈을 잡게 된 영애. 예빈만 잡으면 단 얼마라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예빈 역시 사기를 당해 거지 신세라는 사실에 절망한 영애는 예빈과 절교한다. 그런데 다음 날, 낙원사에 떡하니 알바로 출근한 예빈과 바다로 야유회를 가자는 사장으로 인해 영애의 한숨과 분노 게이지는 쌓여만 간다. ■원스 어폰 어 타임 2(FOX 밤 11시) 코라는 자신이 흑마왕이 되기 위해 죽어 가는 럼펠스틸스킨을 단검으로 찌르기로 한다. 하지만 럼펠스틸스킨은 위험을 감지하고 메리 마거릿에게 코라가 자기 대신 죽도록 하는 마법을 쓰라고 권한다. 한편 모두가 레지나와 코라에게 맞서는 사이 메리 마거릿은 조용히 빠져나가 레지나의 지하 저장실로 향한다. ■WWE RAW(FX 밤 10시) 4대 대형 축제 ‘서머 슬램’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2013년 익스트림 룰스에서 패배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빅 쇼. 결탁 아동들을 돕는 모습이 WWE.com에 기재되는 등 각종 루머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그의 복귀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월드 스트롱 맨’ 마크 헨리는 실드 모두를 고통의 전당에 보내겠다고 큰소리치는데…. ■다큐특집-도시의 검은 그림자 빌딩(환경TV 오전 11시 30분) 세계 경제 규모 13위에 선진 건축기술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 대한민국. 경제 대국으로 손꼽히는 대한민국에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바로 건축물 속에 숨어 있는 환경파괴의 주범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실제로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팝 히어로 2(MTV 오후 5시) 한국을 넘어 세계를 유혹하는 케이팝 히어로 최고 기대주를 만나보는 꿈나무 남자그룹 2탄으로 이번 회 주인공은 유키스, B.A.P, 비투비가 함께한다. 데뷔 무대에서의 그들은 과연 어땠을까. 데뷔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그들만의 무대를 만나보고, 의외의 부분에서 숨은 끼를 발휘한 세 팀의 매력을 키워드와 멤버 열전 등으로 더욱 깊게 알아본다. ■벼락맞은 문방구(투니버스 밤 8시) 벼락이 내리친 문방구 안으로 들어간 인서와 한열은 문방구 미녀 예빈에게 신비한 초능력을 가진 청진기와 액션 가면을 받게 된다. 한편 마을에서는 동네 개들이 모조리 사라지는 희한한 사건이 벌어지고, 웬일인지 한열이마저 사라져 아이들은 당황한다. 과연 우리의 번개탐정단은 개도둑을 잡고, 사라진 친구 한열이까지 무사히 찾아낼 수 있을까.
  •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실은 냉방병

    20~30년 전만 해도 ‘일사병’, ‘열사병’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 자리를 ‘냉방병’이 차지하고 있다. 사실, 냉방병은 의학적으로 ‘이거다’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일종의 증후군이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다른 원인 없이 소화불량·두통·피로감 등을 호소하면 냉방병으로 진단하지만 원인은 다양하다. 주요 원인은 오염된 에어컨 냉각수와 실내 공기. 여기에서 증식한 세균이 사람들에게 감염된다. 이 경우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 감기의 상당수가 실은 냉방병이다. 인체의 부적응도 문제다. 무더위 속 강한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너무 클 경우 인체가 여기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인체는 순응 과정을 거쳐 더위에 적응하는데, 여기에 보통 1~2주가 걸린다. 이 기간에는 자율신경계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 피로감과 함께 소화가 잘 안 되고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냉방이 잘되는 실내에서 생활할 경우 인체가 기온 변화에 적응할 기회를 갖지 못해 자율신경계 탈진 증상이 계속되는 것이다. 냉방병에는 빌딩증후군도 있다. 날이 더우면 냉방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소홀히 하는데, 이 경우 인체가 오염된 냉각수나 실내 공기에 노출돼 발생한다. 더러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기도 하나 기능이 한계가 있어 빌딩증후군을 모두 예방해주지 못한다. 물론 예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에어컨을 규칙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용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큰 빌딩에서 사용하는 에어컨은 최소한 2주에 한 번 정도는 청소를 해줘야 안전하다. 또 냉방 중인 실내는 한두 시간마다 창을 열어 외부 공기를 끌어들여야 한다. 물론 정화된 공기를 같이 공급하는 중앙집중식이라면 자주 환기시킬 필요가 없지만 실내에 사람이 많거나 오염원이 있다면 더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 냉방병의 또다른 원인은 면역력이 약해진 건강 상태이므로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은 기본이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여름에는 밤이 짧은 데다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려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은데, 이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면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함께 약해진다”면서 “따라서 이런 악순환을 피하려면 수면 및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열대야로 잠을 설쳤다고 낮잠을 오래 자면 불면증을 겪기 쉬우므로 낮에 피로감을 느끼면 10~30분 정도 짧게 자는 게 여름 건강 유지에 좋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가 인정한 농업한류, 한국만 몰라”

    “세계가 인정한 농업한류, 한국만 몰라”

    “많은 나라가 농업 한류(韓流)에 열광하고 있어요. 농업에서 그동안 한국이 보여준 놀라운 성취에 감동하고 있습니다. 정작 우리들이 그걸 잘 모르는 거죠.”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지구촌의 기아 퇴치와 농업·농촌 혁신 등을 담당하는 유엔의 대표적인 산하기구다. 우리나라도 배고픔에서 벗어나기까지 FAO로부터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한국이 FAO 회원국이 된 것은 1949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위직에 진출해 전 세계 농정을 이끌어 본 인물은 없었다. 올 2월 김종진(53) 전 농림축산식품부 통상관(차관보급)이 이곳 남남(南南)협력·재원조달국장으로 가기까지는 그랬다. 개인적인 일로 한국을 잠시 방문한 김 국장은 2일 “최근 한국 농업의 경험과 기술, 특히 새마을운동을 전수받으려는 개발도상국들이 크게 늘었다”면서 “지금 개도국들이 겪는 문제를 절실하게 경험했던 한국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해결책을 찾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카메룬의 쌀 소비량은 연간 8%씩 늘지만 생산량 부족 때문에 매년 40여만t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60~1970년대 같은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종자 개발 착수 5년 만에 통일벼 개발에 성공(1977년)하고 쌀 자급률 100%를 달성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는 2010년부터 아프리카 17개 국가 및 아시아 10개국과 협의체를 구성해 우리 농업 기술을 전해 주고 있다. 올해 각각 24억원과 22억원의 예산으로 벼농사 기술이나 병해충 방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가 극복한 나라가 아직 뒤처져 있는 나라를 지원하는 것을 ‘남남협력’이라고 한다. 주로 북쪽에 있는 선진국이 개도국을 지원하는 ‘북남(北南)협력’과 대비되는 용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남남협력 수준은 아직 초보 단계다. 중국은 2008년 3000만 달러(약 337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농업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을 매개로 경제 영토를 넓히는 셈이다. 김 국장은 “개도국에 농업을 지원하면 결국 우리 인력과 시설이 그 나라로 들어가기 때문에 여러모로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실적인 도움을 강조하고 있다. “선진국은 개도국에 첨단 농업 기계와 기술을 지원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극빈국 농민들에게는 평범한 경운기 한 대가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하지요.”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우리네처럼 경향의 저잣거리를 섭렵하며 살다보면 그네들은 겪지 않아도 될 봉변을 당할 때가 허다하답니다. 시전 상인들은 우리네 행상이 저잣거리에서 겪는 속 쓰린 고초는 겪지 않겠지요. 이생이란 아주 영민한 상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안의 눈치 빠른 장사치라 한들 자기는 속이지 못하리란 것을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그 상인이 저잣거리 가게 앞을 지나갔더랍니다. 그 가게 앞에서 한 아이가 늙은이와 서로 입씨름하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어린 아이와 늙은이의 다툼이어서 수상하게 여기고 가만히 곁으로 가서 귀동냥으로 엿들어보니, 늙은이가 그 아이가 들고 있는 물건을 가리키며 10냥을 줄 것이니 그 물건을 팔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눈을 흰자투성이로 치뜨고, 이 물건이 겨우 10냥밖에 안 된단 말이오 하면서 물건을 내놓으려 하지 않더랍니다. 그러자 늙은이는 아이를 보고 이 물건은 필경 훔친 물건이 틀림없는데 어찌 여러 총중이 눈치채기 전에 냉큼 넘기지 않고 백주대로에서 감히 흥정하려 드느냐고 꾸짖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어요. 자기가 훔치는 것을 목격하지 않았으면서 날강도같이 물건을 빼앗으려 한다고 입에 거품을 물고 대들었습니다. 흥분한 늙은이가 참지 못하고 한 대 쥐어박으려 하자, 아이는 순식간에 줄행랑을 놓으며 욕설이 입에서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구경꾼이었던 상인은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어서 아이가 가진 물건을 훔쳐보았더니 화대모가 틀림없었지요. 유리처럼 맑고, 순금처럼 빛나고, 박처럼 단단하고, 닭의 눈처럼 동그랗고, 고리 위에 오화(烏花)들이 제자리에 박혀 있었지요. 아차 했던 상인은 똥줄이 빠지게 아이를 뒤따라가서 체통이고 뭐고 생각하지 않고 아이를 등 두드리고 배 문질러서 30냥에 그 물건을 사게 되었지요. 물론 아이가 들을까 해서 대모라는 대짜 소리도 않았지요. 가까스로 물건을 사 가지고 오는 길에 가게에 들러 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하찮은 염소 뿔이라고 하더랍니다. 상인이 그 아이의 뒤를 몰래 밟아 알아보았더니, 아이는 늙은이의 아들이었고, 늙은이는 저자에서 물건을 위조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자였다고 합니다. 경강상인, 개성상인, 의주상인(혹은 灣商), 동래상인같이 내로라하는 부상대고(富商大)들도 당초부터 뒷다리를 걸자고 작심하고 접근하는 그런 철부지들에게는 곱다시 당하고 말 테지요.” 모두 그런 사기는 한두 번씩 당해본 경험들이 있는 터라, 서로 옆구리를 찔러가며 박장대소하였다. “3년 전 초겨울인가요,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았지요…… 우리 상단도 무명 짐을 꾸려서 내성에서부터 십이령길을 넘어 흥부장에 무사히 도착했습지요. 회정길에 소금 짐은 언감생심 엄두조차 낼 수 없었고, 고포미역과 건어물로 물교를 해서 다시 안동으로 돌아왔는데, 험구를 넘나들며 갖은 고초를 겪었던 만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큰 길미를 챙겼지요. 길미가 짭짤하게 돌아간다는 것에 맛들인 상단이 또다시 되짚어 십이령길에 덤벼들었습니다. 역시 무명 짐과 유기 짐이었지요. 난리는 돌아오던 길에 겪었습니다. 발행 때는 멀쩡하던 날씨가 빛내골에서부터 난데없이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밤을 새워도 멈추지를 않네요. 그럴수록 마음은 바빠져 걸음아 날 살려라 하는데 눈앞이 아득할 지경으로 내리 퍼붓는 통에 도무지 길이 불어나야 말이지요. 종국에 가서는 넓재 아래 숫막에서 갇히고 말았습니다. 며칠인지 아십니까. 일행 아홉이 그 숫막에서 굽도 떼지 못하고 곱다시 보름을 갇혀 있었지요. 지난 파수 때 얻은 이문까지 죄다 털어먹고 빈털터리로 회정하고 나니까. 머리가 하얗게 세고 말았습디다. 그 이후로 십이령 고개로는 두 번 다시는 고개도 돌리기 싫습디다.” 하소연하는데, 곁에서 턱살을 고이고 앉아 히죽이죽 웃고 있던 동무 하나가 거들었다. “그 와중에 숫막 근처에서 빈둥거리던 들병이를 물색 모르고 집적거렸다가 패가망신한 축도 없지 않았지요. 그 육실할 년이 색을 얼마나 밝히는지 동사하던 동무가 보름 동안을 끌려다니며 시달리고 나니까, 육탈이 되어 살이 서 근이나 빠져버렸어요. 그뿐만 아닙니다. 독풍을 맞았는지 젊은 놈이 입귀까지 비뚤어져서 가만 앉아 있어도 주둥이가 된비알 올라가는 당나귀 씹처럼 실룩거립디다. 김 안 나는 숭늉이 더 뜨겁더라고 나이 사십을 훌쩍 넘긴 년의 색사가 그토록 지독할 줄 누가 알았겠소. 그 동무 그 길로 돌아가서 굴신을 못 하고 꼬박 두 달포 동안 몸져누워 있었지요. 색에 미쳐 독을 마신 겝니다.” “돈 버리고 몸 버리고 신세까지 망치려면 일찌감치 계집 밝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 술은 마시지 않고 쇄골에 모가지를 삐딱하게 꼽고 유독 천봉삼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늙은이가 한마디 툭 던졌다. “그런데 동무는 어디서 한두 번 만난 듯 외양이 낯설지 않소이다?” 천봉삼이 그 말을 척 받아서 아무렇지도 않게 얼버무렸다. “지난날 안동에도 발걸음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발 달린 짐승이 어딘들 못 가겠소.” “그런데 스님도 아닌 터에 배코는 왜 쳤소?” “숱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봉노에서 숙식하다보니, 상투에 가랑니와 서캐가 들끓어 배코를 쳐버렸더니, 그렇게 속시원합디다.” “성미 한번 급하시오. 그게 똬리로 불두덩 가리기지, 머리가 자라면 물컷들이 또다시 창궐하겠지요.” “그땐 또다시 배코를 치리다.” “동무께선 말씀 한번 시원시원하십니다.”
  • ‘국민 귀요미’ 윤후 3살 때 모습… “3살 때도 예의바른 귀요미”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의 3살 때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민수 아들 윤후 3살 때 과거사진. 동글동글’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게재됐다. MBC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면서 ‘국민 귀요미’로 사랑받는 윤후는 5년 전 사진에서도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을 뽐냈다. 사진 속에서는 윤후가 자신의 얼굴보다 큰 학사모를 쓰고 수료증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수료증을 받을 때에는 고개도 살짝 숙여 예의있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현재 모습과 변함없이 동그란 얼굴에 똘망똘망한 눈이 더욱 귀여움을 자아낸다. 네티즌들은 “3살 때 윤후, 여전히 귀여웠네”, “3살 때 윤후 모습을 보니 저런 아들을 낳고 싶다”, “모태 귀요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방행정연수원 새달 완주서 ‘제2 출발’

    “여러분은 이제 새로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18일 경기 수원 지방행정연수원 본관 앞에 건립된 ‘지방행정연수원 옛터’ 표지석 제막식에 참석한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수원 시대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완주’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월 말 혁신도시 이전 대상 기관으로, 전북 완주로 이전하는 지방행정연수원은 이날 표지석 제막식과 함께 수원에서의 마지막 교육을 진행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성숙한 자치 구현을 위한 지방공무원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며 “모든 정부 정책이 지방행정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197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경기 수원으로 이전한 지방행정연수원은 35년 만에 ‘수원 시대’를 마무리하게 됐다. 전북 혁신도시 이전 대상 12개 기관 가운데는 첫 이전이다. 대한지적공사와 농촌진흥청 등은 올해 말부터 이전할 계획이다. 임채호 지방행정연수원장은 “첫 이전 기관이기 때문에 타 기관에서도 관심이 높다”면서 “연수원이 혁신도시 이전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교육이 8월 12일 시작되기 때문에 한 달이 안 남은 기간 동안 이전과 신청사 개관 등으로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고 연수원 측은 설명했다. 신청사 교통 및 정주여건 조성을 위해 대중교통 노선을 신설하고 출퇴근 시간에 차량을 집중 배차하도록 전북도 등과 협의를 마쳤다. 교육생을 위한 기숙시설도 기존의 150실에서 230실로 확대했다. 특히 연수원은 기관 비전을 ‘개방과 협력으로 신뢰받는 창의적 지방자치 리더 양성’으로 새롭게 바꾸는 등 완주 이전을 새로운 출발로 인식하고 있다. 임 원장은 “동영상과 강의 자료, 강사 현황 등 교육 현황을 모두 외부에 공개하는 등 새로운 기관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설명했다. 완주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안행부 소속 직원으로 100여명이다. 신순녀 연수원 국제교육팀장은 “개도국 등에서 오는 해외 연수생들을 위해 중앙과 지방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더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구로구, 577m 빗물 유인 작전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일대는 주변 지역보다 낮은 탓에 폭우 땐 침수 피해를 입기 일쑤였다. 높은 지역인 시흥 인터체인지(IC) 쪽에서 빗물이 흘러내리는 것. 최근 3년 동안 그랬다. 하지만 이제 걱정을 덜게 됐다. 구로구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지역 침수 예방을 위해 길이 577.5m에 이르는 고지대 전용 지하 수로를 설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 지원을 받아 모두 14억여원이 투입됐다. 지역의 높이 차이를 이용한 고지대 전용 지하수로는 시흥IC 쪽 고지대 빗물이 구로디지털단지역 저지대 방향으로 흘러 도림천으로 직접 빠져나가도록 만들어졌다. 기존에는 먼저 구로4빗물펌프장으로 유입된 뒤 도림천으로 나가도록 설계돼 있었다. 이번 전용수로 건립으로 펌프장에 유입되는 빗물이 3분의1가량 줄어 펌프장의 빗물 처리 능력이 1.5배 늘어났다. 그만큼 침수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는 또 도림천 물이 전용 수로를 통해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로디지털단지역 주변 빗물받이 시설에 역류방지 밸브도 설치했다. 구는 그동안 침수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0년 큰 수해를 입은 뒤 현재까지 빗물펌프장 6개를 늘리고 빗물받이 150여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새로 들어선 물막이판, 역류방지시설 등 수해 방지 시설은 모두 6440개나 된다. 모래주머니 1만 5000개도 이미 완비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4겹 사돈·무리한 캐스팅 논란…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

    4겹 사돈·무리한 캐스팅 논란…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

    이쯤 되면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막장’ 드라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임성한 극본, 김정호 연출)가 출연 배우 손창민과 오대규를 중도 하차시킨 뒤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족 드라마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수위 높은 대사 등으로 초반부터 ‘막장’ 논란을 불렀던 드라마가 실제 막장 파행 방송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라마 포스터 촬영은 물론 제작발표회까지 주요 인물로 참석했던 주연급 배우를 전체 드라마 분량의 3분의1도 채 진행하지 않은 시점에서 작가가 전격 하차시킨 것은 방송가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손창민과 오대규는 주인공 오로라(전소민)의 둘째 오빠 금성, 셋째 오빠 수성 역으로 출연 중이었고 지난 12일 극중 수성이 미국으로 간 아내의 사고 소식을 듣고 형 금성과 함께 떠난다는 설정으로 갑작스럽게 하차했다. 해당 방송분은 39회로 전체 120회의 3분의1도 방영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들의 비중은 적지 않았다.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 오로라와 황마마(오창석)를 비롯해 오씨 삼형제와 황씨 세 자매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며 4겹 사돈 성사 여부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둘의 역할이 빠지면서 극의 전개도 갑자기 선회했다.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의 매니저 설설희(서하준)의 비중을 늘리면서 오로라, 황마마와의 삼각관계로 극의 흐름을 급히 틀었다. 현재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난 가장 큰 이유는 4겹 사돈 논란이다. 손창민의 소속사인 주방옥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제작진으로부터 작가가 4겹 사돈이 언론에서 크게 논란이 되는 데 대해 부담을 느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4겹 사돈 설정은 처음부터 시놉시스에 있었던 것이고, 작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항의를 했지만 제작진도 작가에게서 통보를 받은 사안이라며 면목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 파행 방송의 주요 이유로 떠오르는 부분이 제작비 부족 문제다. 이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은 신인이지만 김보연, 박해미, 박영규, 임예진 등 화려한 중견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들에게 들이는 출연료가 만만치 않아 중도 하차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MBC도 “우리도 작가의 통보를 받은 사안으로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드라마의 제작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오로라 공주는 초반부터 적자를 안고 시작한 데다 생각보다 시청률이 저조해 제작진도 비용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첫째 오빠로 출연 중인 박영규도 하차설이 불거지고 있다. 스타작가의 권력이 무소불위라는 방송가의 메커니즘이 여실히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횡포에 가까운 작가의 독단적인 처사에 출연자나 시청자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 황지영(37·주부)씨는 “역할이 작은 캐릭터도 아니고 주요 배우들을 극의 흐름과 무관하게 하루아침에 하차시키는 것은 시청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제작진의 편의 위주로 흘러가는 방송가의 막무가내 행태가 무례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인노무사 2차시험 새달 10·11일 실시…작년 수석합격자 손승주씨에게 듣는 노하우

    공인노무사 2차시험 새달 10·11일 실시…작년 수석합격자 손승주씨에게 듣는 노하우

    공인노무사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부당해고 및 임금체불을 당한 근로자는 노무사에게 권리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노무사는 사측과 근로자 간 단체교섭 조정·중재는 물론 기업의 인사관리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하는 일이 많은 만큼 노무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체별 노동조합 결성이 활성화되고 기업 입장에서도 체계적인 인력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노무사는 빠질 수 없다. 제22회 공인노무사 제2차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제1차 시험 합격자 2691명은 다음 달 10~11일 주관식으로 진행되는 두 번째 시험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향후 현장에서 활약할 예비 노무사들이 시험을 한 달도 채 안 남긴 지금 어떤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 지난해 수석합격자 손승주(30·굿모닝노무법인) 노무사의 경험을 통해 들어봤다. 손 노무사는 노동법에 가장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노동법은 가장 높은 배점(150점)의 필수과목이다.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공부해야 할 법률이 무려 11개다. 손 노무사는 “법학과목인 노동법의 경우 판례 학습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법에서 출제되는 네 문제 모두 요구하는 답안 형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판례 법리는 모든 답안에 적어야 할 필수 내용이다. 판례 공부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다양했다. 손 노무사는 “한동안 대학교수가 쓴 노동법 관련 서적을 보면서 관련 학설과 대법원 판례, 판결 취지 및 판결에 대한 견해 등을 익혔다. 그런 뒤 판례집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도서관에 비치된 노동 관련 잡지를 보며 최신 노동 이슈와 판례를 접했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국가법령정보센터’앱)을 통해서도 판례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부한 판례를 손 노무사는 ‘깜지’(종이에 글씨를 가득 채워쓰는 공부법)를 활용해 복습에 복습을 거듭했다. 인사노무는 조직 내 효과적인 인사 관리 방법을 분석·연구하는 과목이다. 손 노무사는 “예전에는 금전적인 보상 및 해고 위협 등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려 했다면, 지금은 직장을 가정 친화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직원들의 근로의욕을 자발적으로 높이는 쪽으로 인사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특정 인사제도가 등장한 배경과 운영 방식, 시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답안지에 담아야 한다”고 전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쟁송법 역시 판례 공부가 핵심이다. 출제 대상 법률 수가 적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행정소송법의 경우 조문이 50개도 안 되지만 학습 내용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그는 “예를 들어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한다면 무엇이 사문서인지, 해당 행위가 위조에 해당하는지, 이로 인한 피해가 법원에서 말하는 ‘중대한 피해’에 해당하는지 등 이것저것 따질 게 많다”고 설명했다. 시험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손 노무사는 ‘쓰는 연습 반복’에 방점을 찍었다. “제가 보기엔 주관식 답안지 작성 연습을 하지 않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판례를 머리에 익히는 일과 이를 직접 글로 짜임새 있게 쓰는 일은 다르거든요. 마무리 전략 차원에서 답안지 작성 감각을 실전까지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는 이어 새 판례와 기존에 익힌 판례의 공부 중점 비중을 1대9로 맞출 것을 추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특별기고] “베델이 꿈꾼 조선의 미래, 국민행복 시대로 구현되길”/윤병세 외교부 장관

    [특별기고] “베델이 꿈꾼 조선의 미래, 국민행복 시대로 구현되길”/윤병세 외교부 장관

    서울신문이 창간 109주년을 맞았다. 1904년 우리 민족이 외세의 침탈에 맞서던 당시,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일제의 침략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특히,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조선을 위해 싸운 어니스트 베델은 37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면서도 “나는 죽으나, 신보(新報)는 영생케 하여 한국 동포를 구하시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은 우리를 숙연케 한다. 낯선 나라 조선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베델은 무엇을 꿈꾸었을까? 베델은 박은식, 신채호 등 한국의 선각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독립과 번영을 누리는 조선의 미래를 상상했을 것이다.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선각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현대사에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구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아직도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고, 국가의 발전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 충분히 구현되지는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는 이러한 역사인식과 문제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는 국가발전의 양적 측면 못지않게 질적 측면을 중시하면서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국민중심적인 비전’이다. 또한 “우리가 행복하고 남을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운 나라”를 꿈꾸었던 백범 김구 선생님처럼 이웃과 함께 성장하는 협력적 공동발전을 지향하는 비전이기도 하다. ‘신뢰 외교’는 이러한 국정 기조를 구현하기 위한 철학이자 외교전략이다. 국가 간의 관계나 공동체의 형성 과정에 있어 지속가능한 협력은 항상 신뢰의 수준과 같이 했다는 것이 역사의 경험이자 순리이기도 하다. 신뢰외교는 진정성과 원칙에 입각한 정책을 일관되게 전개해 나감으로써 공고한 상생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이러한 국정 기조와 외교 전략의 기치하에 확고한 안보를 토대로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하여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해야 할 때는 강하게 대응하여 평화를 지키는 한편, 유연해야 할 때는 원칙 안에서 유연하게 대응하여 평화를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남북 간 신뢰구축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신뢰외교를 동북아 지역으로 확대하여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협력의 구도로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연성 이슈에서 시작하여 협력의 습관을 축적함으로써 함께 번영하는 동북아를 차분히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주변국에 의해 많은 어려움을 겪은 우리 민족에게 평화롭고 협력적인 동북아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신뢰형성 과정이 상승 작용을 일으킬 때 통일 과정도 촉진될 것이다. 한반도와 동북아 차원을 넘어 박근혜 정부는 지구촌의 행복이라는 기조하에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 인권 증진, 기후변화와 세계 경제문제 해결 등 글로벌 거버넌스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한편, 개도국에 ‘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는 맞춤형 개발협력을 통해 나눔과 배려의 대한민국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그간 성공적인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에 기반한 포괄적인 협력의 틀을 구축하고, 북한에 대해 강력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도발 의지를 차단하면서 변화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일관되고 강력하게 촉구해 왔다. 또한 북극이사회 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아세안과 동남아, 중남미 등 우리 외교의 후방을 든든히 하였다. 최근 한반도 문제는 물론 주요 국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우리의 위상과 역량이 크게 달라졌다. 핵심국들과의 전략적 소통이 더욱 원활해졌고 통일된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우리의 능동적인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 또한 높아졌다. 이제 우리는 100여년 전 역사의 변방에 내던져졌던 객체가 아닌 당당한 역사의 주체로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베델과 같은 선각자들이 꿈꾼 조선의 미래가 국민행복, 한반도 행복, 지구촌 행복의 시대로 구현되리라 확신하며, 서울신문 창간 10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민선5기 3년! 구정의 품격]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민선5기 3년! 구정의 품격]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한 아주머니가 제 손을 잡아 보더니 머슴 손처럼 깔깔하다더군요. 늘 현장 중심 구정을 펼쳤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자랑스러웠습니다.” 34년을 영등포에서만 살고 있는 조길형 구청장이 언제나 가슴에 품었던 바람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민선 5기 단체장을 지낸 최근 3년도 그랬다. 가장 보람찼던 일을 묻자 아쉬움도 있다며 여성, 장애인, 노년층 이야기를 꺼냈다. 구는 지난해 9월부터 여성의 능력을 키우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성복지센터를 꾸리고 있다. 요즘 성황리에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 ‘더 일찍 도입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구는 발달 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꿈더하기지원센터도 설치해 자립을 위한 직업 교육과 함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발달 장애인 5명을 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한편 자원순환센터에 자활 보호 작업장을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 구청장은 지난주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센터가 좁은 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되도록 빨리 개선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버 세대 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독거노인이 다른 독거노인을 돕는 ‘함께 살이 사업’과 노년층의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노인상담사 케어링 사업’은 다른 도시에까지 소문이 났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가 제2의 인생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시니어행복발전센터를 전국 최초로 만들기도 했다. 조 구청장이 더불어 사는 삶에 신경 쓰는 까닭은 그가 걸어온 길에서 찾을 수 있다. 중학교를 마치고 상경해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봉사하며 함께 사는 게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단다. 스스로 구정의 머슴이라 칭하며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기쁨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사이 영등포는 크게 발전했다. 하지만 분리돼 나간 자치구에 뒤처지는 모양새라 안타깝다. 불리한 점이 많다. 준공업 지역이 전체 면적의 32%나 된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대다. 과거 대한민국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했던 지역이 토지 용도 제한 등으로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바뀐 것이다. 조 구청장은 “아직까지 풀지 못하는 숙제”라고 뼈아파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KTX 영등포역 정차, 영등포교도소 명칭 변경, 신안산선 도림사거리역 신설 등 지역 숙원 사업을 차근차근 해결해 왔다. 공약 31개 가운데 23개는 이미 매듭지었다. 나머지 8개도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영등포는 제2의 고향입니다. 애정과 추억이 남다르죠. 제 이웃인 주민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현장을 누비며 답을 찾겠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시아나機, 방파제 충돌 1.5초 전 재상승 시도”

    “아시아나機, 방파제 충돌 1.5초 전 재상승 시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7일(한국시간) 착륙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214편(보잉 777) 여객기 기장이 방파제 충돌 1.5초 전 착륙을 포기하고 고도를 급히 올려 사고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충돌 직전까지 엔진, 바퀴 등은 정상적으로 작동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과실인지가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다. 사고를 조사 중인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두 시간 분량의 조종석 녹음 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장은 충돌 1.5초 전에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재상승(go around)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기가 너무 낮은 고도에, 너무 느린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한 탓에 충돌 7초 전 지상 관제탑으로부터 적정 속도로 높이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충돌 4초 전에는 기내 경보장치인 ‘스틱 셰이커’의 경고음과 경고방송이 나온 정황도 녹음에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날 때까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에서는 속도나 활주로 접근 각도 등에서 어떤 이상 징후도 없었으며 엔진, 바퀴 등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덧붙였다. 착륙을 시도할 때 속도가 너무 느려 엔진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에 따라 출력을 올렸을 때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사실도 확인됐다. 하강하기 위해 날개도 30도 아래로 젖혀졌고 바퀴도 정상적으로 나와 있었다고 NTSB 측은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자동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과 관련해 허스먼 위원장은 “글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던 게 사고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나 활주로 지시등을 비롯해 조종사의 착륙을 돕는 다른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아시아나항공 측이 기체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으며 미국 교통 당국도 조종사의 과실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허스먼 위원장은 “아직 조사는 한참 멀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퍼즐 조각 전부를 맞추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7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한국 정부 합동조사단은 8일 NTSB와 함께 블랙박스 해독 작업에 본격 합류한다. 샌프란시스코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시대] 다문화 사회와 국가품격/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다문화 사회와 국가품격/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한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으면서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길은 국가의 품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격은 그 나라의 소프트 파워이자 경쟁력 그 자체로 오늘날 세계 각국은 트리플에이(AAA) 국격 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국가의 품격을 재단하는 데는 여러 잣대가 있다. 국제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글로벌 표준이 국민생활 속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고 있느냐 하는 점 또한 국격 판정의 중요한 바로미터일 것이다. 이제 문화다양성 수용은 국가의 품격을 가늠하는 시대적 척도가 되었다. 오늘날 국가·지역 간 통합과 상호 의존이 심화되어 감에 따라 인구 이동 또한 더욱 활발해져 국경 개념이 무색해졌다. 어느 나라에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거주 외국인 150만명의 다인종·다문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수많은 글로벌 시민들이 ‘기회의 땅’ 한국행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땅을 선택한 이 시민들이 지닌 ‘다름’과 ‘차이’가 더 이상 장애 또는 곤란이 아니라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자 국가발전의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시대임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포용하여 문화융성을 향한 동반자의 여정을 함께 가야 한다. 국민 인식 및 법·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합치시키고 동시에 사회적 캠페인을 부단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 유엔은 세계 193개 이질적 회원국 간 화합과 조화를 추구하는 지구촌의 대표적 결집체다. 한국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사는 국제사회 흐름의 축소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유네스코는 다문화 현상의 범세계적 확산을 일찍이 내다보고 2001년 채택한 ‘세계문화 다양성 선언’ 제1조에 ‘교류·혁신·창조의 근원으로서 문화다양성은 인류에 필요한 것’이라 명시했다. 우리는 바로 이웃한 아세안이 ‘다양성 속의 조화’라는 기치 아래 모범적인 다문화·다인종사회를 발전시켜 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공동체 출범을 목표로 지역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는 아세안은 다양한 민족, 언어, 종교, 정치체제 및 경제발전 차이 등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괄목할 만한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유럽연합(EU)에 이어 가장 성공한 지역협력체의 모범사례로 칭송받고 있다. 한-아세안센터는 최근 ‘다문화 국제워크숍’을 개최하고 한국 다문화사회 발전에 대한 아세안의 기여와 미래 파트너십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아세안 출신 국내 이주민 수의 급속한 증가추세 속에 현재 15만명의 노동 이주민과 7만명의 결혼 이주여성이 동남아 출신이며, 특히 다문화가정 출생 자녀 둘 중 한 명은 동남아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이런 동남아 이주민들이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화 얼굴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사회 통합의 상징적 역할을 하고 한국과 동남아를 매끄럽게 연결시켜 주는 끈끈한 고리가 되도록 국민적 관심을 기울이자. 지난 반세기 동안 불굴의 투지와 성취욕으로 무장한 우리 국민들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전세계 개도국들에 오늘의 한국은 자신들이 닮고 싶은 내일의 자화상이라는 꿈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숙한 다문화사회 정착을 통해 지구촌의 행복을 이 땅에서 실현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품격의 나라가 될 것이다.
  • 미래부, 개도국에 과학기술 전수 나선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개도국의 역량 개발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2013년도 개도국 과학기술 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5일 밝혔다. 선정된 사업들을 보면 크게 기관협력 사업과 적정과학기술 거점센터 지원으로 나뉜다. 기관협력 사업에는 에티오피아(시멘트 생산기술), 엘살바도르(씨감자 생산체계 구축), 스리랑카(구강암 억제), 인도네시아(바이오에너지 식물 품종개발), 탄자니아·케냐(아프리카 약용식물의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 캄보디아(기초과학 교육 인프라 구축), 미얀마(감염병 진단 표준화 기술 지원) 등이 선정됐다. 개도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지원하는 적정과학기술 지원 사업에는 글로벌 물 적정기술 거점센터 구축 사업(캄보디아)이 선택을 받았다. 향후 4년간 10억~30억원이 지원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 ODA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유전자원 이익공유 시대에 잠자고 있는 국익/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유전자원 이익공유 시대에 잠자고 있는 국익/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부분의 생물자원에는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원을 이용해서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을 만들어 커다란 수익을 올리는 유전자원 블루오션 시대가 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의 공포가 전세계를 휩쓸 때, 유일한 치료약을 개발한 스위스의 로슈사는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다. 로슈가 10년 동안 생산시설을 완전 가동하더라도 세계 인구가 복용할 타미플루의 20%밖에 생산할 수 없다고 하니, 앞으로 또 얼마나 수익을 올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타미플루 사례를 보는 자원부국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남의 나라 유전자원을 마음대로 활용해서 수익을 올리는 시대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전자원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가 2010년 탄생했다. 현재는 18개국이 비준을 마친 상황이나 20여개국이 비준절차를 밟고 있고, 유럽연합(EU) 27개국이 무더기로 금년 말쯤 비준할 예정이어서, 의정서의 발효요건인 50개국이 비준하는 시점이 2014년쯤엔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의정서에 따르면, 남의 유전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려는 사람은 유전자원 원산지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제품 판매 수익의 일정부분을 유전자원 제공자와 공유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더 이상 유전자원을 반출해 갈 수 없도록 국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익공유제도가 생물다양성 보호 차원에서 국제적 환경보호의 이름하에 시행되려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직 의정서 비준 입장은커녕 관련 법규 정비작업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평창에서 내년 10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개최되는데도 말이다.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나고야의정서 비준 촉구서한을 보내왔다. 우리나라가 의정서 비준을 미룬다고 우리 바이오기업들이 외국의 유전자원을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국제적으로 이익공유에 관한 국내법규가 완비되고 있는 추세라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곳곳에서 이미 접근허가와 이익공유 체제에 직면하고 있다. 의정서 가입국이 아니면, 오리혀 우리기업들이 과도한 이익공유 요구에 직면하더라도 의정서상의 “공평한” 이익공유 원칙조차 주장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우리의 유전자원을 외국기업들이 수탈해 가더라도 속수무책이다. 하루속히 의정서 비준과 관련 국내법령을 완비하여 생물다양성총회 개최국가로서 선도적인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심어야 한다. 어차피 막이 오른 생물자원 전쟁의 시대에서 자원을 끊임없이 외국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 바이오산업의 생존전략은 시대의 흐름을 앞서나가 실리를 챙기는 길밖에 없다. 우리와 유사한 처지에 있는 일본이 총 2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개도국 지원을 약속하면서까지, 왜 그토록 유전자원 이익공유 체제 수립에 앞장서서 의정서 이름에 ’나고야’를 새겨 넣었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우리 ‘평창’의 이름을 역사에 남길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하는 일은 미래의 블루오션인 바이오산업의 사활이 걸린 일이다. 국제사회에 부끄럽지 않게 최소한 50만 달러 정도의 기부라도 약속하기 위해서는 내년 예산심의가 진행 중인 지금 나고야의정서 체제의 중요성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환경담당 부처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효과적인 업무협조 체제를 갖추기 위한 국내의 행정관리 시스템도 정비하고, 바이오기업들도 교육시켜야 한다. 생물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이나 지역공동체 측에도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인식시켜야 한다.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청계천:거꾸로 흐르는 역수(逆水)가 서울 풍수의 핵심 서울은 하천의 도시다. 서울 바닥에는 35개의 하천이 흐른다. 큰 하천은 강(江)이요, 작은 하천은 내(川)다. 한강이 모든 하천의 본류이자 유일한 강이며 나머지 청계천, 중랑천, 홍제천, 불광천, 양재천, 안양천, 탄천, 고덕천, 성내천 등이 한강의 지류인 하천이다. 하천의 발원지는 대부분 북한산, 도봉산, 남산, 관악산이다. 2000년 이전에는 한강을 제외한 34개 하천의 31%가 복개돼 생명을 잃었다. 2005년 10월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19개 하천 복원 계획이 세워져 지금까지 15개의 하천이 되살아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절반가량의 하천이 청계고가를 뜯어내고 복개도로의 배 속을 갈랐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다. 빛과 바람이 끊기면서 광합성 활동이 정지된 지하 세계에 남아 있다. 정도전의 북악주산설(北岳主山說)에 의한 한양 풍수의 핵심은 북악을 주산으로 목멱산(남산)이 내명당(內明堂)을 이루는 혈(穴) 자리에 경복궁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도읍 중심부에 개천(청계천)이 흐르고 외명당(外明堂)을 이루는 목멱산과 관악산 사이에 한강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청계천을 내수(內水), 한강을 외수(外水)라고 불렀다. 서울을 관통하는 두 개의 하천, 한강과 청계천은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본류인 한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황해로 흘러가지만 지류인 청계천은 역으로 북악에서 발원해 사대문 중심부를 흐르고서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청계천을 역수(逆水)라고 한다. 풍수에서 ‘세상만사는 순(順)해야 하나 지리(地理)는 역(逆)해야 한다’는 이치 그대로다. 풍수에 따르면 거꾸로 흐르는 청계천의 역기(逆氣)가 사대문 안을 조선 도읍터로 600년 세월을 버티게 한 ‘힘’이라고 풀이한다. >>한강의 섬과 나루:여의도 등 10여개 크고 작은 섬들 물길 따라… 뚝섬, 잠실(잠실도), 여의도, 난지도가 대표적 하중도(河中島)였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300년 전 강원도를 여행하고 나서 “홍수가 나서 산이 무너지면 한강으로 흘러들어 한강의 깊이가 점점 얕아진다”라고 기록했다. 한강을 따라 흘러들어 온 모래와 흙은 자연 제방과 삼각주 섬을 형성했다. 한강변 지명에 섬 도(島)와 나루 진(津) 자가 많이 들어 있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밤섬, 노들섬, 선유도를 하중도의 전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한강에는 뚝섬, 잠실도, 여의도, 난지도 같은 큰 섬을 비롯해 석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같은 크고 작은 10여개의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광나루(광진)부터 뚝섬, 이촌, 노량진, 양화진(합정)까지 은빛 백사장으로 이어져 강(江)수욕을 즐기던 자연 휴양지였다. 뽕나무가 숲을 이룬 잠실은 대대적인 매립공사가 이뤄진 1971년 이전에는 강북 쪽에 근접해 있었다. 지금은 내륙의 인공호가 돼 버린 석촌호수는 한강의 물줄기가 이곳으로 흘렀던 유일한 증거로 남았다. 난지도는 이름처럼 꽃섬이었지만 쓰레기매립장으로 둔갑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정선의 그림에 등장하는 경승지였으며 얼음을 채빙하는 벌빙꾼이 살았다. ‘신선이 노닌다’는 선유도는 정수장이 되었다가 공원으로 돌아왔다. 1968년 한강제방과 여의도를 짓는 골재 채취로 파괴된 밤섬은 자연의 치유력으로 기적처럼 되살아나 철새도래지가 됐다. 지금은 서강대교를 머리에 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은 전국의 재물이 모이는 수운(水運)의 중심지였다. 한강 중 한양을 감싸고 흐르는 강을 경강(京江)이라고 불렀는데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경강상인들이 용산과 마포 그리고 서강 나루를 주름잡았다. 두모포(두무개)와 뚝섬은 땔나무의 집산지였다. 송파나루에는 쌀과 지방 특산품 등이 몰렸다. 고려시대 한강은 사평도(沙平渡) 또는 사리진(沙里津)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래 천지였다. 광나루, 뚝섬, 난지도 등이 퇴적 사면이며 백사장이었다. 한강 나루를 이루는 이촌은 사평리(沙坪里)라고도 불렸고 광나루 둔치는 서울의 마지막 강수욕장이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구호가 난무했던 1959년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 20만 인파가 구름 떼처럼 몰린 곳이 한강백사장이었다. 한강제방이 축조되기 전 경원선(지금의 용산~성북 간 전철) 철길 바로 옆 지금의 동부이촌동에서 흑석동까지가 바로 그곳이다. 이때 강물은 흑석동~노량진 언덕에 붙어 가늘게 흐르고 있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10만, 15만명의 인파가 강수욕을 즐겼다. 겨울이면 천연 얼음 스케이트장이 제공됐다. 60년 전 한강 풍경이다. >>3차례 한강 개발:개발독재시대의 비극 3차례의 한강 개발 사업은 한강의 쓰임새와 풍광을 바꿨다. 지도를 다시 그려야 했다. 강변은 콘크리트 호안과 도로가 됐으며 강수욕을 즐기던 모래밭은 매립용 모래로 쓰였다. 한강은 ‘강물’이 주가 아니라 ‘강변’이 주가 되는 이상한 강이 됐다. 손이나 발을 담글 수 없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변했다. 일차적인 원인은 홍수와의 전쟁 때문이었다. 한강 상류에 댐이 없고, 제방이 없던 시절 물난리는 최악의 재앙이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용산, 뚝섬, 광진, 여의도, 잠실, 압구정동, 신사동, 반포, 잠원이 잠겼다. 이때 몽촌토성과 암사동 유적지가 발견됐다. 한강은 자원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한강철교 폭파에서 보았듯이 군사정권은 한강을 피란 시간 확보 대책용으로 여겼다. 1967년 김현옥 서울시장이 급조한 ‘한강 개발 3개년 계획’에 따라 강변을 메워 제방을 쌓았고, 제방 위에 강변도로가 건설되고, 여의도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윤중제가 건설되고, 잠실이 내륙이 됐다. 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을 목적으로 한강을 파괴한 것이다.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대비용으로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진행된 ‘한강종합개발계획’에 따라 2개의 수중보(잠실보와 신곡보)와 올림픽대로, 한강둔치공원이 들어섰다. 두 번의 공사를 거친 이후 한강은 본모습을 잃었다. 풍광은 사라졌다. 혹자는 ‘빠질까 봐 겁나는 강’ ‘거대한 콘크리트 호수’라고 깎아내린다. 개발독재시대의 즉흥적인 개발이 빚은 비극이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는 2001년 펴낸 ‘한강의 어제와 오늘’에서 1982년 착공한 한강종합개발사업을 “말끔하게 정리된 한강의 모습이 보기에 좋을지 모르나 자연미의 상실과 함께 한강 본래의 생태계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말았다.…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 자연 하천의 모습을 앗아갔으며 생명 서식지 교란으로 한강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 도심 속에서 한강 생태계가 갖는 기능과 역할은 경제 가치로는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라고 기록해 놓았다. 2007년 오세훈 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도 구호만 요란했을 뿐 저수 제방 탈피, 호안 콘크리트 철거라는 한강 복원의 핵심에는 손이 미치지 않았다. ‘유람선과 요트가 떠다니는 한강’이라는 서구식 만화경에 매달려 본질에 접근하지 못했다. >>한강 복원:도시고속도로 울타리를 걷어내자 동서로 뻗은 두 개의 도시고속도로가 거대한 철책선처럼 한강을 남과 북으로 갈라놓고 있다. 강은 도시와 유리된 채 따로 흐른다. 서울은 남과 북으로 인위적으로 절단됐으며 서울 사람은 강북 사람, 강남 사람으로 나뉘었다. 양쪽은 다리로만 통행한다.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부분적으로 열렸지만 강북 사람은 강북 쪽으로, 강남 사람은 강남 쪽에서 다닐 뿐이다. ‘한강의 남북 절단’에서 ‘한반도의 분단’이 떠올려진다. 환경학자들은 두 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꿔서 건널목과 신호등을 놓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건너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스전용차선을 놓거나 전차를 놓는 방법도 제시됐다. 한강은 사람들을 위해 심장(잠실)과 내장(여의도)을 아파트 택지로 내놓았다. 두 개의 보(洑)가 목젖과 다리를 각각 누르고 있고, 29개의 한강 다리가 포박하고, 고층 아파트 숲이 태양과 바람을 가로막고 있다. 양팔과 두 발은 올림픽대로와 강변도로가 돼 꼼짝달싹 못하지만 묵묵히 흐를 뿐이다. 이제 한강을 풀어줘야 한다. 한강은 대한민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지난해 서울 시민 1000명에게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37%가 한강을 꼽았다고 한다. 남산타워(35%)와 경복궁(25%)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에게도 ‘한강의 기적’은 한국과 한국의 경제성장을 대표한다. 우리는 60년 전 아름다운 섬과 백사장이 있었던 시절의 한강을 잠시 잊고 있다. 다리 위에서, 배 위에서, 자전거 위에서,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강이 아니라 손발을 담글 수 있는 강이 필요하다. 사람이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한 한강 복원이 이뤄져야 서울 소통, 한민족 통합도 가능하다. 서울이 세계 최고의 관광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는 건 덤이다. 파괴된 밤섬이 20년 만에 기적처럼 스스로 살아난 것이 그 예언이다. joo@seoul.co.kr
  • 그물로 무법 오토바이 잡는 ‘경찰 스파이더맨’

    그물로 무법 오토바이 잡는 ‘경찰 스파이더맨’

    베트남 경찰이 스파이더맨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개발한 무기로 오토바이 교통단속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관심을 끌고 있는 무기는 바로 그물총. 방아쇠를 당기면 총탄 대신 그물이 발사돼 목표물을 감싸는 기발한 무기다. 베트남 탄호아에서 경찰에 지급된 그물총은 무법천지 주행을 일삼는 오토바이를 정지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검문 또는 정지신호 무시하거나 과속 주행하는 오토바이에 쏘면 바퀴가 그물에 엉퀴면서 오토바이는 쓰러져버린다. 사정거리도 15m로 비교적 넉넉해 경찰이 민첩하게 반응한다면 오토바이는 백발백중 그물에 걸려 넘어진다. 탄호아 경찰 관계자는 “손목에서 발사되는 스파이더맨 그물과 똑같은 건 아니지만 그물총은 오토바이 문제에 매우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탄호아 경찰은 이전에도 오토바이 단속에 그물을 사용한 적이 있다. 당시 여론은 “바보 같은 짓이다.” “완전히 무용지물 대책이다.”이라는 등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총 형식으로 제작된 그물발사기가 나오자 여론도 달라졌다. ”베트남에선 기술이 부족하고 재원도 모자라는데 매우 실용적인 도구가 될 것 같다. 전국에 보급할 만하다.” “개도둑과 오토바이 도둑을 잡는 사람들을 위해 누구나 원하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등 호의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 글로벌 포스트는 “그물총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대량 생산돼 베트남 전국에 보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천국이다. 인구 3명당 1명꼴로 오토바이가 보급돼 있다. 사진=인터넷 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기고] 빌 게이츠가 본 한국의 농업/이양호 농촌진흥청장

    [기고] 빌 게이츠가 본 한국의 농업/이양호 농촌진흥청장

    얼마 전에 방한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창조경제와 에너지, 원전 문제 등을 놓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농업에 대한 그의 관심과 세계 농업분야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이었다. 그는 1960년대 최빈국에서 50년 동안 괄목한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이 ‘원조를 받은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유일한 국가’가 됐다며 큰 관심을 가졌다. 한국이 앞으로 세계 농업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빌 게이츠가 언급했듯, 우리의 농업정책 발자취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하다. 1970년대에 보급된 다수확 품종 ‘통일벼’는 쌀 자급이란 식량혁명을 일으키며 힘들던 보릿고개를 극복하게 했고, 1980년대의 시설재배는 신선한 채소를 사시사철 공급해 우리의 식탁을 말 그대로 별천지로 만들었다. 이것이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된 식량증산을 뜻하는 ‘백색 혁명’이다. 우리는 이런 성과물에 힘입어 지난 2011년 겨울 부산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 총회에서 개발도상국 발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우리의 성공 사례는 개도국 지도자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지금까지 15개 개도국에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센터를 설립해 첨단 기술을 전파하고 농업 협력사업들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이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고 널리 알려져 개도국들로부터 설립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5곳을 더 늘릴 예정이다. 감자가 주식인 아프리카의 알제리에는 3년간에 걸쳐 KOPIA센터를 통해 씨감자를 생산하는 조직배양과 수경재배, 병 검정 기술을 전수했다. 그 결과, 사막 기후에서도 병이 없는 씨감자를 생산하게 돼 알제리는 연간 1억 달러 정도의 씨감자 수입 비용을 줄이고 있다. 태국은 우리의 아시아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 사업을 통해 교잡종 옥수수 종자 생산이 가능한 기술을 전수받아 농가의 종자 구입비를 40%까지 줄이고, 생산성은 두 배 이상 향상시켰다. 태국 정부는 더 나아가 국책 사업으로 교잡종 옥수수 단지를 확대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해외 농업기술 협력사업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도국과 기술협력을 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농업기술 협력은 단순한 원조를 넘어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극복하고 개도국과 상생 발전하기 위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농업기술 협력을 통해 민간기업의 진출을 촉진할 수 있고, 기술 전수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인력을 양성할 수도 있다. 다수확 신품종인 밀을 개발, 10억 인구를 기아에서 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노먼 볼로그 박사는 “식량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의 도덕적인 권리”라고 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먹을 권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한 것이리라. 우리는 이제 세계가 부러워하는 농업 선진국이 됐다. 볼로그 박사의 마음처럼 우리의 농업기술 노하우는 앞으로 더 많은 개도국으로 전수돼야 할 것이다.
  • 지방공기업 정보 상장사 수준으로 공개

    지방공기업 정보 상장사 수준으로 공개

    앞으로 지방 공기업도 상장기업 수준 이상으로 정보를 확대 공개한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지방재정 공시 지침’을 지자체에 통보하고 관련 법령 개정에 들어간다고 3일 밝혔다. 지자체별로 매년 공시하는 재정 정보는 기존의 일반채무와 지급보증채무 외에도 복식부기에 따른 부채와 민자사업의 재정 부담액, 지방 공기업 부채 등이다. 복식부기 회계 기준을 도입하면 공공 부문의 부채를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조 5000억원 적자로 사상 최대 경영 손실을 기록한 지방 공기업의 경영 정보 공개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이익 배당 현황과 정규직 전환 실적, 임원 국외 출장 현황 등이 모두 공시된다. 안행부는 경영수지와 부채 1조원 이상, 3년 연속 적자 기업 등에 대한 통계도 공개해 해당 공기업의 경영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의 경영 정보도 관련법 제정과 함께 공개를 추가하게 된다. 또한 투·융자심사 대상 사업 등 대규모 투자사업의 추진 상황도 상세히 공개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계약 발주부터 대가 지급까지의 과정을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게 된다. 안행부는 이렇게 되면 지난해 현재 25개인 지자체 재정 공시 항목이 올해 40개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매년 전체 지자체의 공시 결과를 종합해 공개하는 통합 공시 항목도 기존의 9개에서 16개로 확대한다. 지자체 부채 비율과 재정 자주도, 사회복지비 지출 비율, 지방세 비과세·감면율 등이 신규 공개 대상이다. 또 교육부와 협조해 지방교육재정 등을 포함한 지방재정 통계를 추계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보는 안행부의 재정 정보 공개 사이트인 재정고 홈페이지에서 10월까지 통합 공시된다.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근거 법률이 필요한 출자출연기관 관련 법률 제정과 관련 시행령 개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뗏목 타고 포도 따고… 가족과 ‘힐링여행’ 떠나요

    뗏목 타고 포도 따고… 가족과 ‘힐링여행’ 떠나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피서지에 대한 ‘폭풍 검색’이 시작되는 시기다. 특히 자녀들의 여름방학에 맞춰 휴가 계획을 세워야 하는 가정마다 힐링과 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여행지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을 터다. 이럴 땐 농산어촌 체험 마을이 좋은 대안이 된다. 어른들에겐 고향의 향수를, 아이들에겐 싱싱한 농촌 체험을 안겨주는 힐링 명소 다섯 곳을 소개한다. ① 종갓집만 8곳 경북 영덕 인량 전통테마마을 극히 드물게 한 동네에 8개 성씨의 종실이 있는 마을(narabori.go2vil.org)이다. 걸출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된 만큼 역사와 전통이 마을 곳곳에 살아 숨 쉰다.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과 이색, 나옹화상 등이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인량’(仁良)이란 이름도 마을의 풍속이 순후하고 효행과 학문이 높은 선비가 많아 붙여졌다. 400년 가까이 우계파 종가 노릇을 하고 있는 우계종택 등 도시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고택들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차 타고 종택 둘러보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유교 전통과 예절 등을 배우는 시간도 갖는다. 주변에 고래불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도 많다. ② 벌꿀 딸 수 있는 전남 순천 용오름마을 꿀벌이 테마인 마을(oreum.go2vil.org)이다. 대단위 한봉업을 하는 마을이어서 꿀 채취는 물론 밀랍을 이용한 양초 만들기, 한봉 분양받기, 꿀벌 생태 관찰 등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햇볕에 말린 태양초 고추에 벌꿀을 넣어 만든 태양초 꿀고추장을 이용한 요리는 이 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농사 체험뿐 아니라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도구로 물고기를 잡거나 활 쏘기 등 전통 체험도 할 수 있다. 마을 안쪽으로 흐르는 계곡에선 물놀이를 즐기기에 딱 좋다. 자그마한 마을을 돌아 나가는 물줄기치고는 제법 깊고 빼어나다. ③ 포도가 주렁주렁 충북 영동 금강모치마을 갈기산과 비봉산을 돌아 나온 금강 상류의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마을(mochi.go2vil.org)이다. 갈기산 기암절벽에서 흘러내리는 샘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한 이후부터 장수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적인 포도 산지 가운데 한 곳인 학산리에 터를 잡고 있다. 포도와 블루베리 등을 수확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직접 딴 포도와 블루베리로 와인이나 잼 등을 만들기도 한다. 맑은 금강에서 ‘올갱이’(다슬기의 사투리) 잡기 등 다양한 물놀이와 나무 ‘구루마’(수레) 타기 등의 전통 체험 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월류봉과 반야사, 등이 꼽힌다. ④ 얼음 같은 계곡물 경기 양평 수미마을 맑은 물과 맛있는 쌀의 산지란 뜻에서 이름 지어진 마을(soomyland.com)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멀지 않다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도농 교류 홍보 메신저’로 선정된 축구 선수 송종국 가족이 홍보 영상을 촬영한 장소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여름철엔 역시 물가에서 즐기는 수중 슬라이드가 인기다. 원시어로법인 노방렴으로 물고기 잡기, 딸기 찐빵과 인절미 만들기 등의 이색 체험 프로그램도 관심을 끈다. 차로 5~10분 정도 나가면 곤충박물관과 민물고기생태학습관, 황순원문학관 등의 다양한 체험 학습관과 만날 수 있다. 용문산과 산음자연휴양림도 가깝다. ⑤ 해수욕장·갯벌 동시에 충남 서천 동백꽃마을 형상이 조개를 닮았다는 마을(camellia.invil.org)이다. 조개가 많이 나 합전(蛤田)마을이라 불리다 봄과 여름철 마을 곳곳에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에 착안해 동백꽃마을로 ‘개명’했다. 마을은 서쪽으로 서해와 접했고 남쪽으로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전북 군산시와 마주보고 있다. 마을 앞은 너른 갯벌, 뒤로는 대나무 숲과 크고 작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갯벌에서 썰매와 뗏목 타는 재미가 각별하다. 조개를 캐 구워 먹는 맛도 쏠쏠하다. 주변 대숲에서 나온 죽통에 밥을 지어 먹는 죽통밥, 죽염 된장찌개도 맛볼 수 있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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