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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노랗게 핀 개나리

    [포토] 노랗게 핀 개나리

    낮기온 20도 안팎의 봄날씨가 찾아온 19일 노란 개나리가 성동구 응봉산을 물들이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포토]노란빛 물드는 응봉산

    [서울포토]노란빛 물드는 응봉산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18일 서울 성동구 응봉산 자락에 개나리가 개화하기 시작했다. 2021.3.18 박윤슬 seul@seoul.co.kr
  • [포토] 개나리 ‘활짝’

    [포토] 개나리 ‘활짝’

    절기상 경칩을 사흘 앞둔 2일 대전 서구 일원에 개나리가 피어 있다. 뉴스1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기후변화가 알레르기 환자 더 힘들게 만든다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기후변화가 알레르기 환자 더 힘들게 만든다

    2021년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 됐다.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전 세계는 ‘빼앗긴 들’이 돼 ‘봄’이라는 계절을 만끽할 여유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계절이라는 거대한 자연법칙은 막을 수 없는 법이다. 모두가 기다리고 반기는 봄을 가장 먼저 그리고 고통스럽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 다름 아닌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그런데 알레르기 환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공과대(TUM) 생명과학부, 고등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빨라졌고 더 오래간다는 연구 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알러지학’ 2월 26일자에 발표했다.기관지 점막이나 코 점막이 예민한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콧물이 주르륵 흘러나온다든지 잇따른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동물의 털, 진드기, 계절이 변화하면서 갑자기 찬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올라가는 것 등 다양하다. 그중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특히 많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봄철에 발생하거나 악화된다는 특성이 있다.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목련 같은 충매화는 공기 중에 잘 날리지 않고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데 버드나무, 사시나무, 오리나무, 플라타너스 등의 풍매화에는 바람에 씨가 멀리까지 잘 날아가도록 털이 붙어 있다. 흔히 이 털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씨와 함께 나오는 우리 눈엔 잘 보이지 않는 꽃가루들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연구팀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가 언제부터 날리기 시작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독일 뮌헨과 밤베르크 등 바이에른주 지역 6곳을 지정해 1987년부터 2017년까지 30년 동안 꽃가루와 관련한 자료를 분석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봄철 꽃가루 영향을 받는 기간이 지난 30년 동안 20일가량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독일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꽃가루 영향을 받는 시기는 이보다 훨씬 빠르고 길어졌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풍매화 중 개암나무나 오리나무는 꽃가루를 날리는 시기가 매년 최대 2일씩 빨라지면서 30년 전보다 두 달가량 앞당겨졌다. 꽃가루가 영향을 주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지 않았다고 하는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등도 30년 전보다 보름가량 빨라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이산화탄소 증가로 지구가 더워지고 그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꽃이 피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면 알레르기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꽃가루도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아네트 멘젤 뮌헨공과대 교수(생태기후학)는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 준다”며 “시민과학자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을 관찰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꽃가루와 지구온난화에 관한 연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고통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마스크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26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언젠가 다가올 코로나19 종식은 기쁜 일이지만 또 다른 문제가 인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기후변화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코로나19도 그렇고 알레르기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꽃가루 문제도 모두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 낸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기후변화 만능설’이라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인간이 뿌린 불행의 씨앗이니 인간이 다시 거둬들여야 한다.
  • 올 봄꽃 평년보다 빨리 핀다…서울, 내달 23일 전후 개나리·진달래 개화

    올 봄꽃 평년보다 빨리 핀다…서울, 내달 23일 전후 개나리·진달래 개화

    올 봄 개나리와 진달래 같은 봄꽃들은 평년보다 나흘 정도 빨리 필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봄꽃 개화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2월과 3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 봄꽃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약 3~4일 정도 빠르다는 내용의 ‘2021년 봄꽃 개화시기 전망’을 5일 발표했다. 개나리, 진달래로 대표되는 봄꽃의 개화시기는 일반적으로 2월과 3월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강수량과 일조시간, 그리고 개화 직전의 날씨 변화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올해 2~3월은 일시적으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두 세 차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기온 변동폭이 크겠지만 전반적으로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봄꽃 개화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평년(1991~2020년)보다 3~4일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개나리는 3월 12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12~19일, 중부지방은 3월 22~31일에 개화할 것으로 보이며 서울은 3월 24일 경 꽃망울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진달래는 3월 13일 제주도와 부산을 포함한 경남 남해안 지역을 시작으로 그 밖의 남부지방은 3월 16~24일, 중부지방은 3월 24일~4월 3일이 되겠으며 서울은 3월 24일이 개화시기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봄꽃의 절정은 개화 후 일주일 정도가 지난 뒤이기 때문에 제주도는 3월 19일 이후, 남부지방은 3월 19~31일, 중부지방은 3월 29일~4월 10일이 되겠으며 서울은 3월 31일 경이 되겠다. 한편 올 겨울은 12월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과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번갈아 받으며 기온 변동폭이 크게 나타나 중순에는 차가운 북풍기류 때문에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잦았다. 1월 중순까지도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낮은 날이 많았으며 하순에는 기온이 높은 날이 많았지만 기온 변동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겨울비/오일만 논설위원

    매서운 ‘북극 한파’가 몰아친 후 며칠 새 포근한 기운이 감돈다. 추위를 머금은 듯 시퍼렇게 날 선 하늘은 우중충한 잿빛 하늘로 변했다. 하늘도 갑작스런 온기에 놀란 듯 눈송이를 빚다 말고 겨울비를 뿌린다. 삼한사미(三寒四微)라고 했던가, 한파 뒤에 오는 미세먼지가 싫어 차라리 추위를 붙잡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쓸데없는 기우였다. 함박눈을 기다리는 이들에겐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겠지만 켜켜이 쌓인 미세먼지를 씻어 준 겨울비가 이래저래 고맙고 정겹다. 베란다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성에 안 차 우산을 챙겨 들고 산책길에 나선다. 땅 위의 찬기와 조우한 듯 스멀스멀 안개가 오른다. 멀리 북한산 자락을 한 폭의 산수화로 바꿔 놓는 마법까지 부린다. 담장길 도열한 개나리들도 마음껏 수분 세례를 받은 덕인지 생기가 돈다. 다소 성급한 녀석들은 노란 봉오리라도 떠트릴 기세다. 봄을 재촉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겠지만 촉촉하게 대지로 스며들어 생명의 젖줄이 되리라. 일주일 있으면 입춘(入春)이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 추위, 영하의 맹추위는 물론이고 봄을 알리는 겨울비도 한두 차례 더 있을 법하다. 봄은 초속의 직구가 오지 않음을 알 만한 나이지만 그래도 봄이 펼치는 생명의 향연이 기다려진다. oilman@seoul.co.kr
  • 사랑의 디자인 프로젝트‘로 디자인 재능기부 펼쳐

    사랑의 디자인 프로젝트‘로 디자인 재능기부 펼쳐

    영남이공대는 ‘사랑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에 디자인 재능나눔을 실천했다. 사랑의 디자인 프로젝트는 CI. BI, 캐릭터, 포장디자인 개발이 필요한 중소업체나 기관, 단체 및 개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영남이공대 디자인스쿨 주관으로 진행된 ‘사랑의 디자인 프로젝트’는 지난 2004년 시민단체 디자인 개발을 시작으로 쌀 포장 디자인, 서문시장 CI, 구룡포 과메기 브랜드, 경상북도 도립예술단 CI, 대구장애인생산품 CI, 제50보병사단 CI 및 캐릭터, 대구무형문화재 전통주 하향주 BI, 대구특산물 대니골 연잎차 BI, 대구고등학교 야구부 엠블럼 등 디자인이 필요한 분야의 무료 디자인을 통해 지역사회 공동발전과 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스포츠 브랜드 리뉴얼 디자인(Sports Brand Renewal Design)’을 주제로 청구고등학교 축구팀의 스포츠 아이덴티티를 리디자인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7월부터 5개월간 영남이공대학교 디자인스쿨 학생들 30여명이 워드마크형 로고, 앰블럼, 이니셜 로고 등을 수차례의 시안작업과 공유, 수정 및 작업을 통해 리디자인 된 스포츠 아이덴티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영남이공대학교 디자인스쿨 학생들은 청구고등학교 축구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교화인 개나리를 메인 테마로 엠블럼을 디자인했으며 청구고등학교 감독 및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통해 최종 디자인을 결정했다. 영남이공대학교 디자인스쿨 최운용 교수는 “우리 학생들의 재능이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사랑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과 지역이 상생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포토] 제철 잊은 개나리 만개

    [포토] 제철 잊은 개나리 만개

    아침과 저녁으로 초겨울 날씨를 보인 12일 강원 춘천시 도심 효자동의 한 초교 주변 담에 개나리가 만개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과 나의 타이밍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과 나의 타이밍

    식물이 꽃을 피우는 순간이 회자될 때가 있다. 겨울 추위를 뚫고 나오는 복수초의 개화, 개나리와 진달래 같은 봄꽃의 개화, 그리고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에 한 번 피어나는 귀한 꽃의 만개 순간이다. 특히 ‘100년 만의 개화’라며 종종 톱뉴스로 등장하는 식물이 있는데, 알로에와 닮은 파인애플과 식물인 아가베다.미국과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자생하는 아가베는 특별한 개화 패턴을 갖고 있다. 모든 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가베는 짧게는 30년, 길게는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꽃이 지는 동시에 죽는다. 이것은 모든 영양분을 꽃을 피우는 데에 다 쓰기 때문이다. 20~30년 후에 다시 꽃을 피우는 종도 있다. 아가베가 꽃을 피웠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사람들은 이 귀한 꽃을 보기 위해 식물원을 찾는다. 온실에는 꽃을 피운 아가베 앞에 커다란 안내문이 걸려 있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아가베 꽃 앞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게 이렇게 흥분할 일인가 싶다가도, 안내 문구 속에 담긴 ‘백 년에 한 번 피는 꽃!’이라는 표현을 보면 태도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내 생애 단 한 번도 보기 힘든 꽃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조차 붐비는 인파를 뚫고 이 식물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아가베란 식물을 세기의 식물, 행운의 식물이라 부른다.미국에 아가베가 있다면 동북아에는 대나무가 있다. 대나무는 아가베보다도 꽃이 더 귀하다. 마을에 자리잡은 대나무가 3대에 걸쳐 한 번도 꽃을 피운 적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고, 꽃이 핀 지가 너무 오래돼 언제 피었다는 기록이 없어 도대체 얼마 만의 개화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통계상으로는 60~12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언젠가 일본의 식물원에 갔을 때, 사람들이 꽃이 핀 대나무를 둘러싸고 있던 풍경을 봤다. 이들이 이토록 대나무 꽃을 좋아하고 있었나. 게다가 대나무 꽃은 사람들이 꽃에 기대하는 화려한 색과 형태도 아닌데…. 이런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대나무 꽃을 좋아하기보단 이렇게 희귀한 꽃을 볼 수 있는 기회, 내게 온 행운을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숲을 다니다 보면 가끔 이런 행운을 바라게 될 때가 있다. 꽃과 내가 만나는 순간, 식물이 만개한 모습을 포착하는 행운. 식물세밀화 기록을 위해 식물을 관찰하다 보면 아무리 식물을 자주 찾더라도 절정의 순간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자연의 시간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식물은 늘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나만 노력하면 쉽게 그 순간을 맞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온종일 해당 식물만을 관찰할 여유를 가진 것도 아닌 데다 올해처럼 특별한 이유로 외출과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는 경우, 다시 식물을 찾았을 때 꽃이 진 모습만 볼 뿐이다. 올해 나는 분홍미선나무를 그리기 위해 몇 번이고 나무를 찾아갔다. 하지만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를 만나거나, 이미 꽃이 지고 난 후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외출을 자제해야 했던 길지 않은 단 며칠 사이 피어버린 꽃은, 다시 찾아갔을 때는 다 떨어져버렸다. 그렇게 나는 올해 부쩍 식물과 나 사이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모니터링하던 식물을 누군가 채취해 간 경우도 있었고, 비가 유독 많이 와서 꽃이 피기도 전에 꽃망울이 떨어져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시기가 맞지 않아 관찰을 못 해 내년 혹은 내후년을 기약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마침 시기가 잘 맞아 문득 찾은 꽃이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본 경험도 있다. 내게 아가베 꽃이 60년 만에 피었든, 대나무가 100년 만에 꽃을 세상에 내보였든, 그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한 해에 여러 번 피더라도 내가 관찰해야 하는 바로 그 종의 개화만이 기다려진다. 그러니까 결국 내가 지금껏 완성한 식물세밀화는 식물과 내가 만든 필연적 만남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꽃은 결국 나와 식물 사이 적절한 타이밍의 산실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름 어느 날 출근길 버스 정류장 화단에서 보라색 나팔꽃이 활짝 핀 것을 보았다면, 그것은 아침에만 피었다 오후에 져버릴 나팔꽃의 귀한 만개 순간을 만난 것이다. 지루한 장마 직전에 줄기를 곧게 뻗은 상사화를 만났다면, 그것 역시 간발의 차이로 접한 소중한 순간이다. 장마에 줄기가 꺾여버려 상사화를 채 알아보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의 수를 떠올리면 지금 내 앞에 있는 흔하디흔한 코스모스 한 송이조차 소중하게 느껴진다.
  • 가을 야생버섯 중독사고 주의보

    가을 야생버섯 중독사고 주의보

    가을철 산에 많이 나는 야생버섯을 함부로 섭취하면 생명이 위독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4일 추석을 앞두고 벌초나 성묘뿐 아니라 등산 시기를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야생버섯 채취와 섭취를 금할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야생버섯을 맨눈으로 관찰해 독버섯과 식용버섯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한다. 독버섯은 식후 30분~3시간 이내 중독증상이 나타나고 구토·발열·설사 등 위장장애뿐 아니라 성분에 따라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독버섯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속설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독버섯은 색이 화려하다고 전해지지만 그렇지 않다.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거나 대(자루)에 턱받이가 없는 버섯, 벌레가 먹지 않는 버섯도 사실과 차이가 있다. 특히 끓는 물에 삶거나 기름에 넣고 요리하면 독성이 없어진다는 인식이 중독사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2000년 대한내과학회지에 따르면 독버섯인 ‘개나리광대버섯’(사진)을 섭취한 16명 중 2명이 숨졌다. 2015년 대한임상독성학회지에서는 ‘붉은사슴뿔버섯’을 2~3조각으로 자른 뒤 삶아 섭취한 후 심한 탈모와 피부가 벗겨지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與 야심작’ 임대차법, 반대가 더 많았다…반대 49.5%, 찬성 43.5%(종합)

    ‘與 야심작’ 임대차법, 반대가 더 많았다…반대 49.5%, 찬성 43.5%(종합)

    정부와 거대여당이 야심차게 밀어붙인 계약갱신청구권제 및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해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4∼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개정 임대차보호법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반대 49.5%, 찬성 43.5%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 수도권에서는 반대 50.0%, 찬성 40.3%로 격차가 10%포인트 가까이 됐다. 비수도권에서도 반대 49.0%로 찬성(46.7%)보다 더 높았다. 수도권의 자가 소유자의 경우 반대 55.9%, 찬성 36.5%로 반대가 훨씬 높았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與 국회서 ‘속전속결’ 임대차 3법 통과 국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개정안은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 연장을 보장받을 수 있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했다. 다만 집주인이나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게 했다.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가운데 나머지 전월세신고제인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 4일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1일부터 전월세 거래를 하면 30일 안에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보증금 및 임대료, 임대 기간 등은 어떻게 되는지 주요 계약사항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까지 제출해 신고 접수를 완료하면 확정일자도 자동 부여된다.윤희숙 “경제효과는 전세제도 소멸”“4년마다 임대료 껑충, 월세 돌릴 듯” 미래통합당은 본회의에 임대차 3법이 상정되자 반대토론만 하고 전원 퇴장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소위원회 구성, 심리와 토론도 없이 상정된 법안에 표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통인 윤희숙 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권이 통과되자 “개정된 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아니라 주택임차보호법으로, 임대인을 법의 보호 테두리 밖으로 밀어낸 것”이라면서 “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 전세제도 소멸”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 법은 선동적이기까지 하다. 임대인은 적이고 임차인은 친구라는 선언을 하고 있으니 정책을 실제 작동하게 하는 것이 법안의 진정한 목적이 아니라는 뜻”이라면서 “저열한 국민 갈라치기 정치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제도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잠기고 4년마다 임대료가 한꺼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또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많아져 임차인의 부담이 커질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도 “전세 물량이 부족하고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올라가는 시기에 임대차법까지 시행돼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지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가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7개월 만에 최고김현미 “임대차 3법 통과되면 안정” 실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크게 뛰었다. 임대차 3법 시행 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서둘러 올리고 있고 실거주 요건 강화와 저금리 등 영향으로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은 7월 27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4% 올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면서 주간 기준으로 올해 1월 6일 조사 이후 7개월여만에 최대 상승한 것이다. 강동구(0.28%)를 비롯해 강남(0.24%)·서초구(0.18%)·송파구(0.22%) 등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동구는 고덕·강일·상일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강남구는 개포ㆍ대치동 구축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단지 위주로, 송파구는 잠실동 인기 단지와 문정동 구축을 위주로, 서초구는 정비사업 이주 영향이 있는 잠원동 인근 단지와 우면동 위주로 각각 올랐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84.9㎡는 3월 11억원 수준이던 전셋값은 3개월 만에 1억 5000만원 뛴 6월 12억 5000만원(11층)에 거래됐고 현재 보증금 13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8㎡(이하 전용면적)는 6월까지 7억원 안팎에 머물던 전셋값이 한 달 만에 1억원 이상 뛰어 현재 8억원을 넘어섰다. 김현미 “임대차 3법, 시장 확연히 달라질 것”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임대차 3법이 (본회의를) 통과되고 나면 시장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약갱신청구권 등은 프랑스, 미국 이런 데서도 다 시행되는 제도”라면서 “이 제도가 통과되면 기존 계약에도 적용돼서 시장 안정세는 확실하게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 고위공무원 부동산 업무배제 찬성 73.7% 한편 리얼미터가 지난 5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다주택 고위공직자를 부동산 업무에서 배제해야 하는지’를 물은 여론조사에선 배제에 찬성하다는 응답이 73.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맡아도 상관 없다’는 16.1%, ‘잘 모름’은 10.2%였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였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종부세 최대 6%’ 부동산3법 국회 통과…집 팔려면 내년 5월 안에(종합)

    ‘종부세 최대 6%’ 부동산3법 국회 통과…집 팔려면 내년 5월 안에(종합)

    통합당, 본회의 출석… 표결 참여는 안해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을 겨냥해 종합부동산세를 최대 6%로 올린 종합부동산세법을 비롯한 7·10 부동산 대책 실행을 위한 이른바 ‘부동산 3법’ 등 세법 후속 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입법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또는 고가 1주택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내년부터 많이 늘어날 예정인 가운데 종부세 부과 대상자들이 ‘종부세 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내년 5월 말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다주택자·고가 1주택자 ‘종부세 폭탄’ 피하려면 내년 5월말까지 집 팔아야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날 표결은 거대의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뤄졌다. 미래통합당은 본회의에는 출석했지만 부동산법을 비롯한 쟁점법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여당은 ‘불로소득 환수’를 위해 내년부터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시 양도소득세를 중과(重課)할 예정이어서 현행 세율대로 양도세를 내기 원한다면 마찬가지로 내년 5월 말까지 주택을 팔아야 한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했다. 다만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시점은 내년 1월 1일 이후 신규 취득하는 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법인이 보유한 주택 양도세 기본세율에 더해 매기는 법인세 추가세율을 현행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종부세 세율 최대 3.2% → 6%로 인상 종부세법 개정안은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에 대해 과세표준 구간별로 세율을 현행 0.6∼3.2%에서 1.2∼6.0%로 올렸다. 국세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지방세 관련 개정안도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지방세법 개정안은 조정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증여받을 때 취득세율을 현행 3.5%에서 최대 12%로 올렸다. 지방세 특례제한법은 신혼부부에게만 허용하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 시 취득세 50% 감면 혜택을 나이·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확대 적용한다.민주, 통합당 “독재 의회” 항의 불참 후기재위서 부동산 3법 ‘일사천리’ 가결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7·10 부동산 대책 후속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재위는 이날 고용진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종합부동산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발표한 부동산 세제 대책을 종합한 법안이다. 이들 법안은 통합당의 표결 불참 속에 의결됐다. 민주당이 당일 오전 부동산3법 상정을 밀어붙이고 의결 절차를 밟아나가자, 통합당은 “독재국가 의회의 상임위”라고 반발하며 전체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없는 상태에서 대체 토론을 이어간 뒤 일사천리로 부동산3법을 가결 처리했다.1가구 1주택자·일반 2주택 소유자도세율 0.6~3.0% 인상 종부세 내야 7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됨에 따라 종부세 대상에 들어간 다주택 소유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처리된 법안은 개정 종부세법의 시행 시기가 2021년 1월 1일부터로 명시돼 있다. 즉, 2021년도 종부세 납부분부터 강화된 종부세법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2021년도 종부세 납부분은 과세 기준일이 ‘내년 6월 1일’이다. 이때 가진 주택 수와 이 시점의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종부세를 매기게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 보유자에게는 내년 5월 말이 ‘종부세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지 않을 수 있는 주택 처분의 데드라인이라는 뜻이 된다. 내년 5월까지 종부세 부과 대상 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소유자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종전 0.6~3.2%의 세율로 냈던 종부세를 1.2~6.0%의 세율로 내야 한다. 현재와 비교하면 다주택자의 경우 과표 3억원 이하는 0.6%→1.2%, 과표 3억∼6억원은 0.9%→1.6%, 과표 6억∼12억원은 1.3%→2.2%, 과표 12억∼50억원은 1.8%→3.6%, 과표 50억∼94억원 2.5%→5.0%, 과표 94억원 초과는 3.2%→6.0%로 세율이 각각 상향되는 것이다. 또한 1가구 1주택자나 일반 2주택 이하 소유자는 0.5~2.7% 대신 0.6~3.0%의 세율을 적용한 종부세를 내야 한다.법인 주택 양도차익 최대 45% 세금‘핵폭탄 종부세’ 내년 5월말까지 팔아야 법인도 마찬가지로 ‘핵폭탄급 종부세’를 피하려면 내년 5월 말까지는 사택 이외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정부·여당은 내년부터 2주택 이하를 소유한 법인에는 종부세율을 3.0% 단일세율로 적용하고, 3주택 이상 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소유한 법인에는 6.0%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에 대해서는 과세표준 산정 때 6억원을 공제해주던 혜택을 없애는 것은 물론, 세 부담 상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나아가 법인이 보유한 주택을 처분할 때 내야 하는 양도세 성격의 법인세가 내년 1월 1일부터 크게 오를 예정이어서 법인이 강화된 양도세와 종부세를 동시에 피하려 한다면 연말까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현재는 법인이 부동산을 처분하면 양도차익에 기본세율 10∼25%를 적용하고 부동산 중 주택의 경우 추가로 10%의 세율을 더해 세금을 매겼지만, 내년부터는 추가 세율을 20%로 올려 법인 주택 양도차익에 최대 45%의 세금을 매길 예정이다.전월세 거래 신고법 국회 통과‘임대차 3법’ 입법도 끝냈다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전월세 거래시 계약 당사자와 임대료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한 전월세신고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거대 여당이 주도한 ‘임대차 3법’ 입법은 이로써 모두 완료됐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1일부터 전월세 거래를 하면 30일 안에 계약 당사자가 누구인지, 보증금 및 임대료, 임대 기간 등은 어떻게 되는지 주요 계약사항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임대차계약서까지 제출해 신고 접수를 완료하면 확정일자도 자동 부여된다. 이날 개정안 통과에 따라 임대차 3법은 모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됐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0일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했고, 이튿날 즉시 시행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 7개월 만에 최대상승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크게 뛰었다. 임대차 3법 시행 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서둘러 올리고 있고 실거주 요건 강화와 저금리 등 영향으로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이 가파르게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은 7월 27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14% 올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면서 주간 기준으로 올해 1월 6일 조사 이후 7개월여만에 최대 상승한 것이다. 강동구(0.28%)를 비롯해 강남(0.24%)·서초구(0.18%)·송파구(0.22%) 등 강남 4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동구는 고덕·강일·상일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전셋값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는 개포ㆍ대치동 구축 등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단지 위주로, 송파구는 잠실동 인기 단지와 문정동 구축을 위주로, 서초구는 정비사업 이주 영향이 있는 잠원동 인근 단지와 우면동 위주로 각각 올랐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84.9㎡는 3월 11억원 수준이던 전셋값이 지난달 12억5000만원(11층)에 거래된 뒤 지금은 보증금 13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8㎡(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까지 7억원 안팎에 머물던 전셋값이 현재 8억원을 넘어섰다. 마포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뜩이나 전세 물건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4년간 전셋값을 올리지 못한다며 집주인들이 5000만원 이상씩 보증금을 올리고 있다”면서 “법 시행 후에도 당분간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國花’ 무궁화, 만약 일제의 상징이라면…

    ‘國花’ 무궁화, 만약 일제의 상징이라면…

    친일파에 의해 첫 나라꽃 언급일왕 찬양 ‘천양무궁’ 의미 담겨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 국화(國花)다. 국가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을 무궁화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달리 이르는 ‘근역’(槿域)이란 말도 ‘무궁화가 많은 땅’라는 뜻이다. 하지만 ‘두 얼굴의 무궁화’는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무궁화는 우리 역사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꽃이었다. ‘삼국사기’ 등 주요 사서에선 일절 찾아볼 수 없다. ‘조선왕조실록’에 단 한 차례 단 한 글자가 등장한다. 한데 그마저 행운이 아닌 단명의 상징이었다. 시조나 가사, 아악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무궁화의 흔적은 없다. 반면 일본 옛 문헌엔 곳곳에 “무궁화가 만발하고 있다.” 일본 열도 곳곳에 무궁화 자생지가 널렸고, 극우보수단체인 ‘일본회의’의 배지 문양이 무궁화일 만큼 국민적인 관심도 받는다. 저자는 ‘근역’ 또한 “무궁화를 한국의 나라꽃으로 신분 세탁하는 과정을 통해 한국 병탄과 내선일체 작업의 매개체로 삼으려는 일제의 흉계”였다고 본다. 이처럼 실제 백성의 삶과 유리된 무궁화가 갑작스레 나라꽃으로 등장한 까닭은 뭘까. 저자는 친일 행적으로 비판받는 윤치호의 ‘애국가’ 작사가 계기였다고 본다. 1893년 중국 상하이에 잠복해 있던 윤치호가 자신을 찾아온 남궁억과 논의해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정한 뒤 이를 애국가의 후렴에 넣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일왕 영토의 무궁한 확장인 ‘천양무궁’(天壤無窮)과 이를 꽃나무로 함축한 ‘무궁화’(無窮花)가 윤치호 등에 의해 유포돼 오늘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저자는 “전범기(욱일기)는 무궁화를 본 따 만든 것”이라며 “원산지와 학명, 영어 이름 등 모두 ‘코리아’인 개나리를 새로운 대한민국 진짜 나라꽃 1순위로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심신 치유하러 오세요/윤수경 기자

    숲을 천천히 걸으며 피톤치드 향기를 음미하기도 하고 나무숲 쉼터에서 멀리 보이는 북한산도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심신을 치유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곳, 바로 은평 신사동 봉산에 있는 편백나무 치유의 숲입니다. 편백나무는 스트레스 해소, 심리적 안정감에 도움이 되는 피톤치드가 다른 나무에 비해 3배 이상 내뿜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죠. 이 때문에 ‘피톤치드의 제왕’으로도 불릴 정도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에는 편백나무 아래 꽃잔디를 심고 양국수나무, 원추리, 샤스타데이지, 톱풀 등 계절별 다양한 색깔의 꽃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진달래, 산철쭉, 개나리, 조팝나무 등 9종의 관목과 꽃잔디, 양국수, 참나리, 하늘매발톱 등 초화류 12종을 심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죠. 봉산은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전체 산 형세가 거북이를 닮았다 해 구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봉산은 해발 209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은평구의 수색동, 증산동, 신사동, 구산동, 갈현2동에 길게 산자락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쉼터와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는데 6호선 디지털미디어역, 새절역, 응암역 등에서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심신을 편하게 해 주는 효능이 있는 편백나무 숲과 형형색색의 꽃밭에서 도시생활에 지쳤던 마음을 힐링해 보면 어떨까요.
  • 대학이 사라진 자리… 청춘의 고뇌가 추억 되어 켜켜이

    대학이 사라진 자리… 청춘의 고뇌가 추억 되어 켜켜이

    대학로에는 대학이 없다. 인근 성균관대생이나 방송통신대생이 들으면 크게 노할 주장이다. 그러나 대학로에는 대학로를 잉태하게 한 대학은 없다. 더 슬픈 것은 대학로에 대학이 있었다는 역사적 실체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로, 한때 이 땅의 최고 지성들이 똬리를 틀었던 곳, 그러나 지금은 흔적조차 없다. 대학로는 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혜화동, 명륜동 일대, 옛 서울대 문리대 캠퍼스 주변을 말한다. 상대나 공대가 주목을 받기 전 이른바 낭만의 시대, 사람들은 문리대가 대학의 중심인 줄 알았다. 당연히 이 땅의 젊은 수재들은 문리대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울대 문리대가 있었다. ‘문리대’란 말은 이 땅의 지식인들에게 묘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몹시도 가난했던 1960, 70년대 그 시절을 주름잡았던 한국의 주역들은 대개 문리대 출신이었다. 정치인은 너무 많아 언급조차 어렵다. 문학과 지성(문지) 창간 4K로 불리던 김병익, 김현, 김치수, 김주현이 그렇고 미학과에 다녔던 김민기가 그렇다. 4·19세대의 좌절과 슬픔을 노래한 시인 김광규도 문리대 출신이다. 이처럼 당시 문리대는 곧 이 땅의 지성과 동일시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학로를 곧 서울대 문리대의 고향 정도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세월은 모든 것을 앗아 간다. 하지만 문리대 옛터는 이제 서울미래유산만이 화려했던 과거를 증거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로에는 이 땅의 남녀노소 누구나 한 번쯤 가 봤을 명소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그 명소들은 이제 과거에서 문화유산이란 이름으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누가 뭐래도 그 첫 번째는 일찌감치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학림다방이다. 별칭이 문리대 제3강의실이다. 서울대 문리대의 축제인 학림제가 이 다방의 이름에서 유래됐다는 그럴듯한 설이 있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1956년 문을 연 다방은 6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보란 듯이 남아 그 시절을 추억하고 있다. 여러 사람을 거쳐 80년대 이후 이충렬씨가 경영하다가 지금은 아들인 영우(28)씨가 다방을 지키고 있다.학림에 관한 숱한 전설은 워낙 넘쳐 지면이 부족해 보인다.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는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1956년, 학림다방’이라는 간판의 아우라에 사로잡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기 바쁘다. 영화 ‘강원도의 힘’, ‘번지점프를 하다’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사람들은 이곳에 와 커피를 마신다기보다는 선배 세대들의 추억을 마시게 된다. 이십대 젊은 사장이 맡고 난 뒤부터 아버지 세대의 슬픔을 공감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그 시절에는 기쁨보다 슬픔이 많았다. 학림에는 이 땅의 정치, 문학, 예술인들의 지도가 선명하게 그려진다. 방명록에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학림은 안 잊었노라’는 홍세화의 글과 ‘그 이름 오래 이어지소서’라는 고은의 글이 눈길을 끈다. 노무현의 친필도 남아 있다. ‘오늘 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기쁩니다.’ 역시 노무현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가수 김민기씨와 함께 얘기하다 갔다”고 주인이 기억을 더듬었다. 속이 출출하면 가야 할 곳이 있다. 진아춘(進雅春). 그 시절 문리생들의 신입생 환영회, 종강 파티, 졸업 사은회가 단골로 열렸던 중국집, 역시 서울미래유산이다. 1925년 문을 연 진아춘은 학림과 함께 대학로를 대표하는 가게다. 100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을 대학로와 함께했다. 산둥성 출신 화상인 주인 형원호(65)씨가 30년 넘게 꾸려 가고 있다. “해가 갈수록 힘들다.” 주인장의 목소리에는 ‘우아한 봄을 선사한다’는 낭만적인 가게 이름과는 대조적으로 수심이 배어 있다. 대학로의 무게를 더하는 것은 또 있다. 바로 건축가 김수근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건축가인 김수근은 유독 대학로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래서 건축계는 대학로를 ‘김수근밸리’라고 부른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부근에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대부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짧은 생을 살다 간 김수근은 평생 벽돌과 담쟁이를 사랑한 사람이다. 그의 많은 작품들이 벽돌과 담쟁이를 오브제로 탄생됐다. 경동교회가 그렇고, 공간 사랑(현 아라리오뮤지엄)이 그렇고, 드물게 지어진 단독주택 세검정 세이장도 벽돌과 담쟁이로 처리돼 있다.그중 대학로의 랜드마크는 당연히 공공그라운드(구 샘터 사옥)이다. 1979년 완공된 샘터 사옥은 적벽돌과 담쟁이로 처리돼 따스함과 포근함을 주는 김수근의 걸작이다. 역시 김수근의 작품인 아르코미술관(구 문예회관)의 벽면에 불규칙하게 튀어나온 벽돌은 보는 이에게 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마로니에 공원이 자리한 대학로에는 60, 70년대 가난한 나라의 지성들의 슬픔이 진하게 숨겨져 있다.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며 샹송을 노래하고 민주주의를 외친 이 땅의 장년 세대들의 좌절과 슬픔, 고뇌가 녹아 있는 곳이다. “입학 당시 대학로 중간에는 개나리꽃이 무성하던 실개천이었습니다. 문리대 교정은 대학로 중간쯤에 있던 다리에서 시작됐고 당시 문리생들은 볼품없던 시멘트 다리를 미라보 다리로, 실개천을 센강이라고 부르며 파리를 동경했습니다. 아침부터 술에 취한 채 다리 밑에 떨어져 고래고래 고함지르던 문리생들도 많았습니다. 마로니에가 무성하면 그 그늘 밑에서 헤리 벨라폰테와 손시향의 노래를 불렀죠.” 대학로를 배경으로 한 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로 널리 알려진 김광규 시인의 회고다. 시인은 “지금은 없어진 쌍과부집에 가서 막걸리를 퍼마시거나 아니면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 학림에 가서 죽치고 앉아 LP판을 듣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며 “그때 들었던 베니아미노 질리의 ‘귀에 익은 그대 음성’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고 덧붙인다. 대학로 중심 마로니에 공원 일대는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촌으로 자리매김했다. 관악 캠퍼스로 이전하기 전 서울대의 모습을 축소시켜 재현해 놓은 청동모형만 그 옛날 마로니에가 무성하던 시절을 증언해 준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귓가에 속삭여 줄 사람은 가고 어디에도 없다. 정신의 리버럴리즘을 추구하던 고단한 몸짓은 이제 더이상 이곳에서 찾기 어렵다. 별을 보고 길을 찾았던 시대는 행복했다는 루카치의 한 구절이 남루하다. 짙푸른 플라타너스는 옛사랑이 피를 흘린 곳에서 제 무게에 겨워 넓은 잎을 늘어뜨리고 있고 마로니에의 풍성한 그늘에서는 버스킹을 하는 십대들의 노랫소리만 허공에 맴돈다. 학전소극장 부조에 새겨진 요절 가객 김광석의 노래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중략…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그렇다. 머물러 있는 청춘은 없다. 우리 모두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고 있다. 초여름 햇살이 마로니에 공원에 뭉텅뭉텅 쏟아지고 있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코로나 시대의 식물세밀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코로나 시대의 식물세밀화

    4년 전 프랑스의 한 공원에서 캐롤라이나재스민이라는 식물을 본 적이 있다. 미국 남부와 멕시코에 분포하는 젤세미움속으로 꽃이 개나리를 닮아 개나리재스민이라고도 불리는 식물이었다. 생김새와 싱그러우면서도 부드러운 향기가 인상 깊어 한국에 와서 재배해 볼 요량으로 정보를 찾아봤는데, 흥미롭게도 내가 찾은 그림 기록 대부분이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 시대 것이거나, 이 시대를 고찰하는 논문과 책에 재기록된 것이었다. 이 식물은 대체의학의 일부인 동종요법으로서 스페인 독감의 치료제로 이용되고 이슈가 됐던 것이다.식물 그림은 대부분 해당 식물이 처음 발견되고 세상에 발표될 때에 그려진다. 그러나 발견의 역사가 오래되거나 첫 기록이 표본이나 사진뿐이라 그림이 없는 경우에는 후대에 다시 그려지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약용식물을 이용하거나 식물의 씨앗이나 모종이 판매될 때, 식물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있을 때에도 식물세밀화가 기록됐다. 그러니까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형태 기록 그 자체이면서 사람들에게 식물을 이야기하는 매개인 것이다. 그러니 해당 식물이 많이 이용되거나 언급되는 시대일수록 그림도 많이 그려지기 마련이다. 스페인 독감 시대에 캐롤라이나재스민 그림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 시대에 핫했던 식물이란 이야기다. 그리고 후대는 이러한 그림과 글 기록을 통해 당시 상황을 고찰하고 본보기로 삼는다.그래서 나의 지난 3개월을 돌아보았다. 코로나 시대가 나의 식물세밀화 작업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학회가 취소되고 전시 일정이 미뤄지는 것처럼 누구든 겪는 일이 아니라, 오직 식물세밀화를 그리기에 겪어야 했던 변화는 무엇인지.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식물세밀화의 기록 과정의 변화, 그리고 또 하나는 그림 그리는 종의 변화다. 식물세밀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식물을 직접 관찰해야 한다. 식물이 제주도 한라산에만 자생한다면 제주도에 가야 했고, 해외에 있다면 해외로도 나갔다. 그러나 요 몇 달 강원도 점봉산이나 근처 식물원에 가는 것조차 최대한 자제해야 했고, 표본으로 대체하거나 기록을 나중으로 미루기도 했다. 나중이라는 건 내년이다. 지금 핀 꽃을 기록하지 못하면 이 꽃을 내년에야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완성한 그림은 고화질로 스캔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야 하는데, 스캔 업체에 직접 가지 않고 퀵서비스를 통해 그림을 전달하고 다시 받는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 파일을 기관에 전달하는 것 역시 대면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했다. 지난달에는 거베라를 그렸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량이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주요 화훼식물인 거베라는 주로 행사용 대형 화환에 들어간다. 그러나 결혼식이나 개업식과 같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며 거베라뿐만 아니라 화훼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베라를 그리게 된 이 프로젝트는 화훼농가 활성화를 위해 소비자에게 우리나라 재배식물을 알리려는 목적이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목적의 작업이기도 하고, 거베라는 2년 간격으로 품종이 바뀔 정도로 유행의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거베라 수요가 줄어든 지금, 우리가 오직 이 그림을 통해서만 이 신품종을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거베라를 그릴 때에도 나는 어렵게 찾은 농장에서 식물을 배달받아 그리거나, 농장에서 재배되지 않는 종들은 사진을 보고 그려야 했다. 그리고 그림 제안이 가장 많았던 식물은 약용식물이다. 잡지나 신문사 등에서 면역력에 강한 식물이나 지금 같은 시기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식물을 그려 달라거나, 혹은 밖에 나가기 힘든 상황의 사람들에게 집에서 재배하면 좋은 허브식물들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모든 작업을 수락하고 식물들을 그리려면 오히려 내가 자주 또 멀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 시기에 내가 감염된다면 진행하는 일들을 모두 미뤄야 한다는 것, 이 작업을 대체할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떠올리면서 더 꼼꼼하고 철저히 수칙을 지켜 스스로를 돌봐야 했다. 우리나라에 식물세밀화가가 얼마 없다는 슬픔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미래의 식물세밀화가들에게,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식물을 수집하고 그려야 하는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코로나 시대 사람들이 스페인 독감이 유행이던 시절 이용된 약과 허브에 관한 기록을 찾듯, 언젠가 누군가 지금 내가 그리는 면역력에 좋다고 알려진 식물 기록을 검색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말이다.
  • 은평구 봉산 편백 숲 등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

    은평구 봉산 편백 숲 등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

    서울 은평구는 봉산 편백 숲에 다양한 꽃을 심어 사계절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과거 봉산은 아까시나무만 무성하던 곳이었다. 2014년 지역 주민의 제안으로 편백숲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편백 아래 꽃잔디를 심고, 지난해에는 전문가 조언을 받아 양국수나무, 원추리, 샤스타데이지, 톱풀 등 화초류 13종을 심었다. 또 코스모스 등 4종의 꽃씨를 심어 계절별 다양한 색깔의 꽃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은평구는 올해 진달래, 산철쭉, 개나리, 조팝나무 등 9종의 관목과 꽃잔디, 양국수, 참나리, 하늘매발톱 등 화초류 12종을 심었다. 은평구 관계자는 “그동안 심었던 다양한 꽃들과 편백 녹색 잎이 함께 어우러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편백 숲 주변으로는 산벚나무, 팥배나무, 황매화 등 기존 수목과 꽃다지, 제비꽃, 애기똥풀 등 자생하는 야생화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또 “사계절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리하고, 무장애 산책길, 전망대, 포토존, 안내판, 조명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향후 편백이 수십 미터로 높이 자라서 울창한 숲을 이루면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는 서울 속 힐링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달 5일까지 연장됨에 따라 구에서는 직접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봉산 편백나무숲의 봄’을 영상에 담아 은평구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에서 제공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길섶에서] 도둑맞은 봄/김균미 대기자

    곳곳에 봄꽃 천지다. 한강을 따라 개나리와 진달래가, 서울 양재천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집 근처 산책로를 따라 이름도 모르는 들꽃들이 만개한 지 오래다. 건물 사이 그늘진 길을 따라 미색의 목련꽃과 살구꽃도 활짝 피었다. 보도 중간중간에 놓인 화분에는 색색의 팬지가 피어 있다. 화분에 꽃을 옮겨 심던 사람들은 기억나는데, 매일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있던 팬지는 왜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버스 창 너머로 스쳐 가는 꽃들이 왜 이리도 낯설까. TV 뉴스와 신문에 실린 상춘객 사진으로 대신 봄꽃 소식을 접한다. 통행이 허용된 꽃길마다 마스크를 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몰리는 관광객 때문에 정성 들여 가꾼 유채꽃밭을 갈아엎은 강원 삼척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한 곳인 제주 녹산로 유채꽃도 한 달이나 앞서 자취를 감출지 모른단다. 코로나19가 바꾼 봄 풍경이다. 집 밖에는 변함없이 봄기운이 완연한데, 사람들 마음은 아직도 겨울이다. 갑갑해 걸으러 나가도 사람들 피하느라 꽃에 눈길 한번 제대로 못 준다. 꽃시장에서 작은 화분 하나 사다가 봄 기분을 내 보는 데 만족한다. 코로나19에 도둑맞은 봄, 마스크 쓰지 않고 맨얼굴로 맞았던 봄이 그립다. kmkim@seoul.co.kr
  •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봄의 절정’…소중하고 이색적인 봄 풍경 연출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봄의 절정’…소중하고 이색적인 봄 풍경 연출

    1만여명 넘게 확진자를 만들어낸 코로나19 위세도 성큼 다가오는 봄의 절정을 막아내지 못했다. 만발한 봄꽃의 매혹적인 유혹을 물리치지 못해 결국 전국은 완연한 봄기운에 흠뻑 빠졌다. 봄의 전령인 노란 개나리꽃을 시작으로 붉은 진달래와 새하얀 목련, 연분홍 벚꽃이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곳곳에 만연하다. 4일 코로나19를 극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데도 주말을 맞아 마스크를 쓴 수많은 상춘객은 화사한 봄꽃 속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양천구 안양천 제방 벚꽃, 강원도 속초 유채꽃 군락지는 몰려드는 상춘객을 막기 위해 폐쇄하거나 꽃밭을 갈아엎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자체의 절박한 심정을 알아주지 못하는 상춘객에게 보낸 최후통첩이다. 여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하루가 멀게 기온도 크게 오르면 온갖 꽃망울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돼 미세먼지가 줄어들면서 요즘 부쩍 잦은 푸른 하늘은 상춘객을 당혹게 한다. 코로나19 위협에도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경기도 안양시 안양천변 일대도 예외는 아니다. 안양천과 학의천 일대에는 최근 심은 수크렁, 창포, 부처꽃 등 다년생 야생화 8만여 그루가 화사한 자태를 드러내 지친 시민을 위로하고 있다. 두 개천이 만나는 쌍개울 일대와 산책로에 5만그루 야생화가 조성됐고, 학운교와 학운공원 일대 산책로, 석수동 연현마을 앞에는 물억새 3만 2000그루가 보식됐다. 수많은 지천이 합류하는 안양천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 부근 한강으로 유유히 흘러든다. 요즘 이곳엔 수십에서 수백여마리 잉어, 숭어떼가 산란을 위해 거슬러 오르며 장관을 연출한다. 게다가 제방에는 화사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의 절정을 더하고 있다. 우리 모두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고 이색적인 봄 풍경을 맞고 있다.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장미/김재학 · 희망/김규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장미/김재학 · 희망/김규동

    희망/김규동 일정 때 두만강변 회령 경찰서 취조실에서 흘러나오던 그 사나이 비명은 어째서 아직도 내 가슴에 못처럼 박혀 있는지 6ㆍ25 때 한강을 헤엄쳐 건너온 백골부대의 한 병사가 담배 한 대를 맛있게 피우던 일은 어째서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 있는지 지난날 38선을 넘을 때 안내꾼에게 준 할아버지의 회중시계는 아직도 시간을 가리키고 있는지 해체된 풍경 속에 잃어버린 것은 스승과 눈물과 후회뿐인 줄 알았더니 추락하여가는 내면의 눈에 번개같이 스치는 것은 깨끗한 한 개의 희망이다 스산한 나뭇가지에 빛의 다른 한쪽이 머무는 것을 보고 무서운 경이를 느낀다 그것은 내일을 향한 순간의 전율 푸른 공간의 전락을 뒤로 부서져 내리는 차가운 유리조각 오, 희망을 위하여는 비참한 것을 넘어서야 한다 동천을 따라 걷습니다. 냉이 민들레 제비꽃 꽃다지 금창초…. 강변의 꽃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산수유 벚꽃 목련 개나리 골단초 꽃들 정신없습니다. 강변에 앉아 햇볕 쬐며 담소 나누는 동무들 모습이 보입니다. 평범한 이 시간 얼마나 소중한지요. 한때 봄꽃들 절망으로 바라본 시절 있었지요. 이철규 권인숙 박승희 이한열. 수많은 청춘의 이름 새겨 봅니다. 그들의 비명 위에 오늘 우리가 서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회령경찰서 취조실의 비명 지금도 귀에 생생한 이유입니다.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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