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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달래 즈려밟고 우이령 달린다

    진달래 즈려밟고 우이령 달린다

    ‘펀 앤드 런(즐기며 달리자)’. 삼각산(북한산)의 속살을 따라 달림길을 치닫는 이색 ‘국제산악마라톤대회’가 4월25일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외국인 참가자들도 제법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스한 봄날,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굽이치는 재미와 상큼한 풀내음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달리기 대회다. 강북구와 서울신문이 공동주최하는 ‘4·19기념 삼각산우이령마라톤대회’는 무공해 청정코스를 자랑한다. 하프(21.0975㎞)와 10㎞, 4.19㎞의 3가지 코스는 덕성여대 운동장을 출발해 가오사거리~교통광장~우이령~유격교를 거쳐 다시 덕성여대로 돌아오도록 설계됐다. 우이령길은 일반인 통행이 제한되는 곳이지만 이날만큼은 살짝 속살을 드러낸다. ●1년에 두 차례 속살 드러내 우이령의 다른 이름은 ‘소귀고개’. 오른쪽으로 돌아 다시 왼쪽으로 꺾어지는 아기자기한 고갯길은 조선시대 함흥 선비가 봇짐 지고 한양으로 향하던 과거길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도봉산과 삼각산을 구분짓고, 백두대간이 함흥~평강~연천~양주~아리랑고개~혜화문으로 내려오다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하지만 1968년 1·21사태 때 북한 특수군이 청와대 침투로로 악용하면서 폐쇄됐다. 3년 전부터 우이령 마라톤 대회와 걷기대회가 열리는 날만 제한적으로 공개된다. 자연환경이 보존된 만큼 철마다 이름 모를 야생화가 피고 진다. 한참을 달리다 우이령에 접어들면 다섯 봉우리가 눈에 들어오고, 흔히 만나기 어려운 토종식물들이 참가자들을 반겨준다. ●입상자에겐 최대 100만원 상금 우이령 마라톤대회는 달리기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적당히 땀을 쏟고 잠시 숨가쁘게 급경사를 타고 오르다 시원하게 내달리는 길맛 덕분이다. 산개나리와 은방울꽃, 철쭉과 진달래가 만발하는 풍광은 운치를 더한다. 가족 단위 참가자가 유난히 많은 이유다. 대회는 오전 9시 출발을 알리는 대포소리와 함께 막이 오른다. 70대 노인부터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까지 참가 연령대도 다양하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 티셔츠와 양말·모자가 증정되며, 종목별·남녀별·팀별 입상자에겐 5만~100만원의 상금도 주어진다. 추첨을 통해 자전거·세탁기 등의 경품을 나줘주고, 곳곳에선 막걸리와 두부김치·잔치국수를 공짜로 맛볼 수 있다. ●참가신청은 이달 28일까지 참가신청은 오는 28일까지 대회 홈페이지(www.gangbukmarathon.com)에서 받는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3000명으로 참가자를 제한한다. 참가비는 하프코스와 10㎞는 3만원, 4.19㎞는 1만원이다. 개인별로 스피드칩을 제공, 정확한 기록측정이 가능하다.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산길을 따라 푸른 하늘과 봄꽃, 맑은 공기를 즐기다 보면 시름을 잊고 건강과 가족간 사랑까지 챙겨갈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위기를 겪는 이때에 구민들이 단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행가방]

    ●봄, 봄, 봄… 다채로운 봄맞이 행사 경기 용인 에버랜드는 30종, 2만 5000송이의 꽃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봄꽃 정원, ‘페어리 가든’ 행사를 새달 26일까지 갖는다. 5개의 정원으로 나뉘어 에버랜드 봄꽃의 상징인 튤립을 비롯해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마술장미’,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 봄을 느낄 수 있다. 한화리조트는 산정호수의 밀크 스쿨 낙농체험(온천, 아침 뷔페 포함 4만 4000원), 한과 만들기 체험(온천, 아침 뷔페 포함 3만 6000원) 상품을 내놓았다. 백암온천은 ‘영덕대게 맛 기행’(객실, 왕복 열차, 투어버스, 조·중식, 온천 포함 10만 6300원) 상품이 알차다. 경주의 ‘스프링 골프 패키지’는 객실과 골프 라운딩을 포함해 15만원. 새달 1일부터 5월31일까지 판매한다.(02)1588-2299. 넥스투어는 다양한 봄맞이 여행 상품을 준비했다. 당일 일정으로 ‘딸기 농장, 경춘선 기차 여행’(어른 4만 9000원), ‘보성 차밭 담양 웰빙 기차여행’(어른 6만 1000원), ‘진해 벚꽃 군항제 기차여행’(어른 5만 9000원), ‘섬진강 매화꽃 기차여행’(어른 5만 9000원) 등이 상춘객을 유혹한다. 2박3일 동안 섭지코지, 분재예술원, 소인국 테마파크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알뜰제주여행 상품은 어른 18만 6000원. (02)2222-7889. ●KLM 한국 취항 25주년 맞이 이벤트 네덜란드 KLM 항공사가 창설 90주년, 한국 취항 25주년을 맞아 이벤트를 펼친다. 일반인 및 여행사를 대상으로 ‘가장 오래된 항공권’을 보내면 무료 항공권 및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새달 1일부터 31일까지 KLM으로 서울~암스테르담~서울 항공권을 보내면 된다. www.klm.co.kr 또는 (02)2011-5512. ●김연아도 응원하고, LA도 둘러보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관광청, 미주나라, IB스포츠는 새달 22일 열리는 2009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LA 및 요세미티·나파밸리·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고, 김연아 선수가 출전하는 전 경기를 관람·응원할 수 있는 ‘김연아 공식 응원 LA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자유여행 1종과 패키지 3종으로 구성됐다. (02)2273-9268. ●서울랜드, 삼일절 나라 사랑, 태극기 사랑 삼일절 90주년을 맞아 서울랜드는 새달 1일 나라 사랑, 태극기 사랑 행사를 연다. 태극기 탁본 체험, 삼일절 골든벨, 감옥 체험, 대형 태극기에 메시지 남기기, 특별 밴드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오전 11시부터 세계의 광장에서 시작된다. (02)509-6000.
  • [어린이 책꽂이]

    ●깔깔깔 웃음이 번지는 노랑(신자은 글·신민재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올해의 유행색은 노랑이다. 불황으로 어두워진 마음에 위로와 안정을 주는 색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연우는 비 오는 날, 엄마가 늦는 바람에 홀로 유치원에 남게 돼 무섭고 우울하다. 코가 빠져 있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노란 장화를 신은 고양이. 고양이와 함께 샛노란 해님도 만나고 노란빛이 번쩍하는 벼락속으로도 들어가고…. “나비야 나비야.” 노래에 맞춰 노랑 나비가 날아오고 개나리와 해바라기가 팡팡 피어 오른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노란색의 향연에 기분이 절로 산다. ‘사르르 화를 풀어주는 파랑’, ‘불끈불끈 용기가 솟아나는 빨강’ 등도 함께 나와 있어 내 아이의 정서에 따라 선택해 읽어 주면 좋을 듯. 9500원. ●내일은 실험왕 -날씨의 대결(곰돌이 co.글·홍종현 그림, 아이세움 펴냄) 과학적 현상을 친근한 만화로 풀어낸 시리즈 가운데 9권째 책. 우주, 원소, 란이, 에릭 등 새벽초등학교 친구들이 전국 실험대회에 출전했다. 상대는 만만치 않은 바다초등학교. 실험의 주제는 열의 이동이다. 란이의 제안으로 열의 이동을 우리나라 기후 현상으로 증명해 내려는 주인공들. 좌충우돌 실험 대결을 통해 구름의 종류와 생성 원인, 대기압과 바람의 원리 등 날씨 변화와 관련된 과학·자연현상에 대한 이해를 흥미진진하게 제공한다. 각 단락 끝마다 직접 해보도록 실험 방법을 설명해 놓았다. 또한 풍향·풍속·풍기대 만들기 실험 키트가 부록으로 달려 있다. 1만 500원. ●행복한 한국사 초등학교(전국역사교사모임 글·김창희 외 그림, 휴먼어린이 펴냄) 역사책도 재미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물음과 바람에서 시작된 역사책 시리즈 중 6권 ‘조선 사람들, 외침을 극복하다’편. 연산군의 이야기로 시작해 임진왜란, 조선의 세시풍속 등을 담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역사책이 공부에만 치중해 딱딱한 설명,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내용으로 채워졌다면 이 책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역사 소설처럼 서술돼 읽는 맛을 준다. 어른들이 가볍게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TV 사극만큼 흥미진진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배울 수 있어 흡족하다. 1만 2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얘들아, 놀이공원 가자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놀이공원마다 화사한 봄차림으로 손님맞이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에버랜드는 20일부터 새달 26일까지 ‘미리 봄 축제’를 연다. ‘가장 먼저 만나는 따뜻한 봄’ 을 컨셉트로 공원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요정들이 사는 숲 ‘페어리 가든’에는 30종 2만 5000송이 꽃이 장식된다. 개나리, 진달래, 튤립 등 봄꽃과 온도차에 따라 색이 변하는 ‘마술장미’ 등을 볼 수 있다. 꽃으로 휴대전화줄·목걸이 등을 만드는 ‘누름꽃 공예 교실’도 진행된다. 참가비 3000~5000원. 실제 꽃보다 아름다운 포토존 ‘플로라 포토파티’ 등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도 마련됐다. 야간에는 ‘문라이트 포토파티’가 열린다. (031)320-5000. 롯데월드는 23일부터 새달 31일까지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개강파티’를 펼친다. 행사기간 중 주간 자유이용권 2만 5000원, ‘애프터4’ 자유이용권 2만원 등 3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매일 1000명에게 이색 가면을 무료로 제공하고, 논버벌 퍼포먼스 ‘JUMP’와 ‘난타’ 등 다양한 특별 공연을 가든스테이지에서 선보인다. (02)411-2000. 서울랜드는 졸업장을 촬영한 폰카, 디카 이미지를 제시하면 동반 1인까지 자유이용권을 30% 할인해 준다. 미래의 나라 빨간풍차 포토존에서는 졸업기념 사진촬영 및 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3월1일까지.(02)509-6000.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플러스] 가스시설 무료개선 사업 실시

    서초구(구청장 박성중)사고발생 우려가 높은 집단 무허가주택 300가구를 대상으로 ‘가스시설 무료 개선사업’을 실시한다. 방배동 전원마을이나 양재동 개나리골 등 무허가 주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고무 호스 등 안전장비 등을 무료로 교체해 준다.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에 대해서는 노후·불량가스 시설이 확인되면 배관을 금속성 배관으로 교체하고 장비도 모두 새것으로 바꿔 줄 계획이다. 기업환경과 2155-6457.
  • [엄마와 읽는 동화] 손 큰 할머니의 뜨개질하기/채인선

    [엄마와 읽는 동화] 손 큰 할머니의 뜨개질하기/채인선

    찬바람이 쌔앵쌔앵 몰아치는 겨울날이었어요. 손 큰 할머니네 집에는 숲 속의 작은 동물들이 놀러와 있었어요. 너구리와 여우와 다람쥐였어요. “할머니, 추워요. 이불 더 없어요?” “추운데 뭐 하러 왔어? 제 집에서 겨울잠이나 잘 것이지.” “만두 먹어야죠. 만두 때문에 겨울잠 못 자요.” 할머니는 쯧쯧 하며 혀를 차더니 몸을 일으켰습니다. “가만있거라. 다락에 이불이 더 있는지 한번 봐야겠다.” 다락은 어두컴컴했어요. 할머니는 손으로 더듬더듬 이불을 찾다가 커다란 바구니를 발견했습니다. “흠. 이 안에 뭐가 들었을까? 이불이나 들었으면 좋으련만.” 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물들에게 할머니는 소리쳤어요. “바구니를 내릴 테니 밑에서 받쳐라. 바구니가 엄청나게 크다.” “예, 할머니!” 바구니를 받쳐 들면서 너구리와 여우가 속닥였어요. “이건 보물단지야. 틀림없이 보물이 들어 있을 거야.” “보물이라면 무거울 텐데, 그렇게 무겁지 않은걸?” 그때 다람쥐가 끼어들었어요. “어쩌면 굶어죽은 도깨비가 들어 있을 수도 있어. 그럼 우리를 다 잡아먹을 거야.” 다람쥐의 말에 너구리와 여우는 “이크!” 하며 손을 놓쳤어요. 그랬더니 데구루루 크고 작은 털실뭉치들이 방안 가득 쏟아졌어요. 예전에 할머니가 젊었을 적에 뜨다 만 것들이었죠. 할머니가 신기해하며 중얼거렸어요. “오호, 이것들이구나! 보물이긴 보물이네.” 너구리가 물었어요. “할머니, 이걸로 뭐할 거예요?” 할머니가 털실을 매만지며 대답했어요. “뜨개질해야지.” 다람쥐가 물었어요. “무엇을 짤 거예요? 제 목도리 짤 거예요?” “글쎄다, 알아맞혀 보렴.” 할머니는 빙긋 웃으며 뜨개질 바늘을 찾아들었어요. 밖에서는 여전히 바람이 불어댔어요. 쌔앵쌔앵 덜컹덜컹. 바람소리가 무서워 동물들은 할머니 앞에 바싹 다가앉았어요. 손가락에 실을 감더니 할머니가 바늘을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단단한 실뭉치 하나가 헤실바실 풀어집니다. 얼마 안 있어 실이 다 풀어지고 실 끄트머리가 보였어요. “얘들아, 어서 실을 이어라. 실이 끊어지면 안 돼.” 할머니가 소리치자 바늘 끝만 쳐다보고 있던 동물들이 물었어요. “왜요?” “계속 떠야 하니까.” “아, 그렇구나.” “서둘러라. 어서 실을 이어.” “예, 할머니.” 손이 빠른 여우가 얼른 실을 이었어요. “바로 또 실을 이어야 하니까 미리 준비해 둬. 실이 끊어지면 절대 안 된다고.” “예, 할머니.” 갑자기 할 일이 생긴 동물들은 저희들끼리 열띠게 의논을 했어요. “빨간색 다음에 노란색이 좋단 말이야. 노란색 다음에는 파랑색이 좋고…….” “아니야. 이 노란색 대신 밤색이 나아. 밤색 다음에 노란색을 잇자.” 그러다 말싸움을 했어요. “밤색은 똥색이야. 노란색을 먼저 해.” 눈 깜짝할 사이에 실 뭉치를 하나 없앤 할머니가 동물들에게 재촉했어요. “급해, 급해. 어서 다음 것을 이어! 실이 끊어지면 안 된다고 했지!” “예, 할머니!” 동물들은 말싸움을 그만두고 실 뭉치들을 조르르 줄을 세웠어요. 뭉치가 작은 것들은 미리 끝을 이어두었어요. 점심때가 다가왔어요. 뜨개바늘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할머니가 말했어요. “배고프다. 냉장고에서 만두 꺼내 와서 삶아라.” “예, 할머니.” “내 입에다 하나씩 넣어줘.” “예, 할머니.” “물도 줘. 목 마르다.” “예, 할머니.” “아이, 등이 간지럽네. 등 좀 긁어라.” “예, 할머니.” 날이 저물었어요. 할머니가 말했어요. “어둡다. 불 좀 켜라.” “예, 할머니.” “바람 들어온다. 문 좀 잘 닫아라.” “예, 할머니.” “무릎 아프다. 무릎 좀 주물러라.” “예, 할머니.” “화롯불 좀 들쑤셔라. 고구마 다 익었는지 보고.” “예, 할머니.” “고구마 먹고 자라.” “예, 할머니.” 할머니는 뜨개질을 계속 했어요. 한 밤이 지나가고 두 밤이 되었어요. 그 많던 실 뭉치들이 없어지는 대신 할머니의 뜨갯것이 차츰 넓어졌어요. 하지만 그것이 이불인지 목도리인지는 아무도 몰랐죠. 밤이 지나 다시 아침이 되었어요. 할머니는 뜨개질을 멈추지 않았어요. 실을 남김없이 다 쓸 생각이었거든요. 그런 다음 푹 쉬려고 더욱 부지런히 바늘을 움직였던 건데 동물들은 그걸 몰랐어요. 동물들은 실이 자꾸 없어지는 걸 보고 초조했어요. 실을 어서 이으라고, 실이 끊어지면 안 된다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짜낸 것이 마을로 실을 구하러 가는 것이었어요. “할머니, 금방 갔다 올게요. 천천히 뜨고 계세요.” “손 큰 할머니라면 엄청 큰 것을 떠야 하는데 실이 모자라면 안 되죠.” “걱정 마세요. 우리가 실을 많이 구해올게요.” 동물들은 이렇게 말하고 마을로 내려갔어요. 할머니는 뜨개질에 열중해서 동물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어요. 실 구해요. 실. 다락이나 헛간 속에 못 쓰는 실이나 아직 안 쓴 실, 쓰다 만 실이나 나중에 쓰려고 아껴둔 실, 조금씩 보태 주시면 요긴하게 쓰렵니다. 실 구해요. 실. 한 집에 하나씩 주시면 잘 받겠습니다. 실이오, 실. 아무 실이나 다 받아요. 개나리 노란 실, 하늘 파랗다 파란 실, 고추 빨갛다 빨간 실, 깜깜 밤이다 까만 실. 모두모두 주세요. 온갖 실 다 주세요. 망태기를 짊어진 동물들이 마을을 한 바퀴 돌자 사람들이 기특하다며 실 뭉치를 하나씩 던져주었습니다. 순식간에 망태기가 실 뭉치로 가득 찼어요. 으쓱으쓱 신이 난 동물들은 빠른 걸음으로 할머니 집으로 돌아왔어요. 할머니는 깜짝 놀랐어요. 뜨개질을 막 끝내고 막 쉬려던 참이었거든요. 그런데 동물들이 마을에 내려가서 실을 구해왔다니! 더구나 이렇게 많은 실을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음……. 할 수 없이 더 짜야겠네.” 할머니는 밥을 한꺼번에 많이 지어먹고 뜨개바늘을 다시 집어 들었어요. 그러곤 계속 뜨개질을 했어요. 동물들이 할머니에게 모여들었어요. “할머니, 하품 대신 해드릴까요?” “그래라.” “할머니, 뒷간에 대신 갔다 올까요?” “그래라.” “양치질은요? 대신 해드릴까요?” “그래라.” “할머니, 뭐를 좀 먹고 싶죠? 만두 삶아올까요?” “그래라.” 너구리가 만두를 삶아와 할머니 입에 넣어 주고는 물었어요. “목 마르죠? 물도 드실래요?” “그래라.” “어깨 주물러 드릴까요?” “그래라.” “이리 좀 돌아앉으세요. 등도 긁어드릴게요.” “그래라.” 한 밤이 지나가고 두 밤이 되었어요. 할머니는 여전히 뜨개질을 하고 동물들은 그 옆에서 쿨쿨 잠을 잤어요. 다음날 아침이었어요. 동물들은 드르렁 코고는 소리에 놀라 눈을 떴어요. 그랬더니 주위에 뜨개질 거리가 말끔히 치워져 있고, 할머니가 팔다리를 쭉 뻗은 채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어요. 동물들은 서로 중얼거렸어요. “이제 할머니가 뜨개질을 다 한 건가?” “그렇다면 무엇을 짰지?” “글쎄 말이야. 무언가 다 짜놓았을 텐데.” 영문을 몰라 방안을 살피는데 몸이 슬슬 더워졌어요. 이마에 땀이 흥건히 배었어요. 동물들이 다시 말을 나누었어요. “왜 이렇게 덥지? 갑자기 한여름이라도 되었나?” “정말 더워 죽겠다. 밖으로 나가자.” “그래그래. 여기 있다가는 만두처럼 삶아지겠어.” 동물들은 할머니가 짜놓은 것을 찾다 말고 밖으로 뛰쳐나왔어요. 그러곤 바로 알게 되었죠. 할머니가 무엇을 완성했는지. 그건 바로 스웨터였어요. 왜 방안이 그렇게 더웠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그 스웨터를 산골집이 입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파랗고 빨갛고 노랗고 푸른 스웨터였어요. 탐스러운 방울도 달려 있고 크고 작은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스웨터였어요. 깨알 같은 꽃도 무더기로 붙어 있는데, 그건 실 한 오라기도 버리지 않고 다 쓰기 위해 만든 것이었어요. “집이 스웨터를 입고 있다니, 정말 웃긴다.” “스웨터가 정말 예쁘다. 개나리 진달래 다 피어 있잖아.” “그런데 정말 크다. 이렇게 큰 스웨터는 처음 보았어. 할머니는 역시 대단해.” 동물들은 손 큰 할머니의 멋진 작품을 앞에 놓고 짝짝짝 박수를 쳤어요. 이제 추워서 덜덜 떨 일은 없겠죠? ●작가의 말 올해는 유난히 겨울이 춥고 긴 것 같습니다. 안팎으로 희망적인 일보다는 마음을 무겁게 하는 일들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이 원고는 ‘손 큰 할머니의 만두 만들기’에 이어지는 작품입니다. 설날이면 만두를 엄청 많이 해서 우리의 이웃, 동물과 나누어 먹는 손 큰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씩씩한 마음이 요즘에 더욱 그리워집니다. 이번에는 할머니가 춥다고 덜덜 떠는 어린 동물들을 위해 아주아주 큰 스웨터를 만들었답니다. 마음이 추울 때 할머니의 스웨터 입은 초가집을 떠올리면서 미소를 지어보면 좋겠습니다. ●약력 ▲1962년 강원도 함백 태생 ▲1985년 성균관대 불어불문과 졸업 ▲1997년 창비주관 제1회 좋은 어린이책 공모상 입상 ▲‘내 짝꿍 최영대’, ‘아름다운 가치 사전’, ‘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시카고에 간 김파리’ 등 발표. ▲현재 경기도 용인에서 작은 텃밭을 일구며 가족과 함께 생활.
  • 2009 봄·여름 미리 보는 패션

    2009 봄·여름 미리 보는 패션

    패션은 언제나 경기순환 곡선을 앞질러 갔다. 불황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움직였으나 이번엔 달랐다. 지난해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가 꼬꾸라질 때 런던 패션 위크가 한창이었지만, 밀라노컬렉션과 파리컬렉션은 열리기 전이었다. 우울한 경제 뉴스에 디자이너들이 다시 생각을 고쳐 먹을 시간은 충분했다는 의미다. 2009봄·여름 컬렉션은 불황의 그늘 속에서 빛이 바랬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다. 디자이너들이 빡빡한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스타일을 내놓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 주면 어느덧 봄의 문턱에 들어서는 입춘(立春). 먹고사는 문제만큼 뭘 걸치느냐도 중요한 이들을 위해 올 봄·여름에 유행할 스타일 몇 가지를 채널동아 컬렉션북 CAT의 최은선 편집장과 짚어 봤다. ① 올해의 색은 노랑 ‘블랙 재클린 케네디’로 불리는 미국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 남편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 그녀가 금빛이 도는 연노랑 원피스를 입고 나타났을 때 패션계 사람들은 “역시” 하며 무릎을 쳤을 것이다. 한 해 동안 유행할 색상을 전망하는 컬러 전문기업 팬톤(Pantone)은 일찌감치 올해의 컬러로 개나리색인 ‘미모사’를 선정했고,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도 컬렉션에서 옐로 계열의 의상들로 런웨이를 채웠다. 노란색은 따뜻함과 희망, 안정감을 주는 색. 노란색의 부상은 경기 불황과 정치적 혼돈이 예상되지만 어떤 순간에도 낙천적이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다. 한 외신에 따르면 이번 봄·여름 컬렉션은 온통 ‘기분 좋은 요소(feel-good factor)’로 가득했다. 네온 핑크, 잉크 블루 등 눈 시리도록 밝은 색상과 선명한 프린트, 반짝이는 옷감들이 제 세상을 맞았다. 디자이너들이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불황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라! 여전히 꿈꾸게 하라! 이것이 패션의 임무다!’ ② 80년대의 향수 패션계는 최근 80년대를 추억해 왔다. 지나간 세월은 다 아름답지만 80년대의 향수는 좀더 의미심장하다. 의류 산업뿐 아니라 경기 전반이 호황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80년대 아이템들은 심심찮게 등장해 왔는데 올해는 재킷에 눈이 쏠린다. 흔히 ‘뽕’이라고 부르는 어깨 패드가 들어간 품이 넉넉한 재킷은 이번 시즌 핫아이템 가운데 하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더니 미련 때문에 치우지 못했던 옷장 속의 재킷이 빛을 볼 때가 왔다. 중년층들에겐 희소식일 터. 가뜩이나 경제도 안 좋은데 새 옷 사느라 돈 들일 필요 없이 가지고 있던 의류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불황 코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해외 컬렉션들이 제안하는 알뜰 스타일링인 셈이다. ③ 기하학적인 실루엣 80년대 재킷들은 어찌 보면 심심하다. 밋밋함을 덜기 위한 방편은 안에 받쳐 입는 옷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다. 강렬한 패턴을 지녔거나 색상이 대담한 원피스, 프린트 티셔츠 등을 겹쳐 입어 스타일에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 좋다. 건축에서 영감을 받아 기하학적인 실루엣의 원피스나 상의가 많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지고 딱딱한 절개를 통해 독특한 멋을 뽐내는 이러한 의류들은 옷차림에 방점을 찍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④ 개성 만점 플레이 슈트 옷 입기에서 재미를 주려는 디자이너들이 심심찮게 선보인 의상 중 눈에 띄는 것은 ‘뽀빠이 바지’라고 부르는 플레이 슈트 또는 점프 슈트다. 위아래가 한 벌로 붙어 보통 일할 때 입는 작업복 같은 스타일에서 실크 등 소재의 고급화로 외출복으로 손색이 없는 스타일이 많아졌다. 얼마 전 열린 ‘구호’ 컬렉션에서도 이같은 의상이 대거 등장했다. 톱숍이나 자라 등 해외 중저가 브랜드들도 앞다퉈 플레이슈트를 쏟아낼 태세다. ⑤ 넉넉해진 바지 딱 달라붙는 스키니에 대한 반작용으로 서서히 고개를 들어 온 배기 팬츠. 올해는 전성기를 좀 누리겠다. 심한 경우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 와 ‘똥싼바지’라는 오명을 듣고 살았으나 ‘세상은 빡빡하지만 옷만은 헐렁하고 편안하게 입고 살자.’는 다수의 바람을 타고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제공 채널동아 컬렉션북 CAT
  • 한글자음을 두운으로… ‘유쾌한 파격’

    한글자음을 두운으로… ‘유쾌한 파격’

    시조시인 이용호가 ‘노랑꽃 개나리’(동광문화사 펴냄)를 내며 유쾌한 창작 실험을 펼쳤다.ㄱ~ㅎ까지 한글자음 14자를 시구 첫 머리에 가져가 90수의 시조에서 다양하게 변주하며 ‘두운(頭韻)’으로 활용했다.시조에서 전통적으로 중시 여기는 ‘각운(脚韻)’이 아닌,두운이 사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시조는 그릇을 중시한다.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3장 6구 3행’과 같은 평시조의 형식은 시인의 자유 의지와 정신을 담아내는 품격 있는 도구가 된다.하지만 자칫 형식에만 얽매일 경우 내용을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여기에 또다른 형식을 하나 보탰으니 그 실험은 위태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196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올해 73세의 노시인은 장르를 불문하고 경지에 이른 이가 그러했듯,파괴된 형식에서 붓가는 대로 쓰면서도 또다른 질서를 만들어낸다. ‘서울 어느 상이군의 독백’을 보면 ‘ㄱ’ 두운으로 시작한 ‘금호동 시내버스 사지가 잘린 상이군인’부터 마지막 ‘ㅎ’인 ‘한 자루 연필 팔은 돈 소주 한 잔 했네’로 마치면서 14행의 시조를 완성시킨다.짧은 시편에서 개인의 한 생과 비극의 역사가 스치듯 풍성하게 교차점을 이룬다. 이 형식은 주제와 소재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뛰어든다.‘아가야’에서는 손자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소박한 기쁨으로 바뀌었고,‘계룡산 등정’에서는 대가의 또다른 호연지기의 그릇이 된다.형식의 신선함을 굳이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읽으면 시조가 됐다가 또 시가 되기도 한다.재미있는 점은 두음법칙 탓에 ‘ㄹ’ 대목에서는 거의 다 ‘라디오,로프,로마,러시아’ 등 외래어가 쓰이고 있다는 것. ‘노랑꽃 개나리’는 전 서울대 교수이자 원로 조각가인 최종태가 이용호의 시에 대구하듯,소담한 30점의 그림을 흔쾌히 그려 명실상부한 ‘시화집(詩畵集)’의 위용을 갖췄다.시인은 치솟은 그림값을 생각하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최 전 교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컬러그림에 양장본이라 좀 비싸다.2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우리말 여행] 길이름의 사이시옷

    한글 맞춤법은 뒷말이 된소리로 날 때 사이시옷을 받쳐 적으라고 한다.‘나룻배,맷돌,햇볕,종잣돈’ 등은 이 원칙에 따른 표기다.나루 뒤의 배,매 뒤의 돌,해 뒤의 볕,종자 뒤의 돈은 모두 된소리로 난다.‘개나리길,경찰서길,○○여고길’에서 ‘길’도 된소리로 난다고 할 수 있으나 고유명사인 ‘○○길’에는 사이시옷을 적지 않는다.
  • 한국언론재단 2008 전국 NIE 시상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고학용)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신문발전위원회와 공동주최한 ‘2008 전국 신문활용교육(NIE) 우수 사례, 학교신문, 교지 공모전’의 시상식을 가졌다.부문별 최우수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NIE우수사례=최현태(서울 신명초 교사) 전유흠(이화여대사범대부속중 교사) 봉병탁(광주 서강고 교사) ▲학교신문=순천 왕조초 ‘왕조골돌배나무’(지도교사 강혜영) 서울 상현중 ‘목련소식’(권정옥) 경기 용문고 ‘용문소식’(장민경) ▲교지=정읍 수성초 ‘날아라 수성골’(지도교사 박민선) 부산 대신중 ‘새동이’(박명화,정미영) 서울여고 ‘개나리’(정인아).
  • 10대의 순진한 강도이야기

    A=순진한 강도는 역시 영등포관내에서 또 일어났지. 5일 저녁 8시께 영등포구 영일동 이모씨(38)집 싸전에 김(金)모라는 더벅머리 소년(17)이 찾아갔지. 갑자기 칼을 들이대며 현금 2천원을 내라고 위협했던거야. 겁에 질려 주었더니 이 소년은 뜻밖에 옆구리에 끼고 있던 개나리 보따리를 주면서『한달안에 이 돈을 꼭 갚겠다. 만약 갚지 않으면 도둑으로 알아라』고 말한뒤 지나가던「택시」를 잡아 탔다는 것.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이 소년은 운전사에게 다시 칼을 들이대고『빨리 도망치자』고 재촉했다는거야. 운전사는 강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재빨리 뛰어내려 『강도야』고 외쳤지. 이 소년의 사연은 충남 예산서 취직하러 올라왔다가 일자리가 없어 내려가기위해 차비를 마련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선데이서울 71년 12월 19일호 제4권 50호 통권 제 167호]
  • 8·21 부동산대책 이후 동향

    8·21 부동산대책 이후 동향

    ‘8·21대책’이 발표됐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장이 워낙 얼어붙은 데다 수요자들이 적극 달려들 만한 유인책이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의 구매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가 신도시 조성 예정지 주변은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반짝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 재건축 시장 - 대출·세제 대책없어 한산 ‘8·21대책’ 중 부동산 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내용은 재건축 규제 완화였다. 재건축 아파트 거래 자체를 막았던 조합원 지위(입주권)양도 금지 규제 해제는 꽉 막힌 재건축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환영받는 조치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는 2003년‘9·5대책’의 핵심 내용.2003년 12월31일부터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추진단지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재건축 조합원 명의 변경을 금지하는 조치다. 이미 조합설립이 이뤄진 아파트는 한번만 전매를 허용했다. 26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3년 12월31일 이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는 18개 단지 5906가구에 이른다. 이들 단지 아파트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 역삼동 개나리 5차, 서초동 삼익아파트, 송파구 성내동 미주 아파트 등이 해당된다. 국토해양부는 주거환경과 노후 불량도 등 안전진단 평가 항목 가점을 조정해 까다롭고 불합리한 기준을 풀어줄 방침이다. 구조안전성 가중치(50%)를 낮추고 설비 노후도 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전진단이 강화된 2006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에서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단지 21곳 중 60% 정도는 유지·보수 판정을 받는 등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렇게 하면 안전진단 단계에서 발목이 잡힌 대치 서울 은마, 잠실 주공5단지, 고덕 주공 6∼7단지, 여의도 시범 아파트 등 수도권 34개 단지 2만 3000여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오랫동안 안전진단 규제에 묶여있던 단지는 사업 추진에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규제가 풀렸는데도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부동산뱅크 신경희 선임연구원은 “조합원 지위 양도 허용으로 매물이 조금씩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출 규제나 세제 개편이 따르지 않으면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미분양 시장 - 전매 안풀린 수도권 악화 ‘8·21대책’에도 미분양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전매제한완화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오히려 상황이 나빠졌다는 평가다. 수도권 북부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전매제한완화 혜택이 없기 때문에 급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대에 미분양아파트가 있는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26일 “이번 대책은 미분양 대책이 아니라 미분양 업체 고사대책”이라면서 “기존 미분양에도 전매제한 소급적용을 해줘야 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재분양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업체의 경우는 팔리지도 않는 미분양을 안고 가는 것보다 재분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분양 받은 당첨자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해약한 뒤 새로 분양해 전매제한 완화의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남부지역도 반응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용인의 경우 112㎡ 이하 미분양은 조금씩 팔리고 있지만 중대형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게 이 곳에서 분양한 업체들의 대체적인 얘기이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분양현장마다 하루에 1∼2팀 정도가 모델하우스를 찾는 실정”이라면서 “9월에 발표한다는 세제대책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미분양도 8·21대책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이나 대구 등에서는 중소형은 거의 팔리고 중대형 미분양이 많은데 이번 대책은 3억원 이하 주택에 맞춰지면서 임대주택사업의 대상도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주택공사 등이 미분양 주택 등을 사준다고 하지만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 때문에 이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대구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있는 주택업체의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지방보다는 수도권 대책”이라면서 “6·11대책이나 이번 대책이나 실효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신도시 주변 - 문의·계약·지분 쪼개기↑ ‘8·21대책’에서 신도시 확대 건설이 확정된 경기 오산 세교지구와 인천 검단신도시의 경우는 반짝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 일대에 땅을 가진 업체들은 달구어진 분위기를 활용하기 위해 분양을 서두르고 있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문의전화도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다세대 등의 매입을 통한 입주권 확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내년까지 검단신도시와 오산세교지구에서 분양예정인 주택은 모두 4곳 4589가구나 된다. 또 인근에는 13개 단지에서 미분양된 아파트들이 수요자를 기다리고 있다. 수요자들도 대책 발표 전보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들 지역 중개업소에는 8·21대책 발표 이후 문의전화가 종전보다 2∼3배가량 늘어났다. 오산시 갈곶동 KCC스위첸 등 미분양 주택의 경우 모델하우스 방문후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전보다 늘었다는 게 주택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검단신도시의 경우 마전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2단지나 현대산업개발 검단2차 아이파크 등에도 최근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 분양계약을 맺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이들 업체 관계자의 대체적인 얘기이다. 오산시는 올해 초부터 다세대 주택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던 곳이다. 다세대 등의 신축을 통한 지분쪼개기인 셈이다. 하지만 특히 이번에 오산 세교지구 일대에 신도시 건설이 확정되면서 이같은 다세대 주택 신축을 통한 지분쪼개기가 더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산신도시 발표로 당분간 가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지분쪼개기 현황, 지분값 대비 수익률, 실제 입주권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서 가수요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초구 양재천변 새단장

    서초구 양재천변 새단장

    최근 양재천변에 가면 녹색의 그늘 사이로 보라색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꽃범의 꼬리, 노루오줌, 부처꽃 등 기다란 꽃대위로 오롯이 피어난 꽃망울들이 바람을 따라 산책 나온 이들에게 손짓을 한다.2년여간 새 단장을 마치고 새롭게 변신한 양재천의 모습이다. 봄에는 개나리와 조팝나무, 벚나무, 아이리스, 금계국이 봄바람에 하늘거린다. 가을에는 쑥부쟁이, 벌개미취, 상사화 등이 피고, 초겨울에는 은빛 물억새와 자줏빛 흰줄무늬 갈대가 바람에 넘실거린다. 이렇게 양재천에선 사계절 꽃놀이가 펼쳐진다. ●논두렁 따라가면 아이리스화원 양재천에선 1996년 생태하천조성사업을 통해 1차 수술이 감행됐다.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이 목표였다. 하지만 강 바닥을 파내는 준설작업 과정에서 오히려 물억새와 같은 토종의 생태계가 감소하는 대신 돼지풀과 서양등골나물, 환삼덩굴 같은 외래식물이 인근을 뒤덮었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지난해부터 24억원을 투자해 영동1교부터 2교 사이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고향 하천의 느낌이 나도록 버드나무와 갯버들, 갈대 등을 심어 고향 하천의 느낌을 살리는 한편 외래식물은 속아냈다. 또 이용자가 적었던 농구장 자리에는 꽃밭과 논을 조성했다. 영동1교 옆에 위치한 아이리스화원은 6130㎡에 노랑꽃창포와 무지개붓꽃, 제비붓꽃 등 총 7종 14만 5900포기의 꽃을 심었다. 시골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삐뚤빼뚤한 논두렁도 만들었다. 도시 아이들이 농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이곳에선 지난해부터 철원 오대벼가 생산된다. 무농약 유기농법인 덕에 논두렁을 따라 걷다 보면 우렁쉥이나 미꾸라지를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영동1교와 2교 사이에 와인 거리 조성 변화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현재 양재천에는 백로와 박새, 딱따구리, 지빠귀 등 36종 조류와 토종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구청은 생물들을 위한 배려로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수로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고 하천을 따라 버드나무와 갈대, 물억새 군락도 조성했다. 새들의 쉴 공간을 위해 팽나무를 비롯해 흰줄무늬갈대, 붉은띠, 소라버들 등을 옮겨 심었다. 물론 사람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기존의 낡은 운동시설을 교체하는 한편 산책로 곳곳에는 쉴 수 있는 의자를 마련했다. 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분리해 이용자가 서로 부딪치는 일이 없도록 했고 도로폭도 넓혔다. 산책로 바닥에 푹신한 고무칩을 깔아 이용자들의 무릎 보호에 나서는가 하면 길가를 따라 키 큰 나무를 심어 자연의 그늘을 마련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양재천 야외수영장(영동1교∼양재시민의 숲 사이)도 변화를 갈구한 노력의 대가다. 하루 1000여명이 이용하는 수영장은 지난해 개장 이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양재천을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구는 추가 예산 등을 편성해 양재천의 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중 하나가 우선 영동1교와 2교 사이 680m 구간에 조성할 와인거리다. 박성중 구청장은 “결국 자연을 위한 변화가 사람을 위한 변화로 자리잡게 된다.”면서 “생태하천으로 자리잡게 된 양재천이 주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적실 수 있을 때까지 업그레이드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커피 없이는 못 사는 현대인들의 자화상

    커피 없이는 못 사는 현대인들의 자화상

    현대미술에서 일상에 주목하지 않는 작품이 있을까. 현대인들의 24시간, 곳곳을 지키며 영감을 안기는 일상 속 오브제. 커피라면 어떨까. 서양화가 안윤모(46)가 캔버스를 카페로 삼았다. 동물 캐릭터를 즐겨 그려온 작가가 이번엔 부엉이, 호랑이, 닭의 손에 커피잔을 들렸다. 커피 없이는 못 사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18일부터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커피홀릭(Coffeeholic)’전을 통해 소개된다.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 전시가 아닐까 싶네요. 인간관계를 풀어갈 때 흔히 입버릇처럼 내뱉는 말이 ‘커피 한잔하시죠’ 아닌가요? 반세기 만에 우리 모두의 생필품이 돼 버린 외래 문화, 그게 커피니까요.” 작가의 이번 소재는 곧 현대인들에겐 소통의 필수품이다. 작가의 그림 앞에서 관람객은 카페 창밖에서 물끄러미 안을 들여다보는 ‘국외자’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익숙한 풍경을 한번쯤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하는 작가의 의도에 딱 걸려든 셈이다. “커피도 얼마든 훌륭한 팝아트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작가의 주목대상이 엉뚱하고도 재미있다. 샛노란 개나리를 이고 있는 부엉이, 까만 양복과 흰 원피스를 차려입고 마주 보고 있는 닭들, 신문을 보고 있는 호랑이, 휘영청 달밤의 양 가족…. 그들의 손과 머리에 혹은 그들 앞 탁자 위에 어김없이 놓인 건 커피잔이다. 마치 우화집을 들춰보는 듯 화면들에 짙은 은유가 넘쳐난다. 굳이 감춰진 의미를 캐지 않더라도 일단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다. 작가의 작업에는 동물 이미지가 단골로 등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직설 어법이 아닌, 훨씬 더 우회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은유를 할 수가 있다.”는 작가는 “각양각색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동물 캐릭터 그 자체도 캔버스 안에선 유의미한 정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엉이는 외롭고, 양은 순박하고, 호랑이는 두려우면서도 정감이 넘치고…. 작가가 지금까지 열어온 개인전은 26회. 한창 테이크아웃 커피 붐이 일던 2000년엔 느림의 미학을 일깨우는 ‘커피와 상상력’이란 제목의 전시를 열기도 했다. 이번 커피그림전은 전시공간도 색다른 분위기로 꾸민다. 커피잔을 이고 있는 모습의 나무 부조 부엉이를 동원한 설치작품들로 1층은 아예 카페처럼 만든다.2,3층에 소개할 회화작품은 모두 30여점이다. 새달 2일까지.(02)734-0458.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원로배우 총출동 연극 ‘침향’

    원로배우 총출동 연극 ‘침향’

    지짐이 지지는 마당에 고소한 기름내가 진동한다. 커다란 장독대가 우두커니 집을 지키고 섰다. 풀숲 우거진 선산에는 개나리며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다.“까치가 이래 울어쌌는 걸 보이 오기는 올란가 보다.” ‘침향’(沈香연출 심재찬·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오래된 손님을 기다리면서 시작한다.“내 꼭 돌아올끼다.”라며 집을 나선 강수(박인환)가 55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는 길이다. 월북해 중국 옌볜에서 낳은 딸 영순(이지하)과 함께다. 평생 과부로 그를 기다려온 아내 애숙(손숙·길해연)은 이제 치매로 남편도 못 알아본다. 쉰다섯 아들 영범(성기윤)의 얼굴은 착잡하기만 하다. 죽마고우였던 강수의 손에 아버지를 잃은 택성(정동환)은 미친 사람이 다 됐다. 어머니(박정자) 묘에 성묘하러온 강수에게 그는 시퍼렇게 날이 선 낫을 들이댄다.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와 옌볜 말투, 질박한 말맛이 넘치는 대사가 오감을 자극한다. 강수와 애숙이 사랑을 나누던 생강굴에서는 금방이라도 ‘맵싸구리한 생강향’이 끼쳐올 듯하고 밤에 마당에 나온 아들에게 “달구신 달구신 우리 강수 밤똥 안 누게 해주이소.”비는 어머니의 주문이 정겹다.‘침향’은 김길호, 박정자, 박웅, 손숙, 정동환 등 한국 연극의 원형을 빚어온 원로배우들이 총출동한 연극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박정자의 카랑카랑하면서도 웅숭깊은 발성과 정동환의 살기 어린 몸짓, 뮤지컬배우로 익숙한 성기윤의 정극 연기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은 ‘아닌 밤중에 씨름’ 장면. 살기등등하던 택성은 노망난 아내 앞에서 기어이 울음을 터뜨린 강수에게 “오늘 우리 한판 붙자.”며 슬며시 화해를 건넨다.50여년 만에 서로의 허리춤을 잡은 두 친구의 엉거주춤한 자세는 싸운다기보다 부둥켜 안았다는 게 더 정확하다. 느린 호흡으로 보는 연극이지만 성묘를 하러 가는 장면의 늘어진 전개나 마을 사람들의 익살 등 사족 같은 장면도 눈에 띈다.‘침향’은 천년간 향나무를 묻어두면 그 다음 천년 동안 가장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는 뜻의 민간의례에서 유래한다. 떠나는 강구를 향해 재동은 말한다.“행님도 천년 만에 왔다가네요.” 회한이 깊은 만큼 향기도 짙은 ‘침향’이다.1544-1555.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난개발’ 용인 녹색도시로

    난개발이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지 못하고 있는 용인시가 ‘녹색혁명’에 나선다. 도심 한가운데 수백곳에 달하는 공원이 새로 조성되고 도로와 하천변에는 나무심기가 대규모로 이뤄진다. 용인시는 도시경관과 주민 편익시설 확충을 위해 7000억원을 들여 현재 114개소에 이르는 도시공원을 2015년까지 293개소로 늘리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179개 도심공원 새로 조성 시는 우선 올해 520억원을 투입해 7개 공원조성 사업을 시작한다. 처인구에는 용인중앙공원(김량장동)과 역북1공원(역북동), 유방어린이공원(유방동) 등 3곳이 조성된다. 기흥구에는 마북공원(마북동), 만골공원(신갈동), 소실봉도시자연공원(보정동) 등 3곳, 수지구에는 상현1근린공원(상현동)이 들어선다.2011년 완공 때까지 연차적으로 2577억여원이 투입되며 면적만도 100만여㎡에 이른다. 특히 기흥구 신갈동 산14 일대 8만여㎡ 규모로 들어서는 만골근린공원에는 자연친화형 현대건축미를 갖춘 첨단설비의 기흥도서관(6500㎡, 지하1층, 지상3층)이 들어선다. 공사는 오는 7월말 시작된다. 용인중앙공원은 오는 8월말쯤 1차 조성공사가 완료돼 시민에게 부분 개장되며,2010년에 2차 조성공사에 들어간다. ●올해까지 학교숲 69곳 만들기도 학교숲 조성사업을 필두로 도로와 하천변에는 대규모 식재사업이 시작된다. 올해 14억여원을 투입해 처인구 좌항고와 기흥구 언남초 등에 학교숲 14개소가 조성되며 2008년까지 모두 69개교로 확대된다. 경안천변 구간은 1억그루 나무심기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올해 왕벚나무 등 10여종의 수목 4700여그루와 개나리, 철쭉류 등 4만 7000여그루의 화관목이 우선 식재된다. 구갈동주민센터 앞 경관녹지와 처인구 역북터널∼포곡 마성리 구간 지방도 321호변, 처인구 양지 수련마을 앞 가로변 등 3개소에는 소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교목과 산철쭉 등 관목류 총 21종 3만 4000여그루가 식재된다. 특히 구갈동주민센터 앞 녹지에는 잔디를 이용한 용인시 심볼 마스코트가 조성된다. ●불법경작지가 숲으로 경부고속도로와 23호 국지도 사이 관리되지 않고 있는 국·공유지에도 다양한 품족의 수목이 식재된다. 도로공사용 자재야적장 또는 불법경작지 등으로 사용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수지구 풍덕천동∼성남시계 1㎞ 구간과 기흥구 신갈동 신갈JC∼신갈오거리 1㎞ 구간 등 2개소는 13억여원을 투입해 숲으로 조성한다. 잡초 등이 무성한 채로 방치되고 있는 처인구 남동 45호 국도 나들목에는 램프선에 맞춰 교목류 및 소나무, 이팝나무, 화관목 등이 식재된다. 시 관계자는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로 공원부족현상이 대두돼 대대적인 확충사업에 나서게 됐다.”며 “녹지율을 도내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Metro] 홍은재개발 친환경 조건부 통과

    서대문구 홍은사거리에 지상 20층 규모의 아파트 549가구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열린 제14차 건축위원회에서 아파트 8개 동을 짓는 ‘홍은 제12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계획안을 조건부로 통과시켰다고 28일 밝혔다. 용적률 249%가 적용된다. 위원회는 사업계획안에 추가로 “도로 변의 옹벽을 환경친화형으로 디자인할 것”을 요구했다. 건축위는 또 영등포구 당산동 4가에 아파트 195가구를 짓는 ‘당산제4주택재개발 정비사업’ 계획안과 관련,“아파트단지의 근린생활시설의 위치를 조정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곳엔 26층 규모의 아파트 2개 동이 들어선다.219%의 용적률이 적용된다. 그러나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미주아파트 재건축 계획안과 강서구 염창동의 개나리길 주택재건축 계획안, 동대문구 용두동의 용두 제5주택재개발사업 계획안에 대해서는 “디자인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다시 심의를 받도록 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북한산서 ‘산개나리’ 자생지 발견

    북한산서 ‘산개나리’ 자생지 발견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최근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희귀 식물인 산개나리(학명 Forsythia saxatilis) 자생지 4곳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공단은 “산개나리를 북한산의 ‘깃대종’(상징 야생동식물)으로 선정해 탐색작업을 펼쳐온 끝에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2곳, 양주시 장흥면 2곳 등 모두 4곳에서 산개나리 21개체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산개나리는 전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살고 있는 식물로 일제 강점기인 1911년 일본 식물학자에 의해 발견된 뒤 북한산, 관악산, 수원 화산 등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전북 임실군 덕천리 일대(천연기념물 388호)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식물이다. 전체적으로 일반개나리와 비슷하지만 좁고 짧은 꽃잎, 연한 황색의 꽃, 잎 뒷면에 있는 잔털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또한 한 종 내에 장주화(암술이 수술보다 긴 꽃)와 단주화(암술이 수술보다 짧은 꽃)를 함께 갖는 이화주성(二花柱性)의 식물이다. 공단은 해당 지역을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생육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증식시켜 개체수를 늘릴 계획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총선 끝나자 봄축제 향연

    ‘총선 끝, 놀∼러 가자.’ 한동안 어수선하게 만든 총선이 끝나자 전국이 봄맞이 ‘축제 모드’에 휩싸였다. 자치단체마다 자칫 선거법 위반 논란 때문에 미뤄둔 주민 행사들을 쏟아냈다. 나들이에 ‘투표확인증’을 지참하면 공용주차장 등을 공짜로 이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요일 일부 지방에 약간의 비소식도 있지만 신나는 나들이 열기를 식힐 수 없을 듯하다.●벚꽃 향기에 취해 볼까 11일 서울 동대문구 중랑천 둔치에선 ‘제1회 봄꽃축제’가 열린다.3㎞가 넘게 30∼40년 벚꽃나무들이 나란히 늘어선 둔치에서 멕시코 전통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어 러시아 공연팀이 라틴, 삼바, 차차차로 이어지는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이날 저녁 개막식 행사의 타깃은 청소년들. 소녀시대,SS501, 쥬얼리, 앤디 등 유명가수들의 콘서트가 펼쳐진다. 축제는 인디언 음악·춤 공연과 송대관, 하동진, 민해경 등의 가요한마당이 이틀간 진행된다. 한강여의도 봄꽃축제도 15일부터 열린다. 벚꽃나무 1589주가 만드는 꽃 터널과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활짝 핀 봄꽃길이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야간에는 바닥에 설치된 특수조명이 벚꽃의 운치를 더한다. 금천구도 이번 주말 시흥역 앞 벚꽃십리길에서 ‘2008 벚꽃축제’를 연다.12일에는 구민들마다 숨은 끼를 발산하는 주민한마당과 노래자랑이 열린다. 저녁엔 가수 리아, 김수희, 한혜진 등과 함께하는 음악회와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13일에는 시흥역부터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벚꽃십리길 걷기대회도 마련된다. 특히 금천패션타운 입주사들이 국내 의류 변천사를 보여주는 거리패션쇼도 선보인다. 볼만하고 먹음직스런 특산물 축제가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경북 청도군은 12일부터 5일간 이서면 서원천변에서 ‘청도 소싸움 축제’를 연다. 전국대회 8강 이상에 오른 싸움소 120여 마리가 출전해 체급별 경기, 왕중왕전, 라이벌전 등을 펼친다. 주한미군의 로데오경기와 소싸움사진 촬영대회 등 국제적 이벤트도 열려 ‘빅이벤트’가 기대된다.●특산물 잔치 다채울릉군도 18∼19일 나리관광지구에서 ‘산나물 축제’를 연다. 더덕·산나물 캐기, 요리 경연·건강걷기 대회, 울릉·독도 퀴즈대회, 보물찾기,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 경주시는 19∼24일 황성공원에서 ‘한국의 술과 떡 잔치’를 벌인다. 신라음식, 전통음식 등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항도(港都) 부산에서도 11일 ‘광안리 어방축제(∼13일)’를 시작으로 ‘기장 멸치·다시마·미역축제’ 등이 열린다. 어방 축제에는 조선시대 좌수영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재현하는 볼거리가 제공된다.25∼27일 기장 대변항에서는 멸치와 다시마, 미역이 봄 입맛을 돋운다. 또 미역과 다시마를 따고, 활어를 잡는 체험도 한다. 경남 김해시도 19∼26일 대성동 등지에서 ‘제32회 가야문화축제’를 개최한다. 가야토기 전시, 가야복식 체험, 김해가락오광대 공연, 가야무사의 무예 시범 등을 볼 수 있다. 72만㎡에 걸쳐 유채꽃이 펼쳐진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맹방리에서는 30일까지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인천 강화도에서도 12일부터 백련사∼적석사로 이어지는 꽃길에서 진달래 축제가 시작된다.●총선때문에 속탄 공무원들 벚꽃축제를 준비한 일부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선거 기간 때문에 행사를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상고온으로 벚꽃의 개화시기가 5일이나 앞당겨졌지만, 마침 그 때가 선거 일정이 한창인 시기였다. 축제를 앞당기자니 선거법에 걸릴 수 있고, 미루자니 자칫 ‘벚꽃이 없는 벚꽃축제’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윤중로 벚꽃축제를 준비한 영등포구 관계자는 “지난 7일엔 비까지 내려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용케 버텨준 꽃잎 덕에 이번 주말 축제는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길섶에서] 봄세상/최종찬 국제부차장

    사월 초순의 고덕산은 온통 봄세상이었다. 노란옷을 입은 개나리와 분홍옷을 입은 진달래가 새색시처럼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흰옷을 입은 벚꽃은 눈부신 자태로 환상의 세계를 찍어냈다. 보라색옷을 입은 제비꽃은 해탈을 화두로 춘안거에 들어간 듯 가냘픈 몸을 잔뜩 웅크렸다. 나무와 들풀들이 저마다의 봄옷을 입고 고운 때깔을 자랑하고 있는 파노라마가 둘째아들의 검은 눈동자 속에서 반짝거렸다. 자연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낙엽들은 마를 대로 말라버려 보기만 해도 형체가 완전히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 낙엽들을 피해 나무계단을 밟고 오르는데 까치 두 마리가 한데 엉켰다 떨어졌다 하면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날갯짓과 높은 톤의 목소리로 볼 때 짝짓기를 하고 있는 듯했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정상에도 봄이 무르익었다. 여름 기운마저 머금은 햇살이 이마에 땀방울을 선사했다. 사람들은 운동기구와 씨름하며 건강의 나이테를 만들고 있었다. 약동하는 봄기운에 빠져드니 10년은 젊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최종찬 국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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