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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고독을 만들자 새로운 관계가 시작됐다/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열린세상] 고독을 만들자 새로운 관계가 시작됐다/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겨울의 끝에서 후배 우영이 어머니 가시는 길을 함께했다. 양지바른 곳에 모시고 서울로 오는데 오래 담아 두었던 말인지 상주가 그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몇 년 전 어머니께 여쭤 보았습니다. ‘엄마는 언제 가장 행복했어요?’ ‘응. 너희 넷 도시락 쌀 때가 제일 좋았던 듯싶구나.’ 어머니는 아마 그때로 돌아가신 게 아닐까.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행복한 시간은 자신보다 자식들에게 맞춰져 있었을 것이다.어제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잘 지내지? 5월에 피는 라일락이 올봄에는 벌써 피었다”고 하시며 겨울이 유난히 길어서 그랬는지 여름이 특별히 더워지려는지 산수유,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꽃이 후두둑 피었다가 후다닥 진다고 덧붙이셨다. “저도 나이를 먹어서” 했다가 혼쭐이 났지만 어머니 마음을 조금씩 알아 간다. 순서 없이 피고 속절없이 지는 시절에 아들을 걱정하고 계셨다. 전화를 끊으며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잘해라” 그 말씀을 지고 산 것은 맞은데 잘 해내지는 못했다. 민폐도 적지 않고 나만 생각하며 사는 날이 많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좋은 관계를 맺어 가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 테드(TED) 동영상 ‘어떻게 하면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행복에 관한 가장 오래된 연구의 교훈’을 찾았다. 강연은 하버드대 성인발달연구팀이 1938년부터 724명의 삶을 75년간 매년 추적하면서 각계각층으로 성장한 그들의 일, 가정생활, 건강에 대해 질문한 결과다. 첫 번째 집단은 하버드대 2학년 생일 때, 두 번째 집단은 보스턴 빈민촌 소년들로 가난하고 문제 많은 가정에서 선별됐다. 연구의 네 번째 책임자인 정신과 의사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지금 당신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면 어디에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할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연구의 분명한 메시지는 좋은 인간관계가 우리를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 그게 전부다.” 그가 소개한 세 가지 중요한 교훈은 첫째, 사회적 관계가 정말 좋은 역할을 하고 외로움은 독약이다. 가족, 친구, 공동체와 관계를 잘 맺고 있는 사람은 더 행복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더 오래 산다. 둘째, 친구 숫자가 아니라 질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50세에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80세에 가장 건강했다. 친밀한 관계가 노화를 막는 완충제 역할을 한다. 셋째, 좋은 관계가 두뇌도 보호한다. 어려울 때 타인에게 의지할 수 있다고 느끼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기억력은 오랫동안 잘 유지된다. 사람들은 명성과 부, 성취를 통해 성장한다고 믿었지만 이 연구는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 잘산다는 것, 좋은 삶은 좋은 관계로 성립된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람들과 잘 지내라는 어머니의 주장은 요즘 낮에는 거세게 무너지고 있지만 밤에는 유지되는 기득권 세계가 움직이는 규칙, “형님”과 “의리”로 이루어진 공범의 세계를 가리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난겨울 노란 등산화를 샀다. 술자리 호언이 여행으로 이어졌다. 뉴질랜드행 비행기를 타고 남섬 퀸즈타운에 도착했다. 공항 직원들은 유난히 등산화를 꼼꼼하게 검색했다. 오염된 흙이 그들의 영역 안으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샅샅이 뒤졌다. 국경을 넘자 다른 규칙이 적용되고 있었다. 빠르게 대신 안전하게. 새 등산화는 이전 경험이 없으니 무사통과였고 다른 신발은 강제 세탁됐다. 여행은 자연의 위대함으로 시작해 생각의 전환으로 마무리됐다. 밀퍼드국립공원 트레킹은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4박5일간 자고 먹고 걷는 여행이다. 오지의 관건은 비연결이었다. 3일이 지나자 스마트폰 금단 현상이 가시고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단절해야 새로운 것으로 나아간다. 고독을 만들자 새로운 관계가 시작됐다. 여러 나라에서 온 47명은 혈연ㆍ지연 없이도 서로 도우며 편안하고 투명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좋은 연결을 위한 시작은 역설적이다. 끊어야 좋아진다. 우선 잠들기 30분 전 스마트폰을 끄고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 보자. 그리고 좋은 게 좋다는 내밀한 관행, “형님, 형님”을 멈추자. 어머니는 따뜻한 도시락과 함께 좋은 지혜를 주셨다.
  • “비오는 날엔 버스에 우산걸이를” “마스크 자판기…청계천엔 꽃길”

    “시내버스에 우산걸이를 설치하면 어떨까.” 서울시의회는 지난 2월 의정모니터링 시민 의견심사회의에 접수된 41건 가운데 박성우(37·중구 충무로)씨의 ‘버스 안 우산걸이’를 포함한 6건을 우수 의견으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의정발전과 선진의회 구현을 위해 만 20세 이상 시민 354명을 의정모니터로 위촉하고 서울시 주요 정책이나 의정활동에 대한 의견을 매달 듣고 있다. 박씨는 “비 오는 날에 버스를 타면 우산을 둘 곳이 없어 곤란한 경우가 많다”면서 “성당을 방문했을 때 입구에 마련된 다인용 우산꽂이를 보고 버스에도 이렇게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으로 좌석마다 우산을 보관하는 기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제안했다. 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사는 장경은(55)씨는 청계천변에 개나리나 진달래길 등과 같은 테마 경관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장씨는 “청계천변 생태공원은 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으나 수변경관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김해경(57·노원구 상계동)씨와 손창명(60·은평구 응암동)씨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보행 약자를 위한 방안을 내놨다. 김씨는 “서울시 관광지에 장애인과 어르신을 위한 휠체어와 아이를 위한 유모차를 구비하자”고 제안했다. 손씨는 지하철이나 공원 등 공공장소 공중화장실이 협소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홍지은(34·동대문구 전농동)씨는 “대중교통 환승센터 등에 미세먼지 마스크 자판기를 운영하자”고 제안했고 신미선(37·금천구 독산동)씨는 “지진, 태풍, 화재대피 등을 체험하고 응급처치 등을 배울 수 있는 재난체험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시민을 위해 온라인 배움과정을 만들자”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자치광장] 시대 가치를 담는 온전한 서울숲 완성/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자치광장] 시대 가치를 담는 온전한 서울숲 완성/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

    매년 이맘때면 각종 매체에서 응봉산에 만발한 개나리 사진으로 서울의 봄을 알리곤 한다. 이 응봉산과 마주하고 있는 곳이 성수동이다. 성수동엔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공원이 있다. 바로 서울숲이다. 서울숲은 당초 61만㎡ 규모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공장 이전 등이 불발되면서 약 43만㎡만이 공원으로 조성돼 지금도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다. 이에 서울시는 2015년부터 레미콘공장 이전을 추진했고 2년 만인 작년 10월 삼표 측과 2022년까지 공장을 이전하기로 확약했다. 지난달 29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숲 기본구상 및 민관협력사업’은 레미콘공장 활용과 서울숲을 완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서울숲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도시민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자연’과 ‘생태’였다. 기술 발전으로 우리 생활은 전보다 훨씬 편리해졌지만 여전히 현대인은 삭막한 콘크리트 도시 속에서 초록의 숲, 자연을 갈망한다. 서울숲 빈 공간이 공원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시민이 가장 원하는 것도 ‘온전한 서울숲의 완성’일 것이다. 서울숲 완성뿐 아니라 시민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서울숲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이 시설들은 당연히 지역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성수동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살아 있는 역사다. 이러한 역사성을 살려 대한민국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과학문화미래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과학문화미래관은 성수동의 산업 생태계를 보전하고 전시하는 산업박물관과 미래세대들이 과학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미래과학체험관으로 구성된다. 사색과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숲속 도서관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의 서울숲은 도로로 나뉘어져 지하철역에서도 걸어서 오기가 쉽지 않다. 나눠진 공원을 통합하고, 지하철역과 연결해 도시와 하나 된 공간이 되면 누구나 찾고 싶은 세계적 공원이 될 것이다. 이번 계획은 서울숲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서울시 전체 차원의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한강은 서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서울을 남북으로 단절시킨다. 잠실, 용산, 마곡 등 한강변에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 또한 한강의 남북을 연결하지는 못한다. 그동안 한강을 개발 측면에서 봤었다면 이제는 개발이 아닌 도시재생 측면에서 한강 중심의 공간 개편이 필요하다. 또한 서울시를 도심권, 서북권, 동북권, 서남권, 동남권 등 5대 권역으로 나누는데 한강도 이 5대 권역처럼 한강권역으로 설정해 계획하고 관리해야 한다. 서울숲을 ‘한강 중심 공간 재편’ 사업의 시작으로 보고, 강남 지역과 연계해 한강 중심 도시재생 모델로 만들고자 한다. 자연과 생태가 어우러져 1000만 인구를 품는 한강 중심의 도시, 천년고도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 꽃샘추위도 노랑빛에 물러갔네

    꽃샘추위도 노랑빛에 물러갔네

    꽃샘추위가 누그러지며 포근한 봄 날씨를 되찾은 9일 경기 광주시 광동리 청정 인공습지 주변이 활짝 핀 개나리로 노랗게 물들어 있다. 연합뉴스
  • [메디컬 라운지] 꽃가루 알레르기 주범은 ‘풍매화’

    알레르기 질환은 몸속에 들어온 물질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의 결과물이다. 면역반응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 두드러기 등 다양한 질환이 생긴다. 그런데 봄철에 특히 심한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다. # 풍매화는 암·수꽃 따로 있어 날려 8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꽃가루 알레르기는 나무, 화초, 잡초 등 어느 식물이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봄철에는 주로 나무의 꽃에 의해 발병한다. 그중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어 바람에 의해 꽃가루를 날려 수정하는 ‘풍매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혜련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 같은 아름답고 향기가 많은 꽃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하기 쉬운데 꽃집 등 특수한 환경이 아니라면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오리나무, 소나무, 느릅나무, 자작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의 풍매화 꽃가루가 흔한 원인물질”이라고 설명했다. # 기침·숨 쉴 때 ‘쌕쌕’ 소리는 천명 사시나무, 버즘나무(플라타너스)도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으로 잘못 알려졌다. 이들 나무의 종자에는 바람에 씨가 잘 날리도록 털이 붙어 있다. 봄철에 이 씨털이 솜뭉치를 이뤄 거리 곳곳을 뒹굴다가 코나 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 씨털은 꽃가루도 아니고 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지도 않는다”며 “실제 증상을 일으키는 꽃가루는 크기가 매우 작아 현미경으로만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물 같은 콧물이 쉴 새 없이 줄줄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재채기가 연속적으로 나오고 코가 가렵거나 막힌다. 코 증상은 발작적으로 심해졌다가 잠잠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특히 아침에 눈을 뜨면 매우 심해진다. 기관지 천식은 알레르기 비염보다 발생 위험이 낮지만 기침과 호흡곤란으로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주고 방치하면 사망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강 교수는 “기침과 숨을 쉴 때 ‘쌕쌕’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이 대표적인 천식 증상”이라며 “심한 천식 발작이 있으면 즉시 약물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실외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 꼭 꽃가루를 피하려면 방문을 잘 닫아 꽃가루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외출할 때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헝겊으로 만든 일반 방한용 마스크는 차단효과가 없다. 꽃가루는 수백㎞까지 날아다니기 때문에 제주도를 제외한 전 지역이 같은 꽃가루 영향권에 들어 있는 것과 같아 완벽한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장 널리 사용하는 방법은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다. 다만 체질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면 언제든지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봄꽃 반란/진경호 논설위원

    봄은,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다고, 시인 안도현은 말했다.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제비꽃이 보이고,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에 봄은 꼭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간다고 했다. 그런 줄 알았다. 안 시인 말대로, 봐야 보이는 줄 알았다. 벚꽃이, 개나리만큼 부지런한 줄, 성질 급한 줄 몰랐다. 개나리에 진달래는 따라붙어도 벚꽃까지 이어붙인 노래는 들어 보질 못했고, 벚꽃은 너무도 화사하고 도도해 늘 개나리를 화동 삼아 한 발 뒤따라오는 줄 알았다. 올봄, 집앞 벚꽃은 그러하지 않았다. 개나리 따위에 봄소식을 맡길쏘냐, 같이 피었다. 기억이 잘못된 걸까, 아니면 봄이 조화를 잃은 걸까. 그도 아니면 바빠진 봄에 행여 여름꽃 될까 놀란 봄꽃들이 마음을 고쳐먹은 걸까. 목련마저 젖살처럼 뽀얀 꽃잎을 후드득 떨어내기 시작한 걸 보면 아무래도 봄꽃들이 뭔가 떼로 작심한 듯싶다. 봄은 이제 오지 않는다. 그냥 스친다. 뿌연 하늘에 숨이 막히고, 우악한 여름이 더워 살짝 눈길만 주고 떠난다. 식목일도 3월로 옮길까 한다는데, 제비꽃 피울 겨를이나 있을지 봄이 안쓰럽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벚꽃길 따라 봄을 느껴볼까’…경기도 드라이브 명소 4선

    ‘벚꽃길 따라 봄을 느껴볼까’…경기도 드라이브 명소 4선

    벚나무가 하나둘씩 꽃망울을 터뜨리는 계절, 어디론가 떠나야만 할 것 같다. 목적지가 있는 여행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서 잠시 만날 수 있는 벚꽃도 좋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흐드러진 벚꽃 속에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경기도내 벚꽃길 드라이브 코스 4곳을 소개한다.◇ 북한강 따라 흐르는 벚꽃 물결…가평 삼회리 경기도 가평의 대표 벚꽃터널인 ’북한강로‘는 신청평대교에서 양평군 서종면으로 이어지는 강변도로다. 가평 청평면 삼회1리 마을회관에서부터 북한강변을 따라 벚꽃터널을 이루는 삼회리 마을의 꽃길 속 드라이브는 감탄의 연속이다. 특히 신청평대교를 지나 삼회리 큰골에 이르는 4.5km 구간은 벚꽃터널을 이루고 있다. 벚꽃길과 함께 흐르는 북한강 물줄기의 시원함도 좋다. 가평 에덴벚꽃길은 실제 도로명이 벚꽃길일 만큼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30여 년 전 길가를 따라 심은 수백 그루의벚나무 묘목이 웅장한 풍채를 갖춘 어른 벚나무로 변신해 봄마다 벚꽃의 향연을 펼친다.◇ 물 위에 그려진 풍경화…에버랜드 벚꽃길 용인 에버랜드 주변은 자동차를 타고 봄꽃을 즐길 수 있는 경기남부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영동고속도로 마성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는 5㎞ 구간의 ’벚꽃 가로수 길‘을 차창을 열고 달리다 보면 눈처럼 날리는 벚꽃잎이 차 안으로 날아든다. 앞뒤 어디를 봐도 사방이 벚꽃 천지이다. 용인 8경 중 하나인 호암호수 앞산 벚꽃림과 호수 주변 왕벚나무 산책로는 에버랜드 벚꽃 감상의 백미다. 호암호수 맞은편 산에 조성된 벚꽃림에는 왕벚나무, 산벚나무 등 1만 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개나리, 목련, 영산홍 등 다양한 봄꽃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조금 늦어도 즐길 수 있는 벚꽃길…과천 서울대공원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순환로도 손꼽히는 벚꽃길 드라이브 명소 중 한 곳이다. 렛츠런파크의 야간 벚꽃길 드라이브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랜드 외곽순환길에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도로 6km와 과천 저수지 순환길 4km 등 10㎞에 걸쳐 3천 그루의 벚나무가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싸인 서울랜드는 평균 일조량과 기온이 낮아 여의도보다 벚꽃 개화 시기가 늦다. 도심에서 마지막으로 구경할 수 있는 벚꽃 명소로, 벚꽃 감상 시기를 놓쳤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산성과 파란 강물, 그리고 벚꽃…광주 남한산성∼팔당호 벚꽃길 남한산성 관리사무소부터 광주시 중부면사무소까지 308번 국도를 따라 8㎞에 걸쳐 이어진 벚꽃길이다. 초입부터 산성천의 모습과 벚꽃 가로수가 조화롭게 장관을 이뤄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팔당호 드라이브 코스는 남한산성을 관통하는 지방도 코스다.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에서 수청리까지 337번 지방도 12km를 따라가다 보면 3천여 그루의 벚나무가 반짝이는 파란 강물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파스타를 산뜻하게 즐기는 방법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파스타를 산뜻하게 즐기는 방법

    호된 겨울을 겪었기 때문일까. 사계절 중 유독 봄이 반갑다. 비록 미세먼지와 황사란 불청객이 수시로 찾아오긴 하지만 지난겨울이 유난히 춥고 길었던 만큼 작은 날씨 변화도 드라마틱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봄을 느끼는 방법은 많다. 한껏 얇아진 봄옷을 입고 개나리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걷거나 쉬는 시간에 잠깐 테라스에 앉아 포근한 햇살을 만끽하며 망중한을 느끼는 것도 봄에 할 수 있는 일이다.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방에서 보낸 그해 4월은 그동안 겪어 왔던 어떤 봄보다 극적이었다.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칙칙한 들판이 초록빛으로 가득 찼다. 운동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절로, 밖에 나가 뛰게 만드는 풍경이랄까. 주말 오전마다 읍내 주변 포도밭을 하염없이 달렸다. 하루는 한 할머니가 언덕에서 무언가 캐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도 쑥이 자라나 싶어 호기심에 다가갔다. 언덕에 흐드러지게 핀 것은 바질이었다. 이미 한 봉지 가득 바질 잎을 담은 할머니는 봄이라 집에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 거라고 했다. 싱그러운 바질 향 가득한 페스토를 듬뿍 넣은 파스타는 아마도 이탈리아에서 봄을 느끼는 방법 중 가장 풍요로운 방법이리라.페스토란 일종의 양념장이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식물과 견과류 그리고 오일을 으깨서 뒤섞어 놓은 이탈리아식 퓌레다. 퓌레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과일이나 채소를 으깨서 걸쭉하게 만든 액체로 토마토 과육이 느껴지는 토마토소스를 생각하면 쉽다. 그대로 먹기도 하고 다른 요리에 첨가되거나 바탕이 되는 역할을 한다. 페스토는 주로 빵에 펴 발라 먹거나 파스타 소스로 쓰인다. 페스토의 대표주자는 바질 페스토다. 이탈리아 리구리아 지방의 제노바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페스토 알 바질리코, 페스토 제노베제로 통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질과 잣, 마늘, 치즈, 소금 그리고 올리브 오일을 절구에 한데 넣고 으깨서 만든다. 싱그럽고 달콤한 바질과 치즈의 감칠맛, 그리고 올리브 오일의 풍미가 한데 어우러져 한 입 베어 먹으면 봄이 입안에서 춤추다 못해 폭발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왠지 봄과 폭발은 어울리지 않지만, 입안에서만큼은 가능한 일이다. 바질 페스토를 한 입 먹어 보면 리구리아 사람들은 어째서 이런 천재적인 생각을 해낸 것일까 절로 감탄이 나온다. 음식의 출발은 재료다. 산지가 많은 리구리아가 자랑하는 식재료는 잣과 품질 좋은 올리브다. 여기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브인 바질과 마늘, 그리고 치즈가 더해져 페스토가 탄생했다. 재미있는 건 리구리아와 접해 있는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지방에 비슷한 음식이 있다는 점이다. 이름도 비슷한 피스투다. 페스토와 다른 점은 잣과 같은 견과류를 넣지 않고 묽게 만들어 수프로 먹는다는 정도다.제노바와 멀리 떨어진 남쪽 섬 시칠리아에도 페스토의 사촌이 존재한다. 시칠리아 서쪽 끝 트라파니 지역의 페스토 트라파네제가 그 주인공이다. 트라파니식 페스토는 제노바식과 몇몇 재료에서 차이가 난다. 바질과 올리브 오일은 동일하지만 트라파네제에는 잣 대신 아몬드가, 그리고 약간의 토마토가 들어간다. 제노베제가 싱그러운 녹색 빛깔을 자랑한다면 트라파네제는 토마토 때문에 붉은빛을 띤다. 이 때문에 붉은 페스토, 페스토 로소라고도 불린다. 트라파네제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시칠리아의 지중해 무역거점이었던 트라파니 항구에는 제노바 출신 항해사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이들은 고향 음식이 그리웠고 바질 페스토도 그중 하나였다. 한 요리사가 제노바 선원에게 팔 요량으로 잣 대신 시칠리아에 풍부한 아몬드, 그리고 때깔 좋은 토마토 등을 넣고 페스토를 만들었는데 그렇게 트라파네제 페스토가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여느 음식에 대한 전설이 대부분 그렇듯 믿거나 말거나에 가까운 이야기이지만 개연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트라파니식 페스토가 시사하는 건 되도록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페스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바질과 잣을 쓰지 않고도 얼마든지 입맛 당기는 페스토를 만들 수 있다. 페스토라는 음식이 가지는 본질적 특성, 식물과 견과류 그리고 오일의 조합이라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한동안 고수 맛에 빠져 고수 페스토를 만들어 먹었다. 언뜻 생각하기에 고수 향이 독할 것 같지만 풍미를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따뜻한 파스타를 만들 때 한번 프라이팬 위에서 살짝 볶아주면 향이 반감된다. 열을 가하면 향이 쉽게 휘발되는 걸 역이용한 셈이다. 고수뿐 아니라 시금치, 미나리 등 특유의 향미를 가진 채소라면 무엇이든 페스토로 만들 수 있다. 견과류는 잣 대신 호두나 아몬드, 캐슈너트, 땅콩 등을 이용해도 좋다. 각 재료의 특성과 조리에 따른 성질 변화만 알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재료를 조합해 자기만의 시그니처 페스토를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봄나물을 이용해 페스토를 만드는 일은 봄에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 ‘자연인’ 정봉주, 청담동에 있었다…“정계 은퇴? 그건 봐야죠”

    ‘자연인’ 정봉주, 청담동에 있었다…“정계 은퇴? 그건 봐야죠”

    “정계 은퇴? 그건 좀 봐야죠.”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있다가 <더팩트> 취재진과 마주친 정봉주(57) 전 의원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밝았다. 지난달 28일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6일 만에 언론사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낸 정 전 의원은 그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예기치 못한 ‘성추행 의혹’의 여파를 수습하느라 여전히 분주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정계 은퇴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의 이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성추행 의혹에 더해 ‘거짓 해명’ 논란으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은 정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무대에서 하차하면서 남긴 이 말은 ‘정계 은퇴’를 내포하고 있지나 않았을까. <더팩트> 취재진은 정 전 의원을 만나 직접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직격 인터뷰에 나섰다.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정 전 의원과는 좀처럼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의 근황이 궁금해진 <더팩트> 취재진은 이날 오전 무작정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그의 자택으로 향했다. 그가 사는 빌라 담벼락 너머 벚꽃과 개나리가 ‘봄’을 알렸다. “10년 통한의 겨울을 뚫고 찾아온 짧은 봄날이었지만….” 정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남긴 글귀와 매칭되는 장면이었다. 취재진은 정 전 의원의 자택 경비실의 문을 두드렸다. 한 경비원은 정 전 의원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아는 게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단 물러나 정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주변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에게도 물어봤으나 헛수고였다. 이날 오후 재차 전화했을 때 드디어 연락이 닿았다. 정 전 의원은 “어떻게 지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연인이니까 자연인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있는 그대로의 사람, 즉 평범한 일반인이라는 말로 들렸다. “자숙한다고 했는데, 집에만 있는 거냐”는 물음엔 “밖에 나와 있다. 집에도 안 들어간다. 지방에 내려와 있다”고 답했다.뜻밖이었다. 그가 지방엔 왜 갔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 전 의원의 활동 구역이었던 청담동 카페 ‘벙커’를 찾았다. 혹시나 했는데 그는 “지방에 내려와 있다”는 말과 달리 그곳에 있었다. ‘자숙하겠다’는 그의 발언을 고려할 때 언론을 피하기 위한 발언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그는 취재진과 통화 후 불과 1시간 만에 강남구 청담동에서 마주쳤다. 머리카락을 한껏 치켜세운 특유의 머리 모양에 정장을 입은 그는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취재진은 정 전 의원에게 다가갔다. 정 전 의원은 찰나 흠칫 놀란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당당한 태도로 웃으면서 맞이했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다음에 보자. 요즘 하던 일을 정리하고 있다”며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이 정계 은퇴로 해석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건 좀 봐야죠”라며 여지를 남겼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지금은 정리할 일들이 많다”며 말을 아꼈다.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하려던 순간 황급히 차에 올랐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철회하면서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고 또 자숙하겠다”며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이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이번 인터뷰에서 정계 은퇴에 선을 그은 셈이다. 또, 칩거하며 자숙하는 여느 정치인과는 자숙의 방법에 차이가 있어 보였다. 추가로 질문하기 위해 정 전 의원과 통화했다. “지금 아무것도 묻지 말아달라. 아무것도 못 한다”며 수화기 너머로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라는 말에 “끊을게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7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1시간 정도 앞두고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미투’ 폭로가 나와 결국 물러났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또, 사건 당일로 지목된 2011년 12월 23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간 사실 자체가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미투‘ 폭로자 A 씨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성추행 의혹을 뒷받침하는 당일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그간의 해명이 무색해졌다. 결국, 정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당일 호텔 카드 내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주장이 잘못된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는 “여전히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면서도 “하지만 기억이 없는 것도 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하고 자숙할 뜻을 밝혔으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의혹을 인정하는 내용은 없었다. 더팩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영상] 여의도 벚꽃축제 앞둔 윤중로

    [현장영상] 여의도 벚꽃축제 앞둔 윤중로

    3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 벌써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전날 개화한 벚꽃을 먼저 보기 위해서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는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국회 뒤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혼자, 둘이, 셋이 모두가 행복한 ‘YOLO, 욜로와’를 주제로 정했다.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축제는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시민들의 발길을 잡을 예정이다.여의서로 1.7㎞ 구간에는 벚꽃뿐만 아니라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13종 8만 7000여그루의 봄꽃이 만개한다. 밤에는 야간 경관 조명을 밝혀 더욱 특별한 꽃길을 연출할 계획이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자치광장] 모두가 행복한 봄날이 되기를/박춘은 영등포구 행정국장

    [자치광장] 모두가 행복한 봄날이 되기를/박춘은 영등포구 행정국장

    저 멀리 제주 서귀포에서부터 피기 시작한 벚꽃이 서울에 봄기운을 전달할 즈음, 흐드러진 벚꽃 길 거리 사이로 서울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나들이객을 맞이한다. 올해 ‘제14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는 ‘혼자, 둘이, 셋이 모두가 행복한 욜로와(YOLO)’라는 주제로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국회 뒤 여의서로 1.7㎞ 구간에서 열린다.  축제의 백미는 당연 봄꽃이다. 평균 수령(樹齡) 50년 안팎의 왕벚나무 1886그루를 비롯해 진달래,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13종 8만여 그루의 봄꽃이 만개해 넓게 트인 한강을 배경으로 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벚나무가 만들어내는 눈부신 꽃 터널과 야간에 더해지는 조명 아래 흩날리는 벚꽃은 가히 환상적이다.  또한 아름다운 꽃길 사이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나들이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과 체험프로그램, 깜짝 놀랄 멋진 무대가 마련돼 있다. 해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콘텐츠 덕분에 나들이객도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관광객 500만명이 여의도를 찾았다. 특히 대한민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이 꼭 방문해야 할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모두가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를 즐긴다.  긴 시간 축제를 준비하고 주최하는 입장에서 수많은 나들이객이 찾아오는 흥행은 고무적이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인파가 몰리면서 기초질서를 유지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안전을 챙겨야 한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누군가 놓고 간 종이컵 하나만으로 금세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단속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순식간에 한 개 차선이 주차장으로 바뀌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나 하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작은 실수로 모처럼 봄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괴로움에 시름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 비록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모두가 함께 즐거운 축제를 위해서 기초질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영등포구도 많은 시민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빈틈없는 준비를 더해 더 안전하고, 즐기기 편한 축제의 한 마당을 꾸려 가겠다.  짧아서 더 아름다운 봄날, 축제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봄날을 즐기는 특권을 비롯해 아름다운 축제를 완성하는 것도 시민의 역할일 것이다. 축제를 찾은 모두가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한 추억을 한 아름 가져갈 수 있도록 조금의 불편은 기꺼이 감수하는 수고를 부탁드린다. ‘나 하나’보다는 ‘나부터’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조금은 더 성숙한 나들이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 [길섶에서] 개나리, 그 정열과 슬픔/김성곤 논설위원

    출근길 올림픽대로변 개나리꽃이 차창 밖을 스쳐 지나간다. 미세먼지다 황사다 해서 잊고 지냈던 봄을 개나리가 일깨워 준다. 딱히 좋아하는 꽃이 없지만, 굳이 꼽으라면 개나리를 꼽았다. 한철이지만 폭죽처럼 뻗쳐오르는 게 정열적이다. ‘개나리꽃을 국화로 했더라면…’ 했던 적도 있다. 꺾어서 물기 있고 양지바른 곳에 꾹꾹 꽂아 놓으면 자리를 잡고 순을 피운다. 개나리꽃 명소로는 가깝게 서울 성동구 응봉산이 으뜸이다. 봄철이면 산등성이가 온통 개나리로 뒤덮인다. 갑자기 개나리가 궁금해졌다. 알아보니 원산지가 한국이다. 학명도 ‘Forsythia koreana’이다. 해열이나 소염용으로 썼단다. 전설도 많았다. 그중 하나. 옛날 오두막에 삯바느질하는 어머니와 개나리라는 이름의 딸, 그 밑 사내 동생 둘까지 네 식구가 모여 살았단다. 어머니가 병으로 눕자 개나리는 동생들을 동냥으로 먹여 살린다. 하지만 추운 날 아궁이에 군불을 피우고 잠들었다가 그만 모두 목숨을 잃는다. 그해 봄 그 자리에 나무가 자라고 꽃이 맺히자 사람들은 개나리라고 불렀단다. 갑자기 정열의 자리를 슬픔이 채운다.
  • [길섶에서] 봄의 값/황수정 논설위원

    동네 앞 큰길가에 꽃 트럭이 왔다. 주먹만 한 플라스틱 화분에 새파란 움을 빼 올린 구근 화초들이 트럭 가득 좌우로 정렬했다. “봄이요, 봄. 하나에 이천원!” 탁탁 손뼉까지 치는 트럭 주인장이 농담하는 줄 알았다. 겨울을 건너온 안간힘이 얼만데. 수선화, 히아신스, 튤립, 이 싱싱한 이름들이 사방팔방 뿌리는 생명의 기운이 얼만데. 새벽잠 흔들어 달려온 트럭의 노고는 얼마이며, 늘씬하게 뻗어 나올 꽃송이의 황홀이야말로 또 얼만데. 고물 트럭이 단돈 이천원에 무슨 수로 봄을 데려왔는지 거짓말 같다. 본전 생각을 내가 종일 대신하고 있다. 남 먼저 계절을 개봉하는 것들은 제 몸값을 부풀려 부르지 않는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생강나무꽃. 자잘한 꽃들이 부지런히 떼지어 봄을 몰아오는 사정을 안다. 커서 화려한 꽃들보다 앞질러 당도해야 벌이 찾고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까닭에. 어제는 가뭇없던 개나리가 오늘은 쏟아진다. 겨울을 먼저 이긴 것들이 기를 써 데려다 놓는 봄이다. 흥정하지 않았다고 봄꽃들에게 봄이 공짜일 리가. 봄은 한 번도 거저 온 적이 없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꽃 개나리의 비애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봄꽃 개나리의 비애

    비로소 봄이 되어 식물은 하나둘 꽃을 피우고 잎을 틔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세상사에 관심 없는 듯 껌뻑 잠들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언제 이 계절의 변화를 알았는지 때에 맞춰 꽃을 피우고 있다. 식물이 꽃을 피워야 할 때를 아는 건 온도의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들에는 온도 말고도 해의 길이를 감지하는 호르몬이 있고, 덕분에 해가 얼마나 길어졌는지, 짧아졌는지로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린다.나무에 핀 꽃을 보며 지난해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추우면 힘들긴 하지만 춥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것도 있어.’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 중에는 겨울을 지났기에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는 식물들이 많다. 겨울 동안 낮은 온도에 노출되어 꽃 분화가 일어나고, 그 덕에 봄에 꽃을 피우게 된다. 대표적인 식물이 개나리다. 개나리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물을 좋아하는 개나리의 성질 때문에 예전에는 빨래터나 우물 근처에서 볼 수 있었지만, 신도시가 생기면서부터는 하천이나 다리 근처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건물이나 도로 옆 울타리에서도 흔하다. 누군가는 이들의 화려한 색 때문에 개나리가 외국 식물이라고 착각하지만, 개나리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이다. 개나리의 학명 종소명에는 ‘koreana’가 붙고, 이름에서 한국 원산의 식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소중한 한국특산식물이다. 최근에 국립수목원에서는 식물 이름을 바로잡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개나리의 영명(영어이름)을 ‘Gaenari’라고 부르도록 추천명을 내세웠다. 외국 사람들에게도 이 노란 꽃을 ‘개나리’라는 발음으로 자신 있게 소개해도 되는 것이다.그러나 여느 식물들처럼, 처음으로 개나리를 발견해서 세계에 존재를 알린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은 아니다. 1900년대 러시아 식물학자 팔리빈이 우리나라에 와 처음으로 개나리를 발견한 기록이 있는데, 이때 그는 개나리를 중국 원산의 다른 식물로 착각했다. 이후 1924년 아시아의 식물을 연구하던 하버드대 식물원의 식물학자 윌슨이 처음으로 개나리를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당시 개나리 표본은 지리산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지리산에 가면 자생하는 개나리를 볼 수 있을까? 지리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 어디를 가도 현재는 자생하는 개나리를 볼 수 없다. 산에서 개나리를 봤다면 개나리와 비슷한 다른 종인 산개나리일 확률이 높다. 혹은 최근에 번식하거나 식재된 개나리일 뿐이다. 개나리는 과거에 존재했다는 증거는 있지만 현재는 자생하는 개체가 없다. 식물학자들은 개나리의 자생지를 찾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쓰지만, 찾지 못했다. 딱 한 번 자생 개나리 군락을 보았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확인해 보니 이는 최근에 번식해 자란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결국 개나리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이지만 또 완전히 자생한다고 볼 수 없는 식물인 셈이다. 게다가 도시의 개나리는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는 식물이 되어 간다. 개나리의 열매를 봤다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도시의 개나리는 대부분 수꽃과 비슷한 개념의 단주화라, 홀로 수정을 못 하고 열매를 못 맺기 때문이다. 개나리에는 두 가지 꽃이 있다. 암꽃과 수꽃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단주화와 장주화. 단주화는 암술이 퇴화해 작고 수술이 발달한 꽃이고 장주화는 수술이 퇴화해 작고 암술이 발달한 꽃이다. 수정해 열매를 맺으려면 이 두 꽃이 필요하다. 그런데 도시에 심은 개나리는 대부분 단주화다. 수꽃의 기능만 가능한 나무들 천지라 번식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고 인간에 의한 꺾꽂이와 같은 방식으로만 번식이 가능하다. 우리 주변에 개나리가 흔하다고, 개체 수가 많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생하는 개체도 없는 데다 도시의 개나리까지 번식하지 못하는 형태로 가다 보면 유전적 다양성이 없어져 최후에 개나리는 멸종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지도교수님이 개나리 사진이 필요해 지금까지 찍은 식물 사진을 찾다가 개나리 사진을 찍은 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식물을 평생 해 왔는데, 멸종위기식물이나 특산식물과 같은 주요 식물은 수십장이나 찍었으면서, 우리 곁에 늘 존재해 왔고, 흔히 볼 수 있는 개나리는 오히려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또 찍을 수 있겠지. 다른 데 많더라’는 생각이 개나리에 소홀하게 만든 것이다. 지금이야 도시 어디에서든 개나리를 볼 수 있지만, 개나리에 대항하는 바이러스가 나타났다든가, 해충의 해를 입는다든가, 개나리가 언제든 우리 곁에서 사라질 가능성은 농후하고, 이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유전적 다양성을 가진 자생 개나리를 찾고, 연구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올봄에 필 노란 개나리를 한 번 더 돌아보고,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개나리를 향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 [3구 3색 벚꽃축제] 여의도로 ‘욜로 와요’

    [3구 3색 벚꽃축제] 여의도로 ‘욜로 와요’

    서울 영등포구가 다음달 7일부터 12일까지 국회 뒤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제14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올해는 혼자, 둘이, 셋이 모두가 행복한 ‘YOLO, 욜로와’를 주제로 정했다. 욜로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뜻하며 구는 다양한 공연, 전시, 체험프로그램 등을 선보여 이들의 발길을 잡을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영어, 중국어, 일본어 안내방송도 제공한다. 여의서로 1.7㎞ 구간에는 평균 수령 60년 안팎의 왕벚나무 1886그루를 비롯해 진달래, 개나리, 철쭉 등 13종 8만 7000여그루의 봄꽃이 만개한다. 밤에는 야간 경관 조명을 밝혀 더욱 특별한 꽃길을 연출할 예정이다. 축제 기간에는 60여회 문화·예술 공연도 열린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축제장 주변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되니 대중교통 이용을 부탁한다. 6일부터 13일까지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걸스데이 민아, 서울패션위크 참석 인증샷 공개...‘마네킹인 줄’

    걸스데이 민아, 서울패션위크 참석 인증샷 공개...‘마네킹인 줄’

    그룹 걸스데이 민아가 물오른 미모를 자랑했다.23일 걸스데이 멤버 민아(26·방민아)가 SNS를 통해 패션쇼 참석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날 민아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F/W 헤라 서울패션위크 참스(CHARMS) 컬렉션에 참석했다. 민아는 이날 패션쇼에 참석한 자신의 사진을 공개, 노란색 자켓을 입고 하의패션 실종을 선보였다.특히 개나리꽃 같은 색의 자켓과 새빨간 립스틱으로 포인트를 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를 본 네티즌은 “다리 마네킹인줄”, “봄이 왔네 봄이 와”, “살 빠진 것 봐...예쁘다 민아”, “러블리 민아. 완전 예뻐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민아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우도환♥조이, 풋풋한 밀당 끝 설레는 키스 “너 좋아하는 것 같거든”

    우도환♥조이, 풋풋한 밀당 끝 설레는 키스 “너 좋아하는 것 같거든”

    ‘위대한 유혹자’의 스무살 설렘이 터졌다. 우도환과 박수영(조이)이 스무살 풋풋한 밀당 끝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설레는 키스로 보는 이들에게 폭발적인 두근거림을 안기며 봄날 여심을 뒤흔들었다.지난 2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에서는 유혹의 달인인 우도환이 오히려 박수영에게 빠져들고, 박수영은 우도환의 진심을 의심하면서도 점차 신경을 쓰다 서로 마음을 확인하며 첫 키스를 나누는 과정이 쫄깃하게 전개되었다. 지난 방송에서는 권시현(우도환 분)과 은태희(박수영 분)가 팽팽한 밀당을 펼치는 장면으로 두 사람이 서로 밀어내는 듯 하면서도 다가가는 모습이 세밀하게 묘사됐다. 시현은 자신의 거짓말이 겁이 난다고 무심결에 말하면서도, “속이는 거 말야. 좋아하는 척, 좋은 사람인 척. 그런 남자 많아. 조심해?”라며 마치 일반적인 남자의 특성인 것처럼 능청을 부린다. 그런 시현의 마음을 간파한 것처럼, 태희는 “자기 맘을 속이는 게 더 나쁜 거 아닌가. 상처받지 않은 척, 외롭지 않은 척, 다 괜찮은 척”이라며 시현의 속내를 자극한다. 양로원에서 함께 봉사를 하고, 태희가 아르바이트하는 시간을 기다리겠다며 목도리를 둘러주는 시현의 모습에 태희는 볼이 발그레 해지며 설레 하고, 친구 고경주(정하담 분)에게 “나 심쿵한 거 티 났을까”라며 말한다. 하지만 가까워지려던 시현과 태희의 사이는 최수지(문가영 분)로 인해 흔들린다. 태희를 위해 경주는 시현의 마음을 알아봐달라고 수지에게 부탁하지만, 수지는 질투심에 시현이 큰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시현은 수지에게 태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수지가 그릇을 깨자 처음으로 수지에게 화를 내고 손에 상처까지 낸다. 수지가 깬 그릇은 양로원의 치매 할머니를 위해 시현이 개나리꽃을 그렸던 그릇으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그릇이었다. 할머니는 시현을 자신의 남편으로 착각하며 개나리꽃 그릇만 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표정을 지었던 것. 시현은 의기소침해 그릇을 살리지도 못하고, 뒤늦게 태희에게 고백하며 태희와 오해가 커진다. 태희는 자신에게 별 관심도 없으면서도 장난처럼 다가오는 시현에게 서운함을 느낀다. 태희는 시현이 양로원을 소중한 곳으로 여기지 않고, 할머니들을 기다리게 만든다며 장난은 그만하라고 화를 내며, “널 믿고 맡겼던 내가 바보였지”라고 차갑게 대한다. 결국 시현은 유혹 게임에 실패했지만, 태희가 계속 신경이 쓰인다. 집에 태희와 함께 양로원에서 받아온 김치, 유리에 그린 태희의 얼굴 등 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태희가 기숙사에 못 들어가게 조치를 취해놓은 수지는 계속 유혹 게임을 하자고 시현을 종용하고, 시현은 그런 수지를 따뜻이 안아주면서도 “니가 내 맘 좀 믿어주면 안 되니. 우리문젠 우리가 풀자. 은태희 걔, 우리랑 상관없는 애잖아”라고 수지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점점 태희를 향해가는 시현의 마음을 눈치챈 수지는 “상관 있어졌어. 니 눈은 다 보여”라고 말한다. 시현은 태희가 갈 곳이 없어진 것도 모르는 채 이사를 한다는 사실이 계속 신경 쓰여 결국 수지와의 약속과 달리 태희의 이사를 돕는다. 기숙사에 도착해 입소가 취소되었다는 말에 망연자실한 태희를 달래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지만, 아버지 권석우(신성우 분)의 신고로 차 절도범으로 경찰에 입건이 된다. 태희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비밀번호로 해 놓은 시현의 모습에 점점 마음을 열며, 경찰서로 찾아가 똑 부러지는 논리적인 설득으로 시현을 풀려나게 한다. 마음을 정한 태희는 시현을 의심하며 밀어낼 때와 달리 적극적인 면모로 전혀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태희는 “넌, 나 좋아하는 거 완전 들킨 거지. 괜찮아 넌 천천히 대답해도 돼. 나는 너 (시현 보며) 좋아하는 거 같거든”이라며 수줍지만 분명히 고백을 하고, 그런 태희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면 시현은 키스를 한다. 앞으로 수지와 시현, 이세주(김민재 분)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수지는 명미리(김서형 분)와 석우를 만난 자리에서 석우에게 시현이 엄마와의 추억을 간직한 집에서 이사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석우가 태희의 엄마인 설영원(전미선 분)과 만나는 모습을 목격한 수지는 자신이 이를 알고 있다고 암시하며 석우를 압박한다. 세주는 수지와 시현의 내기를 알지 못하고, 클럽에서 수지가 봉변을 당할 때에 주먹을 날리며 수지를 보호해줘 세 친구 사이의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엿보였다. 한편, MBC ‘위대한 유혹자’는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MBC ‘위대한 유혹자’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쑥, 잡초와 약용식물 사이에서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쑥, 잡초와 약용식물 사이에서

    3월이면 샛노란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부터 시작해 매화나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등 화려하고 풍성한 봄꽃들이 피어난다. 그리고 사람들이 봄꽃 나무의 정취에 취해 나무에 활짝 핀 꽃들을 올려다볼 즈음엔 땅에선 연두색의 새잎들이 솟는다. 도시 어디에서나 자라는 쑥도 이때 잎을 틔운다.쑥은 지천에 피어난다. 뿌리를 내릴 공간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번식해 뿌리를 뻗는다. 누가 심지 않아도 따뜻해진 봄 공기와 늘어난 해의 길이에 제가 피어날 시기를 알고 잎을 틔운다. 그 시기 사람들은 봄꽃 나무에 홀려 땅을 볼 새 없고, 쑥은 그렇게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피어난다. 그러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봄꽃이 시들해질 즈음이면 땅에선 노랗고 붉고 소박한 들풀들이 드디어 꽃을 피우면서, 그제야 사람들은 땅에 핀 들풀들을 쳐다본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녹갈색의 쑥꽃은 다른 꽃들에 묻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사람들은 쑥꽃을 보려야 볼 새가 없다.그렇게 쑥은 늘 존재감 없는 들풀로, 채소밭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잡초로 우리 곁에 늘 존재해 왔다. 오죽하면 쑥대밭이란 말이 생겼을까. 쑥대밭은 쑥이 무성하게 자라는 거친 황무지를 일컫고, 그만큼 쑥은 토양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각지에서 다 잘 자란다. 몇 년 전 강화도의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강화도에서 나는 강화약쑥으로 쑥뜸과 같은 의료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고 했고, 이제는 쑥을 이용해 젊은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향초와 디퓨저, 화장품 같은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제품에 식물세밀화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도.나는 바로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나는 평소에 향초나 디퓨저 등 방향 제품이나 화장품에 외국 약용식물들만이 원료로 이용되는 것이 늘 아쉬웠다. 우리나라의 인삼이나 쑥, 귤과 같은 전통 허브식물들이 제품으로 개발된다면 좋을 텐데. 레몬이나 오렌지 같은 시트러스만큼 귤도 좋은 허브식물이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제의는 나의 이런 아쉬움을 충족할 만한 작업이 될 거라 믿었다. 그렇게 쑥을 그리기 시작했다. 쑥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 다양하고 많은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식물이다. 세계적으로는 250종이, 우리나라에서는 24종의 쑥이 자생한다. 사철쑥, 개똥쑥, 산쑥, 물쑥, 제비쑥, 실제비쑥, 흰쑥, 더위지기…. 우리나라에 이만큼 다양성을 갖고 있는 식물은 많지 않다. 그만큼 형태도, 환경 변이도 크다. 같은 쑥 종이라도 어떤 기후와 토양 환경인지에 따라서 식물 형태가 다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은 같은 국화과속 식물들에 비해서 유난히 꽃이 작고 소박하다. 이건 쑥이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쑥꽃이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화과 식물은 대부분 곤충으로 수분을 하는 충매화다. 구절초, 해국 등의 꽃이 화려한 이유는 작은 동물들의 눈에 띄어 그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이다. 반면 쑥은 바람에 꽃가루를 날리는 풍매화다. 굳이 예쁘고 화려한 색과 형태의 꽃을 가질 필요 없이, 꽃가루와 꽃이 그저 바람에 잘 날릴 만큼 가볍고 작으면 될 뿐이다. 쑥꽃의 생김새는 그들의 번식 기능에 지극히 충실한 형태를 띠고 있는 셈이다. 이런 쑥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 질환에 효과가 좋아 여성 의약품과 생리용품 등에 이용돼 왔던 쑥이 최근 우리 몸을 괴롭히는 미세먼지를 해독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3여년 전엔 중국의 여성 과학자 투유유 교수가 개똥쑥에서 추출한 아르테미시닌이라는 성분으로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생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쑥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개똥쑥으로, 그리고 ‘여성’ 과학자가 인류의 거대한 과제 중 하나인 말라리아를 치료할 약을 만들었다는 건 내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쑥 그림을 그리고 얼마 후 회사에서 만든 향초와 디퓨저를 받았다. 택배에선 쑥 향이 은은하게 났다. 내가 그렸던 쑥 그림이 붙어 있는 상자를 뜯어 옅은 연녹색의 오일이 담긴 디퓨저를 열었을 때, 씁쓸하면서도 은은하고 깊은 향에 놀랐다. 쑥에서 이런 향이 나다니! 작은 들풀의 힘이었다. 역시 쓸모없는 식물은 없다. 이 작은 풀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인류가 식물을 끊임없이 연구한 이유, 식물에게 이로운 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던 그 믿음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 여의도 벚꽃 4월 9일 핀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개나리, 진달래와 함께 대표적인 봄꽃인 벚꽃이 올해도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피겠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1~3일 정도 개화가 늦을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기상업체 153웨더는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많지만 3월 25일 제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벚꽃 개화시기는 통상 2~3월 기온에 영향을 받는데 지난 20일까지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남부지방에서는 3월 27~4월 4일, 중부지방은 4월 6~10일, 경기북부와 강원북부 및 산간지방은 4월 12일 이후에 개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153웨더 측은 전망했다. 개화 후 만개하는데까지 일주일 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벚꽃의 절정 시기는 제주는 4월 1일 이후, 남부지방은 4월 3~11일, 중부지방은 4월 13~17일 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4월 9일에 개화해 같은 달 16일이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벚꽃으로 유명한 주요 군락지의 개화 예상일은 진해 3월 26일, 경주 보문관광단지 3월 28일,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 4월 1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4월 7일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개나리ㆍ진달래 나흘 일찍 핀다

    개나리ㆍ진달래 나흘 일찍 핀다

    2월 말~3월까지 별다른 한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가오는 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민간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는 8일 개나리와 진달래가 평년보다 1~4일 정도 빨리 필 것이라는 내용의 ‘봄꽃 개화 전망’을 발표했다.개나리는 평년보다 나흘 정도 빠른 3월 12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 3월 14~22일, 중부지방 3월 25일~4월 1일에 개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은 평년보다 이틀 빠른 3월 26일부터 개나리가 필 것으로 예상됐다. 개나리보다 늦게 피는 진달래는 3월 15일 제주도와 부산 등 경남 남해안 지역을 시작으로 그 밖의 남부지방은 3월 23~26일, 중부지방은 3월 27일~4월 2일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케이웨더는 내다봤다. 서울지역에서는 3월 27일부터 진달래 개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2월과 3월에는 평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면서 봄꽃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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