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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태양 앞을 쓩~ 지나가는 작은 공…수성의 우주쇼 포착

    [영상] 태양 앞을 쓩~ 지나가는 작은 공…수성의 우주쇼 포착

    태양계 가장 안쪽에 위치한 수성이 태양 앞을 가로질러 가는 ‘우주쇼’가 영상으로 포착됐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태양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가 포착한 수성이 태양 표면을 가로지르며 지나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월 3일 촬영된 이 영상을 보면 동그란 검은 공 같은 형태의 수성이 태양면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있다. 마치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한 듯한 실감나는 장면으로, 태양 상단 여러 곳에 위치한 흑점(아래 사진)과도 확연하게 구분된다.이처럼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것을 태양 천체면 통과(transit)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달도 태양 앞을 지나가는데 지구와 바짝 붙어있어 우리에게는 개기일식으로 나타난다. 이번에 수성의 모습을 확실하게 잡아낸 것은 솔라 오비터에 가시광선, 전파, 극자외선, X선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장 영역에서 태양을 관측할 수 있는 측정 장비가 10기나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중 극자외선 이미저(Extreme Ultraviolet Imager)와 편광 및 태양 지진계(PHI)가 각각 같은 장면이지만 다른 모습의 태양과 수성의 모습을 잡아냈다.전문가들에 따르면 행성이 태양(항성) 앞을 지나는 이른바 천체면 통과(transit)는 오랜시간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됐다. 수세기 전에는 태양계 크기를 계산하는데 사용됐으며 지금은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나가는 경우 잠시 빛이 잠식되는 현상이 발견되는데 이를 통해 그 존재를 확인하는 것. 향후 ESA 측은 수성의 태양 천체면 통과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보강하고 수정하면 더 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2020년 2월 발사된 솔라 오비터는 ESA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합작 사업으로, 수성 궤도 안쪽인 태양에서 약 4200만㎞ 거리까지 접근하는 경사 궤도를 돌며 인류 최초로 태양 극지를 탐사한다.    
  • [지구를 보다] 지구에 드리운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올해 마지막 부분일식

    [지구를 보다] 지구에 드리운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올해 마지막 부분일식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지난 2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에서 시작해 유럽과 아프리카 일부, 중동, 서아시아 등에서 올해의 마지막 부분일식이 펼쳐졌다. 부분일식은 달의 그림자에 의해 태양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현상으로 각 지역의 기상 조건에 따라 지상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관측된다.그렇다면 우주에서 일식을 본다면 어떻게 관측될까? 흥미로운 이 질문의 답은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가 운영하는 위성이 내놨다. 기후변화 예측과 날씨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메테오샛(Meteosat) 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화면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달의 그림자가 북대서양과 유럽 위로 이동한 뒤 아시아 위에서 끝나는 것. 이는 지상에서 일식을 관측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를 ‘달 자오선 통과‘(lunar transit)라 부른다.한때는 저주와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일식은 궤도 선상에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발생한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의 각도가 어긋나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우주에서 본 ‘부분일식’ (영상)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우주에서 본 ‘부분일식’ (영상)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미와 남극 대륙 일부에서는 환상적인 부분일식이 펼쳐졌다. 부분일식은 달의 그림자에 의해 태양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현상으로 각 지역의 기상 조건에 따라 지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졌다.그렇다면 우주에서 일식은 어떻게 보일까? 이 대답은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최신형 기상위성 GOES-16에 담겼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붉게 타오르는 태양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그 일부를 가리며 지나가는데 그 정체는 바로 달이다. 반대로 우주에서 본 지구의 일식은 '달 그림자'로 확인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위성 영상을 보면 남미 대륙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가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이는 지상에서 일식을 관측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를 ‘달 자오선 통과‘(lunar transit)라 부른다.한때는 저주와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일식은 궤도 선상에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발생한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의 각도가 어긋나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한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우주에서 본 일식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과 달리 달의 ‘엣지’는 검은색으로 칠한듯 매우 명확히 보인다. 이는 태양에서 오는 빛을 왜곡시킬 만한 대기가 달에는 없기 때문이다.     
  • 2021년 우주의 비밀을 들춰내다…우주 탐사 10대 뉴스

    2021년 우주의 비밀을 들춰내다…우주 탐사 10대 뉴스

    올해 우리는 더 많은 우주의 비밀을 들추어냈다.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내년에도 우리 태양계와 그 너머로 더 많은 탐사선을 날려보낼 것이다. 2021년은 우주 탐사의 역사에 있어 하나의 큰 이정표를 세운 해이다. 다양한 탐사 임무와 최첨단 장비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블랙홀에서 나오는 강력한 제트를 보기 위해 전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으로 만들었다. 지구 규모의 전파간섭계를 구축했던 것이다. 태양계 탐사에서는 이전에는 과학자들의 눈을 피해 숨어 있던 위성들과 거대한 혜성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태양계의 최고 지존인 태양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올해의 빅뉴스로 등장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1. 최대 혜성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발견두 연구원이 참으로 우연히도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대의 혜성을 발견했다.대학원생인 페드로 베르나디넬리는 암흑 에너지 조사 데이터를 통해 해왕성 궤도 너머에 있는 대상을 찾다가 그가 연구하려고 계획한 것보다 태양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를 발견했다. 그는 즉시 지도교수인 우주론자 게리 번스타인에게 살펴보라고 요청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과학에 알려진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혜성이었다. 일반적인 혜성보다 10배나 더 크고 천 배는 더 무거운 대혜성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 혜성은 약 3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인 루시가 지구상을 걸었던 이래로 태양 주위를 한 번도 돌지 않은 혜성이었다. 그들이 발견한 혜성은 2021년 6월 23일 공식적으로 '혜성'으로 지정되었으며, 발견자들의 이름을 따서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으로 명명되었다. 운이 좋다면 천문학자들은 10년만 기다리면 이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혜성은 오르트 구름으로 알려진 태양계의 가장 먼 바깥쪽에서 날아왔다.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우리 태양계 가운데로 여행하고 있는 이 혜성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수천 년이 걸린다. 과학자들은 2031년에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면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의 크기와 구성을 더 정확하게 읽어내려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태양 둘레를 돌아나갈 때도 토성의 평균 궤도보다 더 멀 것이다. 2. 아마추어 천문가가 목성의 새 위성 발견태양계 최대의 큰 행성 주변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위성이 발견되었다. 목성은 거대 행성이기 때문에 큰 중력으로 많은 천체들을 끌어당긴다. 지구에는 위성이 하나뿐이고, 화성에는 작은 위성이 두 개 있다. 그러나 목성은 현재 최소 79개의 위성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천문학자들이 아직껏 찾아내지 못한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위성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아마추어 천문학자 카이 리가 마우나 케아에 있는 구경 3.6m의 캐나다-프랑스-하와이 망원경(CFHT)으로 수집한 2003년 데이터 세트에서 이 목성의 위성에 대한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그는 스바루라는 다른 망원경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해당 천체가 목성의 중력에 묶여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EJc0061이라고 불리는 이 천체는 목성 위성의 카르메(Carme) 그룹에 속하는데, 그들은 목성 궤도면에 대해 극도로 기울어진 목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무리이다.  3. 과연 생명체가 있을까? 다시 각광받는 금성 탐사 화성은 각국 우주기구의 인기 있는 탐사 대상이지만 최근에는 지구의 다른 이웃이 더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연구원들은 금성의 대기에서 포스핀의 흔적을 감지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생명체가 배출한 가능성이 있는 가스로, 이 소식은 단박에 금성을 최고의 관심 행성으로 떠올렸다. 2021년 6월 초,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까지 금성으로 2개의 임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빈치 플러스(DAVINCI+/Deep Atmosphere Venus Investigation of Noble Gas, Chemistry, and Imaging, Plus)로 불리는 이 임무 중 하나는 금성의 대기를 통해 하강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성 대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다른 임무인 베리타스(VERITAS/Venus Emissivity, Radio Science, InSAR, Topography, and Spectroscopy)는 색다른 궤도에서 금성의 지형을 매핑하는 것이다. 금성은 로봇 탐사선이 방문했지만 NASA는 1989년 이후로는 금성에 대한 전용 임무를 실행한 적이 없다. 금성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이유는 화성 탐사 때문일 수도 있지만,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 역시 연구하기가 녹록찮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성은 한때 바다와 강이 있는 온화한 세계였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약 7억 년 전 온실 효과로 인해 금성은 표면온도가 납이 녹을 만큼 뜨겁다. 4. 심상찮은 태양의 활동태양은 대략 11년 주기의 조용한 시간을 지내왔지만 이제 그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태양은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활동하지 않았지만 이제 지구를 향해 하전 입자를 분출하는 강력한 폭발이 표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있다. 예컨대, 11월 초 일련의 태양 폭발이 우리 행성에 큰 지자기 폭풍을 일으켰다.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 불리는 이 분출은 본질적으로 자기장을 띤 10억 톤의 태양 물질 덩어리를 폭발하듯이 뿜어내는 것으로, 뒤이어 강력한 에너지 입자의 흐름을 태양계로 방출한다. 이 물질이 지구 방향으로 향하면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여 지구의 극 부근에서 오로라를 만들기도 하고, 위성 통신 두절이나 대규모의 정전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5.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발사​우주 과학의 완전한 새 시대는 2021년 크리스마스에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유럽의 우주공항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시작되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프로젝트는 NASA, 유럽 우주국 및 캐나다 우주국이 30년 이상 합작으로 진행 한 것으로, 무려 100억 달러를 쏟아부은 대형 프로젝트이다. 애초 2007년에 발사하기로 예정된 것이었지만, 14년이나 지각한 끝에 가까스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망원경은 계획하고 조립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JWST의 구상과 설계는 전신인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허블이 지구 표면에서 수백 킬로 고도에서 도는 반면, JWST는 우리 행성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지점에서 관측한다. 망원경은 2021년 12월 25일 오전 7시 20분(미국동부시간)에 지구-태양 라그랑주 점 2(L2)라고 불리는 이 지점을 향한 여행을 시작했다. 망원경은 우주의 진화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우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탐색할 것이며, 그리고 태양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6. '사건지평선 망원경'이 선명한 블랙홀 제트 분출 사진을 찍었다2021년 7월, 세계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탄생시킨 프로젝트는 이와 함께 이러한 초질량 물체 중 하나에서 강력한 제트가 분출하는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건지평선 망원경(EHT)은 지구 크기의 망원경 1개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8개 관측소가 참여한 글로벌 협력이다. 최종 결과는 이전보다 16배 더 선명한 해상도와 10배 더 정확한 이미지가 만들어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EHT의 놀라운 능력을 사용하여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센타우루스 A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강력한 제트가 분출되는 것을 관찰했다. 은하의 블랙홀은 초대 질량으로 무려 태양 질량의 5,500만 배에 달한다.  7.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 발견했다​지구에서 불과 1,500광년 떨어진 곳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발견했다. 이 블랙홀은 '유니콘'이라 불린다. 작은 블랙홀은 발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동반 별인 적색거성에서 이상한 행동을 발견함으로써 '유니콘'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빛의 세기가 변하는 것을 관찰했으며, 이는 다른 물체가 별을 잡아당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3배에 불과한 초경량이다. 외뿔소자리(Monoceros)에서 발견되어서 유니콘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8. 지구의 제2의 달이 영원히 우주로 떠났다 두 번째 달처럼 지구 궤도에 진입한 물체가 올해 우리 행성에 마지막으로 근접한 후 영원히 이별했다. '미니문' 또는 임시 위성으로 분류되는 그 물체는 길 잃은 우주 암석은 아니다. 2020 SO로 알려진 이 물체는 아메리칸 서베이어(American Surveyor) 달 임무에서 발생한 1960년대 로켓 부스터의 남은 조각이다. 2021년 2월 2일, 2020 SO는 지구와 달 사이의 58%, 지구에서 약 22만km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 그것은 미니문의 마지막 접근이었지만 지구로의 가장 가까운 여행은 아니었다. 그보다 몇 달 전인 2020년 12월 1일에 우리 행성까지의 최단 거리에 도달했다. 그 후로 2020 SO는 지구 궤도에서 멀어져 우주로 떠내려간 후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9. 파커 태양탐사선이 태양의 대기 속을 돌입했다​ 올해 NASA의 태양 터치 우주선은 개기일식 동안에만 볼 수 있는 코로나 속을 돌파했으며, 태양의 '돌아오지 않는 지점'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지난 3년 동안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계속 궤도를 좁혀왔다. 이 탐사선은 과학자들이 태양풍, 즉 하전 입자의 바다를 생성하는 원인을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태양이 뿜어내는 이 태양풍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주선은 8번 태양을 플라이바이 하는 동안 코로나로 알려진 태양의 외부 대기로 돌입했다. 4월 28일의 코로나 속 기동은 알벤(Alfvén) 임계 표면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곳은 태양풍이 태양에서 멀어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지점이다. 탐사선은 태양 표면에서 15태양 반경, 즉 1300만km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개기일식 동안 달이 태양 디스크의 빛을 차단할 때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태양 코로나의 연장선 중 하나로 관찰되는 슈도스트리머(pseudostreamer; 가상 띠)라는 거대한 구조를 넘어선 곳이었다. 발견에 대한 성명에서 NASA 관계자는 탐사선이 "폭풍의 눈 속으로 날아갔다"고 표현했다.  10. 화성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마지막으로 올해는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에 도착한 해였다. 로버는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도착한 이후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엔지니어들은 임무 팀이 조사할 가치가 있는 암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퍼서비어런스에 강력한 카메라를 장착했다. 화성 탐사 로버의 가장 매력적인 발견 중 하나는 '하버 실 록(Harbor Seal Rock/바다표범바위)'으로, 수년에 걸쳐 화성의 바람에 의해 조각된 기이한 모양의 지형지물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또한 여러 암석 샘플을 얻었으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분석을 위해 회수 우주선을 보내 가져올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수십억 년 전 삼각주와 깊은 호수가 있었던 폭 45km의 예제로 분화구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 내년 6월 중순 태양계 6개 행성 일렬로 늘어서는 장관 펼쳐진다

    내년 6월 중순 태양계 6개 행성 일렬로 늘어서는 장관 펼쳐진다

    2022년 임인년 6월에는 태양계 행성 6개가 나란히 일직선으로 늘어서는 장관이 펼쳐진다. 새해가 시작된 나흘 뒤에는 무수히 떨어지는 유성우를 만날 수도 있다. 한국천문연은 이처럼 2022년에 나타나는 주요 천문현상을 23일 발표했다. 천문연에 따르면 새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천문현상은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 중 하나인 사분의자리 유성우 현상이다. 올해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1월 3일 밤을 지나 1월 4일 오전 5시 40분이 극대시간으로 시간당 최대 관측 가능한 유성수는 약 120개이다. 6월 중순부터 말까지 새벽 4시 30분을 전후해 동쪽 지평선부터 남쪽 하늘까지 해왕성과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6개 행성 수성-금성-천왕성-화성-목성-토성이 나란히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천왕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육안으로 관측가능하다. 일직선으로 놓인 행성들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달이 그믐에 가깝고 수성 고도가 3도 이상인 6월 26일을 전후한 새벽 4시 30분 경이다. 또 5월과 11월에는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있다. 5월 16일 개기일식은 한국에서는 볼 수 없지만 11월 8일 예정된 개기일식은 오후 7시 16분 12초부터 오후 8시 41분 54초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태양-달-지구가 일직선에 놓일 때 달이 태양의 일부나 전부를 가리는 일식도 5월과 10월에 있을 예정이다. 두 번 모두 부분일식인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다. 한편 내년에 가장 큰 보름달은 한여름인 7월 14일 새벽 3시 38분에 볼 수 있다. 내년 추석 보름달은 서울을 기준으로 오후 7시 4분에 떠 11일 0시 47분에 가장 높이 뜬다.
  • [지구를 보다] 남극에 드리워진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개기일식

    [지구를 보다] 남극에 드리워진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개기일식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4일 오후 4시 경 남극 대륙에서는 태양의 모든 부분이 달에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일어났다. 이날 개기일식은 4시 44분 경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졌으며 이후 '검은 태양'은 서서히 모습을 되찾았다. 특히 이날 개기일식은 남극에서만 완벽하게 관측됐는데 이를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이에대한 궁금증은 7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심우주 기상관측위성(DSCOVR)이 완벽하게 해결했다. DSCOVR이 지구와 약 150만㎞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개기일식을 보면 달은 지구에 짙은 그림자(本影)를 드리웠다. 사진을 보면 남극이 검게 물들어있는데 이는 달의 본영이다.   개기일식은 태양-달-지구 순서로 배열될 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현상이다. 그러나 우주에서 보면 달은 이처럼 지구 표면, 이번에는 남극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다만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은 고도에 따라 저궤도(250~2000㎞), 중궤도(2000~3만 6000㎞), 정지궤도(3만 6000㎞) 등에 떠 있어 이같은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 그러나 DSCOVR은 지구로부터 평균 160만㎞ 떨어진 이른바 ‘라그랑주(Lagrange)1 지점’에 위치해 있어 일식 현상을 먼 우주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DSCOVR의 일식 촬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10일에도 북극과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일식 현상을 포착했다. 해당 사진에서도 북극 지역이 검게 보이는데 이 역시 달의 본영이다. 또한 DSCOVR은 지난 2016년 3월에는 금환일식도 촬영한 바 있다. 서구에서는 ‘불의 반지’(Ring of Fire)라 부르는 금환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해 생긴다. 태양 가장자리 부분만 보이며 마치 불에 타는 금반지 모양같아 붙은 이름이다.
  • [우주를 보다] 남극서 ‘검은 태양’…1시간 6분간 펼쳐진 우주쇼

    [우주를 보다] 남극서 ‘검은 태양’…1시간 6분간 펼쳐진 우주쇼

    남극 대륙에서 지난 4일 태양의 모든 부분이 달에 의해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보기 드문 이 천문현상을 목격한 이들은 일부 과학자와 관광객 그리고 수많은 펭귄뿐이었다. 태양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4일 오후 4시부터 달에 의해 가려지기 시작해 46분이 지났을 때 완전히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태양은 다시 모습을 드러내 한 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5시 6분 원래 상태로 되돌아갔다.당시 현지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한 칠레산티아고대(USACH) 교수인 라울 코르데로 박사는 AFP통신에 “매우 잘 보였다”면서 “전후 불의 고리(금환식) 단계는 40초 이상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었던 장소는 남극 대륙뿐이었다. 이에 따라 일부 과학자와 전문가 외에도 무려 4만 달러(약 47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찾아온 몇몇 관광객 만이 남극 대륙의 거주자인 수많은 펭귄들과 함께 개기일식을 감상하는 특권을 누렸다.미 항공우주국(NASA)은 이번 개기일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남극점에서 북쪽으로 약 1000㎞ 거리에 있는 ‘유니온 빙하’(Union Glacier) 캠프에서 생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NASA에 따르면, 영국령 세인트헬레나와 나미비아 레소토,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뉴질랜드 그리고 호주 등 남반구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의 일부가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관측됐다. 한편 이전 마지막 개기일식은 18년 전인 2003년 11월 23일 남극 대륙에서 관측됐다. 다음 번 개기일식은 2039년 12월 15일 발생한다. 개기일식까지는 아니지만, 다음 일식은 북아메리카의 경우 2023년 10월 금환일식으로 관측될 전망이다. 금환일식은 달이 태양을 전부 가리지 못하고 태양의 가장자리 부분이 금반지 모양으로 보이는 일식 현상을 말한다. 한반도에서의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예정돼 있지만, 북한에서나 온전히 볼 수 있을 뿐 국내에서는 부분일식으로만 관측될 예정이다.
  • [우주를 보다] 지구에 드리워진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일식

    [우주를 보다] 지구에 드리워진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일식

    지난 10일 북미와 북극, 극동시베리아 북부에서 해가 달에 가려 금반지 모양이 되는 환상적인 금환일식이 펼쳐쳤다. 해와 달, 지구가 일직선에 놓이면서 해가 달에 가려지는 일식이 캐나다 북동부에서 오전 8시12분(세계협정시 기준)에 시작해 오전 10시 43분 최대 절정에 달했다가 오후 1시 11분쯤 끝났다. 이번 지구의 북반구 최북단을 가로지른 일식은 개기일식이 아니라 부분일식이었는데, 인공위성도 10일 아침 지구에 드리워지는 달의 그림자를 포착했다. 이날 아침 해가 뜨기 시작했을 때 일부 북반구의 관측자들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 일컬어지는 환상적인 금환일식 광경을 목격했다.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들어와 일직선을 이루면, 달이 태양을 가리게 되면서 달의 그림자가 지구에 드리워지는 현상이다. 이때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일부분만 가리면 부부일식,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해 태양의 가장자리가 고리처럼 보이는 것을 금환일식이라 한다. 금환일식이 일어나는 것은 지구를 중심으로 타원궤도를 도는 달이 지구에서 너무 멀어 태양을 완전히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태양은 마치 ‘불의 고리’처럼 보이는데, 우주에서 지구 표면을 보면 일식은 훨씬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기상 관측위성인 GOES-East는 궤도에서 일식을 포착했다. 이 관측에서 태양 앞을 지나가는 달이 햇빛을 차단하면서 만들어진 달의 그림자가 지구 표면을 가로지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지구상의 관측자는 반대편에서 이 그림자를 보았고, 좋은 날씨와 시야를 확보한 사람들은 멋진 우주쇼를 즐길 수 있었다. 미국인들은 대체로 부분일식만 볼 수 있었고, 일부는 달이 태양의 일부분만 가림에 따라 ‘초승달 모양의 태양’을 볼 수 있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올해 첫번째 펼쳐진 ‘일식 우주쇼’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올해 첫번째 펼쳐진 ‘일식 우주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으나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 12분을 시작으로 캐나다 북부와 미국 일부 지역, 그린란드, 러시아, 스칸디나비아 등지의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바로 지구 최북단 지역을 가로지르는 올해 첫번째 일식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일식은 태양의 가장자리가 금반지처럼 보이는 금환일식(金環日蝕)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구름에 해가 가려 완벽한 반지 모양이 관측되지는 않아 태양은 마치 초승달처럼 보였다.  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이면서 달이 해를 가리는 천문현상을 말한다. 이중 달이 태양을 전부 가리면 개기일식, 부분만 가리면 부분일식, 태양의 가장자리만 보이는 경우 금환일식이라 부른다. 서구에서는 ‘불의 반지’(Ring of Fire)라 부르는 금환일식은 마치 불에 타는 금반지 모양같아 붙은 이름이다.달과 태양이 완벽하게 포개져 연출해내는 개기일식을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태양과 달의 희한한 우연의 일치 때문이다. 즉, 태양 지름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달보다 딱 400배 먼 거리에 있다. 따라서 지구 하늘에서 태양과 달은 똑같은 크기로 보인다. 또 지구에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달의 궤도에 따라 달이 태양을 완전히 못 가리고 가장자리가 비어져 나오는 금환일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만질 수 없음을 만지는 언어:촉각의 소노그래피/전승민

    문학의 칼 칼날과 포옹할 수 있을까? 한강에게 언어는 세계와 자신을 가르는 칼이다. 언어는 전체 의미 중에서 표현 가능한 부분만을 잘라 기표에 담으므로 진실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왜곡된다. 그래서 문학 하는 이들에게 언어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고통이다. 문학의 괴로움은 그것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비-진실해지는 이 운명에서 비롯한다. 현실의 경험을 기표로 쪼개어 재조합하는 언어로는 그 어떤 실재에도 완벽히 다다를 수 없다. 현실을 조각내지 않는 언어는 과연 가능할까?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2011)은 진실을 조각내는 언어의 칼금과 대결하며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포착하려 한다. 그것은 현실을 분절하는 한계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현실을 가장 훼손하지 않는 순수한 상태의 언어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언어가 언어이기를 포기할 때 획득되기에 순수를 추구할수록 더욱 비-순수해지는 역설 속에 있다. 그 ‘순수’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사람에게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어떤 인과나 합리적 추론으로 증명되는 참인 명제가 아니라 오직 몸으로 살아낼 때만 느끼는 힘의 압력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대한 진실을 유한한 인간의 몸뚱이로 견디는 사람들이다. 남자의 진실은 영원한 실명, 여자의 진실은 계속되는 실어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실과 고통은 보상이나 처벌의 체계에서 비롯하지 않으며 당위나 인과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각자의 진실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영원히 실패한다. 예정된 실패의 운명 속에서 ‘희랍어 시간’이 길어 올리는 물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치는가이다. 이 궁극의 물음에 대해 소설은 질문으로 되돌아가 그것을 파괴하는 재귀적인 답을 제시한다. 삶이 인간에게 들이미는 통각은 소거되어야 할 병증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생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설은 인물의 아픔에 관한 원인을 굴착하기보다 그 아픔을 온몸으로 함께 통과한다. 서사는 플롯의 인과와 시간의 합리적 흐름에 복무하지 않고 다만 고통의 양태와 통각을 소슬히 응시하기 위해 흐른다. 그래서 ‘희랍어 시간’에서의 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소설의 언어 역시 일반의 언어로부터 탈구되어 있다. 요컨대 한강은 인간과 문학이 삶에 대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그러나 ‘왜’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므로 언제나 오류일 수밖에 없는 어떤 질문과 대결한다.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105쪽) 신성의 잠재태로서의 고통 ‘희랍어 시간’의 시간은 환(環)으로 흐른다. (“세상은 환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입니다.” 26쪽) 소설에서 읊어지는 보르헤스의 말처럼 첫 번째 장은 ‘1’에서 시작해 21번째 장까지 진행된 후 마지막 장에서 ‘0’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1에서 0을 향해 구부러지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삶이 전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전사(前史)는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2013)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1) 남자와 여자는 ‘해부극장’ 연작에 나오는 백골의 전생이며, 백골의 고통은 곧 여자가 느끼는 통증이다. 그것은 말의 소리가 신체의 발음 기관을 경유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갈 때 발생하는 비릿하고 붉은 통각이다.2)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희랍어 시간’·165쪽) 여자의 고통이 언어가 파열될 때 발생한다면 남자의 고통은 반대로 무언가가 덩어리로 뭉개질 때 발생한다. 완전히 실명하게 되리라 진단받은 마흔을 목전에 두고, 그는 마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처럼 16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모국으로 돌아온다. 사물과 풍경의 날카로운 경계는 그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진다. 그는 실명 이후의 삶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남자의 삶 역시 독일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으로 분절되어 있으므로(“그때 내 인생은 거의 정확히 절반씩 두 언어, 두 문화로 쪼개어져 있었던 셈입니다.” 40쪽) ‘희랍어 시간’은 여자와 남자가 공유하는 고통 그 배면의 시간이다. 여자는 두 번째로 찾아온 실어 증상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강의를 신청하고, 남자는 자신을 둘로 쪼개는 힘을 피해 “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 (…)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119쪽)과 같은 희랍어 속으로 숨어든다. 이 공통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고통에는 이유가 없다. 백골들이 그러하듯 그들의 아픔은 단지 붉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성에서 비롯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저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파야만 하는 것이다. 까닭 없이 고통받는 인간은 신을 찾아 헤맨다.3) 소설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의 고해는 세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발송되는 편지는 독일에서 살던 시절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이다. 그녀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장애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녀를 욕망한다.(“우리는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것이고, 나는 눈이 멀 것이라고.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말이 필요할 거라고.” 47쪽) 그는 “백치처럼 순진하게”(47쪽) 그녀에게 독순술 수업에서 배운 대로 말을 해 보라고 요청한다. 남자는 그녀의 청각장애를 자신의 예정된 실명과 동등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그녀의 독순술이 그의 ‘결핍’을 보충하는 자질이 될 이유는 조금도 없다. 누군가의 언어 행위는 그의 자발적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것이지 다른 이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요컨대 언어는 강요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그가 그녀에게 품는 모든 욕망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당화되고 그것이 그녀에게도 좋은 것이라 ‘백치처럼’ 그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는 사과하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세계를 두 눈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타인의 고통을 왜곡되지 않은 상(像)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부 사물을 보는 눈과 인간의 고통을 보는 눈은 다르다. 한편으로, 인간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것은 그 또한 다른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을 수 있음을 내포한다. 두 번째 편지의 수신인은 여동생 란이다. 그는 여동생에게, 앞으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될 그의 운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똑같은 병을 앓았던 아버지였음을 말한다. 그의 시력 상실은 부계 유전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어스름이 정말 완전한 밤으로 이어지는지”(82쪽)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끝까지 멀리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데에 결국 실패하면서 삶으로부터의 자기 소외 속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어둠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삶의 빛 속으로 한 발짝도 걸어 나가지 못했던 셈이다. 이제, 앞서 소설이 던진 유일한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도착한다. 인간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영혼 안에 어리석고 나쁜 것과 함께 어떤 좋음 또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통을 감각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새’는 그것의 체현물이며(“그의 얼굴 속에 새 같은 무엇인가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 따스한 감각이 그녀에게 즉각적인 고통을 일깨운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147쪽) 개별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혼과도 같은 것이다.(“새 같은 무엇인가가 문득 육체를 떠났고, 그 육체는 더이상 어머니가 아니었다.” 145쪽) 말하자면 새는 인간이 생의 통각에 반응하는 마음의 일부로서 육체와 정신을 이어 준다. 새를 통해 인간은 육체의 통증을 실존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뒤에서 논의되겠지만, 인간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새’로 인해 자기 파멸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새를 두고 인간이 각자 품고 있는 어떤 신성(神性)의 잠재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유한자로서의 운명에 함몰되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은’ 차원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그 무엇은 분명 신성하다. 요컨대 인간은 선험적인 신성을 배태하므로 고통받는다. 여자는 특히 이 신성의 언어적 측면이 육화된 존재다. 문자가 소리로 변할 때 언어가 겪는 분절의 고통을 그녀는 자기 몸의 통증으로 겪는다. 심장과 혀를 경유하여 귀로 도달하는 모든 파열하는 소리는 여자에게 폭력이다. 그래서 실어증은 파괴하는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다. 침묵은 그녀를 에워싸고 보호한다. 실어의 원인은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55쪽)다. 여자는 언어의 신성 그 자체이지만 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그녀 역시 구원을 바란다. 어머니가 뱃속의 그녀를 지우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실 속 무언가의 실존이 얼마나 연약하고 위태로운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 아는 그녀는, 그래서 무언가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변형시키는 힘에 대해 온몸으로 대항한다. 그녀에게 폭력은, 어떤 존재를 그것의 고유한 자리로부터 박탈시키는 모든 종류의 유형력이다. 목소리 역시 그러하다. 음성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다른 존재들을 밀어낸다.(“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했다. (…)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51쪽) 여자에게 말은 육체적인 고통이다. 그러므로 실어는 존재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는 사랑의 행위-신의 사랑이다. 그녀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언어를 시선으로 번역한다.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104쪽)라는 대학원생의 물음은 반쯤 정답을 향해 있다. 타인의 고통을 무참히 다룬 죄를 고해하고 받은 상처를 토로하던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남자가 찾던 신의 모습은 여자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그는 과연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신과 인간의 소노그래피 그녀가 희랍어로 힘겹게 써 내려가는 시는 마치 예수가 부활하기 전 무덤 속에서 썼으리라 짐작되는 것이다. 한 여자가 땅에 누워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 흙. (64쪽) 차가운 무덤 속에 묻힌 신의 눈에는 흙이 있고, 입과 목은 차가운 눈으로 막혀 있다. 그녀는, 신은 말할 수 없다. 무덤 안은 남자와 여자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다. 카타콤베 묘지에 갔던 남자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분, 왜 관 속에 유골이 없을까요? (…) 박물관에 가져다놓은 거 아니에요? (…) 누군가가 훔쳐갔나요? (…) 다아 여기 있습니다. (…)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153쪽) 백골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남자는 자신이 곧 그 백골이라는 것을 안다.(“수천 구의 육체들이 뼈까지 깨끗이 삭아버린 거대한 무덤 속에, 그토록 따뜻한 몸을 가진 우리가 모여 있었다는 게.” 155쪽) 그는 구토감을 느낀다. 온몸에 묻은 죽음의 흙냄새와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여자에게 고해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이가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마치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가 정원지기인 줄로만 알고 예수의 시신이 어디에 있느냐 묻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다.(요한복음 20:15) 그는 앞으로 펼쳐질 영원한 어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신에게 거듭 질문한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 말, 거기서 듣고 있나요?(161쪽) 두 사람의 과거로 구부러졌다 돌아오곤 하던 현재는, 남자와 여자가 ‘어둠’ 속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 배타적인 둘만의 시간, 즉 17장부터 21장까지의 시간 동안 직선으로 그러나 더 천천히 흐른다. 건물 안으로 날아온 새를 구하려던 남자는 발을 헛디뎌 안경을 깨뜨리고 강의실로 돌아가지 못한다. 밖으로 나온 여자가 남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에게로 다가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감지하고 밖으로 나간다. 빈자리들이 이상한 통각을 띠고 그녀의 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160쪽) 남자의 시간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던 것이다. 그는 점점 흐릿해지는 자신의 시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 있다. 잘 보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소리가 잘 들릴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감각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거대한 물질의 느리고 가혹한 흐름 같은 시간이 시시각각 내 몸을 통과하는 감각에 나는 서서히 압도됩니다.(39쪽) 두 사람의 대화는 남자의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시간의 진동을 여자가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간의 감각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남자는 여자의 구두 소리를 듣고 난간을 주먹으로 두드려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듣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이 진동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133쪽) 여자가 ‘들은’ 것은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아니라 그녀의 몸 전체, 피부 세포에 닿아 그것들을 흔드는 진동이다. 그들의 대화는 시신경에 의한 시선도, 청신경에 의한 소리를 통해서도 아닌 바로 이 촉각의 소노그래피(sonography)를 통해 이루어진다.4) 시인이 존재들에게 엑스선을 투과시켜 백골들의 영상을 얻어낸다면(“검푸른 뢴트겐 사진에 담긴 나는/그리 키가 크지 않은 해골” ‘해부극장 2’)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소노그래피를 통해 육체의 말랑한 조직들, 피부나 혀, 심장에서 반향된 영상을 보여 준다. 엑스선은 말랑한 것들을 찍을 수 없고 초음파는 뼈를 투과할 수 없다. 통증은 말랑하고 붉은 것의 감각이다. 뼈에는 통각 세포가 없기 때문이다. 소설은 뼈가 육신을 가졌을 적의 고통의 서사다. 소노그래피의 언어는 존재 자체가 내뿜는 파동이므로 소리로 쪼개지지 않는 언어다. 이것 역시 몸으로부터 유래하지만 “폐와 목구멍과 혀와 입술을 움직여, 공기를 흔들어 상대에게 날아”(55쪽) 가는 목소리가 갖는 폭력성은 없다. 여자가 말 대신 택한 시선의 언어 역시 그런 점에서 비육체적이다.(“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접촉하지 않으면서 접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55쪽) 이때 접촉의 감각은 시각이나 청각이 배제된 상태의 대리보충, 즉 실제 피부의 감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5) 소노그래피의 촉각은 오감의 유무와 관계없이 존재가 뿜어내는 살아 있음의 파동, 즉 여자가 말한 ‘시간’의 감각이다. 한강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두 인물 사이에 반향되는 소노그래피를 형상화한다. ‘희랍어 시간’에는 큰따옴표나 작은따옴표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뜻 자유간접화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간접화법은 문장 안에서 형식적 서술자와 서술 내용이 담는 의식의 주인을 불일치시키며 서술자보다 인물을 부조한다. 그러나 한강의 문장에서 3인칭 화자는 남자와 여자의 의식 이면으로 유보되지 않는다. 따옴표 없이 곧장 전해지는 말은 인물의 목소리를 3인칭 서술자와 동일한 층위에 위치시키며 그들 간의 위계를 무너뜨린다. 모든 소리는 세계의 일부로 스며들어 있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자기 안으로 시를 틈입시킨다. 인용부호에 의해 절단되지 않는 하나의 커다란 말뭉치(corpus)를 만들어 내는 서술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3인칭 서술자 각각의 인격을 부각한다.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한 공간-소설 안에서 인물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시가 되고 그들의 모든 말은 행과 연의 형식으로 배열된다. ‘희랍어 시간’은 세 인격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소리 풍경(soundscape)이다.6)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 그늘진 그의 얼굴을, 그녀는 지금 온 힘을 다해 건너다보고 있다.(169쪽) 촉각의 소노그래피가 만드는 소리 풍경 안에서 듣는 일은 곧 보는 일이며, 보는 일은 곧 듣는 일, 존재의 파동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이다. 진동은 소리가 글자로 박제되는 것과 달리 발생하고 감각되는 즉시 사라진다.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노그래피는 존재를 파열시키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다만 투명하게 통과한다. 모든 인물의 말이 인용부호 없이 제시되지만 특히 여자의 목소리는 서사 세계 안에서도 음성화되지 않는 가장 시적인 목소리다. 여자의 문장들은 기울어지면서 남자의 목소리와 구분된다.7) 19장 ‘어둠 속의 대화’ 후반부에는 이렇게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두 사람의 파동이 중첩되는 대목이 있다.8) 서사 표층에서 실제로 발화되는 음성은 남자의 목소리뿐이므로 소노그래피가 아니라 일반적인 감각으로 읽어낼 경우, 소설은 오직 남자의 독백으로만 가득 찬다. 그러나 여자와 남자의 대화는 각자가 소환하는 기억의 단위들로 교환되며 소리가 아닌 언어, 파동의 접면들이 교차하며 이루어진다.(“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155쪽) 언어의 칼금을 막아내기 위해 언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은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서로 겹치며 일으키는 간섭을 현상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독한 취기 같은 피로가 그녀의 의식을 둔하게 만든다. 그의 목소리가 마치 꿈인 것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토막토막 끊긴 채 울려온다.(166쪽) 여자의 파동은 남자에게로 전해진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응시하려 애쓴다. 초점 없는 그의 눈을 또렷이 마주 보려 애쓴다.(167쪽) 여기서 남자의 응답은 여자의 파동과 똑같은 기울임체로 발화된다. 두 존재가 고막을 통해 소리를 교환하지 않고도, 살을 맞대지 않고도 그 무엇보다 깊은 층위에서 교감하는 장면이다.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과거로 여러 통의 편지를 쓰던 인간은 신의 고통 안에서 그와 함께 현재적으로 공명한다. 이 장면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여자의 그것으로 중첩되며 같은 기울임체로 서술되지만, 여자의 목소리는 남자의 그것으로, 다시 말해 기울어진 목소리가 평평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여자는 신성의 체현자이기 때문이다.(“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78쪽) 구원의 빛이 침묵의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온다. 나를 만지지 마라 이제, 소설의 질문에 대한 두 번째 답이 제시된다.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고통을 감각하는 신성이 서로에게 중간태인 동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대 희랍어에는 수동태와 능동태가 아닌 제3의 태, 중간태가 있다.(18쪽) 중간태는 어떤 행위가 주어에 재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대상에게 했던 행위가 다시 주체로 돌아오는 이 재귀적 운동은 소노그래피의 언어가 보이는 양태다. 소노그래피의 방식은 그 자체로 중간태적 추론이다. 그는 대상에게로 뻗어 나간 자기 파동의 반향을 소노그램으로 읽어 낸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의 원인을 축자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는 일이다. 아무리 유사한 경험을 하더라도 고통은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감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아버지는 남자와 같은 유전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이미 잃은 사람,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은 동일한 조건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주파수를 오롯이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그것은 타인의 삶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의 삶을 추체험하는 일이다. 가령, 남자가 곧 실명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불투명한 비닐봉지를 자기 눈에 갖다 대며 “이건 소파고 이건 책장이야. (…) 이렇게 걸어도 안 넘어질 수 있어.”(146쪽)라며 일부러 왔다 갔다 하던 여동생처럼 말이다. 동생은 오빠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닥칠 ‘어둠’이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을 거라는”(147쪽) 위로를 보낸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고통은 내가 영영 닿을 수 없는 점근선의 영역이다. 반면 마지막 고해, 요아힘과의 이야기는 남자 역시 언어의 육체성이 자아내는 폭력을 경험했음을 들려준다. 그 폭력은 곧 타인의 고통을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포획하여 해석해 버리는 일이다. 요아힘은 남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욕망을 타인과 자신의 고통 안에서 어떻게 겹쳐 두어야 하는지 모르므로 남자에게 상처만을 남긴다. 그는 고통의 완전한 극복과 단절을 믿는다. 시한부 선고의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10쪽) 말하는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꼭 같은 경험을 몸의 기록으로 가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어둠과 죽음의 병실을 물리친 그에게 생의 감각은 생동하는 육체의 폭발적인 감각, 물컹하고 뜨거운 것이다. 요아힘은 여자에게는 고통이었던 육체적인 것과의 접촉을 갈망한다. 남자가 어둠을 품은 이라면 요아힘은 빛의 질서를 품은 이다. 남자가 비논리와 모순을 껴안는 문학을 사랑한다면 요아힘은 사고를 명징하게 자르는 철학을 사랑한다.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고 믿는 이의 강한 확신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누구보다도 눈을 멀게 만든다. 자신이라면 완전한 어둠이 다가올 그때를 위해 점자를 배워 두겠다는 철학자의 명랑한 조언은 남자의 신앙인 소멸의 이데아를 산산조각 낸다. 다시 한번, ‘백치처럼’ 순진한 이 조언은 남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아힘에게 그것은 단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118쪽)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118쪽) 빛이 소멸한 세계에서 앞으로의 생을 계속해야 하는 남자에게 요아힘의 논증, 어둠 속에는 좋음의 이데아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반박은 그의 마지막 희망을 꺼트린다.(“네 말을 들은 순간, 덧없는 전 세계가 빛을 잃었지.” 118쪽) 그래서, 점자를 통해 남자와 진정으로 닿기를 바라던 요아힘의 욕망은 언어의 폭력적인 육체성과 실상 같은 것이다. 남자는 요아힘으로부터 깨닫는다. 자신이 독일에서 여자에게 던진 사랑의 말, 너는 나의 목소리가 필요할 테니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그 고백이 폭력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받은 상처로부터 타인에게 준 상처를 깨달은 마리아는 이제 눈앞에 현전한 예수ㅡ언어의 육신을 본다. 신과 인간의 목소리는 구별되지 않고 한데 뒤섞인다. 남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신의 파편들,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희랍어 시간의 여자 그 자체다. 그녀의 이름은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100쪽)이다. 고통받는 두 인간의 신성은 한데 섞이고 소노그래피는 중첩된다. 말할 수 없는 이와 볼 수 없는 이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해는 공통원소 없는 그 존재들의 배면에서 투명한 파동을 통해 전해진다. 파동은 한 곳으로 수렴하지 않고 서로의 몸 안을 투과하며 지나간다. 이제, 신은 요아힘과는 다른 ‘접촉’의 방식으로 남자를 구원하고 눈으로 목이 막혔던 그녀 역시 그 구원으로 인해 부활한다. 따로따로 제시되던 목소리는 한 연으로 묶이면서 말을 주고받는 직접적인 대화의 국면에 도달한다. 1인칭 단수 화자들은 ‘우리’를 직감한다.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167쪽) 구원은 끝없이 멀어지는 존재가 내 안으로 들이닥쳐옴을 느낄 때 일어난다. 부활한 예수는 마리아에게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는 말을 남기며 떠나간다.(요한복음 20:17) 멀어지는 자신을 붙잡지 말라는 이 말은 타자를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납치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타자를 몇 번이고 무한히 떠나보냄으로써 그의 존재를 부조하라는 율법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를 부축해 그의 집까지 데리고 온 여자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손바닥에 쓴다. 그녀가 그에게 최초로 대답한 말은 떠난다는 말이다. 첫 버스를 타고 갈게요.(171쪽)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이 접촉은 소설이 시종일관 지양해 온 폭력적인 접촉과 다르다. ‘어둠 속 대화’의 절정 이후 남자는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두 몸의 접촉 이후 다만 ‘모른다’는 진실의 무자비한 범람만이 남자를 압도한다.(“심장과 심장을 맞댄 채 여전히 그는 그녀를 모른다.” 183쪽) 그가 그녀를 안자마자 뒤이어 열네 번의 ‘모른다’가 연속해서 등장한다. 그래서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출 때까지도 둘의 접촉은 항구적인 비접촉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현전하는 단 하나의 진실은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184쪽)나는 ‘시간’이다. 마리아는 이제 떠남 속에서 빛이 아닌 어둠을 본다. 이때의 ‘봄’은 시각과 무관하게 생의 파동을 온몸으로 수용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예수의 부활은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을 의미하지 않는다.9) 그것은 죽음 안에서 떠나가는 생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구원은 영생이 아니라 떠나감의 현전 안에서 일어난다. 보르헤스가 말한 시간-존재를 태우는 불(122쪽)이 여자와 남자를 통과하고 나면 새는 날아가고 백골만이 남는다. 개별 존재의 신성이 육신 속에서 체현된 것이 새라면 죽음 이후부터 그 신성은 뼈들이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실에 대한 앎은 전생으로부터 온다. 우리는 그것을 다만 상기할 뿐이다. 전생의 기억은 시로 돌아온다. 그때 우리는 바다 아래의 숲에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빛도 소리도 그곳에는 없었지요. (…) 마침내 당신이 아주 작은 소리를 낼 때까지, 입술 사이로 둥글고 가냘픈 물거품이 새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누워 있었어요.(185~186쪽, 21장 ‘심해의 숲’) ‘심해의 숲’의 다른 이름은 ‘해부극장 3’으로 부활 이후 무덤가에 나란히 누운 여자와 남자의 그림이다.10) 죽었던 신과 고통받는 인간이 함께 나란히 누울 수 있다면, 인간의 신성은 더는 논증이 불필요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의 신성과 달리 인간의 신성은 죽음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고통을 내려다보는 일이 아니라 다만 죽음 안에서 옆에 누운 다른 이의 뼈를 쓰다듬는 일이다.11) 구원을 바라던 신은 부활하여 드디어 입술을 연다. 시종일관 남자의 목소리를 사용하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0’에서 오직 한 번 여자의 목소리로 발화한다. 현전하는 이 말씀, 로고스는 음성도 문자도 아니다. 그것은 그 무엇도 파괴하고 밀어내지 않는 언어, 촉각으로 전해지는 파동의 말씀이다. 남자와 여자는, 우리는, 그리고 인간은 영원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결국, 구원의 반증은 ‘우리’라는 단어다. 그래서 소설은 ‘0’의 끝에서 다시 ‘1’로 돌아간다. 신은 말한다. 에모스, 에메테로스. 나의, 우리들의.(10쪽) 역설의 구원 한강의 문학에서 시간은 정말로 환(環)처럼 흐른다. 그러므로 ‘희랍어 시간’이 이곳에 당도하기 전에 이미 읽은 이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그는 눈사람이다.(‘작별’12)) 언 몸이 진눈깨비로 흩날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중이다. 눈사람은 남자가 갈망하던 소멸의 이데아의 현현이면서 새와 백골의 중간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가장 많은 것을 안다. 그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몸 안의 심장을 얼리는 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150쪽)다고 확신한다. 아이와 애인과 가족과 작별하며 그가 마주하는 최후의 질문은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150쪽)이다. 이는 ‘희랍어 시간’이 던지는 질문과 같은 물음이다.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식일 뿐이라면/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13)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최후까지 남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눈(雪)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소멸하는 것처럼 한강의 인물들은 사랑할수록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나 바로 그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서로의 “진동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투명한 접지”(‘작별’, 133쪽)가 된다. 나와 당신은 같아질 수 없으므로, 당신은 언제나 나를 떠나는 중이므로 나는 당신과 연결된다. 눈사람은 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실체는 다만 촉각의 소노그래피뿐이며 그것은 “변함없이 진동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고요히 걸쳐져 있”(134쪽)음을 안다. 그리고 이 파동을 타고 전해지는 “무색무취인 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134쪽)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랑은 강렬한 접촉이 아니라 다만 끝없이 멀어지는 ‘사이’에서 전해진다. 언어는 이때 비로소 완전한 순수에 도달한다. 의미는 분할되거나 상실되지 않는다. 따옴표로 분절되지 않는 목소리들이 행과 연을 만들면서 소설 속에 시를 쓴다. 그것은 인간을 구원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죽음 안에서 삶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작별’과 ‘희랍어 시간’의 마지막 장면이 모두 두 존재의 입맞춤으로 끝나는 것은 붉은 혀와 입술이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지만 또한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일 테다. 우리는 서로를 만지지 않음으로써 서로의 진실을 감각한다. 나의 파동이 쓰다듬을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살이 아니라 다만 당신의 뼈, 시간의 불에 타고 남은 마지막 눈의 결정이다. 내가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기에 당신은 나를 구원한다. --------------------------------------------------------------------------------------------- 1) 시집의 해설을 쓴 비평가 역시 한강의 시들은 “말과 동거하는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의 화자들을 ‘희랍어 시간’ 속 남자와 여자로 잠시 연결하며, ‘희랍어’를 “순수한 언어의 능력에 집중하는 소설”이라 평한 바 있다. 조연정, 해설 ‘개기일식이 끝나갈 때’,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142~143쪽. 2) “나에게 혀와 입술이 있다.// 그걸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구불구불 휘어진 혀가/ 내 입천장에/ 매끄러운 이의 뒷면에/ 닿을 때//(…)// 나에게 붉은 것이 있다,라고/ 견디며 말한다” 한강, ‘해부극장 2’, 한강, 위의 책. 3) “진심이야./ 후회하고 있어./ 이제는 아무것도 믿고 있지 않아.” 한강, 위의 글. 4) 소노그래피는 초음파를 이용해 시각 영상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5) 양현진은 실명과 실어가 몸짓, 촉각에 의한 소통에 주목하게 한다고 본다. 그러나 피부의 직접적인 접촉과 몸짓만을 대화로 보는 것은 국소적인 독해다. 소설에서 시각과 청각이 배제될 때 도드라지는 것은 시간, 즉 파동의 흐름이다. 양현진, ‘한강 소설의 촉각적 세계 인식과 소통의 감수성’, ‘한국문학이론과비평’, 70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16. 6) 사운드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소리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듣는 영상’으로 단지 소리가 만드는 공간적 환경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지각하는 청취자의 지각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이다. 7) 한강은 대상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기울임체를 사용한다. 시집에 수록된 ‘해부극장 2’의 백골과 ‘조용한 날들 2’에 등장하는 달팽이의 목소리가 그렇게 나타난다. “(건드리지 말아요) (…) (하지만 상관없어, 네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8) 서로 다른 두 개의 물질이 동일한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로 다른 두 개의 파동은 동일한 공간에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두 파동이 동일한 지점에서 교차할 때 일으키는 상호작용을 파동의 중첩 현상이라 한다. 9)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믿는 게 아니라, 죽음 앞에서 꿋꿋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장뤼크 낭시, ‘나를 만지지 마라’, 이만형·정과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5, 37쪽. 10) 한강의 시 ‘해부극장’ 연작은 두 편뿐이지만 소설의 ‘심해의 숲’은 남자가 쓰는 또 한 편의 시다. 11) 낭시는 예수의 부활을 수직 변화로 이해하지만 소설이 말하는 인간의 신성은 수평적이다.“이 ‘자세’가 (…) ‘부활’을, 다시 말해 ‘들어올림’이라는 사태를 만든다. (…) 무덤의 수평성과 직각을 이루는 수직성으로서의 들림 혹은 일으켜 세움인 것이다.” 장뤼크 낭시, 위의 글. 12) 한강, ‘문학과 사회’, 2017년 겨울호, 문학과지성사. 13) 한강, ‘회상’, ‘서랍에’, 문학과지성사, 2013.
  • [우주를 보다] 개기일식 때 태양으로 돌진하다 소멸한 혜성 포착

    [우주를 보다] 개기일식 때 태양으로 돌진하다 소멸한 혜성 포착

    새로 발견된 혜성 하나가 지난 주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태양 쪽으로 돌진하다가 강력한 태양복사 에너지에 의해 먼지 입자로 분해해 소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발표에 따르면, ‘C/2020 X3 (SOHO)’로 명명된 이 혜성은 지난 14일 남아메리카 일대에서 목격된 개기 일식이 일어나기 전날 태양관측위성인 소호(SOHO)의 관측 자료를 조사하던 한 아마추어 천문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NASA가 후원하는 선그레이징 혜성(태양을 스쳐가는 혜성) 관측 프로젝트인 ‘선그레이저’에 참여하고 있는 이 아마추어 천문학자는 5년 전인 2015년에도 태양을 스쳐간 3000번째 혜성을 찾아낸 이력을 가진 워라차테 분플로드다. 이 아마추어 천문학자는 이번 개기 일식 때도 새로운 혜성이 태양 앞을 스쳐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 개발한 소호 위성의 관측 자료를 꼼꼼하게 조사한 끝에 이번 혜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혜성은 태양에 아주 가까이 접근하는 혜성의 집단인 크로이츠 혜성군에 속한다. 원래 하나의 큰 모혜성으로 추정되는 크로이츠 혜성군은 여러 개의 혜성으로 쪼개진 뒤 태양 중력 등의 영향으로 태양을 스치거나 스치는 도중 소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플로드는 이번 혜성을 발견했을 때 이번 개기 일식 동안 하늘을 가로지를 때 이미지 속에서 점으로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이 혜성은 지난 14일 개기 일식이 일어나고 있을 때 소호 위성 영상에서 아주 밝게 빛나는 점의 모습으로 포착됐다.소호 위성에 포착된 4108번째 혜성인 이 혜성은 당시 시속 72만 ㎞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고 그 지름은 약 15m로 세미 트럭 길이와 비슷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하지만 이 혜성은 태양과 가장 가까운 예상 궤도에 도달하기 몇 시간 전 강렬한 태양복사 에너지에 의해 먼지 입자로 분해돼 두 번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한편 이번 개기 일식은 남아메리카 일대에서 볼 수 있었는데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는 약 2분 동안 수많은 사람을 어둠 속에 있게 했다. 당시 몇십 명의 아마추어 천문학자들과 전문 천문학자들은 이번 일식을 관찰하기 위해 칠레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 중 하나인 비야리카의 경사면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번 일식은 칠레의 태평양 해안에서 안데스 산맥을 넘어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지는 길이 약 88.5㎞의 종주 지형을 따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구를 보다] 남반구 드리운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개기일식 (영상)

    [지구를 보다] 남반구 드리운 달 그림자…우주에서 본 개기일식 (영상)

    지난 14일(현지시간)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음하는 사이 남미 일부 국가의 시민들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이날 오후 1시 경 칠레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올해의 유일한 개기일식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날 시민들은 달이 서서히 해를 품는 장엄한 우주쇼를 2분 간에 걸쳐 지켜보는 행운을 누렸다.그렇다면 지구가 아니면 보기 힘든 진귀한 천문현상인 개기일식을 우주에서 보면 어떻게 보일까?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는 16일 우주에서 촬영한 개기일식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최신형 기상위성 GOES-16이 3만6000㎞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 우주에서 본 개기일식은 지구의 남반구를 가로지르는 검은 달 그림자로 확인된다. 이날 달 그림자는 적도 태평양에서 대서양 남부 그리고 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 지역을 따라 드리웠다. 지난 14일 GOES-16는 칠레시간 기준 오전 3시부터 오후 3시 사이 매 10분마다 총 72장의 사진을 담았으며 영상은 이를 통해 제작된 것이다.한때는 저주와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체현상을 말한다. 이는 궤도 선상에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발생하는데,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의 각도가 어긋나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개기일식을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달과 태양의 희한한 우연의 일치 때문이다. 즉, 태양 지름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달보다 딱 400배 먼 거리에 있다. 따라서 지구 하늘에서 태양과 달은 똑같은 크기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개기일식이 펼쳐진 바 있으며 내년에는 12월 4일 남극에서만 관측될 예정이다. 한반도에서의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예정돼 있으나 그나마 평양에서나 온전히 볼 수 있으며 남한에서는 부분일식으로만 관측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서울포토] ‘개기일식 보고 일광욕도 즐기고’

    [서울포토] ‘개기일식 보고 일광욕도 즐기고’

    14일(현지시간) 낮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달이 태양의 전부를 가리는 개기일식 ‘우주쇼’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의 생중계 영상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칠레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에서 약 2분간 달이 태양을 완전히 덮는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특수 안경을 쓰고 일찍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다리던 사람들은 마침내 태양이 달에 가려진 채 반지 모양으로 빛나자 탄성을 질렀다. 이번 개기일식이 관측된 유일한 육지 지역인 칠레와 아르헨티나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동이 제한된 상태지만, 많은 이들이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해 우주쇼를 관람했다. AP·AFP·로이터 연합뉴스
  •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남미서 펼쳐진 ‘개기일식’ 우주쇼

    [우주를 보다] 해를 품은 달…남미서 펼쳐진 ‘개기일식’ 우주쇼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신음하는 사이 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환상적인 우주쇼가 펼쳐졌다. 달이 태양의 전부를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난 것. 지난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칠레 아라우카니아 등지와 아르헨티나 북부 등 일부 지역에서 벌어진 개기일식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개기일식이 벌어진 것은 이날 오후 1시 경으로 달이 서서히 해를 품으면서 사위는 순식간에 어둠으로 뒤덮였다. 약 2분 간의 장엄한 우주쇼가 펼쳐지자 미리 개기일식을 알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시민들은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한때는 저주와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개기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체현상을 말한다. 이는 궤도 선상에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발생하는데,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의 각도가 어긋나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흥미로운 점은 개기일식이 지구가 아니면 보기 힘든 진귀한 천문현상이라는 점. 개기일식을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달과 태양의 희한한 우연의 일치 때문이다. 즉, 태양 지름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달보다 딱 400배 먼 거리에 있다. 따라서 지구 하늘에서 태양과 달은 똑같은 크기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개기일식이 펼쳐진 바 있으며 내년에는 12월 4일 남극에서만 관측될 예정이다. 한반도에서의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예정돼 있으나 그나마 평양에서나 온전히 볼 수 있으며 남한에서는 부분일식으로만 관측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상에 드리운 그림자…우주정거장서 포착한 금환일식

    지구상에 드리운 그림자…우주정거장서 포착한 금환일식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일식 현상이 관측된 지난 21일, 우주에서도 이 놀라운 광경이 포착됐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크리스토퍼 캐시디는 이날 NASA 우주비행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주 공간에서 자신이 직접 촬영한 일식의 모습을 사진으로 소개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오늘 아침 7시10분쯤(GMT) 우리가 중국 상공을 지날 때 우현 쪽에서 금환일식의 매우 멋진 광경이 목격됐다”면서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 멋진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이날 캐시디를 비롯한 몇몇 우주비행사는 비록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고 카드나 선물도 없지만, ISS에서 일식을 감상하며 아버지의 날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일식은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완전히 일직선상에 놓인 일부 아시아 지역과 동유럽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금환일식 형태로 목격됐다. 이는 달이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태양을 가리는 것으로,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과 달리 태양의 테두리는 가려지지 않아 금반지처럼 보인다.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달이 일직선 상에서 살짝 벗어났기에 태양의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으로 관측됐다. 한편 다음 일식은 오는 12월로 예정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일식을 보려면 10년 뒤인 2030년이 돼야 하는 데 이때 역시 태양의 일부가 가려지는 부분일식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NASA 우주비행사/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오늘 놓치면 10년 뒤…해 절반 가리는 ‘부분일식’ 시작

    오늘 놓치면 10년 뒤…해 절반 가리는 ‘부분일식’ 시작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21일 오후 3시 53분 시작됐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2분 달이 해의 최대 면적(45%)을 삼킨 뒤 오후 6시 4분 달이 해와 멀어지면서 일식이 끝난다. 한반도에서 관측 가능한 일식으로는 태양 표면적의 약 80%가 가렸던 2012년 5월 21일 부분일식 이후 8년여만에 가려지는 면적이 가장 넓은 일식이다. 일식은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일 때 달에 의해 태양의 일부나 전체가 가려져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가장자리만 남겨두고 가리면 금환일식, 일부를 가리면 부분일식이라고 한다. 올해 일식은 두 번 일어나는데, 12월 예정된 개기일식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번이 국내에서 관측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일식이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다음 부분일식은 10년 뒤인 2030년 6월 1일에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 오후 부분일식 관측... “오늘 놓치면 10년 뒤에나”

    오늘 오후 부분일식 관측... “오늘 놓치면 10년 뒤에나”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천문 현상 ‘부분일식’이 오늘(21일) 일어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3분(서울 기준)부터 일식이 시작돼 오후 5시 2분 최대 면적을 가리게 된다. 이때 일식 면적은 태양 면적의 45%다. 일식은 2시간 11분만인 오후 6시 4분에 끝난다.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보돼 국내 전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해가 가장 많이 모습을 감춘 현상(일식 면적 57.4%)을 볼 수 있으며, 북동쪽으로 올라갈수록 가려지는 면적이 작아진다. 일식이란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일 때 달에 의해 태양의 일부나 전체가 가려져 보이지 않는 현상이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개기일식, 가장자리만 남겨두고 가리면 금환일식, 일부를 가리면 부분일식이라고 한다. 천문연은 “적절한 보호 장비 없이 태양을 보는 것은 눈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태양 필터가 장착된 망원경이나 특수 안경을 활용해 관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일식은 두 번 일어나는데, 12월 예정된 개기일식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번이 국내에서 관측할 수 있는 올해 마지막 일식이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다음 부분일식은 10년 뒤인 2030년 6월 1일에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오는 21일 부분일식 ‘우주 쇼’가 펼쳐진다…놓치면 10년 후

    오는 21일 부분일식 ‘우주 쇼’가 펼쳐진다…놓치면 10년 후

    오는 21일 일요일 하짓날에 달이 해를 가리는 우주쇼가 펼쳐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오는 21일 15시 53분(서울지역 기준)부터 약 2시간 11분 가량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이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이번 부분일식은 날씨가 좋으면 우리나라의 전역에서 관측이 가능하며, 서울 기준 태양 면적의 45%(최대식분 0.55)가 가려진다. 부분일식 현상은 서울 기준 15시 53분 4초부터 시작되어 17시 2분 27초에 최대, 18시 4분 18초에 종료된다. 이번 부분일식 경우 제주도 지역(제주시 기준)에서 태양 면적이 57.4% 가려져 가장 많이 가려진 모습으로 관측할 수 있으며, 북동쪽으로 올라갈수록 가려지는 비율이 낮아져 서울의 경우 45%가 가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일식은 해가 가려지는 정도를 기준으로 부분일식, 개기일식, 금환일식으로 구분한다. 부분일식은 해의 일부가 가려지는 경우, 개기일식은 해의 전부가 가려지는 경우이다. 금환일식은 달의 공전 궤도상 지구와의 거리에 의해 해의 전부가 가려지지 않고 테두리가 남아 금반지처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이번 부분일식은 서쪽 시야가 트인 곳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일식을 보는 동안 적절한 보호 장비 없이 태양을 관측하는 것은 눈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태양 필터가 장착된 망원경이나 태양 안경 등을 활용해야 하나, 이 필터 역시 3분 이상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태양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망원경이나, 카메라, 선글라스 등으로 태양을 보면 실명할 수 있으니 어린이 지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부분일식 관련 관측 행사는 각 지역 과학관 및 천문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www.kaas.or.kr)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SNS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음 부분일식은 10년 뒤인 2030년 6월 1일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21일 일식 놓치면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21일 일식 놓치면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태양필터 장착한 망원경, 특수안경 필수...필터 있어도 3분이상 관측 금지 오는 21일 오후 달이 해의 일부를 가리는 부분일식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겠다. 더군다나 이번 일식 관측을 놓치면 한반도에서 일식을 보기 위해서는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오는 21일 서울 기준으로 오후 3시 53분부터 약 2시간 11분 동안 부분일식이 일어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일식은 한반도 전역에서 관측이 가능하며 서울 기준으로 태양면적의 45% 정도가 가려지게 된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1일 일요일은 구름이 많고 비가 내리는 강원 지역을 제외한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분일식 관측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부분일식 현상은 서울 기준으로 오후 3시 53분 4초에 시작돼 오후 5시 2분 27초에 가장 많이 가려진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오후 6시 4분 18초에 끝난다. 제주 지역에서 태양면적 57.4%가 가려져 가장 많이 가려지겠다.올해 일식 현상은 6월과 12월에 나타나는데 오는 21일 일식은 동유럽, 아프리카 동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관측이 가능하며 12월 개기일식은 남아메리카 남부, 남극, 아프리카 남서부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관측 가능한 일식은 오는 21일이 지나면 2030년 6월 1일에나 가능하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태양필터가 장착된 망원경이나 특수 안경 같은 적절한 보호장비를 활용해야 하며 이런 장치로도 3분 이상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태양필터가 없는 망원경이나 카메라, 선글라스 등으로 일식을 관측할 경우 실명할 가능성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부분일식은 각 지역 과학관과 천문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등에서 관측행사를 가질 예정이며 천문연구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SNS 생중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놓치면 억울할 2020년 10가지 ‘우주 쇼’

    [이광식의 천문학+] 놓치면 억울할 2020년 10가지 ‘우주 쇼’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특히 화려하고 장엄한 '우주 쇼'가 잇달아 펼쳐질 전망이다.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소개된 '2020년 가장 볼 하늘 이벤트 10가지'를 정리해본다. ​ 특기할 하늘 이벤트로는 두 개의 놀라운 유성우, 밝은 행성들의 짝짓기, '불의 고리'를 볼 수 있는 금환일식과 개기일식 등이 새해에 펼쳐질 천상의 하이라이트이다.​​1. 1월 4일 : 사분의자리 유성우 1월 4일 밤과 다음날 새벽까지 사분의 유성우가 쏟아진다. 정확한 극대시간은 4일 오후 5시 20분경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일몰 전이라 보기 힘들고, 밤 7시 이후부터 본격적인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약 20개 남짓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극대시간의 폭이 좁아 이날 밤을 놓치면 보기 힘들다. 3대 유성우에 속하는 이 유성우의 복사점은 목자자리 안에 있다. 이 유성우는 극대기에는 시간당 120개까지 떨어지지만, 최대 6시간 전후에 1/4 이하로 뚝 떨어진다. 2. 1월 21일 : 달 뒤에서 까꿍하는 화성 이날 심야에 초승달이 떠오르면 특별한 하늘의 이벤트를 보기 위해 쌍안경과 망원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달은 북미, 중앙아메리카, 쿠바, 하이티 그리고 남미 저 아랫녘의 관측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붉은 별처럼 보이는 화성 앞에서 활공한다. 이 이벤트는 북미 서쪽 절반에서 일출 전에 발생한다. 붉은 행성이 보이지 않을 때, 대륙의 동쪽 절반에서는 낮에 화성이 보이지 않을 동안 달이 그 앞을 가로지른다. 한국에서는 이날 새벽 4시 13분 두 천체는 2도 거리까지 접근한다.​​3. 4월 3~4일 : 금성을 위한 '영광의 밤' 4월 초 금성은 개밥바라기로서는 플레이아데스성단과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서 빛난다. 이런 현상은 2012년 4월에 있은 후 8년 만에 나타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8년 후인 2028년 4월 초에 다시 나타날 것이다. 4월 3일과 4일 저녁에, 우리는 서쪽 하늘에서 플레이아데스 부근에서 -4.5의 밝기로 전조등처럼 눈부신 금성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맨눈으로 보이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거의 압도할 것이다. 웬만한 배율의 망원경으로도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희푸른 별들 옆으로 떠가는 흰빛을 띤 황금빛 금성이 초승달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이 지는 시각은 위도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밤늦게까지 하늘에 남아 있을 것이다. 4월 말에 금성은 지구 저녁 하늘에서 최대 밝기에 도달한다. 아마 UFO가 나타났다는 신고 전화가 예전처럼 빗발칠지도 모른다. 4. 4월 8일 : 올해 가장 큰 달 ​ 4월 8일 오전 11시 달은 2020년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한다. 이 거리는 지구-달 간 평균 거리인 384,400km에 비해 약 7% 가까운 357,029km다. 8시간 35분 후 달은 공식적으로 완전한 만월이 된다. 또한, 이 보름달과 우연한 달의 근지점 일치는 가장 밀물이 높은 한사리를 초래할 것이다. 이것이 '2020의 가장 큰 보름달', 이른바 슈퍼 문이 될 것이지만, 달과의 거리 변화는 관찰자들이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5. 6월 21일 : 해가 반지처럼 보이는 금환일식 일어난다 2020년 두 차례의 일식 중 첫 번째는 아프리카, 아라비아, 파키스탄, 인도 북부, 중국 남부, 대만, 필리핀 해 및 태평양에서 볼 수 있다. 북미의 일부 지역에서는 볼 수가 없다. 초승달은 태양 바로 앞을 가로질러 지나가지만, 달이 지구에서 평균 거리보다 멀어 달의 겉보기 크기가 태양보다 0.6 % 작아지기 때문에 해를 완전히 가리지는 못한다. 그 결과 태양의 얇은 가장자리가 달 밖으로 비어져 나와 고리처럼 보이게 되는데, 마치 반지 같다고 하여 이를 금환일식이라 한다. 이 금환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은 매우 한정되어 있는데, 인도 북부에서 금환일식의 경로 너비는 21km에 불과하며, 햇빛 고리는 38초 동안 지속된다. 부분일식은 거의 모든 아시아, 아프리카 및 호주 북부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분일식을 볼 수 있다. 최대 식분은 0.554다.​일식을 쉽게 관측하는 방법은 A4용지 크기인 태양 필름을 사서 종이컵에 오려 붙인 다음 쌍안경에 끼워서 보면 된다. 어린이들이 필터 없이 천체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태양을 보지 않도록 조심시켜야 한다. 눈을 다칠 수 있다. ​ 6. 8월 12일 :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쏟아진다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믿을 만한 유성우다. 8월 12일 밤에 예상되는 극대기에 하현달이 유성우 관측에 약간 방해를 하겠지만, 관측에 나서면 적어도 1분에 한 개꼴로는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우가 피크에 이르렀을 때 볼 수 있는 개수는 대략 시간당 60~70개로 예측되지만, 운이 좋으면 2016년의 경우처럼 최극성을 맞아서 시간당 150~200개의 유성을 볼 수도 있다. 최고의 유성우 쇼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8월 12일에서 14일 새벽을 노리면 된다.​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태양을 133년에 한 바퀴씩 도는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부스러기들이 지구 공전궤도와 겹칠 때 지구 중력에 의해 초속 60㎞ 정도의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빨려들어 불타면서 별똥별이 되는 현상이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중심점, 곧 복사점이 페르세우스 자리에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7. 10월은 화성의 달 2018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20년 역시 화성에게 멋진 한 해가 될 것이다. 이 붉은 행성은 10월 14일 태양의 정반대 자리인 충(衝)에 이르러 황도 별자리인 물고기자리에서 황혼에서 새벽까지 볼 수 있다. 밝기는 시리우스보다 3배나 밝은 -2.6을 기록하는 만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월 30일과 10월 29일 사이 목성보다 더 밝아 지구 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행성이 되는 화성은 달과 금성 옆에서 세 번째로 밝은 천체가 될 것이다. 화성은 2018년에 비해 하늘에서 30도 더 높아 북반구에서 훨씬 더 쉽게 관측될 것이다. 10월 6일 오후 11:18(14:30 GMT) 시점에서 지구와의 거리는 6천 2백만 km다. 2035년 9월이 되어서야 다시 가까워질 것이다.8. ​12월 14~15일 : 현란한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쏟아진다 부지런한 유성 추적자들은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8월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능가하는 연간 최고의 유성우 샤워라고 생각한다. 쌍둥이 유성우는 이상적인 어두운 하늘 조건에서 시간당 60~120개의 느리고 우아한 유성우로 하늘을 수놓는다. 12월 14일 밤에서 다음날 새벽에 유성 활동 극대기에 도달할 예정이다. 달은 초승달이라 유성우 관측에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2019년의 쌍둥이 유성우의 밤은 거의 보름달에 가까운 밝은 달이 밤하늘을 지배하는 바람에 가장 밝은 유성을 제외하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유성우 관측자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10시 이후에 관측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후에는 상당한 수의 유성이 보일 수 있지만,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현지 시각으로 오전 2시경이다. 유성 극대 시간에 앞서 작고 희미한 유성들이 밤하늘을 수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대기의 전후로는 크고 밝은 유성과 화구(火球)들이 출현할 것이다.​9. 12월 15일 : 개기일식​ 2020년의 마지막 일식은 남미의 3분의 2 이하 지역과 남서 아프리카의 좁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북미에서는 보지 못할 것이다. 개기일식의 좁은 경로는 남대서양에서 시작하여 남동쪽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를 지나기까지 25분 동안 지속되며, 그다음 남대서양을 지나 계속 진행되어 나미비아 해안 남서쪽으로 370km에 이르러 끝난다. 개기일식이 가로지르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지역은 인구 밀도가 낮은 곳이다. 이번 일식의 최고 포인트 지점은 아르헨티나의 리오네그로 주에 있는 도시 시에라 콜로라도에서 북서쪽으로 29km 떨어진 곳이다. 여기서 경로 너비는 90km로, 개기일식은 2분 9.6초 동안 지속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식을 볼 수 없다. 10. 12 월 22일 : 목성과 토성의 '대접근' 목성과 토성은 평균 20년에 한 번 서로 접근한다.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는 대개 약 1~2도 거리 정도 떨어질 뿐이다. 그러나 12월 22일 목성과 토성은 0.1도까지 대접근하여 고배율 망원경으로 보면 한 시야 안에 다 들어오는 희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실제로 이것은 1623년 이래 두 행성이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천문학적 사건이다. 그들의 접근 거리는 보름달 크기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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