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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 소년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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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유아·아동| ●나무 꼭대기를 향한 여행(알렉산드로 온라두 지음, 임은숙 옮김, 주니어파랑새 펴냄) 나무 꼭대기를 힘겹게 기어오르는 작은 달팽이가 주인공. 인내와 여유의 가치를 일깨우는 그림책.5세까지.9500원. ●개구쟁이 피카소(김순희 지음, 다빈치기프트 펴냄)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들에 동시 같은 해설을 붙여 명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어린이 미술책.5세이상.8500원. ●지구의 나이테(김동광 지음, 아이세움 펴냄) 그림으로 보여주는 지구 생태계의 역사. 인간과 환경과의 뗄 수 없는 관계를 간명하게 웅변한다.7000원. |초등·청소년| ●알렉산드로스 대왕(피터 크리스프 지음, 남경태 옮김, 문학동네어린이 펴냄) 2300여년 전 페르시아제국을 정복한 영웅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성취를 화보로 보여주는 ‘위대한 발자취’ 시리즈. 관련 일러스트들이 사진만큼 세밀하다. 초등생용.1만 2000원. ●피노키오(카를로 콜로디 지음, 정미애 옮김, 문학수첩리틀북스 펴냄) 꼭두각시 인형 피노키오의 모험담을 그린 완역본. 시원한 삽화가 곁들여져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초등저학년용.1만 2000원. ●개구리랑 같이 학교로 갔다(이승희 엮음, 보리 펴냄) 밀양 상동초등학생 20명이 함께 쓴 동시집. 지방도시의 생활과 넉넉한 자연의 정서가 아이들의 천진한 시선에 잡혔다. 초등생용.7000원. |실용| ●희망요리수첩(김혜경 지음, 디자인하우스 펴냄) 살림하면서, 요리하면서 느낀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간 부엌일기. 요리와 연관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수필로 풀어낸 뒤 관련 요리의 조리법을 함께 실었다.1만원. ●세상에서 가장 힘든 협상(스콧 브라운 지음, 노혜숙 옮김, 세종서적 펴냄) ‘아이를 꾸짖기 전에 부모의 감정부터 다스린다’‘아이의 감정조절을 도와준다’‘귀기울이고 이해한다’등 협상전문가가 쓴 7가지 자녀교육법.1만원. ●성공하는 사람들의 다이어리 활용법(니시무라 아키라 지음, 권일영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 단순한 스케줄 관리를 넘어, 숨어있는 시간을 찾아주고 인맥과 정보관리까지 겸할 수 있는 다이어리 활용 노하우.7800원. ●부모가 항상 더 문제다(찰리 앤 봄비치 지음, 조형숙 옮김, 아침나라 펴냄) 부모의 의무감에서 벗어나 아이와 함께 삶을 즐길 수 있는 365가지 방법.1만원.
  • 서울대공원 22일까지 ‘벌레잡이식물 올림픽’

    서울대공원은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벌레잡이 식물 100여종,1500여점을 전시하는 ‘벌레잡이식물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육식 엽기식물중 개구리와 도마뱀을 주식으로 하는 ‘너펜데스 라자’가 처음 공개된다.이 식물은 먹이통의 길이만도 30㎝에 육박하며 지구상의 벌레잡이 식물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가장 작은 크기인 길이 0.5㎝의 ‘피그미 끈끈이 주걱’도 볼 수 있다. 특설 이색식물 전시장에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무초’의 깜짝쇼가 펼쳐지며 2m짜리 나무에서 100여개의 가지가 열린 국내최초의 엽기가지와 무와 배추가 한 포기에서 동시에 자라는 ‘무추’도 전시된다. 토마토와 감자가 함께 열리는 ‘토감’,가지와 감자가 합쳐진 ‘가감’ 등 갖가지 퓨전나무들도 마련됐다. 또 학생들이 벌레잡이 식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즉석 체험 행사와 식충식물 박사인 충북대 최수영교수가 들려주는 ‘나는 식물일까,동물일까?’의 해설도 곁들인다.입장료는 어른 2000원,청소년 1500원,어린이 1000원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7) 한국의 찻그릇 문화-김성철 약토유약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7) 한국의 찻그릇 문화-김성철 약토유약찻사발

    김성철(金聖哲·38)씨가 고혹적인 약토유약 찻사발을 빚고 있는 산내요(山內窯)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 감산리 1655의2번지 심심산골이었다.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경주를 지나 건천나들목으로 빠져나간 뒤 시골길을 한참 더 가야 했다.감산리 가는 길 오른쪽 시냇가에는 군데군데 땅버들숲과 갈대숲이 있어서 아직도 도시화의 삭풍에 삭아내리지 않고 있는 오래된 미래가 느껴졌다. 경지 정리가 안된 굽은 논두렁을 이마에 두른 논배미들이 층층 탑을 쌓듯 야산 중턱까지 걱정 없이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기도 했다. 길섶에 띄엄띄엄 서 있는 작고 허름한 시골집 흙담장에 박힌 사금파리며 주먹돌들의 걱정 없는 표정이 이 마을을 찾는 나그네를 반겼다.밭둑 뽕나무에 달린 오디열매를 따먹던 할머니가 나그네에게 오디 한 움큼을 선뜻 건넨다.좀 과장하면 긴 장대를 걸치고 빨대를 널어 말릴 만큼 좁은 산골짝 잡목 숲에선 꾀꼬리가 운다.초여름날 초록을 주워 입김으로 불어 날리듯이 간드러지게 운다.무논에서는 개구리들이 쏴 울다가 자동차 소음에 잠시 그쳤다가 다시 울어제치는 푸른 산골이었다. 산내가마는 불꺼진 지 며칠 지난 뒤여서 주변의 한적하고 푸른 분위기를 껴안은 채 깊은 잠에 빠져 있고,소년의 눈빛을 지닌 김성철씨와 일본문화를 배우기 위해 2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지 며칠밖에 안된 그의 아내 윤영미씨는 신혼부부처럼 살포시 미소를 머금은 채 살고 있었다.먼저 윤영미씨에게 물어보았다. 문:농과대학을 나온 김성철씨가 그릇을 빚게 된 데는 그럴 만한 내력 같은 것이 있으리라 짐작됩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부터 김성철씨가 도자기에 관심을 보이던가요? 윤영미:성철씨를 만났을 때 그이는 이미 사기장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철씨는 어릴 적에 무슨 물건이든지간에 손이 닿기만 하면 깨지고 박살이 났는데,어른이 된 뒤에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된 것을 참으로 믿기 어렵다 하시더군요.한번 깨뜨렸으니까 또 한번은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도록 일하라는 무슨 내밀한 인연이라도 있는가 봅니다. 문:사기장 김성철은 어떤 사람인가요? 윤영미:저이가 만든 그릇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고요,다만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그 순수함이 저이의 가장 큰 미덕이고 힘이지요.고집이기도 하고요.고집은 고집이되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서 터득하고 있는 점에 대한 고집이지 무턱대놓고 부리는 고집하고는 다르지요.누구한테든 편안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큰 재산이라고 봐요.그래서 항상 넉넉한 마음씨를 지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김성철씨를 향하여) 농대를 나와 그릇을 만들게 된 동기 같은 것이 있었나요? 김:학교 다닐 때부터 도자기에 마음이 많이 끌렸습니다.졸업 후 여행을 하면서 주로 그릇 굽는 가마를 택하여 다녔지요.관심에서 생활로의 전환을 위한 저 나름의 깊은 모색이었던 셈이지요.결심을 했습니다.처음으로 산청에 계신 민영기 선생을 찾아갔지요.민선생께서는 사람을 쓰지 않는다 하여 양산 신정희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그곳에서 6년간 도자기 일을 배웠지요.1990년부터 시작하여 도자기 만드는 전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 6년이 걸린 셈입니다.물레대장을 하고 나서 1997년 이곳에다 가마를 짓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문:김 선생이 만든 이른바 ‘약토유약 찻사발’은 비록 숫자가 매우 적기는 하지만 찻사발 연구자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약토유약이란 어떤 것을 두고 붙여진 말인가요? 김:‘약토(藥土)’란 원래 낙엽 같은 것이 썩어서 이루어진 흙을 뜻하는 말입니다.부엽토(腐葉土),부식토(腐植土)를 도자기하는 사람들이 예쁜 말로 바꿔 부르는 말이지요.부엽토는 비옥하고 보수성(保水性),통기성(通氣性)이 모두 뛰어나 식물의 생육에 아주 좋은 흙이지요.이런 흙은 식물의 성분들이 썩어서 생기는 갈색·암흑색을 띠게 되는데,바로 이 색깔들을 변화시켜서 그릇의 유약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약토유약이 만들어졌지요. 문:약토유약이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김:문헌으로 확실한 고증이 된 것은 없지만 짚재의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문: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시지요. 김:약토는 낙엽이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로 산 계곡에 있지만,시냇가,저수지,논에서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산에서 빗물에 씻겨 흘러내려오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되지요. 그래서 약토는 그 소재지에 따라서 조금씩 성분이 다르고,토양에 따라서도 성분이 많이 바뀝니다.낙엽이 부식하여 생기는 무기질이 색깔을 만들어내는데,검정색,노랑색,초록색 등 다양하게 색깔이 나타납니다. 특히 산에서 흘러내려와 쌓인 저수지 바닥이나 논흙의 경우 낙엽 외에 볏짚이 썩어서 부엽토화된 경우도 있습니다.볏짚을 거름으로 사용한 논흙의 경우 볏짚재에다 약토를 추가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거든요.논을 끼고 있는 저수지 바닥의 약토는 볏짚재와 약토의 절묘한 배합이 주는 색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문:약토유약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은 그릇 몸흙(태토)과 한 몸이 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즉,몸흙이 유약을 골고루 잘 흡수하여 몸의 태깔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유약 색깔이 자연스럽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흔히 볼 수 있는 몸의 태깔과는 상관없이 유약 자체의 색으로 그릇을 결정짓는 경우와 다르지요.이런 경우를 두고 자연성,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의 색채,노림수로서는 절대로 표출되지 않는 흙의 비밀 등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문:김 선생이 약토유약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저는 부엽토에다 재를 섞어 만듭니다.이 유약은 무기질이 불길에 녹으면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들지요.1250도 이상에서 노란색이 나올 수 있고,이보다 낮은 온도일 때는 군청색이 발견되기도 하더군요.아주 고온일 때는 검정빛깔을 띤 이른바 흑도가 되기도 합니다.앞에서 이 유약의 특성을 말할 때 빠뜨린 것이 있는데,이 유약은 그릇의 표면에 반질거림이 적다는 점입니다.편안함을 주는 이유지요.부엽토에 들어 있는 광물질 중에서 유리질화되는 장석,규석,규산질,도석 등의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그릇 표면이 반질거리지 않고도 깊은 맛과 함께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이 유약으로 훌륭한 찻사발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좋은 찻사발은 반질거리지 않아야 하고,몸흙과 유약이 하나가 되어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을 지녀야 하지 않습니까? 문:이 유약을 사용할 경우 그릇의 완성도 즉,완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어떤가요. 김:성공률은 매우 낮습니다.유리질화되는 성분이 불길에 증발해버리거나 타버리기 때문인데,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석을 넣기도 합니다만 어렵습니다. 문: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을 더욱 연구하면서 세계 최고의 찻사발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색깔인 노란색 계열의 찻사발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7) 한국의 찻그릇 문화-김성철 약토유약찻사발

    김성철(金聖哲·38)씨가 고혹적인 약토유약 찻사발을 빚고 있는 산내요(山內窯)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 감산리 1655의2번지 심심산골이었다.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경주를 지나 건천나들목으로 빠져나간 뒤 시골길을 한참 더 가야 했다.감산리 가는 길 오른쪽 시냇가에는 군데군데 땅버들숲과 갈대숲이 있어서 아직도 도시화의 삭풍에 삭아내리지 않고 있는 오래된 미래가 느껴졌다. 경지 정리가 안된 굽은 논두렁을 이마에 두른 논배미들이 층층 탑을 쌓듯 야산 중턱까지 걱정 없이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기도 했다. 길섶에 띄엄띄엄 서 있는 작고 허름한 시골집 흙담장에 박힌 사금파리며 주먹돌들의 걱정 없는 표정이 이 마을을 찾는 나그네를 반겼다.밭둑 뽕나무에 달린 오디열매를 따먹던 할머니가 나그네에게 오디 한 움큼을 선뜻 건넨다.좀 과장하면 긴 장대를 걸치고 빨대를 널어 말릴 만큼 좁은 산골짝 잡목 숲에선 꾀꼬리가 운다.초여름날 초록을 주워 입김으로 불어 날리듯이 간드러지게 운다.무논에서는 개구리들이 쏴 울다가 자동차 소음에 잠시 그쳤다가 다시 울어제치는 푸른 산골이었다. 산내가마는 불꺼진 지 며칠 지난 뒤여서 주변의 한적하고 푸른 분위기를 껴안은 채 깊은 잠에 빠져 있고,소년의 눈빛을 지닌 김성철씨와 일본문화를 배우기 위해 2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지 며칠밖에 안된 그의 아내 윤영미씨는 신혼부부처럼 살포시 미소를 머금은 채 살고 있었다.먼저 윤영미씨에게 물어보았다. 문:농과대학을 나온 김성철씨가 그릇을 빚게 된 데는 그럴 만한 내력 같은 것이 있으리라 짐작됩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부터 김성철씨가 도자기에 관심을 보이던가요? 윤영미:성철씨를 만났을 때 그이는 이미 사기장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철씨는 어릴 적에 무슨 물건이든지간에 손이 닿기만 하면 깨지고 박살이 났는데,어른이 된 뒤에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된 것을 참으로 믿기 어렵다 하시더군요.한번 깨뜨렸으니까 또 한번은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도록 일하라는 무슨 내밀한 인연이라도 있는가 봅니다. 문:사기장 김성철은 어떤 사람인가요? 윤영미:저이가 만든 그릇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고요,다만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그 순수함이 저이의 가장 큰 미덕이고 힘이지요.고집이기도 하고요.고집은 고집이되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서 터득하고 있는 점에 대한 고집이지 무턱대놓고 부리는 고집하고는 다르지요.누구한테든 편안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큰 재산이라고 봐요.그래서 항상 넉넉한 마음씨를 지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김성철씨를 향하여) 농대를 나와 그릇을 만들게 된 동기 같은 것이 있었나요? 김:학교 다닐 때부터 도자기에 마음이 많이 끌렸습니다.졸업 후 여행을 하면서 주로 그릇 굽는 가마를 택하여 다녔지요.관심에서 생활로의 전환을 위한 저 나름의 깊은 모색이었던 셈이지요.결심을 했습니다.처음으로 산청에 계신 민영기 선생을 찾아갔지요.민선생께서는 사람을 쓰지 않는다 하여 양산 신정희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그곳에서 6년간 도자기 일을 배웠지요.1990년부터 시작하여 도자기 만드는 전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 6년이 걸린 셈입니다.물레대장을 하고 나서 1997년 이곳에다 가마를 짓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문:김 선생이 만든 이른바 ‘약토유약 찻사발’은 비록 숫자가 매우 적기는 하지만 찻사발 연구자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약토유약이란 어떤 것을 두고 붙여진 말인가요? 김:‘약토(藥土)’란 원래 낙엽 같은 것이 썩어서 이루어진 흙을 뜻하는 말입니다.부엽토(腐葉土),부식토(腐植土)를 도자기하는 사람들이 예쁜 말로 바꿔 부르는 말이지요.부엽토는 비옥하고 보수성(保水性),통기성(通氣性)이 모두 뛰어나 식물의 생육에 아주 좋은 흙이지요.이런 흙은 식물의 성분들이 썩어서 생기는 갈색·암흑색을 띠게 되는데,바로 이 색깔들을 변화시켜서 그릇의 유약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약토유약이 만들어졌지요. 문:약토유약이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김:문헌으로 확실한 고증이 된 것은 없지만 짚재의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문: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시지요. 김:약토는 낙엽이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로 산 계곡에 있지만,시냇가,저수지,논에서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산에서 빗물에 씻겨 흘러내려오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되지요. 그래서 약토는 그 소재지에 따라서 조금씩 성분이 다르고,토양에 따라서도 성분이 많이 바뀝니다.낙엽이 부식하여 생기는 무기질이 색깔을 만들어내는데,검정색,노랑색,초록색 등 다양하게 색깔이 나타납니다. 특히 산에서 흘러내려와 쌓인 저수지 바닥이나 논흙의 경우 낙엽 외에 볏짚이 썩어서 부엽토화된 경우도 있습니다.볏짚을 거름으로 사용한 논흙의 경우 볏짚재에다 약토를 추가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거든요.논을 끼고 있는 저수지 바닥의 약토는 볏짚재와 약토의 절묘한 배합이 주는 색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문:약토유약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은 그릇 몸흙(태토)과 한 몸이 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즉,몸흙이 유약을 골고루 잘 흡수하여 몸의 태깔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유약 색깔이 자연스럽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흔히 볼 수 있는 몸의 태깔과는 상관없이 유약 자체의 색으로 그릇을 결정짓는 경우와 다르지요.이런 경우를 두고 자연성,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의 색채,노림수로서는 절대로 표출되지 않는 흙의 비밀 등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문:김 선생이 약토유약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저는 부엽토에다 재를 섞어 만듭니다.이 유약은 무기질이 불길에 녹으면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들지요.1250도 이상에서 노란색이 나올 수 있고,이보다 낮은 온도일 때는 군청색이 발견되기도 하더군요.아주 고온일 때는 검정빛깔을 띤 이른바 흑도가 되기도 합니다.앞에서 이 유약의 특성을 말할 때 빠뜨린 것이 있는데,이 유약은 그릇의 표면에 반질거림이 적다는 점입니다.편안함을 주는 이유지요.부엽토에 들어 있는 광물질 중에서 유리질화되는 장석,규석,규산질,도석 등의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그릇 표면이 반질거리지 않고도 깊은 맛과 함께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이 유약으로 훌륭한 찻사발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좋은 찻사발은 반질거리지 않아야 하고,몸흙과 유약이 하나가 되어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을 지녀야 하지 않습니까? 문:이 유약을 사용할 경우 그릇의 완성도 즉,완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어떤가요. 김:성공률은 매우 낮습니다.유리질화되는 성분이 불길에 증발해버리거나 타버리기 때문인데,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석을 넣기도 합니다만 어렵습니다. 문: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을 더욱 연구하면서 세계 최고의 찻사발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색깔인 노란색 계열의 찻사발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
  • [현장 이야기] 교복소동

    요즘 수도권의 일부 중학교들이 교복소동으로 어지럼증을 앓고 있다.춘추복을 하복으로 갈아 입으면서 여학생들 사이에서 교복 줄여입기가 유행하며 비롯됐다.웃옷은 품을 줄이고,치마는 길이를 짧게 한다.친구들이 모두 하니까 따라 한다는 주장이다. 말이 교복 줄여입기이지 체형은 그대로인데 옷만 줄여 놓으니 생활 불편은 제쳐 두더라도 위태위태한 장면에 옆에서 보는 사람이 민망스러울 지경이라고 한다. 학교는 언제나 그랬듯 즉각 교복 단속에 나섰다.그리고 학생들과 숨바꼭질이 시작됐다.학생들은 일단 품을 조금 줄이고,치마 길이도 조금 짧게 해서 학교에 간다.선생님의 눈치를 살핀다.지적이 없으면 그 다음날 조금 더 줄인다.선생님이 질책할 때까지 하루하루 줄여 나가다 불호령이 떨어져야 비로소 교복 줄이기 행진을 멈춘다는 것이다.6월 들어 하복으로 교복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요즘 일부 학교들의 현주소다. 어디 그뿐인가.전국 학교들은 어디나 할 것 없이 휴대전화 몸살을 앓고 있다.학생들의 휴대전화 편집증 때문에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지난 1학기 중간고사에서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게 적발되어 재시험 소동을 빚은 학교가 어디 한둘이던가.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면 1주일씩 압수하고 어쩌고 해보지만 학생들의 휴대전화 편집증은 그만큼 심해진다.한편에선 휴대전화 숨바꼭질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그러나 걱정하며 한숨을 쉴 일은 아닌 성싶다.멀리 갈 것 없이 어른들의 학창시절을 뒤돌아 보면 된다.예나 지금이나 10대들에겐 이유없는 고집 같은 게 있는 것 같다.못하게 하면 악착같이 더 하려는 청개구리 심리도 여전하다.그리고 선생님 꾸중 듣고,혼나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교복에 남달리 애착을 보였던 그 10대들이 건강한 사회의 주역이 되었다.모르면 모르지만 올 스승의 날에 선생님을 찾아 나선 상당수는 교복소동의 주연이었을 것이다. 교육은 다음 세대의 사회화 과정이라고 한다.또래들끼리 키를 재어 보듯 생각과 의식을 저울질해 가며 자기 성장의 역량을 쌓아 간다.교복소동을 벌이고 휴대전화 숨바꼭질을 하는 시행착오 가운데 건전한 상식을 체득해 간다.청소년들은 선생님의 잔소리 속에서 단련되고,선생님의 칭찬으로 벗어났던 좌표로 되돌아 오곤 한다고 한다.교육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과정일 것이다.청소년들을 이해하는 자세를 추슬러 볼 일이다. 정인학 교육대기자 chung@seoul.co.kr
  • 미아신고 전국어디서나 182

    전국 어디서나 지역번호없이 ‘182’번으로 전화하면 미아신고를 할 수 있다.또 SK텔레콤 휴대전화를 이용,‘**182’번을 누르면 휴대전화로 미아사진을 무료로 전송할 수 있다. 경찰청은 27일 서울 청사에서 서울경찰청에 설치돼 있던 미아찾기센터의 이전 개소식을 갖고 미아발생 신고와 전산 수배 등에 대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이날 행사에는 정부·여야 관계자와 미아·실종자가족 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대구 개구리소년 가족 등이 참석했다.미아·실종자가족들은 개소식에 앞서 청사 9층 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미아찾기 관련 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뉴스플러스] 개구리소년 13년만에 영결식

    ‘개구리소년’ 5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26일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영결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성서초등학교 학생,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한나라당 이강두 의원,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유족 대표인 김현도(58)씨는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지난 13년 동안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국민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

    서울 청량리역에 가면 그가 있다.청량리역을 ‘아이를 찾는 사람들의 메카’로 불리게 한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 나주봉(羅周鳳·49)씨.그의 사무실은 3평짜리 컨테이너 박스였다. 26일로 예정된 ‘개구리 소년’들의 장례식을 준비하느라 며칠째 대구에서 온 아버지들과 함께 찜질방에서 지냈다는 그는 핼쓱했지만 표정이 밝았다.“최근 경찰이 나서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장기 미아를 찾기 시작했고,곧 DNA검사가 실시되면 우리 회원들 380명 중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요즘엔 밥 안 먹어도 배불러요.행복해요.” ●미아찾기 DNA 활용 소식에 큰 기대 최근 경찰청에 미아·가출인 수사전담팀이 구성됐고,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장기 미아에 대해서 전면 재수사가 시작됐다.인권침해를 우려한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닥쳤던 DNA 검사 문제도 해결돼 앞으로 미아 찾기는 한결 쉬워질 것이라 한다.“사실 인권침해를 우려해 DNA 검사를 반대하시던 사회단체 분들에게 제가 큰소리쳤어요.부모 잃은 아이들의 인권과 아이 잃은 부모의 인권은 왜 생각하지 않느냐고요.저희들은 DNA 검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거든요.” 선뜻 ‘저희들’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는 아이를 잃은 피해 부모는 아니다.그래서 미아찾기에만 매달리는 그를 보면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그래서 ‘혹시 큰 돈이 생기는 것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아직도 가까운 이들은 만류한다.그때마다 그는 “누구든 단 10분만 아이 잃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나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미아 찾기는 그에게 우연히 다가왔다.각설이 복장으로 공연을 하면서 전국을 떠돌며 테이프를 팔던 그는 91년,인천 월미도에서 판을 벌였다.그때 ‘개구리 소년’ 아버지들이 전단지를 나눠주는 모습을 보게 됐다.“내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나눠주면 아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어요.우리 아들이 세살 때라 부모 마음이 쉽게 이해가 됐고…” 그날,전단지 500장을 받아서 나눠주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것이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그 자신도 몰랐다.그러나 이틀만에 전단지가 동이 나자 직접 전단지 20만장을 맞춰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점점 그의 본업은 뒷전으로 밀렸다.결국 아이 찾기가 그의 본업이 되고 말았다.하긴 1.4t짜리 트럭 양 옆을 ‘개구리 소년을 찾아줍시다’라는 간판으로 뒤덮다보니 그를 테이프 장사라고 봐주는 사람도 없었다. 전국의 시·군을 2∼3번씩은 방문할 만큼 전국을 돌아다니며 ‘개구리 소년’들을 찾아다녔던 그는 결국 차가 낡아 폐차하게 된 뒤 청량리에서 군밤장사를 시작했다.물론 그때도 부모 잃은 아이들의 사진을 리어카 주변에 둘러쳤다. 자연히 그의 돈벌이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대신 부인 김선년(37)씨가 5000원짜리 남방과 1만원짜리 티셔츠를 팔아서 두 아들을 키운다. ●전국 떠돌며 ‘개구리소년’ 전단지 배포 그러나 그는 후회가 없단다.‘개구리 소년’들이 살아서 돌아오지는 못한 것이 여전히 아픔으로 남아 있지만 그래도 이젠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종식이 아버지가 세상 떠난 후 1년만에 아이들을 찾았어요.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낸 것이 종식이 아버지라고 생각해요.그 형님 산소에 가서 ‘고맙수,형.수고했소.’라고 인사하고 왔어요.” 그의 말을 듣다보면 그가 소년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란 사실이 오히려 이상해졌다.그는 “배고파 본 사람이라야 남의 배고픔을 안다.”는 말로 설명했다. 가난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났던 그는 9살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6살,4살난 동생을 돌보느라 초등학교 2학년에 학교를 그만뒀다.어릴 때부터 한 끼를 위해 일했던 그는 참으로 어려운 10대를 보냈다.그때 그는 시골에서 잔치라도 있으면 치마폭에 떡을 싸서 아이들에게 갖다주는 어머니들을 가장 부러워했다.그렇게 가족이 그리웠다. ●어린시절 가난이 남의 아픔 이해하는 약 “너무 오랫동안 영양실조라서 그랬는지 어느 날 각혈을 했어요.당시만 해도 결핵이란 난치병이었기 때문에 몇년 씩 한솥밥을 먹었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죠.그때 죽을 결심을 몇 번이나 했고… ” 그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병을 이겨냈고,또 참한 색시를 만나 가정을 어렵게 이뤘기 때문에 그는 남의 슬픔이나 고통을 누구보다 쉽게 이해한단다.“저는 배운 게 없어서 잘 모릅니다.그렇지만 아이잃은 부모가 그리 많고,또 해마다 300명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는 이 가슴 아픈 사연은 버려둘 수 없었어요.더욱이 아이를 잃으면,대개의 가정이 깨어집니다.아이를 찾아 돌아다니느라 직장 잃지요,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기니 서로 부부싸움이 잦아지고 결국 이혼으로 치닫는 등 정상적인 가정으로 회복되기란 거의 불가능해요.” 그는 젊은 부부일수록 아이를 잃으면 부부가 더 빨리 헤어지고 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그는 아이 잃은 부모들이 오면 전단지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아니라 부모들의 손을 마주 잡고,가슴시린 사연도 들어주며 위로한다.그렇게 그동안 찾아준 아이가 36명이다. 헤어지면서 나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였다.“남의 아이가 너무 예뻐서 데리고 가서 키운 분 등 불법 양육자들은 자수하세요.3월 한달간은 자수해도 죄를 묻지 않는답니다.아이를 잃고 헤매는 저희 부모들과 아이를 위해서 부탁합니다.”(02)963-1256 허남주기자 hhj@
  • 성급한 경찰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박모(14·중2)군이 19일 혐의를 벗고 귀가함에 따라 이 사건이 ‘개구리소년 사건’과 같이 미궁에 빠질 처지에 놓였다.경찰은 당초 초등생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던 박군이 “경찰이 ‘형(21)의 운동화 문양이 초등생들의 사체 어깨에 찍힌 신발자국과 비슷하다.’며 형을 의심하는 것 같아 형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데다 물증이 없어 박군을 이날 석방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군이 진술을 번복하는데다 기존 진술도 신빙성과 구체성이 떨어져 박군을 일단 용의선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따라서 판단력과 의지가 약한 10대 소년의 말만 믿고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하고 언론에 발표까지 한 것은 경찰의 사건해결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일각에서는 강압수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시 원점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그동안 면식범에 의한 단독살인으로 보고 피해 학생들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면밀한 수사를 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한때 “초등생들이 승용차로 납치되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40대,살해현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움막에 거주하던 60대 등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모두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이 가운데 40대는 목격진술이 거짓인데다 살해된 윤군 등의 인상착의와 옷차림 등을 너무 정확하게 기억해 졸지에 ‘목격자’에서 ‘피의자’가 됐으나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숙한 경찰수사 이처럼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피살현장에 범인 윤곽을 추정할 만한 증거물이 없고,신빙성 있는 목격자나 제보마저 드물기 때문이다.사건이 겨울철 늦은 밤 한산한 주택가 골목길과 야산에서 발생해 믿을 만한 목격자가 “윤군 등이 가톨릭대 앞에서 30대 남자를 따라갔다.”고 진술한 친구(11) 한 명밖에 없어 수사진의 애를 태우고 있다.경찰은 현장에서 모발 24점과 초등생들의 사체 어깨에 있는 운동화문양 등을 채취했으나 이것들은 범인 검거 후 동일인 여부를 밝히는데 참고가 되는 정도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개구리소년 사건과 같이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뚜렷한 증거도 없이 중 2학년생의 진술을 근거로 유력한 용의자로 분류한 것도 성급했다는 지적이다.165㎝의 키인 박군이 150㎝인 초등생 2명을 한꺼번에 살해하기가 어려운데도 경찰은 박군을 이틀째 조사하며 긴급체포까지 해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물론 인권침해를 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
  • 출연자 목 매고…지네 먹이고…갈데까지 가는 가학적 오락프로

    게임에 진 팀원들은 표정을 찡그리며 각자의 머리를 ‘벌칙박스’에 집어넣는다.곧이어 상자 안에 쏟아지는 미꾸라지,개구리….카메라는 놀라 소리를 지르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집요하게 확대한다.(SBS ‘뷰티풀선데이’ 중 ‘판도라의 상자’ 코너) 물론 웃자고 하는 일이다.그런데 ‘웃어야 할’ 대목에서는 언제나 웃음소리 효과음과,익살스러운 배경음악,자막을 이용하여 ‘지금이 웃을 때’라고 친절히 가르쳐준다.고통을 당하는 출연자들도 괜스레 심각한 반응으로 분위기를 깨지는 않는다. 가학성 오락 프로그램의 웃음 공식은 간단하다.고통받는 사람이 있고,그 것을 안전한 곳에서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그 과정이 ‘강자에 대한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공격’ 이라면 해학과 풍자로 승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들의 가학행위는 좀 더 안일하고 노골적이다.아예 벌칙을 목적으로 출연자를 직접적으로 괴롭힌다.웃음의 기본 공식이 비슷하다 보니 비슷한 자극에 갈수록 익숙해지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려면 더 많은,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결국 요즘 오락 프로그램은 “누가 더 인기있는 연예인을 데려다가 더 괴롭힐 수 있느냐.”를 놓고 경쟁하는 것 같다. 물벼락이나 물대포,머리에 쟁반 떨어뜨리기 등은 이제 예사로운 풍경이다.엉덩이를 때리고,목을 매는가 하면 지네 같은 혐오식품을 억지로 먹인다.아예 방청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출연자에게 물풍선을 던지는 ‘공개처형’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시청자들이 이러한 오락 프로그램을 즐겁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해당 방송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갈수록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다.”며 제작진의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위원회 연예오락제1심의위원회 황정태 위원장은 “오락 프로그램의 ‘연예인 괴롭히기’는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에게 가학이나 ‘왕따’를 당연시하도록 만들 우려가 높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중점심의하여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씨줄날줄] 점치는 수사

    경찰이 살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역술인 점괘를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 해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가장 과학적이어야 할 경찰 수사가 요행을 기대하며 점괘에 매달렸다니 왜 얘기가 아니 되겠는가.경찰의 시련은 지난달 22일 공무원인 40대 중반의 주부가 서울 서초동의 자기 아파트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한 달이 다 되도록 실마리도 찾지 못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역술인 힘을 빌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용한 역술인’이 있다는 피살자의 직장 동료 말을 듣고 점괘를 녹취해 줄 것을 넌지시 부탁했다고 한다.직접 찾아가 보고 싶었겠지만 자칫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고 경계했을 것이다.한 달 전쯤 서울 삼전동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역술인을 직접 찾아가 점괘를 물었다 해서 비웃음 샀던 터다.문제는 역술인이 언론 보도를 보았는지 모르지만 점괘가 전혀 엉터리는 아니었다는 것이다.질식사 당한 것이며 면식범일 가능성을 말하고 희생자가 죽은 뒤 거액이 왔다갔다 할 것이라며 점쳤다고 한다. 피해자는 경찰이 역술인의영감에 매달리는 일은 간혹 있는 일이다.그 유명한 ‘개구리 소년’ 사건에서도 역술인들이 등장했다.‘삼풍 사고’에서도 매몰자를 찾기 위해 몇몇 영적 세계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기도 했었다.합리적인 사고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체념이 들면 한번쯤 신통력에 기대는 것이리라.경찰을 대신해 역술인을 찾았던 피살자의 직장 동료는 ‘범인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점괘가 나오자 ‘죽은 사람의 귀신을 불러내 범인을 찾아 보라.’고 부탁했다고 한다.한편의 괴기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 질 뻔했다. 신통력이나 요행의 횡행은 그 사회의 병리 지수일 것이다.이성적인 판단이 지탄받고 합리적인 행동이 엉뚱한 결과로 이어진다면 기승을 부리는 법이다.과거 왕조가 바뀔 때마다 풍수설이 난무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을 때마다 도참설이 풍미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세상에 아직도 ‘용한 역술인’을 맹신하는 풍조가 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세상 일이 마땅히 되어야 하는 방식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행여 경찰이 점괘를 맹신한 나머지 과학 수사를 뒷전으로 제쳐 두지나 않았나 자꾸 마음이 쓰인다. 정인학 논설위원
  • [길섶에서] 까마귀

    어릴 적 고향 마을을 3명의 문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스쳐갔다.분지의 그래도 널찍한 곳은 교육대학과 초가집이 차지하고,논밭 이랑 너머엔 개천이 흐르고,병풍처럼 산들이 주위를 에워쌌다.황톳길을 버스가 내달리면 먼지속을 헤집고,소나기 내리는 운동장에서 연필심 같은 실탄 장약을 줍고,달리는 미군 지프차를 따라 초콜릿을 외치던 시절이었다. 한 산골소년은 고등학교에 유학와 큰 집에 머물며 정비석의 소설작법을 끼고 문학청년의 꿈을 키웠다.다른 한명은 남루한 행색으로 굽 닳은 구두를 한겨울에도 끌며 교대를 참 오래도 다녔다.유명 시인의 아들인 대학 강사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 못 이루며 부친의 시심을 흠모했다.감수성 풍부한 그들은 내로라하는 소설가이자 평론가로 우뚝 서 있다. 그 산골소년,한수산이 징용간 재일 한인들의 비극적 삶을 15년간 추적해 장편으로 엮은 ‘까마귀’란 소설집을 냈다.감성작가를 의식작가로 만든 건 지난한 세월이었을까.겨울이면 까마귀 울음 잦던 그 동네도 모두 아파트 숲으로 바뀌었다. 박선화 논설위원
  • 어린이 책꽂이/아기양 딜라일라 외

    ●아기양 딜라일라(존 베멀먼즈 마르시아노 글·그림,지혜연 옮김) 아기양과 초록색 모자를 쓴 남자가 주인공.둘은 모든 걸 함께 하는 단짝이었는데 왜 갑자기 사이가 벌어졌을까? 화려한 색채의 그림이 인상적.5세 이상.시공주니어 7500원. ●강아지 나폴레옹(김종렬 글,윤주영 그림) 원치 않았는데도 강아지와 한 집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와 강아지와의 갈등.애완동물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고정관념 허물기.초등 저학년.소년한길 7000원. ●소금이 온다(도토리 글,백남호 그림) 한 움큼의 소금을 만들기 위해 간쟁이(염부)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는지,서해안 염전을 탐방하며 소금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다큐멘터리 그림책.6세 이상.보리 9500원. ●내 코딱지(회프뢰이 뒤사르트 글·그림,이현정 옮김) 엄마 몰래 코딱지를 파먹는(?) 즐거움은 세상 모든 아이들의 ‘특권’.‘나’는 코딱지를 근사한 작품재료로 활용해 몰래몰래 액자 뒤에 특별전시관을 만들어놨건만….어른의 잣대로 아이들의 생각주머니를 일방적으로 재단할 수 없음을 귀띔.5세 이상.달리 8000원. ●나비도 소리를 듣나요?(오즈 벨버사 엮음,데트레프 커스텐 그림,선우미정 옮김) 나비·개미·반딧불이·지렁이·카멜레온 등 작은 동물들의 생태에 대한 호기심을 달래주는 과학교양서.천연색 실물사진이 이해를 돕는다.6∼9세.느림보 8500원. ●돌이 어쩌구 개구리 저쩌구(박상률 글,송진희 그림) 지혜와 재치로 힘겨운 고비를 넘긴 5편의 이야기 묶음.민담이 소재.힘없고 가난한 주인공들이 슬기롭게 역경을 헤쳐나가는 방법들.운명에 도전하는 줄거리의 ‘사마장자 우마장자’가 함께 나왔다.초등 저학년.한겨레아이들 7500원. ●어린이를 위한 TV동화 행복한 세상(이지영 등 지음,연정주 등 그림) 어려움에 꺾이지 않는 용기,가족간의 사랑,친구와의 우정,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등 훈훈한 메시지.막 한글을 깨우쳐 혼자 책읽기를 시작한 아이들에게도 좋다.5∼9세.샘터 9500원. ●법정스님의 슬기로운 동화나라(법정 글,전병준 그림) 지혜로운 사슴 덕분에 나쁜 왕이 개과천선한 황금빛 사슴 이야기 등 생명의 소중함,나눔과 자비의 미덕을 두루 웅변하는창작동화.법어처럼 향기로운 이야기들이 따스한 배경그림과 함께 나란히 실렸다.4세 이상.동쪽나라 8500원.
  • 대구지하철 대참사/’대구의 슬픔’ 우리 함께 나눠요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를 함께하려는 전국 각지의 온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시민들처럼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었던 각종 사고 유족들이 달려와 보은의 활동을 폈으며,자치단체들도 앞다퉈 대구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지난해 경남 김해에서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와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의 피해자 유족 수십명이 사고 이후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유족들을 위로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있다. 김해 비행기 추락사고의 ‘희생자가족 대책위원회’는 경황이 없는 유족들에게 사고수습에서부터 피해보상 절차 등을 알려주고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대구 개구리소년 유족회’ 김현도(57)씨는 “회원들이 생업 때문에 자원봉사에는 참석지 못했지만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21일쯤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95년 대구지하철 가스 폭발사고 때 오른팔을 크게 다쳤던 하지민(53·여·한의사)씨는 우연히 이번 사고현장을 지나다 구조작업에 뛰어든 뒤 생업을 접어두고 유족 곁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고 있다. 포항제철은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해 성금 5억원을 전달했으며,대한의사협회도 5000만원을 내놓았다.광주 조선대,전남대 교직원과 학생들도 유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에 들어갔다.조선대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는 광주 번화가인 광주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이 대학 교수와 교직원들은 따로 2000여만원을 모아 사고대책본부에 21일 전달하며,전남대는 일주일 모금액을 모아서 보내주기로 했다. 서울시 이명박 시장은 이날 분향한 뒤 유족들에게 위문금 1억 5000만원을 전했다. 또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 도시철도공사는 전력공급용 전기선 등 1500만원 상당의 지하철 자재를 긴급지원했다. 서울 강남구는 이미 의료지원반을 급파했으며,관악구는 성금 800만원 이외에 구청 등에 모금 창구를 만들었다.서대문구는 전 직원이 ‘근조’ 명찰을 달고 모금에 들어갔다. 김혁규 경남지사도 사고대책본부와 합동분향소를 각각 방문해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위문금 5000만원을 전달했다.경남도에서는 지난 19일에도 장인태 행정부지사가 위문금 1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박태영 전남지사는 유족들을 위로하고 도민들이 모은 성금 2000만원을 전달하고 도내 22개 시·군도 모금운동에 나섰다.박광태 광주시장도 오는 28일까지 청사에 애도 현수막을 내걸고 추모 리본을 달도록 했으며,성금 1000만원을 21일 전달한다.박맹우 울산시장도 유족들을 위로하고 2000만원을 전했다.대전과 충남도도 21일 성금 1000만원씩을 사고대책본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지하철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전국 곳곳에서도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하는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침통한 표정의 추모객들은 “다시는 어이없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대구에 연고를 둔 동양 오리온스 농구단 소속 선수 10여명도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벽안의 외국인들도 끔찍한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대구 경실련 등 20여개의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저녁 중앙로역 주변에서 촛불 추모식을 가졌다.중앙로역 입구에 헌화한 시민들은 촛불을 켜들고 고인들을 위로했다.이들은 오는 22일까지 촛불추모제를 계속할 예정이다. 네티즌들도 추모물결에 동참했다.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하철 참사와 관련된 사이트가 수십개씩 개설됐고,인터넷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검은 리본을 달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별취재반
  • 편집기자협회 ‘2003 100대 뉴스’ 발간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박정철)는 6일 ‘2003 기자가 본 100대 뉴스’(사진)를 펴냈다. 지난해 전국을 달군 한·일 월드컵,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컬러 기획화보로 다루었고 대통령 친인척 비리,세계 곳곳의 테러와 대테러전,태풍 루사의 한반도 강타,유골로 발견된 개구리 소년들,한국 영화의 칸·베니스영화제 수상 등 주요 사건ㆍ사고 100건을 편집기자들이 심층기사로 정리했다. 한글 맞춤법 등 교열 편람을 별도 책자로 엮어 총 2권으로 구성했다.본권 720쪽,부록 240쪽.18만원.
  • [Look!아시아]1부. 新장보고 루트 르포(2)무너져간 10년, 일본

    “낡은 가치관·문화 “부실채권·디플레 근본적 개선 시급” 악순환 해결못해” |도쿄 황성기특파원|상실,좌절,불황,구조조정.‘잃어버린 10년’을 거친 일본은 지금 나락에서 새로운 길을 암중모색하고 있다.그러나 “바닥이라 생각했더니 다시 바닥이 보인다.”는 말처럼 일본발 공황의 우려 속에 새해를 맞은 일본,일본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그러나 거듭 태어나기 위한 붕괴는 필요하고,참아야 한다는 일본인이 의외로 많다.사사키 다케시 도쿄대 총장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돌아간다고 해도 사회가 상당히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붕괴를 딛고 새로운 일본을 건설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몸부림이 한창이다. 무엇이 무너지고 있고 무너질 것인가. “거품경제가 무너지고 종래의 생각으로 대처할 수 없는 정치,경제,사회가 됐다.” 오는 14일 관직을 떠나는 무토 도시로 재무성 차관의 퇴임변이다. “잃어버린 10년이 끝나고 붕괴의 10년이 시작됐다.길면 20년도 지속될 수 있다.”(나카모리 다카즈 데이코쿠 데이터뱅크 과장) “부실채권과 디플레이션의 두 가지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바야시 세이치로 경제산업연구소 연구원)일본병으로 집약되는 부실채권(42조엔·정부 추산)에 세계적인 디플레가 겹친 일본 경제는 최악의 위기다. “지역 디플레이션이 심각하다.지방에서부터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모래성 가장자리를 파내면 전체가 무너지듯 지금 일본 경제가 그런 과정이다.”(가네코 마사루 게이오대 교수) 지방이 위기다.우쓰노미야,도치기 같은 수도권의 상점가는 밤만 되면 칠흑처럼 변한다.수도권뿐 아니다.말라들어가는 지방경제는 일본 산업시스템이 밑바닥에서부터 무너져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지방 붕괴의 물결이 곧 도쿄를 덮칠 것이라는 데 경제학자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기업 윤리도 바닥이다.유키지루시의 쇠고기 위장사건(2002년 1월),미쓰이물산의 입찰 방해사건(2002년 7월),도쿄전력의 원자력발전소 장해은폐사건(2002년 9월).과거 기업 비리가 금권형 정계 유착이었다면 최근의 비리는 이익만 올리면 된다는 모럴헤저드의 ‘한탕주의형’으로 둔갑한 점이 특징이다. 명문 기업들의 이런 추악한 비리는 “1990년대 초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없애야 했을 사키오쿠리(유보),가쿠시(은폐) 같은 일본적 문화가 한꺼번에 터진 것”(나카모리 과장)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10년’이 일본인들에게 고통을 주었지만 그들 사회를 지탱해 온 시스템 자체를 뿌리부터 바꾸는 계기를 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종신고용,연공서열의 일본적 경영 시스템과 성과주의,연봉제의 미국식 시스템 중 “어느 쪽이 좋으냐.”는 비교우위 논쟁도 종결되어 가고 있다.“일본형 시스템이라도 합리성이 있으면 살아남는다.”(요네쿠라 세이치로 히토쓰바시대학 이노베이션연구센터 교수)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운 ‘신 일본형 시스템’을 내건 캐논의 성공은 일본이 재생할 길로 받아들여진다.올해로 10년을 맞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1위든 꼴찌든 구단에 돌아가는 방영권,스폰서료는 똑같다.비자본주의적인 ‘호송선단식’ 경영 덕분에 그동안 어느 구단이건 생존은 가능했다.그러나 구단간 실력차는 벌어졌다.실력이 강한 구단일수록 ‘파이의 동일배분’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J리그의 확대판인 일본은 적자생존 시스템을 요구받는 기로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21세기 일본을 이끌어갈 새 시스템,‘미래 일본국(日本國)’의 비전이 뚜렷한 모습으로 떠오른 단계는 아니다.인구 1억 2600만명,세계경제 2위의 ‘공룡’ 일본이 어떻게 새 가치관,문화,사고방식을 만들어갈 것인가.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인지,모두 불투명하다.“윤리보다는 조직의 관례나 관행을 우선하는 일본 사회에서 인정의 굴레를 끊고 문화 전체를 바꾸는 데 10년으로는 무리다.”(니와 우이치로 이토추상사 사장) 붕괴는 곧 재생의 출발점이다.“2류 국가로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바야시 유타카 참의원 의원)는 30대 정치가의 목표는 아직도 불투명한 일본의 미래상을 방증한다. “상황은 낙관할 수 없고”(요네쿠라 교수) 분명 일본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지만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관론이 지나치다.세계 유수의 우수한 노동력,사회자본을 활용하면 계속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닛산(日産)을 3년 만에 재기시켜 세계를 놀라게 한 카를로스 곤 사장의 격려이다.비록 좌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붕괴의 출발점에서 정확한 좌표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곤 사장의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격려는 단순한 격려만은 아닌 듯하다. marry01@kdaily.com ◆요네쿠라 교수가 말하는 日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은 ‘유데가에루’(미지근한 물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와 같다.가마에서 놀라 뛰쳐나오도록 뜨거운 물을 부을 시점이다.” 요네쿠라 세이치로(사진)교수의 ‘진단’이다.처방은 “강력한 충격”이다.19세 중반의 개항,1929년의 대공황,1945년의 2차대전 패전,1973년의 오일쇼크 같은 외부 충격을 딛고 일본은 비상했다.“지금 외부 충격을 기대할 수 없다.내부 충격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어떤 충격인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나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의 정치가가 나서지 않는다면,내부로부터의 충격 네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닛케이 평균주가 6000엔 붕괴,둘째 대량도산에 의한 실업률10%대 진입,셋째 땅값 20% 이상 하락이다.넷째가 국채 폭락이다.한국이 V자형 회복이 가능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충격에 하드랜딩(경착륙)을 했기 때문이다. ●일본형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은행의 예를 들어보자.아직도 많은 은행은 은행업이 접객업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손님에게 좋은 인상을 줄까,손님과 술 한 잔,가라오케에 가서 사이를 잘 유지하는 게 업무이다.그런 것으로는 이제 이익을 낼 수 없다. 1980엔짜리 점퍼를 내놓아 대히트시킨 유니크로는 지난해 고전했다.스타벅스도 적자에 빠졌다.시장도 기술도 급변한다.바이오 시장 주기는 불과 3개월이다.느긋하게 생각하는 일본형 경영이 맞지 않다. ●일본형 경영이 나름대로 유용성은 있을 텐데. 단기적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 성장을 지향한다든가,인재를 소중히 여기고 팀 워크가 강한 점은 살릴 만하다.실리콘 밸리가 그렇지만 어떤 하이테크 기업이라도 혼자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일본형 시스템은 천연기념물이 아니다.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다.합리성이 있으면 살아남을 것이고바꿔야 할 곳은 변해 갈 것이다.히타치(日立) 같은 곳에서 왜 냉장고를 만드는지 모르겠다.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에게 냉장고,에어컨은 코딱지 같은 것이었다. 냉장고를 중국에 팔아치워 중국도 강해지고 미국도 강해지는 그런 국경을 초월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그렇게 해서 미국은 소생했다. ●일본의 가능성은. 시장을 만들고 창조성이 있으면 무엇이라도 가능하다.게임 소프트라든가 일본 만화는 재미있다. 미국에서도 ‘소년 점프’는 품절이다.인터넷 시장 ‘라쿠텐(樂天)’은 좋은 예이다.인터넷상에서 시골의 계란이 날개돋힌 듯 팔린다.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료부터 잘 관리된 계란이 필요하다.보통 것보다 5배,10배 비싸도 예약이 쇄도한다.좋은 상품을 만들어 인터넷을 이용하면 단 하루 만에 국제적인 브랜드가 생겨날 수 있다.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모두 창조적이다.할 수 있다. ●일본의 재기는 가능한가. 새 기업을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앞으로 실업자가 쏟아질 것이다.지방 분산이 필요하다.아시아적 현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서울,도쿄,방콕 모두 수도에 집중돼 있다.미국은 핵공격에 대비해 분산하고 있다. 금융은 뉴욕,정치는 워싱턴,학문은 보스턴·하버드,정보기술(IT)은 샌프란시스코,영화는 로스앤젤레스,자동차는 디트로이트 이런 식이다.분산하면 호텔이 생기고 서비스업이 생겨난다. 택배회사 ‘검은고양이 야마토’는 1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도요타는 6만 3000명이다.서비스산업과 제조업 어느 쪽이 고용을 흡수하고 있는가.그렇게 고용을 만들어 가면 좋다.오사카,후쿠오카 같은 지방을 소중히 해야 한다.그러나 상황은 낙관할 수 없다. ◆요네쿠라 교수는 1953년 도쿄 출생.히토쓰바시(一橋)대를 거쳐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1995년부터 히토쓰바시대 교수를 하고 있다. ‘경영혁명의 구조’,‘네오 IT혁명’ 등 왕성한 저술활동도 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그의 저서가 여러 권 번역돼 나왔다. marry01@
  • 대한매일 선정 2002년 10대뉴스/국내

    ***노무현 16대 대통령당선 지난 19일 실시된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57만여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노 당선자는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20∼30대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승리를거뒀다. ***월드컵 4강과 붉은 악마 한국축구가 2002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 등 신기록을 쏟아내며 거스 히딩크감독의 말처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D조 1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고 4강까지 내달려 한반도를 열광시켰고,연인원 2500만명이 주요도시 거리를 ‘붉은 물결’로 메우는 새 응원문화를 창조했다. ***여중생 사망 추모 촛불시위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6월 13일 경기도 양주군 국도에서 미군 장갑차가두 여중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반미 시위는 전국으로 번졌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갔다.서울 광화문에서 시작된 촛불시위는 인터넷을 타고 전국으로퍼져 연인원 100만여명이 참여했다. ***남북한 서해교전 월드컵 폐막전날인 6월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1척이 우리 해군 고속정을 기습공격,장병 6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이사건은 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로 달아오르던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우리 해군은 NLL을 넘어 기동 불능상태에서 예인중인 북 경비정을격침시키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햇볕정책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 ***비리연루 대통령아들 구속 대통령의 두 아들이 아버지를 등에 업고 이권에 개입해 거액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 분노를 샀다.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는 각종 청탁을 들어주고 25억여원을 받은 혐의로,3남 홍걸씨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태풍 루사 피해 사상최대 8월29일부터 전국을 강타한 태풍 15호 ‘루사’로 강원·경북·충북지역 곳곳이 일순간 폐허로 변했다.기상관측 이래 최대 강우량을 보임에 따라 246명이 사망·실종됐고,재산피해도 5조원이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재민들은 여전히 컨테이너 임시숙소에서 새해를 맞게 됐다. ***신용불량자 급증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신용불량자가 양산돼 우리 경제를 무겁게 짓눌렀다.신용카드 빚을 갚지 못해 각종 범죄 등 사회문제를 일으켰는가 하면,가정파탄이 속출했다.30만원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불량자는 올해 11월까지 257만여명으로 증가했다. ***개구리소년 유골발견 1991년 3월26일 개구리를 잡겠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된 다섯 소년이 11년여만인 지난 9월26일 대구 와룡산에서 유골로 발견돼 큰 충격을 안겼다.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유족들은 망연자실했고 이들의 사인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다.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진 채 해를 넘기게 됐다. ***국제영화제 석권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올해만큼 각광 받은 해는 없었다.지난 5월 제55회 칸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8월 제5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장애인과 사회 부적응자의 사랑을 담은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거머쥐었다. ***이주일 타계와 금연열풍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코미디 황제’고이주일(62·본명 정주일)씨가 지난 8월27일 폐암 투병 끝에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지난해 10월 폐암이 발견된 뒤 그는 TV 공익광고에 출연하는 등 금연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섰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이슈 집중조망하는 기획을

    인터넷 시대에 신문과 같은 인쇄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무색하게 최근 여러 자료를 보면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때문에 신문판매부수가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다.텔레비전이 나온 후 라디오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최근 10여년간의 미국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텔레비전과 비교하면 신문은 역시 독자가 읽는 지면을 선택하고,읽는 속도를 조절하며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매체이다.텔레비전이 감성적이고 즉각적인 사고와 반응을 요구한다면,신문은 일단 만들어지면 편집자 나름의 지면배치나 헤드라인이 있더라도 독자가 읽는 순간만큼은 사고를 방해하거나 즉각적인 판단이나 ‘좋고,싫음’을 강요하지는 않는다.텔레비전은 시청자를 기다려주지 않지만,신문은 독자가 여유를 가질 틈을 준다는 면에서 다르다. 지난 몇 주간의 신문을 보면 물론 초미의 관심사인 대선관련 보도가 단연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고 있고 또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그러나 잠시 한발 물러서서 보면 그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기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개구리 소년에 관한 기사이다.실종된 소년들의 유해가 발견된 이후 신문에서는 연일 보도를 하더니 잠시 지면에서 사라졌다가 감식팀의 감식결과가 나왔고,그 결과는 그동안 신문이 연일 추리하여보도하던 결과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동안 발굴현장이나 수사팀을 상대로 한 취재가 결과적으로는 정확하지 않았던 것이다.개구리 소년의 실종사건처럼 복잡하고 신중한 판단을 요하는 사건에서 신문은 부분적인 의견이나해석에 의존하여 성급한 결론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번 개구리 소년 사건의 경우에는 언론의 보도가 어제 다르고,오늘 달라서 신문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경우를 초래하였다. 다른 문제로 눈을 돌리면 지난주는 우리 나라가 국제통화기금의 관리체제로 들어갔던 때로부터 만 5년째 되는 주간이었다.지난 5년의 기억이 멀어진 감은 있지만 IMF 위기는 단순히 경제위기의 차원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전반을 돌아보게 한 계기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본다.다만 아쉬운 것은 대한매일의 경우 5년 동안 우리 경제나 사회가 변화한 것,또는 변화했어야 하지만 아직 미진한 것 등 등에 대한 심도있는 기획이 있었더라면 하는 점이다.지금 우리 사회는,경제는 얼마나 체질이 달라졌는지,그런 위기에대비하는 능력은 얼마나 갖추어졌는지를 염려하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만은아니라고 본다. IMF의 또 다른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 스스로에대하여 끊임없이 외부의 평가와 비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지난 13일자에 보도된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 나라가 2단계 상승한 21위라는 것이 최근의 예이다.그러나 자세히 보면 인터넷관련 분야와 이자율 차이,고등교육기관 진학률 같은 부분에서는 우리 나라가 전세계적으로5위 이내의 상위권이지만 노사관계,은행의 건전성,언론의 자유,입법부의 효율성 등에서는 40위권 이하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해외에서 발표되는 수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상대적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는 자료라는 점에서 무시하여서도안 된다고 본다.이런 경우에는 대한매일이 보다 심층적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그 원인과 이유를 알아내어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획을 꾸몄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대한매일이 강조하는 전문가와 함께 만드는 신문의 강점을 이런 기회에 충분히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심재웅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
  • “개구리소년 흉기 타살”3명 두개골 인위적 손상

    대구 ‘개구리 소년’ 사인규명 작업을 맡아온 경북대의대 법의학팀(팀장郭精植·경북대 의대 교수)의 감정보고회에서 소년들이 타살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흔적들이 확인됐다. 12일 오후 경북대 의대에서 열린 보고회에서 경북대 의대 곽정식 교수는 “유골 5구 가운데 3구 이상의 두개골에서 사망 당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인위적 손상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곽 교수는 우철원군의 두개골에서 가로 4㎝,세로 6㎝,직경 1.2㎝ 크기의 손상 흔적이 10개 발견됐고 이는 외력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이중 1개는 ‘ㄷ’자 모양의 예리한 흉기에 의해서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또 김종식군의 두개골 앞쪽에 크게 관통된 상처가 있고 부식이 일어나 이끼가 끼여 있어 사망 당시 예리한 물체에 의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종식군의 우측 두개골 골절은 두개골 전체의 충돌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찬인군의 경우 두개골 뒤쪽에 외부 충격에 의해 큰 구멍이 생겼고 지면에 노출된 상태가 1년 미만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피력했다.이밖에 돌과 흙으로 사체를 부분매장하여 은폐했다가 그후 비바람으로 부식되었으며,지난 8월많은 비로 인해 사체가 노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이들은 타살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결론을 내리기 전 국내·외 법의학 박사들의 자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용된 흉기는 칼·도끼나 방망이가 아니고 예리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드리이버 종류로 추정되며,이로 미뤄볼 때 정신이상자 또는 성격이상자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그러나 사제 산탄총으로 인해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앞으로 뇌에 대한 조직검사를 할 계획이지만 더 이상의 새로운 사실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경찰은 개구리 소년들의 타살 경위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 김상화기자 cghan@
  • 곽정식 법의학팀 교수 “2명은 목졸려 숨진듯”

    12일 ‘개구리 소년’의 사인에 대한 법의학 감정 중간 보고회를 가진 경북대 법의학팀 곽정식 교수는 “숨진 소년들의 사인은 예리한 흉기나 둔기에 의한 타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음은 곽 교수와의 일문일답. ◆중간 발표인가 아니면 최종 결과인가. 최종 결과라고 보면 된다.사인과 관련한 더 이상의 감정은 없다.오늘 보고한 내용을 문서로 만들어 경찰에 제출하는 일만 남았다. ◆직접적인 사인은. 3명의 어린이 두개골에 나타난 구멍과 긁힌 자국 등 함몰 흔적으로 보아 예리한 흉기와 둔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나머지 2명에게서는 타살흔적이 없었으나 같은 장소에 묻힌 점으로 미뤄 3명이 살해된 뒤 범인들이 목을 조르는 등 다른 방법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인 규명이 유골발견 후 40일 가까이나 걸렸는데. 워낙 유골이 오래된 데다 국내는 물론,미국과 일본 등지에 있는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는 등 신중을 기하느라 다소 시간이 걸렸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유골에 나타난 손상의 시기에 대한판단과 관련한 국내 전문가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외국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야 했던 점이다.법의학팀의 자문 없이 경찰이 유골 수습과정에서 현장을 훼손한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됐다. 대구 김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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