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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althy Life] (47) 기생충

    [Healthy Life] (47) 기생충

    회충 때문에 창백하게 시들며 횟배를 앓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요즘 사람들은 아예 기생충을 잊고 산다. 격세지감이다. 그 만큼 기생충과 멀어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가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예전처럼 기생충에 먹힐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도 몸 속에 기생충을 기르고 있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단지 그런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그럴리가?”라고 여길 뿐이다. 국내 장내 기생충류의 감염 양성률은 아직도 4%에 가깝다. 이 정도면 모르는 게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기생충의 문제를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의동물학교실 주종필 교수로부터 듣는다. ●기생충이란 무엇인가? 넓게는 인체에 기생하는 내장충, 사람에게 질병 및 해를 주는 위생곤충으로 피부에 기생하는 체외 기생동물, 병원체를 매개하는 동물, 중간숙주가 되는 동물 및 병원체를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동물 등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인체를 숙주 삼아 체표·체내에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기생·서식하면서 영양분을 탈취하는 충류를 말한다. ●최근 들어 기생충에 대한 인식이 크게 느슨해져 있다. 그만큼 현대인이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한가? 그렇지 않다. 최근의 양상이 주로 토양을 통해 감염되던 과거와는 다를 뿐이다. 이런 변화는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환경 조건이 개선된 결과다. 그러나 국가 간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예기치 않는 기생충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문제의 변수는 해외 여행 및 취업 등으로 급증한 외국 체류자와 해외 인력의 잦은 국내 유입 등이 손꼽힌다. 또 열대·아열대지역의 말라리아 등 외국 풍토병에 대한 인식 부족도 심각한 위협이다. 여기에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의 변화가 기생충 감염 증가와 전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근래 다양한 인수(人獸) 공동감염증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삼 기생충병에 대한 재인식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원인은 무엇 때문인가? 그간의 산업화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생활환경이 빠르게 나아지고, 덩달아 개인 및 사회 위생상태가 개선된 결과로 본다. 이 과정에서 기생충 문제가 상당 부분 극복됐으나 그것이 완전한 퇴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의 종별 주요 기생충 감염률은 어느 정도인가?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 말고도 장내 기생충류의 감염 실태를 보면, 지난 1971년 84.3%로 정점에 올랐던 양성률이 1981년 41.1%를 거쳐 1991년 3.8%, 2004년 3.7%로 상당히 안정됐다. 종별로는 간흡충 2.4%, 요충 1.3%, 장흡충 0.5%, 편충 0.3%, 회충과 폐흡충이 0.05∼0.002% 등이다. 과거와 달리 인체 위해성이 높은 기생충의 양성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감염률이 가장 높은 기생충은 무엇이며, 어떤 경로로 감염되는가?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영산강·섬진강·금강·낙동강 유역 주민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장내 기생충을 조사한 결과, 무려 11.9%가 간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전체 기생충 감염자의 91%를 차지했다. 이처럼 현재는 간흡충 감염률이 가장 높으며, 감염 경로는 피낭유충이 든 민물고기 잉어과 어류인 참붕어·긴몰개·몰개·붕어·백조어·모래무지 등을 날로 먹기 때문이다. ●기생충의 종류별 증상과 주요 합병증을 설명해 달라 회충·편충 등 장내 연충류는 과거에 만연했던 기생충으로, 복통·설사·식욕부진 같은 비교적 경미한 위장관 장애를 일으키나 더러는 기생 부위를 벗어나 엉뚱한 곳에서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개나 고양이회충에 감염되면 유충이 간에서 염증이나 고름집을 만들어 간 비대, 상복부 통증, 간기능 이상을 나타내거나 다른 장기에 침입하기도 한다. 유구조충(갈고리촌충)이나 무구조충(민촌충)은 보통 가벼운 소화기 증상을 유발하나 유구조충의 유충인 유구낭미충이 뇌로 들어가면 간질발작·두통·시각장애·감각이상·운동장애를 유발하거나 뇌척수액의 흐름을 막아 뇌압을 올리기도 한다. 뱀·개구리 등을 날로 먹어 감염되는 고충(스파르가눔)도 피하결절이나 간질발작·두통·하반신마비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그런가 하면 증상이 결핵과 흡사한 폐흡충은 기흉·기관지염·기관지 확장증과 드물게 간·비장비대와 반신불수·실어증·시력장애를, 간흡충은 담석·담관폐쇄·담관경화증·담관암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동성애자에게 빈발해 성병으로 오인되기도 하는 이질아메바는 혈점액성 설사와 복통·장궤양·장천공·복막염·간농양·뇌막염·육아종을 만들며,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질편모충은 질염·대하·요통·자궁점막 손상·자궁내막염·요도염은 물론 임신 불능을 부르기도 한다. 삼일열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는 빈혈·발열·두통·혈소판감소증·간비종대·뇌증 등을 나타내며, 뇌 순환장애로 인한 혼수, 간질성 폐렴, 심근부종 및 사구체신염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새로 확인된 희귀 기생충도 없지 않을텐데… 최근 오소리를 날로 먹고 선모충증에 걸린 사례가 보고됐고, 멧돼지 고기를 날로 먹었다가 집단 감염되기도 했다. 애완동물이 늘면서 개·고양이회충도 증가하는데, 이 기생충은 인체에 유충 상태로 기생하면서 간·폐·뇌·안구 등을 침범하며, 특히 개회충이 산모를 거쳐 태아에게 감염되면 실명·전간·뇌막염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뱀과 돼지고기를 날로 먹어 걸리는 고충증과 낭미충증이 있는가 하면, 민물고기나 뱀에서 감염되는 사고흡충·수세미이형흡충·참굴큰입흡충·유해이형흡충·가시이형흡충 등이 새롭게 보고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말라리아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바베시아가 유입됐으며, 장내 기생충인 와포자충·원포자충도 새로 확인된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어떻게 구제, 치료하는가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 또는 면역치료도 가능하며, 위·대장내시경을 통해 제거하는 방법도 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연간 구충제를 의무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지만 감염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검진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아야 한다. 일부에서는 특정 구충제가 모든 기생충을 다 없애는 것처럼 선전하기도 하나 그런 약으로 구제할 수 있는 기생충은 일부 장내 기생충뿐이다. 중요한 것은 감염 여부와 종류, 치료 방법을 전문의를 통해 확인,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IA 虎·虎·虎 1승만 남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IA 虎·虎·虎 1승만 남았다

    ‘호랑이 군단’ KIA가 팀통산 열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KIA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SK를 3-0으로 꺾고 천금같은 1승을 수확했다. [KIA-SK 5차전 사진 보러가기] ‘콧수염 검객’ 이용규는 3회 재치있는 ‘개구리 번트’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우승 향방을 가를 최대 고비에서 승리를 거둔 KIA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 1997년 이후 12년만의 정상 탈환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완봉패로 무너진 SK는 시리즈 3연패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진 가운데 KIA가 선취점을 냈다. 3회말 이현곤이 3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때린 뒤 김원섭의 내야안타로 1사 1·3루. 다음타자는 이용규. 볼 카운트는 1-1. KIA 벤치에서 스퀴즈 번트 사인이 나왔다. SK 배터리도 눈치를 채고 공을 뺐다. 3루 주자 이현곤이 런 다운에 걸릴 수 있던 상황. 이때 이용규의 재치있는 플레이가 나왔다. 바깥쪽으로 완전히 빠진 공을 펄쩍 뛰며 팔을 뻗어 번트를 댄 것.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한국-일본의 결승전에서 김재박(전 LG감독)의 점프 번트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였다. 타구는 적당하게 힘까지 조절돼 3루수와 투수 사이에 떨어졌다. 그 새 3루 주자 이현곤이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6회. 선두 이용규가 중전 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나지완의 번트로 1사 2루. ‘빅초이’ 최희섭이 우전 적시타로 이용규를 불러들였다. 김상현의 중전 안타로 계속된 1사 1·2루에서 이종범이 2루수 앞 땅볼을 쳤다. 전형적인 병살 코스. 그러나 2루수 정근우에게 공을 넘겨 받은 유격수 나주환이 2루를 찍고 1루에 송구하는 순간 주자 김상현의 절묘한 송구 방해가 펼쳐졌다. 그 틈을 타 최희섭이 홈으로 쇄도했다. 순식간에 3-0. 마운드에서는 KIA 선발 로페즈의 호투가 빛났다. 로페즈는 시속 140㎞ 중반을 웃도는 빠른 볼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싱커로 SK 타선을 농락하며 1차전(8이닝 3실점)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만 2승을 따냈다. 자신의 시즌 첫 완봉승. 로페즈는 경기 MVP에 선정되는 겹경사까지 맛봤다. 6차전은 23일 오후 6시 같은 곳에서 열린다. KIA는 선발투수로 윤석민을, SK는 송은범을 예고했다. 손원천 황비웅기자 angler@seoul.co.kr
  • “도토리 내놔!”…불량배(?) 만난 다람쥐

    ”내 점심 식사란 말이야!” 줄 다람쥐(chipmunk) 한 마리가 새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 포착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화제가 된 사진은 미국 미주리 주에 있는 세인트루이스 동물원(St Louis Zoo)에서 찍힌 것으로 겁에 질린 듯한 다람쥐의 표정이 생생히 담겨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속 다람쥐가 땅에서 주운 도토리를 먹으려 하자 찌르레기 한 무리가 다짜고짜 먹이를 빼앗으려 부리로 쪼았다. 새들이 점점 더 몰려들어 위협했으나 다람쥐는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움켜쥔 도토리를 놓지 않았다. 동물원 관계자는 “소동은 1분가량 계속 됐다.”면서 “점점 더 많은 새들이 다람쥐에 달려들어 난투장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결국 도토리를 둘러싼 실랑이의 승리는 원래 주인이었던 다람쥐에게 돌아갔다. 찌르레기의 집단 괴롭힘에도 시종일관 먹이를 손에 놓지 않은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어버린 것.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수적 열세에도 기죽지 않은 다람쥐가 도토리를 차지했다.”면서 “다람쥐는 새들을 피해 다시 먹이를 찾으러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북미에 서식하는 줄 다람쥐는 단 한 종이며, 주로 곡물이나 견과류나 새알, 작은 개구리, 버섯, 곤충, 지렁이 등을 먹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 책을 말한다] 인문학, 세상을 읽다

    거시적인 시선은, 비유하자면 독수리와 낙타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독수리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지상 전체를 쉽게 개괄한다. 낙타는 항상 먼 곳을 응시하기 때문에 시력이 좋다. 인간 시력의 12배 이상으로, 5㎞ 밖에 있는 자동차 번호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거시적으로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눈앞의 이익, 단기적 이익만을 바라보고 뛰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화된 환경에서는 그 거대한 사회규모가 인간의 감각 범위를 넘어선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예전에는 작은 사회에 갇혀 사는 사람을 가리켰다면, 세계화된 세상은 현대인들을 또 다른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고 있다. 사회규모가 너무 커져버린 까닭에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거시적으로 개괄하는 하는 일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인문학, 세상을 읽다’(인물과사상사 펴냄)는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들을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그 근본적인 이유들을 인문적으로 풀어낸다. 즉 청년 실업, 민주주의의 퇴조, 경제 위기, 미디어 문제 등을 역사적·철학적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보자. 가장 많이 회자된 위기의 원인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였다. 왜 부실해졌는가? 미국 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대출했기 때문이다. 미국 은행들은 왜 그랬나? 서민 경제가 그렇게 어려워질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경제 위기는 극소수의 미국 은행 대출담당자들의 무지(無知) 때문인가. 피상적인 원인들만 파헤쳐서는 이런 허무한 결론에 도달하기 십상이다. 진짜 이유는 이윤율 저하, 빈부 격차, 경제거품 등을 발생시키는 자본주의 경제 구조 자체에 있다. 구조적 모순은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로 이전되면서 더욱 심화됐다. 지금은 세계 각국의 경제 공조와 경기부양책 덕에 위기를 벗어난 듯하지만, 경제 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조만간 다시 심각한 경제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문제도 철학적으로 보면, ‘자연 그 자체’인 땅을 개인이 소유한다는 낯선 개념이다. 그러나 부동산의 영향력은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쌀과 고기의 정치로 변질됐고, 사람보다는 재산을 우선시하는 풍토의 중심에서 남녀의 연애관과 결혼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의 정치인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럴 수 없다. 정치 영역은 국가 경계 안에 있지만, 경제 영역은 이미 국가의 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의 힘에 대한 정치권의 무능력 때문에, 국가는 일자리를 나누어줄 수도,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도 없다. 세상을 보다 정확히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거시적으로 바라보라. 박 민 영 문화평론가
  • 명동의 가을, 포크로 물든다

    명동의 가을, 포크로 물든다

    “요즘에는 서울 신촌, 강남역, 압구정동, 청담동도 있지만 1970년대에는 명동과 종로에 문화적인 혜택이 집중됐죠. 통기타와 그룹 사운드가 공존했고, 서로 알력도 있었지만 친분도 쌓으며 음악적인 발전을 이루던 곳이었습니다.” 당시 10대 초반이었으나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들과 함께 작은별 가족으로 일찌감치 음악 활동을 시작했던 나무자전거의 강인봉은 이렇게 옛날 명동을 돌이켰다. ●한국 포크의 고향 명동 명동. 지금이야 복잡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쇼핑 천국으로 인식되지만, 1970년대에는 청바지와 통기타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 문화의 중심지였다. 1960년대 무교동에 세시봉이 있었다면 1970년대 명동에는 오비스캐빈과 쉘부르가 있었고, 로즈 가든, 피제이, 돌체, 내쉬빌 등에 이르기까지 음악살롱과 음악감상실, 또 고고장이 넘쳐났다. YWCA와 가톨릭여학생회관에 젊은이들의 쉼터인 청개구리와 해바라기가 있었다.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조동진, 김세환, 서유석, 김민기, 김도향, 양희은, 방의경, 김의철 등이 활약하며 명동은 한국 포크의 고향이 됐다. 다시, 명동에 포크 바람이 불까. 2009 명동 포크록 페스티벌이 열린다. 9일부터 25일까지 매주 금~일요일 해치홀에서 ‘삼촌, 통기타 메다’라는 제목으로 펼쳐진다. 금요일은 오후 8시 한 차례, 토~일요일은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공연. 1970년대 포크 세대는 아니지만, 이후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포크그룹 동물원, 여행스케치, 나무자전거가 릴레이 콘서트에 나선다. ●매주 금~일요일 해치홀서 1988년 데뷔한 동물원이 첫 번째 주자. 9~11일 무대에 선다. ‘거리에서’, ‘변해가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널 사랑하겠어’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박기영, 유준열, 배영길 등 3명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16~18일은 1989년 데뷔해 ‘별이 진다네’,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옛 친구에게’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여행스케치의 몫. 2003년부터 조병석, 남준봉이 2인조로 활동하고 있다. 23~25일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 나무자전거는 2001년 ‘너에게 난, 나에게 넌’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자전거 탄 풍경이 전신. 송봉주가 팀을 떠난 뒤 이름을 나무자전거로 바꾸고 2005년 데뷔 앨범을 냈다. 현재 강인봉과 여행스케치 출신 김형섭이 2인조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 세 그룹은 2005년 ‘자전거 타고 동물원에 여행가자’라는 조인트 콘서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강인봉은 최근 들어 명동에 예술극장이 다시 문을 열고, 소극장도 생기고 있어 반갑다고 했다. 옛 추억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요즘 젊은층도 포크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그는 “문화 지대가 분산됐다는 것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다만 명동의 경우 문화적인 측면이 많이 퇴색했다는 게 아쉽다.”면서 “이번 공연도 문화를 독점하던 시절의 영화를 되찾자는 것이 아니라 명동에 다양함의 씨앗을 뿌리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3만 5000원. (02)751-9607.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환경] 60여년 인적끊긴 DMZ… 멸종위기종 뛰논다

    [환경] 60여년 인적끊긴 DMZ… 멸종위기종 뛰논다

    철책에 가려진 채 60여년이 흐른 비무장지대(DMZ) 생태계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서부지역(파주·연천) 비무장지대를 조사했다. 이어 올해 9월15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중부지역 탐사결과를 4일 발표했다. 민·관 합동 18명으로 구성된 탐사단(단장 김귀곤 서울대 교수)이 발표한 철원·역곡천 유역·김화남대천 지역 등 중부지역 비무장지대 11곳의 생태계 조사내용을 분석, 정리했다. 중부지역 DMZ 11개 조사지역에서는 대형 무척추동물을 비롯해 육상곤충, 어류, 양서류, 조류, 포유류 등 7개 분야 총 450종(식물 334종, 동물 116종)이 관찰됐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구렁이와 2급인 묵납자루, 참매, 새매, 삵 등이 다수 서식하는 것도 확인됐다. 쑥방망이, 용굿나물, 쥐방울덩굴, 흑삼릉 등 7종의 희귀식물과 금꿩의 다리 등 산림청에서 지정한 특산식물 8종도 발견됐다. ●11곳서 식물 334·동물 116종 관찰 철원은 서부와 동부지역을 연결하는 중간지역으로 물, 습지, 산림이 한데 어우러진 다양한 습지여서 독특한 식물들이 발견됐다. 특히 내포강산 지역은 북한의 서방산 아래 위치한 평강 고원지대로 광활한 자연경관과 습지가 잘 형성돼 물억새, 달뿌리풀, 버드나무 등이 군락을 이룬다. 한탄강의 민들레 벌판 자연지역과 계곡, 만도벌판 자연지역은 생태계가 서로 잘 연결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경관도 뛰어나 자연생태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조사지역 가운데 철원평야의 경우 중생대 백악기에 일어난 화산활동으로 독특한 현무암 지대가 잘 발달돼 있다. 동고서저형인 한반도 지형 특성상 동쪽으로 갈수록 습곡이 잘 형성되었으나 6·25 전쟁 때 포탄에 의해 산지 일부가 손상돼 평지 또는 낮은 구릉으로 변한 곳도 있다. 하진현 계곡 주변 능선에는 풍화작용으로 지상에 노출된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이 솟아 있고 금성천은 조사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었다. 서울대 김귀곤 교수는 “이번 조사가 군 수색로로 한정돼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평야·산악지형이 혼재된 중부 비무장지대 특성상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할 것으로 보여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철원평야 현무암 지대 잘 발달 조사지역에서 ‘옥에 티’라면 역시 외래종의 서식지 점령이다. 조사지역에서는 생태계 교란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와 단풍잎돼지풀, 양미역취, 미국쑥부쟁이 등이 눈에 띄어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향후 겨울철 추가조사를 실시해 조류와 포유류 서식 현황을 정밀 조사하고 내년에 동부지역(화천, 양구, 고성) 생태계 조사를 완료하여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범위와 생태·평화공원 조성계획을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생태계 교란 외래 동식물도 확산 한편 지난해 서부지역(파주·연천) 생태계 조사에서는 비무장지대가 묵논 습지 등이 잘 보전돼 있을 것이란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서부지역 비무장지대에서는 180종의 동식물 서식이 확인됐고, 멸종위기 희귀종도 13종이나 발견됐다. 특히 파주 대성동 저수지는 철새들의 쉼터였고, 연천 고왕산 계곡과 사미천 지류에서는 멸종위기종 묵납자루와 천연기념물 어름치가 서식하는 게 확인됐다. 중부지역 비무장지대 역시 서부지역의 광활한 평야와 동부지역의 습곡활동에 의해 형성된 산지지형의 특징을 모두 나타내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하고 있다는 게 재확인됐다. 공주대 조삼래 생물학과 교수는 “연천평야는 반 세기 넘게 인적이 끊어지면서 마을과 농경지가 자연습지로 바뀐 게 확인됐다.”면서 “내년 동부지역까지 조사가 끝나면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생태지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엄마, 만화 보고 명절 증후군 푸세요”

    애니메이션이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인 자리, 채널 선택권 가지고 다투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만화영화의 세계에 빠져보자. 추석 연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만화영화가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먼저 카툰네트워크는 추석기간 동안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엄선해 방송하는 ‘송편영화제’를 마련했다. 2~4일 연휴기간 중 정오부터 오후 11시 사이면 언제 채널을 돌려도 인기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다. 2일에는 카드 배틀 붐을 일으킨 ‘유희왕’을 시작으로, ‘벤10 과거로의 질주’, ‘파워레인저 매직포스 & 트레저포스’ 등이 이어진다. 3일에는 도라에몽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마계대모험’에 이어, ‘포켓몬스터’ 시리즈가 연속 세 편 방영된다. 마지막 날에는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톰과 제리’가 브라운관에서 끝없는 추격전을 벌일 예정이다. 투니버스는 ‘추석 특집 한가위 타령’이란 이름으로 인기 애니메이션들을 모았다. 2일 오전 9시에는 소년 탐정 코난의 활약을 그린 ‘명탐정코난7’ 베스트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3일에는 오전 7시부터 ‘슈퍼맘 캐릭터’ 특집을 꾸며 명절 동안 가장 고생이 많은 엄마들을 응원한다. ‘아따맘마’ ‘검정고무신’ ‘짱구는 못말려’ ‘개구리중사 케로로’를 통해 개성만점의 엄마들을 만날 수 있다. 4일에는 투니버스도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엄선해 ‘투니 시네마’ 특집을 오전 7시부터 방송한다. ‘스페이스 침스’ ‘원피스 스페셜 : 저주받은 성검’을 포함해, ‘명탐정코난’의 극장판인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 ‘14번째 표적’ ‘세기말의 마술사’ 등이 연이어 방송된다. 애니메이션 채널 챔프는 추석을 맞이해 ‘진구네 vs 3공주네 배틀’과 ‘디지몬 vs 포켓몬 배틀’ 특집을 마련한다. 3~4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이 특집은 ‘도라에몽’과 ‘못말리는 3공주’를 3시간씩 번갈아 방송하며, 오후 4시부터는 ‘디지몬 세이버스’를, 이어 오후 7시30분에는 포켓몬스터 극장판 ‘루기아의 탄생’과 ‘결정탑의 제왕’을 내보낸다. 또 3일 오후 11시에는 ‘이웃집 야마다군’이 케이블 최초로 전파를 타고, 4일 오후 11시에는 ‘천공의 성 라퓨타’가 방송된다. 한편 공중파 3사들은 연휴기간 추석특집 만화영화를 따로 편성하지 않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030] 귀향 포기한 그들의 사연은

    [2030] 귀향 포기한 그들의 사연은

    사흘 뒤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넉넉하고 풍성한 명절이 된다면 더할 나위없겠다. 하지만 올 추석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유난히 짧은 연휴와 취업 걱정 등으로 귀성을 포기한 2030들의 사연을 들어봤다. 오달란 유대근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미뤄왔던 시력교정수술·영화관람 ‘기분전환’ 직장인 김모(27)씨는 얼마 전 안과에서 추석 연휴 전날인 10월1일에 시력교정 수술을 하기로 예약했다. 며칠 눈을 쓰지 않고 푹 쉬어야 하는데 평일에 휴가를 내기가 눈치 보여 그동안 수술을 미뤄왔다. “어렸을 때부터 안경을 썼는데 이상하게 점점 안경이 거추장스럽더라고요. 올 추석 연휴가 짧긴 하지만, 연차를 하루 덧붙여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사실 저같은 직장인들은 연휴가 되면 그동안 못했던 일을 몰아서 하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친구와 선배 중에서도 연휴 때 보톡스를 맞거나 피부 관리를 받는 사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쉬면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명절 연휴라도 마음 편하게 쉬며 재충전을 해야 한다는 게 김씨의 지론이다. 결혼 3년차인 중학교 교사 정모(30·여)씨는 연휴 동안 남편과 오붓하게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시부모님은 미국의 큰집에서 명절을 보내기 위해 한국을 떠나고 전남 광주인 친정에는 연휴가 짧아 내려가지 못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다. 정씨는 추석 휴가를 간절히 기다려왔다.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신장이 나빠져 몸이 자주 붓고 피곤함을 호소해왔기 때문이다. 정씨는 “명절 때면 시댁에 미리 가서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차가 밀려서 도로 위에 꼼짝없이 갇혀 있곤 했는데 이번에는 집에서 쉬면서 건강을 챙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남편이 챙겨주는 밥을 먹고 하루 10시간 이상 잠을 푹 자기로 했다. 사람이 덜 붐비는 극장을 찾아가 영화나 뮤지컬 한 편을 보면서 기분전환도 할 예정이다. 정씨는 “명절 스트레스에서 해방돼 연휴 3일을 고스란히 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며 좋아했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예년보다 짧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고향(대구)행을 포기하는 대신 문화 생활을 즐길 계획이다. 그는 중동지역 건설공사 프로젝트건 때문에 여름 내내 야근에 시달리며 휴가도 다녀오지 못한지라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휴일이 3일밖에 되지 않는데 귀향, 귀경길에만 이틀을 잡아먹느니 차라리 텅빈 서울에서 푹 쉬며 홀로 책도 보고 오랜만에 영화관에도 가 볼 생각이다. “각종 입찰서류, 영문 이메일에 파묻혀 지냈는데 연휴 첫날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김별아의 ‘미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로 나온 소설책 속에 파묻혀 보낼 겁니다. 음식은 대형마트에서 산 전과 떡으로 해결하면 되고요.” 그는 추석 당일 오후엔 혼자 경복궁과 창경궁을 돌아다니며 공짜 민속행사를 구경하고 마지막 날에는 서울이 고향인 동료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부모님을 못 뵙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효도보단 휴식을 택했다.”는 김씨는 “대신 내년 설날에는 가장 먼저 대구 집에 내려가 부모님들과 지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결혼해라” 명절 단골멘트 지겹다 지겨워 직장인 장모(33)씨는 추석 연휴에도 집에 머무를 틈이 없다. 혼기가 꽉 찬 노총각인 장씨는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이번 추석 연휴 3일 연속으로 맞선 약속을 잡아놓았다. 평일에는 ‘야근한다, 회식한다.’는 핑계로 부모님이 권하는 선 자리를 잘 피해왔다. 그러나 이번 추석에는 “시골에 끌려가서 어르신들에게 혼날래, 서울에서 선볼래.”라는 부모님의 최후통첩에 두 손을 들었다. “요즘 제 나이면 그다지 노총각도 아니죠. 그런데 지난해 두 살 아래 남동생이 먼저 장가를 가면서 부모님의 조급증이 부쩍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전 나이가 찼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도 의심스러운데, 그런 말을 꺼낼라치면 부모님은 저더러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 화만 내시고….”라며 장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주 말에는 어머니, 제수씨와 함께 백화점에서 선보러 갈 때 입을 옷도 샀다. 지난달만 해도 추석 연휴 때 혼자 조용히 남해안으로 여행 갈 계획을 세웠던 장씨였지만, 이제 여행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하루도 편하게 못 쉬고 선 보러 나가서 억지웃음을 지어야 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남해안이고 뭐고 어디 템플 스테이라도 가서 분노를 다스렸으면 좋겠어요.”라며 장씨는 얼굴을 찌푸렸다. 대학원생 최모(27)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소개팅을 하루에 한건씩 잡아놓았다. 심지어 추석 당일인 3일 저녁에도 강남역에서 소개팅을 하기로 했다. 각종 페이퍼 작성과 프로젝트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이긴 하지만 실연의 상처를 잊으려면 사람 만나는 게 최고라고 마음먹었기 때문. 그는 7월까지만 해도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알뜰살뜰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름방학이 끝날 즈음 취업에 성공하자마자 절교 선언을 날렸다. “미래가 불투명한 대학원생과는 더 만나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최씨는 “문과대라 석사과정이 끝나도 취업이 힘들 것 같아 고민이었는데 여자친구마저 내 상황을 이해해주지 못하니 야속하기만 했다.”며 속상해 했다. 한달 가까이 식음도 전폐하며 폐인처럼 살았던 그는 10월 달력을 넘겨보며 다짐했다. 추석연휴를 계기로 다시 정신 차리고 여자친구 만들기에 나서자고 마음먹었다. “소개팅하는 건 실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휴에 어른들이 모이면 옛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을 게 뻔한데 ‘소개팅 나간다.’는 걸 핑계 삼아 귀찮은 질문공세에서도 피해 나오려는 계산”이라고 말하며 최씨는 씁쓸히 웃었다. 올해 초 광고회사에 입사한 서모(27·여)씨는 있지도 않은 업무를 핑계로 이번 추석을 서울에서 혼자 지내기로 했다. 지난 3월 취업 성공과 더불어 시작된 부모님의 ‘시집’ 타령에 이골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씨가 솔로인 것도 아니다. 3년간 만나온 남자 친구가 있지만 아직 신입사원의 티를 못 벗은 서씨로서는 결혼보다 자신의 일이 더 중요하다. 서씨는 “그토록 원하던 광고회사에 입사했지만 내가 꿈꾸던 카피라이터의 모습과는 한참 멀다.”면서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 능력을 인정받는 게 우선”이라며 신입사원의 고초를 토로했다. 서씨의 회사는 인원 충원을 위해 최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냈다. 이 때문에 서씨의 마음은 더 조급한 상황이다. 서씨는 “입사 기간이 크게 차이 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선배인데 후배보다 하나라도 뛰어난 점을 보여야 하잖아요. 이 바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한 데다 시장도 좁아서 개인에 대한 평가가 금방 퍼져요.”라며 “일에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을 수 있을 때 남자친구와 함께 고향집을 방문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 금의환향할 그 날을 위해 공부 삼매경 사법고시 준비생 김모(30)씨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인 경남 진주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벌써 5년째 시험에 합격하지 못해 부모님과 친척들 얼굴을 볼 면목이 없어서다. 김씨는 “명절이면 친척들이 가장 먼저 꺼내는 얘기가 나의 합격 여부”라면서 “그 소리가 듣기 괴롭고 부모님께도 죄송해서 3년 전부터 추석과 설날에 고향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 추석 연휴 동안 서울 신림동 자취방에 틀어박혀 밀린 동영상 강의를 듣고 토익책도 펼쳐 볼 생각이다. 지난 6월에 치른 2차 시험의 성적이 좋지 못해 내년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시험부터 다시 응시해야 해서 토익점수도 700점 이상 확보해야 한다. 연휴도 없이 공부할 생각을 하니 한숨부터 나오지만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고 김씨는 전했다. 위로 누나만 두명 있는 막내아들인 터라 김씨에 대한 어머니의 생각은 애틋하다. 지난주 말 도착한 택배 상자에는 냉동 동그랑땡과 산적, 깨송편, 김치 등이 들어있었다. 객지생활에 명절음식도 못 먹을까봐 어머니가 손수 싸서 보낸 것이다. 김씨는 “명절 분위기라도 내라고 지난 설부터 음식을 보내주시는데, 만들어먹을 시간이 없으니 보내지 말라고 해도 고집을 부리신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필코 내년 추석에는 부모님께 합격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매달 1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축 내면서 부모님 속을 썩였던 만큼 좋은 성적으로 합격해 ‘판사 아들’ 덕 좀 보게 해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모(29)씨는 어느 해보다 씁쓸한 명절을 맞이하고 있다. 고향인 부산 집에서는 밀린 업무와 짧은 연휴 때문에 못 내려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양씨는 새 직장을 구하는 중이다. 회사의 자금난으로 지난 봄에 해고됐기 때문이다. 양씨는 “아직도 가족들은 제가 직장에 잘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부모님께서 제 소식을 알면 저보다 더 마음 아파하실 것 같아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번 추석 연휴를 재기의 의지를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며 최근 입사 지원서를 제출한 회사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같이 서울로 상경한 대학 친구들을 보면 가슴이 쓰리지만 내년 설날을 기약하며 마음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의 처지를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움츠리고 있는 개구리”와 같다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양씨는 “추석 연휴 때면 대학 도서관도 한산해 마음이 더 허전하겠지만 지금 이 처절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이번 추석 연휴만큼은 최선을 다해 취업 준비에 몰입할 겁니다.”라며 이를 악물었다.
  • 독니로 새 사냥하는 ‘괴물 개구리’ 발견

    독니로 새 사냥하는 ‘괴물 개구리’ 발견

    날카로운 송곳니로 새를 사냥하는 개구리가 발견됐다. 세계 야생 생물 기금(WWF)이 지난해부터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발견한 동식물 164종을 지난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파충류 18종, 식물 100종, 포유류 2종 등을 포함한 이 리스트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날카로운 독니를 가진 개구리다. 공식적으로 ‘림노넥테스 메가스토미아스’(Limnonectes megastomias)라 이름 붙여졌다. 베트남 북부에 있는 캣 바 섬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이 개구리는 먹이를 사냥할 때 주로 이 송곳니를 사용한다. 모기 등 벌레는 물론 개구리 및 작은 조류까지도 사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몸 전체가 총천연색 표범무늬로 뒤덮인 도마뱀붙이도 발견됐다. 메콩 강에 있는 삼각주에서 붙잡혔으며, 긴 꼬리와 주황색 눈을 가졌다고 미국 라 시에라 대학 리 그리스머 교수가 설명했다. WWF는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기존에 사는 생물들이 멸종될 위기에 놓였다.”면서 “홍수나 가뭄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손됐다. 생태계 보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송곳니 가진 개구리(위), 표범무늬 도마뱀붙이(아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외래식물 급속 확산에 생태계 신음

    외래식물 급속 확산에 생태계 신음

    지난 26일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기 위해 조상의 묘를 찾았다. 높지 않은 산 중턱이지만 이곳까지 가시박 등 외래식물이 점령해 진입조차 어려웠다. 주위 나무들을 칭칭 감고 무성하게 올라간 덩굴식물은 집채처럼 보여 금방이라도 들짐승이 뛰쳐나올 것만 같다. 외래식물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토종 생태계 보전을 위해 외래식물을 제거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외래식물의 영역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토종식물의 개체군과 터전은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외래식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환경부 자연보전국에 자료를 요청했다. 환경부는 서식지가 광범위한 외래식물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 2007년부터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전국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한 외래식물은 단풍잎돼지풀을 비롯, 서양등골나물, 털물참새피, 도깨비가지, 애기수영, 가시박, 서양금혼초, 미국쑥부쟁이, 양미역취 등 11종이다. 모니터링은 전국 같은 지역을 선정, 서식지 확산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다. 올해 발표한 모니터링 결과 단풍잎돼지풀은 파주, 인천, 연천, 부산의 조사지역에서 63~70%의 높은 밀도를 보였다. 216~256cm로 자라 토착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꽃가루가 날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돼지풀 역시 90~106cm의 높이로 알레르기성 꽃가루를 날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양등골나물은 서울 월드컵공원, 남산공원 및 광주 남한산성의 조사지역에서 46~55%를 차지, 숲속에 키 작은 토종식물의 성장을 막는 주범으로 꼽혔다. 털물참새피의 경우, 조사지점인 창녕에서 90%의 높은 밀도를 보이며 우포늪으로 확산이 우려된다. 특히 올해 6월 생태교란 식물종으로 지정된 가시박은 수년 전 국내에 들어와 집중호우와 홍수 등을 틈타 전국 산하를 뒤덮고 있다. 열매의 가시에 찔릴 경우 피부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고려대 강병화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가시박은 워낙 번식이 빨라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라고 불린다.”면서 “자신의 영역과 영양분 흡수를 위해 다른 식물을 고사시키는 독성 물질도 뿜어낸다.”고 말했다.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은 안 됐지만 빗자루국화와 미국가막사리, 큰김의털 등의 외래식물도 빠르게 토착화하고 있다. 하천변과 습지를 비롯, 경작지와 묵논, 고산초지, 생태공원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하천의 물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곳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미국가막사리는 하천과 습지 주변에 자라는 갈대, 달뿌리풀 같은 자생종과 키가 작은 식물을 고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방용으로 들여와 고속도로와 국도의 절개지에 토사침식을 막기 위해 심기 시작한 큰김의털도 고산지대 초지까지 확산되고 있다. 사방공사용으로 도입된 식물이 토종식물을 밀어내고 정착해 생태계를 교란시킨 것이다.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을 제거하기 위해 환경부, 산림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팔을 걷어붙였다. 하지만 워낙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고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부분제거에 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벤트성 행사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며 특성을 파악해 전파요인 등을 제거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외래식물 제거를 위해 민간단체에 65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면서 “지역 환경청과 지자체 등에서 자발적으로 제거에 나서고 있지만 부분 제거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돈데기리♪” 돌아온 스무살 돈데크만

    “돈데기리기리 돈데기리기리 돈데돈데돈데 돈데크만!“ 이상한 주문만 외우면 우리를 원하는 시공간으로 데려다 주던 시간여행의 안내자, 수다스러운 주전자 ‘돈데크만’이 제작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매주 목~금 오후 7시35분에 방송하는 EBS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17일부터 11번째 추억의 만화 시리즈로 ‘시간탐험대’(원제 Time Quest)를 방송한다. 1989년 일본에서 처음 제작·방영된 ‘시간탐험대’는 1990년대 초 처음 MBC를 통해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 속 장면을 여행한다는 흔한 설정이지만, 독특한 캐릭터들의 유쾌한 상상력과 역사 속 사건과 현실의 사건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탄탄한 스토리는 단연 돋보였다. 이 작품을 감독했던 유야마 구니히코는 이후 ‘포켓 몬스터’ 시리즈로 그 재능을 이어갔다. 17일부터 방송하는 ‘시간탐험대’는 새로 우리말 녹음을 하는 등 새단장을 했다. 정의감 넘치는 소년 ‘리키’는 성우 엄상현이, 역사를 좋아하는 소녀 ‘스카이’는 성우 장은숙이, 그리고 유식하지만 비겁한 주전자 ‘돈데크만’은 성우 최한이 맡아 연기한다. 또 이번 방송에서는 새로운 주제곡도 선보여 추억과 새로움을 함께 전한다. EBS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지난 2007년부터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명작 애니메이션을 선정해 방영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는 ‘개구리 왕눈이’가 방송됐으며, ‘플란다스의 개’, ‘미래소년 코난’, ‘톰 소여의 모험’, ‘빨강머리 앤’, ‘은하철도999’, ‘엄마 찾아 삼만리’, ‘보물섬’, ‘독수리 5형제’, ‘이상한 나라의 폴’ 등이 전파를 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깔깔깔]

    ●분류텔레비전 속에서 정치인들이 싸움질하는 장면을 보고 아빠가 신경질을 냈다.“저런 것들은 인간이 아니야.”“아빠 왜 저 사람들이 사람이 아니야? ”아빠는 정치인이 사람이 아닌 이유를 동물에 빗대어 설명했다.“개구리는 양서류이고, 제비는 조류, 사람은 영장류다. 하지만 정치인은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지는 희귀한 동물이란다.”●주근깨와 곰보관서안찰사로 있던 어느 벼슬아치가 중국으로 가는 사신 일행에게 주연을 베푸는 자리에서 일행 중의 한 사람이 주근깨가 많은 어떤 기생에게 희롱의 말을 하였다.“너의 얼굴에 있는 깨로 기름을 짜면 몇 되가 나오겠구나.” 그 사람의 얼굴은 마침 곰보였다. 기생이 몹시 얽은 그의 얼굴을 보고 즉시 대꾸하여 말하기를“사또님의 얼굴에는 벌집이 많아서 꿀을 따면 몇 말이 나오겠습니다.”
  • [지방시대]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의 지역문화 인식/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자기 지역을 홍보하기 위하여 일정한 구호를 표방한다. ‘하이 서울’은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가벼워서 격이 떨어진다. ‘컬러풀 대구’는 선정적일 뿐 알맹이가 없고, ‘다이내믹 부산’은 목표의식이 불분명하다. 모두 영어인 것도 세종의 한글창제 뜻을 거스르고 있다. 부제를 덧붙여서 서울은 ‘세계 일류도시’, 대구는 ‘희망의 도시’, 부산은 ‘미래도시’를 내걸었다. 일류, 희망, 미래는 한결같이 상투적이고 진부한 구호다. 더 큰 문제는 도시의 구체적 실상이나 문화적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다는 점이다. 세계 일류도시 하면 서울이 떠오르는가. 희망의 도시가 대구라 생각되는가. 미래의 도시는 부산이 맞는가. 도시의 실상과 관계없는 빈말일 뿐이다. 이와 달리, 아름다운 우리말로 자기 고장의 자연과 문화의 실상을 개성 있게 드러낸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강릉시의 ‘솔향 강릉’, 구례군의 ‘자연으로 가는 길’, 고흥군의 ‘지붕 없는 미술관’,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등이 좋은 보기이다. 세계 최고나 세계 일류, 무슨 수도(首都)와 같이 과장된 겉치레를 지양하며, 소박한 우리말로 자기 고장의 개성을 정직하고 알뜰하게 나타냈다. 그 속에 자기 고장의 정확한 이해와 독창적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 가운데도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가 단연 으뜸이다. 한마디로 삼국유사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군위의 지역의식이 놀랍다. 일연 선사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인각사가 군위에 있어 군위는 삼국유사를 생산한 산실로서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표방할 만하다. 나는 삼국유사가 없었으면 고조선도 없다고 보기 때문에 삼국유사를 민족사의 가장 소중한 고전이라고 여기며, 우리 시대의 삼국유사를 남기려고 애쓴다. 군위는 인각사에 상인 스님이 부임한 이래 일연학연구원을 꾸리고 삼국유사 축제와 학술대회, 발굴작업, 복원사업 등을 꾸준히 해 왔다. 최근 정호완 교수를 중심으로 ‘삼국유사 가온누리’ 연구를 수행해 경북도의 3대문화권 조성사업 최우수상을 받고 정부의 관련 정책 기본계획 사업에도 포함되었다. 군위군청도 직제를 개편해 삼국유사 담당 직원을 새로 두었으며 학술·종교·문화·언론 등 각계 전문가들로 삼국유사 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삼국유사박물관을 비롯하여 신화체험마을, 향가문예마을, 민속문화체험마을, 삼국유사 이야기학교, 삼국유사학회, 삼국유사연구원 설립 등 그 추진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갓 겉치레에 그치지 않고 실속 있는 구상이 뒷받침되고 있다. 인구 2만 5000명의 군위가 삼국유사를 근거로 민족문화의 중심지를 넘어서 세계를 겨냥한 문화콘텐츠 개발을 꿈꾸는 데에는 그만한 연구와 오랜 노력이 뒤따른 결과이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처럼 구호는 소박하되 내용은 알차야 한다. 한갓 눈가림으로 자기 지역 자랑을 과대포장하는 거창한 구호는 구두선일 뿐이다. 우선 눈에 띄는 볼거리 사업의 전시행정에 치중하느라, 자기 고장의 진정한 문화 정체성을 찾아내고 장기적으로 연구하는 실천활동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기 지역에 문화적 보배가 있는 줄 모르고 바깥세상만 넘겨본다. 그러므로 나는 문화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우물 안을 잘 아는 개구리’가 되자고 주장한다. 우물 안을 잘 알아야 바깥 세계도 잘 알 수 있다. 군위는 우물 안인 자기 지역문화를 제대로 포착했다. 우물 바깥을 아무리 잘 알아도 자기가 사는 우물 안을 알지 못하면 결국 자기 세계를 잃어버리는 격이다. 임재해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
  • ‘청개구리’ 광주 북구의회

    광주 북구 의회가 경제난 속에 ‘나홀로 의정비 인상’을 추진한 데 이어 신종플루 여파에도 불구하고 해외연수를 강행해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북구 의회는 특히 정부가 최근 신종플루 확산을 줄이기 위해 각 지자체 등의 해외연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14일 광주 북구 의회에 따르면 구의원 17명(3명 공석) 중 12명과 의사국 직원 3명 등 모두 15명이 지난 12일 예정대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빈탄으로 4박6일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싱가포르와 세계 최대의 리조트 단지가 위치한 빈탄의 환경과 복지, 교통 분야 등의 시설을 견학한 뒤 17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변종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신종플루 확산으로 전국 각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해외연수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여행에 참여하지 않은 한 의원은 “연수 프로그램이 오해를 받을 만한 부분이 많아서 불참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신종플루 여파로 각종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는 등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구 의원들이 국외연수를 강행한 것은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북구 의회 관계자는 “당초 연수 연기를 검토했으나 예약한 여행사에 수백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다면 문제 되지 않는다는 조언을 받았기 때문에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며 “싱가포르와 빈탄은 환경과 교통이 발달한 도시로 북구가 관심을 갖고 있는 환경·복지·교통과 부합돼 견학할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북구 의회는 앞서 지난달 2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의정비 인상 여부를 심의하는 ‘의정비 심의위원회’ 구성을 북구청장에 의뢰했다. 의정비를 올리는 수순이다. 아울러 북구 의회는 지난해 7월 의장선거를 앞두고 최모·김모 의원 등이 해당 지역 국회의원 부인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고 이 사건으로 의회 전체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말썽을 빚기도 했다. 주민 김모(45·오치동)씨는 “의회가 지난해엔 검찰 수사로 떠들썩하더니 이 어려운 시기에 해외연수까지 떠났다.”며 “ 주민들은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을 보이는 의원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탄천에 족제비 등장 수질개선·습지조성 효과

    탄천에 족제비 등장 수질개선·습지조성 효과

    수질개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던 탄천에 족제비가 서식하는 장면이 포착돼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 성남시는 최근 이매동 매송초등학교 앞 탄천 왼쪽 저수호안블록에서 사는 족제비 새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8일 공개했다. 탄천에서 족제비가 발견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시는 최근 수질정화시설 설치로 탄천 수질이 크게 개선된 데다 생태습지 조성에 따라 개구리와 미꾸라지 등 먹이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족제비는 식육목(食肉目) 족제비과의 포유류로, 평지에서 낮은 산에 걸쳐 물가에 서식하고 헤엄을 잘 치며, 대부분은 지상에서 단독으로 생활한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 황강·상류댐 균열징후 없어” ☞고교생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 파문 ☞KT이어 쌍용차 탈퇴… 위기의 민노총 ☞새벽을 여는 서울지하철 2호선 신정 차량기지 사람들 ☞벌금미납자 사회봉사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독도 평화호? 독도 관광선?
  • ‘나비 천국’ 함평군에 국내 첫 뱀 생태공원

    ‘나비 천국’ 함평군에 국내 첫 뱀 생태공원

    나비의 고장인 전남 함평군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뱀 생태공원이 들어선다. 전남도는 7일 “함평군 가덕리 자연생태공원 왼편 8만여㎡(2만 5000여평)에 175억원을 들여 뱀 생태관을 비롯해 공연장, 전시장, 판매장 등을 갖춘 뱀 생태공원을 2010년 8월까지 만든다.”고 밝혔다. 주 전시관인 뱀 생태관은 건물 외형이 코브라가 똬리를 튼 채 고개를 치켜든 형태로 지어진다. 이달 안에 공모작이 확정된다. 생태관은 숲속에서 살아가는 뱀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뱀이 알을 낳고 부화해 개구리와 쥐 등을 잡아 먹고 사는 먹이사슬도 자연학습 관찰 차원에서 전시된다. 뱀 전시관에서는 세계 도처에서 살아가는 뱀들을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악어를 통째로 집어 삼킨다는 아나콘다를 비롯해 비단뱀, 코브라, 살모사 등 국내외에서 수집된 뱀이 실물로 전시된다. 또 뱀의 특성상 혐오스럽다는 인식을 떨쳐버리기 위해 장난감 뱀 판매장과 놀이시설, 전시장 등도 갖춰진다. 또한 악어가 사는 연못을 만들어 악어가 먹이를 잡아먹는 모습과 태국 등에서 관광객들에게 보여 주던 악어 쇼도 선보인다. 뱀 생태공원은 국화꽃밭으로 유명한 자연생태공원과 연계해 자연학습과 생태교육 체험 학습장으로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와 함평군은 뱀 생태공원이란 특색 있는 천연자원을 활용해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뱀 생태공원은 그 자체로 이색적인 관광자원이고 나아가 뱀독을 활용한 항암제, 혈전치료제 등 신약개발 부문도 기대치가 높다.”며 “나비공원, 자연생태공원에 뱀 생태공원을 함께 아우르는 함평군이 우리나라 생태산업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길이만 80cm’ 고양이 만한 들쥐 발견

    몸길이 80cm가 넘는 들쥐 종이 파푸아 뉴기니에서 발견됐다. 보사비 울리 들쥐(Bosavi Woolly Rat)라 이름 지어진 이 종은 몸무게가 약 1.5kg에 달하고 꼬리부터 주둥이까지 길이가 90cm를 육박, 현존하는 들쥐 중에서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 군데군데 은빛이 도는 회색털을 가진 이 들쥐는 사화산인 보사비 산(Mount Bosavi)에 있는 분화구에서 영국 방송 BBC 자연사 촬영팀에 최근 발견됐다. 생물학자와 산악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팀은 당시 ‘로스트 랜드 오브 더 볼케이노’(Lost Land Of The Volcano)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촬영 차 이 지역 생물을 조사 중이었다. 스미스소니언 생물학자인 크리스토퍼 헬겐 박사는 “그동안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이 지역을 한 부족의 도움을 받아 조사했고, 세계에서 가장 큰 들쥐 종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포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괴물 쥐처럼 다소 섬뜩한 인상을 가졌으나 실제로는 매우 온순하다. 나무속이나 땅속에 집을 짓고 채식을 하며, 인간에게 친근하다.” 설명했다. 보사비 울리 들쥐 외에도 연구팀은 위장 도마뱀붙이, 송곳니 있는 개구리, 꿀꿀 소리내며 수영하는 물고기 등을 포함해 40여 새로운 종을 이 지역에서 발견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펩시 캔 속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펩시 캔 속에서 개구리 뒷다리가…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50대 남성 프레드 데네그리는 지난달 23일(이하 현지시간) 오몬드 해변에서 바비큐를 즐기던 도중 캔 음료를 따 무심코 마셨다가 기겁을 했다.  ’다이어트 펩시’ 캔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더기가 씹혀진 것.남편이 기겁을 하자 아내 에이미는 캔 속의 내용물을 일회용 접시 위에 쏟았다.처음엔 분홍빛 살점 같은 것이 나왔고 나중에는 검정색 살덩이가 나왔다.부부는 순간적으로 ‘개구리구나.’ 싶었다.  에이미는 오해의 소지가 없게 하기 위해 사진을 촬영한 다음 미 식품의약국(FDA)에 이를 신고,정확한 조사를 요구했다.  지난 주 부부에게 전달된 FDA의 답변에는 문제의 이물질이 개구리나 두꺼비의 일부임에 틀림 없다는 답변이 담겨 있었다고 AP통신이 2일 전했다.  FDA는 부부가 캔을 구입한 샘스 클럽의 36캔 들이 제품을 모두 수거해 조사하는 한편 지난달 4일부터 11일까지 올랜도 공장의 제조 공정을 면밀히 점검한 결과 이 과정에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오반 들렌스 펩시 대변인은 분당 1250개의 캔 음료를 제조하기 때문에 속도가 너무 빨라 이물질을 도중에 집어넣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며 품질 관리도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데네그리 부부는 뚜껑을 따기 전에 이미 동물 조각이 캔 속에 들어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이미는 특히 펩시의 무성의한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 여직원이 사과하는 듯하더니 FDA가 조사에 착수한 이후로는 180도 달라졌다는 것.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 보내줬더니 돌려줄 생각도 않고 사과도 않더라,”고 말한 에이미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펩시)”이라고 덧붙였다.이들 부부는 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엄마와 읽는 동화] 생쥐와 해바라기 / 이동렬

    생쥐네 집은 재원네 집 마당 끝에 있었습니다. 마당과 밭이 잇닿는 밭둑 굴속이 생쥐네 집이었습니다. 주변에는 먹이가 많았기 때문에 생쥐네 창고는 언제나 먹이로 가득했습니다. 덕분에 생쥐들의 털빛도 늘 윤이 났습니다. “아빠, 이게 무슨 곡식이에요?” 호기심 많은 막내 생쥐가 콩알만 한 먹이를 물고 와 아빠 생쥐한테 물었습니다. “글쎄다! 이런 곡식 낟알은 나도 처음 보는데? 이건 생긴 모양이 콩도 아니고 그렇다고 팥도 아니고……. 무슨 곡식 모양이 꼭 수류탄같이 생겼을까?” 아빠 생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그건 위험한 먹이일지도 모르니 그냥 창고에 놔둬라.”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이런 먹이가 달렸던 곡식은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요.” 막내 생쥐는 이상하게 생긴 먹이를 굴 속 창고 한 쪽에 놓았습니다. 놓고 돌아서면서도 궁금증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 잠시 후 밖에 나갔던 아빠 생쥐는 조금 크고 넓적한 씨앗을 물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신바람이 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내가 호박씨를 구해왔다. 저 밭둑에 잘 익은 큰 호박이 썩었지 뭐냐. 그래서 내가 그 호박 속으로 들어가 씨를 먹어보니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어. 우리 다 같이 호박씨를 더 가지러 가자.” “나도 그 호박을 어제 봤어요. 가는 김에 그 옆에 있는 해바라기 씨도 따옵시다. 고소하기로는 해바라기 씨가 더 고소하지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올라가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맛은 어떻고요. 우리는 땅으로만 기어 다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재미를 전혀 모르잖아요. 우물 안 개구리라고요. 더 넓은 세상을 구경해야 해요. 우리 대궁에 올라가 멀리 내다볼래요.” “그런 데 함부로 올라가면 안 돼. 실수로 떨어질 수도 있고, 들고양이나 너구리한테 걸리는 날에는 끝장이라구.” “그래도 저는 올라갈 거예요. 해바라기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먼 세상을 바라보면 가슴이 탁 트여요. 새로운 꿈도 생기고요. 온 세상이 다 제 것 같은걸요.” 막내 생쥐는 자꾸 고집을 부렸습니다. “꿈도 좋지만 여기 밭둑이 어때서 그러니? 배부르면 그만이지. 자자, 그만 하고 어서 호박씨나 가지러 가자.” 아빠 생쥐의 말에 온 식구들은 뒤를 따랐습니다. 막내 생쥐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쉬지 않고 호박씨를 물어다 이리저리 파놓은 땅굴 창고마다 쌓았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낟알도 많이 물어다 쌓았습니다. 깨알보다 더 작은 씨앗들은 젖은 호박씨에 묻어오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갔습니다. 드디어 봄이 되었습니다. “아빠, 우리가 창고에 쌓아 놓은 먹이에서 싹이 나와요.” “그래! 그럼 먹지 마라. 싹이 나지 않은 새로운 곡식이 얼마든지 널려 있는데 굳이 그걸 먹을 필요가 없지.” 생쥐네 창고 먹이에서 싹튼 새싹은 땅밖으로 고개를 쏙 내밀고 커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던 엄마 생쥐가 놀라서 들어오면서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지금은 위험하니 나가지 마라. 재원이 할머니가 이리로 오고 있어.” 그 말에 생쥐네 식구들은 모두 귀를 쫑긋 세우고는 죽은 듯이 엎드렸습니다. “참 이상하다! 아무도 여기다 화초 씨를 심지 않았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 꽃모가 나오다니! 이건 분꽃, 이건 채송화, 이건 봉숭아, 그리고 이건 해바라기네! 어이구, 호박과 옥수수, 땅콩도 싹을 내밀었네! 이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왔나? 그렇지 않으면 누가 흘렸나? 나도 미처 만들 생각을 못했던 꽃밭이 생기다니…….” 재원이 할머니는 꽃모 사이에 난 풀을 일일이 뽑아주며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 새 생쥐네는 정말로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엎드린 채 할머니가 다른 곳으로 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할머니는 꽃밭의 풀을 다 매고야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여보, 우리가 물어온 것들 중에 꽃씨가 많았던 모양이에요?” “그런가 보구먼.” “애들아,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저 할머니가 꽃밭에 자주 올 거야. 그러면 너희들이 할머니의 눈에 띌 수도 있잖니?” “그것뿐이 아니야. 이곳에는 들고양이와 너구리들이 늘 찾아오는 곳이야.” 생쥐 부부는 아기 생쥐들한테 단단히 일렀습니다. “그래도 해바라기 꽃에는 올라가 보고 싶어요. 저는 거기서 먼 세상을 보면서 해바라기 꽃처럼 크고 아름다운 꿈을 키울 거예요.” “그건 위험한 일이라고 했지!” 아빠 생쥐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생쥐네 식구들은 그날부터 조심해서 먹이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햇살이 점점 따뜻해졌습니다. 낮의 길이도 점점 길어졌습니다. 그러자 꽃모들의 키도 몰라보게 커갔습니다. 생쥐들은 거기서 어떤 꽃이 필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흥분한 재원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고, 그새 분꽃이 폈네! 어머나, 맨드라미와 봉숭아꽃도 피었네! 야, 꽃 색깔이 곱기도 하다! 여긴 호박이 두 개나 맺혔네! 옥수수도 곧 달리겠고…….” “할머니, 어느 게 봉숭아고 어느 것이 맨드라미예요?” 쪼르르 달려 나온 재원이의 목소리도 들렸습니다. “여태 그런 것도 모르니? 이 닭 벼슬처럼 생긴 빨간 꽃이 맨드라미고, 빨간 꽃잎이 여럿 뭉쳐 핀 건 봉숭아지. 이 할미가 어려서는 봉숭아 꽃잎을 찧어서 손톱에 물을 들였단다. 손톱에 물을 들이면 악귀와 병마를 물리친다고 했지. 그리고 이 분꽃 좀 봐라. 꼭 작은 나팔 같지? 이 나팔 모양의 꽃이 지면 까만색의 작은 수류탄 같은 열매가 열린단다.” “정말요?” “그럼. 그런데 귀신 곡할 노릇이다. 우리 식구 중에 누구도 꽃을 심은 사람은 없는데 이렇게 훌륭한 꽃밭이 됐으니. 히야, 저 키 큰 해바라기는 곧 꽃을 피우겠는걸!” 생쥐네 식구들은 굴속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입이 간지러웠습니다. 금세라도 달려나가 자기네가 심었다고 말하고 싶었거든요. “아아, 해바라기 꽃요! 그 꽃이 해님을 따라서 고개를 돌린다는 꽃인가요?” “그렇지. 해바라기는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날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해만 나면 고개를 바짝 쳐들고 해만 바라보고 있지. 한평생 해님을 사모하며 쳐다보는 그 모습이 얼마나 멋지다구.” 해바라기에 대해서 자세히 안 것은 재원이뿐이 아닙니다. 굴속에서 엿듣고 있는 생쥐들도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 나는 뭘 존경할까? 해바라기 꽃이 평생 사모하는 해님처럼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사모할까. 아예 내가 하늘에 올라 생쥐별이 되면 어떨까.” “그건 아주 위험한 일이야. 이뤄질 수도 없고.” “형, 위험한 일이라도 나는 해보고 싶어. 그 꿈을 향해 더 큰 생각을 하고 싶어.” “왜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니?” 생쥐 형제는 티격태격 말씨름을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은 여름 내내 풍성했습니다. 생쥐들이 오줌과 똥을 싸 거름이 됐는지 꽃모들은 아주 튼튼하게 자랐습니다. 피어난 꽃들도 오래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해바라기의 꽃잎이 마르고 얼굴에 박힌 씨앗이 여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까치 한 쌍이 날아왔습니다. 날아온 까치들은 해바라기 얼굴에서 잘 익은 씨앗만 콕콕 쫘서 빼내 까먹었습니다. 그 광경을 본 아빠 생쥐는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 해바라기를 가만 두지 못해! 그 해바라기는 우리가 씨를 물어다 여기 심어서 키웠단 말이야!” “생쥐야, 너도 이제 보니 아주 쓸 만한 녀석이구나. 우리를 위해 그렇게 좋은 일을 미리 한 것을 보니.” 까치는 하얀 뱃바닥과 어깻죽지를 흔들어대면서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러면 너희를 잡아먹게 부엉이나 수리를 불러온다. 과일농사를 다 망쳐놓은 이 도둑까치들아!” “농작물 망치기로 치면 고라니나 멧돼지들이 더하지. 그래도 그 녀석들은 사람들한테 보호만 받으면서 살던데? 사람들이 너희 생쥐한테는 도둑이라 불러도 우리에겐 그렇게 부르지 않아.” “흰소리는! 그러니까 ‘까치 뱃바닥 같다.’는 속담까지 생겨났지.” “입은 살아서 나불대기는. 가만히 있다가 우리가 먹고 남은 찌꺼기나 차지하시지. 저 잡아먹을 들고양이가 다가온 것도 모르는 주제에 뭐 우리를 어쩌고 어째!” 막내 생쥐는 들고양이란 말에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래 아래를 내려다보자마자 하얗게 질려버렸습니다. “야옹, 캭!” 살금살금 다가온 들고양이는 높이 점프하여 앞발로 막내 생쥐를 쳐냈습니다. 그리고는 생쥐와 같이 떨어지면서 생쥐를 한입에 물었습니다. “찍찍, 찌지직! 찍” 막내 생쥐는 고양이한테 꼬리를 잃고 정신없이 굴속으로 도망쳤습니다. “아니, 막내야! 어머머, 배와 등에 난 이 들고양이 이빨 자국 좀 봐! 흑흑…….” “막내야! 우리들이 뭐랬어? 엉엉엉…….” 생쥐네 식구들은 막내 생쥐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막내 생쥐는 아픔을 이기지 못해 괴로워했습니다. 감긴 눈을 뜰 줄 몰랐습니다. “나는 이제 살아나기는 틀렸어요! 그러니 내 혼이라도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로 가게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세요!” “얘얘, 정신 차려! 죽으면 안 돼! 너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했잖아?” “미안해요! 하지만 내 영혼은 틀림없이 해바라기를 타고 별나라에 오를 거예요. 거기 가면 힘없는 생쥐들끼리만 모여서 행복하게 사는 곳이 있을 거예요! 자기 꿈을 맘 놓고 키우며 사는 행복한 마을이……!” 막내 생쥐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하더니 이내 숨을 거두었습니다. 남은 생쥐들은 슬픔 속에서도 막내 생쥐의 유언대로 해바라기 뿌리 밑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들고양이와 너구리를 피해 해바라기 씨앗을 물어다 먹지 않고 굴속에 묻었습니다. 이듬해도 꽃을 피워 막내 생쥐의 영혼이 별나라로 가는 것을 돕기 위해서. 몇 년 후부터 생쥐 가족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밤마다 해바라기의 대궁을 타고 꽃에 올라가 하늘을 보며 막내 닮은 별을 찾곤 했습니다. 생쥐네 꽃밭에는 해가 갈수록 해바라기 수가 자꾸 늘어만 갔습니다. ●작가의 말 생활동화가 널리 읽히는 때라 일부러라도 순수 동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면서도 결국은 사람이야기인 것을. 그런데 맘만큼 잘 써지지 않았다. 꿈을 갖고 실천하려면 넓은 세상을 봐야 한다. 그리고 도전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재의 환경이나 행복에 만족해서는 더 나은 생활, 더 넓은 세상에 나가 꿈을 펼칠 수가 없다. 설사 자기 꿈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도전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도전을 포기한다는 것은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다. ●약력 1950년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에서 출생해 성장했으며,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아동문학상·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책으로 ‘위대한 그림’, ‘새가 되어 날아간 할아버지’ 외 다수와 전공서적 ‘동화창작의 실제’, ‘아동 글쓰기 지도의 이해와 실제’, ‘그림동화 한 편 써 보자’ 등이 있다. 현재 장안대· 협성대·덕성여대 대학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 “이젠 우리가 아프리카에 생명의 기적 줄 차례”

    “이젠 우리가 아프리카에 생명의 기적 줄 차례”

    채변봉투를 들고 교실에서 줄 서있던 모습은 30여년 전 한국에서 낯익은 풍경이었다. 이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도 이 광경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1970년대 기생충 왕국에서 2000년대 기생충 퇴치 성공국가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공인받은 한국이 탄자니아 기생충 박멸사업에 나선 덕분이다. 사업의 주인공은 한국의 기생충박사 1호인 임한종(78) 박사와 제자 등 기생충 전문의 5명. 임 박사는 지난달 국제구호개발 시민단체인 굿네이버스와 함께 탄자니아에서 기생충 퇴치를 위한 클리닉 기공식을 하고 돌아왔다. 7월15일~8월4일까지 코메섬 주민 20만 5000여명에게 예방약도 투약했다. 임 박사팀은 앞으로 5년 간 굿네이버스 및 외교통상부가 지원한 국제 빈곤퇴치 기여금 27억여원으로 현지 사업을 펴게 된다. 임 박사는 “빅토리아 호수 근처에 위치한 코메섬 주민들의 80%가 물 속에서 옮기는 주혈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주혈흡충은 혈관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장기에 기생해 장기경변을 불러 오고 심하면 목숨까지 앗아가는 질병이다. 빅토리아 호수는 아프리카 젖줄 나일강의 수원이지만 한편으로 주민들의 생명을 서서히 앗아가는 죽음의 호수이기도 한 셈이다. 코메섬의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기생충 투약을 실시한 결과 감염률은 7.5%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임 박사는 “기생충 감염은 쉽게 치료가 가능한 데도 의료체계가 부재한 데다 위생수준이 낮아 사람들이 쉽사리 목숨을 잃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기생충 치료 키트(kit)는 우리 돈으로 500원에 불과하다. 유럽 제약사들은 폭리를 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저가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여만명이 이 약을 필요로 하지만 대부분 저개발 국가라 돈주고 살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서 “약 공급도 문제지만 오지를 일일이 찾아 다니면서 투약하고 재감염되지 않도록 위생지도하는 게 몇 배는 더 힘들다.”고 털어 놨다. 임 박사는 1949년 제1회 과학전람회 때 개구리 기생충 전시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기생충 박멸에 한 평생을 일해 왔다. 1960년대 초반 기생충 대변 검사의 기준을 만든 것도 그다. 1995년 고려대 의대에서 정년퇴임한 뒤론 중국, 라오스 등 해외에서 기생충 박멸사업을 펼쳐왔다. 그는 “선진국들은 신종플루처럼 당장 본국에 피해가 오는 질병이 아니면 무관심하다.”면서 “기생충으로 골머리를 앓은 경험이 같은 만큼 이젠 우리가 아프리카에 생명의 기적을 줄 차례”라고 말했다. 후원문의 (02)6717-4000.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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