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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본실의 청개구리’ 염상섭 탄생 120주년…‘해바라기’ 초판본 공개

    ‘표본실의 청개구리’ 염상섭 탄생 120주년…‘해바라기’ 초판본 공개

    교과서에도 등장했던 소설 ‘표본실의 청개구리’와 ‘삼대’의 작가 횡보 염상섭(1897~1963) 탄생 120주년을 맞아 1924년 ‘해바라기’의 초판본이 공개됐다.국립중앙도서관은 28일부토 염상섭 선생의 문학세계를 살피는 기획전을 열고 횡보의 작품을 재해석하려는 학계의 시도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종호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는 27일 열린 간담회에서 “횡보는 자연주의, 사실주의 작가로 알려졌으나 궁극적으로 추구한 이념은 민주주의”라고 강조하며 “제국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같은 근대의 주류적 권력과 끊임없는 불화와 긴장을 형성하면서 평생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기존의 지배질서와는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비판적 시선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열리는 기획전에는 1924년 7월 박문서관에서 펴낸 ‘해바라기’, 1926년 간행된 소설집 ‘금반지’와 함께 오성식 전 보성고 교사고 소장하고 있는 아동문학책 ‘채석장의 소년’ 같은 횡보와 관련한 희귀 서적이 공개된다. 해바라기는 근대 여류 화가인 나혜석과 김우영의 결혼을 소재로 한 소설로 초판본이 일반에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횡보의 막내 딸인 염희영 여사가 보관하고 있던 육필 원고와 계약서, 원고지함, 지갑, 군번표 등 횡보의 유품들도 볼 수 있다. 전시는 7부로 구성돼 1919년 3.1운동부터 1960년 4.19 혁명까지 40년 간 현대사가 그대로 담긴 횡보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펼쳤다. 일본에서 공부하던 주인공이 아내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조선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묘사한 ‘만세전’을 시작으로 대표작인 ‘삼대’, 30대 과부의 외로운 생활을 다룬 ‘일대의 유업’, 한국전쟁 당시의 보편적 인간애에 집중한 ‘취우’까지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또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일간지 기자로 근무했던 횡보의 폭넓은 삶의 궤적까지 그대로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공동체 사회를 무너뜨리는 최대의 위협 요소는 불공정이다. 그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없다. 반칙을 범한 사람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는 결국 공동체 공멸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동서고금의 역사에 널려 있다. 자연 생태계도 그렇지만 인간 사회의 망조인 불공정의 첫걸음은 동종 교배에서 시작된다. 끼리끼리 울타리를 치고 구역을 정해 문을 닫아 걸어 놓고 그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기득권 보호에 열을 올리는 단계다. 기회의 공정성이 사라지니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진다. 실력보다 배경이 중요해지니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폐쇄적 온정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소위 흙수저, 금수저의 계급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한된 종(種) 네트워크로 인해 결국 도태의 길을 가는 수순만 남았다. 한때 막강한 위세로 생태계를 교란했던 황소개구리의 개체 수가 전성기의 70% 이상 감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친 동종 교배에 따른 적응력과 면역력 약화가 주원인이다. 우리 사회가 ‘우물 안 황소개구리’의 신세로 전락하는 불길한 징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국감 자료를 보면 서울대 교수 집단의 경우 모교 출신 비율, 즉 동종교배 비율이 무려 88%에 이른다. 고려대나 연세대 역시 60%를 넘나드는 수치다. 학부?대학원?박사 과정이 달라야 실력을 인정받는 선진국들의 이종교배 전통과는 사뭇 다르다. 폐쇄적 네트워크를 통해 부와 명예, 권력을 나눠 갖는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친다. 청년들이 ‘헬 조선’을 부르짖는 근본적 배경이다. 문제는 불공정과 반칙으로 쌓아 올린 부와 명예, 권력이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동종교배 이후의 필연적 수순이다. 최근 일어난 서울대 모 교수의 사건은 신분제 사회로 빠져들고 있다는 불길한 편린을 본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이 작성한 논문 43편에 아들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렸다. 3편의 논문은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1학년생이 아무리 뛰어나도 난해한 이공계 연구에 공동으로 관여했다고 보기엔 역시 무리다. 대학 진학 후에도 40편의 논문에 아들 이름을 올렸고 급기야 아버지의 추천으로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한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스펙 관리를 해 줬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문제의 교수는 경찰의 내사를 받다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얼마 전엔 한국을 대표하는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이 아들에게 세습된 사례도 있었다. 교인 수 10만명,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교회다.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의 3대 세습이 자꾸 떠올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평생 일군 부와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에서 보듯 결과적으로 모두의 공멸로 귀결된다. 반칙으로 얼룩진 대물림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로스쿨 제도나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목도한 숱한 취업 비리도 신분제 사회의 전조 현상이다. 유럽 국가나 미국 사회가 숱한 문제점에도 아직까지 선진국 소리를 듣고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것은 불공정한 부와 권력, 명예의 세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때문이다. 적어도 다른 배경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가 봇물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 추운 겨울 광화문광장으로 몰려든 ‘촛불 분노’는 신분제 사회로 변질돼 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다. 조각 과정에서 코드 인사와 인사 검증, 안보 문제 등으로 보수 언론들에 뭇매를 맞아도 7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현 정부가 잘난 탓이 아니다. 적어도 과거 정권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공정하게 이끌 것이란 기대와 믿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대한민국, 법 앞의 평등이 헌법과 법률의 조문에서 뛰쳐나와 민초들의 일상에서 펄펄 살아 숨 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oilman@seoul.co.kr
  • 김종대 의원, 이국종 교수에 “생명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다”

    김종대 의원, 이국종 교수에 “생명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지난 15일 이국종 교수의 귀순 병사 1차 브리핑에 대해 ‘인격 테러’라고 비판한 데 이어 22일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했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다.전날 채널A는 이 교수가 ‘인격 테러’라는 비판과 관련해 “공개한 모든 정보는 합동참모본부와 상의해 결정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는 속마음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그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국종 교수님께’라는 글을 올리며 다시 한번 입장을 개진했다. 김 의원은 “이 교수님의 명성과 권위를 잘 알고 있다. 귀하는 국민적 존경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의료인의 귀감일 것이다. 제가 만일 크게 외상을 당한다면 교수님 같은 의사로부터 치료받기를 원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에도 환자를 살리는데 교수님의 헌신적 치료는 결정적이었다. 병사가 회복되는 데 대해서도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그러나 지난 13일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가 총격을 당한 병사를 치료하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 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며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게다가 교수님께서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했다”며 “이 문제를 지적한 저에게 격하게 반발하시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하셨어야 한다.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로 병사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건 북한군의 총격 못지않은 범죄라고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1998년 남아공에서 벌어진 배리 맥기어리 거론하면서 “(배리 맥기어리)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렇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란다.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의 글 전문. 이국종 교수님께 저는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에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 교수님의 명성과 권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귀하는 국민적 존경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의료인의 귀감일 것입니다. 제가 만일 크게 외상을 당한다면 교수님 같은 의사로부터 치료받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만큼 국민들이 의지하고 존경하는 분의 인도주의 정신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번에도 환자를 살리는데 교수님의 헌신적 치료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병사가 회복되는 데 대해서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17일에 게시한 페북 글에서도 이 교수님의 안타까운 처지를 충분히 고려했음을 밝혀드립니다. 필요하다면 아래 게시되어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3일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가 총격을 당한 병사를 치료하면서, 벌어진 일에 대해 침묵을 지킬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법 제19조에서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는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문점에서의 총격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민과 언론은 그 병사의 상태에 크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의사는 이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셨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습니다.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으며,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약국에서 구충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됩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는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도록 방치하셨습니다. 이 문제를 지적한 저에게 격하게 반발하시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 이전에 의료의 윤리와 기본원칙이 침해당한 데 대해 깊은 책임과 유감을 표명하셨어야 합니다. 비록 환자 살리느라고 경황이 없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저는 교수님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보도로 병사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이건 북한군의 총격 못지않은 범죄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교수님께 1998년 남아공에서 벌어진 배리 맥기어리 사건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에이즈 감염자인 배리 맥기어리를 치료하던 의사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배리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여러 의사들에게 발설했고, 그 이유로 배리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 당했습니다. 이에 배리는 발설한 의사를 고발했으나 재판에서는 무죄. 결국 대법원 상고까지 가는 동안 배리의 신상과 얼굴은 완전히 공개되었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받기도 전에 배리는 비참하게 죽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무엇을 공개한다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렇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법의 정신입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외환위기 20년] ‘제조업 패싱’ 한국경제의 毒

    [외환위기 20년] ‘제조업 패싱’ 한국경제의 毒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금융과 서비스업을 중시해 왔지만 근본적인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허약해진 제조업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21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대기업이 제조업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산업금융 시스템 복구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 논의가 ‘제조업 패싱(건너뛰기)’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외환위기 과정을 분석한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을 내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 왔다.→오늘(21일)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꼭 20년 되는 날이다. 정경 유착과 관치금융, 재벌체제의 구조적 모순, 과잉투자 등이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진단에 동의하나. -진단이 정확해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온다. 위기 전까지 한국 경제는 결코 암흑기가 아니었다. 성장과 투자, 일자리, 소득 증가로 순항하고 있었다. 외환위기는 총체적 기업 부실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외환이 모자란 데서 왔다. 외국 금융사들이 국내 종합금융사에 투자했던 단기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했던 게 도화선이었다. 그런 점에서 당시 임창열(경제부총리) 경제팀은 IMF 구제금융 신청이 아니라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한 뒤 채권자들과 협상에 나섰어야 했다. IMF 처방이 과도했다는 데는 이제 거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가. 건강한 사람도 아플 수 있는데 다짜고짜 수술대에 눕혀 놓고 배를 짼 형국이다. →기업의 과잉투자가 문제였던 것은 사실 아닌가. -기업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차이일 뿐,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위험 부담을 짊어지는 주체다. 전반적인 위기관리에 실패한 김영삼 정부의 책임 대신 오히려 기업들이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게다가 고금리를 강요하며 과격한 구조조정을 주문하면서 국가경제의 손실을 키웠다. 기업 부채비율을 단기간에 400%에서 200%로 낮추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결국 대규모 해고로 이어졌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그 해결책으로 문재인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는데. -성장을 해야 국가경제가 굴러간다. 문재인 정부는 성장에 대한 철학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벤처기업만 육성해서는 경제가 클 수 없다. 벤처기업 20개 창업해서 한 개만 살아남아도 성공이라고들 하는데, 망한 사람들은 누가 책임지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보완관계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산업금융 시스템을 복구해야 하고 어떻게든 대기업이 국내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동반성장 선순환도 쉬워진다. ‘갑질’은 법과 제도로 규제하면 된다. 국가경제가 성장하려면 금융자본보다 산업자본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금융업보다 제조업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어느 것이 더하고 덜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중심축은 제조업이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4차 산업혁명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품소재산업이나 중화학공업 등 제조업을 사양산업인 양 취급해서는 안 된다. 제조업을 중심에 놓고 금융과 서비스가 함께 가야 한다.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사실상 짜고 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를 강조하고 있는데. -기업개혁 수단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 같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나 펀드매니저들이 과연 ‘선한 청지기(스튜어드)’로서의 능력과 자격을 갖췄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자율규제’라는 그럴듯한 말 대신 정부가 직접 기관투자가와 기업 간에 공평하고 생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규제 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일각에선 한국 경제를 서서히 죽어가는 ‘뜨거운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는 얘기가 많다. 제2 환란을 맞을 위험은 없는가.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입·유출 가능성이 낮고 무엇보다 외환보유액(올 10월 말 기준 3845억 달러)과 정부의 외환관리체계가 2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좋아졌다. 다만 환란 이후 기업가정신이 많이 죽었는데 지금도 사회 분위기가 기업인을 싸잡아 죄인 취급하는 것 같아 좀 걱정스럽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복면가왕’ 청개구리 왕자가 10CM 권정열인 결정적 증거는?

    ‘복면가왕’ 청개구리 왕자가 10CM 권정열인 결정적 증거는?

    ‘복면가왕’ 청개구리 왕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12일 MBC ‘복면가왕-스페셜’은 청개구리 왕자 특집으로 방송됐다. 63대 가왕인 청개구리 왕자는 솔리드 ‘이 밤의 끝을 잡고’를 선곡, 감미로운 목소리로 시청자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날 ‘칭기즈칸’ 가수 원투 송호범을 상대로 2라운드에서 승리한 청개구리 왕자는 3라운드로 향했다. 이어진 라운드에서 그는 가수 넬의 ‘STAY’로 ‘아테나’ 적우를 꺾고 가왕전에 올랐다. 가왕전에서 청개구리와 만난 영희. 영희는 가인의 ‘진실 혹은 대담’이라는 곡으로 강렬한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대결에서도 승리의 신은 청개구리 왕자의 손을 들어줬다. 영희는 가수 옥주현이었다. 청개구리 왕자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수 시청자들은 특이한 목소리와 창법 등을 이유로 가수 10cm 멤버 권정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청개구리 왕자와 권정열의 창법은 매우 유사하다. 특히 노래를 시작할 때 날숨을 뱉으며 음을 내는 방식이나 음의 끝부분을 길게 늘어뜨려 부르는 점이 그렇다. 또 권정열은 평소 고음을 낼 때 눈을 감고 고개를 드는 습관이 있다. 청개구리 왕자는 복면을 쓰고 있어 눈을 감고 부르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몇 가지 제스처만으로도 충분히 권정열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MBC 파업 여파로 ‘복면가왕’이 결방을 이어가면서, 청개구리 왕자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MBC·권정열 인스타그램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사설] 문재인 정부 6개월의 경제성적표

    오늘 취임 6개월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외견상으로는 호전 국면이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과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 규모는 3년 만에 다시 1조 달러 선이 보이고, 주식시장은 2000선을 돌파한 지 10년 만에 2500선을 넘어섰다. 경제의 종합 성적표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올해 3% 돌파가 확정적이다. 서울신문이 새 정부 6개월을 맞아 실시한 경제학자 10명 대상의 심층 인터뷰에서도 8명이 B학점, 두 명은 A학점을 줬다. 상당히 후한 평가다. 물론 경제상황 반전을 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의 결과물로 연결짓기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6개월이라는 시간은 경제적 성과를 내기에 너무 짧다. 그래도 문 대통령의 지난 6개월이 양대 경제성장 축을 확실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은 의미를 갖는다. 특히 단기 경제정책 중 재정정책은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3분기 1.4%의 깜짝 경제성장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재정의 힘이 컸다. 그렇지만 현 경제 상황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하나둘이 아니다. 내수와 수출의 균형은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 3분기 1.4%의 깜짝 경제성장에 수출이 기여한 부분은 무려 0.9% 포인트에 달했다. 그렇지만 수출의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져 반도체·화학 등을 빼면 딱히 내세울 게 없다. 더 큰 문제는 내수와 투자가 생각만큼 받쳐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고 청년 백수들은 여전히 차고 넘친다. 하반기 공채가 끝나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청년 실업 문제는 큰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기록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밥값 못 하고 세금만 축내는 공공부문의 구조개혁부터 서둘러야 한다. 노동부문은 빼놓고 재벌만 몰아붙이는 개혁도 설득력이 없다. 아무리 ‘친노동 정부’라지만 민주노총이 청와대 노사정 회의까지 거부하는 것은 누구를 위하자는 행태인가.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는 것에 더이상 눈을 감지 말기 바란다. 저조한 규제개혁은 혁신성장과 창업의 걸림돌이다. ‘4차 산업혁명’을 구체화하는 작업도 더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전 정부의 ‘창조경제’처럼 와닿지 않는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새 정부는 닥쳐온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는 ‘냄비 속 개구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 작은 새 사냥해 먹는 왜가리 포착

    작은 새 사냥해 먹는 왜가리 포착

    큰 새가 작은 새를 사냥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3일 유튜브에는 케냐의 한 초원에서 황새목 왜가리과인 ‘블랙-헤디드 헤론’이 작은 새를 사냥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커다란 새 한 마리가 작은 새를 향해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잠시 후 녀석은 순식간에 사냥감을 낚아챈 뒤 통째로 삼킨다. 영상 속 ‘블랙-헤디드 헤론’은 몸길이 약 92cm, 몸무게 0.71~1.65kg, 날개폭 약 150cm이다. 습지나, 강, 호수 등에 서식한다. 어류, 개구리, 대형 곤충, 소형 조류 등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영상=Maasai mara Sighting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일정으로 동아시아를 순방 중이다. 순방의 핵심 과제는 북한 비핵화 달성과 북한 고립을 위한 외교적 결속이며 각국에 경제·통상 이해를 관철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미·중 양대 강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북한의 직접 위협 아래 있으면서 ‘우리가 모르게 전쟁이 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미국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 동맹이자 정치·경제 파트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뿐 아니라 유엔 무대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미국 대외·경제 정책의 근간이라고 공언했다. 이 입장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중국과의 무역 패턴이 모두 미국에 불리하기 때문에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일본, 중국 등에 모두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은 협소한 의제 설정으로 국제적 책무를 축소하고 미국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경향을 우려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유네스코 탈퇴, 대외 원조 삭감, 이란 핵합의 불인정 등으로 국제적 약속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한다. 지난달 19차 당대회를 마치고 절대적 권력을 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라는 표현을 당장(黨章)에 명시해 중국의 실천적 가이드라인은 ‘중국몽(夢)’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 무대에서 명실상부하게 지도자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 거듭나 중국식 질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외교만 강화한다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시점에서 기술력과 금융, 구매력을 다 키워 미국 등 기존 선진국을 제치고 지배적 리더가 되겠다는 뜻이다. 중국굴기의 방향을 정비한 시 주석으로선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약속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만도 흡족한 일일 게다. 중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커졌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인 2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무역국이면서 최대 투자국으로 떠올랐다. 미국을 최대 무역국으로 하는 나라는 50여개이지만 중국은 우리를 포함해 100개국이 넘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애플, 구글 등 미국 초거대 기술기업들과 나란히 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이 됐다. 중국은 해마다 150만명에 달하는 이공계 학사를 배출하고 있고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 일본의 3배가량인 100만건이 넘는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기술 기업의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규모 투자를 하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서방을 능가할 것이란 생각은 꿈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시 주석은 ‘레닌표 디지털 혁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술개발 가속도는 이미 떨어졌다. 기술에선 중국에 앞선다는 건 고문서에나 나올 얘기다. 중국은 남중국해 등에서 기존 질서를 깨고 있을 뿐 아니라 1조 달러 이상을 들여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 지중해까지 중국의 질서가 미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미·일 동맹을 강화하며 헌법 개정을 거론하는 것은 북한 때문만은 아니다. 미·일이 태평양과 인도양을 동시에 거론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북한은 ‘주체적 핵전력’을 완성한다면서 슬그머니 중국굴기와 미·중 간 전략적 마찰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을 피곤하게 만들어 멀리 밀어내는 데 중국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계산 중인 것이다. 여러 모로 중국굴기는 우리에겐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경제 정책이 더 중요해진다. 지속적 평화와 번영은 안일한 진단으로는 불가능하다. 차원이 다른 디지털 혁명과 질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더운 냄비 속에서 저 죽는지 모르는 개구리라는 비유가 더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 “韓 경제 ‘냄비 속 개구리’… 규제개혁 서둘러야”

    “韓 경제 ‘냄비 속 개구리’… 규제개혁 서둘러야”

    “냄비 탈출할 시간 1~3년 정도 남아…정책 설계할 때 민간 전문성 반영을”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중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고 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큰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교수, 연구원, 대기업·중소기업 관계자, 금융업 관계자 등 경제 전문가 489명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다. 이들은 한국 경제가 ‘냄비 속 개구리’라는 지적에 88.1%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냄비 속 개구리는 끓는 물 속에 개구리를 넣으면 놀라서 바로 튀어나오기 때문에 살 수 있지만, 개구리가 들어 있는 냄비 속 물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 죽게 된다는 동물학자 등의 연구 결과에서 유래한 비유다. 응답자의 63.8%는 한국 경제가 냄비에서 탈출할 시간이 1∼3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규제 개혁 측면에서 한국이 한참 뒤져 있다고 우려했다. 규제 개혁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규제 개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정부의 의지 부족, 정치권의 의지 부족, 기득권 세력의 반발 등이 꼽혔다. 이수일 KDI 규제연구센터 소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정책을 설계할 때는 어떤 식으로든 민간의 전문성이나 경험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민간을 배제한 정부 주도의 정책 결정·규제가 만연한 이유 중의 하나로 공직사회의 문화를 꼽았다. 이 소장은 “공무원 사회가 칭찬·보상보다는 비판·비난·처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공무원의 잦은 인사이동도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김주훈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우리나라 공무원 인사 제도상 문제가 터지면 당장 좌천이지만 잘해도 보상이 없다”며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공무원 진급, 승진, 처벌, 감사 등 인사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적폐청산] “朴정부 초기부터 신경림·박범신 등 배제… 번역원 블랙리스트 확인”

    [적폐청산] “朴정부 초기부터 신경림·박범신 등 배제… 번역원 블랙리스트 확인”

    박명진 등 산하기관장 개입 확인 청와대 풍자 연극 ‘개구리’ 등 국립극단 작품 검열·결말 수정 문체부, 국립극단 단장 통해 조치 박명진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장들이 구체적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앞서 일부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한국문학번역원 관련 지원 배제도 처음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국립예술단체 작품 내용에 대한 사전 검열이 이뤄진 정황도 공개됐다. 문체부 산하 민관 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30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브리핑을 열고 2015년 10월 박 전 위원장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을 만나 예술 현장 동향을 보고하고 블랙리스트 관련 현안을 협의한 사실을 보여 주는 ‘장관님 면담 참고자료’ 문건을 공개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되며 비판 기류가 일던 당시 작성된 이 문건에는 박계배 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가 박 전 위원장에게 예술 현장 동향을 보고하며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내용도 담겼다. 김준현 진상조사 소위원회 위원장은 “박 전 위원장과 박 전 대표가 블랙리스트 실행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관련 사안을 직원들과 협의하며 실제 집행에 관여한 사실을 보여 주는 문건”이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는 또 한국문학번역원이 2015, 2016년 문체부 지시를 받고 이시영, 김수복, 김애란, 김연수, 신경림, 박범신 등 문인들을 해외교류 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음을 시사하는 자료도 공개했다.자료에 따르면 이시영·김수복 시인은 2016년 2월 미국 하와이대 및 UC버클리대 한국 문학 행사에서, 김애란·김연수 소설가는 2015년 11월 미국 듀크대학의 북미 한국 문학 행사에서, 신경림·정끝별 시인, 박범신 소설가는 지난해 9월 중국 항저우 한국 문학 행사에서 배제됐다. 김 위원장은 “특정 작가 지원 배제에 대한 문체부 지시가 일상적, 지속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배제 사유와 추가 사례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을 풍자해 화제를 모았던 박근형 연출가의 연극 ‘개구리’에 대한 현안 보고 문건도 공개됐다.2013년 9월 문체부 공연전통예술과에서 작성한 이 문건에는 당시 국립극단 기획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진 ‘개구리’의 정치 편향적인 내용을 수정하도록 조치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개구리’는 주인공이 부조리한 현실을 구원할 ‘그분’을 찾기 위해 저승으로 떠나지만 ‘그분’은 본인 대신 주인공의 어머니를 이승으로 보낸다는 내용이다. 본래 결말은 주인공이 ‘그분’을 세상에 모시고 오는 것이었으나 문체부는 그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고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이 ‘기말고사 커닝’으로 풍자됐다고 분석, 당시 손진책 국립극단 단장을 통해 박 연출가로 하여금 결말을 수정하도록 조치를 취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적 풍자도 대폭 완화됐다. 박 연출가는 문체부 지시라는 사실을 모른 채 내용 수정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부터 블랙리스트가 실행됐고, 단순 지원 배제뿐 아니라 작품 내용에 대한 검열까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문건”이라며 “2013년 국립극단 후속 작품은 물론 이후 전 국립예술단체 공연에 대해 내부 검열 시스템이 운용됐을 가능성이 커 관련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

    ‘호랑이·소나무·청개구리’ 등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으로 나타났다.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3일 개관 10년을 기념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생물 101 투표’는 지난 9월 25일부터 25일간 진행됐으며 모두 1만 3500여명이 참여했다. 생물자원관이 101종을 우선 선정하고 10개 분류군별로 한 종씩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투표 결과 호랑이(포유류), 수리부엉이(조류), 청개구리(양서·파충류), 고등어(어류), 나비(곤충), 문어(무척추동물), 민들레(초본류), 소나무(목본류), 김(해조류), 영지(균류)가 각 분류군별 최종 1위에 선정됐다. 투표 분석 결과 국민들은 일상생활이나 이야기를 통해 친숙한 생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호랑이·수리부엉이처럼 크기가 큰 동물과 민들레·고등어·김·청개구리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물에 대해 친근감을 보였다. 특히 소나무와 영지처럼 민족 정서 및 건강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상징한다고 알려진 생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포유류에서는 경쟁이 치열했다. 조류나 목본류는 수리부엉이와 소나무가 초반부터 1위를 차지했지만 포유류는 호랑이·돌고래·다람쥐가 경합을 벌였고, 무척추동물류에서는 문어·꽃게·가재 등 3종이 마지막 날 승부가 갈렸다. 분류군별 1~2위 생물은 ‘국민이 뽑은 우리생물 톱텐’이라는 제목으로 24일부터 내년 1월까지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관에서 인포그래픽과 실물표본을 전시한다. 백운석 생물자원관장은 “‘알면 더 사랑한다’는 것처럼 자생생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국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식물들은?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식물들은?

    한국 대표하는 생물은? 호랑이·소나무·청개구리·고등어국립생물자원관 선정...김·나비·민들레도 분야별 1위 한국과 한민족을 상징하는 생물은 뭐가 있을까.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호랑이,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고등어와 김, 동화로 익숙한 청개구리 등이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로 꼽혔다고 23일 밝혔다. 자원관은 분류군별 1위, 총 10종의 생물을 발표했는데 호랑이(포유류, 2427표 득표), 수리부엉이(조류, 1987표), 청개구리(양서파충류, 4030표), 고등어(어류, 2536표), 나비(곤충, 2378표), 문어(무척추동물, 2561표), 민들레(초본류, 2674표), 소나무(목본류, 2286표), 김(해조류, 2712표), 영지(균류, 2199표)가 각각 1위로 선정됐다. 투표 결과 한국사람들은 호랑이나 수리부엉이, 문어처럼 비교적 큰 동물을 좋아했고 민들레, 고등어, 김, 청개구리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생물도 많은 표를 받았다. 투표는 지난달 25일부터 25일간 진행됐으며 총 1만 3500여명이 참여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생생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쉬운 한글과 어려운 한국어/장두식 단국대 대학원 초빙교수

    [시론] 쉬운 한글과 어려운 한국어/장두식 단국대 대학원 초빙교수

    지난 추석 연휴에 한국어를 잘하는 젊은 외국인들이 나오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보니 미국에서 한국어가 가장 어려운 외국어로 꼽힌다고 한다. 한국어와 영미어가 친족 관계가 아니고 문자인 한글은 알파벳이 아니다. 그렇다고 역사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밀접한 접촉을 한 경험이 많지 않다. 그러니 미국인들에게 한국어는 어려운 외국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런데 ‘한국어는 어렵지만 한글은 쉽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필자는 지난 4년 동안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교 한국학과에서 한국어문학을 강의했다. 제자들은 대부분 청소년기부터 한류 문화에 푹 빠져 있었던 학생들이었다. ‘김나지움’(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엑소’나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학생들은 한국어에 겁을 먹지 않았다. 첫 강의 시간에 신입생들은 자음과 모음이 결합되어 만들어 내는 소리에 신기해하면서 한글의 원리를 금방 이해했다. ‘언너’, ‘크리스틴’, ‘니콜렛’ 등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쓰기도 했다. 헝가리어가 핀우그르어 계통이기 때문에 한국어 문법이 낯설지 않고 영어나 독일어보다 이해하기 쉽다고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학년이 되고 나자 한국어가 너무 어렵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문법이 아니라 어휘들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제자가 “‘천하’, ‘세상’, ‘누리’가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진 어휘잖아요. 한국 고유어보다 한자 어휘가 많다 보니 좀 복잡해요”라고 하소연한다. 한글을 문자로 사용했던 시기보다 한자로 표기했던 시기가 길기 때문에 한국어에는 한자 어휘가 많다는 것을 설명하자 “인터넷에서 논문을 검색하다 보니 한국 사람들은 ‘어린이’라는 고유어 어휘보다 ‘아동’이라는 한자어 어휘를 더 많이 쓰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제자들의 파란 눈에는 고유어 어휘와 한자어 어휘가 구별되어 보이는 것 같았다. 제자들이 부전공으로 중국어나 일본어를 공부하기 때문인가라고 생각하다가 한국어에서 한자어 어휘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게 되었다. 헝가리 1956년 반소 혁명 6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소련군 탱크에 저항하는 부다페스트 아동’이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이’라는 고유어 어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아동’이라고 썼을까. 조선 중기의 문인 유몽인은 ‘유야담’에서 제비가 유식해서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知之謂知之 不知謂不知 是知也·아는 것을 안다고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논어’를 지저귀고, 개구리도 ‘맹자’를 읽어서 ‘독락악여중락악숙락’(獨樂樂與衆樂樂孰樂·홀로 즐거워하는 것과 백성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 중 어떤 것이 즐거운가)이라고 운다는 조선 속담에 관해 쓰고 있다. 그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사신 황백룡과 독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선 제비들은 ‘논어’를 읽는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백룡이 중국에도 그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개구리들이 ‘맹자’를 읽어서 ‘독락악여중락악숙락’이라고 운다고 하여 그를 놀라게 했다. 백룡은 북경어가 아니라 강남 사투리로 발음하면 개구리 울음과 아주 비슷하다고 덧붙이기까지 한다. 그가 조선 속담인 줄 알고 있었던 것이 알고 보니 중국 속담이었던 것이다. 그의 황당한 경험이 바로 현재 한국어의 실상이 아닌가 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니라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오직 내가 홀로 높다’라고 말하면 어색하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한자를 빌려 쓰다 보니 생경한 한자어들조차 한국어 속에서 태연하게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글을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어에서 고유어 어휘들의 위상이 높지 않다. 이는 한국의 학자와 문학자들의 게으름 때문이 아닐까. 한국에도 독일의 괴테와 같은 인물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쉬운 한글을 가진 어려운 한국어라는 역설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 “미국산 황소개구리 생태계 교란” …시련의 우루과이

    “미국산 황소개구리 생태계 교란” …시련의 우루과이

    남미 우루과이가 멀리 미국에서 건너온 황소개구리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황소개구리가 빠른 속도로 번식하면서 우루과이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우루과이 과학대 교수 라울 마네이로는 “황소개구리의 번식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황소개구리가 우루과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소개구리가 멀리 남미까지 내려온 건 우연이 아니다. 우루과이의 한 기업이 식용으로 황소개구리를 수입한 게 이민(?)의 시작이었다. 식용으로 기른다는 말에 우루과이 농축수산부는 흔쾌히 수입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사업은 보기좋게 실패했다. 회사가 사업을 접으면서 황소개구리는 우루과이 곳곳으로 흩어졌다. 뒤늦게 황소개구리가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회사는 “황소개구리들이 탈출한 것이지 일부러 풀어주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황소개구리는 우루과이 쌀농사 지역과 원수를 공급하는 강 등에서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 몸무게가 1㎏까지 나가는 황소개구리는 우루과이 토종 양서류마저 잡아먹고 있다. 마네이로 교수는 “워낙 덩치가 커 우루과이의 토종 양서류는 황소개구리에 맞서지 못한다”며 “황소개구리를 이대로 놔두면 재앙수준으로 생태계 교란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소개구리가 워낙 빠른 속도로 번지자 우루과이는 비상사태에 준하는 대응에 나섰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손을 잡고 포획에 나서는 한편 군까지 동원에 덫을 놓고 있다. 농민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황소개구리가 발견된 지역의 물을 가축에게 주지 말라는 위생 당국의 경고가 나오면서다. 우루과이 농축수산부의 한 관계자는 “(우루과이 같은) 농업국가에 생태계 교란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다”며 “정부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붉은 불개미보다 무서운 외래생물체 들어온다

    붉은 불개미보다 무서운 외래생물체 들어온다

    IUCN 지정 100대 최악의 외래종 침입 대비 전무국회입법조사처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 대비 현황’ 분석 최근 부산항에서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된 붉은불개미가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붉은불개미보다 더 최악의 외래종이 국내에 유입되더라도 대책이 전무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지정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 국내 대비 현황’을 발표했다. 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IUCN에서 지정한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이 국내에 유입할 경우 이를 통제 및 관리, 방역할 수 있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경부 소관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행정규칙, 고시 등에도 법적 가이드라인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문제가 된 붉은불개미도 100대 최악 외래침입종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대 외래침입종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지정된 것은 위해우려종에 속하는 인도구관조, 노랑미친개미, 샴위드, 덩굴등골나무, 영국갯끈풀, 스파그네티코라 트리로바타 6개 종과 생태계 교란생물로 규정된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4종으로 나타났다. 권오석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뉴트리아나 황소개구리처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처음 식용으로 들여왔다가 문제가 생기면서 환경부로 관리가 넘어가는 식의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가 늘면서 외래종 침입숫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기본적 가이드라인이나 체계화된 제도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뿐만 우린나라도 식용이나 관상용으로 외래 생물을 들여오려면 사전에 위해성 평가를 해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득 의원은 “환경부는 외래 붉은불개미 사건을 계기로 위해 외래종의 침입에 대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의 ‘홍색공급망’ 대응전략이 시급하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중국의 ‘홍색공급망’ 대응전략이 시급하다/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애간장을 태웠던 한?중 통화 스와프가 재연장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벌써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악화된 한?중 경제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럽지만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희망사항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사드 문제 훨씬 이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이 집중적으로 추진해 온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 정책의 영향 때문이다. 자국의 산업 고도화를 위해 과거 수입에 의존하던 원부자재와 중간재를 자체 생산·조달하겠다는 전략이다.중국의 이러한 전략은 대중 중간재 수출이 많은 우리에게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중국의 압력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우리는 마치 끓는 물 안의 개구리처럼 이러한 변화를 좌시하고 있었다. 사실 홍색공급망의 영향은 이미 수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2007년 55.6%에서 2016년 49.3%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1% 상승하면 우리의 대중 수출은 8.4%, 국내총생산은 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우리의 대중 수출증가율은 12.4%로 전체 수출증가율인 15.8%를 밑돌고 있다. 급기야 며칠 전에는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국 기업이 애초 예상보다 빠른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소식마저 들려왔다. 홍색공급망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의 하나다. 필자는 중국의 홍색공급망은 경제정책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굴기한 중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내세운 중국몽(China Dream)의 실현에 중요한 정책도구의 하나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홍색공급망은 중국몽 실현에 중요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이를 구체화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다양한 사업을 매개로 더욱 심화되고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른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도 증대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루속히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면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우선 우리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반도체, 석유화학제품이 올해 대중 수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몇몇 기술을 제외한 우리의 대중국 기술 우위도 1~2년의 격차에 불과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반도체나 IT 부품소재, 첨단기자재뿐 아니라 중국이 필요하면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환경설비, 의약품, 의료기기, 보건의료 서비스, 5G 통신기술 등으로 수출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 자체의 경쟁력은 말할 것도 없고 특허, 디자인, 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제품의 부가가치를 한층 높여야 한다. 수출 시장의 다변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올해 들어 우리의 대아세안(ASEAN) 수출이 최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당 부분은 사드 여파 이후 우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아세안, 남아시아 등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선 덕분이다. 정부도 정책적 차원에서 기업들의 수출 시장 다변화 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대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이 동남아 및 남아시아 18개국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남향정책’과 일본이 동남아로 시장을 넓힌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과정과 성과를 참고할 만하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에 비해 취약한 인재의 확보, 유출 방지 및 유입에 적극적인 제도적,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중국은 홍색공급망을 공고히 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각국의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고급 기술을 가진 우리 인재들이 중국기업의 OLED 자체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심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은 인재의 확보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 정책당국 간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서로의 정책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기존의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미·중 전략경제대화 수준의 폭넓은 대화 채널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 [씨줄날줄] 살인 개미와 악성 외래종/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살인 개미와 악성 외래종/이순녀 논설위원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된 맹독성 붉은불개미에 대한 공포가 열흘이 지나도록 가시지 않고 있다. 당국이 전국 주요 항만 34곳을 조사하고, 부산항 감만부두 내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곳 주변 100m 안에 있는 컨테이너 640개를 모두 들어내 정밀수색했으나 추가로 개미집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루에 많게는 1500개까지 알을 낳는 여왕개미의 사체를 아직 찾지 못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남미가 원산인 붉은불개미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지니고 있어 살인 개미로 불린다. 날카로운 침에 쏘이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이 일어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 과민성 쇼크 증상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이 독침에 쏘여 100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에겐 이름도 생소한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의 하나다. 물자 교역과 해외 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외래생물, 특히 특정 지역의 독한 해충이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자 이런 위험을 반영해 악성 외래종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된 뉴트리아,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블루길(파랑볼우럭), 꽃매미 등 동물 6종도 여기에 포함된다. 생태계 교란 생물은 우리 고유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외래 동식물로 현재 동물 6종과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등 식물 14종이 지정됐다. 뉴트리아는 올 초 웅담의 주요 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을 곰보다 2~3배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기생충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섭취를 금지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뉴트리아는 1980년대 후반 모피용으로 국내 농가에 도입됐으나 사육 포기 등으로 일부가 국내 생태계에 방사된 후 강한 번식력으로 농작물 피해나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있다. 블루길, 큰입배스는 작은 물고기나 붕어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어종이다. 악성 외래종은 일단 침입하면 현실적으로 퇴치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붉은불개미처럼 선박에 무임승차해 들어왔건 뉴트리아처럼 특정 목적으로 반입했다가 쓸모가 없어져 방치했건 그로 인한 피해는 막심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래 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점검하길 기대한다.
  • [와우! 과학] 3500만 년 전 도롱뇽의 마지막 식사

    [와우! 과학] 3500만 년 전 도롱뇽의 마지막 식사

    일반적으로 화석이 되는 부위는 뼈나 껍데기처럼 단단한 부위다. 사실 온전한 골격이라도 다 발견되는 경우는 운이 좋은 경우다. 우리가 보는 공룡 복원도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일부 골격만 발견되어 근연종의 골격을 토대로 복원한 경우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부드러운 장기와 조직 화석은 과학자들에게 큰 보물과도 같다. 다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이를 분석할 능력이 있어야 진정한 보물이 될 수 있다. 1870년대 프랑스에서는 현생 도롱뇽과 거의 유사하게 생긴 외형을 지닌 도롱뇽 화석이 발견되었다. 이 화석은 뼈만이 아니라 부드러운 내부 장기와 조직까지 그대로 광물화된 것으로 현재 존재하는 파이어 살라맨더(fire salamander))와 같은 종류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이상 내용은 알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흐른 후 과학자들은 이 화석을 다시 분석했다. 이번에는 외형적인 분석은 물론이고 내부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방사선을 사용하는 유럽 싱크로트론 방사선 시설(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ESRF)은 CT 스캔으로 사람의 몸 내부를 볼 수 있는 것처럼 화석의 내부까지 관찰할 수 있다. 140년의 세월이 흐른 후 화석의 내부를 들여다본 과학자들은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 도롱뇽의 위 안에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뼈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비록 작은 크기였지만, 과학자들은 이 뼈가 개구리의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이 의외로 다가오는 이유는 보통 이 종류의 도롱뇽이 개구리 같은 양서류는 먹지 않기 때문이다. 우연히 삼킨 것인지 아니면 당시에는 개구리를 즐겨 먹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화석 내부의 장기는 물론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성과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과거에 발견되었고 잘 연구된 화석도 다시 연구하고 있다.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생각하기 힘든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석은 그 자체로 생명의 과거를 알 수 있게 만드는 보배지만, 최첨단 과학기술과 만나 더 가치 있는 보배로 거듭나고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혀 길이 18.58cm의 개…세계 신기록 경신

    혀 길이 18.58cm의 개…세계 신기록 경신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의 모치(Mochi·8)라는 이름의 개가 ‘세계에서 가장 긴 혀를 가진 개’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치는 세인트 버나드 종의 개로 혀의 길이는 7.31인치(18.58cm)다. 이전 기록은 4.5인치(11.43cm)의 혀를 가진 페이키즈 종의 개가 가지고 있었다. 기네스북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혀를 날름거리는 모치의 모습에서는 파리를 잡아먹는 개구리의 모습마저 연상된다.모치는 6여년전 길에서 구조된 이후 지금의 반려인에게 입양됐다. 모치의 반려인은 모치가 긴 혀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영상=Guinness World Record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하태경 의원 “홍준표 대표는 반면교사”

    하태경 의원 “홍준표 대표는 반면교사”

    “홍준표 대표가 저한테는 반면교사(反面敎師)인 거죠. 안 해야 할 일들 안해야 할 발언을 정확히 가려서 국민에게 알려주는 게 제 임무고 그래야 개혁 보수가 뭔지 국민도 인식하게 되고 그래야 보수 정치의 변화도 빨라 질 수 있다고 봅니다.”지난 29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만난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최근 화제가 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의 설전에 대해 “홍 대표가 잘못했을 때 잘못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는 건 고마운 것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홍 대표를 ‘정치적 패륜아’, ‘사오정 대표’, ‘청개구리 대표’ 등으로 낙인찍고 “입만 열면 시궁창 냄새가 난다”, “한반도 외부에는 김정은, 내부에는 홍준표라는 적이 있는 것 같다”는 등 연일 강경 발언으로 바른정당 내 ‘홍준표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하 최고위원은 “제1야당의 대표다 보니 국민이 모두 홍 대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낡은 보수와 개혁 보수가 어떻게 다른지 국민에게 알려줘야 할 상황”이라며 자신이 홍준표 저격수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 본인은 깨닫지 못한 것 같은데 ‘당신은 이미 철 지난 낡은 보수다’, ‘당신 스스로 혁신 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계속 알리는 것이 전략”이라면서 “의미를 제대로 전달했다면 국민이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진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의 조기 낙마 이후 한국당과 보수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일부 통합론자들의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내분을 겪고 있다. 하 최고의원은 의원들의 개별 탈당 가능성에 대해 “(통합파의 말대로) 국민이 보수 통합을 원한다면 ‘전당대회에서 심판을 받아라’ 하는 게 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당을 아직도 보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대다수는 낡은 일종의 정치 병폐 집단으로 생각한다는 부분을 가지고 그분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난번 13명 철새 사건에서 봤듯이 과연 탈당이 본인들에게 도움이 됐었느냐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 룰의 30%에 국민 여론이 반영되는데 (통합파가 주장하는) 국민의 보수 통합 열망이 여기에 반영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개혁 보수를 자임하고 있지만, 시대의 무게를 견뎌 내기에 우리가 많이 부족한 거죠. 우리 내부에도 과거의 관성이 남아 있는 것이고요. 스스로 내부 진통 과정을 이겨내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당 자체를 빨리 안정화 시키고 지지율을 높여서 내년 선거를 잘 치르는 게 목표입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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