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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맛 휴가, 휴양림 품으로

    꿀맛 휴가, 휴양림 품으로

    휴가는 휴(休)처럼 나무와 함께. 꿀맛같은 휴가를 원한다면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휴양림으로 떠나자. 맑은 공기뿐 아니라 거대한 나무, 시원한 폭포가 함께 하는 산으로. 또한 휴양림에는 통나무집, 캠핑장, 물썰매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무런 부담없이 대자연의 품에 안겨보자.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일상을 잊고 즐기는 한가로움. 며칠, 아니 반나절이라도 좋다. 이런 휴가를 보내려면 한적한 자연휴양림이 최고다. 아름드리 나무와 흐르는 계곡물, 신선하다 못해 폐부를 찌르는 듯한 상쾌한 공기. 잠시 나를 잊고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자연휴양림을 소개한다. 비가 오면 처마끝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 맑은 날에는 눈부신 햇빛과 지저귀는 새소리, 저녁에는 풀벌레 소리를 노래 삼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도움말:한국관광공사 # 아토피 치료에 좋은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어디를 가도 교통 체증과 북적이는 사람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사람이라면 조용하게 호흡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에 있는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을 권하고 싶다. 산책로, 전망대, 야영장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전망대에 올라가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푸른 바다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편백나무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월등히 많아 항균 면역 기능은 물론이고 아토피 피부 치료에도 좋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또한 낚시에 취미가 있다면 휴양림 근처 내산저수지에서 흔들리는 찌를 바라보며 갑갑했던 마음을 흘려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근처에 영화 ‘밀애’를 촬영했던 보리암, 폐교를 활용하여 만든 해오름예술촌,8000여그루의 나무로 만들어진 물건방조어부림이란 천연 방풍림, 지족갯마을에서 쏙잡기(쏙은 겉모양이 갯가재보다 둥글고 새우류에 가까운 무리로 가재와 새우의 중간 정도)체험 등 근처에 다양하고 즐거운 볼거리가 가득하다.(055)867-7881,www.huyang.go.kr # 태백 고원에서 별 세는 여름밤을 해발 600m에 위치하고 있는 고원지대 태백시. 한여름에도 무더위가 침범하지 못할 정도로 시원한 곳이다. 폐광 지역이라는 현실과 관광 도시라는 이상이 공존하는 탄광촌에 들어선 고원자연휴양림은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금광골 골짜기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금광골은 평균 해발고도가 700m에 이르는 청정 고산지대라서 한여름에도 무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첩첩산중에 뚝 떨어진 휴양림이라 인적은 없고 오직 새소리와 물소리만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깨고 있는 곳이다. 하늘에 별이 총총대고, 휘영청 둥근 달이, 하늘 향해 솟아 오른 산허리에 걸리는 모습에 취해서 보내는 한여름 밤의 꿈은 환상적이다. 잘 지어 놓은 오두막에서 야외 바비큐 파티를 벌이고 자그마한 계곡에서는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휴양림에는 낙동정맥 한 구간인 토산령(950m)을 잇는 3.5㎞ 구간의 트레킹 코스는 가족끼리 한적하게 걷기에 그만이다. 이밖에 태백산 도립공원의 석탄박물관의 갱도 탐험이나 대덕산 금대봉의 야생화 군락지,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의 물줄기, 미인의 전설이 흐르고 있는 미인폭포, 매봉산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발전단지, 구불구불 산허리를 휘감고 올라가는 만항재 드라이브길 등도 돌아볼 만하다.(033)582-7440,forest.taebaek.go.kr # 고산휴양림에서 신나는 물썰매를 계곡 상류에 민가나 오염원이 전혀 없는 청정지역의 시랑천을 따라 만들어진 전북 완주군 고산면 오산리 고산자연휴양림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고산자연휴양림은 계곡 물을 막은 물놀이장이 7곳이고 120m 길이의 물썰매장도 있어 휴양림에서의 하루를 시원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다양한 평형대의 숙박시설, 자동차를 댄 곳 바로 옆 공간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근처에 대둔산 국립공원, 산림문화전시관, 천년고찰인 송광사 등도 돌아보자.(063)263-8680,tour.wanju.go.kr # 오감이 즐거운 제주절물자연휴양림 무더위와 빗줄기가 공존하는 7월에는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제주의 휴양림을 찾아가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맛보자. 제주시내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은 산책로, 놀이시설, 약수터, 등산로 등 여러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다. 휴양림 곳곳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 놀이시설 및 눈길이 머무는 곳에 발길도 잠시 멈출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많이 있어 눈, 코, 귀 등 오감이 즐거운 곳이다.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빽빽하게 자리한 삼나무숲에 들어서면 기분까지 맑아지는 은은한 숲향기에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 하얗고 까만 자갈이 깔린 ‘건강산책길’을 맨발로 걸어보자. 마음뿐 아니라 몸도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만한 산책로를 걸어올라 끝에는 연꽃 가득한 연못이 있다. 개구리가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연못가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새소리를 듣노라면 ‘이게 바로 사는 맛이 아닌가. 인생의 쉼표를 한동안 또 잊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연못가를 지나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접어들어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약수터로 가는 길과 절물오름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이곳 약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특효라 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물병을 준비해 약수를 담아 오름에 올라도 좋고, 오름에 다녀온 후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도 좋다. 절물오름의 정상에 오르면 성산일출봉, 한라산, 제주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입가에 손을 대고 ‘야호’하고 외치면 가슴 속에 담겨 있던 스트레스가 모두 달아난다.(064)721-7421,jeolmul.jejusi.g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13)연지동 개구리 소리

    [심상덕의 서울야화] (13)연지동 개구리 소리

    고향에 가면 요즘 모내기가 끝난 무논에서 ‘개굴 개굴 개굴 개굴∼.’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서울 생활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이 개구리 소리를 들어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우리 어린 시절엔 서울에 살면서도 여기저기 개구리가 많아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듣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개구리를 잡으러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그 ‘강아지풀’의 수염 난 끝부분으로 개구리 낚시를 한 적도 있었거든요. 개구리 여러 마리가 모여 있는 도랑이나 논둑에서 이 강아지풀 하나 쑥 뽑아가지고 끝부분만 조금 남겨놓은 수염이 난 이삭 줄기로 요렇게 요렇게 살살 흔들어 주면 개구리가 그걸 자기가 잡아 먹을 곤충인 줄 알고 덥석 입안에 삼키는 순간 바로 그 강아지풀 줄기를 재빨리 탁 낚아채면 강아지풀 줄기에 대롱대롱 개구리 한 마리가 잡혀 올라왔던 거죠. 바로 이 순간 손끝에 약한 전기가 흐르듯이 짜르르르 느껴지던 그 손맛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이었던 겁니다. 그 흔하던 개구리들이었지만 지금은 이 개구리도 예전 같지가 않거든요.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불과 이삼십년 전만 해도 우리 서울 근교에서 자주 들을 수가 있었던 이 개구리 노래. 그리고 이 개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2000여종이나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참개구리’‘금개구리’‘북방산개구리’‘산개구리’‘옴개구리’‘청개구리’‘기생개구리’ 등등 많은 종류의 개구리가 살고 있고 말이죠. 그 중에서도 참개구리는 우리 어린 시절, 그 뒷다리로 몸보신을 한 적도 있었고 말이죠. 그런가 하면 어른들 말씀으로는 살림살이가 가난했던 그 예전에도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일부러 기생개구리를 집에서 길렀다는 겁니다. 세상살이 아무리 힘들고 부평초 같은 인생이라고는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 비해 마음의 여유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얼마 전에 남산에다 개구리와 다람쥐 방사행사를 가졌습니다. 남산의 자연 환경을 되살리고 서울을 보다 친환경 도시로 다듬기 위해 ‘산개구리‘와 ‘무당개구리’‘두꺼비’‘도롱뇽’‘청개구리’등을 방사한 겁니다. 그런데 그 예전에 우리 서울에서 개구리 울음소리로 가장 유명한 곳, 거기가 어디였는지 아십니까. 서울토박이 말로 ‘연못골’이라고 불리던 ‘종로구 연지동’이었습니다. 이 연지동의 연못은 지금 기독교회관 건너편 쪽에 있었는데, 특히 여름 한철엔 연꽃이 무성해서 연지(蓮池)라고 했고 바로 여기서부터 ‘연지동’이란 이름도 생겨나게 된겁니다. 1920년대에 나온 ‘경성백승’이란 책에 보면 서울의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의 손꼽히는 풍물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요. 여기보면 ‘연지동’의 명물로 ‘개구리 소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연못골의 명물이 무엇이냐. 개구리 소리라는 명물입니다. 요새 같은 여름철 비가 그친 저녁이나 달 밝은 밤에 한번만 연못골 오셔서 요란한 개구리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그래요. 서울에서 개구리 소리로 가장 유명한 동네, 거기가 바로 그 예전에 연못골로 불리던 ‘종로구 연지동’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개구리 얘기가 나왔으니 개구리와 연관된 속담 하나 소개할까요. ‘개구리가 움츠리는것은 멀리 뛰자는 뜻이다.’ 삶이 힘들고 어깨가 움츠러들 때마다 이 속담 한 마디를 기억해 두면 좋겠지요. 지금은 움츠려 있지만 멀리 뛰기 위한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고 넉넉하게 생각하십시오.
  • 추억과 향수를…팜스테이

    추억과 향수를…팜스테이

    “어른들에게는 고향의 정취와 추억을 , 아이들에게는 자연속에서 배우는 농어촌 체험을.”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다양한 농어촌 체험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팜스테이(farm stay)가 도시인들을 유혹하고 있다.4∼5인 가족 기준으로 5만원 안팎의 비용만 지불하면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훈훈한 시골의 인정도 맛볼 수 있다. 또 해수욕과 물놀이 등을 겸할 수 있어 여름철 휴가지로도 손색이 없다. 현재 농협에서 지정한 팜스테이 마을은 모두 208곳. 기존의 단순한 농가 민박과는 달리 영농과 농촌문화체험, 그리고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맑고 깨끗한 자연, 그리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함께하는 곳. 인천의 장봉도와 경남 의령의 산천렵 마을을 소개한다. 글 장봉도 사진 의령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인천 장봉도로 오세요 “갈매기야 배불리 먹어.”이예림(9)양은 배위에서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주며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사람들은 이처럼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갈매기를 ‘거지 갈매기’라 부르지만, 예림이에겐 책에서나 보았던 신기하고 예쁜 갈매기다. 개화초등학교(서울 방화동)2학년인 예림이에게 오늘은 학교수업이 없는 토요일.‘놀토’다.1학년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같은 학교 6명의 친구가족들과 인천시 장봉도로 팜스테이를 하러 가는 중이다. 갯벌에서는 조개와 게를 잡고, 밭에서는 완두콩도 따고 고구마도 심을 계획이다. 아침 9시10분. 기적을 울리며 배가 영종도 삼목선착장을 빠져나가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뱃전을 뛰어 다닌다.“와∼. 갈매기가 우리를 따라온다.”며 낄낄대는 아이들. 저리도 즐거울까. 예림이뿐 아니라 친구들 부모 모두가 직장인. 평소 얼굴보기도 쉽지 않은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는 주말을 보낼 생각에 모두들 들떠 있는 듯하다. 영종도를 떠난 배는 36㎞를 항해한 다음, 정확히 45분 만에 일행들을 장봉도 선착장에 내려놓았다. 장봉도는 인접한 신도와 시도 등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섬. 국사봉 등 섬안에 봉우리가 많아 장봉이라 불린다. 선착장에 올라서자 인어상이 외지인들을 반겼다. 인어의 전설을 안고 있는 장봉도의 상징물이다. 옛날 한 어부가 날가지 어장에서 반인반수의 인어를 낚아 올렸단다. 애처로이 눈물을 흘리던 인어를 보다못한 어부가 다시 놓아주었는데, 그 뒤로 이 마을 어부들이 3년간 풍어를 이뤘다는 얘기. 마중나온 성진농원(nongwon.org) 홍순일(65)대표의 1t트럭 화물칸에 옮겨 탄 예림이 일행이 해안길을 따라 달리기를 5분여. 썰물로 바닥을 드러낸 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한 성진농원에 도착했다. 짐을 풀기가 무섭게 홍 대표가 핸드 마이크로 일행들을 소집했다.110종에 달하는 농장주변의 식물들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어른들이야 강정효과가 있다는 오디 등에나 관심이 있는 듯했지만, 아이들은 모든 식물들을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흔한 호박이지만, 한가지에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있어 개미나 바람의 힘을 빌려 수정을 한다(자화수분)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고 있었을까. 꽃이 수정될 때 비를 맞지 않게 하기 위해 잎이 우산처럼 꽃을 가리고 있는 천남성을 설명할 때는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다음은 고구마 심기 체험을 할 차례. 먼저 비닐하우스에서 밭에 심을 고구마 줄기를 따야 한다. 무더운 실내공기를 염두에 둔 홍 대표가 “남자만 들어오라.”고 하자 강재우군을 비롯한 사내아이들 모두가 일제히 “우리도 남자예요.”라며 항변했다. 결국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고구마 줄기를 따기로 ‘합의’를 봤다. 이글거리는 한낮의 열기. 타오르는 듯한 흙길. 고구마 가지와 물통 등이 실린 손수레를 끄는 아이들 이마위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오늘 고구마를 심어야 할 밭은 가족당 4평정도. 길게 늘어선 밭을 마주한 예림이 아빠 이충렬(38)씨 등 어른들은 “여기를 모두 심어야 돼요?”라며 탄식부터 내뱉았다. 차마 아이들 앞에서 못하겠다고 할 수는 없는 일. 모두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고구마를 심기 시작했다. “무럭무럭 자라거라.”최수연양은 보송보송한 솜털위로 흐르는 두세줄기 땀방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고구마를 심고 있었다. 여린 손으로 흙더미를 토닥거리던 수연이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흙속에서 생명이 자라는 게 신기해요.”라며 “지금은 심는 것이 힘들어도 가을에는 맛있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잖아요.”라고 또박또박 대답했다. 여간 똑똑하고 당찬 모습이 아니다. 상큼한 풀향기를 머금은 채 산자락을 내려온 실바람이 ‘일일 농부’들의 머리를 식혀준다. 고구마를 모두 심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홍 대표가 미리 잘라 놓은 콩줄기를 농장으로 가지고 오면서 밭일은 끝. 이젠 갯벌체험을 할 차례다. 밀물이 몰려오면서 펄에 숨죽이고 있던 어선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섬마을 버스를 따라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옹암해수욕장.2㎞에 달하는 백사장이 때마침 몰아친 해무(海霧)에 가려져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후리그물질’을 하러 바다로 나간 사이, 아이들은 해변에서 게와 조개 등을 잡기 시작했다. 갯벌속에 구멍을 내고 동정을 살피던 게들이 인기척을 느끼자 잽싸게 숨는다.“꽃게다. 내가 꽃게를 잡았어요.”강재우군이 잡은 것은 손톱만한 크기의 ‘바장게’라고 불리는 녀석. 큰놈이건 작은 놈이건 아이들 눈에는 모두가 꽃게로 보이나 보다. 숙소로 돌아와 잡은 바장게를 식용유에 튀기는 동안, 퇴근한 아빠 몇명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늘의 하이라이트, 푸른 풀밭위에서 펼쳐지는 숯불 바비큐 파티다. 쏟아지는 별빛을 두눈에 담고, 잘익은 돼지고기를 한가득 입에 담은 아이들. 일상의 시름을 잊고 모처럼 밝게 웃는 어른들. 아마도 오늘밤 달디 달게 잠을 잘게다. 이튿날. 해수욕 등의 일정을 마치고 배에 오른 예림이 엄마 김혜연(37)씨는 “하루가 짧을 만큼 놀거리도 많고, 아이들이 어촌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가을에 고구마를 캐러 다시갈 것.”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김씨는 또,“아이들이 갯벌체험을 하며 조개껍질에 발을 베기도 하고, 간혹 물갈이때문에 배탈이 나기도 한다.”며 반드시 상비약을 준비해 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옆에 있던 예림이는 “고구마 심고, 숯불 바비큐 파티한 것이 가장 즐거웠어요. 월요일 학교에 가서 장봉도 다녀온 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 여행정보 찾아가는 길 승용차:인천공항고속도로→요금소→2㎞ 직진→삼목선착장 표지판 우회전→해안도로 4㎞정도 직진→삼목사거리 우회전→500m직진하면 삼목선착장. 또는, 인천 월미도에서 영종도행 배를 타고 삼목선착장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 차량을 삼목선착장에 주차하고 여행할 수도 있다. 주차료는 무료. 장봉도까지는 삼목선착장에서 매시 10분에 한시간 간격으로 배가 출항한다. 첫배는 아침 7시, 마지막 배는 오후 6시10분. 금·토·일요일은 오후 7시10분. 장봉도에서는 매시 정각에 출항. 요금은 성인 4600원, 청소년 3200원. 차량도선료는 소형차 3만원,12인 이하 승합차 4만원,15인 이하는 5만 2000원. 차량 운전자 1인은 무료. 모두 왕복요금이다. 문의 세종해운 (032)884-4155. 대중교통:인천, 동인천 등에서 112번 좌석버스가 삼목선착장까지 운행한다. 운행간격은 15∼20분. 문의 강인여객 (032)577-6265. ■ 경남 의령 산천렵마을 장봉도에 어촌마을이 있다면 경남 의령의 심심산골에는 산천렵마을(yedong.go2vil.org)이 있다. 산천렵마을은 안성기 등이 주연한 영화 ‘아름다운 시절(1998년작)’의 촬영지인 찰비산(한우산) 기슭 아래 소담하게 자리잡은 산골마을. 농촌 특유의 서정미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정식명칭은 예동.‘어질고 예의 바른 사람들이 사는 동네’란 뜻이다. 문화 류씨의 집성촌이기도 하다. 노오란 금계국(金鷄菊)이 다투어 피어난 시골길. 다가올 장마에 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논을 돌보는 농부들. 장시간 운전에 찌든 외지인의 가슴을 차분하고 훈훈하게 만드는 정겨운 풍경과 함께하며 산천렵마을로 향했다. 마을입구에 들어서자 풀섶에 뒤덮인 실개천과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찰비산, 동굴법당인 일붕사 등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찰비산은 한여름에도 몸이 꽁꽁 얼 만큼 찬비가 내린다는 산. 일붕사는 기네스북에 이름이 오른 아름다운 동굴법당을 가진 사찰이다. 모두가 이 마을의 자랑거리. 산천렵마을이란 이름에 걸맞은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잡기다. 마을 위쪽 웅덩이에 마련된 체험장에는 김모아(15)양과 친구들이 족대를 이용해 미꾸라지를 잡고 있었다. 족대 앞에서 열심히 물장구를 쳐보지만, 미꾸라지가 달리 미꾸라지던가. 번번이 빈 그물만 들어올리기 일쑤다. 물에 젖은 몸을 말리는 동안 유청관(63)씨 집 마당에서는 감자가 장작불에 익어가고 있었다. 얼굴에 숯검정이 묻은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들 정신없이 먹는다. 세상 어떤 음식이 이보다 더 맛있을까. 초가집 마당에서 즐기는 짚공축구나 비사치기, 전통사냥 도구인 덮치기를 이용해 참새를 잡는 덮치기 참새사냥, 대나무 낚시하기, 밀과 콩 구워먹기 등이 산천렵 마을의 대표적인 놀거리. 이밖에도 손두부 만들기나 의령 특산품인 망개떡 만들기도 만만찮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 여행정보 대산농촌문화재단(dsa.or.kr)에서는 전국의 농어촌 체험마을을 방문하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1만 2000원과 8000원씩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차량을 지원하기도 한다. 가족단위 체험객은 제외. 문의 (02)922-1600. 가는 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JC→남해고속도로 마산방향→군북IC→의령읍→정곡→궁류. 식사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숙박 3인 1실에 2만원이 기준. 인원 초과시 1인당 7000원 추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가 있는 4인가족은 1박에 2만원. 체험 미꾸라지잡이, 망개떡 만들기 등 5000∼1만원. 문의 (055)572-8185. ■ 가볼만한 팜스테이 8선 이번 여름 휴가에는 복잡한 휴양지를 벗어나 호젓하게 가족끼리 지내고 싶다면 팜스테이를 권한다. 낮에는 도시에서 느껴볼 수 없는 농사체험을 하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팜스테이’는 도시인의 꿈이자 낭만이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200여개의 마을에서 팜스테이를 운영중이며(02)2080-5588,www.farmstay.co.kr에 지역별, 체험별로 자세하게 정리가 돼 있다. 그 중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낼 만한 곳을 추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놀다보면 하루해가 짧게 느껴지는 경기 여주 상호리마을은 팜스테이 마을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산자락에 파묻혀 옹기종기 지붕이 보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상호리에 가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좋다. 두부, 인절미, 손수건 천연염색, 천연향비누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뿐 아니라 금싸라기 참외, 찰토마토, 호박따기 등 다양한 농사체험에 시간 가는줄 모른다. 숙박비는 2만원 수준이며 김범유 사무장(010-9763-0160) www.suksoo.com. 복숭아꽃 향기 사이로 바다가 느껴지는 강원도 강릉 복사꽃마을. 수수하고 아름다운 복사꽃이 지고 아기 볼처럼 생긴 복숭아가 열릴 때가 되면 온 마을에 생기가 돈다. 주문진 복사꽃 마을은 이래저래 볼거리가 많다. 어디를 가나 복숭아 살구나무가 지천이고 여름이면 나무에 달린 과일을 직접 딸 수도 있다. 또한 마을 회관 앞에 800살 먹은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자두, 복숭아, 옥수, 감자 등 체험이 가능하고 인근 계곡에서 다슬기도 잡을 수 있다. 숙박비는 1인당 1만원 선. (033)662-5688,dohwa.invil.org 전통의 향기와 농촌의 정겨움이 가득한 강원 횡성 덕고마을은 유명한 관광지도, 특별한 농산물도 없지만 가족끼리 오붓한 주말이나 휴가를 보내기에 그만이다. 맑은 물, 신선한 공기는 물론 횡성 더덕, 표고버섯 등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세덕사, 용화사 등 고즈넉한 사찰 등도 근처에 있다. 산림욕, 감자 옥수수 따기, 모닥물 놀이와 전통 체험교실도 운영 중이다.(033)543-4097,www.jungam3ri.com 첩첩 산중의 재미가 가득한 충북 단양 한드미마을은 소백산 자락에 위치한 산골마을로 맑고 깨끗한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드미마을의 새밭계곡에는 청정지역에서만 살고 있는 산천어가 서식할 정도로 깨끗함을 자랑하며 밤하늘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다. 개구리 소리 듣기, 반딧불이 체험, 야생화 관찰, 동굴탐사 등 자연과 함께 하는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043)422-8416,www.handemy.org 울긋불긋 꽃동네 충남 서천 합전마을은 홍화, 수선화, 비비추, 섬초롱 등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동산. 또한 바로 눈을 들면 탁 트인 서해안의 갯벌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갯벌에서 조개를 잡기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합전마을 앞 바다에서는 조개와 손바닥만한 게들을 한아름 잡을 수 있다. 인근에 마량포구를 비롯해 신성리 갈대밭, 금강철새 도래지 등도 있다.(041)952-6404,www.ariland.net 달빛이 아름다운 전북 남원 달오름마을에서 보는 달의 모습은 천하절경.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은은한 달빛도 좋지만 정겨운 전통문화체험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고추장 된장 등 전라도 전통 장류를 직접 담아 볼 수 있으며 기체조, 명상, 다도 등 색다른 체험도 가능하다. 동네 어르신들이 흥겨운 우리 가락도 한 수 가르쳐준다. 또한 인근 지리산에 1년 내내 펼쳐지는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것도 장점. (063)636-2233,dalorum.go21vil.org 이국적인 야자수가 아름다운 섬마을 전남 신안 복룡마을은 목포항으로부터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가란도의 맨 윗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섬마을이다. 가란도는 예로부터 배나무가 유명해 신안배로 명성을 떨쳤던 만큼 어디서고 배나무 과수원을 볼 수 있다. 요즘은 무화과도 경작하기 시작해 어촌답지 않은 농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팜스테이를 하면서 야자수를 심어 이국의 풍취를 자아내는 경치가 멋들어진다. 여기에 수영장은 물론 배구, 족구 등을 즐길 수 있는 잔디광장까지 마련해 놓고 있어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먹을거리로 마을 앞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자연산 바다 생선회, 황토를 먹인 촌닭백숙이 별미이며 압해해수욕장, 송공산성, 선돌 및 고인돌 등도 볼거리.(061)271-7476 조용한 산사 같은 마을, 경북 문경 궁터마을은 후백제 견훤왕의 아버지 아자개의 고향이며 견훤왕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차가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야 나오는 산골마을로 5개 농가가 ‘건강’을 주제로 하는 체험 팜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전통 민간요법, 대체의학 기본 지식과 식이요법 등을 전해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탈진 밭에서 일 하는 밭일 체험, 산나물 채취, 계곡에서 다슬기·물고기 잡기, 별자리 체험 등 재미가 가득하다. 또한 인근에는 문경새재 등도 있다.(054)571-6608,www.gungteo.co.kr
  • [사설] 월드컵, 차분히 4년 후를 준비하자

    정말 잘 싸웠다, 태극전사들이여. 2006년 6월 온 국민을 하나로 묶고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들끓게 한 태극전사들이 어제 독일에서 귀국했다. 지난 주말 열린 G조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에 석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태극전사의 신화는 4년 후 화려하게 되살아나리라는 것을. 스위스와의 경기는 정말 아쉬운 한판이었다. 후반 스위스가 얻은 추가골은 국제 축구계에 심각한 오심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전반에 스위스 선수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저지른 핸들링 반칙은 두 차례 묵살됐다.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가 경기 후 말했듯이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위스와의 경기 결과보다는, 마지막 한순간까지 굵은 땀방울과 거친 호흡을 뿌리며 그라운드를 누빈 우리 선수들의 투혼에 더욱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지난 10여일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다. 이제는 아쉬움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차분하게 준비할 때가 되었다. 주심 판정에 대한 분노,16강 좌절의 억울함을 되씹는 일은 우리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짓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한국 축구가 세계무대에서 영원히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울 길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이번 월드컵 결과를 두고 대표팀에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을 만큼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기술적 성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들이 나왔다. 국민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 축구 사랑이 월드컵에만 국한되고 프로축구인 K리그를 비롯한 각급 대회가 외면받는 현실에서 한국 축구가 현 수준을 뛰어넘는 도약을 이루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민의 지속적인 축구 사랑이 ‘월드컵 4강’ 신화를 부활케 하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중) 파주 산남·곡릉천 습지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중) 파주 산남·곡릉천 습지

    자유로를 따라가다 경기도 파주시 출판문화단지 진입로를 통해 군 부대 철책선 통문을 넘어 산남습지의 남단 장월평천 하구에 도착했다. 습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맨땅엔 삵(살쾡이)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발자국 크기로 보아 어린 놈이다. 삵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산과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시골 양계장을 습격하곤 했었다. 인간이 놓은 독극물을 먹고 죽은 동물들의 사체를 먹는 습성 때문에 2차 중독을 일으켜 지금은 ‘마지막 남은 고양잇과 동물’의 희귀 존재가 됐다. 키를 넘는 갈대숲을 헤치고 장월평천 왼쪽 둑 위를 걸어 한강을 향해 나아갔다. 하천변은 버드나무가 이곳저곳 군락을 이룬 장항습지와 달리 광활한 갈대숲이 장관이다. 갈대와 풀숲 사이에선 인적을 발견한 개개비와 검은딱새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웠다. 왼쪽엔 경지정리가 잘된 논들이 강안을 향해 펼쳐져 있다. 신영규 연구관은 “오랜 세월 농경지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간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멸종위기종 붉은발말똥게 발견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 소장은 지난 2003년 이곳 논과 제방 일대에서 붉은발말똥게를 발견했다. 이 말똥게는 멸종위기종으로 2005년 2월 공식적으로 한강하구습지 서식 동·식물 목록에 추가됐다. 한 소장과 함께 붉은발말똥게가 발견된 곳 주변을 살펴봤지만 게를 발견할 수 없었다. 환경부의 지난 2004년 하구역정밀생태조사 때도 붉은발말똥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붉은발말똥게는 그만큼 희귀하고, 오랜 세월 인간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은 산남습지의 생물 다양성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좋은 예이다. 이곳엔 저어새도 자주 날아오지만 이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가마우지가 물속을 살피며 잠수할 채비를 갖추고 물위를 날고 있었다. 장월평천 하구 인근의 논들은 올해부터 ‘생물다양성계약’에 따라 수확후 볏짚과 나락을 그대로 남겨 철새들과 텃새의 먹이로 제공하게 됐다. 하천 둔치와 제방엔 작은 톱니바퀴형 녹색 단풍잎 모양의 벌사상자가 흔했다. 한동욱 소장은 “산지에서도 흔하지 않은 벌사상자가 하구역을 따라 대규모 군락을 이루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장월평천 물웅덩이엔 꽃창포가 군데군데 자라고 있었다. ●도시형 배후습지 장월평천을 나와 자유로 우측 파주 출판문화단지 습지를 찾았다. 갈대숲과 줄·마름이 연못들과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이곳은 한강하구습지 전체의 유일한 배후습지다. 자유로 개설로 가로막히기 이전엔 산남습지와 이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한강으로 물을 보내는 갑문이 이곳과 산남습지·한강간을 이어주는 유일한 물길 통로가 됐다. 자칫 출판문화단지를 조성하면서 흙으로 메워질 뻔했다. “한강하구 습지보호구역에선 제외됐지만 개발지역 인근의 도심형 습지로 조성해 현상을 보존한 채 생태관광지로 조성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한동욱 소장의 견해다. 습지에선 물닭과 논병아리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희귀조와 참게가 살아야 오두산 통일전망대 인근 곡릉천하구는 개리·재두루미뿐 아니라 다양한 희귀조류들의 천국이다. 멸종위기종 1급인 저어새와 흰꼬리수리·매가 발견되고,2급인 물수리·솔개·말똥가리·독수리·재두루미와 특정종인 황조롱이·뻐꾸기 등도 둥지를 트는 곳이다. 신영규 연구관은 새들의 서식을 위협하는 이곳의 식생변화의 주된 원인은 임진강하류 하구의 지속적 준설과 이에 따른 퇴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양 장항습지에서 산남습지를 거쳐 이곳 곡릉천 하구역에선 참게가 폭넓게 서식하고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조사팀(노현수·송성준·김원)은 2004년 강물속과 간조 때 드러나는 강바닥을 현장조사해 다 자란 성체 참게와 어린 참게들이 크고 작은 자갈과 돌 아래에 대량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대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참게 방류사업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이 지역이 어린 참게의 주요 서식지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다. 참게가 상업적으로 인간에게 미치는 유용한 영향을 고려할 때 다년간에 걸친 생태모니터링을 실시, 참게의 생활사 전체를 자연에서 확인하고 보존하는 사업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자연생태 유지해야 다시 자유로를 따라 파주시 교하면 송촌리 곡릉천에 이르렀다. 곡릉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굽이굽이 이어진 곡릉천은 갈대숲이 어느 곳보다 장관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가 갈대숲 속에 둥지를 짓고 쌍쌍이 먹이를 찾아 하천 물주변과 갈대숲을 부지런히 오가며 적이 지저귄다. 이곳엔 곡릉천하구 강변습지에 서식지를 차린 개리·재두루미·물수리·독수리·말똥가리 등도 가끔 날아든다. 시골에서 한때 닭의 사료로도 이용될 만큼 흔했지만 지금은 개체수가 크게 준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의 서식도 확인된 곳이다. 신영규 연구관은 “곡릉천에서는 직강화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한강하류의 넓은 충적층을 바탕으로 자유곡류하는 하천의 모습이 자연상태대로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강 방향으로 좌측 천변의 호안은 인공블록이 있고 제방은 소형 차량들이 오갈 정도의 비포장도로가 닦여 있었다. ●개발압력 노출… 보존대책 시급 2년전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자유로 건너 곡릉천 하구습지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건설되자 환경단체에서 파주시장을 고발하고 처리장 공사가 한때 중단되는 홍역을 치렀다. 한동욱 소장은 “결국 종말처리장 공사가 재개됐고, 환경단체와 철새들은 환경측면에서 얻은 것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하수종말처리장에서부터 상류에 이르는 곡릉천 대부분 구간이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에 꼭 포함됐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당초 이곳도 보호지역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주민들과 파주시의 강력한 반대로 포기했다. 통일동산 등 주변이 택지로 개발되고 인구가 늘면서 곡릉천 하구의 친환경 개발을 원하는 주민·자치단체의 입장과 하천생태를 보전하려는 입장이 상충돼 합의점을 어떻게 찾을지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파주 산남습지와 곡릉천 하구습지엔 두더지·너구리·대륙족제비·삵·고양이·고라니 등의 포유동물도 발견된다. 한국자연환경연구소 생태조사팀은 파주 수변지역이 출판단지 등의 조성으로 습지가 많이 훼손된 상태로 배후습지와 농경지에 대한 개발압력에 노출돼 있음을 지적한다. 포유류의 서식환경을 보존하는 강력한 보존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산남·곡릉천 습지는 산남습지는 장항습지와 달리 염도가 높아서 버드나무가 살기 힘든 기수중부에 속한다. 경작면적이 장항습지에 비해 적어 인위적 교란이나 훼손이 없이 자연경관과 식생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은 재두루미·큰기러기·잿빛개구리매 등 다양한 물새의 주요 서식지로 이용된다. 발자국이 발견된 삵과 너구리 등의 서식이 확인됐고, 수역에서는 두우쟁이도 나타난다. 모래무지와 비슷하게 생긴 잉엇과의 민물고기인 두우쟁이는 지난해 5월까지는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돼 있었다. 장월평천이 한강으로 연결되는 부분은 강폭이 한강에서 제일 좁아 유속이 빠르고, 강변에 형성된 검은색의 고운 펄들은 밀물과 썰물이 오갈 때마다 시시때때로 그 형태와 모습을 바꾼다. 강 건너가 김포 전류리 포구다. 퇴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파주지역의 갯벌 퇴적층이 두 시 사이의 경계인 옛날 강 중간부분을 넘어섰다. 그래서 김포 전류리 선단이 황복·잉어·숭어 등을 잡지만 파주 선단은 없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정상에 올라 고양쪽 자유로 방향으로 내려다 보면 멀리 발아래 보이는 타원형의 거대한 녹색습지가 곡릉천 하구습지다. 이곳에선 3년전부터 개리의 먹이인 새섬매자기 군락이 급속도로 줄면서 갈대가 점점 우점종이 돼 지금은 60% 이상을 점하고 있다. 동북아시아∼호주간 물새이동 경로상의 주요 서식처이자 월동지인 한강하구역 가운데 대표적인 서식지다. 식생의 급격한 변화로 이곳을 찾는 철새의 개체수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상) 고양 장항습지

    [서울신문 탐사보도 한강습지] (상) 고양 장항습지

    서울을 품에 안은듯 광활한 버드나무와 갈대숲, 갯벌…. 그 안에 철새와 멸종위기 동식물의 피난처를 넉넉하게 제공하는 한강하구 습지. 지난 4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5월부터 관리보전을 위한 조사가 본격 진행중이다. 생태계 보전을 통해 지역개발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이뤄내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국제적 시험장이 되고 있다. 한강 하구인 경기도 고양시 장항과 파주시 산남·곡릉천 하구습지의 생동하는 현장을 탐사, 그 살아 있는 생태계를 처음으로 살펴 보았다. 탐사에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신영규(지형·지질), 김창회 연구관(조류)과 PGA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소장(식물생태)이 동행했다. <편집자 주>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변 군 철책 통문을 들어서 김포대교∼일산대교 사이 강변에 첫발을 디뎠다. 군 수색로와 반듯하게 경지정리가 된 논, 연초록 버드나무 숲, 햇빛에 반짝이는 한강 물을 향해 갯벌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먼저 눈에 띈 것은 1만여평의 논과 주변에서 먹이를 찾는 백로, 덩치가 큰 왜가리, 황로 등의 새떼들이었다. 새무리 가운데엔 황로가 가장 많았다. 고라니 한마리도 한가로이 노닐었다. ●낙오한 재두루미의 운명은 새무리 가운데 세계적 희귀종이자 천연기념물(제203호)인 재두루미 한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서있다.4월말엔 이미 떠났어야 할 존재였다. 이 재두루미는 수컷. 습지생태연구소 한동욱소장은 5월4일 이곳을 모니터링하던 중 이 재두루미가 암놈과 새끼 한마리를 거느린 가장이나 무리에서 낙오된 사실을 발견했다. 일주일후 11일엔 암놈과 새끼마저 사라지고 수컷 혼자만 남았단다. 한 소장은 재두루미 발 한쪽이 부어 있는 점으로 미뤄 한강변에 방치됐거나 떠내려온 폐기물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암놈과 새끼는, 날 수는 있지만 장거리 비행이 불가능한 가장 옆에서 며칠을 기다리다가 결국 시베리아로 떠난 것이다. 홀로 된 재두루미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환경과학원 김창회 박사는 “재두루미가 국내에서 여름을 나는 것을 보지도 못했고, 문헌상에도 기록이 없다.”며 걱정했다. 재두루미와 철새가 모여 있는 논을 지나 버드나무 숲으로 향하는 100여평 크기의 물 웅덩이 진흙비탈은 말똥게의 천국이다. 수십마리의 말똥게가 짝짓기를 위해 곡예하듯 분주하게 움직인다. 몸체와 발, 집게발이 각각 5㎝에 이를 만큼 당당한 말똥게. 슬쩍 건드리면 억센 집게발 한쌍을 곧추 세워 방어와 동시에 공격태세를 취한다. 말똥게 웅덩이에서 100m정도 떨어진 버드나무 군락 아래에서 까투리 한마리가 푸드득 날아 올랐다. 주변에는 말똥게 집입구인 구멍이 산재한다. 한동욱 소장은 이곳의 버드나무가 성장속도가 빠른 게 말똥게와의 공생관계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버드나무 잎이 떨어진 땅에 말똥게가 살면서 유기물을 먹고 배설, 유기물이 풍부해진 토양의 양분을 다시 버드나무가 섭취하고 자라는 순환구조란 설명이다. 말똥게는 원래 갈대숲에서 자라 ‘깔당게’로도 불린다. ●말똥게와 버드나무의 공생 국내의 다른 하구습지는 모두 하구언(둑)이 생기면서 말똥게가 사라졌다. 그러나 기수역(바닷물이 들어오는 영역)의 특성이 남아 있는 이곳 한강 하구습지에서는 말똥게가 생존한다. 아주대 연구팀이 이곳의 토양과 말똥게, 버드나무의 공생관계를 연구하는 것도 생태계의 신비를 다루는 것이다. 버드나무 군락을 지나 강물 방향으로 진행하면 볏잎을 닮은 50㎝정도 크기의 연초록 줄이 갯벌과의 경계에 일렬로 자라고 있다. 줄이 늘어선 바닥은 입자가 0.03∼0.06㎜인 곱디고운 ‘실트’ 토양이다. 환경과학원 신영규 박사는 “수해예방을 명분으로 장기간 준설선들이 실트를 걷어내 미장용 건축자재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건축자재가 귀해지면서 준설의 목적이 재해예방보다 골재채취로 바뀌게 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쳤다. 손가락으로 비비면 진흙처럼 잘 부서지는 실트 펄엔 크기 1㎝에 불과한 펄콩게의 구멍들이 무수하게 나있다. 이곳은 원래 멸종위기종 개리가 뿌리근경(알뿌리)를 먹이로 삼는 세섬매자기 군락지였다. 지금은 세섬매자기 대신 ‘줄’이 대부분 장악했다. 줄은 내륙에선 오염된 하천 등의 수질정화 식물로 각광받고 있지만 철새들의 먹이론 거의 쓸모가 없다. 줄이 번성하면서 이 습지를 찾는 철새의 개체수가 줄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줄이 이처럼 번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하류쪽에 일산대교 공사가 진행되고부터. 상류 김포대교 옆에 신곡수중보가 생기면서 1차적으로 유속이 줄었고, 이 수중보 설치로 거대한 퇴적층이 하류에 생기면서 식물생태계가 급속도로 변한 것이다. 일산대교가 건설되고 공사로 인한 퇴적층이 장마 등에 쓸려나가도 다리·교각 아래 구조물 등이 유속을 방해해 원래의 생태계가 복원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환경단체에선 당초 일산대교 건설을 반대했고, 환경영향평가에서 재두루미 대체서식지용 인공습지를 조성토록 요구했다. PGA연구소 한 소장은 “현재까지 이행된 보완대책은 사실상 ‘먹이주기’뿐”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윤수영)는 지난달 20일 “일산대교 물막이 공사로 갯벌과 달리 미생물의 사체가 미세한 모래와 섞여 있는 죽은 흙덩이 퇴적층이 최대 1.5m 높이로 형성돼 생태계 파괴와 함께 하상구조 변화에 따른 제방붕괴 및 범람이 우려된다.”는 성명서를 냈을 정도다. 또한 “장마 전까지 물막이 축조물 해체와 퇴적물 준설로 원형을 회복시키고, 생태변화에 대한 객관적 자료제시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흉물로 방치된 준설선 실제로 천연기념물 재두루미와 저어새의 철새도래지인 김포 걸포동에서 고양시 송포동까지에는 썰물시 걸어서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퇴적층이 쌓였다. 물고기 개체와 뱃길도 1㎞정도 줄었다. 어로활동을 하는 고양 송포선단장 김원경(50)씨는 “일산대교와 관련해 보상금을 미리받아 내놓고 말하긴 어렵지만 어로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전 수중보가 생기고 유속이 줄면서 펄이 늘고 동자개(빠가사리)·재첩 등 다양한 어종이 많이 줄었다.”면서 “요즘 황복·잉어 등의 어획량도 눈에 뜨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강물 위엔 고양선단 소속을 알리는 붉은 색 깃발을 단 어선 2척이 떠있다. 강변엔 실뱀장어 잡이 어선이 말리려 널어놓은 대형 그물이 있다. 이 그물은 워낙 촘촘해 그물에 걸려드는 다른 어류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갑자기 개개비의 울음소리가 높아지면서 강가에 흰뺨검둥오리가 눈에 들어왔다. 김창회 연구관은 “원래 겨울철새이던 이 오리의 상당수는 이미 텃새화됐다.”고 생태 변화상을 설명했다. 키가 7∼8m를 넘는 버드나무 군락이 장관인 일산대교 인근 한강 철책 제방변은 원래 해오라기 번식지였다. 수년전 한국국제전시장 진입도로 공사가 100m 떨어진 곳에서 시작되고 도로변 가로등이 설치되면서 소음과 불빛으로 이제 해오라기는 찾아오지 않는다. 해오라기 번식지에 인접한 수풀사이엔 벌겋에 녹이 슨 준설선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장항습지의 관리계획이 세워지면 제일 먼저 장마철 떠내려온 폐기물과 함께 치워져야 할 꼴불견이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야생 동·식물 어울린 ‘생물다양성의 寶庫’ 장항습지의 가치는 무려 7300억원에 이른다. 연간 수산물 생산과 수질정화, 야생 동·식물 서식지는 물론 심미적 기능 등의 경제환경적 가치를 망라한 것이다. 한강하구 전체습지중 최상류에 위치한데다 일산 신도시와 인접해 개발 압력이 매우 높은 곳이다. 습지엔 군부대 허가를 받은 경작농민 145명이 162만㎡의 경작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어민 41명도 참게·뱀장어·숭어·잉어 등을 잡아 생활하고 있다. 장항습지엔 고라니와 함께 두더쥐·너구리·족제비·대륙족제비·삵 등의 포유류동물이 서식한다.2004년 환경부 하구역정밀생태조사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국자연환경연구소의 최병진 연구팀은 이곳이 고양시에 남아 있는 몇 안되는 우수생태계 지역으로써 지역단위의 보전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곳에는 환경부 지정 1등급 식물인 방웅덩굴·뚜껑덩굴·낙지다리·조새달·문모초 등이 자라고 있다. 반면, 자연파괴의 한 지표로 인식되는 단풍잎돼지풀등 20종에 이르는 외래식물이 발견된다. 장항습지에선 이밖에 양서·파충류로 청개구리와 참개구리·아무르산개구리 등과 멸종위기종 조류 가운데 매, 보호야생종 잿빛개구리매·흰목물떼새, 특정종인 붉은배새매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희귀종 ‘금개구리’ 일가를 이뤘네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사구 배후의 두웅습지에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의 개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관찰됐다.30일 푸른태안21추진협의회에 따르면 두웅습지에서 금개구리 20여마리가 서식 중인 것을 전날 발견했다. 이들 금개구리는 길이 5∼6㎝ 크기의 어른 개구리뿐 아니라 올해 태어난 2∼3㎝ 크기의 새끼들도 많았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8월 이 습지에서 발견한 금개구리는 3∼4마리에 불과했었다. 이 개구리는 맹꽁이와 함께 환경부에서 유일하게 법으로 보호하는 양서류로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다. 금개구리는 국내 유일의 신두리사구(모래언덕) 배후습지인 두웅습지에서 맹꽁이 등 멸종위기의 양서류와 함께 서식하고 있지만 마땅한 산란장소가 없어 해마다 개체수가 감소해 왔다. 두웅습지는 4000평 규모로 수심이 1∼3m에 이르는 자연습지이다. 푸른태안21 임효상 회장은 “금강환경청과 함께 지난달 산란기에 앞서 두웅습지 주변에 별도 인공 웅덩이와 물길 등 산란환경을 조성해준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도심하천 생명과 희망이

    도심하천 생명과 희망이

    안양천에서 할아버지 한 분을 만났습니다.60대 중반의 이 할아버지는 개천물을 양손에 담아 냄새를 맡아 보시더니 빙긋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어린 시절 이곳에서 친구들과 멱 감고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다는 할아버지는 “악취를 풍기고 구정물이 흐르던 이곳이 점차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이곳에 오면 그 옛날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합니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떠밀려 방치됐던 서울의 하천들이 속속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36곳에 이르는 서울의 하천들이 복원사업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생태 하천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청계천과 양재천, 안양천, 중랑천, 탄천, 불광천, 성내천, 홍제천 등은 이미 안락한 주민쉼터로 탈바꿈했습니다. 둔치에는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농구장, 피크닉장 등 멋진 운동시설들이 생겨나고, 개천에는 물이 맑아지면서 각종 동·식물들도 돌아오고 있습니다. 주말에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가까운 하천을 찾아 가족과 함께 건강을 챙기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kdaily.com ■ 202개 시설 ‘레포츠 만물상’ 일요일인 지난 21일 오후 3시 서남권 시민들의 휴식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안양천을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안양천은 ‘상전벽해’를 실감할 만큼 크게 달라졌다. 안양천 좌우 양측을 따라 깔끔하게 정돈된 자전거도로가 길게 나 있고, 둔치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 배드민턴장 등 스포츠시설과 함께 그늘막과 피크닉장 등 주민 쉼터가 마련돼 시민들을 반겼다. ●자연이 살아있는 도심 속 쉼터 목동교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안양천 탐방에 나섰다. 가슴이 시원하다. 아파트 촌을 벗어나 시원스레 흐르는 물길을 보자 답답함이 사라진다. 도심 속에 복원된 청계천과 비교해 이곳에는 무엇보다 자연미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한강으로 흘러가는 물길 사이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왜가리 한 마리가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고,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물가에 나와 한층 여유있는 모습으로 휴일을 즐겼다. 자연 그대로의 잡풀이 오히려 단정한 도심의 꽃길보다 정겹게 다가온다. 토끼풀(클로버) 잎 사이로 둥그렇고 하얀 꽃이 활짝 피어 둔치에 하얀 융단이 깔린 듯했다.‘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 클로버를 찾느라 분주한 아이의 모습도 정겹다. 꽃 반지를 만들기에 안성맞춤인 토끼풀 꽃 향기는 라일락 향기를 닮았다. 목동교와 양평교 사이에 있는 인라인스케이트장에는 인라이너들이 코스를 돌고, 코스 가운데에는 가족끼리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이어 자전거도로에는 멋스러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다리 밑에는 때아닌 무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담소를 나누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도 많았다. 개천 너머 뚝방길 역시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이어 목동교와 오목교 사이에 있는 궁도장과 양궁장이 눈길을 끈다. 인근 그늘막에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오목교를 지나자 넓은 축구장과 농구장, 피크닉 광장이 나타났다. 신정교와 오금교 사이에도 인라인 스케이트장, 축구장, 그늘막, 족구장 등의 풍경이 펼쳐졌다. 하이킹을 즐기던 김은성(41·회사원·금천구 시흥동)씨는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안양천 변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돌고 나면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린다.”고 즐거워했다. ●금천·구로·영등포·양천구 주민들 주로 이용 안양천은 삼성산과 백운산 등에서 흘러 나온 물이 안양시 석수동에서 만나 북쪽으로 흐르는 개천이다. 물길은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양천구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든다. 삼성산의 안양사에서 발원했다고 해서 ‘안양천’으로 불린다. 조선시대에는 대천·기탄이라 불렸다. 길이가 34.8㎞에 이르는 국가하천이다. 안양천 둔치에는 각 자치구에서 마련한 체육공원과 쉼터가 많아 휴일이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한다. 안양천에는 야구장과 축구장 15곳, 농구장 29곳, 인라인광장 30곳, 배드민턴장 50곳, 게이트볼장 22곳, 자연학습장·초지 5곳, 휴식공간 51곳 등 모두 202곳에 휴식공간 및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다. 서남권 최대의 휴식처인 셈이다. 특히 둔치에는 국제규격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설치돼 인라이너들의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안양천 좌우 양측에 58㎞가량의 자전거도로가 나 있어 주말이면 하이킹이나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크게 붐빈다. 안양천에는 540여종의 식물과 18종의 어류,94종의 텃새와 철새, 족제비와 두더쥐 등 12종의 포유류가 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꽃물결·자전거길·철새 ‘삼합’ 노란 물결이 중랑천을 뒤덮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며 늦봄을 만끽하고 있다. 장평교∼월릉교 사이 5.15㎞구간에는 노란 유채꽃이 절경을 이뤄 황금 물결을 이루고 있다. 중랑천은 한강, 안양천과 함께 서울의 3대 하천으로 꼽힌다. 길이 20㎞, 강폭은 최대 150m. 경기도 양주에서 시작해 의정부시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든다. 이곳은 자전거도로가 일품이다. 노원교에서 용비교까지 전 구간에서 동부간선도로와 나란히 이어진다. 적갈색 아스팔트에서 자동차와 경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탄천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이 없어 초보자가 타기도 편하다. 서울 한강의 지류 가운데 가장 긴 하천인 중랑천은 모두 8개구를 감싸고 흐른다. 도봉·노원·성북·동대문·중랑·광진·성동구 등이다. 덕분에 체육·휴게시설과 꽃길이 경쟁적으로 조성돼 볼거리가 많다. ●개나리꽃 제방길 중랑천의 시작점은 노원교 부근. 생활체육 공간이 마련돼 가족끼리 느긋하게 나들이하기 좋다. 윗몸일으키기, 허리돌리기, 오금펴기 등 간단한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나무 그늘 아래 놓인 정자에서 한가롭게 낮잠을 즐겨보자. 도봉산 아래 석양이 드리워진 중랑천을 바라보는 것도 일품이다. 왜가리, 오리, 갈매기 등 철새를 만날 수도 있다. 자전거도로 옆에 조, 수수, 메밀 등 곡식류와 코스모스, 영산홍, 봉숭아, 황아 등 화초가 심어져 자연학습장으로 이용된다.4월에는 노란 개나리꽃을 물리도록 감상할 수 있다. ●유채꽃 물결이 넘실넘실 장평교∼월릉교 구간에선 유채꽃이 장관을 이룬다. 강바람을 시원하게 가르며 꽃향기에 취한다. 자전거에서 잠시 내려 연인과 다정히 꽃길을 걸어보자. 가을에는 갈대와 코스모스가 유채꽃을 대신한다. 직장인 박승미(27)씨는 “꽃내음을 맡으며 자전거길을 달리니까 일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공원이 곳곳에 자리해 쉬어가기 편하다. 중랑교 부근엔 면목체육공원이, 이화교 부근엔 중화체육공원이 있다. 동대문구 쪽에도 공원 5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초봄에는 중랑교∼군자교 구간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여의도만큼이나 아름다운 벚꽃터널을 만든다. 낚시꾼이 자주 눈에 띈다. 악취를 풍기던 물이 3급수로 바뀌면서 이화·중랑·장안교 주변에서 붕어, 잉어, 밀어가 잡히고 있다. 살곶이다리 주변에선 청둥오리, 백로, 논병아리가 노닌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도모(35)씨는 “청계천과 이어지는 중랑천 초입에 가로등이 없어 밤에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자전거 대여료는 1시간당 2000원. ●중랑천 가는 길 유채꽃이 만발한 중랑천을 둘러보려면 면목동이나 중화동, 묵동으로 진입하면 편리하다. 주변 주차장이 대부분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면목5동 까르푸 맞은편(동이로) 중간집하장 통로로 차량통행이 가능하다. 장안교와 면목 2동 한신아파트 뒤편 면목체육공원, 중화동 이화철교 남단을 통해서도 들어갈 수 있다. 묵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옆 중화체육공원에 중랑천을 잇는 보도 육교가 놓여 있고, 월릉교 부근 제방 계단으로도 진입할 수 있다. 최근 동대문구 이문3동 이화교와 휘경1동 중랑교, 장안2동 장평교 부근에도 진입육교가 생겨 중랑천 이용이 한결 편리해졌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사리 벗삼아… ‘물놀이 천국’ 양재천에 가면 시골에 온 느낌을 받는다. 지난 21일 잉어떼가 출현해 화제를 모은 양재천을 찾았다. 양재천에 발을 처음 디딘 순간 첫 느낌은 도심 속의 전원이라는 것이었다. 이날 방문한 ‘영동 6교∼대치교’. 주위 5∼10분 거리에 미도와 은마, 대치 등 고층아파트가 있다. 낮 기온 28.3도. 올해 들어 최고 기온을 기록한 이날 양재천에 오는 동안 속옷에 땀이 배었다. 하지만 계단에 진입해 양재천에 내려온 순간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아들과 함께 찾은 양순선(37)씨는 “아∼시원하다.”를 연발했다. 아들 이민수(6)군은 “엄마 나 물에 빠뜨려줘.”라고 하자, 양씨가 민수를 안고 물가에 다가갔다. 민수군이 “싫어∼싫어∼”라고 외치며 활짝 웃었다. ●몇 분만 발담그면 전신이 시원 이날 오후 영동대교 다리 아래. 가족과 연인, 나홀로 산책나온 사람이 70여명이나 됐다. 한 남자는 여자친구의 무릎에 머리를 괴고 누워 있다. 징검다리 위엔 5∼6살 정도 된 아이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이들은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긴 사람이 징검다리를 하나씩 건너는 게임을 했다. 징검다리에서 신을 벗고 직접 물 속에 들어간다. 먼저 물 속에 들어간 김지희(15)양은 “여름이 다가오는 느낌이에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냇물이 종아리까지 차 오르는 순간 속옷에 젖었던 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모래를 밟고 서니 폭신폭신한 느낌이 전해져 ‘해수욕장에 온 건 아닐까.’하는 착각이 일어났다. 다시 징검다리에 올라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꼬마들을 보는 사이 5분도 안돼 물기가 말랐다. 선선한 바람 덕택이다. 함께 발을 말렸던 김형선(40)씨는 “쉬는 날 여기 오면 삶이 재충전되고, 누구보다 아들 수민이가 즐거워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잉어떼를 볼 수 있는 학여울로 가자.”면서 일어섰다. 학여울로 가는 길에 갈대와 억새 군락이 펼쳐졌다. 드문드문 물 속에 종이컵을 담아 송사리와 올챙이를 잡는 아이들이 보였다. 문득 유치원 여름방학 때 시골 외할머니댁 냇가에서 개구리 잡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은 아파트 촌이지만 폭이 20m쯤 되는 양재천변은 그야말로 시골이다. 가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 일정에 막혀 시골에 못 가는 회사원 친구가 있다. 다음엔 그 친구와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양재천과 탄천이 만나는, 잉어떼를 볼 수 있다는 학여울에 이르렀다. 다리 밑에 잉어 새끼들이 떼를 지어 나타났다. 꼬마들이 숨을 죽인 채 잉어떼를 내려다보았다. 잉어 등에는 옅은 황금빛이 감돌았다. 저 멀리엔 팔뚝만한 잉어떼가 돌아다녔고 오리 떼와 고니도 보였다. 학여울엔 잉어 외에도 두꺼비 산란장소인 저습지도 있다. 비가 내린 22일 저습지에서 두꺼비 수만 마리가 뛰쳐나와 주변 숲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수질 정화시설등 자연학습장 즐비 학여울 외에 양재천엔 여기저기 볼 거리가 많다.‘영동2교∼영동3교’엔 하천 수질을 정화하는 수질정화시설과 아이들 놀이천국인 물놀이장이,‘영동3교∼영동4교’엔 원두막이,‘영동4교∼영동5교’엔 계류시설과 벼농사학습장이,‘영동5교∼영동6교’엔 곤충과 어류가 사는 생태관찰원 등이 있어 그야말로 자연학습장이다. 해당 구청인 강남구청은 양재천에 이어 양재천과 이어지는 탄천도 지난해 10월 복원 작업을 시작, 올 8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자연하천인 탄천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악취 가셔내고 자연을 되살린다 서울시 하천들이 복원 및 공원화 사업을 통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악취가 풍기던 하천들이 지역주민들의 휴식처와 레포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탄천 옥황상제의 사자가 동방삭을 잡기 위해 숯을 물에다 씻었다는 전설이 숨어 있는 탄천이 오는 8월 복원돼 시민의 곁으로 돌아온다. 양재천 복원에 성공한 강남구가 106억원의 예산을 들여 수서동 광평교에서 한강 합류부에 이르는 5.4㎞를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시작하는 탄천의 총연장 35.2㎞ 중 하류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상류에 고도하수처리시설을 가동해 5등급인 수질등급도 2등급까지 만들 계획이다. 잡목이 무성했던 제방로에는 산책로 및 자전거 길을 만들고, 양 옆에는 ‘벚꽃 십리길’을 만들 예정이다. ●불광천 최근 마포구 월드컵 경기장 부근 불광천에 잉어떼가 나타나면서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불광천이 2002년 오수 방지시설 설치와 수초 조성 등 정비사업을 통해 자연하천으로 탈바꿈하면서 길이 40㎝가량의 잉어 10여마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광천에는 현재 8곳의 체력단련시설과 2곳의 전망 관찰대, 분수대 1곳이 설치돼 있다. 아울러 은평구는 현재 하루 1만t 정도의 지하수가 흐르는 불광천에 추가로 2만t의 유수량 확보를 위해 신흥상가교 상류에 라바댐 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원이 설치되면 사시사철 물이 흐르게 된다. 천변에는 추가로 프로그램분수와 저협수로, 저수호안 자연석 쌓기, 관람석계단, 수생식물식재 등을 만들어 구민의 휴식공간과 여가공간의 창출 등 친수하천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성내천 청량산에서 시작해 송파구 마천동과 오금동, 풍남동을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총 연장 8.82㎞의 성내천은 지난해 6월 준공됐다. 성내천은 축구장 2곳, 테니스장 2곳, 물놀이장 1곳, 휴게광장 2곳, 분수대 4곳, 화장실 2곳, 편의시설 2곳 등의 시설을 갖춘 종합 레저시설로 거듭났다. 하천에는 수생식물을 심고, 어도와 여울을 만들어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장 역할을 하게 했고, 하천 길을 따라 한강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우레탄 조깅로 조성과 항아리 풀장, 불빛 분수 등을 설치했다. 성내 4교 주변 ‘벽천분수대’와 지하수를 활용한 어린이용 ‘항아리 풀장’은 구민들의 인기시설로 자리잡았다. ●홍제천 내부순환로 설치로 건천화가 심화되고 있는 홍제천 복원공사가 지난 3월 시작됐다. 공사는 한강 합류부부터 홍지문까지 8.52㎞구간으로 2007년 12월까지 자연 생태하천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현재 3㎞가량의 송수관로가 부설됐다. 홍제천에는 자연 초지와 함께 보행동선, 체육시설, 휴게시설, 수경시설 등 주민이용시설을 신설·보완하며, 제방은 전망휴게시설과 진입로가 만들어진다. 사천교∼연가교 구간은 수변휴게데크, 휴게광장, 다목적운동장, 연가교∼홍남교 구간은 하천분수, 보도, 전망데크, 물놀이장, 얼음 썰매장이, 홍연교∼백련교 구간은 안산의 기암절벽과 하천의 굴곡부가 만나는 절경구간으로 인공폭포, 특화벽면, 카페테라스, 친수데크,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된다. 상류구간인 포방교∼옥천2교 구간은 제방에 녹지대가 조성되고, 하천 내에는 자전거 도로와 자연석 식생호안을 조성한다. 현재 홍제천에는 농구장 5곳과 배드민턴장 5곳, 체력단련시설 6곳이 마련돼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36개 ‘실핏줄’… 모두 잇대면 230㎞ 서울시내에 36개의 하천이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상당수의 하천이 일부 또는 전부 복개돼 주차장이나 도로 등으로 쓰여 사실상 이름만 남아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과 함께 시내 하천들이 시와 자치구들의 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속속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상당수가 이름뿐인 하천 서울에는 한강과 중랑천, 안양천 등 3개의 국가하천을 포함해 ‘법정하천’만 36개나 된다. 길이로 따지면 모두 230㎞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60% 이상 복개된 13개 하천을 포함해 24개의 하천이 복개돼 있다. 대부분 이름뿐인 하천이다. 서울 동북지역 하천으로는 중랑천이 큰 내를 이루며 지천으로 우이천과 방학천, 도봉천, 수락천, 당현천이 있다. 청계천과 만나는 하천으로는 정릉천과 월곡천, 성북천 등이 있다. 또 월곡천 위로는 대동천과 가오천, 화계천 등이 흐른다. 서북지역에는 홍제천과 봉원천 등이 있다. 동남지역에는 고덕천과 성내천, 탄천, 세곡천, 여의천, 양재천 등이 있고, 서남쪽에는 안양천을 중심으로 도림천과 삼성천, 오류천, 목감천 등이 흐른다. 이 가운데 전농천과 면목천, 월곡천 등 11곳은 완전 복개돼 있고, 우이천과 방학천, 도봉천 등 13곳은 부분적으로 복개돼 있는 상태다. ●2012년까지 매년 800억원 하천 복원에 투자 서울시는 올해 362억원을 자연친화적인 하천 정비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는 등 2012년까지 매년 800억원 이상을 하천 복원에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에 복개하천 복원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마쳤다. 내년까지 성북천과 정릉천, 홍제천 등은 부분적으로 나마 복원돼 시민의 품에 안긴다. 도림천의 경우 내년 6월까지 실시설계를 끝낸 뒤 2008년 하천이 복원된다. 녹번·불광·봉원천은 차로 축소시 주변 도로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세부교통영향 평가 등을 분석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동물원 한쪽에 야생동물 ‘둥지’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는 사육중인 90종의 동물 외에도 33종의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천연기념물 소쩍새와 흰눈썹 황금새, 제비, 물총새, 박새 등 서울시 보호종도 4종이나 발견됐다. 24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어린이대공원 운영센터에 따르면 대공원 개장 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공원내 야생동물 서식실태 조사결과, 조류 28종과 포유류 5종 등 33종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새 박사’로 유명한 경희대 윤무부 교수 등 5명의 조사단이 30일간에 걸쳐 실시했다. 조류는 여름철새 13종과 텃새 11종, 겨울철새 3종, 나그네새 1종 등 28종이며, 포유류는 다람쥐와 청설모, 족제비, 고양이, 집쥐 등 5종이다. 야생동물은 17만여평의 공원 중 60%이상이 녹지로 이뤄진데다 생태연못 등지에 올챙이, 개구리, 송사리 등 새들의 먹잇감이 풍부하고 수풀이 우거져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는 포유류 43종 167마리, 조류 45종 286마리, 파충류 2종 5마리 등 모두 90종,458마리가 사육되고 있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선거 공해’ 짜증난다

    ‘선거 공해(公害)’가 도를 넘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출마자 홍보차량의 확성기 소리에 문조차 열지 못하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좁은 출근길 차로를 막은 얌체 유세차량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선거운동원이나 지지자들이 도로를 봉쇄하기도 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홍수에 숨이 막힌다는 주민들도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확성기 소음이다.24일 수도권에 따르면 성남시의 경우 지방선거 출마자가 모두 112명으로, 유세와 홍보를 담당하는 승합차량들만 모두 300여대에 이른다. 이들 차량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모두 확성기 소음을 내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인근 선관위에는 지나친 소음을 항의하는 전화가 하루 수천건에 달해 수정구 선관위에는 지난 18,19일 4000여건의 항의전화가 걸려와 직원들이 곤욕을 치렀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 선거법에 소음규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주민들의 반발에도 조치를 취할 수가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울산시의 경우도 170여명의 후보에 400여대의 차량이, 수원시는 최소 300대 이상의 승합차량이 거리를 활보하는 등 전국이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유세차량이 도로를 점유해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남북간 도로가 유독 좁아 개구리주차까지 허용하고 있는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 출퇴근길 편도 2차선도로 가운데 한 차로를 대부분 유세차량이 막고 있어 병목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이 아예 도로를 봉쇄하는 경우도 있다.24일 경기도 모 시청앞 도로에는 실제로 특정후보의 지지자들이 도로를 막아 운전자들이 통행에 애를 먹기도 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수신거부가 가능하지만 일일이 하기도 어렵고 해도 소용없어 주민들의 짜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용 현수막이 8년 만에 전면허용되면서 바람에 떨어지거나 누군가에 의해 훼손된 현수막이 곳곳에 널려 있어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27) 야생동식물

    ‘오색딱따구리, 도롱뇽, 황복, 뒹경모치, 강주걱양태’ 콘크리트로 뒤덮여 흙조차 밟아 보기 힘든 서울에도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야생동·식물들이 살고 있다. 최근들어 청계천 복원 등 생태계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개체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동·식물들은 산업화로 인해 서식지를 잃거나 생존 위협을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뒹경모치등 상당수 생소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과 남산, 청계천, 청계산, 북한산 등 서울의 산과 강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멸종위기에 처해 서울시로부터 보호 야생 동·식물로 지정된 동·식물은 모두 35종이다. 어린시절 흔히 봐왔던 동·식물들도 있지만 상당수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것들이다. 포유류는 노루, 오소리, 고슴도치, 족제비 등 4종, 조류는 오색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물총새, 제비, 꾀꼬리, 박새 등 6종, 양서·파충류는 두꺼비, 도롱뇽,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 줄장지뱀, 실뱀 등 6종, 어류는 황복, 뒹경모치, 꺽정이, 강주걱양태 등 4종이다. 곤충류는 넓적사슴벌레, 애호랑나비, 말총벌, 왕잠자리, 풀무치, 노란허리잠자리, 땅강아지, 강하루살이 등 8종, 식물류는 서울오갈피, 삼지구엽초, 끈끈이 주걱, 복주머니난, 산개나리, 금마타리, 관중 등 7종이다. 이 가운데 뒹경모치는 잉어과에 속하는 토종민물고기로 몸길이는 7∼9㎝이며, 강주걱양태는 농어목 돛양태과 민물고기로 몸길이 7㎝ 정도다. 서울오갈피는 두릎나무과 낙엽 관목이며, 금마타리는 산지 바위틈에 자라는 손바닥 모양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한강 밤섬 등에서 볼 수 있어 야생 동·식물들은 녹지대인 한강 밤섬과 강동구 둔촌동, 송파구 방이동, 탄천, 은평구 진관내동, 한강시민공원 광나루지구, 고덕수변 생태공원, 청계산 원터골, 헌인릉 등 서울시에서 지정한 9개 ‘생태·경관 보존지역’을 비롯해 도심 외곽의 월드컵 공원, 우면산, 북한산, 중랑천 등지에서 주로 관찰된다. 식물류의 경우 삼지구엽초는 청계산 원터골 계곡과 북한산 삼화사 등지에서, 끈끈이 주걱은 관악산 장군봉, 수락산 물개바위 등지에서, 금마타리는 북한산 동부 깔딱고개 등지에서 각각 서식한다. 어류는 한강 밤섬과 가래여울, 잠실 수중보 위쪽, 조정경기장 주변 모래톱, 난지도와 행주대교 주변 등에서 서식하는데 황복은 바다에서 올라와 4∼6월 잠실 수중보 아래에서 산란을 한다. 도롱뇽과 개구리는 우면산 입구 저습지 등에 많으며, 조류는 탄천 2교∼대곡교 사이 자연형 하천을 주로 찾는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사람 서울시는 서식지 보호 및 생육환경 개선, 관리종 복원 및 증식, 생태계 위해 외래 동·식물 퇴치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시는 상당수의 동·식물들이 등산객과 낚시꾼 등 사람의 손에 의해 다치거나 훼손되는 만큼 보호지역내 출입을 금지하고, 야생 동·식물 보호에 대한 홍보활동도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생태계를 위협하는 붉은귀거북 등 외래종 퇴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진화하는 韓流 꿈틀대는 日流] 저변 넓혀가는 일본문화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문화가 일본에 급속히 유입되는 동안에 일본문화도 한국에 조용히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일본 대중문화가 1차로 개방된 1998년 이후 문학과 영화, 대중음악 등을 중심으로 저변을 넓혀온 일본문화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워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문학·애니메이션 등 최고 문학을 비롯한 출판분야는 문화부문에서 한·일 역조가 가장 심각하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출간된 일본 소설은 391권으로,2004년 252권,2003년 208권에 비해 급증했다. 지난 10년간 연간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1996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등 매년 2∼4권의 일본 서적이 20위권에 들었다. 올들어서도 매월 소설 베스트셀러에 3∼5권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소설 바람을 타고 ‘플라이, 대디, 플라이’(가네시로 가즈키)‘어깨 너머의 연인’(유이카와 게이) 등이 영화로 제작, 개봉될 예정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극장과 방송, 단행본으로 나뉘어 한국 만화시장을 휩쓸고 있다. 케이블·위성 애니메이션채널에서 일본 작품은 50∼60% 정도를 차지하며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80년대 후반부터 불법복제물로 유입된 단행본은 지난해 점유율이 70%에 육박했으며, 해외 번역물 중에서는 98.7%로 절대적이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올들어 전면 개방돼 본격적인 수입이 이뤄질 전망이다.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전국 300만명을 넘어서며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폭풍우 치는 밤에’‘개구리중사 케로로’ 등에 이어 ‘원피스’‘게도전기’ 등이 잇따라 개봉한다. ●일본문화, 조용히 확산된다 영화, 드라마, 대중음악(J-POP), 격투기 등도 젊은 층을 공략하는 장르다. 지난해 10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이어 올들어 관객 9만명을 돌파한 ‘메종 드 히미코’와 ‘박치기’‘스윙걸스’‘나나’ 등이 잇따라 개봉하며 호평을 받자 감독·배우들이 방한, 눈길을 끌었다.98년 이후 ‘러브레터’ 등이 화제를 모았지만 최근처럼 일본 영화에 관심이 쏠린 적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일본 드라마는 지상파까지 개방되지 않아 케이블·위성채널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다양한 작품들이 들어와 잔잔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 118편이 방송됐으며,‘고쿠센’‘소년탐정 김전일’‘춤추는 대수사선’‘러브 제너레이션’‘서유기’ 등이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은 편. 일본전문 채널J 관계자는 “최근 방송된 일본 대하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이 고학력층에 어필하고 있다.”면서 “잠재된 마니아층이 많기 때문에 작품 수준에 따라 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80년대부터 불법 복제음반으로 들어온 J-POP은 2004년 전면 개방 이후 마니아층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카시마 미카의 ‘러브’, 희데의 ‘666’,‘하울의 움직이는 성’OST 등이 2만∼3만장 정도 팔리며 팝음반 판매 10위권을 넘봤다.2000년부터 아무로 나미에, 각트 등 스타들이 한국에서 개최한 공연이 흥행하면서 J-POP 가수들의 내한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JVC 송은아 과장은 “대형 음반사는 한달에 10개 이상의 일본 타이틀을, 작은 음반사는 인디 아티스트를 위주로 1∼2개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나카시마 미카 등 한국 입맛에 맞는 발라드는 팬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사주팔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일본에 공급하는 드림젠 박종욱 사장은 “일본 파트너들이 역(逆)한류를 이용, 다양한 콘텐츠를 한국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일본문화를 즐겨온 마니아층이 있기 때문에 일본문화는 계속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홍지민기자 chaplin7@seoul.co.kr ■ “반일감정 때문 日문화 성공못할것” 67% 서울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일본 속 한국문화와 한국 속 일본문화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문화가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 반일 감정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한류가 일본에서 약화될 것 같은 까닭은 한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류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고(88.4%), 한국에 대한 일본사람의 호감을 늘렸다(86.5%)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향후 일본에서의 한류 열풍 전망을 묻는 항목에서 ‘얼마간 지속되겠지만 약화될 것’(55.2%),‘10년 이상 지속’(35.2%),‘조만간 약화’(6.0%) 순으로 나타나 부정적인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류 약화 이유로는 ‘한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32.0%) ‘반한 감정’(24.9%) 등이 꼽혔다. 한국에서의 일본 문화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류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67.7%)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은 이유로는 ‘반일 감정’(67.1%)이 가장 높았고,‘정치 외교상 한계’(13.3%)‘일본 문화 수준이 높지 않아’(10.3%) 순으로 나타나 한류 약화 이유를 묻는 항목과는 대비되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 문화를 접하는 이유로 ‘별다른 이유는 없다.’(38.9%),‘참신하고 기발해서’(18.9%) 순이었다.‘일본을 이해하기 위해서’(7.8%)는 상대적으로 낮았다.‘참신하고 기발해서’는 29세 이하에서 33.4%로 집계되는 등 일본 문화의 신선함은 젊은 연령층에 매력요인이었다. 일본 문화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가 45.7%,‘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가 50.2%로 집계됐다. 특히 능동적인 향유층인 29세 이하에서는 긍정 응답이 53.0%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1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95% 신뢰 수준에 표집오차는 ±3.1%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알찬 日영화 수입해놓고 정치적 상황 신경 곤두서” “‘일본 문화’는 ‘일본’이 아닌 ‘문화’입니다.” 조성규(37) 스폰지 대표는 일본 문화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진정한 문화 교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폰지는 작은 규모라도 탄탄한 내용을 갖춘 유럽·일본 영화들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중견 영화사. 특히 일본 영화 소개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130편가량 되는 라이브러리에서 일본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편 정도. 올해만해도 이미 개봉한 작품을 포함해 15편 이상의 일본 영화를 극장에 걸게 된다. 일본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고 감독·배우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60∼70년대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에 빗대 ‘일본의 침공(Japan Invasion)’이라는 표현도 나왔지만, 그는 호들갑이라고 봤다. 국내 영화처럼 200∼300개 이상 극장에 거는 와이드릴리스 방식을 써 일본 영화 성공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지로 꼽혔던 ‘나나’와 ‘스윙걸즈’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 한국에는 ‘일본 영화 마니아 1만명’이라는 좁은 시장만 있기 때문에 10개 미만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더구나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강한 걸림돌이다. 일본 영화를 수입하면, 경쟁작보다는 일본 정치인의 망언에 더 신경이 쓰이는 판국이다. 그러니 ‘붐’이란 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조 대표는 영화든 음악이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지만 알찬 일본 영화는 많은데 정치적 상황 때문에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한두번이 아니어서다. 거꾸로 일상의 잔잔함을 비추는 일본 영화들을 보면, 일본 망언의 배경을 알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만 나오면 일본하고는 모든 걸 다 끊자고 열내던 국내 젊은이들이, 정작 만화나 게임은 일본 것을 즐기는 이중적 태도에 비하면 이들 영화를 보는 게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또 ‘한류’라는 이름 아래 한국이 일본을 문화적으로 압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좋은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방적인 것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도호·도에이·쇼치쿠 같은 일본 3대 영화사가 한국 영화를 수입하지 않는 배경에는 ‘한국이 사지 않는 마당에 우리가 살 필요 있느냐.’라는 자존심이 깔려 있다는 설명. 그는 문화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서로 배울 점은 배우고 고칠 점은 고치는 것이 진정한 문화 교류라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방선거 이색후보들

    지방선거 이색후보들

    5·3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 가운데는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이색 후보가 많았다. 이혼한 부부가 한 선거구에 출마했고,‘10전11기’ 단골 출마자도 나왔다. 첫날 접수 결과 최연장자는 충남 청양군 가선거구에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정락기씨로,1925년에 태어나 올해 81세다. 최연소 출마자는 경기 용인 마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 배지를 달고 기초의원에 도전장을 낸 박해웅씨.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광주 남구청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강도석씨가 10전11기 도전에 나섰다. 강씨는 1988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을 시작해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기간에 국회의원 4차례, 구청장 5차례, 광역의원 1차례 등 10차례 각종 선거에 도전한 바 있다. 경기 고양에는 이혼한 부부가 한 선거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고양시 파선거구에 기초의원 후보등록을 한 심규현(38)씨와 김영선(38·여)씨는 한때 부부 사이였다가 이혼했다.2,3대 고양시의원인 심씨는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하며, 김씨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처음 입후보했다. 의사·약사 대결도 벌어진다. 충북 증평군수 선거에는 약사 출신 유명호(64) 현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낸 가운데 의사 출신 김영호(53)씨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도전장을 던졌다. 광역의원을 뽑는 고양시 제7선거구에는 열린우리당 경기도당 위원장인 김현미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영환(38)씨와 한나라당 김영선 최고위원의 비서 출신인 김학진(31)씨가 후보로 등록했다. 여야 여성 국회의원의 대리전이라는 얘기도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대전 동구청장에 무소속으로 등록한 박병호 현 구청장은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의 친형이며, 열린우리당 전북 정읍시장 후보로 등록한 김생기(61)씨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사촌동생이다. 또 서울 서초2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시의원 선거에 나선 이지현씨는 같은 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의 딸이다. 대구 달서구 나선거구에서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김병규 후보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유족으로 실종된 5명의 소년 중 김종식군의 큰아버지이다. 제주에서는 태고종 용문사 주지인 원정상 스님이 제주도의회 제24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한자 이름마저 같은 동명이인이 한 선거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으나,8촌형이 출마를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포항 제2선거구 광역의원 선거에는 백씨 종친회가 ‘개입’해 죽도시장 상가번영회장을 지낸 8촌형 백남도(55)씨가 출마를 포기하고 포항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을 지난 백남도(47)씨만 출마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베트남서 시집와 부녀회장 된 오진주씨 농촌생활기

    베트남서 시집와 부녀회장 된 오진주씨 농촌생활기

    “처음에는 실수도 좀 했는데 지금은 한국생활이 익숙해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지 2년 반 된 충북 옥천군 청성면 삼남리 오진주(22)씨. 그녀는 올해 초 이 두메산골 마을의 부녀회장으로 뽑혀 5개월째 공무(?)를 수행 중이다. ●“내가 마을 현안의 전령사” 그녀는 한 달에 한 번 면사무소에서 열리는 부녀회장 회의에 참석한다. 농촌 폐비닐 수거, 마을청소, 군민체육대회 음식준비 등. 다른 마을 부녀회장과 이런 문제를 논의한다. 여기서 결정된 사안이나 면의 지시사항은 마을회의를 열어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전달한다. 오씨를 부녀회장으로 뽑은 것도 이들이다. 임기는 3년. 하지만 한국말이 서툴러 남편이 동행한다. 오씨는 “말 말고는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다. 시집온지 얼마 안된 2년 전 여름에는 남편의 ‘물 좀 달라’는 말에 방문을 닫아 웃음바다가 된 적도 있다. 남편 김정기(41)씨는 “한국말을 배울 수 있도록 새마을지도자 모임 등에 꼭 데리고 간다.”고 귀띔했다. 그는 마을 새마을지도자다. 아내가 한국말을 빨리 배울 수 있도록 노래방을 자주 다녔다. 장윤정의 ‘어머나’는 18번이다. ●한국농촌 일이 더 편해 “한국은 반년만 농사를 지으면 되잖아요.” 오씨의 얘기다. 베트남은 2∼3모작으로 1년 내내 일한다. 이앙기 등 농기계가 적어 수작업이 많단다. 그녀는 호치민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인 농촌에서 1남3녀의 큰딸로 태어났다. 중학교를 그만두고 14살 때부터 일을 하다가 2003년 10월에 시집을 왔다. 베트남 이름은 ‘응우옌테이 럽벗비취’. 남편의 선배가 이름 끝자가 보석 이름과 같다며 ‘진주’라고 짓고 성씨는 감탄사 ‘오∼’에서 따왔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마을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웃 집 참깨밭 일구는 일을 돕고 있었다. 어려보이는 얼굴이지만 두루마리 비닐을 굴리면서 발로 고랑에서 흙을 퍼올려 비닐 양쪽을 덮는 솜씨가 능숙하다. 머리에는 밀짚모자와 같은 ‘농라’라는 베트남 모자를 쓰고 있었다.“농촌으로 시집오는 것을 알고 베트남에서 가져왔어요.” 밭주인인 70대 주민(여)은 “그냥 나를 도와주는 것”이라며 “착하다.”고 고마워했다. 오씨는 오토바이를 잘 탄다. 시어머니 전분혹(65)씨는 “오토바이는 선수여, 선수”라고 추켜세웠다.14살 때부터 탔단다. 부녀회 회의나 외출시 이용한다. 아내가 주로 운전하고 남편은 뒷자리에 탄다. ●한국음식 못하는 것 없어 오씨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 한국음식을 잘한다. 김치도 잘 담근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 쉽게 배웠다. 하지만 된장, 청국장은 냄새 나서 싫단다.” 남편은 “처음에는 음식을 무조건 튀겨 돼지고기를 버린 적도 있다.”며 “지금은 매운 음식도 좋아해 향어매운탕을 먹을 때는 머리를 놓고 아버지와 다투기도 한다.”며 웃었다. 오씨는 남편을 ‘오빠’, 남편은 ‘여보’라고 불렀다. 오씨는 “시집 올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빠가 잘해줘 마음이 편하다.”면서 “시부모께서는 ‘대전에 나가 살아라.’고 하지만 끝까지 모시고 살겠다.”고 했다. 그녀의 하루일과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오전 11시까지 농사를 지은 뒤 점심식사 후 오후 3∼4시부터 저녁 때까지 일한다. 논·밭이 모두 1만평. 밤에는 TV를 본다. 겨울에는 산골짜기에서 개구리를 잡아다가 굽거나 튀겨 먹곤 했다. 이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개구리 먹지마. 애 못낳아.”라고 소리를 쳤다. ●동생도 한국에 시집온다 주민이래야 고작 28가구에 47명인 마을에서 애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됐으니 애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듯하다. 오씨는 결혼 2년이 지난 지난해 11월 귀화신청을 했다. 국적을 취득하면 자동차운전면허도 따겠다고 했다. 다음달 동생도 한국으로 시집을 온다. 부녀회장이 됐을 때 TV에서 오씨를 보고 대전에서 회사를 다니던 총각이 찾아와 “동생 좀 소개해달라.”고 해 맺어졌다. 오씨는 “한국 사람들 착하고 부지런해 좋다.”고 했다. 그녀는 밭일을 그만두고 옷을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베트남에서 열리는 동생 결혼식에 가려면 돈이 필요하다.”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6∼7㎞쯤 떨어진 면소재지 농협으로 떠났다. 글 사진 옥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경차는 외로워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로 치솟고 있지만 연비가 중형차보다 60% 이상(마티즈 16.6㎞/ℓ, 쏘나타2.0 10.7㎞/ℓ) 좋은 경차는 한국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국산 경차인 GM대우 마티즈의 올들어 4월까지 판매량은 1만 2486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29만 5605대)의 4.2%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3월보다 16% 줄어든 2857대가 팔려 점유율이 3.8%로 떨어졌다. 올들어 4월까지 전체 승용차 시장은 7.3% 성장했지만 마티즈 판매량은 22.4% 줄었다. 마티즈의 1∼4월 내수판매는 전년대비 22.4%나 줄어든 반면 수출은 37.8% 늘어나 해외시장에서는 인기가 여전하다. 업계는 경차 부진의 가장 큰 이유를 한국시장 특유의 중대형차 선호에서 찾고 있다. 중대형차의 점유율은 2000년 28.3%에서 지난해 53.5%로 급증했다. 물론 지난해 이후에만 에어백, 변속기 등의 결함으로 마티즈가 4차례에 걸쳐 8만여대나 리콜되는 등 품질 신뢰도가 높지 않은 탓도 있다.GM대우측은 문제가 된 마티즈는 2000∼2002년 생산된 ‘CVT’ 모델뿐이며 나머지는 괜찮다고 밝혔다. GM대우 관계자는 “경차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공용주차요금·특별소비세 전액 면제, 주유·정비 할인, 버스전용 차로 통행, 개구리주차 허용 등 보다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차에는 취·등록세·공채 면제, 공영주차장·고속도로통행료·혼잡통행료 50% 경감, 보험료 10% 경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포크+클래식+국악’ 접목 꿈꾸는 포크계 거장 김의철

    ‘포크+클래식+국악’ 접목 꿈꾸는 포크계 거장 김의철

    “국내 대중음악에서 감동이 사라진 지 오래됐습니다.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정서를, 다시 음악에 담아야죠.” 포크의 거목 김의철(53)의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하다. 혹은 순수를 내건 또 하나의 상업주의적 발언일 수 있음에도, 그의 말이기에 무게감이 더한다. 왜?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다.1970년 YWCA 청소년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던 청개구리 음악회. 음악에 소질이 있던 대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자리였다. 10개월 정도, 어찌보면 짧은 순간이었으나 통기타로 상징되는 청년 문화를 싹틔웠고, 김민기 양희은 서유석 등 한국 포크 1세대의 출발점이 됐다. 국내 대중음악계에 청개구리가 다시 울음을 터뜨린 것은 2003년 여름부터. 상업주의와 타협하지 않는 언더그라운드 포크 뮤지션들이 모였다. 나날이 가벼워지는 가요계 풍토에서 깊이 있는 음악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이 중심에 바로 김의철이 있었다. 아티스트보다는 엔터테이너가, 음악에 대한 진정성보다는 상혼이 범람하는 현실에서 ‘청개구리’라는 이름 자체가 던지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김의철은, 이정선 한영애 이광조 이주호 등을 배출했던 1970년대 또 하나의 청년 문화 산실 해바라기를 이끌었다. 고등학교 때 만든 노래들을 담은 데뷔 앨범 ‘김의철 노래모음’(1974)은 검열 때문에 판매금지됐지만 명반으로 기록됐다.‘저 하늘에 구름따라’(원제 불행아)는 이후 양희은 양병집 고(故) 김광석 등이 다시 부르며 시대를 뛰어넘은 명곡이 됐다. 그가 73년 만들었던 ‘군중의 함성’도 80년대 민중이 모였던 곳이면 언제나 불렸던 노래. 그런 그가 1980년 음악을 공부하러 훌쩍 외국으로 떠난 뒤 16년 만에 귀국하고서는 3년 전부터 청개구리 공연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에서 옆집 아저씨같이 푸근한 인상의 그를 만났다.EBS스페이스가 마련한 기획공연 ‘우리가 그들을 거장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초대돼 이틀간 무대에 오른 직후였다.30일 열릴 이정선과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김의철은 “최근 인후염에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공연을 무사히 치러내고 있어 다행”이라고 운을 뗐다. 국내 대중음악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역사로 따지면 외국 문물이 한꺼번에 밀려와 혼란스럽던 1910년대 상황과 비슷하다고 했다. “지금은 엔터테이너가 넘쳐나 재미있는 것만 찾아다니고 있죠. 돈이 되는 음악만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음악은 감동과 삶이 묻어나야 합니다. 사람들이 음악으로 영혼을 살찌우거나 위로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워요.” 포크와 클래식을, 나아가 국악을 접목시키고 한국인의 한(恨)과 그리움을 담은 월드 뮤직을 꿈꾸고 있는 그는 청개구리 공연을 통해 이성원 김두수 이용복 오세은 등 묻혀버린 포크 가수들을 다시 세상으로 끌어내고 있다.“음악을 위해 고물상을 하고, 약초도 캐는 뮤지션들도 있어요. 고난과 고통은 자양분이에요. 편해지면 예술로서의 음악은 끝나버립니다. 청개구리 무대는 구도자의 길을 걷는 뮤지션들의 안식처로, 음악을 문화 유산으로 남기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눈빛은 강렬했다. 좋은 음악은 꽃 향기처럼 저 멀리까지 은은하게 퍼져 가고, 듣는 이가 저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언젠가 고등학교를 찾았는데 호응이 좋았단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남았던 노래가 젊은이의 마음과 가슴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는 그의 미소를 보며 청개구리가 더욱 크게 울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가뭄에 마르지 않는 샘이 깊은 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글 사진 파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 키리쿠’ 새달 4일 개봉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 키리쿠’ 새달 4일 개봉

    가정의 달,5월을 맞아 가족용 애니메이션이 줄 잇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코믹하게 다룬 ‘아이스 에이지2’(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 뉴욕동물원 사자 이야기를 그린 ‘와일드’(수입·배급 브에나비스타), 지구를 지키는 우주전쟁을 담은 ‘개구리 중사 케로로’(수입 무비센트) 등이다. 이런 화려한 애니메이션에 질렸다면 다른 것도 하나쯤 선택해 볼 만하다. 바로 프랑스 애니메이션 ‘키리쿠 키리쿠’. 요즘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하면 당연히 미국식 애니메이션이다. 최첨단 기술력이 총동원됐다는 3D 애니메이션에, 우당탕거리는 볼거리용 화려한 액션에, 쉴 새 없이 치고 받는 대사가 대부분이다. ‘키리쿠 키리쿠’는 이와 완전히 반대되는 애니메이션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앞선 기술력이라지만 아직은 눈에 익지 않은 3D 대신 2D 기법을 쓴 점. 이 점을 강조하려는 듯 때때로 그림은 이집트 벽화 ‘네페르타리 왕비’처럼 옆으로 납작하게 묘사돼 있는 경우가 많고, 전체적인 톤도 밀레의 ‘이삭줍기’처럼 눈에 편안한 흑갈색톤이다. 여기에다 차라리 ‘에피소드’라 부르는 게 어울릴 정도로 경천동지할, 이렇다 할 만한 사건도 그다지 없다. 대사 역시 간략하거나 아예 노래로 대체하기도 했다. 또 ‘키리쿠와 마녀’(2000년)에 이은 속편임에도 어떤 스토리를 일관되게 연결하기보다는 단편적인 이야기 4개를 옴니버스 식으로 묶는 방법을 택했다. 동시에 100분 정도는 가볍게 넘나드는 요즘 스크린 상영작에 비해, 러닝타임은 불과 75분이다. 이를테면 제 아무리 ‘아동용’이라 내걸어도 결국 표를 끊어주는 그들의 부모들 눈높이 맞춘 게 기존 애니메이션이었다면,‘키리쿠 키리쿠’는 철저하게 아동의 입장과 눈높이에 맞춘 애니메이션이라는 얘기다. 수입한 동숭아트센터도 “이제까지 애니메이션이 사실상 성인용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키리쿠 키리쿠’야말로 진정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키리쿠’는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 살고 있는, 조그마하지만 동작뿐 아니라 머리회전까지 재빠른 꼬맹이의 이름. 이 키리쿠가 나무 로봇 병정을 이끌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녀 ‘카라바’의 방해공작에 맞서 어떻게 평화를 유지하는지 그려낸다. 물론 이겨내는 방식도 ‘미국 식의 초인적 힘’이 아니라,‘마을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치는’ 형식이다. 다음달 4일 개봉. 당연히 전체 관람가. 참고로 한국어 더빙판에 들을 수 있는 키리쿠의 목소리는 ‘안녕, 형아’,‘청춘만화’의 아역배우 ‘박지빈’이 맡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실용| ●남녀 대화법(이정숙 지음, 나무생각 펴냄) 남자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결과를 중시하는 사냥꾼 뇌, 여자는 간접화법과 반어법으로 과정을 중시하는 파수꾼 뇌. 대화전문가인 저자(SMG 대표)는 남자와 여자의 이같은 상반된 뇌 모드를 이해하면 모든 대화가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이성과 사귈 때 필요한 ‘작업용’ 대사를 비롯, 직장과 가정에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남녀대화법을 소개한다.1만원. ●꿈이 있다면 멈출 수 없다(이석암 지음, 작가마을 펴냄) “잃어버린 재산은 근면과 절약으로 다시 얻을 수 있고, 잃어버린 지식은 공부로, 잃어버린 건강은 절제와 약으로 다시 찾을 수 있으나,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다시 얻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건설교통부 국장을 지낸 저자(전국버스연합회 상임부회장)의 인생모토라 해도 좋을 듯하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에 합격한 일 등 꿈을 향해 달려온 저자의 삶의 흔적이 담긴 에세이집.1만원. ●댁의 아파트는 안녕하세요(김흥수 지음, 한국아파트신문사 펴냄)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어떤 것일까. 일제강점기에 서울 서대문의 풍전아파트 혹은 적선동 근처의 내자아파트라고도 하지만 기록상 확인된 바로는 1930년 일본인 도요다(豊田種雄)가 서울 충정로에 세운 유림아파트다. 아파트의 역사부터 시작해 우리 아파트문화의 허실을 조목조목 짚었다.8000원. ●청개구리 두뇌습관(요네야마 기미히로 지음, 황소연 옮김, 전나무숲 펴냄) 프랑스 소설가 프루스트는 커피향을 맡은 순간 과거의 기억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나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작품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이처럼 향과 기억의 관계는 밀접하다. 커피향은 뇌파를 알파파로 바꿔줘 다른 향에 비해 안정감을 준다는 게 이 책의 주장. 뇌를 젊고 똑똑하게 단련시키는 두뇌개발 노하우가 담겼다.1만원. ●남도답사 1번지 강진문화기행(김선태 지음, 작가 펴냄) 강진은 문화유산의 보고다. 대구면 사당리 도요지는 고려청자의 성지이며, 병영면에 있는 전라병영성은 하멜 일행이 8년간 억류생활을 했던 곳이다. 도암면의 다산초당은 정약용이 500여권의 명저를 남김으로써 유배문화를 꽃피웠던 곳, 그리고 강진읍 영랑 생가는 ‘남도의 소월’ 김윤식이 빼어난 서정시를 낳은 현장이다. 성전면의 무위사는 수월관음도 등 불교벽화의 보고이며 백련사는 유명한 백련결사운동의 본거지다. 전형적인 남도의 시골 강진의 문화를 소개.1만원.
  • [22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 n 조이(YTN 오전 8시30분)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허브 아일랜드와 직접 만들어 보는 허브 빵가게, 닥종이로 만든 인형들을 전시하고 있는 닥종이 갤러리까지 아기자기하고 예쁜 봄을 맞고 있는 경기도 포천을 찾아가 본다. 이와 함께 포천의 40년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쫄깃쫄깃한 이동갈비도 맛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열리는 개성마당 행사가 이젠 장애인들만의 축제가 아닌 서울 시민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개성마당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 총연맹의 김동범 사무총장과 변경희 교수, 중증 장애인 독립 생활연대 윤두선 회장을 초대해 행사의 의의와 다채로운 행사내용들을 들어본다.   ●세월따라 70년 노래따라 60년 작곡가 김희갑(SBS 오전 11시) 인생 70년에 음악인생 50년이 지난 작곡가 김희갑. 지난 4월1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한평생 대중음악을 만들며 살아온 작곡가 김희갑을 위해 후배 음악인들이 마련했다고 하는데, 주옥 같은 노래들로만 선정한 뜻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신돈(MBC 오후 9시40분) 신돈은 무예를 겨뤄 이기는 사람의 뜻대로 하자는 공민왕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둘은 칼을 쥐고 결투를 시작한다. 공민왕은 영전공사를 강행해야 한다고 계속 설득하지만 신돈은 반대하고, 공민왕은 신돈의 권력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소리친다. 한편 원현은 공민왕을 처치하고 반역을 꾀할 준비에 한창인데….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10시5분) 몸보신이라면 뱀, 개구리 등 뭐든지 먹는 한국인의 보신 행각. 정력이 세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기생충에 감염돼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한다. 보신음식으로 인해 기생충에 감염되었을 때 증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보신음식보다 건강에 좋은 음식은 무엇인지 소개한다.   ●서울1945(KBS1 오후 9시30분) 석경은 이인평의 집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며, 동우가 원한다면 혼인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인평과 조영은은 석경의 당돌함에 놀라지만, 조영은은 자신에게 맡겨두면 석경이 제 발로 걸어나가게 하겠다며 이인평을 안심시킨다. 조영은은 부안댁을 시켜 석경과 윤정자를 하인방으로 내쫓는다.
  • 이평재씨등 문인 6명 ‘예술서가’ 개원

    이평재씨등 문인 6명 ‘예술서가’ 개원

    문학과 공연, 미술이 한 공간에서 숨쉬는 ‘문화 사랑방’이 20일 문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출판문화회관에 둥지를 튼 ‘예술서가’는 다양한 예술 장르와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학운동을 꿈꾸는 문인들이 주축이 된 공간이다. 소설가 이평재·한강, 시인 김정묘, 아동문학가 임정진, 시나리오작가 조재홍·이남진 등 6명이 뜻을 같이했다. 이들이 공유한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외눈박이처럼 자기 영역만 파고들어서는 이제 독자와 소통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크다. 문학 장르안에서의 소통은 물론이고 연극, 음악, 미술같은 타 장르와의 적극적인 만남으로 문학을 더욱 풍부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예술서가’는 소규모 연극, 퍼포먼스공연이나 미술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예술가’공간과 작가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창작 강좌를 운영하는 ‘예술서’공간이 나란히 붙어 있다. 이 때문에 애써 짬을 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장르 통합적인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문학공동체 모임인 ‘예술서’의 작가들은 각자 독립적으로 강좌를 진행하되 한달에 한번 정도 모든 수강생이 참여하는 통합 강좌를 열 예정이다. 아동문학가 임정진씨는 “대학 문예창작과에서 동화창작 강의를 하면 ‘우물안 개구리’같은 느낌을 받는다. 동화작가를 꿈꾸더라도 다른 장르들이 어떻게 치열하게 창작활동을 하는지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작가 조재홍씨는 “이창동, 장진 등 일부 작가를 제외하곤 문장력 좋은 시나리오작가가 없다. 여러 장르와의 교류를 통해 글쓰기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학운동의 하나로 장애인을 위한 무료 온라인 소설창작 강좌 ‘다정한 포옹’도 문을 열었다. 소설가 이평재씨는 “신체의 불편함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학의 꿈을 펼치지 못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신청은 인터넷(www.seogaus.com)으로 받는다. 소설 강좌를 먼저 시작한 뒤 시나리오, 동화 등 다른 분야에도 개설할 계획이다. 작가들은 다양하고 실험적인 문학 이벤트로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만나고, 인터넷 카페 ‘작가수업’을 통해 네티즌들과도 소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시인 김정묘씨는 “문학과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어울릴 수 있는 살롱문화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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