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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훈 경남교육감 “올해 학교 중심, 교육력 강화로 미래교육 펼쳐 나갈 것”

    박종훈 경남교육감 “올해 학교 중심, 교육력 강화로 미래교육 펼쳐 나갈 것”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교육활동 보호, 새로운 돌봄 모델 구축 등 올해 모든 정책을 학교 중심으로 세우고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박 교육감은 11일 본청 대회의실에서 2024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경남 교육은 현장 속에서, 교육공동체와 함께, 학교 교육력 강화를 통해 자립과 공존의 미래교육을 펼처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목표 실현 방안으로 ▲교육활동 보호 ▲미래교육 강화 ▲실천 중심의 생태전환교육 ▲돌봄의 새로운 모델 구축 등을 제시했다.교육활동 보호는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 보호 담당관 신설이 골자다. 교권 침해 예방부터 심리·정서 치유까지 교육청 업무와 책임을 확대·강화하려는 취지다. 도교육청은 교육활동 보호 담당관, 관계 회복 전문가 등 인력 18명을 본청과 권역별 지원청에 배치할 예정이다. 교육활동과 관련한 민원을 각 학교에만 맡기지 않고 교육청이 직접 나서 초기 대응부터 사안 해결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새로운 돌봄 모델도 만든다. 이른바 ‘캠퍼스형 공동학교’다. 의령 모든 초등학교를 3개 권역으로 묶어 지역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거점학교 공동 수업에 필요한 학교 공간 재구조화로 교과 수업과 방과 후 돌봄까지 학교를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박 교육감은 캠퍼스형 공동학교가 작은 학교 강점을 살리고 소규모 교육활동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경남형 작은 학교 모델이 되리라 전망했다. 그는 “경남도교육청은 ‘늘봄’이라는 성공사례가 있다”며 “자치단체장과 협의해 가능한 군 지역에서 한 곳, 시 지역에서 한 곳 이상 선도적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돌봄, 방과 후 그리고 부모님의 출·퇴근 있다고 볼 때 그 틈새를 잘 메우려 한다”며 “올해 유보 통합 준비와 함께 각 시군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새로운 돌봄 시스템을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개발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를 연계한 새로운 돌봄 모형을 준비해서 일과 가정이 조화롭게 함께하는 새로운 돌봄 정책의 합리적 모델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도교육청은 미래교육 강화와 생태 전환교육 강화도 꾀한다. 미래교육강화는 빅데이터·인공지능 플랫폼 ‘아이톡톡’ 활성화에 바탕한다. 아이톡톡을 활용해 교육 과정 운영 지원, 수업 자료 개발, 학습 데이터 축적을 꾀하고 교사와 인공지능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전문적 학습 공동체 확대, 학부모 대상 연스 프로그램 확대도 준비 중이다. 내년 초 개원하는 진로교육원도 적극 활용한다. 아이톡톡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자체 플랫폼으로 옮겨 와 체계적인 진로 진학 교육을 도모하고 학생 미래를 준비한다는 게 도교육청 구상이다. 생태전환교육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실천 중심’을 핵심으로 잡았다. 이를 이루고자 권역별 생태환경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공모와 심사 등을 거쳐 몇 곳을 지정하겠다는 게 도교육청 계획이다. 박종훈 교육감은 “공공재인 교육을 약육강식 시장 논리로 접근하지 않고 교육 공공성을 더 높고자 함께 노력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경남교육 10년 노력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팬데믹 이후 ‘1인 1학습기기’ 필수… AI가 과목별 강점·약점 파악

    팬데믹 이후 ‘1인 1학습기기’ 필수… AI가 과목별 강점·약점 파악

    최근 교육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교육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기존 교육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에듀테크가 한국 공교육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교육 플랫폼 활용이 늘었고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면서 첨단 기술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교육당국은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 같은 최신 기술이 맞춤형 학습과 학생들의 경험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듀테크의 특징으로는 콘텐츠의 물리적 제약이 없고 교사가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학습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공부할 수 있게 하면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수업 후 가정에서도 학습 강화나 보충 학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교육부가 2025년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수학·정보·특수교육 국어 과목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교육청들도 대비에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은 ‘AI 활용 학생 맞춤형 교육’을 중점 과제로 내걸고 학생 1인당 1스마트기기 보급, AI 활용 맞춤형 교육, 디지털 시민교육을 추진 중이다. 학습 플랫폼을 시범 운영 중인 교육청들도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빅데이터 AI 플랫폼인 ‘아이톡톡’을 개발해 활용 중이고, 충북(‘다채움’)과 경기도(‘하이러닝’) 역시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교실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밖에 서울·인천·울산 등 11개 교육청은 공동으로 AI 맞춤형 교수학습 플랫폼을 구축해 2025년 3월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에듀테크를 활용하려면 나이에 맞는 기기 보급이 필수다. 이를 위해 각 시도교육청은 ‘1인 1디바이스’ 공급에 나서고 있다. 교원의 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기술 활용뿐 아니라 교육과정을 재구성, 설계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연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도 필요하다. 학생 스스로 학습을 관리하고 스마트기기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
  • [세종로의 아침] 문화재 정체성과 제자리 찾기/이기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문화재 정체성과 제자리 찾기/이기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제자리를 떠났던 귀중한 우리 문화재 2점이 본래의 자리를 찾아가는 행보가 엇갈렸다. 조선왕조실록은 지난달 본래 있었던 오대산으로 돌아갔다.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환영한다. 하지만 쓰시마 불상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지난 10월 일본 간노지(觀音寺) 소유라고 판결했다. 일본 민법상 점유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는 게 판단의 주요 근거였다. 문화재청의 재감정보고서에 따르면 문제의 불상은 고려 충숙왕(서기 1330년) 서주 부석사에서 제작됐다. 서주는 오늘날의 서산 일대다. 1951년 불상 내부에서 발견된 결연문에는 불상의 제작 시기와 경위, 봉안 위치가 적혀 있다. 고려 서주에 살던 평범한 민초 32명이 발원해 조성한 관음상이다. 이 불상이 일본에 넘어간 경위는 불투명하다. 학계에서는 고려 말 혼란했던 시기, 왜구가 약탈한 것으로 추정한다. 2012년 국내 절도단이 이 불상을 일본에서 훔쳐 오면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주목되는 것은 2심 법원이 언급한 위니드루아(UNIDROIT) 협약이다. 이는 약탈당했거나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를 원래 소유자나 출처국에 돌려주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환하지 않으면 체약국 법원이나 기타 권한 있는 당국에 도난 문화재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강원 평창군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이 110년 만에 돌아왔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6년 오대산 사고 설치 이후 300여년간 보관됐던 곳이다. 1913년 조선총독부 관리들에게 빼앗긴 왕조실록은 주문진항을 통해 배로 일본으로 넘어갔다. 이후 2006년 도쿄대가 서울대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환수됐다. 2011년엔 일본 정부가 오대산 사고본 왕실기록문서 의궤류도 내줬다. 문화재청은 ‘국유’ 왕실문화재라는 이유로 2016년 실록과 의궤를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했다. 원래 자리인 오대산으로 반환하라는 월정사의 요구는 무시됐다. 조선왕조실록은 간행 당시 강화도 정족산, 평창 오대산, 봉화 태백산, 무주 적상산으로 흩어져 보관됐다. 태백산본과 정족산본은 경성제국대 도서관으로 이관시켰다. 정족산본은 창경궁 장서각에서 보관하다 6·25 전쟁 때 북한군이 평양으로 가져갔다. 오대산본은 실록 간행 당시부터 오대산에 보관돼 있었다. 문화재 보존의 대원칙인 원형은 외형 유지는 물론 본래 있던 자리도 중요한 개념으로 포함된다. 국보로도 지정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한국에서마저 제자리를 찾지 못한대서야 해외로 약탈당하거나 유실된 우리 문화재를 제대로 환수할 수 있겠나 하는 목소리가 커졌던 것이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주지 않고 서울에 보관한다면 우리의 문화재 환수 목소리의 정당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터였다. 지방의 문화재 보존과 관리 역량이 문제가 되자 실록 수호사찰인 월정사를 중심으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박물관을 새로 마련했다. 월정사 초입의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오대산본 실록 75책과 의궤 82책 등 유물 1207점을 보관하고 있다. 월정사나 부석사가 환수를 요구한 데는 문화재는 본래의 자리에서 그 의미와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제의 불상도 쓰시마보다는 서산이 정체성에 더 부합한다. 일본이 도난품이라며 돌려받고 싶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부석사도 약탈품을 돌려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를 놓고 반일과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불상의 소유 문제가 아니라 제자리 찾기라는 맥락에서 새로운 논의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 집, 대문 밖 풍경까지 감싸 안다[건축 오디세이]

    집, 대문 밖 풍경까지 감싸 안다[건축 오디세이]

    시골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괴담들이 있다. 마을에서 왕따당해서, 외지인이 집 짓는 걸 원주민들이 방해해서, 일이 끝이 없어서 결국 도시로 돌아왔다더라는. 이런 얘기는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웃과 주거니 받거니 오순도순 잘 지내며 자연과 함께 시골살이를 만끽하는 사람도 많다. 강화도 길정리에 사는 L씨 부부가 그렇다.늦은 가을 건축가 한만원(HnSa건축사사무소) 소장의 안내로 집 구경을 갔다가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잠시 들여다보게 됐다. 집이 완공돼 입주하고 계절이 세 번 바뀐 뒤였다. 한 소장은 “이제 집과 정원이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기대 이상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맑은 바람이 불고 밝은 햇살이 내리는 쨍한 가을날 꽃과 나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정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기단 위에 아담한 정원을 꾸민 박공 형태의 2층 목조 주택이었다. 단순한 형태의 집인데 뭔가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햇살 아래에서 집을 돌보느라 새카맣게 그은 집주인 부부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다.서울 목동의 아파트에서 오래 살았던 이들은 외국계 해운사에 다니던 남편의 은퇴에 맞춰 집을 짓고 강화로 들어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망설였을 법도 한데 미련 없이 서울을 떠났다. 그리고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실감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처음 건축주를 만났을 때 단 한 가지 요청 사항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은 집이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했고요. 대지가 집을 짓기 어려운 형세였지만 질박한 그릇 같은 집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건축주의 아내가 충북 단양에 있는 여고 동창의 집을 방문했다가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임팩트가 있는 건축이 마음에 들어 건축가를 소개받아 찾아온 터였다. 한 소장이 10년 전 설계한 집은 너와 지붕을 올린 소박한 목조 주택이다. 간결한 평면에 발코니와 테라스가 있고 창 하나하나가 다른 풍경을 담아 평범하지만 독특한 매력과 운치가 있는 집이다. 한 소장은 “처음에 지을 때는 잘 몰랐는데 5년,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집이 주변 자연과 일치된 듯 풍경이 돼 있었다”면서 “시간 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 검소해도 임팩트가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 집”이라고 설명했다.#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집 짓기 쉽지 않은 경사지에 위치작은 정원으로 살려 이웃과 공유단순한 형태인데 이야기 담긴 듯집주인 부부 얼굴엔 행복이 가득#담장 없애 자연의 일부로집 중앙에 중정 둬 공간 다채롭게한옥 대청마루처럼 외부와 소통석축만 있을 뿐 담장 없는 열린 집 시간 속에서 자연과의 조화 이뤄길정리 주택이 들어선 대지는 삼각형에 경사지여서 조건이 나빴다. 총면적 200평 정도에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할 수 있는 1층 부분의 면적)은 20%로 40평 남짓이었고,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 각층의 면적을 더한 연면적)은 80%였다. 경사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옹벽을 쌓고 가장 높은 곳에 집을 짓는데, 공사비도 많이 들뿐더러 언덕을 깨고 들어가야 해 번거롭다. 한 소장은 대안을 고민했다. “미관상으로도 보기 흉하고 높은 옹벽을 쌓고 들어오는 집을 이웃이 반길 리 없죠. 힘이 들더라도 까다로운 지형을 잘 소화하고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리는 집이 되도록 삼각형 안에서 평형의 주거 부지를 만들고 아담한 마당을 지닌 집을 짓기로 했습니다. 경사지는 그대로 정원으로 살려서 담 없이 이웃을 향해 열린 집을 구상했습니다.” 한쪽에 2m 정도로 옹벽을 쌓은 뒤 대지를 경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단을 만들어 삼각형 안에 대지를 조성했다. 가장 높은 곳에 집과 앞마당을 두기 위해 약 65평 정도로 부지를 평평하게 했다. 기단을 쌓아 마련한 나머지 땅에는 텃밭을 일구고 통로와 정원을 만들었다. 쉽지 않은 건축 배치를 풀어냈지만 문제는 기단을 만들 석축을 누가 어떻게 쌓는가였다. 우연히 들른 카페의 돌담이 근사해 수소문해 보니 마침 카페 주인이 강화 현지의 돌로 석축 쌓는 일을 하고 있었다. 돌산도 대지에 가까운 곳에 있어 운반비가 절약된 데다 현지의 돌을 현지인 작업자가 직접 쌓아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됐다.굴러온 돌이 아니라 오랜 세월 한곳에서 비바람 맞으며 단단해진 돌을 그 지역에서 평생 돌 쌓는 일을 한 사람이 맡아서 올렸다. 목조 주택을 짓는 작업도 강화에서 가까운 김포 지역의 시공사를 선택해 최대한 로컬 인력을 활용했다. 조경 공사는 근사한 정원을 가진 뒷집에서 소개받아 강화에 사는 정원사에게 부탁했다. 한 소장은 “석축 쌓는 일, 목조 주택 시공하는 일, 조경까지 지역에서 해결하면서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건축주가 지역에 연착륙하는 데 자연스럽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집은 가장 원초적이며 단순한 박공의 형태를 하고 있다. 외장으로 햇빛을 잘 견디는 탄화목인 루나 우드를 사용했으며 매스를 단순화하도록 방수 장치와 배수 장치를 우드 접합부 안쪽에 설치했다. 단순한 모양이지만 가운데에 중정을 두어 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중정이라고 하면 집 안쪽에 있는 정원을 얘기하는데 이 집의 중정은 위가 막혀 있고 바닥에 마루를 길게 깔았다.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집이 외부와 소통하도록 하는 공간이다. 중정을 사이에 두고 1층은 거실과 게스트룸, 식당과 부엌으로 구성되고 2층은 부부 침실 등 생활 공간과 서재로 이뤄진다. 서재에는 한층을 올려 다실을 뒀다. 셸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정은 무덥고 긴 여름 동안 부부에게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선물해 줬다. 대청마루 같은 중정에 등나무 소파를 놓고 부부는 정원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를, 저 멀리 솟은 마니산을 바라본다. 마루 끝에 놓인 놋쇠 화로에 마른 쑥을 태우고 달구경, 별구경을 한다. 아파트로 치면 내부는 35평형 크기이지만 복도와 계단, 중정, 지하실을 포함하면 전체 면적은 약 62평 정도 된다. 외부는 루나 우드, 내부는 석고 보드에 흰색 도장으로 마감했다. 평범한 재료들이다. 한 소장은 “기본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재료도 가장 일반적인 것을 사용했지만 공간적 조화와 풍경의 적절한 소통을 취한 결과 크고 화려하게 보인다는 평을 듣는다”면서 “의도한 대로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은 집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붉은빛이 도는 강화의 돌로 만든 석축은 집에 운치를 더해 준다. 이리저리 돌려 가며 아귀를 맞춰 자연스럽게 쌓은 석축이 단단하게 집을 받쳐 주는 모습이 퍽 멋지다. 석축으로 기단을 쌓았을 뿐 이 집에는 담이 없어 이웃을 향해 열려 있다. 아담한 마당과 경사진 땅에 자리잡은 정원을 이웃들과 공유하는 셈이다. 화단이 이웃에 열려 있으니 이웃에서도 예쁜 꽃과 좋은 나무가 있다며 가져다주고 자연스레 커뮤니티의 교류가 일어난다. 이른 아침 정원을 둘러보다가 쪽문 안쪽 화분에서 누군가 갖다 놓은 호박을 발견할 때, 뒤쪽 계단 위 또는 문 앞에 놓고 간 옥수수나 감자 등을 발견할 때 부부는 따스한 이웃 간의 정을 느끼며 행복해한다. 챙 넓은 모자에 몸빼바지 차림으로 고구마를 캐고, 오리 궁둥이 의자에 앉아 고구마 줄기를 다듬으며 이웃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일도 즐겁다.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일상이 이 집에서는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형태적 연출을 배제하고 건축을 간결하게 가져가면서 이 집에 살게 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으려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사는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더해지고 이웃과의 관계가 채워지면서 아름답고 조화로운 장소가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강화도 갯벌에 고립된 승용차서 40대 숨진 채 발견

    강화도 갯벌에 고립된 승용차서 40대 숨진 채 발견

    인천 강화도 후포항 인근 갯벌에 고립된 승용차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59분쯤 강화군 화도면 후포항 부근 해상에서 “갯벌에 차량이 고립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차량 운전석에서 심정지 상태를 보인 40대 남성 A씨를 발견한 뒤 119 구급대 공조 요청을 통해 A씨를 구조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해경은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A씨의 몸에서 타살로 의심되는 흔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 경남경찰, 음주운전 일제 단속 등 연말연시 특별방범종합대책 추진

    경남경찰, 음주운전 일제 단속 등 연말연시 특별방범종합대책 추진

    경남경찰청은 오는 11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연밀연시 특별방범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종합대책 주요 내용은 다중밀집지역·범죄발생 우려 지역 순찰강화, 민생안전 특별형사활동, 동계방학 기간 청소년 보호활동, 음주운전 일제 단속이다. 타종식·해맞이 행사 안전관리 지원, 외국인 범죄예방과 보호활동, 빈틈없는 112신고 상황관리도 종합대책에 포함한다. 경찰은 우선 금은방·무인점포·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방범진단에 나서 범죄 취약 부분을 점검하고 시설보완 권고 등 예방활동을 시행한다. 범죄 데이트분석 시스템을 활용, 112신고가 많거나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경찰력을 집중 투입한다. 자율방범대 등과 합동으로 주택가 골목길·공원 등을 중심으로 순찰도 강화한다.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는 강력한 형사활동으로 엄정 대응한다. 중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흉기이용 범죄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삼고 마약 투약 관련 첩보 수집은 강화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선다. 동계방학 기간 청소년 보호활동에도 힘쓴다. PC방 등 청소년이 자주 찾는 곳을 대상으로 유해환경을 사전에 점검하고 계도활동을 진행한다. 음주운전은 집중단속으로 근절 분위기를 조성한다. 매주 3회 유흥가 주변·고속도로 진출입로 등에서 가시적·홍보형 단속을 전개하고 상습적인 음주운전 확인되면 차량을 압수해 강력히 처벌한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김해·거제 등에서는 범죄발생 우려 지역을 지정해 집중순찰에 나선다. 외국인자율방범대와 합동 순찰 등으로 준법 분위기 조성에도 앞장선다. 이밖에 경찰은 연말 타종식·해맞이 행사 때는 안전을 강화하고자 행사 주최 측과 대책을 준비하고 모범운전자·해병대전우회 등과 교통안전과 안전사고 예방 활동도 전개한다. 이번 특별방범종합대책 추진 때 112치안종합상황실은 컨트롤 타워 기능을 맡는다. 경찰은 중요 신고가 접수되면 최인접 순찰차 등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신속 대응할 방침이다. 김병우 경남경찰청장은 “도민이 차분하고 평온한 가운데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경찰 역량을 집중해 특별방범종합대책을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부산시, 상주 안수사명 동종 등 6건 시지정문화재 고시

    부산시, 상주 안수사명 동종 등 6건 시지정문화재 고시

    부산시는 상주 안수사명 동종 등 6건을 시 지정문화재로 지정, 등록 고시했다고 6일 밝혔다. 6건은 상주 안수사명 동종, 경국대전, 선종영가집 등 시지정유형문화재 3종, 한일외교 관련서 일괄과 부산항총무회소 등 시등록문화재 2건, 시문화재자료인 아미타여래회도 1건이다. 부산박물관이 소장 중인 상주 안수사명 동종은 12세기 말에 제작된 고려시대 동종이다. 전형적인 고려 범종의 양식을 간직하고 있고, 종의 내력을 확인할 수 있는 명문이 새겨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시립 시민도서관이 소장 중인 경국대전은 1661년 간행된 6권 4책의 금속활자 인출 완질본으로, 조선시대 동래부가 소장한 장서다. 선종영가집은 1570년 경상도 지리산 신흥사에서 중간한 2권 1책 목판본이다. 개판시기와 지역, 장소, 간행에 참여한 인물을 확인할 수 있어 조신 중기 불교학, 서지학, 기록학 등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일 외교 관련서 일괄은 조일수호조규(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생산된 문서들로 조선과 일본 간의 교섭이 이뤄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부산항총무회소는 개항 이후 부산항 객주도중이 설립한 기구 중 하나인 부산항총무회소의 규칙을 담은 문건으로, 개항 이후 근데 경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다. 객주도중은 객주들의 업무를 조정하면서 상권을 보호하고, 국가에 대한 납세를 조정했던 기관이다. 시문화재자료인 저원사 소장 아미타여래회도는 조선 후기 경상도 지역에서 유행했던 선묘 불화의 전통을 계승해 학술적, 회화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 국립부경대·한국해양대 통합 논의…대학 구조조정 신호탄 되나

    국립부경대·한국해양대 통합 논의…대학 구조조정 신호탄 되나

    정부가 5년간 1000억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내년 공모를 앞두고, 부산지역 국립대학교인 국립부경대와 한국해양대가 통합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산대·부산교대에 이어 다시 한번 국립대 간 통합이 추진되면서 부산은 물론 다른 지역 대학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경대는 5일 임시 교무회의를 열고 해양대와의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해양대학교가 교직원, 조교 등 4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합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부경대에 전해 온 데 따른 조치다. 해양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86%가 타 대학과 통합에 찬성했고, 통합 대상 대학으로는 부경대가 76%로 1순위에 꼽혔다. 해양대는 6일 통합 논의와 관련한 공식 의견을 부경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두 대학의 통합이 성사되면 입학 정원 5000명, 재적학생 2만 8000여명으로 부산지역에 규모가 가장 큰 부산대를 넘게 된다. 해양수산과학 분야 특성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부경대는 국내 첫 수산 특성화 대학인 국립 부산수산대와 국립 부산공업대학의 통합으로 탄생한 대학이다. 해양대는 해기사 양성 등 해양·항만분야 인재 육성에 특화된 대학이다. 부경대 관계자는 “두 대학이 해양·수산 분야 연구와 인재 양성에 특화된 인프라를 갖췄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연구기관과도 협력체계를 갖추고 있어 통합하면 동반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 대학 통합 논의는 글로컬대학 공모에 선정되기 위한 대학 혁신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 글로컬대학은 비수도권에 세계적 대학을 육성해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이끌기 위해 정부가 선정된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집중 지원하는 사업으로, 2026년까지 30대 대학을 지정할 계획이다. 올해 10개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했는데, 그 중 부산대·부산교대, 강원대·강릉원주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충북대·한국교통대가 통합을 전제로 선정됐다. 모두 국립 간 또는 국립과 공립간 통합이다. 비록 정부가 글로컬대학 사업은 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게 아니고, 대학 통폐합이 선정 평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대학가에서는 글로컬 대학 사업이 ‘살아날 만한 대학만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지방 대학 간의 통폐합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구지역 국립대인 경북대와 경북 국립대인 금오공대가 현재 통합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두 대학 간의 통합 논의가 불발된 뒤로 16년 만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글로컬대학 10곳 중 4곳이 통합을 전제로 선정된 사실을 “국립대학, 지방대학이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체 구조조정, 혁신방안을 마련하면 힘을 실어주겠다는 교육부의 메시지”라고 풀이하면서 도내 국립대학과 도립대학 간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野, 원전·청년 등 尹 핵심사업 싹둑… ‘네가 깎으면 나도’식 예산 정쟁

    野, 원전·청년 등 尹 핵심사업 싹둑… ‘네가 깎으면 나도’식 예산 정쟁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견제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표 예산에 대한 ‘묻지마 삭감’이라며 비판했다. 소위 ‘네가 깎으면 나도 깎는다’ 식으로 여야가 맞붙는 양상이어서 내년도 나라 살림에 대한 적잖은 우려가 나온다. 국회 상임위원회 예산 심사 결과 21일 현재 민주당은 원자력 발전과 연구개발(R&D), 청년 지원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예산을 줄이거나 전액 삭감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액 삭감한 원전 관련 정부 예산안에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 사업 등이 포함됐다. 국익을 위한 원전 수출이나 선진국이 다투는 미래 기술인 SMR의 상용화가 지연될 수 있다.민주당은 또 전날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전몰·순직 군경의 청소년 자녀를 지원하는 ‘히어로즈패밀리’ 예산 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민주당은 제복 지원 등 일회성 행사에 치우쳐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해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순직 군경의 미성년 자녀들을 보훈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방치하자는 뜻인가.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R&D 예산의 경우 기초연구를 강화하라는 민주당과 효율적인 예산 배정을 강조하는 국민의힘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 사업과 첨단바이오글로벌역량 강화 등에서 약 1조 1600억원이 감액됐다.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 사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별로 연구비를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단 단위로 지원하겠다는 정부 ‘R&D 예산 효율화’의 핵심 사업이다. 첨단바이오글로벌역량 강화도 과기정통부의 글로벌 R&D 사업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법에서 규정한 정부 예산 편성권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마치 자기들(민주당)에게 예산 편성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가 재정은 모르겠고 나는 표만 받고 싶어’라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적절하게 편성된 낭비성 예산을 걸러내고 원칙과 기준 없이 삭감된 R&D 예산, 새만금 예산 등을 바로잡아 민생과 미래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복원할 수 있다. 예산 증액과 달리 삭감은 정부나 상임위의 동의가 필요 없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원전과 청년 사업은 예결특위 심사 과정에서 살리겠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새만금 사업 증액을 위해서라도 여야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 원전·청년일자리·R&D까지 尹정부 핵심사업 싹둑 자른 野

    원전·청년일자리·R&D까지 尹정부 핵심사업 싹둑 자른 野

    정무위 ‘히어로즈패밀리’ 6억 전액 삭감과방위 ‘R&D 예산 효율화’도 1조 이상 감액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견제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표 예산에 대한 ‘묻지마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소위 ‘너가 깍으면 나도 깎는다’ 식으로 여야가 맞붙는 양상이어서 내년도 나라 살림에 대한 적잖은 우려가 나온다. 국회 상임위원회 예산 심사 결과 21일 현재 민주당은 원자력발전과 연구개발(R&D), 청년 지원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예산을 줄이거나 전액 삭감했다. 전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전액 삭감한 원전 관련 정부 예산안에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개발사업(333억원)과 원전 수출 보증 사업(250억원)이 포함됐다. 국익을 위한 원전 수출이나 선진국이 다투는 미래기술인 SMR의 상용화가 지연될 수 있다. 민주당은 또 전날 정무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전몰·순직 군경의 청소년 자녀를 지원하는 ‘히어로즈패밀리’ 예산 6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민주당은 제복 지원 등 일회성 행사에 치우쳐있어 예산을 편성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보훈성 사업으로 볼 때 전액 삭감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D 예산의 경우 기초연구를 강화하라는 민주당과 효율적인 예산 배정을 강조하는 국민의힘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정부안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 사업과 첨단바이오글로벌역량 강화 등에서 약 1조 1600억원이 감액됐다.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지원 사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별로 연구비를 지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단 단위로 지원하겠다는 정부 ‘R&D 예산 효율화’의 핵심 사업이다. 첨단바이오글로벌역량 강화도 과기정통부의 글로벌 R&D 사업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與 “정부 예산 편성권 전면 부정”野 “부적절하게 편성된 낭비성 예산” 이에 대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법에서 규정한 정부 예산 편성권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마치 자기들(민주당)에게 예산 편성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가재정은 모르겠고, 나는 표만 받고 싶어’라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익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부적절하게 편성된 낭비성 예산을 걸러내고 원칙과 기준 없이 삭감된 R&D 예산, 새만금 예산 등을 바로잡아 민생과 미래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에서 복원할 수 있다. 예산 증액과 달리 삭감은 정부나 상임위의 동의가 필요 없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국정과제 중 원전과 청년 사업은 예결특위 심사 과정에서 살리겠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새만금 사업 증액을 위해서라도 여야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 英 수낵 총리 “한영, 당연한 동반자”…“양국 사이 34조 신규 투자”

    英 수낵 총리 “한영, 당연한 동반자”…“양국 사이 34조 신규 투자”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한국을 ‘당연한 동반자’라고 규정하는 동시에 무역을 촉진하고 오래 지속되는 우정을 쌓겠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총리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장기적이고 글로벌한 파트너십은 오늘, 그리고 미래에 있어서도 우리의 번영과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두 나라가 혁신과 신기술 활용,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 지키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영국과 한국은 당연한(natural) 동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우닝가 합의’를 통해 투자를 추동하고 무역을 신장하는 한편 우정을 구축할 것”이라며 양국의 우정이 “글로벌 안정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며 시간의 시험을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긴밀한 관계로 이미 양국 사이에 210억 파운드(33조 8000억원) 투자가 이뤄졌다”며 “미래에 적합한 자유무역협정(FTA)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고도로 숙련된 일자리를 지원한다는 공약을 이행하면서 더 많은 투자를 추동할 것”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은 보도자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수낵 총리가 영국과 인도·태평양의 핵심 동반자 관계를 재정립할 주요 장기 합의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다우닝가 합의로 양국 관계가 깊어지고 기술·국방·안보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올해 초 싱가포르, 일본과도 동일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총리실은 무역과 투자가 이번 국빈 방문의 핵심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1일 총리가 다우닝가에 한국 주요 투자자들을 초청하고, 22일에는 양국 통상장관들이 FTA 협상 개시를 위한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방위 협력과 인도·태평양 안보 강화도 국빈 방문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역내 법의 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에 따라 영국 선박들과 함께 제재 정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총리실은 밝혔다. 이는 북한을 대상으로 양국이 처음 함께하는 제재로, 앞으로 미국 등 동맹국들과 다자 제재 활동을 벌일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총리실은 내다봤다.
  • “저출산 한번에 해결할 ‘마법 열쇠’ 없어… 지역 맞춤 정책 발굴해야”

    “저출산 한번에 해결할 ‘마법 열쇠’ 없어… 지역 맞춤 정책 발굴해야”

    “출산율 높은 지역 원인 찾아보고정책 수립 전 철저한 지자체 분석지자체의 역량 강화도 선행돼야” “저출산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마법 열쇠’는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지역에 맞는 정책 발굴과 지방자치단체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 박건영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15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2023 저출산고령사회 서울신문 강원 인구포럼’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가파른 출산율 감소 문제가 특정 정책으로 단번에 해결될 수 없다고 경고하는 동시에 정책을 수립하기 전 무엇보다 지자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출산율은 2014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하락해 어느덧 1.3명에서 0.78명이 됐다. 전국 출산율과 별도로 기초자치단체별 출산율에서도 상당한 편차를 보였는데, 지난해 전남 영광군의 출산율이 1.8명인 것과 달리 서울 관악구는 0.42명으로 집계됐다. 그는 “기초단체별로 출산율에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합계출산율 평균을 기준으로 상위 지역 40곳과 하위 지역 40곳, 중위 지역 149곳으로 나눠 면밀히 살펴봤다”며 “어떤 지역의 출산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원인을 찾는다면 출산 여건을 개선할 방안도 자연스레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 교수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합계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자체는 낮은 지자체에 견줘 ‘가임기 여성 비율’과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 ‘가임기 여성의 교육 수준’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낮고, ‘실업률’과 ‘재정자립도’도 낮았다. 반면 ‘전체 혼인 중 외국인 아내 비율’과 ‘경제활동 참가율’, ‘고용률’ 등은 높았으며 ‘문화 기반 시설’과 ‘사회복지 시설’ 등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상위 지역은 지속적인 순전입이 있지만, 하위 지역은 순전출이 발생하고 있었다. 특히 대구 달성군과 부산 강서구 등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만명 이상의 순전입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발굴은 결국 이 같은 영향 요인에 대한 총체적 고려와 분석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가령 가임기 여성의 교육 수준과 외국인 아내 비율 등을 통해 지역의 전문적 평생 교육 확대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정책 수립은 반드시 지자체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사설] 근로시간 유연제, 소통 강화해 흔들림 없이 추진을

    [사설] 근로시간 유연제, 소통 강화해 흔들림 없이 추진을

    정부가 지금의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되 일부 업종과 직종에 한해 근로시간 계산 단위를 바꿔 나가기로 했다. 당초 틀 자체를 월간, 반기, 연간 단위로 확대하려던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탄력 적용 가능성을 열어 둔 분야의 대안 설계가 그래서 더 중요해졌다. 노동 유연성과 노동자 건강권을 충분히 담보하지 않으면 ‘지옥의 근무시간표’ 논란이 언제든 재연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부터 근로자, 사업자, 일반 국민 등 6030명을 석 달간 조사해 어제 내놓은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근로시간 관리 단위 확대 방안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동의하지 않는다’보다 높았다. 하지만 동의 비율이 모두 50%를 넘진 않았다. 일부 업종과 직종에만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률이 더 높았다. 정부는 이런 여론을 받아들여 계절이나 시기에 일감 영향이 큰 업종과 직종에 한해 개선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제조업, 건설업, 보건·의료직, 연구기술직 등이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갈라치기’라고 반발하지만 노사 합의 아래 도입한다는 전제가 달려 있는 만큼 덮어 놓고 매도할 일은 아니다. 정부는 근로시간을 최대 얼마나 어떻게 허용할지 등 핵심 사항은 빈칸으로 남겨 놓았다. 노사정 대화를 통해 채워 나가겠다고 한다. 올 3월의 ‘주 69시간제’ 논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읽힌다. 마침 한국노총도 노사정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때를 놓쳐서도 안 될 일이다. 자칫 노동개혁 의지 퇴조로 비쳐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장시간(주 48시간 초과) 근로자 비중은 여전히 선진국의 두 배다. 포괄임금제 악용 등을 통한 ‘공짜야근’ 척결, 근로일 간 휴식권, 주당 근로 상한선 등은 개선안에 꼭 담겨야 한다. 추진 과정의 소통 강화도 필수다.
  • 문성호 서울시의원 “강화도조약 같은 서울시향 노조 단체협약서, 반드시 개선해야”

    문성호 서울시의원 “강화도조약 같은 서울시향 노조 단체협약서, 반드시 개선해야”

    서울시의회 문성호 의원(국민의힘·서대문2)이 지난 8일 제321회 정례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서울시립교향악단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향 노조가 1년이 넘도록 지적받는데도 전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 점에 있어 강력히 비판했다. 문 의원은 “서울시향 노조의 불합리한 단체협약서에 관한 문제는 작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된 점이나, 1년이 넘도록 개선의 여지를 전혀 보여주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혀를 찼다. 이어 문 의원은 “이는 서울시 감사담당관, 조사담당관 순위에서도 일전부터 개선을 요청했던 사안인데, 서울시향 노조는 무슨 이유로 이를 버티고 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 이렇게 협조 없이 버티고 있으니 행정은 엉망이 되어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수년째 경영평가에서 사이좋게 낮은 등급을 받지 않나. 재미있게도 세종문화회관 노조가 서울시향 노조와 한솥밥이라 왜인지 고개가 끄덕여진다”라며 양 노조의 특권의식과 강압적인 태도가 결국 낮은 경영평가를 불러오는 원인임을 비판했다. 또한 문 의원은 “서울시향 노조가 넝쿨째 굴러 들어온 권한을 포기하지 못해 끝까지 개선하지 않고 버티자는 식으로 나온다면, 서울시향 출연금 또한 해당 협약서가 체결된 2019년을 기준으로 맞춰 편성하는 대응도 있다. 시간이 멈춘 그때로 모든 것을 되돌리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냐”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문 의원은 “세계적인 거장 얍 반 츠페덴 감독과 함께 지금의 서울시향은 ‘전명훈 황금기’를 뛰어넘을 만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마치 강화도조약 같은 지금의 단체협약서를 개선, 인사와 경영에 있어 행정적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라며 응원과 함께 단체협약서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덧붙여 단원들의 평가제 시행과 새로운 음악가 발굴을 위한 정년퇴직제 도입을 요청하며 말을 마쳤다.
  •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켜켜이 쌓인 그리움, 알알이 여문 정겨움… 묵묵히 버틴 옛 성곽, 넉넉히 담은 옛 풍경 [권다현의 童行(동행)]

    조선 왕족들의 유배지이자피란민들의 터전이 된 섬마을시간마저 더디게 흐르는 곳낡디낡은 대룡시장 골목약방·다방 주인장의 정다운 옛이야기도심의 시간은 잊은 지 오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인천 강화도 북서쪽 나지막한 섬, 교동도.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눈에 들어올 만큼 북한과 가까이 자리한 이 섬은 시간마저 느긋하게 흐르는 까닭에 분주한 도시의 삶으로 잊고 지내던 넉넉한 인심과 정겨운 미소를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전통시장을 꼭 들르는데 특히 교동도 대룡시장은 아담한 크기에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 쌓여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찾아야 했던 곳이지만,섬사람들의 오랜 염원이던 교동대교가 놓인 이후엔 아이와 함께 하루쯤 부담 없이 떠나볼 만하다. 교동도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 ‘달을참’(達乙斬), ‘고목근’(高木根), ‘교동’(喬桐)이란 지명으로 기록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달을참은 크고 높은 산이 있는 고을이란 의미다. 여기서 크고 높은 산은 지금의 화개산(260m)을 가리킨다. 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르내리던 화개산은 최근 대규모 정원이 조성되고 전망대도 들어섰다. 이곳 전망대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고구저수지와 교동 벌판, 북한의 연백평야가 한눈에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석모도와 볼음도 같은 강화도의 수려한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는 모노레일이 운영을 시작해 교동도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본섬인 강화도가 그러하듯 교동도 또한 고려 중기부터 조선시대까지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연산군과 광해군, 안평대군 등이 이곳 교동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특히 연산군은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복수를 명목으로 수십명의 목숨을 빼앗으며 피바람을 일으켰는데 결국 중종반정으로 폐위돼 멀리 교동도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그는 교동도에 유배된 지 6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겨우 31세였다. 한동안 고구리마을로 기록된 연산군 유배지를 찾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최근 화개정원 인근에 유배지를 조성해 위리안치(圍籬安置) 현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위리안치란 죄인이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가두는 형벌이다.●시간을 거스른 듯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풍경 아이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교동도에서 가장 번화한 대룡시장이다. 교동도 여행의 중심지라고 하지만 웬만한 시골 장터보다 작은 규모다. 500m 남짓한 골목길 두 개가 ‘열 십’(十)자로 이어진 것이 전부라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땐 사거리 길목에서 나도 모르게 “어머, 이게 다인가 봐!” 속마음을 드러내고 말았다. 하지만 조금만 걸음을 늦추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낡은 간판과 허물어진 슬레이트 지붕, 먼지 쌓인 벽시계, 백발 성성한 약방 할아버지 이야기에 눈과 귀를 열면 교동도가 지나온 오랜 시간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교동이발관은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은지원의 삭발 장면을 촬영했던 곳으로, 여행자들 사이에서 대룡시장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반듯하게 손으로 적은 철제 간판과 마치 영화세트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이발관 내부가 1960~1970년대 시골 풍경 그대로다. 반들반들하게 잘 닦인 면도칼은 지나온 세월의 내공을 드러내는 듯하다. 이곳에서 직접 이발하는 경험을 꼭 선물해 주고 싶었는데, 하필 아이와 찾았을 땐 주인 어르신 집안에 상이 있어 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그렇게 몇 년이 훌쩍 지나 지금은 자녀들이 이발관 내부를 그대로 활용해 식당으로 운영 중이라니, 아쉽게도 아이와 낡은 이발관에서 특별한 경험을 나눌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렸다.●약방 어르신과 다방 이모가 건넨 情에 사르르 이발관 건너편에는 동산약방이 자리하고 있다. 약국이 아닌 약방이란 간판이 어쩐지 더 정겹다. 비타민드링크라도 사 먹을 생각에 안으로 들어섰더니 손때 묻은 나무 진열장에 봉숭아꽃으로 물들이기를 할 때마다 심부름으로 사 왔던 추억의 백반이 두둑하게 채워져 있다.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풍기는 커다란 주전자와 무심한 듯 입에 툭 씌워진 컵이 정겹다. 낯선 아이의 방문에 주인 할아버지는 어디서 왔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다정하게 묻는다. 아이가 또박또박 대답하자 환한 미소와 함께 딸기맛 비타민을 한 줌 서비스로 내어 준다. “할아버지, 내가 좋아하는 딸기맛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발랄한 인사에 약방에 앉아 있던 동네 어르신들에게까지 웃음이 번진다.느릿한 걸음으로 시장을 둘러보다 달콤한 군고구마 냄새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교동다방이었다. 여행자들을 위해 소소한 먹을거리 삼아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는 마담 아주머니는 달짝지근한 다방커피를 타는 솜씨도 일품이다. 아이는 갓 구워 낸 고구마의 노란 속살에 반해 야무지게 입을 채웠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아주머니는 잘 익은 귤을 가져다 난로 위에 올렸다. “우와, 귤을 구워 먹는 건 처음이에요.” 아이가 신기한 듯 난롯가에 서서 귤이 익기를 기다린다. 그러다 문득 약방에서 받은 비타민 하나를 꺼내어 아주머니께 건넸다. 약방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거라며 자랑도 잊지 않았다. “나도 감기에 걸리거나 하면 꼭 동산약방 약만 먹어요. 그래야 금방 기운이 나더라고. 교동도 사람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곳이에요.” ●황해도 실향민의 삶 고스란히 손님이 우리뿐이었던 터라 자연스레 교동도에 쌓인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여기 교동도 어르신 대부분은 피란민이에요. 이 대룡시장도 황해도 연백장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고향에 돌아갈 생각으로 밤낮없이 부지런히 일해서 부자도 많아요. 교동도 쌀이 유명해진 것도 그분들 덕분이죠. 세월이 흘러 여기서 결혼도 하고 자식들 낳고 살았으니 정을 붙일 법하건만 그래도 늘 다방에 오시면 고향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교동도는 고려 때부터 간척이 이뤄져 육지보다 많은 논과 밭을 가졌는데, 광복 직후엔 8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할 만큼 풍요롭고 북적이는 섬이었다. 행정구역상 강화도에 속하지만 실제 생활권은 불과 12㎞ 떨어져 있는 황해도 연백이었다. 이 때문에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연백에 살던 사람들 다수가 교동도로 피란했다. 교동도 북쪽 말탄포구에서 바라보면 연백 땅이 불과 2㎞ 바다 너머다. 눈앞에 선명한 고향 땅을 반세기 넘게 바라보기만 할 줄은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터. 그 한 맺힌 그리움이 다방 한쪽 구석에 쌓이고 또 쌓였다.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단다. “어느 날인가 동네 언니가 텅 빈 옥상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올라갔더니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 하나가 숨어 지내고 있었다지 뭐예요?”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 아이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한다. “여기 사람들은 그런 사건이 있어도 두려워하기보다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이 먼저인가 봐요. 저기 골목길 끝에 해성식당이라고 있는데 안주인이 전라도 출신이라 음식 솜씨가 좋아요. 여기 사람들 사이에선 맛집이죠. 그런데 그 북한에서 탈출한 청년이 발각됐을 때 경찰이 일부러 그 집 육개장을 주문해서 먹였대요. 식당 주인도 음식 배달하면서 울컥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하고 느긋한 분위기 때문인지 어느새 아이의 눈꺼풀이 스르르 감긴다. 얼른 소파 2개를 붙여 아이가 잠시라도 단잠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봐주는 아주머니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노 키즈 존’을 내세운 도시의 화려한 레스토랑에선 느낄 수 없는 코끝 찡한 감동이었다.●117년 한 자리 지킨 교동초 마담 아주머니의 추천으로 찾은 곳은 대룡시장과 어깨를 맞대고 자리한 교동초등학교다. 1906년에 개교했다고 하니 그 역사만 무려 117년에 이른다. 멀끔하게 단장한 모습이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운동장 한편에는 기억조차 희미했던 이승복 동상과 효자 정재수 동상이 자리하고 있어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겨우 10살의 나이에 눈길에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려다 매서운 추위에 결국 함께 동사한 정재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는 감동한 눈치다. 그래도 슬픈 결말은 피하고 싶었는지 “나는 슈퍼히어로가 돼서 엄마도 구하고 나도 씩씩하게 살아올 거야.” 큰소리다. 교동다방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즐긴 덕분인지 아이는 널찍한 운동장을 마음껏 뛰며 신나게 놀았다.교동읍성도 교동도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인조 7년인 1629년에 쌓은 고을성으로 둘레는 약 430m, 높이는 약 6m에 이른다. 예부터 교동도는 외세 침략이 잦았던 터라 서해안 방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조선 후기에는 읍성 내에 삼도수군통어영 본진이 주둔했다고 한다. 원래 동문과 북문, 남문 등 3개의 문루를 갖춘 성문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온전한 형태를 짐작하기 어렵다. 대부분 세월이 흘러 무너졌고 겨우 남아 있던 남문의 유량루도 1921년 폭풍을 맞아 허물어졌다. 다행히 홍예 부분만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데, 이는 돌이나 벽돌을 무지개처럼 휘어진 형태로 쌓은 구조물로 광화문 같은 성문에 주로 사용됐다. 일부 복원된 성곽과 얼기설기 쌓은 옛 성곽이 이곳에 쌓인 시간을 오롯이 드러낸다.교동향교도 아이와 들러 보기 좋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 유생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데 교동향교의 역사는 그보다 앞서 고려 충렬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289년 고려 유학자 안향이 원에 사신으로 갔다가 직접 손으로 옮겨 적은 ‘주자전서’와 공자 초상화를 가지고 돌아와 이곳에 모신 것. 한국 성리학의 시조로 불리는 안향이 처음 배를 댔던 곳이니 교동향교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인 셈이다. 원래는 화개산 북쪽 기슭에 있던 것을 조선 영조 때 지금의 위치로 옮겼는데, 다른 지역 향교들과 비교하면 아담한 규모지만 건축물 하나하나 소박하고 단정한 짜임새가 돋보인다. 홍살문을 지나 향교 안으로 들어서면 공자의 신주와 우리나라 유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과 유생들이 배움을 익히고 닦았던 명륜당, 일종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제수용품을 보관하는 제기고, 내삼문이 알뜰하게 들어서 있다. 향교 우측에는 요즘 보기 드문 재래식 화장실이 설치돼 있는데, 얼마 전 뒷간을 소재로 한 전래동화를 읽었던 아이는 직접 오줌도 눠 보며 재밌어했다. ●그림 같은 보호수 자랑하는 화개사 화개산 중턱에는 화개사도 자리한다. 정확히 언제 창건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말의 문신 이색이 머물며 독서를 즐겼다고 하니 고려 때 사찰로 추정된다. 17~18세기 문헌에도 그 이름이 기록돼 있으니 조선 후기까지 강화도의 주요 사찰 중 하나로 규모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에는 전등사의 말사였고 현재 남은 건물은 1967년 화재로 탔던 것을 이듬해 중건한 것이다. 사찰 입구에는 수령 200년을 넘긴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 아이도 “꼭 옛날 그림 속 나무 같다”며 감탄했다. 기름진 논을 자랑하는 교동도에는 두 개의 커다란 저수지가 있다. 난정저수지와 고구저수지다. 여름이면 난정저수지에는 노란 해바라기가, 고구저수지에는 분홍 연꽃이 무수히 피어오른다. 지역주민들이 마을정원으로 꾸민 것인데 널찍한 저수지를 배경으로 수채화처럼 맑은 풍경을 자아낸다. 겨울에는 이들 저수지 모두 얼음놀이터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썰매를 타고 어른들은 얼음낚시의 손맛을 즐긴다. 차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더라도 교동도의 밥맛을 책임지는 물줄기라고 생각하니 더욱 넉넉하게 느껴진다.
  • “I am 만족”…전청조 고향 ‘뉴욕뉴욕’ 오픈런 벌어졌다

    “I am 만족”…전청조 고향 ‘뉴욕뉴욕’ 오픈런 벌어졌다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뉴욕 출신 재벌 3세’라고 주장한 배경을 두고 강화도 소재 음식점 ‘뉴욕뉴욕’이 지목된 가운데, 해당 음식점을 다녀왔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의 고향으로 알려진 강화도엔 유명 돈가스집 ‘뉴욕뉴욕’이 있는데, 여기에 영향을 받아 전씨가 뉴욕 출신임을 강조했다는 게 지인들의 설명이다. 경양식 돈가스를 파는 ‘뉴욕뉴욕’에는 현재 많은 사람이 몰려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유튜버 이진호는 27일 생방송을 통해 “강화도 ‘뉴욕뉴욕’에 다녀왔다”며 “(과거) 그 가게가 굉장히 유명해서 많은 여중생이 갔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전씨가) 뉴욕에 한이 맺혀서 (뉴욕 출신이라고 주장한 게 아닌가) 그랬나 싶다”고 했다. 이진호는 “(해당 가게 사장님이) 가게를 내년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더 한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전씨의 말투로 ‘뉴욕뉴욕’ 방문 후기가 게재되고 있다. 심지어 개장 전부터 오픈런을 하기 위해 가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까지 공개됐다. 네티즌들은 “I am 만족했어요. my friend와 함께 방문했어요” “Today 방문하려 했는데 Saturday는 영업을 closed 했네요” 식의 후기를 남기고 있다.
  • [사설] 이태원 비극 1년, 무엇이 달라졌는지 성찰해야

    [사설] 이태원 비극 1년, 무엇이 달라졌는지 성찰해야

    159명이 목숨을 잃은 서울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가 오는 29일로 1주기를 맞는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사고이건만 우리는 이런 끔찍한 사고의 슬픔과 충격 위에서 지난 1년 안전사회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안타깝게도 참사 1주기를 앞둔 우리의 지금 모습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에는 많이 초라하다. 책임자 처벌을 둘러싼 정치 공방에 발목이 잡힌 채 사회안전망 강화와 기초질서에 대한 시민의식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한 실정이다. 이태원의 비극은 군집 인파의 안전 위험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몰인식에서 출발한다. 정부도, 민간도 넋 놓고 있다가 순식간에 비극을 맞았다. 그렇다면 사고를 막을 순 없었는지를 되짚고 촘촘한 안전대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 이는 희생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안전불감증을 보인다. 참사의 한 요인인 위반 건축 행위는 최근 3년간 20만여건이나 적발됐다. 국가 안전 시스템 강화를 위한 재난안전관리법 개정안은 지난달에서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그나마 지난 1월 112 반복신고 감지 시스템에 이어 인파관리 시스템이 오늘부터 적용된다니 다행이다. 올해도 전국에서 다양한 야외축제 행사가 열린다. 생존자들은 당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제대로 돕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싸우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여야가 안전관리 시스템 강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와 함께 기초질서 준수 등 국민 안전의식 강화도 필요하다. 우측통행 등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여전하다. 정부가 안전예방책을 아무리 잘 세우더라도 국민들이 이를 무시하면 안전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인도 ‘코끼리 경제’ 고속질주… 中 넘어 공급망 새 거점기지로

    인도 ‘코끼리 경제’ 고속질주… 中 넘어 공급망 새 거점기지로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주목받는 신시장이다. 한국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에 비해 신경을 덜 쓴 측면이 있는 나라다. 그렇지만 세계의 성장엔진 역할을 했던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코로나19 과정에서의 폐쇄성 등을 드러내며 한계를 보이면서 새롭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으로 매력적인 투자와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공급망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파트너다.가야 김수로왕과 인도 허황옥으로부터 시작된 한국과 인도의 2000년 넘는 인연은 올해 12월 수교 50주년을 맞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인도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 차원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급부상 중이다. 인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였다. 지난 4월에는 중국을 추월하며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등극했다. 인구 14억명이 넘는 거대한 ‘코끼리 경제’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특히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진영 대립을 격화시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의 전략적 가치는 수직상승했다. 두 세력 사이에서 중립적 외교 노선을 취하며 실리와 국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의 맏형이기 때문이다. 인도가 쏘아 올린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했다.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거대한 시장으로서 인도의 매력은 이미 중국을 뛰어넘은 상태다. 여기에 중국을 제치고 제조업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으로 인도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자동차 기업이 늘고 있다.최근 인도를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의 중요성에 대해 “인도는 자유, 민주주의와 같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역내 주요 파트너”라며 “상호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해 양국 가치 기반 연대를 한층 공고히 하며 국방, 경제, 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런 요소를 감안한 것이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대인도 수출액은 101억 달러로 전체 수출국 중 7위를 차지했다. 전체 수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2.8%였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인도 주요 수출 품목은 철강판(11.9%), 합성수지(10.6%), 반도체(10.2%), 자동차부품(7.6%), 석유제품(4.6%) 등 순이었다. 교역액은 2021년 156억 달러에서 지난해 189억 달러로 1년 만에 21.1%가 증가한 것이다. 인도는 2021년 약 440만대의 차량을 생산한 글로벌 생산기지로 중국(2600만대), 미국(916만대), 일본(800만대)에 이어 생산 규모 4위를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투자를 통해 성공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지난 2021년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현대차는 2위(점유율 17%), 기아차는 4위(점유율 6%)에 올랐다.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에는 현대차 제1·2공장이 있고 중부 벵갈루루 인근 아난타푸르에는 기아 공장이 위치해 있다. 기아는 이곳에 2017년 인도법인을 세웠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인도 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 첸나이 공장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높였다. 앞으로 인도에서의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현대차의 제1 해외생산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자동차 외에도 양국 모두 수요가 있는 유명 분야로는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온실가스 국제감축, 인프라 등이 꼽힌다. 이 과정에서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양국의 주요 경제협력 플랫폼으로 확대될 수 있다. 최근에는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4년에는 310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콘텐츠 시장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한국 드라마 ‘악의 꽃’은 인도에서 최초로 판권이 판매돼 현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Zee5’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K-9 자주포로 대표되는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인프라 분야 협력과 우주, 원자력, 바이오 등 핵심 기술 분야 공동 연구와 협력 강화 방안도 한·인도 간 협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분야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한일 역사기행 30년을 마무리하며/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한일 역사기행 30년을 마무리하며/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현장에 가서 보고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방법은 없다. 일본인을 안내해 한국과 일본을 기행하며 대화를 나눠 온 ‘정재정 선생과 함께 가는 일한 역사 여행 3일간’이 지난 15일 끝났다. 전 일본우선 한국지사장 오가와 유지가 조직한 팀이다. 이번에는 공주, 부여, 군산, 전주의 박물관, 산성, 부두, 농장, 철도역 등을 돌며 고대·근대 한일 관계 유적·유물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따스한 햇살 아래 노랗게 물든 들판, 단풍이 깃드는 야산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가을 여행의 묘미를 물씬 즐길 수 있었다. 필자는 1990년대 초부터 일본인을 인솔해 한국과 일본에 산재한 한일 관계 유적지를 답사했다. ‘위안부 문제’ 등으로 역사 대립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상호이해를 조금이라도 증진해 보겠다는 취지였다. 처음에는 연구자·교육자가 중심이었는데 나중에는 일반인(회사원, 공무원, 자영업자, 언론인, 외교관 등)으로 확대됐다. 1990년대는 삿포로의 ‘여행시스템’이라는 작은 회사, 2000년대는 ‘서울일본인회’, 2010년대는 ‘리버·링크’가 주선했다. 돌아본 지역은 앞의 도시 이외에 서울, 인천, 강화도, 수원, 도라산, 강경, 옥구, 광주, 목포, 부산, 대구, 밀양, 울산, 포항, 제주, 후쿠오카, 가라쓰, 아리타, 나가사키, 미야자키, 난고손, 다카치호, 모지, 고쿠라, 시모노세키, 교토, 나라, 오사카 등이다. 그동안 참가자가 담담하게 피력한 소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혼자 또는 일반 단체 여행에서 가기 어려운 곳을 돌아보는 게 좋다. 전문가가 코스를 짜고 안내해야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다. 옥구에 있는 구마모토 농장주의 별장(이영춘 가옥)이나 난고손의 백제 유적이 그 예다. 답사 일행은 충격과 감흥을 선명하게 표시했다. 둘째, 한국과 일본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렇게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란다. 그리고 대다수는 깊은 친근감과 함께 상호이해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특히 일본의 고대 문명에 끼친 한국의 영향, 근대 한국에 지은 일본의 죄악 등을 목격하고 숙연해진다. 셋째, 한국과 일본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을 확인한다. 한국의 불상과 불탑이 석조인 데 비해 일본의 그것은 목조다. 식사에서 한국은 금속숟가락, 일본은 나무젓가락을 사용한다. 참가자들은 자연과 풍토에 적합한 문화 형성을 실감하고 그 차이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다. 넷째, 일본에 뒤지지 않을 만큼 발전한 한국의 현실에 놀란다. 맛있고 정갈한 음식, 편리하게 갖춰진 도로와 지하철, 잘 정비된 유적지와 박물관, 풍요로운 도시와 농촌 풍경 등은 예상을 웃돈다. 어느 참가자는 일본이 한국을 배워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말했다. 다섯째, 여행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주변 사람에게 전파하겠다고 결심한다. 특히 한국의 실상은 매스컴의 보도와 전혀 다르다. 한국인은 친절하고 활달하다. 험상궂게 반일을 표시하지 않는다. 앞으로 이런 기행을 더 했으면 좋겠다. 주변에도 참가를 권하겠단다. 한일 관계를 이야기할 때면 으레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들먹인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잘 짜진 역사기행이야말로 단기간에 상호이해를 넓고 깊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많은 인연으로 얽힌 한국과 일본의 경우는 돌아볼 지역과 장소가 수없이 많다. 이제 30년에 걸쳐 일본인을 상대로 진행해 온 역사기행이 막을 내렸다. 그동안 필자와 동행한 분들은 각계각층에서 나름대로 한일 관계의 진전에 애써 왔다. 그중 어느 젊은 여성 외교관은 지금도 틈만 나면 필자의 책을 들고 한일의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동안 동참한 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행운을 빈다.
  • 세계 4강 진격한 K방산… 수출금융 지원에 발목

    세계 4강 진격한 K방산… 수출금융 지원에 발목

    반세기 전 필리핀에 M1 소총 탄약을 수출하면서 ‘미약하게’ 시작된 한국 방위산업, 이른바 K방산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173억 달러(약 23조원) 수출을 달성한 K방산은 이제 ‘세계 4위 방산 수출국’ 목표를 거론할 정도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한쪽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15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목표로 삼은 방산 수출 200억 달러 달성은 이변이 없는 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일각에서는 ‘방산 빅3’로 목표를 더 높여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중국 방산 수출이 계속 감소세다. 거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수출 판로에 더 어려움이 커졌다”며 “미국, 프랑스에 이어 빅3까지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17일부터 22일까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서울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는 K방산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 주는 데 손색이 없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납품 등 K방산을 바라보는 외국 관계자들의 시선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러나 K방산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꼽히는 건 금융지원 한도 문제다.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과 폴란드는 지난해 124억 달러 규모의 1차 계약에 이어 올해 2차 계약을 통해 K2 820대, K9 600문 등 초대형 계약을 추진했지만 한국수출입은행법에 따른 수출금융 지원 한도가 거의 차는 바람에 발목이 잡혀 있다. 군 관계자는 “수출금융 지원 한도를 늘리는 법 개정안 통과가 늦어지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일단 예정했던 물량을 쪼개기해 K2 180대, K9 160문을 2차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주요 방산 수출국들의 견제가 강화되는 것도 위협 요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기존 방산 강국들이 K방산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무기체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독일 방산업체 대표가 한국을 거론하며 ‘유럽이 단결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튀르키예에 파격적인 기술 이전으로 K9을 수출했는데 이제는 튀르키예가 K9을 바탕으로 개발한 ‘퍼티나’ 자주포가 루마니아 입찰전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다”며 “우리가 후발 주자라는 이유로 기존에 판로 확대만 중시해 ‘파격적인 기술 이전’ 등 불리한 조건으로 수출하던 관행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KF21 ‘보라매’ 전투기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미납금 문제도 반면교사로 꼽힌다. 방사청은 “인도네시아도 우리와 사업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1조원 가까운 미납금에도 우리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방산 수출을 위한 교두보라서 정부로선 인도네시아를 어르고 달래 가며 함께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민관 협의가 아쉽다는 지적도 많다. 정경운 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위급 협의체와 별개로 실무자급 대화 창구가 필요하다”며 “계약이 성사된 뒤 사진 찍으러 고위직이 방문하는 것보다 수출 대상국의 무기체계 평가 때 정부나 군 관계자가 동행해 주는 게 업계에 훨씬 더 힘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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