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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게 읽기] 신현림 ‘희망의 누드’

    오래된 책갈피 속에서,어쩌다 뒤져본 서랍 한 귀퉁이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진 한 장에 숨이 멎는다.머릿속은 갑자기 진공상태처럼 느껴지고 손가락 사이로 힘이 살며시 빠져나가는 순간 시공의 벽을 사뿐히 뛰어넘는 진기한 체험.그리하여 생각한다.시시각각 자유자재로 내 마음의 골짜기를 가로지르며때로는 거센 소용돌이처럼,때로는 날카로운 눈보라처럼 아우성치다 이내 잦아들곤 하는 감정이란 것도 사진처럼 고스란히 찍어놓을 수만 있다면.그래서어느 날 문득 꺼내볼 수 있다면. 우리에겐 일상이라는 평범함 속에 묻어두는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어제같은 오늘,오늘같은 내일일진대 무엇이 새삼스러우랴 하면서 입을 다물고 말뿐이지만 가슴속은 몰아치는 폭풍우를 견디다 못해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그렇다면?….역시 답은 글쓰기일 것이다.아무런 형식없이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진솔하게 적어내려 가는 산문은 그래서 쓰고자 하는자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다.읽고자 하는 자 또한 누구라도 손쉽게 그 때 그심정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있어 벗으로 삼기 좋다. 가을맞이 독서캠페인을 벌이는 라디오 생방송 진행을 위해 10월의 혼잡한토요일 오후 한 서점을 찾았고 그곳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그녀를 만났다.다소 허스키한 목소리가 남다른 인상을 준다는 느낌.솔직함과 건강함이 느껴지는 그 무엇.베스트셀러 시집의 주인공으로 친숙해진 신현림,그녀가 헤어지면서 자필사인과 함께 건넨 책을 받았다. ‘희망의 누드’(열림원 펴냄).산문집이면서 한편의 글마다 빠지지 않고 사진이 등장한다.독특한 형식이다.혹시 제목에 눈길이 가는가? 작가 자신도 이를 조금쯤 부담스럽게 의식했던 듯 모든 허위허식을 벗어버린 상태로서의 누드에 대한 예찬을,그리고 한 아름다운 봄날의초록빛 들판을 ‘희망의 누드’라 이름짓게 된 경위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굳이 순서에 따라 읽을 필요없이 책장이 펼쳐지는 대로 눈길을 주어도 편하다.첫 줄에 등장하는 짤막한 명언을 음미하는 재미며,작가가 영감을 받았다는 모든 종류의 것들-사진,시,영화,음악 등-을 공동 소유하는 기쁨도 쏠쏠하다.그 가운데 단연으뜸이라면 역시 가끔씩 숨을 멎게 만드는 사진들이다. 현재 대학원에서 정식으로 사진을 공부하는 작가가 일반인들이 흔히 보기 어려운,세계적으로 평가받는 사진작품을 선별해 쉬운 설명까지 곁들여 놓았다. 정지된 사진 한 컷이 그토록 많은 얘기를 하고 있는 줄 미처 몰랐던 나의 무지가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가는 즐거움도 누리게 된다. 일상에 지쳐가고 있다면,한 줄의 시와 음악마저 사치로 느껴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고개를 들어 지금 이곳이 아니라 조금 먼 저곳을 바라보아야 할터이다. 구석진 이곳에서의 아옹거림이 부끄러워질 저곳을.찾아가는 길목에벗이 있다면 든든할 것이요,‘희망의 누드’라면 그 어느 누구보다 마음 편한 벗이 될 것 같다. [방송인 오미영]
  • [대한포럼] 당산철교 재개통의 교훈

    “교량 구조물은 하나의 숨쉬는 생명체이다.안전하고 견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워야 하며 주변 환경과 함께 숨을 쉬어야 한다” 오늘의 미국 도시를 있게 한 공공건설의 선구자 로버트 모세스가 한 말이다.그렇다.교량은사람과 차가 그 위로 다니는 기능면만 가지고는 생명력이 없다.교량이 생명력을 십분 유지하려면 개성 있는 조형미와 더불어 안전하고 견고한 건강함이 어우러져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진찰과 애정어린 보살핌이 요구된다. 안전문제로 3년 전 철거되었던 당산철교가 재건설돼 22일 재개통됐다.철거당시 ‘전면 보수’와 ‘재건설’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회까지 열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렸던 처방이 ‘재건설’쪽으로 가닥 잡히고 3년 가까운 공사끝에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갈아타는 불편이 없어지고 당산역에서 합정역까지 셔틀버스로 가는데 걸리던 30여분이 절약돼 그동안의 불편함이 꿈만 같이 여겨집니다” 철교 재개통과 더불어 도심 순환선의 기능이 회복된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얼굴에오랜만에 환한 미소가 찾아왔다.한강의 물은 철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도도히 흐르고 전동차가 철교위를 미끄러지듯 지나자 승객들은 만족한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기도 했다. 재개통된 당산철교는 상부가 박스 구조의 상로교로 건설되고 내진설계가 반영되는 등 기존 교량과는 다른 구조를 갖췄다.방진용 레일을 깔아 소음을 줄였으며 변형률을 측정하는 계측시설 등 안전시설도 크게 보강돼 앞으로 100년은 견딜 것이라고 한다.지난 84년 건설된 당산철교는 균열 등 안전문제로지적을 받아오다가 96년 12월 31일 교각 21개와 상판 철거 및 재건설 공사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순환선인 지하철 2호선 당산역∼합정역 구간이 끊겨서울 남서지역의 교통체증을 가중시켰다. 당산철교 재개통 과정은 우리에게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70∼80년대 외형적인 고속성장은 부실을 가져왔고 재시공은 그 대가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 줬다.94년 10월 출근길 성수대교 허리가 갑자기 내려앉고 32명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자 ‘설마 다리가 무너질까’하는 우리네 생각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가를 일깨워 줬다. 고작 15년 만에 주저앉은 성수대교는 ‘빨리빨리’만 외치던 우리의 안전불감증에 일대 경종을 울려주었고 이후 서울시는 한강교량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그 결과 한강다리 23개 중 서울시가 관리하는 17개에서 무려 4,100건의 결함이 발견돼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벌였다.당산철교는 결함이 너무 커 재시공을 벌였으나 아직도 영동·천호·한남·한강대교등 8개 다리의 교각에는 치명적 손상이 방치되고 있어 성수대교의 참사가 재연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위험교량의 보수가 시급하다. 당산철교는 처음 남광토건이 87억원의 공사비로 건설했으나 재공사비는 철거비 6억원을 포함,735억원이 소요됐다.부실시공으로 10배 가까운 대가를 치른 셈이다.이와 함께 사회·경제적 간접 손실액도 최소 3,000억원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그러나 가장 큰 손실은 시민들 가슴에 남겨놓은 불신과 불안이라 하겠다. 한강다리 건설 100주년인 99년도 저물어 가고 한달 후면 새천년을 맞는다. 우리는 지난 한세기 많은 것을 배웠고 또 잃었다.1900년 7월 한강철교가 개통돼 ‘도강(渡江)’의 편리함을 맛보았고 ‘붕괴(崩壞)’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우리는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교량의 생명력을 간과하는 우(愚)를범했다. 재개통된 당산철교가 100년의 숨쉬는 생명력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서는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진찰과 정성어린 보살핌이 뒤따라야 한다.당산철교가 부실의 과거를 털어내고 21세기로 향하는 다리로 다음세기에 기억되기 위해서는 안전진단과 보수가 뒤따라야 한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부시·고어 對中 외교노선 정면 충돌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 2000년 대선 선두주자들의 외교이념 논쟁이 가열되면서 특히 대(對)중국 외교노선을 둘러싼 이견이 뚜렷히 노출되고 있다. 출마선언 이후 처음으로 지난 18일부터 외교정책의 정견을 밝히기 시작한공화당의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의 대중 외교노선 발언에 민주당 앨 고어후보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즉각 공박하고 나선 것이다. 부시 후보는 19일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기 보다는 ‘적의(敵意)는 없으나 환상은 배제해야 할 경쟁자’관계”라고 밝히면서 중국을 ‘동반국’이 아닌 ‘경쟁국’이란 점을 더 분명히 했다. 그는 민주당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주내 시미밸리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행한 유세연설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외교정책 대강을 제시하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시아 우방들의 미사일 방위력을 증강함으로써 중국의 군사적공세를 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이완(臺灣)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경고한 뒤 “타이완의 자위능력을 돕고 한국 일본 등 주변 민주국가들과 관계를 강화,중국이자유국가들로부터 위협은 아니지만 견제는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부시 후보의 이같은 발언이 원칙에 충실하고 ‘선악’을 명확히구분짓는 용기있는 발언이라고 평한데 반해 민주당 진영에서는 즉각 이를 ‘실수’라고 비판했다. 고어 후보 측은 부시 후보의 ‘타이완 지원발언’은 WTO(세계무역기구)협상 타결로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시작한 중국을 격노케 해 결국 미·중관계를 악화시킴은 물론 아시아지역 전체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나아가 부시 후보의 ‘타이완 자위능력 지원’을 타이완에 대해 미사일 방위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으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다.그리스를 순방중인 클린턴 대통령 역시 20일 “한 나라를 경쟁관계로 규정한다면 다음 20년동안갈등관계가 될 것이 뻔하다”고 힐난했다.클린턴은 “중국은 일견 공감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미국과 공동이익을 가졌다고 확신한다”며 고어 후보 진영의 입장을 측면 옹호했다. hay@
  • 한상원밴드 ‘기그스’로 새출발

    60년생 동갑내기로 기타 잘 친다는 소문에 찾아가 무림고수처럼 실력을 겨루며 키운 우정을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함께 수학하는 것으로 발전시킨 유학 1세대 뮤지션,한상원과 정원영을 주축으로 한 한상원밴드가 이름을 ‘기그스(Gigs)’로 바꾸고 새 음반을 이달 내놓는다.기그스는 미국 재즈 프로 뮤지션들이 사용하는 속어로 ‘연주하다’는 뜻. 한상원은 국내 펑키(Funky·영국을 중심으로 유행한 펑크음악과 미국 흑인특유의 그것을 구별하기 위한 표기)스타일 기타연주의 1인자.세션계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마스터로 기대를 모아왔다. 한상원밴드는 재즈 취향의 정원영(키보드)과 윤도현밴드의 2집을 프로듀스했던 강호정(키보드),그리고 다음 세기 세션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손꼽히는만 17세 멀티 플레이어 정재일,드럼의 21세 이상민으로 구성돼 있어 각자 1인자로 꼽히던 인물들의 프로젝트 그룹 성격이 강했다. 이에 비해 새로 결성된 기그스는 가창력과 작사능력을 겸비한 ‘패닉’의 이적을 영입함으로써 가장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던 보컬 부분을보강함과 동시에 한상원의 개인적 카리스마를 줄여 말그대로 팀 다운 구성을 갖췄다. 한상원은 신중현의 브라스 록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신천지’와‘옆집 아이’‘날개’ 세 곡만을 실었고 펑키가 우리 국악의 정신에 잇닿아있다는 스승(한상원)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동서양이 어울리는 ‘노올자!’등 세 곡을 정재일이,인천 호프집 화재참사를 예견하듯이 나직한 목소리로 사고없는 세상에의 기원을 담은 ‘아가에게’와 연주곡‘트리핑 나우’를 정원영이, 특유의 익살을 담은 ‘새벽 네시 전화벨’‘연쇄살인 고양이 톰의저주’를 이적이 작곡했다.거의 모든 곡의 작사를 이적이 담당, 맛깔스런 작사실력을 과시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한상원의 카리스마가 줄어듦에 따라 펑키적 냄새가 전작에비해 엷어져 대중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강렬한 필의 솔로는 ‘날개’에서나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지난 93년 1집 ‘서울,솔 솔 오브 상’의 실패에 대해 “한국의 음악적상황에 무지했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97년 2집 ‘펑키 스테이션’에선 이소라 김광민 강기영 조 보나디오(드럼) 이현도 신해철을 참여시켜 각자의 음악을 존중하면서도 그들 음악이 뛰어놀게 하는 경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상원의 카리스마가 있던 여백을 이적과 정원영이 채웠다는 만족감이 든다. 달파란의 연주를 연상시키는 이상민의 ‘만월광풍’도 새롭기만 하다. 첫 곡 ‘노올자!’에서 이적은 이렇게 외친다.“신사숙녀 여러분 이 시대가낳은 최고의 헛소리 썰렁 밴드,그 이름도 찬란할 기그스를 소개합니다.한번놀아봅시다”임병선기자 bsnim@
  • 두산 포수 진갑용 삼성 이적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의 포수 진갑용(25)을 영입,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향해 박차를 가했다. 삼성은 올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의 공격형 포수 진갑용을 받는 대신 투수 이상훈(28)과 현금 4억원을 주기로 전격 합의했다. 지난 겨울 김기태와 김현욱,김상진,임창용,노장진 등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삼성은 그동안 취약점으로 꼽혔던 ‘안방’마저 보강함으로써 공수에서 더욱 짜임새를 갖추게 됐다.97년 2차 1순위로 지명(계약금 3억8,000만원)받은 진갑용은 프로에서 아마시절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다 최근 신인 홍성흔에게 주전 마스크를 넘겨줬었다.
  • 金대통령, 오늘 전면개각 단행 배경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5·24 개각’을 조각(組閣)수준의 전면개각으로방향을 선회한 것은 향후 국정운영 구상과 맥을 같이 한다.국민과 기업,노동계는 물론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까지 최근의 경제회생 분위기에 편승,개혁에 느슨해지고 있는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도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개혁에 대한 느슨함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렇게 볼 때 새로 등장할 ‘국민의 정부 2기 내각’은 ‘실무차원의 개혁내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내각에 전문성과 개혁성을 보강함으로써 개혁완수라는 올 국정목표를 매듭짓겠다는 김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특히 내년 4월,16대 총선이 맞물려 있어 자칫 시기를 놓치면 새 정부의개혁이 ‘미완의 개혁’으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정부조직 개편과 국민연금 파동,교육개혁 혼선 등을 둘러싼 공직사회의 동요와 침체,혼선을 일시에 털어버리려는 의도도 있다고 봐야 한다.공직사회의 쇄신과 사기진작은 개혁추진과 성공을 위한 선결과제로,이들을 아우르는데 2차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방문 후 개각을 방문 전으로 앞당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지난 18일박대변인을 통해 ‘방러 후 전면개각’을 예고한 뒤 예상외로 공직사회의 동요가 잇따랐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생긴 것이다.또 한때 일각에서 ‘방러전 부분개각,11월 전면개각안’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해 전면개각 구상이 흔들리는 듯했으나 김대통령은 처음 구상을 그대로 밀고나간 셈이다. 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가 공동정권의 지분문제를 일단 제쳐놓기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정치인 장관의 대폭 교체도 이러한 의견일치의 산물이다.그대신 청와대는 21일 김총리에게 인선자료를 건네주고 22일 조찬회동을 통해 심도있는 제청절차를 거치는 예우를 아끼지 않았다.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은 지난 18일 김총리를 방문,지분문제를 접어두자는 김대통령의 뜻을 사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현기자 yangbak@
  • 프로농구 챔프전은 ‘징크스와의 싸움’

    ‘챔프전 징크스’는 깨질 것인가-.10일 막을 올리는 기아와 현대의 98∼99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을 앞두고 결과 못지않게 팬들의 관심을끄는 것은 지난 두시즌을 통해 생긴 챔프전 징크스. 첫째는 정규리그 1위가 또 챔프에 등극할 것이냐는 것.원년시즌의 기아와지난 시즌의 현대는 모두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정상까지치달았다.그러나 올시즌에서는 이 징크스가 깨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정규리그 1위 현대보다는 2위 기아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코트 주변에서도 “정규리그 1위가 늘 챔피언이 된다면 팬들의 흥미는 물론 플레이오프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셈”이라며 은근히 징크스가깨지기를 바라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두번째 징크스는 1차전을 이긴 팀은 결국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는 것.원년시즌에서 나래는 부산 원정 1차전에서 기아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후내리 4패를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지난 시즌에서도 기아는 대전 1·2차전에서 현대에 연승을 거둬 2연패를 눈앞에 둔듯 했으나 부산 3·4차전에서연속 패해 동률을 이룬 뒤 결국 3승4패로 역전패했다.이 징크스는 ‘단기전에서는 첫판을 이긴 팀이 절대 유리하다’는 상식을 뒤집는 것으로 전력차가없는 챔프전은 정신력 싸움의 성격이 더 강함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 메마른 소극장에 봄은 오는가

    문화기획가 강준혁(99 서울연극제 축제위원장)과 뮤지컬연출가 김민기가 새로운 형태의 ‘대학로 소극장 문화’찾기에 나선다. 80년대 초 소극장 ‘공간 사랑’에서 전통·실험 예술의 상설 무대 등으로주목받은 바 있는 강준혁의 기획력과 ‘한국 뮤지컬’의 자리매김을 줄곧 고민해온 김민기가 만나 ‘학전 봄 풍경 32547’(강준혁 기획·김민기 연출)무대를 꾸민다. 25일부터 김민기가 대표로 있는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펼쳐질 이번 무대의주역은 김덕수와 이광수,이애주,안숙선,남긍호,김대환과 이혜경,김영준,김혜란 등이다.이들은 한국과 서양의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모두 한가락 하는 ‘문화 일꾼’.하루씩 번갈아 나온다. ‘이야기가 있는 예술가들의 무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번 공연에서 공연자들은 직접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한다.소극장을 사랑방처럼 꾸며 관객과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호흡하는 자리를 만든다.강준혁이 손수 공연자와관객 사이에서 길라잡이로 나서 관객과 공연자의 대화를 이어준다.강준혁은“소극장만이 펼칠 수 있는 재미있는 공연거리를 만들어 보자는 제의에 출연진도 흔쾌히 동의했다”면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죽어가는 소극장문화를살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민기는 “소극장에 어울리는 다양한 무대를 실험했지만 단발성이어서 효과가 적었다”면서 “보다 밀도높은 볼 거리로 관객과 직접,정직하게 만날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절벽에 몰린 소극장의 숨통을 틀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이어 “이번 무대는 금난새씨가 예술의 전당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을 성인·가족용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번 무대가 좋은 반응을 얻어 해마다 상설 공연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첫 무대(25일)는 김덕수와 이광수가 흥겨운 사물놀이 장단으로 열어젖힌다. 다음 날엔 이애주교수(서울대·중요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예능보유자)가‘승무’‘살풀이춤’ 등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한 수’ 보여주면서 그 속에 깃든 전통문화의 건강함을 들려준다.또 경기민요의 김혜란과판소리의 대중화에 애쓰는 명창 안숙선은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노래한다(4월2,3일) 이에 뒤질세라 타악기의 귀재 김대환과 전통무용가 이혜경은 지난 해 지난해 7월 프랑스 아비뇽연극제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한국의 밤’ 공연을 재현한다(3월29일).이밖에 세계적 프리 섹소폰 연주자 강태환과 바이올린의 김영준,프랑스에서 마임 활동을 했던 남긍호,‘재즈 피아노로 본 봄’을연주할 김광민 등이 ‘관객과 어우러진 무대’에 가세한다.4월27일엔 대부분의 출연자가 한꺼번에 나와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강준혁의 소프트웨어와 많은 공연 경험을 자랑하는 ‘학전’의 하드웨어가만나 어떤 화음을 빚을지 관심이 높다.아울러 이 공연이 소극장문화의 모델로 자리잡아 ‘문화의 공간’을 되살리는 불씨가 되었으면 하는 게 공연계의바람이다.(02)763-8233
  • 국가정보원 출범에 바란다

    국가안전기획부에서 이름을 바꾼 국가정보원(약칭 국정원)이 새롭게 출범했다.단순히 기관의 명칭을 바꿨다고 해서 그 조직의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동안 안기부와 그 전신인 중앙정보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대단히 부정적이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이제 국가정보원은 국가 최고정보기관으로서 과거와는 다른 질적인 변화를하지 않으면 안된다.그동안 국정원은 국내정보 부서를 크게 줄이고 대북 및해외정보 수집부서를 보강함으로써 명칭 변경에 따른 사전 정지작업은 착실히 해왔다.그러나 문제는 조직기구 개편의 하드웨어가 아니라 정보수집과 활용의 소프트 웨어부문이다. 국정원은 간판을 바꿔 달면서 바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북한정보를 포함한 4,000건 이상의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8월부터는 국정원이 수집,분석한 정보를 민간에게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사실 남북분단 상황 아래서는 대북정보수집이 국정원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그러나 탈냉전시대에 맞춰정치·군사 중심의 정보체계를 뛰어 넘어 경제통상 환경 과학기술 등에 관한 정보도 수집,이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해주는 것은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세계경제전쟁시대에 걸맞는 국정원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의 출범에 부쳐 몇가지만 당부한다.우선 차제에 국정원의 정보수집이나 직무범위에 관한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최근의 ‘정치사찰’여부를 둘러싸고 야기된 논쟁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은 상당히 드러났다.만약 국정원의 입장에서 종래의 해외정보나 국내 보안정보 외에 새로운 영역으로 ‘국가전략정보’의 추가가 요구된다면 거기에는 납득할 만한 설명과 함께 개념에 대한 분명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두번째는 비밀분류에 대한 기준을 엄정하게 하고 대국민 정보서비스를 내실있게 해야 할 것이다.어디까지가 국가기밀인지를 분명히 하고 그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이번에 서울지방법원이 “국회 529호실의 안기부 문건은 국가기밀이 아니다”며 안기부가 한나라당을 상대로 낸 ‘문서배포 및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서도 이의 필요성은입증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인권존중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것이다.특히 국가보안법에따라 불고지죄와 고무찬양죄에 대한 대공수사권을 행사할 때는 더욱 유념해주기 바란다.과거 안기부의 오명이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항상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 “방송 시청률경쟁 자제해야”/姜元龍 방송개혁위원장 회견

    ◎프로그램질 갈수록 하락/제도개혁의 최우선 과제 방송개혁위원회 姜元龍 위원장은 17일 오후 1차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 강화’를 강조했다. “방송은 누구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고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그 위상은 국민의 ‘정신적 양식’이어야 합니다.하지만 지금의 프로그램은 ‘부정식품’에 불과합니다.” 이어 자신의 방송 관련 경험담을 비교하면서 선정성과 폭력에 찌들린 현재의 프로그램의 자화상을 비판했다. “KBS­TV 발족때 자문위원을 했고 방송윤리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방송의 영향력에 관심을 갖고 주욱 지켜봤는데 단적으로 말하자면 62년 당시보다 프로그램의 질은 더 낮아졌다고 생각합니다” 姜위원장은 이같은 현상의 이유로 ‘시청률 경쟁’의 폐해를 들었다.“시청률 경쟁이 지나쳐요.그러다보니 프로듀서나 제작진이 텔레비전을 주로 보는 대중 즉,주부나 10대의 구미에 맞는 프로를 만들려고 하고 그 결과 질적인 하락을 가져오는 것이죠”. 개혁위원회의 업무가 프로그램개혁에 무게가놓이는거냐고 묻자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 “어차피 방송제도를 개혁하자면 제일 먼저 다룰 과제다”라고 에둘렀다. 방송개혁위원회의 운영방향에 대해서는 “방송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선다는 정신으로 오늘 회의에서 방송제도·발전·기술 등 3가지 사업목표를 정했다”면서 각 분야에 실행위원 10명과 전문위원 2∼4명씩을 투입해 세부적 업무를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 출범 의도가 방송의 산업화 논리를 내세운 ‘방송 통제’가 아니냐는 방송노조연합 등의 비난을 의식한듯 위원회 위상의 투명성을 거듭 강조했다. “제 나이가 여든하나입니다.‘국민의 소리’를 담은 방송의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을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만약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방송의 독립을 저해하는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과감히 그만 둘 각오가 돼있습니다.저를 비롯한 위원들의 강한 의지를 대통령께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도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강위원장은 방송사의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을 회피했다.다만암시적으로 “프로그램 개혁을 위해서 부득이한 상황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다뤄야 하겠지만 미리 구조조정이라는 의제를 설정하진 않겠다”고 말한 뒤 “방송제도나 기술 보다도 방송프로의 건강함에 더 의미를 둔다”고 강조했다.방송사 구조조정 등 하드웨어 개혁도 그 연장선에 놓인다는 말이다.
  • LG그룹/具本茂의 정도경영(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기업)

    ◎인간존중·가치창조로 ‘초우량’ 지향/“더뎌도 올바른 길 가야” 취임식때 제2혁신 선언/“격식보다 자유토론 통해 의사 결정” 프로정신 중시 “강함은 부드러움에서 나온다” 具本茂 LG회장을 두고 한 말일까. 13만여명을 거느린 재벌총수답지 않게 具회장은 ‘이웃 아저씨’처럼 가까이 다가온다. 양주보다 소주가 제격이고 양식보다는 김치찌개가 더 어울린다. 그러나 이면에는 ‘프로정신’이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1등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잭 웰치 회장을 가장 좋아한다. 취임 일성도 “초우량 LG,1등 LG”였다. 그러나 지름길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소 더디더라도 바른 길만을 고집한다. 철저한 유교식 교육을 받은 탓인지 외도를 허용치 않는다. 이른바 정도(正道)경영이다. 95년 2월 ‘3세 경영’의 시대를 열때 具회장은 ‘강한 LG’를 강조했다. ‘제 2의 혁신’이란 말도 취임사에 여러차례 담았다. ‘안정경영’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종전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과거 LG는 삼성과 현대라는 재계의 양두마차에 가려 제 빛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현실에 안주,2등과 3등도 만족스럽게 받아들이곤 했다. 과거의 영화(榮華)가 퇴색하고 있다는 굴욕적인 얘기도 들었다. 具회장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더이상 3등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그의 승부근성이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영에선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확신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10년 안에 재계의 선두에 서겠다는 ‘도약 2005년’의 발표는 재계에 ‘선전포고’로 비쳐졌다. 미국의 대형 가전업체인 제니스사 인수에 이어 경전철 사업과 부산가덕도 신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사업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 96년 6월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을 따내자 재계는 LG의 변신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봤다. 그러나 LG는 ‘공격경영’이라는 말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LG의 경영이념이 왜곡됐다고 한다. LG가 과거와는 다르게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변한 것은 분명하나 공격경영이라는 표현에는 중요한 점이 간과돼 있다. ‘정직과 공정을 바탕으로 인간존중과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에 주력한다’는 정도경영이다. LG가 최고를 지향하는 것은 양(量)이 아니라 질(質)이다. 이윤을 추구하는게 기업의 ‘권리’라면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임무’다. 다른 기업보다 뛰어난 기술로 1등을 했을 때만 ‘임무’를 100%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정하고 철저한 경쟁을 통해서다. 具회장이 지난 3월 사장단 회의에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도태되고 고객 신뢰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법인은 LG브랜드를 공유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은 정도경영을 구체화한 사례다. 그렇지만 LG가 삭막한 프로의 세계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선대의 경영이념인 인화와 화합은 具회장에게로 이어졌다. 具회장은 격식을 싫어한다. 서류로 보고받기 보다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하기를 좋아한다. 회장실은 늘 열려있다. 과장이나 차장은 언제든지 노크할 수 있다. 회장 집무실은 그룹 임직원의 휴게실이기도 하다. 회장 전용헬기는 임직원들의 출장차량으로 활용된다. 具회장은 아직도 임·직원에게 존댓말을 쓴다. 회장과 직원이 아닌 인간대 인간으로 만나고 있다. ◎具 회장 진면목/남 배려할줄 알고 직원과 잘 어울려 승부근성 정평 나 얼마전 일이다. 서울 여의도 트윈빌딩 앞을 지나던 LG 具本茂 회장(53) 이승용차 안에서 보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힘겹게 길가 화단에 걸터앉아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具회장이 비서에게 말했다. “저기에 의자를 설치하면 어떻겠소” 얼마후 정류장 부근에는 돌의자 63개가 마련됐다. LG 직원들에게 회장에 대해 물으면 무엇보다 남을 배려하는 세심한 마음씨를 꼽는다. 공장에 기념 식수 하나를 하더라도 기왕이면 휴게실 근처에 심어 직원들이 그늘에서 쉴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하지만 “촌사람처럼 생겼다”는 본인 표현에도 불구하고,승부근성은 정평이 나있다. “내 골프 핸디는 고무줄 핸디다. 내기 할 때는 잘 하지만 그냥 치면 잘 못한다”라는 말에서도 그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잘 나타난다. 具회장은 광복 직전인 45년 2월 경남 진양군에서 具滋暻 현 명예회장의 4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고 15회 졸업생으로 63년 연세대 상대 1학년을 수료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애시랜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중매로 만난 부인 金英植 여사(46)는 金泰東 전 보사부장관의 딸로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왔다. ◎LG사이언스홀/기업 ‘사회환원’에 좋은 본보기/민간 최대 과학관 10년째 운영/640평 규모… 관람객 200만명 돌파 벽과 바닥이 온통 파란색인 무대에 맨손으로 서서 허공에 공을 튀기는 동작을 하면 한쪽에 설치된 TV에 본인이 실제 농구장에서 농구공을 튀기며 경기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상대편 수비수를 제치고 덩크슛을 쏠 수도 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빌딩 서관 3층 ‘LG 사이언스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내용중 하나다. 총 면적 640평으로 민간 최대규모의 과학관인 사이언스홀은 연평균 15만명 이상이 찾고 있으며,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으면서 관람객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곳에 와 보면 기업이 사회를 위해 얼마나 바람직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첨단산업을 개척해온 LG가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꿈을 심어주기 위해 87년 개관한 사이언스홀은 방학인 요즘도 하오 1시쯤 되면 대기표가 매진될 정도로 관람객이 많다. 덕분에 트윈빌딩 로비는 언제나 놀이공원 처럼 어린이들로 북적댄다. 관람객이 직접 미래 과학의 실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 비결. 10개의 전시관 가운데 눈길을 끄는 곳은 생명과학관,신기술관,환상체험관 등이다. 생명과학관에서는 컴퓨터 합성기로 얼굴을 찍고 잠시 기다리면 1∼50년 뒤에 자기가 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신기술관에 들어서면 4.3g짜리 손톱만한 로봇이 눈길을 끈다. 더 작은 로봇이 개발되면 사람 몸에 들어가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도우미가 설명한다. ◎‘락희화학공업사가 모태’ LG 성장사/47년 럭키그림­55년 치약 생산으로 기반/58년 금성사 설리베 흑백TV 최초로 생산/95년 LG로 그룹명 개칭… 사원만 10만명 “보통학교요?” 손위 처남이 불쑥 던진 권유에소년신랑 具仁會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러나 이내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가슴이 콩콩 뛰었다. LG그룹 신화의 서곡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LG의 창업주인 고(故) 具仁會 선대회장은 1907년 경남 진양군 지주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보수적인 가정에서 한학을 익히던 具회장은 13세때 만석군 집안인 許씨 가문과 결혼한 뒤 처남의 권유로 보통학교에 편입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된다. 신학문에 눈을 뜬 具회장은 19세의 나이에 사회에 뛰어들어 고향에서 소비협동조합 운동을 전개했다. 이때 터득한 ‘장사 감각’을 바탕으로 1931년 진주에서 ‘구인회상점(具仁會商店)’이라는 포목상을 열면서 천부적인 상술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45년 해방후에는 부산으로 진출,우연히 손을 댄 화장품판매업에서 짭잘한 이윤을 남긴다. 작은 성공이었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간파한 具회장은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 팔기로 결심,오늘날 그룹의 모체(母體)인 ‘락희화학공업사(樂喜化學工業社)’를 설립했다. 이때가 47년 1월로 락희화학에서 만든 ‘럭키크림’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55년 ‘럭키치약’을 생산한 락희는 이어 세탁비누,화장비누,가루비누를 줄줄이 내놓았으며,67년에는 국내 최초로 샴푸도 개발했다. 화학 업계를 석권하는 과정에서 58년에는 전자 쪽으로 눈을 돌려 금성사(金星社)를 설립한다. 당시 일본 ‘통산성백서’에서 전자공업을 유망한 분야로 전망한 것을 보고 힌트를 얻은 것이다. 59년 국내 최초로 라디오 개발에 성공한 금성은 이어 선풍기 자동전화기 세탁기 냉장고 흑백TV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전자제품’하면 금성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주었다. 具회장은 69년 타계했다. 70년 1월 45세의 나이로 2대 회장에 취임한 具회장의 장남 具滋暻 회장은 25년 동안 재임하면서 취임 당시 8개였던 계열사를 20개로,2만명이었던 사원을 10만명으로 불려 현재의 ‘몸집’을 만들었다. 95년 1월1일을 기해 그룹이름을 ‘LG’로 바꾸고 제2의 도약을 선언한 具회장은 다음달 22일 돌연 장남인 具本茂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계열사 현황(*는 상장회사) 회사명 업종 설립 연월 *LG화학 종합화학 생활건강 47. 1 LG석유화학(주) 석유화학 78. 3 (주)LG실트론 반도체 재료 83. 4 LG얼라이드시그널 엔지니어링 프르스틱 89. 2 (주) CFC 대체 물질 LG오웬스코닝(주) 유리장섬유 제조 도매 90. 5 LG MMA(주) 유기화학제품 91. 3 *LG­Caltex 석유류 및 석유화학제품 67. 5 정유(주) LG정유판매(주) 석유류 도소매 70.12 *LG­Caltex LPG 수입,저장,판매 84. 9 가스(주) 호유해운(주) 유류수송 72. 8 원전에너지(주) LPG 도·소매 95. 6 *LG전자(주) 종합전기·전기·통신 58.10 LG전자부품(주) 종합전자부품,금형제조 70. 8 LG마이크론(주) 전자부품 및 전기사업용 83. 5 기계장치 LG포스타(주) 스피커,스피커시스템 제조 71. 9 LG소프트(주) 컴퓨터 S/W,컴퓨터 교 85. 2 육/출판/음반/영상 LG히다찌(주) 소프트웨어 개발/수출 시 86. 9 스템 자문,판매 및 관련 서비스 *LG정보통신(주) 종합정보통신기기 제조 79. 9 *LG산전(주) 산업용 전기·전자기기 및 87. 3 시스템,승강기,FA기기 및 메카트로닉스 LG하니웰(주) 자동제어시스템 및 기기 84. 5 *LG반도체(주) 반도체 소자 및 디스플 89. 5 레이 기기 (주)LG텔레콤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96. 7 LG정밀(주) 방위산업장비,정밀계측기기,76. 2 차량용전장품 *LG산전(주) 환경산업설비,농업기계, 62. 5 산업기계,무선통신시스템, 케이블류,산업소재 LG기공(주) 전기·통신공사업 74. 7 *(주)LG금속 비철제련,특수소재,금속 36. 6 귀금속 가공 *(주)LG상사 종합무역의류제조,도·소매 53.11 *LG건설(주) 종합건설 69.12 LG엔지니어링(주) 종합기술용역 78.10 LG에너지(주) 발전,전기업 96.10 LG ENC 설계,감리 83. 3 LG엔지니어링(주) 종합기술용역 78.10 (주)LG유통 수퍼마켓,빌딩관리 단체급 71.12 식,편의점 (주)LG백화점 백화점 94. 2 (주)LG애드 종합광고대행 84. 7 (주)LG­EDS 정보처리서비스 87. 1 시스템 *LG증권(주) 증권 73. 6 LG투자신탁운용(주)금융증권,투자신탁업 88. 3 LG선물(주) 선물거래 92. 7 *LG화재해상 손해보험 59. 1 보험(주) LG신용카드(주) 여신금융 88. 3 LG신용정보(주) 채권추심 98. 5 *LG종합금융(주) 금융,부동산 73. 5 (주)부민상호 신용금고업 67. 7 신용금고 (주)LG스포츠 오락,문화,및 83. 1 운동관련 사업 한무개발(주) 관광호텔 85.11 (주)LG경제 경제·경영·환경연구 86. 4 연구원 및 자문 (주)LG레저 서비스 88.11 (주)LG홈쇼핑 종합유선방송,통신판매, 94.12 홈쇼핑프로그램 공급 LG창업투자(주) 금융96. 7 *극동도시가스(주) 도시가스 배관 자재 81. 3 (주)LG인터넷 부가통신 97. 7 (주)LG돔 돔구장의 건립 및 운영 97. 9 (주)LG교통정보 부가통신업 외 97.12
  • 장마철 건강복병/질병·전염병 “要주의”

    ◎장티푸스·이질·콜레라 등/수해지역 집단발병 우려/물 꼭 끓여먹고 소독 철저히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충청·호남 등 남부지방도 호우로 인한 재산 및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따라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나 렙토스피라 등이 만연할 우려가 높다. 특히 상수원이 오염된 지역에서는 집단 발병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대안암병원과 서울대병원, 상계백병원 등 종합병원에서는 수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지난 7일부터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수해지역이 아니라도 습도가 연중최고치 60∼70%까지 올라가고 기온이 섭씨30도를 웃도는 요즘 기후엔 세균번식이 쉬워 이같은 질환에 걸리기 쉽다.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부엌이나 화장실의 청결도 중요하다. ▷장티푸스◁ 환자의 70%이상이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된다. 10∼14일 잠복기를 거쳐 열이 섭씨40∼41도까지 올라가면서 오한과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장티푸스환자라고 무조건 설사를 하는건 아니다. 절발은 변비증상을 보인다.나아가 많을수록 만성보균 가능성이 높다. 침수지역 주민들은 물론 각 가정에서도 행주, 도마 등 부엌위생에 신경을 써야한다. ▷렙토스피라증◁ 들쥐의 대소변에서 나온 균이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 침수지역 논에서 벼세우기를 하는 농민들에게 생길 수 있고 치사율은 20%.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되면 평균 10일간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머리가 아프면서 근육통이 생기는 등 감가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심하면 간과 신장에 장애 등이 따르기도 한다. 발병 가능성이 있는 수해지역 주민들은 가급적 예방접종을 받고 복구작업시 손발의 상처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이질◁ 용변 등으로 오염된 물과 변질된 음식을 통해 감염되며 전염성이 강함. 증상은 심한 복통과 고열, 구토, 식욕부진, 용변시 통증 등. 때에 따라서는 점액성이나 피가 섞인 설사를 한다. 탈수로 인해 신부전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한다. 어린이환자의 40% 정도는 경련과 두통 환각상태 등 신경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치료법은 없다. 충분한 수분공급과 항생제 투여 정도가 고작이므로 예방이 최선책. 식사전후와 화장실을 다녀왔을때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을 것. ▷식중독◁ 수해지역에서는 수돗물 공급중단 등 위생상태가 불량해 배탈 설사 등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다. 수해지역이 아니라도 고온다습한 기후로 음식물이 상하기 쉽고, 이런 음식을 먹을때 생긴다. 이때 항생제나 지사제 복용보다는 충분한 수분공급 등 대중요법을 쓰는게 더 좋다. 약물복용이 오히려 증상을 오래 끌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 섭취와 안정을 취하는게 낫다. 그러나 구토나 혈변, 탈진, 탈수 현상이 동반될 경우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본뇌염◁ 홍수가 끝난뒤 무더위가 계속될때 발생 우려가 높은 일본뇌염은 고열 두통 구토 등의 증세에,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져 치사율이 30%나 된다. 따라서 어린이나 노약자는 모기에 물리지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고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박승철 교수,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 교수
  • 정리해고 법대로 이뤄져야/청와대 경제간담­金대통령·단체장 대화록

    ◎金 대통령 “외국서 탐내는 기업 과감히 팔길”/金宇中 회장 “기업매각 내놓고 할 수 없어 고민”/李揆成 “자금지원 수출부문 집중 어려움” 金大中 대통령은 20일 취임후 처음으로 金相廈 대한상의회장 등 경제 5단체장과 元喆喜 농협회장을 초청,오찬을 함께 하며 경제현안에 관해 간담회를 가졌다.金대통령은 수석회의의 토론을 거쳐 7개 당부사항을 미리 정리한 뒤 이를 차례로 밝히고 경제단체장들의 의견을 들었다.간담회가 끝나자 金대통령은 6개 합의사항을 발표하면서 “이의 이의없습니까”하고 물었고,단체장들을 이에 박수로 화답,합의문이 작성됐다. 다음은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한 이날 간담회 대화 요지. ○국민 재계에 불만 많아 ▲金대통령=최근 모 TV토론에서 재계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강함을 느끼고 깜짝 놀랐습니다.우리는 이미 5개항에 합의했고 기업들은 어느 정도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국민과 언론은 그 속도가 완만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노동자들 사이에서도 파업 운운하는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국민은 어려운 생활속에서 물가고,실업,도산 등 4중고,5중고를 겪어야 합니다.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선 국가가 보호장벽을 치는 시대는 지나가고 무한 경쟁시대로 가고 있습니다.정부와 기업은한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특히 대기업들은 남들이 욕심내는 좋은 기업을 내놓아야 기업도 살고 해외자본투자유치도 가능합니다.한꺼번에 되지는 않더라도 1∼2가지는 가시화돼야 합니다. ○中企지원 제대로 안돼 두번째 문제는 고용입니다.노사정위에서 노동자들을 설득,정리해고를 수용케했으나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과 같이 사회보장 제도가 돼 있지 않습니다.유럽은 실업률이 10% 이상이면서도 사회안전망이 구축돼 있어 우리나라보다 심각성이 덜 합니다.정리해고는 합의된 것인 만큼 불가피한 경우 할 수 있으나 법으로 정해진,법에 의거한 해고가 돼야 합니다.정부는 기업인들에게만 5대 개혁과제 합의사항 준수를 요구하는 게 아니고 노동자에 대해서도 똑같은 협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세번째 문제는 중소기업에 대한 협력이 미흡하다는 것입니다.공존공영체제가 가장 중요한 개혁입니다. 네번째 문제로,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은행창구에서 잘 이행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중앙회에서도 은행에만 맡겨두지 말고 은행창구 현장에 나가 문제점을 파악하고,필요하면 정부와 합동대책반을 구성해서라도 은행창구에서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랍니다. ○신선식품 물가 안정을 다섯번째로 기업들은 외자유치에 나서야 합니다.환란을 해결하는 길은 수출증대와 투자유치입니다.우리나라의 해외투자 유치는 선진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세계가 투자를 위해 우리에게 눈을 돌릴 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많은 외환을 보유함으로써 중국,인도네시아,일본 등 어떤 나라에서 무슨 사정이 생겨도 우리경제를 지키게 대비해야 합니다. 물가안정도 중요합니다.특히 신선식품의 물가가 안정돼야 합니다.반드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재계의 체질을 개선하고 5대 합의사항을 지키고 정부가 최대한 공정한 태도로 쉼없이 노력해 나간다면 국가 장래에 희망이 있습니다. ▲金대한상의회장=제30회 한·일경제인회의 참석차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를 면담했더니 대한투자단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수출지원금 7兆 필요 ▲金宇中 차기전경련회장=사실 해외투자자들이 국내에 많이 입국해 있고,실사가 진행중인 기업도 있으나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어렵더라도 중소기업 수출은 적극 도와줘야 합니다. ▲朴泰榮 산업자원장관=전경련은 현재 3조원인 수출지원금을 6조∼7조원으로 늘리면 4백50억∼5백억달러의 수출 증가가 가능하다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李揆成 재정경제장관=수출부문에만 지원을 집중할 경우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가 노동계 설득을 ▲金昌星 경영자총연합회장=기업이 구조조정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최소한도의 정리해고를 할 수 밖에 없으므로 노조가 이를 이해하도록 설득하는 데도 정부가 노력해주십시요. ▲崔鍾賢 전경련 회장=기업 구조조정을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습니다.솔직히 기업 형편이 무척 어려워 죽느냐 사느냐 하는 딱한 입장입니다. ▲元농협중앙회장=유통구조개선에 적극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朴相熙 중소기협중앙회장=중소기협측에서도 은행창구에 나가보겠습니다. ▲具平會 무역협회장=외환보유고가 조금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외환 30억∼50억달러를 무역금융에 지원할 것을 건의합니다.
  •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했으니(박갑천 칼럼)

    매사추세츠주지사를 지낸 브래드퍼드가 든 ‘정치가의 조건’이 있다.“코뿔소가죽의 얼굴·코끼리 기억력·바다삵(비버)의 집념·잡종개의 친화력·불도그의 인내력·바다거북의 건강·타조의 위·사자의 용기·영양의 속력·세인트버나드의 친절·까마귀의 유머…”. 들고있는 동물들에 그같은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갖추어야할 조건들이라고는 하겠다.그는 거기에 다시 원리원칙의 측면에서는 당나귀의 완고함도 지녀야 한다고 덧붙인다.그러나 그뿐일까.동물의 비유가 옳을지 어쩔지는 몰라도 ‘제비의 변설’에 ‘여우의 응구첩대’도 갖추어야할 조건같아 보이는게 선거전양상이다. 응구첩대의 능력은 이번 대통령선거부터 등장한 텔레비전토론을 보면서 생각하게 된 조건이다.대규모 군중집회에 갈음하여 나온 텔레비전토론은 선거문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혁신이었다.‘그레이트 커뮤니케이터’라는 별명을 얻은 레이건 대통령의 빼어난 ‘연출력’을 필요로하는 선거전이기도 했고.특히 한문제를 놓고 벌이는 토론은 본인의 기본철학이 없으면 순발력있는 응구첩대에서 꼭 뒤눌릴수 밖에 없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금 우리는 IMF한파 속에 견디기 어려운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그래서 눈밝고 머리맑은 지도자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해진다.“집안이 가난할 때 훌륭한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울때 훌륭한 재상을 생각한다”(【사기】 위세가편)는 말 그대로.18일은 앞장서서 어려움속을 헤쳐나가야 할 그 훌륭한 재상­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투표를 앞두고 “투표(ballot:밸럿)는 총탄(bullet:불릿)보다 강하다”는말을 떠올려 본다.철자와 발음이 비슷한 말인데 총탄에 쓰러진 링컨 대통령이 맨 먼저 썼다니 얄망궂다.한데 이 두말은 뿌리가 같아서도 흥미롭다.ballot은 베네치아 방언(ballota:작은공)에서 왔는데 옛 도시국가에서 투표때 흑백공을 썼던데 연유한다. bullet도 프랑스말 공(boule)의 지소어(boulette:작은공)에서 왔고.둘다 힘을 상징하지만 ‘온유­투표’와 ‘완력―총탄’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위 격언은 그래서 평화로운 민주정치가 독기서린 철권정치보다 강함을 뜻한다고 하겠다. 빠짐없이 투표장으로들 나가자.높은 투표율이 민주정치의 바탕으로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 분장사(후보 프리즘)

    대선후보 뒤에는 분장사가 있다.영상미디어 선거전에 승부를 걸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분장사는 후보의 그림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김진경­‘부드러운 이’ 강조… 행사따라 강약 조절 방송국 분장사 출신인 김진경씨(29)가 이회창후보의 분장을 전담하고 있다.서울예전 영화과 출신인 김씨는 5년 경력의 프리랜서로 지난 2월 이후보 부인 한인옥 여사의 면접을 통해 일을 맡았다.김씨가 포인트를 두는 부분은 ‘부드러운 이회창’을 연출해 내는 것이다.이후보의 차갑고 딱딱한 인상을 없애기 위해 뾰족한 턱끝에 그림자를 넣어 길어 보이지 않도록 한다.넓은 이마의 양옆은 약간 어둡게 해서 턱과의 균형을 맞추고 얼굴이 역삼각형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특히 김씨는 드라이어와 가위,머리염색제 등이 든 가방을 항상 들고 다니며 행사의 성격과 현장 조명상태 등에 따라 분장의 명암을 조절한다. ◎국민회의/김남주­3년전부터 전속… 하루종일 밀착수행 김대중 총재는 자신의 코디네이터인 김남주씨(26·여)가 ‘분장사’라고 불리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분장’은 연기자를 극중인물로 만드는 것인데,김씨가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조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씨의 하루 일과는 매일 새벽 6시30분 김후보의 일산자택에 도착,30분 정도 김후보의 얼굴과 머리스타일을 매만지는 것으로 시작된다.이후 하루종일 김후보를 밀착수행한다.김씨는 3년전부터 주요행사때 김후보의 ‘메이크 업’을 맡았으나,지난 5월 이후 TV토론회까지 도맡고 있다. ◎국민신당/박수명­전·노씨 분장 경력… 젊고 강함 부각 초점 지난 4월부터 박수명씨(58·MBC 방송아카데미 교수)가 전담하고 있다.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분장도 맡았던 분장계 대부다.얼마전까지 박정희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분장의 초첨을 맞추었다.그러나 11월 중순부터 ‘젊고 강력하고 깨끗한’ 대통령후보의 얼굴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바꿨다.박교수는 “피부가 희고 깨끗한 편이라 화장품을 조금만 발라도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강한 이미지를 살리려고 눈썹도 살짝 그린다.그가 없을 때는 이인제 후보가 휴대하고다니는 분을 손수 바르기도 한다.
  • DJ “건강공세 침묵이 약”

    ◎신한국 이슈화에 불쾌감속 “대응 필요없다”/참모진 한때 한강 헤엄쳐 건너기 건의도 국민회의측이 신한국당의 건강공세에 대해 이례적으로 확전을 자제하고 있다.신한국당측이 연일 시비를 걸어와도 겉으론 오불관언이다. 7명에 이르는 대변인단도 적어도 공식적으론 상대를 않겠다는 자세다.병역시비,비자금 논쟁 등 주요 쟁점마다 선제공격이나 매서운 반격을 퍼붓던 때와는 판이하다. 물론 여당측이 김대중 총재의 건강문제를 물고늘어지자 내심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박지원 총재특보는 후보건강 이슈화 움직임에 대해 “우리는 이회창 총재 가계처럼 허약체질은 없다”고 비아냥댔다. 그럼에도 전면적인 맞대응은 일단 유보다.“TV토론과 가장 활발한 공식 일정으로 국민들한테 건강함을 보여주고 있다”(장성민 부대변인)는 정도의 비공식 반응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도 건강이슈화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한때 “일부 참모진이 김총재가 한강을 헤엄쳐 건너는 이벤트를 건의하기도 했다”(장부대변인)는선뜻 믿기 어려운 얘기도 들린다.쇼맨십으로 비칠까 포기했다지만 국민회의측도 후보건강의 이슈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반증이다.김총재측은 6공시절에도 연희동 W수영장에서 건강과시 이벤트행사를 가졌다. 김총재는 최근 “대선후보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면 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표명했다.다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 김 대통령­이 총재 청와대 회동 배경

    ◎김 대통령 “이 총재 적극 지원” 가시화/주1회 회동… 변함없는 협력관계 유지/명예총재 비서실장직 신설에도 공감 김영삼 대통령은 신한국당 총재직 이양후에도 이회창 총재를 계속 지원할 것인가.‘9·30 전당대회’이후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던 의문이었다.이에 대답하듯 김대통령은 이총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움직임을 잇따라 보여주고 있다. 김대통령은 지난 2일 이총재를 청와대 관저로 불러 만찬을 같이한 것으로 확인됐다.선대위 구성을 비롯,12월 대선과 관련한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이 있었으리라 관측된다. 청와대측은 또 “김대통령은 앞으로도 이총재와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명예총재와 총재로 신분변동이 있었지만 ‘협력관계’는 변함없다는 얘기다.한 고위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평상시보다 협의하고 자문할 일이 더 많지 않겠느냐”고 말해 ‘빈번한 회동’을 예고했다. 청와대는 당측에서 제안한 ‘명예총재 비서실장직’신설에도 긍정적이다.다른 고위관계자는 “수석회의를 비롯,청와대 분위기를당에 전하는 동시에 김대통령과 이총재와 유대의 끈이 강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명예총재비서실장을 두는 방안도 괜찮다”고 밝혔다.명예총재비서실장에는 박범진 전 총재비서실장의 기용이 유력한 가운데 이원종 전 정무수석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신한국당 재영입 노력에 나섰다는 추측까지 나온다.청와대측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김대통령의 최근 움직임과 관련,한 수석비서관은 “신한국당을 직접 만든 김대통령은 이총재를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외부적으로 지원이 미흡한 듯 비치는 것은 ‘엄정선거관리가 요구되는 대통령직’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국내최대 서산공군기지 가동 의미

    ◎수도권·서­남해영공 방위력 극대화/10년 대역사… 적기기습 “원천봉쇄” 18일부터 임무수행에 들어간 서산공군기지 00전투비행단은 북한의 위협은 물론 한반도 통일후 예상되는 잠재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21세기 전략형 공군력 건설의 토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원공군기지에만 의존해 왔던 수도권 및 서북 6개도서,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영공방위 능력을 대폭 보강함으로써 북한공군에 비해 질적 측면에서 앞서게 됐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서산기지는 87년 「신기지건설계획」이 확정되면서 착공에 들어가 10년만에 완성됐다.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도록 공군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장기목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활주로 2본과 어떠한 공격에도 견딜수 있는 엄체호를 비롯한 작전시설과 최신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산 기지의 전투기는 모두 국내에서 생산된 KF­16으로 배치됐다.걸프전에서 다양한 작전에 투입돼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한 F­16전투기의 한국형 개량형인 KF­16은 탁월한 기동력,최첨단 전자장치,야간 저고도 침투능력,가동할 파괴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기존 F­16전투기에 인공위성 항법장치,야간 저고도 항법 및 표적추적장치인 랜턴 등 4가지의 장지가 보강됐다.특히 랜턴은 야간에도 지형을 파악,목표를 정확히 파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KF­16은 00대가 이미 실전배치된 상태다.99년말까지 계속 면허 생산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모두 3조8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 「유능제강」 이미지 부각에 초점/이홍구 고문 시민대토론회 안팎

    ◎차기 리더십의 첫째 조건으로 「화합」 강조/“노동법 단독처리 잘못된 선택” 유감 표명 『하드웨어의 시대는 가고 소프트웨어의 시대가 왔다』­12일 시민대토론회라는 「언론시험대」에 오른 신한국당 이홍구 고문은 「유능제강」,즉 강함을 이기는 부드러움을 부각시키는데 진력했다. 이고문은 토론회 내내 부드러운 「색조」를 유지했다.대선자금 해법과 당내 경선,차기 리더십등에 대한 언급에서 이런 기조가 잘 드러났다.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여야3당 총재의 포괄적인 입장표명과 사법처리 배제,이를 바탕으로 한 제도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당내 경선에 대해서는 『당의 화합을 위해 후보간에 활발한 대화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대선주자간 사전 연대를 주장했다.예의 집단지도체제론도 강조했다.화합을 차기 리더십의 첫째 조건으로 내세운 것도 이런 맥락이다. 외유내강의 모습은 노동법 파동과 권력분산론 등을 통해 표출했다.이고문은 대표재임시의 노동법 단독처리와 관련,『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개정안의 내용만큼은 대량해직사태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소신을 강조했다.권력분산론과 관련해서는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역대 어느 대통령도 권력분산의 정신을 담고 있는 헌법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으며,김영삼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그러나 이고문의 대권행보에 만만치 않은 걸림돌들이 있음을 드러냈다.사실여부를 떠나 노동법 단독처리와 김현철씨와의 관계,군미필경력 등이 우선적인 문제로 꼽혔다.
  • 팽진 등 건국주역 잇단 사망/중 원로시대 마감

    ◎「8로」중 등·진운 이미 퇴장… 양상곤 등 5명 건재/사실상 막후통치 끝나… 새로운 권력투쟁 가능 팽진의 죽음은 모택동과 함께 신중국을 건설했던 건국 원로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78년 개혁개방 이후 막후에서 중국을 주무르던 8대 원로 가운데 올들어 등소평과 팽진의 잇단 사망으로 양상곤(91),부일파(90) 등만 남게 됐다.이들 원로들은 개국공신이면서 현 지도층을 발탁,양성한 후견세력이란 점에서 은퇴한 고령에도 불구 중국정치에 입김을 행사해 왔다. 이들은 현 지도츨의 구성원들과 인맥관계를 통해 영향력을 유지하며 집단지도체제의 불안정성과 갈등을 완화시키고 안정시키는 막후 조정역할을 해왔다.이들은 전쟁을 통해 성장한 혁명가·군인이자 중국공산당을 키워온 당지도자며 경제건설을 주도한 행정가들이란 점에서 강한 정치적 장악력을 유지해왔다.이점에서 이들의 퇴장은 공산당과 군대와 정부가 3위 일체의 긴밀성속에서 움직이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중국정치의 안정을 이루는 안전판의 하나가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반면에 인치가 막을 내리고 제도와 법률이 통치하는 시대가 진전됨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의 퇴장은 한편 6·4천안문사태등 중국현대사를 재평가할 수 있는 가능범위를 넓혀준다.이들은 일단 이념 성향상 보수적이다.팽진의 경우 보수파 대부로 불려왔다.경제건설과 함께 이념도 강조하는 강택민체제의 보수색채를 감안할 때 이들의 죽음이 당장 보수이념의 몰락이나 중국정치의 노선 변화를 의미하진 않는다.그러나 불안정한 집단 지도체제 아래 중재자 역할을 해온 원로의 소멸로 권력투쟁이 더욱 격렬해질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팽진 사망으로 가장 유력한 원로가 된 양상곤은 최근까지도 각 지역을 시찰하면서 자신의 건재를 보여주고 있다.그는 올 2월 등소평 장례식에도 청년같은 건강함을 과시했다.그는 팽진보다 한급 아래지만 인민해방군의 대부격이란 점에서 군부내 인맥때문에 주목받는다. 학생지도자 출신으로 부총리를 역임하며 재정금융 및 공업부문의 기초를 닦은 부일파도 관료층과의 인맥관계를 유지하며 여전히 경제정책의 조언자다.지난 70년대말 농촌개혁실험을 실현시킨 만이(82)나 당조직을 도맡아온 송평(81),송임궁 등 정치국 상무위원급 거물 원로들도 당·정·군내 후견 세력들을 거느리며 건재하다.중국관료의 본산인 청화대학출신의 대부인 송평은 차기지도자로 유력시되는 호금도중앙당교 교장의 성장을 지원해 왔다.50대 지도자와도 깊은 연결관계를 갇고 있는 이들이 모두 사라질 때 중국은 더 치열한 권력투쟁의 가능성속으로 빠져들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죽음은 무게를 지닌다. ◎팽진 누구인가/등 개혁 반대한 강경파/문혁때 숙청… 78년 복권 26일 사망한 팽진 전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상무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개혁을 반대해온 강경보수 공산주의 지도자였다.그의 사망으로 12억 중국을 현대국가로 이끄는 추진력이 돼 온 경제개혁에 끈질기게 저항,전통 공산주의를 수호하려는 소수세력은 거의 중국 정치무대에서 퇴장한 셈이됐다.팽은 80년대말 개방 초기 시대에 일찌기 등소평의 후계자로점찍혀 온 호요방과 조자양을 밀어내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는 89년 대학생들의 민주화요구 천안문시위때엔 이를 진압하는 데 군을 동원하는데도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그의 영향력 행사의 극치는 사회악을 뿌리뽑는 전국적 운동을 전개하는데서 발휘됐다.그는 『강타하라』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는데 이는 현재 중국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범죄소탕운동의 표어가 되고있다.대약진운동때 모택동 주석이 객관적 경제발전법칙을 위배했다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문화혁명때 숙청됐으나 1978년 모가 죽고 등이 중국정권을 장악한 뒤 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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