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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상처받은 시인의 아름다움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상처받은 시인의 아름다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7년 봄 27세의 청년 시인이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한 잡지에 발표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반공주의와 역사적 무지를 강타한 이 충격적 시편은 당시까지 사회적 금기였던 제주 4·3의 참담한 비극을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한라산’은 비통한 현대사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격정을 담은 그야말로 불화살 같은 시편이었다. 그 시가 시인의 운명 그 자체였다. 청년 시인은 도피 끝에 결국 그해 11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다. 1988년 가을에 석방된 그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념적 낙인과 세상의 편견에 노출된 고난의 운명을 감수했다. 진보적 문인조차 시인과 거리를 두는 막막하고 고립된 시기가 있었는가 하면 불과 몇 년 전에는 골목길 백색테러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기도 했다. 이 기구한 운명의 시인은 올해로 갑년을 넘기며 어언 22년 만에 새로운 시집을 펴냈다. 최근 ‘악의 평범성’을 펴낸 이산하 시인 얘기다. 설 연휴 동안 그의 새로운 시집과 작년 가을에 출간된 산문집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읽으며 보냈다. 시편마다 문장마다 올올이 박혀 있는 시인의 선연한 상처, 깊고 쓸쓸한 환멸, 사회의 그늘을 응시하는 투철한 시선, 분노와 회한이 어우러진 시어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마디로 가슴 저미는 시집이다. 시인은 “가을 단풍처럼 질 것을 알면서도/거품처럼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저항과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숙명을 묘사한다. 그 길은 시인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던 도정(道程)이기도 했다. 하지만 슬픔과 모순을 응시하는 단단한 아름다움으로 채워진 시집을 읽다 보면 시인의 시선이 단지 좁은 정치와 이념의 세계에 유폐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인의 말’에서 이산하 시인은 “내 시집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대신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상처’다. ‘한라산’ 이후 전개된 그의 인생 여정은 상처와 함께한 시간이었을 테다. 감옥행, 세상의 편견, 고문의 악몽…. 시인은 “이 세상은 어느 곳이나 인디언의 구슬 같은 상처가 있다”며 “상처 있는 것이 상처 없는 것보다/오히려 더 아름답다는 믿음”을 피력한다. 시인은 노래한다. “꽃이 나무의 상처라면/열매는 그 상처가 아문 생의 유일한 빈틈이다”(‘빈틈’) 나는 시인 이산하만큼 한국 사회의 이념적·역사적 금기에 정면으로 도전해 스스로 사회적 상처가 된 존재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상처와 함께 한국 현대사의 상흔이 켜켜이 배어 있다. 시인은 운동권의 변절과 출세, 비정규직 차별, 촛불의 한계 등 이 시대의 중대한 사안을 응시하고 감옥에서 만난 사형수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을 보듬는다. 또한 시인은 “유대인 학살을 총지휘한 나치 친위대장 하인리히 히믈러”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였으며 “가난하고 소박한 생을 최고의 삶으로 꿈”꿨다는 너무나 역설적인 사실을 일깨운다. 더불어 세월호 희생자 등 우리 사회 약자와 소수자를 극단적 언어로 조롱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통렬한 각성을 통해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창안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환기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넘치는 시대다. 점점 ‘내 생각이 존중받지 못한다’거나 ‘내가 사회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상처가 보편적인 정념이 돼 가고 있다. 어떤 시집은 때로 어떤 소설이나 영화 이상으로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강력하게 움직인다. 그건 단지 일시적 위안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정념과 그 사회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무도 시집을 안 읽는 시대, 상처에 대한 내성이 많이 떨어진 이 시대에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 어떤 희망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뜨거운 시집을 권하고 싶다.
  • ‘7.3 강진’ 동일본 강타… 원전 수조 4곳 물 넘쳐

    ‘7.3 강진’ 동일본 강타… 원전 수조 4곳 물 넘쳐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발생 10주년을 한 달 앞두고 당시 피해 중심지인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지난 13일 규모 7.3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도호쿠는 물론이고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흔들림이 감지돼 한밤중 많은 국민이 10년 만에 대지진이 다시 온 게 아니냐며 공포에 떨었다. 150명 이상이 다치고 90여만 가구가 정전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지진 발생 지역 내에 있는 원전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후쿠시마 제1원전 5, 6호기의 원자로 건물 상부에 있는 사용후연료 수조 등 4곳에서 물이 넘쳤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후쿠시마 제1·2원전과 미야기 오나가와 원전 모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5, 6호기는 동일본대지진 때 비상용 전원이 공급돼 냉각장치 기능이 유지된 덕에 최악의 사고를 피했으며 2014년 1월 폐로됐다. 13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오후 11시 7분이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를 해저 60㎞ 정도로 추정했다. 지진 체감도를 말해 주는 일본 고유 기준인 진도는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일부 지역에서 최대 ‘6강(强)’으로 관측됐다. 6강은 서 있기가 불가능해 기어가야 이동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몸이 내동댕이쳐질 수도 있는 수준이다. 고정되지 않은 가구는 대부분 움직이거나 넘어진다. 교도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 미야기, 도치기 등 9개 현에서 총 152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사망·실종자는 아직까지 없다. 도호쿠와 간토 지역 90여만 가구에선 정전됐다가 모두 복구됐지만, 일부 지역에선 다수가 계속됐다. 진동과 산사태에 따른 도로 차단, 가옥 붕괴, 주택 화재도 발생했다. 진원지에서 수백㎞ 떨어진 도쿄의 중심부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나타나 TV 등 일부 물건이 쓰러질 정도의 진동이 수십 초 동안 이어졌다. 스가 총리는 14일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강 수준의 지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실제 이날도 규모 3.1~5.2의 여진이 수십 차례에 걸쳐 계속됐다. 2011년 3월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 때에는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해 1만 5000여명의 사망자와 2500여명의 실종자가 나왔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로 방사성물질이 다량 누출됐다. 전문가들과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을 당시의 여진으로 보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10년 전 동일본대지진 때 300~400㎞ 규모로 파괴된 단층들이 다시 균형을 잡으려고 하다 보니 그 힘 때문에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며 “동일본대지진 수준의 강진이 한 번 발생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 동안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으로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으로 파괴돼 아직까지 복구되지 못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의 추가 손상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도 6강이라는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의 추가 손상을 피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도 빙하, 강에 떨어져 ‘쓰나미’ 급류에 휩쓸린 200명 실종·사망

    인도 빙하, 강에 떨어져 ‘쓰나미’ 급류에 휩쓸린 200명 실종·사망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난다데비산(해발 고도 7817m)에서 빙하가 강에 떨어져 급류가 쏟아져 내리는 바람에 적어도 200명이 실종됐다. 재난당국은 “실종된 이들이 모두 숨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7일 인도 현지 매체들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타라칸드주의 난다데비 국립공원에서 빙하가 강 상류 계곡에 떨어지면서 다울리강과 리시강을 뒤흔들었다. 빙하 때문에 해안가의 ‘쓰나미’처럼 엄청난 속도의 급류가 발생해 댐 인근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두 곳을 파손하고, 계곡을 따라 강 하류로 내려가면서 도로와 다리 등을 쓸어버렸다. 목격자는 “굉음과 함께 빙하가 섞인 눈사태가 일어났고, 경고할 새도 없이 빠른 속도로 급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급류가 지나간 곳에는 먼지만 남았고,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건 직후에 빙하가 댐을 강타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직접 부딪힌 것은 아니고 빙하가 강 상류에 떨어져 급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반면 영국 BBC는 댐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방송이 전한 동영상을 보면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급류에 떠내려오다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는 장면이 눈에 띈다. 재난 당국은 리시강변 수력발전소 건설 종사자 50명과 타포반 수력발전소 인력 150명을 비롯해 마을 주민 등 적어도 20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매체는 실종자 수를 125명 정도로 보도했다. 현재까지 7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수백 명의 군·경 재난대응팀이 급류·홍수 현장으로 급파됐다. 인도 공군도 공중 수색에 투입됐다. 구조 관계자는 “터널에 20명 정도의 인력이 갇힌 것으로 보이는데, 터널 안에 진흙과 바위가 가득하다”며 “주요 도로가 유실돼 구조대원들이 밧줄을 타고 언덕에서 내려와 진입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BBC는 구조대원들이 터널에 갇힌 근로자 한 명을 무사히 구출하는 동영상을 전했다. 터널 두 곳에 각각 16명과 30명이 갇힌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워낙 오지이고 시신 수습과 생존자 구조에 매진하느라 정확한 인명피해 집계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사고 수습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모든 이들의 안전을 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2013년 6월에도 우타라칸드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히말라야 쓰나미’로 불린 산사태·홍수가 발생, 6000명 가까이 사망했다. 난다데비 국립공원에는 14개의 빙하가 강과 인접해 있으며, 기후변화와 삼림 벌채가 빙하사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 지역에서 눈사태, 산사태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물론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도로, 철도, 발전소 등 난개발이 이런 사고를 부추길 수 있다. 우리는 대규모 하천 계곡 사업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난다데비 산에서 왜 빙하가 떨어졌는지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오래전부터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녹아 산중 호수와 강의 범람에 따른 ‘쓰나미’ 우려가 제기됐다. 우마 바티 전 인도 수자원장관은 “장관 재임시절 히말라야는 매우 민감한 지역이라 발전소를 지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며 수력발전소 건설프로젝트를 비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타임스스퀘어서 스키 타봤어?… 뉴욕 5년 만에 최대 폭설

    타임스스퀘어서 스키 타봤어?… 뉴욕 5년 만에 최대 폭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쌓인 눈 위로 스키를 타고 있다. 이날 강한 바람을 동반한 눈폭풍이 뉴욕 등 미 북동부 일대를 강타하며 학교 수업과 코로나19 검사 등이 중단됐고, 백신 접종에도 차질이 생겼다. 차량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사고가 속출했고, 열차 노선과 항공편도 취소됐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뉴욕시에는 33.7㎝, 시카고에는 27.4㎝의 눈이 쌓였다. 3일까지 예보대로 눈이 이어지면 뉴욕시에는 70㎝의 적설량을 기록한 2016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쌓이게 된다. 뉴욕 AP 연합뉴스
  • [세종로의 아침] 데자뷔/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데자뷔/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2020도쿄올림픽의 어젠다는 여럿이다. 일본의 통산 네 번째이자 두 번째 하계올림픽에 대한 도전은 물론 10년 전 3월 11일 열도의 허리를 강타했던 동일본 대지진의 생채기를 온전하게 봉합하고 재건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온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가 깔렸었다. 리우데자네이루 폐회식에서 ‘아베 마리오’를 자처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야망도 빠질 수 없다. 그러나 대회 개막일인 2020년 7월 24일은 재앙처럼 ‘팬데믹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속에 도쿄올림픽의 연기설이 솔솔 흘러나온 건 지난해 2월 중순부터다. 그러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도쿄올림픽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며 연기설을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 장관은 올림픽 성화 봉송 리허설이 끝난 직후인 3월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IOC와의 계약 문구를 해석하면 연기는 가능하다”고 복선을 깔더니 마침내 3월 24일 IOC와 일본 정부는 1년 연기를 전격 발표했다. 그런데 연기 발표 6일 전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위원회에서 “1940년 삿포로에서 열려야 했던 동계올림픽이 (중일 전쟁 때문에) 취소됐고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도 서방 국가의 보이콧으로 반쪽이 날아갔다. 40년 뒤인 올해 도쿄대회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저주받은 올림픽”이라며 40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데자뷔’를 한탄했다. 데자뷔는 처음인데도 예전에 한 차례 이상 겪어 본 상황이나 경험인 것처럼 느껴지는 기시감(旣視感)을 말한다. 현대 의학에서는 과거에 매우 보고 싶어 했던 것, 경험했던 상황 등이 잠재돼 있다가 한순간에 현실과 겹쳐지는 ‘기억의 착오 현상’으로 파악한다. 개막일 기준 364일이 미뤄져 오는 7월 23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막을 올릴 예정인 도쿄올림픽이 이번엔 ‘1년짜리 데자뷔’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11개월 전 온갖 ‘설’과 추측, 억측 끝에 결국 1년 연기 결정을 내렸던 일련의 상황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 지난 22일 영국 일간 런던타임스가 ‘일본이 올림픽에서 도망칠 길을 찾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일본 정부가 비밀리에 도쿄올림픽 취소를 결정하고 대신 2032년 대회 개최를 IOC와 물밑 교섭 중이라는 게 요지다. 매체는 일본 연립여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년 연기된 올림픽의 정상 개최는 이미 절망적이다. 지금의 유일한 목표는 가능성을 남기는 형태로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취소 발표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반응의 속도와 세기도 지난해와 흡사하다. 바흐 위원장은 곧바로 “7월에 대회가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는 없다. 따라서 플랜B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9일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서 “코로나19를 상대로 한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서 도쿄올림픽 실현을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망가진 일본의 복구와 부흥이라는 도쿄올림픽의 어젠다를 ‘세계 단결’로 한층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모리 요시로 대회조직위원장도 “무관중 대회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가세했다. 고비는 이달 열리는 바흐 위원장과 모리 위원장, 하시모토 장관,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 간의 4자 회담이다. 3월 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의 생사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앞서 이 4자 회담에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두 해 연속 지켜보는 이들에겐 데자뷔이겠지만 이 네 사람에게는 ‘자메뷔’(미시감·익숙하지만 처음 경험한 느낌)일지도 모를 일이다. cbk91065@seoul.co.kr
  • ‘왜 공매도를 싫어할까’ 개인 투자자 대표에 물었다

    ‘왜 공매도를 싫어할까’ 개인 투자자 대표에 물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 “악마성 있는 제도”“‘박스피’의 주 원인 중 하나도 공매도”“시장 자정 가능해 공매도 없이도 거품 제거”“공매도 금지 1년 연장하고 개편 논의해야”“지난해 2~3월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공매도한 여파 등으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공매도의 악마성이 확인된 셈이죠.” 공매도 재개를 반대해 온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3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07~2019년까지 ‘박스피’(박스권에 갇혀 등락을 반복하는 코스피를 자조하는 표현)가 깨지지 않은 것도 공매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 1년간 공매도 재개 금지 조치를 연장한 뒤 그 사이 제도 개편 등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주도해서 올린 ‘공매도 폐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 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증시를 두고 ‘공매도를 재개해도 된다’고 밝혔다. 또 학자들도 주가에 낀 거품을 제거하거나 외국 투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적정가격 발견은 시장이 자연스럽게 하는 기능일뿐 공매도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지난 29일에도 기관·외국인이 매도하니까 주가가 떨어졌는데 공매도 없이도 시장이 자정작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면 외국계 자본 일부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은 동의하면서도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인 비중이 높아서 이를 정리하고 국내 자금을 유입하면 장기적으로 좋다고 본다”고 했다. 또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는 상태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다고 해서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정 대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 유동성이 당장 나빠지더라도 부동산 쪽으로 간 자금이나 부동자금 등을 합하면 유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도 정비가 완벽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재개하면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해 국민들이 피해 볼 것을 우려했다. 정 대표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당국에서 외국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외국인과 기관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시장조성자 제도’나 ‘공매도 의무 상환기한 무제한’ 등의 독소조항들을 자본시장법에 포함시켰다”면서 “우리나라가 ‘외국인 현금인출기’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왜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 금융투자업계를 강타한 게임스톱 사건 대해 정 대표는 “미국은 공매도 상환 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을 압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이 공매도로 가격을 떨어트린 뒤 주식을 싼값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보려고 했지만 분노한 개인들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상환 만기일을 앞둔 공매도 세력의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는 공매도 세력에게 상환 만기일은 무제한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30일 내로 상환해야 하는 불공정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WHO ‘우한 코로나’ 기원 조사 앞두고 中 유가족 입막음 의혹

    WHO ‘우한 코로나’ 기원 조사 앞두고 中 유가족 입막음 의혹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이 세계보건기구(WHO)의 바이러스 기원 조사 시작을 앞두고 당국에 책임을 요구해온 SNS상의 그룹 계정이 갑자기 삭제돼 입을 다물도록 압력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AFP통신은 27일(현지시간) “1년 전 우한을 강타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해 많은 유가족은 온라인상에서 뭉쳐 우한 당국의 잘못된 대응을 비난하며 책임을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가족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더욱더 거세졌다는 것이다. 이는 WHO의 신중을 기하는 기원 조사 동안 어떤 비판도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억눌러 곤란해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AFP는 설명했다.지난 1년간 SNS 플랫폼인 ‘웨이신’(위챗)상에서 코로나 희생자 유가족 80~100명이 참가해온 이 그룹은 열흘 전쯤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삭제됐다. 이 그룹의 멤버인 우한 토박이 장하이(51) 씨는 이같은 사실을 AFP에 밝혔다. 우한 유행 초기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부친을 여읜 뒤 지금까지 당국을 강하게 비난해 온 장씨는 이번 그룹 삭제에 대해 “당국이 매우 예민하게 구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유가족이 WHO 조사단과 접촉하길 꺼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지난 14일 우한을 방문한 WHO 조사단은 2주간의 격리 기간을 마치고 28일부터 시내에서 조사를 시작한다. 장씨는 WHO 조사단이 우한을 방문했을 때 당국이 유가족의 SNS 그룹을 강제로 삭제하는 바람에 “많은 회원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말했다. 유가족을 향한 당국의 압박은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1년 전 딸을 잃었다는 또 다른 유가족은 지난주 당국에 소환돼 언론 취재에 응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AFP에 밝혔다. 또 26일에는 당국자가 이 유가족을 찾아와 같은 말을 반복한 뒤 조위금이라며 5000위안(약 85만 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한의 몇몇 유가족은 지자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보상과 처벌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 건물 덮개 안쪽에서 ‘초강력’ 방사선 검출

    후쿠시마 원전 건물 덮개 안쪽에서 ‘초강력’ 방사선 검출

    원자력규제위원회, 중간보고서 초안 공개 폐로가 추진되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2, 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서 강력한 방사선이 방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출되는 방사선량은 그대로 노출될 경우 1시간 안에 사망할 정도로 강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폐로 작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우선 시작될 예정인 2호기 원자로 내의 핵연료 찌꺼기(데브리) 반출 작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접근 1시간 내 사망할 정도의 방사선량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산하 검토회는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관련해 2019년 9월 재개한 조사의 중간보고서 초안을 26일 공개했다. 이 초안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2, 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설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농도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 것은 원자로 격납 용기 바로 위에서 덮개 역할을 하는 직경 12m, 두께 약 60㎝의 원형 철근콘크리트 시설이다. 총 3겹으로 이뤄진 이 덮개의 안쪽 부분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양을 측정한 결과, 2호기는 약 2~4경(京, 1조의 1만배) 베크렐(㏃, 방사성 물질의 초당 붕괴 횟수 단위), 3호기는 약 3경 베크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10시버트(㏜, 인체피폭 방사선량 단위) 전후로, 사람이 이 환경에 노출되면 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베크렐은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방사능 강도를, 시버트는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제기준에 맞춰 일본 관련 법령에 정해진 방사선 업무 종사자의 선량 한도는 전신 기준으로 연간 20밀리시버트(m㏜, 5년 연속 근무 기준)다. 1시버트가 1000m㏜이므로, 10시버트의 피폭량이 인체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가늠할 수 있다. 검토회는 대량의 세슘이 덮개 안쪽에 부착된 이유에 대해 폭발사고 직후에 덮개가 방사성 물질이 옥외로 누출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소 폭발로 덮개 부분이 변형된 1호기는 2, 3호기보다는 적은 약 160조 베크렐의 세슘이 부착된 것으로 추정됐다. 폐로 1차 관문 ‘덮개 제거’부터 난관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내년부터 2호기의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폐로에 돌입하기 위한 1차 관문이 될 이 작업을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덮개를 제거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총 465t에 달하는 덮개 무게와 덮개에 부착된 세슘의 높은 방사선량이 폐로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지역을 강타한 규모 9.0의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후쿠시마현 태평양 연안의 후타바, 오쿠마 등 두 마을에 절반씩 위치한 후쿠시마 제1원전을 덮쳤다. 침수로 인해 원자로로 공급되던 전력이 끊겼고, 제1원전 6기의 원자로 중 오쿠마 마을 쪽의 1~4호기의 냉각장치 작동이 중단됐다. 이 영향으로 1~3호기의 노심용융(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는 것)이 일어나면서 방사성 물질이 대기와 해양으로 대량 누출됐다. 이 사고는 국제원자력 사고등급(INES) 기준으로 1986년의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최고 레벨(7)에 해당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검토회는 당시 격납용기 손상을 막기 위해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는 증기를 대기로 방출한 ‘벤트’(vent) 과정을 검증해 1, 3호기의 증기가 원자로 건물 내에 역류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3호기에서 폭발이 여러 차례 일어난 사실도 확인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사고 10주년인 오는 3월에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수출 어렵고 물가 오르고 금융강국 위상 흔들…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 수출 못 하는 수산업자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CBOE 유럽’ 회장 “이런 충격 본 적이 없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존슨 총리, 사태의 책임 코로나 탓하다 곤욕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젊은 층 57% “부모세대 때보다 삶 나빠질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생선은 썩어가고, 비즈니스는 실종...브렉시트에 ‘봉쇄’된 英

    지난달 말 유럽연합(EU)과의 미래 관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영국은 새해부터 마침내 브렉시트(EU 탈퇴)의 꿈을 이루게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한 달도 안 돼 나타난 각종 사건사고와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요즘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3단계’를 겪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3단계 봉쇄령에 빗대 꽉 막힌 지금의 상황을 자조한 표현이다. CNN은 영국·EU 간 미래 관계 협상이 타결된 지 한 달째인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썩어 가는 생선과 실종된 비즈니스, 불필요한 요식행위와 같은 브렉시트의 현실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선이 썩고 있다”…수산업자들 ‘분통’ “예전엔 서류 한 장이면 스페인 마드리드에 신선한 수산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거래 한 번에 대략 26번의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 같다.” 브렉시트가 시작되고 영국 국민이 겪는 위기감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 주는 업계는 바로 수산업이다. 유럽 입국을 위해 관세 신고와 원산지 보증 등 400페이지가 넘는 수출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복잡해진 통관 절차 탓에 수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수출을 중단하기로 한 업체도 적지 않다. 제임스 위더스 스코틀랜드푸드앤드링크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도 거치지 않고 수출업자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쓰게 됐다. 기술적 결함 정도로 치부하고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 수산업계는 1월 이후 매출 손실액이 하루 평균 100만 파운드(약 15억원) 수준인 상황이다. 수산업계는 어업 분야를 최우선 과제로 놓겠다며 브렉시트를 추진한 정부에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러다 생선을 어디 팔지도 못하고 썩히겠다”며 참다못한 이들은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멀지 않은 런던 웨스트민스터에 트럭을 일렬로 세우는 시위까지 벌였다. 트럭에는 ‘브렉시트 대학살’, ‘수산업을 파괴하는 무능한 정부’ 등의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정부는 손실 보상을 위한 2300만 파운드의 지원책을 발표하며 수산업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일부 발언은 오히려 업계의 화를 키운 모습이다. 존슨은 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당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라고 사태의 책임을 전염병으로 돌렸다.●‘금융 허브’ 위상도 흔들 세계적인 금융 강국으로서 영국의 위상도 흔들리게 됐다. 브렉시트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런던에서 EU 국가들로 옮겨간 주식 거래 자금은 60억 유로에 이른다. 런던의 대표적인 증권거래소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유럽의 데이비드 하우슨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20년 넘게 이 업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이런 정도의 충격은 본 적이 없다. 절대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 허브 기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8조원이 한 번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CBOE 유럽에 상장된 EU 기업 주식의 90%는 이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과 EU는 3월까지 금융부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현재 협상 분위기는 상생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경쟁을 위한 기싸움에 가깝다. EU는 유로화 표기 자산에 대해 런던에 쏠린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머이레드 맥기네스 EU 집행위 금융서비스 부문 집행위원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단일시장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이상 금융 서비스를 위한 단일시장도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출 감소 “코로나 아닌 브렉시트 때문” 위기에 봉착한 업종은 앞서 소개한 수산업계만이 아니다. 가축용 영양제를 수출하는 웨일스의 한 업체는 유럽에 보낸 물품 수십개 박스가 세관 시스템 결함으로 반송되는 일을 겪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중소기업 5곳 가운데 1곳은 브렉시트로 시행된 새로운 통관 작업에 막혀 EU로의 수출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수출 관련 통계를 봐도 업체들은 이제 코로나19보다 브렉시트 때문에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수출 감소가 보고된 제조업체 가운데 33%는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이라고 답했고, 두 배 가까운 60%는 브렉시트로 원인을 돌렸다. 브렉시트로 인한 갑작스런 변화에 차차 적응해 나간다고 해도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선적당 20~150파운드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데, 이는 영세 수출업체들에는 사실상 이윤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가운데 통상교섭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인 국제통상부의 고문들이 중소기업들에 통관 절차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 내 별도 회사를 설립하도록 장려했다고 가디언의 일요판 매체 옵서버가 보도했다. 해당 부처 대변인은 “정부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기업 2곳이 고문들의 조언에 따라 네덜란드 등에 새로운 법인을 등록했다. 옵서버는 “영국 내 직원을 일부 해고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기업의 비용 상승은 일반 국민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상품은 벌써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FT는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포르투갈산 ‘비디갈 포르타6’ 와인의 가격이 기존 4.70파운드에서 7~8파운드로 오를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수입 와인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영국 정부는 지금의 혼란이 과도기이기 때문일 뿐이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지만, 향후 상황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CNN은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을 종합한 보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당장은 정부가 상품을 비축해 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혼란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향후 교역량이 늘어나면 국경 통관 시스템에 추가적인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면서 “영국민들은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제때 살 수 없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 65% “영국 쇠퇴할 것” 국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만만하게 EU 탈퇴를 외치던 정부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상황에 준비 하나 제대로 못 했냐는 불만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에 의뢰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5%는 현재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젊은층의 57%는 부모 세대 때보다 삶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EU 잔류를 주장한 응답자는 76%가, EU 탈퇴에 찬성한 응답자는 54%가 각각 영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거침없는 위안화 몸값…웃을 수 없는 ‘초강 위안’

    거침없는 위안화 몸값…웃을 수 없는 ‘초강 위안’

    중국 위안화 가치가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초강세 현상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고시하는 기준환율이 30개월 만에 정신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6.5위안(약 1107원) 선이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중국 런민은행은 지난 5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1% 떨어진 6.47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환율은 6.4위안 선으로 주저앉으며 2018년 6월 25일(6.4893위안)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5년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 폐지 이후 하루 최대폭의 위안화 평가절상을 단행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런민은행의 위안화 환율 인하폭은 중국이 2005년 7월 22일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한 번에 2%를 인하한 이후 최대 폭”이라고 전했다. 위안화 환율 1% 하락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상승했다는 의미한다. ●미중 갈등땐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올라 위안화 가치는 2018년 7월 미국의 고율의 보복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 6위안 후반에서 움직이는 약세 현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초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바람에 위안화 환율은 3월 들어 달러당 7위안 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특히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한 5월 29일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316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에서 먼저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5월 이후 위안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선 뒤 하락 폭을 키웠다. 중국 위안화의 초강세 현상은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가운데 수출 호조와 글로벌 자금 유입, 달러화 약세 현상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까닭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에 강타당한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경제활동이 마비된 사이 중국이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점이 위안화 초강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헬리콥터로 달러를 뿌리듯 시중에 돈을 풀어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친 것도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를 이끌었다. 여기에다 선진국의 ‘제로 금리’로 투자처를 잃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자산을 많이 사들인 것도 위안화의 ‘몸값’을 높였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유입된 것이다. 미국·유럽 등의 중앙은행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에 대처하려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췄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금리를 거의 손대지 않아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10년 만기 국채를 비교해 보면 중국 금리는 연평균 3.2%, 미국은 연평균 0.9%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올 한 해 내내 위안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말 위안화 환율을 6.3위안 선으로 제시했으며 BNP파리바는 6위안 초반 선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달러당 5위안대 시대’, 즉 ‘초강(超强) 위안’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다소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위안화 전망을 통해 “2021년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더 올라가, 환율이 달러당 5위안대까지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안화 초강세가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위안화 강세가 그만큼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을 수출하고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10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고 지난해 5월의 경우 71위안을 받았지만 지금은 65위안도 제대로 손에 쥐기 힘든 형편이다. 6위안 차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이나 국가 단위에서 보면 엄청난 규모다.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불명예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中당국, 수출 경쟁력 등 부작용에 고심 물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쌍순환론’(雙循環論)을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의 입장이 바뀐 측면도 있다. 쌍순환론은 제조·수출과 함께 내수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중국 경제를 이끌고 가겠다는 정책이다. 경제정책의 큰 축이 내수로 이동한 것이다. 위안화 초강세는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리지만 수입 채산성은 그만큼 좋아진다. 위안화 초강세로 얻은 환차익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설사 그렇더라도 위안화 초강세는 중국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중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하는 등 여러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6.5위안 아래로 떨어지면서 초강세를 이어 가자 중국 정부가 곧바로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하는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런민은행은 지난 7일 밤 낸 공고를 통해 중국 기업의 해외 융자 규모 상한을 산출할 때 적용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기존의 1.25에서 1.00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런민은행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업을 뺀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25에서 1로 내렸는데 당시 제외된 일반 기업에 대한 제한도 이번에 함께 완화한 것이다. 자기 자본과 해외 융자 규모 등을 넣어 계산하는 해외융자 조절지수가 내려가면 중국 외부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지수 1이 적용되면 해외융자를 통해 운영자본의 최대 0.8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해외융자 조절지수를 내려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자금 조달을 더 쉽게 만들어 준 것은 위안화 강세 흐름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런민은행은 앞서 코로나19의 충격파로 위안화 약세 현상이 나타난 지난해 3월에는 해외 융자 조절 지수를 1에서 1.25로 올린 바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위안화 강세 기조에 대해 서서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저우하오(周浩) 코메르츠방크 신흥국시장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해외에서의 위안화 사용을 촉진함으로써 빠른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위안화 가치는 이제 더이상 싸지 않으며,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은 경제 여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예측했다. 런민은행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무부 등 6개 부처는 다음달 4일부터 시행되는 위안화 역외 결제와 관련한 새 규칙에 서류업무 간소화 등을 통해 무역업체나 다국적 기업, 대외 투자자들이 역외에서 위안화로 손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회람을 금융기관에 보냈다. 또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거나 중국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고 할 때 그 대금을 특별 은행계좌 대신에 직접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외국 자본의 송금과 위안화 역외 결제를 촉진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중국 은행들에 대해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을 위한 계좌 개설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런민은행의 이 같은 추가 조치는 위안화를 해외로 내 보냄으로써 위안화 강세를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스페인 마드리드 한복판 가스폭발로 폐허…최소 3명 사망 (영상)

    스페인 마드리드 한복판 가스폭발로 폐허…최소 3명 사망 (영상)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도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유력일간지 ‘엘파이스’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마드리드 도심 톨레도가의 7층짜리 건물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0대 보일러 수리공 등 최소 3명이 사망했다. 폭발은 400m 밖까지 폭발음이 전달될 정도로 강력했다. 그 여파로 주변은 폐허가 됐다. 무너진 건물 잔해가 거리를 뒤덮었고, 검은 연기가 주변을 에워쌌다. 건너편 건물에 사는 로드리고 베라노(37)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우리 집 발코니까지 잔해가 튀었다. 15초가량 진동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버스에서 내리다가 100m 멀리에서 사람이 쓰러지는 걸 봤다”고 말했다.사고가 난 건물은 가톨릭교회 ‘버진 드 라 팔로마’ 교구 소유로, 지역 사제 숙소 등으로 활용됐다. 이번 폭발로 7층짜리 건물 4개 층이 완전히 소실됐다. 건물 주변으로 학교와 노인요양시설이 몰려 있어 한때 추가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다행히 학교는 폭풍 여파로 온라인 수업 중이었고 노인요양시설에 머물던 57명도 모두 안전히 대피했다. 마드리드 교육청은 어린이 1명이 머리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은 것 외에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폭발 원인으로는 가스 누출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지언론은 건물 뒤편 보일러 수리 도중 유출된 가스가 폭발을 일으킨 것 같다고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고 당일 건물 내부에서 가스 냄새가 진동했다는 증언도 있었다.마드리드 가톨릭 대교구는 성명에서 “스페인 전역을 강타한 폭풍 필로메나 영향으로 사고가 난 건물 보일러가 고장 났다. 폭설로 수리가 지연되다 가스 냄새가 진동하자 사제 한 명이 보일러 수리공인 신도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또 보일러 수리공이 수리를 시작한 지 몇 분 만에 폭발이 일었다고 덧붙였다.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즈-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은 “이번 폭발로 보일러 수리공인 35세 남성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20대 사제 1명은 중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를로스 오소로 마드리드 대주교에게 위로문을 보내 안타까움을 전했다.구조 당국은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가스가 자연 연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구조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드리드 당국은 추가 붕괴 위험이 크다며 인근을 통제하는 한편, 호텔 등 대피 주민이 머물 숙박시설을 수배하고 있다. 사고가 난 건물은 날이 밝는 대로 철거될 예정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포그바 또 결승골…맨유, ‘맨시티 천하’ 2시간 만에 끝내고 다시 1위

    포그바 또 결승골…맨유, ‘맨시티 천하’ 2시간 만에 끝내고 다시 1위

    폴 포그바가 또 결승골을 터뜨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다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로 끌어올렸다. 맨유는 21일 새벽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19라운드 풀럼과의 원정 경기에서 먼저 골을 내줬으나 에딘손 카바니와 포그바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승점 40점을 쌓은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이상 승점 38점)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13경기 연속 무패(10승3무)다. 맨유는 지난 13일 포그바의 결승골로 번리를 1-0으로 잡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던 2012~13시즌 이후 약 8년 만에 시즌 중반 1위로 등극했다. 그러나 18일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는 바람에 전날 첼시를 2-0으로 잡은 레스터 시티와 이날 앞서 애스턴 빌라를 2-0으로 꺾은 맨시티에 번갈아 가며 1위를 내줬다. 레스터 시티의 1위는 ‘1일 천하’, 맨시티의 1위는 ‘약 2시간 천하’로 끝났지만 맨시티가 한 경기를 덜치른 상황이라 세 팀의 1위 다툼은 점입가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이날 전반 5분 프랑크 잠보 앙귀사의 중거리 패스를 받아 뒷공간을 파고든 아데몰라 루크먼에게 선제골을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맨유는 전반 21분 균형을 맞췄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골대 강타 직후 이어진 공세에서 측면으로 이동한 페르난데스가 낮게 깔아찬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쳐냈는데 공이 카바니 앞에 떨어졌다. 카바니는 지체 없이 골망을 갈랐다. 맨유는 더욱 고삐를 조였고, 포그바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20분 상대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잠시 공을 몰다가 벼락 같은 왼발 중거리슛을 날려 골대 왼쪽 구석에 꽂았다. 손흥민(토트넘)이 ‘손흥민 존’에서 골을 넣는 것과 비슷한 장면이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연경·이재영 37점 쌍끌이… 흥국생명 ‘1강’ 입증

    김연경·이재영 37점 쌍끌이… 흥국생명 ‘1강’ 입증

    ‘해결사’ 이재영 단발머리가 네트 위에서 휘날렸다. 흥국생명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3 29-27 25-21)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4연승을 이어가면서 승점 46점(16승3패)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연패를 당한 KGC인삼공사는 승점 23점(7승13패)을 기록했다. 이재영(22점)과 김연경(15점)은 쌍끌이로 37점을 합작했다. 고비는 2세트였다. 18-18까지 시소가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범실과 상대 최은지의 강타로 18-21로 끌려갔으나 김연경의 블로킹과 공격에 이어 김채영의 서브에이스로 23-23을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듀스로 만들더니 한점씩 주고받아 27-27까지 갔다. 이어 이재영의 오픈 공격과 디우프의 범실로 세트를 가져왔다. 승기를 잡은 흥국생명은 3세트 23-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이재영의 연속 오픈 공격으로 KGC인삼공사를 빈손으로 돌려세웠다. KGC인삼공사는 디우프가 34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국내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해 올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단 1승도 맛보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 5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루시아가 어깨 부상으로 빠진 이후 약 50일간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 8경기에서 6승2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국내 선수로만 구성되면서 조직력이 더욱 단단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는 이날 생활치료센터를 퇴소해 21일 메디컬테스트를 받는다. 박미희 감독은 “브루나가 26일 경기에 출전할지는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2(21-25 17-25 25-19 25-18 18-16)의 역전승을 거두면서 3연승을 이어갔다. 다우디 31점, 송준호 11점으로 둘이 42점을 합작하면서 역전 분위기를 주도했다. 9개월간의 재활 치료를 마친 문성민이 7점을 올리면서 남은 경기를 밝게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얼어붙은 유럽… 불붙은 전력난

    “폴란드는 철길이 얼어붙고, 터키의 이스탄불은 눈으로 뒤덮였으며, 더 많은 석탄이 난방에 사용되면서 스모그는 치솟고 있다.” 새해 들어 유럽 대부분 지역을 강타한 혹한으로 빚어진 눈사태, 교통두절, 전력비상 등의 혼란을 AP통신은 이렇게 묘사했다. 18일(현지시간)자 기사에 따르면 폴란드는 기온이 영하 28도까지 떨어져 11년 만에 가장 추운 밤을 맞았다. 석탄 난방이 증가하면서 스모그가 급증했고 수도 바르샤바는 시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해야 할 만큼 대기오염 수준이 악화됐다. 터키 이스탄불은 폭설로 도로 운행이 중단됐다. 발칸반도 세르비아는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알바니아에서도 수도관 동파 등으로 도로운전이 위험해졌다. 독일 전역에서도 폭설, 빙판길, 열차 결항, 도로 폐쇄 등이 야기됐고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한파주의보는 이미 1주일 이상 지속된 상태다. “북극발 한파가 유럽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기사 제목은 지난 12일자였다. 당시에도 기사는 “독일에서는 전력난에 대비해 추가적인 화력발전소 가동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아웃에 대비해 예비 발전소를 활성화하거나 산업계에 전력소비를 줄여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력난이 가중된 요인은 ‘원전 정전’ 상태에 ‘고요한 추위’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번 추위가 강풍을 동반하지 않은 탓에 유럽의 풍력 발전 능력마저 저하된 상태다. 프랑스는 대부분의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기 난방 시스템을 갖고 있어 추위에 더 민감하다. 현재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량은 5년 평균 아래여서 프랑스와 그 주변국들의 전력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예보기관 맥사 테크놀로지사는 1월 17~22일 난방일수가 10년 평균보다 11%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파는 2월 초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스웨덴 기상청은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앞서 대만에서는 추위로 지난 7일부터 48시간 동안 126명이 사망했다. 한겨울에도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아열대 지역이라 영상 6도에도 피해가 컸다. 중국 베이징은 8일 아침 기온이 영하 19.6도로 1969년 이후 52년 만의 최저 기온이었다. 이달 상순 10년 만에 눈이 내린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는 적설량이 50㎝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였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600여개 도로가 폐쇄됐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얼어붙은 유럽… 불붙은 전력난

    “폴란드는 철길이 얼어붙고, 터키의 이스탄불은 눈으로 뒤덮였으며, 더 많은 석탄이 난방에 사용되면서 스모그는 치솟고 있다.” 새해 들어 유럽 대부분 지역을 강타한 혹한으로 빚어진 눈사태, 교통두절, 전력비상 등의 혼란을 AP통신은 이렇게 묘사했다. 18일(현지시간)자 기사에 따르면 폴란드는 기온이 영하 28도까지 떨어져 11년 만에 가장 추운 밤을 맞았다. 석탄 난방이 증가하면서 스모그가 급증했고 수도 바르샤바는 시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해야 할 만큼 대기오염 수준이 악화됐다. 터키 이스탄불은 폭설로 도로 운행이 중단됐다. 발칸반도 세르비아는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알바니아에서도 수도관 동파 등으로 도로운전이 위험해졌다. 독일 전역에서도 폭설, 빙판길, 열차 결항, 도로 폐쇄 등이 야기됐고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한파주의보는 이미 1주일 이상 지속된 상태다. “북극발 한파가 유럽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기사 제목은 지난 12일자였다. 당시에도 기사는 “독일에서는 전력난에 대비해 추가적인 화력발전소 가동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아웃에 대비해 예비 발전소를 활성화하거나 산업계에 전력소비를 줄여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력난이 가중된 요인은 ‘원전 정전’ 상태에 ‘고요한 추위’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번 추위가 강풍을 동반하지 않은 탓에 유럽의 풍력 발전 능력마저 저하된 상태다. 프랑스는 대부분의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기 난방 시스템을 갖고 있어 추위에 더 민감하다. 현재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량은 5년 평균 아래여서 프랑스와 그 주변국들의 전력 공급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예보기관 맥사 테크놀로지사는 1월 17~22일 난방일수가 10년 평균보다 11%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파는 2월 초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스웨덴 기상청은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앞서 대만에서는 추위로 지난 7일부터 48시간 동안 126명이 사망했다. 한겨울에도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아열대 지역이라 영상 6도에도 피해가 컸다. 중국 베이징은 8일 아침 기온이 영하 19.6도로 1969년 이후 52년 만의 최저 기온이었다. 이달 상순 10년 만에 눈이 내린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는 적설량이 50㎝로 1971년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였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600여개 도로가 폐쇄됐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도와주세요” 소녀의 절규…인도네시아 강진 참혹한 현장

    “도와주세요” 소녀의 절규…인도네시아 강진 참혹한 현장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6.2 강진최소 30명 숨지고 600여명 부상잔해에 깔린 인명 수색 작업 중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서부에 15일 새벽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건물 수백채가 붕괴하면서 최소 30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날 오전 2시 28분쯤(현지시간) 술라웨시섬 서부 도시 마무주 남쪽 36㎞ 육상에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한밤중에 지진이 발생하자 마무주와 인근 도시 마제네의 주민 수천여명이 집 밖으로 뛰쳐나와 고지대로 대피했다. 진원 근처에 있는 마무주와 마네제 두 도시의 주택과 병원, 호텔, 사무실 등 건물이 잇따라 붕괴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 잔해에 깔려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건물 더미에 깔려 신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올라왔고, 날이 밝자마자 수색구조 인력이 몰려들었다. 한 영상에는 주택 잔해에 갇힌 소녀가 “제발 도와달라”고 소리치며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 담겨 안타까움을 자아냈다.마무주의 한 주민은 “우리 집 옆 3층짜리 건물이 무너졌고, 쓰나미 발생이 우려돼 무조건 산으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마무주와 마제네 인근에는 전날 오후 규모 5.7 지진 등 여러 차례 지진이 이어지다 이날 새벽 규모 6.2 지진이 강타했다. 이날 정오쯤 마무주의 재난 당국 관계자는 “마무주에서만 최소 26명이 사망했다”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사망자 중 상당수가 잔해 속에 묻혀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마제네 재난 당국은 최소 4명이 사망하고 600여명이 부상 당했으며, 3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1만 7000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동부지역이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접해 있고, 국토 전역에 활화산이 120여개나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기업경영의 목적은 무엇일까.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이윤 창출’과 ‘생존’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수명은 1935년 90년에서 1970년에는 30년, 2015년에는 15년까지 단축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07년 이래 100년 넘게 미국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의 하나였다. 그러나 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2018년 6월에 다우지수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변화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하면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세계의 기업들은 커다란 리스크와 변화의 흐름에 직면하고 있다. 1년 넘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상치 못한 리스크라면 탄소중립과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기업에 변화를 강요하는 새로운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 역시 유행과 경향이 존재한다. 한때 경영계를 풍미하던 이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며 새로운 흐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새롭게 대두한 탄소중립 및 ESG 등은 과거와 달리 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사회변화까지 가져오는 동인(動因)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어 가고 있다. ●ESG란 무엇인가 ESG 경영과 투자란 전통적으로 중시돼 온 재무적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투자 의사결정에 비재무적 요소, 특히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핵심요소로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전환은 ESG 요소가 기업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통찰에서 비롯됐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 이외의 요인들이 경영과 투자의 고려 요소가 된다는 것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자를 결정할 때 전통적인 재무적 수익성 외에 다른 잠재적 영향 요인을 고려하는 사례는 꽤 역사가 깊다. 1977년 발표된 ‘설리번 원칙’도 그중 하나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목회자이자 당시 제너럴 모터스 이사회 임원이었던 레온 설리번 목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해 흑인 근로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남아공 내 회사 운영 윤리 강령인 설리번 원칙을 발표했다. 이 강령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는데 제너럴 모터스가 당시 남아공 내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던 대형 사업장이었기 때문이다.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들은 점차 도박, 주류, 담배 등 소위 ‘죄악성 주식’에 대한 투자 회피, 사회적 가치나 환경보전 등 특정 목적을 위한 영향투자(impact investment)로 확대됐다. 1990년대 세계화의 시작은 기업들에는 새로운 시장과 노동인력의 유입이라는 호재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규범을 적용받는 계기가 됐다. 잘 알려진 사례가 있다. 1996년 파키스탄의 열두 살 어린 소년이 나이키 상표가 찍힌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많은 사람의 분노를 촉발하면서 전 세계적인 나이키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에 나이키는 노동 및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책임부를 신설하고 본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건강, 인력개발, 환경 등을 고려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세계화에 따른 혜택을 보려면 그에 합당한 의무를 지키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을 충족시켜야 함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2004년 6월 코피 아난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해 개최한 ‘글로벌 콤팩트 리더스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ESG를 언급하면서 구체화한다. 이듬해 유엔은 지속가능한 금융에 관한 보고서(‘Who Cares Wins, 2005’)에서 ESG를 투자원칙으로 공식 제안했다. 따지고 보면 ESG와 엇비슷한 이념과 목적을 갖는 투자원칙은 그동안에도 책임투자, 사회적 책임투자, 기업 건강성, 공유가치창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함께 사용돼 왔다. 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2008년의 한 설문에서 대다수가 ESG 명칭을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된 이래 ‘ESG 투자’라는 용어는 보편성을 획득했으며 이제 기업경영 및 투자의 원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ESG 투자 40조 5000억 달러 운용 자산이 우리 돈으로 무려 7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의 ESG 투자 의지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핑크 회장은 2018년 ESG를 포함한 가치투자를 선언하고 작년 1월에는 “향후 10년간 ESG 투자를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한발 더 구체화했다. 피델리티, 핌코,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사들도 뒤질세라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컨설팅사인 오피머스는 2020년 기준으로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가 40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운용자산의 40%가 넘는 규모이다. ESG 투자가 확실한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왜 대상 기업의 ESG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기업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을까.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윤리경영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영국의 글로벌 투자회사인 핌코가 분석한 원인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발달된 소셜미디어가 세계적으로 사회 규범과 투자 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평판이 나쁜 기업은 어디서든 사업이 힘들어진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의 재정 안정을 위해 투자한 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ESG 경영에 영향을 주는 각국의 규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SG 투자라고 해서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수익 위주의 전통적 투자와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ESG 투자와 경영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모건 스탠리 증권이 발표하는 ESG 투자지수(MSCI ACWI ESG Focus)와 전체 투자지수(MSCI ACWI)를 비교해 보면 지난 8년간 ESG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나은 실적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자산운용사들이 나란히 ESG 투자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시중의 대형 은행들이 ESG 경영을 천명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SK의 환경사업·거버넌스 위원회 신설을 필두로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ESG를 기업경영의 이념과 원칙으로 확고히 하고 제대로 된 변화의 궤도에 올라서려면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업 구성원 모두의 각성과 절실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점점 커지는 탄소중립 요구 환경(E)의 경우 단순히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요구받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한 상태를 뜻하는 탄소중립(넷 제로라고도 한다)은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이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행을 약속하였고, 이달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도 큰 틀에서 동일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10월 국회 예산안 시정 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처음 거명한 이후 12월에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기업들로서는 단순히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넘어 기존의 생산방식 변화는 물론 사업활동의 지속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미래 국가전략의 방향을 탄소중립 사회로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중대하다. 세계가 앞서가는 상황에서 사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외면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오히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경제와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기업에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남보다 앞서서 해야 할 과제이다. 아래 그림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보면 산업 부문에서 배출하는 양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6%를 차지한다. 여기에 수송과 건물 부문으로 분류된 배출량 중 직접 기업활동과 연관되는 배출량을 더한다면 기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로 진입하려면 기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사회적 책임·지배구조도 당면 과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환경(E)이 근래 기업에 급박한 문제이지만 사회적 책임(S) 및 지배구조(G) 또한 당장 직면하고 있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작게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련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 이를 기업들에 의무로 요구하는 논의 또한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재직 연한을 6년 이내로 제한하도록 상법이 개정됐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여성 임원 할당제가 도입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올 1월부터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며칠 전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넓은 의미에서 기업에 사회(S)에 대한 책무를 다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30년간 환경 관련 정책과 집행 업무에 종사해 왔다. 1990년대 초반 환경정책이 본격적으로 수립되기 시작할 때 많은 기업이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무시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기업들은 결국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며 더 빨리 성장했다. 경영환경의 변화는 거부와 부정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의 목표인 생존과 이윤 창출을 위해 기업들은 더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업이라면 ESG는 선택이 아닌 당연한 의무이다. 60여년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여 줬던 것처럼 ESG 역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고문·ESG 연구소장■ 이민호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정부의 환경, 기후변화, 녹색성장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희대 교수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율촌 ESG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 3경기 연속 득점이다… 아! 골대

    3경기 연속 득점이다… 아! 골대

    골대와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손흥민(29·토트넘)의 3경기 연속골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공동 선두 등극을 저지했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EPL 정규리그 풀럼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25분 해리 케인의 헤딩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중반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승점 30점을 기록하며 6위에서 제자리걸음했다. 지난 2일 EPL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트넘 통산 100호, 6일 리그컵 브렌트퍼드전에서 유럽 무대 150호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이날 아쉽게도 골 사냥에 실패해 득점 1위(13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못했다. 11일 마린FC와의 FA컵 64강전을 쉬고 8일 만에 경기에 나선 손흥민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 전반 19분 세르주 오리에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골키퍼의 발끝에 막혔다. 5분 뒤에는 탕귀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지만 또다시 슈퍼 세이브에 땅을 쳤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은돔벨레가 전방으로 투입한 침투 패스를 받아 최종 수비진을 따돌린 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반대쪽 골대를 향해 대각선으로 왼발 슛을 했다. 그러나 공은 풀럼의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나왔다. 손흥민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풀럼의 반격에 휩쓸린 토트넘은 결국 후반 29분 이반 카발레이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후반 44분 토트넘은 손흥민의 크로스를 세르히오 레길론이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으나 앞서 손흥민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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