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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농자재 지원에 세금 줄줄”

    친환경 농법에 쓰이는 농자재 값이 천차만별이어서 지방비로 지원하는 세금이 새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전남도의회 전종덕의원(민노·비례)에 따르면 전남도와 도 내 22개 시·군이 올해 친환경 농자재 구입비로 161억원을 지원했지만 같은 제품이라도 지역에 따라 몇 배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등 예산을 낭비했다.”고 꼬집었다. 구입비는 보통 지방비 80%, 자부담 20% 비율이며, 농민들이 자율적으로 혹은 친환경단지별로 농자재를 구입하고 있다. 전의원에 따르면 농민들이 제초 억제용으로 가장 많이 쓰는 이엠제는 ℓ당 값이 556∼2500원으로 들쑥날쑥했다. 살충제로 사용되는 목초액도 같은 용량을 강진군은 2250원에, 보성군 1만 6000원에 각각 구입, 무려 7배나 차이가 났다. 그러나 강진군 목초액은 참나무로, 보성군은 대나무를 재료로 써 만든 것이다. 열매와 줄기를 튼튼하게 하는 키토산은 영광군이 ℓ당 5000원, 신안군 농민들은 3만원에 각각 구입했다. 제초제 대용인 쌀겨는 ㎏당 단가가 업체별로 최저 120∼380원, 쌀겨 덩어리는 213∼400원으로 제각각이다. 쌀겨의 경우 진도군은 20㎏ 1부대에 2400원을 주고 사들였으나 완도군 구입비는 7600원이었다. 쌀겨 덩어리는 순천 별량농협은 순천시에 6000원, 함평군에 6500원에 팔았다. 이밖에 유기질비료와 퇴비 등도 적게는 2배에서 6배 가량 값이 달랐다. 전남도 내에서 친환경 농자재인 땅심 개량제와 미생물 농약 등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10여곳이다. 전남도는 쌀값 하락과 판매부진에 대한 타개책으로 친환경 농법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도는 경지면적 대비 1.3%인 4295㏊의 친환경농법 면적을 2009년까지 30%인 9만 8000㏊로 늘릴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친환경 농자재의 성분과 품질·용량·규격 등에서 서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값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그러나 용량이나 효능이 비슷하다면 값이 차이 나는 부분은 시정하고 가격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궈팡팡 “태극마크 달고파”

    “이젠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요.” 안재형-자오즈민에 이은 ‘제2의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전 홍콩 국가대표 궈팡팡(25·KRA)이 고대하던 한국 국적을 취득, 국가대표에 도전한다. 궈팡팡의 남편 김승환(26·전 포스데이타)은 30일 “팡팡이 국적 취득 면접절차를 마쳐 합격 통지서가 오는 대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을 한자 독음대로 곽방방(郭芳芳)으로 할지, 새 이름을 지을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궈 커플은 지난 2000년 7월 베트남오픈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싹 틔웠고,2003년 4월 혼인신고를 마쳤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가 국적 취득에 필요한 국내 체류 2년을 채운 궈팡팡은 그동안 빡빡한 훈련 일정 틈틈이 면접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궈팡팡은 1일부터 상비군 1차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제59회 종합선수권에서 태극마크 도전을 위한 첫걸음을 뗀다. 한동안 국제대회에 출전 못해 랭킹 획득에 필요한 포인트를 얻지 못했음에도 현재 세계랭킹 63위에 랭크, 김경아(6위)와 문현정(24위) 김복래(37위) 이은실(38위) 전혜경(60위) 이은희(62위)에 이어 일곱번째. 올 종별대회 단식 준우승과 왕중왕전 4강진출로 실력을 입증,5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에 포함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정화 KRA 코치는 “실력은 이미 국내 톱클래스”라며 “이기겠다는 마음이 앞선 탓에 승부를 그르치곤 했지만 이제 국내무대 적응도 끝난 만큼 꿈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궈팡팡은 또한 ‘3년 이내에 다른 협회를 대표할 수 없다.’는 ITTF의 족쇄마저 곧 풀려 태극마크만 획득한다면 내년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란 남부 6.1 강진

    27일 이란 남부에서 리히터 규모 6.1(미국 지질연구소 측정)의 강진이 발생, 적어도 1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란 IRNA통신은 이날 오후 1시53분(현지시간) 반다르압바스 시에서 남서쪽으로 58㎞ 떨어진 키슘 섬 주변에서 발생한 지진이 10∼15초 동안 계속됐으며, 이후 세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키슘 섬 관계자는 “6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4개 마을이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TV는 이 가운데 1개 마을은 면적의 90%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 섬에는 약 10만명이 살고 있다. AP통신은 인근 오만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일부 지역에서도 지진의 충격이 감지돼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2월 남부 자란드에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으로 612명이 숨졌고,2003년 12월에는 밤 시의 대지진으로 2만 6000명이 목숨을 잃는 등 강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장택동기자 외신종합 taecks@seoul.co.kr
  • 내셔널 지오 ‘거대건축 미학’ 페트로나스 등 28일부터 소개

    내셔널 지오 ‘거대건축 미학’ 페트로나스 등 28일부터 소개

    거대 건축물이 전달하는 압도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이면에 담겨 있는 놀라운 기술들이 안방을 찾는다. 케이블·위성 다큐멘터리 전문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이 메가스트럭처를 소재로 테마기획 ‘거대함의 미학’을 준비했다.28일부터 5일 동안 매일 오후 10시 방영된다. NGC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제작된 건축 관련 다큐멘터리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5편을 엄선했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세계적인 건축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댐, 빌딩, 방파제, 다리, 항구 등 다양한 구조물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다루는 한편, 상상을 불허하는 기술적 진보를 살펴볼 수 있다. 또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해 건설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시청자들이 건축과 관련된 기술과 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첫 날에는 쳐다만 봐도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88층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452m)가 위용을 뽐낸다.‘452m! 페트로나스 타워의 비밀’ 시간이다. 약 5년 동안 악조건을 딛고 세계 최고가 건설되는 과정을 담았다. 29일에는 ‘세계 최대의 댐’이 방송된다. 전 세계 수력발전소 가운데 최대 발전 용량을 지닌 이타이푸 댐을 조명하는 것. 브라질과 파라과이가 양국 국경을 따라 흐르는 파라나강에 1975년부터 17년에 걸쳐 함께 만들었던 댐이다. 미국토목학회(ASCE)가 ‘20세기의 불가사의한 7대 구조물’ 가운데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어 네덜란드의 자랑인 ‘북해 방파제’를 통해 국토의 25%가 해수면 보다 낮은, 재앙에 가까운 자연환경을 극복해가는 네덜란드의 건축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물에 떠 있다가 신호가 감지되면 곧바로 닫히는 수상 구조물을 창조한 공학 기술의 발전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새달 1일에는 ‘세계 최대의 항구’로 전 세계 화물의 25%가 집중되고, 세계에 공급되는 오일의 절반가량이 거래되는 해상 수송의 중심지 싱가포르항을 찾고, 마지막 날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관광 명물 금문교가 복원되는 과정을 다룬다.‘4조원의 금문교 복원’ 시간이다. 건설된 이후 70여 년 동안 자연 환경의 공격을 받아왔던 금문교는 현재 4억달러가 투입돼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진도 8.3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소용돌이 치는 해류, 철을 부식시키는 거친 강풍 등을 극복하기 위해 거듭나기를 하는 금문교에 초대된다. NGC 한승엽 편성팀 과장은 “이번 기획은 재해에 대비하는 유지보수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하는 등 향후 국내 건축산업이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독일월드컵 2006] 국내파 축구화 끈 조인다

    “이젠 우리 차례” 잔뜩 몸을 움츠렸던 축구국가대표팀 국내파 선수들이 활짝 기지개를 편다. 딕 아드보카트(58) 감독의 유럽파 집중 점검으로 제대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던 국내파들이 내년 1월 대표팀 해외전지훈련에서 본격적인 아드보카트 눈길 잡기에 도전하는 것. 운동화 끈을 가장 바짝 조여맨 선수는 ‘돌아온 밀레니엄특급’ 이천수(24·울산)다. 이천수는 지난달 2일과 5일 K-리그 2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지만 12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후반전 교체출장으로 잠깐 몸만 달궜을 뿐이었다. 지난 12일 스웨덴,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을 앞두고도 대표팀 훈련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뒤 경기 내내 몸을 풀며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름을 기다렸지만 단 1분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최근 “이천수에게 분명히 기회를 줄 것”이라고 직접 이름을 언급하며 애정을 표했기 때문. 전지훈련 때 예정된 평가전에서 예의 빠른 움직임을 보인다면 윙포워드와 공격형 미드필더 중 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반면 ‘축구천재’ 박주영(20·FC서울)은 처지가 반대다. 이란전과 스웨덴전에서 연속 선발 출장했지만 상대 수비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이렇다할 움직임을 선보이지 못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박주영이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별다른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뜸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천하의 박주영이라도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고 있는 윙포워드 포지션에서 한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선 역시 전지훈련에서 자신이 가진 폭발적인 득점력을 한껏 선보여야 한다. ‘폭주기관차’ 정경호(25·광주)와 ‘꾀돌이’ 김두현(23·성남)도 물러설 수 없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정경호는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백을 메울 대체요원으로 기량을 점검받을 전망이다. 김두현은 박지성의 윙포워드 이동으로 뚜렷한 무게감을 가진 선수가 없는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날카로운 전진패스와 예리한 프리킥력으로 존재감을 알릴 계획이다. 한편 국내파를 중심으로 짜여진 수비라인의 경쟁도 치열하다.6년 만에 복귀한 이상헌(30·인천)과 윙백에서 자리를 옮긴 김동진(23·서울),J리거 김진규(20·이와타)와 이강진(19·베르디) 등 젊은 피들이 최진철(34·전북)과 김영철(29·성남) 등 노장들에게 도전장을 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저희 결혼해요] 신랑 강진수·신부 이수진

    [저희 결혼해요] 신랑 강진수·신부 이수진

    “결혼이 시험이라면 좋겠다. 공부라도 실컷하게….”이런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서른여섯 노처녀인 제게 결혼은 손에 잡히지 않는 환상과 같았죠. 누구보다 바빴다고 자부하는 20대에 버티기 힘들다는 방송국에서 경력 12년차 메인작가라는 고지에 오르기까지 참으로 힘든 여정을 거쳐야만 했으니까요. 당연히 제 일상에 연애라는 달콤함은 끼어들 틈이 없었고 점차 혼자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는, 화려해 보이지만 말 그대로 속빈 강정인 싱글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멀리서 찾지 말라는 얘기, 모두 아시죠?프리랜서라는 직업의 특성상 우연히 일하게 된 케이블 방송사에서 일생일대의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리라곤 정말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사실 연애의 시작은 생각보다 그리 근사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방송국에서 작가와 PD 사이로 일면식만 있던 우리는 딱 한 달 동안 같은 프로를 했으니까요. 그 한 달이 인생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이 될 줄이야…. 인연은 서로 알아차릴 수 없이 그렇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다섯 살이나 연상이며 방송경력도 7년이나 많아 대선배격인 저에게 그는 마치 초등학교 때 마음에 둔 여자애를 괴롭히는 남자애처럼 짓궂은 농담을 던지며 저의 관심을 끌더군요. 사실 연하남과의 결혼은커녕 연애도 상상하지 않던 제게 그는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가진 회식자리. 오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된 우리는 마치 큐피드의 화살에 맞은 듯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습니다. 직장 동료, 선후배들의 눈을 피해가며 하는 연애라 그런지 둘만 아는 사랑의 공감대는 어느덧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더군요. 흔히 연하의 남자친구에겐 ‘나보다 어리다, 뭘 모른다.’는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저에게 그는 어떤 친구나 오빠보다도 이해심 많은 든든한 연인이자 확실한 내 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무뚝뚝함의 대명사라 자부했던 저에게 어디서 이런 애교가 생겼을까요. 언제부터 주위에서 우리를 최고의 닭살 커플로 인정했을까요. 사랑을 하면서 혈액순환이 달라짐을 느낍니다. 이제야 제 길을 찾은 듯 안정감도 느낍니다. 여러분, 이제 우린 한마음으로 한곳을 바라보며 영원히 예쁘게 살아보려 합니다. 오는 27일이면 나의 귀여운 보호자가 될 그에게 크게 외쳐봅니다. “자기야, 예쁘게 사랑하며 살자!좋아 가는 거야∼!”
  • [2006 독일월드컵] 김남일·송종국 “어게인 2002”

    [2006 독일월드컵] 김남일·송종국 “어게인 2002”

    ‘진공청소기’ 김남일(28)과 ‘히딩크호 황태자’ 송종국(26·이상 수원)이 축구국가대표팀에 복귀한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내년 1월로 예정된 대표팀 해외전지훈련에 참가할 예비 명단 32명을 발표했다. 전지훈련 기간 중 시즌이 진행되는 유럽파 전원을 제외하고 국내파와 J리거 중심으로 짜여진 예비 명단에는 그동안 발가락 부상으로 빠져 있던 김남일이 8개월 만에, 왼쪽 발목 부상에서 회복 중인 송종국이 한달 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남일은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핵심 멤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넘치는 투지로 상대 공격수에게 가는 공을 미리 차단하며 ‘히딩크식 압박축구’의 선봉에 섰다. 김남일은 지난 3월25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치른 뒤 4월24일 K-리그 전북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FC서울과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무난히 치러내며 몸상태가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김남일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아드보카트호의 ‘싸움닭’으로 떠오른 이호(21·울산)와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달 이란전에 이름을 올렸다가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던 오른쪽 윙백 송종국은 최근 독일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에 열중하고 있다. 히딩크호에서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와 최강 좌우 윙백라인으로 명성을 떨친 송종국 역시 같은 포지션의 젊은 피 조원희(22·수원)와의 경쟁을 위해 신발끈을 꽉 조여맬 각오다. 한편 1998프랑스월드컵에서 붕대투혼으로 온국민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던 노장 수비수 이상헌(30·인천)도 6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상헌은 지난 20일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팀을 챔프전까지 이끌어 아드보카트 감독의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또 부천과 인천의 수문장 조준호(32)와 김이섭(31), 젊은 수비수 이강진(19·도쿄 베르디)과 장학영(24·성남), 정조국(21·서울)은 처음으로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24·울산)과 ‘폭격기’ 조재진(24·시미즈) 등 2004아테네올림픽 8강의 주역도 아드보카트호에 처음 승선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새달 19일까지 이들 가운데 8∼9명을 제외한 최종 명단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독일행 담금질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세계 최고품질 쌀 개발

    일반 쌀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크게 낮은 세계 최고 품질의 쌀이 개발됐다. 전남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단백질 함량이 5.7%(일반쌀 7% 이상)인 쌀을 생산,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쌀은 농업기술원이 수입 쌀과 경쟁에 대비해 자체 개발한 ‘톱 라이스(Top Rice)’로, 오는 25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클럽과 삼성플라자 분당점에서 첫 출시한다. 이 쌀은 나주시 동강단지 72㏊, 강진군 작천단지 70㏊ 등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추진한 최고 쌀 생산단지에서 수확, 최고 쌀 기준(단백질 함량 6.5%이하, 완전미율 95% 이상) 검사에 합격했다. 특히 강진군 작천단지에서 생산된 쌀은 단백질 함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5.7%로 나타났다. 현재 쌀의 품위는 최고급 쌀의 경우 단백질 함량 6.5%이하(완전미율 95%이상), 고품질 쌀은 단백질 함량 7%이하(완전미율 91.5%이상), 일반 쌀은 단백질 함량 7∼8%(완전미율 91.5% 미만)인 쌀로 구분된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독자의 소리]114안내때 문자메시지도 전송을/강진옥 (광주시 동구 용산동)

    전화번호를 안내받으려고 114를 이용하면서 약간 불편한 게 있다. 대부분 이용자들이 그렇듯이, 메모지를 미리 준비했다가 전화번호 기계음을 들으며 받아 적는다. 하지만 빠르게 두 번 나오는 안내 목소리를 미처 듣지 못했거나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안내받을 때처럼 메모지를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는 머릿속에 기억해 둬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안내받은 번호로 직접 통화를 원하면 1번을 누르라는 설명이 맨 마지막에 나오지만, 추가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또 그렇게 해도 전화를 받아야 하는 쪽에서 통화중이면 전화를 끊고 다시 통화해야 하는데, 받아 적지 않았으니 다시 114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 문자메시지 전송이 가능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114 이용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안내번호를 전송해 준다면 휴대전화에 번호를 저장할 수도 있어 여러모로 편리할 것이다. 강진옥 (광주시 동구 용산동)
  • 세계 정상 식탁 빛낼 고려청자

    세계 정상 식탁 빛낼 고려청자

    고려청자가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식탁에 오른다. 고려청자 도요(가마)를 운영하는 전남 강진군 고려청자사업소는 “12일까지 가마에서 청자합 65세트를 구워 모두 부산으로 보낸다.”고 11일 밝혔다. 이 청자는 각국 정상들에게 줄 선물용 25세트와 정상회담 만찬장에서 쓰일 식기 40세트다. 뚜껑과 그릇, 밑받침으로 나뉘어진 청자합은 고려시대 왕실과 귀족층이 사용했던 국보 제220호인 ‘청자상감용봉모란문개합’을 본떠 만들었다. 청자사업소측은 “APEC 정상회담에 고려청자가 자리를 잡으면서 강진이 고려청자의 산실로 인식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용 청자 특별 제작을 계기로 주문과 구입 문의가 잇따라 제작·판매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은행의 사회적 책임 더 키워야”

    “40년의 경험과 객관적인 사실이 어우러진 은행 역사를 쓰고 싶습니다.” 신동혁(66) 은행연합회장이 40년 ‘뱅커’ 생활을 접고 오는 14일 임기 3년을 마친다.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1964년 말단 행원으로 옛 한일은행에 들어갔다.1999년 한미은행장을 거쳐 2002년 은행연합회장에까지 올라 많은 ‘뱅커’들의 희망이었다. 행원이 행장까지 올라간 예가 더러 있었지만 검찰 조사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이들도 적지 않다.그래서인지, 은행권에서는 “신 회장의 퇴임으로 현직에 원로가 남지 않게 됐다.”며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신 회장은 4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갖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연합회장 재임기간 동안 SK사태와 LG카드 사태를 제외하면 큰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3년간 은행측 대표로 금융권 공동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은행간 경쟁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신 회장은 “이제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직접적인 봉사활동과 사회환원 기금 확대는 물론, 돈이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많이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또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인수, 외국인 지분율 급상승에 대해서는 “당장의 주주 배당보다는 장기적인 체질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외국의 선진 은행들과 경쟁하려면 국내은행들의 규모가 더욱 커져야 한다.”면서 “특히 1∼2개 은행은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배 은행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신 회장은 “무난하게 은행원 생활을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면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남보다는 잘하는 특기 하나씩은 꼭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원그룹-김재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원그룹-김재철 회장家

    “김재철(70) 회장은 자신을 장보고라고 생각하는 몽상가였다. 김 회장이 서울 농대를 포기하고 부산수산대를 지원한 것은 어쩌면 바다에 대한 동경이 아니면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다. 거칠고 험한 바다를 꿈의 대상으로, 기업의 대상으로 삼은 기업인은 우리 사회에 드물다.”소설가 최인호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시절 원양어선을 타고 5대양을 주름잡던 마도로스 출신의 김 회장에 대해 건전하고 꿈이 있는 몽상가라고 평했다.2000년 당시 해상왕 장보고기념사업회를 이끌던 김 회장은 최인호씨에게 장보고를 소설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최인호씨는 장보고가 흥미있는 인물이지만 권력을 꿈꾸다 암살(삼국사기)당했던 만큼 내키지 않았지만 김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장보고에 깊이 빠져 소설 ‘해신(海神)’을 쓰게 됐다. ●바다와의 인연…장보고를 꿈꾸며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벤처 비즈니스맨의 전형이다. 서울대 입학을 마다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좇아 바다 인생을 택했기 때문이다. 성실과 불굴의 투지, 그리고 개척자 정신으로 바다와 싸워 성공을 거뒀고 식품가공업과 금융부문 등으로 그룹을 키워내며 자신의 꿈을 이뤘다. 김 회장의 삶은 이처럼 바다를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1935년 전남 강진 농촌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큰아들이 잘 돼야 한다는 당시 시대적인 분위기에 따라 동생들 대신 학교를 다닌 셈이다. 어린 동생들은 후에 김 회장이 학비를 대주었지만 기대와 책임감을 한몸에 안고 유년시절을 보냈다. 걸어서 두 시간이 족히 걸리는 강진농고를 결석 없이 다니면서 우등생 자리도 놓치지 않았다. 진로를 고민하던 고3 시절.“바다는 무진장한 자원의 보고다. 우리 젊은이들이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개척해야 한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이끌려 망망대해로 인생의 나침반을 돌렸다. 선생님의 이야기를 계기로 그는 수산대에 진학해 바다로 나가기로 했다. 당시 서울대 농대에 장학생으로 입학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김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시골 학교에서 서울대에 들어간다면 큰 경사인데 갑자기 지방에 있는 뱃사람 학교에 가겠다고 하니 부모님을 비롯해 주위에서 반대가 많았습니다. 또 졸업하고 나서 배를 탈 때도 장애가 많았습니다. 정식 학부 졸업생이 배를 탄 것은 제가 처음이었거든요. 당시 수산대 졸업생들은 수산청이나 수산업협동조합 같은 관계기관에서 근무하거나 교사가 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때 저도 여수수산고 교장으로 계시는 고등학교 은사로부터 교사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원양어선을 타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백면서생의 객기쯤으로 받아들이는 듯했습니다. 결국 항해중에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서야 겨우 승선할 수 있었습니다.” ●‘참치 잘 잡는 마도로스’ 1958년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원양어업을 시작한 뜻깊은 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의 승선자이기도 하다. 기업가로 변신하기 전 김 회장은 8년간 실제로 마도로스 생활을 했다. 항해사로 시작한 뱃사람 생활에서 곧 능력을 인정받아 3년 만에 ‘지남2호’의 선장이 됐다. 파격적인 승진이다. 다른 배보다 빨리 만선을 기록한 데 대한 보상이었다. 그때부터 국내외 원양어선 업계에서 그는 ‘참치 잘 잡는 선장’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산업을 일으켜 보겠다는 각오로 배를 탔고 한 마리라도 더 잡는 것이 애국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출어에 나섰다.”면서 “고기떼를 찾아 바다를 헤맬 때나 조업을 앞둔 새벽이면 목욕재계를 하고 기도를 드리곤 했다.”고 강조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뒤의 일은 신의 섭리에 맡긴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신조로 삼았던 마음 가짐 때문인지 승승장구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대충대충’‘괜찮아’다. 1964년 고려원양 수산부장으로 스카우트돼 물품판매, 차관업무, 선박도입 등 수산업 관련 업무를 익혔다. 당시 원양어선이 잡은 참치는 대부분 현지에서 수출됐는데 그때 외국상선들과 거래하며 쌓은 신용은 나중에 창업할 때 큰 도움이 됐다. 1969년.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조업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동원 산업을 창업했다. 당시 사업 밑천은 1000만원. 배는 일본 기업에서 공짜로 빌렸다. 일본에서 어선 구입비로 37만달러의 차관을 도입했는데 담보나 정부·은행의 지불보증 없이 신용만으로 빌린 것이다.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10여년간 쌓아온 신용의 결과였다. 사장이 된 뒤에도 그는 직접 배를 몰고 고기잡이에 나섰다.‘참치 잘 잡는 선장’이라는 별명이 무색치 않게 동원산업의 원양어선은 월등한 어획고를 기록했다. 창업 2년만인 1970년 외화 획득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과 수산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70년대 초 몰아닥친 1차 석유파동은 동원산업을 비롯해 모든 원양어선 업계에 타격을 주었다. 불황으로 도산하는 기업체가 속출하는 가운데 감원·감량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동원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등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일본에서 4500t급 초대형 트롤어선을 구입했다. 당시로서는 큰 모험이었지만 그는 바다생활을 통해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배를 타면서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다. 당시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당시만 해도 기상정보가 정확지 않아 예보없이 폭풍우를 만나는 일도 많았지만 바람이 온다고 일일이 피해 다니다보면 고기를 잡을 수 없다. 배를 삼킬 듯한 거대한 파도와 싸워 이기고 났을 때처럼 감격스럽고 벅찬 희열도 없다. 폭풍우와 맞서 싸운 경험들이 인생을 성장시켰고 여물게 해준 것 같다.” 그는 해양에 관한 풍부한 경륜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85∼91년 한국수산업 회장,90∼92년 원양어업협회 회장을 지냈다. ●식품과 금융업으로의 확장 다른 원양회사들이 낡은 배를 가지고 ‘본전뽑기’식 조업을 하는 동안 동원은 조업을 끝낸 선박은 현지에서 매각하고 최신형 장비를 갖춘 선박을 구입하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업계 선두주자가 됐다.30여척의 원양어선과 함께 연간 10만t의 어획량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수산업체로 키운 것이다. 동원산업에서 참치캔을 내놓으며 식품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2년. 다랑어란 본명을 가진 참치는 참치의 일본명인 ‘마권(眞黑)’에서 ‘참(眞)’을 따고 우리나라 생선 대부분의 이름처럼 끝에 ‘치’를 넣어 참치로 부른 것이 유례가 됐다. 참치잡이는 그가 배를 타던 지난 1958년부터 시작됐지만 참치 가격이 비싸고 일반인들에게 낯선 고기여서 전량 수출됐다. 그는 “1981년 하버드대학 최고경영자 코스에서 몇달 공부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가 되면 참치통조림을 먹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럼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참치통조림을 먹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참치캔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시 어획고 전량을 일본·태국 등 외국에 전량 수출하다 보니 가격 결정권이 전혀 없었다. 한국에서 소비가 된다면 동원의 힘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다른 업체들이 참치통조림을 만들어 팔다 실패한 뒤의 도전이었지만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참치가 원래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지 않는 고기라 낯설기 때문에 통조림에 참치 모양을 그려 넣고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에서 참치통조림 시식회를 하는 등 참치를 알리는 데 총력을 쏟았다. 출시 이후 4∼5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88올림픽과 함께 국민 식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동원은 명실공히 식품 업계 강자로 부상했다. 동원 참치캔은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식품업을 시작한 1982년. 김 회장은 증권업에도 뛰어들었다. 역시 하버드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공부하며 들었던 얘기가 동기가 됐다. 하버드대학 MBA출신들이 어떤 분야에 주로 취업하는가를 조사해 봤더니 우수한 사람들이 증권회사나 투자은행을 선호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라는 것이다. 그는 어선을 더 사려고 준비했던 돈으로 증권회사를 샀다. 당시 국내 증권회사의 인식이 좋지 않아 원양어선 한 척 값(80억원대)으로 중견 증권회사인 한신증권을 살 수 있었다. 한신증권을 낙찰받으면서 김 회장은 본격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신증권은 1996년 동원으로 개명했다. 지난 2004년 12월에는 아예 동원그룹에서 분리되어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재탄생했다. 99년 무역협회 23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그룹의 일들은 주요 사항만 보고받고 있다. 무협 직원 절반가량을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는 한편 전자무역 인프라 구축, 세계적인 전시 컨벤션 육성, 수출입물류비개선 , 국제물류센터 추진 등을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아들들에 밑바닥부터 경영수업 김 회장은 부인 조덕희(67) 여사와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선장시절인 1962년 당시 초등학교 동창이던 조 여사의 오빠 조영채(70)씨의 소개로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다. 조 여사의 아버지는 김 회장이 졸업한 군동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지낸 분으로 김 회장을 사위로 맞는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했다. 김 회장은 2004년 12월 그룹을 각각 금융과 식품의 양대 지주회사로 분리하면서 큰아들에게는 금융을, 작은아들에게는 식품을 맡도록 했다. 장남인 김남구(42)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은 2004년 3월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듬해인 지난 6월 자사보다 덩치가 훨씬 큰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며 기존 동원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이 두배나 많은 1조원대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설립했다. 고려대 경영학과(83학번)를 졸업하고 1987년 동원산업 사원으로 입사한 후 91년 동원증권 대리, 기획담당 상무, 부사장을 거쳐 2003년 동원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금융지주 지분 33%를 소유하고 있다. 동원F&B 등 식품 계열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32) 경영지원실장(직급 차장)이 물려받았다. 고려대 사회학과 92학번인 김 실장은 회사 지분 44.98%를 갖고 있다.97년 동원산업에 입사, 동원엔터프라이즈 과장 등을 거쳤다. 아버지가 만든 참치캔 이후 업계를 선도할 새 베스트셀러를 내는 게 목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장남 김 사장은 입사하기 앞서 6개월간 남태평양과 베링해에 나가 참치배를 타며 동원을 이해하기 위한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쳤다.”면서 “하루 16시간 중노동을 하면서 그물을 던지고 참치를 잡는 한편 참치를 삶고 냉동시키는 과정에서부터 갑판청소 등 온갖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남 김 실장 역시 1997년 경남 창원 참치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시작, 동원산업 영업부 평사원으로 시내 백화점에 참치제품을 배달하는 등 밑바닥부터 배웠다. 두 아들 모두 아버지를 닮아 체구가 좋고 남들이 보면 구두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하다는 평이다. ●정·관계로 이어지는 화려한 혼맥 건설교통부 장관부터 국정원장까지 동원가의 혼맥은 화려하다. 큰 아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은 집안끼리 알고 지내던 고병우(72) 28대 건교부 장관의 딸인 고소희(37·이대 전산학과 86학번)씨와 1992년 4월 공항터미널 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고려대 김동기 교수가 주례를 섰다. 두 사람 사이에 동윤(12)과 지윤(7) 1남1녀가 있다. 고 전 장관은 관직에서 물러난 뒤 동아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다 현재 한국경영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재철 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 쌍용증권 회장 재직시절부터 김 회장과 가깝게 지냈다. 김남구 커플은 ‘괜찮은 사람이니 한 번 만나보라.’는 양가 어른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8개월간 연애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대 서양학과 84학번인 첫째 딸 김은자(40)씨는 1989년 서울지검에 재직중이던 정택화(44·고대 법대 79학번) 검사와 중매로 결혼했다. 김은자씨는 내성적이고 일 욕심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초등학생을 겨냥한 사설 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정 검사는 광주지검 부부장검사, 대구지검 안동지청장, 부산고검 부부장검사, 의정부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 등을 역임한 뒤 현재 대구 고검 검사로 재직하고 있다. 올해 열두살된 외동아들 연욱이 있다. 둘째 딸 김은지(37·이대 정외과 87학번)씨는 고 김택수 전 의원의 4남인 서울 법대(81학번) 출신의 김중성(43)씨와 지난 1992년 10월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주례로 식을 올렸다. 성격이 명랑하고 친정과 시댁의 집안 대소사를 두루 잘 챙겨 어머니 조덕희씨의 자랑이 자자하다. 두 사람은 김 회장과 평소 친분이 있는 천신일 세중여행사 회장이 1988년 여행사에서 어린이들을 인솔하고 외국으로 떠나는 프로그램(CISV)의 대학생 리더로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나라종합금융 상무이사를 지낸 김씨는 지난 2001년 미국 뉴저지로 건너가 투자관리회사인 세인투자관리를 설립,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민선(12)과 현선(6) 두 딸이 있다. 막내 김남정(32) 실장의 아내는 33대 법무부 차관과 25대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64) 세계종합법무법인 변호사의 셋째 딸 신수아(33·이대 장식미술학과 91학번)씨. 대학교 4학년 때 동아리 선배의 소개를 통해 누나-동생 사이로 만난 뒤 6개월만에 연인 사이로 발전,3년 열애끝에 결혼했다. 김상하 삼양사 회장 주례로 지난 1998년 10월 워커힐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동찬(5)과 서연(2) 남매를 두고 있다. 사돈인 신건 전 국정원장은 김 회장의 셋째 동생인 김재국(63) 전 동해하이테크 사장의 친구이기도 하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뛰어난 문장가’ 김재철 회장 “재웅아! 우리는 드디어 만선(滿船)을 했다. 우리 배는 지금 어창(魚倉)마다 고기를 가득 싣고 사모아로 돌아가는 길이다. 푸른 하늘엔 흰 구름 떠가고 바다엔 새하얀 우리 배가 물결을 가르면서 달린다. 물위에 떼를 지어 놀던 고기들이 놀라서 달아나고 한가로이 물에 떠 있던 고래도 배를 피해 점잖게 물 속으로 자맥질을 한다. 엊그제까지도 바다는 성난 파도로 꿈틀거렸는데 오늘은 우리의 만선귀항을 축하라도 하는 듯 잔잔하구나.”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소개된 김재철 회장의 ‘남태평양에서’의 한 구절이다. 김 회장은 책을 많이 읽는 독서광으로 유명하지만 문장가로서도 이름이 높다. 젊은 시절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간결하고 생동감 있는 글을 많이 썼다. 이밖에 ‘바다의 보고’,“거센 파도를 헤치고’ 등 그의 글은 초·중·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소설가 정비석씨는 ‘사상계(思想界)’에 발표한 김 회장의 글을 보고 “이 정도 글 솜씨라면 작가로 데뷔해도 좋겠다.”고 평했다. 김 회장 스스로도 기업인이 되지 않았더라면 문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저서로는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가 있다. 그는 원양어선 선장시절 선용품을 사기 위해 시모노세키 등의 항구에 기항하면 책방에 가서 헌책들을 무게로 달아 구입해 배 안에서 끊임없이 읽었다. 덕분에 김 회장은 문학적 표현을 자연스럽게 구사할 만큼 일본어 실력이 뛰어나다. 지난 2004년 일본 미쓰비시 그룹 회장·사장단으로 구성된 모임인 ‘금요회’에서 ‘나의 인생과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주제로 일본어 특강을 했다. 요즘도 월 평균 10∼20권의 책을 읽는다. 경제·경영·역사·심리 등 분야가 다양하다. 회계학도 독학으로 배워 재무제표도 꼼꼼히 본다. 직원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동원산업 사내 게시판에는 책 요약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처남인 박인구 동원F&B 사장도 국내 출장이나 여행 때는 반드시 KTX를 탄다.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자식들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강조했다.1주일에 적어도 한 권씩은 읽도록 했다. 정독이 안되면 통독을 하라고 가르쳤다. 책을 주고 A4용지 4∼5장 분량의 독후감도 받았다. 내용이 부실하거나 느낀 점이 부족하면 느껴야 될 점과 핵심 등을 설명해 주었다. 장남인 김남구 사장은 오래전에 독후감 제출을 졸업했지만 김 사장보다 열살 어린 동생 김남정 실장은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독후감 제출 대상이었다. 김 실장은 “일본 대하소설 ‘대망’을 읽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얼마나 고생해 지도자 자리에 올랐는지 토론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최근에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추천받았는데 유익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동원출신 CEO들 ‘반짝반짝’ 김재철 회장은 소식·금연·절주 등 절제된 생활로 유명하지만 인재 욕심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다. ‘좋은 인재=좋은 실적’이란 생각에서 1980년대 후반 증권업계 최초로 성과급제를 도입했고 금융권 최초로 스톡옵션제를 실시했다. 동원이 인수한 한신증권은 90년대 한번에 특별성과급을 400%씩 지급,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참치를 많이 잡으면 선장에게 돌아가는 몫이 많듯 선장을 지낸 그의 삶에 성과주의가 깊이 배어있는 것이다. 때문에 동원증권 출신들 중에는 스타급 인사가 많다. 동원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CEO(최고경영인)는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대신증권에서 김 회장에게 한신증권으로 스카우트된 그는 1998년 동원증권 사장 재직 당시 금융권 최초로 1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주택은행장으로 영전돼 권리 행사는 하지 못했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즐겁게 일한 뒤 행복하게 헤어진 모범 케이스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동원이 놓아주지 않으려 애를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 마흔이 되면 창업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이사 재직 시절인 서른 아홉이 되던 해에 동원증권을 나왔다. 그를 놓아줬다는 이유로 화가 난 김 회장이 김 전 행장과 무려 6개월 동안 말도 하지 않고 지낸 일화는 아직도 금융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김 전 행장은 한신증권 이사로 일하면서 박 회장을 동원에 영입했다. 두 사람은 절친한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재경부 공무원 출신의 정태석 광주은행장(전 동원증권 상무), 장인환 KTB 자산운용 사장(전 동원증권 차장), 송상종 피데스 투자자문 사장(전 한신증권 대리), 조승현 전 교보증권 사장(전 동원창업투자 사장)도 모두 한때 동원증권에 적을 뒀다. 지금도 동원에 몸담고 있는 스타 CEO들이 많다. 서두칠 동원시스템즈 사장은 2002년 초 김 회장의 영입제의를 받고 통신장비업체인 이스텔시스템즈(옛 성미전자) 사장으로 왔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3월 이스텔시스템즈와 동원EnC가 합병한 회사다. 그는 1997년 말 한국전기초자의 전문경영인으로 부임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 퇴출위기에 몰렸던 회사를 3년만에 우량기업으로 변신시킨 주인공. 김범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금융관료 출신으로 2002년 합류했다.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은행구조조정팀장과 구조개혁기획단 은행팀장을 지냈다.2000년 초 키움닷컴 사장을 지냈다. 김 회장의 두 아들을 제외하고 동원에서 일하는 인척은 김 회장의 셋째 동생 김재운 동영콜드프라자 대표이사 회장, 둘째 처남인 동영콜드프라자 최재열 상무와 셋째 처남인 동원F&B 박인구 사장 등이다. 박 사장은 1997년 산자부 상무관 시절 동원정밀 부사장으로 동원에 합류했다. 외환위기 당시 이익을 낸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동원F&B 사장이 됐다. 박 사장은 “김 회장은 항상 동생들과 가족들에게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우리가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부인이 아직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 없이 사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라고 덧붙였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친절한 판사님’으로 거듭난다

    ‘친절한 판사님’으로 거듭난다

    “저는 법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착한 사람이고, 피고는 나쁜 사람입니다.” 26일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민사사법제도 개선 및 법정언행 세미나’의 민사재판 역할극 시간. 원고측 증인으로 나선 의정부지법 정진경 부장판사가 소리치자, 원고로 나온 법원행정처 백강진 판사도 동조하며 억울하다는 듯이 책상을 내리쳤다. ●판사가 증인역 맡은 역할극 역할극의 각본은 6000만원을 빌려준 뒤 “5000만원을 정해진 기일 내에 갚으면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각서를 주고받은 실제 사건을 모델로 썼다. 돈을 빌려준 원고가 각서 끝부분에 단서조항이 있었다며 피고에게 전액을 갚으라고 요구했고, 피고는 각서의 단서조항은 변조된 것이라고 주장해 재판까지 온 것이다. 평상복 차림으로 책상을 붙여 만든 법정에서 진행된 공판에서는 재판부 역을 맡은 판사보다 당사자와 증인 역을 맡은 판사들이 더 긴장했다. 이들의 역할은 ‘법률용어 안 쓰기’와 ‘판사에게 떼쓰기’이다.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 일상어로 입장을 설명했고, 재판부의 대처능력을 보기 위해 엉뚱한 주장을 펼쳤다. ●“판사 4명중1명 지각” 이래선 안된다 법정이 일터인 판사들이지만, 모의재판에서라도 당사자로 서보는 것은 다들 처음이다. 피고역을 맡은 서울고법 이준상 판사는 “피고석에 서보니 법정의 위압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증인역을 한 법원행정처 홍동기 판사는 “증인의 말이 막히면 재판부가 입장을 정리해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었다.”면서 “하지만 내가 한 증언을 재판부가 정리해주니 내 생각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도 부인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당사자들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세미나와 역할극은 판사들의 심리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에서 마련됐다.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의 변론권 침해사례를 조사해 대법원에 시정을 요구했다. 최근에는 “판사 10명 중 1명이 재판 중에 졸고,4명 중 1명이 지각한다.”는 모니터 결과도 나왔다. ●‘쓰는’ 법관에서 ‘듣는’ 법관으로 최근 당사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며 재판은 판결을 쓰기 위한 과정에서 공판 진행 그 자체로 바뀌었다. 재판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친절하고 공정하지 않다면 소송 당사자들은 승복하지 않는 것이다. 참석자들이 재판 진행 방법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날 역할극에 앞서 참석자들은 실제 민사 재판과정을 녹화한 자료를 보고, 토론을 펼쳤다. 당사자의 말이 늘어져 당황하는 판사의 모습이 비쳐지자 대법원 재판연구관인 이규진 판사는 “당사자가 억지주장을 할 때는 ‘이런 말씀이신가요. 알아들었습니다.’라고 정리해주는 게 신뢰를 쌓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법원행정처는 역할극과 법정 모니터를 포함하는 법관 연수를 늘릴 계획이다. 법원행정처 송무국 이용구 판사는 “바람직한 법적 언행을 연구하는 팀을 만들고, 재판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제공하는 한편 전국적으로 판사들이 자신의 법정을 촬영해 모니터를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건강검진 개인신상 노출 심각

    건강검진 개인신상 노출 심각

    회사원 양모(28·여)씨는 지난 10일 평소 흠모하던 동료 남자직원으로부터 건강검진 결과를 직접 넘겨 받았다. 봉투도 없이 두 장짜리 종이로 전달된 기록지에는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양씨의 체중과 비만도, 생활습관, 과거병력 등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1급 비밀’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양씨는 이후 며칠간 밥도 먹기 싫을 정도의 깊은 상실감에 시달려야 했다. 중견기업 Y사는 최근 경기도 부천 S병원으로부터 건강검진 결과 기록지를 뭉텅이로 넘겨 받아 총무부 직원들이 개인별로 봉투에 넣어 밀봉했다.“내용을 보지 말라는 지시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관심 가는 직원들의 기록에는 눈이 가기 마련”이라고 총무부 직원은 말했다. 시중 K은행과 국책 K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개된 상태로 건강검진 기록을 배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직원들의 항의가 빗발쳐 올해에야 비로소 밀봉된 상태로 진단서를 나눠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2년 주기로 실시하는 건강검진 결과가 상당수 직장에서 공개적으로 개인들에 전달되고 있어 신상정보 노출은 물론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록지를 광고전단마냥 알맹이만 나눠주거나, 봉투에 넣었어도 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산업안전보건법 43조에는 ‘본인의 동의 없이 개별 근로자의 건강진단 결과를 공개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서울 S병원 관계자는 “기업의 요청이 있으면 봉투에 넣어 보내지만 특별한 주문이 없으면 그냥 기록지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기관들이 모든 검진결과에 대해 처음부터 밀봉을 해서 수검회사에 보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현재 서울 강남 M병원이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는 D전자 환경안전팀 박모씨는 “지난해까지 기록지가 서류 묶음 형태로 배달됐다.”면서 “이를 각 부서 서무 담당자에게 10∼20장씩 뭉텅이로 전달해 개인에게 나눠주는 통에 여사원들이 볼멘소리를 낼 때가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신체에 관한 한 작은 부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직원들은 아예 건강검진을 거부하기도 한다. 입사 3년차인 회사원 이모(27·여)씨는 “감추고 싶은 몸무게나 키가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져 놀림감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지난해부터 건강검진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검진을 기피하면 인사고과 평정 등에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건강검진을 안 받으면 질병을 얻거나 불의의 사고를 만났을 때 산업재해 판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법 제정을 위한 연석회의 박준우 간사는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지만 아직까지도 직장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꼼꼼하게 살피는 기본적인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등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종 김준석기자 bell@seoul.co.kr
  • 다산초당 이름 걸맞게 초가집으로

    다산초당 이름 걸맞게 초가집으로

    다산초당이 40여년 만에 원형 그대로 다시 복원된다. 20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역사적 고증없이 복원된 다산 초당을 원래 모습대로 재현키로 하고 문화재청에 지원을 요청했다. 다산 정약용이 10여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던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다산 초당’은 초가라는 이름과 걸맞지 않게 ‘기와집’으로 남아 있다. 이는 지난 1958년 해남 윤씨를 중심으로 한 ‘다산유족보존회’가 초당을 번듯한 기와집으로 변형, 복원했기 때문. 그 이후 1970년 다산이 제자를 가르쳤던 서암이나, 직접 기거하며 저술활동을 폈던 동암도 와당으로 복원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저서인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 등에서 “후학들이 다산을 기리는 마음에서 일부러 살아 생전의 오두막살이를 헐고 큰 집을 지어 드린 것은 이해하지만 다산의 유배생활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형대로 복원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강진군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현재의 와당채들을 300m쯤 아래로 옮기고, 그 자리에 당시의 초당으로다시 복원할 계획이다. 군은 이를 위해 다산 연구가 등 전문가에게 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다산과 교류했던 초의선사가 지난 1812년 다산초당을 방문해 그린 ‘다산 초당도’는 두개의 연못과 초가집 몇채를 안에 두고 토담이 둥그렇게 설치돼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황주홍 군수는 “다산 초당을 원형대로 바꾸기 위해 내년 예산에 국비 등 20억원을 반영해 본격적으로 사업을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부고]

    ●최암석(사업)판석(광신츄레라 대표)명순(동아일보 불로독자센터 사장)씨 모친상 김일환(사업)김정웅(완도고금맛김 대표)김일석(서울신문 갈산지국장)씨 빙모상 19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590-2660●정요섭(숙명여대 명예교수)씨 별세 규수(대광인쇄 대표)씨 부친상 퓨르스트 베른트(독일알리안츠 프로젝트팀장)정행득(광운대 교수)조원오(장암엘에스연구소 소장)씨 빙부상 19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921-3699●김영태(자영업)씨 부친상 박평수(우리투자증권 시스템운영팀장)씨 빙부상 19일 전북 백제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10시 (063)861-7761●박동규(한양대 경영대학원 교수)동호(경희대 외국어대학 〃)씨 부친상 정희선(이화여대 겸임교수)최은희(가락중 교사)씨 시부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3010-2292 ●박영식(재미 사업)원식(대구시교육청 감사공보담당관실)씨 부친상 19일 대구파티마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53)957-4442●신창호(현대자동차 과장)씨 부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3010-2254●이한상(해금강관광 대표)한구(사업)한일(송파구청)한모(사업)씨 모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3010-2291●이정범(예켐상사 부사장)정오(두레 대표)씨 모친상 목정균(전 세계일보 편집국장)한명희(한국문화예술위원)씨 빙모상 18일 서울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2072-2016●최인철(LG상사 사장)인식(파라다이스유통 대표)인환(그린나래 〃)씨 부친상 강진석(대인유통 대표)씨 빙부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010-2295
  • 세계 각국 지진 공포

    17일 하루 동안 뉴질랜드·터키·인도네시아에서 리히터 규모 5.6 이상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뉴질랜드 지질핵과학연구소는 이날 오후 8시12분(한국시간 4시12분) 오클랜드섬 인근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에게해 연안 터키 제3의 도시인 이즈미르 근처에서도 오전에 규모 5.7의 강진에 이어 오후에는 각각 5.9와 5.6의 강진이 발생해 30여명이 다쳤다. 그러나 고대 유적이 흩어져 있는 에페스나 셀주크의 피해 여부는 보고되지 않았다. 아테네 관측소는 터키 해안에서 가까운 에게해의 키오스와 사모스섬에서도 1차 지진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단층 지대에 위치해 크고 작은 지진이 빈발하는 터키에서는 지난 1999년 규모 7.4의 강진이 이스탄불 부근 북서부 지역을 강타해 1만 7000명 이상이 희생됐다. 또 지난 3월 규모 8.7의 강진이 내습,600여명이 숨졌던 인도네시아 니아스섬에서도 이날 오전 2시3분쯤(현지시간)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진앙은 니아스섬의 중심도시인 구눙시톨리 북쪽 47㎞ 지점 앞바다, 진원은 해저 33㎞ 지점이라고 기상 당국은 밝혔다. 이번 지진은 북수마트라섬 일부 지역에서도 감지됐다.웰링턴 앙카라 자카르타AP AFP 로이터 연합뉴스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3) 차와물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3) 차와물

    새벽달빛이 창문 틈으로 비집고 들어온다. 풀벌레소리는 어느새 수곽의 물소리에 젖어들고 있다. 새벽예불을 위해 가만히 문을 열면 사방은 바로 고요해진다. 인간의 소음에 모든 삼라만상이 긴장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분별과 자만으로 인해 자연과 소통하지 못한다.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인류최악의 강진도 제일 먼저 동물들이 그 반응을 보인 것은 그 같은 자연과학적인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문을 열고 나와 발우를 부여잡고 청수(淸水)를 공양하기 위해 자우홍련사 툇마루를 나선다. 오렌지처럼 푸른 달빛이 축축한 대지에 차가운 기운을 전달하고 있다. 맑고 청아한 물소리가 내 영혼을 먼저 깨운다. 초의스님이 그토록 사랑했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샘물인 유천의 물소리다. 산등성위에 살짝 얹힌 두개의 바위 틈 사이로 대나무가 박혀 있다. 그 대나무를 타고 세 개의 작은 수곽을 지나 유천의 물이 숙성되면 암반으로 흘러넘친다. 마치 안개비처럼 산구름처럼 소리없이 물이 흘러내린다. 그 물소리가 혼탁한 세상을 맑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유천에 가볍게 반배를 한다. 그리고 발우를 수곽에 얹으면 또르륵 이슬방울처럼 스며드는 유천의 물은 마치 광망한 바다에 아침을 물고 나오는 붉은 해가 세상에 젖어들 듯 장엄한 울림을 전해준다. 발우에 담긴 유천의 물을 부처님께 공양한다. 지심귀명례 지심귀명례. 물에 대해 초의스님은 이렇게 말했다.“물은 차의 몸이요 차는 물의 정신이 되는 것이다.” 물은 차의 맛을 좌우한다.“나에게 젖샘이 있어 이 물을 떠서 찻물을 끓이면 수벽탕이나 백수탕이 돼버리니 어찌하면 목멱산 아래 해거옹에게 이 물을 드릴 수 있을까.”라며 찻물을 끓이는데, 좋은 물을 권하고 있다. 찻맛의 절반은 물맛이라는 말이 있다. 차는 물에 우려내는 것이므로 물의 등급에 따라 찻맛과 그 효능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옛 차인들은 물을 차를 내는 데 가장 우선순위로 두었다. 차를 우려내는 데 있어서 물은 그 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찻물을 구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게 되었다. 그나마 좋은 찻물을 먹을 수 있었던 산골이나 시골지역도 개발의 바람과 대기오염으로 인해 그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은 현대산업사회의 폐해가 자연환경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인들에게 차의 물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좋은 차는 좋은 물을 통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의스님은 “차는 물의 마음과 정신이요, 물은 차의 몸이니 참 된물(眞水)이 아니면 다신(茶身)을 나타낼 수 없고, 참된 차 (眞茶)가 아니면 수체(水體)를 나타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물과 제대로 된 차가 만났을 때 좋은 차는 그 생명력이 살아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떤 물이 참된 물일까. 환경이 오염돼 버린 현재의 지구촌에서는 좋은 물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다만 옛날 차인들이 추천했던 물의 품수(品水)를 통해 차를 우려내기 위한 참된 물을 정의해볼 뿐이다. 물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물에서 모든 생명은 태어나고 졌다. 물의 존재는 곧 생명체의 존재와 연결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좋은 물을 마시면 육신과 영혼을 증장시켜주는 역할을 하지만 나쁜 물을 먹었을 때는 육신과 영혼을 갉아먹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정말로 순수한 물은 바로 깨달음을 얻은 부처 같은 물이다. 무색(無色), 무미(無味), 무취(無臭)한 것이 참된 물인 것이다. 초의스님께서는 이렇게 소중한 물에 대해 여덟가지 덕(八德)이 있다고 했다. 가볍고(輕), 맑고(淸), 시원하고(冷), 부드럽고(軟), 아름답고(美), 냄새가 나지 않고(不臭), 비위에 맞고(調滴), 먹어서 탈이 없는(無患) 여덟가지로 물의 덕을 설명하고 있다. 초의스님의 설명에 따른다면 물은 완전무결한 식품이다. 인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맛과 효용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이렇게 완전무결한 것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에는 품천(品泉)이 있다. 육우는 (다경)에서 물의 등급을 “산의 물을 쓰는 것은 상품이고, 강물은 중품이며 우물물은 하품이다.”고 평하고 있다.(자천소품)(煮泉小品)에는 “돌은 금의 근본이요, 돌에서 흐르는 정기는 물을 낳는다.”고 깊은 산중에서 나오는 물이 최고임을 밝히고 있다. 산중의 물중에서도 최고는 이름난 명산의 샘물이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샘물은 바로 돌샘이다. 돌은 산의 뼈요, 물은 산의 골수같은 것이기 때문에 돌샘에서 나오는 샘물이 최고인 것이다. 돌샘은 산의 정기가 모인 것으로 담백하고 맑고 차기 때문에 물을 길어놓아도 오랫동안 물의 기운이 그대로 유지된다. 산중의 물중 산마루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맑고 가벼우며, 돌 사이에서 나는 석간수는 맑고 달며, 자갈샘은 차갑다. 땅밑의 샘은 담백한 물을 뿜어내고 황석(黃石)에서 솟아나는 물은 좋은 물이다. 다만 청석(靑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결코 좋지 않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계곡의 물은 발원지에서 멀수록 좋으며 그 흐름이 조용하고 완만하게 흐르며 맑아야 한다. 또한 계곡 위쪽의 인적이 끊어진 곳이어야 한다. 흐르는 물이 발원지에서 멀수록 좋은 것은 물이 흐르면서 광물질 이물질 등이 자연스럽게 여과되어 어느정도 흐르면 담백한 물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명산의 물중에서도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샘에 고여 있는 물이다. 물이 넘쳐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는 것은 샘이 죽어 있을 뿐만 아니라 물도 함께 죽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은 강물이다. 강물 역시 명산을 발원지로 해서 시작해 흐르는 물이 좋다. 강물은 또한 오염도를 줄이기 위해 가능하다면 인간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좋으며 빛깔은 맑으며 물맛은 지극히 찬 것이 좋은 것이다. 다음은 우물물이다. 인가가 밀집된 지역에서 인공적으로 솟아나게 하는 샘물인 우물물 중에서도 돌이나 모래속에서 솟아나는 상품의 물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우물물은 가까이에 있는 인간의 오물이 섞일 수도 있고, 기름진 논이나 비옥한 땅에서 건수가 스며들 가능성이 많아서 제일 하품으로 쳤던 것이다. 이밖에도 호수물, 빗물, 웅덩이물 등이 있으나 찻물로서 적합하지 않다. 물은 흐르는 유천(流川)이 좋고 돌틈의 석간수가 솟아나는 샘물이 좋다. 물의 종류에는 하늘의 은택으로 내린 샘물인 영천(靈泉),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늘 물인 천수(天水), 바위틈에서 솟아 흐르는 지천(地泉), 강물인 강수(江水), 우물물인 정수(井水), 유황성분이 함유된 온천(溫泉),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약수(藥水)가 있다. 이중에서 현재 찻물로 쓰일 수 있는 물은 영천 지천 정수 정도일 뿐이다. 현대에는 그 만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다천(茶泉)이 몇군데 존재한다. 신라시대의 다천으로 사선(四仙)들이 차를 달여마신 강릉 한송정, 보천과 효명 두 태자가 차를 달여마시고 차공양을 올린 오대산 서대 우통수, 고려시대 송악의 안화사(安和寺) 샘물, 충주의 달천수(達川水), 금강산에서 시작되어 한강으로 흐르는 우중수(牛重水), 속리산 삼타수(三陀水), 초의스님이 마셨던 두륜산 일지암의 유천(乳泉)등이 있었다. 현존하는 다천중 가장 유명한 것은 경주 기림사의 오종수(五種水)다. 석간수로 최상의 찻물로 꼽히며 물색이 음수(陰水)중 음수인 감로수(甘露水), 물맛이 젖처럼 달콤하며 마시면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지는 화정수(和靜水), 물에 기운이 있어 장수가 된다는 장군수(將軍水), 눈이 맑아지는 물인 안명수(眼明水), 까마귀가 쪼는 자리에 물빛이 배어 그 자리를 파서 감로수가 샘솟았다는 오탁수(烏啄水)가 그것이다. 초의스님이 계시던 일지암의 유천(乳泉)도 명수(明水)중 명수다. 초의스님은 “나에게 젖샘(乳泉)이 있어 이 물을 떠서 찻물을 끓이면, 수벽탕이나 백수탕이 돼버리니, 어찌하면 목멱산 아래 해거옹에게 이 물을 드릴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있다. 일지암의 유천은 찻물로는 최상의 물로 평가할 수 있다. 오죽하면 초의스님이 젖샘이라고 불렀겠는가.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써야 할 찻물은 어떤 것이 있는가. 차를 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과 귀함을 알고 있으나 도시에서 찻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우선 가장 좋은 찻물은 아침일찍 인근에 있는 높은 명산의 약수터 물을 길어 오는 것이다. 국가기관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약수터인가를 확인한 후 찻물을 먹을 만큼 길어다 길게는 일주일, 짧게는 2∼3일 동안 먹는 것이다. 그다음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生水)다. 인위적으로 생산한 생수는 요즘 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생수의 생명은 짧다.3∼4일이 지나면 생수의 본 성품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정수기를 통해 걸러진 물도 찻물로 쓰기도 한다. 그러나 정수기를 통해 정수된 물은 많은 부분에서 물의 본 성품을 강제로 빼앗아버려 썩 좋은 찻물은 아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가장 흔히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다. 수돗물을 찻물로 쓰기 위해서는 하루쯤 침전해야 한다. 침전하는 도구로는 옹기항아리가 가장 좋으며 유리병도 무방하다. 옹기항아리나 유리병 바닥에 삼투압을 할 수 있는 물질인 맥반석, 돌, 굵은 모래등을 가라앉혀 놓으면 맛있는 물을 얻을 수 있다. 여름에는 뚜껑을 삼배보자기로 덮는 것이 좋으며 겨울에는 본래 뚜껑을 덮어두면 된다. 한 항아리의 물은 3분의2만 쓰고 나머지는 허드렛물로 쓰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일지암 암주 ■ 김노경과 초의스님 ‘유천일화’ 일지암에는 유천이란 샘물이 있다. 유천(乳泉)은 말뜻 그대로 마치 어머니의 가슴에서 나오는 젖처럼 맑고 담백한 천상의 물이라는 뜻이다. 그야말로 생명을 기르는 젖과 같은 샘이다. 명나라 전예형은 (자전소품)에서 “젖샘이란 종유석의 샘이며 산골의 고수다. 그 샘물의 빛깔은 희고 비중은 무겁다. 매우 달고도 향기로워서 마치 감로와 같다.”고 적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물에 대한 비유다. 유천에 대한 또 다른 일화가 있다. 바로 추사의 부친인 김노경과의 일화다. 추사의 부친이었던 김노경은 일지암에서 가까운 완도 고금도에 유배를 왔다. 그곳에서 4년을 보낸 김노경이 마침 그 유배가 풀렸다. 해배가 되어 서울로 돌아가던 도중 김노경은 일지암을 들를 결심을 했다. 그가 촉망하는 아들 추사의 인품에 비해 초의스님의 인품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시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노경은 초의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그의 학식과 선풍이 뛰어남을 알았다. 그런 그가 초의스님이 권하는 유천을 맛보았다. 김노경은 중국의 유명한 차와 물에 대해 깊은 조예가 있었다. 유천의 물을 맛본 김노경은 “일지암 유천의 물은 그 물맛이 ‘수락’보다 더 좋다.”고 극구 칭찬을 했다. 일지암 유천의 물맛은 참으로 뛰어나다. 당나라 때 소이는 (탕품)에서 물을 끓이는 기술에 따라 3품, 뜨거운 차를 잔에 따르는 솜씨에 따라 3품, 탕기의 종류에 따라 5품, 물을 끓이는 땔감의 종류에 따라 5품 등으로 분류했다. 소이는 이 중 가장 잘 끓인 물을 ‘득일탕’(得一湯)이라 했고 그 다음을 어린탕, 너무 많이 끓어버린 물을 백수탕으로 구분해놓았다. 좋은 물도 물이지만 좋은 용기에 잘 끓여야 제대로 된 찻물이 된다는 뜻이다. 소이는 “사람이 백살을 넘은 것처럼 너무 오래끓은 물을 이야기하다가, 때를 놓치거나, 볼일 때문에 내버려두다가 비로소 사용하려면 물은 이미 성품을 잃은 뒤다. 감희 묻거니와 머리털이 희고 얼굴이 창백한 나이 많은 늙은이가 활을 들고 과녁을 맞힐 수 있겠는가. 아니면 씩씩하게 높은 곳을 올라가거나 활발하게 걸어서 멀리까지 갈 수 있도록 돌이킬 수 있겠는가.” 끓인 물이 차의 생명을 좌우한다는 것은 조금 과장일 수 있다. 그러나 물 못지 않게 끓이는 물에 대한 차인의 정성은 소중해야 한다.
  • [파키스탄 지진 참사 유영규 특파원 르포] “라마단에 죽어 천국 갈것”

    [파키스탄 지진 참사 유영규 특파원 르포] “라마단에 죽어 천국 갈것”

    |가리하비불라 유영규특파원|12일 오전 11시(현지시각)국내 민간구호단체 굿네이버스 구호팀과 기자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떠나 175㎞ 떨어진 북서국경자치구(NWFP) 인근 가리하비불라로 향했다. 가리하비불라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행정 수도 무자파라바드와 함께 강진의 피해가 매우 큰 곳 가운데 하나. 하지만 워낙 외부와 단절돼 구호의 손길이 못 미치는 곳이다. ●목숨 건 9시간의 175㎞ 산악 여정 NWFP 지역으로 가는 너비 6m의 산악도로에는 소총과 대포를 지닌 무장강도들이 들끓어 평소에도 삼엄한 경비가 없으면 접근이 어렵다. 하물며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원조물자가 가득 실린 구호차량은 어떻게 보이겠는가. 이미 각국 구호팀이 피습당했다는 얘기가 속속 전해지고 있던 터. 출발 전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측은 구호·취재팀에게 이 지역 접근을 극구 말렸다. 버스 안에는 차가운 긴장이 흘렀다. 창문을 모두 내리고 절대로 바깥을 내다보지 말라는 현지 안내인의 신신당부가 있었다. 산길을 9시간 달려 저녁 8시에 도착한 초겨울의 가리하비불라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밤서리를 피해 몸을 의지할 곳은 허름한 텐트가 전부. 텐트조차 없는 사람들은 덤불 속에 들어가 추위를 피했다. 구호차가 접근하자 순식간에 200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나와 손을 벌렸다. 13일 새벽녘이 되면서 참혹한 잔해가 어스름 여명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족의 시신을 수습하려는 사람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전교생 250명이 그대로 생매장된 카란벨리 여학교,180여명이 깔려 숨진 고멘트 여고 등 폐허가 된 대부분의 학교들은 맨손으로 흙을 파내며 울부짖는 부모들로 가득 찼다. 희생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었다. 누구는 전체 주민 3만명 중 5000명이 죽고 1만명이 다쳤다고 했고, 어떤 이는 사망 5000명, 부상 5000명이라고 했다. 병원장의 부인 하룬은 “마을 인구가 원래 얼마였는지를 알 수 없어 희생자 집계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여학생 250명 생매장 부모들 울부짖어 마을 인구의 최소 3분의1이 죽거나 다치는 대재앙을 만났지만 그들은 ‘신의 뜻대로’라는 의미의 인사말 ‘인샬라’를 잊지 않았다. 슬픔을 종교가 보듬고 믿음이 어루만져 주는 게 차라리 다행이다 싶었다. 부인과 두 아들, 손자를 모두 잃은 60대 노인 아웨스는 “우리의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는 언제나 알라(신)의 뜻이 숨어 있지만 인간에게는 이를 알 수 있는 능력도, 권리도 없다.”면서 “그저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며 눈물을 훔쳤다. 어느 누구도 드러내 놓고 신을 원망하는 일은 없다. 알 수 없는 신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수천년간 찢어지는 가난도 카스트제도의 불평등도 신의 뜻이라며 견뎌온 이들이다. 두 아이를 잃은 아리포 야샤(35)는 “아이들이 라마단(금식월) 기간에 죽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이들은 성스러운 라마단 기간에 죽을 경우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희망일 뿐.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라마단 중 성전(聖戰)에 참가해 죽어야만 천국에 가는 권리를 얻는다. 이슬람력 9월인 라마단 기간 중에 이슬람교도들의 테러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때로는 이슬람 율법이 구속 때론 율법이 속박이 된다. 라마단 기간중 낮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실 수 없다. 구호품으로 받은 차파티(밀 전병의 일종)를 아이에게 먹이던 40대 여인은 “알라도 며칠 동안 굶은 우리를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까운 친척 외에는 시신을 만져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이웃의 피해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는 주민들은 알라에게 용서를 구하며 주검을 카베라(공동묘지)로 옮겼다. 마을에 남아 있는 병원이라곤 기독교 계열의 쿤하르 크리스천병원 단 한 곳뿐이지만 많은 주민들은 이곳에 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기독교인은 천하고 더러우며 타락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일하는 시키유(32) 목사는 “기독교 병원을 찾으면 개종을 시키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 병원에서 사람이 죽으면 기독교 계열 병원이어서 그렇다는 야유와 불만도 자주 접한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후원 농협 069-01-272544 예금주:(사)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02)338-1124. whoami@seoul.co.kr
  • 잔해 파는 곳마다 시신 “죽은자 셀 일만…” 절규

    “정지, 정지. 사람이 살아 있다.” 12일 아침 9시(현지시간) 강진의 참화에 빠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시내 F10구역. 붕괴된 마르갈라 타워 아파트의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를 찾던 중장비들이 일제히 멈춰섰다.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사람의 호흡을 찾아 움직이던 이산화탄소 감지기가 경보음을 울렸기 때문이다.●오지 포함 20만 사망設도 구조대는 사력을 다해 콘크리트와 철근을 걷어냈다. 그러나 바닥에는 20대 남자가 차가운 시신이 돼 누워 있었다. 이산화탄소 감지기가 찾아냈던 것은 밀폐된 공간에서 죽은 사람이 내쉬던 단말마의 마지막 호흡이었던 모양. 시신을 부여잡은 가족의 절규를 뒤로 하고 중장비는 다시 굉음을 내기 시작했다. 파키스탄-인도 접경에서 강진이 일어난 지 5일째. 중산층 시민들의 최신식 주거지였던 이곳에서 살아있는 사람을 더 찾아내려는 희망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처음에는 콘크리트 더미 밑에서 살려달라는 외침과 신음소리가 들려도 구할 길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지만 지금은 반대로 구조대가 있는데도 생존의 기미를 느낄 수가 없다.”며 침통해 했다. 그나마 이슬라마바드는 진앙지인 잠무 카슈미르에서 95㎞나 떨어져 있어 도시 전체가 공동묘지로 변한 무자파라바드(카슈미르의 행정수도), 아보타바드, 발라코트 등지에 비해 피해가 덜한 편이다. 현재 40여명 사망에 4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여진에 대한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총 6만명에 이르고 250만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아직 구조작업이 시작되지 않은 산간 오지까지 합하면 최종 사망자가 2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영국 민간구조팀 클레어랭셔(32·여)는 “더 이상의 여진이 없기를 그들과 내가 믿는 신에게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당국의 구조 책임자는 “구조보다 복구와 전염병 예방 등 사고수습에 더 주력해야 할 때”라면서 “안타깝지만 죽은 사람보다는 살아있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각국 구조팀 통제안돼 제각각 이런 가운데 각국의 구조팀들은 하나둘씩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하지만 통제는 거의 되지 않는다. 공항에서 만난 유엔 사무관은 “비자 문제로 이제야 각국의 구조대들이 도착하고 있지만 무작정 현지로 출발하는 곳이 절반 정도라 실태 파악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 등 30개국에서 온 구호물품들도 헬리콥터와 통행이 재개된 육로를 통해 피해지역에 전달됐다. 유엔은 파키스탄의 병원 1000여곳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부상자 수천명을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또 ‘인명구조와 초기 복구 활동을 위해’ 2억 7200만달러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민간 응급구호단 굿네이버스는 아보타바드에서 앞으로 몇달 동안 구호활동을 펼 계획이다.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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