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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도 디저트 중독증?…디저트 맛집 best 4

    당신도 디저트 중독증?…디저트 맛집 best 4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단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식사를 많이 했어도 디저트를 먹을 배는 따로 있게 마련이다. 가격만 따지면 먹을까 말까 고민도 하지만, 그렇다고 안 먹을 수 없는 것이 디저트다. 건강이나 호주머니 사정만 고려하는 사람들은 디저트의 세계를 맛볼 수 없다. 서양식 코스요리에서는 디저트(dessert)가 빠지지 않는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디저트가 실망스러우면 그 식사를 망쳤다 할 정도다. 우리 전통음식에 비슷한 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후식보단 간식의 개념이니 디저트를 먹는 것이 본래 우리의 관습은 아니다. 그런데 요즘, 말 그대로 디저트가 열풍이다. 브런치 레스토랑이 인기더니 카페들은 너도나도 와플 메뉴를 추가했다. 얼마 전부턴 드립 커피 전문점이 유행하니 쵸콜렛, 푸딩, 케익, 타르트 할 것 없이 달콤한 디저트가 인기다. 아이스크림을 얹은 와플 값이 웬만한 밥 한끼 값보다 비싸지만 압구정동, 청담동, 신사동의 카페촌을 중심으로 디저트 매니아들이 모여들고 있다. 대기업과 유명 셰프들이 디저트 전문점을 오픈 하는가 하면 뉴욕에서 인기 있는 디저트 레스토랑이 들어오고 백화점의 패션관엔 마카롱바가 인기다. 오후 2시, 위장에 든 점심식사가 열심히 연동운동을 하면 눈꺼풀이 천근만근 무겁다. 근처 카페로 가서 달콤 쌉싸름한 다크초콜렛 브라우니 한 조각과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입해야할 때다. 오늘도 무언가 달콤한 것을 갈망하며 디저트 집으로 향하는 디저트 중독자들을 위한 디저트 맛집 best 4. ◇패션5, Passion five SPC그룹(회장 허영인)은 ‘디저트 갤러리’를 표방하는 패션5(Passion five)를 한남동 사옥 1층에 오픈 했다. SPC 홍보팀 정덕수 차장은 “Passion5 브랜드는 제품 하나하나에 최고의 열정을 담으려는 의지인 Passion을 기본으로 베이커리(Bakery), 파티스리(Patisserie, 프랑스풍 파이,케이크), 초콜릿(Chocolate), 카페(Cafe)의 4가지 제품 카테고리에 고객을 향한 열정을 더한 ‘5’의 구성요소를 더해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샹들리에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니 디저트 천국의 문을 연 듯 잠시 정신을 잃게 된다. 360도로 진열된 형형색색의 케익과 초콜렛, 바움쿠헨, 자그마한 유리병에 든 푸딩까지 디저트 갤러리답게 보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어떤 것을 먼저 맛 봐야 할지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다. Passion 5의 간판 제품은 독일식 디저트 바움쿠헨이다. 반죽을 21번이나 구워 21개의 나이테가 그려졌다. 롤케익보다 훨씬 촉촉하게 스르르 녹는다. 가격은 크기에 따라 1만2000원부터다. 말랑말랑한 망고 푸딩은 바닥까지 싹 다 긁어먹고도 자꾸만 먹고 싶다. 유리병에 든 모양이 너무 깜직해서 선물하기도 좋다. 100㎖ 짜리 1병에 2700원. 영수증에 써있는 문구가 재미있다. “Life is short, eat dessert first.”(인생은 짧다, 그러니 디저트를 우선 즐겨라) ☞6호선 한강진역에서 이태원 소방서방향출구, 월간미술 맞은편 검정색 건물 1층. 02-2071-9507 ◇스노브, snob 홍익대학교 근처, 극동방송국 바로 맞은편에 테라스와 앞마당이 예쁜 2층집이 있다. 수제 타르트와 케익 메뉴를 메인으로 하여 초콜렛, 쿠키, 캐러멜 등 약 50가지의 디저트와 커피, 차, 스파클링 와인까지 갖추고 있는 일본식 디저트숍 ‘스노브’(www.snobblue.com)이다. 홍대 앞의 떠들썩한 대로변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평일 오전에 들러 책 한 권 읽기에 딱 좋다. 이곳은 3 단계에 걸쳐서 주문을 해야 한다. 우선 쇼 케이스에 진열되어 있는 디저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다. 직원에게 주문서를 받고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는다.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오면 음료를 주문한다. 기성일 대표는 “고객이 진열된 디저트를 직접보고 고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인기메뉴는 ‘티라미수 타르트’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티라미수를 타르트로 만들었다(1조각 4800원). 부서질 듯 바삭한 타르트와 크림처럼 부드러운 티라미수의 환상적인 궁합이다. 항상 신선한 제철 과일만을 고집하는 ‘후르츠 타르트’도 꼭 맛보아야 할 메뉴다(1조각 4500원). 타르트와 궁합이 잘 맞는 스파클링 와인(6000원부터)은 매우 저렴하니 생일날 파티 기분을 내보는 것도 좋겠다. ☞홍익대 정문에서 상수역 방향, 극동방송국 맞은 편. 02-325-5770. ◇페이야드, Payard 영화로도 개봉한 미국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Sex and the City)’에서 캐리와 친구들이 쇼핑 후 들르던 ‘페이야드’가 지난 3월 24일, 신세계 명동본점 명품관 6층에 문을 열었다. 뉴요커들이 맛있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줄을 서는 페이야드를 조선호텔에서 들여온 것. 점심시간부터 마감시간까지 거의 테이블이 꽉 차 있다. 조선호텔 홍보팀 안주연 계장은 “우리나라도 디저트 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후 1시가 좀 넘은 시간,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테이블이 만원이다. 명동 근처의 회사원들과 쇼핑 중인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30분을 대기해야 한다기에 테이크 아웃을 하기로 한다. 가장 맛있는 4가지를 추천해 달라고 하니 친절한 매니저가 진열된 디저트에 각각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금방 동나 버리는 애플 타틴(apple tartin)은 생각만큼 그리 달지 않고 상큼해서 질리지 않는다(1조각 6600원). 진한 다크 초콜릿 무스를 즐기는 사람에겐 루브르(Louvre. 1조각 6600원)를 추천한다. 피나콜라다 칵테일 매니아라면 스윗릴리프(sweet relief.1조각 5500원)를 꼭 맛보길 바란다. 얇은 패스추리를 겹겹이 쌓은 나폴레옹(napoleon. 1조각 5500원)은 20대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명품관 6층. 02-310-1980 ◇아프레미디, Apes midi 프랑스 디저트의 대명사인 ‘마카롱’이 전문인 ‘아프레미디’는 신세계백화점의 패션관 곳곳에 마카롱 바(bar)를 두었다. 주로 여성고객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다. ‘여유로운 오후를 선물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아프레미디는 프랑스어로 ‘오후’라는 뜻이다. 친구들과 쇼핑 중 마카롱 바에 들러 가장 예쁜 핑크색 미니 마카롱 한 개를 고른다. 얇은 계란껍질 같은 겉부분을 살짝 깨물면 안쪽에 숨은 쫄깃한 것이 씹힌다. 한 개만 먹어도 온몸에 당분이 돌아 힘이 난다. 신세계 백화점 명동본점 2층 명품 담당 강신 대리는 “처음엔 호기심을 갖는 정도였지만 마카롱이 점점 알려지면서 지금은 포장 고객도 많이 늘었다.”고 말한다. 상큼한 딸기맛과 향긋한 메론맛이 가장 인기가 좋다. 초코맛은 무난하게 맛있고 인삼맛은 쓰지 않아 먹기 편하다.(소 1500원, 대 2000원) 마카롱 종류마다 어울리는 네스프레소를 매칭해 두어서 함께 곁들이면 더욱 좋다(1잔 4000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본관 2층의 신관 연결 통로, 명동점 본관 4층의 신관 연결 통로와 에스컬레이터 앞 디저트는 바쁜 일상 속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가끔은 영수증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달콤한 휴식을 위한 자잘한 사치일 뿐이다. 얇은 지갑과 칼로리가 걱정되면 과감히 식사를 건너뛰면 된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 도움말=김은아 푸드스타일리스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광진구 스타시티, 조경용수 등 年 2000만원 절약

    국내에서 빗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스타시티. 이곳은 빗물 이용에 있어 국제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빗물 이용 시스템을 통해 연간 2000만원 정도를 절약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건물은 화장실과 조경용수 외에도 비상화재에 대비 10t짜리 소방차 100대 분에 해당되는 1000t의 빗물을 저수조에 보관하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도 대표적 예로 꼽힌다. 대학원 기숙사의 빗물 이용시설은 2006년 지어졌는데 연간 1600t의 빗물을 모아 사용한다. 또한 10t 규모의 빗물 저장 탱크를 만들고 화재예방이나 청소 등 허드렛물로 사용한다. 빗물을 이용한 생태습지도 조성해 습지식물을 재배하는 등 6개의 빗물 시범사업이 있다. 이밖에 경기도 의왕시 갈뫼중학교에는 120t짜리 저류시설, 한·일월드컵 때 건립된 상암 월드컵 경기장 등 5개 축구경기장에도 빗물 집수시설이 갖춰졌다. 환경부는 수질이 양호하고 연중 발생량이 일정한 하수처리 물을 향후 물수요 대체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생활, 공업, 농업, 하천유지 용수 등 다양한 분야에 쓸 수 있도록 시설을 바꾸거나 설치할 때 국고 지원금도 보조한다. 현재 하수처리수는 연간 65억t으로, 이 가운데 다시 이용하는 수량은 6억 5000만t에 그친다. 따라서 재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각 지자체에 연간 282억원이 지원된다. 우수사례로는 인천송도 신도시가 화장실 세척용수와 연못의 물로 재사용하고, 오산시는 인근 반도체공장 등의 공업용수로 재처리된 물을 공급 중이다. 전남 강진과 제주도는 농업용수로, 부천시와 공주시 등은 건천화된 하천유지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실버세대 희망 Job기] (4) 풍물강사

    [실버세대 희망 Job기] (4) 풍물강사

    풍물은 추억이다. 5080 세대 누구나 시골에 대한 아련한 향수가 있다. 어린 시절 마을에 굿판이 벌어지면 온 동네가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마을 풍물패는 집집마다 돌면서 지신밟기를 하며 복을 빌었다. 하지만 그랬던 옛 추억도 어느새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급격한 산업·도시화로 마을 당산 어귀에서 울려퍼지던 풍악소리를 웬만해선 다시 듣기 힘들어졌다. 한때 꽹과리·장구·북 등을 꽤나 잘 다루던 어르신들의 명품 실력은 녹슬었고, 넉넉했던 마을 굿판은 점차 잊혀져 갔다. 하지만 최근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리와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각 지자체별로 풍물반을 운영하는 곳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학교에서는 ‘방과후 학교’ 시간에 우리의 전통악기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들을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풍물을 가르치는 풍물강사다. ●5080 풍물강사 이래서 좋다 한때 풍물로 날아다녔던 어르신들은 풍물전도사로서 제격이다. 풍물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야 깊은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5080 세대엔 요즘 젊은세대들에게 없는 전통음악에 대한 리듬감이 몸에 배어 있다. 올해로 29년째 방영되는 ‘전국노래자랑’을 보면 어르신들은 어떤 노래가 나와도 어깨춤을 들썩이며 논둑길을 밟듯 오금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한국 전통 춤이 절로 나온다. 댄스나 힙합 리듬에 익숙한 젊은세대들과는 다른 정서다. 가끔 도심에서 굿판이 벌어지면 어르신들이 발길을 멈추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전 마을 잔치 때 흥을 돋웠던 농악과 민요가 그들에게는 더 익숙한 탓이다. ●풍물강사 지원하려면 풍물강사는 주로 초등학교, 복지회관, 동사무소, 구청 등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자체적으로 모집한다. 풍물강사에 지원하려면 거주지역 인근의 학교나 복지단체, 지자체 등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풍물교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 강사를 모집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에듀잡스(http://edujobs.kr/)에도 전국 학교의 풍물강사 모집공고가 게시된다. 강의 시간·횟수·급여·자격요건 등 선발조건은 각 단체마다 다르다. 대체로 하루 2시간, 평균 5만원 정도이며, 일주일에 1~2회 정도 한다. 특히 응시 자격요건이 문제가 되는데, 풍물 관련학과 전공자나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요구할 때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현재 경기 안양시 안양나눔여성회에서는 50세 이상을 위해 풍물을 가르쳐 줄 풍물강사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사람’을 모집하고 있다. 반면, 서울 중랑구 시립망우청소년수련관에서는 나이제한은 없었지만, 풍물 관련학과 전공자나 자격증 소지자를 지난달 선발했다. ●실력이 녹슬었다면… 한때 풍물을 쳤지만 실력에 녹이 슬었다면 다시 풍물을 배워야 한다. 풍물을 배우려면 각 지방 본 고장에 있는 전수관에 찾아가면 된다. 농악으로 유명한 임실필봉, 진주·삼천포, 익산, 고창, 평택, 강릉 등 각 지역에 농악 보존회가 있다. 특히 전북 임실군 강진면에는 200여명이 숙식을 하며 풍물을 배울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학교(063-643-1902)’가 있다. 연간 2000여명의 전수생들을 배출하는 이곳에서는 임실필봉농악을 이수한 조교들로부터 제대로된 풍물을 배울 수 있다. 또 여기서는 풍물뿐만 아니라 민요, 탈만들기, 전통놀이 등 각종 전통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어서 좋다.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지역 사회 풍물패에 가입하면 된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에 위치한 임실필봉농악 서울전수관(070-7555-2990)에서는 일주일 내내 풍물 강습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풍물을 배울 수 있다. ●누구에게 무엇을 가르치나 풍물강사는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초등학생과 복지회관 노인들을 주로 가르친다. 여성단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주부 풍물단을 가르치기도 한다. 풍물강사는 꽹과리·장구·북·징 등 전통 타악기뿐만 아니라 민요나 판소리도 가르친다. 우리 소리와 우리 장단은 하나로 엮어지기 때문에 입으로는 노래를 부르며 손으로 악기를 치는 일은 자연스럽다. 또 풍물강사는 구연가처럼 옛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기도 한다. 강습시간 동안 쉼 없이 악기만 치면 누구나 팔이 아프다. 이럴 때 잠깐 휴식시간을 가지며 재미나는 이야기를 해주면 배우는 이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 이처럼 풍물강사는 만능 엔터테이너, 우리말로 ‘꾼’이 돼야 한다. 양진성(44) 임실필봉농악 보존회장은 “풍물은 사람끼리 푸진 마음을 나누며 소통하는 것”이라면서 “풍물을 가르치는 사람은 사명감을 가지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소중한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만큼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염(68) 진주삼천포농악 보존회장은 “현재 학교에서 일하는 풍물강사의 처우는 열악한 실정”이라면서 “학교와 지자체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풍물강사 이것만은 갖춰야 모든 세대 아우르는 배려심 기본… 아이들 향한 애정도 풍물강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강습 받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교수법도 달리해야 한다. 먼저 초등학생들은 흥미 위주로 풍물을 가르쳐야 한다. 적어도 40년이라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풍물에 대한 흥미부터 북돋워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 악기를 다루기에 적합한 신체 조건이 갖춰져 기술적인 측면의 강습 비중을 늘려나갈 수 있다. 복지회관에서 노인을 상대로 강습을 하다 보면 “가르치는 것이 틀렸다.”며 태클이 자주 들어온다. 그러면 “예전에는 그렇게 쳤지만 요즘은 이렇게 치니 따라해라.”라고 설득을 해도 말을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에는 풍물 가락의 원형과 최신 트렌드 양쪽 모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르치는 내용에 강사가 정통하지 않아 확신하지 못하고 애매한 자세를 취하면 가르치기 힘들다. 강습을 받는 노인들 중에도 한때 풍물로 이름을 날렸던 고수가 널렸을지 모른다. 한재훈(36) 임실필봉농악 서울전수관 관장은 “50대 이상이 풍물강사를 하면 아이들과는 40년 터울의 세대차이가 난다는 점이, 어르신들과는 연배 차이가 덜 나는 점이 문제”라면서 “풍물강사는 출중한 풍물 실력도 중요하지만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배려심과 넉넉한 이해심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풍물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함께 하는 전통놀이다. 때문에 풍물강사는 개인의 악기 실력만 신장시켜 주는 역할만 하지 않는다. 김정오(35) 열린문화터 대표는 “악기를 잘 가르쳐 대회나 행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풍물을 통해 공동체의식과 구성원 간의 배려심을 키워주는 게 풍물강사의 첫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학교에서 하는 풍물 강습이 ‘수업을 위한 풍물’이 아닌 ‘풍물을 위한 수업’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에서 7년 동안 풍물반을 운영해 온 화성 수영초등학교 최정은(42·여) 선생님도 “풍물강사는 악기 다루는 솜씨뿐 아니라 공동체의식, 어울림 등과 같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풍물강사로 활동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풍물강사에게 듣는다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 가르치기 시작했죠” 경남 함양에 사는 하병민(55)씨는 20년 전 서울에서 함양으로 귀향했다. 풍물과 한국 전통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하씨는 귀향할 때 마을 풍물놀이, 달집태우기와 같은 어린 시절 전통놀이를 떠올리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고향에 돌아와 보니 생동감 넘쳤던 옛 마을은 온데간데없었다. 절반에 가까운 마을 사람들이 도시로 빠져나갔고, 마을굿은 이미 맥이 끊어진 상태였다. 하씨는 “다시 풍물소리가 울리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풍물을 배우고자 하는 주부들과 직장인들을 모아 패를 만들었고 그들에게 무료로 풍물을 가르쳤다. 하씨는 “가르친다기보다 함께 굿을 칠 사람이 필요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씨의 풍물패는 어느덧 실력을 갖춰나가기 시작했고, 마침내 지신밟기, 축하공연 등을 통해 마을굿을 부활시켰다. 함양군 내 여러 학교에서도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씨는 여러 학교와 지역단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지역 내 스타 풍물강사가 됐다. 그는 지금도 시간날 때마다 각 지방 농악을 가르치는 전수관을 찾아 풍물을 배워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씨는 “풍물은 협동심, 단결심을 기르는 데 탁월한 교육 효과가 있고 푸진 삶을 살고 싶은 내 인생철학과도 맞닿아 있다.”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 풍물을 되살리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경남 남해 성명초등학교에서 풍물강사로 일하고 있는 이나경(50·여)씨는 농사를 짓던 지역주민이었다. 나이 마흔에 접어들어 풍물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이씨는 현재 남해 화전농악 이수자로서 방과후 학교 시간에 초등학생들에게 풍물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우리 전통음악이 지역에서조차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 풍물강사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지도로 성명초등학교 풍물패는 지난해 제3회 교육감배 초등학생 풍물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풍물강사로 활동하고 싶지만 자리가 마땅치 않은 분들을 볼 때면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움이 느껴진다는 그는 “우리 전통 음악의 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연륜 있는 어르신 풍물강사들이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영준 이민영기자 apple@seoul.co.kr
  • [윔블던테니스] ‘황제’ 페더러 7연속 결승행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 2위·스위스)가 7년 연속으로 윔블던테니스 결승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3일 영국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토미 하스(34위·독일)를 3-0(7-6<3>, 7-5, 6-3)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페더러는 윔블던 여섯 번째 정상 등극은 물론 그랜드슬램 최다우승(15번) 기록에 더 가까이 다가섰다. 현재 피트 샘프러스(은퇴·미국)의 그랜드슬램 14회 우승과 타이기록을 갖고 있는 터. 우승한다면 새로운 ‘전설’이 된다. 페더러는 윔블던이 끝난 후 발표될 랭킹에서 지난해 8월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내줬던 세계 1위를 되찾는다. 지난해 8월 2위로 떨어지기 전까지 무려 237주동안 정상을 지켜왔던 페더러가 약 11개월 만에 반격에 성공한 것. 나달이 무릎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한데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딴 우승 포인트가 빠지면서 페더러가 최고 자리에 오른다. 준결승전은 팽팽했다. 8강에서 노박 조코비치(4위·세르비아)를 누르고 생애 최초로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른 하스가 페더러 앞에서도 기세등등했던 것. 하지만 ‘그랜드슬램 21회 연속 4강진출’을 비롯해 각종 역사를 쓰고 있는 ‘황제’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페더러는 위닝샷 49개를 날리며 공격적이고 자신있는 경기를 펼치면서도 실책은 15개로 잘 막았다. 반면 하스는 실책 31개에 더블폴트 5개를 범하면서 무너졌다. 페더러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를 따낸 데 이어 2세트 하스의 마지막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하스는 3세트 3-4로 뒤지는 상황에서 네 차례나 브레이크포인트를 내주면서도 강력한 서브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결국 다섯 번째 듀스에서 더블폴트를 범하며 흔들렸고 아쉽게 게임을 내줬다. 페더러의 5-3 리드. 여기서 사실상 승부는 마무리됐다. 페더러는 “테니스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고 신난다. 우승에 대한 압박은 별로 없다.”면서 “일요일에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영국의 희망’ 앤디 머리(3위)와 ‘광서버’ 앤디 로딕(6위·미국)의 승자와 우승컵을 다툰다. 여자부 결승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흑진주 자매’가 또 만난다.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위·미국)는 세계 1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를 51분 만에 2-0으로 제압했고, 동생 세리나 윌리엄스(2위·미국)는 2시간49분의 혈투 끝에 엘레나 데멘티에바(4위·러시아)를 2-1로 이겼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칠불암 마애석불 등 보물3점 국보로 승격

    칠불암 마애석불 등 보물3점 국보로 승격

    문화재청은 29일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 석불’(보물 200호),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후불벽화’(1313호), ‘송광사 화엄전 화엄탱’(1366호) 등 보물 3점을 지난 25일에 국보로 승격지정을 예고했다고 밝혔다. 마애석불은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조각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아미타후불벽화는 여말선초의 복합적인 불화양식을 반영하고 연대가 분명해 조선초기 불화 연구의 주요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국보로 승격 예고됐다. 화엄탱도 국내에 알려진 것 중 연대가 가장 앞서고 완성도 높은 조선 후기 대표작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 국보로 지정예고되면서 각각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강진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 ‘순천 송광사 화엄경변상도’로 명칭이 변경됐다. 국보지정은 지난 2007년 12월 310호 ‘백자대호’ 이후 처음이다. 이들 문화재는 30일간 예고기간을 거치고 반년이내 문화재위원회의 최종 심의와 의견 접수를 받게 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이헌국 호성공신교서’(李憲國扈聖功臣敎書·임진왜란 당시 선조를 모시고 피란한 이헌국에게 내린 교서)를 보물로 지정하고, 같은 유형 문화재와 명칭 형식이 달라 혼란이 우려되는 국보 6건의 명칭도 변경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도시와 산] (13) 전남 영암 월출산

    [도시와 산] (13) 전남 영암 월출산

    한반도 서남단 평야지대에 돔구장처럼 솟은 전남 영암의 월출산(천황봉·809m)은 근육질 남자처럼 위풍당당하다. 기가 넘쳐나 불꽃처럼 치솟은 젊음의 산이요, 웰빙 산이다. 조선시대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월출산을 ‘화승조천(火昇朝天)의 지세’, 즉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이라고 적었다. 월출산은 맥반석으로 쓰이는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이다. 맥반석은 원적외선을 방출, 약석으로 불린다. 천황봉에서 만난 50대 회사원은 “울산에서 영암 대불산업단지로 출장 올 때는 꼭 월출산에 올라 기를 받는다.”고 말했다. 영암에서 500년마다 ‘큰 인물이 난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얼마 전 사람 모습과 똑같은 큰 바위 얼굴이 발견됐다. ●기를 받자 경제난으로 먹고살기 팍팍해지자 “월출산 기를 받아 일어서자.”는 지역 주민들로 도갑사와 천황사 주차장이 북적거렸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려는 단체 등산객이 많았다. 간혹 사업운, 합격운 기원자도 있었다. 가파른 산길을 오가며 손바닥으로 바위를 짚을 때마다 기가 팍팍 전해졌다. 오치선(54) 영암문화원 사무국장은 “관선 때 영암 부군수들은 새벽에 꼭 월출산에 올라갔다. 1000번 오르면 군수로 승진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웃었다. 광주 출신인 강박원(71) 광주시의회 의장은 관선 영암 부군수와 군수까지 지냈다. 그는 “군수 퇴임 때 군 산악회에서 100회 천황봉 등반 기념패를 줬다.”고 말했다. 영암읍에서 태어난 김일태(64) 영암군수는 산 중턱 도로(천황사~기찬랜드·5㎞)를 날마다 오간다.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은 천황봉에 오른다고 직원들이 말했다. 천황봉으로 오르는 4개 산길 가운데 절경을 감상하려면 천황주차장~바람폭포~천황봉~구정봉~억새밭~도갑주차장(8.8㎞·6시간)이 좋다. 천황사 앞에서 만난 김겸옥(59·축산업)씨는 “이상하게 천황사에 왔다 가면 일이 잘 풀리더라.”고 말했다. ●월출산은 알아야 보인다 월출산 사진작가이자 ‘영암관광지킴이’ 회장인 박철(55)씨는 “월출산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일갈했다. 월출산은 인물상과 동물상, 구상과 비구상으로 된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감상법을 모르면 머리만 어지럽다는 것이다. 월출산은 한 마리 용이 동쪽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천황봉을 머리로 해서 구정봉과 향로봉·노적봉이 몸통이고, 주지봉과 문필봉이 꼬리이다. 머리 쪽에는 사자봉·장군봉·천황봉이 자리해 웅장하고 시원시원하다. 월출산의 비경을 가장 잘 보여주는 광암터도 장군봉 쪽이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니 놀란 물레새, 멧비둘기들이 풀썩거렸다. 바윗돌 틈새에 뿌리를 박은 동백, 조릿대 군락지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줬다. 바람폭포 위에서 눕다시피 자라는 노송이 애처롭다. 바람폭포에서 약수를 들이켜고 고개를 젖히니 사자봉 능선에 걸친 책바위가 위태롭다. 아주머니들이 “어머, 영락없이 책을 펴놓은 바위야. 곧 떨어질 것 같아.”라며 서둘러 휴대전화로 찍었다. 통천문의 가파른 계단(250개)을 지나니 천황봉이 펼쳐졌다. 월출산 12경 가운데 제1경답게 바위 형태가 기기묘묘했다. 산 아래 드넓은 들판이 푸른 바다처럼 울렁거렸다. 천황봉에서 바라본 서쪽 능선인 구정봉과 향로봉, 남쪽 능선(강진 쪽)인 사자봉은 천상이 빚어놓은 예술 조각품들이었다. 천황봉에서 도갑사 쪽으로 내려가면 남근석과 바람재, 구정봉이 나오고 영암 큰골 쪽에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이 중생들을 반겼다. 미왕재 억새밭을 지나면 어느새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의 해탈문(국보 제50호)에 들어선다. 전판성(50) 영암군 공보계장(영암군산악회장)은 “월출산은 올라올 때 피곤해도 내려올 때 심신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월출산은 독창적 문화의 산실 영암사람들은 “독창스런 월출산 바위들을 보노라면 월출산 자락의 문화 예술적 창조성이 뛰어난 연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암문화는 월출산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고 월출산 자락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월출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월출산 주지봉 아랫마을인 군서면 구림리에서 왕인 박사가 태어났다. 그는 일본 천황의 초대로 논어와 천자문을 가르쳐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가 됐다. 왕인박사 탄생지에서 4월에 열리는 왕인문화축제에는 일본인들이 몰려온다. 구림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대동계는 지금도 전통을 잇고 있다. 희한하게도 무등산이나 지리산 정상을 천왕봉이라 하고 월출산은 천황봉이라 불린다. 그래서 영암에서는 왕인박사가 일본 천황제도를 만들지 않았나 추론하기도 한다.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827~898년)국사도 구림리에서 왕인박사 서거 500년 여만에 탄생했다. 도선국사의 탄생설화에서 구림(鳩林)이 나왔다. 또 가야금 산조 창시자인 악성 김창조(1856~1919년), 조선 문필가인 고죽 최경창(1539~1583년) 등이 있다. 조훈현 국수, 가수 하춘화,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도 있다. 영암(靈岩)이란 지명도 월출산의 구정봉에 있는 동석(動石·흔들바위)에서 기원했다. 높이 1m에 둘레는 열 아름쯤 되지만 몇 명이 흔들어도 똑같이 움직인다. ‘신령스러운 바위’라는 뜻에서 월출산 아랫마을을 영암으로 불렀다는 것(동국여지승람). 영암은 고대국가인 마한 문화의 중심지로 옹관묘와 출토된 유물 등을 전시한 마한문화공원이 시종면 옥야리에 있다. 월출산은 영암읍, 군서면, 학산면, 강진군 성전면을 품는다. 영암사람들은 “천황봉 등 산세가 깊은 북쪽에서는 인물이, 향로봉 등 아기자기한 남쪽에서는 재력가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강진 출신인 김재철(73) 동원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손오공 바위… 사랑 바위… 說~ 說~ 說~ 전설의 고향 “월출산은 등산하는 산에서 관광하는 산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박철(55) 영암 관광지킴이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월출산 사진전시회를 10여차례 연 그는 “영암은 월출산이란 보석 중의 보석을 가지고 있다. 월출산 바위는 스토리텔링(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것)할 게 너무 많아 중국과 국내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061-473-5210)의 이종형(48) 공원행정팀장은 “5~11월 2, 4주 토·일요일에 ‘월출산의 기암괴석을 찾아서’라는 해설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월출산은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하다. 중국 작가 오승은이 쓴 ‘서유기’는 중국인들이 즐겨 읽는다고 한다. 주인공인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가 타는 말이 나온다. 천황봉 아래 300m에는 삼장법사가 가부좌를 틀고 면벽수행을 하는 바위가 있다. 손오공 바위는 구정봉 밑 북쪽에 거대한 석상으로 스승 삼장법사를 쳐다본다. 저팔계 바위는 천황봉에서 구정봉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돼지처럼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사오정 바위는 바람재에서 구정봉쪽으로 100여m 떨어진 등산로 아래에 있다. 또 월출산은 기의 산이다. 청춘남녀의 뜨거운 사랑으로 에너지가 넘쳐 생명력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천황봉과 구정봉 사이에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고 뜨겁게 포옹하는 사랑바위(애무바위)가 있다. 옆에는 남근바위가 힘차게 솟아 있다. 공교롭게도 이 바위 끝에는 5월이면 철쭉이 분홍꽃을 피워내 웃음을 자아낸다. 운무에 휩싸인 채 월출산 심장 지점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랑바위가 황홀하기만 하다. 남근바위 건너편에는 여근바위(음혈)가 있다. 등산로를 따라 500m쯤 가면 향로봉 아래 만삭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15m쯤 되는 석상인데 만삭이 된 산모가 굽어보는 형상이다. 영암읍에서 천황사지구는 하루 5번, 도갑사지구는 3번씩 군내버스가 오간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부고] 김재명 전 교통부장관

    김재명 전 교통부 장관이 2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전남 강진 출신인 고인은 1946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중장으로 예편한 뒤 병무청장과 원호처장을 거쳤다. 유족으로는 아들 종호(금호타이어 대표)씨와 사위 김정기(변호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7시. (02)3010-2631.
  • 전남 강진군 체육교류단 접견

    고봉복 부산 금정구청장 26일 오후 3시30분 구청 접견실에서 친선체육 대회 참여차 방문한 ´전남 강진군 직원 체육 교류단´을 접견했다.
  • 영주권 전치주의 도입 추진

    국제결혼의 검증시스템이 강화되고, 다문화가정 지원 기능이 확대된다. 귀화과정을 엄격히 심사하는 ‘영주권 전치(前置)주의’ 제도도 도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주말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다문화가족지원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정부는 사기 국제결혼 방지를 위해 국제결혼 중개 때 국내 결혼 당사자의 신상정보를 서면으로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중개업체의 범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결혼중개업 표준약관도 마련키로 했다. 또 결혼 사증(비자) 신청 서류에 건강진단서와 범죄경력확인서 등을 추가토록 했고, 사증 발급 때의 의무적인 실태조사는 중국 1개국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 23개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결혼비용 지원사업은 폐지할 방침이다. 영주 자격을 취득한 후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만 귀화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주권 전치주의’제도도 검토된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귀화를 엄격히 하는 한편 영주자격이 있는 외국인에게는 국적취득자에 준하는 교육, 의료 등 각종 복지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다문화가족 영유아가 많은 보육시설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는 언어지도사와 유아교육사 등을 배치토록 하고 올 여름방학부터 이중언어교실을 운영토록 했다. 또 결혼이민자 채용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을 위한 자활공간을 설치키로 하는 등의 대책도 내놓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낯선 이들에게 언제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는 김명익씨의 집은 손님이 끊길 새가 없다. 길 가다 멈춰 선 모든 사람이 인연. 그들에게 차(茶)와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김명익씨의 사람 만나는 방법이다. 팍팍한 세상 속에서 차를 통해, 요리를 통해 사람들과 진심을 소통하려는 김명익씨를 만나본다.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세계에너지협회 부회장 김영훈씨를 초대해 몽골 사막에 건립한 신재생에너지 초원에 대해 들어본다.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 몽골 초원의 경제적 효과와 그로 인한 몽골주민들의 생활 변화, 몽골 정부에서 주는 최고훈장을 받은 얘기를 비롯, 미래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의 정의와 보급률 등을 알아본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많은 아이들이 구순구개열 및 안면기형 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지만 의료시설과 의료기술의 낙후로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캄보디아. 서울대치과병원을 주축으로 한 의료진이 캄보디아로 의료봉사 활동을 떠난다.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한 의료진의 7일을 함께한다. ●TV로펌 솔로몬(SBS 오후 8시50분)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미리. 사장의 무시와 핍박 속에서도 월급 생각에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횡포는 날로 더해가 미리는 결국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한다. 사장은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나가는 것이니 월급을 줄 수 없다고 하는데, 미리는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억울한 일을 당했을까? ●요리비전(EBS 오후 10시40분) 동해의 희망찬 일출처럼 시작되는 것이 바로 오징어잡이.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동해안에서는 오징어잡이가 새롭게 시작된다. 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오징어는 동해안선을 따라 북으로 올라온다는데…. 산길을 오르던 산사나이 정승권을 따라 동해안 길을 타고 이어지는 오징어의 여행에 동행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지난해 5월12일 강진이 중국 쓰촨성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무려 8만 5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곳곳에 폐허가 남아 있는데 베이촨 현도 건물의 대부분이 붕괴돼 생존자들은 임시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 관광지였던 이곳에 방문객들이 되돌아 오며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 “월가 실업자 대환영” CIA 채용광고 눈길

    ‘월스트리트에서 해고됐나요? CIA가 당신을 원합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월스트리트에서 하루아침에 ‘찬밥 신세’로 내몰린 실업자들에게 환영의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 신입 요원을 뽑는 CIA가 한 라디오 방송에 이같은 광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CIA는 라디오 방송 광고에서 경제·금융·경영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CIA가 원하는 새로운 사명이 있으니 경제·금융 분석가로 글로벌 임무에 참여하자며 CIA 동참을 권유하고 나선 것. 신규요원 채용과 관련, 론 패트릭 CIA 직원채용 담당 대변인은 “CIA는 사치스러운 생활과 수백만달러의 보너스로 비난을 받고 있는 월스트리트 출신자들을 환영한다.”면서 “지금까지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부터 해고된 은행원들까지 수백명이 응시했다.”고 밝혔다. 신입사원들은 거짓말 탐지기는 물론 철저한 신원조회 및 건강진단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CIA 연봉은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은 약 6만달러(약 7500만원), 경력자는 10만~16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의 안심사회 구현과 저출산/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안심사회 구현과 저출산/박홍기 도쿄특파원

    2년 전 일본에 와서 두 아이를 전학시키기 위해 초등학교를 찾았을 때다. 미리 연락했던 터이긴 하지만 교감과 담임 교사가 복도까지 나와 맞아줬다. 등교 첫날엔 운동장 조회시간에 두 아이를 연단까지 불러내 전교생에 소개를 시켰다. 예기치 못한 환영이었다. 학생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두 명씩이나 전학을 왔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반가웠기 때문이라는 게 교장의 설명이었다. 도쿄의 전형적인 주택가에 위치한 학교인데도 1학년을 제외하곤 한 학년에 한 개반씩밖에 없었다. 전교생이 215명, 한 학년에 35명꼴이다. 일본의 심각한 ‘소자화(少子化) 문제’의 단면이다. 한국에서 저출산으로 부르는 소자화의 의미는 다소 포괄적이다. 자녀를 낳는 세대의 감소와 출산율 저하에 따라 자녀수가 줄어드는 현상이다. 지난 4월 현재 초등학생수는 1714만명으로 총인구 1억 2760만명 가운데 13.4%를 차지했다. 역대 최저치다. 저출산을 극복하려는 일본의 대책은 파격적이다. 임신부의 건강진단에서부터 분만에 이르기까지 드는 비용은 사실상 국고 보조다. 현재 5차례의 무료 진단도 앞으로 14차례로 늘릴 작정이다. 출산육아지원금도 현행 35만엔(약 450만원)에서 38만엔으로 올렸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초등·중학교까지 의료비도 무료다. 매달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까지 5000~1만엔씩을 지급하고 있다. 기업들의 참여도 남다르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가 적극적이다. 사회나 경제의 활력이 없어지는 데다 노동인력 부족, 내수 위축 등 ‘저출산의 저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사들에게 사원들을 일찍 귀가시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갖도록 권장하고 있다. 내놓고 “아이를 낳으라.”고 독려하는 듯싶다. 3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 사원에게는 근무시간을 단축시켜 주거나 잔업에서 아예 빼주는 회사들도 적잖다. 조만간 육아휴직을 법으로 강제할 태세다. ‘일과 생활의 조화’를 위해서다. 소프트뱅크는 셋째아이를 출산했을 땐 100만엔, 넷째땐 300만엔, 다섯째땐 500만엔의 장려금을 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출산장려금을 주는 등 노력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결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2006년 1.32명이던 출산율은 2007년 1.34명, 2008년 1.37명으로 적게나마 상승했으나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한 2.0명에는 턱없이 낮다. 원인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미혼과 만혼, 자녀 교육의 부담, 일과 가정의 병행 문제, 소득 격차, 불안정한 고용, 노후 문제, 기업의 풍토 등등. “결혼한 지 10년됐다. 비정규직 강사일 땐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아이 낳을 꿈을 꾸지도 못했다. 정규직이 된 지금 2세를 생각하지만 쉽지 않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자녀에게 또 다른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얼마전에 만난 한 현립대 교수(34)의 자기 진단이다. 이제 일본에서 ‘돈이 없어도 아이는 태어나 자란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일본 정부는 한층 강화된 종합적인 저출산의 해법, ‘안심사회 실현계획’을 짜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유해 나가지 못하면 결혼도 출산율도 높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임신 7개월째로 저출산 문제를 총괄하는 오부치 유코 소자화담당상은 “현재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솔직히 일본 사회는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고백하고 나섰다. 절박감이 배어나온다. 계획은 2020년까지 출생률을 확실하게 반전시키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나아가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사회로 발을 내딛는 2035년을 인구문제를 해소하는 원년, 안심사회를 만드는 해로 삼겠다는 게 장기 비전이다. 출산율이 1.19명으로 세계 최저인 한국보다 0.18명이 높은 일본에서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사회의 실현을 위해 뛰는 광경이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전국플러스] 정약용 역사공원 19일 설명회

    다산 정약용의 18년 유배지인 전남 강진군에 다산 역사 주제공원이 색다르게 만들어져 19일 설명회를 연다. 지난 3월 마무리된 도암면 다산 주제공원에는 다산 동상(높이 3.8m)이 있고 주변에 49개의 국내 유명 인사들이 쓴 명언비(0.3~4.5m)가 세워졌다. 명언 비 앞면에는 초등학생에서부터 90세 할머니, 전직 대통령, 문화예술계 인사 등 각계인사 85명이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 등에서 뽑아 낸 주옥 같은 명언들을 직접 쓴 글이 새겨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 임권택 영화감독, 오웅진 신부, 탤런트 최불암씨, 김남조·오세영 시인, 이승엽 야구선수, 장미란 역도선수 등이 명언을 썼다.
  • [뉴스 다큐 시선] ‘대한민국 하늘의 등대’ 100m상공 인천공항 관제소 올라가보니

    [뉴스 다큐 시선] ‘대한민국 하늘의 등대’ 100m상공 인천공항 관제소 올라가보니

    땅 위 차도에 신호등이 있다면 바다에는 항로와 배를 인도하는 등대와 등대지기가 있다. 드넓은 하늘에도 항로가 있고 비행기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 있다. 하늘의 등대로 불리는 ‘관제소’다. 관제소는 안개로 자욱한 활주로에 조종사가 승객을 안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돕는 눈과 귀 역할을 한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읽어 비행기의 운항을 통제하고 이륙할 비행기의 출발 경로부터 착륙한 비행기가 승객을 내리는 곳까지 결정한다.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심장 ‘공항관제소’를 찾았다. 동영상은 17일부터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볼 수 있다. 글·동영상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지난 15일 인천공항. “관제탑이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라니까요. 기다려 보시죠.”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관제탑 취재를 위해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린 기자의 짜증 섞인 재촉에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미 며칠 전에 취재요청을 했지만 관제탑은 쉽사리 외부인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공항 부서들과 국토해양부 등 관련기관에 몇 차례 더 요청하고, 규정을 지키겠다는 확답을 다시 받은 후에야 출입증이 발급됐다. 비행기를 탈 때와 마찬가지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 보안검색을 마치고 신분증을 맡긴 후 공항 승객터미널(탑승동)의 직원용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수십미터를 걷다 멈춰서 문에 달려있는 보안시스템에 출입증을 대고 인증을 받는 일이 반복됐다. 인천공항공사 김수영 차장은 “공항 관제소는 최근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공항 내부의 마지막 두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테러 등으로 관제소 업무가 마비될 경우 공항은 올스톱이 된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과정을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승객과 비행기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비행기끼리 충돌하는 일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공항 트레인을 타고 신 탑승동에 내린 뒤 밖으로 나서자 관제소가 있는 관제탑이 눈에 들어온다. 계류장과 활주로 사이의 벌판에 우뚝 솟은 22층 규모의 인천공항 관제탑은 높이만 100.4m다. 길쭉한 옥타곤(8각형)으로 돌출된 관제탑 윗부분은 짙은 푸른색 유리로 속을 감추고 있다. 전 세계 공항 관제탑 가운데 세번째로 높다. 진도 7의 강진을 버틸 수 있는 내진설계로 된 시멘트 구조물이다. 관제탑 꼭대기에는 100억원이 넘는 레이더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22층 관제소에 들어서니 새의 양날개를 편 듯한 인천공항 승객터미널의 모습이 항공사진을 보는 것처럼 한눈에 들어왔다. 항공관제소의 가장 큰 업무는 항공기끼리 발생할 수 있는 공중 충돌을 방지하고 항공기와 장애물간 충돌방지, 항공교통의 질서유지 등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185㎡규모의 관제소에는 10여명의 관제사들이 헤드셋을 머리에 끼고 전화기와 마이크를 통해 쉴 새 없이 지시를 쏟아냈다. 용어도 생소하다. KE(대한항공)나 OZ(아시아나항공) 같은 항공편명조차 어색하게 들린다. 바쁘게 일하던 한 관제사가 “한 글자가 잘못 전달돼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영어는 군대처럼 미리 약속된 용어로 부른다.”면서 “R는 로미오, J는 줄리엣, T는 탱고 같은 식이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앞에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대형 스크린 수십개가 늘어서 있었다. 모두 대당 수십억원을 넘는 최첨단 장비들이다. 가장 중요한 장비는 공중에 있는 비행기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저 ‘로컬 컨트롤’과 자동기상 측정장비인 ‘아모스-1(AMOS-1)’, 비행기에 공항정보를 자동 발송해주는 ‘아티스-1(ATIS-1)’ 등 세 가지다. 인천공항 주변을 날고 있는 모든 항공기가 레이더 스크린에 뜨고 화면에 나타난 항공기를 나타내는 붉은 점에는 항공기의 기종, 편명, 고도, 속도를 표시하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관제탑 내부에는 24명의 관제사가 매일 2개조 3교대로 근무한다. 여성 관제사도 8명이다. 주간에는 7~8명, 야간에는 6명이 비행기의 안전을 책임진다. 관제사와 비행기 조종사 사이에는 한순간도 교신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 관제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안개가 낀 날에는 비행기에서 지상을 정확하게 볼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제탑장은 “매일 600여대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인천공항에서 지금까지 대형사고가 한 건도 없었던 것은 관제소와 비행사간의 긴밀한 교류 때문”이라면서 “항공기의 통신장비가 작동 불능인 경우에도 관제사가 빛총(Light Gun)을 쏴서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공항의 또다른 등대… 계류장 관제소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행기 이·착륙 업무는 전문용어로 ‘허가중계’와 ‘국지관제’로 불린다. 허가중계는 비행계획서(Flight Plan)를 받아 항공기에 할당된 항로와 고도에 관한 정보를 비행기 조종사에게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좁은 공항 근처 하늘에서 선회하는 비행기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시간도 지정해야 한다. 하늘의 교통순경인 셈이다. 국지관제는 항공기의 이·착륙 유도를 담당한다. 도착한 항공기의 정보는 노란색 종이띠에, 출발한 항공기의 정보는 파란색 종이띠에 적혀 순서대로 이·착륙이 이뤄진다. 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부터 다시 이륙하기 직전까지의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의 관제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계류장 관제소다. 항공관제탑 뒤쪽 100m 지점에 솟아 있는 65m 높이의 램프타워다. 활주로에 내린 항공기는 유도로를 따라 탑승게이트나 계류장에서 승객들을 내려주고 운항정비를 받는다. 그리고 다시 승객을 태우고 활주로로 나서기까지 과정을 총괄한다. 인천공항을 하나의 거대한 주차장이라고 할 때 주차장 총책임자인 셈이다. 계류장관제소의 구조는 항공관제소와 똑같다. 단지 규모가 작을 뿐이다. 항공기를 견인하거나 이륙준비 완료 승인, 엔진 시운전 승인도 모두 계류장관제소에서 지시한다. 공항 내부를 돌아다니는 승객용 차량, 화물운송용 차량도 계류장관제소 소관이고 겨울철 항공기의 위험요소인 얼음과 서리 제거 작업도 지시한다. 이 때문에 계류장관제소에는 항공관제소에 없는 최첨단 장비 ‘RIOS’(항공기의 계류장 출항시간을 관리하는 시스템)가 있다. RIOS에 제빙 및 엔진성능 점검시간 등을 기록하면 번잡한 지상교통을 비교적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 허 관제사는 “현재 인천공항 내부에만 모두 74개의 탑승교를 비롯해 183대의 항공기에 대한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관제사가 되려면? 항공기 승무원, 농업매니저, 카지노 매니저, 데이터베이스(DB) 관리자, 교수, 그리고 항공 관제사. 미국의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몇년 전 ‘미국을 놀라게 한 여섯 자리(10만달러)의 직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섯 개의 직업을 언급했다. 연봉 1억원이 한국 봉급생활자들의 성공을 이르는 상징적인 수치라면 미국에서는 10만달러가 성공을 가리키는 액수다. 항공관제사는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직업이다. 공항이 대형화되고 관광과 무역이 늘고 있지만 항공관제사의 증가속도는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큰 중압감과 스트레스 속에서 혼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숙련된 관제사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격증 통용이 가능하고, 해외수요도 많기 때문에 최근 관심을 갖는 사람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항공관제사는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배출된다. 과거에는 공군항공과학고를 졸업하고 관제특기 부사관으로 입대해 항공교통관제사 면장을 취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국토해양부 지정교육기관인 한국항공대(항공교통물류학부), 한서대(항공학부), 항공인력개발원 등에서 교육을 마치고 관제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인천공항의 경우 항공관제탑은 국토해양부 서울지방항공청 소속이다. 물론 관제사들도 공무원이다. 반면 계류장 관제소의 경우 인천공항공사 직원 신분이다. 공항공사의 김수영 차장은 “국제공항의 경우 전세계 비행기가 드나들고 최근 외국인 비행기 조종사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영어 구사 능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주기적으로 영어인증시험을 봐야 하고 상당한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관제사들은 자기계발과 관리에 철저하다.”고 소개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30년 하늘지킴이 이인영 관제실장 “첨단기계보다 관제사 판단 옳을 때 많아” “순간의 방심이 생명을 좌우한다는 말이 이곳에서는 농담이 아닙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라 수백명이죠.” 인천공항 계류장관제소의 이인영 관제실장은 국내 항공 관제의 산증인이다. 공군시절부터 시작해 올해로 30년째 항공 관제에만 매달려왔기 때문이다. 이날도 슈퍼바이저(감독)석에 앉아 부하 관제사들의 지시가 적절한지, 조금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없는지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 실장은 관제의 매력에 대해 “기계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십억원대 첨단 장비가 즐비한 이곳에서도 관제사들은 끊임없이 창밖을 내다보고 육안으로 확인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기계의 오작동 우려도 있어 본인의 직관적인 판단을 기계보다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수십년 동안 쌓아온 이 실장의 경험이 시스템이 내리는 지시보다 더 정확할 때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공군 관제사로 일하면서 이 실장은 수많은 항공사고를 접했다. 전투기가 비행 중 두 동강이 나거나 동체착륙을 하는 일도 흔하게 봤다. 이 때문에 그는 항공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이 실장은 “군대에서도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되는데 돈을 받고 승객을 나르는 민간항공에서 안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인천공항에서 큰 사고가 없었다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계류장 관제소에서 일하는 보람은 무엇일까? 이 실장은 “인천공항처럼 대형공항에서는 뜨고 내리는 일보다 지상의 교통정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항의 실질적인 능력은 많은 비행기를 엉킴 없이 뜨고 내리게 하는 일로 평가받는데 그러자면 계류장 관제소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등을 구부린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밑동을 다독거렸다. ‘너는 올해도 꽃을 피우지 않는구나. 그래도 언젠가는 피겠지.’ 엄마가 뱃속에 들어 있는 자기 아이를 기다리듯 할아버지는 사과 꽃 피기를 기다렸다. 삼 년 전 봄에 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과 충청도 여행을 떠났다. 속리산과 충주댐을 둘러본 후 휴게실에서 잠시 쉬었다. 그때 계단에서 묘목을 늘어놓고 있던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불렀다. “할아버지” “나 불렀는가?” 대머리 할아버지가 묻자 젊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옆에 서 계신 눈이 크고 얼굴이 새까만 할아버지요.” 무슨 일이냐며 할아버지가 다가가자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 한 그루를 집었다. “이거 가져다 심으세요.” “그게 무슨 나문데?” “사과나무요. 그냥 가져가세요.” 할아버지는 공짜라는 말에 머뭇머뭇했다. “나한테만 왜 줘?”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의 뿌리를 물기 묻은 거적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당당하게 할아버지 앞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자기 아버지와 얼굴이 꼭 닮아 묘목을 한 그루 드리고 싶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나무를 받아 든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자라는 손녀의 모습을 떠 올렸다. 하얀 피부에 웃으면 보조개가 팬 손녀가 늘 보고 싶었다. 여섯 살이지만 요즘은 뭐가 그리 바쁜지 전화 목소리 듣기도 힘들다. 할아버지는 그런 손녀를 생각하며 입을 헤헤 벌렸다. 벌써 빨간 사과 알들이 또르르 손녀 손으로 굴러갔다. 새콤하고 단 맛이 나는 빨간 사과를 베어 먹으며 손녀가 흠뻑 웃는다. 잠시 손녀의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아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다음 날 할아버지는 텃밭으로 나갔다.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라고 했던 젊은 남자의 말을 곱씹으며 흙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안에 거름과 흙을 섞어 뿌렸다. 뿌리를 얕게 심은 후 흙을 다독다독 밟았다. 맨 나중엔 지주대도 세워 줬다. 4월은 아지랑이처럼 소리 없이 지나갔다. 텃밭은 고추와 상추와 무 같은 푸성귀들로 가득 채워졌다. 며칠만 게으름 피우면 푸성귀들을 제치고 풀들이 쑥쑥 자랐다. 할머니를 먼저 보낸 할아버지는 낡은 기와집에서 그 텃밭을 가꾸며 혼자 살았다. 가끔 마을회관 옆에 사는 대머리 할아버지가 드나들긴 했다. 그 날도 대머리 친구가 찾아왔다. 텃밭에서 풀을 뽑던 할아버지는 잠시 일손을 놓았다. “석주야, 풀 없애는 약을 뿌리면 될걸. 고생을 사서하는구나.” “고생은 무슨.”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 옆으로 와서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저 사과나무는 올해도 꽃이 안 피었네.” “응, 난 필 줄 알았거든.”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를 놀려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난 처음부터 엉터리 나무라 생각했었다.” “설마? 사람을 믿고 살아야지.” 대머리 친구는 킥킥 웃었다. 차라리 나무를 뽑아 버리고 믿는 곳에서 새로 구해 심으란 말까지 했다. 그러더니 마을에서 생긴 소식을 하나 전해 줬다. “야, 우리 마을에 앞으로 요양 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더라.” “병원이 생기면 좋겠지.” 머지않아 할아버지도 그 병원에 들어갈 것만 같아 담담하게 대답했다. “너는 찬성이냐, 반대냐? 병원이 못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양쪽 다 이유가 있겠지.” “대답이 그게 뭐냐? 나 그만 갈란다.” 이 집 저 집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아줌마처럼 대머리 친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 정신 좀 봐. 우리 집 개한테 아침 밥 주는 걸 잊었네.” 대머리 친구는 엉덩이를 털었다. 할아버지는 친구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한참을 더 앉아 있었다. 날씨가 무더웠다. 햇볕이 뜨거워진 8월에도 할아버지는 텃밭에 나갔다. 얼굴에 선 크림을 바르고 붉게 익은 고추를 따냈다. 할아버지는 고추를 한바구니씩 따 와 마당 평상 위에 부었다. 빈 바구니를 들고 다시 밭 가운데를 지나치던 할아버지가 걸음을 멈추었다. 사과나무 앞에서 입을 떡 벌리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머슬머슬 사과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초록의 긴 꽃자루에 하얀 꽃잎들이 달려 있었다. 처음에 할아버지는 반가움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곧 걱정이 앞섰다. 꽃이 피는 것은 열매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가. “이일을 어찌한담. 내가 늦둥이를 어떻게 키워?” 할아버지는 안타까움에 속이 타 들었다. “이 녀석아, 남들은 벌써 굵직한 사과를 달았는데….”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익은 사과가 거리에 쏟아질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 일을 생각하니 사과나무의 꽃이 반가우면서도 안쓰러워졌다. 할아버지는 늦둥이 사과나무를 찬찬히 살폈다. 잎 뒤에 누런 벌레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었다. 벌레가 아삭아삭 잎을 갈아먹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귓속에서 벌레의 움직임이 삭삭거렸다. “이런 고약한 것들! 언제부터 이 나무에 붙어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하나씩 들추며 벌레들을 없앴다. 벌레가 있는 걸 미리 알지 못해 사과 꽃이 늦게 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양분을 죄다 빼앗기고도 늦게 꽃을 피운 사과나무를 할아버지는 칭찬했다. “너는 훌륭해! 대단한 나무야.” 할아버지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자세이지.” 할아버지는 담배를 뽑아 물었다. 앞으로는 사과를 잘 길러야 할 엄마의 입장이 된 것 같았다. 사과나무는 하얀 꽃잎을 떨구고 마침내 콩알만 한 열매들을 달았다. 콩알만 하던 열매는 날마다 쑥쑥 자라 풋감만 하게 커졌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싸늘해졌다. 할아버지는 자나깨나 사과나무 걱정에 잠겼다. 추워지면 땅 속 뿌리가 물을 빨아올리기 힘들 거였다. “너를 잘 키워야 하는데, 어쩔거나?” 이파리들을 쓰다듬으며 할아버지는 나무에게 물었다. 사과나무는 대답이 없다. 할아버지도 방법을 못 찾았다. 할아버지는 하늘을 보며 부탁을 했다. 해야, 해야, 뜨거운 빛을 보름동안만이라도 더 쏟아 주렴. 그때 할아버지의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 신호 음악이 울려왔다. 랄 라라 랄 라라. “여보세요.” “나야, 대머리.” “무슨 일인데?” “지금 마을 회관 쪽으로 빨리 와 줄래?” “왜?” “우리 초등학교 친구를 오십 년 만에 만났다. 네가 보고 싶대.” 대머리 친구는 점심을 함께하자며 할아버지를 불렀다. “와! 그 친구가? 알았다. 곧 갈게.” 할아버지는 간단히 몸을 씻은 후 나갈 때에 입을 옷을 골랐다. 벽에 걸려 있는 회색 바지와 윗도리 황토 옷을 집어 들었다. ‘에 헴’ 기침소리를 낸 후 할아버지는 텃밭의 사과나무에게 나들이를 알렸다. “얼른 다녀오마.” 할아버지는 골목을 빠져나와 사거리의 꽃가게 앞을 지났다. ‘무지개 꽃가게’란 간판만 붙었지 꽃보다는 비어 있는 화분들이 더 눈에 띄었다. 그동안 마을회관을 들락거릴 때 눈으로 스쳐만 다니던 가게였다. 바쁘게 걷던 할아버지가 그 꽃가게를 향해 다시 몸을 돌렸다 ‘옳지! 바로 그것이야. 내가 진즉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할아버지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손뼉을 ‘탁’ 쳤다. 가게 유리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저기 저 큰 화분 얼마요?” 할아버지가 가리킨 갈 색 화분은 곡식을 빻는 절구통만 했다. 손녀의 키만큼 높아 사과나무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어 보였다. 가게 아줌마가 놀라는 눈치였다. “저렇게 큰 화분을 어디다 쓰시려고요?” “아니, 그런 건 묻지 말고 얼마냐고요?” “그 화분 새 것 아닌데요. 옛날에 우리 집에서 쓰던 걸 놓아 뒀어요.” “그래도 가격을 알아야지요.” “필요하시면 할아버지가 그냥 가져가세요.” “그냥?” 이상하다. 사과나무를 준 젊은 남자처럼 꽃가게 아줌마도 ‘그냥 가져가세요.’라는 말을 했다. “허허허. 그것 참. ” “제가 마을 어르신한테 왜 거짓말하겠어요. 크기에 비해 무겁지 않아 할아버지가 들고 가실 수 있을 걸요.” 눈가에 주름을 만들며 아줌마는 화분을 끄집어냈다.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화분 밑바닥엔 붉은 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깨끗한 옷에 흙 묻겠어요.” “그런 것 염려할 것 없소. 옷이야 다시 빨면 되니까.” 할아버지는 화분을 들고 집으로 다시 왔다. 그러고는 텃밭의 사과나무 앞에 그 화분을 내려놓았다. “이제 됐다. 추워지기 전에 너를 보호해 줄 수 있게 됐다니까.” 잽싸게 일할 때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할아버지는 화분 맨 밑바닥의 구멍을 막았다. 그 위에 비료 흙을 절반이 넘게 채워뒀다. 그러고는 사과나무 지주 대를 떼어냈다. 할아버지는 나무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가만가만 삽질을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흙을 떠 낸 할아버지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천천히 사과나무 뿌리가 드러났다. 할아버지는 사과나무를 화분으로 옮겨 넣었다. 할아버지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가 울렸다. 흙 묻은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왜 늦느냐.’는 대머리 친구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할아버지는 친구에게 한마디 들은 뒤끝을 바투 마무리했다. “나 지금 못 간다. 아주 소중한 일이 생겼어. 그러니까 그 친구 데리고 네가 이리로 오너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가 심어진 화분에 흙을 뿌렸다. 친구들을 부른 후엔 손 움직임이 느려지고 꼼꼼해졌다. 그들이 오면 함께 따뜻한 방으로 화분을 옮길 참이다. 이제 사과나무는 남쪽 창가에서 햇볕을 받으며 잘 지낼 것이다. 할아버지는 겨울에 주렁주렁 달린 빨간 사과를 손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사과나무야, 너를 늦둥이로 만들어 미안하다.”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사과나무에게 소곤소곤 속삭였다. ●작가의 말 늦게 난 자식을 늦둥이라 부릅니다. 부모들은 그 늦둥이를 키우며 각별한 사랑을 퍼붓지요. 내가 아는 50대 초반의 어떤 아저씨는 틈만 나면 자기 배 위에서 아이를 키우더라고요. 늦둥이 아이처럼 늦둥이 과일나무를 나는 보았어요. 사람이든 식물이든 기르고 가꾸는 엄마의 마음은 똑같은가 봐요. 그런데 나무의 엄마인 할아버지는 몇 점 엄마가 될 것 같나요? ●약력 전남 강진에서 출생했다.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우물가를 맴도는 아이들’과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너는 어디로 갔니?’가 당선됐다. 전남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집 ‘이상한 안경’ ‘너는 어디로 갔니?’ ‘별이 된 도깨비누나’외 다수를 펴냈다.
  • 재난위험 경보음 바뀐다

    민방위 훈련 때 재난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 이번 달부터 새롭게 바뀐다. 소방방재청은 제373차 민방위의 날인 오는 15일 오후 2시 실시되는 전국 단위 지진대피 훈련 때 새로운 경보음을 사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재난위험경보음이 바뀌기는 16년 만이다. 경보음은 고음으로 2초간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3분간 지속된다. 종전에 사용했던 15초간 올라가다 5초간 내려가는 경보음은 민방공 대피훈련시 발령되는 5초간 올라가다 3초간 내려가는 경보음과 구별이 쉽지 않아 바꾸게 됐다. 이번 지진대피 훈련은 진도 6.5의 강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실시되는 것으로 훈련시간은 5분이다.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되면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은 머리를 방석 등으로 감싸고 책상이나 테이블 밑으로 몸을 피한 다음 1~2분 뒤에 넓은 공터로 대피해야 한다. 건물 밖에 있는 사람들은 공원, 광장 등 넓은 곳으로 이동하고 주행 중인 차량은 길가에 정차해야 한다. 지진해일 특보가 발령되는 해안 저지대에서는 신속히 높은 지대로 대피하고 해안도로의 차량 운행은 통제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약용 ‘매조도’ 김홍도 ‘오원아집소조’ 첫 공개

    정약용 ‘매조도’ 김홍도 ‘오원아집소조’ 첫 공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다산 정약용은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1813년 8월에 소실한테서 홍임(紅任)이란 딸을 얻었다. 그의 나이 51세 때다. 다산은 늘그막에 얻은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매화 그림(梅鳥圖)을 한 폭으로 그리고 그 밑으로 7언 절구 시 한 수를 지어 써넣었다. ‘묵은 가지 다 썩어서 그루터기 되려더니/ 푸른 가지 뻗어 나와 꽃을 다 피웠구려/ 어디선가 날아온 채색 깃의 작은 새는/ 한 마리 응당 남아 하늘가를 떠도네’ 그림은 다산의 마음이 담긴 시 내용 그대로다. 마르고 빈약한 매화가지가 가냘프게 가로로 서너 개 뻗어 있고, 미처 꽃망울을 터뜨리지 못한 흰 매화들 사이로 활짝 핀 흰 매화 몇 송이, 그 아래 여린 가지 끝에 초록색 깃털의 멧새 한 마리가 포로롱 하고 날라갈 듯이 날쌔게 앉아 있는 모습이다. 방제(旁題)가 재밌다. ‘가경 계유년 8월 19일, 혜초(蕙草) 밭에 씨뿌리는 늙은이에게 짐짓 주려고 자하산방에서 쓰다. ’ ‘난초 밭에 씨뿌리는 늙은이’는 다산 자신을 말하는 것인다. 다산은 매조도를 두 번 그렸다. 한 폭은 1813년 7월 본처에게서 낳은 큰딸을 시집보내면서 비단 속치마에 그려줬는데 현재 고려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두번째가 소실에게서 딸을 얻은 뒤 그린 이 매조도다. 정약용의 두번째 ‘매조도’가 처음으로 공개되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화랑’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조선시대 서화감상전 ‘안목(眼目)과 안복(眼福)’ 전시다. 안목을 기르고, 좋은 그림을 보니 평안하고 행복하게 된다는 의미다. 홍임은 그 뒤로 어찌 됐을까. 유배가 풀린 1819년에 다산은 소실과 딸을 데리고 상경했으나, 다시 다산초당으로 돌려보내게 된다. 공화랑측은 “조선시대 문화의 르네상스인 영조·정조 시대의 대표적인 학자와 예술가로 정약용과 박지원, 김홍도를 손꼽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한자리에서 정약용과 김홍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다산 선생의 친필서화 5건은 모두 처녀공개작이고, 김홍도의 작품도 도록으로만 알려졌지 일반 공개되지 않았던 ‘오원아집소조’ 등이 전시돼 학계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원아집소조’는 김홍도가 50대 이후 만년에 그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느슨한 필선으로 구도도 특별하게 신경쓰지 않은 듯한 그림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모여 글을 짓고 거문고를 뜯으며 술을 즐기는 모습이다. 바닥에는 술병과 술잔, 종이가 널려 있고 기생 세 명이 먹을 갈며 시중을 들고 있다. 김홍도의 대작인 ‘서원아집도팔폭병풍’, 마른 붓질로 가을철 낙엽이 떨어지는 까슬한 계절감각을 표현한 ‘산사귀승도’도 볼 만하다. (02)735-993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남동에 뮤지컬 전용극장 건립

    국내 최대 규모의 대중음악과 뮤지컬 공연 전용극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들어선다. 시는 9일 2011년 8월까지 총 54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한남동 727의 56 옛 운전면허시험장 부지 1만 826㎡에 콘서트홀과 뮤지컬홀을 갖춘 복합 공연장을 짓는다고 8일 밝혔다. 민자로 추진되는 이 공연장은 지상과 지하 4층씩으로 대중음악 콘서트홀 1268석(입석 2800석), 뮤지컬홀 1600석 규모다. 6호선 한강진역과 연결통로를 개설해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시설은 쇼파크 측이 20년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한다.시 관계자는 “전용극장에 최고의 조명·음향 시설을 설치해 대중음악 및 뮤지컬 공연의 메카로 육성할 방침”이라며 “국내에서 기획·제작하는 각종 공연을 활성화하고, 한남동 관광특구와 연계해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전남, 친환경 먹거리 김·미역 ‘상륙작전’

    전남, 친환경 먹거리 김·미역 ‘상륙작전’

    친환경 먹거리 생산 바람이 육지에서 바다로 세차게 불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남 장흥군이 무산(無酸) 김을 생산해 높은 소득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8일 도청에서 청정 수산물을 생산하는 장흥, 강진, 신안, 해남 등 7개 군 단체장과 어업인, 관련 단체 회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김·미역 선포식을 가졌다. 이들 지역에서 생산하는 김과 미역은 국내 생산량 대비 80~90%가량을 차지한다. 김 양식어민들은 선포식에서 “김 양식 어업인들이 오랜 기간 김 양식장에서 사용한 산을 청산하고 친환경 무산 김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신뢰와 감동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미역 양식 어업인들도 “날로 쇠약해 가는 미역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고 품질의 친환경 미역을 생산해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김·미역 선포식에서 무안과 신안, 해남, 강진 등 4개 군은 통합해 올부터 장흥군처럼 무산 김 양식을 하기로 선언했다. 양식어업인 가운데 한 명이라도 불참할 경우 무산 김 생산지역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 지역 어업인들은 올 초부터 장흥군이 무산 김을 생산해 판로 걱정없이 높은 소득을 올린 데 자극받았다. 참여 어업인은 무안군 해제면 92어가, 신안군 지도와 증도면 95어가, 해남군 황산면 107어가, 강진군 마량면과 신전면 14어가 등 308어가이다. 장흥군에서는 올 초 165어가가 무산 김 350만속을 생산해 112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어가당 6800만원으로 무산 김이 아닌 일반 김 생산어가보다 거의 두 배가량 높은 매출이다. 미역양식 어업인들은 중국산 염장미역 수입 증가(3097t·수입량의 81%)와 소비감소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완도와 고흥, 장흥 등 3142어가 미역 생산어업인들은 이날 규모화와 기업화로 경쟁력을 높이기로 다짐했다. 또 도는 5월8일 어버이 날을 ‘미역 먹는 날’로 정해 판로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어버이 날을 맞아 부모님의 산고 고통을 기억해 효행심을 높여 미역 소비를 늘려보자는 생각이다. 올해 도 내 김 양식장은 4099어가에서 4만 5000여㏊에 일반김 26만 3100책(1책 88㎡), 돌김 25만 9895책을 설치했다. 지난해 수출량은 1294만속(1속은 낱김 100장)으로 2007년 대비 37%가 늘었다. 미역은 4490어가가 4164㏊에서 13만 4466줄(1줄 100m)을 설치했고 지난해 일본 등으로 1만여t을 수출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위기의 檢 구원투수는

    위기의 檢 구원투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함에 따라 수렁에 빠진 검찰을 건져낼 차기 총장에 누가 기용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 총장은 이날 오후 퇴임식을 갖는다.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임 총장의 한 기수 아래인 권재진(56·사시 20회) 서울고검장과 명동성(56·사시 20회) 법무연수원장이 유력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대구 출신인 권 고검장이 총장 후보 0순위란 말이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TK(대구·경북) 출신이란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민심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남 출신을 다시 기용했을 경우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등 주요 사정기관장을 TK 출신이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따라서 권 고검장의 동기인 명 법무연수원장도 무시못할 존재로 분류된다. 명 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07년 말 대선 정국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호남(전남 강진) 출신이란 점은 지역안배 차원으로 보면 강점이지만 아직 이 대통령이 집권 초반(1년 4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들보다 한 기수 아래인 사시 21회에서도 후보들이 즐비하다. 서울 출신인 김준규(54) 대전고검장과 부산이 고향인 문효남(54) 부산고검장, 광주 출신인 문성우(53) 대검차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시 22회에서 총장을 발탁하는 파격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럴 경우 인사 폭이 커 대대적인 물갈이가 가능하다. 천성관(52·충남 논산) 서울중앙지검장, 이귀남(58·전남 장흥) 법무차관이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다. 22회에서는 영남 출신이 아예 없기 때문에 선택은 그만큼 쉬워진다. 최대 변수는 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거취다. 임 총장과 동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김 장관이 물러날 경우 후임 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총장의 인선도 달라질 수 있다. 이종락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 미사일은 럭비공… 어디 떨어질지 몰라 ☞서러운 10급 공무원 ☞에어프랑스, 탑승객 가족에 “희망 버려라”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이씨…”이외수 따라갔다가” ☞‘수도권·30대·女’ 불법사채 피해 가장 많아 ☞‘뜨거운 감자’ 정수근 복귀논란 ☞이문영 교수 “수십만 조문객 목소리 정부 반응없어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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