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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총리 “강제징용 배상에 일본 과격발언, 깊은 우려”

    이낙연 총리 “강제징용 배상에 일본 과격발언, 깊은 우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노동자의 배상권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반발하는 일본 정부에게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했다. 이 총리는 “일제강점기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을 놓고 일본 정부 지도자들이 과격한 발언을 계속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외교부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에서 “일본 정부 지도자들의 발언은 타당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못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일본 정부 지도자들이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불만을 말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일본 정부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외교적 분쟁으로 몰아가려 함에 따라 나도 그에 대한 의견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 “일본 정부 지도자들의 현명한 대처를 요망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외교부도 전날 밤 기자단에 보낸 공지 문자를 통해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중심으로 한 일본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글로벌 In&Out] 중·일 관계 개선, 기로에 선 한·일

    [글로벌 In&Out] 중·일 관계 개선, 기로에 선 한·일

    지난 10월에는 당초 기대했던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 기미를 보이더니 월말에 큰 일 두 가지가 날아들었다. 하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에 따른 중·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며, 다른 하나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다. 전자는 한국과는 직접 관계없는 중·일 문제인데 반해 후자는 한·일 간 첨예한 문제다. 얼핏 보면 두 가지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바람직한 미·중 관계에 대한 한·일의 괴리다. 미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고 남북에 가장 영향력을 지닌 대국이다. 따라서 한·중 관계를 잘 유지해 중국을 ‘내 편’으로 삼는 게 한국에 중요하다. 한국에는 대미, 대중은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라 둘 다 사활적으로 소중하다. 일본은 대조적이다. 냉전 종식으로 중국이 대국화함에 따라 일본이 단독으로 중국에 대응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대미동맹 강화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양호한 미·중 관계에 이익을 찾는 한국과 미·중의 긴장관계에서 이익을 찾는 일본이라는 괴리가 두드러진다. 중·일이 관계개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정권을 사이에 두고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상황에 직면한 중·일의 구도가 낳은 산물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대일 관계를 어느 정도 좋은 수준으로 관리해 두자는 생각이다. 일본도 중국의 의도를 받아들이고, 외교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중·일 관계를 관리하려 한다. 이런 국면에서 미·중 관계를 둘러싼 한·일 입장이 일견 접근한 듯 보인다. 일본도 ‘미·일 대 중국’이라는 도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미 관계와 대중 관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양호한 미·중 관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일본을 한국은 믿음직스럽게 생각한다. 거꾸로 비슷한 성향을 지닌 한국을 일본은 신뢰할 수 있는 동지로 본다. 한·일이 협력해 북한 문제, 나아가 동북아 질서 형성에 미·중이 협력하는 형태를 연출하려는 구도가 형성될지도 모른다. 한·일 각자가 미·중 관계를 스스로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나아가 한·일이 협력하더라도 미·중 개선이 가능할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협력하지 않는 때보다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중·일 접근을 보는 한국 속내는 단순하지 않다. 머리 너머로 과도한 중·일 접근이 이뤄져 ‘한국 패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한다. 특히 한·일,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을 때 중·일 접근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경계심을 갖는다. 한·일, 한·중은 좋지 않다. 중·일이 질서 형성을 주도하게 되면 한국이 소외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 있어서 그토록 대립하던 중·일이 급속도로 접근하는 것은 뭔가 경계심을 갖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일 접근이 어느 정도인지, 그것이 한국에 이용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경계해야 할 것인지 한국은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일 관계의 기초가 된 1965년 청구권협정을 뒤집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일 견해가 두 동강 난 셈이다.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언급하겠지만, 일본에서는 50년 이상 지속되었던 약속을 지금 와서 틀어버리는 한국, 반일을 그만 두지 못하는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일본 사회에 스며들 수 있다. 한·일에 중요한 것은 격동하는 한반도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상호협력에 이번 판결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고노 “징용 판결은 폭거”… 韓외교부 “심히 유감” 강공 전환

    日외무상 “모든 수단 준비 돼 있다” 주장 韓 “국민 감정 자극 매우 우려” 공식 반박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6일 주장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끝난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그는 “한국측이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국제재판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저강도(로키·low key) 대응을 이어오던 외교부는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수위를 넘자 기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반박 자료를 냈다. 외교부는 “정부는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하여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채,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적으로 행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평가를 내리는 등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삼권분립의 기본원칙에 따라 행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당연히 존중하여야 하고, 이는 일본을 포함한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뉴스분석]日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폭거”··· 韓 “심히 유감” 강공 전환

    [뉴스분석]日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폭거”··· 韓 “심히 유감” 강공 전환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이 내린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6일 주장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끝난 이야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그는 “한국측이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국제재판을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저강도(로키·low key) 대응을 이어오던 외교부는 고노 외무상의 발언이 수위를 넘자 기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반박 자료를 냈다. 외교부는 “정부는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하여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채,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적으로 행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평가를 내리는 등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삼권분립의 기본원칙에 따라 행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당연히 존중하여야 하고, 이는 일본을 포함한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일본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이후 일본 고위 관료들은 한국 입장에서 도발에 가까운 발언 수위를 보였지만 한국 정부는 로키 대응을 유지해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을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부르고 있다”고 밝협다. 그간 공식적으로 써오던 ‘징용공 문제’라는 표현을 뒤짚은 것이다. 징용공이란 표현도 당시 일제의 국민징용령에 따른 것이라는 합법성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여기서 더욱 심하게 강제 동원의 의미를 약화시켰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 3일에도 “일본은 한국에 모든 돈을 다 지불했으니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가나가와현에서 열린 거리연설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일본 정부는 한사람 한사람의 개인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돈을 한국 정부에 경제협력으로 건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4일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제 강점기에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노역에 종사한 점은 역사적 사실로서 부인할 수 없다”며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과거사 왜곡은 짚었지만 입장을 적극적으로 발표한 게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해당 실·국의 답변이었다는 점에서 로키 전략의 연장선이었다.  지난달 30일 이낙연 국무총리도 발표문에서 한·일 간에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외교부 관계자는 이달 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통화에서 “일본 측 어조가 톤다운 됐다고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고위 관료들의 발언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지자 저강도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날 반박자료를 계기로 정부가 강공을 택할 지 관심이 쏠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본 정부가 (대법원 징용배상 판결에) 강경하게 대응을 계속하면 우리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교소식통은 “폭거라는 말을 듣고도 로키 전략을 유지하는 건 국내 정서를 감안할 때 적절치 않다”며 “일본 측도 과잉 대응보다 냉정하게 사태를 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민·관 공동위원회 구성 절차 및 대법원 판결문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강제징용 판결 보복?…“日, 한국 조선업계 공적자금 지원 WTO제소 추진”

    강제징용 판결 보복?…“日, 한국 조선업계 공적자금 지원 WTO제소 추진”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조선업계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반된다며 WTO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는 일본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6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WTO 제소를 전제로 한국 정부에 2국간 협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대법원이 지난달 30일 일제강점기 일본 기업으로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기업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과 무관치 않아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약 1조 2000억엔(약 11조 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함으로써 이 회사가 낮은 가격으로 선박 건조를 수주해 시장가격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대응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하순에 열린 양국 정부 간 협의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 측의 요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원전 폭발 사고 이후 시행된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등 3건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국회서 도발한 日의원들 “징용 판결 결코 수용 못해”

    민주당, 불만 표출 등 논란에 예방 거절 일본 현역 의원들이 5일 국회를 방문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 대법원 판결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응수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필요한 분란을 차단하기 위해 사실상 예방을 거절했다. 일본 차세대 지도자 방한단장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의원은 이날 오후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이번 판결로 한·일 관계의 법적 기반이 근본부터 뒤집어지는 상황이 됐다”며 “저희로서는 이것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과거사 문제에 있어 ‘우리는 언제나 피해자였다’는 한국인의 기본정서를 일본이 염두에 뒀으면 한다”며 “이런 점을 잘 감안해 양국 관계 발전을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판결에 대한 불만을 얘기한 걸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법조의 판결로 우리가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1당인 민주당은 이날 이해찬 대표의 일정 문제를 이유로 일본 차세대 지도자 국회의원 방한단 예방을 거절했다. 일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일본 정치권이 불만을 표하는 상황에서 굳이 방한단을 만나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방한단을 면담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베에 반기 든 日변호사들 “징용 개인청구권 소멸 안돼”

    “완전하고 최종적 해결” 아베 설명은 잘못 “日 국제사법재판소 제소해도 질 가능성 커” 미쓰비시, 中 피해자 위한 기금 연내 설립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의 변호사 등이 자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가와카미 시로 변호사와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는 5일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변호사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 자료에는 변호사 89명, 학자 6명 등 95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가와카미 변호사는 “추가 서명자가 있어 현재까지 100여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피해자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국가 간 합의는 징용공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다”라며 “개인의 배상청구권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설명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7년 중국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재판상 권리가 상실됐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도 “청구권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점, 일본 정부 측도 앞서 그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던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성명은 패소한 피고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인권침해 사실과 책임을 인정, 그 증거로서 사죄와 배상을 포함해 피해자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와카미 변호사는 이날 설명회에서 “일본 정부 대응에 대해 ‘이대로 좋은가’라는 의문이 변호사들로부터 제기됐으며 판결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가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야마모토 변호사는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도 질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은 데다 국제법상으로도 피해자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중국 쪽에는 기금까지 설립해 금전적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제징용 관련 기업인 미쓰비시머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중국 측 피해자에 대한 화해금 지급을 담당할 ‘역사인권평화기금’을 연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에 반기 든 日변호사들 “징용 개인청구권 소멸 안돼”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의 변호사 등이 자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가와카미 시로 변호사와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는 5일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변호사들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 자료에는 변호사 89명, 학자 6명 등 95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가와카미 변호사는 “추가 서명자가 있어 현재까지 100여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피해자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국가 간 합의는 징용공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다”라며 “개인의 배상청구권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설명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007년 중국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가 “재판상 권리가 상실됐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도 “청구권이 소멸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점, 일본 정부 측도 앞서 그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던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성명은 패소한 피고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인권침해 사실과 책임을 인정, 그 증거로서 사죄와 배상을 포함해 피해자와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와카미 변호사는 이날 설명회에서 “일본 정부 대응에 대해 ‘이대로 좋은가’라는 의문이 변호사들로부터 제기됐으며 판결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가 시민에게 전달되지 않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야마모토 변호사는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도 질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은 데다 국제법상으로도 피해자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 기업이 중국 쪽에는 기금까지 설립해 금전적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제징용 관련 기업인 미쓰비시머티리얼(옛 미쓰비시광업)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맞아 중국 측 피해자에 대한 화해금 지급을 담당할 ‘역사인권평화기금’을 연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미쓰비시는 중국인 피해자들이 2014년 중국 법원에 제기한 강제징용 배상 소송과 관련해 2016년 피해자 3765명에게 1인당 10만 위안(약 1635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화해에 합의했다. 당시 미쓰비시는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면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종국적·포괄적 해결’을 위해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쓰비시는 신일철주금 등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배상은 물론 화해도 거부하고 있다. 일본 측은 “식민지배 당시의 조선인 강제동원은 1938년 제정한 국가총동원법에 의한 적법 행위로, 일본에 의해 침략을 당했던 중국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남북 민간단체 금강산서 10년 만에 재회

    남북 민간단체 금강산서 10년 만에 재회

    北 “관광 재개 기대” 김홍걸 “내년 열릴 것”남북 민간단체들이 10년 만에 금강산에서 다시 만났다. 통일운동단체인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는 3~4일 이틀간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를 진행했다. 남북 민간단체들이 금강산에서 대규모 공동행사를 연 것은 2008년 6월 6·15 공동선언 8주년 기념 민족공동행사 이후 처음이다. 10년 만에 재회한 남북 인사들은 4일 가을을 맞은 금강산 삼일포를 함께 거닐며 회포를 풀었다.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는 등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북측 금강산 해설원이 즉석에서 ‘경치도 좋지만 살기도 좋네’라는 노래를 부르자 남측 인사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민화협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향한 염원을 담아 행사 장소로 금강산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인 3일 김홍걸 남측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이 처음 만나 환담할 때도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김영대 회장이 “보나 마나 오늘 행사는 금강산 문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하자 김홍걸 의장은 “저는 내년에는 꼭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노동·농민·여성·청년·교육 등 주요 부문별 모임도 열어 다양한 남북교류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특히 교육분과에서는 한국교총이 내년 남북교육자대표자회의 개최 및 정례화,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교육자 교류 등을 북측에 제의했다. 종교분과 남측 인사들은 3·1운동 100주년 공동행사준비위 구성을, 청년분과는 내년 4·27 판문점선언이나 6·15계기 남북청년대회를 평양, 개성 또는 판문점에서 열자고 제의했다. 이에 북측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민화협은 또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 치하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논의할 공동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베 징용 부인 등 日 반발 커지는데… 정부 ‘저강도 대응’만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에 일본이 계속 반발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저강도 대응을 언제까지 지속할지 관심이 쏠린다. 강제징용피해자가 조만간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정부 역시 저강도 대응만으로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노 다로 “한국에 돈 다 지불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3일 자신의 지역구인 가나가와현에서 거리연설을 하고 “일본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돈을 한국 정부에 경제협력으로 건넸다”며 “한국에 모든 돈을 다 지불했으니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으니 대법원 판결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1일에는 아베 신조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정부는 이번 사건을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인 강제징용피해자를 ‘징용공 문제’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해 왔다. 징용공은 일제의 국민징용령에 따른 것으로 합법적인 동원을 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징용공도 아닌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언급함으로써 강제 동원의 의미를 더욱 희석한 것이다. 이는 일본이 대법원 판결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고 국제사회에서 여론전을 펼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일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외교부는 일단 조용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4일 “강제징용피해자가 일제강점기에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강제적으로 노역한 점은 역사적 사실로서 부인할 수 없다”며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일본 정치 지도자가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피해자 후속 조치 땐 문제 복잡 아베 총리의 도발적인 언행에도 대변인 담화 등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보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정부의 입장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은 한·일 관계 현상을 유지한 채 관계 악화를 막는 로키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법원 판결 직후 한·일 간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서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에서도 드러난다. 그렇지만 정부의 로키 대응에도 강제징용피해자가 신일철주금이 보유한 3.32%가량의 포스코 지분에 가압류 등 강제집행 절차에 나선다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진다. 정부는 현재 이 총리가 주도하는 민관 공동위원회 구성 절차 및 대법원 판결문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기업은 중국인 피해자와 화해 응했다

    [황성기의 시시콜콜]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기업은 중국인 피해자와 화해 응했다

    중·일 전쟁 와중에 진주만 공격으로 태평양 전쟁까지 벌인 일본이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겪자 강제징용이란 수를 써 해외 노동자를 끌어들인다. 조선 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미야마 등 동남아시아까지 징용의 마수를 뻗친 것이다. 전쟁에 승리한 연합국과 패전국 일본이 1951년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제4조 a항은 “일본은 전쟁 중 생긴 손해 및 고통에 대해 연합국에 배상해야 한다”면서도 같은 조 b항에서는 “별도로 정한 게 없으면 연합국 전체는 배상청구권을 포기한다”고 정했다. 일본을 소련과 중국 등 공산권의 방파제로 활용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던 미국은 일본 부흥을 앞당기기 위해 청구권 포기라는 카드를 쓴 것이다.하지만 청구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나라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였다. 일본 정부는 조약 체결에 참여했던 필리핀과는 56년, 베트남과는 59년, 조약 체결국이 아니었던 미얀마와는 55년, 인도네시아와는 58년 배상협정을 맺고 전후처리를 했다. 일본은 한국 등과는 경제협력과 청구권 포기를 맞바꾸는 형태로 전후처리를 했다. 14년을 끈 한·일 기본조약의 부속 협정 중 하나인 한·일 청구권협정도 그 배경에 조속한 전후처리를 바랐던 미국이 있었던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중국과 일본이 1972년 국교를 정상화할 때 낸 공동성명 5항은 ‘중국은 양국 국민의 우호를 위해 일본에 대한 전쟁배상의 청구를 포기한다’고 돼 있다. 그래서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때마다 일본 법원은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와 중·일 공동성명 5항은 물론 시효 소멸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 청구를 줄줄이 기각한다. 하지만 일본 법원은 “상고인(피고 기업)은 중국인 노동자들을 강제노동에 종사시켜 이익을 취한 사정을 감안해 피해자에 대한 구제 노력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에 첨부했다. 즉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피고인 일본 기업에 화해를 제안한 것이다.대표적인 게 하나오카(花岡) 소송이다. 아키타 현 하나오카 광산에서 강제노동을 했던 중국인들이 1995년 도쿄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지만, 1997년 청구가 기각된다. 하지만 2000년 도쿄고등법원에서 화해가 이뤄져 피고인 가시마 건설은 5억엔을 ‘하나오카 평화우호기금’에 출연한다. 이 돈을 피해자의 위령과 추도, 유족에 대한 생활지원 등의 경비로 충당하고 있다. 피고 가시마 건설이 처음부터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죄도 할 수 없다고 버텼으며 처음에는 1억엔 이하로 소송을 무마하려 했다. 1944년 히로시마 야스노 발전소 건설에 투입됐던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98년 제기한 2억 7500만엔의 배상청구소송은 2007년 일본의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기각되지만 2년 뒤 화해가 성립된다. 피고인 니시마쓰 건설은 360명에 대한 강제연행을 인정, 사죄하고 보상금 지불을 위해 2억 5000만엔을 기금에 출연했다. 최근의 일로는 미쓰비시 머티리얼(구 미쓰비시 광업)의 화해가 주목된다. 이 기업은 전시에 중국인 강제징용자 376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앞의 사례와 같은 절차를 거쳐 화해에 이르렀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2016년 6월 1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이들 피해자들과 화해 조인식을 가졌는데 “인권이 침해된 역사적 사실을 솔직하고 성실히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한다”는 사죄문도 발표했다. 피해자들에게는 1인당 10만 위안(한화 1630만원)씩도 지불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지난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에서 1억원 배상의 책임을 지게 된 신일철주금(구 일본제철)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신일철주금의 임원은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같은 취지의 판결이 있은 직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국 판결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10월31일 보도에서 “‘일본제철 전 진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에 따르면 2016년 6월 26일 개최한 신일철주금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의 사쿠마 상무가 한국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법률은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며 배상금을 지불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문제는 마이니치 신문의 11월 1일자 보도이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조만간 이번 재판과 비슷한 소송이 제기돼 있는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배상과 화해에 응하지 않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정부가 기업 활동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마이니치 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 대법원 판결은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되어 버리는 셈이어서 한·일의 긴장관계를 보다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日정부, 강제징용 기업에 ‘한국 배상 거부’ 지침”

    “日정부, 강제징용 기업에 ‘한국 배상 거부’ 지침”

    신일철주금 등 피소 기업 70곳 넘어 아베 “징용공 아닌 한반도 출신 노동자”대법원의 지난달 30일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패소한 신일철주금 등 자국 기업들에 배상금 지불을 거부하라는 지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1일 “신일철주금 재판과 비슷한 소송이 제기돼 있는 자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일본 정부가 곧 설명회를 열어 한국 측 원고들에 대한 배상이나 화해 등에 응하지 않도록 요청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기사의 표현은 ‘요청’이지만, 일본 기업들은 과거사 관련 소송에서 정부 방침에 따라 대응해 온 만큼 사실상 배상·화해를 거부하라는 명시적 지침이다. 한국 내 강제징용 배상 건으로 피소된 일본 기업은 70개가 넘는다. 신일철주금 등 철강업계의 이익단체인 일본철강연맹은 한국 대법원 판결 다음 날 “이번 판결은 양국 관계의 기초인 한·일 청구권협정의 해석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이어서 극히 유감”이라며 자국 정부의 입장과 일치된 성명을 낸 바 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의 기업 대상 설명회는 외무성뿐 아니라 경제산업성, 법무성 등 관련 부처가 공동으로 개최해 소송들을 측면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HK도 “일본 정부가 신일철주금과 유사한 소송을 당한 자국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 파악을 위해 청취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비슷한 소송을 당한 자국 기업들이 줄줄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국회 발언에서 기존의 ‘징용공’ 대신에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징용 피해자들의 ‘자발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는 “과거 국가총동원법 국민징용령에는 모집, 알선, 징용 등이 있었다”며 “이번 재판의 원고들은 모집에 응한 경우라는 점에서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동원의 뜻이 강한 ‘징용’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날 집권 자민당 의원들은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근거로 제3국이 포함된 중재위원회 개최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해 정부에 제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후임없이 떠나는 김소영 대법관…대법원 공백 사태

    후임없이 떠나는 김소영 대법관…대법원 공백 사태

    김소영 대법관이 임기만료로 퇴임하면서 대법관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김상환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가 후임자로 지명됐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인사청문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1일 김 대법관은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여서 대법원은 당분간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고 대법관 11인 체제로 운영된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 뒤 처음 발생한 대법관 공백이다. 김 대법관 역시 퇴임식에서 “후임이 아직 임명되지 않아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며 “막중한 대법원 재판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조속히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기를 희망한다”며 우려했다. 대법관의 공백은 여야 이견으로 후임자인 김상환 부장판사의 임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김 대법원장은 김 부장판사를 새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김 부장판사의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특별위원을 인선하지 않아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구성조차 못됐다. 대법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정식 임명된다. 대법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모두 참석하는 전원합의체에서 일부 사건을 심리하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건은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3개의 소부에서 심리한다. 새 대법관 인선이 끝날 때까지 소부 선고사건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마지막 법원행정처장을 거쳐 2012년 11월 대법관에 임명됐다. 그가 퇴임 전 마지막으로 주심을 맡은 사건은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청와대의 재판거래 대상이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이었다. 김 대법관의 퇴임 하루 전인 지난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신일철주금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선고 내렸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 강제징용 배상 첫 판결, 한·일 정부 무겁게 받아들여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어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소멸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신일철주금은 가해자인 구 일본제철과 법적으로 동일한 회사이므로 배상 책임을 지고, 가해자인 신일철주금이 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05년 2월 소송을 시작한 지 13년 8개월 만이다. 재판이 5년이나 지연되는 바람에 원고 3인이 이미 세상을 떠나 홀로 남은 94세의 이춘식씨는 “기쁘고 슬프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네 가지 쟁점에 대해 2012년 5월 대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즉 피해배상을 부정한 일본 최고법원의 판결은 우리 헌법에 어긋나고,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도 소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2012년 5월 대법원 판결 직후 정부가 ‘경제협력자금 3억 달러로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이라고 인식했지만, 이번에 대법원은 불법적인 식민지배와 반인도적 행위로 피해를 입은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이 3억 달러에 포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사법적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일본의 식민지배가 합법적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한 일본 법원과 달리 일본의 한반도 강점은 불법적으로 우리의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한 것이다. 남은 과제는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일본 정부가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 강경 대응을 검토할 것으로 보여 한·일 관계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는 “이번 판결이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성을 일본 측에 전달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신일철주금의 국내 강제 집행도 가능하지만 그럴 경우 한·일 관계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이미 강제징용자에게는 박정희 정부 시절과 2008~2015년 두 차례에 걸친 정부 보상이 있었다. 또 2014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설립돼 활동 중이다. 재단은 일본 기업이 양심적·자발적으로 출연하길 바랐으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신일철주금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만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한·일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진정한 화해와 치유를 모색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 日외무상, 이수훈 주일대사 불러 15분간 강력 항의

    日외무상, 이수훈 주일대사 불러 15분간 강력 항의

    고노 “한·일 우호관계 법적 기반 흔들어” ICJ 제소 검토…주한 日대사 소환할 수도 신일철주금 “청구권협정으로 최종 해결”30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반발은 예상대로 즉각적이고 강력했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일본에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주일 한국대사 초치 등 미리 준비했던 조치들을 실행에 옮겼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항의 담화 발표에 이어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약 15분에 걸쳐 강하게 항의했다. 고노 외무상은 이 대사에게 악수도 청하지 않는 방법으로 불편한 심기 표출을 극대화했다. 법원 판결에 대해, 대사를 불러 그것도 장관(외무상)이 직접 항의하는 것은 외교 관례상 극히 드문 일이다. 그는 이 대사에게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청구권에 관한 문제를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마무리 지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일본 기업에 부당한 손해를 끼쳐 국교 정상화 이후 형성된 양국 우호협력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일본의 기업과 일본 국민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조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국제재판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의연한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외무성 안에 ‘일·한 청구권 관련 문제대책실’을 신설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검토 등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일본 정부가 향후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등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신일철주금은 패소 직후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한·일 청구권협정 및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와 배치되는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내고 “판결 내용을 상세히 분석하고 일본 정부의 대응상황 등에 기초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자국민에겐 개인배상 인정 모순…정부·관련 기업 이번 판결 수용해야”

    “日, 자국민에겐 개인배상 인정 모순…정부·관련 기업 이번 판결 수용해야”

    “일본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고 거짓과 모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국민들에게는 ‘국가의 청구권과 개인의 배상은 별개’라고 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반대되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전후 배상 등을 촉구하는 활동에 평생을 헌신해 온 다나카 히로시(81)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는 30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너무도 당연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인 다나카 교수는 일본을 대표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팔순에 접어든 나이에도 ‘외국인의 지방참정권을 실현하는 일·한·재일네트워크’ 공동대표 등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에 의한 원폭 피해자 문제와 소련에 의한 시베리아 억류 문제에서 일본 정부가 취한 판단을 감안하면 한국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당연한 것입니다. 일본은 미·소와 국가 차원의 배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에 일본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에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국가 차원의 청구권은 포기했지만 개인들의 권리는 살아 있으니 해당 국가에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권리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자국민에게는 개인의 권리를 찾으라고 했던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이유로 모든 것이 종료됐다고 주장하고, 언론도 따라서 한국을 비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이번 판결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며 “금전적 배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차후 논의가 더 필요할 수 있겠지만, 우선 중요한 것은 이번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나카 교수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역사를 바로 보는 것이 우선인데, 문제 해결이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글이나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얘기를 해왔지만, 사실상 변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특히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와서 생존해 있는 원폭 피해자를 직접 만나는 것을 보면서 왜 아베 신조 총리는 한국 ‘나눔의 집’에 가 볼 생각을 못 하나 한탄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은 아베 총리가 말과 행동을 바꾸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부 “강제징용 판결 존중·한일관계 발전 희망” 투트랙 기조

    정부 “강제징용 판결 존중·한일관계 발전 희망” 투트랙 기조

    李총리 “제반요소 종합 고려해 대책 마련” 민·관공동위서 실질적인 구제방안 논의 피해자 소송 이어지면 배상액 최대 25조 정부, 日대응 주시… 외교 쟁점 비화 경계대법원이 30일 일제감정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최종 판단을 하자 정부는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향후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역사적 의의와 별개로 대일 관계에서는 우선 ‘로키(low key)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내놓은 ‘강제징용 소송 관련 대국민 정부 입장 발표문’에서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대법원의 오늘 판결과 관련된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국무총리가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 등과 함께 제반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정부의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피해자들의 상처가 조속히 그리고 최대한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한·일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일 관계에서 과거사 문제와 한·일 경제·문화 교류 등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해 접근한다는 현 정부의 투트랙 기조와 함께 ‘피해자 중심주의’를 준용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꾸릴 민·관공동위원회는 국제법상 쟁점 사항이나 해당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이 거의 없어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이 힘들다는 점에서 실질적 구제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외교부,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이 중심이 돼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05년 한일협정 문서 공개 시 꾸렸던 민·관공동위원회의 구성을 준용해 국무총리와 민간 인사가 공동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해당 이슈가 한·일 간 외교 쟁점으로 지나치게 비화되는 것은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판결이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성을 일본에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지를 묻자 “여러 검토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입장 철회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판결은 향후 한·일 관계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의 소송이 이어지면 전체 배상액이 23조~2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ICJ는 양국이 동의해야 갈 수 있어 실질적 수단은 안 될 것”이라며 “해당 사안이 쟁점화되면 한·일 관계의 큰 장애물이 되니 양측 모두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법 “식민지배 책임 인정 않는 日인식, 대한민국 헌법 가치 위배”

    대법 “식민지배 책임 인정 않는 日인식, 대한민국 헌법 가치 위배”

    1997년 日 패소 뒤 2005년 국내서 소송 1·2심 日 판결 국내서도 효력 유지 판결 2012년 大法 “3·1정신 위배” 판결 뒤집고 “청구권, 손배소 적용 안 해” 배상 명확히 2013년 고법 배상 판결…재상고심 지연 양승태 재판 거래 의혹 딛고 역사적 결정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은 배상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법원의 판단이 국내에선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천명해 의미가 깊다. 나아가 식민지배에 따른 불법행위의 존재와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인식이 “대한민국 헌법 가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1943~1945년 당시 일본제철(이후 신일본제철을 거쳐 현재 신일철주금으로 바뀜)에 강제징용돼 노역에 시달리고 임금조차 받지 못한 강제징용 피해자 여운택·신천수씨는 1997년 일본 오사카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일본을 상대로 국제법 위반 및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금과 강제노동 기간에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3년 10월 9일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여씨와 신씨, 그리고 다른 피해자들인 이춘식(94)·김규수·이종철씨 등은 2005년 2월 28일 서울중앙지법에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3년 8개월에 이르는 긴 싸움의 시작이었다. 일본 소송처럼 우리 법원에서의 소송도 결코 녹록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서도 효력을 가져 우리 법원으로서는 일본 판결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5월 24일, 이인복·김능환·안대희·박병대 대법관으로 구성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는 하급심을 뒤집는 극적인 판결을 내놓았다. “일본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선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일본 법원이 피해자들을 일본인으로 보고, 한반도를 일본 영토의 한 부분으로 여겨 국제사법이 아닌 일본법을 적용한 점 등이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선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우리 헌법과 양립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1965년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맺은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이 배상청구권을 더이상 주장할 수 없는지도 핵심 쟁점이 됐다. 한·일 정부는 청구권협정을 통해 “양국 및 양국 국민의 재산과 청구권 문제를 해결할 것을 희망”한다며 일본이 대한민국에 3억 달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2억 달러의 차관을 주기로 정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확인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2012년 대법원 재판부는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아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反)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날 전원합의체도 “일본 정부가 불법행위와 배상책임의 존재를 부인하는 마당에 피해자인 대한민국 정부가 스스로 강제동원 위자료청구권까지도 포함된 내용으로 청구권협정을 체결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풀이했다. 2012년 대법원 판결에 이어 2013년 파기환송심에서 “신일철주금이 원고들에게 1억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며 피해자들의 눈물이 닦이는 듯했다. 그러나 신일철주금의 상고로 접수된 대법원 재상고심은 2013년 8월 접수된 뒤 5년 2개월 만에야 결론이 나왔다. 대법원의 재판 지연 의혹은 서울중앙지법 수사팀에 의해 단서가 상당수 드러났다.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의 고위 간부들이 2013∼2016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수차례 만나 강제징용 소송의 진행을 미루거나 결과를 뒤집는 방안을 논의한 정황이 발견됐다. 특히 행정처가 외교부로부터 전범 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의견서를 제출받아 이를 빌미로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넘겨 2012년 대법 판결을 뒤집는 방안을 정부 측에 직접 제시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를 위해, 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인 상고법원 도입과 법관 해외공관 파견을 늘리기 위해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은 대법원 2건, 서울고법 1건 등 전국에 14건이 계류돼 있다. 이날 판결로 다른 재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수사 속도…‘재판 거래’ 파헤친다

    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은 이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 이후 3일 연속 불러 조사를 이어 갔다. 검찰은 강제징용 재상고심이 2013년 8월 대법원에 접수됐음에도 5년 넘게 지연된 과정에 임 전 차장을 비롯한 양승태 사법부 고위층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과거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의 위안부 협상 타결을 위해 재판이 지연되길 원했고, 양승태 사법부 역시 상고법원 도입, 법관 재외공관 파견 등 숙원사업 해결을 원했기 때문에 ‘재판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차한성·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과 만나 강제징용 사건 처리에 관해 논의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을 지연시키고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달라는 청와대와 외교부의 요구 사항을 사법부 수장이자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확답해 줬다”면서 “그 과정에서 불법 문건이 생산되고, 이후 재외공관 파견이 추진되는 과정에 임 전 차장이 개입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소송 접수 13년 8개월 만에 확정 판결이 나옴에 따라 사법농단 수사 속도도 여론에 힘입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에서 계류되던 사건이 수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7월에서야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점이 법원을 향한 불신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선고가 검찰 수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국민 입장에선 ‘왜 질질 끌다가 수사가 시작되니까 부랴부랴 선고를 하느냐’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이날 선고에 대해 “재판 지연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의혹에 대해 새로운 참고 사항이 생겼다”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실제 배상까진 ‘험로’…위안부 등 일제 피해 소송 영향도 미지수

    신일철주금 국내 자산만 강제집행 가능 日, 위안부 소송 무대응…정식 재판 0건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지만 실제 배상이 이뤄지거나, 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 피해를 다루는 다른 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지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이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원칙적으로 한국 법원은 일본에 있는 신일철주금 자산이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없다. 대신 이 회사의 국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은 가능하다. 신일철주금은 현재 국내 기업인 포스코 지분 3.32%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70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우리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원고들이 일본 법원에 다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원고 2명이 이미 2005년 일본에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가 최종 확정됐기 때문에 일본 법원이 이번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측이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 지연 전략을 펼 여지도 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위안부 소송의 경우엔 ICJ 판례로 정립된 ‘국가면제원칙’의 적용을 받을 소지가 커서 이번 대법원 판결과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 앞서 2004년 이탈리아 법원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징집돼 강제 노역을 했던 루이키 페리니 등 자국 국민들에게 독일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페리니 판결’을 내렸지만, 독일 정부는 “이미 이탈리아에 배상 의무를 이행했는데, 이탈리아 법원이 독일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제소로 사건을 심리한 ICJ는 국가면제원칙을 적용해 독일 손을 들어 줬다. 강병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위안부 사건에서나 강제징용 사건에서나 일제가 저지른 행위는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국가를 상대로 행사될 수 없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페리니 사건을 판단할 때 ICJ도 독일의 불법행위를 심리한 게 아니라 국가면제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청구해 2016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 계류된 2개의 소송에 ‘무대응’ 중이다. 법원 관계자는 “일본 외무성에 서류를 보내도 계속 반송되고 있다”면서 “피고(일본 정부)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정식 재판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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