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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산자의 희망찾기] (4) 千법무에 듣는 파산

    [파산자의 희망찾기] (4) 千법무에 듣는 파산

    정치인 출신의 장관이자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 그는 인권과 민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지론은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에게 고품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생 법무’. 천 장관은 개인파산과 회생제도는 주요 사회안전망으로 그 기능을 다하도록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천 장관을 만났다. ▶파산제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채권자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채무자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가 아니다. 경제적인 파탄에 빠진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게 사회적 효용이 훨씬 크다는 합리적인 판단을 기초로 하고 있다. 두 가지 시선이 있다. 태만과 낭비 등 개인 책임론과 국가의 잘못된 정책 및 자본주의 시스템에 따른 불가피한 희생자라는 시선이다. 두 가지를 균형있게 봐야 한다.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이르고 빈부 양극화가 심해져 서민 생활이 어렵다. 가계부채를 급증시킨 정책 실패가 있었고 금융권의 카드 남발에 대해 감독 책임을 못했다. 이들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는 것은 인권과 삶의 질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파산하면 180개 이상 직업의 차별이 생기는데 개선 방안은. -그동안 파산자를 도덕적 파탄자로 대우했다. 금치산자나 한정치산자와 같이 취급했다. 파산으로 인한 직업 차별은 거의 모든 직종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별히 고도의 윤리성이나 신뢰 관계가 요구되는 직업을 제외하고 폐지해야 한다. 국회에 의원 발의 법안이 있다. 미국은 파산자에 대해 어떤 차별도 해서는 안 된다는 조문이 있다고 들었다. 취업 장벽을 허물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불법 채권추심으로 고통받는 채무자가 많은데 대책은 없나. -불법추심은 파산과 개인회생제도의 기능을 크게 훼손시키는 범죄 행위이다. 형법상 강요죄·협박죄로 처벌이 가능하며 추심업체는 기존 법률로 제재가 가능하다. 은행 등 금융기관과 일반채권자들의 과잉채무 독촉행위는 효과적으로 규제할 법률이 미비하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제도적인 허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검찰에 강력하게 단속토록 지시하겠다. ▶도산 제도에 미국의 ‘오토매틱 스테이´를 도입할 계획은 없나. -내년 4월 시행될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이른바 통합도산법의 제정 과정에서 파산을 신청하면 채권추심이 금지되는 오토매틱 스테이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도산절차 신청이 남용될 우려가 있어 보류됐다. 파산이 선고되면 면책 결정까지 강제집행이 금지 또는 중지되도록 하고 회생절차에서 법원이 모든 강제집행을 금지할 수 있는 ‘포괄적 금지명령제도’를 도입했다. 오토매틱 스테이가 도산 제도의 활성화에 유용한 만큼 연구를 하겠다. ▶보증 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개선할 대책은 없는가. -신용불량에 이르게 된데는 본인 과실도 있지만 친·인척과 지인의 보증으로 인한 것도 많다. 보증은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제도이지만 우리는 비자본주의적인 문화가 결합해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있다. 보증 채무로 인해 서민들이 받는 고통도 크다. 호의(好意)보증의 법률적 효력을 제한하고 보증책임 성립요건을 강화하며 보증채무의 상속제한, 보증계약시 금융기관이 보증인에게 채무자 재산상태를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는 등 전반적인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와 협력해 특별법을 만들 수 있다. 파산 절차에서 보증인이 현저히 불이익을 받는다면 법원이 보증채무를 제한하거나 배당 또는 변제받지 못한 부분만 보증채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파산 과정에서 면제재산 범위를 확대할 방안은 없나. -도산제도의 주된 목적은 채무자의 갱생에 있다.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면제재산을 결정하고 그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서는 곤란하다. 현행법은 압류가 금지되는 재산만을 면제재산으로 하고 있지만 서민 채무자에게 부족하다. 지역에 따라 1200만∼1600만원의 소액보증금을 보호하는 등 면제재산의 범위를 확대토록 하겠다. ▶개인회생제도가 담보채권을 구제하지 않아 장점이 반감된다는 지적이 있다. -일정한 소득을 가진 채무자는 개인회생을 이용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유용하다. 현행 도산제도에서 개인회생 절차를 이용하게 할 유인책이 부족한 편이다. 담보채권을 개인회생의 대상에 포함하는 건 좋은 방안이다. 우선 주택담보채권을 포함시킬 수 있다. 농촌 지역은 특수성이 있는 만큼 연구를 해야 할 부분이다. ▶파산 및 회생에 대한 법률적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개인파산 및 회생에 대한 법률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파산·개인회생사건 구조가 활성화되도록 지시했다. 서울, 부산 등 7개 대도시에서 파산·개인회생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전담직원 89명을 확충해 매년 1만건의 파산 및 개인회생을 구조하도록 하겠다. 파산과 개인회생은 채무자 스스로 서류를 작성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본인 신청 지원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해 2006년 1월부터 배부할 예정이다. ▶도산 제도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활용이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도산제도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제도 자체를 잘 알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다.‘법교육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파산과 개인회생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고 홍보할 생각이다.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갖춘 나라가 선진국이다. 파산제도, 보증제도 등 민생과 밀접한 법과 제도는 선진국의 수준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대담 손성진 사회부 부장급 ●정리 안동환·이효연기자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급여는 압류대상 될 수 없어

    대기업에 다니던 중 채권자가 급여에 압류를 해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의욕을 잃고 살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로 채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되면 파산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선배가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월급도 300만원 이상 주겠다고 하는데, 파산을 신청하면 다시 급여가 압류되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파산법상 제한 사항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재영(27)- 파산을 신청한다고 급여가 압류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파산을 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는 언제든지 채무자 재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박재영씨가 지난번 직장에 다닐 때 급여가 압류된 점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합니다.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얻지 못한 채무자는 늘 급여 압류라는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일할 의욕도 떨어지겠죠. 둘째로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 합리적인 채권자들은 급여 압류를 포함해 대부분 추심 노력을 스스로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파산 신청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채무의 면책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간 채무자로부터 더 이상 회수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받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 비용을 지출해가면서 급여 압류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자동금지명령(Automatic Stay)제도를 두어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되면 모든 채권자는 어떤 경우라도 추심행위, 강제집행행위, 소송행위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를 고의로 어기면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고 위반행위를 무효화합니다. 원래 IMF가 우리나라에도 파산법 개정을 권할 때 도입항목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도 도입 취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일부 입법실무가들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이 제도가 성문법으로 존재하든 않든, 파산 신청은 채무자의 상환거부 의사표시를 명백히 해서 채권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확실히 있습니다. 셋째, 파산법상으로 파산을 했다고 취업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파산법이 아닌 다른 법에 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을 차별하는 규정이 있지만,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되기 전까지 단기간 제한을 받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채무자가 받아오는 급여 청구권을 배당의 재원으로 포함시킨다는 규정이 없으니, 사실상 파산법에 의해 급여가 압류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채권자에 대한 배당 재원이 되는 파산재단은 파산 선고 당시 채무자가 가진 모든 재산으로 구성됩니다. 이후에는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중이라도 채무자의 고유재산을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파산 신청부터 파산 선고까지의 기간 동안은 이론상 가산되지만, 그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파산 신청시를 기준으로 삼아 아예 문제의 여지가 없고 사실상 우리도 따르는 기준입니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파산했는데도 “돈 갚아라” 독촉

    Q불운이 겹쳐 6000만원의 빚을 졌고, 건축노동을 하는 처지에 추심에 시달려 왔습니다. 지난 3월에 파산 신청을 해,8월 면책 결정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채무독촉을 받지 않겠다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채권자인 모 카드회사로부터 채권 추심을 의뢰받았다는 신용정보회사에서 “채무를 감면해 줄 테니 변제를 하라.”는 우편물을 보내 왔습니다. 면책을 받았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내입니다. -김이음(43)- A면책결정은 채무자에게 변제 책임을 면하게 하는 것입니다. 반사적으로 채권자에게는 이제 더 이상 추심행위를 하지 말라고 명하는 효과를 가집니다. 따라서 김이음씨가 받으신 우편물이나 전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니 당연히 무시할 수 있습니다. 이전의 채권에 의해 강제집행을 한다거나 가압류·가처분 등의 법적 조치를 해도 모두 무효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추심에 시달려 온 김이음씨의 입장에서 추심을 다시 받는다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못한 경험입니다. 채권자가 대기업을 배경으로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회사의 직원이라면 특히 부담스럽습니다. 물론 무이자로 돈을 빌려 주었다가 알토란 같은 돈을 떼인 개인 채권자가 면책 이후라도 가끔 채무자에게 서운함을 표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다수인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거대 기업에는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도덕 기준이 요구됩니다. 조직의 힘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사람의 언동은 약자에게 큰 충격을 주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히 말만으로 폭행·협박이 되기도 합니다.“사랑한다. 결혼하자.”는 말도 여러번 반복하면 속칭 스토킹이 됩니다. 면책으로 변제 의무를 면했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거대기업의 조직원이 추심을 계속하는 행위는 강요죄의 미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폭행 또는 협박으로 의무없는 일을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미수범도 처벌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면책사실을 알면서 추심을 하는 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김이음씨는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돈 장사에게 돈 물어주라는 판결이 가장 고통스럽기에 민사소송이 제기되면 채권회사는 불법적인 추심행위를 계속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집행관 통해 본 ‘압류 인생들’

    [안동환기자의 현장+] 집행관 통해 본 ‘압류 인생들’

    빨간 딱지를 붙이는 사람들. 민사법원의 집행관을 이르는 말이다. 삶의 애환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격하는 이들이다. 악질적인 채무자도 있지만 궁지에 몰린 남의 집 세간을 압류하는 그들의 업무는 공무이더라도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사업 실패로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가 된 사람들, 몇푼 안 되는 전셋집을 내놓고 거리로 나앉아야 하는 사람들. 그들이 마주치는 ‘악밖에 남지 않은 인생’이다. 지난 5∼6일 서울중앙지법 집행관실의 집행2부와 5부의 압류와 경매, 명도 등 강제집행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6일 오전 서울 신당동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 아기를 업은 30대 주부는 “법원에서 명도집행을 나왔다.”는 말에 털썩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돈 벌러 나간 남편은 연락조차 되지 않고 있다.“보증금 6000만원이 경매로 넘어갔다고 하루아침에 800만원만 받고 나가라니…갈 데가 없어요.” 눈물을 글썽인다. 집행5부 최성배 집행관이 달랜다.“오늘은 예고차 왔으니 빨리 갈 곳을 마련하세요. 어쩌겠어요.” 팀원들의 표정도 어둡다.20년 베테랑인 서창민 과장은 “넋 나간 표정으로 자포자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한다. 이날 집행5부는 80대 노인의 단칸방부터 장애인의 임대 아파트 살림살이까지 들어내는,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했다. 집행관실에서 가장 기피하는 업무는 명도와 철거. 그렇지 않아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거리로 쫓아내려면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병으로 누운 채무자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애들을 보고 몇 만원을 되레 쥐어주고 온 일도 있다. 최 집행관이 지난해 12월 봉천동의 한 아파트에 명도 집행을 하기 위해 갔을 때다. 채무자는 팔순 노모와 50대 장애인 아들. 모자가 갈 수 있는 보호시설조차 없었다.“날이라도 풀리는 봄에 하자.”고 채권자를 설득했다.“사람부터 살려야지 무슨 수로 집행을 하랴.” 집행관들의 딜레마다. ●빚진 사회…무너지는 자영업자들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동의 한정식집. 집행2부 팀원들의 첫 목적지이다. 채권자와 열쇠기술자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채권자의 입회하에 굳게 닫힌 현관 열쇠를 따고 들어가자 30대 남성 1명이 “누구냐.”며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묻는다. 법원에서 나왔다고 하자, 사내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순간 몸싸움이라도 벌어질까 긴장했지만 그도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채권자였다. 사내는 닫힌 식당 안에서 홀로 숙식을 하며 주인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신왕식 집행관의 지시로 대형 냉장고부터 TV, 에어컨까지 돈이 될 만한 물품에 빨간딱지가 붙는다. 이 식당은 약속어음 600만원을 갚지 못해 유체동산이 압류됐다. 다음 행선지는 3600만원을 갚지 못한 대치동의 한 요가 학원. 카운터에 놓인 컴퓨터와 팩스, 전화기에 빨간딱지가 붙자 채권자가 불만을 토해낸다.“더 압류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거 팔아봐야 돈이나 되겠느냐는 항변이다. 사방 벽면이 거울로 덮인 수련실 안을 둘러본 신 집행관이 “뭐 있어야 압류를 하죠. 채권자가 한번 보세요.”라고 말한다. 채권자는 기대에 못 미치는지 긴 한숨을 내쉰다. 집행2부의 관할구역은 강남구. 요즘은 압류와 명도(건물이나 토지를 넘겨주는 업무) 집행 대상 대부분이 자영업자라고 한다.‘강남 경기’도 옛말이라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9개 집행팀의 하루 평균 압류 건수는 180여건. 집행2부,5부와 동행한 이틀 동안 다방, 보습 학원부터 벤처 및 영세기업 사무실까지 10여곳이 압류됐다.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대통령 인척, 변호사까지 삼성동의 한 원룸 건물 앞. 채권자인 카드사 직원이 “며칠째 사람이 없다.”며 탐문 결과를 전한다. 건물주의 동의를 받아 문을 따고 들어가자 12평 원룸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다. 곰팡이 핀 라면 국물부터 온갖 잡동사니가 널려 있다. 채무자는 청담동의 63평짜리 고급빌라에 살다가 쫓겨 왔다는 부도난 중소기업 사장. 이날 온 이유는 그의 카드빚 200만원 때문이라고 한다. 타워팰리스에 살던 전직 대통령의 인척부터 전직 장관, 변호사, 의사, 세무사까지 압류 대상은 다양하다. 신 집행관의 경험.“압류를 하러 갔는데 낯익은 사람이 문을 열더라고요. 이름만 대면 알 중견 연기자가 잠옷바람으로 서 있더군요.”신 집행관은 “서민들이야 카드빚이 대부분이고 재산도 뻔하지만 ‘있는 사람들’은 압류 전에 명의를 바꿔 놓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도시의 최첨단 요새, 압류도 피해간다 부촌일수록 압류 집행이 쉽지 않다. 집행관들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 곳은 타워팰리스와 평창동의 고급 주택가.‘요새’라고 표현한다. 타워팰리스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1층에서 신원 확인을 하고 인터폰으로 채무자와 대화를 나누지만 대개 “협조할 수 없다.”는 대답이나 욕설만 돌아온다. 지문 인식 열쇠나 암호화된 디지털 열쇠는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 집행관들은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온 압류 장면에 불만이 많다. 검은 양복을 입고 구둣발로 집에 들어가거나 아이들 앞에서 아무데나 빨간딱지를 붙이는 것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다. 압류 물품은 채권자 앞에서 모두 목록에 기재된다. 빨간딱지를, 그것도 보이는 곳에 붙이지는 않는다. 아이들만 있는 집은 더욱 조심스럽다. 혹 상처로 남을까봐 집 밖으로 내보내거나 데리고 나가 과자를 사주며 못보게 한다. ●돈 앞에서 전쟁! 곳간에도 인심은 없더라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을수록 집행관들은 곤혹스럽다. 명도나 철거 집행을 갔다가 양손에 식칼을 들고 휘두르는 채무자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똥벼락을 맞는 일도 심심치 않게 경험한다. 추석에는 채무자를 압박하기 위한 압류가 급증한다. 일명 ‘보따리 싸기’. 남대문과 동대문 등 시장 상인들의 물품을 압류하는 것을 가리키는 직원들의 은어이다. 추석 2주전부터 몰려든다. 채권자들이 추석 직전에 압류를 하면 물건을 팔기 위해서라도 상인들이 빚을 갚는 것을 노린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모 시중은행의 행장실이 압류됐다. 채권자가 19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은행을 상대로 마지막 히든카드를 던진 것. 은행장실에 빨간딱지가 붙었다. 은행측은 외부에 알려질까봐 사흘 만에 돈을 갚았다. 보복성 압류도 있다.‘축의금 압류’ 같은 것이다. 결혼식이나 회갑연을 겨냥해 채권자가 법원에 압류 집행을 신청한다.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이나 잔칫집에 가서 돈봉투를 수거하는 일은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축의금은 그 자리에서 누구에게 낸 것인지 판별해 수거한다. 6일 오후 방배동의 한 고급빌라 단지. 빌라에서 압류된 동산의 경매가 열렸다. 압류 대상자는 시가 30억원이 넘는 빌라 건물의 주인. 건축법 위반으로 선고된 벌금 50만원을 내지 않자 검찰청이 압류를 신청했다. 결정문의 메모지에는 ‘납부 의사가 전혀 없으며 욕설로 일관하는 고의적인 벌금 미납자’라는 검찰 의견이 기재돼 있다. 경매 물품인 냉장고는 이날도 유찰돼 최저가는 벌금에도 못 미치는 34만 3000원으로 떨어졌다. 팀원들의 쓴소리.“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순 거짓말입니다. 단돈 29만원밖에 없다는 전직 대통령처럼 있는 사람들이 더 뻔뻔해요.” sunstory@seoul.co.kr
  • 결혼 축의금 압류나설 땐 곤혹

    결혼 축의금 압류나설 땐 곤혹

    전국 법원이 허가한 동산 및 부동산의 경매·압류 등 강제집행 건수는 1997년 66만 5816건에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가파른 상승세를 타 처음으로 100만건 시대를 열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2003년 113만건에 이어 지난해 134만건으로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신청사건은 34만 7163건을 기록한 동산 경매로 전체 강제집행의 25.9%를 차지했다. 부동산 경매가 11만 3786건으로 뒤를 이었다. 주류를 이뤘던 카드빚으로 인한 강제집행은 올해 초를 정점으로 줄고 있다는 게 집행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동산 및 부동산 경매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요즘 동산 경매의 인기 품목은 PDP와 LCD 등 첨단 전자제품이다. 중대형 고급아파트의 인기도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지난 6월 감정가 25억원의 타워팰리스는 한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20억원으로 떨어졌지만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종 22억원에 낙찰됐다.
  • 사법보좌관 후보 47명 선발 12월부터 일선 법원 배치

    대법원은 법원조직법 개정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시행되는 사법보좌관제를 위해 총 47명의 사법보좌관 후보와 3명의 예비후보를 선발했다고 4일 밝혔다. 선발된 후보들은 법원 서기관(4급) 22명과 사무관(5급) 25명 등이다. 사법보좌관은 판사의 업무 중 법률과 대법원 규칙에 따라 경매 등 실질적인 소송 다툼에 해당하지 않고 판사가 직접 담당하지 않아도 되는 부수적인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사법보좌관은 판사의 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사법보좌관의 처분에 대해 불복하는 사건 당사자들은 판사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사법보좌관 후보자들은 이달 중 종합민원실 민원상담, 강제집행 현장 실태 파악, 시민사법모니터를 통해 분쟁과 관련된 설문 자료 등을 수집한 뒤 8월1일부터 4개월간 사법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12월부터 일선 법원에 배치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전두환 前대통령 ‘시간차 추징’ 김우중 前회장엔 특별반 가동

    검찰이 2∼3%에 불과한 추징금 집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에 나섰다. 추징금은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을 몰수하기 위해 부과되는 것으로 범죄에 대한 형벌로 가해지는 벌금과 다르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3년 이하의 노역에 처해지지만 추징금은 내지 않아도 신체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추징선고를 받은 사람들은 재산을 빼돌려 놓고 추징금을 내지 않으려 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런 방법으로 집행을 회피하고 있다. 추징은 당사자 이외의 재산에 대해서는 할 수 없고 시효는 3년이다. 단, 시효가 지나기 전에 추징금 중 일부라도 집행되면 시효는 다시 시작된다. 검찰은 2205억원의 추징금 가운데 533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친 전 전 대통령 소유의 부동산 6건을 시효만료에 대비해 한꺼번에 추징하지 않고 비축해놓고 있다. 시효 만료가 임박할 때마다 한건씩 집행해 시효를 연장한 뒤 24%의 저조한 집행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는 추징금 2629억원 가운데 80%인 2109억원을 집행했다. 추징을 피하기 위한 수법도 다양하다. 전 국회부의장 김봉호씨는 검찰에 분할 납부를 신청했으나 8억원 가운데 2억 7000만원만 납부해 검찰이 강제집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69)씨의 추징금 집행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 김씨가 귀국하면 지난달 대법원이 확정한 23조원의 추징금에 대해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김씨 소유의 골프장과 영종도 토지, 부인 명의의 호텔 등이 이미 처분돼 공식적인 재산이 없다. 김씨가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 비자금 등 재산을 찾아도 외교문제로 비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검찰의 고민거리다. 검찰은 김씨 등이 의도적으로 국내외로 빼돌렸거나 은닉한 재산을 찾기 위해 특별대책반을 꾸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동업할 때 친구에게 빌려준 돈 친구 파산땐 떼일 가능성 높아

    Q 직장을 2000년에 그만두고 친구와 동업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자금을 조달하고 친구는 영업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6개월도 안 되어 동업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고, 저는 추후에 지분을 돌려받기로 하고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경영이 어려워져 보증인으로서 제 집이 압류를 당했고 세금도 2000만원이 넘습니다. 약 2년간 이자명목으로 일정금액을 받긴 했지만 동업자는 2년 전부터는 전혀 채무를 갚지 않고 있어 현재 빚이 1억원을 넘습니다. 동업자는 재산이 전혀 없는 상태로 월세를 살고 있습니다. 벌어서 갚겠다고 말은 하지만 변제능력이 의심스럽습니다. 요즘 개인 파산이 쉽게 이루어진다고 하니, 만약 이 친구가 파산신청을 하게 될 경우 저는 제 의사와 관계 없이 채권을 떼이는 것인가요. -한호영(43)- A 이론상 채무자가 돈이 없다며 빚을 갚지 않을 때 채권자는 소송을 내서 채무명의를 얻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집행을 할 재산이 있을 경우에 효과가 있는 것이지, 재산이 없을 적에는 법원이 이것을 명하는 서류는 휴지이고, 채권이라는 것은 망명정부의 지폐처럼 되는 것입니다. 즉 채권의 가치는 채무자의 재산에 의존합니다. 동업자는 변제능력을 상실하였습니다. 고대에는 빚을 못 갚는 채무자를 노예로 만들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는 불과 100여년 전까지 노예제도가 있었습니다. 채무자가 자신의 장래 노동력을 담보로 빚을 얻고 이행하지 못할 때 채무노예가 되는 방식입니다. 현대의 법은 이와 같은 강제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채무자가 가진 재산으로만 채무를 갚고 나머지는 면제하는 방식을 인정하는데 이것이 파산입니다. 노예제도의 부인이지요. 물론 채무자가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갚는 방식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니까(명예롭고 도덕적인 길입니다), 그 가능성을 기대하고 재산을 투자하고 빌려주는 것도 자유로운 영역에 속합니다. 그런데, 명예나 도덕은 그것에 그칠 뿐 강제로 이것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국가기능을 벗어납니다. 도덕이나 명예는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강요할 수 없습니다.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는 빚에 몰렸을 때 이것을 떨구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것이 파산입니다. 일종의 보험입니다. 채권자로서는 항상 채무자가 재산이 떨어졌을 때 파산이라는 보험을 타 먹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채권자는 스스로 담보, 보증과 같은 위험 회피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채무자의 파산 위험에 대해서는,“안됐지만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직장다니면서 돈 안 갚는 친구

    저는 믿음과 신뢰라는 두 글자를 믿어 왔는데 지금 가슴이 아픕니다. 친구가 급전으로 500만원을 부탁해 2002년 6월 카드회사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아 친구에게 빌려 주었습니다. 친구는 한 달 후에 원금과 이자를 갚았지만 며칠 뒤에 다시 돈을 꾸어 달라고 부탁을 해 와서 다시 같은 방법으로 빌려 주었습니다. 그러다 몇 달 이자가 밀려 제가 카드대금을 막았고,2004년부터는 700만원의 서비스 한도가 다 되어 개인 돈으로 이자를 내고 있습니다. 친구는 얼마 안 되는 급여에서 50만원씩 서너번에 나눠 저한테 입금을 시켜주더니 2004년 12월부터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갚지 않고 전화도 안 받습니다. 우정을 깨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받고 싶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신희택(31)- 희택씨와 같은 분을 위해 법원은 간편한 법적 절차를 제공합니다. 바로 소액사건제도입니다. 가까운 법원(시·군법원 포함)에 가서 소정 양식에 당사자, 청구금액, 빌려준 날을 적어 넣고 약간의 인지와 송달료를 납부함으로써 소액재판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즉시 재판기일이 지정되고 간편하게 승소판결을 합니다. 이것으로 채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합니다. 다만, 막상 재산이 없는 자에게는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빚을 갚을 때까지 노역을 시킬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계산과 예측을 잘못해 빚을 못 갚는 채무자에게는 파산제도가 채무자의 면책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친구 사이에 흔히 돈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러나 가까운 사이라는 점을 악용해 이득을 얻으려는 나쁜 자들도 있는가 하면 상환노력을 했으나 세상 일이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에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이론상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면책받을 수도 없지만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말처럼 대부분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못 갚았다고 할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친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돈 빌려 준 사람의 분노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런데 친구에게 돈을 빌려 주면 친구와 돈 둘 다 잃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경험이 녹아 있는 지혜로운 속담입니다. 돈 거래는 전문적인 금융기관이 맡고 있는데 그곳에서조차 돈을 빌려주지 않는 어려운 사람이라면 사회보장제도의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친구와 돈 거래는 권하지 않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외국공관 車도 치외법권?

    주한 외국공관들의 자동차 주·정차 위반 과태료 납부실적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5일 지난해 주한 외국공관 84곳의 차량에 2487건의 주·정차 위반을 적발해 994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과태료를 납부한 경우는 3.6%인 89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단 1건도 납부하지 않은 공관이 66곳, 납부액은 356만원이었다. 그러나 내국인과는 달리 폐차 때 납부토록하는 등 강제로 과태료를 거둘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공관지역과 그 지역 안에 있는 비품류 및 기타 재산과 공관의 수송수단은 차압, 강제집행으로부터 면제된다.’는 빈협약 22조 2항 때문이다. 지난해 외국공관의 주·정차 위반 건수는 2003년(1918건)에 비해 29.7% 늘었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는 건당 4만원이다. 주·정차 위반을 많이 한 공관은 러시아(230건), 베트남(199건), 중국(180건), 필리핀(114건), 독일(109건), 이스라엘(107건) 순이었다. 코트디부아르(83건), 모로코(73건), 리비아, 이집트(이상 66건)도 많았다. 하지만 독일이 겨우 1건의 과태료를 낸 것을 빼고는 위반건수 상위 17위까지 납부 실적이 전혀 없었다. 미국은 35건 중 24건, 프랑스는 47건 중 6건, 스페인은 27건 중 4건에 대해서만 납부했다. 반면 아프가니스탄(3건), 노르웨이, 베네수엘라, 파나마(이상 2건), 콩고, 파라과이(이상 1건) 등의 공관은 과태료를 전액 납부했다. 시 관계자는 “외교통상부를 통해 외국 공관측에 과태료를 자진납부토록 요청했으나 납부율이 저조한 실정”이라면서 “특히 못사는 나라보다 부유한 나라가 위반 건수도 많고 과태료도 더 안 내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헷갈리는 法… 클릭하면 OK

    문:제 소유의 부동산을 아내에게 명의신탁하면 과징금이 부과되나요? 답:조세포탈, 강제집행면탈 등의 목적이 아니라면 배우자 소유 부동산에 대한 명의신탁이 가능합니다 (부동산실명법 제8조). 법무부는 이처럼 법무장관이 인허가권을 갖거나, 제재 권한을 갖는 16개 법률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할 때 법령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인터넷을 통해 미리 상담해 주는 제도를 시행중이라고 3일 밝혔다. 해당 법령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 신탁법, 상법, 회사정리법, 전자어음법, 공익법인 설립·운영법,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등이다. 상담을 원하면 법무부 홈페이지(www.moj.go.kr)의 법령사전상담제도 코너로 들어가 상담신청서를 작성하고 이메일이나 서면으로 법무부에 제출하면 관련 부서의 검토를 거쳐 20일 안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고정적 수입 없으면 회생 아닌 파산신청

    Q. 활자를 뽑아 배열하는 식자공으로 10년 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다 외동딸을 대학에 진학시킬 때 퇴직하였습니다. 퇴직금 5000만원으로 정육점을 인수하면서 급한 마음에 권리금은 사채로 충당했습니다. 월세와 이자로 매월 100만원이 나갔지만, 주변에 대형할인점이 들어설 때까진 그럭저럭 살만 했습니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을 겪으면 수요가 줄어 전세집을 빼서 월셋방으로 옮겼습니다. 가게 월세를 신용카드로 돌려막다 보니 카드빚만 7000만원이 됐습니다. 올해 초 정육점을 접고 막노동을 시작했지만, 불경기로 일거리마저 없어 월수입은 고작 120만원입니다. 딸아이는 대학을 그만뒀고, 세 식구 살기에도 버겁습니다. 저도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한수동(58) A. 변화는 모두에게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 듯 합니다.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으로 대부분 생활수준의 향상을 경험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쓸모없게 된 분야의 사람들은 희생되게 마련입니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재정적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수동씨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구제하려고 지난 9월23일부터 우리나라도 개인회생제도를 시작했습니다. 법원에서 이 제도를 허가하면 5년 동안 열심히 돈을 갚은 채무자는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지요. 그러나 수동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개인회생제는 미래의 고정적 수입이 확인돼야 하는데 수동씨는 부정기적인 막노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안정된 직장을 가진 근로자나 부동산 임대업자 등만이 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수동씨에게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개인회생은 개인파산의 변형된 형태입니다. 일부에선 파산을 ‘인생의 종착역’이라 표현하며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하나의 인생이 끝나면 채무에서 해방된 또다른 인생이 시작됩니다. 얼마 안되는 수입으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수동씨에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파산을 한다해도 모든 것을 다 내놓는 것이 아니며, 월세집, 생활도구, 옷가지 등 반드시 필요한 물건에는 강제집행을 하지 않습니다. 막노동으로 돈을 모아 카드빚 7000만원을 갚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자 때문에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목숨을 끊거나 강도질을 저질러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순 없습니다. 용기를 갖고 파산을 신청하십시오. 희망은 꿈꾸는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나눔세상] 길거리 내몰린 ‘쪽방 혜선이’…세밑을 울렸다

    [나눔세상] 길거리 내몰린 ‘쪽방 혜선이’…세밑을 울렸다

    엄동설한에 길거리로 내몰린 용산 재개발지역 쪽방촌 남매의 사연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분노는 곧 남매가 자라나면서 세상을 원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으로 바뀌었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진 30일 남매에게는 따뜻한 위로와 도움의 손길이 답지했다. 남매는 이날 세상이 각박하지만은 않다는 믿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서울 용산구 용산5가동 19 재개발 철거촌에서 살던 쪽방이 29일 법원의 명도집행으로 모두 헐린 세호(10)와 혜선(8·여)이 남매는 지난밤을 할머니 김옥순(66)씨가 몸져누운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외과병원 306호에서 보냈다. 좁은 보조침대에 모로 누웠지만 남매는 억울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꼭 껴안고 울기만 했다. 겨울방학을 맞은 남매는 또래 친구들이 스키장이다, 놀이공원이다 놀 궁리에 골몰할 때 당장 오늘 몸 누일 곳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뒤 생전 처음보는 어른들이 하나둘씩 병원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중구 을지로4가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최철진(33)씨는 “서울신문에서 본 혜선이의 모습이 네살짜리 딸아이와 비슷해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병상에 누워 있는 김씨에게 남매가 입을 내복과 함께 성금 10만원을 손에 꼭 쥐어줬다. 회사원 진철승(37)씨도 병원을 찾아 쌀 20㎏과 성금 10만원을 전달했다. 인터넷에서도 도움을 주자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인터넷 서울신문에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100여개의 대글이 달렸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같은 시간 2500여개의 대글이 몰려들었다. 청와대 게시판과 쪽방촌 관할 용산구청에도 글이 올라 강제집행을 비난하고 남매를 도울 길을 찾자고 입을 모았다. 평소 은행 갈 일이 없어 통장도 하나 없었던 김 할머니는 이날 네티즌의 아우성에 급하게 은행 계좌를 만들었다. 오후 10시 현재 김 할머니의 계좌에는 600여명의 시민이 모두 1740만 368원의 성금을 보내왔다. ID ‘희망천사’는 “저도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라 그냥 넘길 수 없어 겨우 한 끼 밥값 정도밖에 보탤 수 없는 형편이지만 도움을 전했다.”고 말했다.‘훌쩍’은 “연말에 술 한잔 안 하는 셈치고 송금했다.”면서 “아이들이 실의에 빠지지 않고 잘 자랄 수 있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이제까지 베푼 것 하나없이 살아온 우리 가족에게 이런 도움의 손길을 주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매도 이날 오후만큼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한편 쪽방촌 주민 3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용산구청 앞에 천막을 치고 “갈 곳 없는 주민들을 위한 가수용시설을 만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오후 4시30분쯤 경찰과 구청 직원 100여명이 들이닥쳐 천막을 모두 철거했다. 세호와 혜선이 남매의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2-280-510211(예금주 김옥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천막집 소원’ 남매의 악몽…쪽방 전격 철거

    ‘천막집 소원’ 남매의 악몽…쪽방 전격 철거

    “누가 우리 집 이렇게 망가뜨렸어. 우리 집 돌려줘.”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5가동 19 철거촌에서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세호(10)와 혜선(8·여)이 남매는 강제집행으로 무너진 4평 쪽방 앞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새해에는 천막집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자신들의 조그만 희망이 신문에 실린 바로 그날 거리로 나앉게 돼 서러움은 더했다.(서울신문 12월29일자 10면 보도) 방안에 있던 앉은뱅이 책상과 책장, 학교에 가져가지 않았던 교과서들도 이미 사라졌고 보일러도 없는 방에서 그나마 찬바람을 막아주던 벽에는 구멍이 뻥 뚫렸다. 이날 오후 2시쯤 관할 서울 서부지법이 명도집행을 실시해 남아 있는 40여가구 중 2가구를 허문 것. 게다가 남매를 돌보던 할머니 김옥순(66)씨마저 온몸으로 철거를 저지하다 용역반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몸져 누웠다. 남매는 결국 할머니가 입원한 용산의 한 외과병원 입원실 침대에서 모로 누워 이날 밤을 지샜다. 김씨는 “당장 이달 말까지 아이들 학교는 어떻게 보낼지, 퇴원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평 크기의 셋방에 사는 채화진(26·여)씨도 집이 헐렸다. 채씨는 “철거촌 세입자들과 구청, 재개발 조합측이 만나는 대책회의에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철거용역반원 10여명이 들이닥쳤다.”고 울먹였다. 주민대표 심순자(52·여)씨는 “주민들과 대책회의를 하기로 약속해 놓고 이 추운 겨울날 갑자기 이러면 어떡하냐.”고 항변했다. 서부지법 관계자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법에 따른 판결에 충실할 뿐”이라면서 “나머지 가구도 철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세호와 혜선이를 돕고싶다는 독자 여러분의 요청에 의해 계좌번호를 안내해 드립니다. 두 어린이집에는 은행통장이 없어서, 할머니 명의로 급하게 만들었습니다. 계좌번호 : 1002-280-510211(우리은행) 예금주 : 김옥순
  • 개인회생 변제 5년으로 단축

    개인회생제 신청자가 부채의 원금까지 감면받기 위해 이행해야 하는 변제기간이 8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다. 대법원은 최근 개인회생제 자문단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받아들여 채무 변제기간을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개인회생제 개선방안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대법원은 먼저 원금감면을 위한 변제기간 8년이 3∼5년인 미국·일본 보다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따라 관련 예규를 개정, 채무자가 5년 동안 변제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면 남는 원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매달 채무변제가 곤란한 농업·임업 종사자는 수개월 간격으로 변제할 수 있도록 했다. 월급생활자이거나 자영업자 등으로 한정됐던 신청자격도 지속적인 수입이 있다고 인정되는 아르바이트 또는 파트타임, 비정규직, 일용직과 계속 수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포장마차, 좌판 운영자 등에게까지 확대키로 했다. 대법원은 또 개인회생제 접수 때 준비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고 복잡하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종전 38쪽에 이르던 준비서류를 10쪽 가량의 간이양식 모음으로 간소화했다. 미비한 서류가 있어도 일단 접수한 뒤 추가로 제출을 요구키로 했다. 일부 금융권의 비협조로 부채확인서 등 소명자료를 받기 어렵다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채무자가 먼저 채권자 목록에 채권자의 이름과 주소·원금을 기재해 신청하고, 자료송부청구서를 받은 채권자가 자료를 보내오면 필요할 때 채권자 목록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부채확인서 발급과정이나 자료송부청구서의 수령 등으로 채무자의 개인회생제 신청 사실을 알게 된 채권자가 개별적으로 강제집행에 착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지·금지명령을 신청 접수일이나 늦어도 그 다음날 하도록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설] 사상 최고 이른 빚 독촉·개인 파산

    법원행정처가 내놓은 2004년도 사법연감을 보면 경기 침체의 여파가 얼마나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지급명령을 받아내기 위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 독촉사건이 지난해 138만여건으로 외환위기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개인파산 신청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배나 많은 3856건에 달했다.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했다.이밖에 가압류와 경매 등 강제집행도 40% 이상 늘었다. 이러한 수치는 37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들이 빚에 쫓기며 극도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정부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배드뱅크,개인워크아웃,개인회생제 등을 도입했으나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악순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 당국자들은 참여정부 말이나 다음 정부에 들어서야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민생활과는 거리가 먼 한가한 전망들만 내놓고 있다.사법연감 통계치에 반영될 정도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당사자들로서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누차 지적했듯이 빈곤을 벗어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일자리 창출밖에 없다.안정된 직장과 소득이 있어야만 희망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업 활동을 옭아매는 각종 규제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노동계도 분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개인파산 사상최고 “서민들은 제2의 IMF”

    개인파산 사상최고 “서민들은 제2의 IMF”

    ‘서민들은 제2의 IMF’ 지난해 서민경제를 보여주는 법원의 각종 지표들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서민들의 생계와 밀접한 부동산과 급여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및 경매처분이 급증한 것은 물론 독촉사건과 개인파산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경제난을 실감케 했다. ●독촉사건 사상 최고치 독촉사건은 채권자가 채무자와 법정 공방을 벌일 필요없이 서면으로 법원에서 지급명령서를 받아내는 간소한 형태의 금전청구방식이다.지급명령이 내려진 뒤 채무자가 2주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확정 판결의 효력이 생겨 채권자는 경매 등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 7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4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 독촉사건은 모두 138만 8250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59만 4건,1999년 61만 7441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독촉사건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뜻이다.독촉사건의 상당부분은 금융기관이 제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70여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 문제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압류·가처분도 대폭 증가 급여생활자나 신용불량자에 대한 압박수단인 가압류·가처분 신청도 급증했다.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가압류 사건은 모두 113만 8799건으로 2002년의 80만 5131건보다 41.4%나 증가한 것이다. 가압류 대상 물건으로는 동산이 소폭 증가하고 선박·항공기·건설기계는 줄어든 반면 부동산은 52만 6888건으로 48.2%,자동차는 19만 9727건으로 54.4%나 급증했다.이는 가압류가 생산설비 등 기업쪽보다는 보통사람들의 집과 차에 집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봉급생활자의 생계와 직결되는 급여 가압류는 지난해 전체 가압류 113만여건의 28.2%인 32만 13건을 차지했다.봉급생활자의 경제 여건이 그대로 드러난다. ●경매 등 강제집행도 큰 폭 상승 독촉·가압류 사건과 직결되는 민사집행 사건도 크게 증가했다. 채권자가 확정판결에 따라 경매를 요구하는 강제경매와 근저당권에 근거한 임의경매 등을 포함한 민사집행사건은 지난해 36만 5225건으로 2002년 25만 6917건보다 42.2% 늘었다.이런 수치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의 58만여건,1999년의 45만여건보다는 적지만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개인파산 최고치 경신 법원 파산부가 담당하는 회사정리는 38건,파산은 4159건,화의는 48건이 접수됐다.모두 4245건으로 2002년 1500건의 2.8배 수준이다. 파산부 담당사건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개인파산 신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개인파산 신청건수는 1999년 503건,2000년 329건,2001년 672건,2002년 1335건에서 지난해는 3856건으로 늘었다.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3759건으로 지난해 수준에 육박했다.최근 개인회생제 시행과 더불어 신청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파산, 그 이후] “살길은 있다”…파산자 카페 ‘희망가’

    [파산, 그 이후] “살길은 있다”…파산자 카페 ‘희망가’

    “저는 인터넷 쇼핑몰의 분양사기를 당해 파산했습니다.빚 6억원을 모두 면책받았습니다.우리가 잘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죽음을 선택하거나 숨어 살 정도로 죄를 지은 것은 아닙니다.우리 희망을 가집시다.”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국집.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파산카페 회원 20여명이 ‘선배’의 경험담을 듣고 있었다. 그는 ‘신용불량자가 돼도 우체국 거래는 가능하다.’,‘완전면책을 받으면 연대보증인 보증채무도 사라진다.’는 등 직접 체득한 정보를 설명했다.모두가 신용불량자로 파산 신청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회원들은 초등학생처럼 경쟁적으로 손을 들고 질문을 퍼부었다.그들은 직접 체득한 생생한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 ●아픈 마음 나누는 동병상련 회사원 이영선(가명·26·여)씨는 부모가 파산 위기에 있다.그의 아버지(60)는 36년동안 결근 한번 없이 공무원 생활을 했지만,사람을 너무 믿어 3차례나 보증을 선 끝에 1억원의 빚을 졌다.50대에 간신히 장만한 집은 5년만에 경매로 넘어갔다.어머니(56)는 친척에게 신용카드를 빌려줬다가 빚을 졌다.이씨는 회원들 앞에서 “두 분이 외가에 얹혀 살며 추심원 전화에 오금을 못 펴는 모습이 불쌍하다.”면서 “파산이라도 신청해 두 분을 지옥에서 구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그러자 회원들의 동병상련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개인 실책이 많아 완전면책이 힘들지 모르니 꼼꼼하게 준비하라.”는 충고부터 “하루빨리 파산을 신청해 두 분을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드리라.”고 걱정도 나눴다. ●상처,눈물…희망이라도 나누자 울산에서 올라온 정진화(가명·29·여)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언니가 선 보증과 카드빚을 갚으려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었다.정씨는 “지난해 카드 빚이 1억 3000만원이라는 고지서를 받아보고는 정말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면서 “우연히 알게 된 파산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했다.곁에 있던 양정석(가명·35)씨가 “다단계 빚은 진화씨 책임이라 면책이 어려울 것”이라고 한마디 거들자,정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안양에 사는 주부 강지선(가명·34·여)씨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지막 희망을 그렇게 짓밟으면 안 된다.”고 나무라기도 했다. ●‘예비파산자’우리도 전문가 파산 관련 서류를 들고 온 사람도 많았다.회사원 강지석(가명·28)씨는 파산신청서를 들고 와 자문을 구했다.강씨는 “변호사 수임료 100만원이 없어 직접 파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파산을 선고받고 면책 판정을 기다리고 있는 김태현(가명·44)씨는 “신청서에 처지를 과장하지 말고 심경을 진실하게 써야 하며 채무는 빠트리지 말고 모두 기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수첩에 받아적던 강씨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격으로 이 자리의 회원들이 진짜 전문가”라며 정보를 얻기에 분주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신용회복 지원 4개제도 운용 개인의 신용을 회복하기 위한 지원 제도는 크게 4가지가 있다. ●개인회생제도 오는 9월23일부터 시행되는 일종의 개인 법정관리제도이다.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재조정해 신용불량자를 구제한다.정기 소득이 있는 사람이 7년동안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받는다.개인 워크아웃제가 신협에서 빌린 돈이나 사채 돈을 구제하지 않는 데 반해 모든 채무를 포괄적으로 구제한다. ●개인워크아웃 신용불량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채무자에게 상환 기간의 연장,분할상환,이자율 조정,변제기 유예,채무 감면 등의 채무조정 수단으로 경제적 재기를 돕는다.채무액이 적으면 상환조건을 조절할 수 있고 보증 채무도 사라지지만,채무액이 3억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신청요건이 까다로운 단점이 있다. ●배드뱅크 채무자가 장기·저리로 신규 대출을 받아 채권기관에 빚을 변제하고,채권기관은 채무자에 대한 신용불량등록을 해제한다. 까다로운 소득증빙 요건이 없고 즉시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한시적으로 운용되는 데다,원금의 3%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해 부담이 크다. ●개인파산제도 채무자가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졌을 때 법원이 그 경위를 심리한 뒤 면책 선고로 빚을 탕감한다.조세 채무를 제외하고 모든 책임이 소멸되며 신분과 자격 제한도 사라진다.다만 공무원,변호사,공인회계사,사립학교 교원,의사,약사 등이 될 수 없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면책땐 공직생활 가능 파산은 모든 채무를 벗을 수 있는 면책의 필수적인 사전 절차이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파산으로 불이익이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꺼려한다.파산이란 말만 들어도 겁나게 하는 ‘카더라’는 식의 이야기는 사실 상당부분 오해에 지나지 않는다. 파산을 하면 호적에 빨간 줄이 가나? -호적에는 파산선고를 받은 사실이 올라가지 않는다.음주운전 전과기록이 호적에 기재되지 않는 것과 똑같다.다만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의 명부가 따로 있어 신원증명서를 발급받으면 파산선고 사실이 나온다. 하지만 완전 면책을 받으면 본적지에 통보하지 않으며,기록이 있어도 10년이 지나 복권되면 말소된다.또 형사 관련 일반조회에서는 파산과 면책 흔적이 남지 않는다. 파산은 가족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면책을 받으면 공무원이 되는 데도 지장은 없다. 파산을 하면 은행이나 신용거래가 불가능한가? -파산자의 신용거래는 신용불량자와 같다.지급정지를 당하고 거래하던 은행의 통장에서 돈을 찾을 수 없다.그러나 면책받은 뒤 채권기관에 내용증명을 보내 신용불량 해지 신청을 하면 신용거래법에 따라 정상거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해지 뒤에도 기록을 일정기간 갖고 있는 채권기관이 대부분이라 본인 명의로 신용거래하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상적인 금융 거래까지는 통상 몇 년이 소요된다. 카드가 연체되면 지명수배나 형사고소되나? -연체로 형사처벌이나 지명수배까지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형사처벌을 받으려면 채무자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목적으로 대출받고 고의로 연체하거나,대출받은 뒤 한 차례도 갚지 않거나,채권자를 속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 ‘카드깡’은 구제가 안 되나? -카드깡은 면책을 가로막는 사유가 된다.파산법 제367조 2항은 ‘파산의 선고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현저하게 불이익한 조건으로 채무를 부담하거나 신용거래로 인하여 상품을 구입하여 현저히 불이익한 조건으로 이를 처분하는 행위’를 과태파산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금액이 적을 때는 판사가 무시하기도 한다.판사가 재량면책 권한을 행사하여 일부 면책을 승인하기도 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가 말하는 ‘파산의 조건’ 파산하면 면책을 받아도 재기가 쉽지 않다.전문가들은 파산을 ‘죄와 벌’이라는 전근대적인 인과응보로 보는 데서 벗어나 채무자들의 경제적 재기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종학(경실련 정책위원) 경원대 교수는 “미국은 경제적 회생 여부가 파산의 가장 중요한 선고 기준이지만 우리는 파산에 이르게 된 원인만 따진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기업들의 청산가치를 따져 처분했듯 개인파산도 새출발의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종현 국회 입법정보연구관은 “면책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미국과 같은 ‘오토매틱 스테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파산자의 새 출발을 위해 파산면제 재산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면 채권기관의 무분별한 대출이나 카드발급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전병서 중앙대 법대 교수는 “파산선고를 받으면 30일 이내에 다시 면책신청을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합쳐 파산과 동시에 면책을 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그는 “법적으로 ‘낭비’는 면책의 불허가 사유이지만 그 기준이 명확치 않다.”면서 “과거의 낭비가 지금은 레저 개념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는 등 불합리한 측면이 많다.”고 비판했다. 임동현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국장은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배드뱅크도 실제로는 원금탕감 없이 빚을 모두 받아내고 있다.”면서 “채권자와 채무자를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파산시대] ① 파산이 희망이다

    개인 파산시대가 오고 있다.400만 신용불량자 가운데 120만명이 파산 대상자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은 충격적이다.그러나 파산은 두려워할 일이 아니다.파산은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재생의 출발점이며,위기에 몰린 개인과 가계를 지탱하는 사회안전망이다.사회·경제적 빚을 청산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이다.서울신문은 올해 파산자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파산시대를 맞아 탐사보도 ‘개인파산,몰락인가 재생의 길인가’를 마련,파산문제를 심층취재했다.제도권 경제활동에서 비껴나간 파산자들을 쫓아 파산의 뿌리를 캐고,이들이 다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를 진단했다.파산의 실태와 문제점,해법을 4회에 나눠 짚어본다. “단 한번도 연체없이 매달 갚았습니다.하지만 남은 건 빚과 가정파탄,망가진 생활 뿐입니다.”(32·파산한 회사원)“진저리 나는 압류통지서,직장마다 쫓아다니는 강제집행명령,더 이상 일할 병원도 없고 가슴 졸이며 사는 세월이 무섭습니다.”(41·파산 신청한 의사)“결혼을 후회합니다.남편만 믿고 살면서 사치나 낭비를 한 것도 아닌데….길거리에서 사은품까지 준다고 발급받은 카드가 악몽이 됐습니다.”(35·파산한 주부) 파산부 판사에게 제출한 파산자들의 자필 진술서에는 ‘카드 돌려막기’,‘가정파탄’,그리고 ‘재기’라는 세 단어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서울신문이 200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의 파산자 중 기록을 입수한 306명의 대부분은 정부의 ‘카드 장려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0년 이후 1인당 4∼5장의 카드를 집중 발급받았다.최소 6개월에서 최장 7년까지 돌려막기를 해온 이들은 2002년 하반기 카드사의 갑작스러운 한도축소로 단숨에 침몰했다.‘파산’과 ‘면책’은 이들이 겪는 이혼과 별거,질병과 자살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재기와 희망을 찾아 선택한 유일한 길이었다. ●목숨끊는 사람들…,파산이 희망 “로또 1등에 당첨돼 빚을 다 갚거나 파산을 신청해 모두에게 알리고 죄갚을 받든지,이도저도 안되면 우리 가족 모두 다같이 가는 것,아이는 빼고….” 지난해 7월 파산 신청 후 부인 송영애(가명·33)씨와 딸(9)을 남겨둔 채 목숨을 끊은 박모(35)씨의 유서에는 이런 사연이 씌어 있었다.박씨는 눈물 자국이 군데군데 남은 유서 말미에 ‘부자가 되라.’고 외동딸을 향해 절규했다.송씨 역시 남편의 삼우제 다음날 약을 먹었지만 목숨은 부지했다.빚은 송씨에게서 두 목숨을 거둬갔다.함께 살던 친정아버지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송씨 부부는 운영하던 유통업체가 부도나면서 9억여원의 빚을 진 다중채무자가 됐다.원금보다 커진 이자는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송씨는 같은해 10월 파산했다. 그는 “남편은 죽음으로 채권자들에게 죄값을 치렀으니 저라도 딸아이를 지키고 싶다.”고 판사에게 애원했다.그에게 ‘파산’과 ‘면책’은 딸을 지키는 유일한 희망이 됐다.석달 뒤 면책이 승인된 송씨는 어느 소도시의 한 슈퍼에서 일하게 됐다.월 40만원의 수입에 불과해도 딸과 함께 사는 소망을 이뤘다. ●‘실직’,파산으로 가는 적신호 대기업에 다녔던 최진호(가명·40)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실직했다.1년 뒤 외국계 의류회사에 재취업한 그의 가정은 안정을 찾았다.2002년 3월에는 저축한 돈과 주택자금을 대출받아 13평짜리 임대 아파트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내 회사와의 갈등이 그를 옥죄기 시작했다.회사측이 영업사원인 최씨의 업무접대비를 급여에서 해결하도록 규정을 바꿨기 때문이다.빚을 내서 영업을 하다 보니 실적은 저조해지고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들었다.결국 최씨는 권고사직을 당했다.이때부터 부인이 식당일을 하며 맞벌이에 나섰지만 최씨의 실직 기간이 길어지자 각종 카드 빚은 나날이 늘었다. 1년여만에 중소업체에 취직했지만 월 200만원의 부부 수입으로 더이상 카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친정 식구들의 카드까지 동원해 돌려막았으나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그 와중에 최씨의 회사는 부도가 났다.4번째 실직으로 연체가 시작됐다.2003년 6월부터 카드사는 일시불 청구를 요구했고,대환대출과 보증인을 강요했다. 카드사의 반복되는 독촉과 추심 스트레스,경제적·정신적 상실감으로 최씨의 부인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최씨는 지난 2월 파산했다.초조하게 면책 승인을 기다리는 최씨는 “한숨과 눈물로 미소조차 잃어버린 아내에게 다시 한번 사랑과 행복을 선물하고 싶다.”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 ●다단계판매 1년… 빚만 6000만원 박미진(가명·25·여)씨는 다단계판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6000만원의 빚을 안고 파산했다.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박씨는 친구의 소개로 다단계에 뛰어들었다.회사 동료들은 박씨에게 카드부터 만들 것을 권유했다. 처음으로 카드를 만든 박씨는 물품대금 400만원을 현금서비스를 받아 회사에 지불했다.직급이 상승된다는 기대에 박씨는 친구도 끌어들였다. 직급이 오르고 판매조직을 맡자 수입은 한때 300만원까지 올라갔다.박씨는 더 많은 카드를 이용해 현금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 물품대금을 갚는 데 400만원,판매망 관리에 600만원의 지출이 생겼다.영업부진과 반품,일을 그만두는 동료가 늘어나자 회사로 들어간 대금은 고스란히 박씨의 빚이 됐다.휴학생 신분이었던 박씨이지만 신청만 하면 카드가 발급이 되던 시절이었다.박씨는 11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다 지난 2월 파산했다.이혼한 어머니와 월세 23만원의 단칸방에 사는 박씨는 대학까지 자퇴하고 말았다. 안동환 유지혜 이재훈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빚 남기고 연락두절된 남편

    남편이 경영하던 가구점이 빚으로 넘어가고,남편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사업이 그 지경까지 왔는 줄 전혀 몰랐어요.신용카드사와 채권자들이 몰려와 빚을 갚으라고 아우성입니다.친정 아버지가 도와주셔서 전세 7500만원인 아파트는 제 이름으로 계약했는데도 채권자들이 전세금을 압류하겠다고 난리예요.제가 빚을 갚아야 하나요.살길이 막막해 5살,7살배기 딸을 데리고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내려가려 합니다.일을 내팽개치고 사라진 남편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껴 이혼을 생각합니다. -황순미- 황순미씨, 요즈음 경제가 불황이다 보니 기업들도,개인사업자들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실직자들이 날로 늘고 있습니다.생활이 어려워 빚을 쓰다 보니 신용카드대금,은행대출금,사채까지….눈덩이같이 쌓여만 가는 빚을 갚을 수 없게 돼 신용불량자가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신용불량자가 38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경영하던 가구점이 빚으로 넘어가고 사태가 그 지경이 될 때까지도 남편이 당신에게 의논 한마디 없었다면 많이 잘못됐던 것 같습니다.더구나 그 큰일을 수습하지 아니하고 행방불명되어 버리면 채권자들로부터 가족들이 시달림 받을 것을 생각해 보았는지….답답하네요.하지만 남편은 지금 걷잡을 수 없는 충격으로 앞뒤를 가릴 수 있는 판단력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순미씨, 남편이 사업하다 진 빚을 아내가 갚아야 되느냐고 물어왔는데 당신이 갚아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채권자들이 친정 부모님이 돈을 보태줘 당신 이름으로 전세 계약된 7500만원에다 강제집행을 하겠다고 협박을 한다는데,법적으로 부부재산은 별개입니다.채무 또한 별개로서 원칙적으로 남편 빚을 떠맡을 의무가 없습니다.설령 채권자들이 강제집행을 한다 해도 무효가 될 터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주의할 것은 채권자들에게 빚 갚을 시간을 달라거나,대신 갚겠다는 말을 절대로 해선 안 됩니다.‘나는 모르는 일이니 남편에게서 받으라.’고 단호하게 거절 하십시오.자칫 말실수를 하게 되면 남편의 채무를 떠맡을 수도 있습니다.어려울 때일수록 지혜롭게 난관을 극복해 나가길 바랍니다.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습니다. 사업이 그 지경될 때까지도 남편이 당신에게 말을 안했던 것은 충격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일부 사업하는 남편들 중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신경질과 짜증을 부리고 아내에게 돈을 구해 오라고 들볶으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도 있답니다.하지만 남편은 사업이 그렇게 어려웠는데도 내색조차 안했던 것을 보면 무척 과묵한 성격을 지닌 분 같습니다.아내에게 괴로움 주지 않고 혼자서 해결해 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결과적으론 더 큰 고통을 주고 말았습니다. 순미씨, 부부는 사랑도,기쁨도,슬픔도,어려움도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소중한 인생의 동반자입니다.긴 인생여정을 가다 보면 항상 평탄하지만 않아서 험난한 산도,굽이치는 강물도 만나게 됩니다.살다가 위기를 만날 때면 앞에서 끌어주고,뒤에서 밀어주며,마주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격려와 용기’로 부부가 한마음이 된다면 어떠한 위기와 시련도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힘들다 해서 마주잡은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부부입니다.남편은 이제껏 쌓아온 모든 것을 잃고,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고통을 준 죄책감으로 지금쯤 어디선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겁니다. 순미씨, 아이들과 함께 하루속히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로 내려가 마음의 안정을 찾으십시오.마음이 안정되고 나면 남편을 이해할 수도,살아갈 길도 보일 것입니다.실패는 극복 할 수만 있다면,한평생 살아가는 데 훌륭한 스승이 됩니다.순미씨.하나를 잃고 둘,셋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젊음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해 있습니다.가진 것을 다 잃었다 좌절하지 말고,새로운 것을 갖기 위해 다시 시작 하십시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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