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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韓, ILO 협약 비준하라”… 무역분쟁 절차 개시

    韓 “경사노위 지원 등 비준에 최선”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무역분쟁을 제기했다. 한·EU FTA 협상 당시 우리가 약속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8년 가까이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정부 대표단과 EU 집행위원회 대표단이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한·EU 간 관련 협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대환 노동부 국제정책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과 마들린 튀닝가 EU 집행위원회 통상과장 등 EU 대표단 2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EU는 지난달 17일 “한국이 한·EU FTA 협정에서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13장 4조 3항 이행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정부 간 협의를 요청했다. 4조 3항은 한국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은 1991년 12월 ILO 정식 회원국이 됐다. 하지만 핵심협약으로 분류되는 8개 가운데 결사의 자유(87호·98호)와 강제노동 금지(29호·105호)를 포함해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국정과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에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를 세워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협의에서 김 국제정책관은 “정부가 ILO 핵심협약을 조속히 비준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 대표부 대사는 “FTA 발효 8년째인 올해는 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치마 속 몰카 ‘업스커팅’ 금지법…英상원 통과, 최대 금고 2년 가능

    치마 속 몰카 ‘업스커팅’ 금지법…英상원 통과, 최대 금고 2년 가능

    영국 상원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는 행위인 ‘업스커팅’을 범죄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CNN 등 외신이 1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업스커팅 금지법은 현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 절차만을 남겨놨다. 이에 따라 입법이 완료되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업스커팅을 하다가 붙잡히면 2년 이하의 금고형(강제노동을 과하지 않고 수형자를 교도소에 구금하는 일)을 받을 수 있고 악질범인 경우 성범죄 가해자에 이름이 등록될 수 있다. 이같은 소식에 업스커팅 피해자 지나 마틴(26)은 트위터를 통해 법안 통과를 누구보다 환영했다.2017년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한 콘서트에서 두 남성이 자기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는 것을 직접 잡아 경찰에 신고했던 그녀는 이들 남성을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이 “마틴은 속옷을 입고 있어 사진이 충분히 상세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들을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녀는 업스커팅 처벌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에 나섰고 무려 10만 명이 넘는 서명을 이끌어냈다. 이 법안은 지난해 하원에서 노동당 의원에 의해 처음 발의됐지만, 보수당의 한 의원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제지에 나서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었다. 당시 노동당은 물론 나머지 보수당 의원들도 이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테레사 메이 총리도 무산 직후 트위터에 “실망감을 느낀다”고 밝히며 법안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후 법안은 재표결을 통해 상원까지 올라온 것이었다. 영국에서도 스코틀랜드는 이미 2009년부터 업스커팅을 관음증 일부로 명시해 법적 처벌을 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스코틀랜드의 업스커팅 처벌은 전통 치마인 킬트를 입는 남성들 역시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업스커팅을 전면 처벌하는 나라로는 호주와 뉴질랜드 정도가 있으며 미국은 일부 주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이달 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논의 마무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이달 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논의 마무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도 이달 안 논의 마무리 민주노총, 오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결정 완전체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될까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를 2월 임시국회 전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ILO 핵심협약 간 빅딜설에 대해서는 “개별 사안으로 노사정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 위원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사회적 대화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문 위원장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집중적으로 논의해 1월 말까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사정 합의가 마무리 되는 대로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공익위원인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시간 단축의 의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영계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노동계가 우려하는 건강권과 임금보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논의하고 있는 박수근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위원장은 “해고자, 실업자도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단결권은 지난번 공익위원 안 발표로 끝났고, 단체교섭과 쟁의는 노사합의를 추진하되 합의가 안 되면 공익위원 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ILO 핵심협약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가입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정치적 견해나 파업 참가 등을 이유로 한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4일 홍 부총리가 경사노위를 방문하고서 언급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와 ILO 핵심협약 비준 간 ‘빅딜설’에 관련, 박태주 상임위원은 “두 사안을 다루는 의제별 위원회를 결합해 빅딜 가능성을 논의한 바 없다”면서 “2월 국회에서 가능한 한 (두 사안이) 같이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밖에서는 투쟁으로 안에서는 경사노위 참여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유기적으로 가동하겠다”며 참여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는 현재 집행부의 핵심공약이었기 때문에 대의원대회에서 가결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성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완전체로서 사회적 대화기구를 위해 민주노총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격차해소, 산업구조개편 등을 책임 있게 논의하려면 중요한 주체인 민주노총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참여할 경우 논의 절차에 대해 박태주 상임위원은 “의제별 위원회에서 민주노총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며, 운영위원회와 본위원회에서도 민주노총이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최대한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홍남기 ‘탄력근로 확대·ILO 핵심 협약’ 빅딜 가능성 첫 거론

    홍남기 ‘탄력근로 확대·ILO 핵심 협약’ 빅딜 가능성 첫 거론

    사회적 빅딜 형식으로 해법 찾을 듯 민노총 “洪, 재계 입장 대변 큰 우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동시에 추진하는 ‘빅딜’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했다. 두 사안을 놓고 정부와 노동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새 돌파 전략이 될지 주목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찾아 문성현 위원장을 만나 “최대 현안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ILO 핵심 협약 비준 등에서 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협의를 잘 진행해 2월 국회 입법까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도 “탄력근로제와 ILO 비준 문제는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게 아니다”라고 화답했다.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을 수렴해 현재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홍 부총리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경제활력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반면 노동계는 단위기간 확대에는 반대 입장이지만, 퇴직자의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ILO 핵심 협약 비준에는 적극적이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 “어려운 경제 문제를 푸는 데 사회적 대화, 사회적 빅딜 방식이 필요하지 않냐”면서 “광주형 일자리 등도 사회적 빅딜에 따라 추진하는 사항이고 경제 문제를 푸는 데 빅딜 방식을 가능한 한 많이 활용하려고 한다”고 노동계와의 빅딜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 위원장도 이날 두 사안을 노사 간 패키지 합의로 푸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노동계가 서로 원하는 사안을 놓고 주고받기식으로 의견 접근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홍 부총리가 문 위원장을 방문한 것 역시 문 위원장의 노동계에 대한 영향력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노동계는 일단 빅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제부총리가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정책들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어떤 의제에 대해서 협의하는 게 아니라 서로 바꾼다는 식의 접근은 민주노총과 조합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전했다. 우리는 1991년 ILO 15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ILO 전체 협약 189개 가운데 29개만 비준한 상태다. 특히 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와 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를 비롯해 29호(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105호(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 등 핵심협약 8개 중 4개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전범 망각한 日, 금도 넘은 여론몰이… 한국 대응전략은 ‘절제’

    2011년 위안부 중재위 요청은 묵살 이번엔 기한 못박아 공식 협의 요구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수순 밟는 듯 “한국 여론전 안 밀려… 신중 대응을”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노동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일본 고위 관료들의 과도한 언사와 일본 정부의 외교적 결례가 금도를 벗어낫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 9일 한국에 첫 외교적 공식 협의를 요청하면서 일방적으로 ‘30일 이내’라는 답변 시한을 제시했다.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직후 도발적 언사를 동원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지난해 11월 “(대법 판결은)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한국 측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 침략과 태평양전쟁 등을 일으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전범국으로서 반성은커녕 오히려 피해국에 호통을 치는 안하무인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지난 9일 한국 정부에 ‘30일 이내’라는 시한을 제시한 것도 제국주의적 만행을 망각한 적반하장 격 행태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본 초계기가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저공 위협을 해놓고도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를 조준했다며 일방적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할 전망이다. 중재위원은 총 3명으로 양국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중립적인 위원으로 정한다. 일본은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은 국가 간 협정이 개인청구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재위 자체는 열린 적이 없다. 2011년에는 한국이 한·일 위안부 협정과 관련해 중재를 요청했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았다. 이어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ICJ)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한국의 동의 없이 재판이 성립될 수 없지만, 국제 여론전을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이 국제사회 여론전에 밀리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절제된 반응을 하는 게 더 장기적으로 한국의 신용도를 높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총리실을 중심으로 강제노동 피해자 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일본의 급한 행보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며 “충분히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대응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금도 넘은 日 여론몰이, “한국 차분히 맞서라”

    금도 넘은 日 여론몰이, “한국 차분히 맞서라”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일제 강제노동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일본 고위 관료들의 과도한 언사와 일본 정부의 외교적 결례가 금도를 벗어낫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 9일 한국에 첫 외교적 공식 협의를 요청하면서 일방적으로 ‘30일 이내’라는 답변 시한을 제시했다.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직후 도발적 언사를 동원했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지난해 11월 6일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한국 측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 침략과 태평양전쟁 등을 일으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전범국으로서 반성은커녕 오히려 피해국에 호통을 치는 안하무인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지난 9일 한국 정부에 ‘30일 이내’라는 시한을 제시한 것도 제국주의적 만행을 망각한 적반하장 격 행태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본 초계기가 한국 광개토대왕함에 저공 위협을 해놓고도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를 조준했다며 일방적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할 전망이다. 중재위원은 총 3명으로 양국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중립적인 위원으로 정한다. 일본은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은 국가 간 협정이 개인청구권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재위 자체는 열린 적이 없다. 2011년에는 한국이 한·일 위안부 협정과 관련해 중재를 요청했지만 일본이 응하지 않았다. 이어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ICJ)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한국의 동의 없이 재판이 성립될 수 없지만, 국제 여론전을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이 국제사회 여론전에 밀리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절제된 반응을 하는 게 더 장기적으로 한국의 신용도를 높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총리실을 중심으로 강제노동 피해자 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해 구제 기금을 만드는 방안이 대표적이지만 일본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가능할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국 정부가 맞불을 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일본의 급한 행보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며 “충분히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대응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단독]“강제노동 외교 협의 30일 내 답하라” 日의 도발

    [단독]“강제노동 외교 협의 30일 내 답하라” 日의 도발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지난 9일 한국 정부에 보낸 외교적 협의 요청 문건에 답변시한을 ‘30일 이내’로 못박아 명시한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과도하고 부적절한 공세를 이어 가는 가운데, 상호 간 심사숙고할 문제에 시한을 특정해 답변을 강요하는 것은 상대국의 주권을 무시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일본 외무성이 지난 9일 한국 측에 건넨 문건에서 한·일 정부 간 협의를 공식 요청했는데, 그 문건에 답변시한을 30일 이내로 명기했다”며 “국가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답변시한을 명시한 건 외교적으로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은 일본 외무성이 지난 9일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한국 법원의 신일철주금 자산압류 결정에 대해 항의하고 정부 간 외교적 협의를 요청하면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3일 신일철주금 징용 피해자들이 신청한 합작회사 PNR 주식 압류 신청을 수용했다. 한·일 관계에 정통한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답변시한은 한국에서 정할 문제”라며 “일본이 민감한 시점에 일방적인 시한을 제시한 건 외교적으로 심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 간에도 ‘답변을 며칠까지 해라’는 표현은 압박으로 느껴져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며 “하물며 외교적으로 정제돼야 할 국가 간 문서에 답변시한을 지정한 건, 그때까지 답변을 안 하면 추가적으로 행동에 나서겠다는 경고성 표현이어서 받는 입장에서는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 측이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므로 한국 정부가 답변시한을 지킬 필요도, 의미를 둘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일단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예 답변을 하지 않는 것도 대응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수능 본 고3은 ‘알바 찬밥’… 위험천만 ‘배달 라이더’로 몰린다

    수능 본 고3은 ‘알바 찬밥’… 위험천만 ‘배달 라이더’로 몰린다

    “수능 끝, 알바 시작.”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교 3학년생들이 대거 ‘알바(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기가 녹록지 않다. 미성년자의 끝자락에 있다는 점과 대학 입학까지 두 달 반 정도만 일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알바 시장에서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3들은 일용직이나 비교적 환경이 열악한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저임금 보장은커녕 최소한의 인권과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사회를 향한 첫걸음부터 좌절을 맛보다 “미성년자는 알바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요.” 고교 3학년생인 장모(18)양은 지난 11월 15일 수능을 본 이후 지금까지 알바 35곳에서 모두 퇴짜를 맞았다. 장양은 “연령 무관이라고 표시된 식당과 카페, 호텔 등에 지원했는데도 ‘미성년자는 안 받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면서 “이럴 거면 왜 ‘연령 무관’이라고 적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고3 수험생인 이모(18)양도 “수능 끝나고 알바앱을 통해 일자리 구하기에 나서봤지만 단 한 곳에서도 합격 소식이 오지 않아 지금은 포기했고, 주변 친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이 알바 시장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높은 알바터인 카페에서는 대체로 ‘고등학교 졸업’ 혹은 ‘20살 이상’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사업주들이 미성년자를 고용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는 바로 고용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 주인은 “고3들은 대학 입시를 비롯해 학업을 이유로 알바를 언제든지 관둘 수 있기 때문에 잘 채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0)씨도 “알바하겠다고 찾아온 고3 학생들을 면접했는데 전부 ‘오래 일하겠다’고 했지만, 2월이 되면 입시 일정으로 빠지기 일쑤고 대학이 개강하고 나면 대부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돌려보냈다”면서 “적어도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알바를 구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53)씨는 “11월 중순에 채용공고를 올렸더니 수능을 마친 학생 4명이 연락해 왔지만 다 거절했다”면서 “술과 담배를 미성년자가 살 수 없는데, 미성년자가 파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10대들의 치열한 알바 쟁탈전 실제로 수능 직후 알바 시장에 풀리는 고3 학생의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 12월은 10대들의 ‘알바 대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취업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해 10대들의 월별 구직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12월에 구직에 나서는 비중이 43.5%로 연중 가장 높았다. 올해 이번 달 1일부터 16일까지는 13.1%를 기록 중이며, 연말까지 집계하면 30%를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겨울방학 기간인 올해 1월이 15.0%, 여름방학 기간인 7월이 14.2%로 뒤를 이었다. 또 지난달 알바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1632명을 대상으로 ‘알바를 처음으로 시작한 나이’를 설문한 결과 평균 19.4세로 나타났다. 수능이 끝난 뒤가 32.0%로 가장 많았고, 대학 입학 이후도 31.1%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고등학교 24.8%, 중학교 7.1% 순이었다. ●목숨 걸고 질주하는 청소년 라이더들 인기 알바를 구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주로 단기·단순 노동 위주의 극한 알바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차량 사이를 위험천만하게 달리는 배달 ‘라이더’가 대표적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는 이모(18)군은 매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하루 12시간 일을 하고 월 250만원 정도를 받는다. 배달은 ‘신속’이 생명이다 보니 늘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아찔한 질주를 한다. 그런데도 ‘4대 보험’에는 가입돼 있지 않다. 이군은 “10대들은 단순 노동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특히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서 배달량이 늘어나 일손이 부족하다”면서 “배달일이 춥고 위험하다 보니 다른 알바보다 비교적 빨리 구해진다”고 말했다. ‘라이더’ 알바생들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비하와 무시를 당해 힘들어하는 알바생이 많다. 김모(18)군은 “눈이 많이 오는 날 눈을 맞아가며 힘들게 음식을 배달했는데, 음식을 받던 한 여성이 자신의 아이에게 ‘눈사람에게 인사해야지’라고 말하며 저를 눈사람 취급했다”면서 “‘이런 배달일을 언제까지 하고 있을 거냐’며 무시하는 손님도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알바 현장에서 청소년은 ‘을(乙) 중의 을’ “최저 시급을 지난해 기준(6470원)으로 받겠다고 했는데도 떨어졌습니다.” 청소년들은 운 좋게 알바를 구하더라도 현장에서 지독한 ‘을’의 신세로 내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권침해를 당하는 등 업주의 횡포에 휘둘리는 일이 잦은 것이다. 근무시간을 고무줄처럼 늘리고, 휴식시간을 주지 않고, 업주의 폭언·폭력에 시달리는 일도 다반사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에 따르면, 고교생 A군은 시급을 그해 최저임금 수준으로 준다는 편의점 알바 공고를 보고 면접에 응시했다. 하지만 점주는 “최저임금은 경력직일 때의 얘기”라며 공고 내용과 다른 말을 했다. 그러면서 “초보이기 때문에 수습기간으로 보고 시급 6000원만 주겠다”고 제안했다. A군은 “채용 공고에는 초보도 상관없다고 돼 있었다”는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B군은 식당에서 하루 9시간씩 주 6일을 근무하고 월 180만원을 받았다. 퇴근 시간은 자정이었지만, 업주가 ‘책임감’을 강조하며 추가 근무를 종용해 새벽 2시는 돼야 퇴근했다. 이에 B군은 “퇴근 시간만큼은 지켜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업주는 “너처럼 생각하는 직원과는 일하기가 벅차다”면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며 해고를 통보했다. 업주는 B군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수당도 주지 않았다. 게다가 B군은 근로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 부당 해고를 공식적으로 증명할 방법도 없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알바생 59.3%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8%는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근무 조건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은 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청소년은 25.8%, 임금을 약속한 날짜보다 늦게 지급하거나 아예 주지 않는 경우는 28.8%에 달했다. 근무 중 폭언과 폭행, 성희롱에 노출된 청소년도 9.4%로 집계됐다. ●“알바생은 ‘알바 십계명’을 잊지 마세요” 직장 내 갑질의 피해자 상담과 법률 지원을 하는 ‘직장갑질 119’는 수능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14일 곧 사회로 나가는 고3 청춘들을 위한 ‘알바 꿀팁 십계명’을 발표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알바 갑질 제보가 많이 접수돼 꿀팁 십계명을 만들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슬기로운 직장생활- 알바편’ 꿀팁 십계명에 따르면 일하기 전에는 ▲채용공고 캡처하기 ▲근로계약서 쓰고, 받기 ▲최저시급 확인하기 ▲4대 보험 가입 등이 ‘꿀팁’으로 제시됐다. 일을 하는 도중에는 ▲일한 시간 체크 ▲괴롭히면 녹음하기 ▲주휴수당 챙기기 ▲유급휴가 챙기기 등이, 사직할 때에는 ▲사직서는 신중하게 ▲강제노동은 불법 등이 제시됐다. 이는 근로기준법을 근거로 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알바생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1년 미만 계약직이나 청소, 판매, 서비스 등 단순노무직일 경우에는 수습기간이라도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100% 받아야 한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했을 때에는 주휴수당도 받을 수 있다. 이는 수능을 마친 고3뿐만 아니라 모든 알바생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미성년자라고 해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 ●청소년 알바생 노동권 보장에 나선 정부 정부도 청소년 알바생 보호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근로보호센터를 통해 청소년이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으면 상담을 제공하고 현장 도우미를 연계해 해결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올해 한 해 상담건수는 3만 1173건, 중재에 성공한 건수가 1만 7785건으로 집계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청소년 알바 상담 대부분이 법적 절차로 가기에는 애매한 소액임금 미지급이 많다”면서 “현장 도우미들은 업주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대신해 업주와 면담을 하는 식으로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올해 약 600회에 걸쳐 진행한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을 내년에는 1800회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여가부 관계자는 “올해는 주로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면서 “교육 요청이 늘어나는 만큼 내년에는 일반 중·고교와 학교 밖 청소년, 알바 현장의 고용주들까지도 교육 대상으로 확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정규과목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작 1~2시간의 노동 교육만으로는 노동 현장에서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기본적인 것도 배우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점규 직장갑질 119 운영위원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주휴수당, 주52 시간, 특례업종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외 선진국처럼 중·고교생 때부터 노동권과 관련한 분야를 정규과목으로 편성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용균씨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노동자와 시민을 죽게 만든 기업은 망하게 만들자”

    용균씨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노동자와 시민을 죽게 만든 기업은 망하게 만들자”

    “가슴이 타 틀어가 터질듯한 느낌입니다. 다른 부모는 꼭 겪지 않길 바랍니다.”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19일 “오늘도 아연실색할 만큼 위험한 곳에서 우리 용균이 동료들이 일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김씨는 이날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회적 참사 특조위)가 중구 포스트타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안전사회 토론회에 참석해 ‘제2의 용균씨’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이렇게 말했다.김씨는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향해 “우리가 선출해 나라 살림을 맡긴 당신들은 진실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파악하고 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용균이의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 태안화력발전소 1∼8호기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의 공유정옥 활동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노동자 건강권’이라는 주제로 발언을 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사망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이민호(19)군과 2016년 5월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모(19)군 등을 언급하며 “한국 사회 구성원 가운데 가장 튼튼한 이들의 목숨이 노동자의 삶을 시작하자마자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같은 우리 일터에서는 청년이든 고령 노동자든 죽고 다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제와 시혜, 노동력 관리로서의 안전 보건이 아니라 인권으로서 노동자의 건강권이 필요하다”면서 “노동자들에게 작업장의 유해·위험 요인들을 알권리, 위험한 작업을 회피하거나 안전 관련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치료하고 재활할 권리, 노동조합을 조직할 권리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어머니 김씨는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의 발언을 경청했다. 특히 “유엔 인권조사관이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보고서와 관련해 정보를 내놓지 않고 일을 시키는 것은 사기, 기만, 착취, 강제노동이라고 했다”, “노동자와 시민을 죽게 만드는 중과실을 낸 기업은 망하게 만들자”, “인명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사고가 나도 괜찮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관리감독 기관은 노동자가 죽는 게 큰일이 아니라 기업이 멈추는 게 더 큰일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등의 발언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유엔 “北, 이산상봉 재개·외교 노력 환영”… 인권 분야 일부 재평가

    EU·日 주도… 14년째 전원 합의 채택 ‘남북 정상 간 만남’은 11년 만에 명시 정부 “남북 인권 노력 국제사회 공감” 공개 처형·고문 등 심각한 우려 표명 김정은 겨냥 ‘책임 있는 者’ 제재 권고 안보리 이사국 북한 인권토의는 무산 북한의 인권침해 중단과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14년 연속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결의안에는 강제수용소의 즉각 폐쇄와 모든 정치범 석방, 인권침해에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책임규명 등이 담겼지만 올해는 11년 만에 남북 정상 간 만남이 명시되고 이산가족 상봉 재개도 인권 분야의 노력으로 재평가를 받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18일 “북한인권결의안이 표결 없이 채택됐다”며 “현재 진행 중인 외교 노력을 환영하고 인권과 인도적 상황의 개선을 위한 한국의 대화 중요성에 주목한다는 문구가 예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결의안은 예년처럼 유엔 주재 유럽연합(EU)·일본 대표부가 작성을 주도했다. 정부는 2008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고 올해도 61개 공동제안국의 일원으로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다. 다만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비롯해 남북이 추진한 인권 분야의 노력은 평가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 국제사회가 대체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결의안에는 “이산가족 문제의 긴급성과 중요성 면에서 올해 8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된 것, 9월 19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인도적 협력을 강화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이 유엔총회 본회의 결의안에 언급된 건 2007년 남북 정상의 10·4 공동선언 이후 11년 만이다. 결의안은 현 시점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랜 기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강제수용소 폐쇄, 모든 정치범 석방 등도 요구했다.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보고서에서 지적한 고문, 비인도적 대우,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적법절차 및 법치 결여,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도에 반하는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선별적 제재 등 COI의 결론과 권고사항을 검토하고 책임규명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5년 연속 권고했다.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결의안에서 권고한 안보리의 북한 인권 토의는 무산됐다. 북한 인권 토의를 위한 안보리 회의 개최에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8개국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유엔 북한인권결의에 북 “전범국 일본이 인권을?” 발끈

    유엔 북한인권결의에 북 “전범국 일본이 인권을?” 발끈

    유엔총회가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14년 연속 채택했다. 북한은 “인권 침해가 전혀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결의안 작성을 주도한 일본에 대해 “전범국이 인권을 언급한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우리나라도 10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동의했다. 다만 유엔은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한반도 비핵화 협상 등 현재 진행중인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이번 인권결의안에 담았다. 유엔총회는 1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 즉 전원합의로 채택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4년째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유엔주재 유럽연합(EU)·일본 대표부가 회원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을 주도했다. 우리 정부는 2008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올해도 총 61개 공동제안국의 일원으로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 나간다는 기본 입장에서 컨센서스에 동참했다. 북한은 결의안 채택에 반발했다. 김성 주(駐)유엔 북한대사는 이날 “결의안에 언급된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몇몇 탈북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결의안 작성을 주도한 일본에 대해서도 “(2차 세계대전) 전범 국가인 일본이 인권을 언급하는 것이 놀랍고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은 “북한에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강제수용소의 즉각 폐쇄와 모든 정치범 석방, 인권침해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책임규명 등을 요구했다. 2014년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적법절차 및 법치 결여,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를 거론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결의안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인도에 반하는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선별적 제재 등 COI의 결론과 권고사항을 검토하고, 책임규명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가장 책임 있는 자’와 ‘북한 지도층’은 사실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올해 결의안에는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또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주목하고, 2018년 8월 남북 이산가족상봉 재개를 환영하며,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EU “한국,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 불충분”

    정부 간 협의 절차 첫 공식 요청 비준 미루면 국가 위상 추락 우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양측 정부 간 협의 절차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EU의 행정부인 집행위의 이 같은 조치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가운데 ‘무역과 지속가능 발전’ 장(章)에서 상호 관심 사안에 대해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분쟁 해결 절차를 규정한 데 따른 것이다. EU는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하면서 분쟁 해결을 위한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EU가 한국 정부에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함에 따라 한국은 EU 측과 실무협의에 응해야 한다. 지난 2011년 7월 발효한 한-EU FTA는 노동 문제와 관련해 ▲1998년 ILO 기본권 선언상의 노동기본권 원칙을 국내 법·관행에서 존중·증진·실현할 것 ▲ILO 핵심협약과 그 외 최신 협약 비준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 등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1998년 ILO 기본권 선언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근절, 고용상 차별금지 등을 담고 있다. 한국은 1991년 ILO 15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지만, ILO 전체 협약 189개 가운데 29개만 비준한 상태다. 특히 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와 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협약)를 비롯해 29호(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105호(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 등 핵심협약 8개 중 4개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특히 EU가 이를 근거로 정부 간 협의 절차를 공식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EU는 올 4월 양자회의에서도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에 진전이 없는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분쟁 해결 절차가 시작된 이후에도 한국 정부가 계속 ILO 핵심협약 비준을 미룰 경우 한국과 EU 간 자유로운 무역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한국은 노동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노동 후진국’이라는 국가적 위상 실추가 뒤따를 수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인권위 “정부, ILO 핵심협약 87·98호 가입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제노동기구(ILO) 설립 100주년인 2019년을 앞두고 ILO 핵심 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단결권·단체교섭권’을 규정한 제87·98호에 가입(비준)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다. 인권위는 지난 10일 열린 제19차 전원위원회에서 ‘ILO 제87·98호 협약 가입 권고의 건’을 의결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조속히 해당 협약에 가입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헌법에 근거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노동인권 문제를 해소하려면 해당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87호와 98호는 노동조합 등 단체 설립에 관한 자유와 결사의 자유, 자주적 단체 운영과 활동, 노조 등의 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배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ILO 152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현재 ILO 전체 협약 189개 중 29개만 비준한 상태다. 특히 ILO는 핵심협약 8개를 비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회원국이 지킬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87호와 98호를 모두 비준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과 한국 둘뿐이다. 한국은 핵심 협약 중 강제노동금지와 관련한 2개 협약도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87호와 98호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행 교원노조법 제2조는 노조의 자율적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현직 교원만을 조합원으로 인정한다. 이를 근거로 고용부는 2013년 “해직자가 조합원에 포함된 것은 위법”이라며 전교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했다. 인권위는 “87·98호 협약을 비준하면 공무원의 노조 결성과 노조 가입 범위의 제한이 해소되고, 노조 활동에 따른 과도한 민형사상 책임 부과 문제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미국 ‘북한 인권유린’ 겨냥…북 2인자 최룡해 등 3명 대북제재

    미국 ‘북한 인권유린’ 겨냥…북 2인자 최룡해 등 3명 대북제재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국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정권 핵심 인사 3명을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북한에서는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적대행위라며 미국의 조치에 반발했다. 이렇게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추가 제재를 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10일(현지시간) 최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을 대북제재 대상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재무부는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잔인한 검열, 인권침해와 유린을 저지르는 부서들을 지휘하는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고 있다”면서 “이번 제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 그리고 검열과 인권침해에 대한 반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특히 이번 제재가 지난 2016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 대한 잔인한 처우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최 부위원장에 대해 당, 정부, 군을 통솔하는 북한의 ‘2인자’로 보인다며, 특히 그는 검열기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 안에서도 핵심 직위로 통한다. 간부·당원을 포함해 사실상 전 주민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부서로 알려져 있다. 정 국가보위상은 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이 저지른 검열 활동과 인권 유린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정 국가보위상은 “정치범 수용소의 고문, 굶기기, 강제노동, 성폭행 같은 심각한 인권 유린을 지시하는데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부위원장은 사상의 순수성 유지와 총괄적인 검열 활동, 억압적인 정보 통제, 인민 교화 등 역할을 하는 선전선동부를 책임지고 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미국의 이번 대북제재는 2016년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지난해 10월 정영수 노동상 등에 이은 북한 인권 유린 관련 4번째 제재다. 이로써 미국의 북한 인권 관련 제재 대상은 개인 32명, 기관 13곳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된다. 북미 간 교역이 없는 만큼 실질적인 제재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국무부는 최 부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제재 내용을 추가한 북한 인권 유린 관련 정례보고서를 연방 상하원에 제출했다. 2016년 2월 시행된 대북제재강화법(H.R.757)은 국무장관이 북한의 인권유린과 내부검열에 책임있는 북한 인사들과 구체적인 행위를 파악해 180일마다 의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말 3차 보고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제출됐다.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오늘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심각한 인권유린과 검열에 책임있는 3명을 제재대상에 추가했다”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은 세계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한국시간)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의 대북조치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정신에 배치되는 극악한 적대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두 나라 사이의 적대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확약하고, 돌아서서는 대화 상대방의 존엄과 체제를 악랄하게 헐뜯으며 제재압박 책동에 광분하는 미국의 이중적 처사가 내외의 비난과 규탄을 자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제징용 남은 12건 속도 붙어도 ‘지연된 정의’… 日배상 안갯속

    대법원 한달새 두번째 日기업 배상 판결 같은날 항소심도 신일철주금 책임 인정 하급심 속도에도 피해자들 고인 또는 고령 미쓰비시 “잘못된 판결 극히 유감” 반발 박근혜 정부 ‘재판 지연’ 회복 아직 먼 길 1944년 당시 13~15살에 불과한 소녀들은 국민학교 일본인 교장으로부터 “여학교에 다니며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에 여자 근로정신대에 지원해 모진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74년 만에 허리가 다 굽어서야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았다. 비슷한 시기 강제징용돼 청춘을 잃은 피해자들은 일본 법원에서 패소한 뒤 2000년 국내 법원에 강제동원 관련 첫 소송을 제기했다. 확정 판결을 받는 데 19년이 걸렸다. 피해자 6명이 시작한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강제징용 소송의 최종 판결문은 유일한 생존자인 정창희(95)씨만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과 똑같은 대법원 판결 2건이 29일 나오면서 다른 강제징용 소송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많은 피해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생존자들도 대부분 구순을 넘겨 건강이 많이 악화된 상태다. 패소 판결을 받은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들은 배상은커녕 “잘못한 판결”이라고 한국 대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살피느라 재판을 연기해 발생한 ‘지연된 정의’가 회복되려면 아직 먼 길이 남은 셈이다. 이날 원고 승소가 확정된 미쓰비시 강제징용 사건은 지난달 30일 선고된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 강제징용 사건과 더불어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부러 재판을 지연시킨 대표 사건이다. 정씨와 지금은 고인이 된 이병목(1923년생)·김돈영(1923년생)·정상화(1923년생)·이근목(1926년생)씨와 당시 이미 고인이었던 박창환(1923년생)씨는 일본 법원에서 패소하자 2000년 부산지법에 처음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뒤 김돈영씨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이 항소했고, 다시 2008년 부산고법에서 패소해 상고했다. 2012년 5월 24일 당시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가 “불법 식민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국내 효력을 갖지 않는다”며 미쓰비시·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었을 때는 비로소 68년 만에 한이 풀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일본 기업의 재상고로 시작된 대법원 재판은 2013년 9월 시작됐지만, 5년 2개월이 지나서야 결론이 났다. 재판이 장기화한 데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행정부와의 교감 아래 재판을 지연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 그 사이 원고 5명 중 4명이 사망했다. 2012년 대법원의 판단을 지켜본 뒤 소송을 내 1·2심에서 잇달아 승소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도 대법원 최종 판단을 받기까지 3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법정에 직접 나온 사람은 휠체어에 몸을 실은 김성주(89) 할머니뿐이었다. 양금덕(87)·박해옥(88)·이동련(88) 할머니는 병원에 있다. 하급심에서는 12건의 강제동원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부(부장 김한성)도 강제징용 피해자 김모(사망)씨의 유족 3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신일철주금의 항소를 기각하고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급심 판결이 속도감 있게 이어져도 일본이 배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날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대법원 선고 결과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면서 “일본 정부와 연락을 취하며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판결에 불복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 OECD 중 韓·美만 비준 안 해

    결사의 자유 관련 협약 OECD 중 韓·美만 비준 안 해

    결사의 자유 등 4개 분야 8개 협약 노사문제 자율 해결 ‘선진국 인증마크’ 韓 아동노동금지·균등대우 분야만 비준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최근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자체안을 제시했다. 경사노위는 내년 1월 말까지 이를 토대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이 내년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ILO 100주년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노동계 일각에서 나온다. 경영계는 또 하나의 악재가 나왔다고 답답해한다. 29일 ILO 협약과 관련된 궁금증을 짚어 봤다. ●해고자의 ‘퇴직 전 기업 노조 가입’ 새 내용 Q.ILO 핵심협약이란 게 뭔가. A.노동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엔 산하 ILO가 제시하는 4개 분야 8개의 협약을 뜻한다. 분야로는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균등대우, 아동노동 금지가 있다. 분야별로 각각 2개의 협약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은 균등대우, 아동노동 금지와 관련해 총 4개의 협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나머지 2개 분야에선 비준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익위원안은 이 가운데 결사의 자유와 관련한 협약 2개를 비준하자는 것이다. 강제노동 금지는 아직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Q.왜 비준해야 하나. A.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국내법이 있다면 개정해 국제적인 기준에 맞추자는 것이다. 이런 당위적인 논리뿐 아니라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ILO 핵심협약은 쉽게 말해 ‘노동 선진국의 인증마크’다. 모두 비준한 국가는 노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역량을 가진 선진국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선전할 수 있다. 국가 신뢰도와도 직결된다. 게다가 ILO 협약은 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15개 중 7개 부문에서 노동 기준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협약만 잘 지켜도 FTA 기준을 위반하지 않을 수 있다. 강제노동 금지는 아직 비준하지 않은 나라가 꽤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결사의 자유와 관련된 협약 2개를 모두 비준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Q.노사 이견을 좁힐 방안은. A.공익위원안은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경사노위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져야 비로소 법안으로 만들어진다. 경영계는 “노동계의 요구사항만 담겼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해고자·실업자도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부분이 쟁점이다. 노조의 정치 투쟁이 심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기존에도 산업·직종·지역별 노조엔 해고자도 가입할 수 있었다. 해고자가 ‘퇴직 전 기업’ 노조에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새로운 내용이다. 다만 공익위원안엔 해고자의 노조 활동이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해고자가 노조 간부를 맡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日, 결사의 자유·단결권 보호 비준 5년 걸려 Q.앞으로 전망은. A.ILO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노사정 협의와 더불어 이해 당사자들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 합의만으로 해당 사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한국과 법 체계가 비슷한 일본은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호를 비준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촛불정부 대주주’ 실력행사… 커지는 勞·政 갈등

    文정부 친기업 움직임에 ‘백기’ 요구 “勞 주장, 청년·자영업자와 괴리” 지적 당정, ILO협약 내년 2월 국회 비준 검토 민주노총이 21일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에 반발해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의 ‘대주주’임에도 정부가 자신들보다는 기업과 시장의 입장을 반영하려 애쓰고 있다고 판단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친기업 움직임을 보인 정부에 사실상 ‘백기’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돼 노정 갈등 봉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14개 지역에서 조합원 9만여명(고용노동부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민주노총은 총파업 결의문에서 “우리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국회 비준과 모든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3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력투쟁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표류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고 비판했다. 그간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부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까지 모든 노동 현안에서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의 총파업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인 ILO 협약 비준은 전날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 안이 제시돼 사실상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당정은 경사노위 논의를 거쳐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ILO 핵심 협약 중 결사의 자유, 강제노동 금지 등 4가지 협약에 대한 비준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합법화와 해고자, 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 논의와 연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노조법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회 비준과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전교조 합법화를 위한 길도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철폐 역시 문재인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사안이다.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이를 논의하려고 마련된 경사노위 참여를 민주노총 스스로 거부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역시 중소 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해 “총파업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주노총이 ‘촛불시위로 만들어진 정부’에 자신들의 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노동정책에 민주노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는데, 되레 정부가 거시경제 환경이 나빠졌다는 이유로 ‘광주형 일자리’를 포함해 자신들의 이해에 반하는 사안을 밀어붙여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의 민주노총은 취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2030세대’나 실직 위기에 몰린 ‘4050세대’, 일반 노동자와 소득 차이가 크지 않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관심이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씨줄날줄] ILO 핵심협약/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ILO 핵심협약/이두걸 논설위원

    ‘유엔 산하의 대표적인 국제기구는?’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중 상위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ILO는 노동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전문기구로 1919년 창설됐다. 현재 187개국이 회원국이다. 유구한 역사와 인지도만큼이나 국제기구 중에서의 위상도 높다. 우리나라가 1991년 유엔에 가입한 직후 ILO 정식 회원국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ILO는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금지, 고용차별 금지 등의 분야에서 8개 협약을 핵심협약으로 분류하고 회원국을 상대로 이를 수용할 것을 권고한다. 회원국 중 76%가 8개 협약을 모두 비준했다. 그러나 한국은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 관련 분야 협약은 비준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더불어 중국, 마셜제도, 팔라우, 통가, 투발루 등 6개국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국은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가장 적은 핵심협약을 비준한 국가이기도 하다. 우리가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나머지 핵심협약을 2019년까지 비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어제 공무원·교사의 노조 결성과 가입, 해고자의 노조 가입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공익위원 안을 공개했다. 경사노위는 내년 1월 말까지 노동계와 경영계의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난관은 많다. 중요 멤버인 민주노총은 아직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재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해고자가 노조에 가입하면 외부 정치 문제를 노조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강화되고, 노조 전임자가 유급화되면 매년 정치파업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결사의 자유’는 2000만명의 임금노동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게 ‘글로벌 스탠더드’이다. 우리 정부가 1996년 OECD 가입 당시나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 결사의 자유 등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동 존중은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에 해당한다. 내년 6월에는 ILO 출범 10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국회 연구 단체인 ‘노동존중 헌법가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국회 헌법33조 위원회’는 지난 14일 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며 “ILO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박수를 받으며 기조연설하는 장면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도출해 이러한 모습이 현실화되기를 바란다. douziri@seoul.co.kr
  • 민노총 “탄력근로 확대 저지·ILO 핵심협약 비준”… 내일 총파업

    민노총 “탄력근로 확대 저지·ILO 핵심협약 비준”… 내일 총파업

    총파업(21일)을 하루 앞두고 민주노총을 둘러싼 여론이 싸늘하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도 일제히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19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총파업 의제로 삼았다. 여야정이 확대하기로 합의한 탄력근로제에 대해 총력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주 52시간제 근무가 사실상 무력화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확대 시행으로 임금의 7%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는) 사용자에겐 더 적게 주고 더 많이 일을 시킬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지만 노동자에겐 ‘노동 지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논의하면서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할 방법은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임금이 줄어든다는 주장은 너무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또 ILO 핵심 협약 비준을 요구하고 있다. ILO가 제시하는 8개 핵심 협약 중 한국은 4개만 받아들이고 있는데 나머지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국이 현재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 협약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 ▲단결권 및 단체교섭에 대한 원칙 적용에 대한 협약 ▲강제노동의 폐지에 관한 협약 등이다. 해당 내용을 받아들이면 실업자도 노조에 가입할 권리가 생기고, 공무원·교사 등에도 파업할 권리가 생긴다. 직장인 김경기(32·가명)씨는 “최근 민주노총의 행보를 보면 근로자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건지 의심스럽다”면서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쌍용차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나서기는커녕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고, 총파업에 나서 다소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문주현(여·28)씨도 “민주노총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지 파업에 나서는 건 대화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면서도 “그러나 집회와 시위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것 또한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정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vs 시민사회 “27개월 복지시설”

    정부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vs 시민사회 “27개월 복지시설”

    시민단체 “정부안은 명백한 형벌” 비판 심사기구도 “국방부 산하” “총리실” 맞서 인권위 “현역 2배 과도… 1.5배 바람직” 정부 “국민감정·현역 형평성 무시 못해”대법원이 종교·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이후 ‘대체복무안’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와 시민사회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민감정을 고려해 엄격한 대체복무안을 구성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안이 징벌적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5일 국방부·법무부·병무청 등에 따르면 애초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병역 거부자 대체복무안 확정안이 이달 내 발표로 연기됐다. 정부는 그동안 대체복무 기간을 육군 병사의 2배(36개월)로 하고, 교정과 소방시설에서 합숙 형태로 복무하며,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방부 산하로 두는 것을 검토해 왔다. 이 같은 정부안은 앞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 5개 단체가 정부에 제출한 ‘시민사회안’과 차이가 크다. 지난 7월 5개 단체는 복무기간은 현역 복무의 1.5배 이내, 복무분야를 의무소방과 치매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 지원 등 사회공공분야로 제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심사기구는 독립성 확보를 위해 총리실 산하에 두거나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에 둘 것을 요구했다.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대체복무안 발표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오전 53개 사회·종교단체들은 국방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인권 기준에 맞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은 “대체복무제는 징벌의 방식을 바꾸는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하는 마음으로 병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할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대체복무안에 처벌적 요소가 많다고 본다. 특히 ‘복무기간’이 화두다. 36개월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있는 것은 명백한 형벌이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금지 협약 내용(1.5배)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36개월 교정시설 복무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약 1년 6개월형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것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기간만 늘리는 것으로,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배의 복무기간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9월 국회에 ‘군과 관련 없는 영역에서 현역 복무 기간의 1.5배가량 복무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여론을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 복무자들과의 형평성에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도출하려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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