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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이후, 원희룡 제주지사가 겸손해진 이유?

    총선 이후, 원희룡 제주지사가 겸손해진 이유?

    ‘우리 단체장이 달라졌어요.’ 20대 총선서 새누리당 참패 이후 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원 지사는 취임 이후 줄곧 도의회에서 ‘소신 발언’을 하고, 도의원을 제압하려는 듯한 ‘공격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또 예산안을 둘러싼 타협 거부 등 강경 모드로 도의회는 물론 시민단체와도 갈등과 마찰을 빚어 왔다. 원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주지역 3개 선거구를 석권한 지난 14일 ‘제주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선거로 보여주신 도민의 뜻을 깊이 새겨 도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4·13총선 이후 열린 제주도의회 정기회에서 원 지사는 “도의원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태도를 전환했다. 이전과 다른 ‘겸손 모드’였다. 지난 19일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강경식 도의원이 “도지사는 정당을 떠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도지사가 새누리당 후보와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었고 그 후보들은 그 사진을 선거에 이용했다. 지사가 강조하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소신과 맞지 않다. 실망스럽다. 반성할 의지가 없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원 지사는 “선거법을 위반했다거나 금도를 넘어서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해명하면서 “제주도의 선거 풍토를 간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도민들이 불편함을 느낀 점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또 “앞으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몸을 바짝 낮추었다. 총선 전에 원 지사는 일부 총선 후보의 원 지사 마케팅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사용하는 총선 후보들도 있다. 대통령 마케팅은 문제가 안 되고, 지사 마케팅은 문제가 되느냐”고 공격적인 자세를 보였다. 원 지사는 지난 18일 주간정책회의에서 “이번 선거에 담긴 국민의 뜻을 잘 파악해서 그것을 반영하는 것이 국정은 국정대로, 도정은 도정대로 국민(도민)의 뜻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몸을 낮추었다. 특히 원 지사는 “더민주 국회의원 당선자와 초당적 협력관계를 통해 제주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강정마을회를 향한 해군의 구상권 청구에 대해서도 도의회와 박자를 맞추면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제주 감귤농가들의 반발을 산 ‘가공용 감귤 수매 지원금 5년 내 단계적 폐지’ 입장에 대해서도 ‘강행’보다는 ‘재론의 여지’가 있다고 전환했다. 원 지사는 또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의 대권주자 ‘세대교체론’ 또는 ‘조기 등판론’에 선을 긋고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총선 당선자들, 해군 구상권 청구 철회 추진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오영훈·위성곤 등 제주지역 4·13총선 당선자들이 20대 국회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 대상 구상권 청구 소송 철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제주도의회도 18일 해군의 구상권 청구 소송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들 당선자는 최근 제주지역 인터넷 언론인 ‘제주의소리’와 특별대담에서 한 목소리로 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주민 등 100여명에게 공사 방해 등을 이유로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한 사실을 성토하고 철회를 요구했다. 위 당선자는 “강정마을 문제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처음부터 절차적 문제가 있었고, 공권력에 의해 추진됐다”며 “어떤 국책사업이라도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실행한다면 저항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일방통행을 지적했다. 위 당선자는 “해군 측의 구상권이라는 게 의미가 없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은 결국 갈등을 더 조장하는 것”이라고 철회를 요구했다. 오 당선자는 국민의당과 공동전선을 펼쳐 구상권 철회를 관철시키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 당선자는 “여소야대로 국면이 바뀌었기 때문에 국민의당과 협의해 구상권 철회 등 공동전선을 펼쳐야 한다”며 “주무 부처 장관 면담 등을 통해 국회가 구성되자마자 구상권 문제를 조기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당선자는 “강정 주민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구상권 청구라는 게 할 짓이냐. 해군과 국방부에 책임이 있다”며 “구상권 청구 같은 뚱딴지같은 소리 하지 말고 강정 주민에 대한 치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의회는 결의안에서 “해군은 강정지역에서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 천만년을 함께 할 공동 운명체임에도 법적인 소송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용납될 수 없다”며 구상금 청구 소송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국 사회의 갈등… 체계적인 해결 시스템부터 만들어야죠”

    “한국 사회의 갈등… 체계적인 해결 시스템부터 만들어야죠”

    “한국만의 독특한 갈등 문화는 없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나 다 겪는 갈등에 대응하는 수단이 없다는 게 한국 사회의 문제지요.” 국내 1호 평화학 박사이자 갈등 연구가로 저명한 정주진(51) 평화갈등연구소장은 5일 신간 ‘갈등은 기회다’(개마고원)를 펴낸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정 소장은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갈등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갈등을 잘 해결하지 못하는 역량 부족에 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존의 갈등에 새로운 갈등이 더해지면 해결만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그의 책은 개인의 갈등부터 공공 갈등까지 일상의 갈등 대처와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담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책에 따르면 한국의 갈등은 ‘갈등 전-대립-위기-결과-갈등 후’ 그리고 다시 위기와 결과가 반복되는 5단계를 거치는 모델이다. 위기는 갈등에 있어 최고조 단계로 때로는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에 서로 지지를 얻기 위해 여론과 언론 설득에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이 투자된다. 이러고도 갈등은 잠재 상태로 들어가 소강사태를 보이거나 근본적 해결 없이 갈등의 단계를 반복하기도 한다. ●“제주 강정마을 사태, 정부의 대응 방식에 문제” 정 소장은 “특히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공공정책을 둘러싼 갈등의 경우 체계적인 갈등 해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령 밀양 송전탑 사태나 해군기지를 둘러싼 제주 강정마을 사태 등은 정부의 갈등 대응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한다. 정부가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당사자들의 참여 과정을 통해 협의와 합의로 해결하는 방식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갈등 지도를 그려 보고 분석 토대로 협력해야 정 소장은 “공공 갈등과 관련해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가 공동체 자체가 깨지는 것”이라며 “찬반 의견으로 갈려 공동체가 분열하면 그 회복되지 않는 갈등이 미래세대에까지 넘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사회적 신뢰 관계마저 손실을 보게 되는 등 사회적 불신이 더욱 증폭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여러 당사자가 얽혀 있는 갈등이라면 갈등 지도를 그려 보고, 갈등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갈등 해결 절차에 들어가 갈등 상대와 협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소장은 미국 이스턴매너나이트대학에서 갈등해결학 석사과정을, 영국 브래드퍼드대학에서 평화학 박사과정을 거쳤다. 그에 따르면 평화학도 원래는 갈등을 연구하고 대처하는 학문이다. 갈등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제주도의회,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 구상권 청구’ 철회 요구

    해군이 제주해군기지 공사 지연 책임을 물어 강정마을 주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자, 제주도의회가 철회를 촉구했다. 제주도의회는 4일 ‘해군의 강정마을에 대한 구상권 청구에 따른 우리의 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해군이 구상권을 청구한 사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상권 청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해군에 요구했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일동은 “햇수로 10년이 다 되도록 엄청난 분란을 겪어야 했던 강정마을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일 위기에 봉착했다”며 “강정 주민들의 피 끓는 심정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군은 강정지역에서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 천만년을 함께 할 공동운명체”라며 “법적인 소송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용납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도의원들은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지난날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국가안보와 제주평화번영의 길에서 민과 군이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해군은 구상권 청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지난달 28일 제주기지 공사 지연으로 거액의 비용이 발생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사를 방해한 개인과 단체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 소장을 제출했다. 구상권 행사 대상자는 공사 방해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5대 단체와 개인 116명이다. 이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34억여원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갈등, 미래를 위한 성장통?/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갈등, 미래를 위한 성장통?/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다. 진달래, 개나리와 벚꽃이 꽃망울을 환하게 터뜨리기 시작했다. 보는 사람의 마음도 절로 아름다워진다. 이런 맑고 아름다운 봄은 쓸쓸하던 잿빛 겨울을 지내야만 온다. 작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수많은 갈등은 이런 잿빛 겨울의 모습이 아닐까. 그러나 계절과는 달리 세사는 갈등의 결과가 반드시 밝은 미래를 기약하는 것은 아니다. 총선을 앞둔 현재, 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갈등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호 참사의 후유증은 여전히 우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미처 피우지 못한 어린 학생들을 추모하는 마음이야 누군들 다를 수 있을까. 그러나 새로 입학한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공간을 추모교실로 남겨 두어야만 추모하는 마음이 유지될까.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그대로 두어야만 추모하는 그 마음이 유지될 수 있을까. 광화문광장 얘기가 나왔으니 최근 여기에 국기게양대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보훈처 간의 갈등을 생각해보자. 광화문 광장은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광장은 시민들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가 되었다. 그 장소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국가보훈처가 영구히 태극기를 게양하고자 서울시와 협의를 했다고 한다. 보훈처는 광화문광장이 대한민국의 심장과 같은 존재임에도 여기에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수많은 상징물만 있을 뿐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은 없다는 점과, 광복과 6·25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가장 중심이 되는 상징적 장소라는 점에서 국기게양대를 설치하여 영구 보존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이 모두를 위한 열린 공간이어야 한다는 점, 게양대 설치로 조망권이 침해되고 안전 확보가 어렵다는 점, 양해각서 체결 시 영구 설치는 없었다는 점,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의 상징과 같은 장소라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지만 사실 핵심은 태극기와 같은 국가 상징물을 설치하는 것이 국가 중심의 가치관을 주입하려는 의도라는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안은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현재 행정조정협의회의 조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핵심은 이러한 갈등을 스스로 조정하지 못하는 우리의 갈등 조정 능력 부재와 그로 인해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비용이다. 갈등 조정 능력의 부재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수반하여 우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기억하는가. 원전 폐기물 저장소 건립지를 선정하지 못해 20년 이상 허송세월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과정에서는 환경단체들의 극심한 반대를 조정하지 못해 수조원의 세금과 3년 넘는 시간을 낭비했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건설과정에서 사패산 터널이 그랬고, 경부고속철도 건설과정에서 천성산터널이 그랬다. 밀양 송전탑 반대나 제주 강정마을 군항 건설도 마찬가지였다. 환경보호라는 명분과 지역 이기주의가 적절히 결합된 강력한 이익집단의 과도한 요구에 정부의 미숙함과 무능이 얹어지고 정치인들의 기회주의가 거들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갔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인정했듯이 각종 정책 갈등 사례에서 환경보호단체의 주장은 단 한번도 맞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갈등 조정을 잘못한 결과는 지불할 필요가 없었던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돌아왔다. 언제까지 이를 반복할 것인가. 모든 갈등이 문제 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논쟁과 숙의 과정을 거쳐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작금의 무분별한 갈등은 건전한 논쟁의 수준을 넘어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사회의 갈등 조정 능력의 부재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유발하여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10년째 계속되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생동하는 봄은 계절처럼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겨울은 영원히 계속될 수도 있다. 봄은 오고 있지만 봄이 아니라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 나게 다가온 적이 없었다.
  • “제주기지 방해, 34억 물어내라”

    강정 주민들·시민단체 즉각 반발… 손해 입증 등 놓고 법적 다툼 예고 해군이 지난달 완공된 제주민군복합항(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며 시위를 벌인 개인과 단체 121명을 상대로 34억여원을 부담하라고 구상권 행사에 나섰다. 구상권은 타인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국가가 배상했을 때 해당 비용을 불법행위를 한 측에 갚으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해군 관계자는 29일 “구상권 행사(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며 “이번 구상권 행사는 14개월간의 공기 지연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 275억원 중 불법적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해 국민 세금 손실을 가져온 원인 행위자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상권 청구 대상은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 등 개인 116명과 강정마을회,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5개 단체이며 금액은 34억 4800만원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구상권 행사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제주기지 공사 방해 행위 채증 자료를 지난 1년간 면밀히 분석한 결과”라면서 “275억원 가운데 자연재해 등을 제외하고 시위자들의 물리력 때문에 지연된 금액이 34억여원으로 추산됐으며 이를 모두 국고로 환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0년 삼성물산, 대림건설 등과 계약을 맺고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착수했지만 예정보다 14개월 늦은 지난달 공사를 완료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해군 측에 공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 360억원을 요구했고 배상금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를 거쳐 275억원으로 결정됐다. 해군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75억원을 받아 삼성물산에 지불했다. 대림건설도 230여억원의 배상을 요구해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대림건설에 대한 배상금이 확정되면 추가 구상권 행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정마을회 등 시민단체는 무리한 소송 제기라고 반발하며 맞대응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참여해 해군이 강정마을회 등으로 인해 공사 지연 등 손해를 봤다고 입증할 수 있는지와 구상권을 청구한 액수 책정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해 다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정의당, 해군기지 구상권 청구 맞서 방산비리 2000억 소송 추진

    정의당이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에 맞서 해군의 방산비리 책임을 물어 200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대 비례대표(2번) 후보는 30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은 총장 이하 전·현직 장성들이 무더기 구속된 방산 비리의 온상”이라며 “해군의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에 맞서 해군에 대한 방산비리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는 방산비리로 국가안보에 끼친 손실과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며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만 관대한 해군은 구상권 청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에 대한 구상권 청구와 같은 법적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당의 법률조직을 중심으로 앞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군사전문지 ‘디펜스21+’ 편집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 정의당에 입당해 국방개혁기획단장을 맡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풍과 크루즈 선박 접안 여부 확인 등에 따른 제주도의 공사 중지명령 등이 공사지연의 주된 요인인데 힘없는 강정마을 주민들에게만 구상권을 청구했다”고 성토했다. 앞서 해군은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한 강정마을회 등 5개 단체 120여명을 대상으로 34억원의 공사 지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커버 스토리] ‘21세기 청해진’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을 가다

    [커버 스토리] ‘21세기 청해진’ 제주해군기지 준공식을 가다

    ‘21세기의 청해진’으로 불리는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평화 훼손과 환경 파괴 논란 속에서 26일 준공됐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년 국방부가 건설 필요성을 제기한 지 23년 만이며 항만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0년 이후 6년 만의 완공이다. 대한민국의 ‘남방 해상주권 수호’와 ‘동북아 크루즈 관광의 중심지’를 표방한 제주해군기지는 김영삼, 김대중 정부를 거쳐 ‘대양해군’의 기치를 내세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6월 서귀포시 강정마을 유치가 확정됐다. 그동안 투입된 총사업비는 1조 765억원에 이른다. 이날 준공식을 맞아 직접 제주 해군기지를 둘러봤다. 낮 12시쯤 제주공항에서 50여분간 택시를 타고 도착한 기지 입구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 행사를 열고 고사를 지내고 있었다. 또 마을 곳곳에는 ‘생명평화 강정마을’, ‘군사기지 없는 평화의 섬’ 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고 비상사태에 대비해 경찰들이 기지 정문 앞에 도열해 있었다. 해군과 반대 주민 간의 갈등이 아직 ‘현재 진행형’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고권일(53)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비록 기지가 완공됐지만 우리는 해군기지가 마을 이름 앞에 접두어로 붙는 마을로는 살지 않을 것”이라며 “기지 건설 목적이 안보보다는 패권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어 “마을 전체가 기지와 붙어 있는데 뱃고동 소리, 해상초계기에서 나는 소음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해군은 지금도 찬성하는 주민들만 싸고돌며 마을 주민들을 이간질하고 있지만 억울하고 속상한 주민들은 자포자기해 마을 총회에 참여하는 숫자도 예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인 문평대(66)씨는 “제주도는 일제강점기 때 곳곳에 군사시설이 건설됐고 4·3 사건과 같은 비극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제주도민들은 전쟁이라면 싫어하고 제주 토박이 가운데 3분의2는 심정적으로 군사기지 건설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느낌은 주민들이 외지인에게 의사 표현을 아주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기지 건설에 따라 민심이 찬반으로 갈리면서 이웃 간에 말조심하는 기류가 형성된 듯했다. 실제 인근 가게 주인은 기자에게 익명을 요구하면서 “이제 기지가 완성됐는데 반대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역 경제가 좋아지기만 바랄 뿐”이라고 찬성 입장을 조심스럽게 나타냈다. 기지 안으로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니 약 49만㎡(약 14만 9000평) 규모의 웅장한 부지와 함께 새로 지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축구장 68개가 들어갈 수 있는 49만㎡ 부지 가운데 20만 5000㎡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했다고 한다. 건물 연면적만 8만 2400㎡(약 2만 5000평)이다. 특히 기지 한가운데 우뚝 선 본관은 해군 함정이 바다를 가르며 힘차게 나아가는 모양을 띠고 있다. 기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층 높이의 본관 옥상에서는 구름에 가려진 한라산 중턱과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기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다 한가운데 늘어서 있는 방파제. 해군은 15만t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남(南)방파제(길이 1.5㎞)와 함정 20척이 드나들 수 있는 동(東)방파제(길이 1㎞)를 지었다. 크루즈 접안시설인 남방파제는 마치 인간의 오른팔로 기지를 감싸 안은 모습이다. 방파제의 해상 높이는 19.5m, 수중까지 포함한 전체 높이는 40m다. 대형 태풍이 왔을 때 파고가 대략 10m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높이의 파도도 견딜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해군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모든 방파제 가운데 가장 크고 튼튼하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가 관광도 염두에 둔 민군복합항이라는 점을 감안해 남방파제 위에는 관광객이 거닐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다. 해군이 이 방파제를 ‘해상 올레길’로 부르는 이유다. 오후 2시 30분 본격적인 준공식 행사가 시작되자 부두에 정박한 4200t급 구축함 ‘왕건함’에서 지축을 뒤흔드는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은 이곳에서 북한의 해상 위협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지를 미국의 하와이나 호주 시드니와 같은 세계적 민군복합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본격화된 2010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던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은 “그동안 미군을 위한 핵 기지라고 오해도 많이 받았고 일부 반대세력은 평화를 파괴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씌우기도 했지만 이제 23년 만에 우리 안보의 숙원사업이 빛을 보게 됐다”며 “우리 해군 기동 세력이 지리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전략적 기지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자 제주해군기지의 출범을 알리는 뜻으로 부두에 정박한 해군 함정들이 일제히 기적을 울렸다. 이날 부두에는 왕건함 이외에도 해군 제7기동전단의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7600t급)과 대형수송함 독도함(1만 4500t급), 214급 잠수함 안중근함(1800t급) 등 해군 함정 8척과 해경 경비함 2척이 도열해 있었다. 제주해군기지는 한반도의 3면을 둘러싼 바다 한가운데 있어 우리 해군력의 ‘허브’로 평가된다. 유사시 동서남해 전방 해역으로 출동해 북한군이 잠수정에 특수부대를 태워 후방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대량살상무기(WMD)의 해상 운송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주변국과 해양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21세기의 청해진’으로 불린다. 해군 관계자는 “제주해군기지는 항만이 바로 심해로 통해 함정이 기동하는 것은 물론 잠수함을 신속히 전개시키는 데도 유리하다”며 “동해나 경기 평택, 전남 목포 해군기지 등과 비교하면 수심과 부두 규모 면에서 최적의 기동기지”라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 작전기지에서 이지스함이 출동해 이어도까지 가는 데 13시간이 걸린다. 반면 제주기지에서는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제주 남쪽 이어도 인근 해역에 광대한 해양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점도 제주기지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제주해군기지에는 함정인력 2500여명과 육상에 상주하는 600여명 등 3000여명의 장병이 배속돼 있다. 정부로서는 기지 인근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의 골을 메우는 작업이 시급한 과제다. 제주도는 2007년 5월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수용할지를 결정하는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지 4곳 가운데 가장 높은 찬성 의사(56%)를 보인 강정마을을 최우선 해군기지 대상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찬반으로 나뉘며 극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2년 7월 대법원이 해군기지 건설은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기지 건설 반대 시위자들이 공사 진행을 막는 등 시위는 격화됐고 이 과정에서 700여명에 이르는 시민 단체 활동가와 마을 주민들이 연행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과 대림건설은 해군기지 반대 측의 집회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며 지난해 각각 360억원, 231억원의 배상금을 해군 측에 청구했다. 해군은 시민단체와 시위자들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해 손해산정과 민사소송을 검토 중이라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예고하고 있다. 서귀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닻 올린 제주 복합항, 소모적 갈등 끝내자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어제 준공식을 갖고 이른바 ‘21세기 청해진’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최남단 해역의 군사적 기능과 해양자원 보호 기능을 동시에 수행함에 따라 청해진처럼 대양으로 뻗어 나가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1993년 12월 해양주권 수호를 위한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지 23년 만, 2007년 6월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예정지로 결정한 지 8년 8개월 만이다. 항만 공사에 착수한 지 6년 만의 완공이다. 지금껏 평화훼손과 환경파괴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과 일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 투쟁은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얼룩진 우리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 줬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시위가 벌어졌듯 일각의 반대는 계속되고 있다. 제주 민군복합항은 지난해까지 1조 765억원을 투입해 14만㎡ 면적에 해군 잠수함 3척을 포함해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을 한꺼번에 정박시킬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지정학적으로 해상 교통로를 비롯해 천연가스와 원유 등의 광대한 해양자원 보호, 즉 해양주권을 지키는 핵심적인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동해나 평택, 목포 해군기지에 비해 수심과 부두 규모 면에서 최적의 기동부대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어도 해양기지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둘러싼 주변국과의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 전략적 가치도 높다. 황교안 총리가 축사에서 밝혔듯 북한의 해상 위협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내년에 크루즈 터미널 등 민항 공사가 마무리되면 한국·중국·일본 크루즈 항로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갈등의 골을 메우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2007년 강정마을이 예정지로 선정된 이후 충돌이 빚어져 연인원 700여명의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이 연행된 데다 392건에 걸쳐 3억 7000여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찬반 입장이 갈린 주민들이 서로 보듬을 수 있는 공동체를 복원시켜야 함도 당연하다. 제주 민군복합항은 닻을 올린 만큼 온전한 모습을 갖추고 완벽하게 성공해야 한다.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는 대양 해군기지로서, 관광지이자 휴양지인 항구로서 우뚝 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금껏 치른 값비싼 사회적 비용도 헛되지 않고 소모적 갈등도 말끔히 씻어 낼 수 있다.
  •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주민+활동가 항의시위… “황교안 총리 ‘옆문’ 입장”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주민+활동가 항의시위… “황교안 총리 ‘옆문’ 입장”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주민+활동가 항의시위… “황교안 총리 ‘옆문’ 입장”제주 해군기지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이 열린 26일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행사장 정문이 아닌 공사장 입구쪽을 통해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이날 오전 11시 생명평화 기원 미사를 시작으로 인간띠 잇기 등의 문화행사를 벌이며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문화행사를 마친 뒤 오후 1시쯤 강정 충혼비 옆에서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 이후에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강정 해군기지 정문으로 몰려와 ‘제주 해군기지 철수’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입구를 막아 항의시위를 벌였다. 황 총리는 오후 2시 10분쯤 버스를 타고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들어가면서 주민들과의 큰 마찰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강정마을 주민들 “하늘의 순리대로 이뤄져야…”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강정마을 주민들 “하늘의 순리대로 이뤄져야…”

    제주 해군기지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 강정마을 주민들 “하늘의 순리대로 이뤄져야…” 26일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이 열린 가운데 해군기지 밖에서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의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가 진행됐다.이들은 제주 해군기지 준공식에 맞선 기자회견을 갖고 “강정마을이 생명평화의 마을이며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의 고향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것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반(反)생명적 전쟁 준비 행위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면서 “민주주의 국가가 스스로 국민의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저항 메시지”라고 말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하늘의 순리대로 인간의 도리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군기지가 없어지고 평화의 전진 기지로 탈바꿈되길 간절히 소원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강정마을 김영관센터/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강정마을 김영관센터/박홍환 논설위원

    제주특별자치도의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이른바 ‘5·16도로’ 한라산 성판악 버스정류장 옆에는 작은 기념비 하나가 세워져 있다. 김영관 전 제주지사 공덕비다. 5·16 당시 해군 제독이던 김 전 지사는 1961년 5월 제12대 제주지사로 임명돼 1963년 12월까지 근무했다. 제주 출신도 아니고, 선거로 뽑히지도 않은 전직 제주지사의 공덕비가 세워진 까닭은 5·16도로 건설과 식수원 개발 등 제주의 숙원사업을 저돌적으로 밀어붙여 해결했기 때문이다. 특히 5·16도로 건설로 4시간 넘게 걸리던 제주~서귀포 길이 1시간 30분으로 단축됐으니 제주도민들로서는 가히 ‘혁명’이나 매한가지였다. 아흔을 훌쩍 넘긴 지금도 제주도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으로 봐서는 김 전 지사도 그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제주도민은 공덕비를 세워 칭송하고, 김 전 지사 역시 제주를 사랑하니 이보다 각별한 ‘화합’이 있을까 싶다. 이달 말 완공을 앞둔 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 안에 ‘김영관센터’로 명명된 복합문화시설이 세워졌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스포츠·문화 시설이다. 부지 선정 때부터 강정마을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공사에 큰 차질을 빚었던 해군으로선 완공 이후에도 주민들과의 앙금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했을 것이다. 해군과 제주도민의 ‘공통분모’인 김 전 지사를 내세울 만큼 절박한 사정이 읽힌다. 해군 시설 공사는 공정률 99%로 26일 완공식에 맞춰 마감 작업이 한창이다. 2.5㎞에 이르는 방파제도 사실상 완공됐다. 15만t급 이상 초대형 크루즈 여객선 2척이 동시 정박할 수 있는 민간 시설은 내년 7월쯤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재개됐다고 한다. 지난 18일 기지 부두에는 4500t급 구축함인 문무대왕함과 209급 잠수함 이억기함이 임무수행 전 정박 중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잘 정돈되고 있는 해군 시설 뒤편에는 ‘김영관센터’가 자리했다. 국토 최남단 해군기지는 이지스 구축함 등 해군의 최정예 함정들로 구성된 제7전단의 모항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어도 주변을 비롯한 남쪽 영해에 대한 확고한 제해력이 갖춰진다는 게 해군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복합항 입구 등 강정마을 곳곳에는 “해군과 함께 살 수 없다”는 등의 반대 플래카드가 여전히 나부끼고 있다. 주민과 시민단체는 오는 4월 대대적인 반대 집회의 재개를 예고하고 있다. 김영관센터를 세워도, 구럼비 바위를 보존해도 일부 주민들과의 묵은 앙금은 단칼에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은 해군이 더 노력해야만 한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군 문제로 백성들의 근심을 키우지 말라고 목민관들을 경각시켰다. 주민들이 진심으로 민군 복합항의 개항을 환영할 수 있도록, 민군 복합항이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도록 쉼 없이 다가가야만 한다. 강정마을에 해군 공적비가 세워지도록 말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더민주, 세월호 유족 측 박주민 변호사 영입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해 온 박주민(43) 변호사를 영입했다. 더민주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번째 외부 영입 인사로 박 변호사가 입당한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을 지낸 박 변호사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정부와 대치한 제주 강정마을 주민, 송전탑 문제를 놓고 한전 측에 맞섰던 경남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 등을 위한 법률 지원 활동을 했고 최근 2년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더민주 영입, “귀 기울이는 사람 좀 더 많다면…”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더민주 영입, “귀 기울이는 사람 좀 더 많다면…”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더민주 영입, “귀 기울이는 사람 좀 더 많다면…”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해온 박주민(43) 변호사를 영입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번째 외부인사로 박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을 지낸 박주민 변호사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정부와 대치한 제주 강정마을 주민, 송전탑문제를 놓고 한전측에 맞섰던 밀양송전탑 피해 주민 등을 위한 법률 지원활동을 했고 최근 2년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법조언론인클럽은 박주민 변호사의 헌신적인 활동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1월 ‘올해의 법조인’으로 선정한 바 있다. 박주민 변호사는 입당인사를 통해 “변호사로 살면서 권력에 대해 많은 비판을 했다”면서 “정치 영역 내에서 이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좀 더 많다면 훨씬 쉽고 빨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아쉬움은 반복됐다. 그래서 정치 영역 안에서 한 번 해보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아래는 박주민 변호사 입당인사 전문 → 20년 전 쯤으로 기억합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철거민분들과 함께 한 구청 주차장에서 눈을 맞으며 구청장을 만나려 하염없이 기다렸었습니다. 굉장히 귀여운 꼬마들도 섞여 있었습니다. 결국 구청장은 볼 수 없었습니다. 참 문턱이 높다고 느꼈었습니다. 저의 스무살 청춘은 그 ‘문턱’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있으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높은 문턱들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국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문턱을 넘을 권한도, 방법도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속 문장이 하나의 장식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크게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높은 문턱을 통해 국민을 거부하는 정치는 국민과는 동떨어진 정책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과의 거리가 멀어진 만큼, 국민이 참여하고 감시하기 어려운 만큼 부패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런 현실에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문턱을 낮추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이 쉽게 감시할 수 있고,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쉽게 욕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정치와 국민 사이의 거리가 좀 더 가까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국민에 의해 선출된 자는 국민 앞에 겸손했으면 합니다. 저는 변호사로 살면서 권력에 대해 많은 비판을 했습니다. 힘센 분들과 수도 없이 소송도 했었습니다. 한 사람의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뻔합니다. 정치 영역 내에서 이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좀 더 많다면 훨씬 쉽고 빨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아쉬움은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정치 영역 안에서 한 번 해보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제 평생 기다려온 순간일까 아니면 평생 오지 않기를 바란 순간일까 아직도 혼란스럽습니다. 매우 두렵고 떨립니다. 제가 정치인으로 어떤 경쟁력이 있을지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제가 해왔던 활동이, 앞으로의 저에게 순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저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욕심 버리고 열심히 하는 것은 제가 잘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요 며칠 동안 정치가 무엇인지 깊게 고민했습니다. 저의 결론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능한 정치는 국민과 함께 웃을 것이고, 무능한 정치는 국민과 함께 울고만 있겠지요. 최소한 제가 눈물을 나게 하거나, 눈물을 외면하는 나쁜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에, 오늘 이 자리에서 입당의 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루가고 또 하루가면 사람들이 조금씩 더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그것을 위해 조그만 도움이라도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제2공항 반대 주민, 도지사 주민소환 추진 등 갈등

    제주 제2공항 입지로 선정된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이 입지 선정 과정이 비민주적이라며 도지사 주민소환운동 추진의사를 밝히는 등 계속 반발하고 있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위원회는 12일 “제2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등 대규모 개발사업 용역에서 필수인 ‘주민 수용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대위는 “원전건설 부지 선정이나 방사능 폐기물처리장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우선 고려됐던 ‘주민 수용성’이 제2공항 입지 선정 때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며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의 예를 들었다. 반대위는 “당시 강정마을은 직위가 박탈된 전임 마을회장과 주민 87명의 서명이 담긴 유치신청서로 전체 주민들의 의사가 간단하게 부정됐다”며 “그러나 이번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는 제주해군기지 후보지 선정 때처럼 일부 주민에게 알리고 진행한 주민투표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제주해군기지 입지 선정 때보다 제2공항 입지 선정이 더 비민주적이란 주장이다. 반대위는 “주민수용성을 고려치 않은 일방적이며 기습적인 이번 제2공항 입지 선정은 원천무효”라며 “제2공항 입지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원희룡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위는 공항 소음 피해주민, 지역 환경단체 등과 연대, 제2공항 입지 선정 백지화 운동을 확산시켜 나기로 했다. 한편 KBS제주가 지난달 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 19세 이상 제주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 조사 결과 제2공항 입지로 성산읍이 선정된 것에 대해 71,1%가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28.9%로 찬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성산읍 주민들은 찬성한다는 응답이 48.6%, 반대한다는 응답 51.4%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최대규모 주거복합단지 ‘센트럴팰리스’ 12월 분양

    제주 최대규모 주거복합단지 ‘센트럴팰리스’ 12월 분양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최대 규모의 주거복합단지 ‘센트럴팰리스’가 나온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을 합쳐 10층에 총 402세대로 제주에서 단일규모로는 최대다. 공급되는 주택형은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가장 선호하는 원룸과 1.5룸, 쓰리룸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주거복합단지가 입지할 곳은 서귀포시에서도 최고 입지로 손 꼽히는 동흥동이다. 사업지와 바로 인접해 홈플러스(서귀포점)가 있으며 인근으로 서귀포의료원, 서귀포시청, 서귀북초, 중앙여중·고, 서귀포고 등이 있다. 제주는 전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가장 뜨거운 곳이다. 아파트가격 상승은 물론 전셋값, 땅값 상승률 등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도 아파트값은 지난 1년간(부동산 114기준 14.11~15.11) 평균 7.3%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이 5.1%, 전국은 5.5%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서귀포시의 경우 20% 가깝게 올라 전국 평균보다 무려 5배 이상 아파트값이 올랐다. 제주 전셋값 역시 6.5% 이상 올랐으며 서귀포시의 경우는 제주 전셋값의 3배 가까운 17.9%나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전셋값은 12.1% 올라 서귀포시 전셋값이 상승이 얼마나 높은지를 짐작 할 수 있다. 땅값 역시 오름폭이 크다. 지난 해 제주도 땅값은 평균 3.7%가 올랐다(온나라부동산 정보). 같은 기간 전국은 1.9%, 서울은 2.6%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오피스텔의 경우 연간임대 수익률에 있어서는 전국 최고다(부동산 114). 지난 2010년부터 지난 해 까지 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는 10.1%다. 강남권역 오피스텔 수익률(5.0%, 10월)의 2배 이상 높다. 부동산값 상승 이유에 대해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각종 개발과 이에 따른 인구 유입 때문 이란 분석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실제 중국 녹지그룹이 동흥동 일대에서 헬스케어타운을 조성 중이다. 오는 2018년까지 개발을 진행하며 준공 이후 상시고용 인원 4000여명 등을 포함해 약 3만2000여명 이상의 고용 창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도 들어선다. 현재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최대 2만 여명 이상의 근무인원 유입이 예상된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서울 등을 떠나 제주로 귀촌 하는 현상도 많았다. 실제 제주의 현재(9월) 총 인구는 63만6511명이다. 지난 해(60만2521명)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3만 여명 이상(5.6%)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인구는 2%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런데 제주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제2제주공항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공항은 선다. 포화 직전까지 간 상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공항이 생기는 것이다. 제2공항이 개항하는 2025년부터 제주공항은 연간 여객 수 2000만명, 제2공항은 2500만명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며 유입인구 역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제주에서 그동안 제주에서 볼 수 없었던 부동산 상품이 나온다. 바로 ‘센트럴팰리스’다. 투자자나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원룸부터 1.5룸, 쓰리룸으로 제공한다. 또한 주거복합단지로는 드물게 중앙공급식 난방시스템을 선보여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실외기가 설치되지 않는 만큼 탁월한 뷰도 제공한다. 100% 자주식 주차가 가능하며 광폭주차도 가능하다. 일부 세대의 경우 테라스와 복층으로 설계됐다. 문의번호 : 031-716-6727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역사의 삶을 사는 개인/박록삼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역사의 삶을 사는 개인/박록삼 문화부 차장

    박종홍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 한국 철학계의 거두였다. 헤겔을 비롯한 서양철학, 주희 등 동양철학에 이르기까지 철학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그를 넘어서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다. 그는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의 명을 받아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의 초안을 만들며 대철학자가 아닌, 군사독재 정권의 이데올로그로 전락했다. 근대화는 개인의 가치를 부정하고, 국가와 민족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이뤄졌다. ‘국민교육헌장’만으로 목적이 충족되지 않자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교과서 국정화를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국가의 이름으로 역사를 지배하는 시공간에서 개인의 존엄 따위는 숨 쉴 틈이 없었다. 숱한 희생과 절박한 외침이 켜켜이 쌓여 갔고, 전체주의와 공동체문화 등 상대적 대척점의 가치를 뚫고 개인은 어렵게 복원됐다. 여전히 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을 띤 채다. 42년의 시간이 흐른 2015년 가을 개인은 다시 한번 도전에 직면한다. 이제 개인은 건강한 공동체, 그리고 역사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3월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배포하겠다고 선언했다. 혜안의 결과물일 수 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 말이다. 실제 국정 역사 교과서가 공포를 심어 주건, 냉소를 심어 주건 골치 아프게 만드는 것들을 당장 눈앞에서 치워 버리는 것만으로 국민들 불쾌지수를 낮추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설문에서 근소하게나마 찬성 응답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을 보면 ‘역사 교과서 대못 박기’라거나 ‘빗나간 효심의 결정판’, 혹은 ‘보수층 총집결을 위한 선거용 포석’이니 하는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정부는 주체사상 교육, 좌편향 등 여러 근거를 갖다 대려 하지만 번번이 견강부회의 자충수가 되고 있다. 명백한 퇴행이다. 퇴행의 시작은 멀리 있지 않았다. 2008년 즈음 여느 술자리에서도 상대방이 누구건, 어느 쪽에서도 욕먹지 않는 방법은 노무현 전 대통령, 혹은 통합진보당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이었다. ‘노무현 반대, 통진당 반대’의 이름으로 술자리는 화기애애해졌고 맞장구 소리는 커져만 갔다. 좀 더 멀리 보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방사물폐기장 등을 둘러싸고 SNS 공간 속 개인은 재치있는 표현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과시했다. 대신 실제 삶 속에서는 ‘좋은 게 좋은 것’ 식으로 온화하게 인간관계를 맺는 쪽으로 흘러갔다. 결과는 엄혹했다. 그사이 전직 대통령은 죽었고, 한 정당은 법적으로 사망했고, 구럼비 바위는 산산조각 났고, 핵에너지 의존은 여전한 상태다. 개인이 SNS 공간에서 그랬던 것처럼 국가는 실제 삶 속에서 법과 제도로 개인들을 조롱했다. 냉소와 회의를 안겨 줬고, 역사의 퇴행을 겪도록 했다. 진정성을 드러내는 일은 꼭 개인의 희생으로만 가능한 건 아니다. 개인의 이해관계가 사회의 이해관계와 늘 상반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 주말 만난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친구가 “내 아이는 대입전형 3년 예고제 때문에 2019년 고 3때까지 미우나 고우나 국정 교과서로 역사를 배워야 해. 그래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그냥 놔둘 수는 없지”라며 술잔을 털었다. 다행인 점은 자유로운 개인의 주체적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멀지 않다는 점이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은 개인이 공동체와 역사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youngtan@seoul.co.kr
  • 제주해군기지 함정 첫 입항

    제주해군기지 함정 첫 입항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16일 해군 함정이 처음으로 입항했다. 해군은 이를 통해 항만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지 건설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면서 이어도를 비롯한 남방 해역에서 기동성이 향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영식 해군 정훈공보실장(준장)은 이날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입항했다”면서 “이는 항만과 부두 시설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이번 세종대왕함 입항을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대조영함 등의 구축함과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잠수함 등 22척을 대상으로 출·입항 및 부두 계류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해군기지는 정부가 1조 231억원을 투자해 강정 해안에 해군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대형 크루즈선 2척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민군 복합형 항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재 공정률은 89%(항만 93%, 육상 79%)로 나타났다. 군 당국은 2007년부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으나 기지가 들어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공사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해군은 올해 말 기지가 완공되면 부산과 경남 진해에 분산 배치돼 있는 기동전단 함정을 통합 수용해 유사시 작전 전개가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어도의 경우 우리 해군 함정이 260해리 떨어진 부산 기지에서 출발하면 21시간이 걸리나 중국 상하이나 일본 사세보에서는 각각 14시간, 1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이어도까지의 거리가 94해리로 단축돼 8시간이면 우리 해군 함정이 도착할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방부, 군 관사 반대 강정마을에 행정집행비 9000만원 요구

    국방부가 서귀포시 강정마을회에 군 관사 건립에 따른 행정대집행 비용을 납부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26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해군 관계자들이 강정마을회를 방문해 행정대집행 비용을 내라는 국방부 장관 직인이 찍힌 공문서를 전달했다. 납부 요구 금액은 인건비 5274만원, 숙박비 440만원, 식비 385만원, 항공료 2530만원, 차량 임차비 341만원 등 행정대집행에 들어간 비용 8970만원이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당장 그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31일 마을 임시총회를 열어 주민들과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군은 지난해 10월 14일부터 강정마을 9407㎡ 부지에 72가구 규모의 군 관사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들이 반발, 10월 25일부터 출입구를 막으면서 3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해군은 공사 재개를 위해 5차례에 걸쳐 자진철거를 위한 계고장을 전달했으나 강정마을회가 응하지 않자 국방부는 지난 1월 31일 용역 100명을 동원해 군 관사 반대 주민 등이 설치한 천막과 버스 등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3000일 ‘기타 투쟁’

    3000일 ‘기타 투쟁’

    “고프다, 고프다, 배가 고프다. 아프다,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서럽다, 서럽다, 삶이 서럽다. 가장 좋아하는 자작곡 ‘고공’의 후렴 부분입니다.” 금속노조 콜텍 지회장 이인근(50)씨가 거리에 나온 지 28일로 3009일째가 됐다. 명품 기타로 손꼽히는 ‘펜더’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콜텍은 2007년 매출이 1500억원에 달했던 세계적인 기타 제조업체다. 이씨 등 67명의 노동자들은 국내 생산라인 폐쇄에 따라 2007년 정리해고를 당했다. 투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기타를 만들 줄만 알았지 연주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더듬더듬 기타를 배워 2011년 12월 정리해고된 동지들과 3인조 밴드, 이름하여 ‘콜밴’를 만들었고, 매주 수요일마다 홍대 클럽 무대에 선다. 그들에게 음악은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는 수단이다. 콜밴은 이날 충북 청주에서 공연을 했다. 지난 20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시작으로 21일 제주 강정마을, 25일 밀양 송전탑 등을 거쳐 다음달 1일 서울로 돌아오는 음악여행의 일환이었다. “‘콜친 3000+ 음악투어’를 하게 된 계기는 간단해요. 이 땅 여기저기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잖아요. 약한 사람들과 아픔을 나누고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씨는 끝까지 부당해고 투쟁을 이어 갈 생각이다. 콜텍에 대한 배신감과 억울함이 원동력이긴 하지만 함께 연대해 주는 음악가와 노동자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3000일의 소회요?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허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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