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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미의 관심사’ 치타의 대변신

    ‘초미의 관심사’ 치타의 대변신

    “감독님이 ‘얼굴과 손발, 행동으로 표현하려 하지 마라’고 하시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많이 읽고 대본 안에서 순덕이의 생각을 찾아내라고요. 무대에서 하던 언어와 온도와는 다른, 차분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그렇게 배웠어요. 다른 언어를 하나 배우는 느낌이었죠.” 래퍼 ‘치타’가 연기에 나섰다. 배우 ‘김은영’(30)으로. 영화 ‘초미의 관심사’에서 대선배 조민수(55)와 함께 모녀로 분했다.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은영은 첫 연기 도전 소회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는 한 번 부르고 내려오면 끝인데, 연기는 한 테이크를 여러 번 찍어야 하는 게 낯설고 재밌었다”고. 그러면서 “재밌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갖고 도망간 막내딸을 찾는 엄마와 딸의 여정을 그린다. 극 중 순덕(김은영 분)은 가정에 무관심한 엄마를 등지고 일찍이 가출해 혈혈단신 음악의 길을 걸어왔다.김은영과 조민수의 만남은 ‘불 대 불’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물과 불’에 가깝다. 엄마가 전형적인 ‘센 캐릭터’ 이미지를 이어 간다면 순덕이는 시니컬하다. 김은영은 이러한 순덕의 역할을 차분하고 침착하게 풀어 간다. 그랬던 순덕이의 감정이 터져 나오는 지점이 무대 위, 엄마 앞에서 노래 ‘아이 돈 니드 유어 러브’를 부를 때다. 육아에 치인 엄마가 잊고 살았던 가수의 꿈을 상기시키는 노래다.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가는 엄마를 보며 무대 위 순덕은 눈물을 흘린다. “원래 우는 장면이 아니었는데 울게 되더라고요. 항상 딸 앞에서 강해 보여야 했던 엄마를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항상 용감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기억했던 저희 엄마도 요즘에는 여린 모습이 많이 보여요. 그런 것들이 겹쳐지면서 눈물이 났어요.” 극 중에서 모녀가 이태원 곳곳을 누비며 만나는 이들은 영어를 못하는 흑인, 성소수자, 어린 싱글맘 등이다. 뭇 사람들이 편견으로 대하는 인물들을 영화는 자연스럽게 지나치며 아우른다. ‘치타’ 김은영도 여성 래퍼가 드물던 시절 2015년 Mnet의 힙합 경연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로 주목받은 이래 줄곧 편견과 싸워 왔다. “너무 익숙한 것들에 익숙해서 새로운 것들을 위험부담이 있는 것으로 배제하는 시선을 많이 받았죠. ‘메이크업 너무 세다’, ‘긴 머리가 좋다’고요. 서로 이해할 필요도, 밀어낼 필요도 없이 각자 특별한 보통의 존재인 걸 인정해 주면 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 현재 김은영을 움직이는 힘은 ‘편견’이라는 단어 자체를 얘기하고픈 소망이다. 연기는 연기대로, 랩은 랩대로, 노래는 노래대로. “제 이름이 치타니까, 멀리 보기보다 단거리로 사력을 다해 앞에 있는 걸 하고 싶어요. 이렇게 확장시켜 나가면 우주를 정복할 수 있겠죠.(웃음)”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실레마을에선 사랑이 이뤄지리라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실레마을에선 사랑이 이뤄지리라

    내게 강원 춘천은 ‘소설가의 분홍색 집’과 ‘소설가들’의 고장이었다. 처음 춘천 가는 기차를 탔을 적엔 이미 너무도 많은 사람과 사랑들이 다녀간 뒤였고, 102보충대에 입소하던 이를 배웅하러 오긴 왔지만 친오빠의 일이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울고 있는 엄마 뒤에서 오빠가 군대에 있을 동안에 그가 남기고 간 물건들을 쓸 생각에 약간 신이 났던 기억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춘천? 노래에나 나오는 거기 아냐?” 미안한 말이지만, 여튼 그랬다.대학원 재학 시절의 단체 MT에서야 ‘춘천’ 혹은 ‘봄내’에 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됐다. 그때만 해도 아주 작았던 김유정 생가터와 소양댐, 청평사를 거쳐 자연 휴양림의 방갈로 안에서 ‘술 마시러 갔던’ MT.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교수님들이 타고 있던 앞차가 갓길에 섰다. 그리고 물안개가 짙게 깔린 소양댐을 배경으로 두 작가의 옥신각신이 이어졌다. “춘천이 고향인 최수철 소설가 집에 들렀다 가자”는 임철우 소설가의 제안, 동료 교수의 다정하고도 장난기 어린 제안을 거절하는 ‘옛날의 집주인’. 숙취가 가시지 않은 판에 흥미진진한 주거니 받거니를 보면서 “그럼 수철 교수님 생가에 가는 거예요?”라고 묻자 눈앞에 뻔히 살아 있으니 ‘생가’가 아니라 ‘본가’라고 해야 한다고 한 사람이 누구였더라. 결국 그냥 떡전거리(병점역)로 돌아가자고 했는데 봉고차 두 대가 선 곳은 어느 우아한 핑크색 주택이었다. 모두가 웃고 있는 단체사진 속에서 최수철 소설가만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 “핑크라니….” 집주인이었던 이가 내뱉은 이 한마디가 춘천의 화룡점정으로 남았다. 대학원생에서 등단한 소설가가 되는 동안 춘천은 사랑과 낭만, MT와 봄 강의 고장에서 김유정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장소로 변모했다. 그사이에 자그마했던 김유정 생가는 김유정 문학촌으로 바뀌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자 그가 병을 얻어 내려와 요양을 하며 야학을 세우고 사랑하던 이에게 끊임없이 연서를 보내던 곳이라는 사실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셈이었다.왜 김유정 문학관이 아니라 김유정 문학촌일까. 올해 문학촌장으로 부임한 이순원 소설가에게 물었더니 마을 곳곳이 김유정 소설의 배경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동시에 문학촌으로 들어오면서 내내 ‘김유정로, 김유정 우체국, 김유정역, 김유정 농협지점’ 등등의 이름들을 스쳐온 것이 떠올랐다. 2004년 12월 1일부터 신남역(무궁화호, 경춘선)은 김유정역이 됐다. 2010년 경춘선이 복선 전철로 바뀌어 다시 김유정전철역이 된 사연이 길게 이어졌다. 한국 최초로 문인의 이름을 딴 길과 마을, 전철역과 우체국이라니! 이는 가히 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서야 성립될 수 없는 크기이기도 했다.ㅁ자로 지어진 생가터에서부터 뻗어 나온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김유정 문학촌과 그 일대를 ‘소설 속 공간’으로 탈바꿈해 놓았다. 떡시루의 강원도 방언이라는 실레는 어쩌면 소설가 김유정으로부터 이야기를 빚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동네가 아닐까. 김유정은 1908년생이다. 그리고 1937년 3월 29일에 이곳 실레(실제 지명은 신동면 증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2년 후에 경춘선이 처음 개통됐다. 그가 병사하지 않고 천수를 누렸더라면 실레에 기차가 들어온 것을 보고도 이야기를 지어냈을 법한 옴폭한 자리였다. 서울 재동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 문과에 진학한 수재였던 김유정은 어릴 적 양친을 잃고 나서 얻은 말더듬이병과 애정 결핍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러던 중에 당대 명창인 박녹주를 만나 열렬한 구애를 펼쳤으나 실패했다. 박녹주의 가마를 지키고 서 있다가 마음을 전했으나 완강한 거절의 뜻을 전해 듣고 쓴 혈서는 그의 간곡한 마음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실연과 재적이라는 연이은 아픔에 고향으로 돌아온 김유정은 야학의 일종인 ‘금병의숙’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서울살이의 도회적 감수성과 연희전문까지 재학할 정도의 뛰어난 수재였던 김유정의 눈에 비친 고향 마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다. 고향에서 몸과 마음을 어느 정도 회복한 후에 다시 서울로 올라간 그는 글쓰기에 매진해 193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조선중앙일보에 입선했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고, 구인회의 후기 동인으로도 활동한다. 이때 시인 이상과의 교류가 이어지는데, 이들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타지에서 글을 쓰는 같은 처지의 동료로서 우정이 깊어졌다.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폐병을 얻기까지 한다. “각혈이 여전하십니까?” “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습니다.” “치질이 여전하십니까?” “네, 그저 그날이 그날 같습니다.” 이 대화 끝에 그들은 자살을 모의하기도 하지만 실패했다. 이상은 일본으로, 김유정은 다시 낙향해 투병과 작품 활동을 이어 간다. 이 대화를 나눈 이듬해에 그들은 다시 나란히 세상을 등졌다.김유정은 1937년 다섯째 누이 유흥의 과수원집 토방에서 투병 생활을 하며 휘문고보 동창인 안회남에게 생의 마지막 편지를 쓴다. 자신이 쓴 추리소설을 보낼 터이니 돈 백원을 융통해 보내 달라는 내용이었다. 닭 30마리와 살모사와 구렁이 10마리를 고아 먹고 너끈하게 일어나겠다고도 했다. 남은 생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인하게 나온 편지가 오히려 아리게 다가온다. 김유정은 그해 3월 29일 새벽에 생을 마감한다. 사인은 폐결핵과 치질. 김유정의 엽서와 유품들은 이 편지를 받은 안회남이 보관하고 있었으나, 안회남의 월북으로 인해 김유정의 흔적들은 모두 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유정 문학촌은 김유정의 유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롯이 김유정의 소설로 다시 태어난 문학촌인 것이다.채 서른이 되기 전의 죽음이었지만 그가 남긴 30여 편의 단편소설은 아직도 빛나고 있다. 그 빛이 절정에 달하는 곳이 바로 이 김유정 문학촌이 존재하는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이다. 문학촌에서는 김유정의 소설과 생애만 담아둔 것이 아니라 기념전시관과 이야기집, 민속공예 체험방과 김유정 생가를 비롯해 그의 소설을 배경으로 한 ‘실레이야기마을’이 꾸려지고 있다. 금병산 밑의 옴폭한 시루 같은 마을 곳곳에 그의 소설의 배경과 인물들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김유정 문학촌은 ‘이야기가 복작대는 마을’이 됐고 그 이야기들을 따라 한 해에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장소로 변모했다. 그 길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들병이들 넘어오던 눈웃음길, 금병산 아기장수 전설길, 산국농장 금병도원길,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고갯길, 춘호 처가 맨발로 더덕 캐던 비탈길, 도련님이 이쁜이와 만나던 수작골길, 산식각 가는 산신령길, 응칠이가 송이 따먹던 송림길, 응오가 자기 논의 벼 훔치던 수아리길, 근식이가 자기 집 솥 훔치던 한숨길, 금병의숙 느티나무길,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 나오던 데릴사위길, 김유정이 코다리찌개 먹던 주막길, 맹꽁이 우는 덕만이길”이 바로 그것이다. 김유정 사후에 발간된 소설집의 표지는 빨간 동백꽃이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동백꽃은 노란 동백, 즉 강원도 사람들이 부르는 생강나무꽃을 일컫는다. 촌장님의 안내에 따라 문학촌 곳곳에 있는 생강나무들을 찾아봤다. 그 ‘알싸한 향기’ 역시도 이 노란 동백꽃에서 나온 것임을 거듭 강조하는 촌장님의 생강나무 사랑이라니. 문학촌은 여러모로 이야기와 사랑이 넘치는 곳이었다. 시루에 담긴 이야기들이 작가의 품을 떠나 그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새롭게 읽히고 쓰여지는 공간이자 후배 문인들을 독려하고 창작의 길을 열어 주는 마을이 봄내, 춘천에 있다. 김유정의 생애는 다소 불행하고 끝내 사랑도 이루지 못했지만 그가 펼친 문학의 자리, 이야기들은 아직도 살아 있음으로 그 스스로의 힘을 증명해 냈다. 오죽하면 여태 ‘나’의 장인이 점순이의 키를 재고 있을까. 김유정은 현실에서의 사랑은 실패했지만 끊임없이 인물들에게 사랑과 인간애를 부여하는 매파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랑들이 모두 이어졌는지는 소설을 읽어 보거나 김유정 문학촌에 와서 확인해 볼 일이다.이제 내게 춘천은 김유정 문학촌과 소설가들 그리고 (여러 의미의)사랑과 아직도 분홍색인 소설가의 집이 있는 곳이다. 오정희, 전상국, 최수철 소설가를 비롯해 현재 김유정 문학촌의 상주 작가로 근무하는 전석순 소설가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멋진 소설가들의 등 뒤에 병풍처럼 서 있는 김유정 문학촌의 위상이라니. 김유정의 춘천은 다소 무정했을지언정 그가 남긴 춘천에서의 이야기들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내게도, 이곳을 찾는 백만 명의 발길에게도 그리고 그의 작품을 잇는 후대의 독자들에게도. 우리들의 사랑은 부디 유정하기를!
  • “거기 우리가 있었다”… 5월의 서가, 그날을 증언하다

    “거기 우리가 있었다”… 5월의 서가, 그날을 증언하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은 올해 출판가엔 더 많은 책들이 찾아와 광주를 이야기한다.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책을 비롯해 발포 명령을 거부한 경찰을 조명한 평전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참혹한 영상이나 기록물과 달리 소설 고유의 힘을 발휘하는 책도 손에 잡힌다. 책은 우리에게 말한다. 1980년 5월 18일 광주를 기억하라고.●알려지지 않은 진실 기록하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3시 40분. 광주관광호텔 영업과장 홍성표씨는 당시 계엄군을 피해 숨었던 6층 620호에서 헬기사격을 목격한다. 11여단 특공대가 날이 채 밝기 전 전일빌딩 고층에 있는 시위대에게 총격을 받자 이를 제압하려고 헬기사격을 요청한 것으로 추측된다. 신간 ‘호텔리어의 노래´(빨간소금)는 5·18 당시 홍씨의 기억을 재구성했다. 전일빌딩 오른쪽 맞은편에 있던 8층 건물 광주관광호텔은 계엄군이 들이닥치자 폐점했고 열흘 동안 그 안에 있던 홍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특히, 헬기사격에 관한 그의 증언은 전일빌딩 10층 기둥에 남은 흔적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당시 보안사령관이던 전두환씨의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한 명백한 반박이기도 하다. 책은 지난 40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공간에서 본 5·18의 모습이다.‘안병하 평전´(정한책방)은 5·18을 한 경찰을 통해 새롭게 조명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이희성 계엄군 사령관은 안병하 전남 경찰국장에게 “무기를 들고 시내로 진입하라”고 압박했다. 안 국장은 “경찰이 어떻게 시민들에게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국장은 곧바로 계엄사 합동수사본부로 압송돼 8일 동안 혹독한 고문을 받았고, 그 후유증으로 8년 동안 투병하다 1988년 60세 나이로 별세했다. 당시 전남 경찰은 상부의 거듭되는 강경진압 지시에도 시민을 향해 총을 쏘지 않았는데, 이 사실은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책은 5월 17일부터 전남도청 최종 진압작전 하루 전인 5월 26일까지 안 국장의 행적을 좇는다. 당시 시민군으로 전남도청 상황실에서 활동했던 이재의 작가가 안 국장의 유고인 ‘비망록’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다른 시각으로 5·18 풀어내다 독립운동사 및 친일 반민족사 연구가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낸 ‘꺼지지 않는 오월의 불꽃’(두레)은 5·18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군부 쿠데타와 광주학살의 배경 등 광주항쟁이 벌어지기 전의 전주곡과 같은 역사, 그리고 광주항쟁 첫날부터 계엄군에게 진압되는 마지막 날까지 치열하고 끔찍했던 항쟁의 나날들, 마지막으로 광주학살의 주범과 공범, 광주항쟁 이후 남은 과제의 세 부분에 걸쳐 서술한다. 당시 항쟁을 왜곡보도하거나 신군부를 치켜세운 국내 언론들의 민낯도 고스란히 밝혀진다. 사료를 철저히 분석해 ‘피의 역사’를 생생하게 구성했다.‘5·18 광주 커뮤니타스’(사람의무늬)는 사회학에서 사용하는 ‘리미널리티(전이)·커뮤니타스·사회극’ 관점에서 5·18을 조명한다. 신성하고 종교적인 순간인 ‘리미널리티’ 단계, 그리고 이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나 그들이 모여 있는 상황이나 공간을 ‘커뮤니타스’라 부른다. 저자인 강인철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는 항쟁 참여자들이 깊은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그 내면적 조건을 여러모로 분석하고 당시 민주화운동을 ‘사회적 행위의 정상적인 양식에서 벗어난 시간과 장소’로 풀이한다. 그러면서 10일간의 광주 시민들의 역사를 한 편의 사회드라마로 재현했다. 강 교수는 “5·18은 더이상 민주화의 퇴보를 용인하지 않는 역진방지장치”라며 “강력하게 역사의 전진과 진보를 추동하는 장치로 동시에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누군가의 이야기로 빚어내다 문학 작품은 여러 시선으로 ‘그날’을 재조명한다. 작품마다 주목하는 주체나 시점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게 특징이다. 5월 14일부터 27일까지 14일간의 광주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 낸 정찬주 작가의 ‘광주 아리랑 1·2’(다연)는 집대성에 가깝다. ‘다큐 소설’을 표방하는 책은 식당 주방장, 요리사, 시장 상인, 운전수, 페인트공, 용접공, 가구공, 선반공, 비운동권 학생, 농사꾼 등 5·18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모습을 모자이크하듯 그려 냈다. 정찬주가 그린 ‘광주’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운동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끝내 총을 들지 못한 주변인들의 고통도 같은 무게로 담아냈다는 데에 있다.33년 전, 공수부대원의 시점으로 5·18을 그린 소설 ‘십오방 이야기’로 데뷔했던 정도상 작가는 이번엔 시민군의 눈으로 광주를 좇았다. 그가 쓴 장편 소설 ‘꽃잎처럼’(다산책방)을 통해서다. 5·18의 마지막 밤, 스물한 살 노동자 명수가 겪은 전남도청에서의 마지막 결사 항전이 담겼다. 이와 달리 40주년을 맞아 양장 특별판으로 출간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창비)는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의 시점이다.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 동호의 자취가 다시 봐도 아릿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고창, 국가적 차원서 성지화 작업 필요”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고창, 국가적 차원서 성지화 작업 필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고창 성지화 작업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해 왜곡된 역사의 면모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유기상 전북 고창군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무장봉기(무장기포)가 제7차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에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으로 수록돼 역사적 사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무장은 고창의 옛 지명이고 기포는 동학의 조직인 포(교구 또는 집회소)를 중심으로 봉기한 것이다. “고창 동학농민혁명사 재조명 과업의 첫 번째 사명인 무장봉기 역사교과서 수록이 126년 만에 이뤄져 그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자긍심 찾기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는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무장기포지·전봉준 장군 생가터 국가사적 등재, 동학농민혁명 역사벨트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면서 “동학선양사업을 의향정신을 살린 자랑스러운 군민운동으로 승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군수와의 일문일답.-‘고창 무장봉기가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라는 내용이 새 학기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모두 수록됐다.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이 1894년 3월 20일 고창에서 발생한 무장봉기라는 사실이 역사학계에서는 이미 정설이었다. 한국사 교과서 수록으로 동학 전문연구자와 고창군민 등 소수만 알던 역사적 사실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써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빚어졌던 동학농민혁명 시발지 논란은 정리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공음면 구암리 구수마을 동학농민혁명 기념탑에서 선열들에게 교과서를 봉정하는 행사를 가졌다.” ●‘보국안민’ 혁명의 목표 최초로 제시 -고창 무장봉기가 동학농민혁명에 미친 영향은. “조선 후기에는 지역적 한계를 넘지 못한 수많은 민란이 있었다. 무장봉기는 혁명의 이념이자 지표인 ‘무장포고문’과 농민군 행동강령인 ‘4대 강령’을 정립 발표함으로써 농민혁명의 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보국안민’이라는 혁명의 목표가 최초로 제시됐고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인 대규모 항쟁으로 커졌으며 봉건제도 개혁의 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민족·민중항쟁의 근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창 무장봉기를 부각시키기 위한 과정과 지자체의 노력은. “자주와 평등의 위대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고창군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학술·연구·문화사업을 하고 있다. 동학기념사업회, 동학유족회 등 지역 단체와 울력해 매년 학술대회를 열고 무장기포기념제·무장읍성축제를 개최한다. 기념제와 축제는 ‘동학농민혁명은 무장기포지로부터, 3월 20일의 함성은 전국적인 봉기로’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이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애국·애족 정신과 무장기포일의 참다운 의미를 널리 알리는 한편 전국적인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기념제에서는 동학농민혁명군들이 읽어 내려갔던 무장포고문을 낭독하고 농민군이 걸었던 진격로 걷기 체험행사를 한다. 축제 기간에는 무장현 관아·읍성 무혈입성 재현 등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다.” -전북 정읍시가 동학의 시발점은 무장봉기가 아니라 ‘고부봉기’라며 역사왜곡 바로잡기에 나서기로 했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연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 이제 동학농민혁명은 지역을 넘어 한국사에 빛나는, 세계 속의 혁명으로 재평가돼야 한다. 지역주의가 발목을 잡는 것은 선열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한국사 역사교과서에 ‘동학농민혁명’을 ‘동학농민운동’으로 기술했다. “동학농민혁명의 대의와 의미, 가치를 생각할 때 교과서에도 운동이 아닌 혁명이라고 기술해야 한다. ‘실패한 혁명’이라는 일부의 평가절하를 극복하고 혁명을 운동으로 표기한 현행 교과서를 개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접주 손화중의 근거지… 혁명 기반으로 -고창에서 대규모 농민봉기가 발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조선 말기 고창에는 판소리 사설로 사회적 모순과 봉건제도 타파를 꿈꾸는 민중들의 사상적 깨우침이 깔렸었다. 특히 고창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가장 강력하고 중심적인 활동을 했던 전봉준의 태생지이자 대접주 손화중의 근거지였다. 전봉준이 고창 출신이었기에 협력기반이 두텁고 호남에서 가장 세력이 컸던 손화중포의 인적·물적 동원능력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도소(도접주들의 총집회 기관) 거소에는 주물공장, 대장간, 마방 등이 있고 보부상을 비롯한 장꾼들이 드나들며 정보 공유 및 조직이 활성화돼 혁명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무장봉기가 일어난 공음면 구수마을의 넓은 충적지는 수천의 동학군들이 집결해 훈련하기 쉬운 지형이었고 석교 세창과 장터 포구는 군수품과 군량미 조달이 쉬운 지리적 조건을 갖췄다.” -고창군과 동학농민군을 이끈 전봉준과의 관계는. “고창이 전봉준 장군의 출생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간 정읍 고부, 정읍 태인, 전주 등 여러 설이 분분했지만 많은 연구자가 전봉준의 출생지가 고창읍 죽림리 당촌마을임을 밝혀냈다. 현재 생가터를 사적으로 지정하고 전봉준 장군 동상을 세우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단체장으로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의의와 평가는. “동학농민혁명은 아래로부터 민중혁명이라는 측면에서 1만년 민족사의 가장 빛나는 한 장면이다. 제대로 조명되면 세계 4대 혁명의 맨 앞자리에 평가될 역사다. 동학농민혁명은 자주와 평등, 민주적 절차를 확립하고자 했던 근대 민중운동의 효시로 참여자와 유족, 기념사업, 발상지 고창군의 상징성 등이 높이 평가돼야 하나 일제와 군사정권 등에 의해 심각하게 왜곡되고 평가절하됐다. 126년이 지난 이제라도 동학농민혁명 고창 성지화 작업이 국가적 차원에서 원활하게 진행돼 자주적인 우리 역사의 흐름을 계속 이어 가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당당하게 지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창은 의향… 청소년 역사교육의 장 활용 -동학농민혁명이 고창군의 정체성에 미친 영향은. “고창은 의향이다. 정의로운 고창군민들은 불의를 보면 목숨을 걸고 싸웠다.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 항일의병 운동, 독립구국운동, 최근의 촛불시위에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임진왜란 3대 대첩에 고창·무장·흥덕 의병이 모두 참여했다. 임진·정유 왜란 때도 고창 흥덕 남당회맹단 등의 의병이 일어났다. 고창 성내 출신 근촌 백관수 선생은 당시 서른의 나이로 일본 유학생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거사를 주도했다. 그 독립선언서의 초안이 국내로 전달돼 3·1운동을 촉발시켰다.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국가유공자도 90여명으로 전북에서 가장 많다.” -동학농민혁명 선양사업 과제는.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무장기포지·전봉준 장군 생가터 국가사적 등재, 동학농민혁명 역사벨트 조성을 적극 추진하겠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과 국가기념일을 제정하고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동학농민혁명을 세계 혁명사의 한 축으로 알리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동학농민혁명을 지역발전과 연계 방안은. “전봉준 생가와 무장기포지를 역사문화유적지로 가꿔 청소년들의 역사교육과 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과 선운사, 고창읍성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관광벨트로 육성하겠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민초를 상징하는 녹두, 추운 겨울을 이겨 낸 청보리를 주제로 한 음식 등 동학농민혁명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美·EU 셧다운이 수출에 치명타”… 충격 3분기 이후도 ‘불안’

    “美·EU 셧다운이 수출에 치명타”… 충격 3분기 이후도 ‘불안’

    車수출 80% 급감, 美·인도 등 셧다운 탓 국내 1~5일 연휴… 공장 전체 휴업도 영향 ‘석유제품 75% 감소’ 수요·유가 하락 원인 美·中·EU서 수요 부진… 2분기 최악 예상 코로나 2차 유행·미중 분쟁 재개 가능성에 글로벌 수요 회복 언제 살아날지 불투명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무너지고 있다. 승용차 수출은 5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5월 초 무역적자는 지난달 전체를 합친 것의 2.8배나 됐다. 특히 우리 수출 1·2위국인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 반등이 기대되는 3분기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곳곳이 ‘지뢰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상순 승용차 수출이 80.4%나 감소한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의 셧다운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현지 딜러 단축 영업, 소매점 강제 휴업 등으로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출 물량이 대거 취소된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해외 주문 물량 감소로 지난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 기간 국내 공장 전체가 휴업했다. 석유 제품(-75.6%)의 수출 급감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과 저유가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소비 국가들의 셧다운이 우리 수출에 치명타였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리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수출액(369억 23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24.3% 감소했고 감소폭으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이후 최대였다. 일각에선 5월에 2009년 1월 월별 역대 최대 수출 감소폭(-34.5%)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미국, EU 등에서 수요가 부진해 올해 1분기보다 2분기가 최악의 상황일 것이고 3분기에 경기가 급반등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역수지 적자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95억 5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6억 32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무역적자(9억 4600만 달러)의 2.8배나 되고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은 맞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물으며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협상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우리 수출은 말 그대로 설상가상의 상황이 됐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한 바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미중이 언제 긴장 모드로 바뀔지 모르고, 세계 수요 회복이 언제 살아날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수출은 해외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당장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데미 무어의 딸 탈룰라 “3년 동안 엄마랑 말도 안 섞었는데”

    데미 무어의 딸 탈룰라 “3년 동안 엄마랑 말도 안 섞었는데”

    “거의 3년 동안 어머니에게 말도 걸지 않았어요.” 10일(이하 현지시간)은 미국 어머니의 날이다.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와 데미 무어 사이에 태어난 딸 탈룰라 윌리스(26)가 인스타그램에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하는 글을 올리며 과거 모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일까지 되돌아봐 눈길을 끌고 있다고 야후! 셀레브리티가 소개했다. 브루스와 무어는 1987년 결혼해 2000년 이혼했는데 둘 사이에는 루머(31), 스카웃(28)과 탈룰라 세 딸을 뒀다. 무어 모녀들은 아이다호주에서 자가 격리 중인데 브루스와 결혼한 엠마 헤밍과 두 배다른 여동생까지 이사를 와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탈룰라는 “그렇게 흩어진 세월에 난 조각 난 것처럼 따로였다가 완벽히 먼지 같은 존재로 됐다. 어느날 출근하며 차를 운전하는데 라디오에서 ‘엄마의 향기는 절대적으로 존경할 만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 순간 내 고통과 내 얘기는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에 그날 하루 축복 받는 기분이었다”고 적었다. 지난해 레드 테이블 토크를 맞아 가족은 대화를 나눴는데 2012년 무어가 세 번째 남편 애쉬튼 커처와 별거한 뒤부터 알코올과 향정신성 진통제 비코딘에 다시 탐닉한 것이 모녀들의 사이가 틀어진 원인으로 얘기됐다. 하지만 모녀들의 관계는 어느새 생존의 문제로 바뀌었다. 탈룰라가 신체 변형 증후군이란 장애에 시달리면서였다. “내 얘기는 바뀌었다. 그 증후군 때문에 내면을 잘 성찰할 수 있게 됐고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는 아량이 생겨났다. 3년이란 시간은 결코 영원히 이어질 수 없다. 진심에 감사하는 마음은 결코 줄지 않는다. 자석처럼 엄마는 상처를 고쳐냈다”고 단언했다. 탈룰라는 모녀 사이가 어느 때보다 회복됐음을 바로 알려주는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어머니가 자신의 엉덩이에 돋보기를 들이댄 채 뭔가를 뽑아내려고 애쓰는 사진도 있다. 코로나19로 소중한 이들을 잃은 어머니들도 잊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 지친 어머니들, 의붓 어머니들, 뭔가 소중한 것을 잃은 엄마들에게 사랑과 강인함을 전한다. 본인이 잃어버린 것들을 되새기며 오늘을 축하하기 위해 애쓰는 분들에게도 이 마음을 전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 하이펙 수술로 대장암 환자 5년 생존율 79%로 높여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 하이펙 수술로 대장암 환자 5년 생존율 79%로 높여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분당차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치료 받은 전체 환자를 분석한 결과 5년 평균생존율이 79%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인 75%를 상회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대장암 1기 96%, 2기 92%로 10명중 9명 이상이 장기 생존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림프절 전이가 있는 3기암의 경우에도 5년 생존률이 75%에 달한다. 치료가 어려운 4기암 환자들에게도 적극적인 다학제 진료를 통해 표적항암제 치료, 전이절제수술 등을 시행해 25.6%로 생존율을 향상시켜 국가 평균 4기 15%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학제 진료를 통해 매년 복막전이가 있는 4기 대장암 환자 20여명에게 하이펙 치료를 통해 치명적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다. 하이펙 수술은 4기 복막전이 대장암 환자들에게 5년 생존율을 30%까지 높이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종양 제거 수술을 포함해 수술시간이 10시간 이상으로 길고, 과정이 힘들어 환자의 체력과 건강상태, 복막 전이의 진행 정도 등을 상세히 살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암은 복막 전이 땐 완치 확률이 매우 희박하고, 항암제 내성이라도 생기면 급속하게 암이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를 통해 여러 가능성을 면밀히 판단하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과 김우람 교수는 “최근 중증 암 환자들을 위한 신약들이 속속 개발하고 있으며, 수술도 하이펙과 같은 고도의 수술로 예전에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환자들도 장기 생존하는 사례들이 상당히 많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치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모(52.남)씨는 2016년 7월 복부 통증으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내원해 결장암을 진단받았다. 암 병기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검사에서 구불결장암이 방광에 침범되어 있었고, 여러 군데의 간 전이와 폐전이도 발견되었다. 일반적인 치료로는 완치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서씨는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대장암 암환자들이 분당차병원 다학제 진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사례들을 보고 분당차병원을 찾았다. 서씨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복강경으로 저위전방절제술과 부분 방광절제술, 장루 조성술을 받고 6개월 간 표적 항암치료를 받았다. 항암치료 후 전이가 많이 줄어들어 간전이, 폐전이 제거 수술과 장루 복원술을 동시에 받은 후 추가 항암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현재까지 재발없이 추적 검사로 경과를 살피며 건강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대장암 다학제 진료팀은 2015년 다학제 진료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해 국소 진행성 직장암 및 간, 폐, 복막 등에 전이가 있는 대장암 등 타병원에서 치료가 어렵다고 진단받은 난치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매년 200례 이상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대장암 다학제 진료는 외과(김종우, 김우람, 최성훈, 강인천, 이성환 교수), 혈액종양내과(김찬 교수), 방사선종양학과(장세경 교수), 소화기내과(김덕환, 유준환, 김지현 교수), 흉부외과 (정희석 교수), 영상의학과(김대중 교수) 등 6개과 전문의로 구성된 진료팀이 한 자리에 모여 치료법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재발암이나 전이암과 같은 중증암의 경우 의사 한 명이 전체적인 치료 계획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기에, 외과, 혈액종양내과 등의 암 전문가가 논의해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함이다. 여러 의료진이 한 팀으로서 환자의 병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들이 암의 치료 과정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즉석에서 해소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김찬 교수는 “중증 암일수록 치료도 복잡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여러 진료과 의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다 보면 의사 한 명이 혼자 결정하고 판단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치료법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좋은 치료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시간(홋타 요시에 지음, 박현덕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일전쟁 당시 난징 대학살을 다룬 일본 작가의 소설. 1955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된 소설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인 홋타 요시에가 참전 일본인이 아닌 피해자인 중국 지식인의 수기 형식으로 집필했다. 쉼표가 많은 주인공의 독백에서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존엄, 역사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264쪽. 1만 5000원.아녜스 바르다의 말(아녜스 바르다·제퍼스 클라인 지음, 오세인 옮김, 마음산책 펴냄) 기성 상업 영화의 관습을 거부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의 생전 인터뷰 스무 편을 실었다. 유년 시절 자주 이사한 덕에 자유의 감각을 얻었다는 일화부터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충과 희열까지 내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440쪽. 2만 2000원.5·18 광주 커뮤니타스(강인철 지음, 사람의무늬 펴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에 부치는 사회학자의 기록.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인 저자는 ‘리미널리티’(경계·전이·잠재적 상황), ‘커뮤니타스’(사회적 상호관계), ‘사회극’의 관점에서 민주화운동 참여자들이 연대와 헌신의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과 내면적 조건들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468쪽. 2만 5000원.흐르는 것들의 과학(마크 미오도닉 지음, 변정현 옮김, 엠아이디 펴냄) 재료과학자와 함께하는 13가지 액체로 떠나는 여행. 비행기의 원료인 등유의 폭발성, 볼펜의 잉크가 종이 위에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는 이유 등 액체의 특성을 조명했다. 인간과 지구 생명의 근원이 되기도 하고, 동시에 쓰나미가 돼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액체의 이중성이 흥미롭다. 316쪽. 1만 7000원.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대립의 기원을 살펴본 역사서. 두 종교는 모두 유일신을 믿으며 아브라함, 모세 등 성서의 인물들을 경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예수와 삼위일체 교리를 갖고 교회와 국가를 분리하는 그리스도교, 철저한 유일신에 제정일치를 꿈꾸는 이슬람은 근본적인 차이로 대립하기 시작한다. 296쪽. 1만 8000원.스마트 베이스볼(키스 로 지음, 김현성 옮김, 두리반 펴냄) 현대 야구를 지배하는 데이터 혁명에 관한 소개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서 야구 전문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다승, 타율, 타점, 세이브 등 전통적인 스탯의 결함과 한계를 짚는다. 이어 WAR이나 WPA, wOBA처럼 새롭게 주목받는 스탯들이 왜 나오고 쓰이게 됐는지 알려 준다. 352쪽. 1만 5000원.
  • “방사광가속기는 전남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는 전남 나주에”

    강인규(앞줄 왼쪽 두 번째) 나주시장과 김영록(네 번째) 전남도지사, 장석웅(다섯 번째) 전남교육감이 시도민과 함께 7일 방사광가속기 구축 예정 부지 실사 현장인 전남 나주 빛가람호수공원을 찾아 손팻말을 들며 평가위원들에게 유치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전남 등 호남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대형시설이 없어 유치 열기가 뜨겁다. 전남교육청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세 차례 국민청원 참여 독려 문자를 발송하고, 39만여명에 달하는 교직원과 학생·학부모들에게 온라인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협조 요청을 했다. 또 유튜브로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를 위한 홍보 동영상 보기를 권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희망한 4개 자치단체 가운데 나주시와 충북 청주시를 후보지로 선정해 이날 현장을 점검했다. 8일 오전 사업 예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나주 연합뉴스
  • “방사광가속기는 전남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는 전남 나주에”

    강인규(앞줄 왼쪽 두 번째) 나주시장과 김영록(네 번째) 전남도지사, 장석웅(다섯 번째) 전남교육감이 시도민과 함께 7일 방사광가속기 구축 예정 부지 실사 현장인 전남 나주 빛가람호수공원을 찾아 손팻말을 들며 평가위원들에게 유치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전남 등 호남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대형시설이 없어 유치 열기가 뜨겁다. 전남교육청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세 차례 국민청원 참여 독려 문자를 발송하고, 39만여명에 달하는 교직원과 학생·학부모들에게 온라인 서명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협조 요청을 했다. 또 유튜브로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를 위한 홍보 동영상 보기를 권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희망한 4개 자치단체 가운데 나주시와 충북 청주시를 후보지로 선정해 이날 현장을 점검했다. 8일 오전 사업 예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나주 연합뉴스
  • [인사] 충남 서산시, 중앙그룹

    ■ 충남 서산시 ◇ 5급 승진요원 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팀장 신현우 ■ 중앙그룹 ◇ 중앙일보 논설위원 최현철 국제외교안보팀장 조민근 ◇ JTBC 보도국 보도국장 김성탁 〃 취재디지털담당 부국장 김준술 〃 뉴스제작담당 부국장 정상경 〃 정치에디터 겸 정치팀장 남궁욱 〃 사회에디터 오광춘 〃 경제정책에디터 겸 정책팀장 유상욱 〃 주말에디터 박성태 〃 기동이슈팀장 오이석 〃 법조팀장 오대영 〃 스포츠문화팀장 권근영 〃 탐사기획1팀장 강인식 〃 탐사기획2팀장 전영희 〃 뉴스제작3팀장 노승옥 탐사팩추얼본부 탐사팩추얼본부장 겸 대(大)PD 이규연 〃 팩추얼담당 부국장 장기하 〃 탐사팀장 정용환 보도제작국 시사담당 부국장 이영배 〃 교양담당 부국장 송원섭 〃 시사팀장 정선일 〃 교양팀장 이상현 행정국 행정국장 김도진 보도총괄 직속 전문위원 이상복 〃 전문위원 배원일 〃 전문위원 이승녕
  • “한국 팬에게 EPL보다 매력적인 라리가 알릴 것”

    “한국 팬에게 EPL보다 매력적인 라리가 알릴 것”

    라리가, 45개국에 주재원 파견해 홍보 각국 팬들 시청하도록 경기시간 조정 4일부터 개별훈련… 리그 재개 희망적 이강인 이제 스무살, 잠재력 무궁무진 메시 은퇴해도 새로운 스타 등장할 것“이강인 선수도, 라리가도 한국에서 비상해야죠.”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리그로 평가받는다. 라리가 양대 산맥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는 해마다 유럽 최고 클럽의 자리를 놓고 다툴 정도다. 그러나 리그 자체 인지도나 인기는 EPL보다 낮은 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라리가는 2017년부터 세계 45개국에 주재원을 파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울신문은 30일 라리가 한국 주재원 서상원(32)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라리가의 근황과 미래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주재원 개념이 생소하다. “EPL은 1992년 출범부터 글로벌 마케팅을 펼쳤지만 라리가는 그런 면에서 뒤처졌다. EPL 못지않은 콘텐츠가 될 거란 확신에 도입한 게 주재원이고 라리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게 경기 시간을 조정할 정도로 라리가는 세계 축구 팬들을 세심하게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일하게 됐는지. “3살 때 가족이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고교 졸업 후 한국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막연하게 축구 관련 일을 해 보고 싶었다. 바르셀로나가 한국에서 진행한 축구 캠프에서 통역을 맡은 게 계기가 되어 프리랜서 에이전트 일을 하다가 2016년 말 라리가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하게 됐다.” -라리가가 세계 시장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라리가는 각 나라 리그가 그 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아야 한다고 본다. 그렇게 축구 시장이 커졌을 때 그다음으로 보고 싶은 리그가 되는 게 라리가 목표다.” -라리가가 코로나19로 중단됐다. “특정 시점을 잡고 있진 않지만 5월 4일부터 개별 훈련이 가능해진 만큼 재개가 희망적이다. 라리가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37% 정도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경제적으로 타격이 큰 리그 취소는 최후 옵션이다.” -라리가는 레알과 바르셀로나밖에 없다는 인상을 준다. “중계권 수입에서 다른 구단과 비교가 안 된다. 라리가 전체에 이익이 돌아가 다른 구단도 성장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발렌시아 등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리가를 대표하는 리오넬 메시가 은퇴하면 어떻게 될까. “스타 선수는 중요한 자산이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탈리아 세리에A로 갔다고 해서 라리가 위상이 흔들리지 않았다. 메시가 빠지면 또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할 것이다.” -한국에선 이강인이 특히 관심인데. “당장 1군 무대에서 뛰지 않는 것을 궁금해하고 내팽겨치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강인은 이제 스무 살이다. 그 나이에 1군에 동행하고 유럽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간다는 자체가 구단이 이강인의 잠재력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보여 준다. 그러나 당장 승부가 중요한 구단 입장에선 주전으로 뛰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강인은 팀에서도 기대 커… 호날두 떠났어도 라리가 근본 여전” 라리가 한국 주재원 인터뷰

    “이강인은 팀에서도 기대 커… 호날두 떠났어도 라리가 근본 여전” 라리가 한국 주재원 인터뷰

    라리가 2017년에 세계 45개국에 주재원 파견한국 서상원씨 근무… 스페인서 학창시절 보내졸업 후 라리가 입사해 인지도 높이고자 노력“이강인 그 나이에 1군등록은 기대치 보여줘”“세계 최고 선수들 오는 것이 라리가의 매력”“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했지만 라리가의 위상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항상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오려고 하는 것이 라리가의 매력이지 않을까요.” 스페인 라리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와 함께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힌다. 한국에선 이천수가 길을 개척했고, 현재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 이강인(발렌시아)과 K리그 복귀가 무산된 기성용(레알 마요르카)이 라리가에 소속돼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라는, 세계 최고의 클럽을 지녔지만 라리가는 리그의 인기와 인지도면에선 EPL에 비해 밀리는 게 현실이다. 라리가 사무국은 2017년부터 라리가를 최고의 인기 콘텐츠로 만들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시작해 세계 45개국에 주재원을 보냈다. 한국에는 서상원(32)씨가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서씨는 3살 때 가족이 스페인으로 이민을 가면서 스페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군복무를 마쳤고, 축구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바르셀로나가 한국에서 진행한 축구캠프에서 통역을 맡게 됐다. 이후 축구와 인연을 이어가던 서씨는 2017년 라리가의 주재원으로 입사하게 됐다. 서씨는 라리가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한다. 축구팬들 사이에선 인기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와 함께 진행한 ‘이천수의 근본투어’가 유명하다.EPL은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 시장에 투자했고, 그 결과 현재의 위상을 누리고 있다. 뒤늦긴 했지만 라리가 역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라리가는 레알과 바르셀로나가 다른 팀과 격차가 크다는 약점이 있다. EPL이 중위권까지 순위싸움이 치열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씨는 “라리가 역시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중계권 통합 등을 통해 리그 전체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리가 사무국은 구단들을 재정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어 리그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 팬들에게 라리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 선수가 있다. 바로 이강인과 리오넬 메시다. 서씨는 “이강인이 당장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팬들이 궁금해할 수 있다”면서 “이강인의 나이가 이제 겨우 20살이다. 그 나이에 1군에 등록돼있고 챔피언스리그 같은 곳에 나간다는 건 구단에서 거는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강인을 당장 주전으로 내세우지 못할 만큼 리그의 벽이 높은 것도 현실이다. 메시는 라리가를 넘어 세계 축구를 상징하는 스타다. 은퇴가 몇 년 남지 않은 만큼 메시 이후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씨는 “호날두가 빠져나갔어도 라리가는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메시가 있고 없고 차이는 있겠지만 리그가 성장함으로써 더 많은 스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 구단들이 재정적으로 강할 수 있게 만들어 리그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게 라리가 사무국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덮치면서 라리가도 다른 리그와 마찬가지로 중단됐다. EPL의 몇몇 구단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직원 해고 등으로 대응했지만 서씨는 “라리가는 선수와 임원들의 임금 삭감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지난 28일(현지시간) 5월 4일부터 개별 훈련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라리가도 재개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몽골 국경지역서 1만5000년 된 털매머드·코뿔소 암각화 발견

    몽골 국경지역서 1만5000년 된 털매머드·코뿔소 암각화 발견

    털매머드와 털코뿔소를 묘사한 암각화는 적어도 1만5000년 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러시아와 몽골의 국경지역에서 발견된 이들 바위그림은 생각보다 7000년 더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시베리아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프랑스 공동연구진은 러시아 알타이 우코크고원의 칼구틴스키 광산과 몽골 북서부 바가오이고르-차강살라에서 각각 발견된 암각화들을 자세히 비교 분석했다. 이들 암각화는 현재 서로 다른 나라에 있지만, 거리상으로는 20㎞ 정도에 불과하다.이 그림은 대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많은 의문점이 풀리지 않았다. 특히 이 그림들이 멸종된 털매머드를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코가 긴 환상 속 생물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암각화들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이들 암각화 속 동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찾는 데 도움을 줬다.예를 들어 바가오이고르 2번 유적지에서는 오래전 사라진 털코뿔소가 그려진 암각화가 발견된 것이 확실한 증거로 작용했다. 그림의 대부분은 암석의 풍화 작용으로 사라졌지만, 땅딸막한 몸통에 짧고 강인한 다리, 특징적인 꼬리 그리고 과장되게 긴 두 개의 뿔을 지닌 길쭉한 주둥이 덕분에 이 동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바가오이고르 3번 유적지에서 발견된 또다른 암각화는 확실히 매머드 새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이들 연구자는 말했다.이처럼 털매머드나 털코뿔소와 같은 동물들은 약 1만5000년 전 이 지역에서 멸종했으므로, 이들 그림은 적어도 전기 구석기시대 예술가들에 의해 그려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이들 연구자는 이번 암각화들이 시기적으로도 금속이 아닌 석기로 만들어졌다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 암각화에서 사막칠(사막 피각)도 발견했다. 이는 철, 망간 등의 물질이 모세관을 따라 올라와 표토가 윤이 나는 검은 색으로 변하는 현상인데 암각화 제작 시기가 8000만~1만 년 전 사이라는 이전 가정보다 더 오래됐음을 의미한다.게다가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각각 발견된 암각화들은 서유럽에서 발견된 전기 구석기시대의 동굴 벽화와도 비슷한데 이런 이유로 연구진은 이들 그림에 대해 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칼구스틴스키 양식이라고 불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러시아과학원(RAS) 시베리아지부(SB) 고고학·민족지학연구소(IAET)가 발행하는 학술지 ‘유라시아의 고고학·민족학·인류학’(Archaeology, Ethnology & Anthropology of Eurasia) 최근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희애 “지선우는 강인한 캐릭터…매 장면 강도 최고치”

    김희애 “지선우는 강인한 캐릭터…매 장면 강도 최고치”

    “손제혁과의 베드신은 슬픈 장면앞으로 ‘사이다’ 같은 장면 많아”박해준 “2막선 아들이 열쇠 쥐어부부들이 대화하는 기회 됐으면”“지선우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자기가 힘들어도 ‘별거 아니야’라고 말할 것 같은 모습이죠.”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에서 강렬한 연기로 극을 이끌고 있는 배우 김희애는 지선우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24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김희애는 “강하고 부담스러운 캐릭터여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다”면서 “대본에 충실하게 장면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에 대한 복수를 위해 ‘맞바람’까지 감행하는 지선우는 베테랑 김희애도 쉽지 않은 캐릭터. 김희애는 “드라마가 매 장면마다 (10이 최고치라면) 9~10의 강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손제혁과의 장면을 언급한 김희애는 “남성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잡고 싶어하는 인물”이라며 “이 장면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한 여성의 모습이다. 에로틱하기 보다는 허무하고 슬픈 장면이었다”고 돌이켰다. 감정 기복과 장소 이동도 많아 의상도 많은 고민을 한다는 김희애는 “(스타일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부분도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여러가지 상황에 맞는 교집합을 찾아 색, 소재, 디자인을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반환점을 돈 ‘부부의 세계’는 2년만에 이태오(박해준 분)가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의 새 국면으로 들어섰다. ‘국민 욕받이’가 되고 있는 박해준은 “첫방송 이후 많이 흔들릴 것 같아서 댓글을 안 봤다. 나도 이태오가 이해되지 않을때가 있지만 내가 아니면 변호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영화 ‘독전’ 등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맡아온 그는“이태오 안에 그동안 해왔던 악역들이 녹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박해준은 2막의 열쇠를 쥔 인물을 아들 준영으로 꼽았다. 두 주인공을 갈등하고 흔들리게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원작 역시 부부의 아들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김희애는 “드라마 내용상 이렇게 남녀노소로부터 사랑을 받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해 얼떨떨하다”면서 “앞으로도 사이다 같은 통쾌한 장면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박해준, 한소희, 채국희, 김영민 등 한명 한명 몸을 던져 연기하고 있다”면서 “배역은 미워해도 배우는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해준은 “처음에는 이 드라마가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이 드라마를 통해 부부들이 맥주 한잔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하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이 작품에서 풀어놓은 모습이 너무 많아서 다음에는 뭘 해야 할까 걱정이기도 한지만,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끝이라는 마음으로 작업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투라고 고백했다… 내 유일한 ‘증거’니까

    #미투라고 고백했다… 내 유일한 ‘증거’니까

    계란껍질 두개골 원칙/브리 리 지음/송예슬 옮김/카라칼/504쪽/1만 8500원성폭력을 당한 많은 여성들은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채 혼자만의 아픔을 평생 삭이며 살아간다. 주변의 살갑지 않은 시선에 더해 인권침해며 성적 피해 사실 입증을 위한 법 체계가 여성 피해자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3년간 한국 사회를 뒤흔든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돌풍은 바로 그런 피해 여성의 힘겨운 입지를 정색하고 돌아보게 한 전환적 계기임에 틀림없다. 호주의 작가 겸 여성운동가 브리 리가 쓴 ‘계란껍질 두개골 원칙’은 성폭력의 아픔과 문제를 여성 피해자의 입장에서 들여다보게 하는 고백록이자 고발서로 읽힌다. 성폭력 피해 여성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을 법적·사회적 시스템에서 찾아내면서 여성들에게 ‘숨지 말고 목소리를 크게 내라’고 외친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무고한 사람 한 명이 갇히는 것보다 범죄자 10명을 풀어주는 게 낫다.’ 증거재판주의며 무죄 추정의 원칙과 관련해 회자되는 영국 법학자 윌리엄 블랙스톤의 유명한 말이다. 벤저민 프랭클린도 ‘무고한 한 명’을 위해 ‘범죄자 100명’을 놓쳐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도 성폭력 희생자였던 저자는 “만약 벤저민 프랭클린이 여자아이 100명이 강간당한 사건을 마주했더라면 뭐라고 말했을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반문한다. 성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성 인지성이 결여된 무죄 추정의 원칙만 들이대는 게 얼마나 일방적이고 무모한지를 조근조근 따져 묻는다. ‘계란껍질 두개골 원칙’은 불법행위의 원인 제공자가 모든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는 법률 원칙이다. 사람의 머리를 한 대 쳤는데 그의 두개골이 계란껍질처럼 얇아 사망했다면 가해자는 피해자의 사망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원칙. 여기에서 저자는 피해자 자리에 육체적,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놓는다. 호주에서 여성, 특히 성범죄 피해 여성의 입지는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가 인용한 통계를 보면 호주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 가운데 3분의1 정도는 피해 사실을 신고하거나 고발조차 하지 않는다. 저자는 재판연구원으로 일할 때 성범죄 재판의 배심원단에서 자신을 빼줄 것을 요청하는 여성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들도 성범죄 피해자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은 절반 정도를 성범죄 사건 재판에 할애, 피해 여성의 답답하고 억울한 상황을 법과 관습의 차원에서 촘촘하게 들춰낸다. 술자리에서 잠든 여성을 강간하고도 유죄 평결을 받지 않은 ‘필립스 사건’은 대표적 사례다. 확실한 물적·인적 증거가 없고 사건 당시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재판연구원으로서 침묵하고 중립을 지켜야 했다”면서 “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강인한 존재인지 꼭 말해 주고 싶었다. 또한 그들이 말하는 괴물이 세상에 정말 존재한다”고 회고한다. 어린 시절 오빠 친구에게 성폭력을 당한 저자는 로스쿨 졸업 후에도 자해를 할 정도로 극심한 불안 증세를 느꼈다. 성폭력 피해자의 전형적 증상임을 알게 됐고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던 가해자를 찾아내 법정에 세웠다. 저자는 ‘성폭력 피해자가 가진 가장 큰 증거이자 무기는 바로 자신의 목소리’임을 거듭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용기는 두려움이 있기에 가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꿈꾸는 우리가 미래다” 광명 경기꿈의대학 수강신청 접수

    “꿈꾸는 우리가 미래다” 광명 경기꿈의대학 수강신청 접수

    경기도광명교육청은 5월 4일까지 3차에 걸쳐 ‘2020 경기꿈의대학 1학기 수강 신청’을 받는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 후 2회차(4시간)까지 쌍방향 온라인 수업 운영하고 6월 15일부터 오프라인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6월 14일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온라인 강좌 운영 기간을 확대한다. 광명 경기꿈의대학은 대학·기관의 강사가 지역 지정 시설로 찾아가는 거점형 꿈의대학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9개 대학 및 현대건설 등 2개의 기관이 참여하여 39개 강좌를 개설했다. 다양한 꿈의대학 강좌는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력과 진로개척 역량 신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학생중심 교육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개설된 강좌 중에서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에 따라 자발적으로 3개 강좌까지 수강신청 할 수 있으며 모든 강좌는 무료다. 경기꿈의대학 강좌 수강을 희망하는 도내 고등학생은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경기꿈의대학 홈페이지(http://udream.goe.go.kr)에서 1인당 최대 3강좌까지 수강 신청할 수 있다. 지역별 수강 제한은 없다. 특히 고등학교 재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도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수강신청은 3차에 나누어 진행해 회차별 마지막 날 자동추첨을 진행하고 마감 강좌와 수강인원을 확정, 안내해 학생들이 다양한 강좌를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확정강좌 중 정원미달 강좌에 대한 선착순 모집을 실시해 수강신청 기간 내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한번 더 수강기회를 부여한다. 최종발표는 5월 4일이며 수강 확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고 개별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로도 안내한다. 김광옥 경기도광명교육지원청 교육장은“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꿈을 찾고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농구대통령도 못한 ‘정규리그 MVP’ 둘째 아들이 해냈다

    농구대통령도 못한 ‘정규리그 MVP’ 둘째 아들이 해냈다

    어시스트 전체 1위, 득점 국내선수 2위 기자단 투표서 김종규 16표 차로 제쳐 아버지 허재는 1997~98시즌 PO MVP “경사 난 거지… 자신감 있는 플레이 닮아” 허훈 소속팀 kt 6위 그쳐 ‘씁쓸한 뒷맛’ 일부 팬 “DB 1위 이끈 김종규가 받아야”허훈(25·부산 kt)이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받지 못했던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농구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냈다. 하지만 소속팀 성적이 6강 플레이오프(PO) 마지노선이었던 6위에 그친 점을 들어 일부 팬들은 원주 DB를 공동 1위에 올려놓은 김종규(29)가 MVP를 받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등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허훈은 20일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시즌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결과 111표 중 63표를 얻어 47표를 받은 김종규를 제치고 데뷔 세 시즌 만에 첫 MVP를 수상했다. 정규리그 1, 2위가 아닌 아닌 6위 이하 하위권 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2008~09시즌 주희정(7위)이 유일한데, 당시 주희정은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었다는 평가다. 일부 팬은 이날 외국인 선수 MVP로 서울 SK를 공동 1위로 이끈 자밀 워니가 뽑힌 점을 들며 “팀 성적이 아닌 개인 기록으로 MVP를 준다면 팀 성적 9위인 창원 LG 소속 캐디 라렌(전체 득점 1위, 3점슛 성공률 41.6%)의 기록이 더 뛰어난데 왜 워니한테 주느냐”며 일관성 문제를 지적했다. 시즌 중반까지 국내 득점 1위와 국내외 전체 어시스트 1위를 질주하며 만개한 기량을 뽐냈던 허훈은 부상 복귀 이후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모양새였지만 코로나19로 리그가 조기 종료될 때까지 35경기를 뛰며 어시스트 전체 1위(7.2개), 득점 국내 2위(14.9점), 3점슛 전체 5위(2개) 등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10월 DB전에서 한 경기 3점슛 9회 연속 성공 타이 기록, 지난 2월 안양 KGC전에서 24점 21어시스트로 KBL 사상 최초 20-20을 달성하며 매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허훈은 이날 ‘플레이 오브 더 시즌’ 수상에 이어 베스트5에도 선정되는 등 3관왕에 올랐다.올 시즌 올스타팬 투표 1위를 차지했던 허훈은 이로써 인기와 기량 면에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 설 수 있게 됐다. 허재 전 감독은 1997~98시즌 PO MVP를 수상한 적이 있으나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아직 MVP 수상 경력이 없는 형 허웅(27·DB)은 네티즌 투표로 선정한 인기상을 받았다. 허훈은 “많은 팬들이 임팩트 있는 플레이를 좋아해 줬는데 그 덕분에 MVP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며 “아버지는 PO MVP를 받았는데 부자지간에 MVP를 받아 뜻깊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MVP 경쟁을 펼친 김종규 등을 제친 이유를 묻자 “팬들에게 보여 주는 강인함,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답했다. 허 전 감독은 허훈의 수상에 대해 언론에 “경사 난 거지, 뭐. 자신감 있는 플레이 스타일이 나를 많이 닮았거든”이라며 “어려운 점이 많았을 텐데 다 이겨 내고 여기까지 올라와 MVP를 받아 대견스럽다”고 했다. 이어 “훈이는 사실 웅이 운동시키러 갔다가 덩달아 했던 경우”라고 덧붙였다. 베스트5에는 허훈, 김종규, 워니를 비롯해 국내 득점 1위(15.0점) 송교창(전주 KCC)과 라렌이 이름을 올렸다. DB는 감독상(이상범)과 신인선수상(김훈) 등을 수확했지만, MVP를 놓치며 상대 전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서울 SK와 공동 1위를 한 아쉬움을 털어내지 못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역병과 정치에 염증난 조선 선비의 자가격리

    코로나19의 전 지구적 감염을 극복할 근본 해법은 아직 없다. 물리적 거리두기로 전염 속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하다. 300년 전 더 참혹한 역병 속에서 한 지식인은 반생의 노력으로 안전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만들었다. ●치사율 30% 넘는 역병에 정중기가 택한 방역법 경북 영천시 임고면 선원동은 무릉도원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영일 정씨들의 씨족마을이었다. 1719년 이 지상 낙원을 전염병 두창이 휩쓸었다. 두창은 천연두의 옛 이름으로 전염력이 강하고 치사율이 30%를 넘으며, 회복되더라도 피부가 얽어 곰보가 되는 무서운 역병이었다. 원인도 치료법도 모르니 두창 여신을 ‘별성마마’라고 극존칭으로 대접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라의 선덕왕도 앓았으니 역사가 오래됐고,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앓았다니 국제적인 역병이었다. 조선의 숙종도 감염돼 한때 혼수상태로 위중했다니 귀천도 가리지 않았다. 선원마을의 유지, 35세의 선비 정중기(1685~1757)는 이때의 두창으로 부친을 잃었고, 그 전해에 모친도 잃었다. 부모 봉양을 위해 과거시험도 거부했던 정중기는 절망에 빠졌다. 이제 선원동은 부모를 앗아간 상실의 땅이며, 언제 역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 지역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피두지’가 지금의 삼매리, 매곡이었다. 이곳에 간소(艮巢)라는 서재를 짓고 틈틈이 머물며 공부했다. ‘간’이란 주역 팔괘 중 하나이며, ‘소’란 나무에 얼기설기 지은 둥지를 뜻한다. 소박한 초가였지만 철학적 의미를 지닌 만만찮은 집이었다. 43세에 과거에 응시해 장원급제, 수석으로 합격했다. 곧바로 등용돼 고향을 떠나 벼슬길에 올랐다. 그러나 세속은 꽃길이 아니었다. 그는 워낙 출세와 성공 따위에 초연한 성품이었다. 기뻐해야 할 출발 길부터 “원래 얻고 잃음은 모두가 운명이기에/ 어느덧 마음속에 생각이 아득해지네” 하며 마땅찮아 했다. 당시 정계는 노론의 세상이었고, 그가 속한 영남 남인들은 소외된 재야 세력이었다. 나이 많고 꼿꼿한 신참 비주류 선비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계에서 버티려니 험한 자갈길에 아득할 수밖에 없었다. 46세에 관직을 사양하고 잠시 낙향했다. 이듬해 선원동을 비롯한 경상도 일대에 천연두가 더 심각하게 창궐해 정중기의 사촌과 친아우들이 목숨을 잃었다. 실의 속에서 다시 벼슬길로 떠났다가 결성현감을 끝으로 은퇴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56세 때 고향인 선원동을 아우 중보에게 넘겨주고 아예 매곡으로 이주하게 된다. 장자로서 말년에 고향을 떠나 오지로 가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했다. 친척은커녕 인적조차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첩첩산골에 그만의 세계를 꾸준히 만들어 나갔다. 64세에 오록서당을 건립해 후학을 길러내고, 68세에 멋진 산수정을 지었다. 간소 자리에 살림집을 새로 짓다가 세상을 떴고, 아들 일찬이 완공한 집이 바로 지금의 매산고택이다. 참혹한 전염병과 지저분한 세속을 피하기 위한 정중기식 거리두기는 멀리 떠나서 새로운 낙원을 만드는 일이었다.●정중기와 후손이 120년 4대에 걸쳐 이룩한 매화골 매곡, 매화의 골짜기는 선원동으로 이어지는 선원천의 상류에 자리한다. 도가나 선가에서 상류란 미지의 근원을 뜻한다. 마치 시냇물에 흘러 내려온 복숭아 잎을 보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신선들의 도원을 발견했듯이. 영천의 주산인 보현산이 흘러 기룡산에 이르고 그 지맥이 매곡에 이른다. 정중기는 이곳을 겹겹이 싸인 산과 돌아 흐르는 시냇물 사이에 우묵하게 들어간 곳이라 했다. 풍수가들은 ‘매화낙지형’이라 하여 뒷산이 매화나무이며 그 가지가 늘어진 곳이 마을 자리라 한다. 둥글한 앞산 봉우리들은 매화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 형상이다. 매화가지 끝에 간소를 짓고, 나중에 매산고택을 증축해 꽃을 피웠다. 앞산에 정중기는 산수정을, 후손들은 산천정을 지어 한 쌍의 나비를 완성했다. 후대에 다른 매화가지에 향양정을 지어 매화골을 완성하게 된다. 120년 4대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다. 정중기는 자신의 호를 매산으로 지을 정도로 매화를 사랑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강인한 기품과 고결한 향기를 상징한다. “매화는 은둔하고 낙향하는 선비를 위한 나무다. 도시보다는 시골의 나무이며, 젊은이보다는 명상의 맛을 아는 중년에 어울린다.” 마치 정중기에 맞춘 것 같은 이 비평은 그보다 350년 전 정도전이 쓴 글이다. 매곡이야말로 매화 마니아를 위해 준비해 둔 땅이었다. 그리고 그와 후손들은 매화 동산을 훌륭하게 가꾸었다. (실물 매화는 드물고 풍수적 상징이다.) 정중기가 태어나고 자란 선원마을에 조카 일룡이 건립한 연정고택이 있다. 연정고택은 4동의 독립건물이 모여 마당을 감싸는 ‘튼ㅁ자집’이다. 별당인 연정도 본채와 떨어져 있다. 또한 건물들은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다.반면 매산고택은 건물이 모두 하나로 이어진 ‘막힌ㅁ자집’이다. 높은 축대 위에 누마루 사랑채와 2층 안채를 세웠다. 전체적으로 수직적이며 폐쇄적이다. 사촌 간인 두 집은 8㎞ 남짓 거리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매산고택의 폐쇄성은 격리와 보호를 위함이고, 수직성은 펼쳐진 자연을 음미하기 위함이다. 정중기의 건축관과 자연관이 강하게 반영된 집이다. 균형 잡힌 형태와 날렵한 누각형 사랑채 등, 가장 아름다운 살림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맞은편 절벽에 지은 산수정의 의미는 더욱 명확하다. “우뚝 솟은 청산은 천년의 빛이요/ 길게 달리는 벽간은 만리를 흐르는 소리다/ 자연의 물상을 관찰해 인과 지의 묘한 이치를 깨닫는다.” 산과 물이란 인(仁)과 지(智)의 상징이다. 논어에 “인자한 이는 산을 즐기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즐긴다”고 했다. 3칸 정자는 절벽에 반쯤 걸려 뒷면에서 출입한다. 1층 집인 줄 알고 들어오면 툭 터진 산수의 경관이 펼쳐진다. 대청 양옆의 방 이름은 인수재와 지급재다. 산수정이란 인과 지의 집으로, 자연과 인문학이 하나가 된 철학적 정자다.●그때도 지금도 거리두기와 희망만이 치료제 1347~1350년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해 인구의 3분의1 정도가 죽었다. 페스트의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없었다. 단지 온몸이 시커멓게 굳으며 죽는다고 흑사병이라는 이름만 붙였다. 믿었던 교회가 알려준 치료법이란 비둘기 피 바르기, 담배 피우기, 피 뽑기 등으로 흑사병마를 몰아내는 정도였다. 인문주의자 보카치오가 발견한 최상의 방법은 격리와 피신, 그리고 이상향의 희망이었다. 그의 소설 데카메론은 피렌체 교외 피에솔레의 고립된 별장에 남녀 10명이 피신해 10일 동안 풀어놓은 100개의 이야기다. 데카메론 에피소드 중에 이상적인 정원들이 종종 등장한다. 둘째 날 이야기 무대인 빌라 팔미에리의 레몬 정원을 지상 천국으로 묘사했다. 사방이 담으로 막히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 그리고 향초와 약초가 있는 치유의 장소다. 생지옥 같은 도시를 탈출한 피난자들이 갈구하는 이상적인 빌라와 정원이었다. 조선시대 사람들도 천연두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랐다. 기껏 치료법이란 제사와 성생활을 금지해 별성마마를 공손히 모시는 수준이었다. 1721년 전국적인 천연두 감염 앞에서 국왕 영조는 “전염은 거센 불길 같아 치료할 방법이 없다. 예전의 처방이 전혀 없고 의원조차 어떤 증상인지 모른다”고 한탄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맑은 정신을 가진 정중기는 안전한 골짜기로 떠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책임을 알았다. 일시적 피난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새로 만들고 정착해 후손들까지 보호하려 했다. 집안의 아우 정윤문 역시 역병을 피해 남쪽으로 잠시 대피하려 하자 이렇게 조언했다. “임시로 피하는 것보다 인근 길지를 찾아 한 마을을 만들고 굳건히 대대로 사는 것이 낫다.” 뚜렷한 봉우리가 없는 매곡 같은 지형은 재복이 머물지 않고 흘러나간다고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겹겹이 싸여 외부로부터 보호받는 천혜의 격리지이다. 임진왜란 때 여기에 성곽을 쌓고 영천고을의 피란처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중기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 때문에 매곡을 택했다. 풍수적 단점이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어서, 지속적인 건축과 조경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건축과 철학적 의미 부여를 통해 매화가지로 나비가 날아드는 치유의 낙원을 만들었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었던 암울한 시대에 가능한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격리와 거리두기, 그리고 새로운 희망만이 백신이자 치료제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라이드온] 군살 쫙~~ 뺐네… 몸짱 SUV 난 네게 반했어

    [라이드온] 군살 쫙~~ 뺐네… 몸짱 SUV 난 네게 반했어

    더 커진 몸집… 곡선→직선 강렬함 뿜뿜사각 송풍구·8단 듀얼변속기 효율성 쑥쑥첨단기능 풀장착·뛰어난 승차감은 그대로 통통했던 기아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쏘렌토’가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고 몸짱이 돼 돌아왔다. 온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새로운 SUV를 기다려 온 ‘밀레니얼 대디’들의 마음도 들썩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친환경차 연비 기준에 미달해 판매가 중단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쏘렌토의 인기는 전혀 식지 않았다. 지난 3월 17일 본격적인 판매 시작에 앞서 이뤄진 사전 계약만 2만 6368대를 기록했다.●외부 디자인: 밀레니얼 대디들 마음 훔친 강렬한 얼굴 신형 쏘렌토는 얼굴에서부터 강렬함을 뿜어낸다. 구형 모델이 곡선을 많이 사용해 동글동글한 이미지였다면 신형 모델은 직선을 많이 사용하면서 군살을 쫙 뺀 모습이다. 일체형으로 연결된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그리고 눈 밑 화장을 한 듯한 주간주행등이 하나로 어우러져 강인한 인상을 준다. 후미등은 두 줄로 분리된 세로형 빨간색으로 디자인됐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북미 전략 모델 텔루라이드에 적용된 후미등의 디자인 요소를 섞어놓은 듯한 형태다. 사이드미러가 앞문 창문이 아닌 문짝에 달려 대각선 방향 사각지대의 시야를 확보하기가 편해졌다. 쏘렌토의 몸집은 더 커졌다. 전장·전폭·전고가 10㎜씩 늘어났다. 특히 축간거리가 35㎜ 길어지면서 내부 공간이 더욱 넓어졌다. 외장 색상은 시그니처 색상인 ‘미네랄블루’, ‘스노화이트펄’, ‘플라티늄그라파이트’, ‘오로라블랙펄’, ‘에센스브라운’ 등 5가지로 출시됐다.●내부 디자인: 효율적인 방패 모양 송풍구 인상적 실내에서는 방패 모양의 사각형 송풍구가 가장 눈에 띈다. 각각 위쪽과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 에어컨과 히터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25인치 유보 내비게이션은 같은 눈높이로 연결됐다. 변속기는 사용하기 편하고 정확한 변속이 가능한 다이얼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SBW)가 장착됐다. 은은한 빛깔의 앰비언트 라이트도 적용됐다. 가죽 시트와 대시보드는 기존 일반 중형 SUV보다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마감됐다. 이번 4세대 쏘렌토부터 신규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2열과 3열 공간(트렁크)은 더욱 넓어졌다. 중형 SUV이면서 준대형 SUV 못지않은 넉넉함을 자랑한다. 내부 색상은 ‘새들 브라운’과 ‘블랙’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새들 브라운을 선택하면 블랙과 브라운 두 가지 색이 어우러진 운전대가 장착된다.●성능: 8단 습식 DCT가 핵심… 조용하고 강하다 현재 신형 쏘렌토는 2.2 디젤 엔진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탑재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최고출력은 202마력, 최대토크는 45.0㎏·m, 복합연비는 14.3㎞/ℓ다. 지난달 26일 쏘렌토 디젤 모델을 타고 서울 영등포구 서울마리나에서 경기 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93㎞ 거리를 시승했다. “승차감 하나는 끝내준다”는 쏘렌토의 유전자는 그대로 이어진 듯했다. 디젤 모델임에도 엔진 소리는 가솔린차 못지않게 조용했다. 고속 주행 시에는 엔진 소음보다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렸다. 습식 DCT의 변속감은 아주 부드러웠다. 물론 쏘렌토가 짜릿한 가속력을 보여 주진 않았다. 달리기 위해 태어난 고성능 SUV가 아니기에 ‘힘 부족’ 자체를 단점으로 꼽긴 어려웠다. 쏘렌토가 ‘패밀리카’를 지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성능도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만약 2.2 디젤 모델의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구매가 꺼려지는 고객이라면 올해 3분기에 출시될 2.5 가솔린 터보 모델을 기다려 봄 직하다. 다만 복합연비가 9.0㎞/ℓ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첨단 기능: ‘다중 충돌 방지 제동 시스템’ 첫 적용 트림과 선택 품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긴 하지만 최근 신형 현대·기아차에 적용된 첨단 기능 대부분을 빠짐없이 장착할 수 있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아 디지털 키, 기아 페이(차량 내 간편 결제),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충돌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할 때 자동으로 차량을 멈춰 세워 2차 사고를 방지해 주는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이 현대차그룹 모델 최초로 적용됐다. ●판매 가격: 시그니처 모델 풀옵션 4700만원선 개별소비세 1.5%를 적용하면 ‘트렌디’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27만원, ‘노블레스’ 3527만원, ‘시그니처’ 3817만원이다. 여기에 사륜구동(4WD) 시스템을 적용하면 230만원이 추가된다. 3열 시트를 장착하면 트림에 따라 70만~120만원을 더 내야 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115만원,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70만원, KRELL 프리미엄 사운드는 65만원이다. 시그니처 모델 풀옵션 가격은 4700만원 정도 된다. 사전계약 고객에게만 판매되는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은 개소세 5% 기준으로 3693만~4243만원이다. 이미 올해 판매량이 모두 동났고 기아차는 당분간 계약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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