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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문학상 상금은 ‘세금 0원’…한강, 13억 4000만원 받는다

    노벨문학상 상금은 ‘세금 0원’…한강, 13억 4000만원 받는다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이 세금 없이 상금을 받게 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노벨상 상금은 비과세하느냐’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소득세법 시행령 18조에는 비과세되는 기타소득으로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국제기관·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강 작가는 노벨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받게 된다. 1901년 이래 117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18번째 여성 수상자이며, 한국인으로서 첫 수상자이다. 뿐만 아니라 한강의 작품은 수백에서 수천 배의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벨상 수상 소식이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양대 서점에서만 13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독주하고 있다. 교보문고에서만 6만부, 예스24에서는 7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물량이 부족해 대부분 예약판매로 진행되고 있다.
  • “지금이라도 ‘채식주의자’ 읽어볼래”…‘서점 오픈런’

    “지금이라도 ‘채식주의자’ 읽어볼래”…‘서점 오픈런’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소설가 한강(54)에 대한 관심이 이례적인 ‘서점 오픈런’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인 10명 중 6명이 1년 중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을 정도로 독서량이 줄어든 가운데, 한강의 노벨상 수상이 모처럼 책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1일 서점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는 오전 8시부터 한강의 책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지어 서점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한강의 수상 소식이 발표된 전날 저녁 한강의 작품을 모아놓은 특별 코너를 마련했다. 오전 9시 30분 서점 문이 열리자 시민들은 특별 코너에서 한강의 작품들을 골라 손에 넣었다. 특별 코너에 비치된 재고는 순식간에 동났고, 서점 측은 1시간 뒤 다시 한 작가의 작품들로 코너를 채웠다. 온라인에서도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교보문고와 예스24사 온라인몰에서는 이날 오전 한강의 작품이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를 비롯해 상위 10위 대부분을 채웠다. 서점가에 따르면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두 서점에서만 총 13만부가 팔려나갔다. 주문이 폭주하면서 주요 대형서점 온라인몰의 접속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점들은 물량이 부족해 대부분의 책을 예약판매로 돌렸다.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그간 독서에 무관심했던 시민들이 다시 책을 꺼내읽으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0%에 그쳤다. 종합독서율은 1년간 책을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로, 1994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인이 1년간 읽은 책은 평균 3.9권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웹툰 등을 제외한 종이책 독서량은 1.7권에 그쳤다.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이모(38)씨는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잘 읽지 않았는데, 여태 이런 위대한 소설가의 책을 안 읽고 지내왔다는 데 아쉬움이 크다”면서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주문해놨는데, 책이 배송되기 전에라도 지인에게 책을 빌려 읽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영상] 필명 ‘한강현’에서 ‘한강의 기적’까지…역사적 순간 모아보니

    [영상] 필명 ‘한강현’에서 ‘한강의 기적’까지…역사적 순간 모아보니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대한민국의 한강 작가입니다(South Korean author HanKang)”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한림원 발표장에서 소설가 한강(54)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울려 퍼졌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날 한림원은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평가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난 한 작가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당시 한강은 ‘한강현’이란 필명을 사용해 신춘문예에 응모했다. 차기작부터는 본명 ‘한강’을 사용했다. 그는 당시 당선소감에서 “아파서 쓴 것인지, 씀으로 해서 아팠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아프면서 썼다. 밤은 아득하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 새벽은 늘 여지없었다. 어둠의 여지없음만큼이나 지독한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무릎이 꺾인다 해도 그 꺾이는 무릎으로 다시 한 발자국 내딛는 용기를 이제부터 배워야 하리라”라고 다짐했다. 이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냈고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받으며 주목받는 문인으로 떠올랐다. 한강은 2016년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 ‘맨부커상’에서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어 2023년에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여기에 2024 노벨 문학상까지 받으면서 한강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문학 거장의 반열에 들게 됐다. 한강은 수상 발표 후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에서 소식을 전화로 듣고 매우 놀랐다면서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제정 이래 백인의 독무대였다. 지금까지 유색인종이 수상한 경우는 모두 7번뿐이고,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한강이 최초의 수상이다. 이를 두고 ‘한강의 기적’이란 말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민국 문화 예술계가 들썩이고 있다.
  • [베스트셀러]‘트렌드 코리아 2025’ 1위, ‘한강’ 책 다음 주 1위 ‘예약’

    [베스트셀러]‘트렌드 코리아 2025’ 1위, ‘한강’ 책 다음 주 1위 ‘예약’

    올해와 내년의 소비경향을 분석한 ‘트렌드 코리아 2025’가 2주째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가 11일 발표한 10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트렌드 코리아 2025’는 송길영의 ‘시대예보: 호명사회’를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이번 통계는 2~8일만 집계한 것으로, 10일 한강 작가가 한국 첫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다음 주 1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한강의 책은 수상 후 반나절 정도가 지난 11일 오전 교보문고에서만 6만부, 예스24에서는 7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특히 교보문고 11일 오전 실시간 베스트셀러 1~9위까지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흰’ 등이 채웠다. 정태익의 ‘머니 트렌드 2025’는 이번 주 3위, ‘흔한남매 17’은 지난주보다 한 계단 떨어져 4위를 기록했다. 자기계발서도 강세를 보였다. ‘생각의 연금술’이 2계단 오른 5위를,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는 지난주와 같은 6위를 차지했다. 왕징의 ‘무한의 부’는 9위로 새롭게 진입했다. 소설은 정애란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교보문고 10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트렌드 코리아 2025(미래의창) 2. 시대예보: 호명사회(교보문고) 3. 머니 트렌드 2025(북모먼트) 4. 흔한남매 17(미래엔아이세움) 5. 생각의 연금술(포레스트북스) 6.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곰) 7.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해결책) 8. 불변의 법칙(서삼독) 9. 무한의 부(필로틱) 10. 이중 하나는 거짓말(문학동네)
  • 송파구, 감염병 대응 시민강좌 개최

    서울 송파구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역 맞춤형 교육인 시민강좌 ‘신종감염병 극복하기 프로젝트’를 오는 16일 오후 2시 구청 대강당에서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감염병 극복과 해외여행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코로나19 기간 높은 인구밀도 속에서도 효과적인 대응으로 감염병 차단에 힘썼던 지역적 경험과 여권 발급 건수 서울시 1위 등 해외여행객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기획이다. 우선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전문의 김성한 교수가 ‘역사를 뒤흔든 감염병, 인류는 어떻게 이겨냈을까’를 주제로 강의한다. 이어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오홍상 교수가 ‘해외여행 건강하게 다녀오기’를 전한다. 최근 해외여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감염병 확산 위험이 커진 만큼 해외여행 시 감염병 예방과 관리 방법을 상세히 제공한다. 강의는 무료이며 15일까지 선착순 200명을 모집한다.
  • 고창군 귀농 체험학교, 농촌 인식 바꿀까

    고창군 귀농 체험학교, 농촌 인식 바꿀까

    전북 고창군의 도시민 대상 귀농 체험 프로그램이 농촌의 인식을 바꾸고 귀농 활성화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고창군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 30명을 대상으로 귀농 체험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귀농 체험학교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고창군을 소개하고 농업·농촌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귀농 우수 농가 방문, 귀농·귀촌 정책설명 등을 지원한다. 참가자들은 해리면에 있는 ‘효심당’을 찾아 장류 명인인 김민선, 김효심 대표의 성공적인 귀농 스토리를 배우고, 고창읍성 자연마당 ‘꽃정원’과 ‘토굴발효농장’에 방문해 ‘귀농·귀촌을 준비하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뒤 복분자 코디얼 체험을 진행했다. 마지막 날은 9개월간 고창에서 미리 살아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에 방문해 시설 견학을 하고 귀농·귀촌 정책 강의를 들으며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고창군의 올해 귀농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다. 군은 다음 달 농촌문화 체험(농가 홈스테이) 도시민 팸투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고창군 농업기술센터 현행열 소장은 “고창의 대표축제인 모양성제와 함께한 농촌 체험 교육이 농업농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확산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각종 지원사업을 통하여 안정적인 정착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 “노벨상 ‘한강 책’이 청소년 유해 도서?”…‘채식주의자’ 폐기 논란 재조명

    “노벨상 ‘한강 책’이 청소년 유해 도서?”…‘채식주의자’ 폐기 논란 재조명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운데,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해 폐기를 권고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도교육청에 ‘채식주의자’ 관련하여 민원 제기했다”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포함해 2528권을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라며 폐기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면서 “경기도교육청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극찬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조속히 초·중·고 도서관에 다시 배치하고, 청소년 권장도서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으로 민원신청이 완료됐다는 내용이 담긴 화면을 캡처해 공개했다. 앞서 지난 5월 KBS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이 강민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경기도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 폐기 현황’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이 포함됐다. 여러 학교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에서 ‘성 관련 도서를 폐기하는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공문이 각 학교에 한 차례 내려왔고, 이후 성교육 도서의 처리 현황을 보고하라는 두 번째 공문도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경기도교육청은 “일부 단체가 학교에 무분별하게 공문을 보내, 성교육 도서 폐기를 요구한 상황이었다”면서 “교육청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을 단순 조사한 것이지 폐기하라는 지시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학교 도서관에 있는 도서의 유해성 여부와 조치 사항은 각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이뤄낸 쾌거”라며 기뻐했다. 김 지사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는 아주대 총장 시절 ‘총장 북클럽’ 모임에서 읽었던 책 중 하나”라며 “작품에 대한 소회를 나누면서 어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에게 육식을 강권하는 내용에서, 우리 사회가 규범이나 틀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며 “많은 성찰과 토론의 계기가 됐던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1410만 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 “4·3 희생자와 유족에 큰 위로”…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에 감사 전하는 제주도

    “4·3 희생자와 유족에 큰 위로”…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에 감사 전하는 제주도

    한강(54) 작가가 10일 오후 대한민국 최초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마자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페이스북에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오 지사는 “지난해 제주4·3을 주제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외국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가을밤 모두를 위한 선물을 줬다”면서 “제주도민 모두와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감사를 전했다. 오 지사는 “역사적 트라우마,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문학으로 펼쳐냈다는 평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덕분에 제주도민은 4·3의 상처를 치유받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품고 세계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다시한번 제주도민과 함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작별하지 않는다’는 “5월 광주에 이어 제주4·3을 통해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작별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폭력은 육체의 절멸을 기도하지만 기억은 육체없이 영원하다. 죽은 이를 살려낼 수 없지만 죽음을 계속 살아 있게 할수는 있다. 작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4·3 속에 사는 제주인들은 ‘반쯤 넘어진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아, 사는 것 같이 살고 싶’지만 그렇게 살지 못한다. 기우뚱 살고 ‘속솜(숨죽이며)’하며 산다. 4·3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완성되지 않아서 작별하지 못하고, 작별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위로해주는 소설이 노벨문학상을 받자 각계각층에서 축하와 감사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4·3을 알린 소설 ‘순이삼촌’의 현기영 선생은 “첫 노벨 문학상에 더해서 70여년 전에 있었던 제주4·3을 소재로 쓴 소설이어서, 4·3을 탐구해온 저로서는 반갑고 충격적일 정도로 기쁘다”면서 “지금까지 제주4·3은 70여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도, 세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강의 이번 작품을 통해 세계적으로 제주4·3이 알려지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도 “작가가 최근 작품 ‘작별하지 않는다’를 애착하며 특별히 읽어보길 권유한 걸로 안다”면서 “4·3 세계화에 엄청나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현재 제주4·3 기록유산‘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데, 노벨상 수상이 내년 상반기 기록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때마침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 홍보와 관련, 12~18일 베를린, 런던 등에서 마지막 피치를 올릴 예정인데 홍보에 큰 힘이 될 것이며 이번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언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은 “제주4·3 유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제주4·3 역사가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역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4·3 희생자 명예회복에 앞장서 온 변진환 검사는 “육지사람들이 4·3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너무 아쉬웠다”며 “많은 사람들이 4·3사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으로서, 또 한 명의 팬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4·3 피해자와 유족들이 큰 위로를 받았을 것”이라고 이번 수상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한국어 독학해 한강 알린 ‘이 사람’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한국어 독학해 한강 알린 ‘이 사람’

    “한강은 인간의 가장 어둡고, 폭력적인 면을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낸다.”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거머쥐면서, 한강의 작품을 번역해 세계 문학계에 한강의 이름을 새기는 데 일조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7)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 문학계에 따르면 스미스는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채식주의자’를 만났고, 작품의 매력에 빠져 직접 번역과 출판사 접촉, 홍보까지 맡았다. 그렇게 2007년 한글로 출간된 소설은 2016년 영국의 대표적인 문학상 부커상을 수상했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016년 최고의 책 10권’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당시 “품격 있는 번역이 한국어 원문을 날카롭고 생생한 영문으로 바꿨으며, 잔인한 세상에서 진정한 결백이 가능한지를 들여다본 한강의 예리한 탐구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호평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스미스는 번역가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이 너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21살 때부터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 번역서를 주로 출간하는 출판사 ‘틸티드 엑시스 프레스’를 직접 세우기도 했다. 스미스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문화와 전혀 연관이 없었다.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기 전) 한국 사람을 만나본 적도 없었던 것같다. 하지만 나는 독서와 글쓰기가 합쳐진 번역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고 번역의 길에 들어서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많은 외국어 중 한국어를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분명 이상스런 선택이긴 했다”며 “실제로 한국어는 이 나라(영국)에선 공부하거나 아는 사람이 없는 언어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번역 초기에는 낱말 하나하나 사전을 뒤져가며 번역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채식주의자’의 번역은 원작의 섬세한 문체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고유의 단어를 풀어쓰기보다는 그대로 사용한다는 게 중론이다. 스미스는 2016년 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상 원작의 정신에 충실히 하려고 하며 가능한 한 훼손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언어 형태에도 충실히 하려고 한다”며 “소주를 ‘코리안 보드카’ 만화를 ‘코리안 망가’ 식으로 다른 문화에서 파생된 것으로 쓰는 데 반대한다. ‘소년이 온다’ 번역에도 ‘형’이나 ‘언니’ 같은 단어를 그대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제 번역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어 기쁘고, 한국에 세계적 수준의 작가가 있다는 걸 알린 것도 뿌듯하다”고 했다. 한강은 스미스를 설명하며 “작품에 헌신하는 아주 문학적인 번역가”라며 “번역이란 게 원작에 충실하다는 기준은 감정과 톤의 전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한국 소설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The Vegetarian) ‘소년이 온다’(영어판 제목: Human Acts) 등에 투영된 그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평론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NYT는 한 작가의 2016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작가가 9살때 경험한 광주민주화운동 강제 진압이 인간의 폭력성에 대한 그녀의 관점을 형성했고, 그것이 작품에 반영돼왔다고 전했다. WP는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와 관련 “죄도 없이 가족을 잃은 사람, 학자, 투옥된 사람들, 과거의 상처를 견디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심지어 육신에서 분리된 영혼의 목소리까지 담고 있다”는 라라 팜크비스트의 평론을 소개했다. CNN은 “1901년 이래 117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8번째이며, 한강은 한국인 첫 수상자”라고 소개했다.
  •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 8.3% 증가 그리고…

    [백종우의 마음 의학] 자살 8.3% 증가 그리고…

    매년 가을 통계청 공식 사망원인통계가 발표된다. 지난해 자살사망자는 1만 3978명, 전년 대비 1072명(8.3%) 증가했다. 2011년 이후 감소세이던 자살률이 2년간 증가해 9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60대(13.6%), 50대(12.1%), 10대(10.4%)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매시간 자살로 1.5명을 잃고 있다. 위기의 본질은 자살률 증가만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의 반응이다. 여야 할 것 없이 공식 논평조차 찾아볼 수 없다.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한국이 빠른 시간에 이룬 성취에 감탄하면서도 자살률은 왜 그렇게 높은지 묻는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통계청은 자살 증가가 코로나19 후유증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경고됐고 타당한 면이 있다. 실제 코로나 이후 몇몇 국가가 청소년·청년 자살을 경험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2022년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 선언이 이어지자 긴급예산 3억 달러를 확보하고 4년간 10억 달러를 투입해 교내에 정신건강 전문가를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 고독 및 고립사 대책실을 만들고 아동가족청을 신설했으며 지방자치단체마다 청소년 위기대응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2011년 자살예방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해 5차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다부처 협력을 위해 총리실 산하에 자살예방 정책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또 자살예방 핫라인을 109번으로 통합했으며, 국회 자살예방포럼의 노력으로 지난해 자살 시도자와 유가족 정보를 경찰과 소방이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에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자살예방 교육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정부 기관이 만든 계획이 훌륭한 것과 이런 계획이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국회 자살예방포럼의 지자체 자살예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자체 예산 237조 중 자살예방 예산은 0.022%에 불과하다. 자살시도자의 정보를 받고도 문자로 동의 여부를 물으니 실제 서비스 동의율은 30%에 못 미친다. 올해 자살예방교육 의무화에 따른 예산이 31억원이라니 제대로 교육이 진행될지 의문이다. 자살예방전화를 109번으로 통합해 접근성은 개선됐는데, 상담원 확보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결국 문제의 크기에 비해 투입이 지나치게 적다. 예산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지난 9월 한국자살예방협회 자살예방 종합학술대회엔 연예인 게이트키퍼단 20여명이 자리했다. 이성미, 신애라, 백지영, 송은이, 김기리 등 대중문화예술인 수십명이 시간을 쪼개 자살예방교육을 받고 동료들을 돕기 위해 함께하고 있다. 사회 지도자들의 의지와 행동도 중요하다.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자살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예산이 들지 않는 정책은 리더의 결심이었다. 자살 위기에 빠진 국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호소하고,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일이라고 역설해야 한다. 먼저 자살예방 교육을 받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백종우 교수, 정신건강 정책에 기여 근정포장 수상

    백종우 교수, 정신건강 정책에 기여 근정포장 수상

    백종우(54) 경희대 의대 교수가 정신건강 정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근정포장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정신건강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정신질환 예방, 치료, 인식 개선 등에 앞장서 온 개인과 단체를 시상했다. 2019년부터 서울신문에 ‘백종우의 마음의학’을 기고하고 있는 백 교수는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부단장과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정신건강 사업 자문 및 지원에 공헌하고 정신건강 정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과 안병은 협동조합 행복농장 이사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본지 이현정 기자가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총 106명(단체 포함)이 수상했다. 기념식에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정신건강 관련 학회 및 협회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정신건강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신건강의 중요성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부터 매년 10월 10일을 정신건강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 하반기 전공의 합격 73명뿐… 절반 가까이 떨어뜨린 교수들

    하반기 전공의 합격 73명뿐… 절반 가까이 떨어뜨린 교수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125명의 사직 전공의가 응시했지만 합격해 수련을 재개한 전공의는 73명(58.4%)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레지던트 58명, 인턴 15명이다. 평소보다 합격률이 낮아 의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난 제자들의 자리를 비워 두려고 일부러 선발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수련병원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한 125명 중 절반에 가까운 52명(41.6%)이 고배를 마셨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보통 인원이 부족한 진료과에 전공의를 보충하려고 하반기 모집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원자 대부분이 선발되는데 절반만 선발된 건 이례적”이라며 “일부 대학교수들이 다른 지역에서 온 지원자를 안 받겠다고 한 것과 하반기에 지원한 전공의들이 기존 지원자들보다 실력이 떨어져 평가를 낮게 받은 것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 7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단계에서부터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당시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새로 뽑은 전공의를)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 전공의들의 자리를 비워 두고 그들이 돌아오도록 지원하겠다”고 했고, 서울성모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교육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교수들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 내면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더욱 위축돼 1차 모집에선 전체 모집인원 7645명의 1.4%에 불과한 104명만 지원했으며, 2차 모집에서도 21명만 ‘찔끔’ 지원했다. 가뜩이나 지원자도 적었는데 절반가량이 탈락하면서 전공의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권역별로는 서울·강원·경기·인천에서 가장 많은 56명의 전공의가 선발됐다. 내과(9명), 정신건강의학과(6명), 정형외과(6명) 등은 그나마 합격자가 5명을 웃돌았으나 심장혈관흉부외과는 0명이었고 산부인과는 2명에 그쳤다.
  • 美 “채식주의자, 선구자적 작품” 獨 “아시아 여성 최초 수상”

    美 “채식주의자, 선구자적 작품” 獨 “아시아 여성 최초 수상”

    英 “한강 작품, 동양적 사고와 밀접”佛 “노벨 문학상 인식 개선에 도움”中 ‘한강’ 웨이보 실시간 검색 1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이 선정되자 외신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이를 상세히 소개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은 “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써 왔다”고 평가한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가 육식을 거부하기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CNN방송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채식주의자’는 한국에서 선구자적 작품으로 칭송받는다”고 전했다. 또 “이날 발표 전까지만 해도 올해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는 중국의 전위적 소설 작가인 찬쉐였다”면서 “최근 몇 년간 스웨덴 한림원이 ‘비서구권 출신에게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 국적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한강의 작품은 동양적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 사이의 이중 노출을 특징으로 한다”면서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여성은 17명에 불과했다. 한강은 깊은 ‘성별의 벽’을 또 한번 깼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노벨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한강은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치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독일 디벨트는 “한강은 1995년부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작품을 출간했다”면서 “그의 소설에는 여성 주인공이 (한국 사회에서) 고립감을 느끼거나 경직된 사회 규범과 충돌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강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여성이자 한국에서 노벨상을 받은 두 번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24는 “오랫동안 노벨 문학상이 유럽과 북미 작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면서 ‘지나치게 가벼운 줄거리에 매몰됐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면서 “한강의 수상이 노벨 문학상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도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긴급 속보로 전하며 “190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뒤로 18번째 여성 작가”라면서 “신체와 영혼,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이 돋보인다. 시적이고 실험적 스타일을 통해 한강은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채식주의자’, ‘노벨 문학상’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한강 작가의 이름은 중국 SNS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도쿄 기노쿠니야 서점 본점에서 약 20명의 내점객이 수상자 발표 생중계를 지켜보다가 한강 작가가 호명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 “번역 없이 노벨상 작품 읽게 되다니 놀라워”

    “번역 없이 노벨상 작품 읽게 되다니 놀라워”

    “허준이 교수·영화 ‘기생충’ 이어또 한 번 ‘한국인 최초’ 저력 느껴”한강 작품들 접하러 서점 가기도 작가 한강(54)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시민들은 한국인 최초의 수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나이, 성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박수와 찬사를 보내며 수상을 함께 기뻐했다. 이현운(33)씨는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이어 우리나라의 저력을 보여 준 일이자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사실 언어 때문에 노벨 문학상을 우리나라 사람이 받는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더 놀랍다”고 말했다. 김명진(36)씨는 “한국 작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며 “기쁜 소식이 잘 없는 요즘인데 간만에 희망도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뉴스”라고 했다. 유헌수(71)씨도 “K팝, 영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졌는데, 이번 일이야말로 큰 경사”라고 강조했다. 한강 작가의 팬들은 마치 제 일처럼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뻐했다. 한강의 책을 대부분 다 읽었다는 조희숙(57)씨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이뤄 내지 못한 문학적인 성과가 이번에 이뤄진 것 같은 기분”이라며 “이제는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우리가 성장했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김연후(31)씨도 “우리나라 문학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대단한 일이라 독자이자 팬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기나 대학 시절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자란 이들의 경이로움과 기쁨은 더 컸다. 중학교 국어 교사인 임슬기(33)씨는 “2차 임용 고시 면접을 준비할 때 한강 작가의 ‘흰’을 닳도록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다”며 “국문학도였던 나에게 한강 작가의 작품은 20대의 전부였다. 내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김건희(29)씨도 “4년간의 대학 생활을 지탱해 준 자양분이자 버팀목이었던 작가가 이런 큰 상을 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국문학도, 예비 문학인, 문학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한강의 수상은 꿈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소연(22)씨는 “처음 접한 한강 작가의 소설이 ‘채식주의자’인데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내려간 적이 있다”며 “24년 만의 노벨상이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과학이 아닌 한국어로 쓴 글이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게 더 놀랍다. 앞으로 더 큰 목표를 갖고 공부하려고 한다”고 했다. 문화기획자인 김맑음(40)씨는 “이제 우리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번역 없이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게 됐다”며 “읽지 못했던 한강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서 읽을 예정”이라고 했다.
  • “5·18이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소년이 온다’서 정면으로 응시

    “5·18이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소년이 온다’서 정면으로 응시

    아버지 한승원이 보여 준 5·18 사진인간에 대한 근원적 질문 탐구 계기“한강은 광주의 딸… 가슴 뜨거워져”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은 ‘광주의 딸’로 불릴 만큼 광주와 인연이 깊다.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광주 효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간 그는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강에게 광주는 생태적 고향인 동시에 정신적 고향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의 원류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강은 초기작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상처 및 삶의 비극성을 집요히 탐구해 왔다. 이 같은 작품세계가 형성된 계기가 광주민주화운동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강은 서울로 이사한 뒤 부친으로부터 1980년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접했다며 “열세 살 때 본 그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부터 간직해 온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 번째 장편 ‘채식주의자’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직접적인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는 15세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당시 광주에서 숨죽이며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펼쳐 내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이를 통해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고 서술한다.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광주 시민들의 축하가 쏟아졌다. 광주 시민 박모(27)씨는 “한강은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진지하게 다뤘다. 수상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고 한국 최초 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을 한강이 가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전남대 학생인 이모(23)씨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처음 읽고 느낀 충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인간 내면을 잘 들여다본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한강의 수상이 발표되자 “우리 광주·전남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광주의 딸인 한강 작가가 문학상을 받게 돼 너무도 가슴이 뜨겁다”며 “두 사람의 노벨상 수상은 한국 그리고 전라도를 세계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멋진 쾌거”라고 말했다. 김범태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은 “트라우마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지 역사적 사실을 특별하게 다룬 ‘소년이 온다’를 쓴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 한림원 “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한림원 “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산 자 죽은 자 연결 등 독특한 인식”아름다움과 끔찍한 폭력성의 조합한국 넘어 세계적 보편성 높이 평가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한 번 더 내리치자 성냥개비가 꺾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강은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것처럼 연약한 인간의 마음에 깃든 고통을 차갑게 관조하며 시적인 언어로 승화시켰다. 그는 최대한 중성적인 시선으로 인류 사회의 비극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그 속의 고통과 혐오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들의 모습을 조명해 왔다. 그를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다. 세 편의 연작소설로 이뤄진 이 작품은 영혜를 둘러싼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각각 서술하는 다면적인 면모를 보인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통해 나무가 되기를 꿈꾸며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이 조합된 이 소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도 충격을 줬다. 2016년 세계적인 권위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 단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소설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몰입하며 언어와 소재의 한계로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문학을 세계문학의 주류로 편입시켰다. 한강 문학의 또 다른 큰 물줄기는 사회적 시선이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소설은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다. 한강은 초기작부터 폭력이란 인류 보편의 주제에 천착해 왔다. 1998년 발표한 첫 장편 ‘검은 사슴’부터 폭력과 삶의 비극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 작 ‘소년이 온다’는 한강의 문학성과 주제의식이 정점에 이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백지연),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동시에 감행하는…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한강을 뛰어넘는 한강의 소설이다”(신형철) 등 문단의 상찬을 받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담겼다. 한강은 소설 제목에 대해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해당 소설은 프랑스 기메 문학상과 메디치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의 또 다른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은 ‘흰’이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이면서 시 성격도 지닌 이 작품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책이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깊은 슬픔을 자아내고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 그리고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스웨덴 한림원 역시 고통과 폭력을 응시했던 한강의 작품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 보편성을 지니고 있음을 높게 평가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부연했다. 한국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며 여성으로는 공동 수상자를 포함해 역대 121명 가운데 18번째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자 두 번째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서 등단… 부커상 등 세계 주요 문학상 석권

    서울신문 신춘문예서 등단… 부커상 등 세계 주요 문학상 석권

    1994년 ‘붉은 닻’ 당선, 소설가 첫발당시 “그저 아프면서 썼다” 소감‘몽고 반점’으로 이름 뚜렷이 각인‘채식주의자’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광주 출신 70년생… 한승원 작가 딸 “무릎이 꺾인다 해도 그 꺾이는 무릎으로 다시 한 발자국 내딛는 용기를 이제부터 배워야 하리라.”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한 한강(54) 작가가 밝힌 다짐은 10일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이라는 큰 결실을 맺었다. 소설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지 꼭 서른 해 만이다.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소설가로서의 시작은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다. 그는 당시 당선 소감에서 “아파서 쓴 것인지, 씀으로 해서 아팠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아프면서 썼다. 밤은 아득하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 새벽은 늘 여지없었다. 어둠의 여지없음만큼이나 지독한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새벽을 기다리며 꺾이는 무릎을 펴면서 글을 써 나가는 것이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1970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문학계의 문을 두드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이후 1999년 ‘아기 부처’로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을 받고, 이듬해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학부문)’을 수상했다. 소설 ‘몽고반점’은 한강의 이름을 뚜렷이 각인한 작품이다.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며 ‘차기 한국 문학을 이끌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고 이어령 선생은 “기이한 소재와 특이한 인물 설정, 그리고 난(亂)한 이야기의 전개가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차원 높은 상징성과 뛰어난 작법으로 또 다른 소설 읽기의 재미를 보여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쓰는 작품마다 상으로 이어졌다. 2010년 ‘바람이 분다, 가라’로 제13회 동리문학상, 2014년 ‘소년이 온다’로 만해문학상, 2015년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한강’이라는 이름이 국내를 넘어선 때는 2016년으로, 2007년작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명성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하면서부터다. 고기를 거부하는 여자의 이야기인 ‘채식주의자’, 그리고 그 여자가 가진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 ‘몽고반점’, 그리고 이카루스처럼 초월하려다 인간으로서 파멸하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한 여자의 이야기 ‘나무 불꽃’의 연작 소설이다. 앞서 쓴 ‘몽고반점’과 ‘나무 불꽃’을 엮는 ‘채식주의자’로 한강은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미 CNN은 이날 한강 작가 수상 소식을 전하며 그의 작품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채식주의자’를 꼽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또한 한강 작가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계기가 ‘채식주의자’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사상 검증을 받기도 했다. 맨부커상 수상 당시 박근혜 대통령 대신 김종덕 문체부 장관 명의 축전을 보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는 한승원 작가로, 배우 강수연에게 1989년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원작 장편 작가로 유명하다. 2016년 한강 작가가 부커상(수상 당시는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을 무렵 “‘한강의 아버지’로 불리는 게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강이(한강 작가)는 진작 나를 뛰어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흰 것에 대한 65개의 이야기를 담은 ‘흰’으로 2018년에는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강 작가는 2016년 소설 ‘흰’ 출판간담회 당시 ‘채식주의자’에 대해 “11년 전 소설이기 때문에 상을 준다는 게 좋은 의미로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벨 문학상 관련 질문에서는 선을 긋기도 했다. 그는 “그런 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책이 완성된 다음에 아주 먼 결과”라며 “그냥 글 쓰는 사람은 그냥 글 쓰라고 하면 좋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몽고반점’과 ‘채식주의자’가 다소 기이한 이들을 소재로 했다면 이후 천착한 현대사는 또 다른 그의 큰 주제이기도 했다. ‘소년이 온다’는 5·18 민주화운동을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바라본 소설이다.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광주에서 역사나 정치, 사회에 대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에필로그에서는 “5·18 전 서울로 상경해 직접 사건을 겪지는 못했지만 광주에서 태어나 유년을 보내고, 집필 과정에서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썼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응시한다. 밀도 있는 사건기록과 더불어 ‘채식주의자’ 등에서 보여 준 한강 특유의 신체반응 묘사가 압도적이다.
  • 한국 첫 노벨 문학상 ‘한강의 기적’

    한국 첫 노벨 문학상 ‘한강의 기적’

    역사적 폭력 앞에 선 인간의 실존. 그 아픔에서 결코 눈을 돌리지 않겠다는 처절한 의지. 소설가 한강(54)이 치열하게 구축한 세계가 결국 인간적 보편에 가닿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지명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문학을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건 역사상 한강이 처음이다. 노벨상을 놓고 보면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한강은 이날 수상 소감으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자 발표 뒤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영향을 받은 여러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한강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앞서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한 한강은 지금도 시와 소설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계간 ‘문학과사회’ 가을호(147호)에 시 ‘(고통에 대한 명상)’ 외 1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1970년 11월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강은 세계 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인 ‘K문학의 기수’이기도 하다. 유년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서서히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대표작 ‘채식주의자’가 2016년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받기도 했다.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에서 풀어낸 소설이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소재를 가져와 거기서 죽음과 폭력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것을 시적인 문장에 담아내는 작가로 평가된다. 이외에도 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담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이 있다. 한림원 측은 “한강에게 전화 통화로 수상 소식을 알렸다”면서 “그는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등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 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열린다. 라오스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문학사상 위대한 업적이자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라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 “군대서 읽어” BTS도 한강 노벨상 축하…‘K컬처 양대산맥’

    “군대서 읽어” BTS도 한강 노벨상 축하…‘K컬처 양대산맥’

    K팝 열풍의 주역인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K문학 선두에 선 소설가 한강(54)의 한국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했다. BTS 멤버 뷔는 10일 소셜미디어(SNS)에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군대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BTS 멤버 RM도 같은 기사를 공유하면서 우는 표정과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BTS와 한강은 각각 한국 가요와 문학의 세계화를 이끈 ‘K컬처 양대산맥’이라는 점에서 뜻깊은 한 장면이다. 이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K컬처’가 한 단계 저변을 넓힌 쾌거다. BTS를 위시한 K팝, ‘오징어 게임’으로 대표되는 K드라마,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끄는 K푸드에 이어 한국 문학도 글로벌 정상에 올라선 것이다. BTS의 경우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신음하던 지난 2020년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영어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에서 한국 가수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BTS는 이어 ‘버터’(Butter),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을 잇따라 빌보드 1위에 올려놓으며 이 시대 최고의 팝 그룹 가운데 하나로 올라섰다. 멤버 지민과 정국은 솔로로도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2000년대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랑받던 K드라마 역시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타고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산했다. ‘오징어 게임’이 2021년 각종 파생 콘텐츠를 낳으며 전 세계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이래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기생수:더 그레이’ 등이 세계 시청 수 주간 1위를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 2가 제작돼 오는 12월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영화계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19년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K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도 피아니스트 조성진(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과 임윤찬(반 클라이번 콩쿠르) 등이 잇따라 우승 낭보를 전한 바 있다. K컬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근래 몇 년간 대중·순수문화를 넘어 K푸드라는 식(食)문화로도 이어졌다. 올해 1∼9월 농식품 수출액이 10조원에 육박하며 동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을 비롯해 김밥, 한국식 핫도그, 떡볶이 등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부커상을 수상한 데 이어 노벨 문학상까지 품에 안음으로써 이들 분야에 이어 K문학 성공 시대도 열어젖혔다.
  • “번역 없이 노벨문학상 수상작 읽다니 감격”…박수와 찬사 보낸 시민들

    “번역 없이 노벨문학상 수상작 읽다니 감격”…박수와 찬사 보낸 시민들

    작가 한강(53)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일 시민들은 한국인 최초의 수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나이, 성별,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박수와 찬사를 보내며 수상을 함께 기뻐했다. 이현운(33)씨는 “허준이 교수의 필즈상 수상,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이어 우리나라의 저력을 보여준 일이자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사실 언어 때문에 노벨문학상을 우리나라 사람이 받는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더 놀랍다”고 말했다. 김명진(36)씨는 “한국 작가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며 “기쁜 소식이 잘 없는 요즘인데 간만에 희망도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뉴스”라고 했다. 유헌수(71)씨도 “케이팝, 영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까지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졌는데, 이번 일이야말로 큰 경사”라고 강조했다. 한강 작가의 팬들은 마치 제 일처럼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뻐했다. 한강의 책을 대부분 다 읽었다는 조희숙(57)씨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이뤄내지 못한 문학적인 성과가 이번에는 이뤄진 것 같은 기분”이라며 “이제는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우리가 성장했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김연후(31)씨도 “우리나라 문학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대단한 일이라 독자이자 팬으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했다. 특히 청소년기나 대학 시절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자란 이들의 경이로움과 기쁨은 더 컸다. 중학교 국어 교사인 임슬기(33)씨는 “2차 임용 고시 면접을 준비할 때 한강 작가의 ‘흰’을 닳도록 읽으며 마음을 다스렸다”며 “국문학도였던 나에게 한강 작가의 작품은 20대의 전부였다. 내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처럼 기쁘다”고 전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김건희(29)씨도 “4년간의 대학 생활을 지탱해 준 자양분이자 버팀목이었던 작가가 이런 큰 상을 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국문학도, 예비 문학인, 문학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한강의 수상은 꿈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소연(22)씨는 “처음 접한 한강 작가의 소설이 ‘채식주의자’인데,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내려간 적이 있다”며 “24년만의 노벨상이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과학이 아닌 한국어로 쓴 글이 전 세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게 더 놀랍다. 앞으로 더 큰 목표를 갖고 공부하려고 한다”고 했다. 문화기획자인 김맑음(40)씨는 “이제 우리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번역 없이 원문 그대로 읽을 수 있게 됐다”며 “읽지 못했던 한강 작가의 작품을 더 찾아서 읽을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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