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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과학 유튜버 ‘궤도’ 나주 온다

    유명 과학 유튜버 ‘궤도’ 나주 온다

    에너지수도 나주에 유명 과학 유튜버가 방문해 시민들과 기후 위기 극복 해법을 모색한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구독자 117만명 ‘안될과학’의 멤버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궤도’(본명 김재혁)가 오는 25일 ‘나주글로벌에너지포럼2024’ 특강 강연자로 나선다. 이날 특강은 ‘기후 위기, 인류는 극복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 대강당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다. 궤도는 비과학적 영역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거나 대중에게 친근한 소재로 과학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풀이해주는 유튜버로 유명하다.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라디오, TV시사·예능 방송에 다수 출연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궤도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 분야 특화대학인 켄텍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 지구온난화, 온실가스, 온실효과 등이 불러온 기후 위기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또 이러한 문제 극복에 필요한 효과적인 방안과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과 같은 과학 기술 발전상 등을 알기 쉽게 다룰 예정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와 함께 기후 위기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 방안, 과학기술 등을 함께 공유하면서 지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주글로벌에너지포럼2024’는 오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대 일원에서 열린다. 에너지분야 특화대학인 켄텍과 함께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이슈를 선도하고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미래 비전,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나주가 만들어가는 에너지의 미래’ 슬로건 아래 ‘분산에너지’, ‘수소에너지’, ‘원자력과 핵융합’ 등을 주제로 세계 석학의 기조연설과 발표, 토론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로 잘 알려진 리처드 뮬러 미국 버클리대 교수, 마크 제이콥슨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 등 세계 석학이 찾을 예정이어서 에너지 학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8000만년 전 ‘최강의 바다 괴물’ 화석 발견…‘둥근 이빨’ 가진 이유[핵잼 사이언스]

    8000만년 전 ‘최강의 바다 괴물’ 화석 발견…‘둥근 이빨’ 가진 이유[핵잼 사이언스]

    8000만 년 전 거대한 이빨을 가진 최강 포식자 모사사우루스류의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 전문매체의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지역에서 발견된 해당 화석의 주인은 모사사우루스류 글로비덴스속의 알라바마엔시스의 것으로, 백악기 후기인 8360만~7210만 년 전 북미와 북아프리카 등지에 살았던 해양 파충류다. 모사사우루스류 글로비덴스속 알라바마엔시스의 몸길이는 최소 6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턱 부위의 화석으로, 버섯 모양처럼 생긴 턱과 둥근 이빨은 먹잇감의 단단한 껍질을 부수는 데 용이했다. 2개의 턱 뼈 화석 중 하나에는 12개의 이빨이, 또 다른 화석에는 6개의 이빨이 남아있다. 이빨 한 개당 길이는 약 1인치였다. 모사사우루스류 글로비덴스속의 알라바마엔시스의 화석은 1912년 처음 발견됐으나, 완전한 표본은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화석은 이빨이나 턱의 작은 조각에 불구한데, 이번에 발견된 것은 턱 모양을 상당부분 보존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석은 2013년 텍사스 북동부의 한 지층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의 트레버 램퍼 교수와 캐나다 앨버타 대학 등 공동 연구진이 분석을 시작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부분의 모사사우루스는 단검과 같은 날카로운 이빨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글로비덴스는 거북이나 암모나이트 등 껍질이 있는 먹잇감을 부수는 데 적합한 뭉툭하고 둥근 이빨로 진화했다. 또한 글로비덴스 알라바마엔시스가 서식했던 후기 백악기에는 실제로 바다에 껍질이 있는 해양 동물 먹잇감이 풍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해양 고생물학자 베서니 버크 프랭클린은 라이브사이언스에 “이 동물의 머리 일부가 보존된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턱 뼈를 포함한 두개골은 지층에서 더 많이 부서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둥근 형태의 독특한 이빨 덕분에 다른 종류의 먹이를 먹는 모사사우루스류와 공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여러 종(種)이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이 같은 먹잇감을 차지하려 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난달 고생물학 저널(Journal of Paleontological Sciences)에 게재됐다.
  • ‘전기차 화재 행동요령은’…서울 중구, 화재 예방 및 대응 교육 나서

    ‘전기차 화재 행동요령은’…서울 중구, 화재 예방 및 대응 교육 나서

    서울 중구는 오는 23일 중구청 7층 중구홀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 및 화재 발생 시 안전한 대응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전기차 화재발생이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실제 전기차 화재는 2022년 43건, 2023년 72건에 이어 올해 8월까지 27건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전기차 화재는 기존 화재 진압 방식으로는 소화가 어려운 특성으로 인해 화재 발생 시 재산상 손해가 매우 크게 발생하고 이에 따라 주민들의 불안감도 큰 상황이다. 이에 중구는 공동주택 관리책임자와 소방안전책임자, 공공·민간시설관리자, 전기차 충전사업 민간사업자, 자율방재단, 안전보안관 및 전기차 화재 예방 및 대응요령에 관심이 있는 주민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대응교육을 실시한다. 이번 교육은 국립소방연구원 나용운 연구원이 담당하며, 전기차 화재 특성과 소화방법, 전기차 화재예방과 대응절차 등을 주로 강의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 2월부터 전기차 화재 대비 주차장 안전기준을 마련해 건축 인·허가 심의 시 적용하고 있으며,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 질식소화포를 구비·설치했다. 또한, 중구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4월 서울시 최초로 전기차 화재대응을 위해 소방서와 합동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금년 9~10월에는 관내 전기차 충전설비 보유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구청사에서 소방관리자 초기진압 자체훈련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로 인해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교육을 통해 전기차 화재에 대해 바르게 알고 안전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습득하여 구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 은평구, 청년의 날 맞아 오는 21일 청년 페스티벌 ‘청년원픽’ 개최

    은평구, 청년의 날 맞아 오는 21일 청년 페스티벌 ‘청년원픽’ 개최

    서울 은평구는 오는 21일 청년의 날을 맞아 청년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는 청년 페스티벌 ‘청년원픽’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 은평 청년축제위원회를 구성해 청년들이 직접 선택하고 목소리를 담아 지역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축제를 기획했다.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오후 3시 반부터 진행되는 기념식에는 ▲초청 가수 김필 공연 ▲청년 동아리 공연 ▲청년 표창 수상이 진행된다. 이어 오후 5시부터 열리는 청년특강에서는 크리에이터 ‘박위’의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강의가 예정됐다. 오후 7시에는 공원야경 속 무선헤드폰을 끼고 즐기는 이색적인 ‘무소음 DJ 파티’가 은평평화공원에서 열린다. 이는 일상에 지친 청년들이 숨돌리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부대행사로는 버스킹존에서 청년들이 직접 마음의 소리를 외치는 ‘청년, 가슴을 열어라’와 청년들이 자원의 선순환을 실천할 수 있는 ‘전남친·전여친 물건소환 플리마켓’이 열린다. 이외에도 청년 버스킹, 청년작가 작품 전시, 20여개의 먹거리·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SNS 이벤트를 통해 경품도 지급할 예정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민 모두의 응원 속에서 청년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됐다”며 “청년의 날을 맞아 청년들이 직접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청년과 주민이 함께 즐기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의 날은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로, 청년기본법에서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 은평·용산·서대문·마포 서북4구,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23일 개최

    은평·용산·서대문·마포 서북4구,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23일 개최

    서울 은평·용산·서대문·마포구 등 서북권 4개구는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이들 4개구와 서울 서부 고용노동지청은 지역 주민의 취업 성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취지로 맞손을 잡고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참가 기업이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누리집에 채용 공고를 올린다면 구직자는 이를 통해 원하는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후 개별 면접 절차에 따라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이와 함께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에선 이력서 자기소개서 샘플과 자기소개서 무료 컨설팅, 이력서 사진 수정 서비스와 취업 동영상 강의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무료 온라인 인적성 검사는 선착순 100명에게 제공된다. 박람회 참가를 원하는 기업은 박람회 기간 중이라도 언제든지 전화 문의를 통해 등록이 가능하다. 구직 희망자 역시 청년 및 장년 구직자를 비롯해 이직 희망자와 특성화고 졸업 예정자 등 취업을 원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번 박람회에서 구직자가 꼭 맞는 일자리를 찾고, 기업도 원하는 인재를 적시에 채용할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도 일자리 관련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한민국 6·25 이후 최대 위기… ‘생명자원’ 에너지·식량 자강 절실”[황비웅의 열린 시선]

    “대한민국 6·25 이후 최대 위기… ‘생명자원’ 에너지·식량 자강 절실”[황비웅의 열린 시선]

    임정, 1919년 만세운동 정신 계승‘건국 논쟁’ 자체가 참 나쁜 정치우리 역사 통시·통장적 성찰 부족K팝 비롯해 세계 1등 국가이지만빠른 근대화 쓰레기도 잔뜩 쌓여여전히 대한민국은 ‘미완의 국가’스위스 핵방공호 5000개·서울 3개먹거리 등 자립 국가전략도 필요정치·기후변화·SNS·북핵 등 위기반성·용서로 새로운 사회 나아가야 지금부터 24년 뒤인 2048년이면 정부 수립 100년이 된다. 언론인 출신으로는 처음 과학기술처 장관과 서울시립대 총장까지 역임한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이 최근 ‘대한민국 100년 통사(1948~2048)’를 펴냈다. 책 머리말에는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2048)를 통사적으로 엮은 100년의 과거사, 현재사, 미래사’라고 소개돼 있다. 김 이사장은 “언론기록자로서, 40여년간 광화문에서 국정담당자로서, 한 지성인으로 겪은 체험에 100여회에 달하는 이런저런 국제회의에 참석한 국제관계 연구자 체험까지 더한 대한민국의 종합현대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강제된 해양화로 제3세계 어느 국가도 경험하지 못한 빠른 근대화에 성공했지만 역설적으로 근대화의 쓰레기가 쌓였다”면서 “미완의 국가를 완성하기 위해 생명자원인 먹거리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강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을 지낸 김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3일 저서의 발행처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7층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대한민국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 “(잠시 뜸을 들이다가)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에 대해서 관심 갖는 거 당연한 것 아닌가. 젊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에 관심 있냐고 하면 별생각이 없겠지만, 일본 식민지 시절에 이어 미군정을 지나 전쟁까지 겪은 우리 세대가 대한민국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주 독특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일본 이름이 ‘가네시로 진켄’이라고 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말과 이름까지 모두 빼앗겼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자신뿐 아니라 그 시대에 살았던 모든 국민에게 대한민국이 가지는 의미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 역사 논쟁이 반복되고 있는데. “(한숨을 쉬며) 역사가 왜 분쟁 대상이 됐는지 정말 가슴이 아프다. 1919년 건국이다 1948년 건국이다 하는 논쟁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가. 임시정부가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의 얼과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것은 틀림없다. 건국 논쟁을 하는 것 자체가 참 나쁜 정치다.” -‘대한민국 100년 통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나는 신문기자 출신인데 과학기술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 과기처 장관을 했다. 또 이승만·이봉창 기념사업회에 참여했고 대한민국 건국 50주년 기념사업회와 60주년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 비정부기구(NGO) 활동도 했다. 세계화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외교·국제관계에도 다양하게 관여했다. 문화와 환경, 과학과 역사 등 대한민국의 전 분야를 연결해서 볼 수 있는 책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거다.” 그는 저서 머리말에서 “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2048년까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세계의 중심이 되는 길을 찾고자 후대에 유언장을 쓰는 심정으로 매달렸다”고 회고했다. -통시적, 통장적 관찰과 성찰을 강조했는데. “(목소리가 커지며) 대한민국은 지금 K팝을 비롯해 세계 1등 국가이지만 무리하게 지름길로 달려와 근대화의 모순과 오류가 잔뜩 쌓였다. 이런 것을 통시적으로 보자는 것이다. 통장적이라는 말은 지리적인 개념이다. 한반도 주변에는 남한,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다섯 나라밖에 없다. 중국은 인구로 보나 과학기술로 보나 세계 1~2등 하는 나라다. 일본도 세계 두 번째 해양대국이다. 그런 나라들과 견디면서 사는 시간적, 공간적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 국가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소위 엘리트 지도자들은 통시적, 통장적 관점에서 국가 공동체를 어떻게 안전하고 평화롭게 유지할까 고민해야 한다.” -통시적, 통장적 개념을 적용한 사례를 든다면. “제3세계 피식민지들은 다 서양의 지배를 받았다.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기 전까지 인도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인도는 너무 넓고 인구가 많아 기본적으로 지방자치, 주민자치 형태였다. 하지만 조선은 일본과 1500년 이상 연결돼 있었다. 오히려 중국의 문명을 일본에 전달할 때 자부심 비슷한 것까지 있었다. 그런데 일제시대에 면사무소까지 점령하고 한국말, 이름, 글자까지 빼앗았다. 엄연히 반서양, 반크리스천인 제3세계와 다르다. 그런데 통시적, 통장적 개념이 없으니 엉뚱하게 식민지 근대화론 같은 게 나오는 거다.” -1951년 영국 더 타임스가 사설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기대하느니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이런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동력을 꼽는다면. “우리나라 국민은 1930년대부터 일본과 만주, 연해주 등으로 인구 5명 중 1명꼴로 강제이주 또는 이산했다. 한국인이 노마드화된 거다. 서울이나 부산 등 큰 도시에 있는 한국 사람들 중에 자식들이나 조카 중 해외로 나간 경우가 없는 사람이 없을 거다. 지구상에서 4대 강국 즉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동시에 해외 교포를 두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강제된 해양화로 인해 한국인의 근대 적응이 굉장히 빨라졌다. 무역, 해외 인력 진출, 원양어선 등이 대한민국의 핵심이 됐는데, 미국 중심의 국제화 질서와도 맞물리는 거다. 해외에서 다양한 접촉을 한 경험과 일제 식민지, 미군정, 한국전쟁 등 가혹한 경험에서 온 생존 본능이 자유·개방적인 질서와 합쳐져 가장 빠르게 근대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빠른 근대화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와서 보니 근대화의 쓰레기들이 가장 빨리, 가장 많이 쌓였다. 단적인 게 환경 문제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셜미디어(SNS) 때문에 지금 민주주의가 완전히 붕괴하게 생겼다.” -부작용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한다는 자강의 자세와 철학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환경에 피해를 덜 끼칠지, 어떻게 에너지를 절약할지 실천하는 룰을 만들고 모범을 보이면 그게 바로 세계의 모범이 되는 거다.” -근대화의 성공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은 ‘미완의 국가’라고 했다. 왜 그런가. “(안경을 벗으며) 나는 스위스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많다. 1962년에 처음 스위스를 방문한 뒤 지금까지 스위스 자료를 모으고 있다. 스위스에는 30만개의 방공호가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면사무소 지하는 다 방공호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5000개의 핵방공호가 따로 있다. 대한민국에는 핵방공호가 몇 개 있나. 아마 서울에 핵방공호가 3개쯤 있을 거다. 여기에 스위스 대사관이 3층짜리 새 건물을 지어 리노베이션을 했는데 지하에 핵방공호를 만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위스는 비상사태가 나면 모든 음식점, 식료품 가게는 무조건 문을 닫아야 한다. 스위스의 모든 국민은 먹거리 15일치 이상을 비축하는 게 의무다. 이런 게 국가다.” 스위스는 1963년부터 민방위법에 따라 새 건물을 지을 때 핵 방공호 건축을 의무화했다. 방공호와 핵방공호의 규모는 스위스 영토에서 핵무기가 폭발할 경우 전체 인구의 114%가 대피할 수 있는 규모다. -대한민국은 북한 핵 공격에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건가.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며칠 뒤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회 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회에 나왔다. 북핵 대피 훈련 비상계획은 있는데 훈련을 하면 국민이 오해하거나 불안해할 것 같아 안 한다고 했다. 당시 미국도 훈련을 하고, 일본도 훈련을 했는데 다른 나라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했겠나.” -국가 안보를 위해 먹거리와 에너지 등 생명자원의 자강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원을 배로 싣고 온다. 중국이나 일본과 사이가 나빠져 에너지원 싣고 오는 배를 못 들어오게 하면 어떻게 될까. 일본과 우리나라는 에너지에 관한 한 섬과 같다. 그래서 일본은 에너지 자원과 광물을 많이 확보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도 일본은 상당한 발언권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못한다. 스위스 얘기로 돌아가면, 먹거리에서도 스위스에 본사가 있는 네슬레는 전 세계 1위 식품기업이다. 스위스 광산업체 엑스트라타와 글렌코어가 합병해서 세계 4위 광물회사가 됐다. 그런 걸 국가라고 하는 거다. 우리나라는 어림도 없다.” -먹거리와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K팝으로 세계 1등하는 것보다 먹거리와 에너지를 확실히 자강, 자립할 수 있는 게 국가로서는 더 중요하다. 국가 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보더라도 완전히 100프로 자립이라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비상사태를 생각해서 100프로 자급을 위한 시나리오는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 과학기술로 유전공학을 활용하고 스마트팜을 어떻게 만들지 등을 기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 해결이 시급한데도 사회분열과 불신,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쉽지 않을 것 같다. 바꿀 방법이 있을까.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첫 번째는 교육인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두 번째는 제도개혁인데 제도를 숱하게 바꿔도 달라지진 않았다. 세 번째는 영웅대망론인데 역대 대통령 몇몇 빼고는 잘 안 된다. 네 번째는 미국이나 국제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과 국제기구가 이제는 힘이 없어 기대할 수가 없다. 비정상적인 방법은 쿠데타와 혁명, 전쟁인데 물론 그래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 상황은 6·25 이후 최대 위기다. 정치 위기, 생명자원의 위기, 기후변화 위기, SNS 위기, 북핵 위기 등이다. 결국 반성과 참회, 관용과 용서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꾸준히 개선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김진현 이사장은 1936년생으로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니먼 펠로십 과정을 수료했다. 동아일보 논설주간, 한국경제신문·문화일보 회장을 지냈다. 과기처 장관, 서울시립대 총장을 역임했고 한국경제연구원 신설을 시작으로 세계평화포럼 등 해양무역, 과학기술, 미래 등 10여개 연구기관 창설의 책임자였다. 세계화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대한민국건국60년기념사업위원회 집행위원장,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봉창·안재홍·장준하 기념사업회 창립회장으로, 이승만·장면 기념사업회와 김구·김성수·조봉암 기념행사에도 참여하며 대한민국 중심 주류 찾기·만들기에 힘썼다. 16권의 저서(영문 2권), 7권의 역서, 110여편의 논문과 약 3000편의 글을 썼다. 황비웅 논설위원
  • 보수 핵심서 진보와 교류한 ‘시대의 조정자’

    보수 핵심서 진보와 교류한 ‘시대의 조정자’

    보수 정권서 노동부 장관 등 역임공권력 아닌 협상으로 현안 풀어내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주필을 지낸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이 지난 16일 별세했다. 90세.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5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1962~ 1972년 조선일보 기자와 정치부장, 편집부국장을 거쳐 1972년 서울신문 편집국장, 1977년 서울신문 주필을 지냈다. 1979년 민주공화당 후보로 서울 강서구에 출마해 제1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13대까지 4선을 했다. 1980년 민주정의당 창당에 참여해 정책위의장을 두 차례 역임하는 등 전두환 정권의 핵심 정치인으로 활약했다. 당시 두 딸이 운동권 학생이라는 점이 화제를 불렀다. 1986년 3월 ‘국회 국방위원회 회식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다. 고인이 벽으로 던진 술잔 파편이 군 장성에게 맞은 것이 일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3~1994년 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1994년 현대중공업 파업을 공권력 투입이 아닌 협상으로 풀어냈다. 5년간 호남대 객원교수로 지내면서 정치 문제를 강의했다. 보수 정권 핵심으로 있으면서도 진보와의 교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을 ‘체제 내 리버럴’이라고 표현했고, 유족에 따르면 한 시인은 ‘의식은 야(野)에 있으나 현실은 여(與)에 있었다/ 꿈은 진보에 있으나/ 체질은 보수에 있었다’고 쓴 적도 있다. 지난해 초에는 ‘시대의 조정자’라는 저서를 펴냈다. 이 밖에 ‘스튜던트 파워’, ‘모래 위에 쓰는 글’, ‘정치인을 위한 변명’, ‘문제는 리더다’, ‘남재희가 만난 통 큰 사람들’, ‘진보 열전 남재희의 진보인사 교유록 오십년’ 등의 저서가 있으며 새마을훈장 근면장과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변문규씨와 4녀(화숙·영숙·관숙·상숙), 사위 예종영·김동석씨 등이 있다.
  • 한강 밤하늘 ‘드론 1000대’ 수놓는다

    한강 밤하늘 ‘드론 1000대’ 수놓는다

    드론 1000대가 화려한 불빛으로 한강의 밤하늘을 수놓는다. 서울시는 상반기 총 7만 8000여명이 관람한 서울 대표 야간 관광 콘텐츠인 ‘한강 불빛 공연(드론라이트쇼)’이 오는 21일부터 하반기 공연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드론라이트쇼는 지난해 4월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첫 공연을 펼친 후 시민들의 높은 인기 속에서 올해도 이어지는 멀티 드론쇼다. 하반기 공연은 뚝섬한강공원에서 21일 시작해 다음 달 26일까지 총 5회 열린다. 이 기간 드론 1000대가 한강 밤하늘을 밝히며 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21일 첫 공연은 ‘신비의 숲’을 테마로 뚝섬한강공원에서 저녁 8시부터 15분간 펼쳐진다. 이는 지난 11일 기준 598만명이 다녀간 올해 서울시의 대표적인 밀리언셀러 행사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연계한 주제이기도 하다. 서울시는 도심 속에서 마법 숲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예정된 두 번째 공연은 ‘마법 연주회’를 콘셉트로 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과 연계해 음악과 불빛이 어울리는 특별한 장관을 연출한다. 다음 달 4일엔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정규앨범 발매와 함께 진행하며 서울달을 타고 우주로 여행하는 이야기가 드론으로 펼쳐진다. 9일은 스마트 도시 서울과 사이버 미래의 모습을, 26일엔 세계의 명화와 조각상을 드론을 통해 표현한다.
  • “돈은 세컨드한테만 써라” 낯 뜨거운 난방공사 특강

    “돈은 세컨드한테만 써라” 낯 뜨거운 난방공사 특강

    한국지역난방공사 임직원 대상 특강에 성차별적 발언 등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내부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난방공사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공사 측은 최근 칼럼니스트 조모씨를 초청해 인문학 특별 강연을 열었다. ‘인생을 바꾸는 여섯 가지 방법’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조씨는 “남성의 정액은 총량이 정해져 있고, 아껴 쓰면 양기가 차서 눈에 빛이 난다”거나 “돈은 세컨드한테만 쓴다”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이 밖에도 “집터가 안 좋으면 죽을 수 있다”, “내세와 귀신을 믿어라” 등의 주장을 펼쳤다. 특강 종료 후 난방공사 내부 게시판에는 “인문학 강의가 아니라 스탠딩 코미디였다”, “다시는 이런 강사가 섭외되지 않게 해달라. 내용이 너무 부끄럽다” 등 직원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문제의 강연은 “인문학을 통한 개인의 긍정적 변화 도모 및 소통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목표로 기획됐으며, 강연비는 350만원으로 책정됐다. 난방공사 측은 국회에 “강사 섭외기관의 제안을 받아 조씨를 선정했고, 강의 전 자료를 검토했을 땐 문제의 내용이 없었다”며 “직원들에게 특강 진행 경위와 사과의 글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난방공사 측이 임직원에게 출석부를 쓰게 하고, 불참할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라며 사실상 특강 참석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나 내·외부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 김왕식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초대 관장 별세

    김왕식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초대 관장 별세

    초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을 지낸 김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1일 미국에서 불의의 사고로 별세했다. 71세. 18일 학계에 따르면 김 명예교수와 부인 이정희씨는 이달 초 미국 미주리주 자택에서 사고를 당해 숨졌다. 모교인 미주리대는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정치학자로 우리 교육과 지역 사회, 학계에 크게 이바지했다”라고 그를 추모했다. 김 명예교수는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미주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귀국해 27년 동안 이화여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초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장을 역임했다. 국가정보학회 회장과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개혁분과 의장 등의 사회 활동에 참여했다. 고인은 은퇴 후 미주리대에서 6년 한국 정치학에 대한 강의를 해왔다. 유족으로는 딸 김휘원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 연구원, 아들 김용환 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며느리 정소현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 한기대 학부·대학원생, 영국 최고 ‘수소에너지 글로벌 교육’ 참가

    한기대 학부·대학원생, 영국 최고 ‘수소에너지 글로벌 교육’ 참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유길상)는 학부생 및 대학원생 6명과 협업 교수 2명이 국제적 수준의 수소 분야 전문 지식 습득을 위해 영국 ‘HyDEX Hydrogen Summer School’에 참가했다고 18일 밝혔다. HyDEX는 영국 ERA(Energy Research Accelerator)와 연계한 연구시설 견학 및 수소 분야 전문 지식 개발 프로그램이다. LINC 3.0 사업 ‘ICC(기업협업센터) 특화 분야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행된 이번 교육은 러프버러 대학(Loughborough University), 버밍엄 대학(University of Birmingham), 크랜필드 대학(Cranfield University) 등 3개 대학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영국의 기후 변화 전략 및 정책에 대한 인식 △수소가 화석 연료의 현실적인 대안이 되는 방법 및 순 제로(Net Zero) 과제 해결 △수소 가치 사슬 및 수소 에너지 시스템 등을 학습했다. 민준기 LINC 3.0사업단장은 “이번 교육은 세계 최고의 수소 연구시설에서 전문가 강의 및 견학 등을 통해 충청남도 미래 에너지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인력 양성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9편 [시네마랑]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추천작 9편 [시네마랑]

    내달 2일 개막을 앞둔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20일부터 온라인 예매를 진행하는 가운데, 세계 유수 비평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부국제 기간 놓쳐선 안 될 추천작 9편을 소개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일 개막해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등 7개 극장에서 초청작 224편을 상영한다. 부문별로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5편 △아이콘 17편 △지석 8편 △아시아영화의 창 28편 △뉴 커런츠 10편 △한국영화의 오늘 23편 △월드 시네마 29편 △플래시 포워드 11편 △와이드 앵글 50편 △오픈 시네마 7편 △미드나잇 패션 6편 △온 스크린 6편 △특별기획 프로그램 23편 △특별상영 1편이다. 개·폐막식 입장권 예매는 20일 오후 2시, 일반 상영작 예매는 24일 오후 2시부터 부산국제영화제 티켓 예매사이트(https://ticket.biff.kr)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1. <룸 넥스트 도어> The Room Next Door페드로 알모도바르|아이콘 ‘더 룸 넥스트 도어’(The Room Next Door)는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첫 영어 장편으로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젊은 시절 같은 잡지사에서 일하며 친구가 된 마사(틸다 스윈튼)와 잉그리드(줄리안 무어)가 몇십 년 만에 재회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떨어져 있는 세월 동안 미사와 잉그리드는 각각 종군기자, 소설가로서 삶과 죽음에 대한 상반된 가치관을 지니게 된다. 암을 앓고 있는 마사는 안락사를 결심하고, 잉그리드에게 안락사 약을 먹을 때 곁에 있어 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삶의 공포에 맞서는 우정, 죽음, 쾌락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2. <아노라> Anora션 베이커|아이콘 ‘아노라’(Anora)는 제77회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성매매 여성 노동자가 러시아 갑부의 아들과 결혼하며 시댁과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23살 여성 애니(마이키 매디슨)는 신흥 재벌 집안 남성 이반(마르크 에이델스테인)과 불장난 같은 사랑에 빠지고 충동적으로 결혼한다. 그러나 아들이 성매매 업소 여성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부모는 하수인 3명을 보내 결혼을 무효화시키려 한다. 애니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이런 혼란을 목격한 이반은 회피하듯 집을 떠나버린다. 사라진 이반을 찾기 위해 애니와 하수인은 어쩔 수 없이 협력하게 되는데... 우리 세상에 뿌리내린 계급 사회의 초상이 션 베이커 감독 특유의 유머로 명쾌하게 폭로될 예정이다. #3. <다호메이> Dahomey마티 디옵|와이드 앵글 -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다호메이’(Dahomey)는 1892년 다호메이 왕국을 식민지배하던 프랑스가 약탈해간 유물 수천점 중 26점이 본국으로 반환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2021년 11월, 다호메이 왕국의 보물 26점이 파리 케 브랑리 박물관을 떠나 베냉(과거 다호메이 왕국의 땅을 포함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으로 출발하는 여정을 함께한다.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차지하며 올해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꼽힌 ‘다호메이’는 세계열강의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과 불편한 진실을 조명한다. #4.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All We Imagine as Light파얄 카파디아|아시아영화의 창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All we imagine as light)은 인도 여자 감독 최초로 칸 경쟁 부문에 진출해 2등 상인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는 뭄바이의 세 간호사 프라바(카니 쿠스루티), 아누(디브야 프랩하), 파르바티(차야 카담)의 삶을 잔잔하게 따라간다. 독일로 일하러 간 후 연락이 끊긴 남편을 기다리는 프라바, 무슬림 남성과 사랑에 빠진 힌두교 여성 아누, 남편과 사별한 파르바티까지. 가부장제가 만연한 인도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우정이 펼쳐질 예정이다. #5. <여행자의 필요> A Traveler’s Needs홍상수|아이콘 ‘여행자의 필요’는 홍상수 감독의 31번째 장편 영화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는 어쩌다 한국에 닿게 된 프랑스 여성 이리스(이자벨 위페르)가 한 날 두 명의 프랑스어 수강생을 연이어 만나게 되면서 흘러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낯선 타국의 시를 곱씹고, 땅을 맨발로 걷고, 생막걸리를 즐기는, 모든 순간을 비언어적으로 바라보는 이리스를 담담히 따라가는 시선은 우리에게 ‘여행자가 되어볼 필요’를 느끼게 한다. #6. <엠파이어> The Empire브루노 뒤몽|아이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난해한 영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바로 ‘엠파이어’(The Empire)다. 영화는 프랑스 북부의 오팔 해안을 배경으로 외계에서 온 두 세력이 등장한다. 각각 고딕 양식의 성당과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하게 하는 우주선을 타고 온 이들은 치열한 선과 악의 난투를 벌인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전통적인 공상과학(SF) 영화를 풍자하는 사이사이에 스며있는 도발적인 코미디는 다소 난해할 순 있어도, 관객에게 강렬하고 충격적인 이미지를 남길 것이라는 덴 의심할 여지가 없다. #7. <뱀의 길> Serpent′s Path#8. <클라우드> Cloud구로사와 기요시|갈라 프레젠테이션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신작 ‘뱀의 길’은 기요시 감독이 1998년 연출한 동명의 영화 ‘뱀의 길’을 프랑스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영화는 파리 교외에 사는 알베르 바주르(다미엔 보나드)가 의문의 범인에 의해 유괴 살해된 8살 딸의 복수를 결심하고, 정신과 의사 니지마 사요코(시바사키 코우)의 도움으로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범인으로 향하는 길의 끝. 바주르가 마주할 충격적인 진실은 무엇일까. 영화 ‘클라우드’는 도쿄의 평범한 공장 노동자 요시이 료스케(스다 마사키)가 구매한 물건을 되파는 ‘리셀’로 돈을 벌려고 하다가 악몽같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증오와 공포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로, 작은 갈등이 잔혹한 폭력으로 확대되는 과정이 묘사될 예정이다. #9. 전,란 Uprising김상만|개막작 개막작으로 선정된 ‘전,란’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박찬욱 감독이 제작뿐 아니라 각본에도 참여해 화제가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는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 7번째 음주운전에 2심 법원, 1심 뒤집고 실형 선고…“재범 위험성 매우 커”

    7번째 음주운전에 2심 법원, 1심 뒤집고 실형 선고…“재범 위험성 매우 커”

    음주운전으로 6번 처벌받고도 다시 술에 취해 운전한 50대가 항소심에서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동종 범죄로 다수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질러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과 재범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법 형사5부(재판장 김형훈)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항소심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다. A씨는 지난해 4월 술을 마신 상태로 경남 김해시 한 도로를 약 1㎞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7%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그는 이 사건 전까지 음주운전으로 벌금형 4회, 징역형의 집행유예 2회 등 총 6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지만, 다시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됐다. 1심 재판부는 “반복되는 선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동종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반성하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아주 높은 것은 아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20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준법 운전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검찰은 양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김 부장판사는 “A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동종 범죄로 다수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질러 A씨에 대한 비난 가능성과 재범 위험성이 매우 크다”고 실형을 선고했다.
  • 대구 도심캠퍼스 개설 효과 톡톡…1학기 3700명 이용

    대구 도심캠퍼스 개설 효과 톡톡…1학기 3700명 이용

    홍준표 대구시장의 핵심 공약인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조성한 도심캠퍼스타운에 6개월 간 3700여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학기 개강을 맞아 교과과정을 확대 운영키로 했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도심캠퍼스타운 조성 사업은 지난해 착수 선포식을 시작으로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왔다. 특히 도심 속 공실이었던 (구)판게스트하우스를 통합 강의실과 현장 체험활동 중심의 도심캠퍼스 1호관으로 개조해 지역 13개 대학과 50개 강좌를 개설했다. 1950년대 한옥 구조 건물 위주로 된 1호관은 대지면적 442.6㎡, 연면적 286.8㎡인 3개 동으로 구성됐고 그동안 지역 청소년과 대학생 등이 수업에 참여해왔다. 이에 2학기에는 대구한의대의 ▲메디푸드 HMR활용 디저트카페 운영실무 ▲토탈뷰티 프로젝트실무를 비롯해 수성대의 ▲트렌드뷰티 과정(스페셜네일) ▲트렌드뷰티 과정(디자인펌) 등 총 4개의 교과과목을 신규로 개설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증가하는 도심 강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구)꽃자리다방 건물을 개조해 도심캠퍼스 2호관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김종찬 대구시 대학정책국장은 “도심캠퍼스가 지역 내 대학 통합캠퍼스로서 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 간 융합과 협력을 추진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도심캠퍼스 2호관을 조속히 개관해 동성로가 청년들의 청춘의 거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마약왕 하마 다 잡아들여라” 콜롬비아 사법부 판결 [여기는 남미]

    “마약왕 하마 다 잡아들여라” 콜롬비아 사법부 판결 [여기는 남미]

    일명 ‘마약 하마’로 불리는 남미 콜롬비아의 하마에 대한 사법부의 처분이 나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콜롬비아 하마와 관련해 사법부의 결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쿤디나마르카 행정법원은 환경부에 3개월 내 하마 대책을 마련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콜롬비아 중부 쿤디나마르카는 마약 하마가 서식하는 곳으로 하마로 인한 피해가 집중 발생하는 곳이다. 현지 언론이 입수한 판결문을 보면 쿤디나마르카 행정법원은 환경부에 대책을 명령하면서 “조치에는 반드시 사냥과 중성화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재판부가 생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면서 사실상 살처분을 명령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도했다. 원래 하마가 서식하지 않는 남미 콜롬비아에 하마가 떼를 지어 살게 된 건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때문이다. 마약 밀수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 거부가 된 에스코바르는 초호화 자택에 동물원을 설치하고 아프리카에서 하마 4마리를 들여놨다. 에스코바르는 1993년 군경 합동작전에서 사살돼 생을 마감했다. 에스코바르 사망 후 그의 개인 동물원에 있던 다른 동물들은 콜롬비아 각지의 동물원으로 옮겨졌지만 하마들을 받아준 곳은 없었다. 비용이 크게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졸지에 버려진 하마들은 에스코바르 개인동물원을 나와 마그달레나 강에서 서식하기 시작했다. 30여 년 만에 개체수는 빠르게 불어났다. 콜롬비아 환경부에 따르면 마약 하마의 개체수는 130~170마리에 이른다. 조치를 취하지 않고 하마를 그대로 방치하면 10년 뒤인 2035년 개체수는 10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환경부는 예상하고 있다. 하마는 그간 콜롬비아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토종 동물을 위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바다소의 피해가 컸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1마리당 배출하는 배설물이 하루 평균 10kg에 달해 마그달레나 강의 수질오염이 심각했다”면서 강 주변의 농사를 망치고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하마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환경부는 하마를 침습종으로 등록하고 대책을 고민했다. 환경부는 하마떼의 일부를 중성화하고 나머지를 살처분하겠다고 했지만 계획은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다. 이후 멕시코와 인도, 필리핀 등지로 하마를 보낸다는 계획도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
  • 세계 최강 전차의 굴욕…드론 공격 막는 ‘철장’의 재평가 [핫이슈]

    세계 최강 전차의 굴욕…드론 공격 막는 ‘철장’의 재평가 [핫이슈]

    ‘세계 최강의 전차’로 불리며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국의 M1 에이브럼스 전차가 절반이 파괴되며 실제 전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에이브럼스 전차가 러시아의 무인기와 폭발물에 취약한 것이 이번 전쟁을 통해 입증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개전 이후 줄기차게 미국에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해 결국 지난해 9월 31대를 받으면서 전장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4월 AP통신은 에이브럼스 전차 5대가 러시아 무인기에 의해 파괴돼 모두 전선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최근 네덜란드 군사정보 웹사이트 오릭스(Oryx)는 총 31대의 에이브럼스 전차 중 14대가 이미 파괴 및 손상됐으며, 이는 주로 지난 2월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에서 벌어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군에 따르면 지난 2월 에이브럼스 전차를 처음 파괴한 주인공은 최대 2.5㎏의 폭발물을 실을 수 있는 피라냐(Piranha) FPV(1인칭 시점) 가미카제 드론이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기술적으로 새롭게 진화하는 환경에서 전차와 같은 전통적인 무기의 사용이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에이브럼스 전차를 개량해 보호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안티 드론 장갑 스크린’을 전차에 설치한 것으로 그간 러시아군이 드론 공격이 무서워 탱크에 설치해 서방 언론이 조롱해온 ‘철장’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이에대해 우크라이나 제47독립기계화여단은 더힐에 보낸 성명을 통해 “에이브럼스와 브래들리와 같은 전투 차량용 보호 스크린은 장비 뿐 아니라 군인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에이브럼스는 최강의 전차지만 대전차 미사일과 드론과 같은 위협에 무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적인 보호 구조물 개발은 드론과 폭발물을 포함한 현대적 위협으로부터 피해 위험을 줄이는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지 최대 철강회사인 메트인베스트를 통해 전차를 보호하는 스크린을 개발해 지난 6월부터 장착을 시작했다. 메트인베스트 측은 “보호 스크린은 한 번의 타격을 견딜 수 있으며 교체가 필요하지만, 전차를 보호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생존성을 약 35%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다만 전차의 무게가 늘어나면서 이동성 제한과 부품의 마모를 증가시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전차 위 철장이 실제 전투에서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이 이어지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도 보다 정교하게 제작한 안티드론 장갑 스크린을 주력전차인 메르카바 Mk 3와 4의 포탑 위에 올린 바 있다.
  • ‘밥은 먹고 다니냐’, 그 말에 울컥하다 [세책길]

    ‘밥은 먹고 다니냐’, 그 말에 울컥하다 [세책길]

    추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보름달, 교통정체다. 고향집은 집 앞으로 너른 논이 펼쳐지고 그 너머에 산줄기가 이어져 있는데 보름달이 뜨는 모습은 마치 불덩어리가 봉우리를 뚫고 솟아오르는 듯 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하필이면 꽉 막혀서 옴짝달짝 못하는 귀경길 고속도로에서 보는 것 역시 뭔가 솟구치긴 하는데 감동보단 화딱지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그래도 추석을 상징하는 이미지는 뭐니뭐니해도 함께 밥먹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못보는 가족들이 무심한 듯 둘러앉아 음식도 만들고 그렇게 만든 음식을 나눠먹는 것이야말로 추석이 추구하는 본연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밥이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차리는 과정도 소중하고 무엇보다 누구랑 함께 먹는지가 중요하다. 그 모든 게 한 올 한 올 모여 추억으로 엉킨다. 식구(食口)와 남남의 차이란 결국 얼마나 함께 밥을 먹었느냐로 나눌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추석을 맞아 밥을 생각하다 보면 항상 떠오르는 책이 두 권 있다. 전직 기자이자 현직 요리사인 박찬일이 쓴 <밥 먹다가 울컥>(웅진지식하우스, 2024)과 농촌사회학자 정은정이 쓴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한티재, 2021)이다. 밥의 소중함과 추억을 다룬다는 공통점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머릿속에선 항상 ‘밥은 먹고 다니느냐, 그 말에 울컥’으로 제목까지 한 묶음으로 저장돼 있다. 밥 한 공기의 추억 속에서 길어 올린 애잔함박찬일을 처음 접한 건 시사주간지 <시사IN>에 실린 연재칼럼이었다. 어린 시절 소소한 추억부터 젊었을 때 만난 사람들 뒷이야기와 그들과 함께 먹었던 음식 이야기까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는 게 놀라워서 혹시 천재인가 생각했던 게 첫인상이었다. 추억 속에서 길어 올린 생로병사의 애잔함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나도 모르게 울컥 하게 만드는 책이다. 아무리 기자 출신이라도 그렇지 글을 이렇게 잘 써도 되는 것인가 열등감까지 느끼게 하는 글솜씨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자신의 이력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여러 추억 이야기를 찬찬히 읽다보면 대략 그림은 그려진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정문 앞에 ‘왕개미집’이라는 단골술집이 있는 대학을 다녔고 기자를 하다가 이탈리아에서 요리 공부를 했고 그 뒤 요리사로 일하며 책도 여러 권 썼다. 저자의 요리를 먹어보지 않았지만, 아무리 요리 실력이 훌륭해도 이토록 맛깔난 글솜씨를 따라가진 못할 거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나 사람과 밥, 사람과 밥먹은 이야기다. 애잔함과 쓸쓸함이 책 가득 전해진다. 그리고 그 모든 애잔함에는 밥이 항상 함께 등장했다. 밥이 있기에 애잔함을 덜어주지만 다른 한편으론 애잔함으로 가득 찬 밥이 되기도 한다. ‘40년만에 갚은 술값’이라는 추억담을 따라가 보자. 학교 앞 ‘왕개미집’이라고 부르던 술집 사장님이 있었다. 외상도 많이 지고 술먹다 집에 갈 차비가 없으면 가게 구석에서 잠을 자기도 했던 곳이었다. 그 집 사장님이 가게를 그만둔다고 하니 명예 학사증에 금반지까지 준비해서 초청손님으로 모셨다. 소감을 말씀하시라고 마이크를 쥐어줬는데 행사장이 난리가 났다. 기억력이 얼마나 좋은지 수십년전 시시콜콜한 학생들 비리를 거침없이 방출해 버렸기 때문이다. “79학년 OO야, 너 뒷주머니에 돈 숨기고 술값 안 낸 거 내가 다 안다. 80학년 OO아, 너 그때 여자 바꿔가며 데려와도 아무 말도 안 했지. 81학년 OO아, 너는 등록금 갖고 술 마시다가 그때 휴학했지?(44~45쪽).” 이 집에서 먹었던 수많은 안주들. 맛없기로 소문이 자자했단다. 깍두기 무는 또 얼마나 작게 잘라서 내놓는지 헛젓가락질을 할 정도였다. 찌개는 국물이 떨어지면 김치 넣고 물 부어서 재탕 삼탕을 하며 안주로 먹었다. 한 번은 다른 술집 여주인을 모시고 ‘왕개미집’에 갔는데 뻘쭘해서 그랬는지 어머니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깜짝 놀랄만큼 맛있는 동태찌개를 그 때 먹었다고 한다. 주머니 얇은 학생들을 위한 동태찌개와 실력발휘하는 동태찌개의 거리가 그렇게 멀었다. 꽁치찌개를 볼 때면 복학생 시절 알게 돼 툭하면 자취집에 가서 신세를 졌다는 만술이 형이 수챗구멍 있는 시멘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후배들을 위해 도마질을 해서 술안주로 내놓았다는 통조림 꽁치찌개가 생각이 난다. “뭐 넣은 것도 없는 만술이 형표 찌그러진 양은 냄비 찌개. 소주 몇 병을 마시고 그 방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79쪽).” 돼지곱창은 언제나 중학교 친구 진규를 떠올린다. 그 친구와 30년만에 만나서 소주를 함께 마시며 먹었던 돼지곱창 안주가 머리를 채운다. 그 매운 돼지곱창을 먹으며 한 잔 친구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한 잔 하며 밤이 깊어간다. “허기와 매운 갈증을 채워주던 서울 변두리 음식의 작은 역사를 진규가 다시 이어갈 모양이다. 네 아버지가 널 인문계 보내고 네가 번듯하게 대학에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물으려다 말았다(259쪽).” “어쩌나! 벌써 커피머신을 들여놨어요.”정은정이라는 연구자 혹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몇 년 전 어느 팟캐스트였다. 당시 논란이 됐다는 ‘한국 치킨이 작은지 아닌지’ 어찌나 명쾌하게 설명하는지 이 분 말씀만 열심히 들으면 치킨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농촌사회학이라는 게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논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진 여전히 의문인 소재를 잘 튀겨내고 양념을 버무려서 치킨산업과 식품정책까지 풀어내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그리고는 한동안 잊고 있다 우연찮게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이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하룻밤에 다 읽어 버렸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함과 오랜 연구에서 뿜어나오는 통찰력이 만나면 이런 책이 되는구나 싶었다. 진심으로, 샘난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을 읽기 전까지는 농촌사회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는 이 분은 정말이지 치킨에 진심이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책을 펼쳐놓고 보니 치킨은 물론, 밥과 과일, 채소까지 모든 먹거리에 진심이었다. 책 첫머리부터 먹거리를 통해 인생과 국가정책까지 꿰뚫어버린다. “식사를 갖추기 어려운 이들이 고립된 식사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사회의 역량이다(17쪽).” 그렇기에 “형편에 따라 너무 차이 나지 않게 그럭저럭 골고루 갖춘 밥상을 함께 받는 세상을 위해, 차갑고 서러운 타인의 밥상을 살펴보는 일이 먼저였다(18쪽)”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차가운 예리함을 함께 느끼게 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으로 카페 이야기를 꼽고 싶다. 저자는 미혼모 시설을 운영하는 수녀님들이 카페 창업을 고민한다며 찾아왔을 때 “진심으로 만류했다(107쪽)”고 한다. “커피를 팔아 도저히 생계가 꾸려가지 않기 때문(107쪽)”이라며 직접 경영했던 카페 재무제표까지 보여줬건만 돌아온 건 이미 기계까지 사놨다는 대답이었다. 사회적기업이나 자선을 위해 카페를 하는 물결 속에서 저자는 “그 어떤 지원도 없이 오로지 커피 한 잔에 생계를 구해야 하는 ‘골목 카페’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108쪽)”고 꼬집는다. 직접 카페를 운영해본 경험에 더해, 십 년 전만 해도 대형 교회 근처 카페 상권은 웃돈의 권리금까지 줘야 했지만 이제는 교회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 덕에 파리만 날리기 일쑤라는 관찰까지 더해졌기에 이런 따뜻한 마무리가 단순한 훈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공공 기관이나 종교 시설에서 생각해야 할 이웃들 중에는 영세 자영업자들도 존재한다. 커피가 필요하다면 이웃의 작은 카페에서 마시면서 그들과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110쪽).” 그렇다면 살짝 궁금해지기도 한다. 병원이나 대학처럼 공공성이라는 명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들은 과연 얼마나 다를까. 대학생들을 위한 ‘1천원 밥상’이 청년정책의 모든 것인 양 횡행하는 시국에 ‘밥 한그릇’의 가치와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의 무게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도 이 책의 큰 미덕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대학에서 주로 농업과 음식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나의 삼시 세끼 보고서’를 과제로 내곤 한다고 한다(28쪽). 자신이 별 생각 없이 먹는 음식 재료 하나하나가 “글로벌 푸드 시스템에 휘둘려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28쪽)”하는 것에 더해 “내가 먹는 음식들의 정치와 문화적 배경도 적을 수 있다면 음식사 공부까지 저절로 될 터(28~29쪽)”이니 꽤 괜찮은 방식이다. 하지만 간단해 보이는 이 과제에 학생들 태반이 “세끼를 챙겨 먹는 일이 거의 없다(29쪽)”는 질문이 되돌아온다고 한다.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 왜 학생들이 편의점 음식을 많이 찾는지. 값이 싸다는 것 말고도 “눈치가 안 보여서(29쪽)”라는 이유도 있다는 대목에선 대학에서 자취할 때 느꼈던, 오만가지 잡생각이 다시 떠오른다. 그러고보니 군대에 가서 ‘여기는 삼시세끼 알아서 밥을 챙겨 주는구나’ 하며 혼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젊은이들의 밥상에 뒤이어 곧바로 나오는 이야기는 황혼의 밥상이다. 한국에는 노인이 대략 650만명 가량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중위 소득에 못 미치는 빈곤 상태(33쪽)”이고, “폐지를 주워 한 끼를 버느라 노구를 움직이며 새벽부터 길거리를 헤매는 노인들이 200만명 정도(32쪽)”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나마 경로당에 가서 스산한 밥상이라도 받을 수 있는 노인들은 사정이 낫다고 해야 할지. 한달에 3천원에서 5천원 하는 경로당 회비도 버거워 발길을 끊는 노인들도 많다(33쪽)”고 한다. “온기 있는 밥상은 누가 받고 있는가. 소년과 청춘, 그리고 황혼의 밥상마저도 차다(34쪽)”는 문장에서 내 한 끼가 부끄러워진다면 바로 뒤이어 소개하는 ‘농촌마을 공동급식 지원사업’ 사례는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공동급식 만족도가 매우 높은데 그 이유가 “함께 먹는 재미(36쪽)” 때문이라는 대목이다. 맞다. 역시 밥은 같이 먹어야 제 맛이다.
  • 낙동강 노을과 함께 즐기는 가을밤…‘별바다 부산 나이트 마켓’ 21일 개최

    낙동강 노을과 함께 즐기는 가을밤…‘별바다 부산 나이트 마켓’ 21일 개최

    낙동강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야시장에서 전통주를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오는 21일부터 부산 화명생태공원에서 열린다. 부산시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연꽃단지, 금빛노을브릿지에서 ‘2024 별바다 부산 나이트 마켓’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행사는 지난해 처음 개최한 테마형 야간장터 콘텐츠로, 지난해에 이어 시와 부산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최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전통주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전통주 팝업스토어에서는 부산을 비롯한 전국 유명 전통주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스페셜 팝업부스도 운영한다. 또 화명생태공원의 일몰과 야경을 바라보며 전통주와 먹거리 장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낭만평상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전통주 직접 만들기, 구포시장에서 당일 공수한 식재료로 전 만들기, 어린이 대상 화전·어묵 만들기 체험 행사인 어린이 요리교실, 노을이 지는 자연 속에서 요가와 맨발 걷기를 즐기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전통주 팝업부스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선착순으로 동백택시 5000원 할인권도 증정한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부산관광포털 비짓부산 홈페이지(www.visitbusan.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경남 고성군,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나서…99만㎡ 터 제공

    경남 고성군,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나서…99만㎡ 터 제공

    경남 고성군이 경찰청 산하 ‘제2중앙경찰학교’(가칭) 유치에 나선다. 고성군은 지난 7월 경찰청이 주관하는 ‘제2중앙경찰학교 공모사업’에 신청서를 냈다고 13일 밝혔다.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는 경찰공무원 합격생들을 1년간 교육하는 시설이다. 현재 노후 문제 등으로 새 학교 건립이 추진 중이다. 고성군은 과거 해군교육사령부 유치를 위해 매입한 토지 중 일부인 마암면 삼락리 일대 99만 3578㎡를 제안했다. 군은 강의동과 훈련장, 생활관, 사격장, 식당 등 경찰청이 계획하는 시설을 담을 수 있고 대상지 약 절반이 국·공유지라 인허가 절차가 쉽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경찰청을 직접 찾아 진출입로 등 기반 시설 조성과 각종 부담금 지원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고성군은 현 중앙경찰학교가 중부권에 있는 만큼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제2학교는 남부권역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2학교를 유치하려는 지자체 경쟁은 치열하다. 지난달 공모 마감 결과 전국 47개 지자체가 신청했다. 경북 문경과 영주시, 전북 남원시는 각 의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해 경찰청에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나섰다. 1차 후보지 결과는 이달 20일 지자체 3곳으로 추려 발표될 예정이다. 최종 결과는 올 연말쯤 나올 전망이다. 고성군은 “많은 지자체가 도전한 상황이라 여러 혜택과 지원 등을 내걸고 경쟁하고 있다”며 “집행부와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힘을 합쳐 좋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올겨울이 최대 고비”…의대 교수 단식농성 마무리 기자회견

    “올겨울이 최대 고비”…의대 교수 단식농성 마무리 기자회견

    지난 9일 삭발식을 갖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의대 교수들이 “올겨울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희복 충북대 의대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충효 강원대 의대 병원 교수 비대위원장, 박평재 고려대 의대 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13일 오전 충북대 의대 첨단강의실에서 단식농성 마무리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이 연말에 집중돼 겨울에 암 진단 환자가 늘 것”이라며 “겨울에는 호흡기계 질환과 심혈관, 뇌출혈 질환 역시 급증해 암 환자들이 중환자실 자리를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도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신입생 1500명이 들어오면 이들 역시 기존 학생들과 함께 수업받아야 해 교육적으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들은 의대 교수들의 잇따른 사직도 걱정했다. 한 교수가 사직하면 그를 따라 들어왔던 교수들이 이어 병원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필수·지역 의료를 지키며 정부의 의대 증원 취소를 위해 오는 11월14일까지 계속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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