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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 검찰청 찾아가는 曺… ‘검사와의 대화’ 비공개 진행

    일선 검찰청 찾아가는 曺… ‘검사와의 대화’ 비공개 진행

    오늘 안미현 검사 있는 의정부지검 방문 의견 듣고 안건으로 상정… 새달도 진행조국 법무부 장관이 의정부지검을 가장 먼저 찾아가 검사들을 만난다. 법무부는 ‘검사와의 대화’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일선 검찰청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1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 일선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조 장관은 지난 16일 “장관이 직접 검사 및 직원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9월 중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검사와 직원이 직접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정부지검에는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조 장관의 지시가 나오자 검사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검사와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직후 ‘전국 평검사와의 대화´를 가졌는데, 당시 참여한 검사들이 큰 비판을 받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옷을 벗었다. 법무부는 검사나 직원들이 외부 시선을 의식해 대화에 나서지 않거나, 진행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 대화 방식도 과거처럼 일부 검사들을 뽑아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조 장관이 일선 검찰청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10월에도 일선 검찰청 여러 곳을 방문한다.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을 온라인으로 듣고 국민제안 의견도 받아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검찰 조직문화 및 근무평가제도 개선에 관해 검찰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 보겠다는 취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조국 법무부 장관, 내일 의정부지검서 검사들 만난다

    [단독] 조국 법무부 장관, 내일 의정부지검서 검사들 만난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의정부지검을 가장 먼저 찾아가 검사들을 만난다. 법무부는 ‘검사와의 대화’를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일선 검찰청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1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조 장관은 20일 의정부지검을 찾아 일선 검사와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 조 장관은 지난 16일 “장관이 직접 검사 및 직원과 만나 의견을 듣는 자리를 9월 중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전국에서 근무하는 검사와 직원이 직접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정부지검에는 지난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조 장관 지시가 나오자 검사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검사와의 대화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노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직후 ‘전국 평검사와 대화‘를 가졌는데, 당시 참여한 검사들이 큰 비판을 받았고 문재인 정부 들어 옷을 벗었다. 법무부는 검사나 직원들이 외부 시선을 의식해 대화에 나서지 않거나, 진행히 원활하게 되지 않을 점을 우려해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  대화 방식도 과거처럼 일부 검사들을 뽑아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조 장관이 일선 검찰청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10월에도 일선 검찰청 여러곳을 방문한다. 검사와 직원들 의견을 온라인으로 듣고, 국민제안 의견도 받아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검찰 조직문화 및 근무평가 제도 개선에 관해 검찰 구성원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보겠다는 취지다. 앞서 조 장관은 ‘1호 지시’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구성을 지시했고, 검찰의 직접 수사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의 두려움 담아”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의 두려움 담아”

    퇴임 후에 선고된 판결들 되짚어 보며 사회 변화 따른 법원 변화·문제점 생각 “판사 되는 사다리 좁아져… 막히면 안 돼”“개천에서 용이 나게 하는, 그 사다리를 걷어차선 안 되는데, 판사가 되는 데도 사다리가 전보다 좁아진 거 같아요. 판사들의 생각이나 사회제도 자체에 사다리가 막혀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제도권 안에서 쌓아 온 지식 외에 넓고 깊은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습니다.” ‘사건에는 정답이 있고 판결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왔는데 대법원에 와 보니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 느꼈던 충격과 두려움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김영란(63) 전 대법관의 신작 ‘판결과 정의’(창비) 이야기다. 김 전 대법관은 1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책 제목은 ‘판결과 정의’지만 정의를 정면으로 다루지는 못했다”면서 “우리 판결들에 좀더 거리를 두고 지나온 역사와 앞으로 펼쳐질 역사를 생각하며 다양한 시각을 갖자는 뜻으로 썼다”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전작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가 대법관 재임 시절 직접 참여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돌아봤다면, 신작에서는 퇴임 후에 선고된 판결들을 되짚어 봤다. 성희롱 교수의 해임결정 취소소송, 가습기살균제, 강원랜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삼성 X파일 사건 등이다.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라는 용어가 더이상 새롭지 않은 현시점에서 판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심도 눈에 띈다. 그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지 어떤 게 정의로운 건지 다들 알지 않나 싶다”며 “옳다 그르다고 사람들이 느끼는 공정한 사회를 잊지 말고 판결을 해 나가야 하고, 그렇게 가고 있다면 우리 사회가 잘 가고 있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재판의 정의에 대해 “재판받으러 오는 당사자들에게 ‘당신을 이해한다. 하지만 제도가 이렇기에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는 걸 잘 이해시키는 것”이라는 소신을 폈다. 그는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했고, 국민권익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 4월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달부터는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 교수의 한계에 대한 질문에 그는 “고유 관점으로 판결을 분석하지 못할 때”라면서도 “외국 법률가나 학자들의 글을 가져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각이 무엇인지 역으로 생각해 봤다”고 대답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3년을 맞는 소감에 대한 질의에는 “신간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의 두려움 담아”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의 두려움 담아”

    퇴임 후에 선고된 판결들 되짚어 보며 사회 변화 따른 법원 변화·문제점 생각 판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 고심하기도“책 제목은 ‘판결과 정의’지만 정의를 정면으로 다루지는 못했습니다. 우리 판결들에 좀더 거리를 두고 지나온 역사와 앞으로 펼쳐질 역사를 생각하며 다양한 시각을 갖고 보자는 뜻으로 썼습니다.” ‘사건에는 정답이 있고 판결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왔는데 대법원에 와 보니 판결은 선택이 되기도 했다. 그때 느꼈던 충격과 두려움을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김영란(63) 전 대법관의 신작 ‘판결과 정의’(창비) 이야기다. 김 전 대법관은 1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작 출간의 의의를 설명하며 “법원에 들어와서 겪은 우리 사회의 변화와 이에 따른 법원의 변화와 문제점들을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전작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가 대법관 재임 시절 직접 참여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돌아봤다면, 신작에서는 퇴임 후에 선고된 판결들을 되짚어 봤다. 성희롱 교수의 해임결정 취소소송, 가습기살균제, 강원랜드,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삼성 X파일 사건 등이다. 그는 “키코 사건의 경우 ‘상품을 구입한 본인 책임’이라고들 말하는데 그런 상품을 설계하고 운영한 사람들과 대등한 책임이냐는 점을 되묻고 싶었다”며 “양쪽은 너무 평등하니까 똑같은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면 끝인가에 대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라는 용어가 더이상 새롭지 않은 현시점에서 판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심도 눈에 띈다. 그는 삼성 X파일 사건,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등을 언급하며 “법원에선 가장 입법에 가까운 결정을 하는지, 판결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적 사건을 대할 때 판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좋은 재판의 정의에 대해 “재판받으러 오는 당사자들에게 ‘당신을 이해한다. 하지만 제도가 이렇기에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는 걸 잘 이해시키는 것”이라는 소신을 폈다. 그는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했고, 국민권익위원장 등을 거쳐 지난 4월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달부터는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 교수의 한계에 대한 질문에 그는 “고유 관점으로 판결을 분석하지 못한 데 대해 제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면서도 “외국 법률가나 학자들의 글을 가져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시각이 무엇인지 역으로 생각해 봤다”고 대답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3년을 맞는 소감에 대한 질의에는 “신간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설] 조국 수사 차분히 지켜보며 갈등 해소책 고민해야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이 각각 대검찰청 차장과 반부패부장(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국 법무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은 부적절했다. 취임 전부터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간 갈등 가능성에 우려가 많았던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배제하려는 구상은 어떤 설명으로도 그 의도가 선하게 해석되기 어려운 것이다.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지휘하지 않겠다”는 조 장관의 공언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조 장관은 검찰 통제를 위해 “적절한 인사권을 행사하겠다”고 했기에 더욱 그렇다. 조 장관 취임식이 열린 지난 9일 당일 이 같은 제안을 한 ‘담대함’이 놀랍다. 이에 대한 해명으로 강원랜드 수사 사례를 들었다 하니, 법무부 고위직의 논리로는 참으로 궁색하다. 벌써 수사개입, 직권남용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조 장관도 후보자 때처럼 “나는 몰랐다.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대응할 일은 아니다. 조 장관의 취임과는 별개로 검증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들은 실체적 진실을 알 권리가 있고, 그에 대한 수사는 이제 막 본격화하는 시점이다. 특별수사팀 구성 제안이 이뤄진 당일 언론에는 조 장관의 5촌 조카와 사모펀드 투자업체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 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5촌 조카는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 명단에 오른 최씨에게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 죽는다”거나 “전부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법무부를 비롯해 청와대와 여권은 더이상 과연 수사권이 보장될 것인가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조 장관의 딸이 고려대 재학 당시 허위로 인턴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국무회의를 한 것도 오해받을 만한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추석 메시지로 “국민 모두에게 공평한 나라”를 내놓았다. 조 장관 일가에 관한 일로 공평과 정의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는 현상을 고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 장관이 어제 청년시민단체 ‘청년 전태일’과 비공개 대담을 한 것도 딸의 입시 의혹 등을 강하게 비난했던 청년층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국론이 어떻게 분열되고 충돌하고 있는지는 지금 모두가 경험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불붙은 ‘실검 전쟁’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정부와 청와대, 정치권은 이 같은 국민 분열 상태를 어떻게 해소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먼저 추석 민심을 겸허히 청취하기 바란다.
  • “부모 자산·학력 ‘신분 격차’… 불공정 출발선에 분노”

    “부모 자산·학력 ‘신분 격차’… 불공정 출발선에 분노”

    구의역 사망 김군 친구·건설노동자 등 2030 진솔한 속내 쏟아내며 울먹이기도 “채용비리에 좌절” “교육·입시 무너져” “특목고 폐지·공정한 입시 방안 마련을” 자녀 논란은 묻지 않아…曺 주로 경청 曺 “혜택받은 층…실망드린 점 인정”“청년들은 부모의 자산에 따라 기회가 달라지고, 태어날 때 삶이 결정되는 이 사회에 분노한 겁니다.”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난 시민단체 ‘청년전태일’의 김종민 대표는 대담 전 젊은 세대의 감정을 이렇게 전했다. 논란 끝에 조 장관이 임기를 시작했지만 자녀의 각종 특혜 의혹 앞에 마음을 다친 청년층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쯤 진행된 비공개 대담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진솔한 얘기가 쏟아졌다. 대담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사망자 김모군의 친구들, 특성화고 졸업생, 지방 4년제 대학 출신 무기계약직 치료사, 청년 건설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등 11명이 참석했다. 앞서 청년전태일 측이 지난달 29일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조 장관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가 장관 취임 뒤 법무부가 역제안해 이날 대담이 마련됐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저희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혜택받은 층에 속한다. (논란에 대해) 합법, 불법을 떠나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신분 격차’ 탓에 취업시장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조 장관에게 전했다. 김선경 청년민중당 대표는 “특권을 이용해 자신의 자녀나 지인 채용을 청탁하는 일이 여전하다”면서 “한 청년은 강원랜드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신규 채용에 지원했는데 매번 떨어졌고, 이후 자신이 지원했던 시기에 선발된 신입 교육생의 95%가 부정 채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취업에 성공해도 특성화고 출신이라는 꼬리표 탓에 차별받는 사례도 언급됐다. 특성화고 졸업생 A(20)씨는 “졸업 뒤 어렵게 취업했지만 동일 업무여도 대졸 신입보다 임금은 못했고 ‘(특성화고 출신은) 유치원 수준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모욕적 발언과 심지어 욕도 들었다”고 전했다. 계급 간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할 교육·입시제도가 무너져 버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는 김지윤(32)씨는 “잘사는 친구들은 한 과목당 몇 백만원에서 1000만원을 웃도는 과외를 받으며 성적을 유지했지만 평범한 월급쟁이 부모님을 둔 자식들은 한 달 30만~40만원의 학원비도 내기 어려웠다”면서 “이후 최대한 빨리 취업할 수 있는 지방대 학과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조 장관에게 특목고 폐지와 공정한 입시 제도 마련, 학력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 근본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전태일 측은 이날 ‘공정·희망·정의’를 뜻하는 사다리 3개를 상징물로 들고 가 조 장관에게 전달했다. 김 대표는 “조 장관이 이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며 “조 장관 스스로 약속한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인사·감찰·윤석열 수사지휘… ‘검찰개혁’ 조국 앞에 놓인 카드 셋

    인사·감찰·윤석열 수사지휘… ‘검찰개혁’ 조국 앞에 놓인 카드 셋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당일부터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위한 인사발령까지 내면서 검찰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조 장관은 본격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감찰권, 수사지휘권을 검찰에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법률상으로는 법무부 소속 외청이지만 그동안 법무부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았다.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는 이날부터 법무부로 출근해 검찰개혁 지원 업무를 맡았다. 이 차장검사는 지난 7월 인사발령 전까지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지원했다.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을 맡은 황희석 인권국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 출신으로, 최초 비검사 출신 인권국장이다. 통상 인사와 예산은 법무부 권한이지만 그 외 실무적인 부분을 독립적으로 운영했던 검찰은 조 장관의 빠른 조치에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의 업무를 위해 추가 인사발령도 가능한 상황이다. 당장 주목받는 것은 고위직 인사다. 현재 검찰 내부에는 대전·대구·광주고검장과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고검장 3석과 검사장 3석이 공석이다. 정기인사는 내년 2월이지만 공석에 대한 인사는 장관이 당장 단행할 수 있다. 이 경우 고검장·검사장 승진 인사와 일부 고검장·검사장 전보 인사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수사 지휘라인도 이런 방식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감찰권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검사에 대한 1차적 감찰권은 대검찰청이 갖고 법무부는 2차적 감찰권을 갖는다. 다만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는 법무부가 1차 감찰을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검찰이 우려하는 점은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감찰이다. 여권을 중심으로 조 장관의 가족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상태다. 조 장관 주변을 수사하는 수사팀은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박지원 의원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공개한 표창장 원본 사진파일 등의 유출 경로를 확인하고 있지만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원본 제출을 거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감찰 주체가 수사 검사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 기소까지 가능하다”며 “감찰 과정에서 수사팀의 수사기록을 전부 확인할 수 있고, 감찰을 거부하면 징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사지휘권은 특히 예민한 문제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조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면 노무현 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하고 이에 반발해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사건이 재현될 수도 있다. 이처럼 조 장관의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고 개혁을 수행할 수단도 어느 정도 갖고 있지만,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드러나고 가족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미 개혁의 동력을 일정 부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법조인으로서 법무부 조직을 장악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나 법조인이 아닌 경우 여전히 검찰 위주인 법무부 조직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박 전 장관과 달리 조 장관은 민정수석을 거쳤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취임한 날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검사장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윤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하면서 법무부가 사실상 검찰 수사에 개입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별도로 꾸린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방식을 제안했다. 문 전 총장은 당시 수사 지휘도 하지 않고 수사 상황도 보고받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의 의견 교환이었을 뿐 그 과정이 장관에게 보고된 사실은 없다”고 조 장관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복수의 채널을 통해 이런 내용을 전달받았고 총장이 보고받은 뒤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도박중독자 220만명이나 되는데… 사행산업 부추기는 정부

    도박중독자 220만명이나 되는데… 사행산업 부추기는 정부

    합법·불법 사행산업 매출 매년 크게 증가 ‘게이밍 머신’ OECD 평균비율 산정 포함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매출총량서 제외 2021년부터 매출 2조 4000억원 늘어나 감사원 “도박중독 문제 더 심각해질 우려…매출총량 목표 상향 계획 재검토” 통보우리나라의 도박중독자 비율이 선진국보다 2~3배 많은데도 정부는 오히려 사행 산업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성인 220만명이 도박중독자로 추정되며, 이 중 46만명은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감사원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사행산업 관련 도박문제 예방 및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마, 복권 등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 규모는 2008년 16조원에서 2017년 22조원으로 10년간 6조여원이 증가했다. 온라인 도박, 사설 경마 등 불법 사행산업도 2007년 54조원에서 2015년 84조원으로 9년간 30조여원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사행산업의 과도한 확산을 막고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행산업 전체 매출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매출총량제’를 2009년부터 시행 중이다. 2014년 사감위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행산업 매출총량의 목표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4개국 평균인 0.540%로 정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사행산업 매출총량 목표 비율은 0.540%였고 매출총량은 9조 7000억원이다. 그러나 사감위는 지난해 11월 국제적 비교 가능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불법인 바다이야기, 파친코 등 게이밍 머신을 OECD 평균비율 산정 시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매출총량 목표 비율을 0.540%에서 0.619%로 상향하고 매출총량을 1조 4000억원 증액할 예정이다. 더구나 OECD의 경우 사행산업 매출총량 비율을 자국민과 외국인 구별 없이 산정하는 데도, 사감위는 지난해 11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매출총량 비율 산정에서 제외하고 그 비율만큼을 다른 사행산업에 배분하기로 해 올해부터 사행산업 매출총량이 약 1조원 증액된 상태다. 결과적으로 올해 사행산업 매출에서 외국인 카지노가 제외되면서 전체적으로 사행산업 매출이 1조원 더 늘어나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 2021년부터 상향 조정된 매출총량까지 더해지면 매출은 2조 4000억원 추가 증가한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 중 약 220만명이 도박중독 문제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정부가 거꾸로 사행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또 매출총량을 지키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제재 조치도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는 2013∼2017년 5년간 순매출액이 매출총량보다 5534억원을 초과해 총 2804억원의 순수익을 냈지만 매출총량 미준수로 인한 불이익은 중독예방치유부담금 32억원을 감면받지 못한 것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도박 중독 문제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며 “매출총량 목표 비율의 상향 조정 계획을 재검토하고 중독예방치유부담금도 가중 부과하라”고 통보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더 높게, 더 오래 마음껏 날고 싶어요

    더 높게, 더 오래 마음껏 날고 싶어요

    “하나 둘 셋 넷!”,“균형 잘 잡고 점프! 균형 잃고 떨어지면 많이 다친다!” 녹음이 한창인 폭염의 끝자락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스타디움에서 스키점프 꿈나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은 어리지만 국가 대표의 꿈을 안고 스키점프 프로젝트팀 키즈 스쿨을 결성, 맹훈련 중이다. 여름에도 스키점프 훈련을 할 수 있는 건 서머 매트 덕분이다. 매트 위에 물을 뿌리면 눈 위에서 훈련하는 느낌과 흡사하다고 한다.●성격 바꾸려, 운동 좋아 시작… 지금은 “국대가 꿈” 스키점프를 시작한 지 갓 한 달 지난 장서윤(대관령초교 2학년) 어린이는 “처음에 점프할 때는 하늘을 나는 것 같아서 짜릿하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나 재미있어 올림픽에 나가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라고 대담한 포부를 밝힌다. 스키점프를 시작한 이유는 모두 다르다.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없어 성격을 바꿔 보고자 시작한 장선웅(13) 어린이는 자신감이 충만해지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금은 동생 지웅(10), 서윤(9) 어린이까지 3남매가 모두 스키점프를 하게 됐다. 9년 전 강원도에 오게 된 심여은(13) 어린이는 운동에 대한 재능을 발견해 시작한 케이스다.●올림픽 끝나자 후원 뚝… 엄마들 주말마다 벼룩시장 하지만 꿈나무들의 미래는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듯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자 우선 기업들의 지원이 대폭 줄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안목을 키우기 위해선 해외 전지훈련이 필수인데 예전에는 8~11명까지 갔지만 지금은 참여 인원이 3~4명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엔 경비가 부족해 2명만 전지훈련을 갔다고 한다.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고자 선수들의 어머니들은 주말마다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 참가하기도 한다. 떡볶이, 순대, 어묵을 팔아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지만 하루 평균 수익이 10만원 안팎이라 후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들 꿈나무들을 돕기 위해 꾸준히 벼룩시장에 참여한다.●평창에만 스키점프대… 유일 실업팀마저 해체 전국동계체전에서 유일하게 정식종목이 아닌 것도 문제로 꼽힌다. 동계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전국 6개 시도지사 이상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 유일의 스키점프대가 강원도 평창에만 있다 보니 다른 시도지사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크다. 유일한 스키점프 실업팀이 있었던 강원랜드 하이원마저도 팀을 해체한 대신 인기가 높은 스노보드 팀을 만들었다. 국제 대회에 출전해 꾸준하게 성적을 내야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는 현실에서 실업팀이 없는 까닭에 가족들이 대회 비용과 경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다.●함께 땀 흘린 아이들… 꿈 잃지 않게 지원해줬으면 스키점프 꿈나무 세 아이의 아빠 장용이(39)씨는 “3~4년 같이 뛴 어린이들이 실력이 느는 모습이 보입니다. 일본 대회에서도 4명의 선수가 모두 10위 안에 들기도 하구요. 저희들은 이 아이들이 함께 자라 올림픽에 나가서 같이 뛰고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남북 화합의 장으로서 스포츠를 넘어 평화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성화대만 달랑 남고 대부분 시설이 사라진 상태다. 평창올림픽을 기념할 수 있는 박물관마저도 없어 일회성 올림픽으로 끝났다는 지적이 많다. 평창올림픽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지키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무엇보다 스키점프를 비롯한 동계스포츠 종목에 거는 꿈나무들의 희망마저도 일회성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의 꿈이 좌절되면 우리의 미래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미래를 내다보는 지원과 정책으로 제2의 윤성빈 선수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포토 다큐] 더 높게, 더 오래…마음껏 날고 싶어요

    [포토 다큐] 더 높게, 더 오래…마음껏 날고 싶어요

    “하나 둘 셋 넷!”,“균형 잘 잡고 점프! 균형 잃고 떨어지면 많이 다친다!”녹음이 한창인 폭염의 끝자락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스타디움에서 스키점프 꿈나무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은 어리지만 국가 대표의 꿈을 안고 스키점프 프로젝트팀 키즈 스쿨을 결성, 맹훈련 중이다. 여름에도 스키점프 훈련을 할 수 있는 건 서머 매트 덕분이다. 매트 위에 물을 뿌리면 눈 위에서 훈련하는 느낌과 흡사하다고 한다.●성격 바꾸려, 운동 좋아 시작… 지금은 “국대가 꿈” 스키점프를 시작한 지 갓 한 달 지난 장서윤(대관령초교 2학년) 어린이는 “처음에 점프할 때는 하늘을 나는 것 같아서 짜릿하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나 재미있어 올림픽에 나가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라고 대담한 포부를 밝힌다. 스키점프를 시작한 이유는 모두 다르다. 내성적이고 자존감이 없어 성격을 바꿔 보고자 시작한 장선웅(13) 어린이는 자신감이 충만해지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금은 동생 지웅(10), 서윤(9) 어린이까지 3남매가 모두 스키점프를 하게 됐다. 9년 전 강원도에 오게 된 심여은(13) 어린이는 운동에 대한 재능을 발견해 시작한 케이스다. ●올림픽 끝나자 후원 뚝… 엄마들 주말마다 벼룩시장 하지만 꿈나무들의 미래는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듯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자 우선 기업들의 지원이 대폭 줄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안목을 키우기 위해선 해외 전지훈련이 필수인데 예전에는 8~11명까지 갔지만 지금은 참여 인원이 3~4명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엔 경비가 부족해 2명만 전지훈련을 갔다고 한다.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고자 선수들의 어머니들은 주말마다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 참가하기도 한다. 떡볶이, 순대, 어묵을 팔아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지만 하루 평균 수익이 10만원 안팎이라 후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들 꿈나무들을 돕기 위해 꾸준히 벼룩시장에 참여한다.●평창에만 스키점프대… 유일 실업팀마저 해체 전국동계체전에서 유일하게 정식종목이 아닌 것도 문제로 꼽힌다. 동계체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전국 6개 시도지사 이상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 유일의 스키점프대가 강원도 평창에만 있다 보니 다른 시도지사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도 크다. 유일한 스키점프 실업팀이 있었던 강원랜드 하이원마저도 팀을 해체한 대신 인기가 높은 스노보드 팀을 만들었다. 국제 대회에 출전해 꾸준하게 성적을 내야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는 현실에서 실업팀이 없는 까닭에 가족들이 대회 비용과 경비를 충당할 수밖에 없다.●함께 땀 흘린 아이들… 꿈 잃지 않게 지원해줬으면 스키점프 꿈나무 세 아이의 아빠 장용이(39)씨는 “3~4년 같이 뛴 어린이들이 실력이 느는 모습이 보입니다. 일본 대회에서도 4명의 선수가 모두 10위 안에 들기도 하구요. 저희들은 이 아이들이 함께 자라 올림픽에 나가서 같이 뛰고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남북 화합의 장으로서 스포츠를 넘어 평화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성화대만 달랑 남고 대부분 시설이 사라진 상태다. 평창올림픽을 기념할 수 있는 박물관마저도 없어 일회성 올림픽으로 끝났다는 지적이 많다. 평창올림픽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지키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다. 무엇보다 스키점프를 비롯한 동계스포츠 종목에 거는 꿈나무들의 희망마저도 일회성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의 꿈이 좌절되면 우리의 미래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미래를 내다보는 지원과 정책으로 제2의 윤성빈 선수가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규제 클렌즈] 귤 되기도 전 탱자로 만드는 규제들

    국제적인 흐름과 맞지 않게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들은 한국에 규제중독 국가란 이미지를 씌운다. 남아메리카 쪽 섬인 갈라파고스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생태계와 종을 발전시킨 곳이다. 19세기 영국 범선을 타고 갈라파고스를 방문한 찰스 다윈은 섬을 벗어나면 생존하기 어렵게 진화한 생물들을 연구해 진화론을 정립했지만, 현재 한국의 갈라파고스 규제 환경은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 상공회의소로부터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당한다. 물론 해외의 규제개혁 사례를 매번 추종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미국·호주·중국 등에서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고 한국에서도 이를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안경사협회는 14일 “시력검사에 약 10만원 정도 검사비를 쓰는 검안사 제도가 있고 국토가 넓어 안경원 찾기가 어려운 해외와 다르게 한국에선 안경원 수가 인구 1만명당 1.60개로 접근성이 좋다”면서 “전문가인 안경사 검진을 거쳐 근처에서 렌즈를 살 수 있는 우리 제도가 국민의 눈 건강 보호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리 있는 얘기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중국 속담을 꺼내지 않더라도 사실 기후, 지역 환경, 기업 환경, 국가 체제 등에 따라 국가별로 상이한 규제가 글로벌 스탠더드와 양립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벌써 2년 넘게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게임 유통허가)를 발급하지 않거나, EU가 매우 강력한 환경 기준 준수를 EU로 진출하려는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모두 지역색이 강한 규제다. 전자는 자국 기업 보호 조치이고, 후자는 지구 보편적 이익을 추구하며 권역 안팎 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조치다. 그런데 한국에선 유독 국내 기업을 더 혼쭐내는 규제가 흔하다. ‘갈라파고스 규제’일 뿐 아니라, 한국의 규제 생태계를 설명할 논리를 제시 못해 외국 기업에 지키라고 설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규제 생태계 체계를 설명할 논리 부족 상황은 카지노 정책에서 엿볼 수 있다. 한국 십수개 카지노 중 강원랜드를 빼면 모두 외국인 전용이다. 도박은 죄악 산업(정신과 육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을 판매하는 산업)이니 한국인이 해선 안 되지만, 한국으로 관광 오는 외국인의 외화는 벌겠다는 얌체 논리다. 최성락 동양미래대 교수는 이를 두고 “도박도 개인 선택의 자유로 보는 자본주의에서는 카지노를 허용하고, 도박을 마음을 갉아먹는 아편으로 보는 사회주의에서는 도박을 금지하는 게 보통”이라면서 “도박 정책을 카지노 허용과 불허용 두 가지로 나누는 게 아니라 외국인은 카지노를 들어갈 수 있고, 자국민은 카지노를 이용할 수 없게 하는 경우는 한국과 베트남 말고 없다”고 지적했다. 컬러 렌즈, 모유 유축기, 습윤밴드 등 위해 정도에 관계없이 의료기기라면 무조건 광고 사전심의를 받게 한 제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 규제’ 중 하나인 동시에 논리가 약한 규제다. 미국은 의료기기 업체들에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되 과대광고와 같은 불법행위가 발견되면 시장에서 퇴출시킨다.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심장 밸브 같은 기기에 한해 식품의약국(FDA)이 판매, 유통, 사용 제한을 가한다. 나머지 의료기기 제품의 유통 등은 연방통상위원회(FTC) 소관이다. 일본과 캐나다는 의료기기 위험수준에 따라 다르게 대응한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광고를 광고주와 광고매체사 등의 자율에 맡기고, 사후 문제가 되는 광고만 심의한다. saloo@seoul.co.kr
  • ‘병풍사건’ 김대업, 도피 생활 3년 만에 필리핀서 국내로 송환

    ‘병풍사건’ 김대업, 도피 생활 3년 만에 필리핀서 국내로 송환

    2002년 이른바 ‘병풍’(후보자 병역비리 의혹 제기)을 일으킨 김대업(57)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지 3년 만에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법무부는 김씨가 최근 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검거 당시 김씨는 사기 혐의로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된 상태였다. 지난 6월 현지로 파견된 한국 경찰관에 의해 말라떼의 한 호텔에서 체포됐다. 앞서 김씨는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게 해주겠다며 업체 관계자로부터 2억 5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2016년 고소당했다. 검찰은 수사 중 김씨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시한부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 틈을 타고 김씨가 필리핀으로 도피한 것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1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처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는 해외 도피로 인해 취소됐다. 검찰은 관련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주장은 허위로 밝혀졌고 이듬해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또 사기와 불법 오락실 운영 혐의로 수감생활하기도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나경원 “우리공화당과 통합? 존재 미미해 자연스레 정리될 것”

    나경원 “우리공화당과 통합? 존재 미미해 자연스레 정리될 것”

    “추경과 일·중·러 규탄 결의안 동시통과 제안”“김정은 이름 ‘김날두’로 바꿔야”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우리공화당과의 보수 통합과 관련해 “우리공화당과는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라 당의 존재가 미미해져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공화당의 지지층이 한국당과 일부 겹치면서 한국당에 영향을 줄 만큼 파괴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결국 다 같이 가야 하겠지만 바른미래당과 먼저 (보수통합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나 원내대표는 ‘도로 친박당’ 논란에 대해 “친박·비박 프레임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친박·비박이라니 갑갑하다. 원칙이 없다는 지적에 제일 화가 난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계 김재원 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선임한 데 대해 “제삼자에게 이의가 있으면 받아줘야 한다”며 김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친박계 유기준 사법개혁특별위원장 선임에 대해서는 “권성동 의원이 시원시원한 부분이 있지만 경찰 쪽에서 이의제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강원랜드 채용 과정에서 부정 인사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이와 함께 나 원내대표는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일본·중국·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동시에 통과시키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안보국회를 열어 대(對)러시아·대(對)중국·대(對)일본에 대한 규탄 결의안과 추경안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여당에 제안할 예정”이라면서 “규탄 결의안을 가급적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추경을 먼저 처리 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는 데 대해 “추경과 안보국회를 동시에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추경을 먼저 처리해주면 안보국회는 식은밥이 될 것”이라며 “여당이 국방위원회 등 현안질의를 해야 하는 안보국회를 열기가 싫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과 공동으로 소집 요구서를 낸 ‘원포인트 안보국회’의 시기에 대해서는 “이번주 안으로 다 끝낼 수 있다”면서 “‘원포인트’라고 지칭한 상임위는 국방위, 운영위, 정보위, 외통위 등”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규탄 결의안 또한 우리 당의 안을 고수하지 않는다”면서 “외교통일위원회를 통과한 일본 규탄 결의안도 방일단이 일본에 머물 때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어 “우리 당이 사실상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에, 여당은 하루만 잡으면 규탄결의안과 추경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안다”면서 “그런데도 여당은 야당 욕만 하고 자신들이 할 일인 추경 심사는 서두르지도 않는다. 참 고약한 여당”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 회의 말미에는 “김정은과 호날두의 공통점이 있다. 대한민국을 호구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김정은의 이름을 ‘김날두’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딸 취업은 중요 이익… 뇌물죄 맞다” “청탁 여부 못 밝혀… 죄 성립 안 돼”

    “딸 취업은 중요 이익… 뇌물죄 맞다” “청탁 여부 못 밝혀… 죄 성립 안 돼”

    ‘취업=뇌물?’ 놓고 날선 공방 예고 김 의원 “부정청탁 없었다” 1인 시위딸을 KT에 부정 취업시킨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됐다. 업무방해 또는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한 다른 채용 비리 사건과 달리 뇌물죄가 적용되면서 향후 재판에서는 취업을 뇌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채용 비리 사건에서 주로 “회사나 기관의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물어왔다. 비서관을 강원랜드에 채용하도록 압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한국당 의원의 주요 혐의도 업무방해였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들과 달리 업무방해로 볼만한 정황은 없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23일 “업무방해는 채용 성적을 조작해서라도 합격을 시켜달라는 등의 청탁자의 요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정황은 나오지 않았고, 직권남용도 사기업 취업은 공무원 직권이라고 볼 수 없어 혐의 적용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대신 검찰은 2012년 국정감사 당시 KT 직원들이 이석채 회장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증인 채택을 막고자 김 의원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후 김 의원이 여당 간사 지위를 이용해 증인 채택을 무산시킨 게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의 ‘도움’ 덕에 국정감사장에 나가지 않게 된 이 전 회장이 그 대가로 딸을 뽑아줬다는 판단이다. 법조계에서는 채용을 뇌물로 볼 수는 있지만, 현금이나 향응 등과 달리 실체가 없어 입증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허윤 변호사는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김 의원과 KT 간에 청탁을 주고받았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고, 김 의원 딸의 채용 청탁이 대가성이 성립된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검찰은 채용 청탁이 이뤄졌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회장 등 관계자 진술이 있다면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변호사는 “김 의원의 입장에서 딸의 취업은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익을 취하는 것이어서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검찰을 규탄했다. 김 의원은 “저는 누구에게도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결백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검찰의 논리는 궤변”이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김 의원이 남부지검 검사들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맡을 예정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병풍 사건’ 김대업 도피 3년 만에 필리핀서 체포

    ‘병풍 사건’ 김대업 도피 3년 만에 필리핀서 체포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킨 김대업(57)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피한 지 3년 만에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2일 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한국 경찰관(코리안데스크)은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테 지역 유흥가 내 한 호텔에서 퇴실 절차(체크아웃)를 밟던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아 수용소에 수감했다. 김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상태였다. 김씨는 2011∼2013년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관련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2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당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김씨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2016년 6월 30일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출석을 미루다가 같은 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치는 하지 않았었다. 김씨는 사기 혐의와는 별개로 게임산업진흥법위반·방조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처분이 선고된 상태였다. 김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보호관찰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집행유예는 취소됐다.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즉시 징역형 처벌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김씨를 추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사기 혐의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군 부사관 출신인 김씨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이 장남의 병역 비리를 덮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이듬해 대법원 재판에서 명예훼손과 무고,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사기와 불법 오락실 운영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영상]‘병풍→사기 도주범’ 김대업 체포 당시 보니

    [영상]‘병풍→사기 도주범’ 김대업 체포 당시 보니

    필리핀 현지에서 체포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킨 김대업(57)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피한 지 3년 만에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2일 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한국 경찰관(코리안데스크)은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테 지역 유흥가 내 한 호텔에서 퇴실 절차(체크아웃)를 밟던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아 수용소에 수감했다. 김씨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상태였다. 경찰청이 공개한 김씨의 체포 당시 영상을 보면 김씨는 필리핀 이민청 직원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했다. 2002년 병풍 의혹을 제기하며 언론에 자주 등장했을 때와 비교하면 나이든 모습이었다.김씨는 2011∼2013년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관련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2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당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은 김씨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2016년 6월 30일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출석을 미루다가 같은 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검찰은 출국금지 조치는 하지 않았었다. 김씨는 사기 혐의와는 별개로 게임산업진흥법위반·방조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처분이 선고된 상태였다. 김씨가 해외로 도피하면서 보호관찰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집행유예는 취소됐다.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즉시 징역형 처벌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김씨를 추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사기 혐의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군 부사관 출신인 김씨는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이 장남의 병역 비리를 덮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이듬해 대법원 재판에서 명예훼손과 무고, 공무원 사칭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사기와 불법 오락실 운영 혐의로 수감생활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병풍’ 김대업, 해외도피 3년 만에 필리핀서 수감

    ‘병풍’ 김대업, 해외도피 3년 만에 필리핀서 수감

    2002년 대선 당시 이른바 ‘병풍’ 파문을 일으킨 김대업(57)씨가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피한 지 3년 만에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이민청은 지난달 30일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아 수용소에 수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사기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상태였다. 검찰과 법무부는 필리핀 당국이 김씨를 추방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김씨는 2011∼2013년 강원랜드 등의 폐쇄회로(CC)TV 교체 사업권을 따주겠다며 관련 업체 영업이사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2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당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김씨가 건강 문제를 호소하자 2016년 6월30일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출석을 미루다가 같은 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검찰은 별도의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검찰은 김씨를 송환하는 대로 사기 혐의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검찰 병역비리 수사팀에 참여해 수사관 자격을 사칭한 혐의 등으로 이듬해 기소돼 징역 1년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사기와 불법 오락실 운영 혐의로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판깨스트] ‘위법수집증거=무죄’, 힘 없는 자도 적용되나요

    [판깨스트] ‘위법수집증거=무죄’, 힘 없는 자도 적용되나요

    채용비리 의혹 권성동 무죄방산 직원들도 항소심 무죄“사소한 절차 흠” 검찰 머쓱고법, 자료 내고 자체 평가도판사는 판결로만 얘기하는데“다른 목적 있나” 의혹 제기형사 사건도 같은 잣대 필요최근 법원이 현역 국회의원이 연루된 사회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의 정점에 서 있던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혐의가 벗겨진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2심에서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배경에는 검찰의 위법한 증거 수집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는 지난해 3월 검찰이 산업통상자원부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집한 서류들이 권 의원의 혐의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별건 압수’라고 판단했습니다. 권 의원 측 변호인이 “영장주의에 위반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한 내용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판결문에는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 사실과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했을 경우 이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으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2016년 대법원 판결 등 관련 법리와 함께 검찰이 압수한 서류가 왜 권 의원의 유죄 인정을 위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는지에 대한 판단이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증거 채택과 관련한 ‘독수독과’(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된 판결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별건 수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서울고법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권 의원 무죄 판결이 나오고 사흘 뒤인 27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방위사업체 직원 A씨 등 6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별도 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무관한 컴퓨터 외장하드, 서류철의 포괄적 압수는 위법하고 증거능력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안성준)가 무죄 선고를 내릴 때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가 2심 재판부가 이 사건을 외부에 알리면서 금새 뜨거운 사건이 됐습니다. 앞서 강원랜드 사건 판결과 함께 ‘상승 효과’를 낸 것입니다. “설령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절차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사소한 절차상 흠에 불과하다”는 검사의 항소 이유는 무색해졌습니다. 재판부는 4차례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이 모두 위법하고, 이를 기초로 한 관련자 진술 등 2차적 증거도 모두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작심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직권으로 위법 사유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은 새로운 법리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규정이 명문화돼 있고, 대법원 판례에도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이미 10년 전인 2009년 3월 김태환 전 제주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재상고심에서도 대법원은 압수수색 절차를 밟지 않은 압수물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이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면 법원의 탓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원이 엄격하게 지켰다면 검찰의 별건 수사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을 지도 모릅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관들이 사법농단 수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형사소송법이 느슨하게 적용됐다는 것을 인식한 것 아니냐”고 지적합니다.최근 법원에서 이 원칙을 전면으로 들고 나왔지만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판사는 판결로만 얘기하는데 이례적으로 재판부가 자료까지 내면서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자체 평가까지 한 것은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위법수집증거를 엄격하게 적용하자는 논의가 살인 사건 등 일반 형사 사건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회의적”이라면서 “형사 사건 피고인들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감히 주장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왕 법원이 이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으니 힘 있는 자 뿐 아니라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법 부장판사, 검찰 별건 압수수색 또 지적

    고법 부장판사, 검찰 별건 압수수색 또 지적

    원세훈 사건 재판장, 28일 입장문“검찰 사법농단 수사 때 별건압수”최근 서울고법·지법 판사에 이메일위법 수집 증거 다룬 판결문 보내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사건 재판장을 맡았던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와 이메일로 사전 교감을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하면서 검찰의 별건 압수수색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김 부장판사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7차례에 걸쳐 사무실과 이메일을 압수 수색할 당시 제시한 영장 범죄사실에 기재된 피의자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었다”면서 “압수된 이메일 자료 역시 피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가 아니라 재판부 내부 구성원들의 재판심리를 위해 주고받은 것으로 ‘별건 압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았던 김 부장판사는 이후 사법농단 사건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 이후 법원 내부 게시망 또는 법관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다. 지난 2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사건에서 1심 재판부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자 김 부장판사는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는 판사들에게 이 사건 판결문을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위법 수집 증거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판결문이라는 점을 알리려는 취지로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검찰 ‘강원랜드 비리’ 권성동 1심 무죄에 항소

    검찰 ‘강원랜드 비리’ 권성동 1심 무죄에 항소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강원랜드 인사팀 등에 압력을 넣어 교육생 공개 선발 과정에서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게 청탁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을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고교 동창을 사외이사로 지명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도 받았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최 전 사장 등 강원랜드 임직원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부정한 청탁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도 않으며 공무원들이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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