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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동지역 수해에 냉해까지 ‘설상가상’

    일조량 부족과 저온으로 인한 영동지역 농작물 피해 정도가 폭우 피해에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30일 양양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일조량이 평년 같은 기간의 25%에 불과하고 강우량도 984㎜로 평년보다 2.7배 많아 농작물 생육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균 기온이 20.9도로 평년보다는 2.2도, 지난해보다는 3.6도 낮다. 벼가 햇볕과 고온으로 한창 이삭을 틔워야 할 시기에 이처럼 적은 일조량과 낮은 기온으로 양양지역에서 벼이삭 팬 곳을 보기 힘들 정도다. 평년 이맘때면 양양지역에서는 200∼300㏊의 논에서 이삭이 패었으나 올해는 농민들이 많이 심은 오대벼가 다음달 5일쯤부터야 이삭이 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조량 부족과 저온이 지속되며 벼가 약해져 목도열병과 흑명나방 등 각종 병해충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는 도농업기술원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냉해 실태 파악과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지금 같은 날씨가 1주일가량만 더 이어지면 벼 수확량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양군 관계자는 “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양양뿐 아니라 영동지역 전체가 비슷한 실정이며 현재 상태로 봤을 때 벼 수확량이 20∼30%가량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벼뿐 아니라 밭작물도 잦은 비로 썩거나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고 있으며 복숭아 등 과일도 당도가 크게 떨어지며 상품가치를 잃고 있다.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강 야외수영장 오늘 재개장

    한강 야외수영장이 26일 다시 문을 연다. 군경과 자원봉사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한강시민공원의 수해복구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633.6㎜(최대 일강우량 241㎜)의 비가 내려 한강시민공원은 2002년 이후 4년 만에 완전 침수됐다. 도로, 운동시설, 수영장 등에 두께 10∼80㎝의 진흙과 쓰레기 830t이 쌓였다. 그러나 지난 21일부터 군부대,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연인원 1만여 명이 복구에 참여해 한강공원 11개 지구는 빠른 속도로 복구가 이뤄졌다.24일 현재 복구 공정률 80%에 달한다. 뚝섬을 비롯해 광나루, 잠실, 잠원, 반포, 여의도, 양화, 난지, 망원지구는 27일, 그리고 이촌과 강서지구는 29일까지 각각 복구를 완료한다. 공원시설 중 산책로, 자전거도로, 주차장은 복구가 끝났고 광나루, 잠실, 뚝섬, 잠원, 여의도, 망원수영장과 난지캠프장은 26일 완전 개장한다. 파손된 둑 호안블록 등은 파손 현황 등을 철저히 조사한 후 9월 말까지 복구할 예정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충청·남부지방 호우특보…최고 300㎜ 이상

    장마 전선이 북상하면서 대구와 경북지역 대부분 지역에 26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 7시 현재 의성 지역에는 호우 경보가, 동해안을 제외한 경북 대부분 지역에는 호우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호우 경보가 내려진 의성 지역에는 새벽 한때 시간당 강우량이 50mm가 넘는 등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대구 기상대는 장맛비는 28일까지 100에서 200mm, 많은 곳은 300mm 넘는 비가 예상된다며 비 피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오전 1시를 기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전라북도 지방에도 지역에 따라 100㎜에 가까운 많은 비가 내렸다. 지역별 강우량은 진안 90㎜ 비롯해 순창 82.5, 임실 72.5, 장수 64, 남원 46, 전주 32.5㎜ 등을 기록하고 있다. 비는 동부산악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10에서 20㎜의 집중 호우를 뿌렸으며 서해안 지역은 30㎜ 안팎의 강우량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내린 비로 인한 비 피해상황은 아직 접수되지 않고 있으며 도로가 통제되는 곳도 없는 상태다. 그러나 장마철 계속된 비로 지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높아 전라북도 재해대책본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라북도는 28일까지 100에서 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재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충북지역도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청주와 청원, 보은, 옥천, 영동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추풍령에 60㎜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영동 46, 옥천 27, 청주 17, 충주 10㎜의 강우량을기록하고 있다. 청주기상대는 “오전 9시부터는 호우주의보가 도내 전역으로 확대되겠으며 지역에 따라 시간당 10밀리미터 이상의 강한 비가내리는곳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비는 28일까지 100에서 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우리구 최고야!] 관악

    [우리구 최고야!] 관악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에 큰 수해가 난 상황에서 집중호우 피해사례가 거의 전무한 서울 관악구의 수방 대책이 큰 믿음을 주고 있다. 관악구(구청장 김효겸)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19일까지 약 770㎜라는 엄청난 비가 쏟어졌는데도 관내에선 일부 주택의 하수 역류 이외에는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 ●5년 전 쓰라린 피해 교훈삼아 대책 세워 별다른 사고 없어 그동안 관악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대표적인 수해 우려 지역으로 분류되던 곳이었다. 그러나 2001년 이후 장기적 수해 예방 대책을 세우고 빗물펌프장, 고지배수로, 빗물받이 정비 등 사업에 공을 들였다. 사실 관악구는 2001년 7월 집중호우로 가슴 아픈 사건을 경험했다. 당시 신림동 일대에서만 10여명이 사망하는 큰 수해를 입었다. 물론 새벽에 예년의 반년치에 해당하는 시간당 157㎜라는 사상 초유의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린 것도 그렇지만, 수해 지역이 저지대라 도림천이 역류한 것이 절대적 원인이었다. 그 이후 구는 중·장기의 다양한 수방 대책을 수립해 추진했다. 그러한 사업이 이번에 닥쳐온 엄청난 폭우 속에서도 무사고의 관악구를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신림 빗물펌프장·고지배수로 등 주효 구가 추진한 사업은 다양하다. 먼저 2년의 공사 끝에 지난해 11월 관악구의 대표적 침수 우려 지역인 신림4·8동 및 난곡 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수해 예방 대책으로 293억원을 투입한 신림 빗물펌프장 및 고지배수로를 완공했다. 특히 빗물펌프장에는 620마력의 배수펌프 5대가 장착돼 신림동 일대의 강제 배수를 책임지고 있다. 분당 1000㎥의 빗물을 배출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는 관악구에 엄청난 수해를 안겼던 시간당 강우량 156mm를 소화하고도 남는 힘이다. 고지배수로 공사를 완료한 것도 대형 사업이다. 난곡사거리에서 신대방역까지 총 길이 572m에 대형 배수로가 설치됐다. 평소에도 교통이 혼잡한 곳이라 난공사가 예상됐지만, 고지배수로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공감한 신림동 주민들의 후원과 성원으로 큰 민원 없이 완공됐다. 덕분에 이번의 폭우 속에서도 저지대인 도림천 주변 주민들에서는 단 한 건의 비 피해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 ●장마 전 양수기·우수박스 등 정비 아울러 3000여대의 구 양수기를 모두 가동할 수 있도록 장마 전에 정비를 마쳤고, 비상시 연락망인 ‘재해사전통보 음성자동통보시스템’도 저지대 지역 주민 및 공무원에게 통보하도록 완비했다. 산악지대가 많은 관악구만의 독특한 환경을 고려해 호우시 산림의 빗물을 1차적으로 흡수하는 산림 지역 내 우수 박스에 대한 정비와 관리자를 지정해 수해예방을 맡게 했다. ●모든 직원 나서 빗물받이 전수조사까지 또한 지난해 연말에는 관악구 모든 직원이 동원돼 관악구 전 지역의 빗물받이 전수 조사를 마쳤다. 조금의 침수 우려도 씻어내려는 관악구의 유비무환 정신이 돋보인다. 김효겸 관악구청장은 지난 19일 확대 간부회의에서 “올 장마를 사전에 준비해 구민들의 안전을 지켜낼 수 있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면서 “비상연락체계 유지, 시설물 안전점검, 순찰을 강화하여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수해피해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더불어 임야 지역이 많은 터라 관련 부서와 각 동에다 주택과 임야와 가까운 지역을 순찰하고, 축대, 하수구 등 재해위험 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예방 활동을 당부했다.
  • 강원도 산사태 줄소송 예고

    중부권 폭우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수해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줄줄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이다.20일 인제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2001년 대법원이 산사태 피해자에게 “부실시공·관리소홀 땐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해 이번 폭우로 가족과 재산을 잃은 주민들이 줄줄이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1995년 인제군에서 이틀동안의 폭우속 산사태로 부인과 딸 등 가족 4명을 잃은 이모씨는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당시 임협중앙회)를 상대로 7억 58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소장에서 “자신의 가족이 당한 피해는 국가 등이 자신의 집 뒤에 개설한 임도의 부실시공과 관리소홀로 발생한 것인 만큼 피고 등은 마땅히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판결에서 “원고 이씨가 사건 임야 부근에서 30년이상 거주하는 동안 당시와 같은 산사태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사고 전날부터의 강우량만으로 계곡 주변의 사면이 붕괴해 토석류가 당연히 발생하게 된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고, 또 피고가 최소한의 설계에 따른 방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했으므로 당시 사고를 100% 천재로 볼 수 없는 만큼 국가와 산림조합에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당시 원고 이씨는 국가와 산림조합으로부터 5억 8000만원의 배상금을 받아냈다. 피고인 산림청과 산림조합에서는 당시 항소심에서 패하게 되자 “이씨 가족이 사망한 원인은 이틀 동안 내린 250㎜의 폭우가 원인이지 임도관리의 잘못은 아니다.”라며 대법원에 상고했었다.이같은 대법원의 판례는 호우 피해와 관련,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의 새로운 전기가 됐다.이에 따라 이번 폭우에서 산사태 피해를 본 주민들이 집단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인제 특별취재반 bell21@seoul.co.kr
  • 장마전선 남하… 대구 경북 지역 비피해 속출

    장마전선 남하로 대구와 경북지역에도 17일 새벽 5시부터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낙동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지역별로 주택과 도로침수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오전 7시 현재까지 강우량은 경북 울진이 가장 많은 223mm를 기록하고 있으며, 봉화 211, 영주 181, 울릉 167, 영양 152mm 등경북 북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200m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또 경북지역 평균 강수량도 126mm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낙동강 수위가 올라가자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17일 새벽 1시30분부터 낙동강 상하류지역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비 피해도 잇따라 영동선 열차 운행이 16일 밤 10시부터 중단됐다가 17일 새벽 재개된 것을 비롯해 상주시 낙동면에서 중동면 사이 강창교 군도가 침수로 인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또 상주와 영양, 울진 등에서는 주택 4채가 무너져 내려 이재민 5명이 이웃집 등에 대피해 있고, 봉화군 명호면과 춘양면, 울진군 등 산사태 위험지역과 저지대 침수 우려가 높은 29가구 60여명의 주민이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울진과 영주 등에서는 38 헥타르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대구지역도 현재까지 100mm 가까운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달서구 월배의 차량기지 등 구마고속도로 통로 두 군데와 동구 율하 잠수교와 금호강 금강 잠수교, 화원읍 구라리, 북구 팔달교에서 노곡동 구간 등 도로 6곳이 침수돼 현재까지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이처럼 장마전선 남하와 더불어 비피해가 잇따르자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가 피해지역 주민 구호와 복구 작업에 나서고, 저지대에는 배수장을 긴급 가동하는 등 재해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구기상대는 대구와 경북지방은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17일밤까지 80-100mm, 많은 곳은 25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하고, 피해 예방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노컷뉴스
  • 태풍 상처, 장맛비 헤집어…복구작업 차질

    태풍 에위니아가 할퀴고 간 자에 이번엔 설상가상으로 장맛비가 덮쳐오고 있다. 12일 새벽 대전과 충남 등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는 오전 6시 30분을 기해 해제됐지만,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대엔 현재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또 비구름대가 북동진하면서 향후 진로로 예상되는 강원도 일대에도 호우 예비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출근 시간대를 앞두고 수도권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교통 체증과 함께 빗길 접촉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태풍 피해가 채 아물지도 않은 충남 지역에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복구 작업 지연은 물론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충남 서천에는 이 시각 현재 12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보령과 대전도 각각 60mm와 45mm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지만 날이 밝은 뒤 피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13일까지 30에서 7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상예보에 계속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비구름대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 일대 농가 역시 시설물과 농작물 등 피해를 예방하는 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곳에 따라 호우경보까지 발령되며 밤새 많은 비가 내린 전북 지역은 이 시간 현재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하지만 고창 월산면에 최고 230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 100mm 넘는 많은 비가 내려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태풍 에위니아가 할퀴고 간 자에 이번엔 설상가상으로 장맛비가 덮쳐오고 있다. 12일 새벽 대전과 충남 등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는 오전 6시 30분을 기해 해제됐지만,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대엔 현재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또 비구름대가 북동진하면서 향후 진로로 예상되는 강원도 일대에도 호우 예비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출근 시간대를 앞두고 수도권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교통 체증과 함께 빗길 접촉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태풍 피해가 채 아물지도 않은 충남 지역에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복구 작업 지연은 물론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충남 서천에는 이 시각 현재 12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보령과 대전도 각각 60mm와 45mm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지만 날이 밝은 뒤 피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13일까지 30에서 7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상예보에 계속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비구름대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 일대 농가 역시 시설물과 농작물 등 피해를 예방하는 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곳에 따라 호우경보까지 발령되며 밤새 많은 비가 내린 전북 지역은 이 시간 현재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하지만 고창 월산면에 최고 230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 100mm 넘는 많은 비가 내려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태풍 에위니아가 할퀴고 간 자에 이번엔 설상가상으로 장맛비가 덮쳐오고 있다. 12일 새벽 대전과 충남 등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는 오전 6시 30분을 기해 해제됐지만,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대엔 현재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또 비구름대가 북동진하면서 향후 진로로 예상되는 강원도 일대에도 호우 예비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출근 시간대를 앞두고 수도권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교통 체증과 함께 빗길 접촉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태풍 피해가 채 아물지도 않은 충남 지역에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복구 작업 지연은 물론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충남 서천에는 이 시각 현재 12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보령과 대전도 각각 60mm와 45mm의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 신고가 속속 접수되고 있지만 날이 밝은 뒤 피해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13일까지 30에서 7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상예보에 계속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비구름대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강원도 일대 농가 역시 시설물과 농작물 등 피해를 예방하는 데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곳에 따라 호우경보까지 발령되며 밤새 많은 비가 내린 전북 지역은 이 시간 현재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하지만 고창 월산면에 최고 230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대부분 지역에 100mm 넘는 많은 비가 내려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전북 산림 86% 산사태 위험

    전북도내 산림지역의 대부분이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산림면적 45만㏊ 가운데 38만 7000㏊(86%)가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1∼4등급의 산사태 위험지역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사태 발생 위험 가능성이 가장 높은 1등급이 5.1%인 1만 9892㏊이고, 비교적 높은 2등급은 58.1%인 22만 4998㏊에 이른다.1∼2등급이 전체 산림의 63.2%에 달한다. 산사태 발생 위험 수준이 중간 정도인 3등급은 35.6%인 13만 7070㏊,4등급은 1.1%인 4377㏊이다. 지역별로는 장수군이 5만 5760㏊로 가장 많다. 이어 완주군 5만 4285㏊, 무주군 4만 6625㏊, 남원시 4만 3120㏊ 등이다. 한편 도는 최근 산사태 위험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산사태 위험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에는 산사태 발생 위험지역과 해당 지역 경사도, 임목분포 상태, 물 흐름 경로 등 현지 분석을 통해 강우량에 따라 위험주의보, 경보지역이 자동으로 표시된다. 또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 기상 특보가 내려지면 산사태 위험 주의지역이 자동 표시되고 해당 자치단체에 통보된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태풍 ‘에위니아’ 11시간만에 소멸… 곳곳 피해

    태풍 에위니아는 8명의 인명피해와 많은 재산피해를 내고 10일 밤 소멸했다. 태풍 내륙 관통… 다행히 어젯밤 온대성 저기압으로 세력 약해져 태풍 에위니아는 10일 밤 10시 20분쯤 강원도 홍천부근에서 온대성 저기압으로 약화되면서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마쳤다. 10일 오전 진도에 상륙해 내륙으로 북상한 지 11시간 만이다. 태풍 에위니아는 당초 서해상을 지나면서 서울과 경기 등에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우리나라 오른쪽에 버티고 있던 고기압이 동쪽으로 물러나면서 태풍 중심이 한반도로 상륙했다. 수증기 유입이 차단되면서 세력 약화 속도도 빨라졌다. 목포의 강우량이 20밀리 안팎에 그치는 등 태풍 왼편, 즉 안전반원에 위치하게 된 서울과 서해안 지방은 비교적 피해가 덜했다. 반면 울주군엔 오후 한때 한시간만에 83밀리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등 태풍의 오른편, 위험반원 지역에 위치하게 된 영남 동해안지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커졌다. 태풍으로 8명 숨지거나 실종, 118세대 이재민 발생 등 피해 속출 바람보다는 비 피해가 더 컸다.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모두 8명인 것으로 공식 집계되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양수기 작업을 하던 전모씨(54)가 하천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등 경남북과 부산에서 집중적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경남에서 94가구 21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제주와 경남북지역 등 전국에서 118세대 259명의 이재민 발생했다. 여수와 진주지역에서는 저지대에 물이 차거나 하천 둑이 무너져 4백여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경남과 전남, 경북지역 등지에서 농경지 만 4천 790헥타르가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고 부산항에서는 컨테이너 135개가 바다로 빠졌다. 이와함께, 남부지방 곳곳에서 일어난 산사태와 물난리로 도로와 철도 교통이 두절됐다. 10일 11시 15분쯤 광양-옥곡 철도 선로가 50m 가량 유실돼 경전선 열차운행이 한때 중단됐고, 전남 장흥군 부산면 호계터널 인근 야산과 여수시 안산동 부영여고 뒤편 절개지,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 부근 등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경남 고성군 대가면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고성3터널 부근에서도 산사태로 양방향 도로가 막혀 차량 50여대가 터널 안에 갇혔다. 10일 오후 1시 30분쯤에는 전남 곡성읍 월봉리 도림사 뒷산이 무너지면서 사찰을 덮쳐 보물 1341호 괘불과 탱화가 매몰됐다. 이밖에 국내선 항공기운항이 전면 중단됐었고 전남, 경남, 제주지역 학교 297개 학교는 휴교했으며 제주와 통영, 대구 등지에서 정전사고도 잇따랐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태풍 ‘에위니아’ 북상…정전·침수피해 속출

    태풍 ‘에위니아’ 북상…정전·침수피해 속출

    제3호 태풍 에위니아의 북상하면서 10일 밤 자정을 기해 서해 남부 전 해상과 전남, 경남 지방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다. 이에 앞서 9일 밤 10시에는 제주도와 제주도 전 해상의 태풍주의보가 태풍경보로 강화됐다. 또 기상청은 태풍 ‘에위니아’의 이동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밝히고 10일 새벽에는 남부 지방이, 그리고 이날 오전에는 중부 지방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태풍경보가 내려진 제주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정전과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도 전면 금지됐다. 9일밤 10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내려진 제주에는 강풍과 폭우가 쉴새없이 몰아치고 있다. 10일 새벽 국토최남단 마라도에는 순간 최대풍속 41m의 강풍이 부는 등 제주도 전 지역에서 초속 20m의 안팎의 강한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또 이날 자정부터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374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고, 제주시에 124mm, 서귀포 87.5mm 등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강우량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제주도내 곳곳에서는 정전과 침수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새벽 0시와 1시 사이 서귀포시 대정읍과 성산읍, 표선면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해 1,100여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못하다가 30여분만에 복구됐다. 이와 함께 제주시 삼도1동과 조천읍 함덕리 등 4군데 주택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태풍으로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도 전면 금지됐다. 제주기점 항공기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출도착 93편이 결항처리됐고 제주를 오가는 대소형 여객선은 이틀째 발이 묶여 있다. 태풍 에위니아는 이 시각 현재 서귀포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km의 속도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에는 전남 목포시 북서쪽 40km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에위니아는 중심기압이 970헥토파스칼에 반경 330km까지 영향을 주며 여전히 중형급 태풍의 위력을 보이고 있다. 한편 10일 오전 6시를 기해 태풍경보가 내려진 광주.전남지역은 약한 비와 함께 초속 1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해상과 항공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태풍경보가 발효되면서 목포와 여수, 완도 등 전남지역 섬과 육지를 오가는 47개 노선의 뱃길은 전면 통제됐다. 광주공항의 경우 오전 7시30분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서울행 아시아나항공 OZ8700편의 운항이 취소되는 등 이날 오전 10시까지 모두 6편의 항공편 운항이 금지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현재 강한 중형급 위력을 유지한 채 서해쪽으로 북상중이다”며 “호우와 강풍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서울광장에 5만인파 ‘온가족의 놀이터’로

    3일 동안의 ‘하이 서울(Hi Seoul)페스티벌’ 첫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서울광장이 놀이터로 탈바꿈했다.●푸른 꿈을 향해 뛰어 이날 행사는 어린이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동요부르기, 물 로켓 발사,4컷 만화 그리기 대회, 페이스 페인팅 등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가족들은 아침 일찍부터 서울광장을 찾아 돗자리를 펴놓고 로봇대회와 왕의 남자 줄타기 공연, 피에로 공연을 보며 박수를 보냈다. 페스티벌 사무국은 5만여명이 이날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김예빈(9)양은 “아빠와 함께 물 로켓을 만들어 쏘아올렸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수덕(36)씨는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 게 지루했지만, 아이와 함께 참여하니까 유익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민들은 서울광장에서 여러 행사가 동시에 열려 소음이 심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서울광장 주변에선 철거민들이 민중가요를 크게 틀어놓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온 박지희(38)씨는 “무대 스피커 소리가 너무 커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가 힘들 정도”라고 불평했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한국 뮤지컬 하이라이트를 모은 ‘오 해피 뮤지컬(Oh Happy Musical)’이 열렸다. 배우 100여명이 오페라의 유령, 점프, 명성황후 등을 공연했다. 시청 후원과 무교로에선 세계 50여개국이 참가해 민속공연과 음식, 풍물을 선보인 ‘지구촌 한마당’이 진행됐다. 이은아(41)씨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면서 “아이와 오늘 구경한 국가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궂은 날씨로 행사 차질 기상청이 비가 올 것이라 예보하면서 페스티벌 사무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비가 와도 모든 행사를 진행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우비 1만개를 준비했다. 강우량에 따라 서울광장과 청계천에서 행사 참가 시민들에게 빌려주고 회수할 방침이다.1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6일 ‘도성밟기’,‘시민 걷기 대회’ 때도 비가 내리면 우비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삿갓모양의 대형 조형물을 서울광장 하늘에 띄워놓는 ‘우리의 꿈 우리의 서울’도 4일 취소됐다. 강한 바람으로 일부 조형물이 파손됐기 때문. 원래 특수 조명을 사용해 페스티벌이 끝나는 7일까지 밤·낮으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6∼7일에도 청계광장 인근에서 시민화합줄다리기가 열리는 등 다채로운 행사(표 참조)가 펼쳐진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올 여름은 서늘?

    올 여름은 서늘?

    올해는 유례가 없는 강력한 라니냐 현상이 찾아와 한반도에 이상 저온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5일(현지시간) “남미 서쪽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올해초부터 정상치보다 0.5∼1.0℃ 낮게 측정됐다.”면서 “광범위한 열대 태평양의 바다와 대기 조건을 종합할 때 라니냐 초기 단계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WMO는 언론에 배포한 보고서에서 “상당한 강도와 지속기간을 가진 라니냐가 이처럼 빨리 찾아온 적이 없다.”면서 “그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라니냐는 9∼12개월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나 때에 따라 2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미국 해양대기국(NOAA) 관계자는 지적했다. 유럽우주국(ESA) 과학자들도 라니냐가 시작됐다는 징후를 포착했다. 최근 ESA의 인공위성 사진에 따르면 동태평양 해수면의 높이가 서태평양 해수면보다 60㎝가량 낮다고 우주항공 전문 사이트인 스페이스데일리가 보도했다. 해수면의 높이가 낮을수록 바닷물이 차갑다는 뜻이다. 라니냐가 오면 한반도와 일본, 아프리카 서부와 남동부에 이상 저온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에서는 비가 평균보다 많이 오고 미국 남서부와 플로리다, 중남미 서부의 날씨는 건조해지는 것이 전형적이다. 남아시아의 경우 강우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라니냐’는 여자 아이를 뜻하는 스페인어로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현상이다.1998∼2001년 맹위를 떨쳤던 엘니뇨의 반대 현상으로 해류를 타고 지구 곳곳에 기상 이변을 낳는다. 둘 다 자연발생적 순환 현상이지만 지구온난화로 과거보다 두드러지고 잦아졌다는 게 과학자들의 추측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열린세상] 동의보감과 줄기세포의 상관관계/이성낙 가천의대 총장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특히 자연과학은 수학적 논리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반면 인문사회학은 감성적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학문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면 서양 사람들은 수학적 논리에 충실하고, 동양 사람들은 좀 더 감성적 논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황우석 사건을 놓고도 서양 문화권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아무리 획기적인 과학적 결과물이라도 윤리성이 배제된 것이라면 결코 더이상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줄기세포 관련 ‘원천기술’만 있다면 황우석 연구팀의 비윤리적 연구 접근도 너그러이 이해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해 놀랍기 그지없다.‘원천윤리’가 망가졌는데 ‘원천기술’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과정보다도 결과가 중시되는 우리의 사회적 풍토가 실로 염려스러울 뿐이다. 이번 줄기세포 관련 사건이 불거진 후 서울대학교가 자체 조사위원회를 신속히 가동한 것은 순발력 있는 조치로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여기서 그 내용을 일일이 밝힐 수는 없지만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결과는 지극히 과학적인 근거의 산물이다. 그런데 여론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20%만이 이 결과에 동의하고,80%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는 이 사실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는 많은 사람이 과학적 결과와는 상관없이 황우석 사건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이처럼 과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인 결과보다 감성적 논리로 접근한 주관적인 결과가 많은 사람에게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00여년간 거세게 몰아닥친 서양화의 물결 속에서 과학교육이 미친 영향은 오늘날 우리사회의 현대화와 무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 저변에 형성된 의식세계는 여전히 과학보다는 비과학, 수학적 논리보다는 감성적 논리, 냉정한 윤리의식보다는 주관적인 윤리의식에 지배를 받는 것 같다. ‘좋은 것이 좋다.’라면서 용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풍토는 근래 우리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하는 부정부패에 대한 불감증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애매모호한 온정은 넘쳐흘러도 냉철한 이성은 찾아볼 수 없다는 얘기다. ‘동의보감’은 조선시대인 1613년경에 간행된 저서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문제는 400년전 이런저런 약초들을 배합하여 만든 처방을 오늘날에도 온 국민이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는 데 있다.‘동의보감’에 나온 처방이 워낙 절대적이라 이를 자연과학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동의보감’에 명기된 약초로 만든 것도 어쨌든 약이기 때문에 우리 신체에 어떠한 형태로든 작용하게 마련이다. 그렇지 않다면 약이 아닐 것이다. 즉 작용이 있다면 필연적으로 반작용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수학적 또는 추리적 논리이다. 세종대왕 때에 창안한 측우기는 우리가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국보이지만, 오늘날 강우량을 측정할 때 그 측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역사물은 역사물로 보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동의보감’을 냉철한 비판적 분석 없이 맹신하는 감정적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동의보감’에 대한 일편단심과 황우석 사건의 경우에서 나타난 ‘그래도 나는 믿어.’라는 사고방식에는 이러한 감정적 논리가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정의롭게 나가려면, 좀 더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이성낙 가천의대 총장
  • 대형IB 출현… 금융빅뱅 서막

    금융권 ‘빅뱅’의 서막이 올랐다. 재정경제부가 9일 제2금융권을 하나로 묶는 ‘자본시장통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체제는 은행과 보험 및 2금융권의 ‘금융투자회사(가칭)’로 삼분(三分)될 전망이다. 금융투자회자는 미국식 ‘투자은행(IB)’을 지향, 증권업·선물업·자산운용업·신탁업·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 등을 모두 맡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증권업만으로 특화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금융투자회사나 증권회사 가운데 어떤 간판을 내걸어도 무방하다. 지금은 증권이나 선물업 등이 개별법에 따라 각각의 영역을 지키며 진입이 제한돼 2금융권에서 대형 금융회사의 출현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투자은행이 국내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뛰어들 경우 정보와 자금동원력이 열악한 국내 업체는 경쟁이 안 돼 일방적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최상목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은 “1986년 영국도 통합법안으로 금융권의 ‘빅뱅’을 연출, 경쟁력을 높였다.”면서 “기존의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도 일정한 기간을 거쳐 2금융권을 망라하는 대형 투자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은행이 신탁을 겸업하던 것도 장기적으로는 금융투자회사에 흡수돼, 은행업은 미국처럼 예금과 대출에만 주력하는 ‘상업은행’ 시스템으로 바뀔 전망이다. 또 2금융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주가나 환율 지표 이외에 날씨나 강우량, 이산화탄소(CO2) 배출권 등을 지수화한 상품이 나오면 자본시장의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개인들이 계모임이나 조합(파트너십) 등으로 광업이나 부동산업 등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허용하는 것도 금융기법을 선진화해, 우리나라를 국제금융의 허브로 키우자는 일환에서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이 금융투자회사에서 2금융권 업무를 모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게 된다. 또한 증권·선물·자산운용 등으로 세분화해 밥그릇 싸움만 일삼던 2금융권도 업무의 통합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법이 시행되면 계열사 금융기관끼리의 합병뿐 아니라 증권·신탁·자산운용·선물 분야의 수평적 통폐합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산업자본의 금융투자회사 설립에 제한이 없어 간접적으로 은행이나 보험 등의 금융자본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회사가 은행이나 보험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현재의 은행법이나 보험법 적용을 받겠지만 금산 분리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점들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 다시 검토해 보완하겠다.”면서 “그러나 은행이나 보험 쪽에 산업자본이 개입할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비닐하우스 안방서 원격관리

    비닐하우스 안방서 원격관리

    “하우스 관리를 집에서 하세요.” SK텔레콤이 11일 비닐하우스 등을 집안에서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아 농촌 일손을 크게 덜 것으로 보인다. ‘그린넷’으로 이름 붙여진 이 시스템은 휴대전화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비닐하우스, 저온창고, 양계장 등 농축산 시설물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안의 온·습도, 온풍기 작동상태 등 기본 정보와 하우스 외부의 강우량, 강설량과 같은 기상정보를 실시간으로 계측, 관리자의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SMS)로 통보하거나 자동응답(ARS)으로 확인 가능하다. 또 정전, 설비 고장, 폭우·폭설과 같은 비상시에도 관리자의 휴대전화에 경고 메시지가 전송된다. 특히 ‘지그비(Zigbee)’라는 근거리 통신기술을 활용, 하나의 장비로 여러 개의 동(棟)을 관리할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태풍 나비 日서남부 상륙 1600㎜ 폭우 22만명 대피

    |도쿄 이춘규특파원|대형 태풍 ‘나비’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6일 오후 2시쯤 일본 서남부 규슈 나가사키현에 상륙, 오후 11시 현재 서일본지역에서 5명이 숨지고,15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22만여명은 하천범람 등을 우려, 일시대피했다. 부상자도 40명 정도로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피해 규모는 늘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피해범위가 광범위하고, 통신이 두절된 곳이 많아 피해집계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야자키현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3일간 무려 1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우량과 비슷한 양이다. 일본 기상청은 규슈 남부의 경우 4일부터의 누적강우량이 1600㎜를 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고 도로와 토사붕괴, 산사태 등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비는 상륙후 속도가 빨라진 채 진로를 북동쪽으로 바꿔 7일 중 일본열도를 따라 동해를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야자키현은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에 재해긴급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자위대 선발대를 피해지역에 파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산요신칸센 히로시마∼하카다(후쿠오카) 구간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된 것을 비롯,JR규슈,JR시코쿠가 정오까지 모든 열차운행을 중단해 철도가 마비됐다. 규슈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기와 배 등 하늘과 바다의 교통편도 끊겼다. 또 규슈에서 2만 7000가구, 시코쿠에서 2만가구가 각각 정전됐다고 현지 전력회사가 밝혔다.taein@seoul.co.kr
  • 빗물이용시설 확대 得이냐 失이냐

    빗물이용시설 확대 得이냐 失이냐

    남부 아프리카의 고원에 위치한 보츠와나란 나라는 이색적인 화폐단위를 쓰고 있다. 풀라(Pula)와 테베(Thebe)인데, 둘 다 ‘빗방울’이란 뜻이다. 즉 우리나라에선 100원,200원 셈하는 것을 이곳에선 100빗방울,200빗방울로 부르는 것이다.“빗물을 돈으로 여기는 이유는 워낙 가뭄이 심하기 때문”(서울대 빗물연구센터)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처럼 전형적인 물 부족국가뿐 아니라 인류에게 물은 곧 생명이다. 갈증을 해소하고 논밭 작물을 키우는데 쓰이며, 심지어 배설물을 치우는 데도 없어서는 안될 생존의 필수품이다. 사람 몸의 구성비율처럼, 지구표면의 4분의 3을 덮고 있을 만큼 지구상의 물은 많지만, 쓸 수 있는 물은 극히 제한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집계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가운데 97.5%는 바닷물이고, 인간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0.01%뿐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2003년 현재 1520㎥로, 유엔 통계에 따르면 180개국 가운데 136번째다. 인구증가와 산업성장 등 요인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도 2000년 ‘물절약 종합대책’을 세우면서 앞으로의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 오고 있다. 누수 수도관을 교체하고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도요금을 점차 올려나가는 한편 중수도 활용 등 절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역점을 둬 왔다.‘빗물이용시설의 확대’도 주요한 정책 수단 가운데 하나인데, 현재 법령 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운동장이나 체육관 건설시에만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이보다 더욱 확대하도록 독려해 오던 정책은 최근 갑자기 철회됐다. 환경부는 지난 6월 각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수립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물수요관리종합계획과 관련,2002년 보낸 지침 중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세우라.’는 내용을 삭제한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의 경우 공공·민간건축물에 대해 대대적인 빗물이용시설 확대를 꾀하려다 부랴부랴 이를 철회하거나 축소하는 등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수자원 정책 방향이 선회한 이유는 환경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빗물이용시설의 설치는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20년 이용해도 비용 못건져” 빗물이용시설은 건물 옥상이나 바닥 등에 빗물을 모으는 저류조와 배수관을 설치해 여과 과정 등을 거친 뒤 청소·조경·화장실 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현재 전국적으로 법적 의무가 없는데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 활용하고 있는 곳은 30여개에 이른다. 연구용역은 이 가운데 서울대학교 기숙사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대전월드컵경기장 등 3곳을 대상으로 시설 설치 및 관리비용과 편익을 비교해 빗물이용시설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했다. 결과는 부정적이다. 앞으로 20년 동안 시설을 활용하더라도 3곳 모두가 편익(상수도요금 절감비용)보다 비용(시설설치비+유지·관리비)이 훨씬 커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대 기숙사의 경우 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편익은 170만원(편익가치=0.17)에 불과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대전월드컵경기장도 편익가치가 각각 0.51과 0.2에 그쳤다. 강우량의 70%가 하절기에 집중되는 등 기후 특성상 빗물이용시설의 겨울철 사용은 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경제성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윤주환 고려대 교수(환경시스템공학과)는 “적어도 경제성만 놓고 보면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실 보고서로 정책 성급하게 변경” 환경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당초 지자체에 내려보냈던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쪽으로 물수요관리 대책을 수립하라.’는 지침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절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 방향이 경제성 분석이라는 단편적인 측면만 고려한 나머지 진지한 성찰 없이 성급하게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빗물이용시설로 인한 상수도 요금 절감 등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성만 감안했지 홍수나 국지성 호우 등에 대비한 ‘방재’ 기능적 측면 등 빗물이용시설 확대 설치로 인한 사회적 가치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대가 유엔환경계획과 함께 설립한 ‘빗물이용센터’의 관계자는 이 때문에 “환경부 용역결과는 빗물이용의 공익적·환경적 측면 등을 감안하지 않은 ‘고려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고까지 폄하했다. 그는 “경제성 분석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한 사람이나 단체의 ‘사적 편익’만 감안할 게 아니라 ‘공적 편익’도 계산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하천 물을 고도로 정수처리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 이에 대한 정부 예산을 비롯, 홍수조절에 기여하는 효과 등을 경제적으로 환산해야 하지만 이를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빗물이용센터에 따르면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도정수처리된 상수도 물의 50%가 화장실 용수나 세탁용으로 쓰인다. 이를 빗물로 대체 이용해 고도정수처리비용을 줄이고, 빗물이용시설의 홍수조절 기여 효과 등을 감안할 경우 경제성 분석 결과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부도 이런 지적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긍하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이 물의 생태적 순환 등 환경적 가치를 다루지 않고 개인 측면에서의 경제성만 분석한, 단편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문가 검토 등 절차를 더 거친 뒤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와 관련한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 연말까지 각 지자체가 수립한 ‘물수요관리 종합대책’을 승인할 예정이다. 하지만 불과 2개월 전에 ‘확대 설치’에 대한 정책 변경을 통보한 상태여서 그 때까지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와 관련한 정부의 최종 입장정리가 나오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빗물도 모으면 돈…자원 절약

    빗물도 모으면 돈…자원 절약

    서울 관악구 신림 9동에서만 스무 해를 넘게 살아온 민회원(65·여)씨는 요즘 비가 오는 날이면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내리는 빗물을 저장해뒀다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는 빗물활용시설을 지난 7월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저장탱크에 고인 빗물의 양만큼 상수도 요금을 절약할 수 있으니 민씨에게는 비내리는 날이 곧 ‘돈 내리는’ 날이다. ●빗물 부자의 탄생… 생활용수로 두루 활용 일반 가정집에 이와 같은 빗물활용시설이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씨네 집은 지난 6월 초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대표 유정희)’에서 추진하는 ‘빗물사랑 지구사랑’이라는 사업을 통해 빗물활용시설 시범설치 가정으로 선정됐다. 관악구의회 의원이기도 한 유 대표는 “올해 초부터 일반 가정과 관공서 등에 빗물활용시설을 시범설치하기 위해 대상 건물을 찾았다.”면서 “민씨가 빗물활용의 취지를 잘 이해하는데다 민씨집 구조가 내리는 빗물을 모으기 쉽게 돼있어 민씨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6월말 약 열흘간의 설치공사를 마친 뒤 민씨네 집에는 건물옥상에 내린 빗물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배관과 4t짜리 빗물저장탱크가 설치됐다. 공사비는 모두 600만원. 기존에 사용하던 배수관을 빗물저장탱크로 모이게 한다음 화장실·세탁실 등으로 분산시키는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탱크 입구에는 빗물에 섞여 있는 먼지나 낙엽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필터도 설치했다. 장마철을 피하기 위해 공사를 서두른데다 옥상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인지 처음 몇번 비가 내릴 때에는 모인 빗물이 그리 깨끗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보름여가 지난 뒤부터는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한 빗물을 모을 수 있었다. 민씨네는 지금 탱크에 고인 빗물을 화장실용·세탁용 생활용수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집 마당에서 키우는 나무와 화초에도 모은 빗물을 주고 있다. 민씨는 “빗물이 어찌나 깨끗한지 화장실에서 쓰기 아까워 어항의 물을 갈 때 활용해 봤다.”면서 “수돗물을 바로 길어다 어항을 갈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던 물고기들이 빗물로 갈아줄 때는 신나게 입질하는 것이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민씨는 얼마전부터는 머리를 감을 때도 빗물을 쓰기 시작했다. 민씨는 “오히려 수돗물로 감을 때보다 머릿결이 훨씬 부드러워진 느낌에 기분도 상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씨네는 건물 외벽에 물꼭지 하나를 설치해 이웃들과 빗물을 나눠쓸 수 있는 장치도 만들어 뒀다. 시골의 마을 공동우물처럼 빗물을 조금씩이나마 나눠 쓰자는 의미에서다. 세을 주는 방이 많아 한달에 20∼30만원이 나오던 상수도 요금도 최근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민씨는 더욱 부자가 된 기분이다. 한편 민씨집에 이어 관악구 봉천11동에서 한약탕제원을 경영하는 양희철씨 집에도 빗물활용시설이 시범 설치됐다. 민씨네 보다 규모가 다소 작지만 생활용수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학교에서 관공서·가정으로 확산 이처럼 우리나라에도 빗물활용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내린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 등으로 이용하는 움직임은 일본이나 독일 등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서울대학교 한무영(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에 의해 빗물활용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한 교수가 대한상하수도학회 빗물이용연구회, 한국빗물모으기 운동본부 등을 이끌면서 빗물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경기 의왕시에 있는 갈뫼중학교에 60t 규모의 빗물활용시설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빗물활용 움직임이 점차 확대돼 가고 있다. 갈뫼중학교를 시작으로 경기도에는 모두 16곳의 초·중·고교에서 빗물을 모아 다시 쓰고 있다. 주로 청소용수·조경용수 등으로 사용되는 동시에 학생들에게는 생생한 환경교육의 학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신축 기숙사에도 이같은 시설을 설치해 상당한 상수도요금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건물에도 빗물활용시설 설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 등 넓은 지붕면적을 가진 건물에는 빗물활용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인천·대전·전주·서귀포시의 월드컵경기장은 넓은 지붕을 이용, 받은 빗물을 재활용해 청소용수·조경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원도 인제의 육군 노도부대도 지난 2002년 빗물을 모아 쓸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서울 관악구의 경우 2007년 완공되는 새 청사 설계 초기부터 빗물활용시설을 설치하도록 계획했다. 관청으로는 우리나라 최초라는 게 관악구의 설명이다. 또한 서울시는 연면적 3만㎡ 이상 다중이용건축물 또는 16층 이상 건축물(공동주택포함), 자치구에서는 연면적 5000㎡ 이상 다중이용건축물에 빗물저류시설을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 이같은 빗물 재활용 방안을 의무화할 것을 중앙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한편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지어지는 포스코건설의 주상복합 스타시티에도 빗물활용시설이 만들어진다. ●내리는 산성비도 모으면 중성 그렇다면 산성비가 많이 내린다는 요즘 빗물을 사용하는 것은 안전할까. 한 교수는 이에 대해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고 설명한다. 한 교수는 “깨끗한 빗물의 pH(산성도·7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산성)는 5.6으로 약산성이 아닌 비는 드물다.”면서 “게다가 비가 내린 뒤 초기 2∼3분만 지나면 대부분 산성도가 중성인 빗물이 내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교수가 직접 조사해본 결과 내린 뒤 2∼3일이 지난 비는 pH가 7∼7.5인 중성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즉 산성비라는 현상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빗물을 바로 식수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용수로 사용하게 된다면 더더욱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한 교수의 지적이다. 빗물활용의 의미도 크다. 환경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인 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수돗물이란 결국 빗물이 내려 만든 강에서 길러다 가정에 공급하는 것 아니냐”면서 “빗물 활용이란 결국 댐건설비용, 수돗물 처리비용, 운반비용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절약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빗물과 물’ 얼마나 아십니까? 빗물과 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문답식으로 작지만 재미있는 지식들을 알아 보자. ▶‘빗방울’이란 단어를 화폐단위로 쓰는 나라가 있다는데. -아프리카의 보츠와나가 그렇다. 이곳의 화폐단위는 ‘풀라(Pula)’와 ‘테베(Thebe)’인데 모두 ‘빗방울’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빗물이 소중하다는 의미가 담긴 셈이다. 이 나라는 지난 80년대 5년 동안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을 정도로 가뭄이 심하다. ▶우리나라가 심각한 물부족 국가라고 하던데. -그런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는데 사실은 과장된 것이다. 유엔(UN)에서 어떤 기준으로 그런 표현을 했는지 모르겠다. 건설교통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균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빗물량은 총 1276억t이다. 이 가운데 545억t은 대기로 증발됐고 400억t은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나머지 331억t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빗물량인 셈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물부족량은 30억t 정도로 예상되는데 이는 총 빗물량의 2.4% 수준에 불과하다. 즉 대기로 증발되거나 바다로 흘러가는 빗물을 좀더 잘 이용하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천건천화도 빗물로 막을 수 있을까. -청계천의 사례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메마른 도심 하천에 물을 대기 위해 강물이나 하수처리수 등을 펌프로 보내는 방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전기 등 에너지를 이용하는데다 펌프가동·유지비 등도 필요하다. 결과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방법은 아닌 셈이다. 대신 하천상류에 빗물을 저장해 지하수면을 높이는 방안으로 바꾸면 하천건천화를 막을 수 있다. 공원이나 빈땅에 빗물을 모을 수 있는 연못을 많이 만들면 상당한 양의 지하수를 모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도움말 서울대 한무영교수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빗물활용 두 주역 우리나라 빗물 활용에 대한 주역은 서울대 한무영 교수다.2001년부터 다양한 모임을 조직해 빗물의 재활용 문제를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빗물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한 교수는 현재 한국빗물모으기 운동본부 공동회장,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소장, 국제물협회 빗물모으기 분과위원장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특히 빗물연구센터(rainwater.snu.ac.kr)는 유엔환경계획(UNEP)과의 공동연구센터로 우리에게 더욱 의미가 깊다. 평생 물과 관련된 주제에 천착해 온 한 교수는 “빗물이 곧 물의 근원”이라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이 시·공간적으로 불균형을 이룰 때 홍수나 가뭄이 발생하므로 이를 잘 관리하면 전 지구상의 물 문제는 해결된다.”고 믿고 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빗물 활용에 대한 역사가 4년여에 불과하지만 벌써 제도적으로 자리잡을 만큼 빠르게 확산돼 간다.”면서 “일반 가정주택에서도 빗물활용이 활성화되도록 옥상에 설치된 물탱크를 활용해 빗물 저장시설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을 국제기구를 통해 개발도상국에도 널리 알릴 생각이다. 한 교수는 측우기의 역사되찾기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이 연구자료·책 등을 통해 측우기가 중국에서 가장 처음 만들어진 것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데다 외국에는 이같은 ‘왜곡된 사실’이 정설로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1442년 장영실이 발명한 이후 500년 이상 지방의 수령이 비가올 때마다 직접 강우량을 측정해 조정에 보고할 만큼 네트워크가 형성된 우리의 ‘측우기’를 중국에 뺏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www.dorim chun.org)’의 유정희 대표 역시 빗물모으기 움직임을 확산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유 대표는 신림9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환경교실’을 운영하면서 빗물활용의 소중함을 관악구 지역주민들에게 널리 알렸다. 특히 일반 가정집에 빗물활용시설을 설치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 유 대표였다. 서울시·관악구 등과 접촉해 빗물활용시설의 시범설치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약속받았다. 시범설치 대상주택을 선정할 때는 회원들과 지인들을 일일이 설득하면서 직접 대상후보 주택을 현장에서 살펴보기까지 했다. 유 의원은 “원래 일반주택 1곳, 공공건물 1곳에 시범설치하려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반가정 2곳에만 시범설치한 것이 아쉽다.”면서 “생활이 곧 환경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경기 최고 239㎜ 폭우… 곳곳 침수피해

    10일 오후 11시를 기해 경기도 동부 8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239㎜의 집중호우가 내려 주택 일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기도 재해대책본부와 시·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광주시 퇴촌면에 239㎜의 폭우가 내린 것을 비롯, 양평군 강하면 207㎜, 여주군 금사면에 164㎜, 군포 131㎜, 성남. 의왕 120㎜, 남양주 100㎜, 하남시 87.5㎜, 구리시 87㎜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에는 시간당 최고 58.5㎜의 비가 내렸다. 이날 폭우로 하수가 역류하면서 광주시 경안동과 광남동 단독주택 지하실 20여곳과 남양주 금곡동 반지하주택 3곳이 물에 일부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구리시의 경우 저지대인 갈매동 등 주택 3곳이 일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또 인천시 중구 덕적도에 머물던 피서객 30여명이 대부도와 덕적도를 운항하는 배가 제때 입항하지 못해 한때 발이 묶이기도 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차는 어떻게 인간 곁으로 왔나

    중국 천목산에는 원숭이들을 ‘희롱’해 채다(採茶)해낸 원우차(猿愚茶)라는 차가 있다.500∼600년 된 차 나무는 그 키가 매우 크다. 원숭이들은 그 차나무에 올라가 맛있는 찻잎을 따먹고 살았다. 도저히 차를 딸 재주가 없던 사람들은 원숭이들에게 돌멩이 세례를 퍼붓고 약을 올렸다. 사람들의 돌멩이 세례에 화가 난 원숭이들은 차나무 가지 중 오래된 것을 꺾어 사람들에게 던졌다. 사람들은 또 일부러 원숭이들을 다른 나무로 옮겨가게 했다. 그래야 새로운 차나무 가지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원숭이들이 꺾어 던진 차나무 가지의 찻잎을 모아 귀한 차를 만들어 팔았다. 그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명차로 손꼽히는 원우차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의 나이는 어떻게 될까. 그 답은 중국의 윈난성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윈난성 사모지구 진위안현 애뢰산에는 2700년 된 차나무가 ‘생존’해 있다.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차나무인 것이다. 세대와 세대를 넘어, 역사와 역사를 넘어 2700년을 살아온 차나무가 있다니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듯한 ‘품세’(品勢)를 가진 그 차나무는 오랫동안 한 마을을 지키며 ‘공존’과 ‘화해’의 다리를 놓고 살아온 촌로의 후덕함을 그대로 닮아 있다. 넓고 넓은 긴 팔을 벌리고 세상의 온갖 번뇌를 다 담아낼 듯한 품세를 지닌 그 차나무를 중국에서는 ‘과로’(瓜蘆)라고 부른다. 오래고도 오랜 차나무란 뜻이다. 차나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무 중 인간에게 그 효용가치가 가장 뛰어난 것이다. 나무, 잎, 꽃, 향기 등 식물로서 갖출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기 때문이다. 육우는 ‘다경’에서 “차나무는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상서로운 나무다. 나무의 높이는 한 자나 두 자나 수십 자에 이르기도 한다. 파산과 협천에는 두 사람이 함께 껴안아야 하는 것도 있는데 이런 차나무는 가지를 베어야만 잎을 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차의 근원은 어디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슴없이 중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말은 사실 적당하지 않다. 그것이 차나무에 대한 근원인가, 아니면 하나의 음료문화의 근원인가를 먼저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식물학적 특성으로서 차의 근원을 따진다면 중국이 될 수 없다. 지정학적으로 차나무는 북위 42도에서 29도인 남아프리카까지 넓게 분포되어 있고 식물학적으로는 사철 푸른 다년생 종자식물로 약 6500만년 전에 출현했다고 알려져 있다. 나라별로 살펴본다면 중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스리랑카, 코카서스, 남아메리카 일부 등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차나무의 존재로 그 근원을 따지기 매우 어려운 대목인 것이다. 차는 나무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존재해 왔다. 단순히 차나무와 관련된 식물학적인 특성으로 그 근원을 밝힐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차를 인류의 삶과 결합시킨 문화로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그 발원지이며 근원지라는 데 이의를 달 수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하는 차의 기원은 다양한 이론(異論)이 있다.‘신농씨설’(神農氏說),‘편작설’(篇鵲說),‘달마설’(達磨說),‘기바설’(嗜婆說) 등이 그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이 나름대로 ‘신화’(神話)적인 전설을 통해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것처럼 차의 기원 역시 마찬가지다. 차의 기원은 그 약리성에 먼저 바탕을 둔다. 지금처럼 병든 인간의 육신을 다스릴 수 있는 약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고대인들은 자연에서 그 치료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차의 발견과 보급 역시 마찬가지로 그 약리성에 바탕을 둔 신화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 차를 발견해 인류에게 전한 사람은 중국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전설의 삼황오제중 한 사람인 ‘신농씨’라는 점에 많은 사람이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신농씨는 백성을 교화해 농업을 일으킨 사람이다. 인간에게 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쳤다고 해서 ‘화덕왕’(火德王) 또는 염제(炎帝)라고도 한다. 그는 ‘농업의 신’답게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풀들을 씹어서 맛을 본 후 그 약성을 가리고 약을 만들어 백성들을 치료했다. 신농은 뱃속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배를 갖고 매일 산하대지를 누비며 하루에 100가지가 넘는 풀을 맛보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산을 누비며 갖가지 풀을 맛보던 신농은 그만 독초에 중독되고 말았다. 지금껏 풀잎을 맛보며 크고 작은 독초에 중독될 때마다 해독약을 만들어 먹었던 신농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어찌된 일인지 그가 만든 갖가지 해약도 소용이 없었다. 해독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던 신농은 향긋한 냄새가 나는 나뭇잎을 따서 먹었다. 뱃속으로 들어간 그 녹색잎은 신기하게도 들어가자마자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돌며 뱃속을 깨끗하게 청소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름을 알 수 없는 그 녹색잎이 위장을 돌며 독초의 독성을 깨끗하게 청소해 버린 것이다. 신농의 배는 곧 씻은 듯이 나았다. 그뒤 신농은 녹색잎을 품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백초를 맛보며 독을 만날 때는 꼭 그 녹색잎을 마시고 해독했다. 신농은 신비로운 약효를 지닌 그 녹색잎에 대해 ‘검사하다’란 뜻을 가진 ‘사’(査)라고 불렀다. 지금도 중국에 가면 후난성 주저우시 옌링현 당전향 녹원파에 신농이 누워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차릉’(茶陵)이 있다. 청나라때 크게 중수했다는 차릉은 베이징의 자금성과 그 격을 같이할 만큼 정성들여 지어졌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신농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기를 꺼린다. 신농이 동이족이기 때문이다. 동이족의 시조 신농은 4500여년전 지금 중국 후베이성 쑤이현 역산에서 태어난 실제 역사인물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다. 중국의 위대한 문자학자 뤄빈지(駱賓基)는 갑골문자보다 1000년 앞서 동이족 수장이라는 ‘신농’이 문자를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해 중국 문자학회를 들끓게 한 적이 있다. 만약 뤄빈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차 문화의 종주국은 중국이 아닌 우리 ‘동이’(한국) 문화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차가 하나의 어원으로 자리잡은 것은 8세기경 당나라 때로 알려져 있다. 그 이전에 ‘차’는 ‘도’( )로 불리어졌다. 중국에서 ‘다’는 산스크리스트 글자로 소리나는 대로 표현하면 ‘투’(tu)로 발음된다. 그 발음을 한문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도’였다. 전한시대까지 ‘차’는 ‘도’자로 쓰여졌다. 글자는 ‘도’로 썼지만 발음은 ‘차’로 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후한때부터 ‘도’자의 한 획을 떼어버리고 그대로 ‘차’(茶)로 썼다고 한다.‘도’를 글자 그대로 풀이해 보면 ‘쓴맛 나는 풀’이 된다.‘쓴맛 나는 풀잎’이라는 것은 차가 지금처럼 음용으로서보다는 약용으로서 그 가치가 더 높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도’가 아닌 ‘차’(茶)라는 글자가 담고 있는 뜻도 무궁무진하다. 차는 한자의 초(艸=草)와 나무(木)사이에 사람(人)이 있는 모양으로 상형화되어 있다. 또 다르게 풀이해 본다면 인간과 자연을 이롭게 하는 상서로운 ‘풀’(草)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좀더 한발짝 나아가 본다면 ‘차’라는 글자가 가진 상징성과 효용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육우는 ‘다경’에 이같은 차의 명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차는 가(價), 설( ), 명(茗), 천( )이라고도 하는데, 주공은 ‘가’라고 하는 것은 쓴차(苦茶)라 했고, 양집극은 서남쪽 사람들은 차를 ‘설’이라고 한다고 하였으며, 곽홍농은 일찍 딴 것을 ‘차’라고 하고 늦게 딴 것을 ‘명’이라 하며, 혹은 전부를 ‘천’이라 할 뿐이라고 했다.” 신농이 독을 치유할 수 있는 상시적인 약으로 복용했다고 하는 ‘차’는 그후 중국인들에게 모든 질병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사용되며 귀하게 취급되었다. 중국인들은 ‘귀하디 귀한 차잎’과 함께 파·생강 등 귀한 약재들을 혼용해 죽을 끓여 먹었다. 이같은 음다풍속은 차의 약리성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차가 하나의 음용으로 상용화되기 전에 독특한 음용법을 개발해 ‘귀한 단방약’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차의 식물학적 학명은 차나무과(Theaceae) 차나무속(Thea) 차나무(Sinensis)로 6500만년 전에 출현한 사철 푸른 다년생 종자식물이다. 나뭇잎은 약간 두꺼우며 윤기가 있고 긴 타원형으로 질기며 그 끝은 뾰족하며 잎 둘레 주위에 톱니가 있다. 땅속으로 바로 깊이 들어가는 직근성이다. 신기하게도 차나무는 인간이 가장 최적의 조건으로 살 수 있는 곳에만 분포한다는 사실이다. 먼저 사계절이 존재해야 하고, 온도 날씨 강우량 등이 적정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그런데 그러한 조건을 가진 지역대가 바로 인간의 가장 쾌적한 환경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오랜 결혼풍습중에 봉채(封采)라는 것이 있다. 봉차(封茶)라고도 불렸던 이 풍습은 고려시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결혼하기 전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차를 보냈다. 봉차를 결혼 전에 보내는 것은 차나무가 가진 성질대로 평생을 살아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차나무는 성질이 씨앗으로 심어야만 잘 자라고 직근성으로 세근(細根)이 없기 때문에 옮기면 잘 자라지 않아 한번 결혼하면 절대 움직일 수 없는 정절을 의미한다. 또한 씨앗을 따로 심어도 한 나무로 합해져 나오므로 신랑과 신부가 천생연분임을 상징한다. 그런 점에서 결혼예물의 봉채로 차 씨앗을 보내는 것만큼 완벽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어졌던 봉차의 풍습은 일본에도 전해져 지금도 혼숫감에 차 씨앗 2개를 신부집에 보내기도 한다. 차나무는 또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겨울에 순백의 하얀 꽃잎을 피운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는 점이다. 마치 구름처럼 피어난다고 해서 ‘운화’(雲花)라고도 부르는 차의 꽃잎은 5장으로 차의 다섯가지 맛인 고(苦), 감(甘), 산(酸), 삽(澁), 함(鹹)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말을 풀이해 보면 너무 인색하지 말고(鹹), 너무 티(酸)내지도 말며, 복잡(澁)하게도, 너무 쉽고 편(甘)하게도, 어렵게(苦)도 살지 말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차가 가진 깊은 정신세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신농에 의해 ‘발견’됐다는 차가 인간과 접목된 것은 바로 그 약리성 때문이다. 약효가 뛰어나다고 하는 중국의 명차 중 하나인 몽정차 이야기를 한번 해 보자. 수행을 하다 그만 중병에 걸린 늙은 스님이 있었다. 여러 가지 약을 써봤으나 허사였다. 그러던 어느날 한 노인이 스님에게 말했다.“춘분 전후로 봄 천둥이 처음 칠 때 몽산에서 증정차를 제다하여 그곳의 물로 달여 마시면 숙환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 노인의 말을 들은 스님은 몽산에서 제일로 치는 상청봉에 석실을 짓고 봄 천둥이 치길 기다렸다. 마침내 봄 천둥이 치자 그 스님은 노인이 가르쳐준 방법에 따라 몽정차를 채집했다. 그 차를 달여서 복용하자 과연 병이 낫고 눈썹도 검은색으로 변했다. 뿐만 아니었다. 신체도 건강해져서 그 모습이 30여세로 보일 정도였다. 사람들은 처음에 차를 병을 낫게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려는 약용 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중국의 다성인 육우는 ‘다경’을 지을 때 차의 약리적인 가치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었다. 육우는 “만약 열이 나서 갈증이 생기거나 고민이 있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깔깔하거나, 사지가 번거롭거나, 뼈마디가 쑤시면 네댓 모금만 마셔도 제호 감로와 더불어 손색이 없다. 또한 차를 음료로 삼은 것은 신농씨로부터 시작되어 주공에 이르러서 널리 알려졌다.”고 말하고 있다. 초기 양쯔강 하류지역 차산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음용됐던 차는 수나라시대 대운하의 개통으로 본격적인 ‘개화’를 하게 된다. 초의 스님은 이같은 차의 역사에 대해 ‘동다송’에 “천인과 신선 인간세상 귀신까지 다같이 사랑하고 아끼었으니, 그대(차) 타고 난 성품이 참으로 기이하고 절묘함을 알겠구나. 차의 신 신농도 일찍이 너(차)를 맛보고 식경에 실었나니…제호와 감로라 불리며 예부터 그 이름 전해왔다네.”라고 찬탄하고 있다. 차에 대해 이런 말이 예부터 전해온다.“새는 날고 짐승은 달리고, 사람은 입을 벌려 말한다. 이 셋은 함께 하늘과 땅 사이에 태어나 먹고 마시면서 살아간다. 마신다는 것은 그 의미가 참으로 깊고 멀다. 목이 마르면 장을 마시고 근심과 번뇌를 벗어버리려면 술을 마시고,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려면 차를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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