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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하반기 라니냐 피해 우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라니냐 현상이 최근들어 태평양에서 형성되고 있어 올 하반기 큰 규모의 대서양 허리케인과 강력한 아시아의 몬순이 우려된다고 발표했다.WMO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2007년 7월 라니냐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라니냐가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태평양 상공의 열대성 바람과 중남미 태평양 해안선 부근의 평소보다 낮은 기온이 합쳐져 지구에 전체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라니냐가 형성되어 몬순성 기후로 홍수를 일으키고 잦은 허리케인으로 미국 등지에 피해를 줄 것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WMO는 북대서양의 해수 온도 이상고온과 아프리카 남쪽 대서양 연안의 이상 난류, 인도양 서부의 이상 고온 난류 등 심상치 않은 기후 조건이 앞으로 몇개월 간 국지적인 날씨 변화로 강력한 파괴력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했다.9∼12개월 간 지속되는 라니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호주에 폭우를 퍼붓고 남아메리카 일부 지역에 가뭄을 몰고 오며 대서양 적도대에 잦은 폭풍우를 일으키는가 하면 북미에는 한파를, 아프리카 동남부에는 강우량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끼친다. 미국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해 허리케인이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9∼10개 정도의 허리케인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라니냐현상 엘니뇨와는 반대 현상으로 동태평양에서 평년보다 0.5도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일어나는 이상해류현상. 이 현상이 발생하면 원래 찬 동태평양의 바닷물은 더욱 차가워져 서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 슈퍼 태풍이 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폐해는 한반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온이 올라가 질병이 늘고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겨울 짧아지고 진해 벚꽃 8일 일찍 개화 최근 들어 기상청은 벚꽃 피는 시기를 전망하느라 애를 먹는다. 올해 진주 벚꽃 개화 시기는 3월24일이었다. 평년보다 11일, 지난해보다는 8일 정도 일찍 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지난해 12월, 올 1∼2월)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근대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다. 겨우내 전국 평균 기온은 2.46도로 평년(최근 30년)0.43도보다 2.03도 높았다. 특히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4.09도로 평년(0.75도)보다 3.34도 상승했다. 서울 한강은 1991년 겨울 이후 15년 만에 얼지 않았다.1850년 이래 가장 따뜻했던 12번 중 11번이 최근 12년 동안에 발생했다. 갈수록 한강이 어는 것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룡 기후자료팀장은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 등에 따라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한 날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과 재배 지역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 기온 상승은 한반도 식생 변화를 예고한다.‘대구 사과’는 이미 재배지가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했다. 조치원에서 농사를 짓는 임진수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병해충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복숭아 출하 시기도 10년 전보다 1주일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도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 상승, 재해 빈도 증가 기상청은 올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태풍의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피해액이 4조원을 넘은 루사, 매미와 같은 대형 태풍은 모두 최근 5년간 집중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채여라 연구원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은 3도 올라가고 연간 5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받은’ 케냐 피해 확산 케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케냐타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 앞에서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적도 근처 아프리카 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초가을 같은 온화한 날씨와 손에 잡힐 듯한 푸른 하늘에 흠뻑 빠져든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 아름답게만 보였던 케냐 자연이 지구온난화라는 덫에 걸려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운트 케냐 만년설도 92% 녹아 내려 신이 선물한 아프리카의 자연 가운데 가장 신비하다고 하는 킬리만자로(해발 5896m). 킬리만자로를 덮었던 만년설(빙하)을 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만년설로 뒤덮였던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눈이라곤 정상에만 조금 남아 있고 시커먼 돌덩어리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질학자 로니 톰슨은 “킬리만자로 정상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녹는다면 2020년쯤에 정상의 눈이 사라져 암석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운트 케냐(해발 5199m) 꼭대기 만년설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1800년대 말에 확인된 18개의 빙하 가운데 현재 12개만 남았다. 이들마저 빠르게 녹아내려 약 92%가 사라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케냐를 구성하는 70여개 부족 가운데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Kikuyu)족 사이에서 마운트 케냐는 세계의 창조주인 나가이가 이 땅 위에서 머무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경외감을 일으키는 정상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제 그러한 문화적인 자산도 함께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고 말 것이다. 킬리만자로에서 시작하는 7개의 강가에는 수백만명이 살고 있는데 가뭄과 수량 고갈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할 위험에 처했다. ●사막화 확산으로 전통 생활양식 포기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를 가면 기린과 누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크고 작은 호수로 둘러싸인 대규모 초원지대(리프트 밸리·Rift Valley)가 나온다. 이 가운데 나이바샤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 유역은 과거 물에 잠겼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우량이 감소하고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던 에버데어 산악지대 숲이 파괴되면서 호수 물이 말라가고 있다. 케냐 국토의 88%는 건조 또는 반건조 지역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산림 파괴, 강우량 감소로 건조 지역이 늘어나면서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물 부족은 농민뿐만 아니라 가축을 키우며 살고 있는 부족들의 삶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도 위협적이다. 케냐는 이미 1998년에 엘니뇨 현상으로 피해액이 170억실링(약 2400억원)에 이르는 홍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가축들이 폐사했다. 가축이 폐사함에 따라 목축에 종사하던 가족들은 생계를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가축에게 풀을 뜯길 곳이 사라지면서 50만명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나이로비 등 대도시 주변 슬럼가로 모여들고 있다. 지구온난화 피해는 식물 생태계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야생 동·식물 갈수록 감소 건조한 초원과 사막지대, 고원지대, 인도양 및 빅토리아 호수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 특성으로 케냐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 동·식물의 천국이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다. 특히 케냐의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 비율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암보셀리·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케냐를 관광대국으로 끌어올린 자원이다. 그만큼 케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최근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자산인 케냐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최근 큰 위험에 직면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2.5도 상승할 경우 동·식물의 약 20∼30%가 멸종할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케냐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케냐 야생동물보호청 제임스 메턴지는 “기후 변화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대형 포유류와 소형 포유류 및 식물 등에서 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질병 급증…두 달 만에 122명 사망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질병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말라리아 등 열대성 질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케냐의 고원지대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후반부터는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징후는 벌써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케냐에서는 건조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리프트밸리 열병(Rift Valley Fever)’이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말까지 불과 두 달 만에 환자가 414명으로 늘었고, 이들 가운데 무려 122명이 사망했다. 영양 상태와 위생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기온 상승은 주민들의 건강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케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케냐는 전력 공급의 대부분(60∼80%)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수력 발전소가 있는 타나강 주변 하천은 마운트 케냐의 빙하에서 지속적으로 수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운트 케냐의 빙하가 녹으면 케냐의 전력 공급이 끊기고 산업 기반마저 무너뜨려 이 지역에 삶의 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들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케냐 정부 온난화 대책 케냐의 지구 온난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아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케냐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도 미미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국민 다수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케냐 정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박사가 이끄는 그린벨트운동 등 민간단체들이 산림의 무분별한 파괴를 막고 대대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기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빗물 저장시설의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케냐발전회사의 피우스 코리코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은 수력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열·풍력 등을 이용, 발전 다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렸다. 세계의 환경장관, 민간 전문가 등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 방안,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케냐 정부 관계자들은 산업화의 부산물로 야기된 기후변화가 산업화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지원은 미지근한 상태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자연의 목소리에,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가족들의 목소리에 세계가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더위 먹은 지구 식혀주세요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환경의 날을 맞아 코앞에 닥친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직설적으로 경고했다.‘녹아내리는 빙하-위기 속의 지구’라는 주제를 통해 기후변화가 세계 전체에 끼치는 중요한 사실들을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UNEP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고, 국제사회는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에 노출된 국가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UNEP의 경고를 재구성했다. ●북극곰의 SOS!… 우린 어디로 가란 말인가 북극곰은 바다 얼음 덩어리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북극곰은 바다사자를 사냥하고 빙하에서 빙하로 이동할 때 얼음 회랑을 이용한답니다. 임신한 암곰은 눈이 두껍게 쌓인 곳을 골라 굴을 만들고 새끼를 낳지요. 어미곰은 새끼와 함께 봄이 올 때까지 5∼7개월동안 굶은 채 얼음굴에서 견뎌야 합니다. 어미곰과 새끼곰들의 생존이 얼음 덩어리에 달려 있습니다. 곰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자꾸만 나빠지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몸무게와 출산율이 점점 떨어진답니다.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여름 얼음 덩어리가 사라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의 생물 종으로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극곰을 살려주세요,SOS! ●아프리카 농부·태평양 섬주민의 절규 기온이 올라가고 산악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대지는 가뭄으로 메말라 갈 것이 뻔합니다. 농지와 가축을 기르던 초원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식량이 줄어들면서 함께 모여 살던 부족들도 하나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답니다. 선진국이 앞장서 대책을 세워주세요. 섬에 사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이네요.100년동안 세계 해수면은 1∼2㎜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1992년부터 해수면 상승 속도가 1년에 2㎜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란드의 빙원은 새로 생겨나는 빙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빙하 두께가 얇아지는가 하면 남극의 큰 빙하 3개가 지난 11년동안 붕괴됐습니다. 섬과 해안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어떻게 되나요.2005년 12월 태평양 바누아두섬 주민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범람의 위기를 맞아 주거지를 옮겼을 정도입니다. ●보험사도 망하기 일보직전 2005년 독일 뮌헨 파운데이션은 열대성 폭풍우와 산불 같은 날씨와 관련된 경제적 손실이 2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보험 피해는 700억달러가 넘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열대기후 지역이 늘어나고 전염병 또한 증가할 것은 뻔합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곤충 매개성 질환이나 여름철 유행하는 음식 매개성 살모넬라균들이 늘어나겠지요. 빨간불은 이미 켜졌습니다.2003년에 프랑스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1만 5000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3만 5000명이 죽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이러다간 보험사 망하는 것 시간 문제이지요. ●당신과 정부에 묻습니다 기후변화의 재해를 막기 위해선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발생량을 줄여야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태양열·풍력·바이오·지열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이용을 위해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요. 일찍 눈을 뜬 유럽에서는 수백만의 가정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해결하고 있지요. 아일랜드에서는 수력과 지열 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브라질에서 설탕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원유 사용량의 40%를 대체했습니다. UNEP의 ‘백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동참, 나무심기에 매달리는 나라도 많습니다. 나무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도를 낮추는가 하면 담수 저장과 토양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과테말라 커피이야기

    |과테말라시티 임병선특파원|‘Cafe Guatemala!´ 하면 커피 전문가들은 ‘세계최고’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면서 톡 쏘는 향기가 일품이다. 과테말라시티의 한 쇼핑몰 안 커피점에서 스페인어 통역을 통해 ‘엘 풀칼’과 ‘산타 바바라’,‘안티과 로잘리타’를 수소문했다.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아가씨들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장 높은 풍미를 지닌 커피의 나라, 커피점에서 일하는 이들이 자기 땅에서 나는 명품 커피 이름조차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다. 여기에 서울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200g짜리 ‘갓 볶은 신선한 커피 과테말라 안티구아’가 1만 4500원에 팔리는데 이 가게에선 460g짜리를 55퀘찰(약 329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세계화 시대,10배에 가까운 가격차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의아했다. 남한만 한 면적(10만㎢)의 과테말라에 그토록 다양하고 품격 높은 커피들이 공존하는 이유로는 지역별로 완연히 다른 연중 기온과 강우량, 습도, 화산지대 지질 여부 등이 꼽힌다. 과테말라는 ‘지구의 미니어처’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기후가 공존한다. 이 나라에서 커피 재배가 본격화한 것은 19세기 후반 스페인 총독부가 옛 수도 안티과 주변에서 염료 원료로 재배하던 인디고와 코치니얼 수출 길이 막히면서였다. 인디고는 메뚜기떼 습격으로, 코치니얼은 인공염료 개발로 농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총독부는 이에 수도원과 일부 농장에서 재배하던 커피에 수출세를 유예하고 십일조 헌금을 줄여주는 한편, 재배농에 포상금을 지급하고 매뉴얼을 보급하는 등의 독려를 했다. 이런 노력 덕에 프라이하네스, 코반, 아티틀란, 산마르코스 등에서 대대적인 커피 생산이 이뤄졌다. 지금도 미국의 커피 수집상들이 아름다운 아티틀란 호수 근처의 커피 경작지에 수천만달러를 투자해 작고 더 단단한 커피를 ‘입도선매’하고 있다고 한다. 안티과 커피는 시에라마드네 산맥 곳곳에 산재해 있는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미네랄과 질소를 흡수해 부드러우면서도 톡 쏘는 스모크향이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다. 낮에는 강렬한 햇볕이 커피를 키우고 저녁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커피의 알갱이를 여물게 한다. 이런 안티과 커피의 장점을 가장 압축한 것이 앞에서 말한 엘 풀칼로 카모나 농장에서 재배되고 있다. 또 자극적인 신맛과 꽉 차오르는 스모크향이 돋보여 인도네시아의 셀레베스를 닮았다는 평을 듣는 산타바바라, 에스프레소처럼 진한 커피에 어울리도록 풍미가 꽉 들어찬 안티과 로잘리타 등이 커피 애호가들의 미각을 유혹한다. 특히 앞의 커피점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아티틀란, 안티과, 휴휴테낭고 등의 커피를 뒤섞은 제품이 오리지널 브랜드보다 훨씬 싼값에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현지 여행사에선 화산활동이 이 나라에서 가장 활발한 파카야 화산 아래 농장에서 커피에 관한 교육을 받고 커피맛도 즐기는 4시간 투어를 45달러(약 4만 1000원), 안티과 근처 커피경작지를 농민의 안내로 돌아보는 8시간 상품을 68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bsnim@seoul.co.kr
  • [열린세상] 날씨에 관한 담론/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날씨에 관한 담론/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이제 날씨 이야기는 예사로운 화젯거리가 아니다. 그저 웃으며 말하는 언소(言笑)의 테두리를 벗어나 제법 무게를 실어야 할 담론의 대상이 되었다. 이를 두고, 못하는 소리가 없다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온갖 기상 현상을 다 아우른 날씨는 이 시대의 화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날씨가 까탈을 부리는 원인은 바로 기상이변에 있다.1997년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6가지 온실가스가 바로 날씨 변화의 주범이다. 이를 다시 걱정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패널(IPCC)’이 지난 2월 방콕에서 열렸다.120개국 2000명의 과학자들은 유엔이 창설한 이 모임에서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그대로 두었을 때 2030년에는 9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성 전망을 내놓았다. IPCC는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평균기온이 1∼3.5℃가 올라가고, 빙산이 녹을 것으로 예측한 보고서를 돌린 적도 있다. 그래서 ‘포천’지는 장래 미국과 러시아의 잠수함이 숨을 만한 얼음 그늘을 잃는 전략상 피해를 들추기도 했다. 자못 엉뚱한 기사이기는 했지만,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역기능 현상을 밝히기까지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컸거니와, 시간도 꽤나 걸렸다.1957년 레벨과 쉬스라는 두 과학자가 논문을 발표할 때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1958년부터 마우나로아 섬에서 관측한 대기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첫해에는 0.7이 늘었지만, 나중에는 두배인 1.5씩 증가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교토의정서에 이어 최근에 끝난 G8 정상회담에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오존 피해를 처음 증명한 과학자는 캘리포니아대의 셔우드 롤런드와 패서디나 제트추진연구소의 마리오 몰리나다.“겨드랑이에 뿌리는 탈취 스프레이어 때문에 세상의 종말이 올 것 같다.”는 말을 아내에게 지껄였다는 롤런드의 집념은 미국 정부가 프레온가스를 분사체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프레온가스 영향을 받은 오존층에 실제 구멍이 뚫렸다는 몇몇 관측소의 보고는 결국 1987년 몬트리올의정서를 이끌어낸 것이다. 프레온가스 역시 처음에는 야구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끼게 한 것이 고작 대비책이었다고 한다. 온실가스의 대기오염은 날씨를 변화시킨다. 또 기온과 강우량, 바람의 속도도 바꾸어 놓는다. 그리하여 어디는 긴 가뭄이 드는가 하면, 어떤 지역에서는 엄청난 장마가 진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3년 가뭄과 더위가 빚어낸 비극이다. 요즘은 계절이 돌아가는 사이클마저 깨지는 통에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더 더워지는 등 한랭(寒冷)과 온난(溫暖)의 리듬도 망가지고 있다. 고고학 연구와 맞물린 고기후(古氣候) 분석에 따르면, 기원전 1만년쯤의 빙하기를 정점으로 기원전 9000년쯤부터는 온난기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기는 대개 4만년 정도로 추산되지만, 내일 곧 닥칠 장래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어떻든 대기의 온실가스 측정은 지구를 유기체로 본 이른바 가이아 가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본 옛 그리스인들이 지구의 역사를 크립토조익 에온(숨겨둔 생명)과 파네로조익 에온(보이는 생명체) 따위로 나눈 이치와 별다름이 없다. 이 유기체(생명체)의 지구상 한 모퉁이 한반도에도 긴 장마가 지는 장림(長霖)의 계절이 찾아왔다. 아직은 생명이 보이는 시대를 사는 현생인류의 오늘이야말로 미네르바의 부엉이 같은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CEO칼럼] 술, 축제, 문화 그리고 나라경제/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

    [CEO칼럼] 술, 축제, 문화 그리고 나라경제/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

    때이른 6월 중순의 무더위로 더위와의 전쟁은 이미 시작된 듯하다. 올여름은 무더위뿐 아니라 장마 역시 길고 게릴라성 폭우로 강우량도 많다 하니 더욱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듯하다. 여름 하면 맨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배낭여행이다.1970∼80년대를 되돌아보면 해외여행은 꿈같은 이야기로 특별한 이들에게 부여된 혜택, 아니 도전쯤으로 여겨졌다. 지금은 굳이 배낭여행이라 하지 않더라도 해외로 가는 것은 특이할 것이 없는 시대가 됐다. 요즘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대부분이 배낭여행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이런 과정에서 여행 경비에서부터 일정 계획에 이르기까지 혼자 힘으로 철저히 준비, 경험한 후의 쾌감은 분명 젊은 시절 가장 의미 있는 기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배낭여행으로 유명한 여행지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여러 상징물들이 있다. 로마 하면 떠오르는 고대 유적지나 유럽 각지에 있는 유명 미술관, 스페인의 가우디 건축물 등은 그 존재만으로 상당한 관광수입을 창출한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 코드’ 효과가 컸겠지만 지난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만 730만명이나 된다. 지역 자체가 유명한 곳도 많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없어도 유명 건물 하나를 보기 위해 특정 지역을 찾아가는 관광객들도 상당하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명물들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점에서 주류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공장을 견학하거나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10월의 맥주 축제 등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인파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국내에도 내로라하는 주류 기업들이 많다. 이들의 역사와 역량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주, 맥주 브랜드 업체들이 갖는 기업역사와 자사의 브랜드에 대한 자존심은 막걸리 등의 전통주와 함께 충분히 세계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인사동 명물거리가 전통주와 함께 하는 우리 전통 음식축제의 거리로, 강원도 등 소주 제조공장이 있는 곳은 천혜의 관광 자원과 함께 하는 견학 코스로, 서울의 청계천 광장이 음악과 공연 예술, 그리고 한 잔의 술이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세계 유명 여행 가이드 서적의 몇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날을 꿈꾼다. 술은 예술과 문화의 일부분이다. 향과 맛, 색깔을 음미하고, 술자리에 함께 해 더 없이 정겨운 사람들에 취하다 보면 저절로 흥에 겨워진다. 언제 어디서라도 술이라는 매개체는 음악과도 어울리고, 조각, 그림 전시와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다시 말해 술 자체만이 아니라 문화, 역사가 어우러진 한국만의 새로운 아이템들로 세계를 공략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 물론 우리 사회의 음주 문화는 때로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술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무시할 수도 없다. 주류 업계가 단순히 술, 즉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로 여러 사업들을 기획해 기업의 사회 공헌을 늘리고, 또 바람직한 기업의 움직임을 제대로 알려 나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
  • 세계사 캐스터 / 로라리 지음

    요즘 뜨는 마케팅 개념 가운데 ‘날씨 마케팅’이 있다. 기후변화를 예측해 제품 생산과 홍보에 반영하는 것이다. 한 예로 올 여름 역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고 하자. 이 예보를 경쟁업체보다 하루라도 먼저 알게 된 에어컨 업체는 호들갑을 떨며 예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생산량도 예년보다 크게 늘릴 것이다. 소비는 당연히 따라오게 마련이다. 날씨는 경제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날씨가 역사를 바꿨다면 “가당키나 한 얘기냐.”며 힐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날씨가 역사를 바꾼 사례가 숱하다. 투표 당일 하늘을 쳐다 보며 마음 졸인 정치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투표율의 높고 낮음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들이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바라 보는 심정을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세계사 캐스터’(로라리 지음, 박지숙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역사를 바꾼 날씨에 관한 이야기이다. 1948년 미국 공화당 후보인 토머스 듀이와 민주당 후보인 해리 트루먼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제33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있었다. 여론조사 결과, 투표 전날까지 듀이의 당선은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트루먼의 승리였다. 선거 당일 공화당 우세지역인 일리노이주와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 폭풍우가 몰아쳐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이 승패의 갈림길로 분석됐다. 책에는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를 우습게 여기다 세계정복의 야망을 접어야 했던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실패담부터 에두아르트 뭉크의 역작 ‘절규’가 화산폭발에 기겁한 남자를 그렸다는 이야기 등 날씨에 관한 놀랍고도 흥미있는 에피소드가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바람은 국가나 문화를 형성하는데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흐린 하늘은 사람들의 생각과 견해에 영향을 미친다. 비는 사람들의 기분을 조절하고 정치와 질병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심지어는 역사까지도 바꾸어 놓는 힘을 갖고 있다.” 저자는 날씨의 힘을 역설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날씨를 지배하려는 인간의 욕망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1967년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은 북베트남 사람들의 보급로인 ‘호찌민 루트’를 파괴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효과가 없자 우기를 연장시키는 ‘기상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요오드화은을 구름 속에 뿌려 강우량을 30% 증가시킨 것. 저자는 단순히 날씨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 소개된 44편의 날씨와 관련된 세계사의 명장면들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건에서 사소한 요인 하나가 얼마나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1만 2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국립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 특별전

    ‘한라산과 제주에는 샘과 우물이 매우 적어서, 사람들이 5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길어오는데, 이를 가까이 있는 물(近水·근수)이라고 한다.’ 기묘사화로 유배지 제주에서 생을 마감한 충암 김정(庵 金淨·1486∼1521년)이 쓴 ‘제주풍토록’의 한 대목이다. 물을 길러가는데 5리 정도는 가깝다고 해야 할 지경이고 10리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강우량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편이다. 하지만 구멍이 숭숭뚫린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산회토 지질이어서, 내린 비는 곧바로 지하로 스며들어 해안가에서 물이 솟아난다. 이렇듯 먼 곳에서 물을 길어가는데 필요한 것이 ‘허벅’이다.196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새벽은 물허벅을 지고 용천수(湧泉水)나 공동수도장으로 물길러가는 아지망(아낙)의 발자국 소리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허벅은 보통 대나무로 짠 일종의 배낭인 물구덕에 넣어 어깨에 멘다. 이런 모습으로 물길러가는 제주 아낙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주를 상징하는 풍경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3일 기획전시실에서 ‘허벅과 제주질그릇’ 특별전을 시작했다. 민속박물관이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벌이는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행사의 하나이다. 한 때 대량 유통되었다는 양철허벅과 이른바 ‘고무다라이’와 비슷한 재질인 고무허벅에 눈길이 가는 것은, 산업화 사회가 도래했다는 20세기 후반에도 제주의 물사정은 ‘제주풍토록’이 씌어진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전에는 허벅을 비롯해서 허벅보다 입이 더 낮고 넓은 방춘이와 능생이, 입에 턱을 만들어 깔때기처럼 만든 등덜기, 소주를 증류하는 고소리, 떡을 찌는 시리 등 질그릇 220점과 사진 90점이 출품됐다. 제주목사를 지낸 이형상이 1702년에 제주의 자연·역사·산물·풍속을 기록한 ‘남환박물(南宦博物)’과 이원진이 1651년 제주목사로 재임한 26개월동안의 자료를 정리한 ‘탐라지’, 김상헌이 제주에 안무어사(按撫御史)로 파견된 1601년 8월부터 6개월동안 쓴 기행문 ‘남사록’등의 자료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특별전은 지역 민속자원을 발굴하여 지역민속을 보존하고 연구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고, 뭍 사람들에게 제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전시회장을 둘러보면, 생활사 박물관이 아닌 미술사 박물관에 온 것이 아닐까 착각할 만큼 허벅의 현대적 아름다움에 눈을 비비게 된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허벅의 매력을 관람객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꾸민 세련된 전시기법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요즘은 허벅의 선을 재현하지 못할 만큼 옛 허벅에는 나름대로 정제된 예술적 감각이 배어 있다.”면서 “지금은 허벅을 예술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달항아리가 그랬듯 100년쯤 뒤에는 허벅 자체가 갖고 있는 예술성이 부각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속박물관의 ‘허벅과 제주질그릇’특별전은 오는 8월15일 막을 내린다. 이어 9월18일부터 10월31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같은 전시회가 이어진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밀양 얼음골에 얼음이 없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에 얼음이 없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계곡 바위틈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얼음이 올해는 일찌감치 녹아 명성을 무색케 하고 있다. 13일 밀양시에 따르면 얼음골 얼음이 이달 초 모두 녹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년에는 3∼4월에 생긴 얼음이 7∼8월까지 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6월 초에 녹아버린 것. 지난해의 경우 7월 초까지 얼어 있었다. 얼음골에 얼음은 없지만 현재 결빙지점의 기온은 섭씨 1∼2도를 유지하고 있어 피서를 즐기기에는 문제가 없다. 계곡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차갑다. 이와 관련, 환경훼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으나 밀양시는 봄철 강우량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얼음골 얼음은 겨울이 따뜻하고, 봄에 비가 많이 내리면 빨리 녹는다.”면서 “올해는 봄비가 잦았기 때문에 얼음이 빨리 녹은 것”이라고 말했다.밀양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맑은 물 밝은 세상] (7) ‘홍수 파수꾼’ 다목적댐

    [맑은 물 밝은 세상] (7) ‘홍수 파수꾼’ 다목적댐

    기상청은 이달 중순쯤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가 벌써부터 걱정된다. 특히 기상이변으로 인한 돌발·집중호우는 물관리(治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15개 다목적댐이 있어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인해 다목적댐의 홍수조절능력에도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홍수 피해 예방은 다목적댐의 효율적인 물관리에 달려 있다. ●하천유량계수 400대1… 홍수·가뭄 되풀이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만 놓고 보면 홍수나 가뭄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인 데다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돼 수자원관리가 여간 어렵지 않다. 전체 강수량의 3분의2 이상이 6∼9월 홍수기에 집중해 내린다. 특히 기상이변에 따른 돌발강우와 특정 지역에 편중된 집중호우로 엄청난 홍수피해를 입고 있다. 하루 강수량이 80㎜이상 되는 호우가 연평균 25회,150㎜이상 내리는 비도 7회가량 된다. 홍수 때 넘쳐나는 물을 관리하는 데 진땀을 빼는 이유다. 국토의 3분의2 이상이 산지이고 대부분의 중소 하천은 급류가 많다. 대부분의 하천 흐름 방향도 남서쪽으로 몰린다. 흙으로 덮인 층이 얇아 가둘 수 있는 물의 양도 한정돼 있다. 때문에 호우 때는 연례행사처럼 물난리를 겪는다. 비가 그치고 나면 전국이 가물어 대지가 타들어가는 가뭄 피해에 시달린다. 우리나라 하천의 물관리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유량변동계수(최대유량과 최소유량의 비율)로 증명된다. 영국 템스강은 유량변동계수가 8대1이다. 미국 미시시피강은 3대1, 이집트 나일강은 30대1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 하천의 유량계수(댐 수량조절 이전)는 300∼400대1이나 된다. 문태완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실장은 “기상예측의 불확실성, 수량의 계절적 편차와 하천 유량 변동폭이 커 수자원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 강우·홍수 피해↑… 다목적댐 중요성↑ 홍수피해도 엄청나다.2002년 8월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의 위력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강릉에는 하루 870.5㎜가 내렸다. 피해는 사망 209명, 실종 37명,6조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고 8조원이 넘는 복구비를 쏟아부었다.2003년 태풍 매미도 큰 피해를 입혔다.1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도 4조 2000억원이나 됐고 복구에 6조 550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7월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62명 사망,1조 8000억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고 피해복구에만 3조 5125억원을 들여야 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상기후 현상이 점차 증가한다는 데 있다.100년에 한번 내릴 수 있는 시간당 최다 강우량을 최근 10년 동안 6번이나 넘겼다. 피해액도 4.5배 증가했다. 최근의 기후 변화를 감안, 강우확률모델을 변경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도 물관리는 엉망이다. 예방 사업보다 복구비가 많은 비효율적인 투자를 되풀이하고 있다. 치수 관련 예산은 ‘치수사업비)홍수피해(감소추세))복구비’로 이뤄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예산은 ‘치수사업비(홍수피해(증가추세)(복구비’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상강우 현상을 인위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정확한 기후 예측과 사전 예방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홍수 피해를 막는 효자는 뭐니뭐니해도 다목적댐이다.4대강 유역에는 15개의 다목적댐이 건설돼 있다. 하지만 다목적댐 건설은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수몰지역 재산권 행사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벽에 부딪치고 있다. 전경수 성균관대 교수는 “치수사업에는 게을리하고 엉뚱하게 피해 복구에만 예산을 쏟아붓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우(愚)를 범하고 있다.”며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만약 충주댐이 없었더라면… 만약 충주댐이 없었더라면…. 지난해 7월 한강수계 다목적댐(소양강댐, 충주댐, 횡성댐)유역의 평균 강우량은 898.8㎜로 예년(322.3㎜)에 비해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7월10∼22일에 내린 비만 충주댐의 경우 619㎜로 예년대비 3.3배나 많았다.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강우량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강 유역은 국가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남한강 여주지역과 한강하류의 범람이 우려됐다. 특히 남한강 충주댐(저수용량 27억 5000만㎥)은 계획홍수위(145m)를 불과 0.1m 남겨두고 있었지만 비는 그칠 줄 몰랐다. 건설교통부 홍수통제소와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 직원들 역시 피가 마르기 시작했다.24시간 15개 댐 수위를 분석하고 기상을 예측하느라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댐 상류인 충북 단양 주민들은 마을이 물에 잠긴다며 빨리 수문을 열라고 아우성쳤다. 반면 댐 하류인 경기 여주 주민들로부터는 시내가 잠긴다며 수문을 닫으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물관리센터는 그러나 수문을 모두 열지 않았다. 댐 운영 이후 최대인 2만 2650㎥/s가 유입됐지만 40%수준인 9050㎥/s만 조절 방류했다. 결국 충주댐이 여주 시내 범람을 막고 서울 지역 홍수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계속 수문을 닫아둘 수는 없었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댐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류지역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센터는 잠수교 수위가 점차 내려가고 여주지역도 물이 빠진 것을 확인한 뒤 비로소 댐방류량을 3000㎥/s로 늘렸다. 댐은 곧 계획홍수위에서 0.9m의 여유를 보이면서 위급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충주댐으로 유입된 28억㎥의 물 가운데 13억㎥를 하류로 흘려 보내고,15억㎥를 가둠에 따라 하류 여주지점의 홍수위를 3.05m 낮출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충주댐 하류 하천변 378ha(100만평)의 침수를 막아 2조 1000억원의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정확한 홍수 조절은 수공이 자체 개발한 ‘K-water홍수분석모형’덕분에 가능했다. 댐 방류에 따른 하류 하천 수위와 홍수량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자동 분석하는 첨단 기계다. 물관리센터 황필선 팀장은 “댐관리 전문가와 기상전문가, 전산·통계요원 50여명이 24시간 전국 15개 다목적댐과 용수댐을 지켜줘 홍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다목적댐 홍수관리 어떻게 우리나라 홍수관리는 원칙적으로 정부차원에서 이뤄진다. 전국 하천의 홍수관리를 총괄하는 곳은 4대강을 중심으로 설립·운영 중인 홍수통제소(Flood control office)다. 다목적댐은 대부분 하천의 상류에 건설되고 담수 용량이 커 홍수조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목적댐의 효과적인 홍수조절을 위해서는 댐 상·하류를 연계한 댐간, 댐∼하천간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에는 모두 15개의 다목적댐과 12개 용수전용댐이 있다. 댐 수량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곳은 한국수자원공사의 물관리센터다. 홍수 때 수문을 여닫는 의사 결정은 건설교통부 홍수통제소가 지휘한다. 홍수통제소의 의사결정은 그러나 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의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를 둔다. 물관리센터는 국내외 기상전문기관으로부터 각종 예보 기초자료를 실시간으로 받아 자체적으로 댐유역 국지 기상을 분석, 강우를 예측한다. 자동으로 지역별 댐별 홍수정보를 수집하고, 댐 상·하류 수위를 예측한 뒤 댐 방류 시기와 양을 정한다. 이를 홍수통제소에 보내면 수문을 열게 된다. 모든 자료는 1분 간격으로 생산된다. 주요 하천에 설치된 유량 측정기를 통해 수위 변화가 자동으로 센터로 들어온다. 운영자료는 무궁화2호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수신 처리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보리재배 농민들 ‘시름만’

    정부의 보리수매제 폐지 방침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4일 전남도와 농민들에 따르면 정부가 오는 2012년 보리수매제를 없애기로 하고 올 수매가를 지난해보다 2∼4% 낮게 결정,17만 1000t을 사들이기로 했다. 40㎏들이 1등품인 겉보리와 쌀보리는 3만 860원,3만 4260원이다. 그러나 보리수매는 1948년 이후 식량 자급과 농가소득 보전 차원에서 단 한 차례도 값을 내린 적이 없었다. ●민간유통 거의 불가능해 ‘속앓이´ 또 보리는 민간유통이 거의 불가능한 품목인 데다 대체작목 개발도 쉽지 않아 농민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따라서 전국 보리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지역에서는 수매 중단에 따른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지역 보리재배 면적은 4만여㏊이고 생산량은 10만t을 웃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전남은 전국 보리 생산량의 60%인 10만여t을 생산한다. 농민들이 보리 대신 대체작물인 양파·마늘 등을 재배하면 농산물 값이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인한 농가의 어려움을 들어 보리수매가 인하 방침을 거둬들이도록 중앙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또 보리생산 농가가 미리 알도록 수매가 사전 예고제 시행을 건의하고, 보리를 대체할 지역특화 작목을 육성, 관련사업비 지원도 요청했다. ●정부수매량은 생산량 절반 수준 올해 전북지역 보리 농사가 대풍을 이뤄 수매 대란이 우려된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보리 생육상황을 조사한 결과 올 생산량은 예년 평균 4만 5300t보다 20% 이상 증가한 5만 46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보리 재배면적이 줄었는데도 예상 수확량이 증가한 것은 지난겨울 따뜻한 날씨로 초기 생육이 좋았고 강우량과 일조량 등이 적당했기 때문이다. 도내 보리 재배면적은 지난해 1만 993㏊에서 올해 9955㏊로 줄었지만 10a당 생산량은 겉보리의 경우 601㎏, 쌀보리는 53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정부 수매량은 생산 예상량의 절반을 조금 넘는 2만 9400t에 불과해 나머지 2만 5000여t을 농가에서 자체 해결해야 할 실정이다. 그러나 잉여 생산량이 워낙 많은 데다 소비마저 해마다 줄고 있어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안 남기창·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백록담이 마른다

    한라산 백록담의 담수능력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백록담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 날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한라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백록담 담수 수위를 측정한 결과 4월부터 11월까지(222일) 백록담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낸 날은 모두 56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같은 기간 37일이 고갈된 것에 비해 19일이나 늘어난 것이다. 강우량이 133.5㎜에 머물렀던 10월은 23일 동안 백록담에 담수가 전혀 없었고 평균수위도 3.1㎝에 그쳤다. 또 강우량이 150.5㎜를 기록했던 11월 역시 평균수위는 3㎝에 머물렀고 백록담이 13일 동안 바닥을 드러냈다. 한라산연구소 고정군 박사는 “백록담의 담수능력 저하는 경사면에서 유실된 토사가 바닥에 쌓이면서 물이 빨리 빠지고 기존 바닥층과 유실된 토사층 사이에 물이 채워져 담수 높이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백록담의 담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퇴적된 토사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중요한 조건인 ‘자연의 온전성’ 등에 따라 인위적인 간섭은 배제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한라산연구소는 백록담 담수의 수위 변화에 대한 조사 분석을 통해 한라산 생태계 변화를 예측, 사라질 우려가 있는 동식물과 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25) 세계서 가장 아름다운 파리

    [프렌치 리포트] (25) 세계서 가장 아름다운 파리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꼽힌다. 유람선을 타고 센 강을 따라 가면서 강 양측에 늘어선 유서깊은 건축물들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안개라도 자욱한 날이면 파리의 아름다움은 극치에 이른다. 노트르담 성당의 종소리를 배경으로 광장의 비둘기들이 푸드덕대는 모습은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파리를 벗어나 교외로 나가 보면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넓고, 다양하고, 비옥한 자연환경을 보면 부러움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노랑 물감을 뿌려 놓은 것처럼 들판에 유채꽃이 만발하고 신록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5월, 온갖 꽃이 피어나는 6월의 프랑스는 형언하기 어렵게 아름답다. 그런데 더욱 감탄스러운 것은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그들의 노력이다. 프랑스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땀과 정성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보존과 조화를 중시한다 프랑스가 얼마나 복 받은 나라인지는 그 지리적 다양성과 풍부함에서 찾을 수 있다. 지리학자 필립 팽슈멜은 프랑스를 다섯개의 지역으로 구분했다. 온대 해양성 지역인 북부 방데에서 샹파뉴에 이르는 저지대는 강우량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양이 두껍게 덮여 있다. 북동부 지역은 고원지대로 비옥한 토양과 척박한 토양이 섞여 있는 곳이며 심한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평야, 언덕, 고원으로 이루어진 남서부 지역은 목초지가 많으며 비옥하다. 남동부는 척박한 석회암고원과 가파른 비탈, 소규모의 비옥한 평야와 계곡이 산재한 지중해성 기후의 다채로운 지형을 이룬다. 마지막으로 중부 산악지대, 쥐라, 알프스, 피레네 등 산악지역이다. 이렇게 다양한 나라의 넓이는 남북한을 합한 것의 2.5배 정도가 된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평야다. 평야의 95%가 경작가능한 땅인데 무척 비옥하다. 비가 일년을 두고 적당하게 내리기 때문에 홍수나 가뭄 걱정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나무가 잘 자라고 해충도 많지 않다. 이런 천혜의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프랑스는 민관이 힘을 기울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방치된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대도시든, 지방 도시든 국토관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시하는 원칙은 보존이다.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이요, 기존의 건축물이나 도시분위기를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자연환경과 기존의 도시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해 개발하는 것이 철칙이다. ●간판도 맘대로 못건다 파리의 사례를 보자. 파리에 갈 때마다 새삼스러운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 건물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빨리 바뀌고, 헐리고, 개발되기 때문에 6개월만 자리를 비워도 건물이나 길 찾기가 쉽지 않지만 파리는 100년전이나 10년전이나 그 모습 그대로이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이 사람들은 삐걱거리는 옛 건물을 허물고 날렵하고 초현대적인 고층 빌딩을 짓고 싶지 않았을까?물론 그렇겠지만 까다로운 규제들을 적용해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있다. 동서로 12㎞, 남북으로 9㎞ 크기에 센강이 그 중심을 가르는 파리시는 보존을 위한 규제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파리의 자치구는 파리의 발원지라고 알려져 있는 시테섬에서 출발해 나선형으로 총 20개 모양으로 구획돼 있다. 각 구를 ‘아롱디스망’이라고 하는데 파리시외에 리옹시도 아롱디스망으로 구를 나누고 있다. 시테섬 일부와 팔레루아얄, 루브르궁전이 포함된 1구를 포함해 피카소 박물관과 파리시 역사박물관이 있는 4구, 소르본대학이 있는 5구, 에펠탑이 있는 7구, 샹젤리제와 개선문이 있는 8구, 오페라좌가 있는 9구 등 파리의 중심부에 있는 구에 역사적 건축물들이 모여있다. 이런 건축물들은 문화부에서 문화재 관리법에 따라 특별관리하고 있다. 개인 소유의 건축물이라도 역사물로 지정등록된 것이면 못 하나도 주인 마음대로 박을 수 없다. 상업시설의 간판이나 광고판도 함부로 걸 수 없다.1979년 제정된 광고물 및 간판 관련 법률,2000년의 환경기본법에서 정한 규칙, 파리시의 간판 및 광고물에 관한 조례를 따라야 한다. 각종 법과 조례에 의하면 간판은 교통표지판과 혼동의 소지가 없어야 하고 문구는 프랑스어이거나 프랑스어 번역이 포함돼야 한다. 돌출식 수직간판은 상점을 운영하는 사업자와 지상층에 위치한 사업자만 설치할 수 있지만 외벽 높이를 초과할 수 없고, 그 폭은 거리 폭의 10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건물 벽면에 설치하는 평행간판은 건물 표면으로부터 0.25m를 초과할 수 없다. 광고제한지역은 약국을 제외하고는 점멸식 간판을 설치할 수 없다. 간판이나 광고판은 설치위치, 숫자, 규격, 색상, 재질 등을 명시해 시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통상 3∼4개월 정도 걸린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갖춰 허가받아도 지역 상인협회나 지역위원회에서 거부하면 설치할 수 없다. 간판 하나 다는 것도 이렇게 까다로운데 건물 짓는 것은 얼마나 어려울지 상상이 간다. ●번거롭지만 지켜야 할 가치 파리시가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나폴레옹 3세(1852∼70년 재위, 제 2제정) 시절이다. 당시 프랑스는 때마침 본궤도에 오른 산업혁명과 과학발전으로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안정을 누렸다. 나폴레옹 3세는 파리시장이던 오스만 남작에게 파리를 유럽 최고의 도시로 건설하도록 했다. 오스만 남작은 복잡하고 더럽고 비위생적인 파리를 싹 밀어버리고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벌였다. 직선의 넓은 대로를 구획하고 그 대로를 따라 화려한 건물들을 짓도록 했다.600㎞에 달하는 하수도망과 수도시설, 가스등이 설치되고 시내 곳곳에 대규모 녹지도 조성됐다. 그때의 파리가 지금의 파리와 외형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건물을 짓거나 리노베이션할 때 기존 건물들과의 조화를 해치지 않도록 하기 때문이다. 벽돌 색깔부터 건축물의 디자인 등 모든 것이 조화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리노베이션은 도로에서 볼 때 건물 정면을 그대로 둔 채 나머지 부분만 헐고 다시 지어 올리거나, 예전의 건축물을 뼈대로 새로 고치는 방식이다. 거리 이름도 함부로 바꾸거나 새로 지을 수 없다. 함부로 훼손하고 졸속으로 개발할 경우 두고두고 역사적 과오로 지적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려는 당국의 노력과 규제를 따르는 것이 불편하지만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려는 프랑스인들의 노력이 이뤄낸 작품이 바로 오늘의 프랑스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소방방재청 또 문자서비스 오류소동

    ‘22일 16시 지역 태풍경보, 총 ㎜의 많은 비 예상, 태풍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여 안전한 하루 되세요.’…‘22일 16:53에 발송된 태풍경보 휴대폰 문자는 잘못 전송된 것임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태풍·대설·호우 특보를 비롯한 ‘긴급 재난 문자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소방방재청이 휴일 ‘때아닌’ 태풍 경보 메시지를 발송해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오후 4시55분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태풍 경보 지역과 예상 강우량 등을 뺀 채 태풍경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날 잘못된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중부지방 기지국 전파 관할대에 속한 모 이동통신사 가입자들로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기상청과 소방방재청 등에는 문의·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포털사이트 등에는 ‘태풍 경보’가 검색 순위 상위권으로 올랐다. 기상 관련 재해 정보를 전달하는 기상청은 “현재 한반도는 물론 주변 지역에서도 태풍이 전혀 관측되지 않고 있다.”면서 “사실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다.”고 말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소방방재청은 26분 뒤인 오후 5시21분에서야 정정 메시지를 보냈다. 소방방재청은 “자체 서버를 통해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재해 정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는데 서버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면서 “실수로 태풍경보 기본 포맷이 송출된 것인지,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킨 것인지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소방방재청은 지난 1월 평창 지진이 일어났을 때에도 10여분이나 늦게 ‘○○지역 지진으로 여진 우려, 당황하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 바람’이라는 내용 없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빈축을 샀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전국에 흙비… 서울 15일 영하 6도

    14일 전국적으로 황사가 섞인 흙비가 내릴 전망이다. 비가 그친 뒤에는 기온이 내려가고 바람이 강해지면서 체감 온도가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3일 “전국적으로 아침 한때 비 또는 눈이 온 뒤 점차 개겠다.”며 “오후까지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고, 곳에 따라 천둥·번개를 동반한 돌풍이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며 시설물 관리에 주의를 기할 것을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에서 발달한 약한 황사가 한반도로 유입돼 오전까지 황사가 섞인 흙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예상 강우량은 5∼10㎜이고 아침 최저기온은 0도, 낮 최고 기온은 영상 1도로 13일보다 6∼7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15일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 서울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내려가고, 바람도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쌀쌀한 날씨는 16일 오후부터 점차 풀려 설 연휴는 포근한 날씨가 예상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中 황허 오·폐수 몸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빨간색, 하얀색, 우윳빛…’ 중국의 황허(黃河)가 황토빛이 아닌 다양한 색을 연출하고 있다.24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간쑤(甘肅)성 성도 란저우(蘭州)시 일대 황허에 30㎞에 걸쳐 우윳빛 띠가 형성됐다. 근처 공장 등에서 유입된 오·폐수 때문이다. 이는 지난 두달새 4번째 일로 10월22일과 11월21에는 빨간색, 이달 7일에는 하얀색 포말띠가 수㎞씩 생겨났다. 앞서 2차례에 걸친 빨간색 띠는 난방용 온수를 공급하는 공장이 파이프에서 온수를 빼내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염료를 첨가한 것이 유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들은 황허 수자원관리위원회의 최근 연례 보고서를 인용, 적은 강우량과 폐수로 인한 오염 등으로 황허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황허에 유입된 폐수는 43억 5000만t으로 전년도에 비해 8800만t 늘었다. 폐수의 73% 이상은 공장에서 방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수자원의 과도한 사용도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황허의 수자원 이용률은 60%로 국제적으로 한계치로 알려진 40%를 크게 넘어섰다. 황허에서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물의 양은 40년 전의 10분의1로 줄었다. 중앙정부는 황허와 그 지류에 3000여개의 댐을 건설, 수자원 활용률을 높이고 있지만 가뭄과 퇴적현상으로 자정 능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jj@seoul.co.kr
  • 겨울이 있는 열대

    겨울이 있는 열대

    글 황두진 건축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막 지났다. 우리나라 가을 특유의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기조차 하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비가 온 지도 한참 되어 오히려 농부들은 가을 가뭄을 걱정해야 할 듯하다. 비 피해가 심했던 강원도, 전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날씨에 대해서 다시 심드렁해졌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건축가가 고민해야 하는 수많은 것들 중에 기후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 해당한다. 열대 지방의 건축과 한대 지방의 건축이 다른 것은 문화적인 배경 이전에 기후의 차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시대가 좀 달라졌다. 기후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고, 또 무엇보다 그것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더우면 에어컨 돌리고 추우면 보일러 켜는 것이 너무 당연한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결과 어떻게 하면 건물을 기후에 맞게 현명하게 지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그야말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그런 태도가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이것은 단순히 에너지의 소비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점차로 비와 관련된 문제가 심각해져 가고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반도에 비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오고 있다. 처음 몇 년간은 그저 예년에 비해 비가 좀 더 오나보다 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것이 절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이 점차 명확해진다. 그러면서 여름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덥고 습하다. 게다가 점차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결국 우리에게는 여름과 겨울만 남는 셈이다. 그래서 이렇게 변화는 한반도의 기후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결국 ‘겨울이 있는 열대(tropical with winters)’가 되는 셈이다. 매우 극단적인 기후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들,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민감한 건축들에게 이것은 큰 도전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건물들은 다양한 종류의 기후 조건과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더위와 추위는 기본이고 이제 비가 전혀 새로운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여름의 강우량, 특히 순간 강우량은 동남아시아 열대 지방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높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전에 비해 빗물을 효과적으로 흘려보낼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배수를 위한 파이프의 직경을 키우고 건물에서 방출된 물이 어떻게 배수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습도는 또 다른 적이다. 기온만으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더운 나라들은 많다. 남부 유럽은 여름에 종종 40도가 넘는다. 그러나 막상 가보면 그런대로 견딜 만한데 그 이유는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여름은 갈수록 견디기 어려워진다. 물론 일본이나 홍콩, 대만 등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한여름, 특히 장마 중에는 정말 모든 것이 불편하고, 심지어 불쾌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저마다 에어컨을 돌리고 그러면 실외 기온에서 나오는 열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에 갇혀 이른바 열섬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밤이 와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갈수록 늘어난다. 기후적 악순환이 계속되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후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해답, 적어도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한옥이다. 한옥은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어 온 집단창작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자연적, 인문적 환경에 잘 적응해온 결과물이다. 비록 여러 가지 단점이 있고 오늘날 보편적 주거로서의 명맥이 매우 빈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가치가 있는 건축이다. 특히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한여름, 깊게 뻗은 처마가 비를 막아주고 열어젖힌 분합문을 통해 그나마 약간의 바람이 살랑거리는 것을 느낄 때면 도대체 이 시대에 무엇이 과연 첨단 건축인가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마가 전혀 없어 비가 오면 창을 열 수 없고, 그러다 보니 실내 습도가 더욱 올라가 결국 에어컨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대식 건물에서 지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더욱 들게 된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조차도 변해 가는 한반도의 기후 덕인지 모른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황사 진원지 고비사막에 ‘그린 월’ 만든다

    황사 진원지 고비사막에 ‘그린 월’ 만든다

    ‘중국의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았다면 몽골에는 그린 월(Green Wall)이 있다.’ 몽골 남부의 달란자드가드는 고비 사막 바로 위쪽에 자리하고 있어 아시아에 남아 있는 마지막 목초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 사는 바출룬 두로브는 매일 아침 사막 근처 막사에까지 차를 몰고 나가 인부들을 깨운 다음 수개월 전 심어놓은 나무들에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24일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몽골판 ‘나무를 심는 사람’으로 불릴 만한 그의 일과를 따라 몽골 정부가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그린 월’ 프로젝트를 조명했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고비사막 위쪽 지평선을 따라 묘목과 각종 나무들로 총 길이 3000㎞의 ‘장벽’을 만들게 된다. 정부는 이 장벽을 잇는 데 30년의 세월,1억 5000만달러나 그 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비사막의 모래와 소금기가 바람에 실려 중국과 한국, 심지어 미국 서부 해안에까지 동진(東進)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2008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베이징에는 매년 봄마다 30만t가량의 모래와 흙먼지가 날려와 올림픽 성공 개최 여부가 황사에 달렸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몽골도 경작지가 줄어 고통받고 있다. 사막화 영향과 동물 사육이 빠르게 늘어난 탓에 14만㎢의 경작지가 사라졌고 683개의 강줄기가 말라붙어 버렸다. 연 평균 기온은 1940년대와 비교할 때 섭씨 2도가 올랐고 고비사막의 강우량도 그때보다 10% 정도 줄었다. 경작지는 물론 목초지가 줄어들게 되면 유목국가 몽골은 국가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몽골이 국가적 차원의 사업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다. 한국의 로터리 클럽이 기부해 지난 2년 동안 36만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다. 그러나 유엔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 프로젝트에 기부금 내기를 거부하고 있다. 몽골 자연환경부 소속으로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아비르메드 아우이르자나는 사막에 새로 심은 나무의 20∼50%가 말라 죽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현지 로터리 클럽은 주식중개인 출신을 영입, 프로젝트 진척 사항을 점검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거센 모래바람과 맞서며 나무 돌보는 데 여념이 없는 바출룬 두로브는 흔들림이 없다. 그는 “미래에 이 곳에 숲이 들어서면 무척 자랑스러울 것”이라는 말로 나무 심는 이유를 대신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가을 가뭄… 농심이 탄다

    제주와 전남 등 남부 일부지역과 충남 등 중부지역에 가을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심이 바싹 타들어가고 있다.11일 제주도에 따르면 평년 10월 상순 강수량은 30∼40㎜였으나 올해는 제주시와 서귀포·성산포가 1㎜, 고산이 0·5㎜에 그쳤다. 더구나 이달 말까지 비다운 비 예보가 없어 가을 가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창 자랄 시기인 마늘과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등이 충분한 수분을 공급받지 못해 성장에 지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제주지역 기온도 예년보다 0.9∼1.8도 정도 높아 토양 수분증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는 24시간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는가 하면 차량을 이용해 물을 실어나르는 등 물대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모(55·제주시 구좌읍)씨는 “당근과 감자밭은 24시간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있지만 콩은 이미 말라 죽어가고 있다.”면서 “조만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 농사는 망치게 된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에서도 밭작물 생육기인 지난달 강수량이 평균 47㎜로 지난해 137㎜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다음달 중순 본격 출하를 앞둔 김장배추와 무 농가에서는 요즘 비가 내리지 않아 발을 구르고 있다. 영암군에서는 농민들이 밤잠을 설치면서 물주기에 힘쓰고 있다. 더욱이 양파와 마늘 특산지인 무안·함평·해남·고흥·신안 등에서는 모종 이양을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충남지역에도 지난달 18일 이후 비가 전혀 오지 않아 서산·태안·당진군 등을 중심으로 밭작물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의 8∼9월 강우량은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499.2㎜의 13.7%에 불과하다. 요즘은 콩과 들깨가 여물고 김장채소인 총각무와 쪽파 등이 한창 자라는 시기여서 물 공급이 절실하다. 저수율도 서산시 운산면 용현저수지 29.1%, 해미면 산수저수지가 35.4%에 그치는 등 크게 떨어졌다.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등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까지도 절대 부족해 소방차를 동원, 식수를 공급하는 소동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고 기온도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가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취임1돌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

    취임1돌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

    한국수자원공사는 정부기관 평가에서 늘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정받던 공기업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꼴찌 수준으로 떨어져 기관경고까지 받았다. 물공급 전문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환경부장관에서 수자원공사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곽결호(60)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대전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기관평가에서 꼴찌 점수를 받게된 사연부터 물었다. 곽 사장은 “장기간 CEO 부재, 노조의 윤리문제,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사기저하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굳이 치부를 숨기지 않았다. 수자원 개발·관리를 둘러싼 사회갈등을 치유하지 못하고 갈등을 야기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수자원 개발·관리, 물공급 독점 기업이라는 자만심으로 무사안일에 빠졌던 수공이 요즘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국민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강도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곽 사장은 취임 이후 조직부터 손댔다. 의례적인 조직개편이 아니라 확 뜯어고쳤다. 공급자 위주의 조직을 현장 중심의 서비스 기능으로 바꿨다. 필요없는 조직은 과감하게 메스를 댔다. 인사 관행도 뒤집었다. 주요 보직에는 직종에 따른 장벽을 없애고 개방형 공모를 통해 적임자를 앉혔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어리둥절하고 불만을 내비쳐 걱정했는데, 혁신 차원의 인사라는 점을 이해해줘 무리없이 단행할 수 있었다.”고 뒤돌아봤다. 공기업 경영의 방향에 대한 곽 사장의 소신은 뚜렷했다.“청렴과 혁신, 수익과 공공서비스, 보존과 개발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기업은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직원들의 윤리 위반 행위에 대한 징계는 어느 기업 못지않게 엄격하다. 모든 직원은 청렴서약을 하고 만(萬)의 하나라도 생길 수 있는 부조리를 막기 위해 전국 사무소마다 ‘청렴지키미’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문제를 일으켰던 인사비리 연루자 18명을 한꺼번에 중징계한 것은 유명하다. 곽 사장은 투명한 업무 처리와 고객중심의 경영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기업의 수익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19.5%인 부채비율을 더 낮춘다는 계획이다. 모든 부서장과 ‘경영계약제’를 맺고 변화와 혁신을 통한 경쟁력을 찾는 데 매달리고 있다.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수공의 미래 모습을 담기 위해 지난 7월에는 열린토론회도 열었다. 수자원개발 수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곽 사장은 최근 한명숙 국무총리를 수행, 중앙아시아 4개국을 방문해 물관리 기술 수출과 수자원 분야 협력을 다졌다. 캄보디아에는 우리 수자원 개발 기술을 그대로 전수키로 했다. 공기업의 보편적 서비스도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지방 상수도 보급을 늘리는 일이다. 사업성만 따진다면 별볼일 없는 사업이지만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마을에도 깨끗한 상수도를 보급하자는 취지로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충남 논산시를 비롯해 9개 지방자치단체가 수공에 상수도 사업을 맡겼다. 수공은 35개 지자체와 기본협약을 맺었다. 곽 사장은 “수돗물 서비스는 어디에 살든, 누구든지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 “수질과 시설이 열악한 지방 상수도 사업을 맡아 경영효율화와 수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구의 10.2%인 520만명 정도가 수돗물 혜택을 아직 받지 못한다.”면서 “‘사랑·희망·생명의 물’사업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 물은 자연재해나 재난으로 물 부족을 겪는 주민을 위해 대형 급수차나 대형 병에 물을 담아 긴급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집중호우를 입은 강원지역에는 대청댐 수돗물병을 보내기도 했다. 희망의 물은 지하수를 먹는 초등·중·고등학교에 정수시설을 설치해주는 일이다. 현재 100개 학교를 지원하고 있다.2007년까지 500개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명의 물은 식수원이 없는 외딴 섬 등에 해수 담수화시설을 맡아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물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곽 사장은 지난 여름 집중호우 때 가장 긴장했던 사람이다. 다목적 댐 관리를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로서 며칠밤을 새웠다. 과학적 댐관리로 홍수 피해를 크게 줄였다. 민감한 사항이라서 그런지 구체적인 수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지만 방향만큼은 확신에 차있다. 환경부장관 출신이지만 “한쪽의 주장을 고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발과 보전이 공존하는 수자원개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 수요가 늘고 있는데 지표수 개발을 억제하면 결국 지하수 이용을 증가시켜 나중에 더 큰 환경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부족 주장과 관련,“수자원은 전기·통신·에너지처럼 전국 네트워크가 어려운 만큼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물 부족이 심각하지 않다는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밝혔다. 강우량은 많지만 집중호우로 이용할 수 있는 물이 한정돼 언제나 물부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댐을 짓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는 댐 건설에 대한 방향에 대해 “지역 실정에 맞는 친환경 중소형 규모 댐이어야 한다.”며 “대규모 댐은 환경파괴와 지역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고 잘라말했다. 원가 절감으로 물값을 안정시키는 일도 관심사다. 그는 “올해 상수도 요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묶어뒀다.”면서 “내년에도 기술개발과 댐 운영관리 혁신으로 값싼 양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전액 국고로 지원되던 광역 상수도건설 비용의 70%, 댐건설 보상비의 100%를 수공이 부담키로 했다. 곽 사장은 1973년 기술고시에 합격,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건설부 상하수도과장·국장, 환경부 수질보전국장·기획관리실장·차관·장관을 지낸 누구나 인정하는 ‘물 박사’이자 환경 전문가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곽결호 사장 프로필 ▲60세 ▲1974년 영남대 토목공학과 졸업 ▲1980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 ▲1998년 미국 컬럼비아대 환경공학 박사과정 ▲2002년 한양대 환경공학박사 ▲1973년 기술고시 9회 합격 ▲1976∼96년 건설교통부 상·하수도과장, 상하수도국장 ▲1996∼2003년 환경부 수질보전국장, 기획관리실장 ▲2003∼04년 환경부 차관 ▲2004∼05년 환경부 장관 ▲기술사 자격 4종(상하수도, 토목시공, 건설안전, 토목품질시험) 취득
  • [녹색공간] 물의 흐름/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었고 홍수 피해도 컸다. 특히 강원도 지역의 집중 호우는 하천 주변의 도로와 주택 그리고 농경지를 파괴하였다. 우리는 자연의 힘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연평균 1274㎜의 비가 내린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전체 강수량의 3분의2 이상이 6월에서 9월 사이에 집중된다. 또한 가뭄이 심한 해에는 강수량이 750㎜ 정도로 떨어지고, 어떤 해에는 1700㎜를 넘기도 한다. 특히 우리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집중호우는 아직까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지구상의 물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물은 액체 상태이나 수증기나 얼음 상태로도 존재하며 약 14억㎦ 정도가 된다. 이중에서 97%가 바닷물이고 공기 속의 수증기와 하천, 호소, 지하수로 순환되는 물은 1% 정도에 불과하다. 물의 흐름을 잘 이해하면 물에 의한 피해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바다나 지표면에서 증발하는 물은 수증기가 되어 비나 눈으로 내린다. 지표면에 떨어진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하천으로 모이거나 지하에 스며들어 다시 바다로 돌아간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생태계는 이런 물의 순환 과정에서 각각 필요한 물을 이용한다. 우리나라는 70% 이상이 산악지형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산 골짜기로 모인 물이 하천으로 몰려들어 하천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다. 나무가 울창한 산은 나무나 풀잎이 물방울을 잠시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 폭우에 의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북한은 비슷한 강우량에도 우리보다 훨씬 큰 피해를 입는다. 북한의 산은 대부분 벌거숭이 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장마에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은 벌목된 나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무분별하게 개간한 고랭지 채소밭들이 많은 강원도 일부 지역이었다. 물의 흐름을 막거나 토사가 유출되어 하천이 범람하면서 커다란 피해를 입은 것이다. 하천에 모인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다음 단계로 저수지나 댐이 있다. 한강 상류의 소양댐과 충주댐이 한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물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삶의 질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도시는 녹지가 제한적이고 물이 스며들 수 있는 면적이 적기 때문에 물의 흐름이 매우 빠르다. 따라서 국지적으로 폭우가 오면 도로에 모인 물이 하수도를 통해 하천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특히 한강의 수위가 높아지면 저지대의 침수를 막기 위해 배수지에서는 펌프로 빗물을 한강으로 퍼 올린다. 이번 장마에 서울이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배수지의 관리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기상이변은 많은 비가 순식간에 내리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빗물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도시화지역이 79% 정도이며,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층이 지표면의 70% 이상이다. 지하수가 고갈되어 하천이 마르고 도시형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종합적인 물순환관리체계가 필수적이다. 한강 상류의 다목적댐은 한강 하류 지역의 홍수조절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도시형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준비는 아직 부족하다. 서울시가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공원화사업이 있다. 제한된 지역에 조성되는 공원이지만 빗물을 저장하는 공간을 확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뉴타운사업과 같은 재개발 지역에서는 물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빗물저장소의 설치와 옥상녹화가 병행 취진돼야 한다. 도로에 쌓인 오염물질이 한꺼번에 하천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폐사시키고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초기 우수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저장시설 건립과 지하터널의 건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되었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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