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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접대 정황·조선일보 외압 있었다면서… 끝내 재수사는 없다

    술접대 정황·조선일보 외압 있었다면서… 끝내 재수사는 없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장씨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술접대를 강요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러나 핵심 쟁점이었던 성접대·성폭력 여부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히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도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장자연 사건’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술접대 등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당시 수사 결과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13개월에 걸쳐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관련자 84명을 조사한 결과를 250쪽 분량의 보고서에 담아 지난 13일 과거사위에 제출했다. 우선 과거사위는 장씨가 남긴 문건에 담긴 폭행, 협박, 술접대 등 피해 사례가 대체로 사실에 들어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씨는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강요로 ‘조선일보 방 사장’과 ‘방 사장 아들’ 등 유력 인사에 대해 술접대를 한 내용을 문건에 기재했다. 다만 과거사위는 “내용 모두가 형사상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방 사장’이 누구인지도 특정하지 못했다. 또 성접대를 요구했다는 유력인사들의 명단이 기재됐다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증언도 부족해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장씨의 지인인 윤지오씨가 리스트에 등장하는 이름을 직접 봤다고 진술했지만, 과거사위는 “윤씨가 조사단에서 명단이 누가 어떤 의미로 작성했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윤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리스트를 본 적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윤씨가 리스트에서 봤다고 주장한 정치인도 조사하려 했으나 해당 정치인이 조사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결국 과거사위는 장씨에 대한 성폭행 의혹도 수사에 들어갈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당초 조사단 일부 단원이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해 재수사하는 방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사위는 “윤씨의 관련 진술이 추정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증거로 삼기 어렵다”면서 “성폭행이 실제 있었는지, 가해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의 부실 수사와 조선일보의 경찰 수사 외압 정황은 사실로 확인됐다. 과거사위는 검찰이 ‘조선일보 방 사장’이 조선일보 사주 일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진술한 소속사 대표 김씨의 말만 믿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했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과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을 찾아가 조사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한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공소시효와 징계 시효 등의 벽에 부딪혔다. 조선일보는 과거사위 발표에 유감을 나타내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과거사위는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만 검찰 수사를 권고하고, 나머지 성접대·성폭행·외압·부실수사 의혹에 대해선 수사 권고를 하지 못했다. 이외에 과거사위는 성폭행 피해 증거를 장기간 보존해야 하고,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 은폐 행위에 대한 ‘법왜곡죄’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성폭행 혐의 추가… 檢 ‘김학의 의혹 키맨’ 윤중천 영장 재청구

    성폭행 혐의 추가… 檢 ‘김학의 의혹 키맨’ 윤중천 영장 재청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이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윤씨에 대해 강간치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기, 공갈 미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무고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 19일 윤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번 영장청구서에 새로 포함된 혐의는 강간치상과 무고 혐의 등이다. 검찰은 2006~2008년 사이 윤씨의 강요에 못 이겨 윤씨와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모씨가 제출한 정신과 진료 기록 등을 근거로 이씨가 성폭행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해 윤씨에게 강간치상 혐의(공소시효 15년)를 적용했다. 이씨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정 신청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검찰은 재정 신청에 포함되지 않은 성폭행 혐의를 추려 청구서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8일 과거사위가 수사 권고한 윤씨의 무고 혐의도 영장 청구서에 포함시켰다. 윤씨는 옛 내연녀 권모씨로부터 빌린 20억원가량을 돌려주지 않고, 2012년 말 자신의 아내를 통해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고소하도록 시킨 혐의를 받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슈퍼 매파 vs 협상파… “美외교·안보 균형추 폼페이오로 기울 듯”

    슈퍼 매파 vs 협상파… “美외교·안보 균형추 폼페이오로 기울 듯”

    볼턴 ‘이란 12만 파병설’ 트럼프 눈밖 호전적 성향에 공화당 내부서도 우려 폼페이오와의 잦은 불협화음 도마위 北·이란·베네수엘라 정책 입지 축소 ‘볼턴(왼쪽)이냐, 폼페이오(오른쪽)냐.’ 최근 북한의 군사행동과 이란의 핵개발 재개 선언, 베네수엘라 정권 퇴출 논란 등 굵직한 안보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주도권 다툼이 부각되고 있다.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협상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갈등설까지 불거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엇박자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 등 미 언론은 최근 ‘이란 12만 파병설’의 근원지인 볼턴 보좌관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경찰’ 역할에서 벗어나 ‘신고립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만 파병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나는 전쟁으로 가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전쟁은 경제를 해치고 무엇보다 사람을 죽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면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과 파병에 반대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이 같은 철학을 뒤집은 것이 볼턴 보좌관의 12만 파병설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매파 참모들이 이란과의 전쟁이 가까이 온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데 대해 짜증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화당 내에서도 볼턴 보좌관의 호전적인 성향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 더힐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자주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이란·북한·베네수엘라 압박의 최종 목적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군사 압박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보지만, 볼턴 보좌관은 대화에 극히 회의적이다. 워싱턴 정가는 앞으로 외교·안보의 균형추가 폼페이오 장관에게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볼턴 보좌관은 이란과 베네수엘라 문제에 중점을 두는 투 톱 체제로 운영돼 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12만 파병설로 볼턴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나면서 앞으로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 3대 이슈에서 목소리가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이날 한 매체 기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볼턴 보좌관 등 매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며 “볼턴은 다른 나라에 자국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다는 마법적 사고를 가진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폭력 남편” SOS 세 차례 묵살… 30년 맞던 아내 결국 스러졌다

    “폭력 남편” SOS 세 차례 묵살… 30년 맞던 아내 결국 스러졌다

    경찰 “가족끼리 해결하라”… 방치 일쑤 올 1분기 재범률 11.1%… 3년 만에 3배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1.1%에 그쳐 범정부 대책 내놨지만 ‘法의 사각’ 신음지난해 12월 안수현(가명)씨의 어머니는 30년 가까이 이어진 가정폭력 끝에 남편에게 살해됐다. 안씨 가족은 그동안 3번이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사회에 꾸준히 SOS를 쳤지만, 아버지가 체포되거나 구속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출동한 경찰은 “집안일이니 가족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돌아갔다. 자녀들까지 흉기에 찔릴 뻔하거나 목을 졸리는 지경에 이르러 두 번 가정법원을 찾았지만, 가해자는 상담소 위탁 교육 처분만 받고 다시 집으로 걸어 들어왔다. 법원도 별것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아버지는 “신고할 테면 해보라”며 더욱 노골적으로 폭력을 휘둘렀고, 결국 어머니는 아버지가 휘두른 흉기에 잔인하게 살해됐다. 안씨는 “아무도 아버지를 우리 가족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아 주지 않았다. 살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절규했다. 20일 서울신문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재범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6년 3.8%였던 가정폭력 재범률은 2017년 6.2%, 2018년 9.2%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1~3월)는 11.1%에 달했다. 가정폭력 사범 10명 중 1명이 다시 가족 구성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셈이다. 신고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올해 1분기 1.1%에 불과했다. 2016년~2018년 구속률은 1%를 밑돌았다. 강하게 처벌하지 않거나 가해자를 피해 가족들에게서 완벽하게 격리시키지 않으니 마음 놓고 재범을 저지르는 것이다. 한 가정법원 판사는 “가정폭력은 가해자가 집에 계속 머물며 습관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재범률이 높다”면서 “왕따 현상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를 가정 밖으로 완전히 밀쳐 내거나, 피해자가 가해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등 가정에 특별한 변화가 있지 않는 한 가정폭력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경찰청,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은 지난해 11월 중대 가정파탄 사범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출동한 경찰관이 가정폭력 현행범을 즉시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폭력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3월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 출동 경찰의 응급조치 유형에 ‘현행범 체포’를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대책은 여전히 관료들과 경찰들의 서랍 속에 방치돼 있다. 현행범 체포 및 피해 가족과의 분리는 형사소송법이 개정돼야 이루어질 수 있다. 안씨 가족과 같은 피해를 막을 대책이 전무한 셈이다. 가정폭력은 집안에서 반복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신고도 쉽지 않다. 우리 사회가 강요해 온 특유의 온정주의 탓에 용기를 내 신고해도 무시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가정폭력이라는 ‘뫼비우스의 띠’는 안씨의 어머니처럼 피해자가 죽어야 끝나는 경우가 많다. 서울신문은 21일 부부의날을 맞아 3회에 걸쳐 가정폭력의 실태와 특성, 대안을 찾아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풍등 화재’ 이주노동자 수사라며… “거짓말 말라” 123번 윽박지른 경찰

    지난해 10월 풍등을 날려 경기 고양의 저유소에 불이 나게 한 이주노동자 A씨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경찰이 A씨에게 윽박지르듯 반복적으로 ‘거짓말하지 말라’고 채근한 것이 진술거부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봤다. 인권위는 20일 경찰이 저유소 화재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A씨에게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 ‘거짓말하지 말라’는 등 추궁한 것은 사실상 자백을 강요한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또 경찰이 이주노동자의 이름 일부나 국적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로부터 진정을 접수받아 사건을 조사해왔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8일 긴급체포된 이후 4차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을 추궁하며 모두 123회나 ‘거짓말’을 발언했다. A씨의 진술을 두고 “거짓말이 아니냐”고 되묻거나 “거짓말하지 말라”고 호통치는 등의 내용이다. 또 인권위는 피의자 신상정보를 언론 등에 유출해 A씨 개인은 물론이고 사건과 무관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악화시켰고 실화 가능성에만 세간의 이목이 쏠리게 해 안전관리 부실 등 근본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관할 경찰서장과 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경찰관에 대해 주의 조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피의자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 특이한 정치인 조사 거부”…일문일답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속 이름 특이한 정치인 조사 거부”…일문일답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일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조선일보가 이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핵심 쟁점이었던 고인의 성폭행 피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고인이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당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를 폭행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했지만 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었다. 문준영(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과거사위 위원은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성접대 의혹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어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서는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거사위는 또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실물을 확인할 수 없고 관련 증언도 부족해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냈다. 다음은 문준영 위원과 취재진과의 일문일답. -고인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가 ‘장자연 문건’에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이 있다고 증언했었는데.“과거사위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 외 성접대 요구자 명단이 기재됐다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실물이 확인되지 않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에서 리스트 실체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에 대해 윤씨가 진술한 부분을 크로스체크(대조검토)했다.” -해당 정치인은 조사했는지.“(진상조사단이) 해당 정치인의 이름을 확인하고 진술에 타당성이 있는지 봤다. 그러나 (정치인을) 불러서 조사한 것은 아니다. (해당 정치인이) 조사 요청을 거부했다.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에 의한 성접대 강요 부분에 대한 판단은.“성접대 부분에 대해서는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는데, 현재로서는 현재로서는 특수강간 또는 강간치상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술접대 부분은 강요라고 판단했다.” -검찰에 대한 수사 권고까지 가지 않은 이유는.“여러 부분에서 중요한 자료가 누락됐다는 것을 확인했으나 조사과정에서 관련자들이 다들 ‘그럴 리가 없다’고 진술했다. 누락이 의도적이었다고 판단할 만한 구체적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 현재 남아있는 고인의 통화내역은 당시 수사검사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 원본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당연히 기록에 편철됐어야 할 것들이 빠져 있는데, (당시 검찰) 수사팀이나 검사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문건에 나온 ‘조선일보 방사장’과 ‘방 사장 아들’은 특정이 안 된다는 것인가.“그렇다. 구체적으로 특정은 하지 못했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고인이 아는 사이라는 참고인 진술이 있었는데.“구체적 범죄사실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 추문 ‘카지노 황제’ 스티브 윈...2020년 미 대선 트럼프 ‘돈줄’ 역할 여전

    성 추문 ‘카지노 황제’ 스티브 윈...2020년 미 대선 트럼프 ‘돈줄’ 역할 여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로 불명예 퇴진한 미국 카지노 재벌 스티브 윈(77) 전 윈 리조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공화당의 중앙당 격인 전국위원회(RNC)에 수십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윈 전 회장은 성추문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초 RNC 재무위원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어 트럼프 진영을 향한 비난이 제기된다. 윈 전 회장은 지난 17일 뉴욕 맨해튼에서 미 자산관리업체 ‘칸토 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루트닉의 주최로 열린 고액 정치모금 만찬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날 만찬에서 500만 달러(약 59억 7100만원) 이상이 모금됐다고 밝히면서도 윈 전 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윈 전 회장이 지난달 미 상원 공화당 선거지원 조직인 ‘상원 공화당 전국위원회’(NRSC)에 15만 달러, RNC에 24만 8500달러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성추문 논란이 일기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늘 기부에 함께 참여해온 윈 전 회장의 부인이 최근 잇단 기부엔 동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화당이 윈 전 회장으로부터 2020년 미 대선을 위한 트럼프 캠프의 정치자금을 받는 것을 둘러싸고 위선적이란 비판이 나온다. 로나 롬니 맥대니얼 RNC 위원장은 앞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향해 ‘미투’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으로부터 받아온 기부금을 반환하라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왔다. 와인스타인은 오랜 민주당 지지자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해왔다. 맥대니얼 위원장은 2017년 트위터를 통해 “와인스타인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 민주당 주머니를 채웠다. DNC가 진정 여성을 옹호한다면 와인스타인의 더러운 돈을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윈 전 회장은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에 있는 윈 리조트 소유주로 벨라지오·앙코르·트레저 아일랜드·미라지 등 다수 카지노를 운영해온 부동산업계의 거물이다. 그는 2016년 대선 기간 공화당의 ‘돈줄’ 역할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3년 이후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에 240만 달러를 기부했다. 윈 전 회장의 두 얼굴이 드러난 것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해 초 그의 추태를 적나라하게 보도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의 리조트에 소속된 손톱관리사·마사지 치료사 등 여성 직원에게 성관계 및 유사 성행위를 강요해 왔다고 WSJ는 전했다. 그의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후 나스닥에 상장된 윈리조트 주가는 급락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장자연리스트’ 규명 못해…부실 수사·조선일보 외압은 인정(종합)

    ‘장자연리스트’ 규명 못해…부실 수사·조선일보 외압은 인정(종합)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장자연씨가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의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2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씨가 지목했던 인물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나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술접대 강요는 공소시효 만료…성접대 강요는 확인 못해 과거사위는 소속사 대표 김씨의 술접대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당시 장자연씨의 약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과 장자연씨 본인의 녹취록, 주변 사람들의 진술로 볼 때 사실이라고 봤다. 그러나 강요와 강요미수 혐의는 2016년에 공소시효(7년)가 다했다. 또 술자리 참석자들의 접대 강요나 김씨의 성접대 강요 또는 성매매 알선에 대해서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소속사 대표 김씨가 장자연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 등은 당시 관련 진술이 있었는데도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수사가 미진했다고 결론내렸다. ●조선일보 관련 수사 미진…“외압 행사는 사실”과거사위는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에 나오는 ‘조선일보 방사장’, ‘조선일보 사장 아들’이 누구인지 특정하기 위한 수사 역시 미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조선일보 방사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이사를 가리키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상훈 명의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단 한달치만 확인했을 뿐, 비서실이나 비서진의 통화 내역은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방상훈 대표이사의 아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가 장자연씨와 식사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당시 방정오씨가 해외출장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미루고, 귀국 후에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검찰 또한 ‘조선일보 사장’이 방상훈과 무관하다고 판단하는 데 치중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고 과거사위는 결론내렸다. 이뿐만 아니라 방상훈 사장이 ‘조선일보 방사장’이 아니라고 판단했어도 이후 ‘조선일보 방사장’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당시 기준으로도 혐의가 있다고 할 만한 방정오 사장을 상대로 전혀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조선일보가 당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찾아와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번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하며 협박했다는 진술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조현오 전 청장의 진술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조선일보가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선일보 측이 당시 수사기록을 받아보거나 통화내역 삭제를 시도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압수수색 부실…주요 증거 상당수 사라져 과거사위 조사 결과 당시 수사당국이 압수수색을 부실하게 했으며, 주요 증거자료가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사위는 이 자료들이 누락된 것에 특별한 의도나 외압이 있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통화내역과 디지털포렌식 자료, 수첩 복사본 등이 모두 기록에서 누락된 것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경찰이나 검사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자연리스트’·성폭행 피해 확인 불가능장자연씨에게 성접대를 요구했거나 실행한 사람들의 명단이 기재됐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서는 조사단 차원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사단은 이 문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자연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윤지오씨의 진술이 막연한 추정에 근거했다는 점, 단순 강간이나 강제추행이라면 공소시효가 끝난 점,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혐의와 관련해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으로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통해 추후 성폭행 피해 증거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2024년까지 관련 기록 보존 ▲디지털 증거의 원본성 확보를 위한 제도 마련 ▲압수수색 등 증거 확보 과정에서 공정성 확보 방안 마련 ▲수사기관 종사자의 증거 은폐 행위에 대한 법왜곡죄 입법 추진 ▲검찰공무원 간 사건 청탁 방지 제도 마련 등을 권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규명 못해…“조선일보 외압 확인”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규명 못해…“조선일보 외압 확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핵심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권고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 장자연씨가 친필로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됐던 가해 남성들의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과거사위는 20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장자연 보고서’를 제출받아 이에 대한 검토 및 논의를 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배우 장자연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자연씨가 지목했던 인물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나면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과거사위는 술접대나 성상납 강요 의혹 중 유일하게 처벌 가능성이 남은 특수강간이나 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가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를 개시해달라고 권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블리’ 임지현 상무 사퇴…“제조일자 의혹은 허위…안전성 문제 없어”

    ‘임블리’ 임지현 상무 사퇴…“제조일자 의혹은 허위…안전성 문제 없어”

    부건에프엔씨의 온라인몰 임블리가 20일 ‘호박즙 곰팡이’ 논란 이후 연이어 터져나온 고객 응대 및 제품 품질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특히 ‘SNS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로서 회사 브랜드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임지현 상무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이날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화장품 및 호박즙 제품 안전성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이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단기간 급성장한 스타트업으로서 고객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하기에 역량이 많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면서 “저희의 미숙했던 점, 실망을 안겨드린 점,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거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건에프엔씨는 식품 부문 사업을 중단하고, 주력 분야인 패션과 화장품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임지현 상무는 오는 7월 1일자로 상무직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정기적으로 소비자 간담회를 여는 등 고객 소통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임지현 상무의 대외 활동이 오히려 고객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번에 소통이 미숙했던 건 사실이지만, 지난 6년간 임지현 상무가 진심으로 소통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부족한 점은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논란이 된 호박즙과 화장품 등 제품 안전성에 대해서는 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51개 블리블리 화장품을 국제공인시험기관인 인터텍테스팅서비스코리아에 의뢰한 결과 전 제품이 적합 판정을 받았고 유해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호박즙에 대해서도 “복수의 검증기관이 시행한 검사에서 곰팡이 원인균과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제품 안전성에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박즙 제품에 대한 환불은 소비자 불안 해소를 위한 적극적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제품의 안전성 이슈를 제기한 일부 SNS 계정의 폐쇄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는 “일부 안티 계정을 통해 유포된 제조일자 조작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면서 “거짓 의혹과 루머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피해 사례와 관련해 사실관계 파악과 검증을 위해 제3의 중재 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일부 제품의 표절 의혹을 두고는 자체 검열 및 디자인 역량 강화를 통해 독창적 디자인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대문 의류업계와의 거래 관행에 대해 “저희 시스템 채택을 무리하게 강요하고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사과했다. 앞서 한 소비자가 임블리에서 판매하는 호박즙에서 곰팡이처럼 이물질이 껴 있는 것을 제보했지만, 임블리는 환불 대신 문제 제품 및 남은 분량에 대해서만 교환이 가능하다고 응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임블리의 다른 제품에서도 위생·안전 문제가 제기됐고, 제품 카피 논란,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에 임직원 사생활과 신상에 관한 의혹 제기까지 이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임블리 제품을 판매하던 주요 면세점과 온라인몰 등에서 제품 판매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장자연 사건, 오늘 최종 결과 발표…재수사 가능할까

    장자연 사건, 오늘 최종 결과 발표…재수사 가능할까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20일 고(故)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의 재수사 권고 여부를 결정한다. 성접대 강요,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한 다양한 정황이 새로 확인됐지만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수사권고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사위는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최종 회의를 열고 ‘장자연 사건’ 관련 심의 결과를 발표한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250쪽 분량의 ‘장자연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재수사 필요 여부를 검토해왔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장씨가 지목한 이들 모두 무혐의로 결론이 내려졌지만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결국 조사단이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작년 4월 2일부터 13개월 넘게 재수사 여부를 검토해왔다. 조사단은 장자연 사건을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당시 검경의 수사미진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등을 비롯해 12가지 쟁점으로 내용을 정리해 제출했다. 조사단은 지난 13개월 동안 80명이 넘는 참고인 조사를 통해 장씨가 소속사와의 불합리한 계약에 근거해 술접대 등을 강요받은 여러 정황을 사실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수사기록에서 누락하고, 접대 대상자로 지목된 이들에 대해 미온적인 수사에 나서는 등 검경의 부실수사 정황도 다수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가 10년 전 이미 사망한 데다 가해자 특정이 어려워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 등으로 일부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2개 쟁점 중 약물에 의한 장씨의 특수강간 피해 여부, 장씨 친필 문건 외에 남성들 이름만 적힌 ‘장자연 리스트’가 실재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조사단 내에서도 의견이 정리되지 않아 2개의 안으로 나눠 과거사위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국민적 의혹이 일었던 핵심 쟁점은 재수사 권고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 등 극히 일부분에 대해서만 수사권고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풍등 날린 이주노동자 조사 때 경찰이 윽박…인권침해”

    “풍등 날린 이주노동자 조사 때 경찰이 윽박…인권침해”

    인권위 결론…“경찰이 ‘거짓말 말라’ 추궁”지난해 10월 풍등을 날려 경기 고양의 저유소에 불이 나게 한 이주노동자 A씨의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경찰이 A씨에게 윽박지르듯 반복적으로 ‘거짓말 하지 말라’고 채근한 것이 진술거부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봤다. 인권위는 20일 경찰이 저유소 화재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A씨에게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 ‘거짓말 하지 말라’는 등 추궁한 것은 사실상 자백을 강요한 행위라고 결론 내렸다. 또 경찰이 이주노동자의 이름 일부나 국적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로부터 진정을 접수받아 사건을 조사해왔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8일 긴급체포된 이후 4차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을 추궁하며 모두 123회나 ‘거짓말’을 발언했다. A씨의 진술을 두고 “거짓말이 아니냐”고 되묻거나 “거짓말하지 말라”고 호통치는 등의 내용이다. 또 인권위는 피의자 신상정보를 언론 등에 유출해 A씨 개인은 물론 해당 사건과 무관한 이주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A씨의 실화 가능성 등 개인적 문제에만 치중해 수사하다보니 안전관리 부실 등 근본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인권위는 해당 경찰서장과 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경찰관에 대해 주의조치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피의자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공피자들] “경찰 고문에 허위 자백”… 檢도 법원도 안 믿어 21년 억울한 옥살이

    장동익(60)씨와 최인철(57)씨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부산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1991년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져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때까지 ‘고문을 받았다’는 그들의 외침에 검찰, 법원, 언론 그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두 살배기 딸을 두고 집을 떠난 뒤 꼬박 21년 만에 출소해 돌아온 장씨에게 딸은 ‘아빠’라는 말을 쉬이 꺼내지 못했다. 30년 가까이 묻혀 있던 진상은 최근에야 드러나기 시작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고문이 있었으며 검찰이 기록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장씨와 최씨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인정한 첫 공식 발표였다. 오는 23일 부산고법에선 이들이 청구한 재심의 첫 심문기일이 열린다. 지난 3일 낙동강변에서 만난 이들은 “요즘 처음으로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의 사과는 여전히 없다.-고문한 경찰과 그 사실을 믿어주지 않던 검찰을 만나보았는지요. 장동익(이하 장) “저희를 고문했던 부산 사하서 형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아직 현직에 남아 있는 1명은 집 근처 파출소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찾아가서 ‘왜 그랬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더라고요.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하면 사과를 받아주려고 했는데…. 다른 경찰들은 만나보지도 못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누구는 부산에서, 누구는 제주에서 평온한 말년을 보내는 모습만 확인했죠.” 최인철(이하 최) “지금 심경으론 경찰하고 검찰을 세워놓고 어느 놈을 두들겨 패고 싶냐고 물어보면 전 검찰을 패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검찰에 송치돼 조사받으면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니 주임 검사가 소법전으로 머리를 내려치면서 ‘요즘 어느 민주 경찰이 고문하느냐’고 하더라고요. 검찰 수사관은 한 술 더 떠서 슬리퍼를 들더니 뺨을 냅다 때렸습니다. 그 수사관은 지금 법원 앞에서 법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변호사와 함께 찾아갔는데 자기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해 하는 기색조차 없었습니다.”-1990년대 초에도 고문이 존재하리라곤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관 친척도 있었기 때문에 어디서 경찰이 고문한다고 하면 ‘일제강점기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작 당하고 보니 믿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떤 고문을 당하셨나요? 최 “알지도 못하는 혐의를 진술하라고 해서 거절했더니 배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땅에 강제로 눕히고 팔을 뒤로 꺾어서 ‘했냐, 안 했냐’고 윽박지르더라고요. 계속 부인하니 파출소 체력단련실에 데려가서 역기 거치대에 눕히고 본격적인 고문을 시작했어요. 한 사람은 배 위에 올라타고, 한 사람은 다리를 잡고, 한 사람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주전자로 물을 부어 숨을 쉬지 못하게 했어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그림으로 그려놨습니다.” (최씨가 고문당한 장소와 모습을 묘사한 그림은 과거사 조사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 “저한테도 비슷한 짓을 했습니다. 상처가 안 나게 신문지를 접어서 손목에 감싸고 수갑을 채우더라고요. 옷을 벗기고 쪼그리고 앉게 한 다음 다리에 쇠파이프를 꼽아 책상 사이에 거꾸로 걸었어요. 그 상태에서 얼굴에 수건을 얹고 물을 부었어요. 사흘에 걸쳐 고문 당하고 나니 그냥 전부 사실이라고 진술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현장검증에 나갔는데, 강요해서 진술한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다시 끌고 가서 고문하고 새로운 진술을 받아내더라고요.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최 “고문 받는 도중에 형사가 동익이 자술서라고 가져와선 ‘저쪽도 인정했는데 너도 그만 인정해라’고 했어요. 동익이가 국민학교도 못 나오고 장애가 있어 눈도 안 좋은데, 자술서는 고등학생 수준의 글이더라고요. 경찰이 직접 작성하고 지장만 찍은 걸 알고 있었지만, 결국 저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판에서 고문 사실을 알려도 소용이 없었나요? 장 “과거사위 결과를 보면서 경찰에 비해 검찰과 법원 책임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경찰이 잘못을 했더라도 검찰과 법원이 기록을 꼼꼼히 읽어봤다면 이상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경찰 조사 내용 그대로 공소장에 적고, 법원은 공소장 그대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저희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 주심 판사가 졸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 2심과 3심을 맡았죠. 최 “1심에선 각자 다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려 해서 2심부턴 당시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었던 문재인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그때는 학생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이나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을 주로 변호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희 사건은 결국 1심 결론을 뒤집지 못했습니다.” 장 “2017년 2월 저희처럼 고문으로 누명을 쓴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 시사회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된 문 변호사를 다시 만났습니다. 대통령이 되면 꼭 과거사 기구를 설치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부탁했고,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당선된 뒤 정말 과거사위가 설치되고, 비록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경찰 고문이 있었다고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21년이라는 수감 생활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어떻게 견뎌낼 수 있었는지요. 최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습니다. 매일 남들과 싸우고 자포자기로 살았습니다. 정신적으로 버틸 수가 없어서 어느 날 목을 매달려다 교도관에게 들키기도 했습니다. 제 사정을 들은 교도관이 ‘억울하다고 죽어버리면 남은 가족은 어떡하느냐. 죽을 생각하지 말고 살아 남아서 누명을 벗자’고 조언해줬습니다. 아차 싶더라고요. 그때부터 교도소를 나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출소 뒤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최 “여러 직장을 전전했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얼마 안 있어 수감 전력이 알려져 쫓겨나길 반복했습니다. 대놓고 나가라고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고물을 수집하는 파견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신문이나 방송에 저희 얘기가 나와도 다행히 큰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동익이를 만나 진실을 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장 “저도 동생집에 얹혀 살며 목욕탕에서 청소 일을 했는데,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 그만두게 됐습니다. 딸이 시집간 뒤로는 ‘누명을 벗어야겠다’고 생각해서 재판 기록을 가지고 법률구조공단, 인권위, 변호사 사무실들을 돌아다니며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달가운 소리를 듣지 못해 서울까지 와서 돌아다니다 박준영 변호사를 만났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요즘엔 각 지방경찰청을 다니며 인권 강연도 합니다. 오는 25일엔 부산경찰청 초청으로 강연을 합니다. 저를 고문했던 곳에서 말이죠. 아주 쓴소리를 해줄 생각입니다.” -재심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이 완전히 끝나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요. 장 “사람들은 진실이 다 밝혀지면 홀가분해지리라 생각하겠지만 전 아닙니다. 저희만큼 억울하게 당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불법 수사, 고문을 자행한 경찰의 공소시효를 없애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저희는 이미 피해를 당하고 끝났지만, 피해자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최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다 오면 이미 공소시효가 끝나버려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할테죠. 동익이와 함께 바꾸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 사진 부산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인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른 중국 일대일로 사업 참가국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인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른 중국 일대일로 사업 참가국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중국인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대일로’(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一帶·One belt)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一路·One road)) 사업을 계기로 카지노·호텔·리조트 등 중국인 관광사업이 활성화하면서 중국계 폭력조직과 인신매매단이 동반 진출해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남서부의 작은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된 중국인들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이권을 노리고 함께 들어온 중국 폭력조직들이 치안을 위협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작은 마카오’(澳門)로 불리는 시아누크빌은 글로벌 배낭 여행객들이 즐겨 찾던 호젓한 해변 도시였으나 일대일로 사업의 하나로 중국인들의 관광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시아누크빌과 인근 해변 관광지 코콩에 항구와 심해 항구를 건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중국인이 운영하는 카지노가 100여개나 생기고 수십 개의 호텔,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중국의 폭력조직도 속속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프놈펜 주재 중국 대사관은 충칭(重慶)시의 한 폭력조직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동영상에 대해 긴급 조사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된 이 동영상에는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온 몸에 문신을 드러내기 위해 윗통을 벗은 20여명의 조직원에 둘러싸인 채 카메라 앞에서 시아누크빌을 장악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중국어로 시아누크빌의 옛 이름인 캄퐁솜을 연호하면서 “캄퐁솜은 3년 내 내 수중에 떨어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중국 대사관은 12일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캄보디아 경찰과 협조해 이 동영상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CMP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캄보디아에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한 중국인들은 1만 6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관광 분야에 종사하거나 일대일로 사업 건설 현장에서 일한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시아누크빌에만 7만 8000여명의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대부분 취업비자 없이 입국한 사람들로 상당수는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인 폭력범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캄보디아 당국은 앞서 7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에 외국인 범죄용의자 341명을 체포했는데 이중 241명이 중국인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전체 외국인 범죄의 70%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캄보디아에서 체포된 37개국 1020명의 외국인 범죄자 가운데 중국인은 75%에 가까운 761명이나 된다. 주로 마약이나 불법 체류가 주류인 다른 외국인 범죄자들과는 달리 중국인의 경우 납치, 강도, 총기살인 등과 같은 강력 범죄가 많다. 이런 까닭에 캄보디아 정부와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말 올해를 ‘캄보디아·중국 법집행 협력의 해’로 선포하고 강력한 단속에 나섰지만 범죄는 끊이질 않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현지 택시기사를 위협해 차량을 탈취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중국인 보이스피싱 조직 28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심지어 백주 대낮에 중국인 간 총격 사망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캄보디아를 방문한 외국인은 모두 187만명이다. 이 중 중국인이 3분의 1이 넘는 68만 343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나 늘어났다. 다음은 베트남인(18만 6869명), 라오스(12만 1489명), 태국(9만 7942명) 등의 순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중국인 인신매매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이 항만과 도로, 철도, 에너지 사업의 네트워크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hina Pakistan Economic Corridor·CPEC) 인프라 사업에 620억 달러(약 74조원)를 투자하면서 수만 명의 중국인이 파키스탄 내로 유입되고 있으며 최근 파키스탄에서 20명 이상의 중국인과 현지인들이 연루된 인신매매단을 체포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15일 전했다. BBC에 따르면 이 인신매매단은 자신들을 건설 엔지니어로 속이고 가난한 파키스탄 가정에 접근해 여성 1인당 1만 2000~2만 5000 달러를 주고 결혼식까지 주선해준 뒤 이 여성들을 중국에 보내는 인신매매를 강요했다고 파키스탄 연방수사국(FIA)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여러 언론보도가 사실을 조작하고 소문을 퍼뜨렸다”면서 이 같은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 공안부 조사 결과 중국인과 결혼 후 중국에 체류하는 파키스탄 여성들에 대한 강제 매춘이나 인간장기 판매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부는 올해 파키스탄 신부들의 비자 신청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인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에 속해 있는 미얀마는 중국과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면서 ‘글로벌 마약 무역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재신(財訊)에 따르면 중국은 미얀마 서부 해안지역 차우크퓨항에 13억 달러를 투자해 철도와 항만, 산업지역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의 경제수도 양곤에서 400㎞ 북서쪽에 위치한 차우크퓨항은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과 미얀마의 주요 경제 허브를 연결하는 1700㎞에 이르는 ‘중국-미얀마 경제회랑’(China-Myanmar Economic Corridor·CMEC)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다. 양국 정부는 지난 9월 교환한 양해각서에서 사회간접자본시설, 제조, 농업, 교통, 금융, 기술연구개발 등에 협력키로 합의했다. 항만 개발에서 중국 컨소시엄은 70%를 갖고 나머지 30%는 미얀마 정부와 현지 기업들이 나눠갖기로 했다. 그런데 비정부기구(NGO)인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보고서를 통해 CMEC로 인해 미얀마가 ‘마약 유통 허브’로 거듭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CMEC 추진을 통해 미얀마의 인프라가 확대되고 무역이 증대됨으로써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로 알려진 미얀마·라오스·태국 3개국의 국경이 접하고 있는 황금의 삼각지대,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이뤄지는 마약 운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얀마는 현재 헤로인의 기본 원료인 아편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나라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이 아편 시장을 장악하기 전인 1970~1980년대에는 미얀마가 세계 아편 생산의 선두주자였다. 최근 들어서는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과 같은 저가 합성 마약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유엔에 따르면 미얀마는 메스암페타민 생산이 올해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얀마 인근 국가들에서 지난 2년 간 기록적으로 많은 양의 메스암페타민이 압수됐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미얀마산 메스암페타민은 말레이시아(지난 2년간 압수량 1.2t)와 인도네시아(1.6t), 그리고 호주 서부지역(1.2t)을 거쳐 호주 동부 멜버른(0.9t)까지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얀마에서 제조되는 불법 마약에 사용되는 전구물질(화합물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재료가 되는 물질)의 주요 제공자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메스암페타민·헤로인 등을 생산하는 미얀마 샨주의 무장 분리주의 단체와 중국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김소연 홍종현, 최명길 방해에도 견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김소연 홍종현, 최명길 방해에도 견고♥

    김소연과 홍종현의 핑크빛 꽃길이 본격 위기를 맞이했다. 18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 이하 ‘세젤예’) 33, 34회에서는 김소연(강미리 역)과 홍종현(한태주 역)의 관계를 깨려는 최명길(전인숙 분)의 훼방과 더욱 깊어진 두 사람의 애정도로 애틋한 60분을 선사했다. 이날 전인숙(최명길 분)은 강미리(김소연 분)에게 유학 권유에 이어 한태주(홍종현 분)와의 관계까지 정리할 것을 강요했다. 강미리는 엄마 노릇을 하는 거냐며 비난 했지만 “당연하지 넌 내딸이잖니”라는 전인숙의 대답에 시선이 흔들렸다. 친엄마의 이해할 수 없는 말과 원망으로 점철된 강미리의 혼란스러운 심정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후 그녀는 이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 “앞으로 애써 엄마인척 하지 마세요, 애초부터 바라지도 않았으니까요”라는 말로 전인숙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자신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라는 강한 어필에 전인숙은 황망한 표정으로 그 심정을 대신했다. 한태주 역시 강미리와의 연인 관계를 정리하라는 전인숙을 향해 강한 적대감을 표하며 갈등을 고조시켰다. 뿐만 아니라 회장 아들이라는 본인의 정체를 알고 충격 받을 강미리에 대한 걱정은 두 사람 사이에 현실적인 문제가 남아있음을 직감하게 해 더욱 애틋함을 자아냈다. 이에 술에 취한 강미리를 안아주던 한태주는 이전과는 다른 깊은 눈빛을 빛냈고 지켜보는 이들의 심장을 저릿하게 할 만큼 숨죽이게 만들었다. 깜깜한 한태주의 집에서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한층 더 깊어진 이들의 사이를 가늠케 해 더욱 아련함을 선사했다. 한편, 전인숙은 한태주의 아버지인 그룹 회장 한종수(동방우 분)에게 강미리와 한태주의 사이를 알리는 초강수로 두며 전면적으로 훼방에 나서 오늘(19일) 방송이 더욱 궁금해진다. 강미리와 한태주의 강력한 위기가 드리워진 현재 두 커플의 핑크빛 꽃길이 지켜질 수 있을지 오늘(19일) 저녁 7시 55분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35, 36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5년간 신도 성폭행’ 이재록 목사, 오늘 항소심 선고

    ‘5년간 신도 성폭행’ 이재록 목사, 오늘 항소심 선고

    여성 신도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76)의 항소심 선고가 17일 내려진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성지용)는 이날 오후 1시 50분 상습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목사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이 목사는 2010년 10월부터 5년간 자신의 지위와 권력, 신앙심을 이용해 신도 8명을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고 4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 목사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신도는 10여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이 이 목사를 고소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종교의 권위에 대한 절대적 믿음으로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처지를 악용해 장기간 상습적으로 추행·간음했다”며 이 목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10년 동안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이 목사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피해자들은 모두 고등학교·대학교 등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마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강요에 의한 성폭행이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범행을 일체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고, 변론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회개 편지 내용을 공개하는 등 내밀한 사생활까지 들춰내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해 더 큰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열린 항소심 2차 공판 준비기일에서는 “2010년부터 이 목사의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해 간음이나 추행을 저지를 수 없는 상황이었고, 피해자들과 단 둘이 만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검찰과 이 목사 측은 피해자 등 30여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30 세대] 익숙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익숙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김영준 작가

    아는 분 중에 유독 아파트를 싫어하던 분이 있다. 그분은 ‘아파트는 성냥갑 같고 이웃도 모르는 삭막하고 각박한 주거공간’이라며 싫어했다. 개인적으론 공감하기 어려웠다. 그분이 아파트의 단점으로 들던 것들이 나에겐 전혀 단점이 아니었다. 개인주의와 사생활이 중요한 나에게 옆집 이웃을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 내가 이웃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이웃이 나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옆집의 사정을 안다면 옆집 사람과 마주쳤을 때 이런저런 근황에 대해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웃과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는다고 삭막하다거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이웃과 대화하지 않는다 해서 내가 인간관계를 끊고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경우엔 블로그와 소셜미디어, 그리고 단골로 찾는 가게에서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고 있다. 단지 교류하는 대상이 거주지 인근의 이웃이라는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지역의 한계를 넘어 교류할 뿐이다. 그분과 내가 아파트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가 다른 것은 서로 익숙한 주거 공간과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 경우 여섯 살에 처음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고 대학시절 이후엔 원룸과 오피스텔에 거주했다. 그러다보니 나에겐 이러한 주거공간과 삶이 익숙하다. 그러나 그분은 나와 정반대였다. 어린 시절부터 단독, 다가구 주택에서 살아오셨고 그 시절 사람들이 교류하던 방식이 더 익숙한 분이다. 다만 그러한 교류 방식이 현재의 아파트와는 맞지 않았을 뿐이다. 아파트에 사는 현대인들이 이웃과 서로 교류하지 않는 것을 삭막하고 각박하다고 표현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였다. 익숙함은 인지적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이 인지적 편안함 때문에 익숙한 것이 좋다고 여기게 만든다. 여기서 인지적 착각이 발생하여 문제를 일으킨다. 만약 어떠한 익숙함이 다수가 공감하는 익숙함이라면 좋은 것이라 여겨도 무방하다. 하지만 익숙함이 그저 한 세대, 혹은 특정 소수 집단에만 적용되는 익숙함이면 인지적 착각은 대다수의 사람과 괴리를 만든다. 많은 사람에게 좋지 않은 것을 익숙함이 주는 착각으로 인해 강요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과거가 좋았다고 여기는 것 또한 이런 익숙함이 주는 착각이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도 과거에 좋았던 기억을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과거에 경험해본 것이라는 익숙함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덜 익숙한 현재의 것들을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내리는 좋다, 나쁘다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익숙함의 착각을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 시간은 가고 기술과 사회는 발전한다. 그러면 그만큼 우리는 뒤로 후퇴하게 된다. 이건 단순히 ‘꼰대’의 문제로 끝날 일은 아닐 것이다.
  • “군홧발에 의한 20대 자백 진위보다 묻고싶다, 5월 정신으로 살고있냐고”

    “군홧발에 의한 20대 자백 진위보다 묻고싶다, 5월 정신으로 살고있냐고”

    “유시민씨가 보안사에 나를 밀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리어 보안사에 붙들려 얼마나 고초를 당했을까 늘 안쓰러웠다.” ●“유시민씨가 밀고했다고 생각 않는다” 최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80년 5월 보안사에 갇혔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진술서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초를 겪었다고 주장하고, 유 이사장이 이를 반박해 논란이 됐다. 유 이사장이 쓴 진술서에 등장하는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사회부장 황광우(61)씨는 심 의원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황씨는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린 대학생을 잡아다 극도의 공포 상태에서 자백을 강요한 전두환의 보안사, 그들의 폭력을 전제하지 않고 우리들이 겪은 지난 시절의 불행을 동료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 계엄포고령 위반자 명단에 ‘황광우’라는 이름이 올라와 쫓기는 삶을 살았다. 1977년 입학한 그가 21년 만인 1998년 졸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진보정당운동에 헌신한 그는 1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황지우 시인의 동생이기도 한 그는 현재 광주에 인문연구원 ‘동고송’을 세우고 인문 통신을 발간하고 있다. 광주에서 출생한 황씨는 심 의원과 광주일고, 종로학원, 서울대를 같이 다녔다. 그는 심 의원을 무턱대고 비난하지 않았다. 황씨는 “서울역 회군의 책임을 심재철 개인에게 묻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서울역 회군은 1980년 5월 15일 서울역에 모인 대학생들의 주장이 시위를 계속하자는 쪽과 회군하자는 쪽으로 갈린 가운데 후자로 결정되면서 철수한 사건을 일컫는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 의원은 회군을 결정한 인물로 지목돼 비판을 받았다. 황씨는 “‘서울의 봄’은 오랜 ‘서울의 겨울’ 다음에 온 것”이라며 “당시 학생운동의 의사결정은 (총학생회장이 아니라) ‘서울의 겨울’ 시절에 존속했던 지하그룹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심 의원에게도 부탁하고 싶다”며 “끔찍한 공포 속에서 나온 유시민의 자백을 대승적으로 끌어안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자유와 평등은 오늘 실천 속에서 가능” 전두환 신군부 일당은 1980년 5월 17일 자정을 기해 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는 “계엄령이 확대되면 각자의 캠퍼스에서 항쟁하기로 했지만, 나부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광주 민중들이 항쟁에 나섰던 그 열흘 동안 우리는 광주를 외면했다”고 자책했다. 항쟁의 10일, 언론에서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그는 형님으로부터 내려오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친구 집을 전전했다. 황씨는 “철부지였다”며 가슴을 쳤다. 5월 28일 이후에야 광주의 진실이 서울로 전달됐고, 그때서야 그는 학살 사실을 알리는 유인물을 서울 곳곳에 뿌렸다. 올해 3월 광주 법정을 찾은 전두환은 학살 책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는 외마디로 광주를 다시 할퀴었다. 황씨는 “전쟁 중에도 상대가 무장해제되면 포로로 대우하는 것이 국제법의 관례”라면서 “전두환의 군인들은 비무장 시민을 향해 발포했다. 역사는 이 만행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를 찾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도 “헌법이 있는 나라에서 이런 행위가 가능한 것인지, 국민에게 먼저 답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씨가 지금 곱씹는 것은 심재철과 유시민의 책임 소재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오월 정신에 맞게 살아가느냐”이다. 그가 정의하는 오월 정신은 불의한 폭력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운 ‘항쟁’과 해방 공간에서 함께 주먹밥을 나누었던 ‘대동’이다. 그는 “입으로는 자유여 평등이여를 외치면서 속으로는 제 잇속만 챙기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고 했다. 선생이라면 제자들의 고민과 취업을 잘 돌봐주는 것, 나이 든 사람이라면 젊은이의 고민을 껴안고 도와주는 것이 나누는 삶이고 진보적인 삶이라고 했다. 기득권자와 정규직은 기득권을 가지지 못한 자와 비정규직을 위해 무엇을 나눌지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윤상원 시민군 대변인은 1980년 5월 26일 “우리는 오늘 패배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를 승자로 만들 것이다”라고 외쳤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시민군의 이 외침을 기억하고 있는가. “오월 광주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우리가 통과한 ‘죽음의 시대’를 후배들이 꼭 기억해 달라.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다.” 황씨의 마지막 당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노조원 고용 안하면 장송곡 들고 약점 들춰 고발

    노조원 고용 안하면 장송곡 들고 약점 들춰 고발

    건설현장을 찾아다니며 소속 노조원 고용을 강요해온 건설노조 관계자들이 경찰이 입건됐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2월 부터 3월 사이 건설현장을 찾아다니며 10회에 걸쳐 소속 노조원 고용을 강요하고 조합운영비 지원을 압박한 A전국건설노조총연맹 남부지부 관계자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건설현장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내일 부터 우리 사람 4명을 넣을테니 일을 시켜라”고 강요하고 거부하면 “너흰 외국인 노동자 안써? 내일 모레 골치 아플거다”며 협박한 혐의다. 이들은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장기간 집회신고를 내고 건설현장 주변에 확성기 차량을 주차시킨 후 ‘장송곡’을 크게 틀기도 했다. 심지어 다른 공사장에서 녹음한 소음을 틀어 민원이 생기도록 했다.횡포에 부담을 느낀 건설현장에서는 이들이 추천한 노조원들을 고용하고 노조전임비 지불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타워크레인 등 다른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문현웅의 공정사회] 누구를 위한 수사권 조정인가

    [문현웅의 공정사회] 누구를 위한 수사권 조정인가

    지난달 29일 국회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조정안은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 능력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조정안에 대해 검찰은 “통제 없는 1차 수사권과 국가 정보권이 결합된 권능을 경찰에 부여하는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은 검찰이 보완 수사나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고 영장청구권도 갖고 있어 경찰을 견제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는 그 자체로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 즉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음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피의자의 인권과 관련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실무는 과연 민주주의의 원리를 자신 있게 들먹일 수 있는 수준이라 말할 수 있을까.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변호하면서 경찰 및 검찰 조사에 피의자와 함께 참여한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무죄가 확정된 사건으로 피의자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적용이 무리가 있어도 한참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수사 초기부터 피의자는 모든 진술을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매번 조사마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경찰은 진술을 거부하는 피의자를 사흘에 걸쳐 소환 조사하면서 조사관 혼자 일방적인 질문을 이어 가는, 피의자와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무용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영상녹화 조사를 무리하게 진행했는데, 경악할 일은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그다음에 벌어졌다. 담당 검사는 피의자를 상대로 처음 진술을 받으면서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진술거부권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사전에 먼저 피의자에게 고지했고, 피의자는 검사의 설명을 듣고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표명했다. 그러자 검사는 자신이 쥐고 있던 볼펜을 갑자기 책상에 내리치면서 ‘진술을 거부하는 이유가 뭐냐’며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피의자와 변호인이 황당해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자 검사는 화를 내며 ‘이것으로 조사를 마치겠다’는 말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자리를 떴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설명해 그러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하자 진술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따져 묻고 이어서 일방적으로 조사를 종료하겠다고 화를 내는 검사를 보며 정말로 어안이 벙벙했다. 변호인이 동석하고 있는데도 검사가 피의자에게 위와 같은 언행을 자행하는데,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는 피의자에게는 어떤 태도로 조사에 임했을지 불을 보듯 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사건으로 경찰 조사에 참여했을 때는 수사관이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산 것 보니 죄를 짓기는 지었나 보네. 죄 짓지 않았으면 돈 들여서 뭐 하러 변호사를 샀겠어”라고 말하며 비아냥거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거주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젊은 여성이었던 피의자에게는 자백하지 않으면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물증이 나오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여러 번 협박하는 장면도 목격해야만 했다. 또 다른 사건으로 검찰 조사에 참여했을 때는 뻔한 걸 부인한다며 자백하면 정상을 참작해 줄 텐데, 지금이라도 자백하라고 몇 번씩이나 자백을 강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피의자에게 유리한 진술을 한 참고인에게는 참고인이 경영하는 회사의 회계장부를 가지고 오라고 압박해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한 진술을 번복시키는 모습도 목격해야만 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대하는 태도가 이렇듯 헌법과 형사소송법을 무시하는 반인권적인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권 조정에 임하는 검찰과 경찰은 자신들의 이러한 반인권적인 모습을 성찰하고 반성하기보다는 오로지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이기주의에 철저하기만 하다. 제각기 자신들에게 더 큰 권한을 줘야 인권을 보호한다고 큰소리치지만 수사권 조정에 임하는 두 조직의 인권보호 수준은 피의자 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밑바닥을 기는 수준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우려만이 팽배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수사권 조정인지 우리는 그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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