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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스타’ 윤석열의 마지막 국감...“질문을 바꿔야 검찰도 바뀐다”

    ‘국감 스타’ 윤석열의 마지막 국감...“질문을 바꿔야 검찰도 바뀐다”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은 윤 총장정치적 공세만 난무한 국감 우려내년 수사권 조정 큰 변화 앞두고 구체적 개혁방안 집요하게 물어야“우리 증인은 혹시 조직을 사랑합니까?”(정갑윤 당시 새누리당 의원)“예, 대단히 사랑하고 있습니다.”(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사랑합니까? 혹시 사람에 충성하는 것은 아니에요?”(정 의원)“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윤 지청장) 2013년 10월 21일 수도권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마지막 국감을 앞두고 있다. 선수 교체가 된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과는 처음 만나는 이번 국감에서도 윤 총장이 소신 발언을 이어나갈 지 주목된다. 검찰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지만 위원들이 과연 윤 총장의 깊은 고민을 끌어낼 질문을 던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장 리더십에 대한 흠집내기식의 국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 8월 3일 윤 총장은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불구속 수사 원칙의 철저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을 강조했지만 정작 부각이 된 건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한다”는 발언이었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수사한 뒤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 온 윤 총장이 작심 발언을 했다는 해석이 뒤따르면서 정치권에서는 파장이 꽤 컸다. 이번 국감에서도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다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이번 국감도 윤 총장 개인의 청문회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윤 총장의 처가 의혹 등과 관련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답변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국감 때는 장모 사건과 관련해 문제 제기를 한 장제원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 힘) 의원을 향해 “아니, 아무리 국감장이라지만 이것은 좀 너무하시는 것 아닙니까?”라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둘러싼 검찰 내홍,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검찰 인사, 대검 직제개편 등 굵직한 이슈들에 대한 질문도 중요하지만 검찰의 실천적 행동을 끌어내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오히려 윤 총장을 압박하려면 검찰이 개혁의 주체로서 변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총장이 새내기 검사들에게 강조한 불구속 수사 원칙 준수와 공판 중심 수사구조 개편이 현재 검찰이 처한 현실 속에서 가능한 것인지, 대검은 어떤 준비를 해 왔고, 어떤 구체적 방안을 세웠는지 등에 대해 집요하게 묻는 식으로 질문의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여당이 그토록 부르짖은 검찰개혁이 실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와 관련돼 있다. 특히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절대적으로 자제돼야 한다”는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의 기존 관행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다. “검사실의 업무 시스템 역시 공판을 그 중심에 둬야 한다”는 발언 또한 선언적 의미에 그친 것인지, 아니면 청사진을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난 8월 법무부가 ‘1재판부 1검사제’ 등 공판부 기능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직제개편안을 마련해 검찰에 의견조회를 했을 때는 현직 검사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공판 분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개편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수통’의 길을 걸어온 윤 총장은 공판부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내년 1월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검·경 관계가 66년 만에 상호 협력 관계로 바뀌는 것도 큰 변화다. 이에 대한 윤 총장의 입장이 무엇인지 묻는 것도 어쩌면 이번 국감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인권 수사를 강조하는 국감보다는 정치적 공세만 난무한 국감이 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검찰개혁은 그저 정치적 구호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불구속 수사, 공판 중심 두 개만 확실하게 해도 검찰개혁이 될 테지만 정치인들 관심 밖일 것”이라면서 “이번 국감에서도 엉뚱한 발언들만 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수수료 30%는 구글말고는 이득 보는 곳 없는 조치”

    “수수료 30%는 구글말고는 이득 보는 곳 없는 조치”

    구글이 결국 자사 앱 장터(구글플레이)에서 거래되는 모든 디지털 서비스에 대해 30% 수수료 부과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업체마다 서비스 요금을 20~30% 인상할 조짐이 나타나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구글 말고는 이득 보는 곳이 없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구글은 앞으로 자사 앱 장터에서 배포되는 애플리케이션(앱)의 경우 구글플레이의 인앱결제(IAP) 시스템을 의무 사용해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기존에는 게임 콘텐츠를 빼고는 앱별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도 됐는데 앞으로는 반드시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을 거치도록 강제화한 것이다. 실제 정책이 시행되면 음악,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에 매출 기준으로 30%의 인앱결제 수수료가 부과된다. 쇼핑 앱이나 택시호출 앱 같이 물리적 재화를 거래하는 곳은 제외된다. 구글플레이에 새로 등록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 해당 정책을 따라야 한다.구글은 인앱결제 의무화를 통해 수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의 국내 매출은 5조 9996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63.4%를 차지했다. 이미 애플의 결제 시스템(수수료 30%)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앱스토어’의 점유율(24.4%·2조 3086억원)보다도 40% 포인트가량 높다. 반면 ‘토종 앱 장터’인 원스토어는 입점한 앱의 숫자 자체가 구글이나 애플이 비해 적어 지난해 점유율 11.2%(매출 1조 516억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선택지가 별로 없기 때문에 구글이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과도한 수수료 때문에 영세 스타트업은 전보다 신규 개발에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워지게 됐다”고 지적했다.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서비스 가격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서비스라도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운영체제 앱에 따라 결제 금액이 달랐는데 이제는 iOS 기준으로 인상할 수밖에 없단 것이다. 현재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웨이브’의 월정액이 구글에서는 7900원, 애플은 1만 2000원인데 이것을 모두 1만 2000원으로 통일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를 위반했는지 등을 살피는 실태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30%라는 수수료가 어떤 근거로 책정된 것인지 불분명하다. 과도한 수수료를 막는 입법을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구글이나 애플이 개발자에게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네이버·쿠팡 ‘갑질’ 땐 위반액 2배까지 과징금

    앞으로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보복 조치 같은 ‘갑질’을 하면 법 위반 금액의 최대 두 배(10억원)까지 과징금을 물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오는 11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경제에서 플랫폼이 차지하는 영향력과 거래상 지위가 강화되는 만큼 플랫폼과 연결된 다양한 거래 관계에서 산업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위협 요인도 드러나고 있다”고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플랫폼 공정화법에 따르면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입점업체에 강요하는 행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부당하게 전가하는 행위 등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행위는 모두 금지된다. 업계 관행상 생략되던 계약서도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명시했고, 사업자가 계약 내용을 변경하거나 서비스를 제한할 경우 반드시 사전 통지하도록 했다. 특히 피해 업체가 분쟁 조정이나 공정위 신고, 서면실태조사에 응했을 때 불이익을 주는 보복 조치나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 행위에 대해선 법 위반 금액의 두 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보복 조치와 시정명령 불복 이외의 행위에 대해선 형벌 규정이 없다. 대신 사업자가 자진 시정안을 제출하는 동의의결제를 도입했다. 동의의결제를 활용하면 변동성이 큰 신산업의 혁신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피해를 입은 입점업체에 대한 즉각적인 구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플랫폼 공정화법이 적용되는 대상은 입점업체와 소비자 간 거래를 알선하는 서비스업이면서 수수료 수입(매출액)이 최대 100억원 이상이거나 중개거래액이 최대 1000억원 이상인 플랫폼 사업자로, 구체적인 기준은 추후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국내 입점업체와 국내 소비자 간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면 해외에 주소나 영업소를 두는 사업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당근마켓’처럼 소비자와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재화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비거래 플랫폼 등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12층서 떨어진 의자에 “얼굴 이렇게” 24세 여성 관리회사에 소송

    12층서 떨어진 의자에 “얼굴 이렇게” 24세 여성 관리회사에 소송

    사진이 조금 충격적일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준비 중이던 애나벨 센(당시 23)은 지난해 뉴욕 맨해튼 거리를 걷다 날벼락을 맞았다. 12층 건물의 펜트하우스에서 둥그런 팔걸이가 달린 묵직한 의자가 떨어졌는데 하필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부상 여파로 머리와 두개골이 쑥 들어가는 끔찍한 변을 당했다.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노릇이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맨해튼 지방최고법원에 과실치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연히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텐데 미국 일간 US 선은 가액을 밝히지 않았다. 일간 뉴욕 포스트가 27일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센은 “긴급 뇌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심각하고도 목숨을 앗아갈 뻔한, 트라우마를 동반한 뇌 손상을 입었다”면서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씨에 건물 관리 회사가 더 잘 관리했어야 했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그녀는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오르느라 개인투자 회사를 그만 둬야 했으며 올 가을 예정됐던 석사 학위 취득도 못하게 됐고, 아직도 일상적인 활동에 많은 지장을 강요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센의 법률 대리인 베네딕트 모렐리는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뢰인은 지금도 아무 일을 못하고 있다. 의사 진찰을 받으며 회복 중이다. 인지 결함마저 갖고 있다”면서 “사고 전에는 재능 넘치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그녀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부디 다시 찾을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자 때문에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유니언 스퀘어 15번지에 위치한 웨스트 콘도미니엄 건물의 관리 회사는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미국프로하키리그(NHL) 뉴저지 데블스의 공동 구단주인 마이클 루빈이 소유한 GR 부동산 홀딩스(지주) LLC다. 의자를 떨어뜨린 펜트하우스 입주자는 스타트업 기업 브렉스(Brex)를 공동 창업해 지난해 포브스의 집계에 따르면 26억 달러(약 3조 526억원)의 자산 가치를 평가받은 헨리크 두부그라스와 페드로 프란체스치다. LCC와 두 거주자 모두 피고다. 모렐리는 “누구나 집에 그렇게 오랫동안 가지 않는다면 가구들을 묶어두거나 했어야 한다. 이런 일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했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루빈의 대변인은 신문에 “아파트에 살지도 않았고, 그 사고가 일어났을 때에는 두부그라스와 프란체스치에게 임대해주고 있었다”고 변명했다. 두 사람은 전혀 코멘트를 하지 않았으며, LLC의 거주자 관리 업무 책임자인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도 언급을 거절했다. 이제 스물네 살이 된 센은 뉴욕을 떠나 코네티컷주에 있는 부모 집에서 지내며 인지, 신체, 심리, 감정적 손상을 검사받느라 병원만 오갈 따름이다. 모렐리는 “바라건대 그녀가 긍정적인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것들을 다시 가졌으면 한다. 그럴 수 있을지 현재로선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秋 장관 사건 보며 쓴웃음 짓는 군인들…“남 일만은 아냐”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秋 장관 사건 보며 쓴웃음 짓는 군인들…“남 일만은 아냐”

    “군이 가족들과 소통을 잘하는 것은 바람직하죠. 하지만 병력 운영에서 가족들이 무리한 부탁을 해올 때면 어찌 할지 난감하기도 합니다.” 한 육군 야전부대 중대장 A대위는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부정 휴가’ 의혹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일선 군인들 사이에서는 이 사건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보직에 대한 무리한 청탁이나 압박이 자주 있다는 것이다. A대위는 “비슷한 경험을 하는 군인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과 비슷한 사례는 군에서 빈번히 일어난다. A대위는 지난해 한 병사의 부친으로부터 휴가 절차에 관한 문의를 받았다. 그는 “‘사돈의 팔촌’이 아픈데 아들이 돌봐야 한다”며 전화로 청원휴가를 수차례 요청했다. A대위는 “청원휴가는 직계 가족으로 제한해 규정상 도리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다시 부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족보상으론 멀어도 굉장히 애틋한 친척인데 보내주지 않으면 국방부에 민원을 넣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부대장은 지휘권으로 병사의 개인휴가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A대위는 “지휘관은 밖에서 문제가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승인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다고 모든 병사들에게 이런 식으로 휴가를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호소했다. 비단 휴가 문제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중대장 B대위는 최근 한 병사 부모와의 갈등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B대위와 그들과의 갈등은 병사의 ‘특급전사’ 문제를 두고 시작됐다. 특급전사는 체력 검정, 사격, 정신전력 등을 평가해 성적이 우수한 장병에게 주어지는 명예다. 상으로 포상휴가도 주어진다. 하지만 B대위가 지휘하던 병사는 당시 평가에서 한 과목을 응시하지 않았다. 당연히 B대위는 병사에게 특급전사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자 병사의 부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어떻게 우리 아들을 특급전사에서 떨어뜨릴 수 있냐”는 항의성 전화였다. B대위는 “규정과 형평성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그들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그들은 곧바로 부대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고, 부대장은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이 병사에게 특급전사 자격을 줬다. 군 가족의 지인을 통한 청탁도 많다고 한다. 군 가족이 ‘아는 군인’을 활용해 이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아는 고급장교’에게 부탁해 대위, 중위 등 초급장교들에게 민원성 전화를 건다. A대위는 “어느 날 전혀 모르는 대령에게 전화가 왔다”며 “받아 보니 ‘○○이가 무릎이 안 좋다는데 아침 체력단련에서 열외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이유를 추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전화를 했던 대령도 부담을 가지고 어쩔 수 없이 나에게 전화한 것”이라며 “서로 마음이 편하지 않은 전화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회상했다.군 당국은 부대와 가족 간 소통을 강화하는 추세다. 2015년에는 소대급까지 ‘밴드’를 개설해 언제든 지휘관과 가족 간 직접 소통을 가능하게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가족들은 병사들과 부대 운영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가족들이 부대를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면서 부대 내 병영 부조리나 불합리한 점들에 대한 개선이 이뤄진 측면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 때문에 오히려 정상적인 소통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동생을 군대에 보낸 누나 유모(29)씨는 “군 가족들은 대부분 부대에 믿고 맡기는 편”이라며 “부탁을 하고 싶을 때가 있어도 문제가 될까 봐 오히려 조심스러워하는 측면이 있다. 동생이 동료들로부터 미움을 받을까 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휘관들에게 부담스런 부탁을 하는 경우는 10명 중 2~3명꼴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적은 수지만 하는 사람만 반복하기 때문에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장병들이 받게 된다. B대위는 “장병들 사기 유지에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형평성”이라며 “그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군과 가족 모두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starjuwon@seoul.co.kr
  • 백색이 곧 모든 색상… 자연을 오롯이 품다

    백색이 곧 모든 색상… 자연을 오롯이 품다

    #첫 번째 만남 리처드 마이어라는 건축가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대학교 2학년 2학기 과제를 통해서였다. 마이어가 설계한 주택의 평면도와 입면도를 보고 엑소노메트릭이라는 입체도를 그리는 숙제였는데 내 기억으로는 그 집은 그의 초기 작품인 ‘스미스 하우스’였던 것 같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건축가는 리처드 마이어였다. 지금의 나보다도 젊은 50세에 프리츠커상을 받았고, 연속으로 주요 국제공모전에서 수상했다. 특히 당대 가장 비싼 설계비라고 화제였던 LA의 게티 센터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그에 관해서 이야기하려면 ‘뉴욕 5’에 대해서부터 시작해야 한다.1972년 뉴욕에 기반을 둔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피터 아이젠만, 마이클 그레이브스, 존 헤이덕, 찰스 과스메이는 건축가로서는 젊은 나이인 30대 후반에 ‘파이브 아키텍트’(Five Architects)라는 책을 함께 출판하게 된다. 이후 그들은 ‘뉴욕 5’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들로 성장하게 되었다. 재미난 사실은 이들 다섯 명은 모두 초기에는 함께 책을 낼 만큼 비슷한 모던건축의 색깔을 띠고 있었으나 나이가 들면서 서로 다른 색을 찾아 발전해 나아갔다는 점이다. 마이어는 시종일관 백색건축을 하면서 자신의 색을 유지했던 반면, 아이젠만은 좀더 이론적으로 치우쳐 해체주의 건축과 컴퓨터를 이용한 건축 디자인 분야를 개척했다. 그레이브스는 서양 전통 건축의 모티브를 사용한 포스트모더니즘을 이끌었으며, 헤이덕은 뉴욕에 있는 건축대학 쿠퍼유니온에 남아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한편 과스메이는 초기에는 일관성이 있는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다가 딱히 자신만의 건축관을 보여 주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르코르뷔지에의 적통, 건축계의 앙드레 김 1934년 그다지 부유한 동네라고 할 수 없는 뉴저지 뉴어크에서 태어난 마이어는 ‘뉴욕 5’ 중에서도 건축 작품을 가장 많이 남긴 건축가다. 그는 자신의 건축을 르코르뷔지에의 계보를 잇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에는 그의 작품 스미스 하우스 모델 바로 옆에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 모델을 비교 전시해 놓고 있다. 그의 건축은 시종일관 백색건축을 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건축에서 흰색만 사용하면 그의 아류로 취급받을 정도다. ‘건축계의 앙드레 김’이라고나 할까. 스미스 하우스 같은 초기 작품을 할 때는 나무에 흰색 페인트를 사용하였으나, 이후 흰색 페인트가 칠해진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하였고, 최근에 로마 근교에 지어진 주블리 성당에서는 백색 콘크리트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마이어가 LA의 게티 센터 미술관을 설계할 때, 건축주는 색깔 있는 재료를 사용한 박물관을 원했고, 마이어는 흰색을 고집했다. 결국은 둘의 오랜 싸움 끝에 베이지색으로 타협점을 찾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실제로 마이어의 건축물은 게티 센터와 캘리포니아에 주택 한 채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흰색이라고 보면 된다. 마이어가 흰색을 고집하는 이유는 흰색은 곧 모든 색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리처드 마이어 30가지 색’이라는 책을 보면, 흰색의 건물이 시간과 태양광의 컨디션에 따라서 얼마나 다양한 색으로 보이는가를 알 수 있다. 마이어의 사무실에서 프로젝트마다 페인트의 흰색을 결정하고 실제 시공에서 선정한 흰색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다.내가 한국에 귀국한 후 사무실을 열고 디자인을 한 초기의 작품들도 대부분 흰색이다. 아마도 보이지 않게 마이어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거제도에 지어진 ‘머그학동’과 신안군 압해도에 지어진 ‘보이드’라는 작품이 흰색이다. 특히나 자연경관이 훌륭한 곳에는 오히려 흰색 이외의 다른 색상을 쓰기가 망설여진다. 특정 색상과 재료를 주변 자연에 강요한다는 것 자체가 폐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대신에 흰색 캔버스 같은 백색은 아름다운 자연의 색상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될 수도 있고 마이어의 말처럼 모든 색상이 되기 때문에 자연 속에 건축할 때에는 흰색을 주로 선택하게 된다. #두 번째 만남 학창시절에 책으로 항상 접했던 마이어였지만, 사실 나는 마이어보다는 안도 다다오나 루이스 칸을 더 좋아했다. 보스턴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사무실을 구할 때 루이스 칸은 돌아가셨기 때문에 사무실 지원이 불가능했고, 일본어를 못하여 안도 사무실에는 갈 수 없었다. 졸업 후에는 보스턴에서 가까운 뉴욕에서 일자리를 찾았는데 그때가 마침 이라크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이어서 어느 사무실에서도 채용하지를 않았다. 이력서를 400장 넘게 뿌리고서야 겨우 네 군데 인터뷰가 가능했다. 그중 하나가 마이어 사무실이었다. 당시 세계적인 건축가였던 마이어는 경기를 잘 타지 않아서 직원을 뽑았던 것 같다. 마이어 사무실은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 일을 해 보았다는 경우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 역시 지원할 생각도 못 했었다. 그러다가 마이어의 광팬이었던 친한 선배가 “네 디자인의 공간감은 마이어의 작품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회사에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그 선배의 말을 듣고 지원서를 보냈다가 덜컥 입사하게 된 것이다. 처음 인터뷰를 하러 사무실에 갔을 때 회사에 190㎝는 넘어 보이는 거구의 백발노인이 성큼성큼 걸어다니는데 너무 멋있어 보였다. ‘저런 외모라면 건축주분이 그냥 설득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건축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 ‘마천루’ 속 건축가가 현실로 나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서 뉴욕의 리처드 마이어 사무실에서 실무를 하는 꿈같은 일이 시작하게 되었다.#고급 주거의 마스터 마이어의 ‘더글러스 하우스’는 미시간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절벽에 자리잡고 있는데, 진입하는 시퀀스가 예사롭지 않다. 경사 대지의 높은 쪽에서 진입하면서 먼저 방문객은 네모진 창문이 뚫린 평범한 집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주택에 진입하기 위해서 다리를 건너게 된다. 일단 다리를 건너서 집으로 들어가면 정면은 막혀 있고, 햇빛만이 천창을 통해서 들어온다. 이곳에서 한 층을 내려가게 되면 두 개 층 높이의 거실과 전면 창으로 펼쳐진 미시간 호수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워낙 경사지에 자리잡고 있어서 마치 배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의 건축은 주변 경관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는 디자인을 보여 준다. 숲 쪽으로는 침실들이 배치되어 있고, 호수 쪽으로는 거실과 식당 같은 공공 공간이 배치되어 있으며 그사이에는 복도가 위치해 있는, 계획적으로 명확한 구도를 띠고 있다. 마이어는 이 집으로 고급 주거 전문건축가의 명성을 얻었다. 필자도 여러 건축가를 좋아하지만, 그 많은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집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살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마이어의 주택을 선택할 것이다. 프로젝트에 따라서 다르지만, 공사비는 상상을 초월해서 그가 플로리다 주에 지은 ‘누게바우어 하우스’의 경우 침실 4개짜리 주택임에도 총공사비가 400억원이 넘는 작품도 있다. 주택을 통한 성공적인 데뷔 이후 애틀랜타 주의 ‘하이 뮤지움’을 시작으로 프로젝트의 크기를 키우기 시작해서 바르셀로나 미술관, 게티 센터 등 각종 미술관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화이트 큐브 미술관의 마스터로 자리를 잡아 가게 되었다. 그가 사용하는 백색과 부드러운 자연채광은 미술관을 전시하기에 적합한 조합이 되었다. 그의 건축 브랜드는 그렇게 자리잡아서 미국의 많은 부자들은 마이어가 지은 주택에 살기를 희망한다. 이를 이용한 부동산업자들이 21세기 들어서 뉴욕 등 몇몇 도시에 마이어가 디자인한 아파트를 시행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내가 마이어 사무실에서 일하던 시절에 참여했던 프로젝트인 뉴욕의 ‘165 찰스스트리트 아파트’였다. 허드슨 강과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는 이 아파트 프로젝트를 통해서 주거 건축의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은 최근 내가 용산에 ‘아페르 한강’이라는 아파트를 디자인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건물 역시 흰색으로 디자인하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페르 한강에는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넓은 테라스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정교한 미니멀 디자인 리처드 마이어는 본인이 유명 건축가라기보다는 ‘마스터 빌더’(Master Builder)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만큼 그의 건축은 완벽한 시공성을 요구한다. 실제로 모든 디자인을 하는 초기 단계에 프로젝트마다 다른 모듈러 그리드를 설정해 놓고 건축물의 모든 선은 그리드 선에 맞추어서 설계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공 시에 조금이라도 줄이 어긋날 경우가 생기면 아주 이상해 보이게 된다. 마이어 사무실의 직원들끼리는 “복잡한 형태의 건물을 디자인하는 프랭크 게리 사무실의 직원이 부럽다”고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 이유는 형태가 복잡할수록 시공상의 작은 실수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이어의 건축물은 모든 라인의 줄이 맞아야 해서 조금만 어긋나도 눈에 거슬린다. 마이어의 사무실에 출근한 지 몇 달이 지나고 나니 모든 사물에 줄을 맞추는 강박증이 서서히 생겨났다. 화장실에 수건도 직각으로 맞게 걸려 있어야 하고, 책상 위의 사물들도 정리되어야 맘이 편해졌다. 이런 이야기를 직장 동료들에게 했더니 다들 나와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지금도 건축도면을 보면 계속 줄을 맞추고 싶어지게 된다. 내가 설계한 머그학동에 가면 펜션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카페 동의 문, 창문, 정면에 있는 담장의 슬릿까지 줄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경향은 마이어 사무실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평면도에 벽들이 줄이 맞춰져 있지 않으면 불편한데, 지금도 우리나라의 아파트 평면을 보면 벽들이 줄이 안 맞아 있는 경우가 많다. 볼 때마다 맘이 불편하다.어느 잡지에서 마이어에게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좋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는 의외의 답변을 하였다. 예전에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게 될 때 그는 게티 센터 프로젝트를 하면서 뉴욕의 집을 떠나 LA에서 13년을 떨어져 지내면서 아내와는 이혼하였고, 그의 자녀들은 어느덧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서 아이가 클 때 곁에 있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이지만 동시에 두 자녀의 아빠이기도 했던 것이다. 책으로, 건축 작품을 함께하면서,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모습을 곁에서 볼 수 있었던 기회는 나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인생의 경험으로 남아 있다. 건축가 유현준
  • 누굴 불러야 눈길 끄나… ‘잿밥’만 관심 갖는 국감

    누굴 불러야 눈길 끄나… ‘잿밥’만 관심 갖는 국감

    황보승희 “EBS 수익 배분 구조 묻겠다” 펭수 불러서 논란 커지자 “안 나와도 돼” 법사위는 ‘유튜브 스타’ 이근 대위 불러양향자는 출석 가능성 없는 전두환 신청 “망신주기식 출석 강요 막을 장치 찾아야”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다음달 7~26일 예정된 가운데 증인·참고인을 놓고 또 소란스럽다. EBS 캐릭터 펭수,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이 참고인·증인으로 채택되자 국회의원들의 시선끌기용 행태가 반복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선 존재는 펭수다. 펭수의 인기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EBS의 관련 수익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펭수 등 캐릭터 종사자들이 정당한 보수와 처우를 받고 있는지 살펴 볼 것”이라며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자 사상 초유의 캐릭터 출석 요구에 비판이 쏟아졌다. 펭수 연기자의 정체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형 탈 속 연기자가 의원의 물음에 펭수 연기를 하기도 본인 목소리로 답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EBS 관계자만 불러도 될 일을 화제성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황보 의원은 “참고인이라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하면서도 “펭수 팬덤이 분명 여러 사람들의 노동 투입으로 이뤄진 것인만큼 국정감사에 성역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측이 해군특수전전단(UDT) 출신 예비역 대위이자 유튜브 스타인 이근 전 대위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해 논란이 됐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이 전 대위에게 총검술 폐지에 관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전 전 대통령을 국세청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지난 2년여 동안 재판에도 두 차례만 법정에 선 그가 국회에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농수산물 판매 장려에 앞장섰던 백 대표를 불러 농수산물의 판매 촉진을 위한 개선 방안을 질의할 예정이다. 법사위 소속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을 밝히겠다며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신청했다. 여야는 현직 국회의원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민의힘은 재산신고 누락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김홍걸 무소속 의원을, 민주당은 이해충돌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무소속 의원과 일가족에 대한 증인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복되는 비판에도 이색 증인 요구가 계속되는 것은 언론 노출을 통해 ‘전국구 의원’으로 발돋움하려는 의원들의 홍보 수단으로 국감이 악용되는 탓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망신주기나 정치공세 차원에서 출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검찰 ‘윤석열 처가 의혹’ 고발인 조사

    검찰 ‘윤석열 처가 의혹’ 고발인 조사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과 장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한 고발인들이 25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최근 수사팀을 재정비한 서울중앙지검이 고발 7개월 만에 수사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는 이날 오후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를 고소·고발한 사업가 정대택씨와 조대진 변호사,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정씨는 2003년 최씨와 함께 스포츠센터 건물에 투자했다가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오랜 시간 법정 다툼을 해왔다. 최씨가 애초 동업약정서에서 합의한 것과 달리 수익을 모두 가로챘고 되레 자신에게 약정을 강요했다는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 정씨 측 주장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정씨는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가 인정됐다. 그는 최씨가 법정 증인을 매수해 위증을 하도록 했다면서 지난 2월 최씨를 소송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최씨 사건 처리에 윤 총장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윤 총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한 정씨는 “17년 송사를 이어오는 동안 3년 간 징역살이를 하며 인고의 세월을 견뎠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은 윤 총장 처가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파주의 의료법인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해당 의혹을 제기하며 김씨와 최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 조 변호사와 황 전 국장은 이날 첫 고발인 조사를 받게 됐다. 황 전 국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발) 다섯달이 넘은 오늘 고발인 조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라면서도 “늦게나마 조사한다니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 말 금융감독원에서 주가조작 의혹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고발인들은 금융당국이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마음으로부터 응원을”…‘서울대 무림사건’ 피해자들 40년만에 무죄

    “마음으로부터 응원을”…‘서울대 무림사건’ 피해자들 40년만에 무죄

    1980년 서울대에서 일어난 반독재 학생시위의 주모자로 경찰에 불법 연행돼 감금·고문을 당했던 ‘서울대 무림사건’ 피해자들이 4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관용)는 25일 반공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했던 김명인 인하대 교수와 당시 서울대 학생 박용훈(민청학련 민사재심추진위원)씨의 두 번째 재심에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에도, 그 이후에도 피고인들은 사회적·개인적으로 매우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이 과정 역시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으로부터 응원을 보냅니다. 돌아가세요”라고 말했다. 1980년 12월 국문과 재학생이었던 김 교수는 동료 학생들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알리고자 교내 집회 유인물을 만들었다가 교내 시위의 배후로 지목돼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관들에게 불법 연행됐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간 김 교수는 35일 동안 감금돼 고문을 받았는데 고문했던 경찰 중 한 명은 ‘고문기술자’로 알려진 이근안이었다. 박씨 역시 영장없이 체포돼 26일 동안 구금된 상태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 김 교수는 이듬해 1월 계엄법과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씨 역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두 사람은 각각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받았다. 동양사학과 학생이던 박씨는 앞서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제적됐다가 1980년 3월 복학한 상황에서 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김 교수와 박씨 등이 참여한 학내 시위와 전두환 정권의 불법 연행·고문 사건은 서울대 학내 운동세력을 일컫던 ‘무림’에서 이름을 따 ‘서울대 무림사건’으로 불려왔다. 세월이 흘러 1999년, 두 사람은 5·18 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상 특별재심을 청구했고 계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아냈다. 그러나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유지됐고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김 교수와 박씨는 2018년 다시 재심을 청구했고 40년 만에 완전 무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다. 재판부는 이날 “여러 증거를 비춰보면 피고인들이 수사기관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진술의 임의성을 배제할 사정은 있지만 그 의문을 없앴만한 증명을 검찰이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죄를 인정하는 듯한 진술도 했는데, 불법 구금 상태에서 자백이 강요된 것으로 의심된다”고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법정을 나선 뒤 취재진에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이 있는데, 지연됐더라도 이렇게 되니 고맙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민주적 신념과 권리에 따른 행동을 한 것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매파냐 비둘기파냐”… ‘대만 독립’ 씨름하는 조류단체

    “매파냐 비둘기파냐”… ‘대만 독립’ 씨름하는 조류단체

    세계 탐조객들은 대만 독립이라는 가시돋힌 문제에서는 매퍄냐 비둘기파냐를 결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조류의 서식지와 생태계 보호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인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이 이달 중국의 압력으로 대만 단체를 제명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은 대만 조류 단체가 독립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서명을 강요하면서 두 단체의 관계가 훼손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 보도했다. 대만의 단체는 이날 그 명칭을 ‘중화민국 야조 학회(China Wild Bird Federation·CWBF)’에서 중국 대신 대만을 넣어 ‘대만 야조학회(TWBF)’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청원을 냈다.TWBF는 “우리는 환경 보호주의자들이지 정치 행위자가 아니다. 사실, 우리를 ‘위험’하다고 서술하면서 우리에게 명백한 정치적 선언에 서명하라고 강요하면서 정치적 입장을 취하라고 몰아세운 것은 버드 라이프”라고 주장했다. 버드 라이프는 무엇이 위험한지에 대해 분명하게 밝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은 대만 최대 조류 보호 조직인 CWBF와의 파트너 관계를 철회하고, 자료에서 대만의 영어 공식 명칭인 “Republic of China”(중화민국)을 쓰지 말 것을 주장했다. 베이징은 대만을 지배한 적도 없으면서 대만 주권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무리 사소해도 어떤 국가나 조직이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버드 라이프의 대만 조류단체의 퇴출과 명칭 변경 압력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3살 아동 성착취 후 촬영까지”... 30대 男에 징역 3년 선고

    “13살 아동 성착취 후 촬영까지”... 30대 男에 징역 3년 선고

    핸드폰 앱으로 접근, 수차례 성관계재판부, 30대 男에 징역 3년 선고“나이 어린 피해자를 성적 욕구 채우는 수단으로 삼아” 13살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5일 부산 서부지원 제1형사부(양민호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3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말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B(13)양에게 접근한 뒤 2월쯤 만남을 갖고 수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했다. A씨는 이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동영상으로 보관하기도 했다. A씨와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해자가 성관계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고 동의가 전제된 상황이었으므로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B양에게 자신의 성적 취향을 소개하며 접근했고 아동이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범행을 했기 때문에 성적 학대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단능력과 자기 방어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은 나이 어린 피해자를 자신의 비뚤어진 성적 욕구를 채우는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열린세상] 데이터 경제의 공정한 경기장 만들기/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데이터 경제의 공정한 경기장 만들기/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시대를 막론하고 ‘공정’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다. 특히 한국의 청년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라고 한다. 공정한 사회, 공정한 경쟁 여건을 만드는 것은 한국이 직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다. 추상같은 의지로 동일한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적용 대상마다 달라지는 잣대를 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 기준을 만들 때에는 넓고 긴 안목에서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좁고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급하게 만든 기준은 오래가지 못한다. 자꾸 덧대어지고 구멍을 때우다 보면 기준 전체가 누더기라는 오명을 쓰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하기 위해 여러 당사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도 있다.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수긍하는 ‘공정’한 기준을 도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자주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경제의 참가자들에게 적용되는 공정한 규칙과 기준을 만드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고 온갖 곳에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 데이터는 무궁무진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데이터 확보를 둘러싼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집중, 나아가 독점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논란은 데이터 기반 산업이나 시장(data-driven market)에서 더 뜨겁다. 데이터 기반 산업은 데이터가 중요한 투입 요소가 되는 산업을 말한다. 데이터 규모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저장 및 분석 능력이 빠르게 향상됨에 따라 많은 산업에서 데이터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왜 지금을 데이터 경제 시대라고 하겠는가. 데이터 경제에서 중요한 축의 하나인 플랫폼 사업자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많은 이용자의 정보를 손쉽게 모으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에 근거해 소비자에게 더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 데이터는 더 빠른 속도로 쌓인다. 데이터의 규모 자체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이건 모든 기업들이 가능한 한 많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데이터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 집중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승자 독식 시장이 되면서 다수의 기업이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데이터 기반 산업에 새로 진출한 신규 창업자가 데이터 부족으로 경쟁력 열위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소위 콜드스타트 문제도 제기된다. 경기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경기 결과가 거의 정해져 있다면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들을 감안해 유럽연합(EU)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데이터의 독점적 사용을 규제하거나 집중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U 경쟁 당국이 수조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으며, 지금도 다수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공유(mandated data sharing)하도록 하자는 학자들도 많다. 독일 사민당은 2019년에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반면 데이터가 일부 기업에 집중되더라도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데이터는 도처에서 시시각각 끝없이 만들어지며 데이터 수집 및 유통 비용도 낮기 때문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이용자 데이터를 갖추지 않고도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사례도 흔히 거론된다. 이처럼 데이터 집중의 경쟁 제한성 문제는 학계에서도 계속 논쟁이 이루어지는 이슈다. 한편 빅데이터 기업들이 데이터를 계속해서 생산하고 모으도록 유인을 제공할 필요도 있다. 데이터 집중을 과도하게 규제하거나 공유를 지나치게 강요함에 따라 데이터 생산과 집적의 동기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콜드스타트 문제를 겪었으나 이를 극복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확보한 데이터를 경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공정하다고 여길 수 있다.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전리품이 없는 경쟁에 누가 참여하겠는가. 결론적으로 데이터 경제에서 공정한 경쟁의 규칙과 기준을 만드는 것은 다양한 참가자들의 입장과 시각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결국 한국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임은 분명하다.
  • 고 김홍영 검사 사건, 수사심의위 개최한다...유족 “검찰 무겁게 받아들이길”

    고 김홍영 검사 사건, 수사심의위 개최한다...유족 “검찰 무겁게 받아들이길”

    부장검사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홍영(사법연수원 41기) 검사 사건에 대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개최가 결정됐다. 검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이 사건의 수사와 기소의 적절성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24일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해당 사건이) 고발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점,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수사심의위 개최를 결정했다. 지난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김 검사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이후 진행된 대검의 진상조사 결과 김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대현(27기) 전 남부지검 부장의 2년간의 상습적인 폭언·폭행이 있었음이 드러났고, 김 전 부장은 해임됐다. 수사심의위는 김 검사에 대해 강요, 협박, 모욕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부장에 대한 수사의 적절성과 기소 여부를 검토해 권고한다. 수사심의위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이들의 심의 의견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영 지침에 ‘주임검사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 전 부장은 지난해 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 대한변협은 형사처벌 없이는 해임된 김 전 부장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근거가 없자 김 전 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수사의 진척이 없자 김 검사의 유족 측은 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수사심의위 개최가 결정되자 유족 측은 “이번 결정은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시민의 뜻이 모여진 결과”라면서 “검찰이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오월동주’ 김종인·주호영, 갈등 수면 위로

    ‘오월동주’ 김종인·주호영, 갈등 수면 위로

    국민의힘 ‘투톱’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최근 주요 현안을 놓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보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에선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나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출신 김 위원장과 영남 기반 5선 주 원내대표의 ‘오월동주’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하자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집회 자제령’을 내렸지만 주 원내대표는 23일 이를 “방역과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당부와 어긋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적 주장을 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하거나 강요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고 답했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내부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정부·여당의 법안 처리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며 당내 중진들의 반발이 커지자, 주 원내대표도 김 위원장의 ‘마이웨이’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전날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공정경제 3법 처리에는 “입장을 달리하는 분들의 의견을 빠른 시일 내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 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자 김 위원장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안 대표를 직격한 것이지만 사실 자당 의원들에게 날린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게 개천절 집회와 공정경제 3법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원외 인사인 김 위원장이 외연 확장을 하겠다며 독주를 하는데 원내를 책임지는 주 원내대표 입장에선 견제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시점에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안 대표에 대한 투톱의 평가도 상반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현재는 국민의힘과) 통합·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 된 것 같다”면서도 “변화 노력을 한다면 야권에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은 “꼭 정책연대를 이어 갈 당위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은행은 대출이자 깎아주냐” 상가임대차법 개정…임대인 반발

    “은행은 대출이자 깎아주냐” 상가임대차법 개정…임대인 반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임차인, 재난 상황 때 임대료 감면요구 가능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 앞으로는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또 세입자가 6개월 동안 임차료를 내지 않아도 연체 기간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3일 감염병으로 피해를 당한 상가 임차인에게 임대료 감액청구권을 부여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본 개정안이 다음날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자영업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근거로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여야는 그동안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이유로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손발을 맞춰왔다. 이날 민형배·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합친 대안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 본 개정안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임대인에게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임대료 증감청구가 가능한 요건을 기존 ‘경제 사정의 변동’에서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1급 감염병 등에 의한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수정했다. 현행법에서는 월 임대료가 3개월 이상 밀리면 임대인은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이어지는 6개월간 한시적으로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퇴거 조치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임대인은 코로나19 충격이 이어지는 6개월간 한시적으로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퇴거조치 할 수 없다. 개정안에 법 시행 후 6개월간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계약 해지나 갱신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게 하는 특례 조항이 마련됐다. 이번 법안에 마련된 부칙에 따라 개정된 내용은 법 공포날 시행되며, 시행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을 낮춰주는 내용 등을 담은 상임법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임대인들은 “은행은 대출이자 깎아주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임차인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법으로 임대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건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번 법 개정이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상가업계에선 이번 개정안에 대해 “지나치게 임차인만 생각한 법안”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주요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분기별 투자수익률은 작년 4분기 2% 중후반에서 지난 2분기 1%대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상가업계가 더 극심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오월동주’ 김종인·주호영…점점 벌어지는 틈새

    ‘오월동주’ 김종인·주호영…점점 벌어지는 틈새

    국민의힘 ‘투톱’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최근 주요 현안을 놓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보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에선 미묘한 입장 차가 드러나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출신 김 위원장과 영남 기반 5선 주 원내대표의 ‘오월동주’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월 3일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하자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집회 자제령’을 내렸지만 주 원내대표는 23일 이를 “방역과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당부와 어긋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적 주장을 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하거나 강요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고 답했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내부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정부·여당의 법안 처리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며 당내 중진들의 반발이 커지자, 주 원내대표도 김 위원장의 ‘마이웨이’에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 전날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공정경제 3법 처리에는 “입장을 달리하는 분들의 의견을 빠른 시일 내에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 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자 김 위원장은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안 대표를 직격한 것이지만 사실 자당 의원들에게 날린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게 개천절 집회와 공정경제 3법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원외 인사인 김 위원장이 외연 확장을 하겠다며 독주를 하는데 원내를 책임지는 주 원내대표 입장에선 견제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시점에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안 대표에 대한 투톱의 평가도 상반된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혁신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현재는 국민의힘과) 통합·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 된 것 같다”면서도 “변화 노력을 한다면 야권에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당과 언제라도 같이할 수 있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은 “꼭 정책연대를 이어 갈 당위성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검사 죽음 내몬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수사심의위 열릴까

    검사 죽음 내몬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수사심의위 열릴까

    2016년 5월 부장검사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김홍영(사법연수원 41기) 검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개최 여부가 24일 결정된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고 김 검사 유족의 요청에 따라 24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로 넘길지 판단한다. 수사심의위가 개최되면 강요, 협박, 모욕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김대현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의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들이 권고한다. 23일 김 검사 측 변호인단은 부의심의위에 제출할 의견서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인권보호 필요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수사심의위를 개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건은 검찰 조직 내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라며 “검찰 조직은 상명하복 정서가 강하고 고도의 통제성과 폐쇄성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그 피해는 일반 사회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보다 훨씬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조직문화 개선의 관점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검사의 자긍심과 명예회복의 관점, 형사사법절차의 공정성 관점에서도 피의자의 처벌 여부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변호인단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미 (사건) 당시 감찰보고서와 법원의 해임결정 판결 등 여러 조사자료가 충분한데도 (수사팀이) 이렇게 장기간 미적거리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가지 않고 의심스럽다”며 “지금에서야 유족 측 참고인 조사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 심히 괴롭다”는 심경을 전했다. 김 전 부장은 대검찰청 감찰 결과 상습 폭언과 폭행으로 김 검사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사실이 인정돼 2016년 8월 해임됐다. 그러나 당시 감찰본부는 김 전 부장을 형사 고발하지 않았고 지난해 11월 대한변호사협회의 고발을 계기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주호영 “드라이브 스루 집회, 방역에 방해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

    주호영 “드라이브 스루 집회, 방역에 방해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방역과 교통에 방해가 안 된다면 헌법상 권리”라고 재차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와 관련해 ‘그 사람들의 권리’라고 말한 자신의 발언을 놓고 여권의 비판이 제기되자, 23일 기자들과 만나 “교통법규에 위반되지 않고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막을 수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에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정권 비판이 두려운 것이고 입을 틀어막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개천절 집회를 미뤄달라고 호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체가 빽빽하게 모여서 코로나19 방역에 방해되는 것을 걱정한 것”이라면서 “정치적 주장을 하지 말라고까지 요구하거나 강요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신의 주장이 헌법상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것일 뿐, 이른바 ‘태극기 부대’ 등 강경 세력에 힘을 실어준다거나 동참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자기들 권리이고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라는데, 동참이 아니라 오히려 냉소”라고 말했다. 같은당 성일종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방역에 큰 방해가 안 된다면 국민의 의사표시까지 막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으로 한 말”이라며 “그보다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직장 내 괴롭힘 심각성 알려야”…김홍영 검사 유족 측 수사 촉구

    “직장 내 괴롭힘 심각성 알려야”…김홍영 검사 유족 측 수사 촉구

    상관의 상습적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김홍영 검사의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안건 회부를 거듭 촉구했다. 유족 측 대리인단은 이 같은 의견서를 23일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24일 열리는 부의심의위는 이 사건을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에 안건으로 올릴지 심사한다. 수사심의위는 사회적 이목이 쏠린 주요 사건들에 대해 각계 전문가 및 시민들이 검찰의 수사 계속 여부 등을 판단하는 제도로 권고적 효력만 가지고 있다. 대리인단은 의견서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라며 “이 사안은 검찰 조직 내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인 만큼 수사심의위가 살펴보는 것으로도 경종을 울려 인권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수사심의위 회부가 검찰의 상명하복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리인단은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위계질서와 상명하복이 강한 (검찰) 조직 문화의 특성상 그 피해는 일반 사회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보다 심각하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며 “(검찰)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피의자 처벌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의견서에는 김 검사의 부친이 보낸 문자메시지도 첨부됐다. 메시지에는 “지난해 11월에 고발된 사건이고, 검찰의 감찰보고서 등 조사자료가 충분한데도 이렇게 장기간 미적거리는 이유가 뭔지 이해가 가지 않고 의심스럽다”는 유감이 담겨있다.김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물건을 팔지 못하는 영업사원들 심정이 이렇겠지’ 등 업무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서른셋에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후 대검 진상조사에서 김 검사의 상관이었던 김대현(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가 2년 동안 김 전 검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났다. 법무부는 그해 8월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 대한변협은 김 전 부장검사가 형사처벌 없이 해임돼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없어 그를 강요와 폭행, 모욕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맡고 있다. 김 검사의 연수원 동기로 이뤄진 변호인단과 유족 측은 수사가 고발인 조사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내가 부활 예수”…지상낙원 세운 자칭 구세주의 최후

    “내가 부활 예수”…지상낙원 세운 자칭 구세주의 최후

    자신을 메시아(구세주)라 칭하며 신도 수천 명을 데리고 지상낙원을 세운 러시아 남성이 대규모 군사작전 끝에 수감됐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은 22일(현지시간) 시베리아 인근 작은 마을 페트로파블로프카에서 종교 지도자 세르게이 토로프(59)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1994년 그가 ‘마지막 교회’를 세운 지 26년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휘하에 있는 러시아 국가방위군과 러시아연방보안국(FSB) 등으로 구성된 특별수사위원회는 이날 기습 작전에서 세르게이와 보좌관 등 3명을 잡아들였다. 작전에는 헬기 4대와 중무장한 병력 수십 명이 투입됐다. 목격자는 “호송차와 50대, 버스 50대, 구급차와 의료대원 등이 쫙 깔렸다. 세르게이를 헬기에 태워 어딘가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특별수사위원회가 공개한 작전 당시 영상에는 수갑을 찬 세르게이가 방위군에게 둘러싸여 호송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수부대가 급습했을 때 현장에는 세르게이와 두 아내, 자녀 등 가족과 보좌관 90명이 모여 있었다. 다른 추종자들은 인근 마을에 포진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사리온’, ‘시베리아의 예수’라 불리는 세르게이는 1990년대 자신을 메시아라 칭하며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과 유럽 등지에서 추종자들을 끌어모았다. 시베리아에서 교통경찰로 일하다 회사를 그만둔 후 이른바 ‘각성’을 통해 자신이 부활 예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하나님께서 나를 이 땅에 보내셨으며 인류에게 전쟁의 폐해와 대혼란에 대해 가르치길 원하신다”고도 말했다. 지구상 모든 종교의 통합을 목표로 1994년 추종자들을 이끌고 외딴 마을 페트로파블로프카에 성서가 예언한 ‘마지막 교회’를 세웠다. 머리카락과 턱수염을 기른 채 흰옷을 차려입고 예수 행세를 했다. 크리스마스도 자신이 부활한 8월 18일로 바꿨다.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신도들에게 철저한 채식을 강요했으며, 독특한 교육 방식을 도입했다. 3년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고귀한 처녀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다. 소녀들이 현모양처로 자라도록 준비하고 있다. 결코 남자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으며, 독립성을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수줍음과 나약함에 길들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가혹한 환경 속에서 의악품 부족 등으로 사망하거나 자살하는 신도가 많아 러시아 당국의 오랜 감시를 받았다. 이번 작전을 통해 26년 만에 체포된 세르게이와 보좌관 2명은 신도들에 대한 심리적 학대와 최소 2명에 대한 신체적 학대 혐의로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유죄 확정시 이들이 12년 이하 징역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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