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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얼마나 추워야 얼까

    ‘언제, 청계천에 얼음이 얼까.’ 13일 서울 새벽 기온이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영하 11.3도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지속되자 청계천 결빙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센터 담당자들도 청계천에 시선을 고정한 채 얼음이 어는지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장군의 엄습’에도 불구하고 청계천은 아직 얼지 않았다. 청계천의 가장 하류인 마장2교 아래 중랑천과 만나는 지점은 양안으로 얼음이 살짝 보이긴 하지만 ‘청계천이 얼었다.’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청계천에 얼음이 언다면 물 흐름이 거의 없는 하류부분인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앞 ‘고산자교∼신답철교’사이일 가능성이 높다. 이 부근은 지난 9일 수온이 4.5도 였으나, 며칠간 지속된 추위로 인해 13일 현재 크게 떨어져 2.4도가 됐다. 한파가 2∼3일 더 지속된다면 이곳 수온이 0도 이하로 내려가 가장 먼저 얼음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관리센터 강수학 팀장은 “청계천은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한강보다 더 얼기 힘들다.”면서 “특히 오간수교 윗부분인 상류는 하류에 비해 얼음을 보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얼음이 얼더라도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스케이트나 썰매장 같은 것은 만들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처럼 인공적으로 얼리지 않는 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강수로 버티는 강동윤 4단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강수로 버티는 강동윤 4단

    제4보(43∼56) 흑 43,45를 선수하고 47로 호구쳤을 때 백 48이 선수이기 때문에 백은 50으로 받을 수 있다. 만약 이 수가 없어서 백 48로 가에 이어야 하는 진행이었다면 흑에게 50의 단수를 한방 얻어맞는 것이 아프다. 하변 백돌은 끊기지 않지만 왠지 약해 보인다. 돌들이 일직선으로 튼튼하게 연결된 형태가 아니어서 흑은 뭔가를 더 얻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흑 51로 먼저 들여다 본다. 부분적으로 선수이다. 백이 손을 빼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받아야 한다. 백이 받는 방법은 두가지. 그 중 흑이 원하는 것은 (참고도1) 백 1이다. 이렇게 이어주면 흑은 2부터 9까지 선수로 하변을 깔끔하게 봉쇄하는 것이 가능하다. 흑 51의 선수 없이 (참고도2) 1부터 8까지 두어도 비슷한 결과처럼 보이지만 흑 A, 백 B의 교환이 있고 없고는 끝내기에서 큰 차이이다. 당장 백은 C로 한칸 뛰는 수를 둘 수도 있다. 그런데 강동윤 4단은 이어주지 않고 백 52로 반발했다. 흑 53으로 뚫고 55로 끊었을 때에도 태연하게 백 56으로 잇는다. 만약 흑 나로 뻗어서 귀의 흑돌 석 점이 잡힌다면 엄청난 손해인데도 이렇게 버티는 것은 대비책이 있다는 뜻이다. 과연 강 4단이 준비한 대책은 무엇일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전운이 감도는 초반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1회전] 전운이 감도는 초반

    제2보(18∼29) 백 18의 높은 걸침에 흑 19의 한칸 높은 협공은 한때 크게 유행한 정석. 협공하는 돌의 위치가 가까운 만큼 더 강력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최강수를 구사하고자 할 때 많이 쓰였다. 손을 뺀다면 모를까, 받는다면 백 20의 한칸 뜀이 사실상의 절대수이다. 이하 24까지는 필연의 수순인데 이때가 흑에게는 갈림길이다. (참고도1) 흑 1로 호구치는 수는 자체 삶을 확실히 하는 뜻이 강하다. 돌이 튼튼한 만큼 이후의 전투에서 힘을 발휘할 수도 있고, 특히 백돌이 A에 놓여도 별 위협이 안 된다. 반면 실전처럼 흑 25로 빠지면 당장 귀의 실리에서 훨씬 이득이다.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선악은 가릴 수 없다. 따라서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지만 그 대신 이 선택에 따라서 이후의 작전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흑 25로 빠졌을 때 백 26의 되협공도 흔히 두는 수. 이때 (참고도2) 흑 1로 두면 백돌을 양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백 6이 선수여서 2부터 8까지 넘어갈 수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흑 1과 같은 수는 별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흑 27의 입구자는 독특한 감각이다. 보통은 가로 한칸 뛰어서 차단한다. 흑 19의 한칸 협공을 한 탓에 처음부터 짙은 전운이 감돈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예선결승] 결정타,백 108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예선결승] 결정타,백 108

    제7보(108∼131) 백 대마 공격에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던 조한승 8단은 백 108을 보자 의욕이 사라졌다. 이 수로 더 이상 백 대마를 공격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전은 상변과의 연결이 너무 쉽게 됐으므로 (참고도1) 흑 1로 받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때는 백 2로 자세를 갖추는 수가 좋다. 흑은 3으로 우변을 넘어야 하는데 이때 백은 4로 상변을 지킬 여유도 있다. 백 대마를 잡으러 가려면 흑 5의 이음은 필수. 그때 백 6으로 끼우는 수가 있어서 12까지 백 대마는 중앙에서 깨끗하게 산다. 백 대마가 이처럼 깨끗하게 산다면 바둑은 당연히 백의 승리이다. 흑 109로 끊는 수가 그나마 강수인데 백 110,112로 타고 올라온 뒤에 114로 꼬부리니 흑의 응수가 궁하다. 흑 115의 빵따냄은 뒷맛을 좋게 하기 위함이지만 백은 116으로 단수 쳐서 중앙 백 대마를 우상귀까지 연결하고자 한 의도를 관철시켰다. 흑 117로 백 한 점을 잡았을 백 118은 강수. 중앙 백 대마는 목숨만 건지면 된다는 생각으로 다른 곳에서 실리를 두둑히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흑 121로 (참고도2) 1에 젖혀서 백 대마를 끊자고 하는 것은 어떨까? 일단 끊기면 문제이지만 실전은 백 8까지 어떻게든 연결이 가능하다. 결국 백 대마가 살아가자 조 8단은 흑 131로 끼워서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뚜껑’ 열린 정기인사… 누가 웃나

    지난달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기인사를 시작으로 재계가 본격적인 ‘인사 시즌’에 들어갔다. 예상보다 큰 폭의 승진인사와 외부수혈 확대, 오너일가의 책임경영 등이 인사의 주요 트렌드로 꼽히는 가운데 다른 그룹의 정기인사에서도 이같은 특징이 어어질지 주목된다.●대규모 승진인사 이어지나금호아시아나는 68명을 임원으로 승진(전보 3명 포함)시키는 등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조종사 파업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신훈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냈다. 신세계도 최근 수년내 가장 많은 27명의 임원 승진을 포함해 48명의 임원에 대해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근 강수현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강 사장은 지난 6월 삼호중공업 공동 대표이사에 선임된 뒤 두달 만에 단독 대표이사로 추대됐고, 이번엔 사장 승진까지 거머쥐었다. 최길선 현대미포조선 사장도 2년 만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컴백했다. ‘원더경영’을 표방한 남중수 KT 사장은 지난달 23일 단행한 인사에서 그동안 공석으로 두었던 부사장에 이상훈, 김우식, 윤종록, 노태석 전무 4명을 한꺼번에 임명했다. 내년 1월 정기인사가 예정된 SK도 계열사간 인력교류 등을 포함해 대규모 승진인사가 예상된다.SK텔레콤과 SK㈜ 등 주력계열사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 데다 상당 폭의 조직개편도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임원급 인사가 예정된 코오롱도 활발한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아 일정 규모의 승진인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과 LG 등 대그룹들은 승진 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해 사상 최대의 승진인사도 부담이다.●오너가의 책임경영 강화 신세계는 오너 이명희 회장의 사위 문성욱씨를 시스템 통합업체인 신세계I&C 상무로 발령냈다. 문 상무는 오너가(家)의 신임을 바탕으로 신세계I&C에서 전략사업 부문을 맡아 미래형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문 상무가 신세계I&C 경영을 맡을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부사장과 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 남매에 대한 경영권 교통정리가 점차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SK의 정기인사에서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의 대표이사 승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 부사장은 최신원-태원-재원 등 오너가 4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 내년 초 단행될 삼성의 정기인사에서 이재용 상무의 전무 승진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외부 수혈 올 한 해 ‘김윤규 파동’으로 큰 혼란을 겪은 현대그룹은 ‘외부수혈’을 단행하며 공격경영을 선포했다.2001∼2002년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내며 강한 업무추진력과 기획·위기관리 능력을 검증받은 전인백씨를 기획총괄본부 사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전 사장은 현대그룹의 핵심인물이었던 최용묵 전 경영전략팀 사장을 대신해 그룹의 핵심가치 제시와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육성 등 그룹경영의 총괄기획을 맡게 된다. 고 정몽헌 회장과 인연이 남달랐던 전 사장을 그룹 핵심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현정은 회장의 리더십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동부그룹도 최근 삼성 출신의 임동일씨를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현대자동차 출신의 이수일씨를 동부제강 사장으로 각각 영입했다.산업부 golders@seoul.co.kr
  • 서울 3일 영하3도 4일 전국에 큰 눈

    12월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겨울 날씨는 중순쯤 누그러진 뒤 연초에는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기상청은 2일 1개월 예보를 통해 “이달 중순 찬 대륙고기압이 약화되면서 평년(영하 5도∼영상 9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이겠다.”면서 “일시적으로 북고남저형의 기압배치를 보이고, 강원 영동과 산간지역에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12월 하순에는 일시적으로 한기가 내려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기온변화가 클 전망이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고, 강수량도 평년(4∼17㎜)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인 3일 밤부터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역부터 눈이 내리겠다. 오후부터는 서해상에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물결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영하 3도 ▲강릉 영하 1도 ▲대전 영하 4도 ▲전주 영하 1도 ▲광주 0도 ▲대구 영하 1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겠다. 휴일인 4일에는 전국적으로 눈이 내릴 전망이며, 특히 강원도와 호남서해안 지역에 많은 눈이 예상된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소백산 옥녀봉에 스키장 영주시 민간자본 유치 조성

    경북 영주 소백산 옥녀봉 일대에 스키장이 조성 된다.2일 영주시에 따르면 봉현면 두산리 옥녀봉 30여만평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슬로프 5면, 리프트 4기 등 시설을 갖춘 스키장을 조성키로 하고 이날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옥녀봉은 동절기(12∼2월) 평균기온이 0.68도, 강수량이 29.6㎜, 최대 적설량이 4.17㎝로 스키장의 입지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더구나 전체 부지의 57%를 차지하는 사유지 매입도 주민들의 반대가 적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업비는 모두 870억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영주시는 세금 감면과 기반시설 지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이날 설명회에는 국내 20여개 업체 관계자가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사업신청은 이달 말까지이다. 영주시 관계자는 “스키장과 골프장 조성 예정지는 소백산 국립공원과 부석사, 소수서원 등과 가까워 관광유발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이 지역을 충북 단양팔경, 강원 영월관광단지 등과 연계해 관광벨트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1)U-러닝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1)U-러닝

    열악한 교실환경, 학교별 빈익빈 부익부 현상 등 공교육 위기론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자정을 넘겨 새벽까지 이어지는 사교육의 광풍도 여전하다. 이색적이며 특색있는 교과운영 등으로 교육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일선 학교들을 찾아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길을 모색해 본다. ■ 서울 신학초교 태블릿PC 수업 “맷돌은 어디에 사용하나요?”(이준규 선생님) “곡식 가는 데에요.”(남학생) “즙 짜는 데에요.”(여학생) “오른쪽 맨 아래에 있는 것은 무엇이지요?”(선생님) “다듬이요.”(전체 학생) “어디에 쓰는 물건이죠?”(이 선생님) “빨래 물 빼는 데요.”(여학생) “광 내는 데요, 때 빼고 광 내고…”(남학생) 25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3동 서울 신학초등학교 5학년 1반 사회수업 시간.32명의 학생들과 이준규 담임교사가 ‘조상의 멋과 슬기’를 주제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가정서도 사이버 학습 가능 다른 교실과의 차이점은 전자수업이라는 점이다. 우선 71인치 대형 전자칠판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 책상 위에도 태블릿(tablet)PC가 하나씩 놓여져 있었다. 태블릿 PC는 무선 랜이 내장되어 있으며 모니터 화면에 전자 펜으로 문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이를 저장할 수 있는, 개인용 노트북 컴퓨터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컴퓨터다. 전자칠판에 띄워지는 내용은 학생들이 갖고 있는 태블릿 컴퓨터에 떠있는 화면과 똑같았다. 교과서인 셈이다. 발표하는 학생을 위한 무선 마이크도 있었다. 하지만 교과서나 공책은 보이지 않았다. 분필도 찾을 수 없다. 학생이 발표하는 프데젠테이션 화면 위에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대목에 밑줄을 그으면 그 내용이 전자칠판은 물론 학생들 태블릿 PC에도 그대로 표시된다. 발표하는 학생이 발표도중 전자펜으로 별도 표시를 하는 것도 그대로 전자칠판이나 나머지 학생들의 태블릿 모니터에 나타난다. 선생님이 칠판에 적는 내용을 연필로 일일이 공책에 따로 적지않아도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6개 모둠으로 나뉘어 선생님이 정해준 과제별 토론내용을 모둠별로 발표했다. 한 개 모임의 발표가 끝나면 학생들이 소감을 밝힌다.“우리가 조상들의 멋과 슬기를 발표하고 느낀 점은 무엇보다도 신기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도 이렇게 조사를 하여 더 많이 알아서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우리가 조사를 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로서는 잘하였다고 느낀다.”(4모둠, 박지영 정우정) 소감 발표에 이어 나머지 학생들도 이 발표에 대한 댓글을 워드를 이용해로 그 자리에서 바로 올린다. 선생님도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수업을 정리해 준다. 태블릿 컴퓨터가 교과서뿐만 아니라 공책으로도 활용되는 것이다. “내용은 좋은데 (파워 포인트)글씨가 잘 안보인다.”(김채린) “내용은 좋은데 너무 빨리 말했어요.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는 식이 됐어요.”(이 선생님) 이 학교는 지난 4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정한 전국의 U-러닝 시범학교들 가운데 유일한 초등 시범학교다.KT,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협조를 받아 학교에 사이버학습 환경을 구축했다. 학교와 학생들의 가정에서도 무선랜을 이용, 사이버 학습이 가능하다. 투자비용으로 4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성적도 올랐어요.” 지난 4월 처음으로 전자수업을 할 때만 하더라도 학생들은 교과서와 공책없이 수업할 수 있다는 얘기에 신기해했으나 전자 펜이나 키보드가 눈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전자펜이나 키보드를 사용하는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해졌다. 최민수군은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인터넷에서 정보를 빨리 찾을 수 있는 등 흥미가 많이 생겨 요즈음은 교과서로 하는 수업보다 편하다.”면서 “성적도 수학, 사회과목에서 올랐다.”고 자랑한다. 담임선생님도 학생들이 파워포인트, 워드 등을 손쉽게 다룬다고 거든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이 교사는 “40분 수업할 때 10분에서 15분 정도 집중하면 많이 하는 편인데 우리 학생들은 더 집중하는 편”이라면서 “본인이 직접 화면에 무엇인가를 적고 저장하고 띄우며 참여하는 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어 읽기의 경우, 태블릿 PC로 하기는 어려우나 사회 수학 영어 과학 등은 태블릿 PC로 수업을 자주 하고 있다. 학생들 시험도 온라인으로 정해진 시간에 한다고 한다. 이 교사는 “지금은 우리반 학생들만 사용하나 서버에 모든 자료가 올라가는 만큼 다른 선생님들도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정보화 교육에 대한 마음가짐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학교 밖에서도 수업을 하도록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김덕영 교장 선생님은 “U-러닝 시범학교 지정 이후 1학년 학생들도 선생님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졸업하면 워드프로세스 자격증 등 자격증 서너종은 거의 다 딸 정도로 정보화 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U-러닝 이란? U-러닝(learning)이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용,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는 체계다. U-러닝에 활용되는 단말기로는 PC,PDA, 태블릿 PC 등이 있다. 일반 컴퓨터를 활용하는 수업은 모든 초·중·고교에서 이미 하고 있다. 태블릿 PC를 이용,U-러닝을 하는 곳은 서울 신학초등학교와 인천 부원중학교 등 2곳이다.PDA를 이용한 수업은 서울 경복고 등 7곳이 있다. 태블릿 PC를 토대로 한 U-러닝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성, 즉시성, 개별성, 상호 작용성이다. 학교안은 물론 유·무선 랜을 연동시켜 주는 장비가 있는 곳에서는 태블릿 PC만 있다면 그 곳이 바로 교실이 된다.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얻고 활용할 수 있다. 또 언제나 원하는 정보를 얻어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으며 바로 학습 내용을 정리 입력 저장하고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친구들과 나눠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자기수준에 적합한 학습 콘텐츠나 웹사이트를 찾아 스스로 학습하고 자신이 학습한 결과를 바로 저장하여 자신의 학습이력을 스스로 알 수 있다.U-러닝 환경에서는 교실의 개념이 확장되어 학생이 거리가 먼 현장에 있어도 교사는 학생의 학습과정을 볼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조언이나 지시를 할 수도 있다. 학생들끼리 의견도 교환할 수 있다. 서울 신학초등학교의 경우, 무선환경 인프라가 학교, 가정, 관공서나 금융기관, 쇼핑센터 등 몇몇 특정 지역에만 국한돼 있어 이를 벗어나면 태블릿 PC의 무선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 엄밀한 의미의 ‘언제 어디서나’ 교육은 힘든 실정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왜 U-러닝 인가? 서울 신학초등학교에서 도입한 U-러닝은 학생과 학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U-러닝 시범학교로 지정된 지난 3월 이후 지난 10월 말까지 32명의 학생과 교사 등을 상대로 성과를 설문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개선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효과도 좋아졌다. 무선랜 기반 태블릿 PC의 이동성, 즉시성, 개별성, 상호작용성을 적용한 수업으로 학생들의 학습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또 태블릿 PC를 학생들이 하루에 80분 정도씩 집에서도 사용하는 등 활용빈도가 많아지면서 사교육비가 1학기에 비해 2학기에는 25%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다.1학기 초에는 한 사람당 월평균 40만원에서 10월에는 30만원선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과 협동성도 개선됐다. 자유게시판이나 메신저를 활용한 사이버상의 의견교환이 활발해진 덕분이다. 이밖에 전자투표나 설문조사 등 교과 외 활동경험을 쌓게 됨으로써 고차원적인 사고과정이 발달하고 있으며 이를 응용하는 자주적 학습능력도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급관리도 편해졌다. 별도의 알림장과 가정통신문이 필요없게 됐다. 과제방이나 학습 게시판을 활용하여 학생과 학부모가 모든 학교행사 계획과 학습과제나 준비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 이 교사는 학부모나 학생이 사이버 환경을 좀더 쉽게 이용하도록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플랫폼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번의 로그인으로 홈페이지, 사이버스쿨, 포털사이트,CD, 서버 등에 접속하도록 함으로써 자료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태블릿 PC 배터리 성능도 개선해 장시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할 경우,3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나 이를 더 오래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무게를 좀더 가볍게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여학생들은 주말에 태블릿 PC를 가져가지 않고 교실 뒤에 마련된 보관함에 두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서울 경복고 PDA활용 학습 U-러닝을 지향하고 있으나 학습도구에 따라 학습효과나 활용도는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 신학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태블릿 PC를 활용해서 하는 U-러닝이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다면 PDA를 활용한 서울 경복고 3학년 학생들의 U-러닝 효과는 아직은 미흡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경복고 3학년 10반 학생 36명은 지난 4월 PDA를 한 대씩 지원받았다.PDA로 EBS 수능강의를 3학년 학생들이 듣도록 하겠다는 U-러닝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교육인적자원부가 받아들여 지원된 것이었다. 신학초등학교 학생들과 달리 이들은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활용 등 정보통신기술 활용 능력이 양호했다. 하지만 신학초등학교와 달리 학교내에서만 PDA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었다. 유·무선랜을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교내 60곳에나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장실 등 무선랜 접속이 잘 안되는 곳이 많았다. 이 때문에 PDA는 수업시간에 활용하지 않는 대신 쉬는 시간, 아침 및 방과후 자율학습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에 주로 이용됐다.10반 담임인 이강수 교사는 “아침에 20분, 점심시간에 30분씩 하루에 50분을 PDA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PDA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보인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홍민오군은 “영어사전 검색 및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해 공부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하상욱군은 “주로 전화기로 사용한다,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회권군은 “야간자율 학습 시간에 전자사전, 백과사전, 영어사전을 검색하거나 EBS 과학탐구 강의를 들었으나 유해한 정보검색에 빠지기 쉬운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에서는 이에 대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있는 학생들은 PDA 활용을 나름대로 잘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PDA에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어 비교육적인 유해정보에 노출될 가능성 또한 많다는 인식도 하고 있었다.PDA 활용방안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강정규 교사는 “교사가 학생들의 PDA 활용능력을 못따라가는 측면이 있다. 영화를 다운로드받아서 보는 등 원래 용도 외에 활용하는 부작용도 있었다.”고 했다. 이옥근 연구부장도 “노력은 했는데 대입 준비를 해야 하는 3학년생이 사용 대상이라는 점 등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내년에는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의 정금배 장학관은 “표본집단이 3학년생이고 EBS수능 강의를 활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 아직은 기대만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우리가 보기에 시행 첫회임을 감안하면 혁명적인 환경변화로 본다.”면서“U­러닝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현대중공업 사장 최길선씨

    현대중공업 그룹은 1일 실시한 사장단 및 본부장급 인사에서 최길선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보했다고 발표했다. 현대미포조선 사장에는 송재병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장,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에는 강수현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인사명단 29면
  • 세리 “내년엔 쎄리”

    “내년엔 꼭 한·일전 무대로 돌아오겠습니다.”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 개막을 사흘 앞두고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귀국, 제주도에 집결한 30일 박세리(28·CJ)는 거꾸로 미국 시카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끝없는 부진 속에서 헤매다 ‘메디칼 익스텐션’으로 시즌을 접은 채 지난 10월7일 입국했을 때처럼 ‘쓸쓸히’ 인천공항을 떠났다. 귀국 당시 “쉬기 위해 처음으로 아예 골프백을 두고 왔다.”고 말할 만큼 그의 부상은 심각했다. 왼쪽 손가락뼈에 실금이 가고 인대가 늘어나 그립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상황. 그러나 시즌 중단 결정까지 내릴 만큼 속을 썩이던 부상이 완쾌되자 주저없이 짐을 쌌다.예년에 견줘 두 달 먼저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한때 한국여자골프의 상징이자, 한·일전의 여왕이었던 그가 대회 개막 사흘을 앞두고 한국을 떠난 건 의외였다. 박세리 역시 한·일전 불참에 대한 섭섭함은 감추지 못했다. 사실 2연패 뒤 3연승의 한·일전 성적은 박세리가 일궈낸 것이나 다름없었다.2회대회(2001년) 이후 4년 연속 단골로 출전, 역대 참가 선수 가운데 김미현(28·KTF) 장정(25) 등과 함께 가장 많은 승점(12점)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엔트리에 끼지 못한 것은 물론, 주최측 초청에서도 제외됐다. 박세리는 “나갈 처지도 입장도 아니지만 처음으로 한·일전에 빠지게 돼 무척 아쉽고, 지금 겪고 있는 부진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면서 “그러나 내년 이맘때 분명히 나아진 모습으로 한·일전 무대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박세리가 동생 애리(24)씨와 총총히 출국장으로 들어서던 그 시각, 제주도 훈련캠프에서는 주장 강수연(29·삼성전자)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첫 작전회의를 갖고 있었다. 한편 박세리는 내년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을 포함, 두 차례의 하와이 대회는 건너뛴 뒤 3월 12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리는 마스터카드클래식을 재기전 무대로 잡았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박세리는 “하와이는 그동안에도 성적을 내지 못했던 곳이라 재기의 샷을 치기엔 좀 껄끄럽다. 다른 선수들에 견줘 두 배 이상의 훈련 시간을 갖게 됐으니 무너진 모든 것을 바로 잡기 위해 힘쓰겠다.”면서 “첫 한 달간은 그립 등 기본에 치중하겠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女골프 드림팀 “일본은 없다”

    女골프 드림팀 “일본은 없다”

    “올해도 일본은 없다.” 한국과 일본의 여자골프가 새달 3∼4일 이틀간 제주도 핀크스골프장(파72·6355야드)에서 격돌한다. 올해로 여섯번째 맞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총상금 6150만엔). 두 나라를 대표하는 각 13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조국과 자신의 명예를 걸고 벌이는 ’별들의 전쟁’이다. 첫날 양팀 2명의 선수가 12개조로 나뉘어 싱글매치플레이(투섬)로 맞대결하고, 이틀째에는 6개조 양팀 각 2명씩의 선수가 더블매치플레이(포섬·홀당 같은 팀의 낮은 타수를 스코어로 적용)로 매홀마다 승부를 낸다. 홀당 투섬과 포섬의 점수는 각각 승자 2점과 4점이고 무승부일 경우 1점과 2점, 패자는 0점이다. 각 라운드 양팀의 점수를 합산, 최종일 집계로 우승팀을 가린다. 동점일 경우엔 양팀 1명이 18번홀 연장전을 벌인다. 1,2회 대회에서 거푸 우승컵을 빼앗긴 한국은 그러나 3∼5회 대회까지 3연승,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에도 “여자 그린에 일본은 없다.”는 명제를 확인할 참이다. 주장은 올시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늦깎이 첫 승’을 올린 ‘맏언니’ 강수연(29·삼성전자)이 맡았다. 총사령탑은 일본을 꿰뚫고 있는 구옥희(49·L&G). 2004년을 빼곤 첫 대회(1999년)부터 올해까지 전 경기에 참가하게 된 강수연은 “한국팀의 4연승을 위해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전 어느 해보다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전략을 구상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승부는 한국의 ‘패기’와 일본의 ‘관록’에서 갈릴 전망. 한국은 30대 이상의 선수가 없는 데다 배경은(20·CJ) 송보배(19·슈페리어) 박희영(18·이수건설) 등 ‘젊은 피’를 수혈해 평균 연령 24.08세에 불과하다. 이에 견줘 ‘일본의 소렌스탐’ 후도 유리(29)가 이끄는 일본팀은 29.23세. 한국팀은 지난 21일 강수연을 선두로 26일까지 모두 입국을 완료한 뒤 29일 제주에 모여 연습라운드를 통한 팀워크 다지기에 들어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재개발 열풍 서러운 달동네

    ‘도시의 공기는 자유를 만든다.’ 서구 중세시대의 격언입니다. 당시 농노계급이 신분의 자유를 얻기 위한 거의 유일한 수단은 도시로 ‘탈출’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시는 왕이나 영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자치권을 가지고 있던 덕분이지요. 한국전쟁 직후 다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서울은 서구의 중세 도시와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었습니다.‘생존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일푼 ‘촌놈’들이 제 한몸 뉘일 곳은 달동네뿐이었지요.1994년 드라마 ‘서울의 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극중 홍식과 춘섭의 달동네 생활이 팍팍한 우리네 일상과 다를 바 없던 까닭일 것입니다. 그런 달동네가 이젠 서울에서 사라져만 갑니다.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변모하는 것은 분명 반길 일입니다. 하지만 대신 들어서는 ‘아파트숲’에 달동네 사람들이 등 비빌 데는 좁기만 합니다. 갈 곳 없이 남은 이들에게는 이번 겨울도 가혹하기만 합니다. 성북동 고급 빌라와 중계동 학원촌의 그늘에서 연탄 한 장과 김치 한 포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옛 것 없는 새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과거 우리의 모습인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느냐는 어떤 미래를 그릴 것인가라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함께 하지 않는 내일은 우리가 아닌 ‘그들만의 미래’입니다. 새벽 하늘에 진눈깨비가 날린 지난 21일. 하늘과 맞닿은 달동네는 이미 한겨울 바람이 휘감고 있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주인 없는 집들. 코흘리개 아이들과 강아지들은 그 사이를 뛰어다닌다. 구멍가게 난로 주위는 노인들 차지다. 서울에서 얼마 안 남은 달동네 풍경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달동네로 향하는 길만큼이나 가파른 일상의 풍경들이 펼쳐진 곳. 그러나 달동네는 아파트촌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서울 달동네 사람들의 겨울나기를 살펴봤다. 서울의 달동네는 이제 손을 꼽을 정도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과 양지마을, 성북구 성북2동 북정골 등 4∼5곳만 남아있다. 그것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중 이거나 추진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4동 ‘희망촌’은 서울시내에서 달동네의 명맥을 이어가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에서 종점인 당고개역으로 가다 보면 창 밖 오른쪽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희망촌에는 300여가구 1000여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당고개역에서 내려 수락산 자락을 따라 오르는 가파른 계단과 좁은 차도가 세상과 이곳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상계 4동은 거의 전체가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돼 있다. 희망촌을 찾은 손님을 가장 먼저 맞는 이들도 부동산 업소들이다. 쓰러져가는 집마다 업자들의 명함과 전단이 도배돼 있다. 달동네 사람들에게 겨울은 여전히 가혹한 계절이다. 이중창은 고사하고 비닐과 목재문으로 겨우 바람만 막았다. 도시가스는커녕 유지비가 만만찮은 기름보일러도 이 곳에서는 사치다. 최근에는 연탄을 다시 때는 집도 늘었다. 그러나 연탄값도 버겁다. 주민 정상준(55)씨는 “하루 연탄 세 장이면 방 뜨끈하게 데울 수 있지만 돈이 없어서 마음대로 못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동네까지 배달되는 연탄은 장당 380원 정도다. 한겨울을 나려면 500장은 필요하다.20만원도 이들에게는 큰 돈이다. ●집세 오를까봐 집 수리도 못해 희망촌 건너편 ‘양지마을’에는 5800여가구 1만 6000여명이 살아간다.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 서울시민 대부분이 저렴하게 이용하는 도시가스가 이곳에도 들어오지 않아 연탄·기름·전열기 등에 의지하고 있다. 결국 중산층보다 연료비 부담이 더 큰 셈이다. 이날은 마침 한 기업에서 보내온 김치를 주민들에게 배달하는 날. 상계4동 사회복지사 강수아(32·여)씨와 함께 김치를 들고 나섰다. 이곳에는 유독 독거노인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지역사회복지관에서 전달하는 도시락과 안부전화가 거의 유일한 ‘생명줄’이다. 김치를 받은 김옥분(가명·70) 할머니는 연신 복지사의 손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훔쳤다. 김 할머니는 연탄 땔 힘도 돈도 없어 작은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나마 전기값도 걱정이다. 김 할머니는 청각장애까지 겪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 약값 등으로 15만원이나 나가서 보청기도 새로 사지 못했다. “그래도 너희들 때문에 겨우 살아. 따뜻하게 다녀.” 김 할머니는 추운 날씨에 산동네를 오르내리는 복지사를 되레 친딸처럼 걱정한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대부분 세입자들이다. 보증금 500만원에 20만원 안쪽의 월세를 낸다. 그러나 눈·비로 천장이 내려앉거나 담장이 무너져도 집주인들과는 연락이 안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집주인에게 연락을 못 하기는 세입자들도 마찬가지다. 강씨는 “수리가 되면 집세 오를 걱정에 연락 안 하고 위험하게 사는 게 여기 사람들의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나무도 여전히 훌륭한 땔감 중계본동 산 104번지에는 1670여가구 4000여명이 부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도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주택공사와 SH공사가 이곳을 수용한 뒤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여기 주민들은 대개 들어온 지 10년 정도 된 이들이다. 다른 달동네와 달리 젊은 사람들도 눈에 종종 띄는 이유다. 젊은 부부와 중년 부인은 물론 짙은 화장에 세련되게 빼 입은 아가씨들까지 다닌다. 하지만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여전히 어려운 사람들로 넘친다. 특히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이들도 많다. 도끼로 나무를 패고 있던 박상춘(50)씨는 “공사장 폐목이나 버려진 가구 등을 잘개 쪼개 난로 땔감으로 쓴다.”면서 “나무도 남아도는 데다 연탄값도 아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막에 쌓아둔 나무에 불이라도 나면 동네 전체로 퍼질 것 같아 위험천만해 보였다. ●텃밭서 김장거리 수확 성북구 성북 2동 북정골은 가장 도심에 가까운 달동네다. 북악산 자락 서울성곽 바로 아래에 있다. 이곳은 비교적 다른 곳보다 생활 형편이 낫다. 기초생활수급자 숫자도 일반 동네보다 많지 않다. 그러나 꼬불꼬불한 길과 쓰러져가는 집들, 그리고 생활고를 겪는 이웃들이 많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북정골에서 눈에 띄는 풍경은 텃밭이다. 가파른 경사나 집 뒤편 작은 공터에 마련한 밭에 배추나 파 등을 심었다.‘산사태의 원인인 농사를 짓다가 처벌될 수 있다.’는 구청의 경고문도 생활고 앞에서는 효력을 잃었다. 마침 서너평 남짓한 밭고랑의 배춧잎을 줍던 박순자(가명·57·여)씨는 “여기서만 열 포기 넘는 배추를 수확했다.”면서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이렇게라도 아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성북2동 사회복지사 이주안씨는 “자연환경과 함께 사는 북정골 주민들은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다행히 정이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달동네의 ‘대명사’ 하월곡동 산2번지. 한때 2000가구 이상 모여 살았지만 지금은 100가구도 채 안 남았다. 지난 9월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확정되면서 주민들은 밀물 빠지듯 흩어졌다. 이 곳 장위중학교 맞은편에서 구멍가게를 하고 있는 이진배(69)씨는 하월곡동 달동네 토박이다. 고향인 전남 곡성에서 40여년 전 상경한 뒤 여기서 쭉 지냈다. 하지만 이씨에게 이제 남은 건 걱정뿐이다. 가게와 조그만 집의 권리금은 8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연립 하나 장만할 돈도 안 된다. 이곳을 떠나는 것도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씨는 “청춘을 보낸 하월곡동을 떠나는 게 시원섭섭하다.”면서 “마지막으로 설을 쇤 뒤 지방 쪽으로 거처를 옮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두걸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 달동네의 유래는 ‘달동네’라는 용어가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정설은 없다.60∼70년대 신문에서 각종 개발 사업의 여파로 도심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나 형편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달이 잘 보이는 산자락에 천막을 짓고 산다는 의미로 ‘달나라 천막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 말이 1980년 TV 일일연속극 ‘달동네’가 방영된 이후부터 불량·불법 가옥이 몰려있는 산동네를 의미하는 대명사격으로 사용됐다. 당시 이 드라마는 어려운 처지 속에서도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려 큰 인기를 누렸다. 사실 60∼70년대 ‘강제이주’된 철거민들에게 허락되는 것은 비바람을 겨우 피할 만한 천막 하나였다. 수도며 하수도, 부엌까지 공동으로 사용하며 어깨 너머로 옆집의 살림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주거환경은 열악했다. 달동네는 ‘주거환경개선’이나 ‘재개발’의 대상이었지만 도시 성장에 필수적인 노동력을 공급해주는 의미는 부인할 수 없었다. 청계천 주변, 청량리, 사당동, 봉천동, 행당동, 삼양동, 하월곡동, 상계동, 상도동 등 서울 곳곳에 자리잡았던 달동네는 80∼90년대 이후 대부분 높은 ‘아파트 숲’으로 변하게 됐다. 얼마 전까지 달동네의 대표격이었던 난곡도 이제는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고 곧 경전철이 도입되는 ‘신도시’가 된다. 상계4동, 중계본동 등 일부 남은 지역들도 뉴타운이나 공공개발 등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달동네가 없어지면 원주민들은 어디로 옮겨가느냐는 것이다. 재개발 뒤 원주민들의 재정착률은 30% 남짓이다. 다른 대체 주택을 찾아야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달동네가 사라지는 상황이라 이주할 곳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개발이 끝난 난곡의 경우 인근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방이 이전 달동네 주민 대부분을 흡수했다. 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도움 인천 수도국산 박물관
  • [책꽂이]

    ●나는 가끔 진해로 간다(김종길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경남 진해에서 열리는 김달진문학제에 참가한 시인 66명의 시 71편을 묶었다. 올해 김달진 문학제 열돌을 맞아 1999년 엮어낸 시집 ‘당신의 마당’을 보완해 새롭게 펴낸 것. 김종길 나태주 송수권 조정권 최동호 시인 등이 참여했다.7500원.●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라헐 판 코에이 지음, 박종대 옮김, 사계절 펴냄)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벨라스케스의 걸작 ‘시녀들’에서 영감을 얻은 팩션. 그림속 개가 사실은 난쟁이 바르톨로메이며, 공주의 인간 개 노릇을 했다는 설정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를 끌어나간다.‘2005 오스트리아 명예아동청소년도서’로 선정됐다.8500원.●돼지들에게(최영미 지음, 실천문학 펴냄)‘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 위선적인 한국 사회를 정면으로 겨냥한 날카로운 시들의 향연이 아찔하다. 풍자의 형식을 띤 ‘돼지들에게’연작을 비롯해 축구에 관한 시편, 자아를 찾아떠나는 여행시편, 일상의 절망과 재발견을 담은 서정시편들 수록.8000원.●노는 인간(구경미 지음, 열림원 펴냄)199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자의든 타의든 변두리로 쫓겨난 별볼 일 없는 인간들의 구차한 일상을 능청스럽고 진득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무능력한 소설가가 주인공인 표제작을 비롯해 ‘초지일관 그녀는’‘형제이발관’‘동백여관에 들다’ 등 10편 수록.9500원.●우리 시대의 화가(존 버거 지음, 강수정 옮김, 열화당 펴냄)철학자, 화가, 시인 등 다방면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영국 출신 저자의 첫번째 장편소설. 냉전이 극으로 치닫던 1958년, 런던에서 개인전을 열던 헝가리 망명작가 야노스 라빈이 종적을 감춘다. 미술평론가이자 친구인 존은 스튜디오에서 발견된 일기를 단서로 그의 행방을 좇는다.1만원.
  • 올 겨울 눈 많고 따뜻

    올 겨울에는 대체로 포근한 날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12월에는 기습한파가, 내년 초에는 국지적인 폭설 등 변덕스러운 날씨도 나타난다. 기상청은 24일 겨울철 계절예보를 내고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해 기온이 높은 날이 많고, 지형적인 영향으로 서해안·영동·산간지역에는 다소 많은 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시적인 한기 남하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기온변화도 클 것으로 보인다. 12월 초에는 일시적인 대륙성 고기압의 확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연말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내년 1월에는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 지역에는 많은 눈이 예상되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다. 2월에는 동아시아지역의 대륙 고기압이 평년보다 약화되고 상층 기압골이 북쪽으로 치우쳐 지나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질 전망이다.또 한반도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활동이 활발해져 겨울철 잦은 북고남저형 기압배치를 이루는 날이 많겠다. 강원영동 및 산간지역에는 다소 많은 눈이 내려 강수량이 평년수준을 웃돌 전망이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발언대] 민간의보 졸속도입 경계해야/양봉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최근 서울신문에 보도된 ‘의료보험 내년 이원화’란 제하의 기사는 국민을 혼돈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민간의료보험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장제도가 없는 나라이며,2001년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국민의료비규모 14.2%(OECD 평균 8%)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 의료비 지출이 1인당 연 1만 1700달러인데 반해 국민건강수준은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미국은 2003년 현재 전 국민의 15.6%인 4500만명이 의료보장에서 제외되어 있고, 매년 200만명이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산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미국 거시경제도 민간의료보험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 미국의 대표기업인 GM이 과다한 의료보험료지출이 주요원인이 되어 최근 파산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보도된 바이다. OECD 다른 선진국들은 그래서 민간보험보다는 공적보장체계에 의존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미국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대다수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는 효율적 방법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영국은 모든 의료가 무료인 국가보건의료시스템이며,2003년 현재 전체 국민의 11.2%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또한, 이들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 중 7.9%가 회사에서 가입시킨 것이어서 결국 전체 인구의 3.3%만이 병원진료 대기시간을 줄이거나 1인실 이용을 위한 목적으로 가입하고 있다. 그나마 가입률도 2000년 이래로 계속 하락추세이다. 스웨덴에는 민간의료보험영역이 거의 존재할 수 없는 의료보장시스템을 갖고 있어 민간의료보험 논의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다. 독일과 프랑스 역시 민간의료보험이 있지만 튼튼한 공보험 기반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우리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대부분의 선진국들과 심지어 이웃 타이완조차도 보장성이 80%를 넘지만 우리는 아직 60%선에 불과한 실정이며, 공공의료기관은 이들 나라가 70∼90%인 반면 우리나라는 10%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열악한 공적의료보장환경 때문에 민간의료보험시장 규모는 2005년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리의 민간의료보험시장이 이미 과포화상태라고 지적한다. 기형적으로 비대해진 민간의료보험시장은 ‘의료산업선진화’란 정부의 구호에 힘입어 이제는 민간의료보험의 도입과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그 어떤 국가에서도 전례가 없는 공보험 가입자의 질병정보를 민간회사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을 보호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경제성장도 필요하고, 세계화도 필요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도 정당화되는 것이다. 국민건강을 제대로 보호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역사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수없이 시험되어 왔는데 결론은 민간의료보험이 아니고 공공의료체계로 내려진 상황이다. 미국의 엄청난 실패를 목격하면서 민간보험을 육성하여 공공체계의 붕괴를 자초하겠다는 발상은 어느 선진국도 감히 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의 철혈총리 대처는 산업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모든 부문은 민영화의 대상이되 국방과 의료제도는 예외’라고 단언하였다. 정부의 추진안대로라면 남미 국가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보험은 붕괴되고, 극심한 빈부격차에 이어 의료의 양극화로 계층간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이 보여주는 교훈만으로도 정부 당국은 민간의료보험 도입이 공보험 기반을 튼튼하게 다진 후에나 점진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순리임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양봉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GM “3만명 감원”… 시장은 냉담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당초 전망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지만 회생을 위한 근본 대책에는 미흡하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GM은 2008년까지 3년 동안 공장 12곳을 폐쇄하고 시간제 직원 3만명을 감원하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같은 감원 규모는 지난 6월 릭 왜고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했던 목표치 2만 5000명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해 42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 중 7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행콕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 기븐은 “감원이 GM의 경영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며 “의료비 부담이 개선되지 않는 한 GM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GM이 부담해야 할 건강수당 출연금은 올해 56억달러나 되며 이미 파산신청을 한 자동차 부품회사 델파이 직원을 위해서도 앞으로 120억달러를 책임져야 한다.이같은 복지 혜택을 줄이기 위해선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증시의 반응도 썰렁했다. 발표 직후 개장 전 급등 조짐을 보였던 주가는 그러나 하락세로 반전, 지난 주말보다 47센트(2%) 떨어진 23.58달러로 마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ADT챔피언십] ‘여제’는 못말려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하며 시즌의 대미를 장식했다. 소렌스탐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6506야드)에서 벌어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DT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때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강수연(29·삼성전자), 미셸 레드먼(이상 4언더파 284타)의 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올시즌 10번째 정상. 지난 2002년 11승을 올렸던 소렌스탐은 이로써 3년만에 또 다시 10승 고지를 밟아 두 시즌 두 자리 승수의 대기록을 작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난 1961∼64년까지 4년 연속 10∼13승을 올린 미키 라이트(미국)에 이어 LPGA 사상 두번째. 올해 20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50%의 승률을 올린 소렌스탐은 또 시즌 평균 69.33타를 기록, 최저타수 상인 베어트로피까지 챙기게 됐다. 개인 통산 여섯번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발언대] 이젠 한강을 되살리자/김상경 건축가·KSK건축 대표

    청계천이 시민이 많이 찾는 명소로 되살아났다. 청계천이 걷고 싶은 거리로 바뀌며 볼거리만 증가한 것이 아니다. 도심의 기온이 변했다는 소식이 나올 정도로 친환경 효과도 크다. 청계천 주변 도심에는 국제금융센터를 유치하여 서울을 동북아 금융도시의 허브로 발전시킨다는 마스터플랜이 나오는 등 경제적 기여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강북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이런 효과가 있으니, 수도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을 제대로 가꾼다면 그 효과는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 서울시장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벌써부터 앞다퉈 한강 개발 공약을 들먹이는 것도 이를 겨냥한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한강 개발은 정치적 계산에 따라 진행될 일은 아니다. 청계천 복원보다 더욱 신중하게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치수관리를 위한 정비에 급급했던 지난 88올림픽 때의 일을 생각해 보자. 둔치에 체육공원들을 조성하고 강변에 아파트단지를 세우는데 그쳐, 한강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네 현실 아닌가.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 파리의 센강, 런던의 템스강 등 선진 도시의 강을 보면 경제적, 사회문화적 활용도는 한강과 비교할 수도 없다. 철저한 계획 아래 진행된 강변 개발로 이 강들은 시민들의 풍요한 삶에 이바지하면서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주요 공공시설을 하나로 연계하여 시민 예술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이 돋보이는 센강이나, 템스강과 연계된 도크랜드와 사우스 뱅크 지역 등 런던의 뉴타운은 영국의 경제적 재건을 이끄는 중심지역으로 거듭나고 있음은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모처럼 노들섬에 오페라 하우스 등 문화예술센터 건립 소식과 함께 뚝섬 서울숲 개장 등은 그나마 한강을 되살리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진행되는 개발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강수변개발의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단계별로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단순히 한강 주변의 아파트만이 아니라 관련 법규와 제도를 뜯어 고쳐서라도 시민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강변의 부지활용과 둔치의 적극적인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물론 홍수관리 방안 등 환경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면서 수상호텔를 비롯하여 문화예술, 스포츠, 여가, 쇼핑 등 복합적인 생활편익을 위한 수변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강에 면해 있는 여의도, 이촌, 뚝섬, 잠실지구 등 여러 시민공원을 중심으로 기존의 도심의 광장에서 ‘도시의 거리’역할을 하는 보행위주의 공중다리(Sky Pedestrian Bridge)를 조성함으로써 각 지구의 도심기능을 한강과 연계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는 교통량을 한강수변에 모두 끌어들이지 않는 편리한 접근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청계천, 국립박물관, 뚝섬 서울숲, 올림픽공원 등 기존 도시 주요 장소에서 한강변과 직접 연결하는 지상의 보행가로와 일부의 공중가로(Sky Bridge), 그리고 지하정원에 이르기까지 소위 입체적인 ‘수변 연계회랑(Waterfront Promenade)’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시민들이 손쉽게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도록 하면서 뉴욕의 허드슨강과 같은 복합 기능을 갖춘 한강변 뉴 타운을 만든다면 서울의 균형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일류 도시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한강의 거대한 오픈 스페이스를 시민의 삶과 직접 연계된 문화의 중심지로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시민 여론을 바탕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백년대계를 세워 착실히 진행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렇게만 되면, 답답하고 찌든 우리네 삶의 굴레를 자연스럽게 벗어던지고 우리가 바라는 일류의 삶이 성취될 것이다. 김상경 건축가·KSK건축 대표
  • “31년전 무료수술 덕에 살았죠”

    “31년전 무료수술 덕에 살았죠”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을 만나 한없이 기쁨니다.” 박재섭(65·경남 창원시)씨는 어려웠던 젊은 시절 자신을 도와준 백발의 미국인 의사를 부둥켜안았다. “건강은 어떠세요? 당시 찍었던 X레이 사진을 기념으로 가져왔어요.”(울브링크 박사) 1970년대 ‘슬픔은 이제 그만’(주연 강수연·박근형·한혜숙)이란 영화로 숱한 관객을 울렸던 실존 의사와 환자가 광주기독병원에서 17일 다시 만났다.31년 만이다. 병원측이 20일 개원 100돌을 맞아 마련한 ‘홈커밍데이’ 행사의 하나로 이들의 재회가 이뤄진 것. 박씨는 1974년 엉덩이뼈가 썩어들어가는 ‘백트리우스 지스트’(대퇴골 무혈성 괴사증)라는 병으로 걷지도 못한 채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박씨의 딸 미나(43·경남 마산시)씨가 아버지의 병간호는 물론 동생 양육까지 맡으면서도 약값이 없어 약초를 캐러 산을 헤매고 다닌다는 소식이 기독병원까지 전해졌다. 이처럼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아드리안 울브링크(당시 정형외과 근무) 박사가 박씨에게 인공 고관절 수술을 무료로 해줬고, 곧이어 박씨는 일어서 걷게 됐던 것. 박씨는 “그 수술은 나에게 새로운 삶을 되찾아준 것이었다.”고 회고하며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광주기독병원 측은 이밖에도 1세기 동안의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숱한 사연들을 공개했다. 19살 때 폐결핵을 앓던 50대 부인이 무료수술을 해준 병원에 감사하다며 자신이 만든 100주년 기념 헌시 액자를 병원에 기증하는 등 아름다운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병원은 1905년 미국인 놀란 선교사 주도로 ‘제중원’으로 문을 연 후 한 세기 동안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왔으며, 특히 결핵과 한센병 퇴치에 주력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ADT챔피언십 1R] 한희원 “시즌 2승 GO”

    미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최후의 우승컵’도 코리안의 몫이 될까. 한희원(27·휠라코리아)이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6506야드)에서 열린 올시즌 LPGA투어 최종전 ADT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폴라 크리머(미국)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나섰다. 지난달 오피스디포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며 챔피언에 등극한 한희원이 이번 대회에서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장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즌 상금랭킹 상위 30명만 출전한 이번 대회에는 한희원 외에도 8명의 한국 선수들이 출전, 첫날부터 선전을 펼쳤다. 강수연(29·삼성전자)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3위, 김주연(24·KTF), 이미나(24)는 나란히 이븐파 72타로 공동 10위에 자리잡았다.이밖에 박희정(25·CJ)은 공동 15위, 김미현(28·KTF), 장정(25), 김영(25·신세계)은 공동 22위를 기록했다.김초롱(21) 역시 이븐파를 치며 공동 10위에 올랐다. 3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한희원은 6·7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엮어내며 상승세를 탔다.10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으나 11번홀에서 곧바로 버디를 낚은 뒤 15·18번홀을 깔끔한 버디로 마무리했다. 한편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전반 버디 7개, 이글 1개로 괴력을 보였지만, 후반 들어 보기 2개, 더블보기 2개를 범하는 등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쳤다.17번홀까지 5언더파로 한희원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린 소렌스탐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3언더파 69타,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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