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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년보다 따뜻한 올해 봄..5월에는 고온 현상도

    올봄은 평년보다 따뜻하겠고 5월에는 고온 현상도 나타날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3개월 날씨 전망’에서 올 3∼5월 기온이 평년보다 대체로 높겠으며 3∼4월 쌀쌀한 날씨를 보일 때가 있겠지만 5월에는 고온 현상이 나타나겠다고 밝혔다.  강수량은 3∼4월 평년보다 많겠고 5월에는 다소 적겠다. 3∼4월에는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따뜻한 기류인 남서류와 일사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나겠다. 기온도 평년보다 높겠다.  월 평균기온은 3월 5.9도,4월 12.2도,5월 17.2도로 예상됐다. 강수량은 각각 56.4㎜,78.5㎜,101.7㎜를 기록하겠다.  봄철 황사 발생일수는 평년 5.4일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봄철 전반에는 북서풍을 타고 황사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이상기후의 원인이 됐던 강한 엘니뇨는 봄철에 약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평균기온은 3.5도로 평년(1.5도)보다 높았고 올 1월에는 -0.9도로 평년(-1.0도)과 비슷했다. 2월 역시 1.7도로 평년(0.7도) 보다 높아 따뜻한 겨울이었다. 겨울 석달 강수량도 100.1㎜로 평년(77.0㎜)보다 많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큰딸 암매장’ 엄마 살인죄 보류…사망 전 15일간 하루 한 끼 먹여

    5년 전 어머니 박모(42)씨에게 맞아 숨진 뒤 야산에 암매장된 김모(당시 7세)양은 당시 여러 가족이 함께 살던 아파트의 베란다에 자주 감금됐고, 죽기 전 15일 동안 하루 한 끼만 먹는 등 심각한 학대를 받은 것으로 최종적으로 밝혀졌다. 경남 고성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된 어머니 박씨와 아파트 주인 이모(45·여)씨, 친구 백모씨 등 3명을 상해치사와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씨의 언니(50)와 유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어 박씨 등에 대한 살인죄 적용 여부는 보강수사 이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2009년 1월 당시 5살과 2살 된 딸을 데리고 가출해 이씨 집에 들어가 살던 박씨가 이씨로부터 “애를 때리려면 제대로 때려라. 동네 시끄럽게 하지 말고 입을 틀어막아서라도 교육시켜라”라는 등의 말을 듣고 큰딸을 심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집주인 이씨는 당시 박씨에게 “애가 ‘다 죽여버린다’고 했는데 애를 살인자로 키울 것이냐.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도 못하고”라고 다그치며 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 말을 듣고 2011년 10월 26일 아침에 큰딸을 포장용 테이프로 의자에 묶어놓고 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입을 막은 뒤 회초리로 30여 분간 때리다 묶어놓은 상태로 그대로 두고 출근해 큰딸은 이날 오후 5시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집주인 이씨는 아파트에 함께 살던 백씨의 어머니 유모(69)씨를 시켜 박씨의 큰딸과 작은딸, 백씨 아들 등 3명을 베란다에 자주 감금해놓고 지내게 했으며 박씨 큰딸에게는 숨지기 전 15일 동안 밥을 하루 한 끼만 주도록 했다. 박씨는 가출하기 전에 이씨의 휴대전화 대리점 사업에 투자를 시작해 10억여 원을 투자했으나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끝나지 않은… 부산갈등영화제

    끝나지 않은… 부산갈등영화제

    徐 “민간 이양… 자율성 보장” 이용관 집행위원장도 해촉 방침 “독립성 위한 정관개정” 주장도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퇴진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당연직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18일 전격 사퇴했다. 이로써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0년간 부산시장이 맡아 온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맡겨 좀 더 자율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변함없는 원칙을 지켜 왔지만, 일부 영화인으로부터 자율성을 훼손한다는 오해를 받아 왔다”고 해명했다. 서 시장은 “26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이 집행위원장을 재위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현재의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를 강수연 위원장 단독체제로 갈지는 좀더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이 집행위원장 간 갈등은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처음 불거져 2014년 감사원의 부산국제영화제 회계 감사와 부산시의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 대한 검찰 고발 등으로 악화됐다. 양측의 대립은 정치적 외압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국내외 영화인들의 반발을 불렀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디터 코슬릭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해외 주요 영화인과 국제영화기관, 단체, 언론과 학계 등은 공개서한을 보내 “영화제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오는 2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민간인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 등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서 시장의 사퇴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현재 사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제 측은 입장 자료를 내고 “부산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의 정기총회 안건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승인(안)’과 ‘정관 개정(안)’이 없다”며 “이는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가 이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강제하는 방편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서울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월 아랍에미리트 사막에 눈, 우박이 쏟아지니…

    2월 아랍에미리트 사막에 눈, 우박이 쏟아지니…

    한반도에도 춥던 날씨가 누그러지고 봄기운이 도는 우수가 돌아왔는데 사막성기후권인 아라비아반도 일부에서 우박이 내려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동쪽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토후국인 두바이, 푸자이라, 움 알 콰인 등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우박이나 눈이 내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UAE 국가 기상과 지진센터(NCMS)는 18일 오전 7시쯤 움 알 콰인에서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지나간 사 실을 확인했다고 현지 매체인 에미레이트24/7이 이날 전했다. UAE는 겨울에 기온 20℃ 이상의 온화한 기후를 보여주는데 폭풍이 지나가는 중 한때 기온은 거의 10℃ 까지 떨어졌다. NCMS 대변인은 폭풍 중에 급작스런 온도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고층대기는 영하 8℃까지 낮아지는데 이는 비얼음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움 알 콰인은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지나간 후에도 더 많은 비가 내렸다”면서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면서 불안정한 기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자이라의 와디 알 쿠오르는 전날 19.4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UAE의 연평균 강수량이 40mm가 조 금 넘는 것을 감안하면 한 해 동안 내릴 비의 절반이 이날 내린 것이다. 천둥, 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져 계곡물이 불어나면서 푸자이라 인근 마을은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와디 알 쿠오르에서 한 가족이 탄 차 가 물에 휩쓸리면서 주민들에 의해 남편만 구조되고 실종됐던 부인과 세 자녀들은 시신으로 돌아왔다. 두바이에서도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쳐 두바이 테니스 챔피온십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폭풍이 지나간 후 라스 알 카이마와 푸자이라의 산에는 눈이 쌓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아랍어 일간지 에마랏 알요움은 눈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에 다녀갔으며 공공시설이 파괴되거나 도로가 폐쇄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해시태그 #hailstorm(우박을 동반한 폭풍)과 함께 눈 쌓인 산, 폭우나 우박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NCMS는 최소한 이번 주말까지는 겨울 날씨가 지속되나 안정된 기후를 보일 것이라면서 2월까지는 습 도가 올라가 이른 아침에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고 예측했다. 윤나래 중동 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죽음의 계곡’에 흐드러진 꽃무더기…엘니뇨의 선물

    ‘죽음의 계곡’에 흐드러진 꽃무더기…엘니뇨의 선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의 죽음의 계곡, ‘데스 벨리’(Death Valley)에 좀처럼 보기 힘든 ‘꽃밭’이 등장했다. 데스 벨리는 한여름 기온이 58.3℃에 달한 적이 있었고, 인근 역시 연평균 강수량 40㎜ 내외의 사막 기후인 만큼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이다. 극단적인 자연환경 탓에 이곳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데스 벨리에서 다채로운 빛깔을 자랑하는 꽃봉오리가 속속 카메라에 포착되고 있다. 대규모 꽃밭이 형성되는 ‘슈퍼블룸’(SuperBloom) 현상은 2005년 2월 이후 처음이며,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지난 1월부터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처럼 꽃이 피어나기 어려웠던 이곳을 꽃밭으로 만든 ‘주범’은 다름 아닌 엘니뇨현상이다. 지난해부터 슈퍼 엘니뇨현상으로 태평양의 수온이 올라가고 강수량이 늘어났는데, 데스 벨리에도 평균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생명의 씨앗이 싹틀 수 있게 된 것이다. 데스 벨리 국립공원 관계자인 알란 반 발컨버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데스 벨리에 이렇게 풍부한 꽃들이 피어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아마도 올해에는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광경은 10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정도다. 평소에는 매우 척박하고 돌 밖에 없는 곳인데 지금은 생명으로 가득찼다”라며 “대부분 꽃들은 고도가 낮은 곳에 피어 있으며,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가 가장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데스 벨리 국립공원 측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대폭 늘면서 과거 ‘슈퍼블룸’과는 또 다른 거대한 사이즈의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퍼 엘니뇨 ‘덕분에’ 데스 벨리에서는 이례적으로 아름다운 꽃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데스 벨리를 제외한 지구 곳곳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강수량이 늘면서 모기 번식이 빨라져 지카 바이러스 등이 유행하기도 했고, 폭설, 폭우 등의 이상 기후가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개나리 1 ~ 2일 일찍 온다…새달 14일 서귀포 첫 개화

    개나리 1 ~ 2일 일찍 온다…새달 14일 서귀포 첫 개화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 같은 봄꽃 개화시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평년보다 1~2일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17일 “봄꽃의 개화시기는 2~3월의 기온과 강수량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데 남은 2월과 3월의 강수량과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 봄꽃 개화시기가 다소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학적으로 ‘개화’의 기준은 한 개체에서 세 송이 이상 완전히 꽃이 피었을 때를 말한다. 봄꽃 개화시기는 그동안 기상청이 발표했지만 올해부터 봄꽃 개화시기와 김장 적정시기 등 생활기상은 민간기상업체에서 정보를 제공한다. 개나리는 3월 14일 제주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 지방은 3월 15~25일, 중부지방은 3월 25~30일, 서울을 포함한 경기 북부와 강원북부 및 산간지방은 4월 1일 이후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4월 2~3일쯤 봄꽃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리나라 식량 교역국서 가뭄 심해 선제 대응 절실”

    “우리나라 식량 교역국서 가뭄 심해 선제 대응 절실”

    한반도 강수량 기간별 변동폭 커 물 관련부처 통합 관리대책 시급 가뭄에 대한 정부 대응이 근시안적이고 제각각이어서 통합관리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기존 대책을 보완한 최종 보고서를 오는 4월 안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17일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가뭄정보 생산 기술현황 및 다부처 공동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가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다부처 공동기획 사업이다. 여기엔 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기상청, 한국건설기술원이 참여했다. 심포지엄에선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별 가뭄정보 생산 기술현황과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부처 공동 기획연구를 통한 부처 간 협력과 공동 대응방안을 다뤘다. 가뭄 대응에는 예측부터 수자원 활용, 복구 등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개별 부처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기에 통합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극한상황의 가뭄 발생 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미리 세우자는 취지다. 심포지엄에서 이광야 한국농어촌공사 농업가뭄지원단장은 “가뭄이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 식량 교역국에서 두드러진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어 “한반도 강수량은 월별·연도별로 들쭉날쭉하는 변동폭 탓에 대응 여건을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통합 관리가 더욱 절실하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현재 국토부는 하천, 농식품부는 저수지, 환경부는 수질, 기상청은 날씨와 직결된 정보를 주로 취급하고 있다. 배덕효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보의 다원화와 연계성 부족으로 같은 취지의 조사에서도 기관별 분석 수치를 달리하기 일쑤”라며 표준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단장은 “다만, 5월 경기 강화지역부터 심각해져 6월 전라도를 뺀 전국으로 확산되는 패턴으로 볼 때 이듬해 용수 공급을 위해 중부지역을 대상으로 선제적 대책을 실시해야 한다”며 비영농기 때 다음해 정보를 미리 알리는 구분 예·경보 제도를 시행할 것을 건의했다. ‘다부처 공동대응 방안’ 주관기관인 건설기술원 김현준 선임연구위원은 “재난관리 4단계 중 마지막 ‘복구’ 중심에서 벗어나 예방, 대비, 대응 단계부터 과제를 해결하도록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0.1%(165억원)에 머물고 있는 가뭄 연구비 지출을 늘리는 등 장기적이고도 현실적인 지원에 힘을 쏟을 때”라고 말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봄가을 심각한 가뭄을 겪었던 지난해 산불이 예년보다 58%나 늘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엘니뇨가 ‘살린’ 죽음의 계곡? 대규모 꽃밭 등장

    엘니뇨가 ‘살린’ 죽음의 계곡? 대규모 꽃밭 등장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의 죽음의 계곡, ‘데스 벨리’(Death Valley)에 좀처럼 보기 힘든 ‘꽃밭’이 등장했다. 데스 벨리는 한여름 기온이 58.3℃에 달한 적이 있었고, 인근 역시 연평균 강수량 40㎜ 내외의 사막 기후인 만큼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이다. 극단적인 자연환경 탓에 이곳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데스 벨리에서 다채로운 빛깔을 자랑하는 꽃봉오리가 속속 카메라에 포착되고 있다. 대규모 꽃밭이 형성되는 ‘슈퍼블룸’(SuperBloom) 현상은 2005년 2월 이후 처음이며,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지난 1월부터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처럼 꽃이 피어나기 어려웠던 이곳을 꽃밭으로 만든 ‘주범’은 다름 아닌 엘니뇨현상이다. 지난해부터 슈퍼 엘니뇨현상으로 태평양의 수온이 올라가고 강수량이 늘어났는데, 데스 벨리에도 평균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생명의 씨앗이 싹틀 수 있게 된 것이다. 데스 벨리 국립공원 관계자인 알란 반 발컨버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데스 벨리에 이렇게 풍부한 꽃들이 피어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아마도 올해에는 어느 계절에 와도 아름다운 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광경은 10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정도다. 평소에는 매우 척박하고 돌 밖에 없는 곳인데 지금은 생명으로 가득찼다”라며 “대부분 꽃들은 고도가 낮은 곳에 피어 있으며,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가 가장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데스 벨리 국립공원 측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대폭 늘면서 과거 ‘슈퍼블룸’과는 또 다른 거대한 사이즈의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퍼 엘니뇨 ‘덕분에’ 데스 벨리에서는 이례적으로 아름다운 꽃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데스 벨리를 제외한 지구 곳곳에서는 피해가 잇따랐다. 강수량이 늘면서 모기 번식이 빨라져 지카 바이러스 등이 유행하기도 했고, 폭설, 폭우 등의 이상 기후가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 사실상 해촉

    9년간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이끈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부산시 외압 논란 속에 BIFF를 떠난다. 부산시는 16일 이 집행위원장을 대신할 다른 인물을 찾는다고 밝혔다. BIFF 집행위원장 임기는 3년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2007년 2월 24일 BIFF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된 이후 9년째 활동해 왔다. 부산시는 오는 25일 이 집행위원장 재선임이나 후임자 선정을 논의하는 BIFF 정기총회 일정을 잠정 보류했다. 정기총회가 열리지 않으면 이 집행위원장은 임기가 만료돼 자동으로 해촉된다. 사실상 부산시가 이 집행위원장을 해촉하게 된 것은 2014년 영화제 당시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BIFF조직위원회와 대립한 게 원인이다. 양측의 대립은 정치적 외압 논란으로 번졌다. 이 집행위원장이 해촉되면 BIFF조직위는 지난해 7월 선임된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의 단독 체제가 된다. 문제는 10월 6일 개막하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준비다. 일부 영화수입사에서 부산시 결정을 문제 삼아 영화 상영을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자산 몰수’는 자승자박이다

    북한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고육책인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에 북측이 초강수로 맞섰다. 그제 남측 인원 추방과 입주 기업 자산동결로 맞불을 지르면서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사태 때처럼 남측 자산을 사실상 몰수하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이를 막을 뾰족한 수단이 없어 정부와 우리 민간 기업이 투자한 1조원의 자산이 고스란히 강탈될 판이다. 하지만 이는 김정은 정권에도 자승자박의 카드일 것이다. 북측은 남측 자산을 무단 처분하거나 임의로 사용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두고두고 고립을 자초하는 일임을 유념하기 바란다. 북측은 그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을 통해 개성공업지구 내 남측 기업과 관계 기관의 자산을 전면 동결한다면서 “공단 내 남측 인원들을 모두 추방한다”고 통보했다. 불과 40분의 말미를 줘 우리 측 인사들이 몸만 겨우 빠져나가게 한 의도가 뭐겠나. 전 세계의 눈을 의식해 남측 인원을 인질로 잡지는 않았지만 원·부자재와 완제품은 물론 설비를 통째로 몰수하려는 술수를 부린 꼴이다. 우리에게 이를 막을 수단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이긴 하다. 개성공단 관련 남북 간 합의서에는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애매한 규정은 있지만,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애초에 개성공단이라는 리스크가 큰 경협 프로젝트를 시행할 당시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그러나 부실한 합의서를 탓하기에 앞서 북측의 상도의(商道義)를 짚어 볼 때다. 북측이 남측이 자산 반출을 시도하기 전에 선수를 쳤다고 의기양양해 할 일은 아니란 얘기다. 북측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정상적 상거래 관행을 무시하는 무도한 행동을 하는 마당에 앞으로 세계 어느 나라가 북한에 투자를 하려고 하겠나. 북한은 개성공단 이외에 신의주를 비롯한 중앙급 경제특구와 13개의 지방급 경제개발구 등 무려 18곳의 특구를 지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과 소량의 중국 자본이 들어간 나선경제무역지대 이외엔 모두 파리를 날리고 있다. 자산 몰수 같은 날강도나 다름없는 일을 자행하는데 해외 자본인들 북한을 매력적 투자처로 보겠나. 북측은 과거 금강산관광특구 내 남측 자산을 몰수해 제3국 관광객 유치에 활용하려다가 실패했지 않나. 특히 과거 1차 북핵 위기 때 경제적 고립으로 수많은 북 주민이 아사했던 뼈아픈 기억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김정은 정권은 주민들에게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강요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핵·경제 병진노선이란 환상에서 헤어나야 한다.
  • 증시 휘청·화폐가치 쑥… 日·유럽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

    증시 휘청·화폐가치 쑥… 日·유럽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

    엔화가치는 되레 상승 ‘초강세’ “마이너스 금리, 毒 있는 비상약…세계경제 패닉으로 이끌어” 비판 유럽과 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통상 금리를 내리면 시장에 돈이 풀려 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지만 일본과 유럽은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29일 사상 첫 마이너스 기준금리(-0.1%) 도입을 발표하자 닛케이225지수는 이틀에 걸쳐 4.1% 상승하며 화답했다. 엔·달러 환율은 120엔대로 오르며 연초부터 지속된 엔화 강세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서 기축통화 중 하나인 엔화의 가치가 다시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20.99엔에서 11일 112.42엔으로 열흘 만에 7% 이상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9~10일 7.7%나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4.84%나 빠져 1만 5000선이 무너졌다.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1%까지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은행 등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 미쓰비시 UFJ와 스미토모 미쓰이의 주가는 이달 25%나 빠졌고 신세이은행과 노무라홀딩스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한쪽이 이득을 얻으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위안화 약세가 지난해부터 지속된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강수를 뒀으나 밀려오는 엔화 절상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마이너스 금리는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독성이 있는 비상약을 쓰는 것과 같다”며 “지금 일본은 금융권 부실 위험이 있더라도 더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6월부터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2월 -0.2%에서 -0.3% 포인트로 0.1% 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달러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3.98% 상승했고 유럽 12개국 우량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지수는 20% 가까이 빠졌다. 특히 독일 도이체방크, 프랑스 BNP파리바,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은행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9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도이체방크는 내년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이하 코코본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이체방크가 2200억 유로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부도 위험은 낮지만 그간 양적완화로 부실해진 유로존 은행의 건전성이 부각되는 등 풍선효과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 수익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제 中이 구체적 조치 취할 때 왔다”

    “이제 中이 구체적 조치 취할 때 왔다”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은 엄중한 조치다. 미국은 물론 특히 중국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가에서 대표적 북한경제 전문가로 활동하는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의회·무역 선임부장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미 의회 외교·통상 보좌관 출신인 그는 개성공단에 대해 다수의 글을 써 왔다. 스탄가론 부장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햇볕 시대’가 끝나고 북한과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지금까지 취한 조치 중 가장 엄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조치는 다른 나라들에 서울이 현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는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압력을 넣는 단계로서 중요한 조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제재와 관련 국가들의 제재 이행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추가적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탄가론 부장은 “한국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미국에 북핵 문제를 다루기 위해 행동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특히 중국에는 구체적 조치를 취할 때가 왔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초강수 조치에 대해 미국은 물론 중국이 제대로 호응하고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스키장 건설에 들어가는 물품을 수송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금지된 사치품들을 허술하게 다루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며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중국은 북한 문제에서 점점 더 고립되면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시진핑 주석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개성공단 전면 중단… 김정은 ‘1억弗 돈줄’ 끊는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김정은 ‘1억弗 돈줄’ 끊는다

    정부 초강수… 미·중·일·러에 사전 통보 오늘부터 인력 철수… 中 제재 동참 압박도 정부가 10일 개성공단의 ‘전면 조업 중단’을 선언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성명을 내고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에 이어 또다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극단적 도발”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고심 끝에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안’의 제1호를 우리 정부가 주도하게 된 데 대해 홍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변화시켜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매년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에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행태가 계속 반복되도록 그냥 둘 수는 없었다”면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우리가 책임 있는 자세로, 북한이 평화를 파괴한 대가를 치르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홍 장관의 성명 발표 직전에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통보했으며 미·중·일·러 등 주변국에도 외교채널을 통해 사전 통보했다. 정부로서는 연간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북에 안기는 개성공단을 그대로 둔 채, 국제사회에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및 정부에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추진하자고 요구할 명분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의 주된 자금줄인 중국에 효과적인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개성공단이 그간 남북 협력의 상징이었던 만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이 정부의 방침대로 폐쇄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남북 간 협상을 벌여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선’을 이미 넘었다고 판단하고 단호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등 강한 반발에 대비해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핵실험→대북제재→미사일 발사→대화 재개→핵실험으로 이어지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앞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불가피한 선택 vs 중단보다 축소… 北, 군사 위협 수위 높일 것”

    “불가피한 선택 vs 중단보다 축소… 北, 군사 위협 수위 높일 것”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에 우리 정부가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맞불을 놓은 것과 관련해 대북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남북관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실효성 없는 조치라는 평가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양립했다. 향후 북한이 대남 군사 위협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은 공통적이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불가피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국제 사회가 제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데 우리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으면 모순적”이라면서 “적절성, 타당성의 문제라기보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달러박스’를 잠그는 조치는 국제사회의 시각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이어 “2013년 4월에는 북한이 개성공단 문을 닫았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문을 닫는 것이어서 다시 열기는 그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면서 “포기 수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남 교수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 “미사일 한 발에 3000억원인데, 1000억원이 날아가니까 아프긴 할 것”이라면서 “그 피해는 개성공단 근무자 5만 4000명과 가족까지 포함해 20만명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센터 소장도 “일단 북한의 대응 양상을 봐야겠지만 이번 조치에는 정부가 고심을 한 흔적이 묻어난다”면서 “정부가 향후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개성공단을 볼모로 이런 조치를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또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너희(한국)도 개성공단 운영하면서 왜 우리(중국)에게 대북 제재 조치를 강요하느냐’는 식의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이런 부분이 사라질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 소장은 조치의 파장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개성공단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바늘로 살짝 찌르는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에 투자하고 운영했던 이들이 받을 손해를 어떻게 보상해 주느냐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가 불거질 텐데, 우리 정부로서는 이를 해결하는 게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전문가들은 대체로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개성공단 폐쇄가 고강도 조치인데, 쉽게 손을 대서는 안 되는 마지막 카드를 너무 빨리 쓰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남북관계를 다 닫자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하면 마지막 남은 라인(남북 교류의 통로)조차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북한을 한번 몰아보려는 것 같은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북한을 매우 아프게 하진 못할 것 같다”면서 “우리 정부 단독으로 북한에 뼈아픈 조치를 할 수 있는 게 객관적으로 없다. 결국 ‘국내용’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개성공단 폐쇄로 응답했다’는 식으로 선전전을 하면서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며 남남 갈등을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영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단호함을 보여준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겠지만, 실효성은 없고 기업인들만 괴로울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폐쇄가 정부로서 북한의 돈줄을 죄는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향후 비난 수위를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우리 측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했듯,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에 대해 그는 “이렇게 강수를 두면서 한편으로는 대화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일 수 있다”면서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계속 밀고 나간다기보다는 일단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강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의 반응을 보며 대화의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면 중단보다는 축소 정도로 제재 수위를 조절하는 게 바람직했다는 견해도 있었다. 동용승 전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그동안 개성공단을 유지해 왔던 게 놀라울 정도”라며 “그 모양새가 이상하긴 했는데, 어렵게 끌고 온 만큼 전면 중단보다는 축소 쪽으로 가는 게 나았다. 전면 중단을 하려면 이미 예전에 했어야 했다. 어떤 대비책을 갖고 중단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의 실효성 측면에 대해 동 위원은 “개성 지역과 주민들은 힘들어 할 수 있지만 북한 정권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124개 기업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계산기를 잘 두들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책에 대해 그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곤란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1km 소행성 지구와 충돌한다면…미니 빙하기 온다”

    “1km 소행성 지구와 충돌한다면…미니 빙하기 온다”

    만약 지름 1km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의 육지에 떨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최근 미국 국립대기환경연구소(NCAR) 측은 지름 1km의 소행성이 지구의 육지에 떨어진다면 '미니 빙하기'가 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가능성 높은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파악해 공개한 ‘잠재적 위험 소행성’(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PHAs)은 1607개. 특히 지난 2014년 NASA의 우주비행사 출신 에드 루 박사 등이 참여해 만든 비영리단체 ‘B612 파운데이션’은 지난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무려 26번이나 작은 도시 하나를 날려 버릴만한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졌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중에는 지난 2013년 세상을 떠들썩 하게 만든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소행성도 포함됐으며 대부분 태평양과 인도양 등 바다에 떨어졌다.       이에 NASA 측은 지난달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지구방위총괄국(PDCO·Planetary Defence Coordination Office)쯤 되는 거창한 이름의 이 조직은 말 그대로 만화영화에나 등장하는 현실판 ‘지구방위대’다. 이번에 연구소가 발표한 소행성 충돌 예측 시뮬레이션은 보다 구체적이다. 먼저 지름 1km의 소행성이 그대로 육지와 충돌하면 약 15km 넓이의 크레이터가 지구에 생긴다. 만약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 소행성이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상상조차 힘든 셈. 특히 피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충돌 여파로 거대한 양의 먼지가 대기 위로 올라가 적어도 6년 간은 우리 머리 위를 가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몇 년 간 태양빛을 20% 정도 막아 표면 평균 온도가 약 8°C는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연구소 측의 설명. 또한 지구의 생명체를 자외선의 피해로부터 보호해주는 오존층 역시 55% 파괴돼 많은 생물종들의 멸종을 가져올 수도 있다. 연구를 이끈 찰스 바딘 박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정하면 충돌 여파로 생긴 그을음은 대략 10년 간 대기에 남게된다"면서 "이는 빙하시대에 필적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수량 역시 50%는 떨어지는데 이는 대기의 온도가 낮아져 대류를 잃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초강수…김정은‘돈줄’끊는다

    정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초강수…김정은‘돈줄’끊는다

    정부가 10일 개성공단의 ‘전면 조업 중단’을 선언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성명을 내고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에 이어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극단적 도발”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고심 끝에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안’의 제1호를 우리 정부가 주도하게 된 데 대해 홍 장관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변화시켜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매년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는 형편에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행태가 계속 반복되도록 그냥 둘 수는 없었다”면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우리가 책임 있는 자세로, 북한이 평화를 파괴한 대가를 치르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홍 장관의 성명 발표 직전에 이 같은 내용을 북측에 통보했다. 정부로서는 연간 1억 달러(약 1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북에 안기는 개성공단을 그대로 둔 채, 국제사회에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및 정부에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추진하자고 요구할 명분이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의 주된 자금줄인 중국에 효과적인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개성공단이 그간 남북 협력의 상징이었던 만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이 정부의 방침대로 폐쇄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남북 간 협상을 벌여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진통도 예상된다. 정부는 11일 북측에 이 같은 결정사항을 통보하고 관련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선’을 이미 넘었다고 판단하고 단호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등 강한 반발에 대비해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핵실험→대북제재→미사일 발사→대화 재개→핵실험으로 이어지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 북한이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계속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상황을 감안할 때 당장 승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설날 전국 흐려, 서울·경기 등 눈비

     설날인 8일은 전국이 흐리고 서울·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눈이나 비가 내리겠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설날 한반도는 중국 상하이 부근에 있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대체로 흐리겠다.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지방은 북한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이날 밤사이 눈이나 비(강수확률 60∼70%)가 내리겠다.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고 비 또는 눈(강수확률 60%)가 오다가 남쪽 해상에 있는 기압골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 아침부터 점차 그치겠다.  예상 적설량은 경기 북부,강원 영서,제주 산간지역이 1∼5,서울과 경기 남부가 1㎝ 내외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 영서,제주에서 5㎜ 미만이다.  낮부터 해안 지역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겠고,그 밖의 지역에도 약간 강하게 불겠다. 바다의 물결은 전 해상에서 0.5∼3.0m로 일겠다.
  • 달의 중력, ‘지구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 최초 입증

    달의 중력, ‘지구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 최초 입증

    밤에 달무리가 생기면 다음 날 비가 내린다는 속담처럼, 달과 강수량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열대지방에서 보름달이 높이 뜨면 기압이 변화하면서 강수량이 적어진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1998~2012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및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의 강수량측정 위성을 이용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달이 높게 뜰 때와 낮게 뜰 때, 강수량과 기압에 변화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변화는 달이 잡아당기는 중력의 힘 때문으로, 달이 높게 뜰 때에 달의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지구의 대기에 영향을 미친다. 달의 중력에 이끌린 지구 대기의 기압은 높아지며, 높아진 기압 탓에 기온이 상승하게 된다. 대기 기온 상승으로 따뜻해진 공기에는 수분을 머금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특히 기온이 낮아도 구름에 얼음알갱이가 생성되지 않는 열대지방에서는 물방울들이 대기와 구름 사이에서 돌아다니다가 서로 부딪히고 뭉쳐져서 무거워지면 비가 되어 떨어지는데,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물방울)의 양이 증가하면서 강수량이 미세하게 낮아진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달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강수량은 1% 정도로 미미해 인간이 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달의 위치에 따라 기압과 기온이 변화한다는 사실은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달의 중력 역시 기압과 기온에 영향을 미쳐 강수량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달의 중력에 따른 강수량의 차이가 매우 미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지구의 기후를 연구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료 수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난 ‘이문열 키드’였다

    나는 문학인이 아니다. 당연히 특정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다. 아니 그럴 만한 능력도 아예 없다. 내가 지금부터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순전히 1980년대를 살아온 일개 독자로서의 쓸쓸한 회고에 불과하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둔다. 청춘의 재발견이다. 80년대는 이문열의 시대였다, 이문열을 얘기하지 않고 80년대를 넘어가기 어렵다. 지금의 중년이 이문열을 떠올린다는 것은 지나온 젊은 날의 고비고비를 떠올리고 추억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나온 많은 세월의 어느 순간에서도 이문열은 지금의 40~50대와 함께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소설은 이 땅의 중년에게 가늠할 수 없는 충격과 영향을 주었다. 비록 우리 위 세대지만 그는 듬직한 길동무이자 우리를 열광케 한 생의 멘토였다. 그로 인해 우리는 사랑과 인생을 고민했고 남루한 현실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쳤다.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시구절 ‘대추야자 꽃피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가 있다’에서 제목을 따온 소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를 읽고 지독히도 광기 어린 사랑에 진저리를 쳤으며 책 서두에 등장하는 오스트리아 그라츠는 나에게 동경의 도시로 자리잡게 했다. 지금은 국민 배우쯤으로 인정되는 최민식을 알게 된 것은 강수연, 손창민이 등장하는 동명의 영화가 한몫했다. 젊은 날 누구나 한번쯤 근원적인 고민에 빠지게 했을 ‘사람의 아들’, 유장한 고어체 문장의 아름다움에 숨을 멎게 했던 ‘황제를 위하여’나, 권력과 인간의 위선적 속성을 통렬하게 까발린 ‘필론의 돼지’는 또 어떠했던가. 삶에 대한 고뇌와 불안으로 밤을 새우게 한 ‘젊은 날의 초상’은 나로 하여금 부끄러움에 떨게 했다. 얼마 전 EBS틀 통해 본 동명의 영화가 끝난 그날 밤 자정, 나는 속절없이 사라져버린 젊은 날을 생각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80년대를 거쳐온 우리들의 생의 마디마디에는 이문열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그 시절 청춘을 휘어잡았던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극단적인 찬사와 더불어 그에 비견하는 비판이 교직하고 있다. 작품 그 자체보다는 그가 드러낸 정치적인 주장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정치적인 견해를, 그것도 직설적으로 내뱉은 데 대한 거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진보 쪽 젊은 비평가들의 경우 가장 과대평가된 작가로 그를 첫손가락에 꼽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문학적 성과에 비해 지나친 권력 보유’와 ’정치적 발언의 파장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 결여’가 이유라고 했다. 비판자들은 또 이문열의 숲에 들어서는 독자들이 그가 가꾸어 놓은 보기 좋은 나무들과 꽃들을 바라보는 데 취해 그 숲 전체가 내뿜는 이념 혐오의, 아니 탈현실의 독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비판자는 이문열의 엄청난 대중적인 인기를 두고 당시 독재권력하에 엄혹했던 민중의 현실을 적당히 건드리면서 사실상 관념적인 낭만주의 세계로 80년대 준열한 사회의식을 희석시키거나 호도시켰다고 깎아내린다. 문학 문외한인 나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론할 능력이 안 되고 또 일정 부분 공감이 가는 대목도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이 같은 전문가적인 지적과는 별개로 이문열은 그 시절 젊음을 열광케 한 괴력의 작가였다. 그가 보여준 허무주의, 낭만주의, 교양, 취미, 엘리티시즘 등등이 주는 매력을 우리는 정녕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설은 물론이고 ‘레떼의 연가’ ‘사람의 아들’ ‘구로아리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등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수많은 영화를 보고 울고 웃게 된다. 우리는 순전히 정치적인 지향 태도의 문제로 문학적 성과를 폄훼하는 일부의 비평에 마땅치 않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한 인간의 삶이 극렬한 치달음에 이르렀을 때 어떤 식으로 발화되는지를 문장으로 보여주는 흔치 않은 작가였기 때문이다. 이문열 키드쯤 되는 나는 매 학기 첫 강의시간에 나눠 주는 강의계획서 끝에 예외 없이 ‘더 베스트 이즈 옛 투 비’(The best is yet to be)라는 한 구절을 슬쩍 붙여 놓았다. 더러는 무심히 지나치기도 하지만 결국은 수강생 중 누군가가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 그럴 경우 그 구절의 의미를 뭉클한 맘으로, 내심 기다렸다는 듯이 설명해 준다. “우리가 동경 낡은 하숙집에서 굶주리며 조국 해방을 꿈꾸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쫓겨가야 하다니…” “아닐쎄…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지 않은가. 미래에 올 그 무엇을 위해 우리는 시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이문열의 초기 작품인 영웅시대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한국전쟁이 나고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전쟁 동안 북한 정권이 임명한 수원농대 책(서울농대 학장)으로 있던 주인공과 동료가 북으로 쫓겨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고받은 대화다. 소설 속 주인공은 일제시대 동경 유학까지 다녀온 식민지 지식인으로, 작가의 월북한 친아버지가 모델이다. 더없이 극한 상황에서도 ‘좋은 것은 미래에 있다’는 주인공의 한마디는 당시 20대 청춘인 나에게 무한한 의미를 던져 주었다. 인터넷이 없던 80년대,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구절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샅샅이 뒤졌고 결국은 로버트 브라우닝(1812~1889)의 시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아내게 된다. ‘영웅시대’가 이데올로기를 고민케 하는 작품이었다면 ‘젊은 날의 초상’은 80년대를 관통한 청춘의 성장통이었다. 서가에서 찾아낸 빛바랜 책에는 내가 20대 때 읽으며 밑줄을 그은 대목들이 불현듯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는 대목으로 인해 나는 지금껏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폭탄주를 이를 악물고 마시게 되었다. 또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라는 대목을 무슨 탈무드의 잠언처럼 외우고 다녔던 기억이 새롭다. 특별히 드러내 놓을 것도 없는 나의 삶에도 이처럼 이문열의 영향을 받은 바가 적지 않다. 그래서 쏟아지는 비난의 대상이 된 그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나의 심정은 안타깝다. 한때 더없는 구애의 대상이었으나 이제 초라해진 옛사랑을 마주하듯 비감스럽다. “비록 턱없는 감상과 애정 때문에 극적인 과장과 미화의 폐해를 입고 있긴 해도 이 갈피갈피에는 무슨 열병처럼 지나온 내 젊은 날들이 영원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숨쉬고 있다”는 작가의 후기가 마치 변변치 않은 삶을 살아온 나의 고백 같아 부르르 떨린다. 계절은 어느새 겨울의 막바지에 와 있다. 문밖에 서성이는 봄은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고 싶었던 수정 고드름을 녹이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봄이 온다는 말이 실감 나는 계절이다. 봄은 만물을 소생케 한다지만 그 대상에 인간은 빠져 있다. 지난 시절은 장려했지만 새봄을 맞는 지금의 중년은 외롭고 허전하다. 그러나 옷을 벗은 산들이 다가올 봄의 신록을 거부하지 못하듯이 힘듦 속에서도 희망의 씨는 자라고 있다. 설날이다. 더없이 곤고한 상황에서도 그가 ‘영웅시대’를 통해 던진 한마디를 새겨 보자.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으리 (The best is yet to be). 그때 종로 코아 빌딩 언저리 맥주집에서 ‘영웅시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던 그 시절 우리들의 청춘이 문득 그립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s.com
  • 동창리 발사장 사전 준비 포착… 일각 “이미 추진체 세우기 진행”

    동창리 발사장 사전 준비 포착… 일각 “이미 추진체 세우기 진행”

    4년전 은하 3호 발사때와 비슷 “8일까지 발사 준비 완료” 관측 쏘아올린 위성 ‘광명성 3호’ 궤도 돌아도 교신은 안 되는 듯 북한이 오는 8~25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는 차량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등 사전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일 미국의 대북 정보 사이트 38노스 등에 따르면 현재 동창리 발사장은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 당시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 위성사진을 보면 최근 건물 주변에 버스로 추정되는 물체를 포함해 차량 9대가 발견됐다. 지난달 25일에는 차량 1대만 배치돼 있었다. 로켓을 발사대에 올리기 위해 1~3단 동체를 조립하고 시스템을 점검하는 ‘수평 작업 건물’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짐작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발사대나 연료 저장용 벙커 등에는 아직 인력이나 차량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켓은 동체 조립 후 67m 높이 발사대에 세워 액체연료를 주입하고 최종 점검을 끝내면 발사 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 과정에 보통 1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8일까지 발사 준비를 완료하려면 지금 이미 추진체를 발사대에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액체연료 주입이 끝나면 1주일 내 발사가 이뤄진다. 더 미뤄지면 액체연료가 산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발사 카운트다운은 정치적 의미와 더불어 기상조건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로켓 발사에 유리한 기상조건은 영하 10도 이상, 지상풍 10노트·상층풍 60노트 이하로 강수가 없는 날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이 은하 3호에 탑재해 쏘아 올린 위성체 ‘광명성 3호’는 아직 위성궤도를 돌고 있지만 교신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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