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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제재 유연히” 이인영에 미 “한국, 북한·이란 제재이행 필수역할”(종합)

    “대북제재 유연히” 이인영에 미 “한국, 북한·이란 제재이행 필수역할”(종합)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 관련 “韓과 협의중”이인영 “인도주의 문제, 대북제재서 빼야”이 “北 제재하려면 제재 성과 있는지 봐야”미국 국무부가 24일(현지시간)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과 관련해 미국과의 협의를 재차 강조하면서 “한국은 이란뿐만 아니라 북한과 관련해서도 제재 이행에 필수적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들이 미래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도주의를 문제를 포함한 대북제재 완화를 거듭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 내 이란 동결자금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새로 발표할 것이 없다”면서 “한국 정부는 10억 달러를 이란에 내주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했으며 우리는 한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한국에 묶인 이란 자산은 미국과 협의 후에, 협의 이후에만 풀릴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는 한국 내 동결자금 중 약 10억 달러를 돌려받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국은 이 문제가 대이란 제재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과 협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한국은 (미국의) 필수적 파트너”라면서 “한국은 이란과 관련해서만이 아니라 북한과 관련해서도 제재 이행에 필수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추가 제재와 인센티브 등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살펴보면서 대북접근을 가다듬고 있다.미 “한미훈련 방어적…오늘밤에라도 싸울 준비돼 있는 준비 태세 보장 방법” 미국 국방부는 또 이날 한미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하면서 준비태세 유지 등을 염두에 두고 규모와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적 준비태세는 (미국) 국방장관의 최우선순위”라면서 “우리의 연합훈련은 동맹의 연합 준비태세를 보장하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훈련은 도발적이지 않고 방어적 성격이며 오늘밤에라도 싸울 준비가 됐음을 보장하기 위한 동맹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면서 “훈련의 규모와 범위, 시점에 대한 어떤 결정도 이러한 요소들을 염두에 두고 양자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연합훈련이 도발적이지 않고 방어적 성격이라는 설명은 ‘도발적 전쟁연습’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우회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인영 “대북제재 유연 적용해야 비핵화 협상 촉진” 완화 주장 “한미훈련, 항구적 평화 부합해야”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3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이 비핵화 협상 촉진제라고 했는데 경우에 따라선 제재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이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대북 추가 제재를 외교적 인센티브와 함께 언급한 데 대해 “추가 제재를 얘기하려면 그동안의 제재가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는지 한번 평가할 시점이 됐다”면서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재 강화와 완화를 적절히 배합하며 ‘김정은 위원장이나 주민들이 그들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들도 중요하다’고 말한 점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3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과 도쿄올림픽, 미국 신정부의 대북정책, 전시작전권 환수 절차 등 종합적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인영 “코로나 완화되면 금강산 개별 방문부터 재개 희망” 이 장관은 지난 20일에는 대북정책을 수립 중인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ABT(Anything But Trump), 트럼프 정부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정책 수립에) 너무 긴 시간이 걸려 그사이 북쪽에서 다른 반발의 변수들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인도주의 문제는 대북 제재 대상에서 주저 없이 제외돼야 한다”면서 “인도주의 문제는 북한의 정권이나 핵 개발 과정과는 철저히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웨비나 ‘코리아비전 대화 시리즈’에서 “미국의 민주당 정부도 인도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제재 문제를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과의 보건 협력과 남북 철도·도로 협력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완화되면 금강산에 대한 개별 방문부터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보건의료협력과 민생협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지금은 유엔이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한국인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제재의 시각을 유연하게 바꿨으면 좋겠다”면서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적 방문 형태를 띤다면 인도주의에 부합하기도 하고, 제재 대상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인영 장관 “코로나 끝나면 금강산 관광부터”

    이인영 장관 “코로나 끝나면 금강산 관광부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유엔의 공공인프라 분야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금강산 개별 방문부터 재개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장관은 21일 오전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웨비나 ‘코리아비전 대화 시리즈’에 참석해 “인도주의 문제는 북한의 정권이나 핵 개발 과정과는 철저히 다른 것”이라며 “인도주의 문제는 대북 제재 대상에서 주저 없이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장관은 “미국의 민주당 정부도 인도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제재 문제를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인영 장관 “코로나 끝나면 금강산 관광부터” 그는 남북 철도·도로 협력을 예로 들며 “보건의료협력과 민생협력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면, 지금은 유엔이 제재를 적용하고 있는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 정도는 제재를 풀어주는 데 국제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서도 “단체관광이 아니라 개별적 방문 형태를 띤다면 인도주의에 부합하기도 하고, 제재 대상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일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면 금강산에 대한 개별 방문부터 재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북한과의 음악·영화·방송 등 ‘문화 교류’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문화와 방송이 공유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의도가 없다는 걸 오랜 기간 인식시킨다면 북쪽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정책을 수립 중인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선 “ABT(Anything But Trump), 트럼프 정부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정책 수립에) 너무 긴 시간이 걸려 그사이 북쪽에서 다른 반발의 변수들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가만있어봐라’ 일상을 녹였다 음악이 되었다

    ‘가만있어봐라’ 일상을 녹였다 음악이 되었다

    “가만히 있다.” 움직임이나 말이 없다는 사전적 의미에서 강산에는 한 가지를 더 발견한다. “머릿속 복잡한 순간을 잠시 멈춰 보자.” 그가 평소 버릇처럼 하는 말도 “가만있어 봐라”라는 문장이다. 2011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에 미니앨범 ‘가만있어봐라’를 낸 강산에는 서면 인터뷰에서 “제주 생활과 함께 멈춤의 시간이 새 환경에 들어왔다”고 앨범의 풍경을 설명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 온갖 생각을 하며 멈추지 않고 살잖아요. 패턴화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만난 멈춤이 아주 특별하고 새로운 순간임을 느낀 적이 많아요.” 이러한 감정과 자신의 일상 언어가 만나 제목이 낙점됐다. ●“제주 삶과 멈춤의 시간… 갈증으로 만든 앨범” “예전부터 곡의 영감은 일상 속 말이나 상황”이라고 했지만, 5년 전 시작한 제주살이는 그에게 변화를 가져다줬다. 바다, 오름 등 자연은 물론 중산간의 적당한 불편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자신에게 할애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10년 만의 신보도 “나의 삶의 속도에 맞춰 작업을 했다”고 밝힌 그는 “갈증이 목까지 차서 자연스럽게 표현된 앨범”이라고 했다. 제주로 삶을 옮긴 초창기, 그는 노래에 대한 갈증을 공터에서 풀었다고 한다. ‘양보’(Yield) 교통 표지판이 있는 로터리 한편, 그가 ‘일드클럽’이라 이름 붙인 곳에서다. 그러다 어느 날 극도로 평화로운 순간을 만났다. 바람 소리, 노루 소리도 들리지 않고 달빛, 별빛, 고깃배 불빛만 존재할 뿐이었다. 뜻하지 않은 진공상태 같은 시간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로웠다. 앨범에는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이 ‘강산에스럽게’ 녹아 있다. 밝고 경쾌한 곡 ‘툭툭탁’은 벌레 한 마리도 놓치지 않는다. ‘감쪽같이 숨는 기술만큼은 모기들을 따라갈 수가 없고/ 천장 구석 모서리 좋아하는 거미들을 따라갈 수 없네/(중략)/ 벌써 서너 장의 앨범 정도는 내고도 남았었겠는데/ 결국 계획대로 하지 못하는/ 나를 역시 따라갈 수 없네/(중략)/ 삶이 나를 살고 있는지 내가 삶을 살고 있는지’ 시골집에서 관찰하고 사유한 것을 그대로 꺼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 조만간 신곡 나와” 두 번째 곡 ‘성의김밥’은 마트 다녀오던 길 허기를 채운 김밥에 “성의가 있다 있다, 맛있다”고 고마움을 건넨다. 절친한 후배 장기하가 “성공에, 과시에, 혹은 생존에 목을 매는 노래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면서 “그런 요즘이라 강산에의 새 노래는 유난히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한 소개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공연을 못 하는 갈증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그의 바람은 노래를 듣는 이들과 여유를 나누는 것이다. 툭 내려놓고 그 안에서 놀자는 제안이다. 앞으로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의 소통도 늘려 갈 계획이다. 조만간 또 다른 신곡 ‘동거’와 ‘콜을 불렀죠’를 통해 그의 일상을 다시 만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마저…강산에를 만나 음악이 되다

    평범하고 고요한 일상마저…강산에를 만나 음악이 되다

    10년 만에 미니앨범 ‘가만있어봐라’ 발매소소한 일상과 사유 녹여낸 두 곡 실어“제주서 만난 멈춤, 아주 특별하고 새로워잠시 내려놓고 여유 갖자는 마음 담았죠”“가만히 있다.” 움직임이나 말이 없다는 사전적 의미에서 가수 강산에는 한 가지를 더 발견한다. “머릿속 복잡한 순간을 잠시 멈춰 보자.” 그가 평소 버릇처럼 하는 말도 “가만있어 봐라”라는 문장이다. 2011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에 미니앨범 ‘가만있어봐라’를 낸 강산에는 서울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제주 생활과 함께 멈춤의 시간이 새 환경에 들어왔다”고 앨범의 풍경을 설명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 온갖 생각을 하며 멈추지 않고 살잖아요. 패턴화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만난 멈춤이 아주 특별하고 새로운 순간임을 느낀 적이 많아요.” 이러한 감정과 자신의 일상 언어가 만나 제목이 낙점됐다. “예전부터 곡의 영감은 일상 속 말이나 상황”이라고 했지만, 5년 전 시작한 제주살이는 그에게 변화를 가져왔다. 바다, 오름, 숲길 등 자연은 물론 중산간의 적당한 불편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자신에게 할애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5~6년 전부터 구상한 10년 만의 신보도 “나의 삶의 속도에 맞춰 작업을 했다”는 “갈증이 목까지 차서 자연스럽게 표현된 앨범”이라고 밝혔다. 제주로 삶을 옮긴 초창기, 그는 노래에 대한 갈증을 공터에서 풀었다고 한다. ‘양보’(Yield) 교통 표지판이 있는 로터리 한편, 그가 ‘일드클럽’이라 이름 붙인 곳에서다. 그러다 어느 날 극도로 평화로운 순간을 만났다. 바람 소리, 노루 소리도 들리지 않고 달빛, 별빛, 고깃배 불빛만 존재할 뿐이었다. 뜻하지 않은 진공상태 같은 시간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로웠다. 앨범에는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이 ‘강산에스럽게’ 녹아 있다. 밝고 경쾌한 곡 ‘툭툭탁’은 벌레 한 마리도 놓치지 않는다. ‘감쪽같이 숨는 기술만큼은 모기들을 따라갈 수가 없고/ 천장 구석 모서리 좋아하는 거미들을 따라갈 수 없네/(중략)/ 벌써 서너 장의 앨범 정도는 내고도 남았었겠는데/ 결국 계획대로 하지 못하는/ 나를 역시 따라갈 수 없네/(중략)/ 삶이 나를 살고 있는지 내가 삶을 살고 있는지’ 틈도 많고 벌레도 많은 시골집에서 그가 관찰하고 사유한 것들을 그대로 꺼냈다. 두 번째 수록곡 ‘성의김밥’은 마트 다녀오던 길에 허기를 채워 준 김밥에 “성의가 있다 있다, 맛있다”고 고마움을 건넨다. 절친한 후배 가수 장기하가 “성공에, 과시에, 혹은 생존에 목을 매는 노래들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온다.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나도 모르게 귀를 막을 때도 있다. 그런 요즘이라 그런지 강산에의 새 노래는 유난히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한 소개글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공연을 못 하는 갈증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그의 바람은 노래를 듣는 이들과 여유를 나누는 것이다. 일부러 놀기 위해서가 아닌, 툭 내려놓고 그 안에서 놀자는 제안이다. 앞으로는 소통도 활발히 할 생각이다. “그동안 계속 음악도 공연도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매체에 노출이 안되다 보니 대중의 생각은 다르더라고요. 이제는 다양한 도구를 통해 소통하고 싶습니다.” 조만간 또 다른 신곡 ‘동거’와 ‘콜을 불렀죠’를 통해 그의 일상을 또 만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붉게 물든 신들의 정원… 타오르는 천 개의 불상

    붉게 물든 신들의 정원… 타오르는 천 개의 불상

    설악산 천불동(千佛洞) 계곡. 단풍 명산 설악에서도 고갱이와 같은 곳. 속세의 기준으로는 강원 속초에 속한 땅이다. 여러 차례 이 계곡을 다녀왔다는 이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이도, 천불동을 돌아보고 가장 먼저 입에 올린 단어는 “역시”였다. 명불허전이라는 뜻일 터다. 하긴 눈에 보이는 것이 죄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같은 풍경이니 그럴 법도 하다. 불가에선 보이는 것조차 공허한 것이라 말할는지 모르겠으나, 이 가을에 천불동 계곡을 보지 못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범부가 있다면 필경 속에서 열불, 천불이 날 게 틀림없다. 설악산 단풍 앞에서 무슨 긴말이 필요하랴.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코로나19를 경계하는 이들을 위해, 또 여러 사정으로 산행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설악산 천불동의 가을을 지면으로 대신 전한다. ●하늘 향한 천 개의 암릉마다 단풍 천불동 계곡은 험하다. 골짜기 여기저기에 돌계단과 데크, 구름다리가 놓인 덕에 얼마나 험한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이런 시설물이 놓이기 전에는 전문산악인들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곳이다. 육당 최남선이 설악산의 험한 지형을 답사가 가능한 금강산에 견줘 “골짜기 속에 있는 절세미인”(‘조선의 산수’, 1947)이라고 표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산 이은상 역시 “금강산은 직접 오를 수 있지만 설악산은 오를 수 없는 신들의 정원”이라 했다. 그가 설악산을 돌아보고 쓴 ‘설악행각’(1933)에 천불동 계곡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온다. 천불동은 설악산을 내외로 가르는 마등령의 뒷골짜기다. 옛 이름은 ‘설악골’이었던 듯하다. 노산이 “승려 사이에서는 소위 천불동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마는, 실상 주민들은 ‘설악골’이라 부르는 것으로 보아, ‘설악산 중 진설악’이라 할 곳이 여긴 줄을 알겠습니다”라고 쓴 대목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천불동은 하늘을 향해 뻗은 바위가 천 개의 불상을 닮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그만큼 암릉미가 빼어나다. 가을이면 암릉 사이사이에 단풍이 든다. 영락없는 진경산수화다. 이 기기묘묘한 암봉의 자태를 온전히 묘사할 수 있는 사람의 언어는 없을 듯하다. ●이십리 계곡길 현란한 풍경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노산의 표현을 빌리자. “조금 과장으로 말하면 거의 수직이라고 할 만큼 경사진 이십리 긴 계곡이 기암촉석의 천 명의 병사와 만 마리의 말이 뿔뿔이, 그대로 빽빽이, 또 그대로 번뜻이, 다시 그대로 환하게, 제각기 한 자리 한 모퉁이씩을 차지하고서, ‘혼자의 자랑’을 여지없이 발휘한 그대로 또한 모여 ‘모두의 자랑’을 조화롭게 성취하였습니다.” 뾰족하거나, 뭉툭하거나, 우뚝하거나 혹은 둥근 바위들이 제각기, 때로는 함께 현란한 풍경을 이뤄내고 있다는 찬사다. 천불동 계곡의 들머리는 신흥사다. 여기서 산책로 같은 숲길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와선대, 비선대와 만난다. 비선대는 행락의 목적으로 설악산을 찾은 이들이 주로 가는 곳이다. 이름처럼 신선이 앉아 쉴 만한 공간들이 많다. 다소 번다한 비선대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깔딱고개 끝에서 만나는 귀면암은 천불동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옛 이름은 입구를 지킨다는 뜻의 ‘겉문다지’ 또는 ‘겉문당’이다. 오련폭포는 천불동 계곡에서도 고갱이라 부를 만큼 단풍이 빼어난 곳이다. 기암괴석 사이로 다섯 개 폭포가 연이어 있다. 단풍만큼 고운 것이 계곡수의 물빛이다. 물속 모래알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맑고 푸르다. 천불동 코스는 설악동~비선대~귀면암~병풍교~오련폭포~양폭대피소~천당폭포를 오간다. 거리는 7㎞ 정도. 왕복 6시간 이상 소요된다. 단풍 감상이 목적이라면 오련폭포까지만 다녀와도 된다. 바꿔 말해 최소한 오련폭포까지는 다녀와야 한다는 뜻이다. 글 사진 속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단풍철엔 설악동 일대가 거대한 주차장이 된다. 멀리 차를 대고 신흥사까지 걸어와야 할 수도 있다. 새벽부터 서둘러야 이 같은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울산바위 코스는 흔들바위 앞, 토왕성폭포 코스는 비룡폭포 앞까지만 갈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조치다. →‘돈우마을’은 돼지갈비가 맛있는 집이다. 곁들인 반찬들도 정갈하다. 속초 시내에 있다.
  • [서유미의 외교통일수첩] 50년 만에 취소된 이산가족 경모제… 달랠 길 없는 망향가

    [서유미의 외교통일수첩] 50년 만에 취소된 이산가족 경모제… 달랠 길 없는 망향가

    코로나19 특별 방역지침에 따라 반가운 가족을 만나는 발길이 줄어든 ‘언택트 추석’에 열리지 못한 행사가 있다.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50년 넘게 이어진 이산가족 합동경모대회다. 통일경모회 측은 “1세대 실향민 다수가 여든이 넘은 나이로 코로나19 위험군에 속하다 보니 부득이 경모제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명절만 되면 전국에서 고향땅이 보이는 임진각에 모이던 이들은 합동차례 취소 소식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산에 사는 김모(75)씨는 “올해는 아들과 손자손녀가 다 같이 가려 했는데 안 열린다니 섭섭하다”고 했다. 그는 “70년 동안 못 본 아버지·어머니인데, 올 추석 한번 못 가는 걸 어쩌겠나, 나 개인 사정도 아니고 코로나19 때문에 국가가 어렵다는데”라면서 애써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함흥에서 살던 김씨는 6·25 전쟁 막바지인 1950년 흥남에서 할아버지, 동생과 함께 남쪽을 향했다. 경찰이었던 아버지와는 “미군이 바리케이드를 쳐서 여자와 어린 남자들만 내보내느라 끊겨 버린 것”이 마지막이었다. 한번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었지만, 북쪽 가족들을 찾지 못했다. 김씨는 “부모님은 다 돌아가셨을 테지만 동생들이 있을 텐데 이름을 모른다”며 “내가 고향에 직접 가기만 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가 명절 이산가족 합동차례에 참석하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부터다. 그동안은 바쁜 생업이 핑계가 됐지만 한 번 망배단을 다녀오고 나선 “다음 명절까지 버틸 힘이 되더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나이도 먹고 도저히 혼자서 집에서 지내서는 마음이 안 놓여서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서울에 사는 이모(84·여)씨도 올 추석엔 자녀들과 함께 임진각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합동경모제 취소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임진각에 망배단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1983년부터 명절이면 참석해 왔다.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부모님과 4남매로 살던 그는 전쟁통에 오빠와 둘이서만 남쪽으로 향했다. 남북 관계가 좋았던 2005년엔 당일치기 관광으로 근처 개성땅은 밟았지만,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진 못했다. 매년 추석 합동차례와 설 망향제는 고향 가까운 곳에서 동네 사람들을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는 자리였다. 그는 “벌써 우리 고향 분들은 많이 돌아가셨다”며 “올해는 코로나19로 꼼짝할 수 없지만, 내년 설엔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산가족의 고향을 향하는 마음은 점차 커져 가지만 남북 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돼 가족의 소식이라도 확인할 날이 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이후 8월 금강산에서 열린 것을 마지막으로 별다른 진척이 없다. 정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강조하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추석을 계기로 한 화상상봉 의지를 피력했고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설 망향경모제에서 이산가족 고향 방문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최근엔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총격 사망사건으로 남북 관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연내 재개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4일 통일부 이산가족 정보통합시스템의 이산가족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13만 3397명 중 생존자는 5만 539명이다. 생존자들은 90세 이상이 25.3%, 80대가 39.7%로 대부분 고령이다. 올해에만 1926명의 이산가족이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70년 동안 기약 없이 기다려 온 이산가족들에게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소망은 더욱 깊어진 듯했다. 코로나19로 합동차례도 취소된 마당에 북한이 남측 민간인을 총격 사살한 사건까지 발생한 이번 추석은 어떻게 보냈을까. 인터뷰에 응한 이씨는 “마음이 영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고향에 갈 수만 있다면 가고 싶다”고 답했다. seoym@seoul.co.kr
  • 윤건영 “김정은 공식 사과 맞다…野 추석용 여론몰이”

    윤건영 “김정은 공식 사과 맞다…野 추석용 여론몰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통전부 발표를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문이라고 발표한 것은 왜곡이라는 비판에 대해 “김 위원장의 공식 사과가 맞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지낸 윤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 힘이 문제 삼고 있는 △ 왜 대통령에게 피살 다음날 아침 8시30분에 보고했는지 △ 대통령이 피격 사실을 알고도 ‘종전선언’ 필요성을 강조한 유엔연설을 했는지 △ 김정은 위원장 사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윤 의원은 늦장보고 지적에 대해 “이번 일은 북한 해역에서 발생해 즉각적 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고 첩보가 의미 있는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22일 밤 공무원 사살 확인 첩보 뒤 23일) 새벽 1시에 관계장관회의를 해서 이 첩보가 제대로 된 첩보인지 점검했다”라고 첩보를 정보로 확인하는 시간을 거친 뒤 대통령에게 보고된, 정상적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대통령 유엔연설 왜 안 고쳤느냐 이렇게 주장하는데 사건 발생 일주일 전에 녹화해서 사흘 전에 이미 유엔으로 보낸 연설로 이걸 어떻게 고치라는 건지 저는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우리국민이 금강산에서 피격당한 사실을 보고받은 직후 국회 개원연설에서 남북한 전면적 대화 제의를,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목함지뢰사건 이튿날 DMZ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서 강강수월래 부르셨다”며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국정운영 전체를 생각하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라는 말로 문 대통령 유엔연설에 시비를 걸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지금 야당은 추석 여론을 위해서 정치적 계산을 해서 정쟁에 활용하고 있다”고 정당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여론 호도용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사과인지 아닌지와 관련해서는 “통전부는 북의 공식 조직으로 전문 부서 중 하나로 당 중앙위원회 내에 있는 통일전선부라는 조직이다”며 “(통전부가 보낸 전통문에) 분명히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 한다 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국정조사와 정보출처 공개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오랜 시간 만들어지고 구축되는 게 첩보자산이다. 첩보자산은 공개하는 순간 더 이상 자산이 안 된다”면서 “우리 안보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사건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에 대해 “공동조사는 남북 문제를 자주적이고 평화적으로 풀어가는 데 있어서 앞으로 주요한 원칙이 될 수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북한,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에 침묵…책임자 처벌 요구 묵살

    북한,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에 침묵…책임자 처벌 요구 묵살

    북한이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태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대외선전매체 등 북한 매체에서는 25일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청와대가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노동신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 장벽’을 강조하는 기사만 실렸을 뿐이다.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피격 사건’ 땐 즉각 담화를 낸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북한은 박왕자씨 피격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7월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남조선 관광객이 우리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역시 다음 달인 8월 3일 특별 담화를 통해 “전투 근무 중이던 우리 군인은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 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고 해명했다. 당시에는 우발적 사건의 성격이 컸기 때문에 거듭 ‘사고’라고 강조하며 신속히 수습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실종 공무원 식별 후 해군 계통의 상부 지시를 받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웠다. 때문에 북측 대응에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속보] 북한,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에 침묵으로 대응

    [속보] 북한,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에 침묵으로 대응

    북한이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을 사살한 뒤 불태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대외선전매체 등 북한 매체에서는 25일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청와대가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며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노동신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 장벽’을 강조하는 기사만 실렸다.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피격 사건’ 땐 즉각 담화를 낸 것과 차이가 있다. 당시 북한은 피격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7월 12일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남조선 관광객이 우리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코로나균 죽이듯… 北, 南국민 총살 후 기름 부워 40분간 태웠다(종합)

    코로나균 죽이듯… 北, 南국민 총살 후 기름 부워 40분간 태웠다(종합)

    ‘금강산 민간인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군 “총격 살해 상부 지시 판단”“구명조끼로 40㎞ 이동? 불가능” 어민군, 물때·구명조끼 등 이유 월북 판단文 “용납 못할 충격, 매우 유감”여야, 군 소극적·늑장 대응 비판북한군이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6시간 만에 사살한 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균을 대하듯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금강산에서 산책 중이던 여성을 살해한 ‘박왕자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의 민간인 살해다. 북한군이 남측의 비무장 민간인을 잔인하게 사살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그동안의 노력과는 상관 없이 남북 관계에 후폭풍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며 “북한 당국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포격이 아닌 사격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군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9·19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하듯 남한 국민 죽이고 기름 부어 불태웠다 군 당국은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인 실종자 A(47)씨와 관련한 대북첩보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A씨가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북측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됐으며,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군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측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이를 두고 한 50대 어민은 “첨단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구명조끼와 부유물만 가지고 40㎞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건 수영 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기진맥진’한 남측 공무원을 배에 태우지도 않은 채 진술을 들은 후 단속정을 현장에 불러와 그 자리에서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사살 후에는 30분도 안돼 오후 10시 11분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군인이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으며, 이런 정황은 연평도 감시장비에서 관측된 북측 해상의 ‘불빛’으로도 확인했다. 남측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북측 해상에 들어온 남측 공무원을 사람이 아닌,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하듯 다룬 셈이다. 서욱 “40분간 시신 태우는 불빛 관측”“시신 바다에 떠다닐 개연성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긴급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40분간 시신을 태우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빛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시신을 훼손하는 불빛은 야간 감시장비에 몇 분 정도 보였는가”라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 40분 정도 보였다”고 답했다. 서 장관은 김 의원이 “해상에서 휘발유 등을 뿌리고 태웠을 텐데, 해상이기 때문에 완전히 시신이 훼손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신이 바다에 떠다닐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하자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돌려주도록 노력해달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경비작전 세력들에게 임무를 부여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북한이 A씨 시신을 남측에 인도하지 않고 서해에 버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시신의 행방을 묻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 해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이 재차 “북측이 시신을 불태우고 바다에 버렸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군 “총격은 상부 지시” 군은 총격 직전에 해군 계통의 ‘상부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지난 7월 월북한 개성 출신 탈북민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된다며 월북민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을 처벌한 사건이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시 이 사건이 발생하자 7월 26일 직접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특급 경보를 발령했으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 군, 6시간 동안 보고만 있었던 이유에 “北이 그렇게까지 할 거라 생각 못했다” “우리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봐 염려됐다” 군은 첩보를 통해 이런 정황을 인지하고도 6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실종자라고) 특정할 수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인도주의적 조치가 이뤄질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렇게까지 나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측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 봐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면서 “우리가 바로 (첩보 내용을) 활용하면 앞으로 첩보를 얻지 못한다. 과거 전사를 보면 피해를 감수하고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첩보원의 존재가 드러날까봐 우리 국민이 사살되고 시신이 훼손되는 긴 시간 동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군 당국은 물때와 구명조끼 착용 등을 근거로 A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실종된 A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부유물에 올라타 북한 방향으로 흐르는 물때에 맞춰 실종돼 북측 해역에서 발견이 된 점, 선박에 신발을 벗어두고 간 점, 북측 발견 당시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근거로 그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봤다. 다만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을 어떻게 식별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文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 사건, 매우 유감” 이날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이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결과 및 정부 대책을 보고받고 “충격적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군을 향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국방부는 안영호 합참 작전본부장이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와 NSC는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군 “군사합의서에 사격하지 말라 없어”“포격만 해당되지 사격은 규정 안 돼 있어” 연평도 해상서 공무원, 피격 뒤 불태워졌는데국방부, 北 책임 여부 놓고 혼선‘北 합의 위반 아냐’했다가 “면밀히 검토” 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느냐 질문에 “(합의에는) 자기 측 넘어오는 인원에 대해 사격하지 말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합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된 질문에도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격만 해당된다”면서 “사격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배석한 다른 군 관계자는 이내 “합의 위반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을 즉각 정정했다. NSC “군사합의 세부항목 위반 아냐”“군사합의 정신은 훼손”2018년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군은 남측 공무원 A씨를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등산곶은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은 “본 사안은 9·19 군사합의의 세부 항목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무장 남한 공무원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기름을 붓고 불에 태우는 등 시신까지 훼손했는데도 포격이 아닌 사격이기 때문에 군사합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고 다만 합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다소 애매한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여야 한목소리 군 대응 질타…北 비판 안철수, 文겨냥 “누가 얼빠진 군대 만들었나”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안에 대한 군의 무책임한 대응을 질타하는 한편 우리 국민을 잔인하게 살해한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민간인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남북한의 평화와 화해, 상생의 기반 자체를 뒤엎었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긴급 성명문에서 “대통령은 북한 만행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시냐”며 “누가 우리 군을 이런 얼빠진 군대로 만들었느냐”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서 장관을 국회로 불러 서해 민간인 총격 사건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민주 “첩보 취합 후 초강력 대처 했어야”“남북연락사무소 파괴와는 다른 인명” 황희 민주당 의원은 언론 보도 전까지 이 사안을 국회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은 국방부를 비판하며 “어떻게 국방위 여당 간사가 기자보다 상황을 늦게 보고받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첩보를 취합한 후 가능한 한 초강력 대처를 해야 했다”며 “이것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과 다른 사안이다. 그것은 시설이고 이것은 인명”이라고 강조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골든타임 골든타임 하는데 사건 후 이틀 지나서 회의하고 그때서야 (첩보를) 맞추는 게 늑장 대응이 아니라면 뭐가 늑장 대응인가”라고 꼬집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무력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건 상정부터 가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국민의힘 “골든타임 중요하다면서 사건 이틀 지나 대응? 이게 늑장대응” 文 종전연설 이후 공개에 은폐 의혹홍준표 “국민에 실시간 브리핑 해야”“文, 23일 靑긴급회의 불참 어이없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은 정부의 의도적인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시점 이후로 사건 경위의 공개를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에게 실시간 브리핑을 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세월호 사건을 은폐했다고 얼마나 국민이 문제를 제기했느냐”고 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새벽에 열린 청와대 긴급회의에 불참했다고 지적하며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 참 어이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A씨가 실종된 다음날인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A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文,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받아4시간 뒤 오후 10시 30분,靑 ‘A씨 사살 뒤 시신훼손’ 첩보 입수첩보 대응 중 文연설 23일 새벽 공개文, 23일 오전 8시 30분 보고 받아 이후 4시간 남짓 지난 오후 10시 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23일 새벽 1시∼2시 30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이들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대응을 논의하는 사이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상은 새벽 1시 26분부터 16분간 공개됐다. 노 실장과 서 실장은 밤새 분석한 첩보 결과를 전날 오전 8시 30분 문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측에도 확인하라”면서 “첩보가 사실이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진상을 파악하는 동안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청와대는 북한의 만행과 문 대통령의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北만행 알고도 文 종전선언 제안에靑 “15일 녹화해 18일 유엔 발송” “수정·취소 불가능했다” 해명 청와대는 북한의 만행을 알고도 유엔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대통령의 영상 연설은 지난 15일에 녹화돼 18일에 유엔으로 발송됐다”며 수정이나 취소가 불가능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을 알고도 국제사회에 종전선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 옳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에게 시신 훼손 사실까지 보고된 것이 23일 오전 8시 30분이기는 하지만, 청와대가 하루 전인 22일 오후 10시 30분에 해당 첩보를 입수했다면 연설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첩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설을 수정한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이런 사안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지도 못했으므로 수정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유승민 “한가하게 ‘종전선언’ 평화 타령, 文, 국군 통수권자 자격 없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은 두 달 만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문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며 “한가하게 종전 선언이나 평화 타령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참사에 대해 북한을 응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북한 눈치를 살피고 아부하느라 자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왜 존재하는가”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처참한 죽음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별도 성명을 발표, 국정조사를 포함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북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개성공단 마스크 부분 가동’ 시도해 볼 만”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개성공단 마스크 부분 가동’ 시도해 볼 만”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문재인 정부의 2기 외교안보팀 출범에 맞물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의 특별 인터뷰에 이어 색다른 좌담을 기획했다. 상아탑이나 연구소 등에서 경륜을 키운 이들 말고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남북교류 협력 업무를 했던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제언을 들어보는 것이었다. 지난달 30일 강영식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회장,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이홍정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이 지난달 30일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댔다. 개성공단에 마스크 원료를 반입해 부분적으로 가동하는 방안 같은 색다른 제안부터 문재인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 청와대의 국가안보실을 이분화해 한미동맹과 남북교류 협력 분야를 독자적으로 풀어가는 해법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해당 분야에서 오랫 동안 일해온 이들인 만큼 별도의 사회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다음은 요지.강영식 남북관계 답보 상태를 돌파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대통령이 인선한 것으로 적절했다고 본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대북정책 입안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느냐가 중요하다. 대북 관계가 답보된 것이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성찰 아래 제대로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 신한용 1기 팀 출범할 때부터 안보실장이 왜 정의용 실장이 됐느냐 얘기들이 많았다. 미국을 많이 배려하고 미국을 움직여야 남북문제 풀린다는 전제 아래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지금 2기 팀을 드림팀이라고 하는데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남북 모두 2년이란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다는 자책이 든다. 북한 시각에서는 우호적으로 볼 수 있으나 그래도 북미와는 별개로 남북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영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관리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한계도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측면도 있다. 팀의 얼굴은 바뀌었지만 임명권자는 같은 사람이다. 임명권자의 대북정책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이중의 메시지를 계속 낸다는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하자는 메시지와 조심스럽게, 조용히 하자는 메시지를 함께 발신했다.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새로운 얼굴들이 얼마나 설득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홍정 돌아보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평양정상회담까지 이르는, 평창 임시평화체제 기간 문재인 정부가 너무 빨리 열매를 따려 했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북미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해 미국의 비위를 맞추는 데 많은 노력을 허비했다고 본다. 그 기간 남북에 자주적인 평화공조의 토대를 놓기 위한 일들을 진행했더라면 거꾸로 북미관계를 제대로 견인할 수 있었지 않을까 아쉬움이 있다. 이번 개편은 무게중심을 남북의 자주적인 평화공조 쪽으로 옮기는 것이라 기대한다. 나희승 사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정부가 과감하게 인적 쇄신을 시도했다. 대북정책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빠른 성과를 내서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 신뢰를 회복하고 그걸 통해 남북협력의 틀을 끌어올리자는 것이 요체라고 본다. 신한용 평양정상회담 때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리선권이나 김영철이 먼저 다가와 아는 체를 하고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무슨 일하는지 다 알고 있다고 격려하면서도 불만스러운 얘기들을 했다. 그때까지 고위급회담 서너 차례 열렸는데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의제로 얘기했는데 보도도 안된다고 불평하더라. 그 연장선에서 냉면 발언이 나온 것이다. 합의문에 철도 연내 착공하기로 돼 있는데 착수식 정도로 끝났다. 그때부터 이미 냉랭해져 있었다. 정상회담 후 3~4개월 지났지만 이미 틀렸다는 것을 북측에서도 감지했던 것이다. 워킹그룹이 그 해 11월 20일 만들어졌는데 개성공단 기업들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 신청을 6~7차례 했는데도 승인이 안 났다. 마침내 통일부 승인 떨어졌는데 스티브 비건이 왔다 가더니 보름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조건과 대가 다 빼버리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열겠다고 했고 일주일 뒤 대통령도 화답했다. 1월 8일 남북공동행사가 금강산에서 1박 2일 있었는데 벌써 분위기가 싸늘했다. 백두산 갈 때 안내했던 안내원을 다시 만났는데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결국 하노이는 노딜로 끝났다. 북미회담은 북미회담대로 가고 남북의 시간표는 따로 있었어야 하는데 미국 눈치 보기 급급해 워킹그룹에 옭매여 아무 것도 못한 것이 결국 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홍정 김영철이 자리에 합석하자마자 곧바로 낯색을 붉히며 개성공단 가보라고 바닥이 다 썩어가고 있는데 뭐하는 거냐고, 남쪽에는 이제 임수경 같은 사람 없냐고 발언할 정도로 조급함과 답답함이 묻어났다. 평양선언도 했고 평양정상회담도 했으니 남북이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생각한다. 신영전 미국 핑계만 댈 수 없는 사건이 지난해 타미플루 북송 실패였다. 미국의 반대도 있었지만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안했기 때문에 좌절된 것이다. 6월 13일 장금철 담화를 보면 “자기가 한 말과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고 그것을 결행할 힘이 없어 남북관계가 이모양 이꼴이 됐다”고 했다. 이것이 북한이 우리를 바라보는 기본 시선이고, 우리가 할말이 없게 된 이유다. 신한용 금강산에서도 북측 사람들이 굉장히 강하게 타미플루 사건을 얘기했다. 달라고 할 때 주지 않은 것을 하지 않았는데 던져주면 안 받는다고 얘기하더라. 새 장관은 소규모 물물교환한다고 하는데 국회 등에서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들을 많이 하더라.강영식 대통령 스스로 너무 북미관계만 바라보고 남북 독자의 시간을 놓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렇게까지 말했으니 그 전과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국가안보실 체계는 외교, 한미동맹, 남북관계를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지금 구조는 외교국방이 우선된다. 일개 비서관실로 통일정책비서관실이 2차장실 산하에 있다. 워킹그룹을 재조정하는 문제와 별개로 남북 교류협력은 평화정책수석, 평화수석실로 독자적으로 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경의선과 동해선의 육로 통행권과 통신 관할권을 우리 정부에 이관해 놓는 것도 꼭 필요하다. 이홍정 이 정부의 3년 동안 간과한 대목이 민간의 참여가 오히려 줄어든 점이라고 본다. 민간의 참여를 통해 동원해내려는 것들을 정부 정책이나 가치 속에 다 수용된 것처럼 생각한 느낌마저 든다. 남북관계에 참여하는 시민사회의 끈을 다 끊어버려 접촉하기 정말 어렵고, 북한은 시민 교류보다 톱다운 방식 통해 빨리 평화체제 돌입하려는 계산도 있었겠지만 남북의 민간교류가 부재했던 것이 약점이 되고 있다. 신영전 외교안보 분야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시민사회와 함께 하는 대목에서 조심스러워하고 접촉면이 굉장히 작다. 역시 통수권자의 문제이고, 이번 외교안보팀이 통수권자의 변화를 유도할지 주목된다. 강영식 이인영 장관이 그제(28일) 취임했는데 내일(31일) 대북단체 대표들을 만난다. 변화의 일환이라고 본다. 신영전 좋게 보면 남북 모두 정부나 기업 교류에 우선할 수 있는 사정도 있긴 했다. 그걸 이해하더라도 경색국면에서 민간 교류의 라인이 조금이나마 확보돼 있으면 되돌리는 데 조금 낫지 않았을까 싶다. 강영식 북한이 남쪽 민간에 내준 문턱이 터무니없이 높다. 단순히 정부의 하수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남쪽의 민간이 그동안 민족화해를 위해 노력했던 것을 존중해줘야 한다. 자기 입맛에 맞는 단체만 해선 안된다. 남쪽 정부가 민간을 대하는 수준 그대로 한다. 보수 정부에 핍박 당하니 우리라도 해줘야지 이러면서 협력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25년을 민간 교류 분야에서 일했는데 처음이다. 우리 정부도 반성해야 하고, 민간도 자존감 높이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부터 민간을 대하는 태도 바꾸고 존중해야 한다. 예의가 있어야 한다. 신한용 임종석 특보가 한다는 도시 교류와 관련해 세 군데 지자체 물어봤는데 아무런 구체적인 것들이 없더라. 그게 가능할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신영전 남북관계 아니라 국제보건 영역에서도 세계 어디에서나 있는 일이다. 기업 들어온다면 그것 먼저 하려고 들고, 정부가 대규모 지원한다고 하면 민간단체는 찬밥 신세가 된다. 그래도 국제보건 영역에서는 이제 원칙을 정해 정부가 할 일과 기업이 할 일, 민간이 할 일을 사전에 조율할 수 있는 틀을 갖춰놓았다. 이홍정 북한 체제의 특성 탓에 시민사회 파트너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남한 정부부터 얼마나 민간의 참여를 조직적으로 높여놓느냐에 따라 민간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강영식 남북관계 독자적 길 모색하겠다, 북미관계 시간표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대통령이 말한 것을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북미관계 중요하고 한미동맹 중요하니 그 역할은 그대로 가고, 남북관계 제대로 복원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국가안보실 2차장 산하의 통일비서관실을 격상시켜 독자적인 수석실을 만들어 시스템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진정성을 표시하는 것일 수 있다. 신영전 가칭 한반도평화번영실이라고 한다면 번영실과 통일부의 관계 정립도 중요하다. 통일부의 맨파워가 축소된 면이 있어 번영실이 컨트럴타워가 되면 통일부의 역할이 더 없어질 것 같다. 통일부에 전문가들이 너무 없다. 통일부 자체의 힘이 떨어져 부처들이 협력을 안한다. 전문성 발휘할 수 없고 위로도 막혀 있는 고립무원의 지경이라서 개편한다면 통일부와 번영실까지 같이 묶어 생각해야 한다. 강영식 대북정책 결정은 청와대와 대통령이 한다. 통일부는 집행을 하는 곳이다. 번영실은 조금 무리한 발상 같고 독자적인 수석실 정도. 아니면 2차장실을 통일부가 관할하게 할 수도 있겠다. 이홍정 NSC 회의라는 것이 다분히 미국 중심의 냉전 혹은 신냉전질서, 지정학적 질서의 관점에서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걸 훨씬 더 우선순위로 두었기 때문에 남북문제는 하부구조, 때로는 정권이 이용하는 틀로 전락된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였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원하고 남북 평화공존 원한다면 이제는 그 균형을 맞춰야 된다. 도리어 남북문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동북아 질서를 끌어나가는 추동력을 발휘하는 위치에 서지 않으면 우리가 꿈꾸는 평화공존 시대는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통일부 역할이 NSC 회의 안에선 미미할 수밖에 없었고 하수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남북 간은 물론 남한 사회에서의 평화를 만들어나가는, 그런 부서로 이름도 평화부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본다. <계속>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인영,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 본격…직접 나서는 강원도(종합)

    이인영,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 본격…직접 나서는 강원도(종합)

    이인영, 동해선 최북단 제진역 방문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 본격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 사업자로 지정된 강원도는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자체 선정한 52개 남북교류협력사업 과제 중 북한의 영유아 등 취약계층 대상 지원사업, 농업, 축산, 산림, 환경 분야의 북한과의 공동사업을 제3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추진하기로 1일 밝혔다. 긴급구호, 농업개발 및 산림환경 보호, 보건 및 취약계층 지원 등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업은 북한 접경지역 말라리아 공동 방역, 북강원도 결핵퇴치 사업, 산림병해충 공동 방제, 남북 가축질병 공동방역체계 구축 등이다. 통일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지난달에도 9건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및 개발 협력 지원을 승인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역시 28일 취임 첫 회의에서 남북간 인도적 협력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월드비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어린이어깨동무 등 대북지원단체와 올 3월 공동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달 초에는 최문순 지사 주재로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도는 대북지원 사업자 지정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남북 공동 영농을 벌이고 궁극적으로 도가 직접 금강산 관광 재개에 나설 방침이다. 이인영 “금강산 관광 재개 방법, 적극적으로 찾을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31일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인 강원 고성군 제진역을 방문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고성군수 등 관계자들과 제진역을 방문해 면담하며 “금강산 개별관광이 시작되면 분명하게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가 되고, 고성 등 접경지역 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금강산 개별관광 재개를 남북 대화 재개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남북 철도·도로 연결도 추진해 새로운 한반도 경제질서를 만들어나가겠다”며 남북 교류의 구상을 밝혔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금강산 개별관광의 길이 열리면 고성군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이 장관은 앞서 청문회 과정에서도 개별관광을 ‘금강산 문제의 창의적 해법’으로 거론하며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 여행사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인영 “한미군사훈련 전략적 검토 필요”

    이인영 “한미군사훈련 전략적 검토 필요”

    “코로나 제약 고려”… 축소 가능성 시사“남북관계 개선위해 전단 살포 중단돼야추석 판문점 이산가족 상봉 추진할 것”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다음달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코로나19 등 현실적인 제약 상황을 고려하면서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에게 제출한 인사청문회 요청 자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한미 군사훈련은 한반도의 긴장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고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계획을 차질 없이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한미 군사훈련 규모를 조정해서라도 실시해야 하는 우리 자체적 수요도 있다”면서도 “유엔 안보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코로나19에 따른 현실적 제약을 고려하면서 (훈련 규모를)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서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협력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 스스로의 판단으로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이 후보자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반드시 중단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대북 전단 살포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관점에 앞서 접경 지역 주민의 생명·안전·재산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중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접경지역의 안전을 위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엄정 단속해야 하고 국회와 협의해 금지 입법 등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올해가 이산가족 상봉 20주년인 만큼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수 있도록 북한과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으로 금강산에서의 대규모 상봉이 어렵다면 판문점에서 10가족씩 소규모라도 나눠 만나고 즉시 추진할 수 있는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를 교환하는 방안부터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오는 23일 예정된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아들 관련 의혹들에 대한 공세가 예상된다. 이 후보자 아들이 2017년 8월부터 14개월간 스위스 바젤 응용과학예술대학에서 유학하는 과정에서의 유학비용 관련 의혹, 선발과 관련한 ‘부모 찬스’ 의혹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또 2014년과 2016년 신체검사에서 강직성 척추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것과 관련, 면제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야당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밖에 대북정책과 관련한 이 후보자의 대북관도 검증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은 어디까지 갈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은 어디까지 갈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대남 작전쇼’를 시작했다. 북한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구실로 남북 관계를 깨뜨리고자 한다. 대북 제재 유지에 대한 불만 표시, 남한이 제재 완화에 앞장서도록 유도하려는 의도, 그리고 김여정의 지도자로의 위상 제고와 같은 의도도 담겨 있을 것이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충격적인 일이다. 북한이 2000년 6·15선언 이전 상태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군대를 재배치키는 것은 한국 정부에 거슬릴 수 있다. 비무장지대에 부대를 진입시키는 것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위반 대상일 것이다. 북한은 왜 이렇게 공격적일까. 마치 잃을 게 없는 것처럼 한국 정부를 심하게 비난하고 거칠게 소동하는 것은, 사실 잃을 것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옛날에 핵실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로 불쾌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외교적 지렛대를 키우고 최다 파괴력을 가진 무기도 개발했지만 이제 말과 상징물의 파괴로만 불만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북한의 대남 전술은 더 끔찍한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서해상에서의 무력충돌, 남한 영토에 대한 미사일 발사, 미국 본토를 향한 공격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고 실제 더 끔찍한 도발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일종의 대리전일지도 모른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은 큰 충격이었다. 완전 비핵화를 한꺼번에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하노이 이후 미국 정부가 요구해 왔던 비핵화의 최종 상태에 대한 논의를 북한 지도부는 거부했고, 현재의 외교 프레임을 깨뜨리고 싶어 했을 것이다. 원래 이렇게 될 때,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소통 수단’으로 삼는다. 그런데 아직 그런 조짐조차 안 보인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는 이유는 미국과 중국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1월에 이란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했던 것과 2017년에 수시로 미사일과 핵실험으로 인해 전쟁과 ‘코피작전’까지 제기됐던 것을 잘 기억할 것이다. 미중 간의 대북 외교 협력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되면 미중 간 심한 긴장 속에서 미국은 남한에 전략자산 파견, 서해에 미해군 군함 파견 등을 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은 이런 행동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라고 보겠지만, 중국은 매우 위협적인 행동으로 인식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을 비판하겠지만, 미국이 이런 조치를 취할 구실을 마련해 준 북한에 과감한 제재나 처벌을 할지도 모른다. 2017년 코피작전 소문이 퍼졌을 무렵 중국이 북한으로의 석유 수출을 중단한 적도 있다. 북한 지도부는 매우 불쾌했겠지만, 중국으로부터 석유와 필요한 원료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위기는 대리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북한은 2016년에 착수한 5개년경제전략을 사실상 연초에 포기했고 데일리엔케이, 자유아시아방송, 아시아프레스 등 대북 매체를 통해 전해진 바를 종합해 보면 북한 경제사정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엄격한 제재는 이미 경제개발 전략을 무산시켰다. 코로나도 대중 무역과 북한 사회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처벌받으면 이미 어려운 경제사정은 더 나빠질 것이다. 남한을 때릴 때에 김여정의 지도자 위상을 높이고 한미 간에 이해상충 문제 등을 부각시킬 수 있지만, 대리전 전술에서 벗어나 더 큰 군사행동을 하면 잃을 것들이 많다. 그러니 북한은 남한을 때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별로 없다.
  • 北 “문재인 철면피” 靑 “김여정 몰상식”… 강대강 대치

    北 “문재인 철면피” 靑 “김여정 몰상식”… 강대강 대치

    南 특사제의 공개 거절·文 조롱 메시지 개성에 軍 주둔 등 9·19 합의 파기 발표 靑 “무례함 감내 안 해” 첫 고강도 비판 남북 20년 전으로 퇴행, 냉각기 불가피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인 17일 남측의 비공개 특사 제의를 공개 거절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에 대해 “철면피”라고 비난했다. 북측이 당국자의 실명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거명하며 조롱한 것은 처음이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개성·금강산에 군부대 주둔 등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하는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 담화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사리분별 못 하는 언행을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청와대가 북측 담화에 공식 반응하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대북 전단(삐라) 담화 이후 처음인 것은 물론 현 정부 들어서도 전례가 없다. 양측이 건들지 않던 지점까지 전선이 확장되면서 남북 관계는 2018년 ‘한반도의 봄’ 이전으로 퇴행했고, 상당 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이 특사 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 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6·15 메시지는) 자기 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연설”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했으나 변명과 술수로만 일관했다”면서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치고 있는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북남 관계를 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동시에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부대 재주둔 ▲서해 포병부대 배치 및 포사격 훈련 부활 등을 밝혔다. 오전 6~7시쯤 북측의 동시다발적 ‘말폭탄’과 후속 조치가 쏟아지자 청와대는 오전 8시 30분부터 90분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외교·통일·국방장관과 국정원장, 합참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윤도한 청와대 소통수석은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문 대통령의 연설)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했다”면서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북측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도 전동진(육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의 브리핑에서 “(북측이 9·19 합의 폐기를)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북측 발표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성명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폭파된 남북연락사무소처럼…박지원 “北 금강산서도 할 것”

    폭파된 남북연락사무소처럼…박지원 “北 금강산서도 할 것”

    朴 “北 코로나로 힘들어…남북미 정상회담 필요”김대중 정부에서 대북 특사로 파견됐던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은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관련, “불안한 예측이지만 북한이 금강산에서도 상징적인 일을 하리라 예측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북한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우리가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이렇게 내다봤다. 박 전 의원은 “남북은 6·15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북한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어렵다. 여기서 길을 찾아야 한다. 남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한 뒤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하라고 지시했다.정의당 “화 난다고 밥상 엎으면 누가 이해해” 한편 정의당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소 폭파에 대해 “화가 난다고 밥상을 모두 엎어버리는 행동을 누가 이해할 것인가”라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가능성만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은 이날 김종철 선임대변인의 논평에서 “무모한 행동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뒤 “북한 당국의 이성적 판단과 행동을 촉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北 반이성적 폭거…정상국가 포기”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안혜진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북한의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 조치에 대해 “일체의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반이성적인 폭거”라면서 “이러한 극단적이고 반이성적인 행태는 국제 사회속에 정상국가가 되고자 하는 노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도대체 언제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은 비정상적인 국가의 야만적인 폭거에 떨며 살아야 하는가”라면서 “정부가 북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순진한 대화와 유약한 타협의 모습만을 고수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북한군 “남북합의로 비무장 개성·금강산에 다시 진출, 남으로 삐라 살포”

    북한군 “남북합의로 비무장 개성·금강산에 다시 진출, 남으로 삐라 살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다음날이 밝자마자 북한군이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고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를 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6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시시각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며 당과 정부가 취하는 그 어떤 대외적 조치도 군사적으로 튼튼히 담보할 수 있도록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어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데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고 말했다. 북측이 지칭한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은 개성과 금강산 일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성은 과거 유사시 최우선 남침 통로로 꼽혀온 곳으로,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만 해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일대에는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북한이 이들 지역에 다시 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북측은 남쪽을 향해 삐라(전단) 살포도 나설 것임을 경고했다.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여 예견되어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데 대한 의견도 접수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상과 같은 의견들을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계획들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의 그 어떤 결정 지시도 신속하고 철저히 관철할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그 어떤 대외적 조치도 군사적으로 튼튼히 담보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10년 만에 공개된 獨수도사들의 ‘한국문화재 컬렉션’

    110년 만에 공개된 獨수도사들의 ‘한국문화재 컬렉션’

    1900년대 초반 혼례복·무성영화 확인 김대건 신부 성해 관련 문화재도 보관노르베르트 베버(1870~1956) 초대 총 아파스(수도원 총장)는 1900년대 초반 한국을 방문하면서 무성 기록영화 ‘한국의 결혼식’을 찍었다.당시 신랑 신부의 혼례복 실물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에 남아 있다. 이곳에는 김대건 신부의 성해(聖骸)와 관련된 ‘유해증명서’와 ‘성해주머니’도 보관돼 있다. 이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앞두고 뜻깊은 성과로 꼽힌다.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6년과 2017년 2년에 걸쳐 독일 현지에서 조사한 수도원 선교박물관의 한국문화재 연구 성과물을 담아 15번째 ‘국외한국문화재총서’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상트 오틸리엔 선교베네딕도회 소속 선교사들은 1909년부터 성베네딕도수도원(현 혜화동 가톨릭대 자리)에 파견돼 활동했다. 수도권 선교박물관은 이때부터 수집한 한국문화재 1021건(1825점)을 소장하고 있다. 총서는 베버 총 아파스가 1911년과 1925년 방한 때 수집한 문화재를 중심으로, 수집품 373점과 더불어 소장품이 등장하는 도서 및 영상물 등 관련 자료를 충실히 정리했다. 총서에 담긴 혼례복은 베버 총 아파스가 1925년 함경남도 안변군 내평본당에서 촬영한 결혼식 장면에 등장한다. 당시 섭외한 신혼부부에게 입혔던 옷이 이번 실태조사에서 확인됐다. 베버 총 아파스의 금강산 유람기인 ‘한국의 금강산에서’(1927)에 게재된 일본인 화가의 그림 ‘금강산만물상도’도 공개됐다. 특히 수도원 대성당에 안치된 김대건 신부의 ‘유해증명서’(1920년 작성)와 ‘성해주머니’가 선교박물관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은 이번 실태조사의 큰 의미로 남는다. 1908년부터 1913년까지 존속했던 한성미술품제작소(이왕직미술품제작소 전신)에서 만든 은재떨이 등 공예품들도 눈길을 끈다. 보고서에는 재단이 지난 7년여간 선교박물관과 함께 한 보존 및 복원, 교육, 기증 등에 관한 내용도 실렸다. 선교박물관은 2018년에 조선시대 보군이 입었던 ‘면피갑’을, 올해 2월엔 ‘혼례용 단령’을 재단에 기증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北 직통 팩스로 “신종 코로나 탓 금강산 철거 연기” 통보문

    北 직통 팩스로 “신종 코로나 탓 금강산 철거 연기” 통보문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남측에 통보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전날 밤 11시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로 연결된 팩스를 통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보문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여 대변인은 금강산 문제 논의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3일(북한 매체 보도일) 금강산 시찰 과정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시설 완전 철거·문서 협의’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월까지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대남 통지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면협의·일부 노후시설 정비’ 입장을 견지해온 남측은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보고 북측의 통지문에 회신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이달 들어 협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성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와 팩스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시험 통화를 완료했다. 직통전화와 팩스선이 개통된 지 30분 만에 북측이 금강산 문제 관련 통보문을 보내온 것이다. 하루 전 남북은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개성에 있는 남북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대신 서울-평양 간 직통 전화와 팩스를 한 대씩 운영하기로 했다. 남북은 직통전화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락체계를 운영하며 이날 오전 9시쯤에도통화를 실시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 정례적으로 이뤄지던 연락대표 접촉 업무가 직통전화로 유지될 전망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금강산 철거’ 연기”

    北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금강산 철거’ 연기”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집중하기 위해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지난 30일 오후 11시쯤 개성공동연락사무소 가동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로 연결된 팩스로 ‘금강산 국제관광국’ 명의로 이같이 알려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3일(북한 매체 보도일)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시설 완전 철거·문서 협의’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월까지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대남 통지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면협의·일부 노후시설 정비’ 입장을 견지해온 남측은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보고 북측의 통지문에 회신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이달 들어 협의가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 대변인은 “어제 통보문을 접수했고 아직 우리의 답신 여부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언제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지는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또 지난 30일 연락대표협의를 통해 서울·평양 간 직통전화와 전화 및 팩스를 각각 1대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락체계를 운영하기로 합의했으며, 오늘 오전 9시부터 통화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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