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치미’ 등 90점 남녘나들이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 90점이 최근 금강산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다음달 12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이 개최하는 특별전 ‘북녘의 문화유산-평양에서 온 국보들’을 통해 남한에서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평양 조선중앙력사박물관(관장 김송현)으로부터 대여한 이들 유물이 금강산에서 인수·인계 작업을 거친 뒤 지난 4일 서울로 안전하게 이송됐다고 8일 밝혔다. 북한에서도 전시되지 않았던 고려 태조 왕건상 등 북한의 국보 50점과 고려 금속활자 등 준국보 11점이 포함돼 있다.
이날 박물관이 간담회에서 먼저 공개한 작품들은 구석기부터 19세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들. 높이 93.5㎝짜리 대형 신석기 독을 비롯, 청동기 뼈피리와 거울 거푸집, 고조선 쇠칼·칼집, 발해 치미(기와 끝에 얹는 용의 머리처럼 생긴 장식물), 고려 신계사 향완(향을 피우는 향로의 일종)과 태조 왕건상,18세기 김홍도의 ‘선녀도’ 등이다.
특히 발해 수도였던 상경용천부 제9절터에서 출토된 높이 91㎝, 너비 91.5㎝, 두께 36㎝짜리 대형 치미는 조선중앙력사박물관이 소장한 치미 2점 중 규모가 큰 것이다. 또 1992년 고려 태조릉인 현릉에서 출토된 태조 왕건 청동상은 제조 당시 비단으로 만든 옷을 걸친 흔적이 있어 북측과 협의, 이번 전시때 하반신을 비단으로 두를 예정이다.
북한 대여품에는 시대별 대표유물들이 골고루 포함됐지만 조선시대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제작된 국보급 회화와 도자기 등도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끈다.
특히 안견의 ‘용’, 정선의 ‘옹천의 파도’, 심사정의 ‘매화와 새’, 김홍도의 ‘표범가죽’, 신윤복의 ‘소나무와 매’, 장승업의 ‘게’, 안중식의 ‘수선과 모란’, 양기훈의 ‘붉은 매화’ 등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아온 회화 19점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8월16일까지 열리며,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옮겨 8월28일부터 10월26일까지 계속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