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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김영남씨 가족의 이유있는 분노

    납북 고교생 김영남(45)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가 내일 금강산에서 꿈에 그리던 막내아들 김씨와 상봉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전북 군산의 선유도로 놀러간 뒤로 소식이 끊긴지 28년. 새파란 고교생에서 어느덧 중년의 가장으로 바뀐 아들이건만 익사한 줄 알고 제사까지 지내온 최 할머니의 그 벅찬 심경이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수면제로 잠을 청해야 하는 그 흥분과, 아들이 좋아했던 약밥을 챙기는 그 설렘은 비단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가 아니어도 충분히 헤아리고 남을 일이다. 최 할머니의 아들 상봉은 납북자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제기된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북측이 공개적인 납북자 상봉을 받아들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2000년 2차 상봉 이후 14명의 납북자 가족과 14명의 국군포로 가족,1명의 전시납북자 가족이 만났지만 모두 비공개였다. 북측의 태도 변화는 물론 나름의 정치적 계산을 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인도적 차원의 이번 만남을 가로막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 하겠다. 또한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도 안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김영남씨의 처 요코다 메구미씨 가족을 비롯한 일본의 납북자단체가 보인 자세는 유감이다. 북이 전한 메구미씨의 유해를 인정치 않는 이들은 자칫 메구미씨의 사망이 확인됨으로써 대북 압박의 고삐를 놓칠까봐 김영남씨 가족 상봉을 한사코 말렸다고 한다. 이 단체의 부회장이 역사왜곡 교과서를 주도하는 모임의 핵심인사인 점을 감안할 때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긴 행동으로 보인다. 어떤 경우에도 납북자 문제는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 이는 북한뿐 아니라 일본에도 적용되는 원칙이다. 동병상련임에도 사돈의 모자 상봉을 함께 축하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 “김영남씨 南어머니 상봉때 재혼부인·두자녀 함께올것”

    28일 금강산에서 열릴 납북자 김영남(44)-최계월(82)씨의 모자 상봉에서 김씨는 처와 두 자녀를 함께 데리고 나올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김씨는 사망한 요코다 메구미씨와 사이에 낳은 혜경(18)양과 재혼한 부인, 재혼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7)을 데리고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혜경양은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날 김씨가 부인과 아들, 딸 등 3명을 데리고 상봉행사에 나올 것이라고 우리측에 통보했다. 남측 관계자는 “자녀 2명 중 한 명은 혜경양과 나이가 비슷한데, 이름(은경)은 달라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는 “혜경양이 나올 것이다. 이번에는 남측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모두 털고 갈 것”이라면서 “혜경양은 김일성 종합대학에 막 입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8일부터 2박3일 동안 진행될 이산가족 4회차 상봉에서 남측의 어머니 최계월씨와 누나 김영자(48)씨를 만날 예정이다. 남측 관계자들은 북측의 태도를 감안하면 혜경양이 상봉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고, 김씨의 입을 통해 할 말이 많은 듯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어머니 최계월씨와 대화, 기자들과 문답을 통해 남측과 일본을 향해 많은 얘기를 할 것 같다는 관측이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김영남씨 가족 日과 사실상 관계단절

    김영남씨 가족 日과 사실상 관계단절

    1978년 납북된 김영남(45)씨의 가족들이 오는 28일 김씨와의 금강산 상봉을 앞두고 일본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는 등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일본측 인사들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김영남씨가 납북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북한측은 사망했다고 주장)의 남편으로 알려진 이후 한·일 양측간에 공동으로 이뤄져 온 상봉·송환 노력은 일단 중단됐다. 김영남씨의 누나 김영자(48)씨는 2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측 ‘납북 일본인 구출을 위한 전국 협의회’(구조회)와 메구미 가족 모두 우리와 다른 목적으로 동생을 이용하려는 것 같다.”면서 “금강산 상봉장에서 일본 언론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남씨의 가족과 ‘납북자 가족모임’(대표 최성용)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납북자 지원단체인 ‘구조회’와 더 이상 연대하지 않겠다.”며 결별선언을 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이 심화된 직접적인 계기는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와 영자씨, 최성용 대표 등이 지난달 말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어난 ‘통역 왜곡사건’에서 비롯됐다. 영자씨와 최 대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일본 니가타현 이즈미다 히로히코 지사와의 오찬 자리에서 영자씨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생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일본측 통역은 “메구미 부모와 상의해 결정하겠다.”라고 허위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자씨가 즉각 항의하자 일본측 통역은 “구조회에서 그렇게 해 달라고 했다.”고 실토했고 이에 김씨 가족은 바로 오찬자리를 떠났다. 이즈미다 지사가 영자씨 일행에게 두 번이나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모두 거절했다. 특히 영자씨는 “구조회와 메구미 가족이 ‘영남이를 만나러 평양에 가서는 안 된다.’고 종용했다.”면서 “부모와 자식이 만나는 것은 천륜인데 왜 만나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회와 메구미 부모는 가족상봉을 통해 김영남씨가 메구미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만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측 관계자는 “메구미의 사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 구조회 등 일본 우익계열이 이를 더 이상 정치문제화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들이 모자 상봉을 극구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메구미가 사망했다는 증거로 메구미의 유골을 보냈지만 그동안 일본은 유골이 가짜라면서 사망사실을 부인해 왔다. 일본 우익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구조회는 김영남-메구미 문제를 북한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이 있어 왔다. 실제로 구조회의 부회장인 니시오카 쓰토무는 역사왜곡 교과서를 주도하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주요 인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일본의 일부 언론이 김영자씨와 최 대표에 대해 좋지 않은 보도를 한 것도 감정적으로 양측을 더욱 벌어지게 했다. 일본의 한 언론은 최근 보도에서 김영자씨를 비난하는 한편 최성용 대표에 대해서도 가족과 언론들 사이를 지시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일본측 태도 서운… 영남이 만날 준비 바빠” 김영남씨의 누나 김영자(48)씨는 동생과의 28년 만의 만남을 앞두고 반갑고 설레는 마음 한편으로 착잡한 마음도 크다고 했다. 영자씨는 “동생 문제가 일본 언론과 단체의 노력 덕분에 크게 이슈화된 게 사실이고, 이를 고맙게 생각하지만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남이와 만나기로 결정된 이후 (김영남씨와 북한에서 결혼한)요코타 메구미 가족으로부터 ‘축하한다.’ 등 전화 한 통 없었다. 서운하지만 나름대로 사정은 있었을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오는 28일 금강산 상봉장에는 영자씨와 어머니 최계월(82)씨가 함께 간다. 북측에서는 영남씨 혼자 나오기로 돼 있지만 요코타 메구미와 사이에 낳은 딸 혜경양이 나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버리지 않고 있다. 최씨 모녀는 며칠 전부터 영남씨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몇번이나 쇼핑을 하는 등 갖은 정성을 들여왔다.“영남이를 위해 옷가지와 영양제, 가족사진을 준비했어요. 또 북한에서는 메구미가 사망했다고 하지만 생존해 있을 수도 있어 여자들이 좋아할 화장품과 의류, 가방 등도 샀지요. 물론 혜경이를 위한 선물도 마련했지요.”하지만 일본측의 정치적 움직임 때문에 사돈측(메구미의 가족)과 함께 금강산에 가겠다던 당초의 희망이 물거품된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도 힘들게 된 것이 못내 속상한 듯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01세 할머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22일 금강산에서 열린 14차 이산가족 2회차 상봉행사에서 남측 상봉단 97명이 북측 가족을 만났다. 방문단 가운데 최고령자인 박찬이(101) 할머니는 동반자인 둘째 아들 한동내(71)씨와 함께 북녘에 있는 아들 동원(78)씨와 며느리 김병옥(71)씨, 손자 상률(42)씨를 만났다. 동원씨는 어머니에게 “(북에 있는) 아이가 본래 다섯인데 오늘 여긴 셋째 아들입니다.”라고 아들 상률씨를 소개했고, 휠체어를 탄 박 할머니는 “얼마나 보고 싶었나 몰라….”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남측 백남두(89) 할아버지는 부인 박경삼(82)씨를 반 세기 만에 만나 포옹했고 백 할아버지가 남한에서 새로 결혼해 낳은 아들 운기(51)씨는 북측 큰어머니에게 큰 절을 올렸다.남측 황건식(75) 할아버지는 여동생 옥희(74)씨를 만났으나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황 할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중풍을 앓아 말을 거의 하지 못해 “어이구.”를 연발했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낀 옥희 할머니는 “말이라도 했으면….”이라며 울부짖었다. 이날 남측에서 100명의 상봉단 가운데 3명은 건강상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다.금강산 공동취재단·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통일돼서 어머니 100돌 잔치를…”

    제14차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 1회차 마지막 날인 21일 남북 99가족 506명은 금강산 온정각휴게소에서 작별상봉을 하고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했다. 56년 만에 북녘에 있는 남편 채두식(80) 할아버지를 만난 강정순(79) 할머니는 “이제라도 남편 무릎에 앉아보자.”며 남편에게 안겨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할아버지가 버스를 타고 떠난 뒤 오열하던 할머니는 현대아산의 젊은 안내원을 끌어안고 “이렇게 꽃다운 나이에… 이렇게 꽃다운 나이에….”라며 젊은 시절 헤어진 남편에 대한 사랑을 절절히 표현했다. 곁에 있던 딸 정희(47)씨는 “엄마가 늘 아버지 사진을 꺼내들고 결혼 뒤 4년간 받았던 사랑을 얘기했다.”며 “이제 더 이상 뵙지 못할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남측 최고령자인 김귀례(92) 할머니는 북측의 장남 김준호(77)씨에게 “자네를 따라가야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준호씨는 큰절을 올린 뒤 “통일이 돼서 어머니 100돌 생일을 동생들과 함께 차려 드렸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계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측 조기월(64)씨는 북측 오빠 연봉(73)씨에게 “무용강사를 했는데 오빠에게 춤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리며 전통 춤사위를 보여줬다.1회차 남측 상봉단은 이날 속초로 돌아왔다. 2회차 행사의 남측 방문단 100가족 147명은 22∼24일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갖는다.금강산 공동취재단·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발언대] 북한의 태도변화가 필요하다/신영근 합동참모본부 위촉자문위원

    해마다 6월을 맞이하면 과거 1950년에 일어났던 한국전쟁을 기억하게 됨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6년전 분단 반세기만에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나 6·15남북공동선언에 합의하였다. 이로 인해 그동안 인적교류를 비롯해 개성공업단지 건설은 물론 금강산관광이 실현되고 있으며 북한의 대표단이 남한을 방문하여 경제시설을 둘러보는 등 많은 교류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과 북을 잇는 철길과 도로를 연결하였으나 북한은 일방적으로 시범운행 약속조차 파기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난 19∼21일 금강산에서 남북이산가족이 상봉하였다. 철길이 열리면 이산가족이 이 길을 이용하여 남북의 고향을 오가게 될 것이며 개성공단에 물자도 실어 나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남북교류를 하면서도 북한은 뒤로 핵과 대포동 미사일을 만들어 남한을 겨냥하고 있다는 데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는 북한이 핵을 완전 폐기조치한다는 약속까지 하였지만 이는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허울 좋은 북한의 속셈을 이제는 누구도 믿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다. 따라서 하루빨리 6자회담에 나와 북한의 결자해지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얼마 전 공동선언 6돌을 맞이하여 광주에 온 북한대표단은 함께 힘을 모으자고 하였지만 진정한 민족공조란 북·미관계가 아닌 남북이 하나되기 위한 노력임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이렇게 핵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또다시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을 한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며 국제정세의 흐름조차 읽지 못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전략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며 북한의 요구를 들어만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신영근 합동참모본부 위촉자문위원
  • 14차 이산상봉 오늘 금강산서

    제14차 남북 이산가족 행사가 19일부터 30일까지 금강산에서 개최된다.6·15 6주년 ‘특별상봉’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서는 남과 북 각각 200가족이 2박3일씩 4차례에 걸쳐 상봉한다. 1진 상봉단에 속하는 남측 가족 438명은 북측 100명을 만나기 위해 18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콘도에 집결, 상봉과 관련한 안내교육과 간단한 건강진단 등을 받았다. 이들은 19일 오전 군사분계선을 넘어 금강산으로 이동해 오찬을 한 뒤 오후 4시부터 단체 상봉과 공동만찬을 통해 꿈에 그리던 혈육을 만나게 된다.20일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참관상봉 등을 한 뒤 21일 귀환한다. 이어 28일부터 열릴 4진 상봉에선 남쪽 이산가족 100명이 북쪽의 가족들과 만나게 되며 이 기간에는 1977년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씨의 남편 김영남씨가 남쪽의 어머니 최계월씨와 동반가족으로 금강산을 찾는 누나 김영자씨를 만날 예정이다. 속초 공동취재단 김수정기자crystal@seoul.co.kr
  • 6·15축전 앞두고 ‘냉기류’

    남북의 민·관이 함께 참석하는 6·15 민족통일대축전이 14일 나흘동안 일정으로 광주에서 개막된다. 이번 행사에는 양측의 당국대표단과 남측에서 300여명, 북측에서 128명의 민간대표단이 참석한다. 6·15 공동선언 이후 여섯 번째 열리는 행사지만 분위기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한나라당 집권시 남북관계가 파탄날 것이라는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의 발언에 13일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안 서기국장의 발언은 북한 당국의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이 발언이야말로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극단적으로 해치는 발언”이라면서 안 서기국장 발언의 공개 취소 또는 사과를 정부가 북한에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북한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에 6·15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족통일대축전의 민간위원장인 안 서기국장을 겨냥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만약 정부가 한나라당의 이런 요구를 거부하고 북한 대표단의 입국을 허용한다면 한나라당은 모든 대북정책을 민족통일의 이름으로 철저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북한 당국이 마치 열린우리당 선거전략본부나 되는 양 지방선거, 심지어 내년 대선까지 지원하는 발언을 쏟아내 놓는 것은 남북화해나 열린우리당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고 가세했다. 대축전 행사가 축제 분위기에서 열리기 어렵다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유화기조 속에서 긴장감이 조성되는 이상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듯하다. 퇴임 이후 남북을 오가면서 열린 대축전 행사에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참석해 14일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 특별연설을 할 예정이다. 더욱이 북측 대표단을 면담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하지만 DJ의 방북 실무접촉이 지난주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그래서 DJ와 북측 대표단의 면담이 이뤄지더라도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기만은 어려울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긴장 국면으로 전면 U턴하는 것만은 아니고, 교류 기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제주에서 열렸던 남북 경제협력추진위 행사에 이어 19∼30일 금강산에서 6·15 공동선언 기념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가 열린다. 이번에는 남북과 일본의 관심이 몰려 있는 납북자 김영남씨의 모자상봉이 이뤄질 예정이다.박정현 박지연기자jhpark@seoul.co.kr
  • 납북 김영남씨 모자 만난다

    납북돼 북에 살고 있는 김영남(44)씨와 남에서 사는 김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가 헤어진 지 28년 만에 상봉한다. 오는 19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6·15 공동선언 기념 이산가족 특별상봉 행사에서 만나게 된다. 남북 장관급 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지난 7일 남측 수석대표인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게 전화통지문을 보내와 김영남씨와 모친 최계월씨의 상봉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밝혔다. 권 단장은 “해당기관은 김영남씨의 행적을 확인했다.”면서 “상봉을 앞두고 난관을 조성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귀측 당국의 책임적인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1978년 납북된 김영남씨 모자 상봉 성사는 480여명의 납북자 문제 해결에 기대를 갖게 한다. 김영남씨 납북 사실은 1997년 남파간첩으로 활동하다가 검거된 김광현씨의 진술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김광현씨는 “임무를 마치고 해상루트를 통해 북으로 귀환하던 중 김영남씨를 납치했다.”고 말한 것이다. 김영남씨는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을 마친 엘리트로 현재 직책은 대남공작기관인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사망)와 1986년 결혼해 딸 혜경양을 두고 있으나, 메구미는 출산 후 우울증을 앓았고 이 때문에 1993년에 별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북측 발표에 따르면 메구미는 지난 94년 4월 자살했다. 김영남씨는 북·일수교 협상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일본 정부 대표단에 나타나 자신이 메구미의 남편이라고 주장했다. 보관하고 있던 메구미 유골도 직접 전달했으나, 일본 정부는 유골이 가짜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김영남씨 문제가 부각되자 다양한 채널로 해결을 시도해 왔다. 지난 4월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김영남씨 문제를 거론했으며,“해당기관에서 조사중”이라는 북측 답변을 들었다. 지난달 한완상 한적 총재의 방북 시에도 김영남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6·15 이산가족 특별상봉을 앞두고 우리측이 생사 확인을 의뢰한 400명의 명단을 교환하면서 399명의 명단을 북측에 전달하고 나머지 한 명으로 김영남씨의 생사 확인 및 상봉을 추진해 왔다. 정부는 8·15 기념 이산가족 상봉행사쯤에 김영남씨 모자상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래서 북한의 이번 결정은 뜻밖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 당국자들은 “어떠한 조건 없이 이뤄진 일”이라면서 ‘주고받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전향적’으로까지 해석되는 갑작스러운 북한의 조치는 일본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갖는다. 일본의 보수단체들은 북한에 악용당할 가능성을 들어 김영남씨 가족의 방북에 반대해 왔다. 일본 보수단체의 이런 훼방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북측은 과시하려는 것 같다. 북측이 전통문에서 앞으로 조성될 수 있는 ‘난관´에 경고를 보낸 것은 여러 가지 정치적 이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이제야 만나나…” 또 젖은 눈시울

    “일단 만나 봐야지유. 만나갖고 아이구 얼마나 고생했냐,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고, 그것밖에 없지유.” 1978년 납북된 고교생 김영남(당시 16세)씨의 어머니 최계월(82)씨는 오는 19일 금강산에서 28년 만에 아들을 만나게 된 데 대해 “만나고 나서 바로 죽어도 좋아.”라며 한없이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최씨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수협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룻밤이라도 재워서 무슨 말을 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으나 고령인 탓인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만 붉혔고, 김씨의 누나 영자(48)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신 답했다. 영자씨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이렇게 빨리 만날 수 있다니 하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남이와 결혼한 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의 가족들도 원한다면 함께 가서 상봉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의 상봉을 주선해온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납북사실을 시인한 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만남 이후 송환 등 문제에 대해서는 가족들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납북자 가족들의 소원은 납북자의 생사 확인”이라며 “지금처럼 이산상봉 중에 일부만 참여하는 특별상봉이 아니라 납북자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상봉을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대표는 “지난달 일본 방문 때 일본의 납북자 관련단체가 영남씨 어머니에게 ‘아들을 만나러 평양에 가지 말아달라.’고 하는 등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앞으로는 다른 단체와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중견 이근배씨 ‘종소리는’ 출간

    중견 시인 이근배(66)가 그동안 써온 각종 기념시만을 모은 시집 ‘종소리는 끝없이 새벽을 깨운다’(동학사)를 냈다. 한 시인이 역사적 사건이나 특별한 날을 기리는 기념시로만 시집을 펴낸 것은 매우 드문 일. 그만큼 기념시를 쓸 기회가 많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시인은 1961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3관왕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글쓰기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덕에 등단 초기부터 각종 기념시 청탁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쓴 축시, 조사, 행사시는 무려 200여편에 달한다. 시집은 이가운데 37편을 가려뽑은 것이다. 지난해 8월 금강산에서 열린 ‘세계평화시인대회’에서 “산도 길이고 물도 길인데/산과 산 물과 물이 서로 돌아누워/내 나라의 금강산을 가는데/반세기 넘게 기다리던 사람들”(‘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중)이라고 노래한 것처럼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백두대간에 아로새겨진 현대사의 굴곡을 형상화한 서사시들이 많다. 여기에 광복 50주년, 서울 올림픽, 서울 월드컵을 축하하는 기념시와 정지용 박목월 서정주 등 작고한 시인들을 기리는 조사 등이 함께 실렸다. “메시지가 너무 강하면 시가 죽고, 시를 강조하면 메시지가 약해지기 때문에 기념시를 쓰기가 쉽지 않다.”는 시인은 “일회성 행사시가 아니라 시대적 언어와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담론 시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지냈고, 현재 지용회 회장, 현대시조 100년기념사업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협상징 개성공단 ‘갈등核’ 되나

    남북 화해와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에 삐꺽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북·미국간에 빚어져온 갈등이 남북간에도 노출되면서 3자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듯하다. 개성공단 사업을 놓고 북측이 남측에 쏟아내는 불만은 노골적이고 횟수도 잦다. 북측의 불만은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회원 등 200여명의 개성공단 방문을 전격 취소한 데서 집약된다. 북 군부는 개성공단 사업의 진척속도가 더딘 데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는다.●2단계 사업 들어가기 전에… ‘개성공단 제품 1호’를 생산해 서울시내 백화점에 선을 보이면서 화제를 모았던 리빙아트가 자금난으로 지난해 10월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것으로 30일 밝혀지면서 2·3차 사업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30억원의 남북경협기금이 지원돼 대출과정에 의혹도 제기된다. 남북간 정치·안보적인 갈등에다 경제적인 문제까지 겹치는 양상이다. 리빙아트는 당초 15개 시범단지 입주기업에 끼지 못했으나 선정기업이 진출을 포기하면서 후보로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통일부는 2004년 9월 대출이 결정될 때 신용불량 상태가 아니었으나, 이듬해 3월 신용불량업체로 등록됐다고 설명한다. 대출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통일부 관계자는 “30억원 가운데 7억원은 이미 상환했으며 나머지 23억원은 개성공단 내 토지, 건물, 기계설비 등 일체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을 둘러싼 남북 갈등이 남북·미간 갈등에 이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은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는 듯하다. 미국은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북한뿐 아니라 우리와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정치논리 NO, 경제논리 YES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측은 개성공단 접근법을 바꾸고, 북측은 정경분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개성공단의 갈등은 남·북·미간 3자의 접근법과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남측이 북측을 시장화시키려는 경계감을 북측은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강산에 비해 턱없이 적은 외화수입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경협방식이 상황논리에 부딪혀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측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진출업체의 대출을 맡고 있는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정치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되고, 윈윈이라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개성공단은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개성·금강산서 ‘소중한 한표’ 행사

    ‘독도에서…개성·금강산에서….’ 주소지에서 떨어져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한 5·31 지방선거 부재자투표가 25일 전국 506개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이틀 동안 시행되는 이번 부재자투표의 대상자는 모두 89만 3291명으로 전체 유권자 3707만 1500명의 2.4%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일반 부재자 투표 대상자는 77만 6000여명으로 오전 10∼오후 4시까지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39곳, 구·시·군청 사무실 102곳, 대학교 9곳, 병원 16곳, 요양소 32곳 등에서 투표한다. 거동 불편 등의 이유로 집에서 투표하는 거소 투표자는 11만 7000여명이다. 거소투표자는 선관위가 우편으로 보낸 투표용지에 펜·붓두껍으로 기표한 뒤 선거일인 31일 오후 6시까지 관할 선관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부터 부재자투표 대상이 군인·경찰 등 특수직 종사자 외에 기관사·버스기사·기자·항공기 승무원·산업체 근로자 등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헌정 사상 처음 독도 주민과 경비대원도 부재자투표에 참여했다. 그 동안 독도 경비대원에 대한 부재자 투표는 투표소를 설치하지 않고 선관위 직원이 독도에 들어와 투표봉투를 거둬서 우편으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는 거소투표였다. 이날 독도 헬기장에서 거행된 투표는 ‘독도 수호시’ 낭독 등 기념행사에 이어 주민 김성도씨 부부의 투표를 시작으로 55명이 25분 동안 투표했다. 앞서 선관위는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국내외에 인식시키기 위해 헬기장에 부재자 투표소를 설치했다. 한편 개성공단 근로자 500여명 가운데 필수요원·휴가자를 제외한 384명은 이날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국관리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재자 투표에 참여했다. 금강산 근로자들은 26일 강원도 고성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한표를 행사한다. 또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35명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정당 대표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처음으로 첫날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부재자 투표소에 와서 투표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DJ 열차訪北 어려울듯

    DJ 열차訪北 어려울듯

    남북은 17일 금강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실무접촉을 갖고 6월 하순에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희망하고 있는 열차이용 방북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으며, 오는 29일 개성에서 2차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종혁 조선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 실무접촉에서 우리측은 철도를 이용하고 싶다는 김 전 대통령의 강한 의사를 전달했으나, 북측은 “(서해) 직항로로 왔으면 한다.”고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은 이날 접촉을 마친 뒤 동해선 출입사무소로 돌아와 “북측은 여러가지 준비 등을 이유로 직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지 않겠느냐고 했다.”면서 “철도시험운행을 하기로 했으나 군사보장 합의 문제를 타결해야 하는 것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남북이 25일 경의·동해선 철도 시험운행을 갖기로 합의한 것이 DJ의 열차 방북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전혀 무관하다 할 수 없다.”면서 “시험운행이 좋은 쪽으로 작용하리라 본다.”고 2차 접촉에서의 기대감을 표시했다. 남측은 경호인원과 김 전 대통령측 인사로 구성된 특별수행원, 의료지원단, 정부지원단, 기자단 등 4개 그룹 80명 규모의 대표단 구성을 제안했으며, 북측은 규모를 줄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은 김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에 동의하고 이를 환영하며 초청자 측으로서 예우를 다해 맞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은 북측이 세차례 초청한 것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북측이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뒷거래설’을 일축했다. ‘DJ 방북에서 남북연합 논의가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김 전 대통령이 북측과 그런 논의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儒林 (606)-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2)

    儒林 (606)-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2)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42) 물론 퇴계의 위로는 맹자가 ‘고자장 하편’에서 ‘하늘이 장차 큰 인물을 이 사람에게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그 마음을 괴롭게 하며, 그 신세를 수고롭게 하며, 그 몸을 굶주리게 하며,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행하는 바를 어그러지게 함이요, 이것은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게 하여 그 능하지 못한 바를 보태주고자 함이다.’라고 한 말을 상기시킴으로써 율곡을 오히려 분발하게 하려는 뜻이었으나 이 무렵 율곡은 실로 사면초가에 봉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폐병을 앓는 아내와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과거에 급제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절박한 심정은 이 무렵 율곡이 지은 시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강릉에 머물고 있을 때 율곡은 지정(智正)이란 산인(山人)을 만난다. 아마도 율곡이 금강산에 입산수도하고 있을 때 만났던 사람으로 스님은 아니었고, 산중에 살고 있던 거사처럼 보여진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서로 불교와 유교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데, 이 토론의 내용이 ‘산인 지정에게 주다(贈山人智正)’라는 시 속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우리 유가에는 본래 참된 낙지(樂地)가 있어 외부의 물질을 꺾지 않고도 능히 본성을 기른다네. 고원(高遠)하거나 기이한 길, 다 중도(中道)가 아니라 자신에 돌이켜 성실하면 성인에 이를 수 있다오.…” 이 구절을 통해 이율곡은 이미 불교와 완전히 단절하고 스승 퇴계가 내려준 유가적 화두인 ‘거경궁리’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즉 불교에서 말하는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삼계와 지옥(地獄), 아귀(餓鬼), 아수라(阿修羅), 축생(畜生), 인간(人間), 천상(天上)의 육도를 벗어나기 위해서 굳이 불교적 중도(中道)를 취하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돌이켜 성실하면 성인에 이를 수 있다.(反身而誠可醒聖)’는 유교적 진리를 주장하고 있음인 것이다. 토론 중에 율곡은 지정과 함께 술을 마시며 담소한다. 국화꽃 꺾어 꽃잎을 띄우며 술을 마셨는데, 이러한 풍습은 일찍이 도연명이 읊은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딴다(採菊東籬下)’란 시구절을 인용하여 그대로 풍류를 즐긴 것이었다. 또한 전국시대 초나라의 비극적인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굴원(屈原)이 남긴 ‘저녁에는 국화의 낙화를 먹는다(夕餐秋菊之落英)’는 사(詞)를 그대로 인용한 행동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국화꽃잎을 술잔에 넣어 마시던 청년 율곡은 문득 다음과 같은 시를 남긴다. “서리 속의 국화를 사랑하기에(爲愛霜中菊) 노란 잎 따서 술잔에 가득 띄웠네.(金英摘滿觴) 맑은 향내는 술맛을 돋우고,(淸香添酒味) 수려한 빛은 시의 창자를 적셔 주기도 하네.(秀色潤詩腸) 도잠(陶潛)이 무심히 잎을 따고,(元亮尋常採) 굴원(屈原)이 잠시 꽃을 맛보았으나,(靈均造次嘗) 어찌 정담만 나누는 일이(何如情話處) 시와 술로 서로 즐기는 것만 하겠는가.(詩酒兩逢場)”
  • “한·미 갈등 심화될것”

    6자회담 교착으로 북·미간, 한·미간관계가 각각 대립과 갈등 국면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남북이 철도 시험운행에 합의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남북 관계 발전이 6자회담, 나아가 북핵문제의 해결로 이어지지 않으면 한·미간 갈등과 긴장은 심화되리라고 예상한다. “넓어진 강(江)폭, 빨라진 유속” 최근 남북 교류협력 정도를 비유한 표현이다. 남북은 16∼18일까지 판문점에서 제4차 남북 장성급회담을 갖는다. 같은 날 금강산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이 열린다. 6월엔 김 전 대통령의 방북, 그리고 우리 정부 대표단까지 포함된 6·15 남북 공동행사가 평양에서 열린다.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개성공단은 본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장성급회담과 철도도로 시험운행은 남측이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이긴 하나 그동안 북측이 ‘소극적’으로 임했던 사안들로 최근 상황은 북측의 적극적인 입장 전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미국이 대북 인권 파장 공세를 벌이자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건 해결없인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말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을 통해서도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대남 정책이 한·미간 갈등을 파고들면서, 동시에 경제·안보적 문제를 남북관계를 통해 숨통을 트려는 이중 포석인 것으로 해석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 이후 정부 당국자들은 ‘6자회담 재개’가 노 대통령 발언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독자노선’으로 정책 변환이란 논란을 잠재우려는 언급들이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도 14일 방송에 출연, 미 행정부 일각의 대북 체제변동 기도정책을 소개하면서 “이 시점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 북한의 체제변동을 노리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최근 한·미는 제이 레프코비츠 대북 인권 특사의 발언을 계기로 개성공단 문제 등에서 공개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정부는 북한의 전략상 변화가 북핵문제의 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북한·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때로는 압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DJ 열차타고 평양 갈듯

    DJ 열차타고 평양 갈듯

    남북은 오는 25일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를 시험운행한다. 이에 따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다음달 경의선 열차를 타고 평양을 방문할 길이 일단 열린 것으로 보인다.16∼18일 열리는 제4차 장성급회담이나 16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DJ 방북 관련 남북 간 실무접촉에서 남북 군사당국이 철도 통행을 보장해주는 합의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다. 남북은 13일 철도도로 연결 실무접촉에서 이같은 철도시험 운행 일정에 합의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사설] 남북간 철도 개통은 윈윈게임이다

    엊그제 남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연결철도를 시험운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북핵 6자회담이 유실될 위기에 처해 있고 금융제재와 탈북자 문제로 미국의 대북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 시험운행 합의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시험운행이지만 55년 만의 남북한 철도운행 재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경제협력 활성화 등 평화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그동안 아득히 느껴졌던 남북 철도시대의 개막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하겠다. 때마침 남북간 접촉도 활발하다. 당장 내일부터 판문점에서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리고 금강산에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실무협의가 시작된다. 경제협력추진위 회의도 이달 안에 열린다고 한다. 이런 화해 무드 속에서 다음 달 DJ의 방북도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본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발언에 대한 북한의 화답 성격 또는 미국의 거센 압력을 피하기 위한 전술적 변화라는 분석도 새겨들을 만하다. 철도 운행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걸림돌을 제거해야만 한다. 남북한 군 당국 사이의 군사적 보장조치를 말한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고는 어떠한 합의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철도·도로 개통 및 열차 시험운행이 수차례 합의에도 군사적 보장에 막혀 번번이 실천되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있다. 장성급회담에서는 시험운행에 한해 적용하는 한시적 보장이 아니라 아예 철도·도로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했으면 한다. 남북 철도의 연결은 곧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을 잇는 ‘꿈의 실크로드’ 완성을 뜻한다. 이 경우 북한은 철도 사용료 명목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되며 관광수입도 적지 않을 것이다. 철도 재정비에 따른 건설경기 부양 효과도 간단치 않다. 남측 입장에서는 물류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남북 경협이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른바 윈윈 게임이다.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
  • 北風·호남민심 향배 ‘최대변수’

    5·31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역단체 16곳 가운데 한나라당이 전반적으로 우세하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2곳 정도 앞서는 형국이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혼전 지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양보’발언과 호남 민심의 향배 등이 최대 변수로 부상할 조짐이다. 고정 변수인 투표율도 예상된 복병이다. ●신(新) 북풍 불까 이번 선거에서도 ‘북풍(北風)´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의 9일 ‘대북 양보´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아직까지 북풍은 현실화되고 있지 않지만 역대 선거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신(新) 북풍’의 개연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당의 전통적 지지세력인 진보계층이 분열된 상황에서 북풍 자체가 진보층 결집에 일정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 그 출현 가능성을 남겨 놓게 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다음달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방북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오는 16일부터 금강산에서 DJ 방북을 위한 실무접촉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 정상회담이나 대규모 대북지원 문제가 터져나올 경우 지방선거 판세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강력한 ‘북풍 경계령’을 내렸고 여당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을 계기로 북측이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대통령이 밝힌 것”이라며 ‘과잉반응’ 자제를 당부했다. ●西風 북상 가능할까 최근 한 지역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광주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2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30.8%, 열린우리당이 30.6%였다. 이런 결과가 일과성에 그칠지, 상승추세로 이어질지 여부도 또다른 관심사다. 상승 추세로 이어진다면 열린우리당이 그 바람을 수도권으로 북상시켜 호남 표심을 결집, 역전극을 이뤄낼지 여부도 관심사다. 여론조사 결과는 ‘현금 4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된 조재환 사무총장 사건 등으로 민주당 이미지가 훼손된 데 따른 반사이익의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당은 ‘광주발 훈풍’이 서울까지 불어오길 한껏 기대한다. 정동영 의장 등 지도부는 강원도 방문을 연기하면서까지 9일과 10일 광주를 전격 찾았다. 강금실 서울시장·진대제 경기지사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측은 수도권에서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유권자 상당수가 결국엔 이런 바람을 타고 되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핵심관계자는 “과거에도 호남 유권자들은 판세를 관망하다가 투표일 직전에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 이번에도 16일 후보 등록을 한 뒤 2∼3일 간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투표율 변수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지난 2002년의 평균 투표율인 48.9%를 웃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연령별로도 20,30대의 참여율이 낮아 40,50대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본다. 중도·보수층이 지지율이 높은 한나라당의 ‘압승’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지역 정서가 강한 지역을 제외하면 열린우리당의 지지층을 결집할 요인이 거의 없어 현재까지 나타난 판세를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20,30대의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보이고 후보간 대립쟁점이 부각되지 않는다.”며 “투표율을 높이려면 대선 후보들이 첨예하게 부각돼야 하는데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대표주자로 자리잡지 않은 상태여서 고정 지지층이 정서적 일체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도 여당에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대전 지역에서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최근 제주지역 언론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줄곧 선두를 달리던 무소속 김태환 후보에게 한나라당 현명관,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가 오차 범위내로 추격,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전의 경우도 열린우리당은 염홍철 후보의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지만 한나라당은 ‘혼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투표율 변수’는 이런 혼전을 더하게 하는 촉매제다. 이종수 오일만 황장석기자 vielee@seoul.co.kr
  • [정치플러스] DJ방북 실무대표 정세현 前장관

    통일부는 오는 16일 금강산에서 열릴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실무접촉과 관련, 정세현(수석대표) 전 통일장관 등 대표단 명단을 9일 오전 북측에 통보했다. 대표단은 정 전 장관을 비롯,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실장, 최경환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관, 천해성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운영부장이다. 북측은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실무접촉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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