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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문화 가족 위한 영등포 생활 꿀팁 쏙쏙

    다문화 가족 위한 영등포 생활 꿀팁 쏙쏙

    서울 영등포구는 ‘다문화 도시’로 유명하다. 2015년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거주 외국인 40만 8083명 중 5만 7000명(14%)이 영등포구에 거주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위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이 ‘공존의 시대’에 발맞춰 다문화 주민들을 따뜻하게 보듬고자 하는 이유다.영등포구가 20일과 오는 24일 양일간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영등포구 생활안내교육’(포스터)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원광디지털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다. 구청 관계자는 “문화와 언어의 차이에서 나오는 내외국인 간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안내함으로써 한국 생활에 조기 적응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은 지역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 안내와 범법행위 예방 교육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지역 생활정보는 ▲다문화 가족 등을 위한 주요 지원시설과 복지, 보건정책 ▲취업 및 한글교실 등이다.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 주정차 질서 위반 등에 따른 과태료 부과 사례를 통해 꼭 지켜야 할 내용도 안내한다. 한국에 이주한 지 10년 이상 된 중국 동포가 강사로 나선다. 조 구청장은 “실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인 만큼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 주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지금처럼 어깨에 힘이 빠진 청년층이 고용 안정성만 보고 공무원시험에 몰려들어서는 나라에 희망이 없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을 운운하는 세태를 보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답은 자라나는 청소년에 있었습니다.”민선 3기, 5기에 이어 6기 막바지에 접어든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19일 구청 9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나이인 ‘종심’(從心)을 훌쩍 넘긴 그의 민선 6기 행보를 뒷받침하는 설명이다. 교육과 문화는 ‘박홍섭호(號)’가 지향해온 두 축이다. 수저 계급론이 싹튼 데는 실제로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부모의 경제적 격차와 상관없이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는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박 구청장은 “재정력이 된다면 각종 정책과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구청장 자율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200억원 안팎인 게 현실”이라면서도 “청소년이 자립심을 갖고 자라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차원에서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머리를 맞대니 적은 예산으로도 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바로 관학협력이다. 박 구청장은 서강대에 협조를 구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공학과 교수진의 코딩 수업을 했다. 코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과목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 있는 시도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 전이었다.그는 “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이 자립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일지 한동안 골몰했다”면서 “프로그래밍의 기본이 되는 코딩과 영어 이 2가지 역량”이라고 했다. 마포구는 여름·겨울 방학 손이 비는 사립학교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영어캠프를 시작했다. 수업 진행을 도울 조교는 전 세계 각국에서 자원한 네이티브 봉사자를 뽑아 인건비를 줄였다. 사교육 시장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할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학부모들 사이에 자자히 퍼졌다. 박 구청장은 “단순히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간혹 왕래하던 주민들이 안 보이면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목동, 일산으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언짢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한강변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마포는 이른바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자녀 교육을 위해 마포를 떠나는 주민이 적지 않다. 뛰어난 입지를 살려 계속해서 발전해온 마포에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게 있다면 학군이다. 박 구청장의 오랜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청소년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훌륭한 대입 성적이 아니다”면서 “남과의 경쟁보다는 자기 자신과 싸워 극복할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서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문 여는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은 박 구청장이 가진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앞으로 마포지역 청소년활동의 허브가 될 청소년교육센터를 갖췄다. 애니메이션, 그림, 무용, 피아노, 성악 등 청소년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구청에서 센터 임대료를 지원하기에 수강료도 저렴하다. “도서관 하나 지었다고 청소년이 공부에 흥미를 갖거나, 잘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 들어가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누군가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면 방 전체를 밝히진 못해도 길잡이 노릇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서관이 청소년에게 기댈 수 있는 쉼터, 마중물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도서관 4층 로비 바닥엔 세계지도가 그려졌다. 박 구청장이 직접 주문한 사항이다. 평소 TV프로그램 ‘명견만리’를 즐겨 봤다는 그는 “얼마 전 미국 유명 투자가 짐 로저스가 나왔는데, 집 안에 딸들을 위한 지구본 7개가 있었다”면서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마포의 청소년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청소년이 18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대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박 구청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아소정’(我笑亭) 복원을 화두로 꺼내온 지는 꽤 됐다. 아소정은 마포구 염리동 서울디자인고교가 들어서 있는 자리에 있던 흥선대원군의 별장이다. 대원군이 을미사변 직전까지 머물던 곳이다. 그는 “과거 중국 상하이 시청 지하 박물관에 가보니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쇠망해 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면서 “두 번 다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한 당시 관람 중이던 청소년들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5대째 마포에 거주해온 박 구청장은 어린 시절, 폐허가 된 아흔아홉 칸짜리 아소정과 대원군 묘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했다. 아소정을 복원해 대한제국이 몰락해 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지난해 4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문 연 데 이어 올해 경의선 책거리 조성, 도서관 건립 등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특히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주민의 극심한 반대로 갈등이 극화되고 있는 강서구와는 달리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병원의 수영장 등 인프라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주민과 적극 소통해 ‘님비’(특정 시설이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일) 현상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민선 5기 때부터 지역에 사회적 지도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강조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 수준은 좋아졌으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갑질 논란도 상대방을 이해와 배려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상하관계로 파악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이런 관행, 인식 등을 격파하는 운동을 벌여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 250m 길이로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는 문화 향유를 통해 품격 있는 시민의식이 조성됐으면 하는 박 구청장의 바람이 담겼다. 서강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소년, 청년, 장년이 읽어야 할 책 100선씩을 추리는 작업도 했다. 책거리는 오는 11월 문을 연 지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40만명이 다녀갔다. “‘문화는 심장과 같다’는 오드레 아줄레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한마디가 뇌리에 남아 수첩에 적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어떤 DNA를 심어줄 것인지 고민한 문화 정책은 조금 다르지 않겠습니까.”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박홍섭 구청장은 누구 5대째 마포토박이 1세대 노동운동가 서울 마포구에서 5대째 거주해온 토박이로 숭문중, 숭문고,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1세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한국노총 홍보실장을 거쳐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통일민주당 노동정책연구소 상임부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민선 3기에 이어 민선 5~6기 마포구청장을 역임하고 있다.
  • 채팅앱·하늘길·외국인에 ‘무방비’… 일상 파고드는 마약

    채팅앱·하늘길·외국인에 ‘무방비’… 일상 파고드는 마약

    ‘익명성’ 스마트폰앱 거래 악용 신고서로 끝… 공항 검색 허술 외국인 사범 유입 4년 만에 3배 스마트폰 채팅애플리케이션(앱)이 마약 유통의 ‘복마전’으로 떠올랐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장남(26)도 채팅앱을 통해 마약을 함께 즐길 여성을 물색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19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마약류 유통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지목됐다. 마약류 사범들이 SNS를 이용해 국내외 공급자들과 손쉽게 연락을 취할 수 있게 되면서 마약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앱들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 때문에 성매매와 마약류 거래 등 범죄 수단으로 활용된다. 경찰이 잠입해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찰은 지난해 채팅앱으로 필로폰과 대마를 판매한 16명을 적발하고 129개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했다. 마약류 판매 게시글도 781건 삭제 조치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앱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도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마약이나 성매매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남씨가 중국에서 산 필로폰을 아무런 제약 없이 국내로 밀반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항의 허술한 검색 시스템도 도마에 올랐다. 1차적으로는 중국 공항 측이 남씨의 필로폰을 적발해내지 못한 것이 문제이지만, 인천국제공항이 단속해내지 못한 것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남씨는 새벽 1시 20분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단속이 허술한 시간이라 이 시간을 노렸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현재 공항 입국장은 세관신고서만 제출하면 빠져나올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 비행기 탑승 전에 받는 출국 심사의 강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공항 측도 “하루 10만명에 달하는 공항 이용객에 대한 전수 조사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과자를 비롯해 범죄 특이사항이 있는 입국자가 아니라면 단속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마약탐지견도 사실상 ‘샘플링’ 검색 정도에 불과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도 항공 운송으로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2016년 마약류 적발 건수’에 따르면 항공여행자·국제우편·특송화물 등 항공 운송으로 마약을 들여오다 적발된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전체의 94%(830억원)에 달했다. 심 의원은 “화물선, 어선 등 해상을 통한 밀반입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고, 항공 운송이 마약 밀반입의 새로운 경로로 부상했고, 채팅앱 등 SNS를 통한 공급 사범이 많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의 유입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2012년 359명에서 지난해 957명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학원강사, 유학생이 증가했고, 인터넷과 운송 수단의 발달로 신종 마약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고 국제 우편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포토] ‘베이글녀’ 양정원, 탄성 자아내는 비키니 자태

    [포토] ‘베이글녀’ 양정원, 탄성 자아내는 비키니 자태

    필라테스 강사 겸 방송인 양정원이 시선을 압도하는 비키니 자태를 선보였다. 양정원은 과거 인스타그램에 “수분 충전 중”이라는 글과 함께 휴가지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양정원은 필리핀 마닐라의 한 휴양지에서 다소곳이 앉아 물을 마시고 있다. 특히 양정원은 필라테스로 만든 완벽한 비키니 몸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사진=양정원 SNS
  • [해외에서 온 편지] 느리지만 꼼꼼한 일본인… 위기 때 발빠른 한국인

    [해외에서 온 편지] 느리지만 꼼꼼한 일본인… 위기 때 발빠른 한국인

    한국인이 일본사회와 일본인에 대해 평가하는 말로는 ‘업무 처리가 꼼꼼하다’, ‘업무 처리가 느리다’, ‘시간을 잘 지킨다’, ‘민원 등 일반시민들의 요구가 너무 없다’ 등이 많다. 부모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로, 17년 동안 상사와 동료가 일본에 온 지 얼마 안된 한국인인 직장에서 일하며 객관적으로 본 일본 사회를 분석하고자 한다. 일본 사람과 같이 일을 할 때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신중한 일본인? 수도 이전 논의만 100여년 한국 사람이 하는 일 처리와 비교하면 일본 사람은 사전 정보 수집이나 서류준비 점검 등을 정말 꼼꼼하게 한다. 너무 신중해서 귀찮은 부분도 많아 한국인들이 답답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막상 사업 당일에는 그 면밀한 준비를 한국인도 느끼게 돼 칭찬하는 소리를 매번 들었다. 일본인들이 사전 준비를 잘한 만큼 원활하게 움직이는 것 같다. 꼼꼼한 일 처리의 안 좋은 면도 있다. 행사장에서는 매번 돌발 사태가 발생하는 법이다. 일본인들은 사전준비에 없는 사태가 일어나면 공황 상태가 돼 버리는 것을 몇 번 목격했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돌발 사태에 익숙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이런 부분은 우리 강점이 아닌가 생각했다. 평상시에는 일본인들의 업무처리 능력이 돋보이지만 위기에는 한국인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일본의 신중하고 느린 일 처리의 대표적인 예가 수도 이전이다. 일본도 도쿄가 포화상태이고 대지진 우려도 있어 수도 이전 논의를 아주 옛날부터 했지만 현재까지 수도는 도쿄다. 겨우 문부과학성과 외국 문화청 등 일부가 최근에 교토로 이전했다. 신중하게 논의하고 꼼꼼하게 하는 것은 좋은데 추진력이 없는 것이 일본의 큰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시 수도 이전을 한국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할 때 관습헌법을 들었던 것처럼 일본도 수도를 규정한 법은 없고 관례로 도쿄를 수도로 같이 다루고 있다. 과거 1000년 가까이 교토가 일본의 수도였는데 교토시민 가운데는 일왕이 도쿄에 ‘출장’ 중이고 진짜 일왕 집인 황거는 교토에 있으니 아직도 교토가 진정한 수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일왕을 도쿄로 이사시켰을 때 크게 반발한 교토시민들에게 “천황 폐하는 도쿄에 일시 출장 가신다”고 설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일본의 수도는 1000년 이상 전부터 계속해서 교토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가끔 나타난다. 역사상 수도 이전인 천도를 할 때마다 일왕 즉위식을 거행하는 공식 일왕 전용의자 다카미구라도 새로운 수도로 옮겼다. 그런데 현재까지 이 의자는 교토에 그대로 있다. 교토가 아직 일본의 수도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는 말이다. #시간 잘지키는 일본인? 시초는 全국민 징병제 일본인들은 과연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옛날부터 시간을 잘 지켰을까. 에도시대 말기인 19세기 말 서양식 해군교육을 도입하고자 네덜란드 해군에서 초빙한 강사 빌럼 카덴데이케는 저작 ‘나가사키 해군 전습소 나날’에서 이렇게 썼다. “일본인들이 시간 안 지키는 것이 기가 막히는 수준”, “공장에 한 번만 얼굴 보여 주고 두 번 다시 안 나타난 직원들”, “설 인사한다고 2일 동안이나 사라진 마부”. 그 당시 여러 서양 사람들이 남긴 글을 보면 일본 사람들이 농경민족답게 느긋하게 일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처럼 철저한 시간관념이 생긴 것은 메이지 시대에 근대화를 하면서 징병제 도입으로 전 국민이 군인이 된 이후라고 한다. 군인들은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면 바로 전멸해 버리기 때문이다. #민원 안 하는 일본인? 종일 기다려도 화 안 내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민주화가 됐다고 하지만 학교교육은 일부를 제외하면 군국주의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민원과 같은 일반시민의 요구가 너무 없는 것도 윗사람(공무원)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군인 의식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행정수속을 할 때 공무원이 온종일 기다리게 해도 가만히 있는 일본 민원인들을 보고 한국 공무원들은 충격을 받는다. 일본에서는 공무원 자체를 높여서 ‘오카미’라고 부를 때도 있으니 한국 공무원들은 당연히 충격이 클 것이다. 그런데 징병제가 있는 한국은 왜 일본과 같은 분위기가 없는지 재일교포 3세인 필자에게는 불가사의하다. 이귀회 시도지사협 日사무소 위원
  • 업무 시간에 외부 강의…14억 ‘용돈벌이’한 식약처 직원들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연구관 A씨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평일 강의를 맡았다. 하지만 겸직허가 신청서에는 ‘강의는 토요일 오전 9~11시여서 근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썼다. 업무 시간에 외부 강의를 나가면서도 주말에 강의를 한 것처럼 속였다. A씨는 89차례 외부 강의를 하고 2882만원의 부수입을 올렸다. 식약처 직원 수백명이 A씨처럼 업무 시간 중 외부 강의로 ‘용돈벌이’를 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실이 입수한 식약처의 ‘직원 외부 강의 신고 현황’에 따르면 식약처 직원들은 201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모두 6141건의 외부 강의를 했다. 이들의 부수입은 13억 7682만원에 달했다. 외부 강의에 나선 직원은 해마다 300~400여명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7명은 최근 5년간 1000만원이 넘는 고액 강의료를 받았다. 특히 기술서기관 B씨는 겸직신고를 하지 않고 2013년부터 2년간 160차례의 외부 강의로 6971만원에 달하는 고액의 강의료를 받아 ‘직급 강등’이라는 징계 조치를 받았다. 공무원이 외부 강의를 하려면 사전에 소속 부처나 기관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권고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외부 강의료 기준에 따라 시간당 40만(장관급)~12만원(5급 이하)의 강의료 제한을 받는다. 다만 대학 강사 등 겸직신고를 하면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식약처는 “대부분의 직원은 겸직허가를 받아 정당하게 외부 강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외부 강의는 대부분 주중 근무시간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에는 전체 외부 강의 747건 가운데 718건(96%)이 월~금 평일 근무시간과 겹쳤다. 올 들어서도 지난 6일까지 494건의 외부 강의 가운데 472건(95.5%)이 평일에 이뤄졌다. 김 의원은 또 이들의 강의 주제가 식중독 예방관리,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정책, 불량 식품 관리 등 단순 식약처 홍보에 그쳤다며 “홍보비 예산이 책정된 식약처의 고유 업무에 대해 개인이 외부 강의로 돈을 받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식약처는 관련 주제의 홍보 비용으로 올해 53억원을 책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2015년부터 외부 강의료 일부를 기부하게 하는 등 자체적으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여론 질타에…사립유치원 집단휴업 공식 철회 “불편 끼쳐 죄송”

    여론 질타에…사립유치원 집단휴업 공식 철회 “불편 끼쳐 죄송”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을 비판하고 정부지원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는 18일과 25~29일 두 차례에 걸친 휴업을 예고했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집단 휴업 계획을 공식 철회한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단체다.하지만 지역별·개별 유치원별로 휴업에 대한 입장차가 있어 소수의 사립유치원이 예정된 날짜에 휴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유총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유총의 전국 지회장들은 오는 18일과 25∼29일 예정됐던 휴업을 철회하고 (유치원을) 정상운영하기로 했다”면서 “학부모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유총의 최정혜 이사장을 비롯해 서울·전남·광주·대전·경남 등 일부 지회장이 참석했다. 전기옥 한유총 서울지회장은 “교육부가 한유총을 유아교육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책 참여를 보장한 만큼 그동안 협의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휴업 강행을 주장해 강경파로 분류됐던 한유총 투쟁위는 추이호 위원장이 위원장직 사퇴와 한유총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인천 등 일부 지회는 휴업일로 예정됐던 오는 1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약 3000∼4000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어 국·공립유치원 수준의 재정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과 국·공립유치원 확대 중단, 설립자 재산권 존중을 위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 등을 요구하며 오는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 한유총은 국·공립 유치원에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은 원아 1인당 98만원인 반면 사립유치원 지원금은 31만원이라며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원아 1인당 98만원이라는 국·공립 유치원 지원 내역은 11만원의 누리과정 지원금 외에 인건비, 시설비 및 운영비 등이 포함된 금액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기타 지원을 누락한 채 누리과정 지원금만을 두고 비교하고 있어 애초에 비교 대상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또 “사립유치원 역시 교육청으로부터 교원인건비(처우개선비 월 40만원, 담임수당 월 13만원. 이상 2017년, 서울시 기준)를 지원받고 있으며 그 밖에도 단기대체 강사비, 교재교구비, 카드수수료에 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한유총은 현재 적용되는 재무회계규칙이 민간재산에 대한 재산권 제한이며, 교육청의 감사를 필요이상의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정부 지원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재무회계규칙 적용과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관·창조과학 신봉 논란’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

    ‘역사관·창조과학 신봉 논란’ 박성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

    역사관 및 창조과학 신봉 논란을 빚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진해서 사퇴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중기부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지 22일 만이다.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나흘 만에 물러났다. 포항공대 교수인 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창조과학회 활동, 뉴라이트 역사관 등이 문제가 된 데 더해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 주식 무상 증여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박 후보자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청문회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절 채택을 한 국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제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여 자신 사퇴를 결정하였습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상생해 사람 중심의 더불어 잘 사는 나라로 발전하길 소망한다”며 “저를 지명해주신 대통령님과 저와 함께 해주시고 청문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 포항공대 교수인 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창조과학회 활동, 뉴라이트 역사관 등이 문제가 된 데 더해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주식 무상 증여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지명 이후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에서도 해명했으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바꾸지 못했다. 박 후보자는 진화론을 부정하고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해 종교 편향성 논란을 빚었다. 이어 뉴라이트 계열 학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극우 논객 변희재 씨 등을 학교 세미나 강사로 초청하고, 보고서와 언론사 칼럼 등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역사관과 이념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그는 한 연구보고서에서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시기로 규정한 문 대통령의 역사 인식과 달리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적어 뉴라이트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샀다. 박 후보자는 “건국과 정부수립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으며 뉴라이트 회원이 아니고 정치 이념적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여당 지지자들뿐 아니라 일부 야당도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의 장관후보자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종교관과 역사관 편향 논란에 정치권뿐 아니라 과학기술인단체와 시민단체도 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에 공헌할 일이 있다”며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박 후보자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맞았으나 종교관,역사관 논란을 오히려 키웠으며 장관후보자로서 능력을 각인시키는 데도 실패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지구 나이는 신앙적으로 6천 년”이라고 대답해 종교 편향 논란의 불씨를 잠재우지 못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 문제 등 중기부 현안에 대해서도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거나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의원들이 중기부를 이끌 능력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지명한 공직 후보자를 보호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도 인사청문회 뒤 박 후보자의 역사관과 능력 등을 문제 삼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야당 의원이 박 후보자의 역사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어색한 장면이 보이기도 했으나,야당도 일제히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박성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회에서 국회 의견을 따르겠다고 했던 박 후보자는 결국 이날 자진사퇴의 길을 택했다. 박 후보자의 사퇴로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고자 외청에서 부처로 승격시킨 중기부의 본격 가동은 후임 장관이 정해질 때까지 미뤄지게 됐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청에서 승격해 지난 7월 26일 출범했으나 이날까지 52일째 장관 자리가 비어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친박의원, 당선 위해 朴치마 잡아”

    홍준표 “친박의원, 당선 위해 朴치마 잡아”

    류석춘 위원장, 일일강사로 섭외 촌년·돼지발정제 발언 집중포화 “좌파는 정의당뿐 민주당은 아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취약 지지층인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연세대학교를 찾아 ‘깜짝 특강’에 나섰다가 진땀을 뺐다. 학생들로부터 “한국당이 젊은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유는 꼼수 아니냐” 등의 ‘송곳 질문’이 쏟아져서다.이번 특강은 당 혁신위원장이자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인 류석춘 위원장이 홍 대표를 ‘1일 강사’로 섭외하면서 이뤄졌다. 홍 대표는 별도로 준비한 원고 없이 학생들과의 질의응답만으로 강의 시간 1시간 30여분을 채웠다. 홍 대표가 예고 없이 강단에 선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청년층을 대상으로 접촉 면을 넓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첫 질문을 한 학생부터 “(한 방송에서 홍 대표가) 와이프에게 ‘촌년이 출세했다’고 말했고, 돼지발정제 사건도 있었다”며 “여성을 남성중심적 시각으로 보는 것 아닌가”라고 ‘돌직구’를 날려 홍 대표를 당혹하게 했다. 홍 대표는 “경상도에서는 아주 친근한 말투”라며 “내가 (경남) 창녕 출신인데 나보고 창녕 촌놈이라고 했을 때 남성 비하라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대표님이 아니라 그냥 홍준표라고 해도 된다”며 어색한 분위기 풀어보려고 시도했지만 학생들의 ‘쓴소리’는 계속됐다. 한 학생은 “한국당이 젊은층으로부터 많이 외면받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보수 길을 나아갈 것인가”라며 뼈아픈 질문을 했다. 이에 홍 대표는 “우리 목표는 지방선거까지 25%의 안정된 지지율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안정당이 되려면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보수우파 궤멸의 책임을 물어서 세 분(박근혜 전 대통령 및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당을 나가라고 했다”면서 “그분들에게 묶여서 도매급으로 좌절하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자진 탈당 권유는 보여주기식 꼼수 아니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홍 대표는 “꼼수가 아닌 큰 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친박계를 향해 “국회의원 한 번 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치맛자락을 잡은 집단이지 이념으로 박 전 대통령과 뭉쳐진 집단이 아니다”고 직격타를 날렸다. 홍 대표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한국당 지지를 ‘구애’하는 모습도 보였다. 홍 대표는 “요즘 젊은이들이 자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한다는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여러분도 한국당을 좀 예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데에도 열을 올렸다. 그는 “정확하게 우리나라의 좌파 정당은 정의당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좌파 흉내 내는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홍준표 연세대 ‘깜짝 특강’…학생들 ‘송곳 질문’에 진땀

    홍준표 연세대 ‘깜짝 특강’…학생들 ‘송곳 질문’에 진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사회학과 수업에 ‘1일 특강 강사’로 참석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주선한 강의로,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깜짝 특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홍 대표는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직면해야 했다. 첫 학생의 지적부터 홍 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홍 대표는 부인에게 ‘촌년이 출세했다’는 말을 했다. ‘돼지 발정제 사건’도 있었다.” 사회학과 3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학생의 지적에 홍 대표는 자신을 ‘창녕 촌놈’이라고 부르며 “경상도에서는 이런 말이 여성 비하가 아닌 친근한 말”이라고 해명한 데 이어 ‘돼지 발정제 사건’과 관련해서는 대선 기간에 내놨던 해명을 반복했다. ‘돼지 발정제 사건’은 홍 대표가 2005년 자서전에서 ‘대학생 친구의 부탁을 받고 성범죄에 이용할 약물을 구해줬다’는 내용이 대선 기간 회자돼 논란이 된 사건이다. 홍 후보는 대선 후보 시절 이 논란에 대해 “45년 전 홍릉에서 하숙할 당시 S대 상대생들이 했던 이야기를 기재하다보니 내가 관여된 것처럼 쓰여졌다”면서 “내가 그 일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홍 대표에게 “보수야당이 대안 정당으로 역할을 못 해 젊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유는 꼼수 아니냐”, “추가 혁신이 없다면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탈당 권유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할 것” 등의 질문들을 쏟아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하지만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잘못 가고 있다”면서 핵 균형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81만명 공무원 증원을 비롯한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학생들과 약 1시간 30분 동안의 질의응답을 마친 홍 대표는 “연세대 들어설 때 ‘나가라’는 구호나 현수막이 있을까 싶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찾았다”면서 “한국당이 싫더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해 달라. 저희 당을 예쁘게 봐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춘란 교육부 차관 “사립유치원 불법휴업 엄정 대응하겠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 “사립유치원 불법휴업 엄정 대응하겠다”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사립유치원들이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을 비판하고 정부지원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오는 18일과 25~29일 두 차례에 걸친 휴업을 예고하자 정부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정부는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춘란 교육부 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차관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예고한 휴업은 불법이며 유아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의 불편을 초래하는 휴업을 강행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정부가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시·도 교육청에 사립유치원의 휴업 철회를 요구하는 시정명령과 휴업 강행을 대비한 행·재정적 조치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박 차관은 “사립유치원이 예고한 1차 휴업(18일)뿐 아니라 추석연휴 직전 2차 휴업(25~29일)이 강행될 경우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범정부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할 시·도 교육청은 현재 공립유치원, 유아교육진흥원 등을 통해 돌봄이 필요한 유아를 수용할 계획이지만, 만약의 수요를 대비해 지자체 국·공립 어린이집과 여성가족부 아이 돌봄서비스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비판 성명을 통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들의 휴업이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한유총이 제시한 원아 1인당 98만원이라는 국·공립 유치원 지원 내역은 11만원의 누리과정 지원금 외에 인건비, 시설비 및 운영비 등이 포함된 금액인 반면, 사립유치원은 기타 지원을 누락한 채 누리과정 지원금인 29만원을 두고 비교하고 있어 애초에 비교대상이 맞지 않다”면서 “사립유치원 역시 교육청으로부터 교원인건비(처우개선비 월 40만원, 담임수당 월 13만원. 이상 2017년, 서울시 기준)를 지원받고 있으며, 그 밖에도 단기대체 강사비, 교재교구비, 카드수수료에 대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참여연대는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국·공립 유치원 설립 등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을 비효율적인 예산운용으로 호도하는 한유총의 주장이다. 이는 24%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국·공립 유치원의 확대를 바라는 학부모, 교사 등 수많은 유아교육 현장 당사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한유총은 현재 적용되는 재무회계규칙이 민간재산에 대한 재산권 제한이며, 교육청의 감사를 필요이상의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정부 지원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투명성 확보를 위한 재무회계규칙 적용과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노원 설화·전설 전파… 참된 지역 일꾼

    [인터뷰 플러스] 노원 설화·전설 전파… 참된 지역 일꾼

    ‘노원의 샛별이 되려는 이야기발전소’는 이야기꾼 변선희 이사장(54)의 창작 열정을 담은 콘셉트이다. 노원의 제일 끝자락 불암산 밑 달동네, 희망촌이라 부르는 비탈진 언덕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의 고향은 본래 경기도 여주이다. 서울로 돈 벌러 상경한 아빠를 찾아 엄마 손을 잡고 따라나섰다가 노원에 눌러앉았다. 휘경여고 시절 서울예대 문학상에 ‘초록의 상념’이란 소설이 당선되기 전부터 여고 시절 문예반장, 문예반들의 연합모임 서우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전대협(1기) 산하 서대협에서 활동, 6월 민주항쟁의 경험과 사회운동 등 다양한 경험은 오늘의 ‘이야기꾼 변선희’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었다. ‘참된 지역 문화 일꾼’으로 지역 문화 발전에 혼신의 열정을 다하고 싶다는 변 이사장, 그를 만나 이야기 발전소와 지역 문화의 비전을 인터뷰했다.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빛나는 샛별, 그 별빛을 지나 한낮의 태양이 밝음으로 온누리를 비추듯이 ‘노원의 샛별’이 ‘대한반도의 샛별’로 밝게 빛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이야기발전소란 어떤 곳인가요. -서울 노원지역의 설화와 전설을 발굴해 라디오 드라마로 제작, 팟방에 방영하는 미디어 공동체입니다. 제가 드라마 원고를 쓰고, 지역주민들이 주축이 된 회원들이 성우가 되어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합니다. 나는 1960년대 말부터 노원에 살았는데요. 20대인 1989년 국민운동본부 도봉노원소식 편집장을 맡았고, 또 지역 독서모임도 하면서 ‘노원’에 도움이 되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때마침 오마이뉴스에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연재했던 ‘변선희 저, 내시의 딸’을 노원지역신문 ‘나우온’에서 재연재를 해주면서 ‘라디오 드라마’ 만드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지금은 이야기 혁명의 시대라고들 하지 않습니까. 1997년 세계를 매혹시킨 ‘영국의 해리포터 시리즈, 연간 5조 7000억원의 경제효과’였다는 것처럼 ‘이야기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야기발전소를 기획하게 된 것이죠. 특히 ‘위키서울 프로젝트’ 선정과 시인 김정란 상지대 교수를 고문으로 모신 것이 현재의 이야기발전소 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그동안 제작했던 라디오 극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맨 처음 제작한 것은 ‘연촌골 선비’라는 드라마였습니다. 현재 노원에 연촌이라는 지명은 없지만 하계동에 연촌초등학교가 있지요. 연촌은 ‘벼루 만드는 마을’이란 뜻인데요. 하계동 인근이 과거에 벼루를 만들던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문방사우를 접하다 보니, 선비가 많았던 ‘노원이 오늘날 교육특구가 된 것인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시사하는 내용부터, ‘사도세자가 나타난 당고개 전설’, ‘초안산 궁녀 혼령의 전설’, ‘영축산 전설’ 등 7편 이상이 있습니다. →‘라디오 드리마’는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습니까. -이야기 콘텐츠 개발이라는 과업과 미디어 사업을 합치면 대중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극본은 썼는데요. 성우로 나설 회원도, 녹음할 공간도 없었습니다. 그때 가뭄의 단비처럼 탁무권 노원문고 사장이 문화공간 ‘더숲’을 열고 그곳에 미디어룸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노원구청에서 사회단체들을 위한 공용공간으로 NPO사무실을 개관하면서 이제 마음 놓고 예약제로 녹음실과 세미나 룸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스토리텔링은 보통 작가 개인적인 작업일 텐데요. 협동조합을 결성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저희는 현재 서울 미디어지원센터에서 지원받아 미디어교육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위키서울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치면서 서울시가 지원하는 마을 지원사업을 하려면 일반 단체가 아닌 ‘협동조합’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더라고요. 그게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된 이유죠. →아, 그러면 왜 서울시가 아니라 미디어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은 거죠. -협동조합 만들기가 참 너무 어렵더라고요. 처음에 잘 모르고 많은 분이 호응해 주셔서 다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구청에서 협동조합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공증과 사업자 등록증 이런 절차거든요. 이 과정에는 반드시 조합원 인감이 들어가야 합니다. 협동조합 회원 교육 없이 창립식부터 했던 터라, 인감이란 말에 회원들이 긴장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협동조합을 결성했지만, 서울시 지원사업의 시기를 놓쳐 버렸어요. 더구나 당시는 자비 20%를 부담할 역량도 안 되었거든요. →자비 20% 부담은 무엇인가요. -서울시나 국가에서 하는 사업의 지원을 받으려면 지원금의 20%는 그 단체가 마련해야 합니다. 단체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제도인 거죠. →그럼 지금 미디어 사업비는 얼마인가요. 그 사업비로 무엇을 하나요. 이사장 활동비나 임금도 지원되나요. -사업비는 복합형 600만원인데요. 이 사업비는 미디어 강의 강사료나 회의용 식대, 간식비 등으로 꼼꼼하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사업비에서 원래 다른 회원의 보조강사 등의 최소 인건비는 있지만 대표인 이사장의 활동비와 인건비는 없습니다. →대표인 이사장 활동은 어떻게 하시나요. 힘들지 않습니까. -저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활동비도 거의 없습니다. 인건비로 지원되는 것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업비를 지원받으면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는 홍보나 회원 교육 등을 할 수 있으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죠. 그래서 이런 협동조합이나 사회활동은 지역 자치활동이다 보니, 예산이 전혀 없이 활동하는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운영됩니다만 버는 돈은 없어도 이렇게 함께 하여 사람을 얻게 되는 일이고, 그게 결국 가장 큰 힘입니다. 솔직히 일생에 좋은 벗 세 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 한다던데, 이렇게 좋은 동료들을 만나 손잡고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뿌듯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괴담이 유행하는 시대입니다. 괴담과 이야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괴담이란 민간전승의 설화에 나오는 괴이한 이야기나 연극에서의 원령극, 문학에서의 괴이소설 등을 말하는 것 같은데, 이런 괴담들은 자연숭배나 종교적인 신비감이 초월적인 존재를 믿고 싶은 마음이 인간의 마음에 내재되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흥미를 끄는 가운데 존재해 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요즘은 판타지 소설 같은 것도 아닌, 전혀 사실무근의 날조된 거짓이 판을 칩니다. ‘가짜뉴스’의 실체가 밝혀진 적이 있지요. 그 이전에는 그 누가 활자화된 기사가 거짓일 것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이러한 괴담 속에서 진실한 마음을 전하는 가치 실현이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통한 가치의 실현이 스토리텔링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야기가 가진 가치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의 마음에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호모 루덴스(Homo Ludens)적인 욕구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생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기대가 투영되어 있습니다. 심미적 효과와 더불어 인간에게 감동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가장 완벽한 담론의 형태입니다. →그렇게 보면 도처에 이야기가 널려 있겠습니다. 마을이 가진 이야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누군가 신화를 읽는 것은 세계의 새벽을 읽는 신선함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아주 오래된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흑백사진을 대했을 때 느끼는 감동처럼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이야기는 그 어느 곳의 이야기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이죠. 이제 마을은 도시의 삭막한 단절이 아닌 정신적인 교감과 교류를 나누는 더불어 사는 마을로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소통과 교류 속에서 마을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지고, 현재의 우리 이야기가 가장 즐거운 화제가 되어야겠지요. 지금 우리는 우리 마을의 역사가 되고, 이야기꽃은 지금도 마을 구석구석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피어나겠죠. →이야기발전소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 하고 있는 노원의 전설을 모아 동화 ‘노원의 전설’을 이야기발전소에서 출판하는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 콘텐츠를 개발해 상품화하는 일입니다. 얼마 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민통선걷기를 성원하다가 해단식에 참석, ‘도라산의 전설’을 새 작품으로 기획했습니다. 신라의 마지막 경순왕이 도라산에 올라 옛 신국을 바라보며 눈물 흘렸던 것처럼, 지금 도라산 전망대에서는 또 하나의 조국인 저 북녘땅을 그리워하고 있잖아요. 우리는 노원에서 출발해서 장차는 우리나라 구석구석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파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바람이나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 국회에서 ‘지역문화가 열쇠다’ 라는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해 ‘앞으로 참된 지역 문화 일꾼을 많이 양성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말씀에 많은 기대를 합니다. 참된 문화 일꾼이 되기 위해, 직업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일자리도 주시고, 우리 같은 사회단체들이 문화사업을 하기 위해 사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주요 프로필 ●1964년 출생 ●현 소설가, 드라마작가, 이야기발전소 협동조합 이사장 -배금택 만화 영심이 스토리 집필. -KBS 청소년 드라마 드라마 맥랑시대 집필. -2000년 7월 출판사 시와사회 ‘내안의 두여자’ 출간. -오마이뉴스에서 장편 내시의 딸 454회 4년간(2003년~2006년) 연재. -2009년 7월 노무현부치지못한 편지 (정치 사회 문화계 33인 공동집필)출간(퍼플레인 출판사). -2012년 카톨릭문학상 수필 당선. -2013년 북큐브주최 e소설공모전. 환타지소설 ‘2049년’ 장려상. -2016년 이야기발전소 창립 소장 취임. 서울사회적경제지원센터 ‘위키서울 프로젝트’에서 최우수 실행상 서울 시장상 수상. -2017년 이야기발전소 협동조합 설립. 이사장 취임. -노원 지역공동체라디오에서 노원의 전설 라디오드라마 제작 중.
  • 빚 고통 시달린 서민 163만명에게 ‘삶의 빛’ 됐다

    빚 고통 시달린 서민 163만명에게 ‘삶의 빛’ 됐다

    서민금융진흥원(진흥원)이 오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범한 지 1주년을 맞는다. 진흥원은 미소금융(자영업자 지원대출), 햇살론(근로자보증대출), 바꿔드림론(저금리 전환대출), 새희망홀씨(은행의 생계형 자금대출) 등 여러 군데 흩어져 있던 서민금융 서비스를 한데 모은 기관이다. 빚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어떤 ‘의사’(전담기관)를 찾아가야 할지, 어떤 ‘약’(금융상품)이 있는지 깜깜한 서민의 ‘금융 주치의’ 역할을 해 왔다. 지난 1년간 서민에게 힘을 준 이용 사례가 163만여건이다.서울 화곡동에서 테이블 5개짜리 대패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서른넷 김정운(가명)씨는 식당을 추가로 열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외국에서 주로 일해 신용 증빙자료도 없고 모아 놓은 자본금 1억원도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서민금융진흥원은 해당 업종 경력도 1년 미만으로 짧고 나이도 어리지만, 김씨가 그간 벌어들인 자금과 사업가적 기질을 보고 창업자금(임차보증금) 3000만원을 내줬다. 김씨는 연체 한번 없이 돈을 꼬박꼬박 갚고 있다. 새로 문 연 가게 역시 소문이 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 25% 대부업체 대출 10%대로 대체 남편과 이혼 후 두 딸을 홀로 키워 온 홍서진씨는 복지관과 문화센터의 시간제로 일하는 미술 강사다. 매달 받는 돈은 90만원. 대학생인 첫째 딸은 휴학을 반복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번다.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돼 고등학생인 둘째 딸의 학비는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월세가 밀려 세 모녀는 결국 단칸방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 마침 진흥원에서 적극적으로 인터넷에 광고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임차보증금 대출’을 알게 된 홍씨는 연 2.5%의 금리로 1500만원을 빌려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를 모면했다. 작은 학원을 운영 중인 박성제씨는 지면광고를 보고 자영업자 운영자금을 대출받고자 미소금융재단을 찾았다. 신용등급 7등급에다 학원의 운영부진이 지속돼 6개월 전 박씨는 사금융을 이용했다. 대출모집인의 권유로 대부업체에서 연 25% 고금리 대출을 받았는데 결국 비싼 이자를 갚느라 학원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진흥원에서 상담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10%대 금리)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박씨는 “대출모집인 수수료 5%가 없는 대출로 갈아타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지원·창업 상담 등 종합서비스 30대 중반 김제훈씨는 ‘금융 문맹’이었다. 신용에 중요한 카드대금이나 통신비 등도 연체하기 일쑤였다. 피로와 근육통을 호소하던 예비신부가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자 병원비 용도로 대출을 신청했는데, 저신용자라 대출이 거절됐다. 다행히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생계자금으로 1000만원을 빌려 융통했다. 김씨는 대출을 상환한 뒤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1년간 서민금융진흥원 이용 실적은 누적기준 163만여건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일자리 지원, 창업 컨설팅까지 종합적인 서민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트롤타워가 되겠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기간제 교사 희망고문한 정부, 어떻게 할 텐가

    교육 현장의 심각한 갈등과 혼란을 불러온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교육부가 불가 판정을 내렸다.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통해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전문강사, 초등 스포츠 강사 등 7개 직종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해 온 교육부는 어제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유치원 방과후 과정 강사 등 2개 직종만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시·도 교육청 공통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기간제 교사와 강사는 지난 7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으나 예외적으로 교육부와 교육청이 심의위를 구성해 전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면서 찬반 집단 간 갈등이 극에 달했다. 기간제 교사는 4만 7000여명(사립 1만 5000여명)으로 전체 교원의 10%에 이른다. 강사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3200여명을 포함해 총 8300여명이다. 이 가운데 유치원 강사 2개 직종 1000여명만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가 됐다. 심의위는 기간제 교사에 대해선 “청년 선호 일자리인 정규 교사 채용에서 사회적 형평성 논란을 고려했다”고 설명했고, 강사의 경우는 “교원 양성 선발체제 예외를 인정하게 돼 교육 현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교육분야 정규직 전환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제기됐던 임용 과정 등 직종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럴 거면 심의위 논의를 왜 했나 싶다. 심의위가 가동된 40여일 동안 일괄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기간제 교사, 강사 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한국교총, 전교조, 임용고시 준비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목청을 높였다. 상생의 가치를 가르쳐야 할 교단은 둘로 쪼개졌다. 그런데도 이해관계자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뒤 안 가리고 선심 쓰듯 정규직 전환 선물 보따리부터 안겨 기간제 교사를 희망고문하고,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방치한 책임을 지겠다는 이는 아무도 없다. 교육 수장인 김상곤 부총리는 아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와 강사는 교육 당국의 편의적 정책에 따라 지난 10여년간 양산돼 왔다. 정규직 교사와 동일한 업무와 책임을 요구받으면서도 고용 불안과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이들의 고통을 정부가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다. 교육부는 성과상여금과 맞춤형 복지비 등 기간제 교사의 처우 개선과 방학 기간을 채용 기간에서 제외하는 ‘쪼개기 계약’ 같은 불공정 고용 관행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말로만 그쳐선 안 될 일이다.
  • 임용고시 벽에… 공약보다 ‘공정성’ 지켰다

    임용고시 벽에… 공약보다 ‘공정성’ 지켰다

    임용체계 보호·교원 형평성 고려… 상여금·복지비 등 처우개선 주력 교육부가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형평성’이다. 교원임용시험을 거치지 않고 채용된 이들을 정규직 교원으로 받아들이면 지금의 교원선발·임용 체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40일 이상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심의위)를 열어 놓고도 2개 강사 직종 1000여명과 학교회계직원 1만 2000여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결론 내리면서 기간제 교사·강사들과 현직 교사들의 관계만 더 벌려 놓았다는 지적이 나온다.교육부가 학교 비정규직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도 구호로 그치게 됐다. 다만 교육부가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이날 강조하면서, 앞으로 논의도 주로 여기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익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심의위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정성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용시험을 통해 정규직 교원을 선발한다는 원칙이 무너진다면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무기계약직 전환을 주장했던 7개 직종 학교 강사 8300여명 가운데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 1000여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비정규직으로 남겨둔 이유도 비슷하다. 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인정해 주면 현재의 교원 체계의 예외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논리다. 다만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성과상여금·맞춤형 복지비 등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방학은 채용 기간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분리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 관행도 개선할 계획이다. 영어회화 전문강사에 대해서는 맞춤형 복지비 지급(연 40만원), 초등 스포츠강사들에 대해서도 학교회계직원에 준하는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기간제 교사·강사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는 “10년 동안 교사로, 담임으로 일했던 기간제 교사를 저버리는 일이자,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해소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비정규직 단체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도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패는 사드 배치 강행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두 번째 공약 파기”라면서 “문 대통령은 공약 파기를 인정·사과하고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책임지고 정규직화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기간제 교사를 비롯한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무임승차’라고 했던 한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번 결정을 반겼다. 교총 측은 “공개전형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교육현장의 요구 및 국민의 바람에 부응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들과의 대립을 피하고자 심의위에서 빠졌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기간제 교사 3만명, 정규직 전환 제외

    학교 비정규직 가운데 가장 많은 3만여명의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육부는 11일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포함한 ‘교육 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심의위원회는 기간제 교사에 대해 “정규 교사 채용에서 사회적 형평성 논란 등이 일 수 있어 정규직 전환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간제 교사는 올해 기준 공립 3만 2734명, 사립이 1만 5167명으로 전체 교원(49만 2187명)의 10% 수준이다. 전국 학교 강사 8343명 중 3255명으로 가장 많은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초등교육법 시행령에서 정규직 전환 예외 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전환 대상에서 빠졌다. 1983명인 초등 스포츠강사도 같은 이유로 제외됐다. 심의위는 다만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299명),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735명) 등은 무기계약직 전환을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 국공립 학교 회계직원과 15시간 미만 근로자, 55세 이상 고령자 등 1만 2323명도 무기계약직으로 바뀐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부패 칼잡이’ 잔류하나… ‘이론 교사’ 포스트 시진핑 되나

    [글로벌 인사이트] ‘부패 칼잡이’ 잔류하나… ‘이론 교사’ 포스트 시진핑 되나

    10월 18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이루는 7명의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5명이 교체되는 권력재편기가 도래한 탓이다. 중국 안팎에서 주목하는 인물은 왕치산(王岐山·69)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천민얼(陳敏爾·57) 충칭시 서기다. 왕 서기가 7상8하(67세는 연임 가능, 68세는 퇴직)의 불문율을 깨고 상무위원회에 잔류하느냐와 천 서기가 상무위원회에 진입해 시 주석의 후계자로 등극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왕치산은 퇴직하고 천민얼은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시진핑 외에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시진핑이 왕치산과 천민얼을 그토록 감싸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게 버금가는 권력을 누리는 정치적 기반을 두 인물이 닦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 시 주석을 떠받친 두 개의 축은 부정부패 척결과 이데올로기 강화였다. 부정부패 척결은 인민의 지지 확대와 반대파 견제의 ‘보검’(寶劍)이었다. 왕치산이 휘두른 칼끝에서 시진핑의 권력은 무한대로 확장됐다. 이데올로기 강화는 시진핑의 권위를 한껏 높였다. 천민얼은 ‘시진핑 사상’의 밑그림을 그렸다. 왕치산과 시진핑의 인연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6세이던 시진핑은 ‘지식청년’이 돼 산시성 옌촨현으로 하방된다. 지식청년이란 문화혁명기 마오쩌둥의 “농촌으로 가 배우라”는 지시에 따라 생산현장에서 생활했던 젊은이를 말한다. 시진핑은 옌촨현 량자허촌으로 가던 길에 먼저 산시성 옌안현 펑좡에서 지식청년 생활을 하던 왕치산을 찾아갔다. 둘은 펑좡의 판잣집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잤다. 중국의 앞날을 토론하느라 날이 밝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왕치산은 1971년 농촌생활에서 벗어나 산시성박물관에서 일하다가 1973년에 뒤늦게 시베이(西北)대학 역사학과에 들어갔다. 이 시절 왕치산은 부총리를 지낸 야오이린(姚依林)의 딸 야오밍산과 결혼했다. 혁명원로의 사위가 되면서 왕치산도 시진핑처럼 ‘태자당’(太子黨) 반열에 올랐다.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오른 시진핑이 왕치산에게 중앙기율위를 맡긴 것은 단순히 지식청년 시절의 인연과 태자당으로서의 정치적 유대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왕치산은 위기에 빠진 중국을 수차례 구해낸 ‘특급 소방수’였다. 왕 서기는 1982년 중앙 서기처 농촌정책연구실에 근무한 이후 줄곧 ‘금융통’으로 성장했다. 건설은행장, 인민은행 부행장을 거쳐 1997년에는 광둥성 부성장이 됐다. 아시아를 휩쓸던 외환위기의 파고가 홍콩을 거쳐 광둥성으로 상륙하던 시점이었다. 왕치산은 투자금융사인 광신공사를 시작으로 가차 없는 구조조정을 실시해 위기가 중국 전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가 베이징에서 창궐한 2003년에는 베이징 시장으로 긴급 투입됐다. 전임자들과 달리 왕치산은 모든 정보를 공개했고, 시민 수만명을 격리했다. 중앙기율위 서기가 된 왕치산은 공산당 최고 지도부였던 상무위원 출신의 저우융캉을 잡기 위해 1년 6개월 동안 200명이 넘는 그의 가족과 측근들에 대한 비리 조사를 벌일 정도로 주도면밀했다. 중앙순시조라는 이름의 암행감찰반 운영에서도 왕치산의 솜씨가 돋보였다. 왕 서기 체제의 중앙순시조는 과거와 달리 조장과 부조장이 누구인지 밝혔고,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개했다. 성과를 거두면 중용하겠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책임을 지우겠다는 실명제 감사를 도입한 것이다. 왕 서기가 상무위원에 연임하면 총리를 맡거나 중앙기율위와 검찰, 공안을 모두 아우르는 신설 국가감찰위원회 수장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7상8하’ 원칙을 깨고 왕 서기를 연임시킨다면 본인의 집권 연장을 위한 선례 구축이란 측면도 있지만, 왕 서기의 능력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천민얼은 공산주의 이론가이자 선전 전문가다. 1978년 저장성의 전문대학인 샤오싱사범전문학교를 나와 2015년 귀주성 서기가 되기까지 37년 동안 저장성을 떠나지 않았다. 중앙 정치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적도 없다. 이런 그가 차기 지도자의 반열에 오른 이유는 탄탄한 이론과 문장력 때문이다. 천민얼은 대학을 졸업하고 저장성 당교의 이론교사 자격반에서 공부한 다음 공산주의 이론 강사가 됐다. 홍콩 아주주간은 “이 시절부터 명쾌하고 조리 있는 말솜씨에 관점과 시야가 날카로웠다”고 평가했다. 저장성 사오싱현의 지방공무원으로 맴돌던 그가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건 2001년 저장성 선전부장을 맡으면서다. 천민얼이 선전부장으로 부임한 지 5개월 만에 저장성 서기로 온 시진핑은 여론선전 업무를 중시했다. 저장성 기관지인 저장일보 사장 시절 ‘기자 천민얼’ 명의로 칼럼을 썼던 천 서기는 현지에 기반이 없던 시 주석을 위해 저장일보에 ‘즈장신위’(之江新語)란 고정 칼럼 연재를 구상했다. 시 주석은 2003년 2월부터 4년여 동안 저장혁신(浙江革新)을 의미하는 ‘저신’(哲欣)이란 필명으로 매주 한 편씩 칼럼을 연재했다. 초고는 천민얼에 의해 만들어졌다. 심화(深), 실용(實), 세밀(細), 정확(準), 효율(效)을 주제로 당에 의한 통치와 반부패를 강조한 내용들이었다. 칼럼 232편을 묶은 단행본은 시 주석 집권 이후 재출판돼 당 간부들의 필독서가 됐다. 당시 시 주석과 저장성에서 일했던 차이치 베이징시 서기, 황쿤밍 중앙선전부 부부장, 샤바오룽 저장성 서기, 리창 장쑤성 서기, 바인차오루 지린성 서기, 러우양성 산시성장, 잉융 상하이시장 등이 즈장신위를 읽으며 시진핑의 통치 철학을 습득했다. 이들이 바로 즈장신쥔(浙江新軍)으로 불리는 시진핑 직계 정치세력이다.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서기를 지내는 동안 천 서기도 2001년 12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선전부장을 꼬박 맡았다. 2022년 20차 당대회까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시진핑 옆을 지키며 ‘시진핑 사상’을 완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 데 있어 천민얼이 적임자인 셈이다. 천 서기는 2012년 1월 구이저우성 부서기로 옮겨가 대리성장, 성장, 서기까지 5년여를 보냈다. 중국 최빈곤 지역 중 하나인 구이저우를 맡아 지도력을 발휘하며 차기 지도자 후보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천 서기 시절의 구이저우성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분기 연속으로 전국 31개 지방 중 3위 안에 들었다. 시 주석은 2015년 6월 구이저우성 시찰에 나섰다. 시 주석이 이때부터 천 서기의 성과를 직접 확인한 다음 후계자로 내정하고 그를 위한 인사 포석을 구상해 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 서기는 구이저우에 빅데이터 산업을 집중 육성했다. 퀄컴, 아마존, 바이두, 애플이 구이저우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시진핑은 “업무처리가 훌륭하다”며 천 서기를 칭찬했다. 시 주석이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를 내친 것은 천민얼을 후계자로 발탁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앙위원인 천 서기가 정치국 위원을 건너뛰고 상무위원으로 2단계 상승하기 위해선 직할시인 충칭시 서기 자리가 필요했다. 시진핑 자신도 10년 전 17차 당대회 때 상하이 서기에서 곧바로 상무위원에 올랐다. 천민얼이 상무위원에 오른다면 후춘화(胡春華·54) 광둥성 서기보다 서열이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50대 상무위원 가운데 서열이 앞선 이가 차기 국가주석을 맡을 확률이 높다. 만일 시 주석이 2022년에 연임하기로 결심했다면 그 길을 닦을 인물이 천민얼이고,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더라도 시진핑을 보호할 인물이 천민얼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기간제 교사, 정규직 대상서 제외…유치원 돌봄교실·방과후강사 무기계약직 전환

    기간제 교사, 정규직 대상서 제외…유치원 돌봄교실·방과후강사 무기계약직 전환

    기간제 교사 4만 6000여명이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빠졌다.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방과후과정 강사 1000여명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국공립 학교회계직원(교육공무직원) 약 1만 2000명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교육부는 11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토대로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심의는 사립학교는 제외하고 국공립학교만 대상으로 이뤄졌다. 정규직 전환 심의위는 시도 교육청에 제시한 공통 가이드라인에서 기간제 교사의 경우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정규 교원 채용의 사회적 형평성 논란 등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성과상여금·맞춤형 복지비 등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방학기간을 채용 기간에서 제외하는 ‘쪼개기 계약’(분리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 관행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정원외 기간제 교원 해소를 위해 정규 교원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사립학교의 경우 교원 비율 개선과 정규 교원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국공립학교의 기간제 교원은 3만 2734명이며, 사립학교를 합치면 4만 6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8343명인 국공립학교 7개 강사 직종 가운데는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299명)와 방과후과정 강사(735명)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인원 수가 가장 많은 영어회화 전문강사(3255명)와 초등 스포츠강사(1983명), 다문화언어 강사(427명), 산학겸임교사(404명), 교과교실제 강사(1240명)는 전환 대상에서 일단 제외됐다. 돌봄교실과 방과후과정 강사의 경우 유아교육법상 행정직원에 해당하고, 많은 시도 교육청에서 학교회계직원으로 구분해 이미 전환이 이뤄진 점을 고려해 무기계약직 전환을 권고했다.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채용의 공정성과 교육현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초등 스포츠강사는 정부 공통 가이드라인 상 정규직 예외사유로 규정된 점,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산학겸임교사, 교과교실제 강사도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시도 간 운영방식이 다른 다문화언어강사는 시도 교육청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심의위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강사 직종의 경우 계약 연장 시 평가 절차 간소화,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국공립 학교회계직원의 경우 정부 추진계획에 따라 15시간 미만 근로자, 55∼60세 근로자 등 약 1만 2000명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돼 시도 교육청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학교회계직원은 급식, 교무, 행정, 과학, 특수, 사서 등 분야에서 교육실무와 행정실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이다. 국립학교 학교회계직원은 공립학교 수준으로 처우가 개선되고, 학교회계직원 전체의 급식비·맞춤형 복지비 인상, 명칭과 임금체계 개선이 추진된다. 교육부 및 교육부 소속기관 6곳의 기간제 근로자 74명 중 45명, 국립특수학교 5곳 기간제 근로자 46명 가운데 44명의 무기계약직 전환도 확정됐다. 각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 공동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자체 정규직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소속 기간제 교원, 학교강사, 학교회계직원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9월 말까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성진 “변희재, 초청하지 않았고 연결했을 뿐”

    박성진 “변희재, 초청하지 않았고 연결했을 뿐”

    포항공대 세미나에 보수 인사를 초청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이 문제(강사 초청)로 제 이념이나 역사관을 평가하는 것은 비약이다”라고 반박했다.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많은 사람을 초청했는데 3년 전에 한 분(‘보수논객’ 변희재), 1년 전에 한 분(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을 초청했고 다 한 번씩밖에 못 뵀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이 전 교수를 초청한 과정에 대해 “8월에 초청을 완료했고, 10월에 국정농단 사태가 있어서 교수님들 사이에 학문의 자유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며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듣지 않는 것으로 했지만 저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초청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2014년 포항공대 세미나에 보수논객인 변희재 씨를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변씨를 추천한 적은 없고, 창업보육센터 직원 중 한 명이 (변씨와) 같은 학과 후배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 연결만 했다”며 “그 부분은 제가 책임지고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성진 “다운계약서 탈세는 인정…나머지 의혹은 인정 못해”

    박성진 “다운계약서 탈세는 인정…나머지 의혹은 인정 못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는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의혹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의 5대 인사 원칙 가운데 박 후보자는 3가지가 위배된다”는 지적에 이같이 대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때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고위 공직자로 임용하지 않겠다는 5대 인사원칙을 밝힌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저에 대한 각종 의혹과 문제점들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중히 사과드린다”면서 “부족한 사람이지만 기회를 주신다면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거래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가산세 등을 성실히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부인은 2015년 8월 포항시 북구 양덕동의 양덕삼구트리니엔 4차 아파트 전용면적 85㎡ 물건의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계약서에 프리미엄을 당시 해당 아파트의 프리미엄 시세(최소 3000만∼4000만 원 수준)보다 낮은 450만 원으로 신고했다”며 탈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 후보자는 논문 중복 게재 의혹이나 정치적 편향 논란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포항공대 세미나에 보수논객인 변희재씨를 초청한 것과 관련해서 “초청하지 않았고 연결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이 문제(강사 초청)로 제 이념이나 역사관을 평가하는 것은 비약이다”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서명했다거나 국정교과서 찬성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둘 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종교 논란과 관련해 지구의 나이가 6000년이라는 창조과학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신앙으로 창조론을 믿고 있다”고 답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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