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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제재·대화 모든 수단 동원

    대화 여건 관련해 美·中과 협의 사드 일단 기존 입장 유지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 방안 적극 모색 위안부 합의는 보완할 부분 검토 외교부는 24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북 제재와 대화의 병행을 기초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중 등 한반도 주변국들과 ‘공동의 접근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정부에서 북한의 셈법을 바꾸기 위한 ‘징벌적 제재 조치’를 강조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국정기획위와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북핵 대응이 최우선 현안으로 다뤄졌다. 외교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제재는 물론 대화까지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에 포함시켰다. 대선 전인 지난 1월 신년 업무 보고에 ‘전방위 압박’, ‘군사적 억제’ 등 제재·압박을 강조하는 표현들이 주로 담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재를 이어 가면서 남북 교류·협력 재개도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맞춰 업무 보고 역시 수정한 셈이다. 다만 외교부는 북한과 대화는 ‘적절한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입장도 보고에 담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적절한 여건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는 우선 한·미 중심으로 공감대를 만들고 나아가 한·중, 한·미·중 협의를 통해 공동의 접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기정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화 재개의) 조건은 우리만 설정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우선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대북 제재 간 관련성에 대해서는 외교 안보 진용이 완비된 뒤 검토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관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섣부른 철회 대신 기존 입장을 일단 유지하면서 한·중 관계 회복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 문제는 이날 업무 보고에는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한 평가 및 재협상 문제에 대한 보고도 이어졌다. 김 분과위원장은 “새로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인권 전문가이니 그런 관점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리뷰와 좋은 안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지금은 정책 리뷰가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위안부 합의가 논의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배제했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피해자 인권 관점에서 재협상 여부를 검토해 보완할 부분은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분과위원장은 “국정기획위는 지금 외교부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만 청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도 “오늘 회의가 결론을 내는 회의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청년 해외진출 도와드립니다” 외교부 ‘지구청년’ 캠페인 시작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고 정부의 관련 지원사업을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외교부가 23일 ‘지구청년’ 캠페인을 시작했다. 외교부는 이날 서울 신촌에서 지구청년 캠페인 출범 행사를 개최하고 해외 봉사자들의 경험을 전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지구청년은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청년 대상 해외 진출 사업을 한데 묶어 청년들이 관련 정보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통합 브랜드다. 외교부는 지구청년 홈페이지(www.mofa.go.kr/youth/main)도 개설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 및 해외진출 기회에 대한 관심·수요가 커지는 상황에 맞춰 해외진출 지원 정보에 대한 사각 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외교가 “종교 자유 없는 北… 교황 영향력 적을 것”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남북 관계 개선에 교황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간 세계 각지에서 평화를 강조하는 행보를 해 온 만큼 남북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북한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교황이 특별한 영향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남북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여럿 전했다.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면서는 “나라가 분단돼 많은 이산가족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라면서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도 남겼다. 특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교황 방문 기간이던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하천 및 산림 공동 관리, 환경공동체 형성 등을 제안하며 남북 간 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교황이 가진 상징성 때문에 이번에도 교황이 남북 관계 개선을 적극 강조할 경우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 여론이 환기될 수 있다는 분석은 많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남북 관계에 미치는 교황의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2014년 방한 당시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동시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였다. 과거에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9년 방한한 적이 있지만 남북 관계에는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교황의 방한에 대해 침묵했다. 당국에 따르면 북한에도 천주교 단체인 조선가톨릭교협회가 존재하며 평양 장충성당 등에서 천주교 미사가 진행된다. 그러나 북한은 기본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체제이기 때문에 교황의 영향력 역시 미미하다. 외교소식통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첫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그만큼 영향력도 있다”면서 “교세랄 게 없는 북한에서는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정부 “남북 민간교류 유연 검토”

    정부가 22일 인도적 지원을 시작으로 민간 분야의 남북 교류를 유연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동안 단절 상태였던 남북 간 교류·협력의 물꼬가 다시 트일지 주목된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지만 이미 일각에서는 인도적 목적 외 북한과의 모든 교류를 금지한 5·24조치가 완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민간단체들의 대북 접촉 승인 여부에 대해 “남북 관계 단절은 한반도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여러 접촉과 방북의 승인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정치적 상황과는 관계없이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이후 ‘지원 규모와 시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사실상 이마저도 중단했다. 그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교류·협력 개선의 기대감이 커지자 이날까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및 사회문화교류 단체 10곳이 대북 접촉을 신청한 상태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남북 간에 연락채널이 있어야 한다”며 군 통신망 복구를 거론했다. 이어 통일부가 남북 민간 교류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24조치가 점차 완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을 금지하고 신규 대북 투자 등을 불허하는 5·24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 및 민간 교류가 재개되더라도 애초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수준의 남북 대화가 가능할지는 불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여건이 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입김 세진 정부… ‘코리아 패싱’ 논란 불식

    입김 세진 정부… ‘코리아 패싱’ 논란 불식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미·중·일을 방문했던 특사단이 21일까지 모두 복귀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주요국 특사 외교가 일단락됐다. 정부가 출범 열흘 만에 주요국 정상외교 채널을 모두 복구하고 특사 외교를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면서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도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주변국들과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등을 어떻게 매듭지을지 주목된다.대미 특사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이날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홍 특사가 방미 기간 동안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등 미국 주요 정관계 인사들의 발언은 정부 출범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지난달까지 미국은 대북 군사적 압박으로 ‘4월 한반도 위기설’을 촉발시키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 한국보다 오히려 일본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특사단의 예방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과 관련,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며 처음으로 평화를 언급하고 틸러슨 장관은 ‘북한 체제 보장’을 공표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보조를 맞추려는 모습을 꾸준히 보였다. 한·중 관계도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사드 정책에 대한 변화 기대감에 중국의 고강도 보복 조치도 서서히 해제되는 양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앞서 일대일로 정상포럼 대표단을 이끈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이해찬 대중 특사를 직접 만나 ‘한·중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대일 외교는 우리 정부에서 한·일 위안부 재협상 카드를 내비치면서 일본이 우리 정부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는 등 주도권이 강화된 모습이다. 특히 유엔 고문방지위원회가 위안부 합의 개정을 권고하며 우리 정부의 목소리에 힘이 더욱 실렸다. 다만 정부의 사드 및 위안부 합의 관련 논의는 아직 시작 단계라 최종 해결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다. 사드의 국회 비준 및 미국과의 비용 협상, 사드 보복 조치의 완전 철회 등은 어느 하나 쉽지 않은 문제다. 또 위안부 재협상과 관련해 한·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모색하는 것도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우선 정부는 이날 지명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선 절차를 시작으로 6월 한·미 정상회담 전에 외교안보 관련 인선부터 마무리해야 한다. 한편 러시아와 아세안 특사 외교도 시작됐다. 대(對)아세안 특사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러시아 특사단을 이끄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22일 출국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체제보장 약속·문샤인에도… 北 핵·미사일 ‘마이웨이’

    ‘협상하되 끌려가지 않겠다’ 의도 2월 발사 중거리 북극성 2형 유사 북한이 21일 또다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체제 보장을 약속하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달빛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감행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 의도가 주목된다.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도 ‘마이웨이’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중저강도 도발을 계속하는 것은 ‘큰 틀에서 협상은 하겠지만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가지는 않겠다’, ‘주도권을 가지고 대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면서 “비핵화 전제의 대화가 아니라 핵을 가지고 협상을 하는 그림을 북한은 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최근 행보를 보면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달성, 장거리미사일 보유를 정책 목표로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한 후에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결국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한 핵무기의 완전한 실전 배치를 향해 질주하겠다는 의지를 추가적인 중저강도 미사일 도발로 재확인해 준 셈이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 2월 12일 발사한 고체연료 중거리미사일 북극성 2형과 비슷한 궤적을 보여 같은 미사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조심스럽게 고체연료 ICBM과의 연관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고체 ICBM으로 가기 위해서 북극성 계열 엔진의 신뢰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시험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배경이 무엇이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미·중·일 등 주요국 상대 특사외교를 펼치고 이날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인선을 시작으로 외교안보 라인 구축에 착수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 8분 만인 오후 5시 7분쯤 신임 정 안보실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고, 오후 6시 27분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결과를 포함해 모두 5차례 보고를 받았으며 합동참모본부에도 북한의 이상징후 확인을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유리천장 깬 非외시·非북미라인…외교부 순혈주의도 손본다

    유리천장 깬 非외시·非북미라인…외교부 순혈주의도 손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새 정부 첫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명한 것은 검찰 개혁에 못지않은 ‘외교부 개혁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무고시 출신 엘리트 중에서도 이른바 ‘워싱턴 스쿨’이나 ‘북핵 라인’ 등 특정 지역·분야를 거친 외교관들의 전유물로 인식된 장관 직에 비외시·특채 출신 여성 외교관을 임명해 외교부의 조직 문화를 바꿔 보겠다는 의미다.강 후보자 지명은 70여년 외교부 역사에서도 흔치 않은 파격이다. 지금껏 외교부는 주요국 카운터파트와의 네트워크 축적 등을 중시해 다른 부처에 비해서도 ‘순혈주의’가 강했다. 1987년 이후 이른바 직업 외교관(외시) 출신이 아닌 장관은 단 4명뿐이었다. 그나마도 한승수·한승주·윤영관 등 외교가에 널리 알려진 전문가나 박정수 전 장관 등 정치인 출신이 전부였다.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이란 점도 주목된다. 최근 초임 외교관의 여성 비율은 70%가량으로 급증했지만 고위급 여성 외교관은 극히 드물다. 외시 출신 중에서도 백지아(외시18회)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박은하(19회) 공공외교대사 등이 차관보급으로 최고위급에 속한다. 강 후보자는 외시 출신 최고위급 여성 외교관들보다도 먼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셈이다. 과거에도 강 후보자에게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이화여고,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그는 KBS 영어방송 아나운서 등으로 생활하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국회의장 국제비서관으로 근무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통역하며 외교가에 알려졌고 이듬해 한·미 정상회담 통역으로 활약하다 여성 최초로 장관보좌관으로 특채됐다. 2005년 비외시 출신 첫 여성 외교부 국장(국제기구국)이란 기록을 세웠고 2006년부터는 유엔에서 일하며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등 한국 여성 중에는 유엔에서 가장 높은 직위에 올랐다. 원어민에 가까운 뛰어난 영어 실력과 세련된 매너, 국제무대에서 쌓은 폭넓은 네트워크 등이 강점으로 꼽히며, 또 균형감 있고 합리적인 판단 능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후보자가 우리 외교의 핵심인 북핵은 물론 미·중·일·러 등 ‘4강 외교’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강 후보자는 유엔에서도 주로 인권·인도주의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외교 부분은 국가안보실 1·2차장 등이 팀을 이뤄 하는 것이라 충분히 보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벌써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및 4강 외교는 청와대 중심으로 진행하고 외교부는 상황 관리 및 정책 시행을 주로 맡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자녀 국적 및 위장전입 문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84년 미국 유학 중 태어난 강 후보자의 장녀는 이중 국적자로 한국 국적을 이탈했으며 고등학교 시절에는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위장전입을 했다. 청와대는 이날 인선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먼저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위장전입을 포함한 5대 비리 관련자는 고위공직에서 배제한다고 공약한 적이 있어 야당의 공격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조 수석은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강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는 외교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출생 ▲이화여고·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외교부 “10년 넘게 밖에 있던 분” 술렁…북핵·4강 외교 등 현안 靑 주도 관측도

    21일 문재인 정부 첫 외교 수장으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이 지명되자 외교부 관계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지명 직전까지만 해도 외교부에서는 신임 장관이 관록 있는 ‘외교관 출신’이냐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이냐를 두고 설왕설래하며 다양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강 후보자는 완전히 ‘논외’였기 때문이다. 외교부 국장급 인사들만 해도 국제기구국 및 유엔 근무 경험자들 외에는 강 후보자와 친분이 깊은 인물은 흔치 않은 눈치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에 근무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10년 넘게 밖으로 나가 있던 분이라 한번도 뵌 적은 없다”면서 “인선 발표를 듣고 깜짝 놀란 직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비외무고시 출신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만 강 후보자가 외시 각 기수의 우수 인재들이 거치는 북핵·북미 등 핵심 업무를 맡은 적이 없다는 사실에 우려 섞인 불만을 표하는 시선이 엿보인다. 여성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여성 외교관은 “여성 장관도 없었고 비외시 출신도 드물었던 터라 일부 우려가 있는 듯하지만 조직 문화가 많이 바뀔 것이란 기대가 전반적으로 큰 것 같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체제 보장’ 약속한 美… 비핵화 대화 테이블 유도

    ‘北체제 보장’ 약속한 美… 비핵화 대화 테이블 유도

    트럼프 평화 언급 이어 연일 유화 메시지 핵항모 2척 새달 동해 훈련… 압박 병행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대미 특사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체제 보장’을 거론한 것은 북한의 셈법을 바꿔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체제 유지를 위해 핵·미사일 고도화에 집착해 온 북한 정권에 반대로 핵을 포기하면 미국이 핵이 없어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겠다는 유화적 메시지인 셈이다. 지난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측의 대북 정책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에서 관여 쪽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홍 특사를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해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며 처음으로 ‘평화’를 언급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이 핵 개발과 관련 실험을 전면 중단하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대북 대화의 기준을 다소 완화한 듯한 발언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 재개 등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과 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계속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미국의 핵 압살 정책에 따라 핵 개발을 한다는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은 압박의 끈 역시 놓지 않고 있다.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2척을 동원해 다음달 초 동해에서 합동 훈련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중소국가의 전력과 맞먹는 항공모함이 한번에 2척이나 투입돼 합동훈련을 진행한 건 전례가 없다. 정부 소식통은 “칼빈슨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다음달 초 동해에서 며칠간 합동훈련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4월 한반도 위기설’의 중심에 섰던 칼빈슨호는 여전히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훈련 중이며 로널드 레이건호는 이달 말쯤 동해로 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틸러슨 장관의 말대로 미측을 믿고 비핵화 대화에 나설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렸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남북 간) 대화와 대결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제재·압박이 계속 되는 상황에서 대화를 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최근 몇 달간 새로운 도로와 관측소, 경비시설 등을 건설하는 시설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엇박자 우려 씻고 韓·美 정상외교 순항

    엇박자 우려 씻고 韓·美 정상외교 순항

    트럼프 북핵 문제에 ‘평화’ 언급… ‘文정부 對北기조 배려’ 발언 해석 ‘최대의 압박과 관여’ 범위 안에서 문샤인 폴리시와 공통점 강조 보여 새달 정상회담까지 계속될지 주목 반년간 공백 상태였던 한·미 정상외교가 새 정부 출범 일주일을 지나면서 순조롭게 제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탄핵 주장이 나오는 등 국내 정치 상황이 긴박한 가운데서도 직접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만나 최선의 예우를 갖췄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관해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거론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보조를 맞추려는 배려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韓에 여지 주며 다른 보상 요구할 수도 정부 출범 초기 한·미 관계는 상당히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직후 첫 정상외교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일주일 사이 양국은 고위 방문단과 특사단을 서로 보내며 대북 정책에 대한 공동 인식까지 확인했다. 선거 당시만 해도 미측이 대북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며 고강도 대북 제재·압박을 이어가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엇박자’가 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양국 사이에는 이렇다 할 잡음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미측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기조와 접점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역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테두리 안에서 이른바 ‘문샤인 폴리시’와의 공통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배려가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 테이블까지 이어질지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 최대한의 공간을 열어 주는 자세를 취하면서 다른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한껏 치켜세우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사드 비용·FTA 재협상은 언급 없어 일단 미측은 이번에 방문한 특사단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꺼내지 않으면서 예의를 차렸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수차례 강조한 사안인 만큼 머지않아 수면 위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우리 정부 역시 전략을 계속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회담에 불리한 요소”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 특검’ 파급 어디까지… 정부, 美수사 상황 예의주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 및 관련 수사 무마 의혹에 관한 특별검사 임명을 수용하면서 우리 외교 당국도 미국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 국내 정치의 영역이지만 특검 진척 상황에 따라 미국 내 정치적 혼란이 한반도 정세 및 한·미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18일 미 정부의 특검 임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별도로 정리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외교 당국은 보통 동맹국은 물론 다른 나라의 내부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공개 논평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당국은 ‘물밑’에서는 미국 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분위기였다.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처음 트럼프 후보의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졌을 당시부터 이 사건의 파급력에 주목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다 미국 내에서 ‘탄핵 주장’이 등장하고 결국 특검이 임명되면서 예상했던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미국 내 정치 상황이 우리 외교 현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사건의 실체는 분명하지 않지만 향후 특검 진행 상황에 따라 미국 내 정세가 어려워질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북핵 문제에 대한 미 정부의 관심도와 추진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소식통은 “당장 다음달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이럴 때 미국 정세의 불안 요소가 커지는 것은 결코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 전환을 목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1998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등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명령하자 미국 언론들은 ‘섹스 스캔들’을 덮기 위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25년간 여군 헬기조종사 명성 날려…“임을 위한 행진곡 씩씩하게 부를 것”

    25년간 여군 헬기조종사 명성 날려…“임을 위한 행진곡 씩씩하게 부를 것”

    軍·인권위 거친 독특한 이력 ‘퇴역 중령 계급’ 파격 발탁 유방암 수술로 강제전역 되자 소송 끝에 軍 복직한 ‘참군인’ 17일 문재인 정부 첫 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61) 퇴역 중령은 “저는 애국가도 씩씩하게 부르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씩씩하게 부르겠다”고 말했다.●군 성폭력·인권 문제에 꾸준한 관심 피 신임 처장은 임명 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피 처장은 군과 국가인권위원회를 함께 거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젊은여군포럼의 대표로서 군대 내 성폭력 및 인권 문제 등에 대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그는 1979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여군대장, 특전사 중대장을 거친 뒤 ‘여성 헬기 조종사’로 이름을 알렸다. 피 처장이 1981년부터 25년간 조종사로 활약하며 세운 비행 기록은 1300여 시간에 달한다. ●진보신당 비례대표 출마하기도 2006년에는 유방암 수술을 이유로 질병전역 처분을 받았으나 “치료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암 병력이면 퇴역시키는 건 불합리하다”며 국방부와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2008년 복직했다. 이후 육군항공학교에서 교리발전처장으로 근무하다 2009년 9월 군을 떠났다. 2015년부터 예비역 여군들이 참여한 젊은여군포럼을 이끌었으며 지난 4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당 국방안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에는 진보신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3번을 배정받기도 했다. ●노회찬 “감동적 인사… 역대급 홈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보다 더 짜릿하고 감동적인 인사는 일찍이 없었다. 역대급 홈런”이라면서 “(피 처장의 임명은) 그 자체가 ‘보훈’”이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 ▲청주여상 ▲청주대 체육학과 ▲육군 소위 임관 ▲육군 1군사령부 여군대장 ▲특전사 중대장 ▲202항공대대 헬기조종사 ▲11항공단 본부 부단장 ▲18대 총선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비상임)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 “北 핵실험 중단 땐 대화 용의”…‘제재→ 대화’ 무게중심 이동 수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발언은 한·미 양국이 첫 당국자 협의에서 “올바른 여건이 되면 북한과 대화가 가능하다”고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인 만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서서히 무게를 싣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직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 실험의 전면 중단(total stop)이 이뤄진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김정은)는 우리가 정권 교체를 시도하며, 자신을 암살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가 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라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조건으로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꼭 집어 제시한 것은 기존 미국 정부의 기준보다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버락 오마바 행정부의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대북 대화의 조건으로 모든 핵 활동의 중단과 과거 핵 활동 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제시했다. 반면 이날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한다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할 경우 대화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이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안을 논의하는 등 대북 압박 강도 역시 높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북한을 지지하든지 아니면 우리를 지지하라”며 “북한을 지지하는 국가들을 공개적으로 지목하겠다”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 두면서도 제재는 제재대로 강화하는 양상인 셈이다. 과거 오바마 정부는 출범 초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이다가 대화 타진 과정에서 북한이 도발을 반복하자 결국 ‘대북 피로감’ 끝에 전략적 인내라는 수동적인 정책을 택했다.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저변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 활동 중단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14일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의지를 과시했다. 이에 다음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더욱 이목이 쏠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선 북한이 핵·미사일 중단과 그에 대한 성의를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한·미 새달 정상회담] 반년 공백 깨고 ‘정상외교’ 본궤도… 사드·FTA 접점 찾을지 주목

    [한·미 새달 정상회담] 반년 공백 깨고 ‘정상외교’ 본궤도… 사드·FTA 접점 찾을지 주목

    당초 예상 깨고 진전된 대화…구체적 정책공조 방향도 합의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6일 처음 이뤄진 한·미 고위 당국자 간 협의에서 양측이 정상회담 일정에 합의하면서 반년간 공백기에 있던 정상외교가 제 궤도에 오르게 됐다. 특히 양측이 이날 ‘올바른 여건이 이뤄지면 북한과의 대화가 가능하다’며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간 대북 정책의 접점을 모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 정부의 주도권이 회복되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미는 첫 협의부터 상당히 진전된 수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평가된다. 방한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의 역할을 감안해 애초에는 정상회담 일정 조율 외에 북한 도발에 대한 정보교환 정도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양측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하고 제재·대화 동원, 조건에 따른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 등 구체적인 정책 공조의 방향까지 합의했다. 아직 외교부·통일부 장관 등 내각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청와대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한·미 관계 및 대북 정책의 틀을 정리해 나가는 모양새다. 양측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합의한 부분은 특히 이목을 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요약되는 대북 정책 기조를 발표하며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군사적 압박을 이어 갔고 여전히 동해상에서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남북 교류·협력 재개가 원만히 추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한·미가 제재를 이행하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향후 정부의 대북 정책 추진에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상회담 전까지는 정부가 독자적인 대북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상회담 개최 전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단장으로 한 미국 특사단을 파견하고 구체적인 회담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원만한 회담 준비를 위해 외교안보 분야 인선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대북 정책의 확정 및 본격적인 추진도 그 이후에 이뤄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양국 정상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공감하더라도 국면 전환이 조속히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한·미가 언급한 ‘올바른 여건’은 북한의 도발 중지 및 한반도 긴장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정규 차관보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현재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비춰 봤을 때 올바른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정상회담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예민한 양국 현안을 두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날 협의에서도 양측은 사드 배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비핵화가 없는 상황에는 남북 정상회담도 성과를 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설익은 행동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한·미 정상회담도 이견보다는 동맹을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靑 - 美고위자문단, 한·미 정상회담 개최 조율

    靑 - 美고위자문단, 한·미 정상회담 개최 조율

    오늘 정의용 외교TF단장과 면담 文대통령 예방은 아직 결정 안 돼 이르면 주중 4강·EU 특사 파견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미국 백악관의 한반도 정책 담당자들이 15일 방한했다. 방문단은 16일 청와대 및 외교부 당국자들을 만나 문재인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포틴저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면서 “이들은 16일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사를 만난 뒤 이어 외교부 청사에서 이정규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문단의 문재인 대통령 예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틴저 선임보좌관 등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미 정부의 고위급 인사들이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고위 자문단’을 한국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방문단은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 직후 방한했다. 이들은 청와대 및 외교부 당국자들과 정상회담 개최 일정과 의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첫 회담 의제에 대북 정책 외에 사드 비용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 등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방문단은 우리 정부 당국자들과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의제에 대한 구체적인 조율은 이달 중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이끄는 대미 특사단이 미국을 방문한 뒤 한 차례 더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중부터 미·일·중·러 한반도 주변 4강 및 유럽연합(EU)·독일 특사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대상국들과 일정을 조율 중이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파견을 할 것”이라면서 “특사단은 새 정부 출범의 정치적 의의와 대통령의 철학 등에 대한 상대국의 이해를 높이고, 북핵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협력 토대를 구축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잔펀치’에 국제여론 악화… ‘문샤인’ 시험대에

    북한이 지난 14일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 시험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의지를 분명히 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북한이 ‘마이 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향후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이 더욱 거세질 경우 정부가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할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명백히 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사 장면을 참관하며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타격권 안에 들어 있다”고 위협한 것은 미국에 대한 협상력 제고 차원임을 공표한 것과 다름없다.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은 “여건이 되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말하는 대화가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아님은 분명해진 셈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도발이 미국이 설정한 ‘레드 라인’(한계선)을 넘어선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통상 단 분리를 포함한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외 도발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 16일 열리는 안보리의 논의도 전례에 비춰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북한의 ‘잔펀치’가 쌓이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여론은 계속 악화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김정은은 “다종화된 핵무기들과 핵타격 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가라”며 추가 도발까지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단일 시장’ 추진 등 새로운 남북관계를 제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지만 제재·압박만으로는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이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 교류·협력을 앞세운 정책을 내놓을 경우 국제사회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미국이 중국의 강력한 제재와 한국의 제재 동참 등을 요구하면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문샤인’ 기대감에 찬물… 당분간 대화 국면 쉽지 않을 듯

    ‘문샤인’ 기대감에 찬물… 당분간 대화 국면 쉽지 않을 듯

    “새정부 반응 보려는 탐색용” 관측…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 재천명 핵보유국 지위 노린 마이웨이” 분석… ‘일대일로 포럼’ 中 시선끌기 지적도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남북 교류·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이 14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전격 감행하면서 그 의도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새 정부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탐색용 카드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또 북한이 한·미 정부를 겨냥해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란 분석도 많다. 다만 그 속내와 별개로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이 도발을 재개하면서 대화 국면 조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북한은 한국의 정권 교체를 전후해 상습적으로 도발을 해왔다. 2013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시작 한 달 만인 2008년 3월에는 서해 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계속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및 6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미국은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으로 접근시키는 등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됐다. 하지만 지난 대선까지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 많았다. 또 이날 중국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최에 맞춰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여전히 한·미 연합 해군 훈련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이날 도발을 ‘떠보기용’ 저강도 도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사거리가 최대 4500㎞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급은 아니지만 일본, 괌 기지 등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이에 결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통한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노리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 가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 과정에서도 남북 단일 시장 조성 등 교류·협력에 대한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하지만 북한이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면서 섣불리 북한과 교류·협력 재개를 타진하기는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이 정도 도발로 대화의 판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앞으로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판단”이라면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진보 VS 보수 대통령 韓·美 ‘궁합’ 맞을까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앞으로 어떤 궁합을 보여 줄지 주목된다. 양국 정부의 정치 성향이 진보와 보수로 갈라지면서 특히 대북 문제를 두고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2일 외교가에 따르면 양국 관계는 정상 개인의 성격이나 소속 정당의 성향에 따라 부침을 겪기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임기를 거의 동시에 시작했다. 두 정상이 백악관에서 조깅을 하는 모습은 소통의 상징으로 회자됐지만 양국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등을 두고 충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 ‘햇볕정책’과 클린턴 정부의 대북 포용 정책 간 공감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며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남북은 2000년 정상회담 이후 교류·협력을 꾸준히 이어 갔으나 부시 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압박 정책을 펼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의 관계도 좋을 리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미면 어떠냐”는 말까지 했다. 2008년 한국 정권이 교체되면서 관계는 또 반전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의 별장에서 골프 카트를 모는 모습은 친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이 전 대통령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에는 대북 제재·압박 분위기가 확산되며 공조의 틈이 벌어질 여지가 그다지 없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4년이 겹친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문 대통령은 첫 정상외교 일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조기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및 방위비 분담금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현안이 산적한 데다가 미국 조야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햇볕정책에 이은 ‘달빛정책’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한반도 담당자들이 정상회담 실무 협의를 위해 내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슈 포팅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은 주말 미국에서 출발, 14∼15일 중국에서 열리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뒤 한국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文대통령, 아베와 첫 통화서 직격탄… 한·일 험로 예고

    여론 명분… 정상회담 의제 주목 과거사 해결·역사 직시 등 강공 日 ‘위안부’ 진심어린 사과 촉구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첫 통화에서부터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한·일 관계의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국민 여론을 명분으로 사실상 운을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첫 정상회담 등에서 이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될지 주목된다. 이날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강도가 높은 편이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성숙한 협력 관계를 거론했지만 사실상 그 전제로 ‘과거사 해결’, ‘역사 직시’ 등을 강조했다. “일본이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는 요구는 과거 우리 정부에서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됐을 때에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며 써온 표현이다. 또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솔직한 입장’은 주로 갈등 중인 사안에 대해 자국 입장을 분명히 강조했을 때 쓰는 외교적 수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위안부 재협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재협상이란 부분을 직접 언급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화 내용을 보면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제법 구체적인 얘기가 오갔다. 문 대통령이 고노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을 거론한 것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민간의 영역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한 부분은 일본 측이 주한 대사관 및 부산 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요구한 데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정부에서는 북핵 위협을 계기로 한·일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통화에서는 북핵 공조에 대해서도 별다른 얘기가 오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장 첫 정상회담에서부터 두 정상이 위안부 합의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한·일 관계는 내내 ‘흐림’일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스트롱맨’ 사이서 존재감 드러낸 文대통령

    ‘스트롱맨’ 사이서 존재감 드러낸 文대통령

    전화 통화서 북핵 공조·협력 강조 ‘코리아 패싱’ 논란도 잦아들 듯 향후 정상회담서 교섭 능력 주목취임 이틀째인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 아베 신조 총리 등과 연쇄 통화를 마치면서 그간 권한대행 체제로 근근이 이어온 정상외교 채널이 온전하게 복구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각국 정상들이 첫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는 등 한반도 주변 ‘스트롱맨’들 사이에서 문 대통령의 존재감이 확인되면서 그간 한국 외교를 둘러싼 ‘코리아 패싱’ 논란도 어느 정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주변국 정상들은 모두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공조를 비롯한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 역시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초로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발전, 일본과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기존 우리나라의 외교 기조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일·중과는 추후 인선 진행 상황에 따라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 등 각급 채널의 소통도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이틀째에 인도 정상과 통화를 한 점도 이채롭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의 보복이 격심해진 이후 인도는 새로운 주요 경제협력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주 중 호주, 인도네시아 정상들과도 통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탄핵 국면 이후 우리 정부는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상실했다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황교안 전 총리가 나름의 외교 활동을 이어 갔으나 ‘4월 한반도 위기설’이 제기되는 등 급박한 상황에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취임한 문 대통령이 일단 빠른 속도로 정상외교 채널을 복원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전 정부와는 달리 제재·압박을 이어 가면서도 남북 교류·협력 가능성을 열어 두고 특히 “조건에 따라 평양에도 갈 수 있다”고 밝히면서 주변국들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스트롱맨들 사이에 확실한 존재감을 확보하고 한국 외교의 공간을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는 우선 6~7월 중 열릴 미·일·중 정상들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대체로 판별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통화에서는 사드 보복, 일본군 위안부 합의 등에 대해 상대국 정상에게 ‘할 말은 한다’는 인상을 남겼지만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교섭 능력을 보일지는 이와 별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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