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상식 230개 바로잡아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은? 전화를 발명한 사람은? 증기기관의 발명자는? 의심 없이 에베레스트 산,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제임스 와트라고 대답하겠지만 모두 틀렸다. 답은 하와이 마우나케아 산, 안토니오 메우치, 이집트의 헤론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무지에 가깝다. ‘지식의 반전’(존 로이드·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해나무 펴냄)은 우리 주변에 퍼져 있는 잘못된 상식을 정리했다.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대표적인 상식 오류 230개를 바로잡았다.
뻔한 질문에 뻔한 답을 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책이 던지는 상식적 질문의 해답은 아이러니하게 모두 상식적으로 예측도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난센스 퀴즈를 모아 놓은 것은 아니다. 잘못된 인용, 잘못된 이해, 심지어 철자를 잘못 읽어 생긴 잘못된 상식을 고발한다.
철자 오해의 대표적 예로는 알래스카에 있는 지명 ‘놈(Nome)’을 소개한다. 1850년 처음 이곳에 도착한 영국 배의 장교는 지도 옆에 ‘이름은?(Name?)’이라고 썼다. 이것을 지도 제작자가 잘못 읽어 ‘Cape Nome (놈 곶)’이라고 썼고 그 이름이 그대로 굳어졌다고 한다.
바스티유감옥 습격사건은 길에서 팔던 판화 때문에 잘못 알려진 사례다. 사건 당시 실제로 감옥에서 풀려난 죄수는 고작 7명이었다. 하지만 사건 이후 비쩍 마른 죄수들이 해골과 함께 사슬에 묶여 있는 모습을 담은 판화가 거리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릇된 역사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책이 익히 알려진 상식에 대한 도전만 담은 것은 아니다. 바다에서 가장 시끄러운 동물은 새우, 음속의 장벽을 깬 최초의 발명품은 채찍이라는 둥 유머러스하고 엉뚱하지만, 또 우리가 간과했던 과학적 사실도 소개한다. 또 잘못 알고 있는 건강상식 등 실용적인 항목도 함께 다룬다.
영국 BBC 퀴즈 프로그램인 ‘QI(Quite Interesting)’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존 로이드와 작업을 함께 한 존 미친슨이 프로그램에서 다룬 내용을 정리해 단행본으로 낸 것이다. 특히 존 로이드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미스터 빈’의 제작자로, 책 곳곳에서 위트 넘치는 문체를 자랑한다.
의문을 던지는 습관과 함께 깨달음의 즐거움을 준다. 역사, 정치, 문화, 자연, 동식물, 우주, 지구, 언어, 음식, 물질 등 다양한 분야의 상식을 다뤘다. 472쪽.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