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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장르소설의 공습

    추리·호러·판타지 등 대중적인 일본 장르소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순문학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일본 소설이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음에도 고환율에 따른 저작권료 부담이 커지는 바람에 번역 출간이 주춤한 틈을 탄 것이다. ●원작소설 영화 개봉·드라마 기획도 이번주에도 일본 장르소설이 무더기로 출간됐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북스피어 펴냄)은 범죄 동기를 중시한 이른바 ‘사회파 미스터리’의 창안자인 작가의 초기작을 모았다. 그는 추리소설가이지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러 판타지 ‘나비’(노블마인 펴냄)의 온다 리쿠도 학원소설에 미스터리, 판타지, 호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를 모은 작가이다. 추리작가 협회상,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고 나오키상이나 판타지 노벨 대상 후보로도 올랐다. 연애소설 ‘블랙티’(창해 펴냄)의 야마모토 후미오는 나오키 상, ‘6시간 후 너는 죽는다’(황금가지 펴냄)의 다카노 가즈아키도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자이다. 출판계에서는 이 같은 일본 장르소설 출간 러시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출판 관계자는 “외국문학의 경우 영·미권보다는 아무래도 익숙한 일본 문학이 전망이 좋다.”면서 “엔고로 전처럼 유명 작가 출판권을 두고 과열경쟁을 하기보다는 이왕이면 대중적으로 검증받은 작가의 작품으로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장르소설은 다른 문화콘텐츠로 전환이 용이하다는 점을 무기로 영화나 드라마 등과 공동작전을 펴며 국내 독서층을 공략하고 있다. 추리·호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X의 헌신’은 새달 9일 동명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판매량이 급증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인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도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집을 출간한 북스피어 관계자는 “SBS에서 그의 단편을 원작으로 12부작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본 장르소설의 공세에 국내 작가들은 순문학에 이어 장르문학까지 독자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창작집단 매드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호러 소설가 이종호는 “판타지를 제외하고는 국내 작가층이 허약한 상황에서 일본 소설이 쏟아져 들어와 일본식 독서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르문학까지 독자 뺏길까 우려” 그는 또 “유서 깊은 대중문학상을 통해 대형 소설가를 배출하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관련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연속성 있는 상도 없고 국가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 장르소설은 시스템 자체가 일본에 상대가 안 된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우리 장르문학 중 해외에서 번역된 작품은 이형도의 ‘드래곤 라자’와 이종호의 ‘분신사바’ 정도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지원사업에서 장르소설을 따로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응모한 번역의 질이 낮고 심사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장르소설을 추천할 만큼 개방적이지도 않다.”라고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남녀 사랑의 열매가 결혼? 그건 200년도 안 됐다

    남녀 사이의 뜨겁고도 순수한 사랑을 전제로 한 결혼은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드라마 속에서나 있을 법한 망상 같기도 하다. 사랑도 있어야겠지만 집안 배경이나 재력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따져 한데 뭉쳤는데도 결합은 오래 가지 못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하루 평균 340쌍이 이혼한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사람들은 유례없는 ‘결혼의 위기’가 찾아 왔다고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스테파니 쿤츠는 ‘진화하는 결혼’(김승욱 옮김, 작가정신 펴냄)에서 “결혼의 위기가 유례없다는 생각조차도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전례가 있다.”고 어깃장을 놓는다. 그에 따르면 결혼이 남녀 간의 사랑의 열매로 여겨진 것은 채 200년이 될까말까다. 20세기 초 극작가 버나드 쇼가 결혼을 두고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어리석고 가장 기만적인 제도”라고 했을 때 그건 위트있는 레토릭이었다. 하지만 18세기 사람들은 쇼의 말에 아무도 웃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까지도 결혼은 경제적으로는 자원통합, 정치적으로는 동맹이나 평화조약의 의미였다. 쿤츠는 남녀 간의 사랑을 전제한 결혼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나 겨우 시작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사랑 없는 결혼의 시대였던 중세나 고대에도 결혼의 위기는 늘 언급됐었다며 시대마다 다양했던 결혼 양상을 소개한다. 사생아나 혼외정사가 오늘날보다 많았던 시대도 있었다. 또 사망률이 높아 재혼이 빈번했기에 재혼가정도 훨씬 많았고 이혼이 더 잦았던 곳도 있다고 한다. 시대뿐 아니라 지역마다도 결혼에 대한 생각은 각양각색이다. 위기를 운운하는 것도 그렇다. 미국에서는 문란한 성문화 탓에 젊은이들에게 금욕을 강조하는 성교육을 장려하고 순결서약을 요구한다. 하지만 인구 감소가 심각한 일본은 러브호텔 인기가 떨어진 것을 한탄하며 “젊은이들이여, 섹스를 싫어하지 마세요.”라고 외친다. 지은이는 미국 현대가족위원회 및 워싱턴 주립 에버그린대학 등에서 역사와 가족을 가르치며 연구해온 것을 책으로 정리했다. 결혼과 관련된 각종 문헌과 통계자료,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결혼에 대한 대백과사전을 써냈다. 600쪽 남짓에 걸쳐 펼쳐지는 다양한 결혼기원설과 결혼의 유형, 그 해석들을 읽어가다 보면 아름다운결혼에 대한 순진한 환상은 모두 깨진다. 그는 “결혼 제도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는 생각이 잘못임을 폭로하고 결혼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음을 설명하는 책을 쓰고자 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각 시대마다 대표적인 결혼 풍습과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미술 작품이 곳곳에 배치돼 재미를 더한다. 나오는 말에서는 미래의 결혼 양상도 가늠해 본다. 100쪽이 넘는 주석과 용어 색인이 붙어 있다. 2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동화 자연다큐 뜬다

    거미줄에 맺힌 새벽 이슬을 청소하는 거미의 몸짓, 자기 몸집의 다섯배가 넘는 먹이를 들고 가는 개미의 힘, 누에가 나방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 등 생태계의 작은 특징 하나도 아이들은 신기하고 놀라운 눈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지금껏 자연 다큐멘터리들은 너무 지루하고 어려워 아이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27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 8시40분에 방송하는 EBS 다큐동화 ‘달팽이’(연출 이호·박유준)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들을 위한 자연 다큐멘터리를 지향한다. 제작진은 백과사전식으로 정보만 지루하게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물들의 몸짓에 스토리를 담은 한 편의 동화를 꾸며 자연의 신비를 전한다. ‘달팽이’에는 동물 실사 위에 ‘달고’와 ‘달팽이’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함께 등장한다. 달고는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작고 귀여운 캐릭터로, 결정적인 순간에 잠이 들어 버리는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달팽이’는 느리고 말이 별로 없지만 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달고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는 역할을 한다. 방송은 이 캐릭터들을 이용해 동화의 스토리를 강화한다. 동물 실사에 이들을 개입시켜 동물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함께 풀어가는 식이다. . 첫회 ‘같이 여행할래?’편은 달고와 달팽이가 함께 떠나는 여행의 시작을 그렸다. 달고는 모든 일에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가본 데도 많고 아는 것도 많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달팽이가 달고의 지도를 먹어 버리자 달고는 갈 곳을 잃는다. 지도를 돌려 달라며 달팽이를 따라간 달고 앞에는 그가 모르던 동물들의 신비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한 회 20분으로 편성됐으며, 금요일 본방송 후 토요일 오후 4시20분에 재방송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스타엄마 넷이 모여 ‘리얼 자녀키우기’

    스타엄마 넷이 모여 ‘리얼 자녀키우기’

    “빅뱅처럼 공부는 못해도 실력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개그우먼 조혜련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수퍼맘’ 제작발표회장을 가득 메웠다. 게다가 뮤지컬 디바 최정원, 스타 영어강사 박현영까지, 셋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만으로도 발표회장은 떠나갈 듯했다. 끝이 아니다. 이날 참석지 못한 탤런트 이상아까지 네 명의 ‘시끄러운’ 줌마테이너들이 한 프로그램에 모였다. 26일 밤 12시에 첫 방송하는 스토리온 ‘수퍼맘’에서다. 수퍼맘은 일과 가정 모두를 잡으려는 네 스타 엄마들의 좌충우돌기를 그린 리얼 버라이어티다. 엄마들은 각각 자신의 아이들과 매회마다 새 미션을 수행한다. 첫회 미션은 ‘자녀 소원 들어 주기’. 여덟살배기 아들 우주의 축구 코치가 돼 줬던 조혜련은 “아들과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한 것이 처음”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방송활동을 하느라 집에 들어갈 틈도 없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대다수 직장맘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었다. 바쁜 스타 엄마들인 만큼 촬영을 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은 배우 최정원에게도 특별했다. 딸 수아(11)에게 ‘소녀시대 Gee 댄스’를 배운 그녀는 “공연이나 연습 때문에 바빴는데 오히려 방송 때문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었다.”며 웃었다. 방송에서는 스타 엄마 못지않게 자녀들도 숨겨둔 끼를 발휘한다. 박현영의 특훈을 받은 딸 현진이(11)는 이미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엄친딸’(잘나고 똑똑한 친구)이다. 뮤지컬 스타인 엄마를 닮은 수아의 노래와 춤도 수준급이다. 수아는 8주동안인 장기간 방송을 부담스러워하던 엄마를 오히려 설득해 방송에 합류시켰다고 한다. 한편 최근 4주분의 촬영을 마친 수퍼맘들은 입을 모아 엄마의 일터에 아이를 데려가라고 권했다. 딸 현진이와 ‘영화 더빙하기’ 미션을 수행한 박현영은 “함께 일하는 동안 몰랐던 서로의 재능을 알아가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아이가 편집된 방송분만 보고 ‘엄마는 늘 놀다가 늦게 들어온다.’는 오해를 받았다는 조혜련은 “함께 장시간 촬영을 하며 엄마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이가 이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퍼맘을 기획한 스타일온 이충효 사업부장은 “여성들이 관심을 쏟는 육아 문제를 진짜 목소리로 전하고 싶었다.”면서 “일과 가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고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도움과 재미를 함께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당찬 세대’ 희망의 시대를 열다

    ‘당찬 세대’ 희망의 시대를 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펼친 ‘위대한 도전’은 결국 준우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다섯 차례나 치러진 한·일전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는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었다. 불행한 역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열등감이 아예 없는 젊은세대에게 일본은 더 이상 반드시 넘어야 할 절대적인 대상이 아닌 상대화된 대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선수들은 오히려 일본선수들보다도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고, TV를 지켜본 국민들도 다르지 않았다. 문화평론가인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이번 대회는 비장함이 있었다기보다 선수들부터가 경기 자체를 즐기며 최선을 다했다는 게 이전과는 달랐던 것 같다. 시민들도 결승전에서 졌다고 비통함을 느끼기보다, 한국이 잘 싸웠고 세계인을 상대로 수준 높고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성숙해진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철학자 탁석산 박사는 과거와는 달라진 신세대 젊은이들의 특성에 주목했다. 그는 “평균 나이 26세로 세계청소년대회 우승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한국팀은 열등감이 없는 신세대”라면서 “경기를 해도 한·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메이저리거에게도 주눅들지 않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팀 전체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일본은 야구가 국기이고, 자존심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번 한·일전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긴장했다는 것은 옛날보다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도“경험의 축적과 세대교체로 과거보다 여유있게 대처하는 것 같다.”면서 “방송이나 쇼비즈니스에서 오히려 한·일전을 부각시키는 면이 있으나 시청자들도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최근 세계 야구 무대에서 베네수엘라, 멕시코, 쿠바, 미국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과 싸워서 이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굳이 과거의 한·일 특수 관계 속에서 일본만을 이겨야 한다는 식으로 얽매여 있지 않다.”면서 “이미 세계가 우리의 무대이고, 우리의 수준이 세계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역사의식을 스포츠 등에 투사하는 방식은 이미 벗어났으며 이는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실력에 기반한 자신감은 사실 경제분야 등에서는 이미 일상화되었으나, 스포츠 부문에서도 뒤늦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설가 성석제씨는 “너무 자주 부딪치다 보니 선수들이나, 관중이나, 또는 젊은이들이 서로 익숙해지고 친해졌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한 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겨루다 보니 상대를 무작정 적대시하기보다는 서로 익숙해진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원로급 역사학자인 이현희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젊은 세대가 과거의 어두움에서 벗어났다고는 하나,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서 1위를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국민이 마음속 깊이 눈물을 흘렸는지를 생각해 보면 야구는 물론이고 사회 각 부문에서 일단은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신념과 집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지민 강병철기자 icarus@seoul.co.kr
  • 6개월간 대화없는 부부 이혼? 화해?

    하루 평균 946쌍 결혼, 341쌍 이혼. 대한민국의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혼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는 이혼숙려제도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이혼을 원하는 부부들의 마음을 돌릴 수도, 그들의 갈등을 모두 해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MBC는 25일 오후 6시50분 사랑 프로젝트 ‘4주후愛’(연출 김영호)를 첫 방송한다. ‘4주후애’는 지난 1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실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관계회복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 매주 이혼 직전에 놓인 한 쌍의 부부를 만나 둘 사이 갈등의 원인을 짚어보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이혼을 원하는 부부들 대다수는 이혼 후에 불거질 자녀, 건강, 경제, 심리적 문제들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진은 실제로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에게 이혼을 결정하기 전 현명한 선택을 위한 4주간의 시간을 준다. 이 기간 동안 가상 이혼, 전문가 그룹과의 상담, 심리극 치료, 합숙 캠프 등의 과정을 거쳐 조정위원단 앞에서 이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첫회 ‘한지붕 두 가족’은 지난 6개월간 서로 한마디 말도 나누지 않은 부부의 사연을 다룬다. 이들은 남매까지 둔 결혼 16년차의 부부지만 잦은 부부싸움 끝에 이제는 서로 말도 하지 않고 지낸다. 의도적으로 남남처럼 피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내던 남편이 결국 ‘4주후애’에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은 식사나 빨래 등은 물론 경제생활조차 혼자 하고 있다. 심지어 안방에도 가지 못하고 딸의 방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다. 아내는 남편과 한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한 거부감을 보인다. 제작진은 캠프합숙과 모니터 코칭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부부간 대화를 유도한다. 이혼 전문 변호사 김수진, 부부 상담가 김미영, 심리극 치료사 최철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해결책을 제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WBC]‘당찬 세대’ 희망의 시대를 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펼친 ‘위대한 도전’은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다섯 차례나 치러진 한·일전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는 새로운 한일 관계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었다. 불행한 역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열등감이 아예 없는 젊은세대에게 일본은 더 이상 반드시 넘어야할 절대적인 대상이 아닌 상대화된 대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선수들은 오히려 일본선수들보다도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고, TV를 지켜본 국민들도 다르지 않았다. 문화평론가인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이번 대회는 비장함이 있었다기 보다 선수들부터가 경기 자체를 즐기며 최선을 다했다는 게 이전과는 달랐던 것 같다. 시민들도 결승전에서 졌다고 비통함을 느끼기 보다, 한국이 잘 싸웠고 세계인을 상대로 수준높고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성숙해진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철학자 탁석산 박사는 과거와는 달라진 신세대 젊은이들의 특성에 주목했다. 그는 “평균 나이 26세로 세계청소년대회 우승 전력이 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한국팀은 열등감이 없는 신세대”라면서 “경기를 해도 한·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메이저리거에도 주눅들지 않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팀 전체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일본은 야구가 국기이고, 자존심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이번 한일전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긴장했다는 것은 옛날보다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도 “경험의 축적과 세대교체로 과거보다 여유있게 대처하는 것 같다.”면서 “방송이나 쇼비즈니스에서 오히려 한·일전을 부각시키는 면이 있으나 시청자들도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문학평론가인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의 젊은 선수들은 최근 세계 야구 무대에서 베네수엘라, 멕시코, 쿠바, 미국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과 싸워서 이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굳이 과거의 한·일 특수 관계 속에서 일본만을 이겨야 한다는 식으로 얽매여있지 않다.”면서 “이미 세계가 우리의 무대이고, 우리의 수준이 세계 수준에 도달해있기 때문에 역사의식을 스포츠 등에 투사하는 방식은 이미 벗어났으며 이는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실력에 기반한 자신감은 사실 경제분야 등에서는 이미 일상화되었으나, 스포츠 부문에서도 뒤늦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설가 성석제씨는 “너무 자주 부딪치다보니 선수들이나, 관중이나, 또는 젊은이들이 서로 익숙해지고 친해졌다는 느낌이 있다.”면서 “한 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겨루다보니 상대를 무작정 적대시하기 보다는 서로 익숙해진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원로급 역사학자인 이현희 성신여대 명예교수는 “젊은 세대가 과거의 어두움에서 벗어났다고는 하나,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올림픽에서 1위를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국민이 마음 속 깊이 눈물을 흘렸는지를 생각해 보면 야구는 물론이고 사회 각 부문에서 일단은 일본을 이겨야한다는 신념과 집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 서울신문 홍지민 강병철기자 icaru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배순훈 국립현대 미술관장 “국제수준의 미술관 짓겠다”

    배순훈 국립현대 미술관장 “국제수준의 미술관 짓겠다”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은 23일 “지금은 세계적으로 미술 관람객이 폭발하는 시대”라면서 “세계적 흐름에서 외면받지 않는 현대미술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 관장은 취임 한달을 맞아 이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술관의 발전 방향과 역점 추진 과제 등을 밝혔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배 관장은 현대미술관 운영의 체질개선을 위해 잰걸음을 해왔다. 전시관은 물론 카페 편의시설, 미술관 진입로까지도 하나하나 개선사항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껏 미술관 조직은 관료적인 성격이 강해 아이디어가 부족했다.”고 일침을 가하면서 “전 직원이 창의력을 활발히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우전자 사장 시절 ‘탱크주의’ 광고로 명성을 떨친 기업 CEO 출신 다운 발상이다. 배 관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술관의 세계화’다. 그는 “국내 화가나 건축가 등 작가들은 물론 평론가나 큐레이터들도 모두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사람들이 다수지만 유독 미술관 운영만은 아직 세계적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를 위해 현대미술관은 올해 세 가지 핵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은 국립미술관으로서의 위상강화와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작품 수집에 나설 계획. 배 관장은 “수집 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작품 선정 절차 및 심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힘을 쏟아 올해 미술관에 총 235억원 규모의 예산이 책정됐고, 서울관 수립을 위한 추경예산도 편성될 예정이다. 큐레이터 계발에도 무게를 둘 방침이다.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대형 기획전시를 위주로 하고, ‘책임 큐레이터제’, ‘전시기획실명제’, ‘객원 큐레이터제’ 등 전시 평가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는 “큐레이터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간에서도 우리 미술품을 많이 소개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문화 저변확대를 위한 수요자 중심의 미술 교육도 강화한다. 배 관장은 “동호인이나 어린이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과 전문인들까지도 재교육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1월 가시화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을 적극적으로 추진, 국제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건립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배 관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적 건축가 5명 정도가 참여하는 공모전을 열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5월 문화부에서 업무가 이관되면 9월 중에는 광화문 일대부터 차차 설치미술품을 세우고, 새 미술관이 들어서면 생길 교통 문제 등도 서울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쯤 서울관이 완공되면 근대 미술품을 전시하는 덕수궁, 현대미술 자료를 모으는 과천관과 더불어 국내 현대미술 전시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 배 관장은 “현대미술관은 지난 40년은 관료가, 또 20년은 작가나 평론가들이 운영을 해 왔다.”면서 “앞으로 전문 미술관 경영인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이집트·로마 최고 건축걸작들의 비밀은

    이집트·로마 최고 건축걸작들의 비밀은

    로마와 이집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제국을 건설했던 나라들이었다. 두 제국에는 모두 최고의 문명을 과시하듯 상징적인 건축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의 모든 길로 통하는 로마의 도로, 카이사르의 정복 전쟁을 도운 다리 건설 기술,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신전, 오벨리스크 등 수많은 건축물들은 여전히 남아 두 제국의 흥망과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EBS 다큐플러스 특집시리즈 ‘제국의 건설’편은 4부에 걸쳐 로마제국과 이집트제국의 건축 및 토목 기술을 조망해 본다. 또 대표적인 건축물에 녹아있는 그들의 과학기술 수준과 역사 속 비밀을 철저한 과학적 고증을 통해 풀어본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의견도 함께 듣는다. 24일, 25일 이틀에 걸쳐 오후 11시10분에 방송하는 로마편은 1000년간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를 지배했던 거대한 로마 제국의 다양한 건축물들을 살펴본다. 컴퓨터 그래픽과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로마 제국의 하수도와 간선도로, 콜로세움, 신전, 공중목욕탕 등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재현한다. 여전히 그 기능을 하고 있는 로마의 하수도 ‘클로아카 막시마’나 간선도로 ‘아피아 가도’는 제국을 정치적으로 통합하는 주요한 기반이 됐다. 또 한 번에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공중목욕탕 ‘카라칼라 욕장’은 수영장, 도서관, 상점, 식당 등을 갖춰 로마인의 모든 건축기술이 응집된 곳이다. 컴퓨터나 대형 건축 장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뤄낸 로마인의 건축물들은 문명의 힘은 물론 인류의 무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31일과 새달 1일에 방송하는 이집트편은 5000년 전 화려한 문명을 꽃 피웠던 이집트의 웅장한 건축물들을 조망한다. 절대 권력을 쥔 이집트의 왕 파라오들은 국력을 과시하고 불멸의 생을 얻기 위해 거대한 피라미드와 신전을 세웠다. 제작진은 당시 이뤄진 대표적 건축물들을 그래픽으로 재현해보고 그 탄생배경과 건축방법의 비밀을 파헤친다. 거대한 피라미드 건축은 상·하 이집트를 통일한 제1왕조의 첫번째 파라오가 그 힘을 바탕으로 건설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 최고의 건축가 입호텝과 스네르푸가 등장해 교묘한 토목 기술을 발전시킨다. 이집트 건축술은 무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집트 곳곳에 산재해 있는 요새와 오벨리스크, 신전도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 토목 공사의 결과물이었다. 제작진은 고대 이집트의 건축기술과 상상력,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으려는 열망도 함께 다룬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뇌간이식술’ 난청환자 36년 한 풀어줄까

    ‘뇌간이식술’ 난청환자 36년 한 풀어줄까

    14세 때 중이염을 앓았던 이정근(49)씨는 그 후 36년 간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생활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때문에 갖가지 불이익을 당하지만 이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간다. 23일 오후 6시50분 방송하는 MBC 닥터스 ‘36년의 기다림 - 세상의 소리와 재회하다’(연출 최규성)는 난청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이씨의 사연을 소개한다. 더불어 난청을 해소할 수 있는 뇌간이식술, 인공와우 등 의술도 함께 소개한다. 이씨는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청각장애 때문에 번번이 취업에 실패한다. 공장에서 15년, 건설현장에서 10년을 일했지만 이마저도 2년 전 구조조정으로 퇴직하고 지금은 일용직 노동을 위해 새벽같이 인력사무소로 향한다. 하지만 이씨는 위험한 일을 하기 어려워 간단한 잔심부름 정도만 하는 상황이다. 일상 생활도 쉽지가 않다. 차가 바로 곁에서 경적을 울려도 듣지 못해 위험한 순간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다. 버스 노선을 묻는 것도 간단치 않아 정류장을 잘못 내린 적도 많다. 어머니와 외국인 아내, 어린 두 딸과 함께 사는 이씨는 가족끼리 의사소통도 힘들다. 결국 이씨는 취재진과 함께 청력 회복 방법을 찾기 위해 36년 만에 병원을 찾는다. 염증으로 귓속 달팽이관이 모두 뼈로 변한 이씨는 기존의 널리 알려진 ‘인공 와우’ 시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진은 이런 이씨에게 새로운 치료법인 ‘뇌간이식술’을 권하며 청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뇌를 열어 전기자극기를 이식하는 뇌간이식술은 위험성이 큰 수술이다. 이씨의 어머니는 수술에 반대하지만 이씨는 결국 수술을 결심한다. 뇌간이식술은 지난해에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이에게 시술된 사례가 있을 뿐이다. 취재진은 국내 최초로 성인 난청 환자에게 시도되는 뇌간이식술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경기도 체험여행 떠나요

    ‘경기아이누리’ 가 20일 출범했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전국의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초청해 1박2일 동안 경기도 일대로 체험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출발한 1차 체험여행에는 모두 28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출정식이 열린 용인 에버랜드를 시작으로 A조는 삼성교통박물관, 백남준 아트센터 등 경기 용인 코스, B조는 영어마을, 헤이리 등 파주 지역 코스를 둘러본다. 아이누리는 오는 9월까지 매달 2차례 진행된다. 이날 코스말고도 서울랜드, 누에박물관을 둘러보는 과천·안산 코스와 스파그린랜드, 양평국제천문대를 둘러보는 광주·양평 코스가 더 있다. 팀마다 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동행해 여행가이드, 의료 봉사, 레크리에이션은 물론 보호자 역할도 한다. 이미경 경기아이누리 캠페인 본부 대리는 “올해 모두 5000여명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체험여행을 떠나 경기도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가비 무료. (031)259-6963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용 모양’ 전곡선사박물관 첫삽 뜬다

    ‘용 모양’ 전곡선사박물관 첫삽 뜬다

    1948년 미국 하버드대학의 고고학자 핼럼 레너드 모비우스(1907~1987) 교수는 구석기시대 동아시아에는 아프리카와 유럽, 서아시아와 달리 주먹도끼문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당시까지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의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인도 북부에서 흑해 북단을 거쳐 중부 유럽을 관통하는 경계선을 그었다. 이른바 모비우스라인이다. 모비우스의 이론은 고인류의 발달 정도를 놓고 지역적 우열을 슬그머니 드러낸 것이었지만, 이후 학계의 정설이 되다시피한다. 하지만 꼭 30년이 지난 1978년 경기 연천군의 한탄강변 전곡리에서 몇개의 구석기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김원룡 당시 서울대 박물관장은 이 구석기를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로 감정했고, 구석기형태학의 대가인 프랑스의 프랑수아 보르드가 다시 확인한 것이다. 모비우스가 동아시아에는 없다고 했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이후 한반도 거의 전역과 중국에서도 발견됐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2010년 개관 전곡리에서는 1979년 제1차 조사 이후 2009년 현재까지 13차례 정식발굴이 이루어졌다. 소규모 조사까지 포함한다면 전체 조사는 20차례를 넘어선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포함하여 출토된 5000점의 구석기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대, 한양대 등이 보관하고 있다. 전곡리 유적은 이처럼 세계 선사문화사를 다시 쓰게 만들었고, 한국의 구석기 고고학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구석기 고고학의 성지(聖地)라고 할 수 있는 전곡리 선사유적지에 마침내 위상에 걸맞은 박물관이 들어선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이곳에 전곡선사박물관을 세우기로 하고 23일 기공식을 갖는 것. 7만 2599㎡의 부지에 5000㎡의 연면적을 가진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선사박물관은 모두 554억 9300만원을 들여 지은 뒤 2010년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박물관 건물은 전곡리 선사유적지로 들어가는 입구의 역할을 겸하도록 설계됐다. 2006년 선사박물관 국제현상설계 공모에서 선정된 프랑스 건축가 니콜라 데마르지에르의 작품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X-tu사와 서울건축이 공동으로 설계했다. 커다란 용(龍)이 길게 누워 있는 모습이다. 내부는 출토된 석기를 중심으로 추가령지구대의 자연사, 인류의 진화과정을 보여 주는 인골화석, 환경에 적응하는 인류와 동물, 동굴벽화 재현 등의 주제로 구성되는 상설전시관과 다양한 고고학 연구방법을 체험할 수 있는 고고학 체험교실, 선사레스토랑 등으로 꾸며진다. 지하에는 200명 남짓 들어갈 수 다목적홀과 기획전시실이 들어서 복합적인 문화공간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고고학 체험교실·선사레스토랑 등 갖춰 특히 닫힌 박물관이 아니라 75만㎡에 이르는 사적 제268호 전곡리 선사유적을 이용한 다양한 고고학 체험이 가능한, 열린 박물관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는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고학 체험교실에서는 사냥, 토기만들기, 석기만들기, 불피우기, 가죽옷만들기, 장신구만들기, 원시요리법, 골각기만들기, 벽화재현, 발굴체험, 유적답사, 교양강좌 등이 이루어진다. 전곡리 선사유적 발굴을 주도한 배기동 한양대 교수는 “전곡리가 가진 고고학적 의미에 더하여 건축적으로도 특별한 선사박물관은 세계 유적 박물관 가운데서도 기념비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면서 “한번 둘러보고 가는 박물관이 아니라 한탄강 일대에 들어서고 있는 문화시설과 연계한 에듀테인먼트센터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키워 나겠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빨강머리 앤’ 모든 시리즈 안방극장에

    ‘빨강머리 앤’ 모든 시리즈 안방극장에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이 돌아왔다. EBS는 21일 오후 6시부터 가족드라마 ‘빨강머리 앤’ 전 시리즈를 방송한다. 이 작품은 캐나다 CBC에서 처음 방송돼 현지에서 방송 장르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번엔 1985년 제작된 첫 시리즈부터 2008년 최신 시리즈까지 전 4부를 매주 토요일마다 9주에 걸쳐 방송한다. 총 750분 분량이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빨강머리 앤’은 드라마는 물론 애니메이션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부모를 잃고 입양된 소녀 앤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 역시 1908년 첫 출간 후 인기를 끌면서 앤의 성년과 중년까지 그린 시리즈가 8편까지 발표됐다. TV 시리즈도 원작 소설을 충실하게 따라 앤의 성년, 중년, 노년까지의 모습을 모두 그렸다. 21일, 28일에는 1985년 작인 시리즈 1부 ‘초록지붕 집의 앤’에서 앤의 어린 시절을 그린다. 고아 앤은 친절한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를 만나 고아원을 떠나고 초록지붕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앤은 에이본리 마을에서 학교를 다니고, 그곳에서 단짝친구 다이애나와 자신을 홍당무라고 놀려대는 길버트를 만난다. 새달에는 4일, 11일, 18일 3주에 걸쳐 시리즈 2부 ‘선생님이 된 앤’(1987년 작)이 전파를 탄다. 1부 마지막에서 에이본리 학교의 교사가 된 앤은 활기찬 모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소설도 써내려 간다. 앤이 쓴 소설을 다이애나가 몰래 투고해 작품이 1등상을 받지만 앤은 부끄러워하고, 길버트가 소설의 소재에 대해 충고를 하자 앤은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2부에서 앤은 다이애나의 결혼, 길버트의 청혼으로 에이본리를 떠난다. 25일과 그 다음 달 2일에는 2000년 작품 3부 ‘참된 행복을 찾아서’가 나간다. 앤은 길버트와 약혼을 하고 뉴욕으로 떠난다. 앤은 여기서 출판사 일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소설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출간될 상황에 이르자 분노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세계대전이 발발해 길버트는 전쟁터로 떠나고, 앤은 길버트를 찾기 위해 적십자 대원이 된다. 마지막 시리즈 4부 ‘새로운 시작’(2008년 작)은 5월9일, 16일 2주에 걸쳐 방송된다. 노년기로 접어든 앤이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린 앤이 생부를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겪는 에피소드들로 짜여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대박소설 쓰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노(老)작가가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제아제바라아제’, ‘다산’, ‘원효’ 등 지금껏 무겁고 진지한 소설을 써온 작가 한승원(70)이 소설창작 안내서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랜덤 하우스 펴냄)에서 ‘돈이 되는 소설을 쓰는 비법’을 공개한다. ●“억대 상금 문학상 굴러다니고 있다” 한승원은 이미 2000년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문학사상사 펴냄), 2008년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푸르메 펴냄) 등 일련의 ‘한승원 표’ 글쓰기 안내서를 냈다. 하지만 이번엔 기본적인 자세부터가 사뭇 다르다. 전처럼 실용문이 아니라 자신이 40여년 동안 몸 담아온 소설의 작법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무엇보다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라며 진지한 글쓰기 자세를 요구했던 그가 ‘돈 되는 소설 쓰는 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두부터 그는 “(1억원, 1억 5000만원 고료의 문학상 등)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눈먼 대박들이 굴러다니고 있다.”면서 “이 책이 그 대박을 단박에 움켜잡는 데 착실하게 길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힌다. ‘대박을 위한 안내서’답게 그는 “기존 창작론은 교수들이 이론만 중심으로 써 실용성이 떨어졌다.”면서 “구구한 설명보다 오랜 시간 직접 창작을 해오며 겪은 현장의 고민과 그 풀이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법, 흥미로운 소재 찾는 법 등을 차근차근 경험에 비춰 설명한다. ‘신춘문예용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의 창작과정을 예로 든다. 산골 초등학교 교사 시절인 1967년 9월 그는 머리를 박박 깎고 학부모나 동료교사들도 멀리한 채 숙직실에 박혀 소설쓰기에만 몰두했다고 고백한다. 소재는 고향에서 경험했던 김 양식으로 정했고, 나무배를 여인으로 상징화하고자 했다. 덧붙여 ‘목선’의 서두와 결말, 문장 구성 원리까지 친절하게 소개한다. ●베스트셀러 문체·소재 등 분석 소설 쓰기 각론에 들어가서는 ‘대박이 난’ 작품을 사례로 설명한다.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으로 묘사적 문체와 소설의 역사인식을 설명하고,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로 참신한 시각을, 김별아의 ‘미실’로 소재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식이다. 소설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국소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도 다뤄 온전한 소설작법의 모습을 갖추려 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녀와 소설가는 모두 상품”이라고 말한다. 신진작가가 이런 소릴 했다면 뺨맞을 일이지만, 존경받는 원로급 작가의 이야기니 끝까지 진의를 살펴볼 일이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지금껏 제도권 안에서 예술성만을 강요받아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역으로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성인 셋중 한명 고혈압… ‘침묵의 살인자’ 해부

    성인 셋중 한명 고혈압… ‘침묵의 살인자’ 해부

    전 세계 고혈압 인구 10억, 2025년 고혈압 예상 인구는 15억 6000만명에 이른다. 고혈압은 흔한 질병이지만 증상이 없어 방심하기 쉬운 병이기도 하다. 하지만 고혈압은 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증 등 합병증을 불러오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19일 오후 10시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편(연출 홍진표)에서 실제 고혈압 환자들의 예를 통해 고혈압의 실체를 밝힌다. 또 실제 사례와 동물 실험을 병행해 효과적인 고혈압 예방법과 치료법을 함께 알아본다. 제작진은 우선 뇌졸중 후유증으로 2년째 입원 생활을 하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가수 방실이를 만나 사연을 들어본다. 그녀의 뇌졸중 원인은 고혈압이었다. 뇌졸중 환자의 80%가 고혈압이 있을 만큼 고혈압은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결정적 원인이다. 국내에서는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중 75%가 증세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젊다고 고혈압 안전지대에 있는 것도 아니다. 30대 남자의 고혈압 발병률은 13%에 이르며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중·고등학생, 초등학생도 고혈압을 앓고 있는데, 취재진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한 여고생의 하루를 추적했다. 제작진은 또 10년째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의 식단을 조사했다. 나트륨의 하루 권장량은 소금 6g 정도이지만 그는 매일같이 기준의 5배가 넘는 양을 섭취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저염식단을 처방하고 그 경과를 살펴본다. 이와 더불어 염분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식단과 조리법을 소개하고, 저염식단으로 고혈압을 치료한 사람들을 만나 사연을 들어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1200도 불가마 지키는 숯꾼의 애환

    1200도 불가마 지키는 숯꾼의 애환

    1200도가 넘는 고열의 가마 앞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숯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자 엄청난 규모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 중국까지 이 열풍에 가세해 수출량도 늘었지만, 숯을 굽는 방식은 힘들고 어렵기로 유명하다. EBS 극한직업 ‘참숯 공장’편은 18일부터 이틀에 걸쳐 참숯을 굽기 위해 불과 사투를 벌이는 극한 노동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참숯 공장에서는 30대에서 60대까지 11명의 노동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숯을 굽고 있다. 취재진은 그들의 애환도 함께 들어 본다. 18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하는 1부에서는 참숯이 제작되는 과정을 취재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산에서 베어온 참나무를 가마에 넣는 일. 총 38개의 가마 중 한 개 가마에 운반해야 하는 나무만도 7~8t에 이른다. 성인 남자 몸통만 한 통나무를 좁은 입구로 날라 균형있게 차곡차곡 쌓는 일은 위험함은 물론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완성된 숯을 꺼내는 일도 쉽지 않다. 숯을 꺼내는 부장대만 하더라도 10㎏이 넘는 무게다. 경력 10년이 넘은 베테랑들도 50도가 넘는 열기 때문에 땀을 비오듯이 흘린다. 극한 환경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손마디는 일그러졌고, 팔목에는 굳은살이 박혔다. 19일 방송하는 2부는 순간순간 벌어지는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대부분이 몇 년간 일을 해온 베테랑들이지만 참숯 제조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는 늘 일어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과 극한의 노동 환경 때문에 쓰러져 입원을 한 일꾼도 있다. 하루 2시간만 잠을 자면서 가마를 지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취재진은 잠도 못자며 일하는 일꾼들의 사연을 들어 본다. 또 이런 극한 환경에서도 견디고 꿋꿋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가족들의 모습도 함께 카메라에 담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은밀히 새긴 ‘황제어새’ 고종황제의 혼 오롯이

    은밀히 새긴 ‘황제어새’ 고종황제의 혼 오롯이

    ■ 되찾은 ‘대한제국 국새’ 의미 1897년 10월12일 조선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올랐다. 하지만 황제국에 걸맞은 지위와 화려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2년 전 황비(명성황후)가 시해되는 비극을 겪었음에도 고종은 여전히 러시아와 일본, 중국 등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경국(傾國)의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운명이었다. 고종은 나라를 사실상 빼앗긴 1905년 을사조약을 전후해 열강의 황제·군주에게 적지않은 친서를 보냈는데 대부분 품에 지니고 있던 ‘황제어새(皇帝御璽)’를 찍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17일 공개한 국새가 바로 이 ‘황제어새’다. 따라서 고궁박물관이 이 국새를 되찾은 것은 단순히 조선시대 국새를 하나 더 갖게 된 것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즉위 후 만든 13개에 포함 안돼 고종 13년(1876년) 11월4일 경복궁 교태전이 화재로 소실되면서 이곳에 보관하던 국새도 대부분 녹아버리거나 손상됐다. 이에 따라 고종은 소실된 옥새와 인장을 새로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이때의 상세한 제작 과정은 장서각이 소장한 ‘보인소의궤(寶印所儀軌)’에 보인다. 시명지보(施命之寶)를 비롯한 새로운 보인은 그해 12월27일까지 모두 11과(科·개)가 제작됐다. 고종이 황제로 즉위한 뒤에는 각종 도장 또한 황제의 위상에 걸맞게 새로 만들어야 했다. 대한제국의 선포과정을 기록한 ‘대례의궤(大禮儀軌)’에는 이때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지새(皇帝之璽), 황제지보(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 제고지보(制誥之寶), 시명지보(施明之寶), 대원수보(大元帥寶), 원수지보(元帥之寶) 등 13과를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외교문서에 쓴 비밀국새는 2개? 하지만 황제어새는 이 기록에 들어 있지 않다. 국새의 제작과 관련된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은밀히 추진해야 했던 고종의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황제어새는 보여주고 있다. 비밀로 남았던 황제어새는 이처럼 제작 관련 기록이 없는 것은 물론 누가, 언제, 어떻게 해외로 반출했는지조차 전혀 파악이 되지 않았다. 고궁박물관이 고종의 친서에 사용한 국새를 판별한 결과 두 종류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을 박물관은 ‘제1유형 국새’(1903~1906년 사용)와 ‘제2유형 국새’(1905~1906년 사용)로 구별했다. 활자체의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 두 국새에는 모두 ‘황제어새’라는 문구를 새겼다. 이번에 발견된 국새는 ‘제1유형 국새’로 확인됐다. 두 과의 비밀 어새가 존재했던 셈이다. 고궁박물관은 이번에 공개한 비밀 국새가 만들어진 시기와 관련해서는 ‘문화각(文華閣)의 옥새와 책문(冊文) 등을 보수하도록 하다.’라는 고종실록의 기록(광무 5년 11월16일)으로 미루어 1901~1903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위감정 절차와 환수의 의미 문화재청은 이번에 전각, 금속공예, 서체, 매듭 등 각 분야별로 10명에 이르는 평가위원을 따로따로 불러서 국새의 진위를 감정했다. 일반적으로 중요문화재라 하더라도 3명 정도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국새의 재질 분석, 활자 비교, 국사편찬위의 유리원판 사진 비교 등의 과정을 거쳤다. 국새의 제작 관련 문헌이 없는 상황인 만큼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국새 구입의 실무를 추진한 정계옥 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10명의 위원 중 매듭을 감정한 분만 상중하에서 ‘하’ 판정을 내렸을 뿐 나머지 위원은 모두 틀림없는 진품으로 감정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원수보(국방 관련용 국새), 제고지보(고급 관리 인사 때 쓰는 국새), 칙명지보(칙령을 내릴 때 쓰는 국새) 등 3과의 국새는 관련 제작 문헌(대례의궤)이 존재하지만 사용된 문서가 없는 데 반해 고종의 비밀 국새는 제작 관련 문헌은 없지만 사용된 문서가 존재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이 국새는 앞으로 국보 지정 절차를 밟은 뒤 덕수궁 석조전이 복원되면 고종 관련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환수된 국새는 대한제국기의 정치, 사회, 왕실상 등 학술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록삼 강병철기자 youngtan@seoul.co.kr
  • 박경리 ‘토지’ 중국어판 출간

    한국문학번역원은 17일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중국 베이징민족출판사에서 출간했다고 밝혔다. 중국 뤄양외대 중문과 류광밍 교수와 같은 학교 한국어과 진잉진 교수가 함께 옮겼으며, 옌볜대 한국어과 김호웅 교수가 감수했다. ‘토지’의 중국어판 출간은 일본어(1983), 불어(1994), 영어(1996), 독어(2000)에 이어 다섯 번째로 이뤄진 해외독자와의 만남이다. 또 중국에 박경리의 작품이 출간된 것은 2004년 ‘김약국의 딸들’(상해역문출판사) 이후 두번째이다. 중국어판에는 박경리를 ‘한국 현대 문학의 태두’로 “섬세하고 예민한 여성적 시각으로 역사적 역경 속에서도 서민의 강인함, 존엄, 반성, 관용, 치유를 통해 인생을 따뜻하게 바라 봤다.”고 소개하고 있다. 중국어판 ‘토지’는 전체 5부 가운데 1부가 출간된다. 현재는 1부 1권이 나온 상태로 3권까지 순차적으로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중국에 소개할 예정이다. 문학번역원 박경희 출판지원팀장은 “뤄양외대측에서 박경리 선생의 대표작을 소개하고 싶다며 번역을 제안해 와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차인표 소설가 데뷔

    차인표 소설가 데뷔

    배우 차인표가 오는 25일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살림 펴냄)을 내고 소설가로 데뷔한다. 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마을에 관한 이야기로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치유되지 않은 민족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차인표는 17일 “캄보디아에 위안부로 끌려간 뒤 1997년 잠시 한국에 왔던 ‘훈 할머니’ 보도를 접한 뒤 ‘나눔의 집’을 방문하는 등 자료를 수집하고 집필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나라가 약하고 형편없던 시절을 버텨낸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달 6일에는 서울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독자와 만나는 자리도 마련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고종황제 ‘비밀 국새’ 찾았다

    고종황제 ‘비밀 국새’ 찾았다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비밀 국새(國璽)’가 발견됐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고궁박물관이 국외로 반출됐던 중요 문화재인 국새를 지난해 12월 재미동포로부터 구입했다.”면서 실물을 공개했다. 이 청장은 “이 국새는 고종 황제가 독일, 이탈리아 황제 등에게 보낸 친서에 쓴 것으로 그동안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한 유리원판 사진으로만 알려졌던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새는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에 즉위한 1897년 ‘대례의궤(大禮儀軌)’에 기록된 국새 13과(科:도장을 헤아리는 단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열강의 압박 속에서 비밀스럽게 제작한 뒤 고종이 몸에 지니고 다니며 대외적으로 비밀이 요구되는 외교문서에 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고종이 1906년 이 국새를 찍어 독일 황제에게 보낸 친서에는 일본을 지칭하며 “이웃 강대국의 공격과 강압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면서 독립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대례의궤’에 기록된 국새 가운데 3과를 소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례용 국새인 어보(御寶)는 종묘신실에서, 실무용 국새는 궁내부에서 보관하는 것이 관례다. 실제로 어보가 9.6×9.8×9.8㎝(높이, 가로, 세로)로 제법 크고 무게가 3.75㎏에 이르는 데 비해 이번에 공개된 국새는 높이 4.8㎝에 가로, 세로 각 5.3㎝로 크기가 작고 무게도 794g으로 가볍다.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이다. 정사각형 인장면에 ‘황제어새(皇帝御璽)’라고 돋을새김된 이 국새는 겉상자(寶?·보록)는 없어진 채로 속상자(寶筒·보통)만 남아 있다. 이 청장은 “이 국새를 갖고 있던 사람이 누구이고, 고궁박물관이 어떻게 입수할 수 있었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 “이 국새는 앞으로 국보 지정 절차를 밟은 뒤 덕수궁 석조전이 복원되면 고종 관련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강병철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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