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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너리즘 빠진 세계관광기구 개혁할 것”

    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21일 공사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선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오 사장은 “말만 많고 돈만 많이 쓰는 유엔 기구를 확 바꾸겠다.”면서 “매너리즘과 관료주의에 젖어 있는 기구를 개혁해 회원국을 위한 세계관광기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 사장은 ▲맞춤식 프로그램 시행 ▲재정확대를 위한 재원의 다각화 ▲사무국 조직 혁신 ▲이해 관계자들과 파트너십 강화 등의 정책을 내걸었다. 새달 7~8일 아프리카 말리에서 열리는 집행이사회에서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는 오 사장을 포함해 요르단과 파키스탄, 레바논에서 네 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바로 출국, 새달 2일까지 카타르와 아르헨티나 등을 방문해 중동과 중남미 지역의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제20회 김달진문학상] 시인 황동규 “삶과 부딪쳐 작품 만들겠다”

    [제20회 김달진문학상] 시인 황동규 “삶과 부딪쳐 작품 만들겠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김달진 문학상이 최고의 문학상을 향한 진화(進化)를 거듭하고 있다.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회’와 서울신문이 공동 주최하는 제20회 김달진 문학상 시 부문에는 황동규(71·서울대 명예교수)의 시집 ‘겨울밤 0시 5분’이, 평론 부문에는 최유찬(58) 연세대 국문과 교수의 평론집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이 각각 수상작으로 뽑혔다. 올해 심사위원회는 김달진 문학상 심사를 앞두고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로 비슷한 연배나 특정 경향의 문인들을 중심으로 수상자를 결정해온 문단의 관행을 깨보자는 것이고, 두 번째로 최고의 문학상의 권위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뽑자는 것이었다. 시 부문 상금이 2500만원으로 상향조정(종전 2000만원, 평론은 2000만원)된 배경이고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황동규’라는 원로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근거가 됐다. 또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우직하게 매진하며 평론에서 일가를 이뤄낸 최 교수가 수상자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시 부문-시인 황동규 ‘겨울밤 0시 5분’ “끊임없이 삶과 부딪쳐 작품 세계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삶과 부딪칠 때는 늙음도, 젊음도 따로 없습니다. 사람과 삶, 세상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시집 ‘겨울밤 0시 5분’으로 제20회 김달진 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한 황동규(71·서울대 명예교수)의 51년 시 세계에는 매너리즘이 끼어들 틈이 없다. 화려했던 어느 시절을 돌이켜보거나, 나이가 많다고 하여 삶을 관조하는 듯한 작품은 책상에 눌러 앉아 머리로만 시를 쓰는 이들의 몫이라고 잘라 말한다. 황동규의 시가 가진 미덕은 추상적 사유에 구체성을 불어넣는 것, 세상을 관조하지 않지만 관조되어지는 것, 그래서 자연스러운 시 읽기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삶과 부딪쳐 쓴 ‘현장파’ 시집 원로급인 황동규의 수상은 김달진 문학상이 주로 중견 시인들이 받아 왔던 전례에 비춰 이례적이다. 하지만 오로지 삶과 부대끼며 사람과 세상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와 서정의 샘을 파헤쳐온 ‘현장파’의 시집이 이견없이 수상작품으로 뽑힌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도 하다. 그는 “시집 낸 직후 독자들과 선후배 동료들이 이메일 등을 보내 잘 읽었다고 하더라.”면서 “그동안 냈던 14권의 시집 중 반응은 제일 좋았고 김달진 문학상까지 받게 돼 더욱 흐뭇하다.”고 말했다. ●사랑의 정신으로 시어 이끌어 특히 그가 강조하는 점은 ‘계획없이’ 얽매이지 않고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어느 후배에게 이제 시집 1, 2권 더 내고 끝내야겠다고 했더니 79살 된 미국 영화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든 영화 제목을 줄줄이 들이대며 혼내키더라. 죽을 때까지 계속 써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시 부문 심사를 맡은 이숭원(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사소한 자연의 변화, 사람 마음의 미세한 기미까지 놓치지 않고 관찰하여 ‘몸의 맛’과 ‘삶의 맛’, 그리고 ‘시의 맛’을 살려내려는 사랑의 정신이 그의 시를 이끈다.”고 평가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시인 황동규 ▲1938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58년 ‘현대문학’에 ‘시월’, ‘즐거운 편지’, ‘동백나무’가 추천되어 등단 ▲시집으로 수상작 ‘겨울밤 0시 5분’(2009)을 비롯해 ‘꽃의 고요’(2006), ‘풍장’(1995) 등 14권이 있음 ■평론 부문 - 최유찬 교수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 ‘소설 토지’와 ‘게임서사’,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이 두 개의 키워드를 붙잡고 꽤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다. 둘 사이에 연결점을 찾기가 힘들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평론가 최유찬 연세대 교수는 그 작업의 결실 중 하나인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서정시학 펴냄· 2008)으로 이번 제20회 김달진 문학상(평론부문)을 수상했다. ●토지 독법 게임서사에도 적용 소설 ‘토지’에 대한 최 교수의 애정은 십년 세월을 넘어섰다. 1996년 ‘토지를 읽는다’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토지 관련 서적을 꾸준히 내고 있는 그는 “토지를 통해 작품을 읽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체득했다.”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소포클레스’로, 루카치가 ‘도스토예프스키’로 문학이론을 정립했듯이 최 교수는 토지로 작품을 읽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 셈이다. 실제로 그 방법을 다른 작가와 작품에 적용한 대표적 예가 2006년 나온 채만식론인 ‘문학의 모험’을 비롯, 수상작에 수록된 ‘신석정론’과 ‘오영수론’이라고 한다. 최 교수는 토지의 독법을 문학작품을 넘어 게임서사에도 적용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게임서사는 그가 토지를 통해 정립한 ‘상(象)을 읽는 독법’을 적용하기에 가장 알맞은 서사 형태다. ●우리 비평 너무 서구이론에 경도 그는 “이 독법은 텍스트를 읽은 후 눈을 감고 차례로 전체 텍스트를 떠올릴 때 남아 있는 영상의 형태를 연구하는 방법으로, 게임서사가 그런 식의 지각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도 이 방법으로 문학작품과 게임서사 등 폭넓은 분야를 연구해 갈 생각이다. “동·서양 전통을 융합한 비평방식을 개척하고 싶다.”는 그는 최근의 비평 경향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서양에서는 오히려 동양 전통의 이론을 발전시키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우리 비평들은 너무 서구 이론에 경도돼 있다.”고 비평계의 각성을 요구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평론가 최유찬 ▲1951년 전북 부안 출생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저서로 ‘한국근대문화와 박경리의 토지’(2008), ‘컴퓨터게임과 문화’(2004), ‘문학텍스트 읽기’(2004) 등 ▲2007년 연세대학교 학술상, 1996년 간행물윤리위원회 저작상 등
  • 최강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호 훈련과정

    최강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호 훈련과정

    24층 건물 높이, 8만 6000t 무게에 승선인원 6000명.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호’는 그 규모에서부터 최강을 자랑한다. EBS ‘다큐+’는 21일 아이젠하워호의 주임무와 훈련과정을 소개하는 ‘최강의 항공모함, 아이젠하워호(원제·Inside Super Carrier)’를 오후 11시10분에 방송한다. 아이젠하워호는 미국 해군의 초대형 항공모함 중 하나로 최강의 해상 공군 기지 역할을 한다. 그 길이만 해도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319m)을 눕혀놓은 것과 맞먹고, 무게는 대형 트럭 2000대와 맞먹는다. 자체의 원자력 발전으로 움직이며 두 개의 원자로는 25년간 연료 보급이 없이도 운항할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선체에 제공한다. 규모뿐 아니라 그 위력에 있어서도 아이젠하워호는 그야말로 바다 위에 떠다니는 군사 기지다. 아이젠하워 전투단은 모함을 중심으로 전투지원함 한 대, 미사일 순양함 한 대, 미사일 구축함 두 대, 초고속 원자력 잠수함 한 대는 물론 ‘F/A-18 호넷’을 주축으로 한 70여대의 전투기로 구성돼 전방위의 공격과 방어가 가능하다. 방송은 또 실전 배치를 앞두고 7일간 벌어진 아이젠하워호의 전투훈련 모습을 생생히 전해 준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시속 300㎞가 넘는 속도로 갑판에 접근해 9m 길이밖에 안 되는 착함 와이어에 무사히 착지를 한다. 19초 간격으로 떠올라야 하는 전투기들을 컨트롤하기 위해 갑판에서는 항공관제사와 항공기 유도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무기관제사는 또 정확한 목표물 조준을 위해 애쓰고 있다. 방송은 완벽한 전투를 위해 땀을 흘리는 아이젠하워호의 함장과 그외 6000여명 승무원들의 훈련과정을 곁에서 담아 소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장애인 차별없는 행복도시 찾기

    장애인 차별없는 행복도시 찾기

    우리나라의 장애인 숫자는 전체 인구의 10%인 480만명이다.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장애인과의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MBC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특별생방송 ‘행복도시에 차별은 없다’를 방송한다. 신동호 아나운서와 방송인 현영의 진행으로 80분간 이어질 이 방송은 장애인과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인 ‘장애인 행복도시’를 통해 새로운 장애인 복지 패러다임을 살펴 본다. 또 신체의 불편을 딛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도 함께 소개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WBC 야구 스타 봉준근 선수가 서울 농학교 야구단을 찾아 학생들과 특별한 하루를 보낸다. 청각 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야구단 ‘서울 드래곤즈’ 선수들을 홈구장으로 초청한 봉준근 선수는 학생 선수들에게 야구장을 안내해 주고, 자신의 사물함도 공개한다. 또 학생 선수들의 자세를 일일이 잡아주며 학창 시절 힘들었던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또 이날 여성그룹 카라와 쥬얼리s, 가수 박현빈, 별 등은 장애인차별금지법 홍보를 위한 캠페인 송 ‘함께 걸어요’를 열창한다. 이들과 함께 한빛맹학교에서 중창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인들도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한다. MBC 개그 프로그램 ‘개그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A4’ 멤버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콩트를 마련해 열연한다. 장애인으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소개한다. 권동문씨는 지체장애 2급의 불편한 몸으로 카레이싱을 즐긴다. 그는 불편한 다리 대신 두 팔만을 이용해 전국을 돌아다닌다. 게다가 비장애인들도 힘들어하는 카레이싱의 실력도 수준급이다. 방송은 역경 속에서도 꿈을 놓지 않는 그의 열정과, 또 노력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들어본다. 그 외에도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들이 바라는 진정한 행복의 조건과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제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또 장애인의 취업과 창업을 위한 사회적 지원책과 장애인 기업의 성공 사례를 함께 소개한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 교육의 중요성과 일반학교에서 장애인들이 함께 배우는 통합교육의 현주소도 짚어보고, 그 중요성도 같이 알아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부고]박 미하일 모스크바 국립대 공훈교수 별세

    러시아에 한국학을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박 미하일(92·한국명 박준호) 모스크바 국립대 공훈교수가 16일 세상을 떠났다고 박종효 모스크바 국립대 한국학센터 교수가 17일 알려왔다. 고인은 한인 2세로 러시아에서는 물론 유럽과 전세계적으로도 한국사학자로서 명성이 높았다. 50년에 걸쳐 ‘삼국사기’를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며, 1991년 모스크바 대학교 부설 한국학센터를 창립하는 등 평생 한국사를 교육하고 제자를 양성하는 데 헌신했다. 특히 고인은 초대 전 소련 고려인 회장으로서 옛 소련지역 고려인의 단합과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협력에 공헌했다. 이후 옛 소련이 붕괴 된 이후 서거 직전까지는 러시아 고려인협회 명예회장으로 두 나라 우호협력과 남북의 평화적 대화에 힘썼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옛 소련시대 최고회의 간부회의로부터 명예훈장을 비롯한 10개의 각종 공로 훈장과 메달을 받았고, 한국에서도 1992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9년 KBS 해외 한민족상을 수상하였다. 발인은 4월18일 모스크바대학교 교정, 장지는 모스크바 고려인 전용묘지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백수 청년들 2주 인턴 농장취업 도전기

    청년 실업 100만 시대, 취업의 블루오션으로 농촌이 뜨고 있다. 최근 농촌에는 수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농장주들도 생겼으며, 이에 농촌 취업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이들도 늘었다. EBS 리얼실험 프로젝트X ‘농촌 주식회사 취업기’편(연출 김민)이 17일과 27일 오후 8시50분에 2회에 걸쳐 농장 취업에 도전장을 낸 젊은이들의 취업투쟁기를 그린다. 이번 실험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현재 구직 중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실험 전 기초 농업 지식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를 거쳐 6명의 지원자들은 농장 두 곳으로 나눠 배치돼 각각 농장 생활을 경험한다. 제작진은 이들이 2주 동안 농장에서 겪는 생생한 노동 체험을 소개한다. 생활 첫날부터 실험자들은 온몸에 힘이 빠진다. 강원도 한 산골에 있는 곤충농장에 간 실험자들은 작업복도 준비해 오지 않아 농장주에게 핀잔을 듣고, 곤충을 기르기 위한 통나무를 다듬고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벌써 녹초가 된다. 경북 울진 미나리 공장에 간 실험자들도 마찬가지다. 오자마자 미나리에 삼겹살을 구워주며 환대하는 농장주를 보며 안심하지만, 그곳이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외진 곳이란 사실을 알고는 좌절한다. 둘째날 아침, 해가 뜨기도 전 새벽부터 시작되는 농장일에 실험자들은 괴로워한다. 이들은 몸에 밴 백수생활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도 쉽지가 않다. 더구나 한번도 농촌 일을 해본 적 없는 그들에게 농장주들은 인내심을 시험한다며 강도 높은 일거리를 계속 던진다. 결국 실험자들의 불만은 쌓이고, ‘농사 지어선 먹고살기 힘들다.’는 동네 어른들의 말에 절망하기도 한다. 힘든 생활에 실험자 서로 간에 다툼도 인다. 힘든 생활을 다 견뎌낸다 해도 그 중 취직이 되는 사람은 단 한명뿐이다. 이런 상황에 실험자들은 서로 일하는 스타일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힘든 일은 자기만 하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2주간 농업 인턴 생활에 물론 고통만 있는 건 아니다. 제작진은 힘든 농촌 생활 속에서도 즐거워하는 실험자들의 모습도 함께 그린다. 그들은 신선한 재료로 만든 새참 한 끼에도 즐겨워하고, 분신 같았던 휴대전화의 구속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또 농업도 배우고 끊임없이 연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도 온몸으로 알아간다. 방송은 새롭게 변화하는 농촌과 현대의 농업 기술도 함께 보여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이문열은 왜 보수논객 됐을까… 김훈이 새벽마다 걸레 빤 사연은…

    이문열은 왜 보수논객 됐을까… 김훈이 새벽마다 걸레 빤 사연은…

    소설가 이문열은 왜 보수 논객이 됐을까? 그의 작품을 아무리 읽어봐도 찾아낼 수 없는 이 질문의 답을, 그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봤던 문학전문기자가 속속들이 들려준다. 시인이자 문학전문기자로 양다리에 걸쳐놓은 정철훈이 그동안 지켜본 우리 시대 작가들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 냈다. ‘뒤집어져야 문학이다(중앙북스 펴냄)’는 지은이가 12년 동안 문단을 출입하며 어울린 문인들의 작품 밖 모습을 소개한다. 소설가 박경리와 이청준, 시인 서정주 등 작고한 문인에서부터 소설가 김애란, 시인 김경주 등 신예까지 서른 세 사람의 문학적 노정을 생생하게 그렸다. 이문열이 오른쪽으로 기운 사연은 이렇다. 그의 아버지는 월북 지식인이었다. 해방 직후에는 좌익 진영의 건국준비위원회에 참여했고, 박헌영 등 남로당 인사들이 그의 집을 밥 먹듯 드나들 정도였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아버지는 월북했고, 남은 가족은 연좌제의 사슬 속에서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다. 더구나 아버지를 포함, 월북한 가족도 남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난한 생을 보내야 했다. 결국 이문열은 ‘인간적으로 용서가 안 되는’ 이런 현실이 역겨워 보수논객을 자처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무거운 이야기가 다가 아니다. 새벽 6시면 일어나 걸레를 빨았던 소설가 김훈의 사정과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들을 수 있다. 또 시인 김경주의 자취방 풍경이나 소설가 박민규의 학창시절 등 작품으로는 접할 수 없는 문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도 만날 수 있다. 책은 한번 만나 보고 쓴 인터뷰를 모은 게 아니고, 곁에서 오래 보고 겪은 바를 진솔하게 써내려 간 일종의 짧은 평전 모음이다. 각 문인들의 대표작 소개와 프로필, 인물사진도 곁들였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그들의 속모를 눈동자에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야 했으니 여기 수록된 글들은 한 시절의 속기록에 가깝다.”고 했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우리가 몰랐던 이상

    우리가 몰랐던 이상

    ‘인자(人者)의 도리를 못 밟는 이 형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가정보다도 하여야 할 일이 있다. 아무쪼록 늙으신 어머님 아버님을 너의 정성으로 위로하여 드려라. 내 자세한 글, 너에게만은 부디 들려주고 싶은 자세한 말은 2, 3일 내로 다시 쓰겠다.’(1937년 2월8일 동생 김운경에게 보낸 마지막 엽서) 2, 3일 내로 다시 쓰겠다던 엽서를 쓰지 못하고 작가 이상(李箱·본명 김해경·1910~1937)은 그해 4월에 세상을 떠났다. 28세, 요절이었다. 그가 일본 도쿄에서 우울한 한 생을 마감할 때,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될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단편소설·장편소설·수필로 분류 수많은 문청들을 병들게 했던 ‘문제적 작가’ 이상,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전집이 이번에는 철저히 원본을 되살려 출간됐다. 서울대 국어국어국문학과 권영민 교수가 엮은 이번 전집(뿔 펴냄)은 발표 당시 원문과 현대어 본, 작품 해설, 각주 등 이상의 문학을 오롯이 살려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으로 기존 나온 전집들과 차별을 뒀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전집은 이상의 작품을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수필 등 네 개 장르로 나눠 담았다. 지면 발표작은 물론 유고와 습작, 일본어 작품까지 그간 발굴한 모든 작품을 엮었다. 일부 작품은 장르 분류도 새롭게 했다. 장르 정체성이 모호했던 작품 ‘최저낙원’, ‘실낙원’, ‘공포의 기록’ 등을 권 교수는 자기체험적 성격에 주목, 모두 수필로 분류했다. 창작노트에 완성되지 못한 글들은 장르를 분류하지 않고 그저 ‘발굴자료’로 묶어 4권에 실었다. 권 교수는 이번에 특히 기존의 오역이나 오독을 바로잡고자 애썼다. 예를 들어 시 ‘且8씨의 出發’은 ‘且’와 ‘8’이 남성의 성기를 뜻한다는 해석으로 지금까지 에로티시즘 시로 읽혔으나, 권 교수는 이것이 이상의 절친한 친구 구본웅을 두고 쓴 시라고 했다. ‘8’을 한자로 쓰면 ‘八’인데 ‘且’와 ‘八’을 붙여 쓰면 구본웅의 성씨인 ‘具’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 초기 일본어 시 같은 경우도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니카타대학 후지이시 다카요 교수의 도움을 얻어 틀린 해석을 바로잡고자 노력했다. ●일반인 이해 돕는 주석만 2600개 책은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이상을 이해시키고자 한 노력이 돋보인다. 1권 시 작품의 주석 998개를 포함해 전집에 실린 주석 숫자만도 2600여개다. 그간 연구사를 검토, 작품의 해설은 물론 자신의 새로운 해석을 덧붙인 ‘작품해설’도 볼 만하다. 권 교수는 “이상의 문학은 ‘밀실’처럼 닫혀 있는 것으로 보이면서도 언제나 그 자체의 지향을 보여주는 ‘지도’처럼 존재할 뿐”이라면서 “책이 이상 작품의 정본 확립과 새 해석 및 평가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전집과 함께 이상 연구서인 ‘이상 텍스트 연구-이상을 다시 묻다’도 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방송3사 장수MC들 줄줄이 교체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을 10년 넘게 진행해왔던 장수 진행자 정은아도 MC 교체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SBS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프로그램 봄 개편에서 아침 토크쇼 ‘이재룡’의 진행자 이재룡과 정은아를 모두 내부 인력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재룡, 정은아는 24일까지만 진행하고 27일부터는 배기완 아나운서 등이 진행을 맡는다. 제작비 절감이 이유다. 방송가에서는 지난 가을 개편부터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외부 진행자를 방송사 내부 아나운서들로 교체하고 있다. KBS의 경우 지난 가을 개편에 총 14개 프로그램에 17명의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새로 투입했다. 손범수·임성훈 등 베테랑 진행자들을 포함, 외부 진행자 11명이 내부 인력으로 대거 교체됐었다. 그랬던 것이 올해 들어서는 ‘네임 밸류’ 때문에 손을 대지 못했던 장수 진행자들까지도 내부 인력으로 교체하고 있다. 1999년 1월부터 SBS ‘이재룡’에서 마이크를 잡아온 정은아는 물론, 앞서 KBS ‘가족오락관’이 폐지되면서 26년간 진행석을 맡아온 허참도 자리를 떠나게 됐다. MBC 라디오 ‘굿모닝 FM’을 4년 넘게 진행했던 김성주도 오상진 아나운서에게 자리를 내줬다. 또 MBC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5년 반이 넘게 진행한 김미화를 교체하려고 했다가 내·외부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MBC 사측은 경기위기 해결책으로 진행자 교체를 내세웠지만, 내부에서 ‘정치적 외압 때문’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 결국 교체 결정을 번복한 것이었다. 장수 진행자 교체의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방송사 측에서는 진행자 교체가 제작비 절감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다. KBS는 지난해 가을 개편 이후 “외부 진행자 대신 내부 진행자를 기용하여 절감하는 제작비가 연간 24억 5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장수 진행자들도 내부 아나운서로 교체할 경우 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경기불황 해결을 위한 진행자 교체가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당장의 제작비 절감이 프로그램의 질이나 인지도 등 종합적인 경쟁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면서 “진행자를 무작정 교체하는 것 보다 적절하고 현실적인 출연료를 합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실물 미라 만나보세요” 국립중앙박물관 28일부터 이집트문명전

    “실물 미라 만나보세요” 국립중앙박물관 28일부터 이집트문명전

    미라와 파라오의 부장품 등 고대 이집트 유물이 한국을 찾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8일부터 이집트문명전 ‘파라오와 미라’를 연다. 미라와 부적, 파피루스 문서 등 이집트 고대유물 231점을 선보인다. 이집트 컬렉션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국립빈박물관의 소장품 1만 2000점 가운데 가려 뽑았다. 특히 ‘파디세트의 미라’ 등 실물 미라가 국내 처음으로 공개된다. 1997년과 2007년 두 차례 이집트 문명전이 한국에서 열렸지만, 당시 미라는 모두 실물을 재현한 모조품이었다. 이번에는 피부가 그대로 노출된 미라는 물론, 붕대로 싸서 석고를 입힌 미라, 아마포로 둘러싼 미라도 만나 볼 수 있다. 악어 미라, 고양이 미라 등 동물 미라와 미라를 안치한 관도 전시된다. 전시는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신과 이집트인의 내세관을 소개한다. 2부는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 3부는 일반인들의 생활과 밀접한 유물들을 다룬다. 그리고 미라와 무덤 부장품은 마지막 4부에서 선보인다. 전시 말고도 이집트 문명을 이해하기 쉽도록 전문가 강연회와 벽화체험, 상형문자 해독 미션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전시기획은 빈박물관의 전문 큐레이터가 도움을 줬고, 국내 이집트학 및 중동고고학 전문가의 자문도 받았다. 또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릴 것을 대비해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을 마련하고, 전문특화교육이 된 도우미를 투입하여 관람 진행 속도를 높이며 안전대책도 추가로 마련했다. 유병하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팀장은 “지난해 페르시아문명전으로 시작한 고대문명전 시리즈의 하나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이집트에 이어 잉카문명전, 그리스문명전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8월30일까지. 월요일 휴관. 1만원. (02) 2077-9199.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MBC 김주하 앵커 등도 제작거부

    MBC ‘뉴스24’ 김주하 앵커가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의 교체에 항의하며 제작거부에 들어갔다. ‘뉴스투데이’의 박상권, 현원섭, 신기원 앵커도 제작에 참여하지 않는다. MBC기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4일 “그동안 제작에 참여했던 비대위 소속 앵커 4명과 편집부 기자 7명, 수습기자 7명 등이 오전 9시부터 제작거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측은 단독진행 프로그램은 다른 진행자를 기용하고 기존 2명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은 단독진행으로 바꾼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날 ‘뉴스24’에 신동진 아나운서를 대체 투입했다. 한편 비대위와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엄기영 사장의 집무실이 있는 MBC방송센터 10층 복도에서 앵커 교체에 항의하며 무기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비대위 양효경 기자는 “사측이 앵커 교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투쟁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라면서 “추가 제작거부 등 여러 가지 폭넓은 투쟁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름 80㎝ 관거 악취속 노동 하수구청소원

    모두가 꺼려하는 하수도 속에서 종일 악취와 싸우며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비좁은 하수도 안에서 허리도 펴지 못한 채 일하는 하수도 청소원들이다. EBS ‘극한직업’은 15, 16일 이틀에 걸쳐 도시의 청결을 위해 악조건 속에서 근무하는 하수도 청소원들의 노동현장을 추적했다. 15일 밤 10시40분에 방송하는 1부는 도심의 하수도를 청소하고 보수하는 현장을 소개한다. 하수도는 큰 도로 중심에 있는 ‘암거’와 좁은 골목에 있는 ‘관거’가 있다. 높이 1.5m의 네모난 통로인 암거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 오물을 제거해야 하는데, 온종일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하다 점심 때나 돼서야 겨우 허리를 편다. 지름 80㎝밖에 되지 않는 관거 청소는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루종일 일해도 600m 이상을 청소하기 어렵다. 하수도 보수공사도 어렵고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어둠을 헤치며 파손 부위를 찾는 것도 쉽지 않지만, 작업 중 하수도에서 물이라도 내려 올 경우 익사 위험까지 있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이들은 오늘도 하수도 속으로 들어간다. 제작진은 그들 곁에서 생생한 노동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16일 방송하는 2부는 생활하수의 최전방인 아파트 하수관을 청소하는 현장을 소개한다. 아파트는 샤워기, 수도꼭지, 변기 등 각종 관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작업이 쉽지 않다. 꽉 막혀 버린 관을 뚫는 작업을 하다 보면 오물이 튀는 것은 다반사다. 게다가 천장의 석면가루, 쇳가루에 피부가 쓸리기도 하며 여기저기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상처보다 더 큰 애환이 있다. 바로 몸에 깊이 밴 악취다. 이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어렵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기도 힘들다. 이런 시선도 문제지만, 이들은 특히 어린 자식들에게까지 그 냄새가 느껴질까봐 걱정이다. 제작진은 악취 때문에 겪는 그들의 고충을 소개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우리 역사 제대로 알지 못하면 나라가 거꾸로 갈 수 밖에 없어”

    “우리 역사 제대로 알지 못하면 나라가 거꾸로 갈 수 밖에 없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열린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강당. 주제발표가 한창이었지만, 청중은 아무리 넉넉하게 헤아려도 50명이 넘을 것 같지 않았다. 행사를 준비한 김자동(81)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은 “그래도 90주년인데 하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면서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와서 들었으면 했는데….”라고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김 회장은 “젊은이들에게 임시정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물으면 대부분 김구 선생이 주석이었다는 것 정도”라면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교육이 문제”라고 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정의로운 선조들에 관한 교육을 아주 안 하는 것은 아닌데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사법시험은 법률 조목과 판례를 다 외워야 한다지만 컴퓨터로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시대 아니냐.”면서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이 제대로 재판도 할 수 있는데, 법조인의 태반이 그걸 모르니 출세와 돈만을 지향하고, 현실에 아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의 가족사는 임시정부의 역사이다. 그의 할아버지 동농 김가진 선생은 한일합병 이후 국내에서 항일비밀결사인 조선민족대동단을 이끌다 임정이 있던 중국 상하이로 망명했다. 대한제국 시절 병조참판과 공조판서를 지낸 동농 같은 거물이 임정에 참여함에 따라 일제는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동농은 당시 맏아들인 김의한 선생을 데리고 망명했고, 김 회장은 1928년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에서 태어나 김구·이동녕·이시영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품에서 자랐다. 김 회장은 2006년부터 임시정부기념관 건립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중국여행을 해보니 남경학살박물관이 있더라.”면서 “일인들이 중국 사람 수십만명을 학살한 사건을 설명해놓았는데, 가장 열심히 박물관을 돌아보는 사람들은 일본 관광객들이었다. 우리도 그런 장소를 만들어 일본의 후세들이 보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일본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지금도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에 써달라고 적지 않은 국민들이 성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기념관 건립과는 거리가 먼 액수라고 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1946년 국내에 들어온 뒤 조선일보와 민족일보 기자 등 언론인으로 일했다. 임시정부기념사업회로 범위가 넓어지기 이전에는 무려 50~60명이 일제에 붙잡혀 징역살이를 한 조선민족대동단을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는 그때 ‘항일투쟁하면 3대가 못살고, 친일하면 대대로 잘 산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한다. 일년에 한 차례쯤 모여 식사라도 같이하는 조촐한 모임을 생각했지만, 대동단의 후손 가운데 회비라도 낼 수 있는 중산층으로 분류할만한 후손은 단 한 사람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13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일. 지난해 이른바 뉴라이트 진영과의 ‘건국 60주년’ 논쟁과 관련해 김 회장에게 정부에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역대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이번 정부도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 같다.”면서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의 역사쯤은 알아야 한다. 잘된 점이든, 잘못된 점이든 자기 과거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거꾸로 가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용상 첫 역사소설 ‘별궁’ 출간

    언론인 출신의 작가 김용상이 소현세자빈 강씨를 주인공으로 한 첫 역사소설 ‘별궁의 노래’(생각의 나무 펴냄)를 내놓았다. 병자호란이 끝난 뒤 소현세자와 심양(베이징)에서 8년 동안 볼모살이를 한 소현세자빈을 청나라와 조선의 무역을 주도한 여성 기업인이자 외교관으로 묘사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베일에 가린 ‘바다 괴물’ 혹돔의 생태 추적

    베일에 가린 ‘바다 괴물’ 혹돔의 생태 추적

    혹돔은 괴기스러운 모습 때문에 ‘바다의 괴물고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겉모습과는 다르게 조심스러운 성격이라 혹돔은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13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하는 EBS 다큐10 ‘바다의 괴물고기, 혹돔’(원제·Monster of the Sea)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흑돔의 정체를 추적한다. 일본의 유명 수중사진작가인 나카무라 이쿠오가 일본 ‘사도 섬’ 연안에 서식하는 거대 어종 혹돔의 생태를 소개한다. 농어의 일종인 혹돔은 이마에 큰 혹이 달려 있고, 주둥이 아래도 턱이 혹처럼 길게 튀어나와 있는 기괴한 모습이다. 게다가 수컷의 경우는 다 자라면 몸길이 1m에 몸무게가 15㎏까지 육박하며, 날카로운 주둥이까지 가지고 있어 위협적이다. 하지만 겉모습과는 달리 혹돔은 작은 갑각류나 소라만 먹고 지낸다. 제작진은 혹돔의 사냥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혹돔의 번식과 성장도 함께 소개한다. 일본 ‘사도 섬’ 산호초 지대에 서식하는 혹돔의 우두머리 ‘벤케이’와 경쟁자 ‘고르비’는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산호초 지대의 암컷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전투 끝에 승리한 자는 이 지대의 먹잇감과 암컷을 모두 차지한다. 방송은 그들의 결투 장면과 함께 생생한 짝짓기 장면도 보여준다. 해수 온도 상승 등 생태계 변화가 유발한 혹돔의 생태 변화 상황도 추적한다. 혹돔은 새끼 때에는 모두 암컷이다. 그러다 그 중 덩치가 크고 강한 녀석들만 수컷으로 변하게 되는데, 수컷만 큰 혹과 거대한 턱이 생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최근 해양 생태의 혼란으로 암수결정 등 이들의 성장도 예전 같지 않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백범 ‘피묻은 옷’ 등 유품 19점 문화재 된다

    백범 ‘피묻은 옷’ 등 유품 19점 문화재 된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의 유품 19점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4월13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이 서울 종로구 평동 경교장에서 손님으로 가장한 안두희의 흉탄을 맞고 서거할 당시 입었던 피묻은 옷(血衣·혈의)을 비롯한 유품들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등록 대상 유품은 의복류 8종 10점과 인장 3종 5과(科·도장을 세는 단위), 회중시계, 서거 당시 책상 위에 있던 유묵을 비롯한 붓글씨 3점 등이다. 혈의는 조끼적삼·저고리·조끼·개량 속고의·바지·대님·양말 및 개량 토시로 혈흔과 탄흔이 남아 있다. 1996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혈액검사를 해 백범의 혈액형이 AB형임을 확인했다. 인장은 백범이 임시정부 주석으로 활동할 때부터 편지나 붓글씨 등에 사용한 것들이다. 이 중 1940년 무렵부터 1945년까지 사용한 ‘九之印’(김구지인) 은 임시정부 판공실장을 역임한 민필호가 관리하다가 그 후손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천상병 예술제 열린다

    천상병 예술제 열린다

    ‘문단의 마지막 기인’이자 아이 같은 순수함을 죽는 날까지 간직했던, ‘귀천’의 시인 천상병(1930~1993)을 기리는 ‘천상병 예술제’가 18일부터 26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의정부는 시인이 생전에 삶의 둥지를 틀었던 곳이자 그가 영면해 있는 곳. 시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문학캠프, 음악회, 백일장 등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천상병 예술제는 시인의 기일인 28일을 즈음해 열려 왔으며 올해로 6회를 맞는다. 특히 올해에는 천상병기념사업회에서 추진 중인 ‘천상병시인추모기념관’ 설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장품 특별전’도 열린다. 특별전에는 부인 목옥순 여사가 간직하고 있던 천 시인의 유품 200여점이 전시된다. 지금껏 공개된 적 없었던 시인의 자필원고, 안경 등을 볼 수 있고 시집 등 유품의 일부는 관람객들에게 판매된다. 또 시인이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소설가 이외수, 화가 배정례, 중광 스님 등이 간직해 오던 시인의 유품도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문학캠프도 처음으로 마련했다. 예술제에 일반인의 참여를 돋우고 천상병 시인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25일부터 1박2일로 일정이 짜여졌다. 첫날 의정부 송산동 공원묘지에 있는 천 시인의 묘소를 참배하며 시작되는 이 캠프에는 시인 정호승의 문학강좌도 준비돼 있다. 천상병백일장, 연극공연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25일에는 ‘천상병 시(詩)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는 박철의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천상병 시인의 순수한 시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이 시상식은 올해 11회를 맞았다. 18일에는 연극배우 권성덕과 함께하는 ‘책 함께 읽자’, 25일에는 책 맞교환, 중고책 판매코너 등이 마련된 ‘책벼룩시장’ 등 행사도 마련돼 있다. 한편 서울 노원구는 22일 수락산에서 천상병 시인 시비 공원 개막식을 연다. 이 행사에는 시인의 대표작인 ‘귀천’ 시비 및 시인의 동상 제막식과 함께, 친필 원고가 담긴 타임캡슐을 묻는 행사도 연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031)828-5834.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그 떠난 지 17년… 탈고 안된 마지막회를 완성하다

    한 방송사에서 열린 독서토론회가 끝나고 출연진들은 근처 다방에 모여 앉았다. 그날 다룬 작품은 소설가 이병주(1921~1992)의 ‘비창’. 40대 술집 여주인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었다. 남은 얘기를 하던 중 그날 사회를 봤던 문학비평가 김윤식 서울대 교수가 술김에 이병주에게 대거리를 했다. 열다섯 살 위 선배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며 “당신 소설이 그게 어떻게 소설이냐.”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환갑을 넘긴 소설가는 큰소리도 못 내고 “환갑 넘은 나도 어찌 살아갈지 모르겠는데, 40대 마담이 그럼 어쨌으면 좋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때 그 소설가는 떠났고, 그때 그 비평가는 그의 유작을 엮어 냈다. 그가 끝내 결말을 못 보고 간 소설 ‘별이 차가운 밤이면’(김윤식·김종회 엮음, 문학의 숲 펴냄)이 그가 떠난 지 17년 만에 나왔다. 문학계간지 ‘민족과 문학’ 1989년 겨울부터 1992년 봄, 그가 작고하기 전까지 연재한 걸 묶은 것이다. 기껏 묶어 놓고도 그 비평가는 좋은 소리를 안 한다. “그 사람이 한국문학에다 큰 획을 긋고 그런 건 아니야. 학병 다녀와서 글 쓴 소설가가 없으니까 관심을 두는 거지.”라고만 한다. ‘별이~’을 두고는 ‘관부연락선’, ‘지리산’에 이은 ‘학병체험 3부작’의 마지막 소설로, 학병에 자원입대해 탈출을 꿈도 꾸지 않은 이병주의 노예사상이 담긴 소설이라고도 비평했다. 전작들도 모두 학병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노비 출신의 학병 이야기다. 종의 자식인 주인공 박달세가 신분상승을 위해 도쿄대에 들어갔다가 학병에 지원, 일본군 정보부 장교 행세를 하며 상하이 정보전에 몸을 던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민족의식 없이 방황하던 박달세가 해방을 앞두고 처신을 고민하는 곳에서 책은 끝난다. 작가는 마지막 한 회 연재를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났다. 소설의 끝이야 이제 알 방도가 없다. 하지만 떠난 작가의 흔적을 찾아 그가 학병으로 근무했던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까지 다녀온 비평가는 박달세가 ‘어쨌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조심스럽게 결말을 제시해 본다. “박달세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결국에는 계층을 뛰어넘고 임시정부 편에 설 겁니다.”라고.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랑과 전쟁’ 9년만에 17일 막내린다

    ‘사랑과 전쟁’ 9년만에 17일 막내린다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17일 479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1999년 10월 첫방송 후 9년 6개월 만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되던 이 프로그램은 불륜을 조장하고 부부 싸움을 유발한다는 비난도 많았지만, 지난 10년간 꾸준히 인기가도를 달렸다. 단막극 형태로는 흔치 않게 시청률 20%를 넘는 호황을 누릴 때도 있었고, 최근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10%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동시간 시청률 1위 자리를 고수했다. 하지만 올해 경기불황에 최근 3~4개월 한두 개 광고만 붙는 상황이 이어지자 봄 개편에서 폐지 대상이 됐다. 그동안 수많은 인기스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탤런트 윤정희, 이필모 등이 출연했었고, 가수 장윤정과 박현빈도 무명시절에 이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불륜녀로 이름을 날린 유지연과 민지영은 ‘사랑과 전쟁’의 인기를 발판으로 여러 방송에서 활약했다. 이는 또 KBS 공채 탤런트들의 출연장이기도 했다. 출연진의 4분의3이 공채 탤런트로 채워졌었다. 하지만 ‘사랑과 전쟁’이 낳은 최고의 스타는 누가 뭐래도 탤런트 신구다. 첫회부터 출연해 마지막회까지 함께한 신구는 이 프로그램의 산 증인이다.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조정위원회 위원장 신구가 남기는 “4주 후에 뵙겠습니다.”는 유행어가 됐다. 개그맨이나 진행자들이 각종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패러디했다. 마지막 녹화에서 신구는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연했었고, 여느 드라마와도 색깔과 성격이 달라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지를 미리 말해준 사람도 없고 마지막 녹화날 폐지소식을 들었다.”면서 불편한 심기도 감추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의 이유를 두고서는 말들이 많다. 우선은 광고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제작을 담당한 KBS 예능국 박효규 부장은 “드라마로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인 회당 5000만원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으나 광고가 줄며 그 명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소재 고갈이 폐지에 한몫했다는 지적도 있다. 박 부장은 “다양한 결혼 스토리만큼 이혼 사유도 다양해 소재가 고갈될 수 없다. 아직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이 제보한 소재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의 다른 관계자는 “소재 고갈로 점점 자극적인 내용만 다루다 보니 본래 기획의도를 벗어난 점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엄숙주의 굴레 벗어나 쓰고 싶은 이야기 썼죠”

    “엄숙주의 굴레 벗어나 쓰고 싶은 이야기 썼죠”

    “저는 떠오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대로 쓴 것 뿐이에요.” ‘빨치산의 딸’의 작가 정지아가 판타지 소설을 썼다. 지난해 소설집 ‘봄빛’ 이후 작품으로 무겁고 진중한 소설을 고집했던 그가 뜬금없이 역사 판타지로 돌아온 것이다. 한무숙 문학상(2008), 오늘의 소설상(2009)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문학성을 인정받던 중에 갑작스러운 ‘일탈’이다. 하지만 다들 궁금해할 이유를 두고 그는 정작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을 뿐”이라며 덤덤히 반응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에 떠오른 이야기는 다양했는데, 스스로의 엄숙주의 때문에 잘라낸 게 많았다.”고 했다. 이번 같은 소재가 떠오르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에 나온 ‘고구려 국선랑 을지소’(랜덤하우스 펴냄)도 2년 넘게 준비했다고 한다. ‘봄빛’ 작업을 하면서, 쇠퇴기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의 자료를 모았다. 을지문덕의 손자 을지소를 비롯한 고구려의 엘리트 무사교육기관 국선학당에 모여든 여덟 소년소녀의 모험담이다. 출판사에서는 ‘고구려판 해리포터’라고 했지만, 용이나 마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 이야기를 서구식 판타지 문법에 끼워 넣긴 싫었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물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쓴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작가는 “단편소설을 쓰면서는 문장 하나를 두고도 몇 날씩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스토리 흐름을 중시하는 작품이다 보니 그럴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쓰고 나니 문장이 허술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한 일에 대한 자신감만은 잃지 않았다. “변절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동안 써온 것들과 주제면에서 달라진 건 없다. 단지 전달하는 방식이 완전 바뀐 것 뿐”이라고 했다. “어떤 방식의 이야기든 이게 다 저를 키워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마무리한 지금 마음에서 떠오르는 대로 써나갈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게 판타지 소설일 수도 역사 소설일 수도 있지만, 무슨 얘기를 다룰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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