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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바둑알로 한·중 최고수 가린다

    인간 바둑알로 한·중 최고수 가린다

    한·중 바둑계의 자존심을 건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다. 그것도 가로세로 31.7×31.7m, 무게 159t의 초대형 바둑판에서다. 바둑 TV는 29일 오후 1시 중국현지에서 벌어지는 ‘2009 봉황고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을 위성 생중계 한다. 후난성(湖南省) 샹시(湘西) 봉황현에 있는 남방장성 누각에서 벌어져 ‘남방장성배’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단판 대국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승자에게 5만달러, 패자에게 3만달러의 상금이 전달된다. 2003년 첫 대회에서 한국의 조훈현 9단과 중국의 창하오 9단이 대결을 벌여 주목을 받았고, 그 후 2년마다 한·중 정상들이 맞붙었다. 올해는 4회째로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이 자웅을 겨룬다. 이 대회의 특징은 대형 바둑판 위에서 소림사의 무동(武童)들이 살아있는 바둑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기사들이 누각 위에서 바둑을 두면, 누각 아래 대형 바둑판 위에서는 흰색·검은색 도복을 입은 361명의 소림제자들이 그 바둑판을 재현한다. 또 돌이 놓일 때마다 다양한 무술을 펼치는 장관을 꾸민다. 올해 격돌하는 이세돌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은 지난 2004년부터 각종 대회에서 만나 18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더구나 18번 대결해서 각각 전적 9승9패의 승부를 벌였기에 이번 대회가 더욱 흥미진진하다. 게임은 각자 제한시간 50분의 타임아웃제로 진행된다. 중계 방송은 개그맨 표영호와 서영경이 특별 MC를 맡았고, 윤현석 9단이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바둑TV 임영진 팀장은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바둑 대국인 한·중의 최고수들이 펼치는 바둑계 지상 최대의 쇼”라면서 “바둑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도 대형 바둑판에서 펼쳐지는 무동들의 화려한 몸짓을 보면서 더위를 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중·일 고대 목탑지 집대성

    한·중·일의 옛 목탑지(木塔址)들은 어떤 모습일까.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26일 삼국의 고대 목탑지의 속성을 분석·정리한 ‘한·중·일 고대사지 비교 연구(I)-목탑지’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최근 부여에 위치한 왕흥사지, 정림사지 등 백제 고도의 절터를 발굴조사한 연구소 측은 백제 사찰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한·중·일 고대사지 비교 연구’라는 기획 연구를 계획하고 동아시아 고대 절터 발굴조사의 결과를 집대성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인 이 연구서는 2008~2009년 발굴조사된 중요 절터 58곳(한국 16곳, 중국 2곳, 일본 40곳)에 관한 자료를 담았다. 여기에는 각 절터의 현황, 목탑의 기단, 계단, 기둥 배치 형식, 출토유물 현황 등을 표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했고 도면과 사진, 참고문헌을 수록해 다음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연구소 측은 “동아시아 고대 목탑지를 집대성한 보고서가 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개별 사찰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동아시아 고대 사찰의 전반적인 특징은 물론 백제 사찰의 독자성·정체성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외적 웅장함보다 신앙심 북돋워줘야죠”

    “외적 웅장함보다 신앙심 북돋워줘야죠”

    건축가들이 인정하는 아름다운 교회들은 어떤 곳일까. 유럽여행 코스로 빠지지 않는 웅장하고 거대한 고딕양식의 성당들일까. 교회건축 전문가 정시춘 실천신학대 겸임교수는 여기에 “노(No)!”라고 대답한다. 아름다운 교회 건축을 소개한 ‘세계의 교회건축순례’(발언 펴냄)를 낸 그는 “실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회는 대부분 작은 건축물들”이라면서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위압적이지 않고 개방적이며, 들어가 잠깐 쉬어보고 싶은 친근감이 있기에 작은 교회건물이 사랑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그는 이번에 책을 낸 이유도 “작은 교회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한 인터넷 뉴스에 연재한 것을 모은 이 책에는 그가 방문했던 13개국, 37개의 교회 건물들이 소개돼 있다. 2번의 순례여행을 포함 해외여행 때마다 교회를 찾아다니며 7년에 걸쳐 쓴 것들이다. ●‘세계의 교회건축순례’ 책 펴내 정 교수는 교회건축만 35년 외길을 걸었다. 1974년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낸 사무소에 교회 건물이 첫 의뢰 건수로 들어온 것이 인연이 됐다. “그때 이게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시도를 섞어가며 교회 건축만 설계를 했죠.” 사실 대학시절 뒤늦게 가진 신앙이 그때까지도 그리 돈독하지는 않았지만 소명으로 여기고 일을 시작하자 신앙심과 직업이 상승효과를 일으킨 셈. 그후에는 본격적으로 신학까지 공부하며 교회를 건축했고, 그렇게 세운 건물이 지금까지 100여곳이 넘는다. 그 기간 한국의 교회 건축도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 처음 고딕양식을 흉내낸 뾰족한 첨탑과 십자가로 대표되던 교회 건물들이 이제는 양식이랄 것 없이 다양하고 화려해진 것. 거기다 대형화 추세도 걷잡을 수 없게 되면서, 교회는 이제 신앙의 공간만이 아닌 다기능 종합문화공간이 됐다. 하지만 정 교수는 “교회건축이 세속의 문화를 너무 많이 받아들인 것 같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는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사람들의 정신적 기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회건축은 부가기능이 아니라, 신앙행위라는 본래 목적을 얼마나 충족시켜 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현대 한국 교회건축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1970~80년대 경제성장과 교세 성장으로 교회는 많이 들어섰지만, 짓기에 바빠 기독교의 본령을 잊은 건축물이 된 것이 아쉽다. 게다가 교인들조차도 교회를 볼 때 신앙에 바탕한 사역이 아닌 세속 건물 보듯 여기는 시각이 만연해 있다. 여기에 정 교수는 “건축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예술이기에 교회도 실용적인 기능, 즉 신앙심을 얼마나 북돋워줄 수 있느냐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연과 조화 이루는 교회 짓고파” 그는 지금도 신앙심을 고양시키는 교회를 짓기 위해 신학을 연구하고 종교인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 건축 요소의 단순한 모방이 아닌 “사람에 대한 이해,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했던 전통의 정서가 담긴 교회를 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용산참사 현장부터 찾아볼래요”

    “묵묵히 지켜보고, 동참한 신도들의 관심과 성원이 1000일 기도를 원만하게 마치게 됐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주지 명진(59) 스님이 오는 30일 지난 2006년 12월5일 시작한 1000일 기도의 종착역에 도달한다. 24일 오후 봉은사에서 만난 명진 스님은 “당시 1000일 기도를 한다고 하자 ‘과연 해낼 수 있겠느냐.’, ‘괜히 큰소리치는 것 아니냐.’는 의심들도 있었다.”고 돌아본 뒤 “그러나 100일, 200일이 지나고 반환점인 500일을 넘기자 신도들은 마음을 활짝 열고 지지를 보내 주셨고, 절을 하면서 건강까지 좋아져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4시30분 새벽 예불, 오전 10시 사시 예불, 오후 6시30분 저녁 예불까지 300여배씩을 나눠 절을 하고 기도하는 스님을 따르는 신도들은 차츰 늘어났다. 신도 사이에서 1000일 기도를 같이하는 모임이 생겼고, 예불에 동참하는 신도는 500여명으로 불어났다. 1000일 기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신도들의 신뢰가 쌓이면서 스님의 일요법문을 듣는 신도가 초기 200명에서 최근에는 1000명까지 늘었다. 봉은사의 신도와 수입도 증가했다. 취임 첫해 86억원이던 예산은 매년 20%씩 늘어 2008년 122억원으로 늘어났다. 명진 스님은 1000일 동안 딱 한 번 산문 밖을 나갔다. 20여년간 봉은사를 다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요청으로 5월29일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했다. 스님은 30일 1000일 기도 종료를 알리는 회향법회를 마친 후에는 용산참사 현장을 찾는다. “그동안 가고 싶었던 곳입니다. 발생 6개월이 넘도록 방치하는 건 문제입니다. 망루를 짓고 시너를 뿌릴 수밖에 없던 그분들도 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일 겁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수습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스님은 다음달 3일에는 강원도 인제의 선원으로 떠나 2개월간 수행하는 산철 안거에 들어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조선의 해군본부 충청수영성 사적 지정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조선시대 충청지역 해안의 해군본부로 사용됐던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931번지 일대 충청수영성(忠淸水營城)을 국가지정 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문화재구역 면적은 46필지 1만 378㎡이고, 외곽 보호구역은 271필지 11만 4948㎡이다. 충청수영성은 조선 초기에 설치됐다가 고종 33년(1896) 기능을 정지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충청수영과 예하의 군대에 배속된 병력 규모는 군선(軍船)이 142척에 수군(水軍)은 총 8414명에 이르렀다. 임진왜란 중인 선조 29년(1596)에는 충청수사 최호가 충청수영의 본영과 속진의 수군을 이끌고 남해 한산도에 머물며 수군통제사 원균의 지휘를 받아 작전을 수행하다가 이듬해인 선조 30년(1597) 7월1일 일본군에 패해 통제사 원균과 함께 전사한 일도 있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의 비경·이야기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의 비경·이야기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可居島)’의 비경과 섬사람들의 오랜 이야기를 들려주는 EBS 한국기행 ‘가거도’편(연출 김병민)의 2부가 25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된다. 한국판 ‘세계테마기행’을 표방하는 ‘한국 기행’은 국내에 숨은 비경을 찾아 그곳의 역사, 풍습, 건축 그리고 사람의 향기를 전하는 기행 다큐멘터리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품격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송하기로 한 EBS의 가을 개편을 맞아 24일부터 매주 월~금 오후 9시30분에 전파를 타게 됐다. 첫 여행지인 가거도는 최남단 마라도나 동쪽 국경선 독도처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그 섬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다른 곳 못지않다. 24일부터 방송된 프로그램은 28일까지 총 5부에 걸쳐 이곳의 비경과 거친 바다에 기대 사는 섬사람들의 오랜 이야기를 전한다. 25일 방송되는 2부 ‘안개와 바람의 숲 독실산’은 섬 근방에서 가장 높은 산인 독실산(해발 639m)의 생태를 소개한다. 프로그램은 가거도가 ‘가히 살 만한 섬’이란 이름을 얻은 건 바로 독실산 때문이라고 전한다. 일년에 고작 80일 정도 모습을 드러내는 기후변화가 심한 산이지만, 이곳 사람들에게 독실산은 물을 얻고 또 내다 팔 약초를 구할 수 있는 곳간 같은 곳이다. 26일 3부 ‘바다에서 건진 꿈’편은 어두운 새벽 출어를 시작하는 이곳 어부들의 삶을 추적했다. 가거도 바다는 멸치가 많이 잡혀 1970~80년대에는 수백 척의 어선들이 줄지어 그물을 내리고 만선으로 돌아갈 정도였다. 27일 4부 ‘생명을 노래하다’편은 3만 종의 수중생물이 살고 있는 가거도 앞바다의 수중 생태를 소개하고, 마지막 28일 5부 ‘섬의 아이들은 꿈꾼다’편은 섬에서 배우고 커가는 가거도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한편 24일 방송된 1부 ‘가장 늦게 해 지는 섬’편에서는 가거도의 환경과 섬사람들의 생업을 소개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예능 버라이어티 변신 ‘보니하니’ 만나요

    EBS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가 어린이 예능 버라이어티로 대대적인 변신을 한다. 가을개편을 맞아 24일 방송분부터 진행자를 교체하고, 새로운 코너들을 채워 어린이 시청자를 맞이한다. 방송은 매주 월~금 오후 5시50분.새로운 ‘보니’로는 신인 그룹 ‘게리골드스미스’의 ‘스미스(본명 정승현)’가 낙점을 받았다. 진행자로 처음 도전하는 스미스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진행자,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보니’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하니’ 자리는 전 농구스타 박찬숙씨의 딸이자 SK팀 치어리더로 유명세를 탄 서효명이 채운다. 특히 개편된 보니하니에는 아버지 김구라와 더불어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누비고 있는 김동현군이 투입된다. 김군은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을 빌린 코너 ‘동현이의 기막힌 받아쓰기’에 반장으로 나와 외국인 초등학생들과 함께 한글을 공부한다. 코너는 한국문화에 얽힌 외국인 어린이들의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하며 어린이판 ‘미녀들의 수다’로 꾸밀 예정.또 운동량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체육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절복통 체육부’라는 코너도 신설한다. 초대형 게임전용 세트장을 배경으로 어린이들은 교과 체육 과정은 물론 ‘맨땅 짚고 헤엄치기’ 등 기발한 게임들을 함께 즐긴다.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서바이벌 코너도 있다. ‘댄스 배틀 아이돌 리그’는 두 팀의 어린이들이 춤으로 승부를 벌인 뒤 시청자 투표 결과에 따라 승자를 결정한다. 그 외 실시간 퀴즈가 있는 뮤직비디오, EBS 명작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묶어 보여주는 ‘블링블링 골드 드라마’ 등의 코너도 준비됐다.제작을 담당한 EBS 정지은 피디는 “이번 개편을 통해 어린이 버라이어티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학교공부와 지루한 일상에 지친 어린이들에게 매일 1시간씩 편하게 웃고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날마다 시체 마주하는 주인공… 소재 독특

    국내 독자들에게는 ‘아오키 신몬’이란 이름이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책으로 나온 ‘납관부일기’(조양욱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가 국내에 소개되는 그의 첫 번역물이니 무리도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 책은 1993년 첫 출간 이후 매년 재판을 거듭한 스테디셀러다. 또 올해에는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굿바이’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아오키 신몬은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날마다 시체를 마주하는 남자라는 독특한 소재는 실제로 작가가 상조회사에서 염습(殮襲)·입관(入棺)을 해주는 장의사 일을 맡았던 경험에서 나왔다. 처음 장의사 일을 하면서 그가 겪었던 마음의 갈등과 고통,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을 억누를 수 없어 일기로 써 남겼는데, 그걸 바탕으로 소설을 낸 것이다. 작가도 책 후기에서 “일기라고 제목을 붙였으면서 일기도 아니고, 자서전이나 소설이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종교서적도 철학서적도 아니다.”라고 썼지만, 그 말대로 작품은 장르 구분이 어렵다. 1인칭 시점에서 직접 겪은 에피소드를 짧게 짧게 제시하는 방식을 보면 일기 같다가도, 또 장면마다 읊조리는 생사에 대한 성찰을 보면 종교와 철학 서적들이 무색할 정도다. 하지만 손을 놓을 수 없게 독자를 끌어당기는 구성력이나 문체를 보면 분명 ‘납관부 일기’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불성실한 카페 운영으로 파산해 아기 분유값도 살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소설가 아오키 신몬 자신이다. 급한 마음에 시체 닦는 일을 맡은 그이기에, 그는 멸시와 외면에 찬 타인의 시선이 달갑지 않다. 하지만 차차 일이 손에 익으면서 주인공도 생각이 달라지고 생사에 대한 생각도 깊어진다. 거기다 옛 연인의 아버지, 철부지 소녀의 어머니 시체 등을 닦으면서 결국 삶과 죽음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재판을 거듭했으나 전체 내용은 그대로 두고 소소한 첨삭가필만 했다고 한다. 그랬기에 익을 대로 익은 문장은 읽는 이들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쥐락펴락하는 듯하다.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체 앞에서 허우적대는 신출내기 장의사를 그려내는 유머러스함과 또 숙연히 고개를 숙이게 하는 깊은 사유의 과정,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자유분방한 변주는 영화와는 또 다른 소설의 맛을 전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고산문학대상에 최동호·이근배씨

    고산문학대상에 최동호·이근배씨

    최동호(왼쪽) 시인과 이근배(오른쪽) 시인이 제 9회 고산문학대상 시 부문과 시조 부문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수상 작품집은 ‘불꽃 비단벌레’(서정시학사 펴냄)와 ‘사랑 앞에서는 돌도 운다’(시월 펴냄). 고산 윤선도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01년 제정된 고산문학대상은 올해부터 시와 시조 부문 수상자를 각각 선정한다. 올해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발간된 시집과 시조집을 대상으로 유안진 시인 등이 심사를 했다. 상금 각 1000만원. 시상식은 10월17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조선왕실 문화유산 궁금하시죠?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등 전통의 문화유산이 잇따라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가운데, 이를 주제로 한 강좌가 개최된다.국립고궁박물관은 새달 4일부터 매주 금요일 박물관 교육관에서 ‘왕실문화 심층 탐구’ 강좌를 연다. ‘세계가 주목한 조선왕실 문화유산-조선 왕실의 세계유산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세계유산·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 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체계적으로 살펴 본다.강좌는 4일 김문식 단국대 교수의 ‘기록 문화의 꽃, 의궤’를 시작으로 올해 11월 말까지 총 12주 동안 이어진다. 정종수 국립고궁박물관장, 김준혁 수원화성박물관 학예실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허준, 동의보감, 승정원일기, 한글, 왕릉, 종묘, 조선왕조실록을 주제로 강의하고, 또 창덕궁, 수원화성 등 관련 현장을 함께 방문하기도 한다.왕실문화에 관심 있는 성인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신청은 해당 강의일 전까지 홈페이지(www.gogung.go.kr)나 교육관 현장에서 가능. (02)3701-7645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정상급 사진가가 담은 ‘중국의 초상’

    정상급 사진가가 담은 ‘중국의 초상’

    국내 정상급 사진작가들의 중국문화기행을 다룬 포토에세이가 제작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사진작가 조세현과 권영호가 직접 카메라로 담아온 중국의 초상들을 모아 2부작 중국기행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두 작가는 올해 6월27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직접 중국을 떠돌며 수천 년 역사를 가진 중국 고대문명의 흔적을 찾았다. 또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도 놓치지 않고 담았다. 방송은 사진 촬영을 위해 중국 곳곳을 누볐던 작가들의 모습까지 담아 로드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꾸몄다. 22일 오전 1시에 방송하는 1부 ‘조세현의 시안의 초상’은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도시 시안(西安)을 방문한다. 시안은 아테네, 로마, 카이로와 함께 세계 4대 고도로 꼽히는 도시. 이곳을 찾은 작가는 오래된 상점과 아침시장의 활기찬 모습, 마을 골목길 사람들의 후한 표정 등을 담아와 소개한다. 시안은 과거 실크로드의 기점이기도 했다. 작가는 이곳에 있는 중국 최초의 이슬람 사원도 방문한다. 또 진시황의 ‘병마용갱’을 찾아가 6000명 병사들의 서로 다른 표정과 옷차림, 머리모양 등을 촬영했다. 1부는 21일 오후 10시 중화TV와 23일 오전10시 tvN에서도 방송된다. 한편 2부 ‘권영호의 중원의 초상’은 중국 문명의 두 중심인 황하와 중원을 둘러본다. 춘추전국시대의 무대인 ‘낙양’, 황하와 흥망을 함께 한 도시 ‘개봉’ 등 유서 깊은 고도들이 권영호 작가의 손에서 되살아난다. 2부는 아직 편성이 확정되지 않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한국 유치 유력”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한국 유치 유력”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유치로 한국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국 결정을 앞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김삼환 목사의 발걸음이 바쁘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김 목사는 WCC 중앙위원회 참석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로 떠나기 전인 19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자리에서 김 목사는 “개최가 확정된다면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 영적 감동을 주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총회 한국 유치의 각오를 다졌다. ●5개국서 신청… 그리스와 경쟁할 듯 WCC는 전 세계 기독교 교회의 협의체. 110개국 349개 교단 및 관련 공동체들이 참석을 하며, 7년마다 총회를 열어 주요 안건을 논의한다. 한국이 유치하려는 2013년 대회는 1948년 이후 열 번째로 열리는 대회. 김 목사는 26일부터 새달 2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리는 중앙위원회에 참석해 홍보를 한 뒤 1일(현지시간)에 나올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신청국은 다섯 곳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리스와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지난 9차 총회 개최국 선정에서도 한국은 2위, 그리스가 3위를 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한국이 유력합니다.” 한국은 9회 때도 총회 개최를 신청했지만 브라질이 개최국이 되면서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이번에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7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그 사이 한국교회는 저력도 더 축적됐고, 세계 기독교계에서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했다. 게다가 한국은 최근 50년 간 아시아에서 총회가 열리지 않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이 WCC의 주요 의제라는 점 등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다종교사회 속에서 복음을 전파한다는 점이나, 지금껏 불가능했던 총회실황 중계가 가능한 첨단 IT기술을 가졌다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다녀간 실사단은 국내 시설 중 부산 벡스코에 낙점을 줬다고 한다. 총회 유치가 한국 교회의 이름를 드높이는 것은 물론이지만, 김 목사는 그와 함께 국가 신임도 향상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총회를 계기로 평창동계올림픽 등 다른 국제대회 유치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총회 유치는 남북 화합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총회 유치에 북한 측 기독교 단체인 조선그리스도연맹도 공식적인 환영의 뜻을 밝힌 상태. 이들은 7~9차 총회에서 남북공동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김 목사는 “사회 여건에 따라 북측 그리스도인들이 남한으로 와 총회에 참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WCC총무엔 박성원 목사 확실시 한편 이번 총회국 선정에 앞서 선출하는 신임 WCC 총무 자리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박성원 목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WCC 중앙위원인 박 목사는 23명의 예비후보 중 최종 후보 2인에 들었다. 특히 지금껏 아시아에서는 총무를 배출한 적이 없고, 예비 인선위원회에서도 박 목사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아 선출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남·녀의 차이 일으키는 뇌 비밀 풀기

    남·녀의 차이 일으키는 뇌 비밀 풀기

    인간 신체의 비밀과 최신 의학 정보를 소개해온 의학 다큐멘터리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이 20일로 300회를 맞는다. 지난 2002년 10월 첫방송 이후 프로그램은 인간의 출생과 노화, 질병, 죽음을 주제로 식생활습관, 운동, 생활환경, 장기기증 등 건강에 관련된 방대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전해 왔다. 특히 특수영상과 3차원 그래픽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난해한 의학 지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방송은 300회를 맞아 20일, 27일 오후 10시에 특집 2부작 ‘남자의 뇌, 여자의 뇌’(연출 예미란)를 내보낸다. 꾸준한 연구 속에도 아직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뇌의 신비, 특히 심리실험과 첨단 뇌과학을 활용해 남녀 뇌에 얽힌 비밀을 소개한다. 1부 ‘뇌에도 성이 있다’편은 생물학적 성과 다른 ‘브레인 섹스(Brain Sex)’에 대해 소개하고 남녀의 차이를 일으키는 뇌의 기능을 분석한다. 임신 6~8주에 호르몬의 영향에 따라 결정된다는 뇌 성별에 따른 운동능력 차이 등을 설명한 뒤, 실제 일반인과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뇌성별을 측정해 본다. 또 성관계 시 남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차이도 소개한다. 2부 ‘늙지 않는 뇌 사용설명서’편에서는 건강한 뇌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꾸준히 운동한 학생들이 인지능력이 좋다는 최근 연구 및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운동과 뇌의 관계를 밝히고, 산모의 운동이 태아의 지능지수(IQ)에 끼치는 영향도 들려준다. 또, 뇌활성화 비교 실험을 통해 치매에 좋은 놀이가 무엇인지 살피고, 국내외 뇌전문의들이 제안하는 건강한 뇌 유지법도 알아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문인들 손잡고 제주 올레길 걸어볼까

    소설가 김주영, 시인 정호승 등 문인들이 독자들의 손을 잡고 제주 올레길을 걷는다. 문학서비스 단체 문학사랑이 한국관광공사, 진에어 항공사 등과 공동으로 기획한 ‘녹색문학투어’에서 문인들은 테마여행의 안내자가 돼 여행코스를 함께 돌며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그간 문학투어는 문인의 생가나 작품의 배경을 찾아다니는 것이 많았지만, 녹색문학투어는 생태, 환경, 자연의 가치를 일깨워 줄 수 있는 공간으로 여행을 떠난다. 올해 올레길을 시작으로 이후 보부상길, 선비길을 걷고 강녹색문학투어, 자전거 문학투어 등도 할 예정. 물론 문학적 감수성을 채워 줄 시간도 마련한다. 작가들은 독자들과 걸으며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을 낭독하기도 한다. 또 일정마다 ‘녹색문학의 밤’을 꾸며 명사들의 강연을 듣는다.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김주영은 “꾸준한 관심과 노력으로 문학 투어가 이런 색깔로까지 진화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읽는 문학이 보고 체험하는 문학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호승 시인도 “올레길을 걸으며 자신의 길을 찾고 또 길의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나 역시 이 여행을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달 10~12일 열리는 첫 번째 행사는 소설가 김주영, 산악인 엄홍길, 탤런트 고두심이 독자 180여명과 함께 제주올레길 1, 2, 3코스를 돌아본다. 새달 5일까지 모집. 이후 10월에는 정호승, 11월 엄홍길, 12월 박범신이 함께 한다. (02)2266-2132 홈페이지 www.paradisetour.co.kr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불교와 통일교 넘나들며 초종교 운동 모든 종교인 예배 가능한 성전 만들 것”

    “불교와 통일교 넘나들며 초종교 운동 모든 종교인 예배 가능한 성전 만들 것”

    통일교 집안, 그것도 총재 문선명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종교 자체가 싫었다. ‘총재의 아들’로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부담이었다. 한때는 아버지의 일이 ‘가짜’가 아닐까도 의심했다. 그러다 여섯째 형의 죽음으로 불교에 빠져들었다. 삭발에 승복을 걸치고 다녔다. 신자들은 총재의 아들이 미쳤다며 손가락질을 했다. 역시 따가운 시선이 불편했던 어느 훈독회(기도회) 자리, 동석한 문 총재의 한마디에 “아버지는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를 욕하지 마라. 얘는 지금도 종교를 공부 하는 중”이라는 포용의 말이었다. 그 후 문형진(30) 목사는 ‘진짜’ 통일교인이 됐다. 목회 시작 2주년을 맞은 그를 최근 서울 용산 본부교회에서 만났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세계회장·한국회장 일까지 맡아 쉴 틈 없이 바쁜 그였다. 게다가 최근 2주년을 맞아 2만 1000배로 정성을 드린 몸이 채 회복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건강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지난 2년, 가장 큰 적은 바로 제 자신이었습니다. 나는 안 될 거라는 생각이 저를 늘 힘들게 했죠.” 나이의 많고적음을 떠나 그 자리가 그저 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 목사의 취임 이후 본부교회 신도는 30배가량 늘었다. 그가 도입했던 교구장 직선제 등도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 문 총재의 종교적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뭐든 나 혼자서 하는 일은 없다.”고 겸손의 말을 전한다. 그는 “작은 일 하나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결정을 합니다. 아버지의 결정이 아직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요.”라며 웃는다. 문 총재 같은 창종주의 카리스마를 가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 흉내를 낼 생각도 애초 없는 것. 그는 스스로 “나는 교회조직과 행정을 꾸린 바울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 문 목사는 새벽 2시30분에 일어나 불교식 명상수행을 한다. 불교에 깊은 감흥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참선수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스님들과의 교류도 꾸준하다. 지금도 그는 스님들을 청해 만나고,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초종교 포럼에 참석해 강연도 했다. 불교에 대한 애정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그의 발걸음을 ‘초종교 운동’으로 옮기게 한 셈이다. 그는 “종교는 사회에서 분란을 만들게 아니라, 항상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앞장서서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숙원사업인 ‘천복궁 성사’도 초종교적으로 꾸밀 생각. “마치 바티칸궁처럼 각자 종교에 따라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초종교 박물관도 둘 생각이에요. 한마디로 ‘초종교성전’인 셈이지요.” 그러면서 문 목사는 통일교 부흥에 대한 꿈도 전한다. “지난 30년간 정체됐던 교단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겁니다. 교인들의 자신감 회복이 가장 중요하죠. 무한한 사랑을 실천해야 할 식구들인데, 자신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다른 이들에게도 그걸 나눠주죠.” 글ㆍ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불교 대표수행법 ‘간화선’ 개혁 난상 토론

    불교의 앞길을 모색하는 ‘지리산 야단법석(野壇法席)’이 4박 5일의 대장정을 마쳤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지리산 자락 실상사에서 열린 행사에는 각계 스님과 불자 수백명이 모여 불교의 수행 풍토, 소의경전 문제, 교육사업 방안 등을 주제로 전례없는 난상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한국 불교의 대표 수행법인 ‘간화선(看話禪)’의 발전적 개혁을 위한 논의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연단에 선 전국선원수좌대표 혜국 스님은 “간화선만이 길은 아니지만 이 전통안에 다른 수행법을 도입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간화선의 병폐는 이를 잘못 받아들인 수행자들에게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인드라망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스님은 “전통의 간화선이 수행도량 안에서 어떻게 일상적인 삶의 방식이 되게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발전적 논의를 위해 모인 만큼 비판 수위도 높았다. 익산 사자암 향봉 스님은 “조계종은 아함경 등 초기경전까지 배우면서 금강경만 소의경전으로 삼는 건 모순”이라면서 “일제의 잔재라고 강원 교재에서 뺀 법화경이 끼친 영향이 실제 더 크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또 “수백만원에 달하는 안거 해제비를 주는 것이 선원의 가장 큰 병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외 행사에는 불교 대중화 방안을 이야기하고, 또 화엄사·쌍계사·대원사 등 지리산권 사찰 관계자들이 모여 지리산 민족성지화 및 환경보전 방안도 논의했다. 한편 행사 이후 동안거 기간에는 지리산을 침묵하며 순례하는 ‘움직이는 선원’ 행사가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詩로 밥벌어 먹기 참 힘들구나”

    “詩로 밥벌어 먹기 참 힘들구나”

    조선시대 박인로의 ‘누항사(巷詞)’까지 올라갈 것도 없다. ‘동백꽃’의 소설가 김유정은 죽기 열흘 전 친구에게 ‘탐정소설을 번역해 돈을 100원쯤 받으면 뱀과 닭을 사다 고아먹고 일어나고 싶다.’고 편지를 쓰고는 끝내 가난의 고통 속에서 스러져 버렸다. 넉넉하지 못한 생활에서 오는 폐병 같은 고통, 그 고난을 원고지에 꾹꾹 눌러 글을 쓰는 모습은 근대 문인들의 전형적인 초상이었다. ●“시의 적은 산만한 생활” 하지만 21세기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은 모양이다. 시 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가을호(통권29호)가 기획 특집으로 마련한 ‘시인의 적, 시의 적’에서, 여전히 많은 시인들이 ‘시와 시인의 가장 큰 적’으로 ‘경제적 문제’를 꼽았다. 애초에 시인은 돈과 인연이 없는 직업이기는 하다. 게다가 지금은 오감을 자극하는 영상문화에 많은 독자를 잃어 시는 정말 ‘돈 안되는 짓’이 됐다. 그런 지금 “시를 돈으로 생각한 적은 없지만 시로써 밥 먹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쓴 천양희 시인처럼 여러 시인들이 시와 생활 사이의 간격을 아쉬워했다. 신달자 시인은 “시의 적은 한마디로 산만한 생활”이라면서 밥벌이가 먼저가 되는 생활인으로서의 시간을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생활이 우선이라는 약빠른 생각이 시를 자꾸만 멀리하게 만든다.”고 고백한다. 이재무 시인도 “나날의 구차한 생활세계는 나에게 깊이 있는 사유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글써 먹고 사는 삶의 비루한 고통을 전한다. 반면 가난의 고통을 그냥 ‘해탈’해 버린 시인들도 있다. 장석주 시인은 생활의 문제가 오히려 “창작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밥 먹고 새끼를 키우고 돈을 버는 생활이 시보다 덜 숭고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운을 뗀 뒤 “그런 생활을 외면하고 좋은 시는 나오지 않는다. 시인의 적은 시인의 동지”라고 말한다. ●시단 내부와 비평가 또다른 적으로 시와 시인의 적이 생활뿐이라고 하면 밋밋하다 했을까. 문단권력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시인의 적이 외부가 아니라 시단 내부에 있다는 말. 거들먹거리는 시인이나, 시인을 쥐고 흔드는 비평가에 대한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김종해 시인은 “좋은 시인들의 좋은 시에 잘못된 등가를 매기는 비평가들의 편향적인 시각은 우리 시를 병들게 한다.”고 날을 세운다. 그러면서 “철옹성 같은 문학 파벌과 섹트주의 때문에 신세대 시인들은 좌절하거나 눈치마저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양희 시인도 “남의 시를 깊이 읽지도 않고 직시(直視)도 없이 함부로 비판하는 자들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바로 시인의 적”이라고 비평가들에게 직격탄을 던진다. “시의 적은 시인”이라고 한 정일근 시인은 “가장 무서운 적은 나를 절망하도록 뛰어난 시를 쓰는 시인”이라고 재치있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시인의 적은 창작의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인 자신이라는 답도 많았다. 송재학 시인은 “나태 때문에 스스로의 다짐이 늘 빗나간다.”고 했고, 이윤학 시인은 “조바심 때문에 나에게는 여유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꿈의 도전’ 나로호 탄생부터 발사까지

    우리 땅에서 발사되는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NARO)’의 발사일을 맞아 제작과정과 의의를 짚어보는 특별기획이 방송된다. KBS 1TV는 나로의 발사일인 19일 오후 10시에 특별기획 ‘꿈과 도전의 기록,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나로’(연출 이치훈)를 마련해 나로 탄생부터 발사까지의 현장을 소개한다. 또 나로 이후 대한민국이 우주개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방향과 과제도 제시해 본다. 방송은 나로 발사를 위해 땀을 흘린 사람들을 직접 만난다. 16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개발에서 발사까지 7년의 시간이 걸린 자력위성발사 프로젝트에 매달린 사람들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제작진도 여기에서 600여일을 함께 일하며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취재했다. 방송은 대전항공우주연구원, 전남 고흥 나로 우주센터 등을 오가며 핵심연구원들을 인터뷰한다. 또 나로 발사가 국내 우주산업에 가져다 줄 득과 실도 따져본다. 나로 발사로 대한민국은 미래산업인 우주산업 영역에서 선진국들과 보조를 맞추게 됐지만, 기술도 경험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인공위성과 궤도진입 기술은 있지만, 발사체를 만들 수 없어 나로의 발사 역시 러시아 기술에 의존했다. 방송은 여러 전문가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 우주산업의 한계와 나아갈 방향을 들어본다. 나로의 탄생부터 발사까지의 과정을 나로가 직접 화자가 돼 들려주는 방식으로 꾸몄다. 개발과정에서의 각종 시행착오들, 부품제작과 조립, 나로라는 이름을 얻고 우주로 날아가는 순간까지의 과정 등을 1인칭으로 그려 흥미를 더했다. 또 프로그램은 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이해를 돕고 개발현장, 발사현장 등을 오가며 시각적 재미를 높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최영수 대주교 대구대교구장 사임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최영수(67) 대주교가 건강상의 이유로 교구장직을 사임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17일 이러한 내용의 사임 청원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최종 수락해 최 대주교의 교구장 사임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2001년 대구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최 대주교는 전임 이문희 대주교에 이어 2007년 3월부터 제9대 대구대교구장직을 수행했었다. 한편 교구장이 공석이 된 대구대교구는 빠른 시일내 참사회의를 열어 후임교구장이 임명될 때까지 교구장 직무대행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조환길 주교가 보좌주교로서 총대리를 맡고 있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일반 시청자가 직접 톈산·동남아 소개

    일반 시청자가 직접 톈산·동남아 소개

    EBS ‘세계테마기행’을 시청자 큐레이터들이 2주 동안 맡는다. 지금까진 각계 유명 인사들이 출연해 세계 곳곳에 숨은 명소들을 소개했었다. EBS 세계테마기행은 17~20일, 24~27일 오후 8시50분에 각각 방송하는 ‘톈산 너머의 낙원, 키르기스스탄’편과 ‘세 친구의 배낭여행, 동남아 3국’편을 일반 시청자들이 직접 진행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지난 5월부터 시청자 큐레이터를 모집한 결과 총 320팀이 응모했으며, 이중 서류·면접·카메라 테스트 등을 거쳐 최종 두 팀을 선발했다. 그 중 아마추어 사진작가 박재완씨는 키르기스스탄 편을, 박상일·정효재·오흥복씨가 소속된 ‘대학생 그룹’팀은 동남아 3국 편을 진행하게 됐다. 박재완씨는 퇴직 후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해 왔으며, 테마여행에서 젊은이들 못지 않은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실크로드 위에서 동서 문명의 교차로 역할을 했던 키르기스스탄의 웅장한 자연과 거기서 생활하는 순박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17일 1부는 키르기스스탄의 지붕 ‘톈산’과 그 속에서 생활하는 유목민들을, 18일 2부는 ‘송콜호수’ 등 톈산 주변 호수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또 19일 3부는 톈산 주변 도시를, 마지막 20일 4부에서는 도시주변 실크로드를 카메라에 담는다. 한편 대학생 그룹은 순수함, 그리고 열정과 패기를 자랑한다. 이들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3국을 도보로 돌며 동남아 3국의 절경들을 소개한다. 베트민 호찌민에서 출발해 ‘다탄라 폭포’, 라오스 ‘메콩강’유역, 캄보디아 ‘크메르 유적’을 차례로 돌아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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