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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 성범죄 왜 줄지 않을까

    상습 성 범죄자의 족쇄, ‘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한 지 9월로 1년이 됐다. 이후 전자발찌를 부착한 사람들의 재범률은 줄었지만 전체 아동 성폭력 피해자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범죄자 신상공개부터 사후 교육·치료 프로그램까지, 각종 대책에도 줄지 않는 아동 성범죄의 원인에 대해 22일 오후 10시 방송하는 KBS 1TV 시사기획 쌈 ‘전자발찌 1년, 내 아이는 안전한가?’편(기획 박승규·취재 박진영)이 집중 취재해 본다. 방송은 먼저 지난해 13세 미만 아동 상대 성범죄가 1220명으로 공식 집계 됐다고 밝힌다. 하지만 신고율이 6%에 불과해 한 해 피해아동은 2만명, 하루 평균 55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한다. 그러면서 등굣길에 50대 남자에게 성폭행당해 평생 불구가 된 나영이(가명)의 사연, 상습아동 성범죄자의 충격 고백 등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아동 성범죄의 이면을 살펴본다. 또 방송은 최근 아동 성범죄 사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가해자의 나이가 어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난해 미성년 성폭력 가해자는 2717명으로 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취재진은 이들이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상습 성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또 대구 초등생 집단 성폭행 사건, 아파트 꼬마 발바리 사건 등을 통해 아동 성범죄 실태를 고발한다. 이어 전자발찌의 효과를 해외 사례 등과 비교해 심층 보도한다. 전자발찌는 착용한 성범죄자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어 사전에 범죄를 막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위치추적 기능 외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범죄자들은 발찌를 착용한 채 아이들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취재진은 전한다. 이와 함께 방송은 이름뿐인 성범죄자 신상공개, 전문성이 떨어지는 치료감호소 등을 고발하고, 향후 대책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본다. 또 근본적으로 아동 성범죄를 막을 방법과 향후 2차, 3차 범죄를 막을 정책적 보완점도 진단해 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만화로 보는 산악인 이야기

    만화로 보는 산악인 이야기

    역사의 기록은 이렇다. “1953년 5월29일, 뉴질랜드 출신 에드문드 힐러리(1919~2008년)와 네팔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1914~1986년)가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라고. 하지만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 하면 기억해야 할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영국 출신 산악인 ‘조지 맬러리’(1886~1924년)다. 그 이름은 익숙지 않아도 “왜 산에 오르느냐.”는 질문에 그가 남긴 “거기 산이 있으니까.(Because it is there.)”라는 대답을 처음 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오은선 대장의 14좌 완등 도전으로 히말라야로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조지 맬러리를 소재로 한 산악만화가 출간됐다. 일본 소설가 유메마쿠라 바쿠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니구치 지로의 ‘신들의 봉우리’(홍구희 옮김, 애니북스 펴냄)는 조지 맬러리의 흔적을 추적하는 산악인의 이야기다. 맬러리는 1924년 영국 히말라야 원정대에 참가해 정상 근처에서 실종됐다. 이후 75년이 지난 1999년 정상 아래 200m 지점에서 그의 시신은 발견됐지만, 그가 정상을 밟았는지 여부는 지금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이야기는 1993년 사진작가 ‘후카마치 마코토’가 조지 맬러리가 원정 때 가지고 간 것과 같은 기종의 카메라를 입수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카메라와 함께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설적 산악인 ‘하부 조지’를 만나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의 미스터리를 풀어 나간다. 작품은 하부 조지가 등반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성장과정, 산악계의 전설이 되는 과정 등을 중심으로 맬러리의 이야기를 섞어 간다. 극중 배경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계의 명산들은 작가 특유의 세밀한 펜터치로 되살아나 있다. 고산 특유의 고도감과 웅장함이 잘 살아나는 작화 구도, 또 보기 좋게 연출된 등반 과정에서의 긴박감은 극한 상황 속에 갇힌 인간 심리와 자연의 위대함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전 5권 중 1~2권만 출간된 상태. 새달 3권이, 그 다음달 4권이 나와 내년 초쯤 완간될 예정이다. 2001년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만화부문 최우수상, 2005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최우수작화상 등을 받은 작품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첨성대, 천문대 아닌 선덕여왕 상징물”

    첨성대(瞻星臺)는 천문관측대가 아니라 선덕여왕의 신성화를 위한 상징물이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정연식 서울여대 사학과 교수는 22일 한국역사학회 고대사분과에서 발표할 논문 ‘선덕여왕의 성조의 탄생, 첨성대’에서 첨성대가 지금까지 제기되고 있는 천문대나 24절기를 측정하는 규표(圭表) 또는 제단이 아니라 선덕여왕의 즉위를 기념하고 왕권의 정통성을 과시하기 위해 축조된 상징물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선덕여왕은 정치적인 시조 박혁거세와 종교적 시조인 석가모니를 동시에 가졌고, 이런 차원에서 박혁거세와 석가모니의 탄생을 동시에 표현하려는 의도에서 첨성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곳곳서 뛰는 이주 외국인의 삶 소개

    곳곳서 뛰는 이주 외국인의 삶 소개

    이주 외국인 100만 시대, 더 이상 한국에서 이들은 이방인이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에서부터 한 기업의 CEO, 결혼 이주여성, 귀화 예술인까지 다양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자신들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21일부터 2주에 걸쳐 방송하는 아리랑TV 4부작 ‘마이 코리아, 마이 코리언(My Korea, My Korean)’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직업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주 외국인 4인방을 소개한다. 21일 오후 8시30분 방송하는 첫 회는 충남교육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필리핀 이주여성 라켈카르비오(39)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1995년 남편을 만나 한국에 삶의 터전을 꾸렸다. 필리핀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영어 원어민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그녀는 이주 외국인이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 지역 이주자 상담사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이주민들도 있다. 22일 방송분은 베트남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전후국(37)씨를 소개한다. 최근 베트남에서 가장 성공한 음악인으로 꼽히는 전씨는 러시아 유학시절 한국 여성을 만나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이미 한국으로 귀화하고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악장과 강사를 겸임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매년 베트남에서도 연주회를 가지며 양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은 힘든 업무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현장 노동자들과 유학생들의 삶도 소개한다. 28일에는 STX 조선해양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함담벡씨를, 29일에는 IT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스리랑카 유학생 헤나야카 나디씨의 한국 활약기를 그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개성 넘치는 9편의 다양한 죽음 이야기

    소설가 구효서의 형식실험은 등단 22년째를 맞는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전작 ‘나가사키 파파’에서 과감한 문장 부호의 생략과 함께 가볍고 톡톡 튀는 대화 위주의 이야기를 보여 줬던 그는, 이번에 4년 만에 낸 소설집 ‘저녁이 아름다운 집’(랜덤하우스 펴냄)에서 그에 못지 않은 새로운 시도들을 다시 내놨다.표제작 ‘저녁이 아름다운 집’부터가 만만찮다. 기존에 보여준 바 있는 대화 위주의 서사 진행은 차치하고서라도, 소설과 시나리오의 작법을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기지는 절로 감탄사를 뱉게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어느 순간 이어지는 시나리오 형태의 지문이나, ‘대사’라고 해야 할 소설 속 대화들은 장르의 경계를 거부하고 소설의 외연을 확장해간다.2006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인 ‘명두(明斗)’에서는 사람이 아닌 ‘죽은 굴참나무’가 화자로 등장해 이야기를 끌어간다. 거기다 열두 살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장애우(‘TV, 겹쳐’),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초등학생(‘막내고모’) 등 작품 면면이 이채로운 인물들은 서로 질세라 개성을 뽐낸다.하지만 9편 개성적인 작품들의 근저에는 공통적으로 레퀴엠이 흐른다. 모든 인물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죽음’이란 소재는 실험적 형식과 맞물려 교묘하게 개별 작품은 물론 소설집의 주제를 형성해 간다.새로 지을 전원주택 마당터에 무덤이 있다는 사실로 고민하는 중년 부부 이야기인 표제작은, 아내 몰래 약을 먹는 남편과 무덤이 있는 집을 번갈아 장면으로 제시하면서 ‘죽음은 늘 일상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굴참나무의 이야기 ‘명두’도 동화나 우화라고 생각하면 큰코 다친다. 살아 150년, 죽어 20년을 한자리에 서있는 나무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그 마을 사람들의 어두운 역사와 집단적인 죽음에 대한 것들이다. ‘TV, 겹쳐’ 역시 산업화 시기 여공들을 따라 다니던 죽음의 그림자에 관한 이야기다.그러나 레퀴엠의 선율은 결코 무거운 검은색 한 가지뿐이 아니다. ‘저녁이 아름다운 집’에서 무덤에 대한 고민을 곁에 두고도 남편의 귀를 파고 건강보조제를 챙겨주며 나누는 중년 부부의 소소한 대화는 우리 일상이 가지는 죽음도 이길 수 없는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한다.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전통문화학교에 석·박사과정 설치해야”

    “전통문화학교에 석·박사과정 설치해야”

    “본래 목적에 충실한 학교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16일 취임한 배기동(57) 한국전통문화학교 신임 총장은 17일 서울 통의동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졸업생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일부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등 어정쩡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문화재 관련 전문인력을 키운다는 본래 목적에 맞는 교육 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했다. 배 총장은 이를 위해 석·박사를 배출할 수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원 설치’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학교의 교육은 기예뿐 아니라 인문·사회학적 지식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소양을 갖춘 고급 전문인력을 키워내려면 석·박사 과정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통문화학교는 고등교육법상 ‘대학교’라는 명칭과 대학원 설치가 불가능한 ‘각종학교’로 분류돼 있다. 배 총장은 대학교 명칭 사용과 대학원 설치가 보장되면 우수학생과 교원들이 학교로 더 많이 몰릴 것이고, 또 이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키운 졸업생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고급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배 총장은 “고고학유적보존, 세계유산전공, 디지털아카이브관리 등 시대가 변하면서 수요가 생겨난 분야들은 지금도 국내에 전문인력이 없다.”면서 “일반 대학에서 키울 수 없는 이런 세부 분야 전문가를 키우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이성 사로잡는 생물들의 ‘작업’ 소개

    이성 사로잡는 생물들의 ‘작업’ 소개

    멋지고 섹시한 춤, 정성이 담긴 선물 등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은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다. 번식의 본능은 동물이라면 똑같은 것, 세상에는 생물 종의 수만큼 다양한 ‘유혹의 기술’이 있다. 18일 오후 10시55분에 방송하는 MBC 스페셜 ‘유혹의 기술’편(연출 임완호)은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펼치는 생물들의 다양한 ‘작업기술’을 공개한다. 동물의 세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유혹의 기술은 향기, 바로 ‘유혹의 화학물질’인 페로몬이다. 방송은 날개가 퇴화해 날지 못하지만 페르몬으로 수컷 나방들을 불러 모으는 암컷 겨울자나방의 생태를 국내 최초로 카메라에 담았다. 암컷 겨울자나방은 겨울밤이면 나무 중턱에 매달린 채 페르몬을 뿌리며 짝을 기다린다. 유혹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뒤따른다. 방송은 페르몬을 흉내내 사냥을 하는 ‘여섯뿔가시거미’도 함께 소개한다. 이 거미는 암컷 나방의 페로몬을 흉내내서는 향기에 홀려 다가온 수컷 나방들을 거미줄로 휘감는다. 방송은 암컷을 위해 다양한 선물을 준비하는 생물들도 소개한다. 춤파리들은 화려한 꽃잎이나 꽃받침 조각으로 먹이를 싸서 암컷에게 건네기도 한다. 쇠제비갈매기나 밑들이벌레도 마찬가지. 이들도 입맛에 맞는 먹이를 준비해 암컷에게 건넨 뒤에야 짝짓기를 시도한다. 이외에도 제작진은 번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유혹의 기술을 사용하는 ‘남가뢰’(딱정벌레의 일종)의 생태를 소개하고 얼레지, 긴꼬리벌레 등 국내 토종벌레와 식물들의 유혹의 기술도 함께 전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달진젊은시인상 진은영씨-젊은비평가상엔 함돈균씨

    김달진젊은시인상 진은영씨-젊은비평가상엔 함돈균씨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최동호)는 제4회 젊은시인상에 시인 진은영(왼쪽·39)을, 젊은비평가상에 문학평론가 함돈균(오른쪽·36)을 각각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수상작은 진씨의 시집 ‘우리는 매일 매일’과 함씨의 평론집 ‘얼굴 없는 노래’. 또 19~20일 경남 진해에서 개최되는 제14회 김달진문학제의 일환으로 시상하는 제5회 월하지역문학상에는 이우걸 시인의 시조집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가, 진해문학상에는 정일근 시인의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이 각각 선정됐다. 상금은 각 500만원. 시상식은 20일 경남 진해시민회관에서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돈데기리♪” 돌아온 스무살 돈데크만

    “돈데기리기리 돈데기리기리 돈데돈데돈데 돈데크만!“ 이상한 주문만 외우면 우리를 원하는 시공간으로 데려다 주던 시간여행의 안내자, 수다스러운 주전자 ‘돈데크만’이 제작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매주 목~금 오후 7시35분에 방송하는 EBS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17일부터 11번째 추억의 만화 시리즈로 ‘시간탐험대’(원제 Time Quest)를 방송한다. 1989년 일본에서 처음 제작·방영된 ‘시간탐험대’는 1990년대 초 처음 MBC를 통해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 속 장면을 여행한다는 흔한 설정이지만, 독특한 캐릭터들의 유쾌한 상상력과 역사 속 사건과 현실의 사건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탄탄한 스토리는 단연 돋보였다. 이 작품을 감독했던 유야마 구니히코는 이후 ‘포켓 몬스터’ 시리즈로 그 재능을 이어갔다. 17일부터 방송하는 ‘시간탐험대’는 새로 우리말 녹음을 하는 등 새단장을 했다. 정의감 넘치는 소년 ‘리키’는 성우 엄상현이, 역사를 좋아하는 소녀 ‘스카이’는 성우 장은숙이, 그리고 유식하지만 비겁한 주전자 ‘돈데크만’은 성우 최한이 맡아 연기한다. 또 이번 방송에서는 새로운 주제곡도 선보여 추억과 새로움을 함께 전한다. EBS ‘추억의 애니메이션’은 지난 2007년부터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명작 애니메이션을 선정해 방영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는 ‘개구리 왕눈이’가 방송됐으며, ‘플란다스의 개’, ‘미래소년 코난’, ‘톰 소여의 모험’, ‘빨강머리 앤’, ‘은하철도999’, ‘엄마 찾아 삼만리’, ‘보물섬’, ‘독수리 5형제’, ‘이상한 나라의 폴’ 등이 전파를 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반도 最古 금제장신구 출토

    한반도 最古 금제장신구 출토

    한강 하류에 인접한 경기 김포의 한 구릉에서 3세기 무렵 마한 세력의 고분이 대량으로 발굴됐다. 한강문화재연구원은 16일 김포 운양동 발굴조사 현장에서 원삼국~삼국시대 분묘 17기를 비롯, 청동기시대 주거지 3기, 통일신라~고려시대 석곽 4기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원삼국~삼국시대 무덤이 과거 1~2기씩 발견된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한꺼번에 17기나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이 분묘들은 8~13m가량 규모로 무덤 주변을 방형(方形) 혹은 원형(圓形)의 도랑이 감싼 ‘주구목관묘’(周溝木棺墓)의 형태를 띠고 있다. 주구묘는 이미 충청·호남 지역이나 최근 인천 등지에서도 확인된 적이 있는 마한만의 특색있는 묘 형태다. ●원삼국~삼국시대 분묘 17기 발견 무덤 내부에서는 다양한 철기류, 장신구, 토기 등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나온 금제장신구 3점은 현재까지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가장 이른 시기의 금제품으로 추정된다. 장식은 금판을 오려 2㎝ 높이의 원뿔모양으로 말아 올린 형태로 무늬가 세공되지는 않은 소박한 모습이지만, 당시 한반도 귀금속 공예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귀중한 자료다. 기존에는 서울 석촌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4세기 무렵 금제장식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또 무덤에서는 120㎝에 달하는 철검을 포함해 철검 3점, 환두대도 1점, 철모(鐵矛) 20여점과 철촉, 도끼 등 총 60여점의 철제무기류와 6000여점의 수정옥도 함께 발견됐다. 이 철기류들은 당시 낙랑과 진·변한 등 영남 지역에서 사용하던 것들과 유사한 형태다. ●120㎝ 철검 등 60점 철제 무기류도 한강문화재연구원 김기옥 선임연구원은 “이로 볼 때 이 지역의 마한 지배계층이 영남 지역과 교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들 유물이 마한의 자체 기술로 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교류 관계 확정 문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은 마한·진한·변한이 똑같은 형태의 무기를 사용했다고 전한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는 김포·양촌 택지개발지구 내 유적 발굴을 목적으로 10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 녹색성장 비결은

    샌프란시스코와 브라질 녹색성장 비결은

    에너지, 환경, 바이오 등 전 세계 국가들은 이미 오래전 녹색산업을 신경제성장의 발판으로 내세웠다. 그 중 ‘녹색 수도’를 표방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그린 에너지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브라질은 녹색산업의 최고 선두에 서 있다. 17일 오후 11시5분에 방송하는 MBC특별기획 ‘매직그린2-녹색허리케인 대륙을 강타하다’(취재 손관승·촬영 서태경)는 이들 지역의 녹색 산업을 집중 취재해 우리나라 녹색산업이 갈 길을 제시해 본다. 먼저 방송은 이미 저탄소 경제시대의 기준 도시가 돼 버린 샌프란시스코의 녹색 산업 현장을 전한다. 이곳에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이미 100% 전기나 바이오디젤로 교체됐고, 택시들도 속속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뀌고 있다. 또 폐자원 재활용률도 미국에서 최고(72%)를 자랑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도시는 ‘카 셰어(car share)’, ‘에코빌딩’ 등 새로운 정책과 기술을 끊임없이 도입하고 있다. 한편 재생에너지 이용비율 46%를 자랑하는 브라질도 만만치 않다. 브라질은 지난 6월 유엔으로부터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사용국가로 인정받은 녹색산업 선진국이다. 방송은 청정에너지원 확대를 위해 지금도 풍력·바이오매스·수력 발전에 힘쓰고 있는 브라질의 발전 현장을 찾는다. 또 브라질 정부의 에너지 세계화 전략, 그린산업 등도 분석해 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시습의 ‘십현담요해’ 언해본 해인사 성철스님 서고서 발견돼

    김시습의 ‘십현담요해’ 언해본 해인사 성철스님 서고서 발견돼

    매월당 김시습(1435~93)은 세조의 왕위 찬탈 이후 책을 태워버리고 방랑하며 스님 행세를 했다. 교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가 당시 쓴 대표적인 불교 서적 중 하나가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 당나라 동안상찰(同安常察, ?~961) 선사의 게송을 담은 ‘십현담’에 매월당이 직접 주석을 붙인 한문서적이다. ●문화재 목록에 없는 희귀본 자료 그 ‘십현담요해’의 언해본, 즉 한글 번역본이 경남 합천 해인사 백련암에 위치한 성철(1912~93) 스님의 장경각 서고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성철 스님의 상좌였던 백련암 원택 스님은 15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4월 성철 스님의 장경각 서고를 정리하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면서 “기존 문화재 목록이나 국립도서관 서지목록에도 없는 희귀본 자료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이 책은 장경각 서고를 대대적으로 정리했던 지난 4월 오랜 만에 햇빛을 봤다. 성철 스님은 평소 제자들에게 “책 보지 마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당신은 때에 맞춰 폭서(曝書·책을 볕에 말리는 것)를 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했다. 이번 서고에서 나온 책만도 1만권에 달하는데, 스님은 일일이 읽은 책의 리스트까지 작성해 놓았다고 한다. ●4월에 정리하다 햇빛… 전문가 자문받아 하지만 스님의 입적 이후 서고 관리는 자연스럽게 ‘보존’쪽으로 방향이 맞춰졌다. 그러다가 올해 초 원택 스님이 서책 관리를 위해 장경각의 책을 모두 꺼내 정리했다. 스님은 이 중 일부를 모아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았고, 그 결과 이 책이 지금껏 전해지지 않은 희귀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에 발견된 언해본은 1548년(명종 2년) 강화도 정수사에서 판각된 것으로 매월당의 한문본 출간(1475년·성종6년) 이후 73년이 지난 뒤 나왔다. 현재 언해의 주체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 하지만 국가적인 불경 언해 사업을 폈던 ‘간경도감’(刊經都監)이 사라진 직후인 16세기에 개 사찰 차원에서 제작한 언해본이라 그 희소가치가 높다. 특히 이 책은 지금은 쓰이지 않는 반치음(ㅿ)과 꼭지이응(ㆁ)도 사용하고 있어 16세기 중반 국어학 및 서지학 연구자료로서의 가치도 크다. 성철 스님의 서고에서는 ‘십현담언해본’ 외에 각수(刻手)의 이름이 새겨진 간경도감판 ‘법화경’ 등 여러 고서가 함께 발견됐다. 원택 스님은 “이 고서들은 현재 서지학자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검토결과에 따라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영인본을 제작해 연구자료로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서고서 성철스님 책 만권도 나와 한편 ‘십현담’은 성철 스님이 처음 대중 법문을 했던 1965년 경북 문경 김룡사 법문에서 인용했던 책으로 알려졌다. 이에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의 ‘책 보지 마라.’는 말씀은 수행 중인 수좌들에게 하신 격려의 말이지 일반 대중들까지 책을 멀리 하라는 말이 아니었다.”면서 “당신은 열심히 책을 보셨기에 100일 법문 등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견된 자료는 새달 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성철 스님 추모학술대회에서 연구발표와 함께 그 가치를 논의할 전망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매니큐어 화가’ 정산스님 두번째 개인전

    ‘매니큐어 화가’ 정산스님 두번째 개인전

    ‘불상과 매니큐어’, 절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소재를 접목한 그림전이 열린다. ‘매니큐어 화가’로 유명한 정산(62) 스님은 23~29일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두 번째 개인전 ‘관조+명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 법륭사의 구세관음상(救世觀音像)을 주요 모티프로 부처의 모습과 우주공간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은 관음상을 소재로 한 회화작품과 설치작품이 전시관을 메워 불교식 명상의 신비와 무욕과 관조에 바탕한 불성에 대해 전한다. 매니큐어의 섬세하고 강렬한 색채로 성냥갑에 그려낸 작은 그림들도 색다른 멋이 있다. 서울 인사동에서 한식집 ‘산촌’을 운영하며 불교계 손맛으로 유명한 정산 스님은 우연히 알게 된 매니큐어의 색감에 매료된 후부터 매니큐어를 재료로 불심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지난 2007년 열린 첫 번째 개인전은 매니큐어로 그린 꽃을 주제로 만다라를 표현했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엄마 존재의미 소통해서 기뻐”

    신경숙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창비 펴냄)가 14일로 100쇄 100만부를 돌파했다. 작년 11월 출간 후 10개월, 순문학 단행본으로서는 최단기간에 밀리언셀러가 된 것. 14일 100만부 돌파를 맞아 서울 신문로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경숙(46)은 “책을 출간할 때 100만부는 예상해본 적도 없고, 지금도 그 숫자는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가슴 설레고 고맙다.”는 겸손의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헤매는 한 가족을 다룬 이 작품은 무심코 지나치는 엄마의 인생과 내면을 핍진하게 그리면서 올해 일어난 ‘엄마 신드롬’의 출발점이 됐다. 엄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소설을 시작으로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문화계 전반에서 쏟아져 나왔다. 작가는 이런 열풍의 원인을 “엄마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엄마라는 사람은 늘 가까이 있고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작품을 읽으면서 엄마에게도 또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가족끼리든 사회에서든 그 존재의 의미를 두고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돼 나로서도 기쁘다.”고 했다. 이날 인쇄돼 나온 ‘엄마를 부탁해’ 100쇄는 3만부 한정판 양장본으로 제작됐고, 책 속표지에 작가의 사인과 인사말이 쓰여 있다. 또 100만부를 기념해 책읽기가 불편한 독자들을 위해 ‘오디오 북’도 제작됐다. 배한성, 서혜정, 고은정 등 30명가량의 성우들이 참여해 시디 10장, 6시간 분량으로 녹음 했고, ‘아름다운 재단’ 등을 통해 지역의 작은 도서관, 맹아학교, 다문화가정 도서관 등에 배포된다. 한편 내년 1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으로도 공연된다. 또 중국, 미국, 독일, 스페인, 브라질, 프랑스, 네덜란드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번역·출간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제7광구를 둘러싼 한·일 석유전쟁

    동중국해는 사우디의 10배에 가까운 천연가스와 석유를 매장하고 있어 ‘아시아의 페르시안 걸프’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 동중국해 안에 위치한 ‘제7광구’는 1978년 한·일 공동개발구역(JDZ)으로 설정된 곳이다. 15일 오후 10시에 방송하는 KBS 1TV ‘시사기획 쌈’은 한·일 분쟁의 불씨를 품고 있는 동중국해 JDZ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방송은 JDZ가 우리나라에 ‘산유국의 꿈’을 가져다 줬지만 현재까지 실제 단 한 차례의 시추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소개한다. 공동 영유권을 가진 일본이 개발을 계속 거부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은 공동개발구역에 대한 조약이 끝나는 2028년 이후 제7광구에 대한 영유권을 새로 논의하고자 개발을 미루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JDZ에 대한 탐사를 끝내고도 공동개발 합의에 묶여 발만 구르고 있다. JDZ를 둘러싼 한·일 분쟁은 이제 유엔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방송은 전한다. UN대륙붕 한계위원회가 올해 국가간 대륙붕 소유를 획정하기로 한 것. 러시아·일본 등은 위원회에 대륙붕 소유에 대한 근거를 수백 쪽 조사보고서로 제출하고 대륙붕 획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재원 및 기술 부족을 이유로 8쪽짜리 예비 정보 문서만 제출했을 뿐이다. 방송은 한국이 정식 문서가 아닌 예비 정보 문서를 제출한 이유를 추적해 본다. 제작진은 “올해 UN에서 전 세계 대륙붕 영토 획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일 간 JDZ를 둘러싼 영토분쟁이 본격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면서 “정부의 무관심 속에 잊힌 대륙븅 JDZ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와 방안을 찾아보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아리랑 고장’ 정선 사람들의 삶

    조선의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나흘을 걸어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다.”고 썼던 땅, 굽이굽이 산길과 물길 속에 숨은 땅. 국내 곳곳에 숨은 비경을 소개하는 EBS 한국기행(연출 양창용)은 14~18일 4일에 걸쳐 정선아리랑의 고장 강원도 정선을 찾아간다. 카메라에 담긴 정선의 모습은 이중환이 다녀간 뒤 300년이 지났지만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정선은 높은 산과 깊은 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정선아리랑이 입과 귀에 익은 사람들은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산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방송은 태백준령과 동강이 낳은 정선의 자연과 그 속에서 애환을 품고 숨쉬는 정선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14일 오후 9시30분에 방송하는 1부 ‘아리랑 아라리요’는 이곳 사람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정선아리랑을 소개한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인 정선아리랑은 골짜기에서 화전을 일구고 살며 한양으로 가기 위해서는 뗏목을 타고 1200리 물길을 거슬러야 했던 600년 전 이곳 사람들의 애잔함이 묻어 있다. 방송은 뗏꾼들로 가득했던 동강과, 동강 나루에 아직도 남아있는 선술집터, 콩밭을 매며 정선아리랑을 흥얼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15일 2부 ‘물길 150리 동강별곡’편은 정선을 휘감아 돌며 이곳 사람들의 삶과 떨어질 수 없었던 동강의 의미를 조명한다. 옛 동강은 사람들이 고기를 잡고 재첩을 캐며 고단한 삶을 이어간 터전이었지만, 지금 동강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제작진은 하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동강에 대한 추억을 품고 그 곁에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또 16일 3부 ‘지금도 그 산골엔’편은 교통편도 좋지 않은 곳에서 산골생활을 여전히 이어가는 화전민의 후예들을 소개한다. 이어 17일 마지막 4부 ‘오일장에 가면’편은 대형마트가 생활화된 지금도 풋풋한 인정과 삶의 향기를 가득 담고 있는 정선 5일장 풍경을 전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올레길 걸음마다 퍼지는 문학의 향기

    올레길 걸음마다 퍼지는 문학의 향기

    “‘걷는다’는 것은 철학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걷는 길은 바람에 숨어 있는 인생의 진리를 되새겨 주고 항상 과장돼 있는 우리 인생을 진실되게 합니다.” 초가을 아직은 따가운 제주의 햇살을 한참동안 등에 업고 왔지만 제주 서귀포시 성산 알오름 아래 모인 사람들의 눈은 반짝였다. 등산화와 피켈을 든 채 펴내는 소설가 김주영의 ‘길 위의 철학’이 몇 시간 올레길을 따라 온 더위마저도 잊게 한 것이다. ●산악인 엄홍길·탤런트 고두심도 동행 지난 10일 처음 열린 ‘제주올레 녹색문학투어’ 현장은 길과 문학이 함께하는 색다른 문학기행이었다. 문학사랑과 한국관광공사, 진에어가 공동 주최해 10~12일 첫 여정을 시작한 녹색문학투어는 문학과 자연·관광이 어우러진 여행이다. 2박3일 동안 시인, 소설가, 배우, 산악인들이 독자와 나란히 제주 올레길을 걷는다. 첫 여행의 길잡이는 길과 문학이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길 위의 작가’ 김주영. 그는 이 행사를 위해 일흔의 노구를 이끌고 올레길 1~13코스를 수 차례 사전 답사했다고 한다. 거기다 이번에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탤런트 고두심도 합세해 걸음을 맞췄다. 여행의 백미는 역시 문학 낭독회 시간이었다. 낮 12시쯤 알오름 산허리에 모인 일행들은 김주영의 우화집 ‘달나라 도둑’(비채 펴냄)의 수록작들을 낭송했다. ●자연 속에서 펼치는 낭독회 백미 첫 낭송자는 “평소 김주영 작가를 존경했다.”는 겸사로 입을 연 엄홍길 대장. 그는 ‘히말라야 사과나무’를 힘찬 목소리로 읽어 내렸다. 이 작품은 히말라야 산정에 사과나무를 심고 싶은 소녀의 이야기로, 소녀는 산악인인 삼촌과 함께 고난을 이겨내며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룬다. 이후 히말라야에는 산에서 사과를 따먹고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떠돌게 된다. 엄 대장은 작품을 읽는 틈틈이 죽을 고비를 수 차례 넘겼던 등반 체험들을 독자들에게 풀어 놓았다. 여기에 김주영은 “엄 대장을 생각하며 썼던 글인데, 그가 그걸 알아보고 이렇게 낭독을 했다.”면서 싱글벙글 웃기도 했다. 독자들의 낭독도 이어졌다. “이 우화의 제목은 바로 제 꿈이기도 하다.”면서 운을 뗀 장영식(51·여·서울 구로구)씨는 ‘서울에서 파리까지 기차로 가기’를 차분한 목소리로 낭독해 주변의 박수를 받았다. 또 탤런트 고두심은 표제작 ‘달나라 도둑’을 낭독하고, 고훈식 시인의 제주방언시 ‘삼다도’를 읊으며 제주 출신으로서의 고향사랑을 뽐냈다. 낭독 행사는 제주 올레길 1코스를 완주한 후 밤까지 이어졌다. ‘문학의 밤’ 행사에서는 시낭송가 김순복씨와 여행객으로 참가한 시조시인 김종두씨 등이 나와 작품을 읊었다. 둘째날에도 제주 올레길 걷기와 낭독회가 이어졌다. ●12월까지 명사와 함께하는 투어 계속 ‘큰길에서 대문에 이르는 좁은 골목길’이란 뜻의 올레는 2007년 9월 처음 관광상품으로 개발됐다. 아직 이를 소재로 한 소설은 없지만, 올해 상반기만 10만명이 다녀가는 등 호응을 얻어, 이내 우리 문학 속에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도 “지금 당장은 힘든 일이겠지만 좀 더 보고 많이 느낀 후에는 올레길을 소재로 작품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녹색문학 투어는 새달에도 계속된다. 10월에는 시인 정호승이, 11월에는 소설가 박범신과 배우 최불암이, 12월에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독자들과 제주 올레길을 걸을 예정이다. 글 서귀포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비무장지대에 숨은 역사의 흔적들

    민족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 그곳에 남아 있는 건 근대사의 아픔만이 아니다. 구석기 한반도부터 초기 삼국의 발자취, 때묻지 않은 자연까지, 비무장지대는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를 철책선 사이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분단의 섬, 민통선’(이기환 지음, BM책문 펴냄)은 이곳에 숨은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에 대한 기록이다. 일간지 문화재 전문기자인 글쓴이가 2년 반 동안 직접 서쪽 끝 강화도에서 동쪽 끝 고성까지 민통선 곳곳을 누비며 답사한 결과물. 이곳에서 글쓴이는 한국전쟁으로 죽어간 각국 젊은이들을 비롯, 온조, 소서노, 궁예, 개로왕 등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난다. 이들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고대 백제의 적석총, 태봉국의 도성, 오두산성 등을 지뢰의 위험도 감수하고 직접 찾아 다니며 현장을 소개한다. 역사 유적뿐 아니라 지난 60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고층습지 용늪 등 천혜의 풍경과, 고지와 지뢰밭 등 전쟁이 낳은 풍경들도 더불어 다룬다. 지형과 유물 사진, 지도 등이 여러 장 함께 실려 이해를 돕는다. 1만 85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전문가에게 듣는 신종플루의 진실

    ‘신종인플루엔자’는 국내에서만도 수천 명의 확진환자와 잇단 사망자를 내면서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제 춥고 건조해지는 가을이 오면서 신종플루의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사람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정보 부족에서 오는 신종플루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경계하기도 한다. 실제 이 병은 확산속도가 빠를 뿐 매년 찾아오는 독감의 치사율에도 미치지 못하며, 충분한 휴식과 치료가 있으면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막연한 공포와 논쟁 분위기 속에서 EBS ‘60분 부모’는 신종플루에 대한 오해와 혼란을 불식시키고자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1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신종플루에 대한 모든 것’편(연출 안재희)은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병을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쳐 본다. 방송에는 신종플루에 있어 최고의 전문가인 전병율 전염병 대응센터장,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및 의학전문 기자들이 출연해 병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를 나눈다. 또 그 동안 진행됐던 병의 감염 양상을 분석해 보고 예방법도 전한다. 이들은 가을철 환경변화와 신종플루의 관계, 추석을 전후한 신종플루 대유행 문제에 관한 진실 등 병과 관련된 괴담의 근거를 추적한다. 또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 감기·독감 등과의 구별법도 전한다. 나아가 바이러스와 백신의 관계, 치료 원리, 발병 후 관리법 등도 자세히 전한다. 방송은 또 사람들이 병에 관해 혼란스러워하는 부분들도 하나하나 짚어 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근대 불교계 큰별 박한영스님 기린다

    근대 불교계 큰별 박한영스님 기린다

    석전(石顚) 박한영(朴漢永·1870~1948) 스님은 한국 불교계의 대강백(사찰 강원의 강사)으로 꼽힌다. 근대 여러 고승은 물론 지금의 학승 대부분이 그의 강맥을 이었다고 할 정도다. 거기에다 유불선에 두루 통하고 선지식에도 빠지지 않은 불교계의 대표적인 석학이었다. ●서정주·이광수·정인보·조지훈·홍명희의 스승 올해 열반 61주기를 맞아 스님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조계종 24교구 본사인 전북 고창 선운사는 20일 ‘석전 영호 대종사의 생애와 사상’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특별전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근대 불교계의 큰 별이었던 그를 기린다. 스님은 현 동국대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교장, 조선불교 중앙총무원회 1대 교정을 역임했고, 친일 불교에 맞서 임제종 운동을 벌일 정도로 종단 활동에 열심이었다. 미당 서정주가 “나의 뼈와 살을 데워준 스승”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존경을 받았다. 이광수, 이병기, 정인보, 조지훈, 최남선, 홍명희 등 많은 문인들이 그를 사사했다. 1980년대 스님의 어록·행장 등이 간행되며 재조명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이내 맥이 끊어졌고 이에 선운사가 나서 다시 스님의 뜻을 잇게 됐다. 선운사는 추사 김정희가 지어 이곳 문중에서 전해오던 ‘석전’이란 호를 스님이 물려받으며 인연을 맺게 된 곳이다. ●불교사상·항일운동·문학활동 등 조명 이번 세미나는 스님의 불교사상과 항일운동, 문학활동 등 전반적인 생애를 모두 아우른다. 전 종립승가대학원장 혜남 스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주제 발표 후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노권용 원광대 교수가 ‘석전의 불교사상과 그 유신운동’, 운문사 승가대 교수 효탄 스님이 ‘석전의 계율사상’, 오경후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석전의 항일운동’, 김상일 동국대 교수가 ‘석전의 문학관’, 김호귀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원이 ‘석전의 선사상과 관련한 선종사적 배경’을 다룬다. ●19일부터 글씨·편지·축시 등 50여점 전시 스님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도 개최한다. 19일부터 11월22일까지 선운사 경내 박물관에서 열리는 ‘석전 영호대종사 유묵 특별전’에는 스님의 글씨를 비롯해 가람 이병기 등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엽서, 축시 등 50여점이 전시된다. 이외에도 선운사 측은 스님의 행장과 어록을 출간했고, 기념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은 “석전 스님은 불교계뿐 아니라 당대 지식인 사회를 이끌었던 인물”이라면서 “재조명이 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 스님의 뜻을 기리고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19~20일 선운사에서는 제2회 선운문화제가 개최된다. 학술세미나와 전시 외에 산사음악회, 청소년음악제, 전통차시음회, 보은염 이운행사, 게이트볼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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