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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어내기 없이 주류업계 1위로 우뚝… 고졸 성공신화를 쏘다

    밀어내기 없이 주류업계 1위로 우뚝… 고졸 성공신화를 쏘다

    서울 강남 한복판 화인타워 14층에 있는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의 집무실. 들어서는 순간 의외라는 느낌보다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여섯평이나 될까. 허름한 사무용 책상 하나에 검정색 소파가 전부다. 그 흔한 그림 한 점, 난초 화분 하나 없다. 지난 23일 오전 한사코 집무실에서의 인터뷰를 거절하던 장 대표는 “언론에 집무실을 공개하기는 처음”이라며 “나는 영업하는 사람”이라는 말로 ‘실존적 장인수’를 표출했다. 치장하지 않은 모습이 솔직 담백함을 더욱 부각시켰다. 인터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섬김’이었다. →상고가 최종 학력이고 시쳇말로 스펙이 별로다. 최고경영자(CEO)에까지 오른 비결이 있나. -스펙, 상고 말씀 하셨는데 당시 상고 나왔다고 하면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그런 줄 알아요. 저는 그런 게 아니고 공부를 못해서 대학에 못 갔어요. 학교 다닐 때 운동에 심취했어요. 태권도를 20년 했거든요. 대학을 악착같이 가려고 했다면 인문계로 갔을 텐데 대학에 대한 마음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사회에 발을 들여놔 보니까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싶더라고요. 후회는 했지만 이미 늦었지요. →오비맥주가 첫 직장은 아닌 것으로 안다. -군대 갔다 와서 취직한 게 경리 일이었어요. 1976년에 삼풍제지라고 하는 회사에 들어갔는데 경리가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운동을 하다 보니 움직이는 게 좋아서 사장님에게 영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어요. 율산산업, 제세산업 등이 터진 혼란기라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것도 힘들었어요. 경력 있는 제가 빠지면 힘드니까 회사에서는 지금 맡은 게 중요한 일이니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러던 중 진로에서 영업 사원을 뽑길래 공채로 들어간 거죠. 그게 주류계에 첫발을 딛는 순간이었지요. →결국 영업으로 성공 신화를 썼는데.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도 차별받으면 싫잖아요. 제가 아무리 고졸이라도 동기들한테 져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지식은 뒤질지언정 다른 부분에서는 동기들한테 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뭐를 더 할까 고민하다 동기들보다 뭐든 ‘더’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때부터 인사를 하더라도 동기들이 45도로 인사하면 저는 75도, 90도 이렇게 더 숙였어요. 동기들이 한발 뛰면 저는 두발 뛰고요. 모자람을 채우는 ‘더’라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힘든 점은 많았어요. →요즘 핫이슈인 밀어내기는 어떻게 보나. -관리자들의 의지라고 봐요. 직원들은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밀어내라’ ‘강압적으로 해라’ 이렇게 지시 내리는 사람은 사실 없어요. 영업은 목표와 연관돼 있는데 목표가 정해지고 무리한 목표를 좇다 보면 밀어내기 관행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관리자의 의지가 중요한 거예요. 방법은 안 가르쳐 주면서 목표를 정해주고 독촉하니까 결국 직원들이 우왕좌왕하고 밀어내기밖에 할 게 없는 겁니다. →오비에 와선 어떻게 했나. -당시엔 저희가 2등이었어요. 우리가 42% 마켓 셰어였어요. 와서 보니까 2등이 1등한테 쫓기고 있는 거예요. 저는 마케팅은 잘 몰라요. 그러나 제가 느낀 그동안의 영업 경험으로는 2등이 1등한테 쫓기면 영원히 2등밖에 안 돼요. 상대가 실적을 어느 정도 내고 있으면 우리가 거기에 맞추려고 밀어내기를 하는 거죠. 1등 하는 대로 2등이 쫓기는 거예요. 그때부터 직원들을 교육시키기 시작했어요. 가는 길을 가르쳐 줘야 하잖아요.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길을 가르쳐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우리는 1등한테 쫓기는 영업은 안 하겠다, 철저히 1등을 쫓아가는 영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죠. 독자적인 2등 영업을 하자고 했어요. →그게 무슨 말인지. -카스의 영업 자체는 ‘카스 후레쉬’예요. 신선한 맛을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지요. 맥주는 소주랑 달라요. 소주는 유통기한이 없지만 맥주는 유통기한이 있어요. 원료 자체가 천연이거든요. 소주도 마찬가지지만 맥주는 철저히 천연이고 인공첨가물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유통기간이 정해져 있고 오래되면 맛이 떨어지는 겁니다. 맥주공장에 다녀온 사람들은 공장에서 먹던 맛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제일 맛있는 맥주는 공장에서 갓 생산한 맥주지요. 그래서 역발상을 했죠. →그래서 거꾸로 한 건가. -네. 그래서 밀어내기 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처음에 와서 보니 5~6개월짜리 맥주를 먹고 있는 거예요. 진짜 맛있는 맥주를 먹는 게 아니라 그냥 맥주를 먹고 있는 거죠.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신선한 맥주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도매상의 재고를 없애는 게 중요해요. 재고를 없애고 공장에서 도매상으로 바로 출고하면 소매상으로 바로 가잖아요. 그래서 재고를 쌓아두지 말아야겠다, 그러면 밀어내기를 안 해야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한 거죠. →매출이 크게 줄었을 텐데. -처음에는 줄었지요. 제가 영업 부사장이었을 땐데 그때 대표에게 2시간 동안 독대하며 얘기했죠. 대표 입장에서 볼 때 재고를 줄이겠다는 건 결국 우리가 출고를 안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매출은 줄고 경영상 어려움이 있지요. 그걸 결정하기가 쉽지 않죠. 6개월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이렇게 안 하면 모두 죽는다고 설득했어요. 6개월 뒤에도 안 되면 어떻게 할래 묻길래 그때는 제가 깨끗하게 물러나겠다고 했지요. 어차피 제가 영업 책임자로 와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배상면주가에서 나타났듯 갑을 관계는 어떻게 보나. -전통주는 대리점 체제지만 일반 주류는 도매상 체제입니다. 도매상은 한 가지 제품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소주, 맥주, 양주 모두 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갑을 관계가 될 수 없죠. 직원들이 더 해주세요, 할 수는 있지요. 저도 작년부터 협력업체를 방문했는데 사장님한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금년에도 많은 도움 받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영원한 을도, 갑도 없지요.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고 하는데 이런 말 들으면 어떤가. -저는 그 부분이 억울해요. 기업이라는 게 소수 소비자층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닙니다. 다수의 많은 소비자를 상대로 합니다. 우리나라 음식은 상당히 풍족해요. 음식문화 속에서 술 문화가 나왔습니다. 그게 성공한 게 소주고요.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맞는 소주가 성장해서 대표주가 됐어요. 외국에서는 소주를 안 먹거든요. 러시아에 가면 추운 지방에 맞는 술 문화가 형성돼 있어요. 러시아 하면 보드카가 국민주죠. 러시아에서 맥주는 국민주가 될 수 없어요. 유럽은 물이 좋다고 해서 맥주와 와인이 형성돼 있고요. 술은 국민 문화에 맞는 기호품입니다. 소주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없듯 맥주도 우리나라 문화에 맞춘 거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맥주를 좋아한다고 보나.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목 넘김을 좋아해요. 일단 넘김이 부드러워야 해요. 이걸 소비자들이 원하니까 그런 쪽으로 가는 겁니다. 자꾸 섞어 먹는(소폭 또는 양폭) 문화에서 맥주 맛을 공격해 와요. 그러나 맥주맛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없어요. 우리도 다양하지만 상대사도 다양해요. 거기도 흑맥주가 나오고 우리도 가짓수가 많아요. 카스 후레쉬, 라이트, 레몬, 레드락, 오비 골든라거 등이 있죠. 호가든도 우리가 생산하고 버드와이저도 우리가 생산한 지 20년이나 됐어요. 버드와이저, 호가든이 세계적인 제품이라고 하는데 맛에 대해 그들이 자신을 못한다면 우리한테 라이선스를 못 줘요. 세계 최고 수준의 맛을 낼 정도의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수출 상황은 어떤지. -작년에 수출을 1억 달러 했어요. 저희가 하는 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아니에요. 그쪽에서 술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쪽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서 그쪽 유통업체에 넘기는 방식이지요. 그걸 제조자개발생산방식(ODM)이라 하는데, 성공한 게 블루걸입니다. 홍콩이 시장은 적다고 하지만 국제적인 도시라 전 세계에서 오는 맥주가 많은데 그런 시장에서 우리가 1등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게 25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홍콩에서 프리미엄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제품보다 50%가 비싸도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어요. 25년 전부터 처음 맛이 아니라 새로운 입맛에 맞게 꾸준히 개발하고 있어요. 일본 시장에 수출하는 것도 그들 입맛에 맞춰 고성장 중입니다. 지난해 호주에 오비 골든라거를 수출했는데 급성장하고 있어요. 30개국에 40개 가까운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목표는. -저희 나름으로는 고성장하고 있다고 봐요. 연초 대비 10% 이상 해외 매출이 성장했어요. 국내 매출은 지난해 대비 15~16% 성장했고요. 그러나 맥주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에요. 시장을 개척하려고 나름대로 하고 있어요. 술로 1억 달러 수출한다는 게 적은 게 아닙니다. →어떤 사람을 뽑나. -오비가 전에는 영업도 지식인 위주로 뽑았어요. 그러나 영업은 달라요. 적성에 좀 맞아야 하죠. 그래서 지식보다는 절박한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어요. 학력을 안 보는 이유가 그래요. 고졸, 전문대, 지방대 출신들이 제가 오고 난 뒤에 많이 뽑혔어요. 제가 오기 전엔 2시간 면접 보고 영업에 투입했는데 지금은 3개월 인턴으로 바닥 영업부터 시켜요. 전에는 주류 시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도 모르는 초짜에게 도매상 영업부터 시켰어요. 잘될 턱이 없지요. 지금은 맨 밑바닥인 업소를 알고 난 다음에 도매상 가라, 이렇게 하는 거지요. 10명이 필요하면 20명을 3개월 과정 인턴으로 뽑은 뒤 지도하는 선배들이 적성과 능력 등을 체크합니다. 뽑힌 사람들은 바닥 영업을 9개월 더 합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와 업주들을 접해요. 소비자들한테는 갑 영업 못 해요. 이런 정신이 1년 동안 몸에 뱄다가 도매상에 가면 얼마나 잘하겠습니까. 취업이 절실하다 보니 10등까지는 지방대 출신이 많아요.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맛에 대해 언론에서 이상하게 시리즈로 하는데 국내 기업을 믿어주고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실제 폄하될 만한 이유가 없어요. 우리 나름대로 노력하고 개발하고 있어요. 국산 맥주가 맛없다 하면서도 카스 찾으시잖아요. 맛에 대해서는 계속 노력할 겁니다. 논란이 되는 것도 주세법에 있는 10% 맥아 함량에 대한 얘기예요. 10%밖에 맥아를 안 넣어서 그렇다고 오해하고 계신데 그건 아니고, 골드라거는 맥아 함량이 100%, 카스도 70% 이상 돼요. 하이트에서 초청한 브로마스터들 얘기를 들어보면 맥아 함량이 중요한 게 아니고 맛을 어떻게 내는가가 중요해요. 호가든도 밀하고 맥아하고 합쳐서 만드는 거고, 세계적인 술도 맥아 100%인 건 많지 않아요.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조합합니다. →직원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나. -본사 직원들이 모여서 ‘칭찬의 밤’을 하는데 12층 가면 교육장이 있어요. 교육장에 홈바가 있는데 생맥주집 호프처럼 돼 있어요. 한달에 한번 거기서 직원들이 모이고 석달에 한번은 극장을 잡아 시네마 데이를 열지요. 칭찬의 밤에 제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관리자들이 자꾸 직원들에게 수치 주면서 지시하면 힘들어진다고. 정말 직원들이 피곤해져요. 저희도 한때는 548이라고 있었어요. 50% 마켓 셰어에, 4가 뭐가 있고, 만족도 80%. 이러면 직원들이 피곤해질 수밖에 없어요. CEO들이 늘 그러는데 저는 수치로 안 내겠다고 했어요. 월요일에 출근하고 싶은 회사, 웃음이 넘치는 회사, 이 두 가지는 꼭 만들고 그만두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술은 좋아하나. -직원들과 소통한다고 공장 직원 700여명하고 6개월간 술을 같이 했어요. 소통은 눈높이를 맞추는 거라고 생각해요. 소통=눈높이. 대표가 되고 나서는 생산직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하니까 회식하겠다고 했어요. 막상 소통하겠다고 하니 다들 말리더라고요. 대부분의 CEO들이 소통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공장에만 가면 현장 방문이라고 하는데 그건 현장 경영이 아닙니다. 현장에 가서 직원들하고 진짜 소통을 해야 돼요. 200~300명 모아놓고 할 얘기 있으면 하세요, 하는 건 소통이 아닙니다. 공장 식당에다 1인당 10만원짜리 부페시켜 주면 회식이라고 안 해요. 10만원짜리 ‘짬밥’이라고 하지요. 공장 밖에서 1만원짜리 김치찌개 시켜 놓고 직원들과 술잔 주고받는 게 회식이고 소통입니다. 혼자 공장에 가서 식당 잡고 30여명씩 격없이 서너 시간 어울려요. →언제까지 일할 생각인지. -욕심은 없습니다. 작년 6월 21일에 취임했는데 취임식은 안 했어요.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KT, 협력사 해외진출 적극 지원한다

    KT가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업체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선정,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해외 정보기술(IT) 기반 구축 사업의 제안 단계부터 협력사를 참여시키고 사업 모델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KT는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KT-협력사 글로벌 사업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상생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KT는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해외 사업 중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사들과의 동반 협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솔루션은 컴퓨터 프로그램과 관련된 각종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하드·소프트웨어를 뜻하는데, KT는 특히 해외 정부의 데이터센터 구축, 보안 사업 등 분야에서 협력사들과 힘을 모을 방침이다. KT는 지난해 해외 IT, 솔루션 분야에서 60여건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해외 사업 협력사로 선정된 업체는 사업 제안 단계에서부터 KT와 함께 해외 사업을 진행하며 단계별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이후 입찰 및 수주, 기술 가격 협상, 계약, 사업 수행, 사후 관리까지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한다. KT는 업체의 신용평가 정보, 특허 등 전문성, 사업 경험, 위기관리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해 협력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또 협력사는 KT와 함께 사업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협업 관계를 맺는다. KT 관계자는 “사안별로 달라 사업 모델 개발에 투입하는 총비용 등은 산정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협력사들은 해외 소통 기술, 각국의 규제 정보 등 해외 사업 진출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KT로부터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해외 전시회에 동행할 기회도 갖는다. 한편 발표회에는 다산네트웍스, 에프알텍 등 중소 55개사 대표와 심성훈 시너지경영실장 등 KT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김창 와이브로텍 대표는 “중소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도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해 해외 진출이 쉽지 않았다”며 “KT의 지원으로 세계 시장이라는 더 큰 비전을 가지고 경쟁력 강화에 힘쓸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심 실장은 “해외 동반 진출은 KT와 협력사 모두에 상생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KT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2013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자사 전시 공간의 일부를 협력사들에 제공해 1000만 달러의 가계약을 맺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하늘을 보라. 푸른 하늘이나 구름 또는 내리는 빗줄기가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가롭게 보이는 이 하늘길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짐꾼들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바로 전파(전자파·electric wave)다. 우리는 눈을 떠서부터 잠들 때까지 전파의 도움, 때로는 공격을 받고 살아간다. 뭐든 무선이 대세가 돼 버린 지금, 전파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힘들다. 선이 없이 작동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전파의 힘을 빌리고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은 물론 편히 소파에서 늘어질 수 있도록 돕는 TV 리모컨, 출근길 버스에서 듣는 라디오, 심지어 목청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나 물체를 구별하게 해주는 가시광선까지도 크게 보면 전파와 원리가 같다. 최근 정보통신업계에서 새 논란거리로 떠오른 주파수는 쉽게 말해 이 전파가 다니는 길이다. 각 전파는 진동수, 파장, 진폭 등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구리 전선 대신 주파수라는 길을 지나며 정보를 전달한다. 라디오, TV, 휴대전화 등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 기술은 정해진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또 해석하는 기술이 기본이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역(band)이다. 주파수가 길이라면 대역은 도로의 폭이다. 길이 나 있다고 해서 사람과 자동차, 우마차, 비행기가 한꺼번에 다닐 수 없듯이 주파수 대역도 애초에 정해진 용도로만, 허락받은 사람들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사고, 즉 ‘혼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같은 전화번호를 여러 사람이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를 공공재의 하나로 관리하며 대역별로 정해진 사용자가 정해진 용도로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주파수에 관한 핫이슈인 ‘황금 주파수’ 1.8㎓ 논쟁은 이 대역을 누가 사용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1.8㎓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으로 로밍 서비스 활용 등이 쉬워 탐나는 주파수로 통한다. 국내에서도 LTE 사업 용도로 할당된 이 주파수를 두고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사운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누가 이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LTE 시장, 더불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특히 1.8㎓ 구간 내 10㎒(1.83~1.84㎓) 대역을 KT에 줄 것인가, 말 것인가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총 40㎒, KT가 총 50㎒ 정도의 주파수를 LTE 용도로 가지고 있다. 이렇게 통신 3사가 비슷한 LTE 주파수 대역을 가진 상황에서 이번 주파수 할당 대상의 하나로 거론되는 ‘1.83~1.84㎓’ 구간은 특히 KT로서는 ‘길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광대역’(broadband)의 실현 때문이다. 광대역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주파수 대역이라는 뜻이다. 즉 드넓은 정보의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문제의 1.8㎓ 내 구간이 유독 KT에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건 해당 구간이 KT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인근한 ‘인접 대역’이기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폭과 무관하게 통신 속도가 일정한 3세대 통신과는 달리 대역폭이 곧 속도를 결정하는 성질이 있다. LTE에서는 대역폭이 2배가 되면 통신 속도 역시 2배로 빨라지는데 현재 업체들이 LTE 광대역이라고 말하는 40㎒ 폭 주파수 대역으로 LTE 서비스를 하면 최고 통신 속도가 150Mbps가 된다. 그러면 현재 LTE 속도인 75Mbps보다는 2배, 유선 통신 최대 속도인 100Mbps보다도 1.5배 더 빠른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이 인접 대역을 할당받으면 최소 비용을 들여서 2배로 넓고 2배로 빠른 고속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문제의 대역이 계륵 같은 존재다. 두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문제의 1.8㎓ 내 대역을 가져가도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남을 주기는 아까운 상황인 셈이다. 일단 이 대역의 할당 여부를 두고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 KT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절대 KT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KT는 애타게 이 대역을 원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양 사는 만약 미래부가 문제의 대역을 KT에 할당해 버리면 정책적 판단이 일종의 ‘특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접 대역을 KT에 할당하면 KT는 5000억원을 투자해 반년 이내 광대역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회사들은 약 28개월 동안 최대 3조 3000억원을 쏟아부어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단 인접 대역은 놔두고 다른 주파수를 할당해 3사가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경제 파급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근거로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면 3사 전체의 고용 유발 효과는 2만 9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조원 정도지만 공정한 광대역 할당을 하면 고용 유발 효과는 4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조 7000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자원 효율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공공재인 전파의 파편화를 막고 효율성을 극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TE 트래픽이 증가하는 시점에 광대역 LTE 시대를 더 빨리 열 수 있으며 손쉬운 해외 로밍 등의 이점이 있다고 한다. KT 관계자는 “이제 주파수 정책은 사업자의 취약점을 일일이 맞추기보다는 전체 산업 활성화 측면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해외 주요국은 광대역 주파수 할당을 완료하고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부는 3가지 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인접 대역을 제외한 3개 블록을 할당하거나 ▲3개 블록을 대상으로 3사 경매를 부치거나 ▲인접 대역까지 포함해 할당·경매하는 안 등이다. 미래부는 다음 달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3개 안을 제시한 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가 없어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바깥에서는 무선통신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주파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업체들은 ‘주파수 할당 중장기 계획’을 요구한다. 이번 1.8㎓뿐 아니라 이후 새로 개간해 할당할 주파수 대역, 또 광대역 LTE를 위한 장기적인 주파수 회수·재할당 계획을 미리 제시하면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두고 벌이는 과열 경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주파수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파 공유는 경쟁 체제에 있는 회사들에게 한 공장을 주고 나눠 쓰라는 격”이라며 “우선 정서적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주파수 전쟁’의 진짜 문제는 전파의 혜택을 받아야 할 소비자들이 결국 볼모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3사는 각 기업의 이해관계를 ‘고객 만족’이라는 말로 포장해 왔다. 이번 1.8㎓ 논쟁 역시 LTE 시장점유율, 시설 투자비, 사업 선점 등을 두고 서로를 견제하는 기업들의 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고객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요금에 대한 언급은 없다. 황금 주파수의 할당에 대한 미래부의 최종 결정은 오는 8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나 만지작거리며 고래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새우의 처지다. 이러는 사이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 경쟁은 차후 광대역 LTE 요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 텅 빈 하늘을 바쁘게 달리는 전파도 결국 오랜 주파수 전쟁에 치여 온 ‘고객’의 땀이 서려 있다고 보면 괜한 생각일까.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혁신기업 안전경영] 교통안전공단

    [혁신기업 안전경영]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공단은 한국의 국제 위상에 걸맞은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과 인식 개선을 공단의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교통사고를 ‘운이 나빠서 발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인적 요인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공단은 정일영 이사장 취임 이후 ‘현장 중심’의 안전 정책 수립을 강조한다. 지난 7일에는 전국운수산업 최고경영자(CEO)포럼을 개최해 최일선 현장에 있는 운수업체 CEO들과 건전·안전한 운수산업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 포럼은 2001년부터 매년 개최됐으며 지난해까지 총 1만 295명의 CEO가 참석했다. 올해는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운수회사 대표 등 270여명이 참석, ‘안전경영’ 전략을 논의했다. 국제협력 체계도 꾸준히 구축하고 있다. 지난 8~9일에는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도로안전 전문가 그룹 회의’를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했다. 26개국 7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통안전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지난 20일에는 스웨덴 국립도로교통연구소와 ‘교통안전 분야 학술연구 교류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정 이사장은 “교통안전은 전 세계 누구나 관심을 갖고 있는 국제적 이슈”라며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국민 행복을 위한 복지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창조경제 실현 위한 정보 나눠요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에 대한 소통 창구로 22일부터 ‘창조경제 종합포털’(www.creativekorea.or.kr)을 구축해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포털은 국민과 기업 등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를 쉽게 이해하고 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메뉴별로 창조경제의 기본 개념부터 국내외 우수 사례, 관련 교육 자료, 포럼 및 언론보도 자료 등이 게재된다. 특히 포털은 국민의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연결돼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창업 및 마케팅을 돕는 창구 역할도 하게 된다.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이 이를 제시하면 창업 시나리오와 함께 범부처 차원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우수 사례도 지속 발굴해 홍보한다. 장보현 창조경제기반담당관은 “대학, 연구 기관, 각종 협회 및 기업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지식을 나누고 스스로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의견 수렴 단계를 거쳐 서비스를 확대,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3D·스마트 라이프’ 대향연

    ‘3D·스마트 라이프’ 대향연

    노트에 펜으로 ‘안녕하세요’라고 글씨를 쓰자 테이블 앞쪽 모니터에는 궤적을 따라 저절로 ‘안녕하세요’라고 글씨가 쓰인다. 일반 문자뿐 아니라 복잡한 수학 기호나 그림도 문제없이 전송된다. 특수한 펜이 노트의 미세한 좌표를 무선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로 전송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올해 월드IT쇼(WIS)의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네오랩 컨버전스의 ‘네오원’(neo.1)이라는 제품이다. WIS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정보기술 전시회로 올해 6회를 맞는다. 올해는 ‘스마트 라이프, 심플 IT’를 주제로 세계 20개국 442개사가 참가해 1503개 부스를 열었다. 각 부스에는 참가 기업들의 IT기술을 집약한 대표 제품들이 전시됐다. 주최 측은 전시 기간 동안 2000명 이상의 해외 구매자들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WIS가 보여준 정보기술의 주요 흐름은 ‘증강 현실’과 ‘스마트’였다. 참가 기업들은 이미 3D TV나 영화로 활성화된 3D기술을 현실과 결합한 제품을 많이 내놨다. 디지털 콘텐츠 미래비전관에는 카메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사고 싶은 옷을 입혀 볼 수 있는 ‘리얼 핏’(real fit), 3D 파빌리온관에는 직접 화면 속에 들어가 게임을 즐기는 증강현실 게임 등이 시선을 끌었다. KT는 전기자동차 택시의 배차·운행·주유·비용 등을 통제실에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전기 택시’를, SK텔레콤은 입원 환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스마트 병원’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연계한 보호 기술도 많이 나왔다. 알펠로는 스마트폰을 방수로 만들어주는 ‘나노 디펜스 코팅’을, 미코씨앤씨는 스마트폰 유리가 깨지는 것을 막아주는 강화유리 액세서리를 전시했다. 그러나 올해 WIS에는 눈에 띄는 핵심기술이 없었다는 게 참가자들의 중론이다. 한 참가 기업 관계자는 “WIS의 성격 자체가 국제전자박람회(CES) 등 해외 행사의 뒤풀이 성격이 강하다 보니 해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전자 업체들은 신기술보다는 있던 걸 재탕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 주도 행사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기존에 선보인 3D TV, 초고화질(UHD) TV와 스마트폰 등을 전시했다. 한편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1시간 반가량 주요 전시장을 돌며 품목을 살펴봤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KT “SW개발자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KT “SW개발자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삼성이 소프트웨어 인력 5만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KT도 소프트웨어 산업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KT는 특히 이 분야의 신성장 동력으로 점쳐지는 ‘클라우드’(cloud) 기반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를 적극 돕기로 했다. KT는 21일 소프트웨어 개발자 모임인 스마트개발자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속 개발자들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개발자협회는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모임으로 16만여명의 개발자들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KT는 우선 협회 소속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제공한다. 클라우드는 각 개인의 컴퓨터가 아니라 인터넷상에 있는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저장된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사용하는 기술을 뜻한다. KT가 이 서버를 무료로 제공하면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극대화된다. 또 평소 개인 컴퓨터 환경에서는 시험할 수 없었던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성능도 별도 비용 없이 점검해 볼 수 있게 된다. 더불어 KT는 창업 포털 데모데이 등과 공동으로 1000여개 창업 준비 기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창업에 필요한 모바일 통계 분석 서비스, 리서치 솔루션, 디자인 공모 과정 등 총 30억원 상당의 편의를 무상 제공할 방침이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주관 ‘글로벌 K스타트업’을 통해 선정되는 35개 팀에도 클라우드 기반을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클라우드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서버 기반만 제공해도 업체들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하는 데 드는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에 운영 중인 ‘클라우드 인큐베이션 센터’의 지원 대상도 계속 늘려갈 방침이다. KT는 소프트웨어 활성화, 개발자 및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센터를 통해 300여 회사를 지원했다. 서정식 KT P&I부문 상무는 “이번 제휴를 기회로 지원을 확대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꿈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의 실현과 창조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고사양 온라인게임 IPTV로 즐긴다

    고사양 온라인게임 IPTV로 즐긴다

    인터넷 프로토콜(IP) TV가 높은 사양의 온라인게임도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PC 수준으로 빨라진다. SK브로드밴드는 20일 자사 IPTV인 ‘Btv’에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게임을 본사 메인서버에서 직접 구동시킨 뒤 개별 TV에서는 화면 정보만 받아 보여주는 서비스다. 이에 따라 엑스박스와 같은 게임기로만 즐기던 고사양 게임도 별도 설치 과정 없이 고속으로 즐길 수 있다. 우선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4’ 등 16개 타이틀을 시작으로 콘텐츠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임진채 SK브로드밴드 뉴미디어사업부문장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수신기와 비교해도 수신 속도가 13배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LG, 융·복합기술 투자 확대 ‘창조경제 동참’

    LG, 융·복합기술 투자 확대 ‘창조경제 동참’

    LG그룹이 미래 융·복합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동반 성장을 위해 계열사 간 거래 물량을 중소기업에 개방한다. 지난주 삼성그룹에 이어 LG그룹도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LG그룹은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들어설 ‘LG 사이언스 파크(조감도)’ 규모를 확대하고 8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시스템통합(SI), 광고, 건설 등 3개 분야에서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간 거래 물량을 중소기업에 개방한다. LG 사이언스 파크는 융·복합 시너지 연구, 미래 원천기술 확보 등을 위한 연구개발 단지다. 마곡지구에 2조 4000억원을 투입해 13만여㎡ 규모로 짓는다는 것이 기존 계획이었다. 그룹은 이번에 서울시에 4만여㎡ 부지를 추가 신청해 이를 총 17만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는 기존보다 8000억원이 늘어난 3조 2000원이 투입된다. 그룹 측은 2020년 파크가 완공되면 여기서 일할 근무 인력 역시 2만명에서 3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분양받은 1차 부지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6개사, 새로 신청하는 2차 부지에는 LG유플러스 등 5개사의 연구개발 부문이 입주한다. 이와 함께 그룹은 올해부터 SI, 광고, 건설 등 3개 분야 거래에 중소기업이 경쟁입찰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SI 분야에서는 2300억원을 중소기업에 개방해 절반은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고, 나머지 절반은 경쟁입찰을 실시한다. 광고 분야에서는 1000억원 정도를 개방해 전략 제품을 제외한 광고는 경쟁입찰을 확대하고 전시, 이벤트, 홍보물 제작 등은 중소 업체에 직접 발주할 계획이다. 건설 분야에서도 보안이 필요한 분야를 제외하고 700억원 정도가 중소 업체에 개방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싸이월드 명성 되찾을까

    한때 일반명사로 쓰일 만큼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새달 대변신을 시도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는 현재 컴퓨터 화면 3분의2 정도 크기인 미니홈피를 새달부터 전체화면 크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작은 화면은 사용자들에게 아기자기한 느낌을 줬지만 화면이 작아 불편하다는 요청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미니홈피에 저장된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도 제작한다. 사용자들은 이를 활용해 과거 미니홈피에 올렸던 사진들을 모두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K컴즈 측은 이 서비스가 과거 미니홈피에 사진을 많이 저장해둔 사용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컴즈는 모바일에 기반한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출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홈피는 과거 ‘국민 홈페이지’로 불렸으나 이후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새 서비스의 인기에 밀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포털 업계 관계자는 “SK컴즈가 카카오스토리나 NHN의 밴드 같은 개념의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실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머지않아 구체적인 윤곽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월급 200만~300만원 일자리… 환상을 깨라”

    “월급 200만~300만원 일자리… 환상을 깨라”

    “매달 200만~300만원을 받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란 수도권 명문대 학생들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환상을 확실하게 깨는 것, 취업 지도의 첫 단계는 학생들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에서 시작해야죠.” 지난해 12월 세명대 한국어문학과에 임용된 권도경(40·여) 교수의 별명은 ‘취업 전도사’다. 채 반 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문화콘텐츠 및 보안회사인 ‘이노스텍’에 매년 이 학과 졸업생 5명의 채용을 보장받았고 2명은 스토리텔링 회사와 게임회사에 취업시켰다.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과도 졸업생의 정기적 채용이 확정 단계에 있다. 학과생 40명 중 진학을 원하는 졸업생을 제외하면 상반기 중 대부분 취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세명대에서의 성과는 권 교수 이력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화여대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한 권 교수는 2002년부터 이대, 단국대, 선문대, 동의대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하다 2010년 대전대에 자리를 잡았다. 권 교수는 “취업을 책임져 준 학생들이 4대보험이 되는 유급 인턴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모두 287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이 고착화된 시대에 각 대학이 앞다퉈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어’ 전공 졸업생을 권 교수는 어떻게 기업에 ‘팔고’ 있는 것일까. 권 교수는 15일 “취업도 대학교수의 의무이자 교육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교육이 졸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졸업생을 보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교수의 일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사람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다. 그는 “네트워크를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나눠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전공을 활용할 수 있을 법한 회사라면 어디든지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 접촉한다. 매일 10곳 이상의 기업에 전화하는 것이 이제 일과가 됐다. 특히 권 교수는 학생들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공모전’을 주로 활용한다. 이대 강사 시절부터 현재까지 권 교수의 제자들이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한 횟수는 500회가 넘는다. 권 교수는 “공모전은 학생이 기업에 능력을 보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취업을 위해서는 세밀한 작업이 진행된다. 학생이 원하는 방향을 설정한 뒤 취업이 가능한 회사에 대한 보고서를 쓰게 한다. 이를 회사에 제안하고 거부당하면 다시 고쳐 제안하기를 반복한다. 그는 “학생들이 하기 싫다고, 어렵다고 포기하면 ‘일단 회사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다른 길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 너희들은 10년 동안 도전해도 나보다 여전히 10년 젊다’고 달랜다”면서 “잔소리를 하면서 같이 씨름하다 보니 애들이 나를 엄마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교수가 권 교수처럼 학생들의 취업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 측의 취업 장려에 따른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교수도 종종 있다. 현재 교육부는 대학평가에 취업률을 핵심 지표로 활용한다. 재정지표 등 개선이 쉽지 않은 다른 지표들보다 단시일에 끌어올릴 수 있는 취업률에 대학들이 목을 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별 학생 취업 실적을 전광판에 게시하거나 비정규직 교수들이 원로 교수에게 자신의 실적을 상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권 교수는 “연구와 교육을 잘하는 것이 교수의 본분이라면 사회적 인맥이 쌓일 수밖에 없는 훌륭한 교수는 취업도 잘 시킬 수 있다”면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열심히 살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학생들이 결코 따라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企 취업 계약 대학생에 전액 장학금

    중소기업에 입사하기로 계약하고 현장 실습을 한 대학생들은 대학 등록금을 지원받고 취업 준비 장려금까지 받게 된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하고 맞춤형 인력을 키우기 위해 ‘중소기업 취업 전제 희망 사다리 장학금 사업’을 올해 처음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희망 사다리 장학금은 모두 100억원 규모다. 4년제 대학 62곳, 전문대 68곳 등 130개교의 학생 1800명이 혜택을 받는다. 현장 실습을 이수했거나 이수할 예정이며 중소기업과 고용 계약을 맺은 대학 3·4학년, 전문대 2·3학년 학생이 대상이다.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등록금 전액과 함께 취업 전에 해당 분야 자격증을 따거나 관련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취업 준비 장려금도 200만원씩 추가로 받는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그 기간만큼 해당 기업에서 의무 근무를 해야 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교사 10명중 7명 “학생 지도 고통스럽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10명 중 7명이 ‘학생 지도가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는 안타까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원, 학부모, 학생들은 교육이 고통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학력 위주’로 된 교육 풍토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행복교육누리,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이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전국 교사와 학부모, 학생 28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 설문에 답한 교사의 71.6%가 이같이 호소해 비상한(?) 눈길을 끌었다. ‘매우 고통받고 있다’는 응답도 21%나 됐다. 반면 ‘고통받고 있지 않다’는 답은 7.7%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는 초·중·고교 교사 1269명, 학부모 542명, 학생 105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3일까지 10일에 걸쳐 진행됐다. 설문에 답한 교사들은 특히 학생들과의 갈등에서 고통의 가장 큰 원인을 찾았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생의 태도’ 때문에 학생 지도가 고통스럽다는 답이 35.6%로 가장 많았고, ‘학생 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항의’(19.6%), ‘학교폭력 등 생활·상담 지도 과정’(18.7%)이라는 답이 뒤를 이었다. 한국교총은 이를 최근 교권 침해 및 생활지도 붕괴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했다. 교육 제도 탓에 받는 고통의 경우 학부모가 학생이나 교사들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교육으로 행복하십니까, 고통스러우십니까’라는 질문에 학부모는 59.3%가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학생은 49.7%가, 교사는 38.6%가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행복하다’는 답변은 교사 25.4%, 학생 24.7%, 학부모 8.4%에 머물렀다. 이처럼 한탄할 만한 교육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교사의 44.8%, 학부모의 42.5%, 학생의 21.4%가 ‘인성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이라고 답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고통 해소를 위해 인성 교육을 강조한 건 큰 의미가 있다”며 “가정, 학교, 사회는 물론 정부도 이제는 교육 패러다임을 인성 교육으로 전환할 때”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다문화가정 자녀수 5년간 3.8배 늘었는데 올 교육지원 예산 되레 ‘싹둑’

    다문화가정 자녀 수가 최근 5년간 3.8배 이상 증가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의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미래에 대한 투자에 해당하는 다문화가정 학생 교육 예산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다문화가정 자녀 가운데 만 6세 이하가 62.1%로 미취학 아동이 절반이 넘는 상황에서 예산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학령기 다문화가정 자녀가 대폭 늘어날 몇 년 뒤 이들을 위한 지원 및 예산 부족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1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다문화 학생 교육 지원 예산은 국고와 특별 교부금을 합쳐 155억 4000만원으로 지난해 181억원에 비해 25억 6000만원 줄었다. 세부내역을 보면 다문화 친화적 교육체계 구축을 위한 예산이 지난해 61억 9000만원에서 올해 37억 7000만원으로 24억 2000만원 줄었고, 한국어 및 한국문화 교육 내실화를 위한 예산도 4억 8000만원에서 올해 1억 8000만원으로 줄었다. 중도입국 자녀를 위해 지원되는 이중언어 강사 양성 예산은 19억 1000만원에서 올해 6억 9000만원으로 크게 삭감됐다. 반면 정규학교 입학 전 한국어를 집중 교육하는 예비학교 운영과 취학 전 예비과정 예산 등 공교육 진입을 위한 서비스 예산은 19억 7000만원에서 27억 4000만원으로, 다문화 학생들의 학교 적응 및 기초학력 지원 예산은 61억원에서 72억원으로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작해 올해 끝나는 사업 예산이 줄고 지원 정책의 소프트웨어 강화에 주력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다소 줄었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다문화 학생 지원 예산은 2009년 65억원, 2010년 62억원, 2011년 88억원을 기록하다 다문화학생 선진화방안이 추진된 지난해 18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교육 강화는 사회통합과도 직결된다”면서 “다문화가정 자녀를 이방인으로 여기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학교현장을 위해 특히 다문화 학생 교육 예산은 꾸준히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다문화 사회’의 뿌리는 교육] 학교에선 놀림 받고 놀이터선 ‘왕따’… 학원 가는 건 꿈도 못 꿔

    [‘다문화 사회’의 뿌리는 교육] 학교에선 놀림 받고 놀이터선 ‘왕따’… 학원 가는 건 꿈도 못 꿔

    단일민족임을 자랑하던 우리나라의 다문화 문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문화적 갈등에다 언어 소통 부족 등에 따른 다문화가정의 자녀 문제는 정부가 챙겨야 할 중요 현안이다. 감수성 예민한 어린 시절에 정체성 위기에 처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하루 일과를 통해 다문화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려 본다. 서울시교육청과 다문화 청소년들의 국내 정착을 지원하는 비영리 재단법인 무지개청소년센터의 도움을 받아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에서 겪는 일들을 꽌 떰의 하루 일과로 재구성했다. 꽌 떰은 베트남어로 ‘관심’이라는 뜻이다.    ‘씬짜오’(베트남어로 안녕이라는 뜻).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인 꽌 떰이라고 해. 나는 3살에 엄마를 따라 한국에 왔어. 베트남에 아빠도 있었지만 내가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셔서 기억이 없어. 대신에 지금은 한국인 새아빠가 계셔. 엄마는 나한테 이런 얘기를 안 하지만 나는 나랑 피부색도 다르고 엄마도 다른 동생한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난 신경 안 써. 처음에는 충격이었지만 이제는 한두 번 듣는 얘기도 아닌데 뭐. 엄마는 나한테 버릇처럼 말씀하셔. 공부 열심히 하라고. 그런데 나는 모르겠어. 학교를 다니고는 있지만 이렇게 해서 내가 진짜 위인들처럼 될 수 있을까. 내 하루 일과를 볼래?  AM 8:00 눈을 떠 보면 8시야. 엄마, 아빠는 두 분 다 벌써 공장으로 가셨지. 혼자 밥 먹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 3학년 때까지는 나도 동생처럼 ‘아침 돌봄 교실’이란 데를 갔어. 나처럼 부모님이 이른 시간에 일을 나가셔서 일찍 학교에 온 아이들이 선생님이랑 간식도 먹고 책도 읽고 하는 곳이야. 거기서 수업이 시작할 때까지 있는 거지. 그런데 이제는 거기에 못 가. 난 벌써 6학년이니까. 거긴 저학년들만 가는 곳이거든.  AM 9:00 학교에 가면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밥은 어떻게 먹을까 걱정하지 않아서 좋아. 귀찮은 게 있다면 반 친구 녀석들이야. 1학년 때부터 봐서 익숙할 것도 같은데 얘들은 아직 날 놀려. 조금 어두운 피부색, 다른 생김새, 어눌한 말투로 놀리는 것도 아니야. 애들은 그냥 날 “야 다문화”, 이런 식으로 놀려. 무슨 뜻인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말이야. 나도 처음에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상관 안 해. 아는 다문화 형들 중에는 이런 게 싫어서 다문화 형·누나들만 모이는 기술학교로 전학을 간 형들도 있어. 난 그러지는 않을 거야.  PM 3:00 학교가 끝나고 나면 사실 나도 좀 우울해져. 다른 아이들은 이때가 가장 좋대. 방과후 특기 적성 교육이라고 해서 바이올린도 배우고, 승마도 배우고 그러거든. 우리 부모님 형편을 보건대 그런 건 어림도 없지. 어릴 때는 나도 가끔 엄마랑 구청 다문화센터 같은 데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갔었어. 그런데 엄마가 일을 나가시면서 거기도 못 가게 됐지. 어린 초등학생 혼자서는 갈 수 없거든. 대신 나는 ‘오후 돌봄 교실’로 가. 오후에는 방과후 교육을 받는다고 아이들이 별로 없어서 6학년이지만 돌봄 교실에 갈 수가 있거든. 여기서 학교 숙제도 하고 선생님이랑 책도 읽고 그러지. 안 지겹냐고? 어쩔 수 없잖아.  PM 5:00 이때는 나도 힘이 완전히 빠져. 아무도 날 돌봐줄 사람이 없거든. 저학년 때는 밤 9시까지 ‘저녁 돌봄 교실’이란 데를 갔어. 거기서 저녁도 먹고 책도 읽고 그랬지. 그런데 이제 나도 6학년이니까 거기 가기는 힘들어. 다른 친구들은 학원 가기에 바쁠 때잖아. 사실 나도 컴퓨터도 배우고 싶고 한국인답게 태권도도 하고 싶어. 그렇지만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는 없잖아. 그냥 난 집으로 가. 놀이터에 가도 아이들도 없고 어차피 피부색이 다른 나랑 잘 놀아주지도 않거든. 엄마가 중국에서 온 애들은 그걸 꼭꼭 숨기고 같이 놀기도 한다더라고. 어차피 다 들통 날 텐데 말이야. 다른 다문화 형들은 딴 친구들 학원 다닐 때 끼리끼리 어울려서 괜히 근처를 어슬렁거리기도 해. 나는 그러기는 싫어. 엄마도 그랬어. 그러다가는 한국에서 필요 없는 사람이 된다고. 그럴 바에는 집에 가는 게 나아. 이제 책이나 봐야지, 엄마가 오실 때까지 말이야.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복지 지원→미래 인재 육성으로 패러다임 변해야”

    국내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교육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했다. 다문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지속된 만큼 교육 부문에 있어서는 이제 일시적인 복지 지원을 떠나 ‘미래 인재’ 육성으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김해성 지구촌 사랑나눔 대표는 “한 조사에서 다문화 학생의 경우 초등학교에서 20%, 중학교에서 40%, 고등학교에서 70%가 제도권 교육 밖으로 이탈한다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교육 현실이 심각하다”며 “해당 다문화가정에만 교육을 맡기면 부모 또한 한국어가 미숙해 같은 문제가 세대를 이어 되풀이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함께 교육하고, 특히 다문화, 이주 아동, 중국 동포 가정, 유학생 자녀 등 사례에 따라 교육 체계를 세분화시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가진 ‘글로벌 인재’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사며 아이들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상석 무지개청소년센터 부소장은 “분명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환경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면이 있지만 앞으로 그 다름은 걸림돌이 아니라 자원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직접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아이를 불쌍한 존재로 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복지적 접근이 아니라, 아이들의 역량을 키우고 미래 세대로 육성한다는 관점으로 다문화가정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정에서 두 자녀를 낳아 기를 경우 2020년쯤에는 농촌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조사가 있을 정도로 다문화 아이들이 한국의 중요한 동량이 된다는 건 예정된 사실”이라며 “이들을 길러내기 위한 다문화 이중언어학교, 중도 입국자 교육 방안, 쌍방향 언어문화교육, 가족 개설 등 체계적이고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수능 전초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 6월 모의고사 활용 전략

    ‘수능 전초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 6월 모의고사 활용 전략

    6월 모의고사는 오는 11월 7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초전’이다. 고교 3학년 외에 재수생을 비롯한 장수생,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등 실제 수능 응시자 대부분이 참가하는 진짜 리그이기 때문이다. 수능 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6월 모의고사를 통해 올해 내놓을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시험하고 더불어 난이도 조절의 힌트를 얻는다. 때문에 6월 모의고사는 학원 등에서 치르는 모의고사와는 다른 무게감을 지닌다. 그러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6월 모의고사는 실제 응시자 중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공략하기 위한 나름의 공부 전략을 짜는 유용한 기회로 생각하면 그뿐이다. 6월 모의고사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간다면 수능 성공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수능을 위한 최초 ‘잣대’인 6월 모의고사를 대비하고 이후 수능에 활용하는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A형·B형 새로 도입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모의평가는 적절한 난이도의 수능 시험 문제 제작과 지속적인 문항 개발·개선에 실시 목적이 있다”며 “지난 모의평가를 분석해 보면 6월 평가는 9월 평가나 실제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경향을 띤다”고 말했다. 6월 모의고사에서는 실험적인 신유형 문제가 많이 출제되는 편이고, 출제 범위가 수능보다 좁다보니 문제를 다양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수험생, 특히 재학생들이 미처 수능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도 6월 평가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A형’, ‘B형’의 시험 유형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수학은 이전에 이미 가형, 나형으로 나누어 실시돼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국어, 영어까지 유형이 나뉘기는 처음이다. 유형별 시험은 언뜻 번거로워 보여도 실제로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큰 관련이 없는 영역의 시험 준비 부담을 줄여주자는 선의에서 나온 제도다. A형은 기존 수능보다 쉬운 수준, B형은 기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신의 진로, 진학 희망 대학 등에 맞춰 과목 난이도를 선택하면 된다. 다만 A형은 최대 2과목까지만 응시할 수 있고, 국어 B형과 수학 B형은 동시에 응시할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대학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지난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2014학년도 대학입학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인문·사회 계열은 국어·영어 B형, 자연·공학 계열이라면 수학·영어 B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과 상위권 학생이라면 국어·영어 B형을, 이과 상위권 학생이라면 수학·영어 B형을 목표로 공부하는 게 좋다. A형만 요구하는 경우는 일부 예체능 계열 정도다. 이번 6월 모의고사는 A형, B형 유형을 최종 선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당일 시험 이후 A형, B형 시험 문제를 모두 풀어보고 난이도 차이를 파악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선택을 하면 된다. 특히 4등급 이하 수험생이라면 이 과정을 꼭 거친 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서 어떤 유형을 반영하고 있는지, 또 가산점이 있는지를 살펴 대입 전략을 짜야 한다. 사탐, 과탐, 직탐 등 과목도 함께 최종 결정하는 편이 좋다. 유웨이중앙교육에 따르면 선택 과목 응시 인원 등은 6월, 9월 모의고사를 거치면서 크게 변동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므로 수능에 임박해 촉박한 9월 모의고사보다는 6월 모의고사를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유형 및 과목 선택을 확정지어 두면 다른 수험생들보다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해당 과목을 공부할 수 있다. >>고3·재수생 모두 응시 사실 6월 모의고사는 현재 고3 수험생들에게는 좌절감을 안길 가능성이 짙다. 이전 모의고사와 달리 장수생, 검정고시 졸업생 등 경험이 많아 노련한(?) 학교 밖 수험생들까지 모두 응시하면서 어느 정도 성적 하락을 맛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 수능과 같은 조건인 평가에서 성적이 떨어졌으니 학생과 학부모 모두 초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기에만 연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남은 기간 학습 전략을 위한 정확한 판단 근거라고 생각하는 게 건설적이다. 또 대입 전형 역시 다양화된 만큼 이를 근거로 수시, 정시 전략을 다시 따져보고 공고히 하는 게 좋다. 올해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EBS 방송 교재와 70% 정도를 연계해 출제한다’는 게 교육과정평가원의 입장이다. 6월 모의고사 역시 이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EBS 교재와 연계된 70% 부분 외에 특히 시험의 난이도를 좌우하는 나머지 30% 문항의 성격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신유형 문제가 많이 출제돼 몇 년 시험 준비를 더한 장수생들도 유불리를 따지기 힘든 영역이다. 6월 모의고사의 신유형 문제는 수능에서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오답 노트 등에 별도로 정리해 익숙해지도록 연습하는 것도 방법이다. 6월 모의고사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전 과목 학습 전략을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각 영역별 학습 중요도 순서를 다시 정해보고, 특히 남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도 따져보자. 하위권 학생들도 아직 특정 영역을 전부 포기하기보다는 미약한 영역 내에서도 자신이 강점과 약점을 가진 문제 유형, 단원 등을 파악해 남은 기간 동안 약점을 보완하도록 하자. >>유리한 전형 선택 기준 더불어 6월 모의고사는 입시 전략의 바로미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6월 평가 성적과 학생부 성적을 꼼꼼히 분석한 뒤 어느 쪽이 유리한지 보고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6월 모의고사 성적으로 미뤄보건대 수능 성적이 학생부 성적보다 우수할 것 같다면 정시 중심으로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 반대로 학생부 성적이 수능보다 나을 것으로 보이면 수시 지원을 검토하고, 그 가운데서도 논술·학생부·적성평가 중심 등 어떤 전형이 적합한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수시 모집은 최근 경쟁률이 치열해지는 데다 각종 서류 등 준비할 것이 많은 만큼 치밀한 준비를 요구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쫓기듯 운행하는 유치원 통학차량… 42%가 불법 지입차

    유치원 통학 차량 10대 중 4대는 통학 차량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이른바 지입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전국 유치원 통학 차량 운영 현황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유치원 4653곳에서 운행하는 통학 차량은 총 9650대다. 소유 형태별로 보면 유치원 소유가 3365대(34.9%), 임대가 2226대(23.1%)이며, 나머지 4059대(42.1%)는 모두 지입차량이다. 지입차는 유치원 소유가 아니라 운전기사 개인이 소유한 차량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는 이를 유상으로 운송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입차는 여러 유치원과 문어발식 계약을 맺은 뒤 운행 시간에 쫓겨 급하게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또 대부분 지입차는 미신고 통학 차량이라 보호를 받기가 어렵다. 관할 경찰서에 통학 차량으로 신고한 차량은 아이들이 승하차를 할 때 해당 차로와 바로 옆 차로를 통행하는 차량이 일시정지 후 서행해야 하는 등 특별 보호를 받는다. 반면 유치원 현장에서는 지입차 사용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규모가 작은 유치원의 경우는 자체 통학 차량과 운전기사를 갖추기가 어렵고, 법령에 규정된 합법적 차량의 공급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국공립 교복 최저가 입찰제로… 30% 인하될 듯

    이르면 내년 신학기부터 국공립 중·고등학교 신입생들은 학교에서 일괄 구매한 교복을 싼 값에 구입해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9일 교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학교가 교복을 구입한 뒤 재판매하는 ‘교복 최저가 입찰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기존에 학부모 대표들을 중심으로 운영된 교복 공동 구매를 학교 단위로 확대한 것과 비슷하다. 학교가 입찰 방식으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써낸 교복 제조업체를 선정해 교복을 일괄 구입하는 방식이다. 신입생들은 입학할 때 학교에 돈을 내고 교복을 구입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공동 구매와 마찬가지로 교복 가격이 30%정도 낮아질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하고 있다. 일괄 구매를 원칙으로 하되 이를 원치 않는 학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재량을 인정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품질 문제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해 해결한다. 원단, 단추 등 소재의 제한을 두고 박음질 등 마무리 상태나 디자인 평가기준도 정한다. 입찰 과정에서의 로비 등 불법 행위 대책으로는 학생 만족도 평가, 신고·고발제 등을 도입한다. 장기적으로는 학교가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교복 출고가를 공개하거나 교복 가격의 상한선을 두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교육부는 관련 연구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학부모 및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 달쯤 각급 국공립 학교에 관련 지침을 내릴 계획이다. 이후 입찰 과정과 교복 제작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신학기, 늦어도 2015년부터는 최저가 구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최저가 입찰제 도입을 권고하되 자율에 맡긴다. 박성수 학생복지정책과장은 “사립학교는 강제할 수 없지만 최저가 입찰제의 가격 경쟁력이 매력으로 떠오르면 자연스럽게 제도가 전파될 것으로 본다”며 “제도가 안착되면 교복비를 아예 입학금에 포함시키고 입학 시 교복을 그냥 교보재로서 지급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로비에 얼룩진 교과서… 당국은 징계 교원수도 몰라

    대형 출판사에 몸담았던 한 출판 편집인은 출판사의 교과서 선정 로비 활동을 ‘전력전’이라고 비유했다. 출판사가 사활을 걸고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의미다. 출판·교육 관계자들이 전한 전력전의 모습은 이렇다. 출판사에는 교과서 선정을 위해 주로 부장급 교사를 공략하는 영업 사원이 있다. 하지만 교과서 인정 및 일선 학교 선정 절차가 이뤄지는 5~7월에는 이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에 교과서 로비만 전문으로 하는 ‘시즌형 영업 직원’까지 등장한다. 이들은 이 기간 동안 전국 학교를 구역별로 나누고 여관을 전전하며 영업을 한다. 교과서 선정에 입김에 센 교사들에게 어떻게든 ‘자사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서다. 요즘은 노골적 금품 제공 대신 주변의 시선을 고려한 ‘변칙 로비’가 대세다. 학습 자료를 담았다며 최신형 메모리를 주거나, 양장본 교사용 교재를 주는 건 귀여운 수준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만나기가 부담스러운 교사들을 위해 ▲교과서와 무관한 출판 행사에 교사를 초청한 뒤 슬쩍 접대를 하거나 ▲에둘러 특정 교사 연구 모임을 지원하고 ▲교사들을 출판 검토 위원으로 모셔 먼저 ‘눈도장’을 찍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그러고는 회사에 매일 누구를 만났고 어떤 얘기를 했으며 또 누구를 공략해야 하는지 차후 전략까지 보고한다. 출판 관계자는 “교과서 로비는 투자 대비 회수율이 매우 높아 선정되기 위해 모든 걸 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출판사마다 관련 활동에 상당한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인정 교과서 수가 대폭 늘면서 출판사들의 교과서 로비는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일선 학교의 자정 능력에만 의지한 채 불법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초·중·고등학교에서 출판사의 불공정 행위가 발견되면 즉시 지역교육지원청 부조리 신고센터나 본청으로 신고하라고 지도했다고 밝혔다. 교과서 로비 활동이 교과서 선정의 투명성을 해치고 교과서 가격을 높여 결국 학부모와 학생의 부담을 키운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지도 활동 이상의 교과서 로비 감시에는 손을 놓고 있다. 교육부는 교과서 로비 관련 불공정 행위의 규모는 물론 관련 비리로 징계받은 교원 수 역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리가 출판사를 대상으로 직접 지도할 수는 없다”며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면 시·도교육청에서 교원들을 징계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일선 학교나 출판사들의 로비를 단속하지는 않는다”며 “학교에서 불공정 행위 발견 시 신고토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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