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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체미술’ 브루스 나우먼 국내 첫 전시

    프랑스 화가 이브 클랭은 1961년 발가벗은 여성들의 몸에 푸른 물감을 칠한 뒤 캔버스 위로 그들을 끌고 다녀 몸의 흔적이 남도록 한 ‘흔적’이란 작품으로 이목을 끌었다.신체를 ‘도구’로 사용한 이 작품은 신체미술의 선구로 꼽힌다.신체미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또한 브루스 나우먼이다. 미국 화가 브루스 나우먼(63)의 대표작 ‘분수가 된 미술가의 초상’은 입에서 물을 뿜어내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것으로 ‘흔적’만큼이나 유명하다.신체미술은 1960년대 후반 들어 독립적인 미술의 한 형태로 자리잡았다. 신체미술뿐만 아니라 퍼포먼스,비디오 아트 등에서도 선구적인 업적을 남긴 브루스 나우먼의 전시가 국내에서 처음 마련돼 관심을 모은다. 9일부터 7월15일까지 서울 화동 pkm갤러리에서 열리는 ‘브루스 나우먼’전은 나우먼이 지난 40여년 동안 발표한 수많은 작품 중 단지 16점만을 소개하는 ‘작은’ 전시이지만 그 의미는 크다.나우먼의 난해한 개념예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적잖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갤러리 지하 1층에는 ‘형광등 다루기’(1969)라는 제목의 흑백 비디오 작품이 설치돼 있다.나우먼이 자신의 스튜디오 안에서 벌인 대표적인 실험 작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나우먼은 고정된 형광등 옆에서 여러 자세를 취하고 때로는 한참 동안 같은 자세로 우두커니 있기도 한다.작가는 이렇게 자신의 신체와 형광 램프만을 매개로 인간의 신체적 지각경험의 본질과 한계를 탐색한다. 복도가 등장하는 비디오 ‘콘트라포스토 자세로 걷기’(1968)도 눈길을 끌 만한 작품이다.여기서 나우먼은 너무 좁아 폐소공포증을 일으킬 것만 같은 기다란 복도를 기이한 자세로 왔다갔다 한다.두 손은 목 뒤에서 깍지를 낀 채 엉덩이는 심하게 비틀어대며 걷는다.그것은 마치 르네상스 조각의 콘트라포스토(인체 입상에서 인체의 중앙선을 S자형으로 그리는 포즈)를 연상케 한다.나우먼은 고전 미술의 미적 도구인 콘트라포스토를 비좁은 복도를 힘겹게 오가는 매우 불편하고 강박적인 자세로 바꿔 보여준다.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불합리한’ 콘트라포스토의 개념을 작가는 이처럼 왜곡된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장에는 이밖에 자신의 뉴멕시코 목장을 배경으로 한 DVD 작품 ‘유용한 모퉁이 만들기’,무성 컬러 비디오 ‘아트 메이크업’,네온 조각작품 ‘나만을 믿으세요­커다란 스튜디오’ 등이 나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나우먼의 작품은 일관되게 자신의 신체를 묘사하거나 그와 관련된 것들을 다룬다.(02)734-946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잘 가다 삼천포로 빠졌다.’ 홍콩 영화사 에드코 필름의 제작비(350만달러) 전액 지원,홍콩에서 월드 프리미어 등 영화 외적인 여러 화제를 몰고 다니다 3일 베일을 드러낸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제작 아이 필름)를 보면 한번쯤 해봄직한 생각이다.인기 절정으로 캐스팅 0순위의 전지현과 장혁에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의 만남에 거는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영화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인상을 준다. 서울 야경을 천천히 훑은 화면은 마천루 끝에서 투신할 듯 발끝으로 서 있는 여인 경진(전지현)을 비추며 비극을 암시한다.이어 명우(장혁)의 내레이션으로 열리는 두 사람의 만남은 자못 우스꽝스럽다. 비번날 체육복 차림으로 목욕탕을 나오던 여자 경찰 경진은 소매치기를 추적하던 명우를 소매치기로 오해하고 체포해 경찰로 데려온다.진상이 밝혀져도 ‘미안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당차다 못해 당돌한 여자 경찰과 봉변을 당하고도 제대로 말을 못하는 순진한 남자 물리교사의 묘한 만남은 그 자체로 웃음을 깔고 있다. 이 만남은 갖가지 해프닝으로 영화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고 감동을 스며들게 한다.명우와 청소년 생활지도반의 한 조가 된 경진이 우연히 마약을 주고받는 장면을 목도한 뒤 싫다는 명우를 수갑까지 채워가면서 거래 현장을 덮친 뒤 벌이는 잇따른 해프닝,학교로 찾아온 경진이 학생들에게 ‘내 남자친구’라고 선포하는 장면 등 코믹한 상황이 이어진다.피천득의 수필집 ‘인연’을 징검다리로 사랑을 가꿔 가는 장면은 싱그럽다.곽재용 감독은 트레이드 마크가 된 웃음과 감동을 잘 버무리면서 끌어간다. 그러나 탈출범을 쫓던 경진을 도와주려고 달려가던 명우가 총에 맞아 죽은 뒤부터 삐걱거린다.강한 여자와 순진한 남자의 만남,영화 속 패러디 장면,산 정상에서 둘이 서있는 장면 등 영화 전반에 ‘엽기적인 그녀’의 그림자가 너무 짙었다.감독도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갈수록 과다한 반전을 시도해 감정선을 헝클어뜨린다.또 명진의 영혼이 49일 동안 경진을 지켜준다는,진부한 구성도 작지 않은 흠이다. 결국 ‘엽기적인 그녀’ 분위기로 흥미를 주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미지서 탈출하려는 과도한 의욕 때문에 영화의 재미는 반감된다.웃음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줬던 이전의 연출력은 웃음도 감동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머문다.비유하자면 영화 분위기에 맞추려고 다양한 형태로 변주하는 잭슨 브라운의 노래 ‘로드아웃 스테이(Road-out/Stay)’의 효과를 내용이 못따라간 형국이다. 당차면서도 순정을 간직한 복합적인 캐릭터를 소화한 전지현은 여전히 이름에 값한다.또 순박한 역으로 변신을 시도한 장혁의 연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영화 ‘데스티네이션2’

    오늘따라 시계가 고장나 늦게 일어난 회사원 A씨.헐레벌떡 정류장으로 뛰어가지만 바로 코앞에서 버스를 놓친다.그런데 그 버스가 강으로 추락해 승객 모두가 사망하고 만다.A씨가 살아난 건 우연이었을까,아니면 아직 죽음의 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아 죽음을 비껴간 것일까.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미덕은 이렇듯 우리의 일상에서 있음직한 사고로부터 공포를 끌어내는 데 있다.살인마,귀신,얼토당토 않은 초자연적인 힘 등 공포영화의 흔한 장치들 대신,죽음의 사고 앞에서 인간이 맞닥뜨리는 의문이 공포의 출발점이다. 참신한 소재 덕인지 2000년 개봉한 전편은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11일 개봉하는 ‘데스티네이션2(Final Destination2)’ 역시 큰 뼈대는 전편 그대로다.비행기 사고를 예견한 뒤 몇 명이 간신히 살아남지만 생존자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이했듯이,이번엔 고속도로 대형사고로부터 죽음의 여정이 시작된다. 친구들과 주말여행을 떠난 킴벌리(A J 쿡)는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자신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끔찍하게 죽는 환상을 본다.사고를 막아보려고 길을 가로막은 채 경찰에게 신고하지만,결국은 그녀의 환상대로 고속도로 위는 아비규환으로 변한다.일상의 작은 변화들에서 서서히 보이는 죽음의 전조,그리고 순식간에 평화를 깨는 죽음의 향연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은 전편 이상으로 강렬하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까지다.생존자가 하나 둘 죽고,이를 막기 위한 죽음과의 숨막히는 게임은 뒤로 갈수록 긴장감을 잃는다.치밀한 우연의 망을 쳐놓아 처음엔 감탄할 만했던 죽음의 방법도 갈수록 황당하게 변질된다.전편의 명성을 빌려 엽기적일 정도로 잔인한 죽음과 폭파 장면 등 볼거리에만 치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반전 강박증 탓인지 죽음을 피해가는 결말도 어이없는 방법으로 뒤집힌다.액션감독 출신인 데이비드 R 앨리스 감독이 전편의 바통을 이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문희상 “나는 총독도 권노갑도 아니다”

    요즘 정치권의 뉴스메이커는 단연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이다.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경력에다 지금은 ‘대통령 정치특보’라는 ‘마패’까지 차고 있는 그가 입을 열 때마다 기자들은 물론 여당 의원과 야당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문 의원의 말에는 틀림없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을 것이란 ‘강박적 확신’이 그의 입을 더욱 커 보이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2일 오전 문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몇몇 기자들이 만사를 제쳐놓고 그를 수배하고 나선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그를 기자들이 따라붙었다.‘체구는 장비,머리는 조조’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기자들의 ‘허기’를 동물적으로 감지했는지,처음엔 피하는 듯하다가 이내 작심하고 얘기 보따리를 풀어제쳤다. 그는 국회 본청 앞에서 서서 얘기하다가 “차라리 의원회관 내 방에 가서 2라운드를 하자.”고 제안해 오히려 기자들을 당황하게 했다.옮긴 자리에서 문 의원은 무려 1시간 이상 기자들과 치열한 문답을 주고받았다.민감한 현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기자들에게 그는 “옛날식으로 판단해선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사고방식의 대전환을 수차례 요구했다. 지금 당지도부에서 김혁규 총리 지명과 관련해 소장파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데,김혁규 총리 지명에 문제가 없겠는가. -물론 없다.김혁규 총리 지명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소장파 의원들을 모두 만났나. -지도부가 재선 이상은 다 만났다.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초선들은. -초선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국회에서 턱걸이 과반인데,반대하는 의원이 몇명이라도 있으면 표결에서 인준이 안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대통령 임기 2기가 첫 출범하는데 만일 부결되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당지도부가 뭐가 되겠나.지금까지 정당사를 보면 중대사,즉 당의 명운이 걸린 일은 한사람도 반대한 적이 없다.기묘하더라.위기의식이 생기면 저절로 당을 아끼는 마음,즉 부모를 생각하는 효도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김혁규 의원에 대한 검증은 됐나. 검증에는 단계가 있다.1차는 지명권자가 검증하는 것이고 2차는 여당과 국가기관이 재산과 부동산투기 등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이다.지명을 한다면 이 정도는 걸러졌다고 보는 것이다.남은 것은 청문회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청문회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확인되면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그렇다면 도덕성에 대한 검증은 끝났나.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것은 끝났다.국가기관이 그런 거 안하고 뭐하겠나.지사 3번 했다면 국민적 검증은 끝난 것이다.한나라당이 공천을 3번이나 준 것은 검증이 다는 얘기 아닌가. 상생하자면서 굳이 야당이 반대하는 김혁규 총리 카드를 관철하려는 대통령의 의도는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되묻고 싶다.굳이 과반 여당의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자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기분 나쁘다고 안된다고 하면 되나.힘있는 쪽이 양보하라고 하는데,한나라당은 힘있을 때 봐줬나.윤성식 감사원장 부결시키고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 반대하고 김두관 장관을 해임시키지 않았나. 김혁규 의원은 언제 총리로 지명하나. -빠를 수록 좋다.총리대행체제를 오래 끌 순 없으니까.5일 재보선 끝나고 6일은 현충일,7일은 국회 개원일이니까 이르면 8일이 되지 않겠나. 3개 부처 입각 구상에는 변함이 없는 것인가. -바뀌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소장파들이 당·청관계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하고 있는데. -오해다.당·청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당·청 고위정무회의까지 생겼다. 당에서는 정무회의에 대통령이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게 바로 옛날식 사고다.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옛날식 수법이다.노 대통령은 실용적이다.수평적 의사소통을 강조한다.당 대표에게 힘을 주려는 세리머니 차원에서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대통령과 자주 만난다고 지도부 권위가 생기는 게 아니다.대통령이 참석하면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주례보고 형식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게 대통령 생각이다.대신 필요할 때는 대통령이 참석한다. 일부 소장파들이 ‘청와대 파견 총독’이라고 공격하는데. -공격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총독이니 해서 권아무개(권노갑을 지칭)처럼 하는 것같이 보도됐는데,그말은 마치 ‘고자가 간통한다.’는 소리와 같다.세상이 바뀌었다.대통령이 당정분리 선언했다.참여정부는 원초적 불능이다.대통령이 당 인사권 하나도 행사하지 않는다.급사 한명 임명하지 않았고 공천장 하나 준 적 없다.옛날엔 원내총무가 전략을 매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정균환 전 민주당 총무한테 물어봐라.제왕적 총재가 있으니 권 실세,박지원도 생긴 것이다.나는 정치특보로서 대통령의 의중이 잘못 전달되는 것을 제대로 잡아줄 뿐이다.나는 당직이 없는 ‘깍두기’다. 문 의원이 당에 군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나.의원들한테 전화 한 통화 건 적이 없다.내가 지도부 문책론 얘기했다고 하는데 나는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만일 총리 인준이 부결되면 어떻게 되겠나.언론이 제일 먼저 문책할 것이다.‘여당 왜 이러나.’라면서.나도 사표낼 수밖에 없다.지금도 유아무개(유시민) 등이 전당대회하자고 하는데 부결되면 가만 있겠나. 최근 소장파들을 만났나. -딱히 만날 필요가 없다.정장선·송영길 의원 등이 전화를 걸어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안영근 의원은 직접 만났다.우상호 의원은 일부러 찾아와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이기우 의원 등은 내 주변사람들이다.다들 그런 얘기 안했다고 하더라. 초선 의원들이 너무 중구난방이라는 생각은 안드나. -그렇게 옛날식으로 사고해선 안 된다.시대가 바뀌었다.기자들도 인정해야 한다.나도 가슴이 철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나도 과거다.틀을 깨야 한다.제일 먼저 국민이 깼다.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고,총선에서 승리한 것이다.다음으로 젊은그룹이 깼다.그다음이 나 정도다.겁만 낼 게 아니다.발길질을 해야 건강한 태아다.카리스마는 없어졌다.이젠 제왕적 정치인은 있을 수 없다.신기남도 천정배도 박근혜도 아니다.나는 총독이 될 수 없다.1인자가 없는데 어떻게 2인자가 있겠나.기자도 막연한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문희상은 옛날 권노갑이 아니다. 대통령이 소장파들의 불만에 대해 불쾌해하지 않나. -눈하나 깜짝 안할 분이다. 국회 인준 대상 인사 문제는 대통령이 당과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인데 협의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얼마전 개각과 관련해 당의 의견 구했다가 큰 논란이 있지 않았나.인사는 보안이 생명인데 그런 게 흔들릴 우려가 있다.인사는 행정권의 가장 중요한 요체다.입법부가 견제권이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본질적인 것을 건드리면 안된다. 총선 전 대통령이 1당에 총리를 준다고 했으면 열린우리당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당 사람으로 임명한 것이다.김혁규 의원이 열린우리당 소속 아닌가.대통령이 당의장,원내대표와 상의했다.그런데 지도부가 바뀌었다.따라서 지난달 20일 새 지도부에 대통령이 다시 김혁규 총리론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대통령의 말은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달라.”는 의미였는데 당 지도부가 못알아듣는 것같다.지도부가 나서서 의견수렴을 하면 되는데 그걸 하지 않아 나만 ‘독박’을 썼다.그런데 천정배 원내대표가 나중에 “그말의 의미를 몰랐다.”고 하더라. 무슨 말인가. -그때는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얼마안됐을 때니까.천정배 원내대표와 신기남 의장 생각에는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이 안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대통령은 의원들을 잘 설득하라는 취지였는데,그냥 자기들 선에서 이해하고 넘어간 것이다. 대통령 정치특보 대신 정무장관을 맡는 게 낫지 않나. -지금은 정무과잉,정치과잉이라는 게 대통령 컨셉트다.우리는 지금 너무 정치에 매달려 있다는 게 대통령 메시지다.국회 정책에 치중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 생각이다. 민주당과의 합당론을 얘기했는데. -정반대로 보도됐다.인위적 정계개편이나 영입은 있을 수 없다는 게 내 주장이었다.통합하고 싶다고 그대로 되는 게 아니다.양당의 의견이 완벽하게 일치돼야 되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당에서 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이쪽(우리당)은 반대가 더 많다.나도 아쉬움은 있다.하지만 참여정부 임기 안에 합당은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개별 입당은 허용하나. -스스로 걸어들어오겠다면 가려서 받을 수는 있다.우리와 맞는지를 따져봐서….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약력 ▲경기도 의정부 출생(59) ▲중앙초등,경복중·고,서울대 법대 ▲14·16·17대 국회의원 ▲민족연합청년동지회(민청) 중앙회장 ▲민주당 대표비서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대통령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상임고문,대통령 정치특보 ˝
  • 이상훈 돌연 은퇴 선언

    ‘야생마’ 이상훈(33·SK)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상훈은 2일 오후 프로야구 SK 최종준 단장을 방문,“야구에 대한 강박관념과 스트레스로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최 단장은 “이상훈의 은퇴를 적극 만류했으나 그의 의사가 워낙 확고했다.”며 아쉬워했다. 2군에서 훈련중인 이상훈은 지난달 29일 은퇴 의사를 처음으로 표명했으며 1일에는 기아전이 열리는 광주를 찾아와 조범현 감독에게 이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감독도 “이상훈의 은퇴 의사가 완강했다.”면서 “올시즌 구위가 나빴던 것은 아니며 다만 컨디션이 들쭉날쭉했을 뿐”이라며 올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은퇴하길 바랐다. 서울고-고려대를 졸업하고 1993년 LG에 입단한 이상훈은 95년 20승으로 다승왕,97년 구원왕에 올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이후 98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2000년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 잇따라 진출,한·미·일 프로야구 무대를 모두 밟은 국내 첫 선수로 기록됐다. 2002년 LG에 복귀한 그는 지난해말 ‘기타 파문’으로 SK로 전격 트레이드됐지만 올시즌 18경기에 등판해 3패3세이브,방어율 5.14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문희상 “나는 총독도 권노갑도 아니다”

    문희상 “나는 총독도 권노갑도 아니다”

    요즘 정치권의 뉴스메이커는 단연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이다.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경력에다 지금은 ‘대통령 정치특보’라는 ‘마패’까지 차고 있는 그가 입을 열 때마다 기자들은 물론 여당 의원과 야당까지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문 의원의 말에는 틀림없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 있을 것이란 ‘강박적 확신’이 그의 입을 더욱 커 보이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2일 오전 문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몇몇 기자들이 만사를 제쳐놓고 그를 수배하고 나선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그를 기자들이 따라붙었다.‘체구는 장비,머리는 조조’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기자들의 ‘허기’를 동물적으로 감지했는지,처음엔 피하는 듯하다가 이내 작심하고 얘기 보따리를 풀어제쳤다. 그는 국회 본청 앞에서 서서 얘기하다가 “차라리 의원회관 내 방에 가서 2라운드를 하자.”고 제안해 오히려 기자들을 당황하게 했다.옮긴 자리에서 문 의원은 무려 1시간 이상 기자들과 치열한 문답을 주고받았다.민감한 현안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기자들에게 그는 “옛날식으로 판단해선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사고방식의 대전환을 수차례 요구했다. 지금 당지도부에서 김혁규 총리 지명과 관련해 소장파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데,김혁규 총리 지명에 문제가 없겠는가. -물론 없다.김혁규 총리 지명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소장파 의원들을 모두 만났나. -지도부가 재선 이상은 다 만났다.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초선들은. -초선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국회에서 턱걸이 과반인데,반대하는 의원이 몇명이라도 있으면 표결에서 인준이 안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대통령 임기 2기가 첫 출범하는데 만일 부결되면 대통령은 물론이고 당지도부가 뭐가 되겠나.지금까지 정당사를 보면 중대사,즉 당의 명운이 걸린 일은 한사람도 반대한 적이 없다.기묘하더라.위기의식이 생기면 저절로 당을 아끼는 마음,즉 부모를 생각하는 효도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김혁규 의원에 대한 검증은 됐나. 검증에는 단계가 있다.1차는 지명권자가 검증하는 것이고 2차는 여당과 국가기관이 재산과 부동산투기 등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이다.지명을 한다면 이 정도는 걸러졌다고 보는 것이다.남은 것은 청문회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치는 것이다.청문회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확인되면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그렇다면 도덕성에 대한 검증은 끝났나. -통상적이고 의례적인 것은 끝났다.국가기관이 그런 거 안하고 뭐하겠나.지사 3번 했다면 국민적 검증은 끝난 것이다.한나라당이 공천을 3번이나 준 것은 검증이 다는 얘기 아닌가. 상생하자면서 굳이 야당이 반대하는 김혁규 총리 카드를 관철하려는 대통령의 의도는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되묻고 싶다.굳이 과반 여당의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자는데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기분 나쁘다고 안된다고 하면 되나.힘있는 쪽이 양보하라고 하는데,한나라당은 힘있을 때 봐줬나.윤성식 감사원장 부결시키고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 반대하고 김두관 장관을 해임시키지 않았나. 김혁규 의원은 언제 총리로 지명하나. -빠를 수록 좋다.총리대행체제를 오래 끌 순 없으니까.5일 재보선 끝나고 6일은 현충일,7일은 국회 개원일이니까 이르면 8일이 되지 않겠나. 3개 부처 입각 구상에는 변함이 없는 것인가. -바뀌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소장파들이 당·청관계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하고 있는데. -오해다.당·청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당·청 고위정무회의까지 생겼다. 당에서는 정무회의에 대통령이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게 바로 옛날식 사고다.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권위를 세우려는 옛날식 수법이다.노 대통령은 실용적이다.수평적 의사소통을 강조한다.당 대표에게 힘을 주려는 세리머니 차원에서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대통령과 자주 만난다고 지도부 권위가 생기는 게 아니다.대통령이 참석하면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주례보고 형식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게 대통령 생각이다.대신 필요할 때는 대통령이 참석한다. 일부 소장파들이 ‘청와대 파견 총독’이라고 공격하는데. -공격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총독이니 해서 권아무개(권노갑을 지칭)처럼 하는 것같이 보도됐는데,그말은 마치 ‘고자가 간통한다.’는 소리와 같다.세상이 바뀌었다.대통령이 당정분리 선언했다.참여정부는 원초적 불능이다.대통령이 당 인사권 하나도 행사하지 않는다.급사 한명 임명하지 않았고 공천장 하나 준 적 없다.옛날엔 원내총무가 전략을 매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정균환 전 민주당 총무한테 물어봐라.제왕적 총재가 있으니 권 실세,박지원도 생긴 것이다.나는 정치특보로서 대통령의 의중이 잘못 전달되는 것을 제대로 잡아줄 뿐이다.나는 당직이 없는 ‘깍두기’다. 문 의원이 당에 군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왜 그런 얘기가 나오나.의원들한테 전화 한 통화 건 적이 없다.내가 지도부 문책론 얘기했다고 하는데 나는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만일 총리 인준이 부결되면 어떻게 되겠나.언론이 제일 먼저 문책할 것이다.‘여당 왜 이러나.’라면서.나도 사표낼 수밖에 없다.지금도 유아무개(유시민) 등이 전당대회하자고 하는데 부결되면 가만 있겠나. 최근 소장파들을 만났나. -딱히 만날 필요가 없다.정장선·송영길 의원 등이 전화를 걸어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안영근 의원은 직접 만났다.우상호 의원은 일부러 찾아와서 그런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이기우 의원 등은 내 주변사람들이다.다들 그런 얘기 안했다고 하더라. 초선 의원들이 너무 중구난방이라는 생각은 안드나. -그렇게 옛날식으로 사고해선 안 된다.시대가 바뀌었다.기자들도 인정해야 한다.나도 가슴이 철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나도 과거다.틀을 깨야 한다.제일 먼저 국민이 깼다.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고,총선에서 승리한 것이다.다음으로 젊은그룹이 깼다.그다음이 나 정도다.겁만 낼 게 아니다.발길질을 해야 건강한 태아다.카리스마는 없어졌다.이젠 제왕적 정치인은 있을 수 없다.신기남도 천정배도 박근혜도 아니다.나는 총독이 될 수 없다.1인자가 없는데 어떻게 2인자가 있겠나.기자도 막연한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문희상은 옛날 권노갑이 아니다. 대통령이 소장파들의 불만에 대해 불쾌해하지 않나. -눈하나 깜짝 안할 분이다. 국회 인준 대상 인사 문제는 대통령이 당과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인데 협의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얼마전 개각과 관련해 당의 의견 구했다가 큰 논란이 있지 않았나.인사는 보안이 생명인데 그런 게 흔들릴 우려가 있다.인사는 행정권의 가장 중요한 요체다.입법부가 견제권이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본질적인 것을 건드리면 안된다. 총선 전 대통령이 1당에 총리를 준다고 했으면 열린우리당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당 사람으로 임명한 것이다.김혁규 의원이 열린우리당 소속 아닌가.대통령이 당의장,원내대표와 상의했다.그런데 지도부가 바뀌었다.따라서 지난달 20일 새 지도부에 대통령이 다시 김혁규 총리론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대통령의 말은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달라.”는 의미였는데 당 지도부가 못알아듣는 것같다.지도부가 나서서 의견수렴을 하면 되는데 그걸 하지 않아 나만 ‘독박’을 썼다.그런데 천정배 원내대표가 나중에 “그말의 의미를 몰랐다.”고 하더라. 무슨 말인가. -그때는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얼마안됐을 때니까.천정배 원내대표와 신기남 의장 생각에는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이 안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대통령은 의원들을 잘 설득하라는 취지였는데,그냥 자기들 선에서 이해하고 넘어간 것이다. 대통령 정치특보 대신 정무장관을 맡는 게 낫지 않나. -지금은 정무과잉,정치과잉이라는 게 대통령 컨셉트다.우리는 지금 너무 정치에 매달려 있다는 게 대통령 메시지다.국회 정책에 치중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 생각이다. 민주당과의 합당론을 얘기했는데. -정반대로 보도됐다.인위적 정계개편이나 영입은 있을 수 없다는 게 내 주장이었다.통합하고 싶다고 그대로 되는 게 아니다.양당의 의견이 완벽하게 일치돼야 되는 것이다.그런데 지금 양당에서 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이쪽(우리당)은 반대가 더 많다.나도 아쉬움은 있다.하지만 참여정부 임기 안에 합당은 안될 것이다. 그렇다면 개별 입당은 허용하나. -스스로 걸어들어오겠다면 가려서 받을 수는 있다.우리와 맞는지를 따져봐서….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약력 ▲경기도 의정부 출생(59) ▲중앙초등,경복중·고,서울대 법대 ▲14·16·17대 국회의원 ▲민족연합청년동지회(민청) 중앙회장 ▲민주당 대표비서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대통령 비서실장 ▲열린우리당 상임고문,대통령 정치특보
  • 12일부터 ‘살바도르 달리 특별전’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1989)는 스스로 “나는 천재이므로 결코 죽지 않는다.”고 했다.그의 말대로 그는 천재다.‘상상력의 천재’요. ‘기괴함의 천재’다.자서전 ‘나의 숨겨진 삶’을 보면 달리의 어린 시절은 격렬한 히스테리의 연속이었음을 알 수 있다.학생들을 선동해 마드리드 미술학교에서 정학당하고,결국 기이한 행동으로 학교에서 쫓겨났다.반정부활동 혐의로 잠시 투옥되기도 했다.달리는 일생에 걸쳐 기괴함을 추구했으며 과대망상적인 과시욕을 보여줬다.그는 이 모든 것이야말로 자신의 창조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했다. 올해는 달리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세계적인 ‘달리 열풍’속에 국내에서도 특별기념전이 열린다.12일부터 9월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살바도르 달리 특별전은 달리의 ‘전방위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대형 전시다. 달리는 20세기가 낳은 가장 창조적인 작가 가운데 한 명.현대회화의 혁명적 전환점이 된 초현실주의를 대표할 뿐 아니라 순수예술과 대중문화를 이어준 선구적인 예술가다.달리의 창조적 광기는 순수미술에서부터 영화,패션,가구,광고,삽화.무대·보석디자인,심지어 향수에까지 이른다.한 마디로 스스로를 상품화시킨 아트 스타다.이번 전시에선 조각과 회화를 비롯해 가구,패션,사진 등 340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프로이트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달리는 자신의 작품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꿈과 환상의 세계를 재현하는 데 몰두했다.이른바 ‘편집증적인 비판방법’에 의해 광인이 보는 듯한 기괴한 상상과 환각의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전시에선 ‘녹아내리는 시계’와 같은 달리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조각작품을 통해 보여준다.‘관능성과 여성성’이란 주제 아래 달리의 무의식적인 성적 강박을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된다.밀로의 비너스상에 성적 상징인 서랍을 끼워넣은 ‘긴 서랍들이 관통된 밀로의 비너스’,관능적인 여배우의 입술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조각 ‘매 웨스트 입술 소파’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유니콘’‘성 게오르기우스와 용’ 등 종교와 신화를 주제로 한 조각도 만날 수 있다. ‘응용미술가’ 달리는 디자이너로서도 명성을 날렸다.전시장엔 달리의 작품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가구·패션 작품 15점이 나온다.최고의 패션브랜드로 꼽히는 폴 스미스,모스키노,파라코반,소니아 리키엘 등은 모두 각자의 디자인을 통해 달리의 시각을 재해석해 낸 것들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스위스에 본부를 둔 달리 재단 ‘스트라튼 파운데이션’의 컬렉션이다.빌리는 데 10억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달리의 회화 가운데 유화는 없고 콜라주와 삽화만으로 채워져 아쉬움을 남긴다.관람료는 어른 1만 2000원,중·고등학생 8000원.(02)732-5616.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으로부터의 편지/정현백 성균관대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30년 전,정확히 1974년,우리 대학신문의 고정란인 ‘대학으로부터의 편지’에 나는 글을 썼다.이제 30년의 세월을 지나 나는 다시 같은 제목의 글을 쓰게 되었다.1974년은 민청학련사건으로 모든 대학이 들끓었던 해이다.이철,유인태 등 많은 학생들이 거의 20년 이상의 형을 받았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4월3일 대학에서의 시위가 대부분 불발로 끝나고 많은 선배나 동료들이 검거된 이후,대학은 깊은 절망과 우울의 늪에 빠져들었다.그때 나는 무언가 발언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들었고,그래서 우리는 결코 절망하지만은 않음을 주장하는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이제 30년의 세월을 가로질러 나는 다시 ‘대학으로부터의 편지’를 쓰게 되었다.4월3일 오후,학교 뒷산에서 다리를 뻗고 앉아 대성통곡한 후 도피생활을 시작한 친구의 그 처절한 울음소리를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는데,오늘의 대학은 또 다른 고민을 안고 몸부림치고 있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강의하고 있는 나에게 가장 큰 고민은 강의시간에 만나는 학생들의 무표정한 얼굴이다.그들은 어떤 내용을 거론하여도 감동하지 않는다.그들은 강의시간에 입을 열지 않는다.질문도 하지 않고,토론수업을 시도하여도 입을 봉하고 있다.그러나 학생들은 주어진 기한 내에 꼬박꼬박 과제물을 제출하고,시험 준비도 착실히 하여 좋은 학점을 딴다.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동일한 과목의 수업에서 나는 한 학기에 시험 외에도 6∼7개의 과제물을 부여하였고,강의시간은 학생들의 질문과 토론이 넘쳐나는 역동적인 시간을 보냈다.그러나 이제 그는 불가능하다.학생들의 지적 소양은 현저하게 저하되었고,대학마다 사정은 거의 비슷하다.그렇다면 10여년 사이에 일어난 이런 변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요즈음 대학생은 부모들이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서 공부시킨 세대이다.이들은 우리보다 영어회화를 훨씬 잘하고,컴퓨터에 대한 지식도 훨씬 앞서 가 있다.이 두 가지에 관한 한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배워야 할 실정이다.그러나 대학에 있는 내가 느끼는 절망감은 이들이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우리가 고교시절에 밤을 새워 읽은 1000페이지가 넘는 도스토예프스키나 톨스토이 완역본을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읽지 않는다.영어회화 능력이 앞설지 모르지만,세미나를 조직하여 영어로 된 사회과학 서적을 주당 1,2장씩 돌려가며 읽던 우리 세대의 열정은 찾아볼 수 없다.또 젊은 세대는 비정치화되었다.나는 교수를 ‘부르주아지’ 혹은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이라 비판하던 십수년 전의 제자들이 지닌 치열한 문제의식과 사명감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젊은 세대의 문제에 대한 책임은 사실상 기성세대가 져야 한다.2002년의 대선,대통령 탄핵사건 그리고 올해의 총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세대 차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더 심각한 것은 문제를 직시해야 할 기성세대는 현실을 직시하기보다는 분노와 거부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현실을 인정하고,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는 많지 않다.더구나 정치적 입장 차이가 게재되면,기성세대는 너무나 뻔한 사실조차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무표정한 젊은 세대,귀찮은 일을 참지 못하는 젊은 세대.이들은 인터넷과 투표로 자신을 표현할 뿐이다.이제 기성세대는 이 젊은이들에게 말을 걸어야 한다.그리고 대학이 겪고 있는 이 심각한 위기를 인식하고,지난 10년 사이에 이루어진 학생의 질적 저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마찬가지로 기성세대가 겪지 못했던 심각한 청년실업문제를 둘러싼 청년세대의 고통을 이해하고,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 부진의 이유로 인적 자본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대학이 여전히 외국 학위 소지자로 교수를 충원하는 현실이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이제 우리는 대학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열린세상] 두 얼굴의 ‘건강가족법’/임옥희 여성이론문화연구소 공동대표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건강이다.건강중독증에 빠진 것처럼 절박하다.건강해야만 불확실하고 위험한 사회를 버텨낼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확산된 결과다.건강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것 같은 태세다.2교대 근무를 하는 사람까지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안간힘이다.비만 탈출을 위한 ‘살과의 전쟁’은 국민된 의무(?)이다.주변환경이 아무리 스트레스를 주더라도 스트레스 또한 받지 말아야 한다.스트레스는 발암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이제 건강은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여하에 달린 것처럼 보인다. 특히 가정은 스트레스 주는 노동환경으로부터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불안과 위기의식이 팽배할수록 가정은 따스함과 편안함을 주는 공간으로 미화된다.가정이 일차적으로 가족 구성원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데 토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건강부재의 시대에 건강산업은 넘쳐난다.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산업들은 자신들이 제공해야 할 사회적 건강비용마저 개인들에게 전가시켜버린다. 이런 판국이니 소위 국민의 건강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염려는 오죽했으랴? 국민의 건강지수는 가족에 달려 있다는 일념으로 보건복지부는 ‘건강가족법’이라는 것을 제정했다. 가족의 정통성과 안정을 지켜주는 것으로 주장해왔던 호주제가 엄존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의 이혼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2위를 차지한다.‘건강가족법’은 이혼을 예방하고 출산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제정되었다.충동적인 이혼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이혼에 앞서 ‘건강가정사’로부터 반드시 이혼상담을 거치도록 이 법안은 규정하고 있다.건강가정사란 ‘대학 이상,또는 이와 동등 이상의 학교에서 사회복지학,가정학,여성학 등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관련 교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한 자’로서 ‘가정문제의 예방 상담 및 치료’를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이혼율 증가,출산율 저하,가족 해체 등이 ‘건강가정사’의 조언이 없어서 초래된 현상은 아니다.이미 이혼조정상담관 제도도 있다. 건강가족이라는 발상은 건강하지 못한 가족,즉 한부모 가족,독신가구,동성가족 등을 병든 가족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문제점이 있다.19세기적이다.게다가 가족의 건강이라는 것이 개인의 도덕성과 윤리적인 결단에 호소한다고 해결될 문제이던가. ‘건강가족법’ 제8조 1항은 ‘모든 국민은 혼인과 출산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이 법 조항에 따르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울 때라야만 ‘정상적인 가족’이 된다.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거나,결혼했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여자들은 건강하지 못한 여성이 된다.건강가족법은 혼인과 출산을 의무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착오적이다.탈근대를 살아가면서도 유교적인 가족 개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이 법안은 탈근대 사회에서 중세를 강요하는 것이다. 여성들에게 결혼은 ‘취집’(취직+시집)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결혼 그 자체도 ‘비정규직’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이런 마당에 건강가족법은 지자체 차원의 가족상담센터를 설치하여 이혼에 앞서 상담을 받도록 함으로써 이혼율을 낮추겠다는 국가의 의도를 노골화한다. 또한 이 법안은 NGO 영역을 포함하여 값싼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정부의 의도와 대학 특정 학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 제정된 것이라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는 판이다. 하지만 여성의 일자리 창출이 아무리 힘들다 하더라도 특정 여성집단의 밥그릇을 위해 무수히 많은 여성들에게 상담이라는 명목의 또 다른 족쇄를 채워서야 되겠는가.이혼전 상담의무제는 철회되어야 한다. 임옥희 여성이론문화연구소 공동대표˝
  • [열린세상] 참된 웰빙을 위하여/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이시대에 가장 인기있는 신앙이 있다면,그것은 건강일 듯싶다.누구나 건강에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관심과 강박관념을 가지고 살아간다. 한때 서구에서 보보스(Bobos)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보보스란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합성어이다.부르주아 자본가들의 물질적 야망과 보헤미안의 자유로운 정신을 함께 지닌 사람들을 지칭하는 개념이었다.겉으로 볼 때는 부르주아 같은 삶으로 보이지만 라이프스타일은 화려한 외관보다는 내적인 질을 더 중시하는 사람들을 가리켰다. 최근에는 보보스에서 한 걸음 나아가 웰빙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몸과 마음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영위하자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가리킨다.보보스족(族)처럼 굳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삶이다.웰빙족은 도심의 공해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평화를 추구하고 패스트푸드보다는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건강식을 섭취하고자 한다. 본래 보약 등 건강과 관련된 산업이 크게 팽창해 있던 한국에서 웰빙 바람은 거세게 확장되고 있다.일반 야채 가격의 두 세배가 넘는 유기농 야채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보면,그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비단 식품뿐 아니라 주택,가구,의류,헬스,여가 등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바람은 관찰되고 있는 중이다.이제 개발(開發)의 연대를 지나 복지(福祉)의 연대로 진입하면서 삶의 질이 중시되는 지표로 느껴진다.이제 서서히 ‘사람’에게 서로 눈을 뜨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웰빙을 얘기하면서 약간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단지 웰빙이란 말이 생소한 외국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웰빙의 바람이 대부분 음식의 섭취와 주거 등에 한정된 육체적 건강운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개인적 웰빙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 웰빙’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웰빙의 바람이 대부분 의식주와 관련된 건강운동으로 국한된 느낌이다.TV프로그램이나 기업들이 그 일차적 원인을 제공하는 주역들이다.몸에 좋은 먹을거리,집,옷을 소개하고 장사하고 홍보하기 때문이다.몸의 건강도 물론 좋다.다만,건축이든 무엇이든 선진국에서는 일상적으로 하는 친환경 소재를 써놓고 장삿속으로 순진한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나 씌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해 보면,참된 웰빙은 먹을거리나 주택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가치이다.정신적인 평화와 서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것을 보통의 삶으로 일상화시키는 변화가 없이는 참된 웰빙이 어려워 보인다.전투적인 경쟁과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조직생활을 하면서,유기농 야채를 먹고 생식을 한다고 해서 웰빙이 될 리 만무하다.퇴근 후의 단전호흡도 일상생활에서 얻게 된 독기를 다 뿜어내고,웃음을 찾아주지는 못할 것이다. 어떤 시인은 선풍기조차도 발로 끄지 말 것을 충고한다.선풍기를 켜고 끄는 일조차도 하찮게 여기지 말고,작은 일에나 작은 사람에게나 정성을 다하자는 것이다.무수히 걸려오는 전화도 그냥 의무적으로,사무적으로 받지 말라고 충고한다.전화 하나를 받더라도 마음과 성품을 다해 받으라는 뜻이다.시원한 바람을 쐬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풍기를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하찮게 대하거나,작은 사람으로부터의 전화에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 마음으로는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얻기 어렵다는 가르침이었다.이런 분이야말로 우리가 웰빙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미 참된 웰빙의 진수를 깨우쳤던 분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 보면,결국 참된 웰빙을 위해서는 우리가 사회적 웰빙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환경오염과 공해,정치적 부패,투명하지 않은 상거래질서,망국적 교육병 같은 것을 함께 고쳐나가지 않으면,개인적 노력만으로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기는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개인으로는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사랑을 담고,공동체로는 우리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사회적 웰빙’을 도모함으로써 우리는 참된 웰빙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 한나라당 염창동으로 가나

    한나라당이 국회 주변의 싸고 좋은 건물을 물색해 놓고도 국회에서 멀리 떨어진 비싸고 허름한 건물로 당사를 옮길 것 같다.건물 외관만 놓고 ‘호화당사’라는 비난이 나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새 당사 후보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강서구 염창동 강서보건소 옆 식당건물.지은 지 오래돼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2층짜리 건물이다.임대료는 보증금 6억원에 월 7000만원.국회에서도 별로 가깝지 않다.장점이라면 동시에 승용차 30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여유공간이 있는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새 당사로 내심 원하는 건물은 서울 여의도공원 주변 KT 사옥이다.이 빌딩은 새로 지은 첨단빌딩으로 웅장하고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현재 8층에서 12층까지 모두 5개 층이 비어 있다.계약만 맺으면 당장 입주가 가능하다. 한나라당은 2개층이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임대료는 보증금 10억∼15억원에 월 45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국회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면 닿는 거리에 있다.여러모로 비교해 봐도 염창동 식당건물보다 월등히 유리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염창동 식당건물을 새 당사로 삼으려는 것은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차떼기당’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새 당사는 허름해야만 한다는 지나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표도 ‘염창동 당사’로 기울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박 대표는 10일 실·국장 업무보고에서 여의도공원 인근의 KT 사옥 대신 염창동 식당 건물주와 협상을 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임대 보증금이나 월세를 좀더 싸게 하라는 주문도 나왔다.KT측이 한나라당에 임대하는 것을 껄끄럽게 생각할 것이라는 상황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당 이미지를 살리는 것도 좋지만 싸고 좋은 건물을 두고 굳이 비싸고 허름한 건물을 찾아 들어가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 전광삼기자 hisam@
  • ‘다이어트 강박증’ 진단해 보세요

    1.음식,체중,체형에 끊임없이 신경쓰고 있다. 2.저체중이거나 정상체중인데도 스스로 뚱뚱하다고 느낀다. 3.음식을 먹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4.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매우 빨리 먹을 때가 있다. 5.체중감량 위해 변비약,이뇨제,살빼는 약 등을 자주 복용한다. 6.살을 빼기 위한 운동에 집착한다. 7.음식의 양이나 체중변화에 따라 감정기복이 심하다. 8.소개팅에서 퇴짜를 맞은 것은 내가 뚱뚱하기 때문이다. 9.외모나 체중에 대한 타인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10.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폭식한다. 11.함께 밥을 먹는 것보다 혼자 먹는 것이 좋다. 12.주중에는 잘 먹지 않다가 휴일만 되면 습관적으로 과식한다. 13.음식과 식사조절 외에는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무기력하다. 14.자신감이 체중에 의해 크게 영향받는다. 15.계속 실패해도 다이어트는 결코 포기할 수 없다. 1단계(해당항목 5개 이하):당신은 다이어트에 대해 건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군요. 2단계(〃 6∼10개):강박증 초기단계.만약 ‘체중=나’라고 생각한다면 먹는 것에 대해 지나친 신경을 쓸 필요 없어요.올바른 다이어트의 시작은 당신 몸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답니다. 3단계(〃11개 이상):다이어트만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요.지나친 다이어트는 당신의 건강에 해롭답니다.˝
  • [마당] 라면 이야기/황주리 화가

    내가 처음 먹어본 라면은 초등학교 일학년 때 어머니가 삶아주신 일제 라면이었다.하지만 그 라면의 맛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몇 해 후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주황색 껍질의 삼양 라면의 맛은 정말 최고였다. 후루룩 후루룩 냠냠냠 하고 노래하던 삼양 라면의 텔레비전 광고도 잊을 수 없다.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바로 라면일 것이다.어쨌든 라면은 먹을 것이 그리 풍요롭지 않던 시절,혜성처럼 나타난 획기적인 식품이었다. 청바지와 코카콜라가 자본주의의 전령이었다면,값싸고 맛있고 편리한 라면의 발명은 적어도 배고파 죽는 시대를 종언하는 식품의 혁명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일본인들이 경영하는 여러가지 종류의 국물로 맛을 낸 라면 전문집에 가면 얄미운 생각이 든다. 별 것도 아닌 것이 분명한 라면을 대단한 전문 음식의 경지로 올려놓는 그들의 재빠른 아이디어가 가끔은 부러울 때가 있다.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아서인지 몰라도 라면은 한국 라면이 제일 맛있다.혼자 지낼수록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덕분에 오랜 유학 시절 동안 나는 웬만하면 라면을 많이 먹지 않으려고 애썼다.물론 햄버거나 피자도 많이 먹지 않았다.아마 10년 동안 먹은 라면의 개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감기가 걸렸을 때나 몸이 아플 때,간절히 먹고 싶은 게 라면이었다. 감기에 걸려 온몸이 열에 들뜨던 날 각 나라의 라면이 가득 쌓여있는 동양 식품점의 선반 위에서 선뜻 한국의 농심 신라면을 집어들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지금 생각하면 라면은 일상이 아닌 비상시에 무엇보다도 그 가치를 발휘하는 소중한 물건이다.배고플 때 먹은 컵라면 한 개의 맛은 잊을 수 없는 맛의 추억이다. 탈북자들이 제일 먼저 놀라는 게 한국의 라면 맛이라 한다.우리가 재난을 당한 이웃을 도울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 또한 라면이다.그 소중한 라면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북한에 처음 들어간 것은 1997년 6월.기독교 단체들이 쇠고기 라면 450만개를 지원했다고 한다.흥남항과 남포항을 통해 들어갔던 라면을 북한 주민들은 먹어보기는커녕 보내왔다는 소문조차 듣지 못했다.그 라면들은 어느 곳에서 썩어갔을까? 이번 용천 폭발사고 주민들에게도 우리가 보낸 라면은 전달되지 않고 있다.그 처참한 재해 현장에서 북한 당국은 빠른 복구 사업으로 용천을 지상의 낙원으로 만들겠다고 불필요한 허풍을 떨고 있다.북한을 지상의 낙원으로 선전해오던 북한 당국은 남한의 라면 맛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양이다.우리는 이런 식의 짝사랑을 아직도 많은 세월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혹여나 맘 상할까 눈치를 보면서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주는 사랑만이 통일이라는 위대한 한 획을 그을 것이다.통일 독일의 옛 서독의 동독 사랑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라면이 전달되지 않을 때야 다른 그 무엇인들 제대로 전달이 되겠는가.문득 우리나라에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100만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떠오른다.이 어려운 시절에 북한까지 껴안으며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할 것이다.껴안으려 하나 제대로 껴안을 수 없는 겨레 사랑은 출구가 없는 부조리극을 생각나게 한다.불가능한 소통과 닫혀있는 골목들을 지나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열린 통일의 길목에 들어설 것인가? 주는 자의 겸허한 자세와 받는 자의 고마워하는 마음이 만나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황주리 화가˝
  • “똑같은건 지겨워” 멀티광고가 뜬다

    ‘멀티광고로 고객층을 각개격파하라.’ 요즘 광고계의 추세는 단연 멀티 광고다.멀티 광고란 똑같은 형식의 광고를 모델이나 내용만 달리하여 여러편을 제작,함께 공개하는 것이다.주로 남자편·여자편으로 광고를 나눠 같이 집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권상우·이효리 두 빅모델이 나선 애니콜 광고.이전에는 이서진·이효리가 함께 나와 이야기가 있는 광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광고는 이야기 전달보다는 신제품에 집중도를 높이고,빅모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남녀 모델별로 춤추는 광고를 따로 찍었다.여성 고객은 권상우에게,남성 고객은 이효리에게 충분히 집중하기를 바라는 것이 광고의 의도다. ●정보통신분야서 주로 사용 이처럼 남녀가 따로 등장하는 멀티 광고의 전제 조건은 광고 물량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따라서 정보통신 분야의 광고에 멀티 광고가 많다.또 광고하는 제품이 특정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또 다른 남녀가 등장하는 멀티광고로는 K뱅크의 류진·김소연편이 있다. 여자친구를 위해 바닷가재 요리를 만들던 류진은 휴대전화로 요리강습료를 급하게 송금하면서 K뱅크의 편리함을 설명한다.김소연은 아∼아∼아∼ 발성연습을 하던 도중 깜빡 잊었던 은행업무를 휴대전화기로 손쉽게 해결,K뱅크의 간편함을 강조한다.한편 요리를 하는 류진의 뒤에서 여자친구로 잠깐 등장하는 모델은 KTF의 신입사원으로 영화 ‘영어 완전정복’에서 장혁의 동생으로도 나와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낸 경력이 있다. 일본의 무명 남녀모델이 등장하는 배스킨 라빈스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편은 광고를 보는 이들의 지겨움을 덜어주기 위해 남녀편을 각각 촬영했다.뉴질랜드에서 찍은 시원한 영상과 일본 모델의 신선한 얼굴이 아이스크림의 싱그러운 맛을 살린다는 평을 듣고 있다.비듬샴푸 니조랄도 남녀편을 따로 찍었다.각각 신인모델 이민기·우경하가 등장하여 니조랄로 ‘늑대의 매너’와 ‘여우의 자존심’을 세운다는 내용이다. 남성모델 이민기는 묵직한 뱃살,텅빈 지갑,키높이 구두와 함께 비듬은 절대 여자친구 앞에 보이지 않는 것이 늑대의 매너라고 말한다.여성모델 우경하는 맨얼굴,옛 남자친구 사진,다리털처럼 비듬을 남자친구에게 드러내지 않아야 여우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삼성카드 광고도 정우성·공현주가 각각 등장,‘그녀 선물을 살까?’ 또는 ‘저녁에 피자헛 갈까?’란 즐거운 고민을 하며 카드 보너스 점수의 혜택을 보여준다. ●“여러 고객층 동시에 만족시킨다” 오리온의 신세대를 주공략층으로 삼은 쌀과자 ‘웰미’는 이민혁·한예슬이 따로 나오는 광고뿐 아니라 제품 포장까지 남녀를 구분하여 만들었다. 가장 다양한 멀티 광고를 보여주는 것은 역시 남녀노소가 나와 라면이 맛있다고 공통적으로 외치는 삼양라면 광고다. 이미지를 강조하는 패션광고는 흔히 이해하기 어렵다 혹은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소비층만 좋아하면 성공적인 광고가 된다.멀티 광고는 다양하게 나눈 고객층을 모두 완벽하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광고업계의 강박증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목희 당선자에게 /이목희 정치부장

    DJ정부 시절이었다.안면 정도만 있는 국정원 고위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왔다.노사정위원회 내부 사정 얘기를 한참 물었다.“기자 이목희한테 전화한 거냐.”고 되물었다.“미안하다.전화가 잘못 걸렸다.”며 통화는 끝났다. 노동전문가 이목희씨에게 전화를 걸라는 것을,여직원이 이목희 기자에게 잘못 연결한 것이다.이씨는 당시 노사정위 간부를 맡고 있었다. ‘이목희’는 흔한 이름이 아니다.한자까지 ‘李穆熙’로 똑같으니 혼란이 일 만하다. 노동운동가 출신 이목희씨가 17대 총선에서 당선됐다.지역구는 서울 금천이다.그이 때문에 총선 전후 여러 군데서 “기자 그만두고 정치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왜 이름이 같은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었나.” 불안한 마음이 든다.정치권이 워낙 격변하고,험난하다.이 당선자가 좋지 않은 일로 세간에 오르내리면 “나는 상관없다.”고 해명하고 다녀야 하나,쓸데없는 걱정도 했다. 이 당선자와는 면식이 없다.며칠 전 전화로 인사는 했다.그는 “보통 인연이 아니다.”며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이 당선자의 이력을 보니 나름대로 선명하게 살아온 것 같다.전화선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도 맑았다.“국회의원 여러 번 하려고 정치 시작한 것 아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사심(私心)은 없어 보였다. 그동안 정치권을 혼탁하게 했던 것은 ‘자리’와 ‘돈’이었다.그 욕심에서 벗어나겠다는 결심만 굳다면 일단 기본점수 50점을 줘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될까.‘인물,경력’으로 보자면 과거 국회에서 더 앞선 사람들이 많았다.그땐 각 분야에서 고르고,골라서 공천을 줬다.그런데도 곧 ‘타락’하는 모습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 이번에는 여야를 막론,공천 절차가 정교하지 못했다.새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인지,검증되지 않은 이들이 많이 섞였다.촉박한 일정도 영향을 미쳤다.‘탄핵 바람’ ‘박근혜 바람’에 당선이 무망(無望)하리라던 일부도 금배지를 얻었다. 초선이 많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17대 국회가 욕을 더 먹을 가능성도 있다. 내가 만약 초선 의원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그려봤다.“힘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이목희 당선자는 거듭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의욕이 너무 앞선다는 느낌이다.“어깨에 힘을 빼고,스윙은 부드럽게….”는 골프와 야구만의 격언은 아니다. 원내나 당내 활동에 있어 “마음껏 친다.”는 자세도 필요하다.다소 옆길로 가더라도 그것이 길이 되고,새로운 코스가 될 수 있다.고참들의 견제는 과감히 뿌리쳐야 한다.당을 떠나 ‘초선클럽’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국회의원의 주된 임무는 역시 입법이다.이라크 파병 등 국가적 어젠다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그보다 뭔가 구체적 입법에 주력해봄도 성과가 있을 듯하다.소속 정당이 만든 법안에 도장이나 찍어주는 일은 그만하자.대표발의를 하는 정도로도 안 된다. 미국은 법안에 의원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한 명의 의원이 주도했더라도 충분한 준비만 있다면 정부 입법,중앙당 입법보다 나을 수 있다. 역사책에서 ‘이목희 법안’을 보길 기대한다. 이목희 정치부장˝
  • 서성란 첫 작품집 ‘방에 관한 기억’

    한결 같이 상처 투성이다.상처없는 영혼이 있을까마는 작가 서성란(37)의 첫 작품집 ‘방에 관한 기억’(문이당 펴냄)을 채우고 있는 주인공들의 내면 풍경을 보면 그 아픔이 유달리 심하다. 그래서 몸과 마음 모두에서 치명적인 문신을 새기고 산다.성추행으로 인한 눌림,남편의 버림,자폐 장애아인 자식,아들 못낳는다는 강박관념으로 산후우울증에 걸린 며느리,출산후 몸무게가 급증한 여자…. 이 작가가 현실을 이토록 어둡게 보도록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쓸 때는 몰랐는데 엮고 나니 상처입은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아마 글쓰는 사람으로서 무의식속에 백 마디의 위로보다 한 편의 글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박혀 있었나 봅니다.” 지난해 첫 장편 ‘모두 다 사라지지 않는 달’에 자폐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의 심경을 옮겼던 그는 8편의 중단편을 모은 이 소설집에서도 상처입은 절망감 탓에 최소한의 인간관계마저 막혀버린 이들에게 눈을 돌린다.부모의 사망소식을 접한뒤 조산한 아이는 자폐증에 걸렸고 자신은 갑상선기능항진증 때문에 남편에게 버림받는 명주(‘산초’),여고생때 부기 선생에게 성추행 당한 악몽으로 강박증에 시달리다 아이 딸린 남자와 결혼한 뒤 버림받아 자폐증에 걸린 딸과 살아가는 여자(‘모델 하우스’) 등이 그들이다. 더 특이한 것은 이들이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결코 신같은 초월적 존재에 기대지 않는다.감정의 찌끼를 다 짜버린 뒤 마치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듯이 고통을 낳은 현실과 맞선다.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군살없는 짧은 문장,비유나 상징을 배제한 문체도 ‘전략’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작가는 “대중·통속적 작품으로 흐르지 않으려고 주인공의 상처를 다룰 때 감정 몰입을 배제하려고 한다.”며 “그러다 보면 자연 화려하고 감성적 문체와는 거리를 두게 된다.”고 말한다. 작가의 이런 창작방법은 아들을 못 낳는다고 구박받은 며느리가 갓난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씌운 뒤 태연하게 밥을 먹거나(‘겨울손’) 자신을 거부하는 자폐증 아들을 보고 담담하게 발길을 돌리는(‘산초’) 신산한 장면을 낳는다.이런 ‘거리 두기’는 출산 후 몸무게가 급증한 여성을 소재로 한 ‘당신의 몸’에도 이어진다.갈비,돼지고기와 토마토,광어 등 음식이나 재료들을 소재로 한 소제목 아래서 ‘몸 만들기’에 혈안이 된 세태를 담담하게 그린다.감정을 절제한 작가의 시선은 오히려 주인공 혹은 그를 잉태한,곪은 현실을 더 도드라지게 한다. 평론가 황광수는 “훼손과 박탈의 조건 속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끈질기게 탐색하면서 우리의 삶을 근원에서부터 성찰하게 한다.”고 평가한다. 1996년 중편 ‘할머니의 평화’로 제3회 실천문학상 신인상을 받은 작가는 최근 인터넷·CCTV·디지털 카메라에 자기도 모르는 결에 생활이 노출되는 삶을 다룬 장편을 탈고했고 내년엔 두번째 창작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회지도층 ‘자살 신드롬’

    ‘명예를 지키기 위한 극단의 선택인가,조직을 살리기 위한 희생인가.’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박태영(63) 전남지사가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사회지도층 인사가 자살한 것은 올 들어서만 4번째다.앞서 지난 1일에는 김인곤 광주대 이사장이,지난달 11일에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또 2월4일에는 안상영 부산시장이 각각 자기 손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회지도층의 자살이 잇따르는 이유가 비리 혐의로 인한 자존심 상실과 자기 비하,조직내 다른 구성원을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도 지도층 인사의 자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은 생명 중시 가치관을 파괴하고 또 다른 자살을 부를 수 있다며 경계했다. 29일 낮 12시48분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반포대교 남단에서 북쪽으로 450m 지점에서 박태영 전남지사가 한강에 투신했다.함께 있던 운전기사의 신고를 받은 용산경찰서 남부지구대 소속 순찰차와 경비정이 곧바로 출동해 박 지사를 구조,인근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낮 12시55분쯤 숨졌다. 박 지사는 2000∼200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초대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인사·납품 비리에 관련된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서 사흘째 조사를 받아 왔다. ●자존심에 상처…굴욕보다는 죽음을 선택 사회지도층의 연쇄 자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이들은 하나같이 명예와 자존심,타인의 존경을 ‘자산’으로 삼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살연구전문가인 유수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는 지도층 인사의 자살에 관해 “상실감과 절망을 참을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일 수 있다.”면서 “또 조직 속에서 한 사람이 희생하고 다른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은철 연세로뎀 정신과 의사는 “비리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으면 에너지가 없어지면서 삶에 대한 목표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시대적·심리적 공통점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은 지도층 인사들은 모두 1960∼198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무언가 일궈낸 사람들이다.표창원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이들이 고생과 노력의 결과나 대가를 누려야 할 시점에 비리 혐의로 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베르테르 이펙트’ 우려 사회지도층의 자살은 갑남을녀의 그것과는 사회적 파장이 분명히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출세한 지도층 인사를 이상형으로 여기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이 이상형의 자살로 허탈감이나 정신적 충격에 빠질 수 있다. 하상훈 생명의 전화 자살예방센터 원장은 “지난해 8월 정몽헌 회장이 자살한 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도 죽는데 나같은 사람은 자살해도 된다.’는 식의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이는 유명인이 죽은 다음 동조자살하는 현상을 일컫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베르테르 효과’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이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이 책을 읽은 19세기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살자가 급증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 애드리브 짱 공형진

    “애드리브요? 제가 그 쪽의 끼는 좀 있나봐요.순간적인 상황 몰입이 빠르다는 말을 듣는 편인데다 즉흥 연기를 해도 파트너 연기자나 감독님이 덜컹거리지 않는 걸 보면요.주위에서 좋게 봐준거겠죠.” 주연못지 않은 조연배우로 각광받다 지난해 ‘동해물과 백두산이’에서 데뷔 13년만에 주연으로 발딱(?) 일어선 배우 공형진(35).두번째 주연 작품 ‘라이어’(제작 씨앤필름) 개봉(23일)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연극을 토대로 한 작품인데 짜임새 있는 구성,탄탄한 배우(?)가 만난 웰빙 코미디입니다.우리 코미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거죠.” 예의 ‘따발총 입심’은 ‘라이어’자랑으로 말문을 연다.논리까지 갖춘 ‘말짱’(?)인지라 막지 않으면 끝없이 이어질 태세다.두번째 주연에 대한 소감으로 화제를 돌렸다.정준호와 호흡을 맞춘 ‘동해물과‘에 이어 이번에도 주진모와 함께 ‘투톱 주연’이지만 그의 비중이 높아진 건 확실하다.어깨나 말 등에 힘이 들어갈만도 하지만 전혀 느낄 수 없다. “외부의 시선이나 대우도 달라졌고 그에 따른 부담도 늘었지만 저는 주·조연 개념이 별로 없습니다.그저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의 꿈은 ‘빛나는 배우’다.99년 유인촌이 대표로 있는 극단유의 배우로 입단한 뒤 ‘택시 드리블’‘보석과 연인’‘종이풍선’등에서 연기수업을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연극은 배우라면 꼭 거쳐야 할 코스같습니다.영화판에 온 뒤 게을러 거의 무대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다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을 늘 갖고 있습니다.” 영화 밖에서 만난 그는 진지했다.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하면서 관객을 포복절도하게 만든 영화 속 분위기와는 다르다.심지어 애드리브에 대해서도 그만의 철학을 갖고 있다.“그거요? ‘과하면 독’이에요.장면이나 상황을 윤택하게 하고 자기를 돋보일 수 있는 개인기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하모니가 깨질 수 있는 역기능도 있어요.호흡을 맞추는 배우를 당황하게 만들거나 감독이 그 신에 담으려는 목적을 깨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합니다.” 말을 나눌수록 그가 남을 웃기는 데는 한껏 너그럽지만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함을 알 수 있다.대중문화계의 살벌함을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는지라 ‘스타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에게 허와 실을 들려준다.“연예인이 선호도 1위 직업이잖아요.좀 건방지게 들릴 지 모르지만 아마 상위 5%의 모습만 봐서 그런 거 같아요.겉모습만 보고 부나방처럼 덤빌 게 아니라 인생을 걸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생긴 다음에 뛰어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누가 뭐래도 그는 코믹배우.특히 억지로 짜내지 않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안기는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아마 그가 ‘웃긴다’는 말에 강박관념에 눌리지 않는 데서 나오는 장기인 듯하다.“제 작품을 잘 보세요.일방적으로 관객을 웃기려고 한 게 아니에요.모두 휴머니티가 녹아있는 드라마인데 그 속에 제 역이 그렇게 된 거지요.” 그가 소화한 캐릭터를 돌아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음란 비디오를 만들어 파는 양아치(‘파이란’),사기치는 게 부업인 관광가이드(‘남남북녀’),능청스러운 철가방(‘위대한 유산’),엄살심하고 사고뭉치인 북한병사(‘동해물과 백두산이’)….이번에 ‘라이어’의 캐릭터도 약간 달라진다.이제까지는 주로 먼저 코믹함을 내뿜었는데 이번엔 주진모의 능청스러운 연기를 받은 뒤 한 템포를 늦췄다가 튕겨준다. 그의 연기철학은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한 ‘욕’ 연기에 응축돼 있다. “제 연기의 메타포는 ‘실감나는 욕’입니다.다만 맛깔스러우면서도 기분나쁘지 않은 욕을 만드는 데 주력합니다.알고 보면 우리는 희로애락을 모두 욕으로 표현하잖아요.이성으로 자제하고 있지만 그 감정이 극에 이르거나 아무도 보지않을 때는 한마디씩 흘러나오잖아요.그걸 제가 대신 해주니 관객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요.” 너무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의 모습에 “혹시 이것(진지한 답변)도 연기 아니냐?”고 물었더니 “이게 연기면 얼마나 힘들겠어요?”라고 정색을 하고 반문한다.그 모습이 더 웃긴다.그래서 사람들은 완성도가 낮은 영화를 본 뒤에도 “그래도 공형진 때문에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 나 찾아봐라 90년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로 데뷔한 공형진이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는 20여편.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대뜸 ‘파이란’을 가장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파이란=평생 못잊을 영화다.최민식 선배와 함께 촬영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스타 배우란 그저 떨어지는 게 아니구나…연기란 저런 것이구나.’를 알게됐다.개인적으로도 공형진이란 이름이 영화판에 널리 알려진 계기가 된 작품이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나답지 않게 대단히 정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이성과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를 놓고 고민하는 남자역인데,25년된 여자 친구 신은경에게 맹목적·헌신적 사랑을 주려는 남자.캐릭터에 반한 여성 관객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와 흐뭇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출연 자체로 영광이었다.조역과 단역,엑스트라,스태프들 모두가 태릉 선수촌 입촌하는 심정으로 찍었다.선수들이 땀을 흘리듯 치열한 사명감을 갖고 작업에 임했다.촬영 과정이 고생스럽고 힘들어 지긋지긋한 기억이 많지만 배운 게 더 많았다는 느낌이다.개인적으로는 ‘쉬리’ 오디션에서 탈락한 응어리를 풀 수 있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첫 주연이란 영광을 안긴 작품.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노력 많이 했다. #박하사탕=시국 사범 잡으려는 송형사역으로 나왔다.믿을는지 모르겠지만 고문도 많이 하는 악질 경찰이었다.이창동 감독에게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 사진 강성남기자 snk@˝
  • [고시촌 풍속도] 장수생 떠난 신림동 ‘불황몸살’

    ‘고시촌의 대명사’ 신림동이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어대체제 도입과 공직적성시험(PSAT) 확대실시,1차시험 유예제도 폐지 등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고시제도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사법시험의 혁명적 변화로 꼽히는 로스쿨 도입방안도 논의 중이다.거기다 신림동의 물가도 나날이 올라간다.이 때문에 장수 수험생과 지방학생 유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제도는 바뀌고… 이런저런 고시제도 변화의 공통점은 ‘고시낭인 축출’이라는데 대부분의 수험생과 학원관계자들은 동의한다.사시 수험생 김모(29·여)씨는 “어느 고시제도 설명회 자리에 갔더니 고시제도 정책입안에도 참여했다는 교수분이 아예 대놓고 ‘나이 많은 고시생들을 더 빼내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강조하더라.”라고 전했다. 이미 현실로도 드러나고 있다.영어대체제로 올해 사법시험 응시자가 40%나 줄었다.1차 합격자 발표에서도 재학생의 합격비중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올해 외시 1차시험에서 첫선을 보인 PSAT 역시 장수 수험생들에게는 황당하다.한술 더 떠 1차시험 유예제까지 폐지돼 한해에 1·2·3차 시험을 동시에 합격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몇년의 공력을 들여 암기하는 패턴의 공부는 점점 효과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학원관계자들도 “이제는 무조건 열심히 해서 대학 재학 중에 합격하는 게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원들이 민감해 하는 부분은 ‘로스쿨 도입’이다.로스쿨 도입은 사법시험 자체가 사라진다는 의미여서 학원들로서는 대대적인 변신이 불가피하다.물론 정원 확정과 대학간 알력 등 겹겹이 쌓여 있는 문제로 조만간 도입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아직은 우세하다.그러나 몇몇 학원은 내부적으로 이미 로스쿨 도입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제도개선이 계속된다면 몇년 내에 어떤 형식으로든 로스쿨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시원도 썰렁 최근 급격히 치솟은 신림동 물가도 불황에 한몫하고 있다.아무래도 고시원의 고급화가 원인으로 꼽힌다.월 20만원대 쪽방은 사라져가고 월 40만∼50만원대 원룸형 고시원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최근 2∼3년간 가장 큰 변화다.이러다 보니 방에 ‘콕’ 처박혀 책만 본다 해도 최소 70만∼80만원이 든다.여기에다 학원강의 듣고 필요한 책 몇권 사고 하다 보면 한달 생활비는 150만원을 넘기기 일쑤다. 이런 탓에 불황을 모르던 신림동 고시원에 빈 방이 늘고 있다.90년대 초반부터 고시원을 운영했다는 A고시원 주인 신모씨는 “항상 25개 방 가운데 20개 이상은 차있었는데 요즘은 15개를 넘어본 적이 없다.”면서 “물가가 비싸기도 하지만 장수 수험생과 지방학생이 점차 줄고 고시생들이 매년 젊어지고 있다는 게 더 큰 이유”라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젊은 수험생들은 아무래도 고시원에 묵는 것보다 통학하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또 인터넷 발달로 지방수험생들이 신림동에 있어야 정보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강박관념도 상당히 엷어졌다.더욱이 정부는 숙박형 고시원에서 화재로 인한 참사가 자꾸 발생하자 숙박을 할 수 없는 독서실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시장을 넓혀라’ 발등의 불 신림동 학원가는 새로운 활로를 뚫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봉천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법무사 시장에도 손을 뻗는가 하면 노량진 중심의 7급 공무원시험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두 시험 모두 사시·행시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학원으로서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비디오 등 영상매체를 통해 지방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강사들의 강의를 동영상 형식으로 제작,지방 소재 강의실에서 상영하는 방식이다. 내년부터 행시에도 도입되는 PSAT시장 개척문제 역시 신경을 쓰는 분야다.PSAT는 아직 아무도 차지하지 못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강남에 PSAT 전문학원이 들어섰다.신림동은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한 학원 관계자는 “그 학원은 회계학원 강사 위주로 구성돼 있어 경쟁력이 없다.”고 일단 평가절하했다.그러면서도 “아무래도 젊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강남처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한 학원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전략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고시제도가 존재하는 한 신림동은 고시 그 자체에 더 파고 들어야 한다는 논리다.지금 불황은 제도가 변한 첫 해인데다 1차시험이 마무리된 시점이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는 해석이다.관계자는 “시장이 어렵다고 이것저것 손대기보다는 고시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의 실패가 사례로 꼽힌다.지난해 11월 A학원이 의학·치의학 전문학원으로 신림동에 첫발을 내디뎠다.B학원도 지난 3월부터 강의를 시작했다.또 몇몇 기존 사시학원들도 ‘전문대학원 대비반’을 개설했다.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개원 몇달만에 문을 닫는가 하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학원들도 수강생이 없어 강좌 폐쇄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한 관계자는 “입학이 상당히 까다로워 수험생들의 관심이 줄었다.”면서 “한동안 바람이 일었는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 수요는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조태성 강혜승기자 cho1904@seoul.co.kr˝
  •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문일용씨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동양인으로는 처음 버니지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교육위원에 선출된 문일룡(47) 변호사는 돈 싸들고 자녀들을 조기유학 보내는 것을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조기유학으로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잘하는 아이라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에 유학보내기 앞서 자녀들의 행복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특별한 재능이 있어 꼭 미국에서 공부할 필요가 있지 않다면 단기간의 어학연수 정도만 권유하고 싶다고 했다.너무 일찍 부모를 등지고 혼자 있으면 평생을 이방인으로 지낼 수도 있다는 것.서울대를 못가고 직장 잡는 게 어렵더라도 가족과 함께 고국에서 사는 게 훨씬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어려움을 각오하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면 가급적 일찍 오라고 말한다.“중·고등학교 몇년 배운 영어로는 미국의 토론식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고등학교 1년만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 온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하다.영어가 몸에 익고 제대로 공부할 수준이 되려면 적어도 현지에서 7년 정도의 적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자기의 적성을 살리지 못해 한국에 있었으면 법학이나 문학,사회학 등을 공부할 학생들이 이공계로 빠지는 것을 봤습니다.”때문에 언어에 웬만한 자질이 없으면 부모의 욕심만으로 유학 보내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조기유학을 왔다가 망친 경우를 적지 않게 들었다고 했다. 게다가 ‘기러기 가족’으로 불리는 두집살림이 워싱턴 DC 지역에서는 경제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예컨대 DC에 맞붙은 페어팩스 카운티의 가계 평균소득은 연간 9만달러에 이른다.그만큼 물가나 집값도 비싸다.교육여건이 좋지만 월급이 1000만원은 되어야 따라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무조건 자녀를 보내놓고 뒤늦게 돈 문제로 고생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과 준비도 치열합니다.”그러나 특별히 고액 가정교사를 둔다든지 한밤중에 학원에 가지는 않아도 기본적인 자질만 있으면 웬만한 대학은 갈 수 있다고 했다.굳이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도 취업에는 차별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특정대학에 대한 강박관념은 적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으로 조기유학 오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어렸을 때 수천만원을 들여 아이들만 기숙사에 달랑 보내는 것은 자녀들을 망치기 십상이라고 했다.성공한 사례만 드러났을 뿐 나쁘게 된 경우는 잘 모른다는 것.인종적·문화적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인성을 다칠 수 있다고 했다.1∼2년만 있다가 한국에 들어가도 다른 학생들에 처질 게 뻔한데 자녀들에게 지나친 부담이 아니냐는 것.다만 부모와 함께 6개월 안팎의 어학연수는 경험삼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문 변호사는 서울 출신으로 경복고 1년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버지니아로 이민온 뒤 하버드대를 거쳐 영국 황실이 세운 명문대학원 ‘윌리엄 앤 메리’에서 법학을 전공했다.1995년 첫 선출직 교육위원에 당선된 데 이어 지난해 재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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