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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性, 독서실 안의 세 여자 ‘보통의 성애’를 묻다

    性, 독서실 안의 세 여자 ‘보통의 성애’를 묻다

    끊임없이 ‘보통’의 의미를 되물어 온 작가가 있다. 18년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통 인간’인 척 사회의 규격에 자신을 구겨 넣는 여성이 등장하는 소설 ‘편의점 인간’으로 알려진 일본 작가 무라타 사야카(39)다. 작가가 천착한 또 한 갈래의 소재는 ‘성애’다. 지난해 국내 출간된 ‘소멸세계’에선 인공수정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교미’를 통해 태어난 주인공을 통해 섹스의 의미를 물었다. 이제 작가는 둘을 합쳐 본격적으로 묻는다. 과연 ‘보통의 성애’란 무엇인가.최근 번역 출간된 작가의 2011년작 ‘멀리 갈 수 있는 배’(살림)에는 ‘섹슈얼리티’라는 이름의 바다를 표류하는 세 여자가 등장한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알바생 리호는 남자와의 섹스가 괴롭다. ‘어쩌면 나는 남자가 아닐까’, ‘성별 없는 섹스를 할 수 없을까’ 하며 가슴을 가리는 상의(속옷)을 구입하지만 정체성 찾기에 별 도움은 안 된다. 한편 밤에도 자외선 걱정을 하며 선크림을 바르는 레스토랑 손님 츠바키는 ‘여성성’이라는 이름의 교과서, 그 자체다. 그리고 자신을 별의 한 조각이라 여기는 ‘우주적 세계관’의 소유자, 츠바키의 친구 치카코가 있다.‘멀리 갈 수 있는 배’는 츠바키 같은 여성이 돼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던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에 나오는 여주인공 같은 이상적인 여성성을 지향해야 한다는 압박에 괴로워하며 자랐다”고 토로했다. “유소년기부터 ‘성애’에 대해, 그 즐거움과 괴로움이라는 양면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괴로움의 한 걸음 밖에 있는 자유로운 세계와, 이름을 붙이지 않는 성별과 성애에 대해 생각하고 싶어서 쓰게 된 작품입니다.” 리호나 츠바키는 주변에서 종종 발견되는, 어찌 보면 흔한 캐릭터다. 그렇다면 치카코는? 그는 생리혈을 ‘자기 안에서 나온 붉은색의 진흙물’로 여기는, 인간이 아닌 물체로서 모든 것을 감각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처음에는 리호 시점으로만 쓰다가, 점점 치카코의 존재가 커져버려 그녀를 또 한 명의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한다. “저는 치카코가 살고 있는 세계가 또 하나의 진실이라고 느낍니다. 같은 세계에 살고 있어도 리호하고는 전혀 다른 별에서 전혀 다른 광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주 감각을 자연스럽게 지니고 있는 여성을 통해 세계는 한 종류가 아니라 저마다의 뇌(생각)가 저마다의 광경 속에서 살아가며 그 안에서 진실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이) 느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실제 20여년 몸담았던 편의점을 소재로 소설을 썼던 무라타 사야카. 이번에는 독서실이다. 편의점 알바는 이제 그만두었다는 작가는 대신에 독서실에서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는 “독서실은 연령과 직업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곳에 모여 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공부를 하는 신기한 공간이었다”며 “만약 말을 걸어 본다면 어떤 사람과의 만남이 있을지 상상해 봤다”고 말했다. ‘멀리 갈 수 있는 배’도 독서실이라는 공간이 모티브가 됐다. “독서실을 배로 보고 어딘가 멀리 노를 저어 갈 수 있는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책에 ‘아무도 타지 않는 노아의 방주’라는 부분이 나옵니다만, 비록 아무도 타고 싶어 하지 않더라도 저 멀리에 있는 세계와 연결해 주는 보이지 않는 길을 만들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기묘하게 뒤틀린 세계를 통해 우리네 현실을 극명하게 뒤집어 보이는 작가. 그리하여 ‘일본 문단에서 가장 파격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 그에게 ‘보통’이란 무엇일까. “저는 ‘보통’이라는 말만큼 무서운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사회적으로는 ‘괜찮다’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좀더 자신의 몸과 자신의 정신 세계를 믿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리호에게 치카코가 꾸준히 말하고자 했던 지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괜찮아. 다른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길을 가고 있으니까. 그렇게 몸부림치지 않아도 돼.”(168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인권위 “감호소에서 이유불문 손·발·가슴 묶어 보호실 이동은 인권침해”

    인권위 “감호소에서 이유불문 손·발·가슴 묶어 보호실 이동은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주치의가 피치료감호자에게 매번 높은 강도의 강박(환자의 손목이나 발목을 끈이나 벨트 등으로 고정하는 행위)을 시행한 것을 인권침해라고 지적하고, 이런 관행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26일 인권위에 따르면 공주치료감호소에 입소 중인 피치료감호자 A, B씨는 “감호소에서 발생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손, 발, 가슴을 다 강박해 끌고갔다”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각각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한 같은 감호소의 C씨도 “강박 과정에서 사지가 묶인 채 끌려갔다”며 해당 기관의 과도한 조치에 대해 인권위에 사건을 접수했다. 이에 공주치료감호소는 “피치료감호자 A는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강박했고, B는 도둑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이를 교정하기 위해 강박을 시행했다”면서 “정당한 치료행위”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C는 흥분한 상태로 욕설을 하는 등 자해·타해 위험성이 높아 치료 및 보호 목적으로 강박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이 감호소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시행된 강박 상황 204건에서 모두 이유불문 5포인트 수준(손·발·가슴 동시 강박)의 강박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 관계자는 “진정인의 사례만 봐도 5포인트 강박은 과도한데다가, 조사된 204건의 모든 상황에 대해 5포인트 강박을 실시했다는 것은 이것이 부당한 대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인권위는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해 복도 바닥에 눕혀놓고 강박을 시행하거나, 강박 후 사지를 잡아끌어서 보호실로 이동시킨 행위는 의료적 필요 범위를 넘는 과도한 조치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신체적 제한은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자타 위험이 뚜렷하고 위험 회피가 어려울 경우에만 시행해야 하고, 격리 등 사전조치 없이 곧바로 억제의 정도가 심한 5포인트 강박 시행은 과도한 조� 굡箚� 결론내렸다. 인권위는 공주치료감호소 소장에게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 친화적인 격리·강박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법무부 장관에게는 해당기관의 강박실태에 대해 관리·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성폭력 피해자 돕다 위협 받아… 상담원 처우 달라져야”

    “여성폭력 피해자 돕다 위협 받아… 상담원 처우 달라져야”

    “쉼터에 들어온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하려면 상담원도 그 아픔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해자나 가해자의 가족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기도 해요. 그래도 그만둘 수 없는 건 우리가 없으면 피해자들은 정말 혼자 남겨지기 때문이죠.”노현진(42) 전국여성폭력방지상담원 처우개선연대 대표는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 대표는 지난 11년간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은 여성폭력 피해자가 머무를 수 있는 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보호시설에 오는 피해자 대부분은 미성년자다. 부모나 친인척 등이 가해자이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많아서다. 고작 중학생에 불과한 아이들이 이곳에 오게 될 땐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성폭력에 노출돼 있었던 사례가 빈번했다고 한다. 세상과의 단절을 경험한 피해자는 누구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노 대표는 “상처가 큰 아이들이 학교에서 학업에 매진하거나 번듯한 직장을 찾기를 바라는 건 사치죠. 상담원들은 그저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처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조력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강박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을 겪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보면 이상한 사람으로 비칠 만큼 심신이 모두 피폐해진 피해자들이 일상생활에 복귀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 그럴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상담원들의 역할이다. 노 대표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땐 피해자들의 경험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고통을 겪기 때문에 3년 이내 그만두는 상담원이 60%나 된다”며 “피해자들이 원활한 지원을 받으려면 상담원 스스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 초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현상 이후 상담원들은 더욱 바빠졌다. 홀로 고통을 감내하던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불법 촬영 피해자들처럼 새로운 유형의 성범죄 피해자들의 상담 문의도 늘었다. 노 대표는 “지난 25년간 2000여명의 여성폭력 상담원들은 사회가 주목하지 않는 여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애써왔다”며 “미투를 계기로 사회가 피해자의 목소리에 집중한 만큼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현장의 상담원들이 안정적인 작업 환경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뉴스 in] ‘클린디젤’은 왜 사기가 됐나

    [뉴스 in] ‘클린디젤’은 왜 사기가 됐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함께 친환경 자동차로 각광받던 ‘클린 디젤차’(저감장치를 장착한 경유차)가 정책 추진 9년 만에 퇴출 위기에 놓였다. 발암 물질인 미세먼지의 배출 주범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법령에 ‘저공해 경유차’라는 기준 자체를 삭제해 모든 혜택을 폐지하고 공공 부문에서도 2030년까지 ‘경유차 제로’를 달성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정부의 강박증과 미세먼지 위험성에 대한 무지, 독일 자동차업계의 ‘디젤 게이트’ 등이 맞물려 한 편의 사기극으로 마무리됐다.
  • ‘안녕하세요’ 70kg 감량 남성 “다이어트 강박증에 물·커피 중독”

    ‘안녕하세요’ 70kg 감량 남성 “다이어트 강박증에 물·커피 중독”

    70kg 감량에 성공한 남성이 KBS2 ‘안녕하세요’에 등장했다. 지난 5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는 물과 커피에 중독된 한 남성이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남성의 친구는 “물과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친구가 걱정이 된다”는 고민과 함께 방송에 출연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 남성은 하루 물 섭취량이 6~8리터 정도이며 에스프레소 기준 하루 12잔의 커피를 마신다. 그는 물을 많이 마시는 이유에 대해 “다이어트를 할 당시 물을 많이 마신 게 감량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지금도 물을 강박적으로 마시고 있다”고 고백했다. 과거 150kg이었던 그는 무려 70kg를 감량했던 것. 그의 다이어트 전후 모습을 본 패널들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며 놀라워했다. 준수 씨는 다이어트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천식으로 1년에 2번씩은 입원을 했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살 못 빼면 스무살 전에 죽을 수도 있다더라.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카페인 과다 섭취에도 있었다. 약을 많이 먹는 편인 그가 약을 커피와 같이 먹는 것 또한 문제였다. 이에 대해 그는 “발목 인대, 허리 문제로 약을 먹어야 하는데 약을 먹으면 졸려서 커피를 많이 마신다”고 털어놨다. 이에 MC 신동엽은 “전문가한테 물어봤는데 커피와 약을 같이 먹으면 화학적인 성질이 변할 수 있다. 흡수율에도 영향을 준다. 절대 같이 먹지 마라”고 조언했다. 사진=KBS2 ‘안녕하세요’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내 엄앵란-딸 강수화가 말한 故 신성일 “부지런한 것 못 따라가”

    아내 엄앵란-딸 강수화가 말한 故 신성일 “부지런한 것 못 따라가”

    배우 신성일이 81세로 별세해 영화계에 큰 슬픔을 안긴 가운데 아내 엄앵란과 딸 강수화 씨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3월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신성일과 아내 엄앵란, 딸 강수화의 일상이 그려졌다. 강수화는 “(아버지가) 보디빌더도 나갔다. 삼각팬티 입고 몸을 만들어 마라톤도 했다”며 과거 신성일의 모습을 회상했다. 이어 “엄마가 만날 걱정했다. 운동하다 큰일 난다고. (아버지는) 옛날부터 영화배우는 살찌면 안 되고 몸을 가꿔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엄앵란은 “(신성일이) 부지런한 것은 아무도 못 따라간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개 끌고 뒷동산 갔다가 음악 듣고, 그런 사람을 제가 어떻게 쫓아가나. 저는 좀 게으른 편이다. (신성일이) 좀 일찍 일어나라고 했다. 저희는 죽어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수화는 “엄마는 숨쉬기 운동만 한다. 두 분이 결혼하지 말았어야 할 스타였다. 각자 생활습관이 다르다. 각자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멋있게 살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성일은 병문안 온 딸 강수화에게 “둘러보고 엄마를 설득해서 여기 오게 해”라며 엄앵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강수화가 잠옷을 선물하자 “네 엄마를 만나는 시간은 잠옷 입었을 때밖에 없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신성일이 암 선고를 받던 날 엄앵란이 병원비를 부담했다고 한다. 엄앵란은 앞서 인터뷰에서 “신성일이 초라하게 죽을 수는 없다. 마지막까지 특실에서 지낼 수 있도록 병원비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톱스타들이 초라하게 죽었던 옛날 시대에 살았다. (신성일은) 그렇게 죽으면 안 된다”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한국 영화의 큰 별’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후 전남의 한 의료기관에서 항암 치료를 받아왔으나 4일 새벽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억압이 부른 트라우마 중독 사회로 내몰았다

    중독의 시대/강수돌·홀거 하이데 지음/개마고원/292쪽/1만 7000원중학교 때 뉴질랜드에 이민 갔던 친구가 성인이 돼 다시 한국에 왔다. 서울에서 1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그는 “사람들이 모두 지독하게 일만 한다. 그 스트레스를 술(회식)로 푸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 그는 웃으며 반박했다. “그래 봤자 집 한 채 사기도 어려워. 그리고 그렇게 성공해서 뭐할 건데?” 그는 그러면서 내게 되물었다. “한국, 한국인은 왜 자신을 망가뜨리는 걸까?” 그가 던진 질문은 10여년 동안 유령처럼 내 머릿속을 떠돌고 있다. 나라는 부유해졌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어렵게 사는 것일까. 강수돌 고려대 교수와 그의 스승인 홀거 하이데 전 브레멘대 교수가 함께 쓴 ‘중독의 시대’는 이 질문에 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바로 ‘중독’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저자들은 한국에서 나타나는 여러 사회 문제가 중독 상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한국을 ‘중독사회’로 규정한다. 여기서 중독사회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알코올 중독자처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은 일·알코올·마약·도박·섹스·게임·스마트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빠져 있다. 전체 사회구조와 시스템 차원에서도 중독의 특징이 나타난다. 중독이란 인간적 욕구 충족에 실패한 경우 대리만족에 강박적으로 의존하는 병리적 행위를 가리킨다. 대체물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수록 더 많이 원하게 된다. 한국이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하고, 더 큰 경제 성장을 요구하게 될수록 개인은 더 일해야 한다.저자들은 이런 중독의 원인을 현대사 밑바닥에서 끌어올린다. 책 표지에 ‘대한민국은 포스트 트라우마 중독사회’라고 적힌 것처럼, 현대사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지금의 중독사회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사회가 식민지 억압이나 전쟁, 군사독재, 보릿고개와 같은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집단적으로 겪으면 집단 트라우마로 이어진다. 식민지 시대를 벗어나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개발독재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빈곤을 이겨 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취한 채 외환위기(IMF)를 맞았다. 레드 콤플렉스, 빈민 콤플렉스, 정리해고 콤플렉스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신자유주의 물결과 성장의 구호에 파묻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 이런 일들이 결국 사회를 중독으로 내몰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회를 중독으로 내몬 이들은 누굴까. 저자들은 ‘재벌·국가 복합체’를 든다. 앞서 외환위기 등을 거치는 동안 국가가 재벌을 길들이면서 ‘국가·재벌 복합체’가 생겨났는데, 1980년대 후반부터 1997년 IMF 구제 금융까지 약 10년 동안 권력이 재벌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장충기 삼성 사장 문자메시지는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들은 재벌의 철저한 관리로 정부 고위 관료들이 재벌에 충성을 다하고, 퇴직한 뒤엔 삼성 사외이사로 다시 수억원을 받는 ‘삼성맨’이 된다고 꼬집는다. 정경유착이 심하다는 폭로가 나왔을 때 건강한 조직이라면 공식 사죄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쇄신한다. 그러나 중독된 조직은 달리 반응한다. 언론과 학계를 단속하고, 검찰을 동원해 문제 제기자를 색출한다. 세월호 참사를 두고 보인 박근혜 정권의 모습도 유사하지 않았던가. 중독 조직의 전형적인 특성을 보이는 이들은 숨기고 억압하기에만 급급했다. 중독은 내면의 두려움을 회피하거나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저자들은 사회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억지로 내면의 두려움을 억압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체제나 강자의 논리에 동일시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누군가가 문제점을 지적하면 ‘너무 이상적인 말이다’, ‘너무 먼 이야기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관행이잖아’, ‘난 그저 내 일만 열심히 할 뿐이야’, ‘먹고살려니 어쩔 수 없어’라고 한다. 저자들은 이런 중독 사회를 깨뜨리려면 그저 그런 해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소득주도 성장, 부동산 정책 같은 ‘과감한 조치’ 이전에 아예 사회 체질을 바꿀 ‘과감한 발상 전환’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온 구절은 지금 한국에 가장 필요한 격언일지 모르겠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에게 하나의 세계다. 새로 태어나려는 생명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돌발 트윗’ 머스크, ‘관심종자’인가

    ‘돌발 트윗’ 머스크, ‘관심종자’인가

    트위터로 온갖 구설에 휘말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트위터에 올린 글로 도마 위에 올랐다.머스크 CEO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의 테슬라 직함을 삭제했다. 이제 테슬라에서 아무 직책도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1시간 반 정도 뒤에는 “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직책은 대표, 재무책임자 그리고 비서”라며 “내가 첫 번째 자리(대표)를 지켜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당국이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는 글을 추가로 올려 주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테슬라는 머스크 CEO의 직함 변화에 별도의 공시를 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들의 사실 확인 요구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그의 직함 삭제 트윗은 단순히 홈페이지 소개에서 삭제된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머스크 CEO뿐만 아니라 다른 2명의 고위 임원의 직함도 홈페이지 소개에서 삭제됐다”고 전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머스크 CEO의 강박적인 트윗과 변덕스러운 행동이 그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앞서 지난 8월 트위터에 “주당 420달러(약 47만 8500원)에 테슬라의 비공개 회사 전환(상장폐지)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돼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3주 뒤 주주들의 반대가 심하다는 이유로 상장폐지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폐지 트윗으로 투자자를 속였다”며 머스크를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트윗을 감시하는 독립이사를 선임하는 조건 등으로 SEC와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머스크와 테슬라는 각각 200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한편 WSJ은 머스크 CEO가 전날 10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추가로 2000만 달러 규모를 더 매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가 전날 3차례에 걸쳐서 매입한 테슬라 주식은 3만 주 가량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팩트셋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기존에 19% 이상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슬픔이 아름다움에게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슬픔이 아름다움에게

    마리안네 베레프킨은 1892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카데미에서 네 살 아래인 알렉세이 야블렌스키를 만났다. 베레프킨은 러시아 사실주의의 대가 일리야 레핀의 문하생 중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야블렌스키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부임했지만, 그림이 좋아 공부를 시작한 참이었다. 그에게 반한 베레프킨은 이 남자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결심했다. 오늘날에는 사랑만으로 자신의 목표를 간단히 포기한 그녀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여성 미술가가 드물었던 시대에 자신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작용했던 것 같다. 가난해서 결혼에 대한 희망을 접었던 야블렌스키는 베레프킨과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맹세했다.두 사람은 미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던 뮌헨으로 갔다. 아내는 전심전력을 다해 남편을 지원했다. 슈바빙 기젤라스트라세에 있던 두 사람의 집에는 여러 국적의 예술가들이 모여 북적거렸다. 아무 걱정 없이 그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남편은 아내의 기대만큼 빨리 발전하지 못했다. 베레프킨은 괴로워했다. 하지만 진짜 심각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남편이 십대 하녀와 관계를 가져 아들을 낳았을 때 그녀는 고통과 함께 환상에서 깨어났다. 베레프킨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붓을 놓은 지 10년 만이었다. 그녀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강박적으로. 물감을 다루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심장을 갉아먹는다.” 베레프킨의 그림에는 격정과 공허함이 교차한다. 선명한 원색은 불안한 화음을 이루고, 움직이는 것 같은 굵은 선이 공간을 파격적으로 분할한다. 야블렌스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개성적 세계를 이루었으나 그녀가 두려워했던 대로 미술시장이나 비평계는 반응하지 않았다. 야블렌스키는 성공하자 아내를 떠나 아들의 생모에게 갔고, 빈털터리로 남겨진 베레프킨은 스위스의 작은 마을에서 여생을 마쳤다. ‘가을의 목가’는 뮌헨 인근 산악 지대에서 그린 것이다. 원경에는 가파른 산봉우리가 겹쳐 있고, 단풍나무들은 폭발한 것 같다. 아기를 어르는 부부는 세상 모르고 평화롭다. 이들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에서 쓸쓸함이 묻어난다. 미술평론가
  • 중압감 줄이고 자신감 더하기…수능 ‘감’ 잡아라

    중압감 줄이고 자신감 더하기…수능 ‘감’ 잡아라

    이젠 당일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집중해야 가족은 불안감 덜도록 “잘될 거야” 응원을오는 11월 15일 치러지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초조함과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는 시기다. 수험생뿐 아니라 학부모 등 가족들도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 기간에 점수를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수능 당일 컨디션을 위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수능 D-15일 수험생과 가족들이 지켜야 할 ‘7계명’을 정리했다. ①“불안감 줄이고 자신감 최대한 키워라” 수험생들은 수능일이 다가오면 과거 모의평가 등에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던 과목 등에 대한 기억으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못 봤던 과목보다 잘 봤던 과목만 떠올려보자.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과목이라도 지금까지 봤던 시험 중 가장 잘 본 기억을 떠울리며 긍정적으로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②“모든 것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버려라” 불안감과 함께 경계해야 할 마음가짐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보름 동안 평소처럼 지낸다 해도 몸에 탈이 날 수도 있고, 잠을 설치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도 ‘있을 수 있는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이면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지나친 불안감으로 인해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의사 등 전문가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시험 당일의 실수가 당락을 좌우한다는 중압감을 버려야 한다”면서 “시험 결과는 실수가 아닌 평소 자신이 쌓아온 학습량에 비례한다는 점을 잊지 말고 여유를 갖고 마지막 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③“불면엔 적절한 운동… 짧은 TV시청도 OK” 남은 기간 동안 충분한 수면은 컨디션 유지에 중요한 요소다. 불안감으로 인해 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면 잠자리에서 평소 생활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도록 해 보자. 긴장감 해소와 함께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절한 운동이나 잠깐 동안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다. ④“‘수능 1교시 효과’를 경계하라” ‘수능 1교시 효과’란 1교시인 국어 영역에서 지나치게 긴장해 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에 이후 시험에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뜻한다. 국어에 자신 있는 수험생이라도 수능 당일엔 누구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1교시 효과를 없애기 위해서는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만났을 때 당황해서 무작정 문제를 붙잡고 시간을 끌기보다 과감하게 넘겨 다른 문제부터 푸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나에게 어려운 문제는 다른 수험생들도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몇몇 문제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⑤“신체리듬을 수능에 맞춰라” 수능 당일 수험생들은 오전 8시 10분까지 고사장 입실을 마쳐야 한다. 따라서 신체리듬을 이 시간에 맞추도록 미리 연습해두면 도움이 된다. 매일 아침 8시 10분까지 등교해 그 시간에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매일 이 시간에 맞춰 수면 및 식사 시간 등을 조절한다면 수능 당일 신체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다. 1교시 오전 8시 40분 국어, 2교시 오전 10시 30분 수학, 3교시 오후 1시 10분 영어, 4교시 오후 2시 50분 탐구 등 학습 시간을 수능 시간표대로 짜서 공부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⑥“국어는 새로운 지문·수학은 ‘킬러 문항’ 대비” 마음을 가다듬고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것과 함께 문제를 푸는 ‘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어 비문학의 경우 낯선 지문들을 시험 직전까지 꾸준히 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은 난도가 높은 ‘킬러 문항’에 대비해 하루에 몇 문제씩 만이라도 어려운 문제들을 꾸준히 풀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⑦“가족들은 긍정적 생각 가지도록 용기 북돋아야” 수험생뿐 아니라 학부모 등 가족들도 수능일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그럴수록 가족들이 더 긍정적인 생각으로 수험생 본인에게 용기를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학사가 최근 고3 회원 18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가 65%(1218명)로 가장 많았다. 수험생 가족들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수험생 본인의 부담감을 최대한 덜어줄 수 있도록 수능 시험 이야기보다는 긴장감을 풀어 줄 수 있는 일상 이야기를 대화의 소재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일은 딱 10분만… 산만해서 성공?

    일은 딱 10분만… 산만해서 성공?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학창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님, 선생님, 상사로부터 ‘집중하라’는 말을 줄곧 들어온 우리가 아니던가. “딴생각은 접어두고 한 곳에 집중해야 공부도, 일도 잘할 수 있다”는 오래된 믿음을 단박에 깨버리는 사기 충만한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일본인 저자 모리 히로시는 “성공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20년 넘는 시간 동안 공과대학의 조교수와 작가라는 두 가지 삶을 병행해 온 저자는 자신의 성공이 모두 산만함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집중’이 아닌 ‘분산’하는 사고야말로 다양한 생각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저자는 모든 작업을 할 때 10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인간은 본래 집중을 할 수 없는 동물이거니와 집중을 오래한다고 일을 잘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일찍, 쉽게 지치는 자신의 특성을 파악한 저자는 소설을 집필할 땐 하루 1시간 작업으로 열흘에서 2주 안에 모든 집필을 끝낸다. 또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까닭에 조금씩 나누어 여러 작품에 동시에 임한다. 이 방식에 익숙해졌더니 고질적인 벼락치기에서 벗어났고 중간에 싫증 나서 일을 그만두는 일도 사라졌다고 한다. 이 같은 ‘분산사고’를 하기 위해서 저자가 권하는 방법은 뇌를 쉬게 하는 것이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머릿속 한구석에 떠오른 사소한 발상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저자는 뇌를 쉬게 하려면 우선 자만을 버리라는 뜻밖의 조언을 한다. 반드시 혼자 힘으로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긴장만 한다는 것. 충분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 후 문득 뇌를 해방시키는 완급 조절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울산문예회관, 유명 연극·무용·뮤지컬 공연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유명한 연·무용·뮤지컬을 잇달아 공연한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으로 연극 ‘톡톡’, 국립현대무용단 ‘극’, 뮤지컬 ‘빨� � 등 3가지 공연을 연달아 무대에 올린다고 9일 밝혔다.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울산시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첫 공연 연극 ‘톡톡’은 오는 12일과 13일 울산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 작품은 2006년 프랑스 최고 연극상인 몰리에르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6년 대학로에서 초연돼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한 인기작이다. 각기 다른 강박증 환자 6명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작품이다. 스트레스가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전달한다. 오는 11월 2일에는 국립현대무용단 ‘쓰리볼레로’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쓰리볼레로’는 2018 울산문화예술회관 국립예술단체 초청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현재 무용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안무가 김보람·김설진·김용걸이 각자 다른 해석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다. 2017년 국립현대무용단이 선보인 작품 중 가장 화려하고 대중적인 작품이다. 마지막 무대인 김용걸 ‘볼레로’에서는 울산시립교향악단 80인조 연주와 광주 시립발레단 30여 명이 출연해 압도적인 스케일의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11월 30일과 12월 1일 소공연장에서는 뮤지컬 ‘빨� ?� 오른다. 이 작품은 12년간 꾸준히 공연 중인 한국 대표 창작 뮤지컬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피어나는 희망과 사랑을 주제로 전 연령대에서 사랑받는 유쾌한 힐링 뮤지컬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어린이 책] 남이 어떻게 보든 나는 그냥 ‘나’예요

    [어린이 책] 남이 어떻게 보든 나는 그냥 ‘나’예요

    리얼 마래/황지영 글/안경미 그림/문학과지성사/144쪽/1만원올해 열두 살 마래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작가인 엄마와 사진작가 아빠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방방곡곡을 여행하기 때문. 그 흔한 학원도 다니지 않는다. 마래의 성장기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엄마는 계속해서 마래 얘기로 책을 쓸 계획이다. 아빠는 마래의 육아일기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엄마, 아빠는 자신들의 양육 방식이 다른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엄마, 아빠의 확신과 달리 마래는 마음 한쪽이 늘 불편하다. 엄마 책에 나오는, 아빠 블로그 속 그 아이처럼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아빠 블로그에 내 육아 일기가 많아질수록, 엄마 책이 늘어 갈수록 진짜 나는 지워지는 것 같다.(중략) 나는 그냥 마래이고 싶다. 이런 마래도 저런 마래도 아닌 그냥 마래.’ (118쪽) 잦은 전학에 친구들과도 깊게 사귈 기회가 없던 마래. 그러나 5학년이 되어 만난 다은과 결이는 좀 다르다. 친구들과 가까워진 마래는 좀 더 솔직한 시간을 갖고 싶어 ‘진실게임’을 제안한다. 세 아이들은 가슴속 깊이 간직했던 소중한 비밀들을 공유한다. 그러나 다은이가 털어놓은 비밀로 인해 이들 사이에 금이 가고, 마래를 사칭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등장하자 불신의 벽은 더욱 높아만 진다. 온라인상의 ‘보여주기식’ 편집된 삶에 대한 얘기는 많이 다뤄지는 이슈지만 어린이의 눈으로 보니 그 풍자가 더욱 매섭다. 제14회 마해송문학상 수상작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마이웨이’ 진성, 혈액암 투병 고백 “아내, 민간요법 구하다 죽을 뻔”

    ‘마이웨이’ 진성, 혈액암 투병 고백 “아내, 민간요법 구하다 죽을 뻔”

    ‘안동역에서’ 진성이 과거 암 투병을 고백했다. 4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안동역에서’ 노래의 주인공 진성의 모습이 공개됐다. 1997년 ‘님의 등불’로 데뷔한 가수 진성은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내가 바보야’ ‘태클을 걸지 마’ 등 다양한 곡을 발표했지만 오랜 무명 시간을 겪었다. 이후 2008년 ‘안동역에서’의 히트로 마침내 꽃길을 걷게 됐지만, 2016년 혈액암 판정을 받으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진성은 “병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암입니다’라고 하는데 그 뒷 이야기가 안 들렸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혼이 나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요즘에는 암에 좋은 약도 많이 나오고 초기에만 발견하면 좋은 결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암에 걸리면 죽는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사실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아내 용미숙은 “남편이 항암 약을 먹으니 당 수치가 올라간다. 이젠 당 수치와 싸움이다. 돼지감자를 사서 썰어 말려 끓였다. 그 전부터 건강을 챙겼는데 아프고 나서 더 많이 신경 쓴다. 제가 신랑에게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며 민간요법에 의존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진성은 아내가 백도라지를 발견하고 낭떠러지에 굴러떨어질 뻔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제가 몸이 아프다는게 스스로 용납이 안 될 정도로 화가 나더라. ‘어디가서 죽어버릴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아야하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고백해 감동을 안겼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제46회 범음악제, 10/6~10/13 대구·전주·제주·서울서 개최

    제46회 범음악제, 10/6~10/13 대구·전주·제주·서울서 개최

    제46회 범음악제(Pan Music Festival)가 10월 6일 대구, 전주 공연을 시작으로 13일 서울 공연까지 7일 간 국내 4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한국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내 및 해외 작곡가의 작품과 위촉 작곡가의 작품 등 총 31 개 작품이 소개된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9주간 진행되었던 어린이 창작음악 프로젝트 OPUS1 음악회를 통해 미래의 작곡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의 작품이 발표된다.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번 음악제의 무대는 전국 규모의 음악제로 10월 6일은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전주대학교 콘서트홀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며, 7일 제주대학교 콘서트홀,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동안 3회의 공연이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게 된다. 특히 올해는 독일의 청소년현대음악연주단체인 ‘LJNM Thühringen’을 초청하여 음악회를 개최하고, 어린이 창작음악 프로젝트 OPUS1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클래식 창작음악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각별한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국제교류의 일환으로 진행된, 일본작곡가협회의 작품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곡가 3인의 작품이 음악제 기간에 연주된다. P.부르디외가 ‘음악’을 대표 사례로 든 사회적 차별의 ‘구별짓기’ 즉, 교육, 특권, 계급화 이론은 여전히 문화와 정치, 경제관계를 다루는 이론분석에 대부분 인용되고 있고 현대음악 역시 고전음악과 더불어 지식층 차별화로 비판받아왔다. 그러나 20세기말부터 ‘음악잡식성(R.피터슨)’ 즉, 팝, 힙합, 클래식, 현대음악을 다양하게 소비하는 지식인의 음악소비양태로 인하여 음악의 ‘구별짓기’가 곧 사회적 차별이라는 등식이 무너지는 ‘계급적 전도’가 주목되면서 단지 음악계 뿐 아니라 사회학 등 기존 지식체계에도 충격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대에 접어들어 양극단적 혐오, 분노가 노골화되는 사회현상의 분석, 대안을 찾지 못하자 급기야 감정이 직접 표출되는 세상에 대해 인식이 아닌 ‘감정’에서 사유의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노력, 특히 ‘음악’적 사유를 비음악적 사회이론 전반에 도입해야 한다는 시도가 영국, 독일 등에서 시작되고 있다. ‘세계질서가 붕괴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질서를 고찰하기 시작한다’는 울리히 벡의 말이 현실이 되고만 것이다. 항상 우리 곁에 유령처럼 붙어 다니고 집단행사의 첫머리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악이라는 감정양식은 ‘구별짓기’ 특권이 아닌 감정사회의 대안을 찾아가는 첫 실마리로서 사회학, 인류학 등 학문과 지식창고를 개방하는 임무가 눈앞에 와 있다. ‘음악숭배’(P.라쿠라바르트)라는 음악의 매혹과 그 일면의 음악상품화라는 이중구속의 심화 속에서 창작음악은 정말 사회이론적 대안 찾기를 횡단하고 강박적으로 물화되어가는 삶을 극복하는 필수영양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백승우(가천대 교수) 범음악제 운영위원장은 “범음악제는 매년 실험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사회적 차별을 넘어선 남다른 음악제를 지향해왔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다양한 편성의 창작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음악제를 기획하였습니다. 국내 4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음악제인 만큼 서로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중이 음악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함께 느끼고 소통하는 것이 이번 범음악제이기도 합니다.”라며 기획 방향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헬무트 페터 랑(Helmut Peter Lang), 지오다노 브루노 도 나시멘토(Giordano Bruno do Nascimento), 요하네스 힐데브란트(Johannes Hildebrandt), 마코토 시노하라(Makoto Shinohara), 신 하시모토(Shin Hashimoto), 사토루 이케다(Satoru Ikeda), 데이비드 래퍼티(David F. Rafferty) 등의 해외 작곡가를 비롯하여 김광희, 김수호, 김영, 구자만, 박은경, 박정양, 백승우, 염미희, 이경우, 이문석, 이은화, 이일주, 이정연, 이재홍, 이한신, 이해미, 임승혁, 지성민, 정미선, 정승재, 최원석 등의 중견 작곡가 그리고 강상언, 박세종, 주은혜 등 신진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된다. 또한 트리오 콘 스피리토, 화음챔버오케스트라, LJNM Thüringen, 대구 뉴 뮤직 앙상블, 앙상블 스턴 등 국내외 최고 연주단체가 함께하여 어린이 작곡가부터 국내외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창작 음악을 연주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적인 공감의 무대를 선사한다. 범음악제에 대한 자세한 공연정보는 국제현대음악협회 한국위원회 홈페이지(www.iscm.or.kr)와 범음악제 페이스북(panmusicfestival)를 통해 알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리용호 北외무상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UN연설에 담은 北의 의지

    북한이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국제 사회를 향해 천명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우리 공화국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가지게 할 때만 실현 가능하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날 1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앞세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했다. 북한이 실행한 “중대한 선의의 조치”로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핵실험장 폐기 등을 꼽으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에 대해 확약했다”면서 ‘비확산’ 의지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종전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면서 “조미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한 원인은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70년 전 공화국이 탄생한 첫날부터 우리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실시해왔으며, 자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나사못 한 개도 거래하지 못 하게 하는 철저한 경제 봉쇄를 감행하고 있는 나라”라면서 “미국땅에 돌멩이 한 개 날아간 적이 없지만, 미국은 조선반도 전쟁 시기 우리나라에 수십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한 적이 있는 나라이며 그 이후에도 우리의 문턱에 끊임없이 핵전략 자산을 끌어들인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리용호 외무상은 역설했다. 그러면서 “수십년간 지속된 핵 위협에 대처할 방위력과 전쟁억지력을 다져놓은 상황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역사적 과업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북미 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조선반도에 조성된 현재의 완화 기류는 공고한 평화로 정착되고,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도 실현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열점이었던 조선반도는 아시아와 세계 안전에 기여하는 평화와 번영의 발원지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성명이 원만히 이행되려면 수십년 쌓인 불신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면서 “조미 두 나라가 과거에만 집착해 상대방을 무턱대고 의심만 하려 든다면 이번 공동성명도 지난 시기 실패한 다른 조미 간 합의들과 같은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선반도 비핵화도 신뢰 조성을 앞세우는 데 기본을 두고 평화체제 구축과 동시 행동 원칙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동시행동과 단계적 실현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조미 수뇌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의 하나는 쌍방이 구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익으로 이어진다는 선견지명 있는 판단을 내리고 조미 관계 해결의 새로운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비핵화 협상 회의론 또는 비관론에 대해 ‘정치적 반대파들의 정적 공격’으로 규정, 이를 견제하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6·12 북미공동선언의 이행이 무산되는 상황을 ‘미국 국내 정치의 희생물’로 표현하면서 “예측 불가능한 후과의 가장 큰 희생물은 바로 미국 그 자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받아들일 수 없는 무례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하여,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하게 훼방하고 있다”면서 “불신을 고취하면서 강권에 매달리는 것은 결코 신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다시 한번 비판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비판 발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해선 우호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최근 남북 관계 개선 상황을 거론하면서 “만일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니라 남조선이었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지금 같은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해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유지되고 있는 대북 제재 결의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리용호 외무상은 “(핵·미사일) 시험들이 중지된 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 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가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신성한 유엔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을 위한 북측 구간 철도 현지공동조사에 유엔군사령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리용호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 사회를 향한 북한의 비핵화 관련 공식 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친서 외교, 그리고 지난 24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북미 간의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는 국면에서 예상보다 강경한 내용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거식증으로 몸무게 17kg 나가는 20대 여성의 사연

    거식증으로 몸무게 17kg 나가는 20대 여성의 사연

    신경성 식욕 부진을 겪는 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사람들에게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일(현지시간) 호주 현지 언론 뉴스닷컴은 러시아 바르나울 출신의 거식증 환자 크리스티나 카리야지나(26)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카리야지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과와 바나나, 물과 주스를 조금씩 먹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몸은 야위어졌고 현재 그녀의 몸무게는 17kg으로 4~5살 아이의 평균 체중과 같아졌다. 먹는 것을 거부해왔기에 심각한 저체중이 된 그녀는 의사에게서 이대로 체중을 유지할 경우 사망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체중에 대한 강박관념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같은 그녀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리얼리티 TV스타 마리아 코크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카라야지나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한때 똑같은 섭식장애와 싸웠던 코크노는 카리야지나가 겪는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코크노는 자신의 거식증 치료를 도왔던 전문가를 소개했고, 더 늦기 전에 카리야지나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인스타그램 팬 52만 명을 동원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을 통해 치료비용의 일부로 쓰일 11만 루블(약 185만원)을 모았다. 전문가 얀 골란트는 “그녀는 과거에 거식증으로 숨진 사람들보다 더 가볍다. 몸무게가 18~25kg정도 나가는 사람들은 장기에 심각한 피해를 입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치료를 위해서 먼저 태도나 의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의 지도아래 치료를 시작한 카리야지나는 처음으로 사과나 바나나 이외에 다른 음식을 먹는데 성공했다. 그녀의 엄마 마리나는 “며칠 전에 내 딸이 카샤(물이나 우유에 메밀 같은 곡물을 넣어 끓인 요리)를 먹는 것을 보았다.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호주뉴스닷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문화마당] 존댓말의 세계/김소연 시인

    [문화마당] 존댓말의 세계/김소연 시인

    티브이에서 토크쇼나 인터뷰를 시청하다 보면 자연스레 반말을 섞어 쓰는 경우를 목격할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나는 괜스레 당사자도 아니면서 ‘왜 반말이람?’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상대방이 나이가 어릴 때, 나이가 어린 여성일 때에 반말은 더 자주 목격이 된다. 물건을 판매하는 이가 고객인 나를 포함해 내가 살 물건에까지 표하는 이상한 존칭도 이제는 다반사가 됐다. 어법을 몰라서 그러는 걸로 느껴진다기보다는 어법을 어기면서라도 최대치의 존칭을 써서 고객을 대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느껴진다. 모두가 그렇게까지 존칭을 하면서 상품을 팔기 때문에 생긴 어쩔 수 없는 강박일 것이다.‘했음’ 같은 식으로 소위 ‘음슴체’도 상용화된 지 오래다. 반말을 하기도 뭣하고 존댓말을 하기도 뭣한 어정쩡한 경우일 때에 사용한다. 어감은 고압적이기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하대의 느낌이 묻어 나온다. 말로 할 때에는 사용할 리 없는 문어체다.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시대, 즉 타이핑으로 주로 대화를 하는 시대의 ‘하오체’나 ‘하게체’인 셈이다. 특히나 유머를 구사할 때 이 어법은 절묘하게 사용되곤 한다. 자기 경험담을 최대한 객관화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내용과 어법의 질감 차이를 발생시킨다. 청자와 이야기 사이에서 기존의 스토리텔링이 소격효과를 발휘해 왔다면, 이 경우는 화자와 이야기 사이에서 소격효과를 발휘해 유머를 배가시킨다. 오늘은 라디오 출연차 방송국에 가면서 내내 생각했다. 진행자가 나보다 10년 조금 못 미치는 윗사람인데, 호칭을 무어라고 불러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 같은 분야 사람은 아니니 ‘선배’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고, ‘○○씨’라는 호칭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지만 어감상 왠지 모를 하대의 느낌으로 통용된다. 그 나이라면 그 분야에서 대체로 선생님으로 불릴 것을 예상해 ‘선생님’이라고 부르자니 내 나이가 제자뻘은 아니고, 도무지 답이 나오질 않아서 최대한 호칭을 부르지 않는 어법을 사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낯선 후배와 자주 말을 주고받을 관계가 형성될 때마다 호칭을 정리하는 일을 우선 겪게 된다. 선생님이라고 부르자니 살갑지가 않고, 선배라고 하기엔 연령 차이가 크고, 언니 혹은 누나 같은 호칭은 우리 사이에 아직 어울리지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덧 주로 ‘선생님’이라 불리는 사람이 돼 있지만, 여전히 나에겐 가장 민망한 호칭이다. 선생님이라는 말에는 존경심과 그에 값하는 업적 같은 게, 최소한 인품 같은 게 포함되는 것만 같아 자격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샘’이라고 좀더 다정한 어법으로 옮겨 가게 되면 그나마 덜 불편하다. 나는 대체로 모두에게 존댓말로 일관한다. 가족이나 진배없이 친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존댓말을 한다. 상대를 존중하고 싶은 마음 때문만은 아니다. 존댓말의 세계가 너무 복잡해서 귀찮을 지경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자연스레 반말을 할 때도 굳이 존댓말을 챙겨서 한다. 존댓말의 거리감이 못내 서운해서 반말을 종용해 오는 경우도 많다. 존댓말에 포함된 게 거리감이 아니라는 구차한 설명을 해 가며 존댓말을 나는 고집한다. 왜냐하면 그 경우는 우리 사이가 사적인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적 영역에서 교제가 행해질 때 반말로 호형호제를 해 가면서 쌓은 친화력에 공정함이 사라질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주며 반말을 사용해 온 한 선생님에게 얼마 전에 받은 메일에는 존댓말이 적혀 있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나를 존중해 주고자 하는 선생님의 깊은 뜻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서운했다. 거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반말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면 덜 서운했을까. 아마도 덜 서운했을 것 같다.
  • [달콤한 사이언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집 만드려다 비만아 만든다

    [달콤한 사이언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집 만드려다 비만아 만든다

    19세기 생물학자와 의학자들에 의해 미생물을 비롯한 각종 병원균이 질병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각종 질병과 전염병들도 등장하면서 현대인에게 ‘청결’은 미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청결을 강조해 ‘무균’ ‘멸균’ 상태에 대한 강박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질환이 발생하는 ‘청결의 역설’ 상태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북미 연구진이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각종 가정용 세제들이 영유아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캐나다 앨버타대, 토론토대, 매니토바대,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사이먼 프레이저대, 맥매스터대 공동연구팀은 깨끗한 주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스프레이 형태의 세정제를 비롯한 각종 생활용 세제가 소아 비만을 유발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캐나다 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캐나다의학회지’ 17일자(현지시간)에 2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캐나다 영유아 건강장기발달 추적조사 데이터베이스인 ‘차일드’(CHILD)에서 무작위로 3~4개월 된 영유아 757명를 선택해 체중과 장내 미생물 종류와 형태를 분석했다. 그 다음 이들이 1살과 3살이 됐을 때 체중과 장내 미생물 종류와 형태를 분석함과 동시에 집안의 청결도, 특히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제품을 쓰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스프레이나 분무 형태로 사용하는 가정용 소독제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 장내 미생물의 숫자는 물론 종류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연구진은 확인했다. 특히 가정용 소독제와 청결제를 자주 사용할 경우 3세 때는 또래 아이들의 평균 체중보다 많이 나가는 과체중 상태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 소독제 사용으로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나타나 비만이나 과체중이 된 아이들은 이후 소독제 사용을 중단하더라도 그 영향은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화학성분이 적게 들어간 친환경 제품을 사용한 경우는 그 영향이 크지 않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캐나다 앨버타대 의대 소아과 아니타 코지스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유아의 주변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소독제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생활 청결제 사용과 장내 미생물에 대한 영향, 이것이 다시 소아비만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환경보건학자들은 “화학제품을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지만 친환경 제품이라는 기준과 영유아가 가정용 세정제에 얼마나 노출되야 이번 연구와 같은 영향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것이 좀 더 명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단체장 칼럼 /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행복 여주

    단체장 칼럼 /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행복 여주

    경기 동부권 12만여 시민이 행복한 삶을 꿈꾸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벗 삼아 살아가는 곳이 여주시 이다. 여주는 수도권 시민의 핵심 젖줄인 팔당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수년간 개발이 제한된 덕분에 자연 환경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반면, 시민 삶의 개선을 발목 잡는 규제 때문에 지역발전도 답보상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삶의 가치가 여주에서 시작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공생하는 공간에 행복이 넘치고 수도권 최고의 아이 키우기 좋은 곳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며 가장 쾌적하고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도시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오로지 일등만을 향해 달려야하는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 진한 인간미를 느끼고, 서로 소통하면서 원대한 인류애를 키우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지역으로 탈바꿈 한다. 풍부한 감성을 되살려내고, 기계적으로 쉼 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각박함으로부터 벗어나 사람이 진정으로 원하는 자유와 평화를 찾고 무한한 창조의 근원도 키워낼 필요가 있다. 고도 경제성장의 정점에서 사람이 사람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물질의 노예처럼 되어가는 현상을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필자는 각박한 도시를 벗어나 여주에 살면서 귀중한 자연환경을 지켜내겠다는 일념으로 환경운동을 펼쳐 왔다. 4대강사업으로 파헤쳐지는 자연을 지켜내려고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한번 사라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희귀 동·식물을 지키고 보호해 후세에 전해 주려는 한 가지 마음만 있을 뿐이었다. 그 덕택에 여주는 개발에 앞선 보존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앞선다. 이것이 재산이다. 이 바탕 위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여주’가 시작된다. 경강선 여주~성남 복선전철 여주역 역세권개발을 학교와 복합 문화 공간, 휴식과 힐링이 가능한 사람이 행복한 장소로 태어나도록 추진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안전한 공간에서 부모와 함께 풍부한 감성과 창의성을 기르고, 어른들도 함께 체육관과 수영장 등을 고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에서 삶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남한강변 청정 지대에서 분출하는 무한한 에너지가 아이들과 부모 및 모든 사람이 함께 향유할수 있도록 하는 청사진이 여주에서 그려지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복 여주가 활짝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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